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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둥이가 연꽃같은 모기, 꼬리를 자른 고양이, 왕을 알아본 코끼리…조선 사람의 동물이야기

    주둥이가 연꽃같은 모기, 꼬리를 자른 고양이, 왕을 알아본 코끼리…조선 사람의 동물이야기

    조선동물기/김흥식 엮음/정종우 해설/서해문집/544쪽/1만 5000원 “모기의 생김새를 보면 날개와 다리는 가늘고 약하며 주둥이는 코끼리 코처럼 길어서 앉아 있을 때는 주둥이로 버티고 날개는 들고… (중략) 벽에 앉아 있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하나하나의 주둥이 끝이 더부룩한 것이 마치 연꽃 같았다.” 벽에 붙은 모기를 이리 세세하게 들여다보다니 관찰력이 뛰어나달까, 참 한가하달까. “중국에 갔을 때 사람들이 집에서 고양이 기르는 걸 보았는데, 모두 꼬리를 잘랐고, 성질이 매우 온순했다. … 그곳 사람들에게 들으니, 정월 첫 인일(寅日), 즉 호랑이날 꼬리를 자르면 이처럼 순해진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모기 얘기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시문집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발췌한 것이다. 남송 시인 범성대가 모기를 소재로 지은 시에 ‘화훼’(花喙)라는 말이 있기에 벽에 붙은 모기를 보니 과연 주둥이가 연꽃 같더라는 것이다. 이덕무는 “옛사람들이 물건을 살필 때 사소한 것도 빠뜨리지 않아서 이처럼 정교하고도 미세한 부분까지 찾아냈다”고 감탄했다. 작은 모기를 뚫어져라 바라본 이덕무의 집중력도 범성대에 버금간다. 뒤에 나온 고양이에 관한 것은 조선 중기 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담긴 내용이다. 고양이는 다른 동물을 해치는 짐승인데 중국에서는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기에 궁금해 물어봤더니 ‘고양이를 순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것이다. 이수광은 물론 “반드시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듯하다”면서 반신반의한 심정을 덧붙였다. ‘동물기’를 쓴 어니스트 시턴이나 ‘곤충기’로 유명한 장 앙리 파브르처럼, 조선 학자들도 자연에 눈을 돌리고 그들의 생태를 꼼꼼히 기록했다. ‘지봉유설’ 같은 최초의 백과전서나, 실학자 이익이 지은 ‘성호사설’, 풍속과 일화를 실은 어숙권의 ‘패관잡기’ 등에서 다양한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동물기’는 그 서적들 곳곳에 숨은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뽑아 엮었다. 놀랍도록 상세한 생물학적 이치부터 경험과 고증, 현상, 소문 등을 바탕으로 한 기술과 사색까지 다양하다. 저자인 김흥식은 “그것이 옳으냐, 틀리냐를 이야기하는 것은 호사가적 취미”라고 과학적 분석과는 선을 그었다. 고서에서 동물 이야기를 뽑아낸 것은 동물학적 지식을 얻고자 한 것이 아니라 “선조들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 동물을 바라보는 태도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책에 등장한 동물 중에는 말이나 호랑이처럼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코끼리, 기린, 맥, 용 등 보기 어려웠을 것들도 끼어 있다. 효종의 즉위를 명나라 코끼리가 알아봤다는 얘기나 상서로운 동물 기린과 포악한 기린의 차이, 머리가 없는 용의 비밀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즐비하다. 도둑고양이의 습성을 보고 환경에 대해 성찰하고, 키우다가 풀어준 촉새가 계속 찾아오는 것을 보고 인간의 도리를 떠올리기도 한다. 간간이 조금 어려운 해석이 보이고 덧붙인 해설이 본문 내용과 다른 부분도 보인다. 저자가 쏟은 정성만큼 흥미롭고 독특하며 의미 있는 책인 것은 분명하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원더걸스 예은, 야생동물 구하러 아프리카로 가다

    원더걸스 예은, 야생동물 구하러 아프리카로 가다

    아프리카 남부에 있는 보츠와나는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 야생동물의 왕국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종족 갈등이 적고 민주주의 제도가 잘 정착돼 있다. 미국의 한 비정부기구(NGO)는 최근 세계 25위의 ‘사법정의 국가’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체계화한 법제도로도 막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야생동물 밀렵 행위다. 19일 밤 10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하는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에서는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 예은과 함께 보츠와나의 야생동물이 직면한 현실을 들여다본다. 보츠와나의 야생동물들은 밀렵 위험에 24시간 노출돼 있다. 밀렵 횡포로 아프리카 코뿔소는 멸종 위기에 놓여 앞으로 10년 내에 20%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2월 예은은 이런 어려움이 닥친 보츠와나에서 야생동물 보호대원의 삶을 체험했다. 보호대원의 하루는 캄캄한 새벽부터 시작된다. 예은이 합류한 응급의료팀은 위험에 처했거나 아픈 야생동물을 찾아 나선다. 초원 끝에서 떠오른 붉은 태양과 함께 마주친 아프리카 코끼리의 육중한 몸집은 감탄을 자아낸다. 아프리카 초원에서도 보기 힘들다는 자칼을 만나고, 순발력이 뛰어난 임팔라를 쫓아 혈액 채취도 시도한다. 거대한 물웅덩이 한가운데에 차가 멈춰 버리는 긴급 상황도 맞닥뜨렸다. 과연 응급의료팀은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 한편 프로그램에서는 야영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예은의 야전 경험과 특별한 현지 음식 요리법도 공개된다. 칠흑처럼 어두운 아프리카 초원의 밤에 예은이 풀어 놓은 구미호 전설과 한국 귀신 이야기는 남자대원들까지 두려움에 떨게 하며 흥미를 더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구수한 입담으로 살아나는 서울의 추억

    구수한 입담으로 살아나는 서울의 추억

    우리 할아버지는 북촌 뻥쟁이/강성은 지음/김소희 그림/웃는돌고래/112쪽/1만원 “에이, 거짓말!”, “그거 다 뻥이야.” 민지와 아빠가 늘 할아버지에게 퉁을 주는 말이다. 열 살짜리 민지에게도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미심쩍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어릴 적 인왕산에서 호랑이를 만났다는 얘기도 믿을까 말까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그 호랑이가 할아버지를 태워 집에 데려다 줬다느니, 손에 묻은 호랑이털로 붓을 만들었다느니 하며 한 술 더 뜨신다. 그럴 때마다 제동을 거는 건 민지 아빠다. 중학교 역사 교사인 아빠는 인왕산에 호랑이가 살았던 건 100년도 더 된 얘기라며 재미를 뚝 떨어뜨린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전기수(조선 후기 전문 이야기꾼)였던 증조할아버지를 닮은 할아버지의 구수한 입담은 민지를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북촌 토박이인 할아버지는 인왕산, 남대문, 광화문, 창경궁 등 서울 곳곳을 누비며 골목과 거리마다 깃든 다정한 추억, 아픈 역사를 손녀에게 풀어놓는다. 할아버지와의 동네 산책이 끝날 때쯤엔 아빠가 동네에 얽힌 역사를 살뜰히 설명해 준다. 할아버지와 산책을 나서면 동네는 1900년대 초로 돌아가고, 아빠와 산책을 나서면 동네가 역사 유적지로 변하는 셈이다. 작가는 버스에서 창 밖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깊은 눈빛에서 쉼없이 변하는 도시의 옛이야기를 캐올리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인사동 고서점, 할아버지가 지게를 지고 옷감을 날랐던 남대문, 코끼리와 기린이 살았던 창경궁을 함께 돌아보다 보면 어느새 아파트 공화국, 빌딩숲 서울이 아니라 수백년간의 스토리텔링을 품은 역사 도시를 발견하게 된다. 초등 저학년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어떤 게 정상이야? (볼프강 코른 지음, 김효은 그림, 김희상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독거미 타란툴라를 구워 먹는 캄보디아 사람들, 오염된 석호에서 잡은 조개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는 이탈리아 사람들 등 음식, 질병, 풍습, 죽음에 대한 인식 등이 나라마다 천차만별인 이유를 콕콕 짚어낸다. 책 속 세계 여행을 끝낼 때쯤엔 다른 문화를 ‘비정상’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만원. 오즈의 의류수거함(유영민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밤이 되면 의류 수거함에서 헌옷을 꺼내 수선집에 맡겨 돈을 버는 도로시는 자살을 준비하는 또래 남자아이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의류 수거함을 중심으로 노숙자, 새터민, 아들 잃은 어머니 등 뿌리 잃은 존재들이 연대해가는 서사 구조가 신선하다. 1만 2000원. 크레용이 화났어! (드류 데이월트 지음, 올리버 제퍼스 그림, 박선하 옮김, 주니어김영사 펴냄) 대니의 크레용들은 불만이 많다. 회색 크레용은 대니가 코끼리를 그릴 때마다 진이 빠진다고, 하얀 크레용은 왜 나를 써주지 않느냐고 성화다. 12가지 색의 크레용들이 우리가 덫처럼 얽매인 고정관념들을 하나씩 풀어준다. 1만원. 6번길을 지켜라 뚝딱 (김중미 지음, 도르리 그림, 유동훈 사진, 낮은산 펴냄) ‘괭이부리말 아이들’ ‘종이밥’의 작가 김중미의 첫 그림책. 꼬마 도깨미 삼형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삶터를 지키려 분투하는 모습을 통쾌하고 익살맞게 그려냈다. 1만 3500원.
  • “지켜보고 있다” 치타의 ‘오싹 눈빛’ 포착

    “지켜보고 있다” 치타의 ‘오싹 눈빛’ 포착

    “어라? 처음 보는 얼굴인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자동차 안을 들여다보는 치타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사파리 여행객의 차량을 들여다보는 어린 치타의 생생한 모습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한 남성 사파리 여행객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치타의 눈빛은 야성과 호기심이 공존해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최고시속 110㎞로 달리며 아프리카 먹이사슬 상위권에 포진 중인 위협적인 맹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면 누구라도 섬뜩함을 느낄 것이다. 촬영자는 사파리 차량에 동승했던 호주 출신 탄자니아 동물원 코끼리 사육사 바비 조 클로(31)다. 그녀는 “치타가 차에 올랐을 때 딱히 당황하지 않았다. 이곳은 ‘세렝게티’이고 동물들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생치타의 실물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전했다. 사진=Caters News Agency/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안 무서운 놀이기구, 이것도 아이들에겐 무서워 ‘깜찍’

    안 무서운 놀이기구, 이것도 아이들에겐 무서워 ‘깜찍’

    안 무서운 놀이기구가 공개됐다. 최근 해외 인터넷상에 ‘디즈니랜드 놀이기구의 공포 순위’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중에서 안 무서운 놀이기구는 ‘서커스 기차’다. 이 놀이기구는 서커스 단원들과 동물들이 타고 다니도록 만들어졌다. 두 번째로 안 무서운 놀이기구는 ‘애벌레 기차’다. 이는 서커스 기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놀이기구다. 또 안 무서운 놀이기구 3위는 회전목마다. 이밖에도 유람선과 보트와 하늘 나는 코끼리 등이 하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안 무서운 놀이기구)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뒤통수가 ‘오싹’…치타의 ‘섬뜩 눈빛’ 포착

    뒤통수가 ‘오싹’…치타의 ‘섬뜩 눈빛’ 포착

    “어라? 처음 보는 얼굴인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자동차 안을 들여다보는 치타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 사파리 여행객의 차량을 들여다보는 어린 치타의 생생한 모습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한 남성 사파리 여행객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치타의 눈빛은 야성과 호기심이 공존해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최고시속 110㎞로 달리며 아프리카 먹이사슬 상위권에 포진 중인 위협적인 맹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면 누구라도 섬뜩함을 느낄 것이다. 촬영자는 사파리 차량에 동승했던 호주 출신 탄자니아 동물원 코끼리 사육사 바비 조 클로(31)다. 그녀는 “치타가 차에 올랐을 때 딱히 당황하지 않았다. 이곳은 ‘세렝게티’이고 동물들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생치타의 실물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전했다. 사진=Caters News Agency/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41층 수직낙하’ 경악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41층 수직낙하’ 경악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가 화제다. 최근 해외 인터넷상에 ‘디즈니랜드 놀이기구의 공포 순위’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네티즌 눈길을 끌었다.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는 ‘서커스 기차’다. 이 놀이기구는 서커스 단원들과 동물들이 타고 다니도록 만들어졌다. 두 번째로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는 ‘애벌레 기차’. 이는 서커스 기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놀이기구다.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 3위는 회전목마다. 이밖에도 유람선과 보트와 하늘 나는 코끼리 등이 하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를 본 네티즌들은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무서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네”,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아이들이 타면 좋을 것 같다”,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신기하다”,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아이들은 좋아 할 듯”,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가장 무서운 놀이기구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와 반대로 미국 뉴저지의 식스 플래그 놀이공원에 세워질 ‘세계 최대 최고의 낙하 놀이기구’도 네티즌 눈길을 끌었다. 이 놀이기구는 41층 빌딩의 높이에서 수직 낙하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가장 안 무서운 놀이기구)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에 대한 오해 풀기 “아이슬란드에 간다”고 했더니 다들 혀를 찼다. “다녀왔다”고 했더니 머리를 흔든다. 왜 그럴까. 그런 험한 곳엘 왜 가느냐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이슬란드는 전체 면적의 20% 정도가 빙하지대일 뿐인데 ‘얼음의 땅’이라는 나라 이름 탓에 적잖은 불이익을 받는다. 진짜 얼음에 뒤덮인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이자 이웃인 그린란드의 국명은 ‘녹색의 땅’인 데 비하면 억울하기 그지없다. 언제부터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 보자. “춥지 않을까?” 대부분 아이슬란드는 북극권에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지도를 보면 남한 면적의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권(북위 66도32분선)에 속하는 지역은 펭귄을 닳은 귀여운 새 퍼핀이 사는 최북단의 작은 섬 그림세이가 유일하다.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오히려 따뜻하다. 지난 2월 중순 아이슬란드의 평균 기온은 영상 3~5도였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다면 추위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멀지 않을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이슬란드는 스코틀랜드의 머리 위에 있고, 노르웨이와 그린란드의 사이에 있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중간쯤이다. 수도 레이캬비크는 양 대륙의 웬만한 도시와 거미줄같이 연결돼 2~3시간이면 닿는 허브도시다. 다양한 저가항공이 연중 운항 중이다. 다만 국내에는 직항이 없어 코펜하겐이나 헬싱키, 런던 등에서 갈아타야 한다. “볼 게 있을까?” 겉은 빙하로 뒤덮여 있지만 속은 펄펄 끓는 얼음과 불의 제전이 만들어 낸 대장엄의 세계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나무가 없는 툰드라 지형이 빚은 벌거숭이 민둥 바위산은 신기원의 뷰를 제공할 것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암흑의 모르도르 같은 분위기다. 30여개의 활화산과 780여곳의 온천, 헤아릴 수 없는 폭포가 오감을 만족하게 한다. 빙하를 체험하거나 영화 ‘프리 월리’의 범고래 케이코의 고향을 탐조할 수 있다. 애완견 같은 아이슬란드 토종 말 타기와 밀크블루의 노천온천이나 오로라 구경은 덤이다. 서구에서는 아이슬란드를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가 지키는 지옥의 문으로 여긴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쓴 쥘 베른의 또 다른 작품 ‘지구 속 여행’의 무대이며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란 제목으로 2008년 영화화됐다. 영국 BBC 방송이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 50곳’을 선정했는데 유럽 6곳 중에서 아이슬란드(44위)는 베네치아(18위), 파리(27위), 로마(35위), 바르셀로나(37위)에 이어 다섯 번째였고, 마터호른(46위)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케이블TV에서 방영 중인 ‘왕좌의 게임’의 원작도 아이슬란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다. 레이캬비크 시내에서는 서울 못잖은 문화 예술의 향연과 쇼핑과 외식이 기다리고 있다. 바이킹의 피를 타고난 남자들은 멋지고, 금발 북구 여인의 미소와 물가는 살인적이다. 극야의 밤은 깊고 푸르다. 인구는 30만명에 불과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겪기 전 한때 세계 최고의 국민소득을 자랑하던 선진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행복지수 1위다. 영어 사용이 자유롭다. 링 로드(해안일주도로)를 벗어나면 거친 오프로드가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천국이기도 하지만, 온천의 휴식과 장엄한 자연경관 보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의 여행지로 더 적격일 수도 있다. ●레이캬비크 시내와 ‘골든 서클’ 둘러보기 ‘골든 서클’이란 아이슬란드의 역사와 대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핵심 여행지 3곳을 이른다. 성지(聖地) 싱벨리어 국립공원, 지하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지표면을 뚫고 최고 60m 높이로 솟아오르는 게이시르와 환상의 3단 폭포 굴포스 등이다.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한나절이면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수도에서 동쪽으로 23km 떨어진 싱벨리어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AD 930년 아이슬란드인의 조상인 바이킹이 의회의 효시 ‘알싱’을 세웠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지질학적으로 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 대륙판이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가이시르는 간헐천(Geyser)이라는 영어 단어를 낳은 ‘원조 간헐천’이다. 굴포스는 빙하 녹은 물이 32m 아래로 떨어지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또 다른 차원의 장관을 연출한다. ‘세상 끝의 수도’ 레이캬비크는 아이슬란드 인구의 4분의3이 모여 사는 메트로폴리스다. 백미는 용암분출로 만들어진 검은 폭포를 형상화한 할그리무르교회다.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미 대륙을 발견한 ‘전설의 바이킹’ 잉골푸르 아르나르손의 동상이 교회 앞을 지키고 있다. 언덕을 내려가면 동화 같은 상점과 카페가 번화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정부청사와 시청사는 우리나라 구청이나 동사무소 같은 작은 규모지만 시청 옆 호수에는 백조가 노닐고 2월의 햇살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항구에 정박한 푸른색 유리 배처럼 보이는 하르파 콘서트홀은 빌바오의 구겐하임 박물관에 비견되는 걸작이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고 공사비는 더 많이 들어갔지만 외양이나 효율성의 격이 떨어지는 서울시청사를 가진 한국인 관광객을 부끄럽게 만든다. 바이킹 배를 형상화한 ‘태양원정대’ 조형물과 함께 도시를 북구의 예술 중심지로 떠오르게 했다. 1986년 10월 11일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옛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만나 지긋지긋한 동서냉전에 종언을 고하는 역사적 담판을 벌인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장도 피오르가 그림같이 펼쳐진 항구를 배경으로 서 있다.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쪽으로 40분쯤 달리다 보면 그린다빅이 나온다. 이 나라에서 쓰는 에너지의 60% 이상을 만들어 내는 지열발전소의 굴뚝과 거무튀튀한 현무암 석호 무더기에서 뿜어 나오는 자욱한 수증기가 말해 주듯 세계 5대 온천으로 꼽히는 거대한 노천 해수온천 블루라군이다. 펄펄 끓는 지하수를 끌어다 발전에 쓰고 물을 식혀 온천수로 제공한다. 형광 빛을 띤 우윳빛 온천수는 흡사 물아래에서 푸른 조명을 쏘는 듯하다. 몸이 물에 뜰 정도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발바닥에 밟히는 하얀 진흙은 피부 미용에 최고다. ●활화산과 빙하의 조우 설원의 여명을 뚫고 떠오른 오렌지색 태양은 해탈의 경지 그 자체다. 인간의 흔적이라곤 실 가락 같은 왕복 이차선 도로와 전기를 머리에 인 전신주 세 가닥뿐이다. 남쪽 해안으로 난 링 로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의 형상을 한 헤클라화산이 나타난다. 8세기에 처음 불을 뿜은 이후 1104년 바이킹촌락을 사라지게 했고, 1970년 이후 10년 단위로 모두 15번 폭발한 아이슬란드의 심장이다. 중간 기착지 비크로 가는 길에 헤클라화산 남쪽의 나지막한 빙하가 석양에 물들어 신비한 자태를 보인다. 2010년 4월 14일 폭발해 전 유럽 공항을 2주일가량 마비시킨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이다. IMF 금융위기와 함께 아이슬란드를 유명하게 한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화롭기만 하다. 비크는 100여 가구가 사는 그림엽서 같은 마을이다. 화산암이 풍화된 ‘블랙비치’가 거대한 아스팔트 활주로처럼 펼쳐졌고, 거대한 오르간 같은 바위와 외돌괴가 바다 위에 떠 있다. 미국의 한 여행잡지에 의해 세계 10대 해변으로 선정된 절경이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서 요쿨사를론까지 100km는 빙하드라이브 길이다. 바트나요쿨의 촉수가 바다를 향해 뻗어 있다. 아이슬란드어로 ‘바트나’는 물, ‘요쿨’은 빙하를 뜻하는데 빙하가 바다로 떠내려가는 장소라고 이해하면 된다. 요쿨사를론은 빙하호수인데 손을 씻을 수도, 발을 담글 수도 있다. 바다로 떠밀려 가다 해변으로 조난당한 빙하의 정박지다. 빙하를 뚫고 나온 용암이 흐른 길을 따라 걷는 빙하 트레킹이나, 빙봉 턱밑까지 모터 스키를 타고 가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아이슬란드에는 역사도 종교도 뛰어넘는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있다. 무엇을 보든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런저런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거나, 세상사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떠나라. 그 앞에 서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손때 타지 않는 자연과의 조우를 통해 내면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지상 최후의 유의미한 여행이 될 것이다. 글 사진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문의 유로타임 02-778-3933 eurotime@eurotime.co.kr
  • “우리 똑똑하지?” ‘발 들어’ 울타리 넘는 코끼리

    “우리 똑똑하지?” ‘발 들어’ 울타리 넘는 코끼리

    지구상에서 침팬지, 돌고래와 더불어 가장 똑똑한 동물로 평가받는 코끼리의 영특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인드리 얼티메이트 와일드라이프 투어’ 측은 자사 페이스북에 코끼리의 놀라운 행동을 담은 일련의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 속의 주인공은 바로 아프리카 야생 코끼리.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코끼리들이 동물의 침입을 막기위해 설치한 펜스를 발을 들어 가볍게 넘어서는 장면의 사진이다. 일반적으로 3~4톤에 달하는 코끼리가 펜스를 부수고 지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이 코끼리들은 발을 들어 가볍게 넘어서 이를 설치한 사람들의 머리를 긁적이게 만들었다. 와일드라이프 투어 측은 “코끼리가 펜스를 넘어서는 장면은 마치 곡예처럼 보이기도 한다” 면서 “코끼리는 주변 환경에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으며 자연과 조화하는 방법을 알고있는 똑똑한 동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끼리가 펜스를 넘어가는 장면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에 설치된 전기 펜스를 발을 들고 넘어가는 코끼리들이 영상으로 촬영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똑똑하네!~” 발들어 펜스 넘어가는 코끼리 포착

    “똑똑하네!~” 발들어 펜스 넘어가는 코끼리 포착

    지구상에서 침팬지, 돌고래와 더불어 가장 똑똑한 동물로 평가받는 코끼리의 영특함을 느낄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인드리 얼티메이트 와일드라이프 투어’ 측은 자사 페이스북에 코끼리의 놀라운 행동을 담은 일련의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 속의 주인공은 바로 아프리카 야생 코끼리.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코끼리들이 동물의 침입을 막기위해 설치한 펜스를 발을 들어 가볍게 넘어서는 장면의 사진이다. 일반적으로 3~4톤에 달하는 코끼리가 펜스를 부수고 지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이 코끼리들은 발을 들어 가볍게 넘어서 이를 설치한 사람들의 머리를 긁적이게 만들었다. 와일드라이프 투어 측은 “코끼리가 펜스를 넘어서는 장면은 마치 곡예처럼 보이기도 한다” 면서 “코끼리는 주변 환경에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으며 자연과 조화하는 방법을 알고있는 똑똑한 동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끼리가 펜스를 넘어가는 장면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에 설치된 전기 펜스를 발을 들고 넘어가는 코끼리들이 영상으로 촬영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가 제일 편해!” 악어 콧잔등에 자리 편 ‘간 큰 개구리’ 포착

    “여기가 제일 편해!” 악어 콧잔등에 자리 편 ‘간 큰 개구리’ 포착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 난폭한 악어의 콧잔등 위에 겁 없이 자리를 펴고 앉은 간 큰 개구리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보기 드문 광경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강가에서 우연히 촬영됐다. 입을 쫙 벌리고 유유히 헤엄을 치는 악어와 그 위에서 태평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개구리의 모습은 새삼 동물 생태계 먹이 사슬구조에 혁명이 온 것은 아닌지 의심을 자아낸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이 악어는 하마, 코끼리도 무차별 공격하는 무서운 크로커다일과로 좀 전에 다른 개구리 한 마리를 이미 소화시킨 후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 악어는 콧잔등에 눌러 앉은 건방진 개구리를 그냥 두고 본다. 유난히 초롱초롱 빛나는 악어의 눈빛은 이 개구리를 먹잇감으로 보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애완용 장난감으로 보는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구리는 태평하게 계속 앉아있다. 이를 렌즈에 담은 사진작가 파미 비야스(39)는 “좀 전에 식사를 한 뒤라 악어는 배가 부른 상태였다. 그래서 개구리를 그저 놀이감으로 두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개구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스릴(?)을 원 없이 즐긴 뒤 무사히 악어로부터 탈출했다는 후문이다. 사진=Solent/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정준영, 형들 당황시킨 4차원 어록 “형 코 수술 했어요?” 폭소

    정준영, 형들 당황시킨 4차원 어록 “형 코 수술 했어요?” 폭소

    ‘1박 2일’의 4차원 막내 정준영이 ‘코끼리 코’를 장착(?)한 사진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오늘(2일) 오후 6시께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은 맛의 고향 전라남도 지역 대표음식을 맛보는 ‘게미투어’ 2편으로 꾸며지는 가운데, 정준영이 정체 모를 블랙박스에 코를 대고 있는 사진이 ‘1박 2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속 정준영은 블랙박스에 연결된 호수를 코에 대고 있는데 흡사 ‘코끼리 코’를 코에 장착한 모습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특히 정준영은 마치 냄새를 맡은 뒤 눈을 감고 입을 벌리며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있어 도대체 어떤 냄새가 그를 실신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는지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이날 방송에서는 저녁 잠자리 복불복으로 ‘맛의 달인’을 찾는 ‘청각-후각-미각’ 3종 게임이 진행돼 큰 웃음을 선사할 예정. 정준영은 3개의 박스에 냄새를 하나하나 차례차례 맡으며 침착한 모습을 보였지만 극강의 냄새를 맡고 결국 “우~”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멤버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낸 김준호에게 “형 코 수술 했어요?”라고 4차원 어록을 쏟아내 현장을 또 다시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정준영의 ‘코끼리 코’ 장착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뭘 해도 준영이는 준영이스럽네ㅋ 코끼리 코도 귀엽다~”, “우리 요물 막내 냄새에 당했구나ㅋㅋ 대체 어떤 냄새이길래ㅎㅎ”, “정준영 뭘 해도 어쩜 저렇게 사랑스럽냐ㅋ 리얼 표정 최고!”, “정준영 실신하게 만든 정체 모를 저 블랙박스 방송으로 확인할게요~”, “오 오늘 ‘1박 2일’ 방송! 본방 사수 할게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주혁-김준호-차태현-데프콘-김종민-정준영 여섯 멤버들과 함께하는 ‘1박 2일’은 새로운 친구와 새롭게 여행을 떠나는 설레는 순간과, 잃어버린 친구를 되찾은 듯한 기쁨을 보여주며 폭풍 호평을 받고 있다. ‘게미 투어’ 2편은 오늘 오후 6시께 방송될 예정. ‘맛의 달인’을 뽑는 잠자리 복불복이 펼쳐짐과 동시에 멤버들을 의욕충만으로 만든 ‘모닝엔젤’ 배우 박신혜가 등장,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악취로 눈멀게 할 수도 있어 ‘2위는 독수리?’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악취로 눈멀게 할 수도 있어 ‘2위는 독수리?’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최근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악취 풍기는 동물 1위’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공개된 글에 따르면 ‘악취 풍기는 동물 1위’는 스컹크다. 스컹크는 알려진 대로 지독한 향을 내뿜는데 이는 황이 함유된 티올 분자로 양파의 성분과 흡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스컹크는 물리적인 공격이 없어도 가스를 내뿜으며 이 가스는 시력을 잃게 할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인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한편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스컹크에 이은 2위는 독수리, 3위는 코끼리로 밝혀졌다. 악취 풍기는 동물 1위에 네티즌들은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스컹크, 생긴 모습은 참 귀여운데”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독수리는 왜 냄새가 나지?” “악취 풍기는 동물 1위..깜찍한 외모에 반전 냄새” “악취 풍기는 동물 1위 스컹크, 시력을 잃을 정도의 악취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유투브 (악취 풍기는 동물 1위-위 기사와 관련 없음)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 시행 10년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 시행 10년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방에 동물을 살게 하는 것은 정신적인 고문이다. 어느 겨울날 동물원 오랑우탄이 막대기를 주웠다. 그리곤 친구들과 막대기로 땅도 파고 먹이도 찾으러 다녔다. 그런데 문제를 터트렸다. 히터에 씌워놓은 덮개 사이로 막대기를 집어넣어 불을 붙였다 껐다가 한 것이다. 다행히 사육사에게 발견돼 불은 나지 않았지만 작은 도구 하나로 큰일을 만들 뻔했다. 외국의 한 동물원에서는 밤새 늑대에게 구멍이 있는 공을 넣어줬다. 아침에 보니 늑대의 이빨이 구멍에 끼어 턱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또 고릴라에게 주스를 얼려주거나 헌 옷, 훌라후프, 신문지 등 새로운 물건을 줬다. 처음 본 탓인지 처음에는 경계심이 많았다. 하지만 한 달을 넘기자 벽을 보고 서 있는 시간이 차츰 줄었다.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곤 하던 침팬지와 오랑우탄도 창문을 심하게 두드리는 것과 같은 이상행동을 많이 하지 않았다. 유인원관 리모델링이 결정된 뒤엔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유인원들에게 큰 나무를 심거나 만들어줬고,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밧줄과 소방호스를 달았다. 침팬지를 위한 높이 24m의 타워가 만들어졌고, 꼭대기에는 먹이통을 달아줬다. 고릴라에게는 몸을 숨길 수 있도록 나무와 넝쿨을 심은 다음, 안에서 사람이 보이지 않도록 ‘몰래 관람창’을 설치했다. 이런 얘기는 ‘동물행동풍부화(이하 풍부화)’과정에서 나왔다. 풍부화란 동물원 동물들을 위해 야생과 유사한 다양한 환경을 조성하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얼마 전 이러한 프로그램을 실행한 10년에 걸친 이야기를 담아 ‘동물행동풍부화 실전백과’를 제작했다. 600쪽짜리다. 이젠 대공원에서 풍부화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정착까진 쉽지 않았다. 1990년대 말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항 교수는 야생동물의 보전유전학 연구를 위해 김영근 동물원 부장을 찾았다. 대공원에서는 1980년 초에 만든 동물사를 개선하고자 장기종합발전계획을 세웠지만 막대한 예산에 동물원 전체를 바꾸기 어려운 터였다. 미국의 국립 동물원과 브롱스 동물원, 보전번식 전문가 그룹(CBSG) 사람들을 만났던 이 교수는 풍부화에 주목했다. 열악한 시설에서도 동물 복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바로 풍부화였다. 당시 종보전연구팀장인 한창훈 박사는 미국의 브룩필드 동물원, 헨리둘리 동물원 등을 방문하고 풍부화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할 생각을 품었다. 유인원관부터 풍부화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2003년 8월 대공원에 유인원관 사육사, 관리자, 종보전 연구진, 서울대 팀 등 18명이 모였다. 주1회 평가 회의를 한 뒤 다음 주 프로그램을 확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풍부화 하나를 새로 적용하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게 숱했다. 우선 동물 서식지 환경과 행동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했다. 동물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지금의 환경에서 충족되지 않는 요소는 무엇인지, 무엇보다 위험하지 않은지가 중요했다. 풍부화를 위해 사용되는 물건들은 원래 동물이 사는 야생에서 볼 수 없는 물건이기에 어떻게 사용될지 알 수 없고, 동물원에서는 갑자기 위험요소가 될 수 있었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해도 동물에 따라 피해가 될 수 있었다. 유인원에서 시작된 풍부화는 점차 다른 동물로 확대돼 기린, 코끼리, 사자, 곰 등도 합류했다. 2005년엔 동물원 직원 20여명으로 연구 모임을 만들었다. 동물 30종을 대상으로 100건 이상의 풍부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07년엔 100쪽가량의 풍부화 매뉴얼을 만들었다. 2008년엔 베스트 풍부화 선발대회를 열었다. 이미 실시한 풍부화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도 발표하는 자리였다. 관람객 반응도 인터뷰하고 동물들의 행동을 찍어 동영상으로 제작하며 풍부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제 내부의 관심과 쌓인 내공을 외부로 확장시킬 차례였다. 초등학생들에게 풍부화 교육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조막만 한 손으로 부리를 사용하는 똑똑한 열대조류들에게 장난감 사다리를 만들기도 하고 하이에나에게 종이상자로 먹이 모형을 만들어 안에 숨긴 먹이를 찾아 먹도록 했다. 아이들은 손수 만들어준 것에 동물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뿌듯해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상호교감 풍부화’ 장치도 2011년 탄생했다. 관람객이 직접 풍부화 장치를 작동할 수 있는 시설이다. ‘침팬지와의 대화’는 침팬지의 인사법인 ‘팬트후트’를 따라해 비슷하면 먹이 장치에서 견과류를 내보내는 것이다. ‘사자를 달리게 하라’는 자전거를 타면 나오는 에너지로 먹이를 단 장치를 돌린다. ‘황새물레방아’는 물레방아를 돌리면 미꾸라지가 나와 먹이를 여러 차례로 나눠 줄 수 있다. 시민들은 직접 풍부화에 참여하할 수 있어서 즐거워했고 동물들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도 불구하고 더러는 풍부화를 귀찮은 일로 여겼다. 풍부화를 하면 동물사가 지저분해진다는 생각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결국 2012년 서울시 연수원에 모여 풍부화를 논의하는 액션미팅 시간을 가졌다. 동물행동 전문가와 동물 큐레이터도 초청해 풍부화 역사를 되짚어가며 초심으로 돌아갔다. 사육사들은 각 동물을 위한 풍부화 지식을 나누고 토론했다. 이를 좀 더 체계적이고 쉽게 할 방법이 필요했다. 먹이를 한 번에 주지 말고 하루에도 몇 번씩 나눠 주자, 모든 먹이를 풍부화에 사용하고 종류를 늘리자, 퍼즐 먹이통을 만들어 먹이를 먹는 시간을 늘리자는 등 의견이 쏟아졌다. 아울러 동물별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유인원과 육식동물 풍부화 TF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동물 특성에 맞는 풍부화를 구상하고 실행한다. 풍부화에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특히 예산부족으로 아직도 열악한 시설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미안했다. 그나마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가 풍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식지가 사라져서, 야생에서는 생존할 수 없어서, 사람들을 위해, 많은 동물이 원래 살아야 할 곳에 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마음에 늘 자연 안에서 살아가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했으면 한다. 동물들이 적어도 야생과 가까운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말이다. 양효진 서울동물원 큐레이터 enrichment@seoul.go.kr
  • 37년 만에 ‘첫 친구’ 사귄 중년 코끼리…감동 사연

    37년 만에 ‘첫 친구’ 사귄 중년 코끼리…감동 사연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떨어져 홀로 고독한 세월을 보냈다면 그 누구보다 따뜻한 친구의 정이 그립지 않을까? 최근 37년 만에 첫 동족 친구를 사귀게 된 중년 암컷 코끼리의 사연이 네티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41살인 아프리카 코끼리 ‘밀라’다. 밀라는 본래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푸른 초원을 누비던 야생 코끼리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어린 시절 사냥꾼들에게 포획돼 강제로 가족들과 이별해야했고 30년이 넘는 세월을 홀로 뉴질랜드 서커스 공연단의 일원으로 살아야 했다. 오랫동안 동족을 만나지 못한 채 쌓여가는 고독은 밀라를 지치게 했고 건강도 계속 악화됐다. 오직 오클랜드 프랭클린 동물원 소속 헬렌 스코필드 수의사의 헌신적 보살핌이 밀라를 위로해줄 뿐이었다. 다행히도 밀라는 스코필드 수의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서커스단을 은퇴할 수 있었지만 곧 다시 불행이 찾아왔다. 스코필드 수의사가 지난 2012년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밀라는 단 하나뿐이었던 인간 친구를 잃은 뒤 급속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동물원 측은 아무리 보살펴줘도 날로 쇠약해져가는 밀라에게 어떤 선물이 필요할지 고민했고 한 가지 해결책을 내놨다. 바로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동족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것. 동물원 측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열린 ‘코끼리 오디세이 축제’에 밀라를 참가시켰고 그 곳에서 ‘메리’를 만나게 됐다. 메리는 밀라와 비슷한 또래에 몸집도 유사한 코끼리다. 밀라는 메리와 코를 부비며 반가움을 나눴다. 둘은 처음 봤지만 오랫동안 고독을 겪어왔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듯 누구보다 친밀한 시간을 보냈다. 이 모습은 영상으로 만들어져 각종 SNS에 게재돼 많은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최근 밀라는 메리를 만나고 난 후 눈에 띄게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는 후문이다. ☞☞동영상 보러가기 사진=허핑턴 포스트/유튜브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부모잃은 새끼들 품은 내 이름은 코끼리 엄마

    부모잃은 새끼들 품은 내 이름은 코끼리 엄마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대프니 셸드릭 지음/오숙은 옮김/문학동네/512쪽/1만 5800원 코끼리는 자연상태에서 60~70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천수’를 누리는 코끼리는 그리 흔하지 않다. 혹독한 자연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도태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상아를 노리는 밀렵꾼들 손에 목숨을 잃는다. 어른 코끼리의 죽음은 그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딸린 새끼가 있을 경우 어린 코끼리의 생명마저 위태로워진다. 누군가 이들을 거둬 보살펴야 하는데, 그 일을 평생 해온 이가 바로 새 책 ‘아프리칸 러브 스토리’의 저자다. 저자는 갓 태어난 코끼리를 인공수유로 키우는 데 최초로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밀렵으로 부모를 잃은 코끼리와 코뿔소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을 구해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그 덕에 ‘고아 야생동물의 어머니’란 명예로운 별명도 얻었다. 책은 저자의 조상이 182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아프리카로 건너간 이후 케냐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애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모 잃은 새끼 동물들의 양육과정이 중심을 이루지만 코끼리와 검은 코뿔소, 얼룩말, 영양 등 야생동물과 나눈 뭉클한 우정 이야기도 쉼 없이 곁들여진다. 케냐 차보국립공원의 관리소장이었던 데이비드 셸드릭과 사랑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저자는 데이비드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뜻을 잇기 위해 야생동물 트러스트를 설립하고, 나이로비 국립공원에 부모 잃은 동물을 위한 탁아소를 세운다. 자연과 동물에 대한 사랑으로 엮인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책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책은 저자가 40년간 우정을 쌓아온 코끼리 엘리너로 착각한 야생 코끼리의 공격으로 다리가 골절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평생을 동물과 함께했던 저자는 생사가 오가는 순간에도 인간의 손에 고통받아온 코끼리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쓴다. 그는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에 관해 습득한 지식과 이해 그리고 내 모든 것을 케냐에 넘겨주는 것이 절대적인 의무라는 것을 그때 그 자리에서 알았다”며 이 위기에서 살아난다면, 자신을 대리모로 알고 자란 동물들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한다. 책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먹거리로 건강 지킨다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먹거리로 건강 지킨다

    어두컴컴한 동물원에서 제일 먼저 새벽을 깨우며 불빛을 밝히는 곳이 있다. 바로 사료조리실이다. 경매를 막 끝내고 채소와 과일을 한가득 싣고 들어오는 차, 해양동물에게 공급할 생선을 실은 차, 호랑이 먹이인 닭고기와 소고기를 내리는 차 등으로 붐빈다. 검수자는 제대로 된 먹이인지 꼼꼼히 살피며 기준에 못 미친다 싶으면 좀 더 좋은 것으로 가져오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검수를 끝내면 조리실 직원들이 32개 동물사로 보내기 위해 저울로 달아서 배분한다. 동물원 식구들이 먹는 과일·채소는 하루 평균 800㎏이다. 수산물 400㎏, 닭고기 200㎏, 소고기 100㎏ 등에 이른다. 양으론 코끼리가 단연 으뜸이다. 건초, 배합사료, 당근 등을 하루 80㎏이나 먹어 치운다. 6만원어치를 웃돈다. 가장 적게 먹는 동물은 이구아나. 양배추, 상추 등을 하루 40g 먹는다. 겨우 40원어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하는 건강이란 병이 없다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신체·정신·사회적으로 완전히 양호한 상태를 말한다. 물론 인간에 대한 말이지만 효율성을 강조하는 가축과 달리 동물원 동물 관리에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한 동물로 관리하기 위해 동물원에서 하는 일은 참 많다. 사육의 개념을 넘어 반려자로서의 관리, 동물 고유의 본성을 살리고 정신·심리적 안정을 위해 환경을 자연조건에 맞춰 주는 행동 풍부화 등 끊임없는 본성 추구가 이뤄진다. 신체적 건강을 유지해 주는 동력이 균형을 갖춘 영양소 공급이다. 영양소는 생명 유지, 근육 활동, 내장기능 지속, 조직 생성,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며 극소량의 비타민과 호르몬은 신체 성장, 발달이 잘 이뤄지도록 기능을 조절한다. “살이 찌면 무병장수할 수 없다”는 말은 동물에게도 들어맞는다. 비만 땐 번식력도 떨어진다. 비만을 막으려면 동물이 좋아하는 먹이보다는 균형 있는 영양소 공급이 중요하다. 초식동물의 경우 배합사료보다는 건초 공급을 늘리고 곰, 표범 같은 동물은 운동량을 늘리면서 공급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또 개별 동물의 상태를 파악해 식단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동물들의 영양소 요구량을 알고 걸맞은 사료를 공급해야 한다. 이렇게 동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서울대공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2007년 동물영양사를 채용했다. 2008년 미국 시카고에 있는 동물원에서 연수를 받을 때 여러 기관을 견학했는데 많은 곳에서 영양사를 두고 있었다. 특히 링컨파크 동물원에서는 영양적인 공급뿐 아니라 위생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썼다. 서울동물원도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영양사를 통해 주요 동물에 대한 영양 공급 및 식단 조정 작업을 벌인다. 동물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동물에 대한 자료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동물에 대해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야생동물 영양 관리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새로운 동물이 들어오려 하는데 무엇을 먹여야 할지 알 수 없을 땐 정말 막막하기도 하고, 동물에게 “너 뭘 먹고 싶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경제동물인 가축의 자료를 이용해 야생동물 정보를 얻기도 한다. 예컨대 호랑이는 고양이, 테이퍼(멧돼지와 코끼리를 섞은 모습을 한 포유류)는 말의 영양소 요구량을 준용한다. 이를 상대적 영양관리 방법이라 한다. 서울동물원에서도 이를 이용해 사자와 호랑이 같은 빅캣의 식단을 고양이의 영양소 요구량을 준용해 바꿨고 고릴라 같은 유인원 식단에도 사람의 건강식단을 준용해 과일 위주에서 채소 위주로 바꿨다. 처음엔 달콤한 과일 맛을 그리워하며 파슬리, 양상추, 근대와 같이 건강에 좋은 먹이를 마다했지만 곧 적응해 이젠 아주 좋아하는 먹이로 바뀌었다. 영양성분을 분석해 사료의 열량, 단백질, 섬유질, 지방, 무기질 등을 살펴보기도 한다. 단백질이 모자라면 콩이나 소고기, 닭고기를 더 주고, 섬유질 부족 땐 채소 비율을 늘리면 된다. 코끼리 사료에 채소류와 건초를 조금 늘린 것도 성분 분석에서 섬유질이 영양소 요구량에 비해 조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열량도 너무 많거나 적지 않도록 동물에 맞춰 조절한다. 짧은코가시두더지 식단을 조절할 때도 그랬다. 여기저기 뒤져 봐도 짧은코가시두더지의 영양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인터넷을 며칠 뒤져서야 겨우 그럴싸한 논문 몇 편을 찾아냈다. 짧은코가시두더지는 호주 출신이며 흰개미를 즐겨먹는 동물이란다. 계절에 따라 섭취하는 열량의 90%를 흰개미로 섭취한다. 흰개미를 키워 날마다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흰개미의 영양성분 비율과 비슷한 식단을 짜려고 애썼다. 두드리면 열리는 법. 끈질긴 구글링으로 다른 동물원 식단과 여러 참고자료를 입수했다. 때로는 먹이를 줘도 잘 안 먹는 동물이 있다. 바로 다람쥐원숭이다. 워낙 호기심이 많고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을 가졌다. 비싸게 수입해서 들여온 전용 사료를 몇 입 베먹지 않고 버린다. 전용 사료는 원숭이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완전하게 넣어 만든 것이라 많이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 몸에 좋은 것은 귀신같이 알고 안 먹는 게 어린아이 반찬 투정하는 것이랑 똑같다. 다람쥐원숭이의 못된 식성을 어떻게 고칠지 동물사와 상의해 꿀이나 요구르트를 사료 겉에 발라서 주었더니 더 많이 먹게 됐다. 영양은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갖가지 먹이에 대해 항상 연구해야 하고 같은 종 내에서도 개체 차이나 시기별로 식단을 다르게 조정해야 한다. 올해엔 흰오릭스와 같은 주요 반추동물에 대한 식단 계획을 세웠다. 또한 동물사에서 간편하게 영양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영양관리 핸드북을 제작할 계획도 짰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몸살을 앓는 통에 조리실은 더 바빠졌다. 냉장 닭고기를 냉동으로 바꾸고 소독해 동물사로 내보내고 있고 배합사료는 초소 밖 복돌이 동산에서 옮겨 싣고 있으며 건초 차량은 동물병원에서 연막소독을 한 뒤에야 작업을 한다. 모두 동물에게 먹는 즐거움과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동물복지의 한 분야가 아닌가 여기며 오늘도 새벽부터 바삐 움직인다. parksunduk@seoul.go.kr
  • 북극곰, ‘관람객이 떨군 옷’ 먹고 목숨 잃어

    북극곰, ‘관람객이 떨군 옷’ 먹고 목숨 잃어

    독일의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북극곰 한 마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북극곰의 생명을 앗아간 ‘범인’이 다름 아닌 관람객들이라는 사실이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1일 죽은 이 북극곰은 올해 25살이 된 안톤(Anton). 안톤의 사인은 다름 아닌 관광객이 우리 안에 떨어뜨린 코트나 핸드백 등으로 인한 염증이었다. 안톤은 죽기 며칠 전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였으며 여러 차례 구토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토사물 안에는 갈기갈기 찢어진 천조각 등이 발견됐다. 진상을 파악한 사육사는 약을 이용해 이물질을 모두 토해내게 했지만, 목숨을 건지기에는 이미 늦은 때였다. 이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의 소지품이나 이들이 던져 준 이물질을 먹고 죽은 동물은 안톤이 처음이 아니다. 하마는 당시 관람객이 던진 테니스공을, 코끼리 물범은 테디 베어 곰 인형을 삼켰다가 목숨을 잃었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안톤이 심각한 내상 및 염증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만약 이러한 일이 없었다면 10~15년은 더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객들이 동물 우리 안으로 물건을 던지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지난 20년 동안 어린이 신발 200켤레, 인형 50개, 셀 수 없이 많은 모자와 카메라, 휴대전화, 안경 등이 북극곰의 우리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자료사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끼리 공격 받은 사파리 차량 탑승객들 ‘공포’의 순간

    코끼리 공격 받은 사파리 차량 탑승객들 ‘공포’의 순간

    코끼리가 사파리 투어 중이던 관광객 차량을 덮치는 아찔한 장면이 목격됐다. 지난달 스리랑카 남동부에 위치한 얄라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11일(현지시간) 호주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라프’에 의해 알려졌다. 언론은 당시 차량에 타고 있던 일행 중 한 명이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관광객이 타고 있는 차량으로 코끼리가 성큼성큼 다가온다. 꽤나 위협적인 모습이다. 코끼리는 뭔가를 찾으려는 듯 차량 안으로 코를 집어넣고 뒤지기 시작한다. 이어 차량 뒤쪽 의자를 상아로 찢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하자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연신 비명을 지른다. 잠시 후 코끼리가 한눈을 파는 사이 차량은 위험한 순간을 벗어났고, 탑승객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차량에 타고 있던 한 여성은 “코끼리가 우리가 가져간 음식 냄새 때문에 이런 행동을 보인 것 같다”면서 “지금은 이 영상을 웃으며 볼 수 있지만 공격받을 땐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파리 투어 중에는 야생동물을 자극할 만한 냄새나는 음식은 챙기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큰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스리랑카 내 최대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얄라 국립공원은 391평방마일 중 56평방마일을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곳에는 아시아 코끼리, 악어, 멧돼지, 물소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 표범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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