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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北김정은 연설·대북특사 입장 내일 밝힌다

    문 대통령, 北김정은 연설·대북특사 입장 내일 밝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대북특사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4일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내일(15일)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연설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관계자는 ‘대북특사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 그 이슈를 포함해 대통령의 언급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북특사는 확정된 상태인가’라는 물음에는 “그와 관련해서도 내일 대통령의 언급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내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말씀은 있다”고 재확인했다. 청와대 측은 다만 대북특사가 누가 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와 관련해 다각적인 접촉을 할 것이라는 정도의 언급은 하겠지만 누가 언제 특사로 방북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올 문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대화 방식을 유지하는 데 공감대를 끌어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발언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사전 수순으로서 남북간 대화를 강조하고 이를 통해 비핵화 해법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한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미국 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고, 우리가 서로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김 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용의 언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북·미 관계의 촉진재 역할을 할 수 있는 ‘대북특사 파견’을 최우선으로 검토했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추가 북미회담 개최에 긍정적 의지를 보였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미국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왔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빅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긴 했으나 대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메시지를 놓고 대북특사 파견 계획 등을 포함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특사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특사로 북한을 다녀온 바 있다. 북한과 이뤄지는 대화의 연속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같은 구성원으로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특사파견 시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한 만큼 비교적 빠른 시기에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특사 파견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하는 한편, 북한을 재차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특사가 가져갈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3차 북미회담 개최 용의를 밝히면서도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같은 민족’인 자신들과 한 편이 돼 달라고 요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수용할 만한 제안으로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 원칙에 입각한 영변 핵시설 폐기나 풍계리 핵실험장 검증 등 연속적인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딜) 등이 거론된다. 한편, 청와대는 오는 16∼23일 문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하는 기간에는 두 차례 대북특사단을 이끈 정의용 실장이 평양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내가 살해돼도 특명 다하라”…헤이그특사단에 내린 고종의 밀명

    “내가 살해돼도 특명 다하라”…헤이그특사단에 내린 고종의 밀명

    헤이그특사 관련 고종 구체적 전언 나온 건 처음1907년 7월 인터뷰 실은 독일 신문 보도 첫 공개신문 “특사단, 밤마다 주권보장 논의…특명 실행”특사 “고종 강제퇴위, 일본 돈과 韓 변절자 합작”“내가 살해돼도 나를 위해서 아무런 신경을 쓰지 마라. 너희들은 특명을 다하라. 대한제국의 독립주권을 찾아라.” 고종의 ‘헤이그 특사’ 이위종·이상설이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가 1907년 7월 25일자 당시 독일 일간지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실린 내용의 일부이다. ‘대한제국 대표사절단’이란 인터뷰에서 이들은 이를 “황제의 마지막 전언”이라고 했다. 헤이그 특사와 관련해 고종의 구체적 전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했다. 일본에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긴 고종은 1907년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에서 열리는 제2회 만국평화회의에 이상설, 이준, 이위종을 특사로 파견했다. 1905년 일본에 의해 강제로 체결된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준은 헤이그에서 순국했다. 일본의 방해 속에서 특사단이 만국평화회의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외교전을 펼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헤이그 특사 파견을 빌미로 일본은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다. 올해는 고종 승하 100주년이다. 이위종과 이상설은 만국평화회의가 끝난 뒤 7월 24일 영국을 거쳐 미국에서 외교전을 펼치기 위해 떠났다. 헤이그 특사단은 미국행 배에 오르기 전 로이터 통신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이는 독립기념관이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중국학과의 고혜련 초빙교수에 연구 의뢰해 지난해 12월 발간된 ‘독일어 신문 한국관계기사집’에 실려있다.이위종은 당시 다른 기사와 마찬가지로 ‘왕자’로 표현됐다. 이위종은 아버지 이범진을 따라 외국 생활을 하면서 영어와 러시아어뿐만 아니라 유럽의 외교 언어였던 프랑스어에도 능통했다. 이런 이유로 헤이그 특사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 기사에는 “대표사절단이 사우샘프턴에서 미국으로의 항해를 시작했다”고 돼 있었다.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이위종 왕자는 미국에 가서 일본의 한국탄압을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알리고 미국의 주요 도시들을 방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리고 나서 몇 주 후에 런던으로 돌아와 런던에 회사를 차리고, 대한제국에서 펼치는 일본의 식민정치에 대항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헤이그에서 그들의 임무가 실패했더라도, 그들에 대해 뭐라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대영제국, 프랑스, 독일, 미국의 대표사절단은 한국의 상황에 깊은 동정심을 표했고 도움을 줄 것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고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헤이그 특사가 만국평화회의에 들어가지 못해 실패했다는 게 일반적인 역사 인식이지만, 현실적으로 국제사회의 외교·군사적인 지원을 받기 힘들었던 상황에서 회담장 앞 국제주의자들이 상주하던 공간(프린세시넨그라흐트 6A번지)에서 ‘살롱 외교’를 통해 상당한 홍보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특사단의 특명 활동과 관련 “그들은 (헤이그 살롱에서) 밤마다 대한제국을 네덜란드와 같은 중립국을 만들고 대한제국의 독립주권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며 논의를 일으켰다”면서 “인터뷰 말미에 대표단은, ‘고종의 강제퇴위는 일본의 돈과 한국인 변절자들이 만든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결단·중재·협상’ 케미 통했다…北 경제·북미관계 훈풍

    ‘결단·중재·협상’ 케미 통했다…北 경제·북미관계 훈풍

    ■김정은, 체제 불안 감수한 통 큰 결정…남북경협 속도 실질적 성과땐 경제 총력 노선 박차 2차회담 이후 서울 답방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 결과에 따라 북한이 목표로 하는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집권 후 최장 공백에 따른 불안과 위험을 감수하고 66시간에 걸친 ‘열차 행군’을 강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내년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만큼 올해 안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에 두 지도자가 다시 마주 앉기까지의 8개월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과 비핵화를 향한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통해 공개된 “내 아이들이 평생 핵을 지고 이고 사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간절함이 묻어 있다. 북한 국내 정치 측면에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제재 완화와 관련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김 위원장은 향후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와 개방을 반대하는 내부 세력에 본인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설득하려면 경제적인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2017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3.5%로 추정했다. 1997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내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서울 답방’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철도, 도로, 사회간접자본(SOC)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속도가 붙어 북한 경제에 숨통을 터줄 수도 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내지 못하면 김 위원장이 천명한 ‘경제 총력’ 노선이 내부적으로 동력을 잃을 여지도 있다. 김 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한 만큼 북미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문재인, 고비마다 ‘촉진자’ 역할…新한반도체제 날개 제재 완화·경협 화두로 막판 중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주도 의지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에 북미 정상이 27일 마주 앉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가슴 졸이는 순간이 많았다. 북미 대화가 마찰음을 빚을 때마다 국내 보수진영과 미국의 일부 정치권·전문가 그룹에서 ‘비핵화 회의론’이 불거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전히 남북 관계·북미 관계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고비마다 ‘대북 제재 완화 필요’, ‘교황 방북’, ‘김정은 연내 답방’, ‘남북경협’ 등 화두를 던져 북미 대화의 막힌 ‘혈’을 뚫으려 했다. 지난해 8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에 이어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맞물리면서 북미 대화의 소강 국면이 장기화됐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 만에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담은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를 전했다. 10월 유럽 순방 때는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설익은 구상’이라고 보수진영은 비판했지만 하노이선언에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하노이 회담이 임박하자 ‘촉진자’로 나섰다.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경협 사업까지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제안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의 행보는 ‘신한반도체제 구상’에 맞춰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의 경제개방 상황을 상정하고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이며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노이선언에서 북미가 ‘종전’을 어떤 형태로 담아내든 1953년 이후 66년간 지속된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가 실질적으로 종식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게 된다. 종전선언은 필연적으로 남·북·미·중 등 6·25전쟁에 참전한 4자를 비롯해 다자가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는 평화체제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가 물꼬를 튼 국제질서 변화를 적극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청와대는 ‘포스트 북미 회담’ 행보와 직결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의 디테일을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3·1절 기념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트럼프, 양면술로 북핵 해결 ‘전진’…노벨평화상 기대 승부사적 기질로 대북 회유·압박‘빅딜’ 성공땐 새 북미관계 수립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목표를 높게 잡은 뒤 달성을 위해 전진에 전진을 거듭할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밝힌 이 원칙은 그가 어떤 생각으로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난 8개월간 미국 내 강경파의 회의론을 뚫고 북핵 해결에 박차를 가해 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 전직 대통령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중동정책을 뒤엎고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는 등 파격적인 외교정책을 펴 왔지만 이는 오바마의 흔적을 지운 것뿐이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작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마련한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외교 성과를 낸 첫 사례를 만들 수 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내가 오바마보다 낫다’고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로 노벨평화상이라도 받는다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 리스크를 한번에 뒤엎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를 잡고자 승부사적 기질을 발동해 말 그대로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돌연 취소하고 추가 대북 제재 조치까지 내놓으며 북한을 압박해 협상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북한 비핵화 회의론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제동을 걸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미공개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를 내고 뉴욕타임스가 곧바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거대한 기만이라고 보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김 위원장을 향해 “남은 합의를 마저 이행하면 바라는 것을 이뤄 주겠다”며 ‘회유와 압박’의 양면술을 폈다. 그의 행보와 미국의 정치적 일정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사찰과 검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동결을 약속받고 양국 간 연락사무소를 징검다리 삼아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란 대형 이벤트를 연 것 자체에 ‘빅딜’에 합의할 것이란 자신감이 깔렸다. 북미 관계 개선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지정학적으로 이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역사에 남을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의 꿈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아이들 언급하며 비핵화·북미 관계 개선 의지 피력”

    “김정은, 아이들 언급하며 비핵화·북미 관계 개선 의지 피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초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차 방북했을 당시 가족을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김 전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22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 강연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지난해 3월 방북 후 특사단으로 방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김 위원장이 비핵화할 의지가 있다’고 한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방북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폼페이오 장관의 네 차례 방북에 모두 동행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을 신뢰하지만, 그것과 별도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한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해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갔을 때를 설명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비핵화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었으며, 이에 김 위원장은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내게는 아이들이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이 핵을 지닌 채 평생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김 전 센터장은 전했다.김 전 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면담 동안 비핵화하겠다는 의도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북미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욕구도 강력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뜻했던 것은 북미가 70년 이상 적대관계를 가져온 만큼, 그가 핵 야망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미국을 신뢰할 수 있게 북미 양측이 따뜻한 관계와 믿음을 쌓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비핵화 의사’가 무얼 의미하는지에 대해 그가 명확하게 밝힌 첫번째 메시지였다”고 덧붙였다. 김 전 센터장은 북한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는 것과 맞물려 미국의 전략자산 반입 중단 요구에 대한 입장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협상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거론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를 요구사항의 우선순위로 두기보다는 회담을 앞둔 국면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꺼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센터장은 “지난 2년간 그것(전략자산 반입 중단 요구)이 나온 것은 두 번이었던 것 같은데, 그들이 그 이야기를 꺼내는 때는 협상 테이블에 자신들의 칩들을 올려놓으려고 할 때”라며 “그들이 또 다른 정상회담이나 핵 회담 등으로 하려고 하는 때에만 그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우리에게 이 문제가 그들의 가장 중요한 협상의 우선순위로 말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아직 직접 들은 적이 없다”며 “나는 언젠가는 그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늘 서곡이 깔리고 노동신문 등에 먼저 나오면 몇달 지나 그것이 현실이 된다. 그러나 지금 당장 우리는 그들로부터 그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미 막후 협상 과정에서 ‘키맨’ 역할을 해온 한국계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12월20일자로 은퇴한 뒤 이 연구소의 방문학자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센터장은 지난해 폼페이오 장관의 네 차례 방북에 모두 동행했다. 김 전 센터장이 공개적인 발언에 나선 것은 현직에 있을 때를 포함해 처음으로, 미 정보기관 고위 당국자 출신 인사가 공개 강연에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강연에 들어가면서 “오늘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단지 개인적인 견해로, 미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미정부가 북한을 향해 보내려는 메시지와도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UAE 특임으로 돌아온 ‘왕특보’ 임종석

    UAE 특임으로 돌아온 ‘왕특보’ 임종석

    文대통령 신뢰 방증… 내년 총선 나올 듯 한병도 前수석은 이라크 특임 외교특보 김영배 민정비서관 등 4명 후속인사도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특보)을 신설하고 임종석(54)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촉했다. 임 특보는 일단 ‘UAE 특임’으로 발탁됐지만 여권 잠룡이라는 정치적 체급을 감안하면 향후 무게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퇴임한 지 불과 13일 만에 없던 자리를 만들어 ‘대통령의 조언자’ 성격인 특보를 맡긴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서실장 재직 시 UAE에 대통령 특사로 방문하는 등 특임 외교 특보로서 양국 신뢰와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20개월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현 정부의 연착륙에 공헌했다. UAE와 비밀 군사양해각서(MOU) 논란이 불거진 2017년 12월 대통령 특사로 UAE를 방문해 논란을 일단락 짓는 과정에서 UAE 최상층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비서실장 재임 시 남북정상회담 준비·이행을 총괄했기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과정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나 중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53) 전 정무수석은 이라크 특임 외교특보로 위촉됐다. 김 대변인은 “2009년부터 한·이라크 우호재단 이사장을 맡아 이라크 내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적임자”라고 말했다. 한 특보는 아델 압둘 마디 이라크 총리와 10여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27일부터 외교부 등 관계부처 및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로 꾸려진 특사단과 이라크를 방문한다. 비서관 후속 인선도 단행됐다. 김영배(52) 전 정책조정비서관이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을 관리하는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2020년 총선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은 서울 성북구청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일했다. 정책조정비서관에는 이진석(48) 전 사회정책비서관이 이동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을 거쳤고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공약 입안에 참여했다. 사회정책비서관에는 민형배(58) 전 자치발전비서관이 임명됐다. 노무현 정부 사회조정3비서관, 광주 광산구청장을 거쳤다. 자치발전비서관에는 은평구청장을 지낸 김우영(50) 전 제도개혁비서관이 임명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트럼프와 펠로시, 워싱턴 파워 2인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트럼프와 펠로시, 워싱턴 파워 2인

    도널드 트럼프(72)와 낸시 펠로시(78). 미국과 세계의 이목은 워싱턴의 파워 2인에게 쏠려 있다. 미국의 권력서열 1위와 3위인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이 과연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미국 국내 정치뿐 아니라 외교 안보 현안들이 달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12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장벽 예산’등을 놓고 전초전을 치르며 험로를 예고했다. 제116대 의회 개원 첫 날부터 트럼프·펠로시 기싸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으로 의회 권력 분점 시대가 열리면서 협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3일(현지시간) 제116대 의회 개원식과 함께 하원의장에 선출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멕시코와의 접경지대에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미 하원은 이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인 업무정지)의 원인이 된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민주당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8년 만에 다시 하원의장으로 돌아온 펠로시는 예산을 통과시키고 나서 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장벽을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하원을 통과한 예산안이 입법화되려면 상원을 통과해야 하는데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이 이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가 하원의장에 선출된 직후 백악관 브리핑룸을 깜짝 방문해 “장벽 없이는 국경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라며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관철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이 있는 브리핑룸을 자발적으로 찾은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해 3월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이 백악관에 왔을 때 중대 발표를 예고하려고 브리핑룸을 찾았었다.하원 장악한 민주당, 트럼프에 대한 파상 공세 예고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은 다수당을 차지한 정당이 상원과 하원의 모든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다. 예상했던 대로 하원을 장악은 민주당은 벌써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러시아의 개입 의혹부터 트럼프가(家) 사업들에 대한 정부나 외국 정부의 편법·탈법 지원 여부, 대통령에 선출되기 전까지 트럼프의 세금 납부 내역 등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한 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뮐러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탄핵 카드도 신중하게 꺼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은데도 특이한 점은 정적은 물론 자신이 임명한 장관,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트위터 등을 통해 인신공격성 막말을 쏟아내온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해서는 험담 대신 칭찬 차원을 넘어 ‘칭송’만 하는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심지어 트럼프가 펠로시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들까지 내놓고 있다. 트럼프와 펠로시의 ‘케미’가 궁금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긴 뒤 “나는 그녀(펠로시)가 좋다. 믿어지나. 나는 낸시 펠로시가 좋다. 그녀는 강인(tough)하고 똑똑하다.”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일부 민주당 소장파의 반발로 펠로시의 하원의장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들이 나오자 공화당 의원 표를 몰아줄 수도 있다며 공개적으로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3일 백악관 브리핑룸을 전격 방문해서도 “낸시 축하한다. 엄청난, 엄청난 성취”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하원의장이라는 자리가 워낙 막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와 필요하다면 소환도 가능하고, 탄핵을 발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예의를 갖춰 대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아니면 정말 펠로시 의장에게 호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대선에 나서기 훨씬 전인 2011년에 펠로시에게 “(당신이) 최고”라고 말한 적이 있고, 권력을 무엇보다는 중시하는 그의 성향으로 볼 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펠로시를 ‘존경’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분석해 흥미롭다. 트럼프가 펠로시에 호의적인 이유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다. 트럼프가 17선 하원의원에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최고의 정치자금 모금 능력과 정치적 수완까지 겸비한 펠로시의 강인함과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단 한 번도 펠로시를 트위터 등을 통해 원색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는 점이 이와 궤를 같이한다. 또, 다른 정치인들과는 달리 펠로시를 별명으로 부르지 않는다고 지적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 차기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워런에게는 포카혼타스라는 별명을 붙여 부르며 각을 세워오곤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이러는 것은 펠로시의 호감을 얻어 자신이 공약했던 인프라 개선과 건강보험 관련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트럼프가 터프한 사람들과 부자를 좋아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한다.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주요 정책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한 ‘일방적 호감’이 지속할 지 궁금하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남북 연락창구 통해 인편으로 첫 전달…김여정·김영철-서훈 메신저 역할 무게

    구체 경로 안 밝혀… 판문점서 접촉 가능성 “조만간 답신 보낼 것”… 특사·핫라인 거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내온 친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전달됐는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을 공식 방문한 북한 고위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전달한 형식이 아니라 청와대가 돌연 공개했기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사이 여러 소통 창구가 있다”며 “(북측이) 그중 한 창구, 통로를 통해 전달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달 방법이나 장소 등 구체적인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인편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지만 구체적 방식은 모른다”고 했다. 다만 “사람이 오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 북측 인사가 서울로 와서 친서를 전달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북측 인사가 극비리에 서울에 온 게 아니라면 개성공동연락사무소나 판문점을 통해 인편으로 친서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런데 휴일에는 개성공동연락사무소에 당직자만 근무하는 만큼 북측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고 남측 인사가 판문점에 가서 직접 수령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남북 간 연락 창구를 통해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온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특사단이 직접 친서를 들고 왔다. 최고지도자의 친서이니 만큼 인편으로 격식을 갖춰 전달해 온 것이다. 그랬던 친서를 상시 연락 창구를 통해 주고받았다면 그 자체로 큰 변화인 셈이다. 남북 정상이 자주 만나면서 상시 연락 창구를 통해 실무적으로 친서를 주고받는 단계로까지 남북관계가 발전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판문점 같은 연락 창구를 통하더라도 최고지도자의 친서이니 만큼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급을 통해 친서를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영철 부장은 지난 6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었다. 북에서 김여정이나 김영철 급의 인사가 나왔다면 우리 측에서도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직접 수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도 조만간 답신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측처럼 비공개 인편으로 보낼 것인가, 특사를 파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간 연락창구 통해 첫 金친서 전달…김여정·김영철 판문점서 보냈을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내온 친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전달됐는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을 공식 방문한 북한 고위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전달한 형식이 아니라 청와대가 돌연 공개했기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 사이 여러 소통 창구가 있다”며 “(북측이) 그중 한 창구, 통로를 통해 전달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달 방법이나 장소 등 구체적인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인편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지만 구체적 방식은 모른다”고 했다. 다만 “사람이 오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 북측 인사가 서울로 와서 친서를 전달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북측 인사가 극비리에 서울에 온 게 아니라면 개성공동연락사무소나 판문점을 통해 인편으로 친서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런데 휴일에는 개성공동연락사무소에 당직자만 근무하는 만큼 북측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고 남측 인사가 판문점에 가서 직접 수령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남북 간 연락 창구를 통해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온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특사단이 직접 친서를 들고 왔다. 최고지도자의 친서이니 만큼 인편으로 격식을 갖춰 전달해 온 것이다. 그랬던 친서를 상시 연락 창구를 통해 주고받았다면 그 자체로 큰 변화인 셈이다. 남북 정상이 자주 만나면서 상시 연락 창구를 통해 실무적으로 친서를 주고받는 단계로까지 남북관계가 발전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판문점 같은 연락 창구를 통하더라도 최고지도자의 친서이니 만큼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급을 통해 친서를 전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영철 부장은 지난 6월에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었다. 북에서 김여정이나 김영철 급의 인사가 나왔다면 우리 측에서도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직접 수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란 금색 인장이 찍힌 붉은색 봉투에 A4 용지 2장 분량의 친서가 들었다. 친서 앞머리에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 각하’라고 깍듯하게 존칭을 썼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도 조만간 답신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측처럼 비공개 인편으로 보낼 것인가, 특사를 파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전 김정은 연내 답방하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내년 1, 2월 열릴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소는 밝히지 않고 “세 곳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1월 1일 이후 얼마 안 지나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른 시일 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한지 하루 만에 미 수뇌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비핵화를 빨리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 북·미 협상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11월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은 미국이 날짜까지 지정하는 제안을 했으나 대답을 하지 않았던 북한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실질적인 다음 단계”라고 지적했듯 비핵화의 2단계 토대를 놓을 수 있도록 북한은 전향적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북·미 교섭의 최대 난관은 핵 신고 리스트, 핵·미사일 일부 폐기와 제재 완화의 맞교환이다. 북·미 간 신뢰가 공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응하는 대가를 확신하기 전에 북한이 비핵화의 핵심적인 조치를 내놓기는 어렵다. 여전히 북한에 대한 불신이 강한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상당한 양보를 먼저 확인하지 않는 한 제재 완화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남한의 중재다. 지난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된 직후 판문점에서 약식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6월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것처럼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통해 북·미 대화의 추동력을 마련하는 게 득책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답방에 관해 “평화정착의 모멘텀”이라는 일치된 인식을 보인 만큼 공은 김 위원장에게 돌아갔다. 김 위원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서울 답방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으나 지난 6월 이후 북·미 교섭이 정체돼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역시 ‘선 답방, 후 북·미 정상회담’이 자연스럽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미 협상안을 논의한 뒤 우리가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미국에 전달하는 중재야말로 지금의 북·미 교착 국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13~14일, 18~20일 방남설이 나오고, 청와대에서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시간이 지연돼도 김 위원장이 한 말이 있기에 답방이 연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가급적 연내 방남을 추진해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시기가 사실상 확정된 이때야말로 남북이 특사단을 교환해 서울 답방에 관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 임종석 “연내 철도 착공식 가능… 경의선 타고 中동계올림픽 응원 갈 수도”

    임종석 “연내 철도 착공식 가능… 경의선 타고 中동계올림픽 응원 갈 수도”

    남북관계의 중대한 전기가 형성될 때마다 목소리를 내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사업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은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재 면제와 관련해 “남북의 합의와 인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룬 소중한 결실”이라며 “올해 안에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우리가 연결하게 될 철도와 도로는 남북을 잇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요녕, 길림, 흑룡강의 동북 3성은 지금 중국 땅이지만 장차 한반도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될 것이다. 2억이 훌쩍 넘는 내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고, 육로를 통해 대륙으로 사람이 나가고 대륙의 에너지망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동북 3성(1억 875만명)과 남북한(7500만명) 등 남북 철도 연결에 영향을 받는 인구를 합치면 하나의 거대 시장이 형성된다는 논리로, 철도 연결을 경제적 측면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남북 철도 연결 구간은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경의선 430㎞, 금강산에서 나진·선봉 러시아 국경까지 동해선 800㎞ 구간이다. 철로로 서울~개성~평양~신의주, 북·중 접경 지역이자 경제특구인 나진·선봉을 잇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임 실장이 언급한 철도 연결의 장밋빛 미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의 한 단락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또 “비핵화와 함께 속도를 낸다면 당장 2022년(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경의선을 타고 신의주까지 가서 단둥에서 갈아타고 베이징으로 동계올림픽 응원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상상력을 활짝 열어야 한다. 과거의 틀에 우리의 미래를 가두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임 실장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 여야 대표의 방북 동행을 제안하고 지난달 17일엔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눈에 띄는 행보를 해왔다. 지난 9월 3일 대북특사단 파견을 앞두고는 “결국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임 실장이 워낙 남북문제에 관심이 많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재임 중 완결 짓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배우 파멜라 앤더슨, 모리슨 호주 총리를 음란하다고 꾸짖은 이유

    배우 파멜라 앤더슨, 모리슨 호주 총리를 음란하다고 꾸짖은 이유

    여배우 파멜라 앤더슨(51)이 스콧 모리슨(50) 호주 총리가 자신의 메시지에 “음란하게” 대응했다고 공박했다. 2003년 할리우드 영화 ‘베이워치‘ 주인공으로 섹시 스타 이미지가 강한 앤더슨은 최근 호주판 60분 프로그램에 출연,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안 어산지를 호주에 데려오는 데 모리슨 총리와 호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모리슨 총리의 답이 한 나라의 지도자가 맞나 싶게 천박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호주 정부는 어산지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 그녀의 청을 들어주기 어렵다며 “많은 친구들이 내게 만약 특사단을 보낸다면 파멜라와 함께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18일 공개 서한을 통해 “총리는 호주인과 그의 가족이 겪는 고통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고 조롱했다. 그리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여성에 대해 음란하고 불필요한 언급을 했다”고 공박했다. 한 장관은 총리가 “그저 가볍게 한 발언”이라고 옹호했다. 모리슨 총리는 앤더슨의 공박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어산지는 호주 국적을 갖고 있으며 2012년 스웨덴 당국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체포당할 위기에 빠지자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탈출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머무르다 최근 미국 검찰이 그를 비밀리에 기소하려고 준비했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호주의 여러 정치인들이 어산지 문제에 대한 견해는 다르지만 앤더슨의 지적이 옳다고 손을 들어줬다. 노동당 상원의원인 크리스티나 케닐리는 트위터에 “스콧 모리슨 총리를 비롯해 남성들은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여성을 성적으로 다루고 외모로 평가하는 일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상원의원인 데린 힌치는 총리가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고 비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비건 美특별대표 ‘文대통령 복심‘ 윤건영과도 접촉 확인···정의용 실장 회동 직전에 만나

    비건 美특별대표 ‘文대통령 복심‘ 윤건영과도 접촉 확인···정의용 실장 회동 직전에 만나

    한국을 방문했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과도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전날 비건 대표와 정의용 실장과의 면담을 공개하면서도 윤건영 실장과의 만남은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TV와 뉴스1은 31일 비건 특별대표는 전날(30일)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하기 전 윤 실장을 면담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9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면담 때와 마찬가지로 미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실장은 청와대 내에선 ‘수석급 비서관’으로 통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윤건영 실장과의 면담을 원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도 “윤 실장도 특사단으로 평양에 가는 등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TV 전했다. 윤 실장은 1~3차 남북 정상회담의 우리측 실무 총괄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취임 후 네 번째로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해 29일 카운터 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그리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잇달아 회동하면서 북미 후속협상 등 진전 동향에 대해 공유했다. 또 임종석 실장과 면담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날에는 정의용 실장과 2시간 가량 면담을 하기도 했다. 이에 내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본격적인 얼개를 짜야하는 비건 대표가 올해 3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치른 한국 측 책임자들을 모두 만난 셈이다.비건 대표가 청와대에 근무하는 이들을 연쇄적으로 접촉하면서 남북관계와 비핵화 현안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대북제재와 경협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도 피력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고 연합뉴스TV가 매체는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해찬 “평화협정 단계 돼야 국보법 등 제도 개선”

    이해찬 “평화협정 단계 돼야 국보법 등 제도 개선”

    윤소하 “종전선언 때 국보법 폐지안 제출”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보수 야당의 비판을 받았던 방북 당시 국가보안법 재검토 취지 발언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을 비롯해 연내 남북 국회 회담 추진 등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야 간 정쟁의 소지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가진 ‘방북단, 방미특사단 합동기자간담회’에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된다고 그런 게 아니다”라며 “대립 대결 구조에서 평화 공조 체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이제는 그에 맞는 제도나 법률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보안법도 그중에 하나라는 이야길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완전히 북·미 간에 대화가 이뤄져서 평화협정을 맺는 단계가 돼야 제도 개선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 얘기를 먼저 하게 되면 본말이 전도된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에서의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는 빠르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평양 평천구역 만수대창작사 미술작품전시관을 관람한 후 “국회 차원에서 종전에서 평화체제로 가려고 하는 데 따르는 부수적인 법안, 관계법이 있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이런 것들”이라며 “나중에 평화체제 되려면 어떻게 할 건지 남북 간의 기본법도 논의해야 하고 법률적으로 재검토할 게 많이 나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 진영에서는 이 대표의 발언이 집권당 대표로서 부적절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 진영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제출 의사를 밝히며 적극 호응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서면으로 배포한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정의당은 종전선언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은 오직 사망선고를 기다리는 사문화된 법일 뿐 더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방북 당시 ‘살아 있는 동안 정권을 안 뺏기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대해 “제가 전당대회할 때 20년 집권론을 강조했는데 제가 앞으로 20년 살겠어요?”라며 농담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폼페이오 방북, 종전선언 ‘빅딜담판’ 디딤돌 돼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는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다고 미국 국무부가 현지시간 2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을 거쳐 평양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뒤 1박2일간 서울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확정됨에 따라 7월 이후 교착 상태를 보여 온 북·미 간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이란 경직된 태도를 보여 온 미국은 뉴욕 한·미 정상회담, 김 위원장 친서 전달 이후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유연성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예상보다 빠르게 방북하게 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1월 미 중간선거 전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게를 가지게 된 만큼 북·미가 추가로 내놓을 맞교환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미국은 북한에 핵 신고 리스트를 요구했으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외에 이렇다 할 체제보장 조치를 보이지 않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북한은 ‘강도 같은 요구’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발표 하루 만에 8월의 폼페이오 방북을 돌연 중단시켰다. 교착 돌파 국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의 반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그제 논평에서 “종전은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 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종전선언 요구를 보류하는 게 아니라 종전선언만으로는 대담한 비핵화 조치로 나아갈 수 없으며 미국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읽는 게 맞을 것이다. 북한이 핵 개발의 심장부라고 표현하는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 즉 종전선언 외의 ‘플러스알파’를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초 우리 특사단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을 비핵화 시한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시간표와 초기적이지만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영변 핵시설 폐쇄까지 언급한 만큼 북한이 성의 있는 미국의 태도라고 받아들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응 조치를 폼페이오 장관이 가방에 넣고 갈 수 있는지가 회담 성공의 관건이다. 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같은 적대관계 해소의 상징적 행동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북한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내 강경파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조치를 폼페이오 장관의 가방에 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 [서울포토] 소감 말하는 추미애 전 대표

    [서울포토] 소감 말하는 추미애 전 대표

    추미애 전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대미특사단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서울포토] 출국하는 더불어민주당 대미특사단

    [서울포토] 출국하는 더불어민주당 대미특사단

    추미애 전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대미특사단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남·북·미 정상 파격 릴레이, 비핵화 협상 패턴 바꾼다

    文 “北이 속이면 제재 강화하면 그만” 金 “美 보복 감당 못 해” 직설적 화법 트럼프, 아베 앞서 金 친서 꺼내보여 강경파 견제 돌파… ‘평화’ 결실 주목 지난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곧바로 이어진 유엔 외교 무대에서 남·북·미 정상들은 전례 없이 파격적인 언행으로 비핵화 협상의 패턴 자체를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세 정상은 하나같이 추상적이고 모호한 용어나 우회적인 외교적 수사(修辭) 대신 화끈한 직설 화법을 구사하고 예상외의 적극적인 행동을 불사했는데, 이는 과거 정상들의 언행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 같은 이례적 언행들이 남·북·미 각 내부 강경파의 견제를 돌파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끌 엔진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번 비핵화 정상외교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보인 파격이 우선 돋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국 뉴욕의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이 상황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할 텐데 그 보복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야말로 진정성을 믿어 달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늘 강한 카리스마를 과시하려 애쓰는 것으로 인식돼 온 북한 최고지도자의 발언이라고 하기엔 귀를 의심할 만큼 직설적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문 대통령의 특사단에도 “(국제사회가) 내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거침없이 공개한 문 대통령의 행보도 파격이라 할 만하다.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도 과거 한국 대통령한테서는 들을 수 없는 톤이었다. 문 대통령은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은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면서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어도 북한이 속일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미국 내 강경 보수층을 설득하기 위해 최대한 그들의 입장에서 쉽고 직설적인 표현을 동원한 기색이 역력하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저녁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청와대로 직행하지 않고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들러 기자회견 형식으로 회담 내용을 국민에게 ‘보고’한 것도 과거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 언행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 기자들 앞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꺼내 보이며 북·미 관계를 과시했다. 통상적인 정상외교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파격 중 파격인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란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면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언론에서 멀리 떨어진(언론이 모르는) 막후에서 많은 일이 매우 긍정적인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공식 국제회의 석상에서는 좀처럼 듣기 어려운 표현이다. 여론을 향해 ‘북한과의 협상이 잘되고 있으니 좀 지켜봐 달라’는 말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이 읽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속임수 썼다가 美 보복 어찌 감당하겠나”… 김정은, 文에 토로

    “속임수 썼다가 美 보복 어찌 감당하겠나”… 김정은, 文에 토로

    文대통령, 뉴욕서 金 비핵화 의지 ‘보증’ “나도 트럼프·폼페이오도 北 진정성 믿어 비핵화 이룬 후 경제적 도움 기대할 것”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외교·안보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 앞에서 비핵화에 의지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육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일종의 ‘신원보증인’을 자처하며 미국 강경 보수층 설득에 나선 셈이다.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CFR·코리아소사이어티(KS)·아시아소사이어티(AS) 공동주최 연설 직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지금 이 상황 속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을 할 텐데 그 보복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약속 불이행에 따른 미국의 보복 가능성을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그 표현이 매우 직설적이고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발언 시점은 지난 18~20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때로 추정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에게도 “내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니 답답하다.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가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격정적으로 진정성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핵·미사일로 도발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했기 때문에 아직도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세계 많은 사람이 불신하고 있다”며 “그래서 나는 정상회담을 하면서 가급적 많은 시간 직접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했고 한편으로는 회담의 모든 과정을 생중계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사람 됨됨이를 전 세계인이 직접 보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주관적 판단뿐 아니라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본 폼페이오 장관이나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진정성을 믿기에 2차 북·미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의 결실을 이루려 (대화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핵화를 이룬 후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co.kr
  • [사설] 뉴욕·빈 북·미 대화, ‘2021년 1월’ 비핵화 탄력 붙이길

    9·19 평양선언에 대한 미국의 첫 공식 반응은 북한과의 협상 재개다. 기다렸다는 듯 나온 신속하고 아주 긍정적인 신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현지시간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갖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미국 측 대표로는 얼마 전 임명돼 한국과 중국, 일본을 순방하며 상견례와 비핵화 조율을 마친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 정책 특별대표를 내세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는 별도로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리용호 외무상을 초청해 고위급 회담을 하겠다고 밝혀 이례적으로 뉴욕과 빈에서 북·미 대화가 잇따라 열리게 됐다. 7월 폼페이오의 3차 방북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북·미 간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에 탄력이 붙을 조건이 마련됐다. 그런 전망이 가능한 것은 북·미가 비핵화의 구체적 시한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8월 평양에 간 우리 특사단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김 위원장이 약속한 것임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임기 안에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시설의 영구 폐기 의사가 미국의 협상 재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2021년 1월까지는 2년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북·미가 북핵을 놓고 대결해 온 25년 세월을 놓고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비핵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관건은 북·미가 어떻게 상호 신뢰를 유지하며 비핵화와 국교 정상화 목표에 도달할 것인가다. 북한의 비핵화를 여전히 의심하는 미 조야, 그리고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을 아직도 불신하는 평양이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중재자로서 큰 역할을 했지만, 당사자는 북·미다. 북·미 두 정상이 비핵화의 동력을 만들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리용호 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와 관련한 외교 일정이 촘촘하다. 오는 24일 뉴욕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연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조치다. ‘핵사찰’까지 언급된 만큼 미국도 종전선언을 서둘러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북한이 갖는 체제보장 불안을 덜어 내는 첫걸음이며, 핵이란 짐을 벗게 하는 추동력이 될 것이다.
  •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미국이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협상을 곧바로 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남북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및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1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환영 트윗과 함께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 뒤 북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히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FFVD가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면서 IAEA 본부가 위치한 상징성이 있는 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가동될 ‘빈 채널’과 관련해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시간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초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했다고 특사단이 발표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단순히 협상이 재개되는 차원을 넘어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함으로써 70년간의 북미간 적대 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불투명한 논의 진전 전망 속에서 무산됐던 이후 부침을 겪어온 북미 간 대화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언급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변화’, ‘평화체제 구축’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인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미 간 대화 국면 급전환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4차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에 대해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미간 2차 정상회담이 10월 개최 방안을 포함, 조기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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