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종훈
    2025-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45
  • 1년만에 뚫린 돼지열병 방역망…멧돼지 접촉 못막아 예고된 참사

    1년만에 뚫린 돼지열병 방역망…멧돼지 접촉 못막아 예고된 참사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년 만에 양돈농가에서 다시 발생하자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철통같은 방역망이 1년만에 무너진 것은 야생멧돼지의 탓이 크지만, 그동안 당국이 추진해온 광역울타리 설치 위주의 방역대책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8일 강원도 화천의 양돈 농장에서 출하된 어미돼지 8마리중 중 3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으며, 정밀 검사 결과가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감염되면 폐사율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이나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ASF 사람에겐 전염 안돼도 백신 없어 치사율 100% 중수본은 9일 오전 5시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경기·강원의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출입차량과 관련 축산시설 등이 대상이다. 또 발생 농장과 인근 10㎞ 이내 양돈 농장의 사육돼지는 모두 살처분할 것을 실시하고, 야생멧돼지 발병 지역 인근의 도로·하천·축산시설에 대한 집중 소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2460여 마리가 살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감염원을 찾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발생 농장은 그동안 돼지 분뇨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고 농장 초소를 운영하는 등 집중 관리를 해오던 곳이라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육돼지 발병은 1년만에…양돈산업 피해 불보듯 ASF는 지난해 10월이후 야생멧돼지에서 750여건이 발생했지만 사육돼지에서 다시 발생한 것은 1년만이다. 지난해 9월 17일 접경 지역인 경기도 파주지역 양돈 농장에서 처음 발생했고, 같은 해 10월 9일 경기 연천군 양돈 농장에서 14번째 사례를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사육돼지에서 추가 확진은 없었다. 정부는 ASF가 발생한 경기 파주, 김포, 강화, 연천, 고양의 양돈농가 261곳의 사육돼지 44만 6000여 마리를 수매하고 예방적 살처분 조치했다. ASF 발병 직후 돼지고기 가격이 1㎏에 5838원까지 치솟는 등 양돈 산업의 피해도 컸다. 당국은 ASF 양돈업 영업 제약 완화를 검토하고 있었다. 중수본은 지난달 경기·강원 지역의 사육돼지 살처분·수매 농장 261호에 대해 재입식(돼지를 다시 들임)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만에 재발하면서 재입식이 어려워지게 됐다. ●야생멧돼지 방역망 약화가 주 원인으로 지목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감염원으로 야생 멧돼지가 지목받고 있다. 발생 농장은 멧돼지 침입이 용이한 야산 자락에 위치해있고, 인근 지역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다. 지난 7월 28일에는 발생 농장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곳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발생 농장이 있는 상서면을 포함해 화천지역에서 발견된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는 이날까지 290마리에 달한다. 올해 들어 화천 지역에서 잡힌 멧돼지는 1223마리에 이른다.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태풍과 긴 장마로 인해 멧돼지를 막기위해 곳곳에 설치한 광역철조망이 많이 약해졌고, 그 틈을 타서 멧돼지들이 인근으로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멧돼지가 어떻게 사육 농가 돼지와 접촉했는지는 원인을 좀더 규명해봐야겠지만, 방역망이 약화되면서 터진 예고된 참사”라고 말했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는 “해당 농장은 그동안 방역을 철저히 해 위험 지역임에도 1년간 발생하지 않았는데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많다는 점에서 야생멧돼지 ASF 바이러스와 접촉한 사람을 통해 모돈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류 통해 접촉 가능성도…광역울타리 위주 대책 허점 발생 농장에 바이러스를 전파한 감염원이 조류일 가능성도 있다. 멧돼지 폐사체 등의 썩은 고기와 돼지 먹이를 먹는 까마귀가 접경지역 일대에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17년 발간한 ASF 대비 매뉴얼을 통해 야생조류와 해충을 비롯한 동물들은 돈사 주변과 먹이, 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발생 농장 바로 앞에 하천이 흐르지만 수계 북녘으로 연결되진 않아 북한에서 하천을 타고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야생멧돼지로 인한 전파를 차단하고자 광역 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의 남하를 차단했고, 접경 지역의 17개 읍면 162개 마을을 제한적 총기 포획지역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선제적으로 야생멧돼지 2만 8397마리를 포획했지만 한순간에 방역망이 무너져버린 셈이됐다. 김현섭 한국양돈수의사회장은 “가을이면 수확철이라 멧돼지가 민가에 자주 출몰하는 때인데 그동안 광역 울타리 위주의 대책이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수도권 가구 6.7% 최거주거기준 미달…지방보다 높아

    수도권 가구 6.7% 최거주거기준 미달…지방보다 높아

    수도권에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 비율이 6.7%로 지방(3.9%)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106만 가구로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주거 면적이나 방의 개수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곳에 사는 가구를 의미한다. 주택법에서 정하는 최저주거기준은 1인가구는 부엌을 포함한 방 1개와 총면적 14㎡(약 4.2평), 부부가구는 식사실 겸 부엌이 있는 방 1개와 26㎡(약 7.9평) 주택이다. 2006년에는 전국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가 268만 5000가구로 비율이 16.6%에 달했다. 2010년 184만 가구(10.6%), 2012년 127만 7000가구(7.2%), 2017년 114만 1000가구(5.9%), 2018년 111만 1000가구(5.7%) 등을 기록했다.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이 매년 줄고 있지만 정부가 2022년까지 목표로 밝힌 4.5%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미달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수도권은 전체의 6.7%가 미달이었고, 광역시는 4.3%, 도지역(지방)은 3.9%로 나타났다. 또한 소득이 낮을수록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소득 하위 구간의 미달 비율은 9.2%였고, 중위 구간은 3.8%, 상위 구간은 1.3%로 집계됐다. 박상혁 의원은 “소득이 낮을수록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이 높고,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미달 비율이 높은 만큼 정부는 관심을 갖고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중일 얽힌 제주남단 항로 관제권 일원화 지지부진

    한중일 얽힌 제주남단 항로 관제권 일원화 지지부진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관제권이 얽혀 사고 우려가 큰 제주도 남단 하늘길의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남단 하늘길의 관제권을 한국이 맡기로 한 당사국 간 잠정 합의에 따라 조속히 일원화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9일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입수한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 협상 진행 상황’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올해 4월 인천∼상하이 구간의 음성통화 시험을 완료하고, 관제 직통선을 구축했다. 항공회랑은 항공로 설정이 곤란한 특수 여건에서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지칭한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한중일 관제권이 얽혀있고 항공 교통량이 늘면서 사고 위험도 커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30일 제주를 떠나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중국 길상(吉祥)항공 비행기가 근접 비행하는 중국 동방(東方)항공 여객기를 피해 급히 고도를 낮추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주남단의 항공회랑의 관제권 사안은 한중일 3국이 지난해 11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음성통화 시험이나 직통선 구축은 잠정 합의안에 따른 후속 조처다. 잠정 합의를 통해 3국은 한일 관제 중첩구간의 관제 일원화, 한중 관제 직통선 설치, 중·일 노선 항로 복선화 등 개선 방안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던 올해 7월까지 추진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제주남단 항공회랑 관제권을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한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지만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일본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중일 3자 대면을 통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한중일 3국이 ‘제주남단 항공회랑 안전강화 방안’에 대한 잠정 타협안을 ICAO 사무총장에게 보고한 만큼 일본은 합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에 따라 한중 관제 직통선 구축도 완료된 만큼 관제권을 조속히 한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항공 교통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지금이 관제권을 정상화할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2번 불난 ‘코나 전기차’ 결국 리콜… 배터리 만든 LG화학 불똥

    12번 불난 ‘코나 전기차’ 결국 리콜… 배터리 만든 LG화학 불똥

    최근 잇달아 발생한 현대자동차 전기차(EV) ‘코나 일렉트릭’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에 있는 것으로 당국 조사 결과 밝혀졌다. 현대차도 책임을 인정하고 ‘리콜’(수리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은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코나 일렉트릭에는 LG화학이 만든 배터리가 탑재됐다. 국토교통부는 8일 충전이 완료된 코나 일렉트릭에 장착된 고전압 배터리 셀의 제조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조사 결과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화재 원인에 대한 당국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면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온 현대차도 이날 처음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조치에 나섰다.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책임을) 인정한다”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솔루션(해결책)을 일부 찾았고 리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안전연구원과 함께 보다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 조사도 할 방침이다. 반면 LG화학은 국토부의 발표와 현대차의 인정을 모두 부정했다. LG화학은 이날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이라면서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에 따른 배터리 셀 불량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LG화학이 당국의 발표를 수긍하지 않는 이유는 ‘배터리 셀’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면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터리 셀을 모아 만든 배터리 팩과 BMS는 현대차가 만들었지만, 배터리 셀은 LG화학의 납품 물량인 터라 화재의 최종 책임은 LG화학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대규모 리콜에 따른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LG화학에 청구할 수 있다. LG화학이 해외에 판매한 다른 전기차 배터리는 문제가 없다. 현대차는 이달 16일부터 시정조치에 돌입한다. 국내 리콜 대상 차량은 2만 5564대다. 수출물량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7만7000여대다. 코나 일렉트릭 화재는 2018년 5월 19일부터 이달 4일까지 국내외에서 12건이 발생해 배터리 안정성 논란을 빚었다. 서울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올 쌀 생산량 363만t… 40년 만에 ‘최악 흉년’

    올해 초유의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쌀 생산량이 4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쌀 생산량은 363만 1000t으로 지난해(374만 4000t)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냉해 피해가 컸던 1980년(355만t)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쌀 생산량은 2016년(420만t)부터 5년 연속 감소세다. 올해 벼 재배 면적은 72만 6432㏊로 지난해보다 0.5%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는 벼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인 7~8월에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일조시간이 전년보다 50% 가까이 감소했고 강수량은 3배 늘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전·충남에도 혁신도시 생긴다

    그동안 정부대전청사와 세종시 건설 등을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돼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대전시와 충청남도에도 혁신도시가 조성된다. 혁신도시로 지정되면 수도권 공공기관이 추가 이전되고, 지역 인재 의무채용 공공기관도 늘어나는 혜택을 본다. 국토교통부는 8일 제28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국토부가 심의 요청한 충남과 대전 혁신도시 지정안이 각각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국 혁신도시는 12개로 늘어나게 됐다. 충남과 대전은 2005년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이 수립될 때 세종시 건설 등을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됐다. 특히 대전은 정부3청사와 다수 공공기관이 이미 내려가 있는 점이 고려됐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민원이 계속 이어졌고, 지난 3월 국회에서 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가능하게 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통과됐다. 국토부는 안건이 의결됨에 따라 이달 중 충남과 대전을 혁신도시로 지정 고시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대전역세권지구와 대덕구 연축지구를 혁신도시 입지로 선정했다. 시는 대전역 주변 92만 3000㎡ 규모의 대전역세권지구에 중소기업과 교통·지식 산업 관련 공공기관을 유치해 원도심 지역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대덕구 연축동 일원 24만 8700㎡ 규모의 연축지구에는 과학기술 관련 공공기관을 유치해 지역 성장을 견인할 방침이다. 충남도는 일찌감치 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 입지로 점찍었다. 수도권·세종시와 협력관계 구축이 가능하고 지리적으로 충남지역 혁신성장을 위한 최적지라고 판단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코로나發 ‘부의 양극화’… 1% 향한 ‘민중 봉기’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發 ‘부의 양극화’… 1% 향한 ‘민중 봉기’ 일어날 수 있다

    돈과 권력에 의해 계급이 공고해져 가는 지구촌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질병과 죽음 앞에서만큼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진리를 새삼 절감케 하는 사건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7일(현지시간) 나란히 발표된 두 건의 보고서는 전 세계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역병조차 21세기에는 오히려 극심한 불평등을 심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확인케 했다. ‘하루 생활비 1.9달러(아프리카 극빈층) vs 1년 새 불어난 재산 574억 달러(세계 부자 1위 제프 베이조스)’. 세계은행(WB)과 스위스 은행 UBS가 각각 발표한 세계 빈곤과 슈퍼리치 현황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짙어진 양극화의 양상을 이같이 요약할 수 있다. WB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 사태로 8800만~1억 1400만명이 추가로 극빈층으로 전락했는데 연말까지 극빈층 규모는 약 7억 3000만명(전 세계 인구 9.4%)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하루 생활비는 1.9달러(약 2200원)로, 1년에 고작 700달러(약 81만원)로 연명한다. 당초 WB는 코로나 이전 올해 말 기준 전 세계 극빈층을 6억 1500만명으로 예측했다. 조사를 시작한 1990년 10억 8500만명(전 세계 인구의 36%)에서 지난해 6억 3000만명(8%)까지 빈곤층이 조금씩 줄어들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에 수십만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감소 추세가 뒤집어진 것이다. 나이지리아 남서부 라고스에 사는 한 가족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4월부터 동네 푸드뱅크에서 지급받는 식량으로 연명하고 있다. 도시 봉쇄 이후 일용직인 가장의 수입이 끊겼고 가족은 기댈 곳이 없었다. 푸드뱅크에 줄을 서는 인원은 하루 300여명에서 3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나이지리아 인구의 40.1%가 1년에 35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극빈계층으로 분류됐다. 이들의 하루 생활비는 1달러도 안 된다. 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집중됐던 극빈층은 인도,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중간소득 국가에서 새로운 극빈층(82%)을 양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로 저학력 농업 종사자였던 극빈층이 코로나 사태 이후엔 기본 학력을 갖춘 도시 노동자들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최저 생계조차 위협받는 인구가 늘어나는 동안 전 세계 슈퍼리치들은 코로나19를 기회로 막대한 부를 한층 공고히 했다.UBS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재산 규모는 27.5% 늘어났다. 이들의 자산을 모두 합하면 물경 10조 2000억 달러(약 1경 1811조 6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다. 자산 상승은 지난 3~4월 코로나 사태로 세계 주가가 바닥을 쳤을 당시 도리어 주식을 사들여 베팅한 결과다. 억만장자 수도 2189명으로 사상 최고로 늘어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기준 총재산 1720억 달러로 3년째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지켰는데, 1년 새 늘어난 재산만 574억 달러다. 우리나라 사정도 비슷하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는 하위 20%(1분위)보다 5.41배 많은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기간(5.18배)보다 소득격차가 악화됐다. 고용부진 장기화에 따라 지난 8월 기준 1년 미만 임시 근로자는 31만 8000명, 1개월 미만인 일용 근로자는 7만 8000명 줄었다. 글로벌 빈부격차가 심화되면 ‘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부의 집중이 변곡점에 이르렀다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민중봉기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를 독점한 1% 부자들에 저항해 미국 월가를 점령했던 ‘우리가 99%다’ 시위를 넘어서는 극심한 저항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경고다. WB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저개발국·중진국의 부채 탕감, 혁신 지원 등이 과감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 빈곤을 종식하겠다는 유엔 계획이 수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밀패스 WB 총재는 “코로나가 세계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포용적 성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인 양극화 심화에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면서 “지속적 재정 투입을 통해 취약계층 고용을 위한 재교육, 창업 진입 장벽 낮추기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연말부터 아파트 경비원에 ‘갑질 금지’ 관리규약에 반영

    연말부터 아파트 경비원에 ‘갑질 금지’ 관리규약에 반영

    이르면 12월 말부터 아파트 단지들은 입주민이 경비원을 괴롭히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관리규약에 반영해야 한다. 주택관리와 관련한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을 받고 2년이 지나지 않으면 아파트 동대표가 될 수 없게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8일부터 오는 11월 1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우선 시·도지사는 공동주택 근로자에 대한 괴롭힘 금지, 신고방법, 피해자 보호조치 등 내용을 담은 관리규약의 준칙을 정하고 각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를 반영해 관리규약을 개정해야 한다. 여기에는 아파트 입주민이나 입주자 대표 등이 경비원에게 폭언이나 폭행, 신체적 고통을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피해를 입은 경비원들이 경찰에 입주민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마음대로 해고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사실조사와 시정명령,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동별 대표자의 결격사유는 강화된다. 지금까지 관련 법률 위반에 따른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은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아파트 동대표가 될 수 없지만, 앞으로는 금액에 관계없이 벌금형을 선고받고 2년이 지나지 않으면 동대표를 맡을 수 없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갭투자’ 1명이 세입자 220명 전세금 449억 ‘꿀꺽’

    ‘갭투자’ 1명이 세입자 220명 전세금 449억 ‘꿀꺽’

    서울에 거주하는 집주인 한 명이 최소 220명의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449억원가량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잠적했고,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무리하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한 탓으로 분석된다. 7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상위 30위 임대인 현황’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집주인 A씨는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세입자 202명에게 전세보증금 413억 1100만원을 돌려주지 못했다. 8월말 기준으로는 220건, 449억 4100만원으로 건수와 금액이 늘어났다. 이에 HUG는 최근까지 A씨 관련 보증사고 207건에 대한 전세보증금 423억 8500만원을 세입자들에게 대신 갚아 줬다. 하지만 HUG가 A씨로부터 회수한 실적은 없었고 A씨는 잠적해 현재 소송절차가 진행중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HUG나 SGI서울보증 등이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내주고 나중에 청구하는 개념이다. 등록임대사업자인 A씨는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고 많이 오르지도 않는 다세대주택 등을 대거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보유한 임대주택은 490채로 세입자들은 대부분 신혼부부이거나 사회초년생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집주인 상위 30명의 보증사고 건수는 549건, 사고 금액은 1096억 4100만원에 달한다. HUG는 세입자들에게 966억 6400만원을 대신 갚아 줬지만, 해당 집주인들에게 청구해 받은 회수금은 12.1%인 117억 3100만원에 그쳤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배추 값 폭등에도 이달 중순부터는 가격안정”

    “배추 값 폭등에도 이달 중순부터는 가격안정”

    최근 태풍·장마 등의 영향으로 배춧값이 폭등했지만, 김장용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져 이달 중순부터는 배춧값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이달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돼 11~12월 김장철에 대폭 출하가 늘어나는 가을 배추는 재배면적 증가와 최근 기상 호조로 안정적 수급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순 이후 가을배추 출하량이 증가하면 가격이 점차 내려가 가을배추 성출하기인 11월과 12월에는 고랭지 배추의 절반 이하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을배추의 평년 한 포기당 소비자가격은 9월 5894원으로 가장 높았다가 11월에는 3023원까지 떨어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6일 기준으로 포기당 1만 911원이다. 한달 전의 9532원보다 14.5% 올랐다. 지난해 같은 시기 가격인 7630원보다는 43.0% 급등한 가격이다. 하지만 현재 배춧값은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고랭지 배추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7월에서 10월까지 출하되는 고랭지배추는 올해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14% 감소한 33만 9000t을 기록했다.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7% 감소한 데다 긴 장마와 태풍의 여파 탓이다. 7월에서 10월까지 출하되는 고랭지배추는 여름철 기온이 낮은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재배돼 생산량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출하되는 가을배추는 생육에 적합한 가을에 전국적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생산량이 고랭지배추의 3배 이상이다.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 2783ha로 지난해보다 16%가 늘었고, 생산량도 1239t으로 17%가 증가했다. 11~12월 김장철을 앞두고 주산지인 해남을 비롯한 전국에서 출하되면서 배춧값 하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농식품부 장관 “쌀 작황 부진해도 수급 균형 유지”

    농식품부 장관 “쌀 작황 부진해도 수급 균형 유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해 부진한 쌀 작황에도 수급 균형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쌀 생산량은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 감소 추세, 재배면적 등을 고려할 때 수급 균형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공공비축, 산지유통업체 벼 매입자금 지원 등을 통해 수확기 중 올해 생산량의 약 60%를 안정적으로 매입하고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 벼 매입과 함께 수급 동향에 따라 산물벼 인수 등 필요한 수급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72만 6000㏊로 지난해(73만㏊)보다 줄었지만, 1인당 쌀 소비량은 2018년 61㎏에서 지난해 59.2㎏으로 감소한 바 있다. 겨울철 가축질병 방역 상황과 관련해 김 장관은 “지난해 10월9일 이후 사육 돼지에서 추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없어 살처분·수매 농가의 생계 안정 차원에서 재입식(가축을 다시 들이는 것) 절차에 착수했다”면서 “여전히 확산 위험이 있는 만큼 정해진 요건을 완비한 농장부터 재입식하고 방역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생 위험이 커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예년보다 한달 이른 9월부터 철새도래지에 차량의 진입을 차단하고 소독과 예찰을 강화했다”며 “방역 취약농가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행하고 전통시장 세척과 소독 빈도를 2배로 늘리는 등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도 보다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외국인고용허가인력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추가 피해를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에 ‘잘풀리는집’ 선정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에 ‘잘풀리는집’ 선정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에 ‘잘풀리는집’, ‘비비고’, ‘머리에봄’ 등이 선정됐다. 특허청은 오는 9일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제5회 우리말 우수상표를 공모한 결과 응모작 40건 중 3개 부문, 8개 입상작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후원하고 특허고객과 심사관들이 참여한 공모전에서 아름다운 상표에는 잘풀리는집이, 고운 상표에는 비비고가 각각 뽑혔다. 잘풀리는집은 휴지 등에, 비비고는 냉동식품 등의 상표로 잘 알려져 있다. 정다운 상표에는 머리에봄·자연한잎·딤채·틈틈이·발라발라·빛이예쁜우리집 등 6개가 선정됐다. 머리에봄은 두피관리·미용업, 틈틈이는 문 부속품 등에 사용됐고 딤채는 ‘김치’의 옛말이다. 응모작은 특허청 요건심사를 거쳐 국어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규범성·고유어 사용 등)와 특허고객·심사관 투표를 합산해 수상작을 확정했다. 시상식은 8일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지리정보원이 한글날을 맞아 전국의 고시된 지명 10만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명은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9자짜리 고유어 ‘옥낭각씨베짜는바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암산 능선의 큰 바위로 옛날 옥낭각시가 베를 짜다가 총각에게 쫓겨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집 산 사람 42%는 임대용… 미성년자도 328명

    서울 집 산 사람 42%는 임대용… 미성년자도 328명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구매한 사람의 42%는 실거주 대신 임대를 목적으로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는 4분의3이 주택을 임대용으로 구입했다고 밝혀, 나이가 어릴수록 부모의 도움을 받아 집을 사는 ‘금수저 임대사업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서울시 주택자금조달계획서(60만건)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45만 5930명 가운데 19만 1058명(41.9%)이 주택 구입 목적을 ‘임대사업’이라고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중 서울에서 집을 산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는 430명이었다. 이 중 76.4%인 328명이 임대사업을 하겠다며 집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생(만 4세) 9명 중 8명이, 2006년생(만 14세) 29명 중 25명이 임대 목적으로 집을 샀다. 임대를 위해 집을 산 2018년생(만 2세) 유아도 4명 있었다.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20대는 전체 1만 1914명 중 7122명으로 59.8%를 차지했다. 10~20대는 본인 소득으로 서울에서 집을 구매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부모의 도움을 받아 갭투자에 나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수요층이 집중된 30대 이상에서는 본인 또는 가족 거주를 위해 주택을 산 비율이 높았다. 30대는 전체 서울 주택구매자 12만 4358명 중 55.2%인 6만 8653명이 ‘본인 입주’를 위해 집을 샀고 임대 비율은 40.0%였다. 60대 이상은 임대 목적으로 집을 산 비율이 38.4%로 전체 세대 중 가장 낮았다. 소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 임대사업을 시작한 ‘금수저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청년·무주택자의 상실감과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깡통전세’ 보증금 대신 갚아주고 떼인 금액 5년간 7654억

    ‘깡통전세’ 보증금 대신 갚아주고 떼인 금액 5년간 7654억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준 뒤 집주인들에게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최근 5년간 총 76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미회수금액이 76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전세 계약이 종료될때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HUG·SGI에 반환 보증 보험을 가입하고, 실제 돌려받지 못할 땐 해당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 이들 기관은 추후에 집주인에게 이를 회수한다. 하지만 이를 제때 회수하지 못해 미회수금액은 2016년 147억원, 2017년 336억원, 2018년 1116억원, 2019년 3246억원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2809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내에 경매 등 법적 조치를 통해 회수한 금액은 350억원에 불과하다.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내주지 못하는 상황은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한 사람이 새 세입자를 제때 찾지 못하는 경우나, 전셋값이 떨어져 새 세입자에게 받는 보증금이 기존 세입자에게 내어줘야 할 보증금보다 작은 경우 등이 있다. 문제는 현재 은행권의 대출을 규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시 전세원금이 포함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은행권 대출과 전세보증금 승계로 유지된 이른바 ‘깡통전세’의 위험성 역시 커지고 있다. 가계 구매력은 소득, 대출, 투자 손익의 합이며, 가계 신용이 주택가격과 가장 상관성이 높기 때문에 대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전세를 낀 갭투자 시 전세총액을 DSR 원리금 상환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전세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로 인한 깡통전세로 집주인이 제때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HUG·SGI는 집주인으로부터 대위변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DSR 산정시 전 금융권 가계대출 범위에 전세원금을 포함해 전세보증금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채무로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등록임대는 1년마다 5% 인상 가능? 국토부 오락가락 해석에 형평성 논란

    등록임대는 1년마다 5% 인상 가능? 국토부 오락가락 해석에 형평성 논란

    국토교통부가 등록임대주택의 경우 1년마다 계약하고 계약 갱신 때 기존 임대료의 5%까지 올릴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세입자가 동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지만, 다른 일반 임대가 2년 단위 계약으로 임대료 상한이 5%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5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서울시가 변경된 등록임대제도와 관련해 최근 제기한 ‘질의사항’에 이런 내용으로 답변했다. 서울시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은 1년씩 계약해서 5%씩 인상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임대차 3법과 민특법 중 어떤 법을 따라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국토부는 “민특법에서 임차인(세입자)이 동의한 경우에 한해 1년 단위로 계약해 종전 임대료에서 5% 이내로 인상이 가능하다”며 “임차인이 계약 기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2년 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등록임대주택은 세입자가 동의해야만 1년 단위 임대료의 최대 5% 인상 계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세입자 권익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등록임대주택 제도가 일반 임대보다 세입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의 시행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당장 살 집이 급한 세입자에게 등록임대주택 집주인이 1년 계약을 요구해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등록임대주택 집주인이 1년 단위로 계약하고 1년마다 5%씩, 즉 2년마다 10%씩 임대료를 올리자 해도 세입자가 거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정부가 부동산 관련 법안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법들이 서로 상충되며 집주인과 세입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면서 “양 당사자 간 합의가 없으면 법적 분쟁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대는 갭투자, 10대는 상속으로 서울 집 샀다

    20대는 갭투자, 10대는 상속으로 서울 집 샀다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 청년들은 평균 3억 1200만원의 빚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빚의 절반인 1억 6800만원은 세입자 보증금이었다. 20대의 매입 방식은 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였던 것이다. 5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약 60만건의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내역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집을 산 20대 1만 1914명은 평균 1억 5500만원의 자기 자금과 3억 1200만원의 차입금을 통해 집을 장만했다. 특히 3억 1200만원에 달하는 차입금의 절반 이상은 세입자들 보증금에서 나왔다. 은행 대출금은 1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세입자가 낸 보증금은 1억 6800만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서울에 집을 산 10대 청소년은 322명으로 평균 3억 3900만원짜리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가족 등으로부터 상속받은 자금이 평균 64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회사에 예치한 예금 4900만원과 부동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4100만원, 현금으로 보유하던 2200만원 등을 합해 1억 8500만원의 자기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 의원은 “어떻게 10대 청소년들이 부모 도움 없이 4900만원의 예금과 부동산 처분대금 4100만원을 가지고 있을 수 있겠나”라면서 “국세청과 국토부는 자금 조달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정부, 항공권 316억어치 선결제하고도 욕먹는 까닭은

    [단독] 정부, 항공권 316억어치 선결제하고도 욕먹는 까닭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항공사들을 돕기 위해 해외 항공권을 316억원어치 선(先)결제했지만 실제 사용된 금액은 1.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남은 금액을 환불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가 지속된다면 보증보험 수수료가 수입보다 많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탁상행정에 따른 생색내기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부처와 공공기관이 5월 이후 국내 항공사에 선결제한 해외 항공권 금액은 총 316억 5506만원이었다. 다만 선결제 조건으로 항공사들은 연말까지 사용되지 않는 선지급금 환불에 대비한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했다. 대한항공에 217억 4403만원, 아시아나항공 95억 1161만원, 제주항공 1억 6658만원, 진에어 1억 2672만원, 에어부산 4632만원, 티웨이항공 4618만원, 이스타항공 736만원, 에어서울에 626만원 순으로 선결제됐다. 하지만 선결제한 316억 5506만원 가운데 1.6%에 불과한 5억 1961만원만 사용됐다. 이마저도 대한항공(4억 5201만원)과 아시아나항공(6760만원)에 집중됐고, 저비용 항공사들에는 한 푼의 매출도 잡히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해외 출장 일정이 대거 취소됐기 때문이다. 연말에도 코로나 사태가 이어진다면 대한항공을 뺀 각 항공사는 실제 수입보다 더 큰 보증보험 수수료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권 수입으로 6760만원을 올린 아시아나항공은 보증보험 수수료가 7280만원이었다. 제주항공은 수입 없이 수수료만 109만원을 지급했다. 선결제를 하지 않았으면 지출할 필요가 없었던 비용이다. 게다가 1000만원 미만으로 선결제된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100% 사용된다고 해도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 제대로 된 배분 기준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탁상행정의 극치를 보여 줬고, 항공사에 추가 부담만 지우게 됐다”고 꼬집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정부, 항공권 316억어치 선결제하고도 욕먹는 까닭은

    [단독] 정부, 항공권 316억어치 선결제하고도 욕먹는 까닭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항공사들을 돕기 위해 해외 항공권을 316억원어치 선(先)결제했지만 실제 사용된 금액은 1.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남은 금액을 환불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가 지속된다면 보증보험 수수료가 수입보다 많아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탁상행정에 따른 생색내기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부처와 공공기관이 5월 이후 국내 항공사에 선결제한 해외 항공권 금액은 총 316억 5506만원이었다. 다만 선결제 조건으로 항공사들은 연말까지 사용되지 않는 선지급금 환불에 대비한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했다. 대한항공에 217억 4403만원, 아시아나항공 95억 1161만원, 제주항공 1억 6658만원, 진에어 1억 2672만원, 에어부산 4632만원, 티웨이항공 4618만원, 이스타항공 736만원, 에어서울에 626만원 순으로 선결제됐다. 하지만 선결제한 316억 5506만원 가운데 1.6%에 불과한 5억 1961만원만 사용됐다. 이마저도 대한항공(4억 5201만원)과 아시아나항공(6760만원)에 집중됐고, 저비용 항공사들에는 한 푼의 매출도 잡히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해외 출장 일정이 대거 취소됐기 때문이다. 연말에도 코로나 사태가 이어진다면 대한항공을 뺀 각 항공사는 실제 수입보다 더 큰 보증보험 수수료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권 수입으로 6760만원을 올린 아시아나항공은 보증보험 수수료가 7280만원이었다. 제주항공은 수입 없이 수수료만 109만원을 지급했다. 선결제를 하지 않았으면 지출할 필요가 없었던 비용이다. 게다가 1000만원 미만으로 선결제된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100% 사용된다고 해도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 제대로 된 배분 기준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 의원은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탁상행정의 극치를 보여 줬고, 항공사에 추가 부담만 지우게 됐다”고 꼬집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난겨울 2만3000여가구 ‘난방비 0원’… 왜?

    지난겨울 2만3000여가구 ‘난방비 0원’… 왜?

    아파트를 포함해 공동주택 2만 3000여 가구가 계량기 고장으로 지난겨울에 한 달 이상 난방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제출한 ‘시도별 공동주택 난방비 0원 가구’ 자료에 따르면 의무관리 대상 공동주택 중 계량기 고장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난방비가 1개월 이상 안 나온 가구는 2만 3615가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무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으로 승강기가 설치됐거나 중앙집중식 난방 방식인 주택 등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1만 3756가구에 계량기 고장으로 한 달 이상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다. 서울에서도 4216가구가 난방비를 본의 아니게 ‘면제’받았다. 난방비 0원 가구수가 많은 곳은 경기도와 서울의 뒤를 이어 대구(1465가구), 인천(1305가구), 경남(994가구), 충북(907가구) 등의 순이었다. 계량기 고장 등으로 난방비를 내지 않으면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마련한 규약에 따라 전년 같은 달 난방비 등을 기준으로 추후에 청구된다. 아예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해 난방비를 내지 않은 ‘양심 불량’ 가구도 36가구 있었다. 이들에 대해선 계량기를 원상 조치하는 한편 난방비를 부과하고 일부는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겨울 난방비를 내지 않았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가구도 7016가구나 됐다. 아예 난방을 꺼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는 13만 87가구였다. 난방을 이용하기보다는 전기장판이나 온열기 등으로 대체한 경우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4인 가구 月809만원 이하면 특공 자격…“가점 낮아도 당첨 기회”

    4인 가구 月809만원 이하면 특공 자격…“가점 낮아도 당첨 기회”

    5년 이상 소득세·월평균 소득 130% 이하주택 소유한 적 없는 기혼 가구에 ‘추첨제’가구원 중 분양권·특공 이력 있다면 제외청약저축은 안 돼… 청약예금으로 바꿔야공공주택에만 있던 생애 최초 특별공급제도가 29일부터 민간 아파트에도 도입됐다. 주택을 보유한 적이 없는 기혼 무주택 가구에 추첨으로 전용면적 85㎡(약 32평) 이하 민영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 가점이 낮아도 당첨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청약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으로 혼인 중이거나 미혼 자녀가 있는 사람,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 밖에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신설된 민영주택 생애 최초 특별공급제도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청약하려는 주택의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과거에 한 번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어야 한다. 가구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분양권을 갖거나 상속·증여로 주택을 보유했다면 생애 최초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 신청자와 같은 집에 사는 만 60세 이상 부모(직계존속)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과거 소유한 사실이 있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청약예금·부금 통장이 아닌 청약저축통장 가입자도 신청할 수 있나. “아니다. 민영주택은 청약부금, 청약예금, 주택청약종합통장으로만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전에 청약저축통장을 청약예금통장으로 바꾸면 가능하다.” -혼인했지만 현재 배우자가 주민등록등본상 분리된 경우 청약이 가능한가. “그렇다. 신청자가 혼인 사실을 가족관계증명서 또는 혼인관계증명서로 증명하면 된다. 단 배우자 등본에 등재된 직계 존비속 전원이 주택 소유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혼했고, 자녀가 주민등록등본상 분리돼 있어도 신청할 수 있나. “아니다. 신청자가 이혼 등으로 배우자가 없을 땐 미혼 자녀가 주민등록등본상 같이 등재된 때만 적용된다.” -근로자와 자영업자만 가능하고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는 신청할 수 없나. “아니다. 특고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로부터 최근 1년 내 소득세를 납부한 기록과 전체 합산해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기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면 된다. 5년 이상 납부 내역은 5년 연속이 아니어도 괜찮다.” -본인은 소득이 없고 배우자가 근로소득이 있을 땐 배우자가 소득세를 낸 기한도 인정받나. “아니다. 본인이 소득세를 납부한 때만 인정된다. 본인이라도 근로·사업 소득이 없고 이자·배당 소득만 있으면 자격이 없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는 금액으로 어느 정도인가. “3인 이하 가구는 722만 1478원, 4인 가구는 809만 4245원, 5인 가구는 901만 9860원, 6인 이상 가구는 987만 2308원 이하다. 신청자와 신청자의 주민등록등본상 성년 가구원들의 근로·사업 소득을 합산해 산정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