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코끼리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975
  • 30만 년 전 살았던 고대 코끼리의 2.5m 거대 상아 발견

    30만 년 전 살았던 고대 코끼리의 2.5m 거대 상아 발견

    독일에서 30만년 전 서식했던 코끼리의 거대한 상아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더작센주에서 발견된 이 상아는 약 1만~3000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고대 코끼리 팔레오록소돈의 것으로 확인됐다. 상아 화석을 연구한 독일 튀빙겐대학 인류진화센터 연구진에 따르면 길이가 2.43m에 달하는 상아를 가지고 있던 고대 코끼리는 약 30만 년 전 독일의 고대 호수 기슭에서 죽은 것으로 보인다. 고대 코끼리의 사체는 호숫가에 그대로 남겨져 있다가, 동시대에 생존했던 다른 육식동물이 다가와 사체의 살을 발라먹은 뒤 상아와 내장 등만 남겨놓은 채 떠났고, 이것이 수십 만년 동안 묻혀있었던 것으로 연구진은 추측했다. 당시 고대 인류 역시 이 코끼리를 사냥하거나 혹은 죽은 뒤 살을 발라 먹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물도 발견됐다. 코끼리의 거대한 상아 곁에는 사체에서 살을 발라내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30개 정도의 작은 부싯돌 조각과 긴 뼈로 만든 날카로운 도구 2개가 있었다. 고대 코끼리의 상아와 고대 인류가 남긴 유물은 구석기 시대 이후에 쌓이기 시작한 퇴적물로 덮여 있었다. 연구진은 이 고대 코끼리가 현존하는 코끼리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는 아프리카코끼리보다 큰 몸무게 6.8t, 높이 10m 정도의 몸집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프리카코끼리처럼 암수 모두가 상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번에 발견된 상아는 암컷의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빨의 상태로 보아 죽음을 맞을 당시 나이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며, 연구진은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고대 코끼리가 인간의 사냥이 아닌 노화로 인해 죽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대 인류가 사냥을 통해 고기를 얻었던 것을 사실이지만, 굳이 고대 코끼리처럼 크고 위험한 먹이를 쫓을 이유는 없었다. 당시 고대 인류는 호숫가에서 죽은 코끼리의 사체가 자주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아마도 고대 사냥꾼이 코끼리가 죽은 뒤 사체에서 고기와 힘줄, 지방 등을 잘라 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고대에 오늘날과 기후가 매우 유사한 지역에서 세렝게티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살아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밀렵도 아닌데…보츠와나 코끼리, 의문의 집단사 잇따라

    밀렵도 아닌데…보츠와나 코끼리, 의문의 집단사 잇따라

    아프리카 코끼리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집단 폐사가 잇따랐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 삼각주에서 코끼리가 집단 폐사해 환경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 삼각주인 오카방고 델타에서는 지난주 12마리의 코끼리가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3월 중순 코끼리 44마리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보츠와나 환경·천연자원 보호 관광부는 코끼리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감시반을 투입했다. 다만 코끼리들의 상아가 멀쩡한 것으로 보아 일단 밀렵에 의한 죽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탄저병이 거론된다. 탄저병은 토양에서 자연스럽게 전염이 가능해 초식 야생동물과 가축들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패혈증을 일으켜 급성 폐사로 이어지게 한다. 그리고 이런 탄저병의 이면에는 아프리카를 덮친 최악의 가뭄이 있다. 아프리카 남부 지역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보츠와나를 비롯해 앙골라,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이 가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평균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불규칙해지면서 초원의 풀은 시들고 웅덩이는 말라붙었다. 먹이와 물 부족에 시달리는 야생동물은 굶어죽기 일쑤다. 지난해 9~10월 사이 보츠와나에서 가뭄으로 목숨을 잃은 코끼리는 코끼리 100마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짐바브웨에서도 먹이와 물 부족으로 55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사망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의 4% 정도로 가장 적은 대륙이지만 주요 산업이 농업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016~2018년 아프리카 34개 국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기후변화가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퍼져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코끼리에게 가장 큰 위협은 무분별한 밀렵이다. 국제 코끼리 보호단체인 ‘국경없는 코끼리’에 따르면 지난해 보츠와나에서는 코끼리 157마리가 밀렵꾼들의 손에 잔혹하게 숨졌다. 2018년에는 400마리가 밀렵에 희생됐다. 이 단체는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조사가 미비했던 만큼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야생에 남은 아프리카 코끼리는 41만 5000마리뿐이다.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3만 마리가 보츠와나에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코끼리의 마지막 보루라 불리는 보츠와나에서도 올해 2월 사냥 금지령이 해제돼 밀렵에 희생되는 코끼리는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연등행사 올해는 못 본다… 40년 만에 취소

    연등행사 올해는 못 본다… 40년 만에 취소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 연등행렬을 위해 만든 코끼리 연등이 놓여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이날 “코로나19 상황이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는 것 같이 언제 어디서 또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 도심 연등행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은 30일 전국 사찰에서 철저한 방역지침을 지켜 계획대로 진행된다. 불교계 대표 행사인 연등회가 취소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1961년 4·19혁명 때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에 이어 세 번째다. 연합뉴스
  • 40년 만에 연등행사 취소

    40년 만에 연등행사 취소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 연등행렬을 위해 만든 코끼리 연등이 놓여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이날 “코로나19 상황이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는 것 같이 언제 어디서 또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 도심 연등행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은 30일 전국 사찰에서 철저한 방역지침을 지켜 계획대로 진행된다. 불교계 대표 행사인 연등회가 취소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1961년 4·19혁명 때와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에 이어 세 번째다. 연합뉴스
  •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걷기왕’…에너지 효율 위한 진화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는 ‘걷기왕’…에너지 효율 위한 진화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티렉스)가 전력질주 보다는 빠르게 걷기를 선호하는 '걷기왕'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있는 마운트마티칼리지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수각아목 공룡(육식성이며 두 발로 보행) 70여 종의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수각아목 공룡에는 티라노사우루스뿐만 아니라 날렵하고 사납기로 유명한 벨로키랍토르와 알로사우루스 등이 포함돼 있다. 연구진이 이 공룡들의 사지 비율과 체질량, 걸음걸이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소 규모의 공룡들은 다리가 길수록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 등 몸집이 큰 공룡들은 긴 다리가 신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포식자가 사냥을 할 때 빨리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에너지는 사냥감을 찾기 위해 돌아다닐 때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덩치가 큰 이러한 공룡들은 작은 공룡들처럼 빨리 움직이지 않는 대신, 비교적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신체 에너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일 수 있다. 연구진은 수각아목 공룡에게서 특별한 다리의 진화를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대신 몸집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컨대 중소형의 다리가 긴 공룡의 경우 더 빨리 달려서 사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면, 몸무게가 톤 단위인 큰 공룡의 경우 최고 주행속도가 몸집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뛰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에너지 효율 면에서 더욱 유리하다. 연구진은 “긴 다리를 움직일 때 더 낮은 속도로 움직일 경우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위험하고 시간 소모적인 사냥을 할 때 이러한 효율성이 매우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천적이 없었던 최고의 포식자인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공룡에게는 일평생이 ‘단거리 전력질주’가 아닌 ‘마라톤’과 같았을 것이다. 다리가 팔에 비해 불균형 적으로 긴 것도 사냥 능력과 관련된 진화적 특성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티라노사우루스 등 공룡이 멸종된 후 현대에서도 일부 포유류에게서 사지(四肢)의 길이와 속도, 에너지 효율 면에서 유사한 특징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가장 큰 육상 포유동물인 흰코뿔소와 코끼리의 경우, 이들의 달리기 최고기록은 사지 길이가 더 짧은 작은 동물들보다 훨씬 뒤쳐진다. 이러한 특징은 과거 티라노사우루스 등 몸집이 큰 공룡들이 전력질주보다 마라톤을 선호했던 것과 유사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지희 작가 개인전 ‘찬란한 소멸의 랩소디’ 개막

    김지희 작가 개인전 ‘찬란한 소멸의 랩소디’ 개막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표 갤러리(대표 표미선)는 안경과 교정기를 착용한 인물 작품 ‘Sealed smile’ 시리즈로 유명한 김지희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한다. 2019년 Sealed smile 대작에서는 코끼리, 용, 기린 등 기복적인 도상들이 화면 주변부에 등장하였는데, 본 전시에서는 이 기복적인 동물들을 화면 전면으로 등장시킨 Sealed smile 시리즈390cm 대작 신작이 공개된다. 동양화 채색 기법으로 5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 이번 신작은 개별적이면서 삼면화로 연결되는 작품으로, 우리가 희망을 의탁하는 기복의 소품들을 거대한 화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통해 우리 안의 욕망과 희망을 반추하게 한다. 또한 전통 재료인 장지의 물성을 활용하여 번지고 튀긴 물 자욱이 선명한 배경에 해골 일루전이 그려진 120호 작품 또한 작가의 새로운 기법적 변주가 시도된 신작이다. 지난 12년간 ‘욕망’과 ‘존재’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파고든 작가는 소멸을 전제로 살아가는 존재의 의미를 허무로 규정짓는 것이 아닌, 희망하고 욕망하며 찬란하게 빛나는 모든 순간을 한 편의 랩소디 처럼 표현하였다. 결국 김지희 작가의 Sealed smile의 미소는 생과 소멸의 허무한 필연 속에 의미를 찾아가는 삶에 대한 희망이다. 본 전시 서문을 쓴 국립현대미술관 김유진 학예사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서로운 동물과 기도하는 손 등의 이미지는 욕망과 희망 사이에서 인간의 존재와 삶을 추동하는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며 ”김지희 작가가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 안료처럼 욕망과 희망 사이에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작가 자신의 희망과 가능성을 증명하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표갤러리 1, 2, 3층 전관에서 열리며, 화사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평면 작업과 화려한 보석 오브제가 부착된 디아섹 작업이 전시된 1전시장은 ‘생’, 동물과 해골의 이미지가 전시된 2전시장은 ‘소멸’, 입체 신작 및 지난해 부산 뮤지엄 다 개관기념전에서 공개되었던 콜라보 영상작업, 다채로운 소품들이 전시된 3전시장은 욕망과 희망의 의미를 묻는 ‘경계’를 주제로 압축된다. 한편 김지희 작가는 2008년 전통 재료를 사용한 파격적인 인물 작품 Sealed smile 시리즈를 처음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서울, 뉴욕, LA, 홍콩, 워싱턴, 쾰른, 마이애미, 런던, 도쿄, 오사카, 베이징, 싱가폴, 타이페이, 상하이, 두바이 등 국제적으로 200여 회의 전시를 가졌으며 홍콩 수퍼리치 컬렉터 사브리나호를 포함해 국내외 많은 컬렉터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홍콩 뉴월드그룹 대형 쇼핑몰 D Park와 콜라보레이션을 했고, 중국 화장품 리미, 스톤헨지, 앙드레김, 이랜드, 크록스, LG생활건강, 미샤, 소녀시대 의상 콜라보레이션 등 갤러리를 넘어 다양한 문화 전반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토끼공’부터 ‘기린의 수호자’까지…800대1 경쟁률 뚫은 동물사진들

    ‘토끼공’부터 ‘기린의 수호자’까지…800대1 경쟁률 뚫은 동물사진들

    세계 최대의 자연사박물관인 미국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빅픽처 세계 자연사진 공모전’ 올해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대상은 영국 잉글랜드 출신 사진작가 앤디 파킨슨의 ‘토끼공’(Hare Ball)에게 돌아갔다. 작가는 북극의 바람이 휘몰아치는 스코틀랜드 토마틴에서 3년간 매서운 눈보라를 견디며 산토끼를 집중 탐구하는 공을 들였다. '토끼공'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세상에 필요한 사진토마틴 지역에 서식하는 '유럽산토끼'는 강풍이 휘몰아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산비탈에 핀 야생화를 갉아 먹는 등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파킨슨이 포착한 산토끼는 공처럼 스스로 몸을 말아 노출을 최소화하고 열을 보존해 추위를 견뎌냈다. 심사위원장은 “공처럼 웅크린 산토끼의 모습이 마치 하나의 조각 같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세상에 필요한 사진”이라고 평했다. 현지언론은 '산토끼판 자택대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상 외 각 7개 부문 당선작으로 뽑힌 작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사진 이야기: 공존 부문 1위에 오른 ‘기린의 수호자들’이다. 미국 출신 작가 아미 비탈레가 출품한 ‘기린의 수호자들’은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공존, 필연적 선택사람과 기린 사이의 교감을 보여준 작품 '보호감시인'은 삼부루 지역 사람들이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택하게 된 필연적 사연이 담겨 있다. 삼부루 사람들은 가축을 방목해 생계를 꾸린다. 그러나 작은 나무를 먹어 치워 소를 방목할 너른 풀밭을 제공하던 기린과 코끼리가 밀렵에 스러지면서 위기가 닥쳤다. 삼부루 사람들은 공존을 택했다. 사진 속 그물무늬기린 등 멸종위기종 보존 프로젝트와 함께 밀렵으로 어미를 잃고 고아가 된 코끼리의 재활을 돕는 코끼리 탁아소를 세웠다. 이런 노력은 야생동물에 대한 지역 주민의 태도를 변화시켰고 결과적으로 삼부루 땅에서 밀렵을 억제했다. 작가는 “아프리카 토착민 사회가 멸종위기종 구제에 열쇠를 쥐고 있다”면서 유대와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먹이를 내놓아라 '스낵 어택'사진작가 겸 생물학자인 귄터 드 브루인이 출품한 '스낵 어택'은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결선에 진출해 멸종위기 코끼리의 현실을 보여줬다. 아프리카 말라위 카승구국립공원에는 1977년 10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서식했다. 그러나 밀렵 탓에 2015년 개체 수는 50마리까지 급감했다. 보존 노력으로 현재는 80마리까지 개체 수가 회복됐지만, 과거의 규모로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텅 빈 주방에 코를 밀어 넣고 먹을 것을 찾아 더듬거리는 코끼리의 모습은 멸종위기에 내몰린 아프리카코끼리의 비참함을 짐작케 한다. 작가는 “밀렵이 심한 지역에서 온 코끼리가 더 공격적 성향을 띤다”고 안타까워했다. 가뭄에 허덕이는 '하마 허들'육상 야생동물 부문 결선 진출작 ‘히포 허들’은 지구온난화에 고통받는 야생동물의 모습을 담아냈다. 어마어마한 물줄기가 삼각주를 가로질러 퍼지는 보츠와나 오카방고강은 수많은 야생동물의 터전이다. 매년 겨울 진흙 목욕을 즐기려는 하마떼가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보츠와나를 덮친 극심한 가뭄으로 강바닥은 쩍쩍 갈라졌다. 말라붙은 습지에 갇힌 200여 마리의 하마를 담은 탈리브 알 마리 작가의 사진은 지구온난화라는 비극의 단면을 보여준다. 가뭄에 고통받는 건 하마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숙주로 꼽히며 혐오 이미지가 강화된 박쥐도 마찬가지다. 박쥐의 '한모금'날개동물 부문 당선작 ‘한 모금’은 가뭄으로 위협받는 박쥐의 이야기다.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에서 포착된 박쥐는 비행 중 날렵하게 물 한 모금을 들이마셨다. 건기에 접어들면 모잠비크긴가락박쥐에게 물 한 모금은 긴 여정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가뭄이 잦아지면서 박쥐가 찾는 오아시스의 물도 말라가고 있다. 작가는 “이미 전 세계를 휩쓴 파괴적 질병의 숙주로 꼽힌 박쥐는 물이 충분치 않으면 급격히 약해진다”면서 “목마른 박쥐는 결국 물을 찾아 사람의 식수원으로 갈 것이며 이는 인간에게 잠재적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케냐 마사이마라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냥하는 치타’나 미국 야생동물병원에서 찍힌 ‘고양이가 잡았어요’ 등 다양한 작품이 전 세계 야생동물을 조명해 주목을 받았다. 7년째를 맞은 빅픽처 공모전은 자연예술 부문과 수중생물 부문, 육상·수상풍경 및 식물 부문, 날개동물 부문, 육상 야생동물 부문, 인간/자연 부문, 사진 이야기: 공존 부문까지 총 7개의 부문으로 나눠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 6500여 명이 참가해 80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맛있는 과일나무 기억 ‘영리한 코끼리’…매년 같은 호텔 출몰하는 사연

    맛있는 과일나무 기억 ‘영리한 코끼리’…매년 같은 호텔 출몰하는 사연

    아프리카 잠비아의 한 호텔에 코끼리가 나타났다. 망고나무를 찾아온 코끼리는 호텔 로비를 어슬렁거리며 갖은 호기심을 드러냈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호텔에 코끼리가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텔 관계자는 “코끼리 가족 3대가 매년 이곳을 찾는다. 과일나무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끼리들이 호텔 내에 있는 야생망고나무 중 한 그루를 유독 좋아해 해마다 거르지 않고 방문한다는 설명이다.일단 호텔 로비로 진입한 코끼리는 리셉션에서 한동안 집적거리다 반대편 통로를 지나 계단을 건너 나무로 향하는 것을 관행으로 한다. 숙박객들이 가끔 놀라긴 하지만 코끼리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곧장 과일나무로 직행한다. 관계자는 “망고나무로 가기 전 호텔 로비를 어슬렁거리는 코끼리들의 행동패턴은 코끼리와 우리 사이에 믿음을 강화한다.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란 독특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코끼리들은 다른 수많은 야생망고나무를 두고 꼭 이곳 나무를 고집하는 걸까. 호텔 관계자는 “40년간 코끼리를 봐왔다. 지능이 매우 높다. 꼭 사람 같다”면서 “풍부한 과실을 얻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코끼리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코끼리는 지능이 매우 높고 자아가 강하다. 지능은 뇌의 크기에 비례하는데, 코끼리의 두뇌는 사람의 2~3배이며 무게도 5~6㎏에 달한다. 아이큐도 50~70 수준으로 3살 어린아이와 비슷하다. 특히 장기 기억력이 뛰어나다. 한 번 만난 사람도 냄새로 기억해 알아볼 정도다. 이렇게 영리한 코끼리라니, 맛있는 열매가 맺히는 특정 과일나무를 기억해두었다가 매년 호텔을 찾는 것이란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편 코끼리가 출몰한 잠비아 음푸웨지역 호텔은 ‘롯지’라는 산장 형태의 숙박시설이다. 드넓은 사파리가 펼쳐진 음푸웨에는 야생동물을 더 가까이에서 보려는 관광객을 위해 곳곳에 ‘롯지’가 세워져 있다. 호텔식 서비스를 누리며 동시에 사파리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으며, 코끼리는 물론 멧돼지와 사자 등 산장과 산장 사이를 누비는 온갖 야생동물을 볼 수 있어 여행객 선호도가 높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로 인도양 섬나라에 석달째 갇힌 중국인

    코로나로 인도양 섬나라에 석달째 갇힌 중국인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사는 렉스 양(33)이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지상천국 섬나라 세이셸에 도착한 것은 지난 1월 말이었다. 그는 가족들과 계획한 이 주일간의 휴가가 3개월이 넘도록 이어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휴가는 언제 끝날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중국인 양씨 가족이 세이셸 군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라디그에서 코로나19 격리 때문에 긴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씨 가족의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았던 데다 세이셸 국제공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따른 조치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시작되기 전 양씨는 어머니와 누이, 조카와 함께 라디그의 해변과 숲을 즐겼다. 가족들은 매일 해변에서 거북이와 놀거나 파도를 즐겼으며 낮잠을 즐긴 후에 또다시 해변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했다. 하지만 3월 14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세이셸에서 발생한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세이셸 정부는 긴급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실행했으며 학교와 상점 등이 문을 닫았고 외국인은 출입국이 금지되었다. 심지어 해변도 4월부터 통제되어 양씨 가족은 약 200㎡의 이층집 안에서 감금 생활을 하다시피하고 있다. 양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슈퍼마켓에 가서 장을 본다”며 “마당에서 테니스와 배구를 하며 어머니는 중국 드라마를 보고 나는 세이셸의 공식언어인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 일상 프랑스어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정보통신(IT) 업종에 종사했던 양씨는 긴 근무시간에 지쳐 2018년 직장을 관두고 아프리카, 남미, 북미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세계 여행을 했다. 그는 “세이셸 여행에 어머니와 조카를 데려온 것은 설 연휴를 여기서 보내고 2020년에는 베이징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양씨의 어머니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약도 떨어져 가는데다 장기간의 해외 체류로 돈도 바닥날 지경이다. 다행히 맘씨좋은 집주인을 만나 원래 한달 월세는 9만위안(약 1500만원)이 넘어야 하지만 1만 5000위안(약 260만원)만 내고 있다. 누이와 월세를 나눠 내고 있어 한달 생활비 2만 위안으로 세이셸에서 양씨 가족은 버티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아프리카 대륙에 치명적으로 퍼지지는 않았다. 지난 2월 14일 중국인이 이집트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2억명이 사는 대륙에서는 3만명의 확진자와 200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중이다. 양씨는 중국으로 갈 수 있는 하늘길이 열리는 것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중국판 유튜브인 틱톡에 자신의 세이셸 생활을 공개했다. 중국인들은 양씨의 끝없는 긍정적인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라디그의 경치를 담은 웨이보 게시물은 1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세이셸의 비공식적 관광 홍보대사가 되어 200살 이상 사는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이의 사랑스러움을 중국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인구 10만명의 세이셸은 코로나 대유행이 끝나고 난 뒤 몰려올 중국인 관광객들을 양씨를 통해 기대하고 있다. 양씨는 중국인에 대한 어떤 차별도 없으며 공짜로 야채와 과일, 닭고기를 주는 세이셸 이웃들의 친절을 인터넷을 통해 중국 대륙에 알리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5회] “‘블랙리스트’ 주장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물의야기 법관 문건에 대한 반론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5회] “‘블랙리스트’ 주장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물의야기 법관 문건에 대한 반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작성된 ‘물의야기 법관’을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로 보기 어렵다고 당시 인사총괄심의관을 지낸 법관이 거듭 확인했다.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을 지닌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핵심 공소사실을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의 64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연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물의야기 법관’ 문건을 사법행정에 비판하는 입장의 판사들을 징계하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한 것인가“라는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13일 한 차례 법정에 나와 검찰 측 주신문을 거친 김 부장판사는 이날은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가졌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을 지낸 김 부장판사에게 변호인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공소사실인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행정처가 특정 성향이나 입장을 가진 법관들을 따로 분류해 관리하고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일이 없다는 답변을 끌어내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물의야기+사법행정 비판 8명은 이유 있었다“…블랙리스트 의혹 부인 김 부장판사는 매해 1200여명의 판사들이 정기인사의 대상이 되고 이 가운데 60~70명의 법관들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전보 인사에 고려하기 위해 품위손상이나 근무태도 불량 등 개인의 비위가 있는 법관들을 파악하는 자료라는 것이다. 김 부장판사가 인사총괄심의관으로 부임한 뒤 첫 정기인사였던 2016년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는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와 ‘2016년 각급 법원 법관 참고사항’ 문건이 작성됐다. 검찰은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 전 대법관이 김 부장판사로부터 물의야기로 분류된 법관들 각각의 가능한 인사조치 방안을 설명들은 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를 경우 원하는 인사조치 방안을 ‘1안’으로 정리해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되면 양 전 대법원장이 ‘V’ 표시를 하거나 구두로 인사조치 방안을 직접 결정해줬다는 게 주요 공소사실 내용이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와 변호인들은 이 같은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그해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돼 인사조치 검토 대상이 된 판사는 41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33명은 개인의 비리 등 문제가 있었고, 나머지 8명이 검찰이 지적한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판사들이었다. 변호인들은 반대신문을 통해 당시 인사조치 검토 대상이 된 판사들이 단순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이유 뿐 아니라 재판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우려가 있거나 법관으로서의 독립을 지키지 않은 의혹이 있는 등 물의야기 법관으로 분류될 만한 사유가 있었음을 역설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2회] “동료 법관 정신질환자로 몰지 않았다” 前인사총괄심의관의 해명 “2016년도 ‘물의야기 법관 인사조치 검토’ 문건도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 법관들을 주되게 검토한 게 아니라 법관의 품위손상이나 근무태도 불량 등 개인 비리 등의 사유가 있는 사람들을 검토한 것이지요?”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그렇습니다. 근무평정을 한 판사들 중에서 검토한 것이고 그 중에 극히 소수의 사람들 중에서 근무평정 중에 사법행정에 부담이 되었다고 기재된 사람들이 검토된 것입니다. 이것을 사법행정에 부담을 줬다고 해서 검토했다고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고 문건이 두꺼운데 그 중에 몇 명만 갖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입니다.” (김 부장판사) 또 변호인들은 각급 법원을 통해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분류한 물의야기 법관에 대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 고위 간부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검찰은 실장회의에서 문제 법관으로 거론된 법관들이 물의야기 법관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는데 증인의 기억은 어떻습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그런 사실 없습니다.” (김 부장판사) ●”대법원장이나 처장 등의 물의야기 관련 지시 없었다“ “처장이나 차장이 그런(문제) 법관을 따로 알려주고 물의야기 법관 명단에 포함하라 지시한 경우가 있었습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없었습니다.” (김 부장판사) “처장이나 대법원장이 이 문건과 관련해 작성하라거나 보고하라고 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없었습니다.” (김 부장판사) “증인, 검찰 조사에서 처장이나 차장, 대법원장이 특정 법관에 대해 물의야기 했다고 인사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지요?”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진술조서 내용이 사실일 겁니다.” (김 부장판사) “그 진술 내용은 사실입니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김 부장판사) “(물의야기 법관들에 대해) 별도의 징계를 하지 않고 일반적인 인사조치를 하는 것에 불과하면 오히려 보호하는 측면이 있고, 불리한 처분이라고 볼 순 없는 것이지요?”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 “그렇습니다. 그건 검사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있는데 행정법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있습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더할 나위가 없다고 봅니다.” (김 부장판사) “증인은 수사 당시에 이런 진술을 했지요. ‘피고인들에게 공소사실 전제와 같은 인사총괄심의관실 바탕으로 인사조치를 당한 것은 사실상 징계로 보이는데 어떤가” 검사가 물으니 ‘징계권 행사가 적절치 않다고 할 정도의 물의면 인사 시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셨죠.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까?”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 “네.” (김 부장판사) 김 부장판사는 매년 정기인사를 앞두고 작성되던 물의야기 법관 관련 문건이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 판사들에 대한 문책이나 변칙적 징계 등의 성격으로 이용될 거라고도 생각을 못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책이나 변칙적인 징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 문건이 위법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작성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 적 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도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법관들에 대한 문건을 따로 만들어 관리하지도 않았다고 했고, 또 다른 블랙리스트로 꼽히는 사법행정위원회 후보 법관들에 대한 평가내용도 특정 성향을 고려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대법원 자체 진상조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인사 관련 문제가 매우 민감하게 다뤄졌던 만큼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날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박·고 전 대법관 측 반대신문을 마쳤지만 아직 양 전 대법원장 측 반대신문을 시작도 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초 김 부장판사를 다시 한 번 부르기로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만수 유재학, 코끼리 김응용 뛰어넘을까

    만수 유재학, 코끼리 김응용 뛰어넘을까

    계약 기간 채우면 19년 2개월 지휘 국내 프로스포츠 최장수 ‘원팀 감독’ 김응용은 해태 17년 11개월간 맡아만 가지 수를 발휘할 만큼 지략이 뛰어나 ‘만수’(萬手)라는 별명을 얻은 유재학(57) 감독이 지난 21일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3년간 재계약하면서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게 될지 주목된다. 2004~05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현대모비스와 16년을 함께한 유 감독은 앞으로 돌발 변수 없이 계약 기간을 채우면 19년 2개월간 한 팀을 지휘한 감독이 되는데 이는 한국 프로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최장수 사례가 된다. 또 유 감독이 앞서 1998~99시즌부터 대우증권(현 인천 전자랜드) 사령탑을 맡은 것까지 포함하면 만 24년을 프로농구 감독으로 사는 게 된다. 현재 원(one) 팀 최장수 감독 기록 보유자는 ‘코끼리’ 김응용(79)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 감독 시절 이룬 17년 11개월이다. 이후 삼성과 한화 시절까지 보태면 김 회장이 야구 감독으로 보낸 세월은 만 24년에 달한다. 프로축구에서는 전북 현대를 12년 지휘한 최강희(61) 감독, 프로배구에서는 10년간 삼성화재를 지휘한 신치용(65) 진천선수촌장이 가장 길게 한 팀을 지도한 경우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현재까지 감독직에 오른 사람은 49명(임시 감독 제외)으로 평균 재임 기간은 5시즌 안팎이다. 유 감독은 서너 배 장수하고 있는 셈이다. 장수 비결은 성적이다. 그는 현대모비스와 함께한 16시즌 동안 프로농구 최초 3시즌 연속 우승 포함 챔피언결정전 우승 5회, 정규리그 1위 6회, 통합 우승 3회, 감독 최초 1000경기 출장에 최초 600승 달성 등 최초·최고 기록을 작성해 왔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24시즌째 팀을 지휘하고 있다. 27년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 1901년부터 1950년까지 49년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오클랜드 전신)의 구단주 겸 사령탑을 지낸 코니 맥 감독도 역사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황제의 옥새5] 그녀의 정체는 영국 출신 신지학자

    [황제의 옥새5] 그녀의 정체는 영국 출신 신지학자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이름:데오도시아 툴링, 주거지:도싯마운트(웨스트요크셔주 리즈시의 한 지역), 국적:영국’ 새의 깃털을 장식한 스코틀랜드식 모자를 쓰고 낡은 군용 재킷을 입은 여성이 휘갈겨 쓴 고딕체 글자는 꼭 남성이 쓴 것 같았다. 여기에 쓴 글자만으로든 이 여인에 대해 더 이상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서명 앞에 ‘미즈’(Ms·남녀평등의 상징적 표현)라고 써 놓은 것만 봐도 일반적인 여성은 아니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루이가 꽤나 실망한 듯 보였다. “아...이럴 수가! 내 호텔에 코끼리가 투숙하는 것이 더 낫겠다. 앞으로도 골치 꽤나 아프겠는데...” 그녀의 방에서 짐이 이리 저리 움직였다. 한 30분가량 뭔가 계속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뜨거운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불러서 세면대에 비누가 없다고 항의했다. 이 때 그녀는 루이에게 “이 호텔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고 훈계했다고 한다. 사실 이곳이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위생’과는 담을 쌓은 곳이기도 했다. 자존심 하나는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에서 온 루이가 이 여인에게 괴롭힘을 당해 잔뜩 화가 난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데오도시아는 루이를 세 번째로 불러 목포에 있다는 12개 작은 불상의 소재를 물어봤다. 유럽에서 온 작은 호텔 주인이 그걸 어찌 알겠는가. 사무실로 돌아온 루이는 “이 여자를 시궁창에 던져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식당으로 들어서려고 할 때였다. 조선의 최고 실력자 이토 히로부미(1841~1909·당시 한국통감부 초대 통감)의 비밀경찰 다음으로 바쁘다는 일본 정보부 요원이 들이닥쳤다. 그는 손에 노트와 연필을 쥐고 이 여인을 막아섰다. 우리는 사무실 문 틈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실례...합니다. 부인의 이름이...무엇입니까?” 그는 어설픈 일본식 발음의 영어로 물었다. 비음 섞인 소리가 우리에게도 들렸다. “죄송합니다만...이건 제 임무...입니다. 조선에 오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죠.” “왜 내가 당신에게 제 이름을 말해야 하죠?” 데오도시아가 차갑게 대답했다. “게다가 나를 ‘부인’으로 부르다니...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아주 무례한 호칭입니다.” 크게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바보같아 보이지만 나름 일본식 공손함의 표시였다. 정보부 요원은 재차 “죄송합니다...부인”이라고 말했다. “어휴...알았어요...내 이름은 테오도시아 툴링입니다. 영국인이고요. 서머싯주 도싯마운트라는 곳에서 왔습니다. 할머니 이름은...” “죄송합니다만...철자를 천천히 불러 주시겠습니까?” 일본인 정보요원은 엘리트답게 일말의 동요 없이 비음섞인 영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알아듣기 어려우신가 보죠? 매우 드문 이름이라는 건 저도 잘 알아요.” 그녀의 분노가 조금 누구러진 듯 했다. “제 성은 T-o-o-l-i-n-g, 그리고 저희 가문 문양은 그리핀 램판트(독수리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신화 속 동물)고요...”“죄송합니다. 부인, 어디서 오셨다고 했죠?” 일본인이 이 질문을 할때는 루이와 나는 사무실에서 어쩔 줄 몰랐다. 데오도시아가 태연히 ‘아무말 대잔치’로 동문서답을 하며 정보요원을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다. 루이는 웃음을 참다 못해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일본인은 이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듯 했다. “저희 가족 전체를 다 말해야 하나요? 아니면 영국 동부 지역으로 한정해서 말씀 드릴까요?” “부인, 어디라고 말씀하셨죠?” 정보요원이 동양에서나 볼 수 있는 초인적 인내심을 보이며 계속 질문했다. “루앙프라방(라오스), 바하왈푸르(파키스탄)에서 왔다고 쓰세요. 통킹(베트남)에도 있었는데...일단 다 쓰실 때까지 기다리죠.” 잠시 침묵이 흘렀다. 키 작은 정보 요원은 당황한 기색도 없이 다시 질문을 시작했다. “당신의 직업은...무엇...입니까?” 그녀 역시 더는 참기가 힘들어진 듯 했다. “아...정말 너무하네...이 호텔 주인이 어디 계시죠?” 데오도시아의 신경질 섞인 목소리에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루이가 웃음을 참고 로비로 달려갔다. “주인장, 이 무례한 일본 남자를 여기서 나가라고 해 주세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우아하지만 영국인 특유의 호통치는 분위기가 담겨 있었다. “부인, 죄송하지만 이곳의 법을 따라 질문에 답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당신이 정보요원의 질문에 응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할 수 없죠. 이 사람에게 제 직업이 신지학(신비 체험이나 계시에 의지해 신의 본질을 추구하는 철학 사조) 강사이고 어두운 세상에 순수 이성의 빛을 전파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주세요.” 그녀는 마지막 대답이라는 걸 강조하며 말했다. 나는 그의 대답에 뭔가로 한 방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황제의 옥새’는 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새끼는 어미 뒤 졸졸…50마리 코끼리 가족 대이동에 도로 마비

    새끼는 어미 뒤 졸졸…50마리 코끼리 가족 대이동에 도로 마비

    코끼리 가족의 대이동에 태국 도로가 마비됐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태국 방콕에서 코끼리 50여 마리가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방콕 차층사오 지역 고속도로에 한 무리의 코끼리가 나타났다. 덩치 큰 우두머리를 필두로 한 코끼리떼는 건너편 숲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중간중간 어미 뒤를 졸졸 쫓는 새끼들도 눈에 띄었다.코끼리떼 등장에 도로를 달리던 차들은 일제히 멈춰 섰고 경찰이 양쪽 도로를 막고 통제에 나섰다. 그 사이 코끼리 가족은 무사히 도로를 통과해 숲으로 이동했다. 수십 명의 구경꾼이 몰려들었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는 눈치였다. 코끼리 가족의 대이동을 촬영한 남성은 “50마리가 넘는 야생 코끼리가 고속도로를 건넜다. 건너편 정글로 이동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칠 동안 이 코끼리 가족을 따라다닌 야생동물 관리 당국이 급히 경찰을 불러 도로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 “주변에 많은 구경꾼이 있었지만 코끼리들은 다행히 동요하지 않았다. 갓길에 차를 대고 나온 구경꾼들도 마지막 한 마리까지 모두 길을 건널 동안 숨죽여 기다렸다. 덕분에 아무 사고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태국 전역에 서식하는 야생코끼리는 약 1000마리 정도다. 도로나 민가에서 야생코끼리와 마주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보니 사고도 잦다. 이번에 코끼리떼가 목격된 차층사오 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3명이 코끼리떼에 짓밟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농장에서 휴식을 취하다 밤사이 코끼리떼의 습격을 받은 노동자들의 시신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짓이긴 상태로 수습됐다. 10월에는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야생 코끼리가 관광객이 탄 차량을 공격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번식기인 겨울이 되면 민감해진 야생코끼리가 차량이나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야생코끼리를 만나면 놀라게 하지 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 현장을 빠져나오라고 조언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애니멀 픽!]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트럭타고 이사가는 기린

    [애니멀 픽!]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트럭타고 이사가는 기린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고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보육원에서 생활해 온 기린이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위해 정든 곳을 떠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키코(Kiko)라는 이름의 이 기린은 2015년 당시 어미를 잃은 뒤 홀로 야생에 버려졌다가, ‘데이비드 셸드릭 야생동물 재단을 통해 구조돼 나이로비의 보호소로 이송됐다. 키코는 당시 자신처럼 어미를 잃은 채 버려졌던 새끼 코끼리와 우정을 나누며 낯선 보호소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해당 보호소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자신의 아이를 돌보듯 기린과 코끼리를 돌봤고, 덕분에 동물들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나이로비 보호소 측은 기린 키코가 야생으로 돌아가도 충분할 만큼 성장한 것으로 보고, 야생으로 돌려보낼 준비를 시작했다. 문제는 인근의 나이로비국립공원에는 키코와 같은 그물무늬기린은 서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보호소 전문가들은 같은 아종이 서식하는 야생이 키코에게 더욱 알맞은 환경이라고 판단하고, 나이로비에서 약 270㎞ 떨어진 케냐 북부의 시리코이 지역에서 키코에게 알맞은 야생 환경을 찾아냈다. 먼 곳으로 이사를 떠나야 하는 키코를 위해 보호소 직원들은 성심껏 이사차량을 준비했다. 특수 제작된 큰 상자를 트럭 위에 올리고, 긴 목이 불편하지 않도록 상단을 뚫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키코가 내부에서 흔들리거나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나뭇잎을 가득 채우는 세심함도 잊지 않았다. 키코는 거대한 트럭 위로 긴 목과 얼굴을 삐죽 내민 채, 5년간 생활한 옛 집을 그리워하듯 뒤돌아 바라보며 나이로비를 떠났다. 무사히 시리코이에 도착한 키코는 야생동물 보호소에서 적응 시간을 가진 뒤 인근 야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셸드릭 야생동물 재단 측은 “키코가 새 보호소에 도착해 단 시간 만에 동종 기린과 유대감을 형성했다. 완전히 야생생활을 할 준비가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키코와 다른 기린 친구들은 이곳 야생에서 같은 종의 그물무늬기린 무리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미 잃은 새끼 위해 ‘얼룩말 무늬’ 옷 입은 사육사들의 사연

    어미 잃은 새끼 위해 ‘얼룩말 무늬’ 옷 입은 사육사들의 사연

    야생동물의 세계는 냉혹하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일어서야 할 뿐만 아니라 어미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포식자의 위협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포식자는 이런 새끼와 어미를 노리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아프리카 케나에서는 갓 태어난 새끼 얼룩말 한 마리가 사자 떼의 습격으로 어미를 잃은 사연이 전해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새끼 얼룩말이 현재 한 야생동물 보호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케냐에 있는 셸드릭 야생동물 보호단체는 지난 12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이 현재 보호하고 있는 한 새끼 얼룩말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거기에는 보호단체의 사육사 직원들이 얼룩말과 같은 줄무늬의 옷을 입고 새끼 얼룩말을 돌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디리아’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수컷 얼룩말은 불과 태어난지 며칠 만에 어미를 잃었고, 염소 떼를 데리고 지나가던 한 유목민에 의해 우연히 구조돼 보호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로 오게 됐다. 현지 사육사에 따르면, 얼룩말 같은 야생동물의 새끼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태어나자마자 무리 중 어떤 개체가 어미인지를 인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사육사는 “어미는 새끼와 함께 일단 무리에서 벗어나 새끼에게 자신의 가죽과 털, 냄새 그리고 울음소리를 외우게 한다”면서 “새끼는 각인을 할 수 있으므로 본질적으로 어미를 인식하면 이들은 다시 무리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보통 야생에서 새끼는 어미가 키운다. 얼룩말의 경우 특히 모성이 강해 어미와 새끼 사이 유대가 끈끈하다. 하지만 디리아의 경우 어미를 잃었기에 직원들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한 명이 24시간 내내 돌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들 사육사는 줄무늬 옷 한 벌을 만들어 디리아를 돌볼 때 교대로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디리아는 여러 명의 사육사에 의해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옷을 입은 사육사를 어미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요인은 무엇보다 디리아의 생존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라고 사육사들은 말한다.40년 넘게 케냐 야생동물의 보호와 보전을 위해 노력해온 이 보호단체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되고 선구적인 비영리단체로, 한때 국내 모 방송사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이로비 코끼리 고아원으로도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사진=셸드릭 야생동물 보호단체/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로 관광객 줄어 굶어죽기 직전 태국 코끼리가 1000마리

    코로나로 관광객 줄어 굶어죽기 직전 태국 코끼리가 1000마리

    종종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섰던 태국의 코끼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번에는 굶어죽을 지경이 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현재 태국 내에는 야생 상태가 아닌 각종 센터, 캠프나 보호구역 등에서 생활하는 코끼리가 3000~4000마리에 이른다. 이들은 자신들을 보러온 관광객들이 낸 돈으로 먹이를 얻는데, 코로나19 사태로 태국을 찾은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 비상사태 선포로 이러한 코끼리 보호 시설이 잠정 폐쇄되면서 센터나 캠프 운영자들이 코끼리 먹이를 살 돈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코끼리는 하루 200~300㎏의 먹이를 먹어치우는 ‘대식가’다. BBC는 굶주림으로 아사 직전의 코끼리 1000마리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코끼리 구조재단의 렉 차일렛 대표는 방송에 “코끼리들의 안전을 확보할 지원책이 조만간 나오지 않는다면 새끼를 밴 암컷까지 있는 이들 코끼리는 굶어 죽거나 구걸을 하러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또 코끼리들이 동물원에 팔려 가거나 지난 1989년부터는 코끼리 이용이 금지된 벌목장에 다시 끌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렉 대표는 “재정적 지원을 바로 받지 않는다면 전망은 매우 암울하다”고 덧붙였다. 태국 북부 매챔에서 코끼리 보호구역을 운영 중인 케리 맥크래 대표도 “근처에 사는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 수입이 없어지면서 약 70마리의 코끼리를 보호구역으로 다시 데려왔다”며 최근의 상황을 설명했다. 맥크래 대표는 “코끼리들을 먹이는 것이 급선무지만, 그들을 먹일 수 있는 숲이 충분하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코끼리 구조 파크를 운영하는 아삐쳇 두엉디는 AFP 통신에 “코끼리 한 마리를 먹이는데 하루 1000밧(약 3만 7000원)이 든다”면서 코끼리들 먹이를 제대로 챙겨줄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코로나19로 굶어죽을 판…위기에 처한 태국 코끼리들

    코로나19로 굶어죽을 판…위기에 처한 태국 코끼리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확진자가 늘고 있는 태국의 코끼리도 코로나19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BBC 등 해외 언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관람객이 급감하면서, 태국 전역에서 사료를 제때 공급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코끼리는 4000마리에 달한다. 이중 1000여 마리는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코끼리 구호재단(Save Elephant Foundation)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코끼리 한 마리는 하루 평균 200㎏에 달하는 먹이를 먹는다. 만약 이 코끼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정도의 먹이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굶어 죽거나 거리에 버려질 것”이라며 “이러한 위기에 처한 코끼리 중에는 새끼를 밴 어미도 있다”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동물원 측이 코끼리를 내다 팔 수도 있고, 일부 코끼리는 불법적인 사업에 다시 이용될 수도 있다. 태국은 1989년부터 허가 없이 상업적 수단으로 코끼리를 이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법적 제재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코끼리 구호재단은 “즉각적인 지원이 없다면 코끼리들은 암울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며 “현재 기후가 건기인 만큼, 코끼리들에게 원활한 먹이 공급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남부에서 코끼리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케리 맥크래는 “최근 들어 인근 지역에서 코끼리 관광사업을 하다 수입이 없어진 탓에 코끼리를 맡긴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재까지 7마리에 달하는 코끼리가 보호구역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평균 3시간 인근 숲을 뒤지며 코끼리가 먹을만한 먹잇감을 찾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다른 코끼리 보호센터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며 “코끼리 역시 배고픔이 지속되자 점차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시간으로 1일 기준 태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51명, 사망자는 10명이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놀라운 상쾌함’·‘가벼운 가격’ 신개념 발포주

    ‘놀라운 상쾌함’·‘가벼운 가격’ 신개념 발포주

    하이트진로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신개념 발포주인 ‘필라이트’, ‘필라이트 후레쉬’, ‘필라이트 바이젠’ 등을 출시하며 메가 브랜드를 육성했다. 필라이트는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해 아로마향이 특징이며 필라이트 후레쉬는 시원하고 상쾌한 맛을 강화해 라거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또 지난해 출시한 필라이트 바이젠은 국내 최초 밀을 원료로 해 밀 맥주를 선호하는 음용층을 겨냥했다.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필라이트는 지난 1월, 신규 TV 광고를 선보이며 2020년 마케팅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이번 광고 캠페인은 ‘말도 안되지만, 놀라운 상쾌함’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상쾌하게 날리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필라이트 캐릭터 ‘필리 3형제’의 워터 탭댄스가 눈길을 끈다. 귀여운 캐릭터를 살리면서 제품의 상쾌함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캐릭터 필리는 무거운 코끼리도 날 수 있는 가격의 가벼움을 표현하기 위해 꼬리에 풍선을 달고 ‘날으는 코끼리’로 탄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젊은 세대와 혼술, 홈술족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고 말했다.
  • [핵잼 사이언스] 인간처럼 동물 암컷도 수컷보다 더 오래 산다

    [핵잼 사이언스] 인간처럼 동물 암컷도 수컷보다 더 오래 산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명이 더 긴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 역시 암컷이 수컷보다 수명이 더 길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프랑스국립과학원(CNRS) 연구진은 전 세계 134개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 포유동물 101종의 수명을 관찰했다. 여기에는 박쥐와 고래, 사자, 물개 및 호랑이와 코끼리 등의 동물이 포함돼 있다. 분석 결과 암컷이 수컷에 비해 수명이 긴 동물은 전체 조사 대상 중 60%를 차지했으며, 암컷이 수컷보다 수명이 18.6%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수컷이 암컷보다 수명이 더 긴 동물 종은 박쥐 일부 종, 토끼, 말 등이었으나, 이들은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가 위 동물들에 비해 크지 않았다. 연구진은 “동물들의 성별에 따라 노화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근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동물들이 서식하는 지역의 환경 조건 및 생식 습관 사이의 복합한 상호작용이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부 종에서 수컷은 암컷보다 몸집이 더 크게 자라거나 뿔 등 암컷에게는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반드시 일종의 ‘생리학적 비용’을 요구한다. 예컨대 몸집이 더 큰 수컷은 암컷에 비해 병원균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생물학적 특성이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또 다른 가설 중 하나는 동일한 성염색체 두 개를 갖는 것이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포유류에서 암컷은 X염색체가 두 개인 반면, 수컷에게는 하나만 있다. 실제로 수컷이 암컷보다 오래 사는 조류의 경우는 염색체 구조가 위와 반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인간 역시 여성의 수명이 남성에 비해 7.8% 더 길다"면서 "성별에 따른 수명 차이가 야생 포유동물에게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진화 생물학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도전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먹이 찾아 내려왔다가 차밭에서 술 마시고 취해 잠든 코끼리?

    먹이 찾아 내려왔다가 차밭에서 술 마시고 취해 잠든 코끼리?

    얼마 전, SNS에 올라온 사진 몇 장이 중국을 뜨겁게 달궜다.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왔다가 술을 마시고 취해 잠든 코끼리의 사진이었다. 게시글에는 “11일 밤 8시쯤, 윈난성 멍하이현 차밭에 코끼리 14마리가 나타났다. 옥수수 등 먹이를 찾아 헤매며 차밭을 짓밟고 민가를 파손시킨 코끼리들은 30㎏에 달하는 포곡주를 마시고 취해 쓰러져 차밭에서 잠이 들었다”라는 설명이 포함돼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옥수수로 빚은 포곡주는 50도에 이르는 독한 술이다. 첨부된 사진에는 차밭을 헤집는 코끼리떼와 쓰러져 잠이 든 코끼리 두 마리의 모습이 담겨 있었고, 중국은 물론 미국까지 퍼져나가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그러나 인민망 등 현지언론은 16일 게시글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인민망은 멍하이현선전부의 공식확인을 인용해 얼마 전 코끼리들이 민가로 내려온 것은 맞지만, 술에 취해 잠든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 코끼리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멍하이현선전부는 “9일 오전 관할구역에서 목격된 코끼리떼는 11일 밤 민가 근처까지 접근했으며, 주택 한 채를 부수고 옥수수와 술단지를 깨부쉈다”라고 밝혔다. 이어 “14일 다시 나타난 코끼리 9마리는 민가를 어지럽히고 농작물을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멍하이현 당국은 코끼리가 출몰한 도로를 통제하고 주민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아쉽게도 사진 속 코끼리가 출몰한 지역이 어디인지, 코끼들이 정말 술에 취해 잠든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멍하이현이 속한 윈난성이 중국을 대표하는 보이차 산지라, 멀지 않은 곳에서 목격된 코끼리떼가 아니겠느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상아 등을 노린 밀렵이 성행하면서 야생 코끼리가 멸종 위기에 놓이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코끼리 복원 작업을 전개했다. 그 노력 덕에 중국 내 야생 코끼리는 20년 사이 두 배가 늘어난 300마리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보호구역을 벗어난 코끼리들이 민가를 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데 있다.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 먹이를 노리고 접근한 코끼리들 때문에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1991년부터 2014년까지 윈난성 일대에서 코끼리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55명이다. 다친 사람도 305명에 달한다.지난해에도 짝짓기 상대를 찾지 못해 잔뜩 흥분한 코끼리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주민들이 놀라는 사건이 있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