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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 “훈련 도중 쓰러져 반신마비, 운동하면 안 된다고...”

    김영희 “훈련 도중 쓰러져 반신마비, 운동하면 안 된다고...”

    김영희 전 농구선수가 과거 병을 얻게 됐을 당시에 대해 언급했다. 6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80년대 한국 여자 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농구계 레전드 김영희가 출연했다. 김영희는 키 2m5cm로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거인증으로 불리는 희귀병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뇌출혈로 쓰러지게 됐다. 결국 그는 은퇴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코트를 떠났다. 병마와 싸우던 중 얻게 된 합병증으로 거동이 불편해져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방안에서의 이동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김영희는 “83년도 농구 대잔치에서 우승했고 5관왕했다. 득점상, 리바운드상, 야투투사율상, 최우수상, 인기상까지 탔다. 그때 기분은 잊을 수 없다. 신문으로 방송으로 물찬 코끼리가 나르는 코끼리로 변했다고 나왔다. 힘도 들었지만 내게는 더없이 좋았던 시절이다”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그는 “88 서울 올림픽을 대비해 선수촌에서 훈련했다. 훈련하면서 쓰러져 반신마비가 오고 한쪽 다리, 한쪽 팔이 마비가 오고 앞이 안 보였다. 갑자기 쓰러졌다. 대표 선수들 지정 병원에 갔는데 머리에 큰 혹이 있는데 어떻게 훈련했냐고 조금만 더 있으면 사망이었다고 사형 선고를 내리더라. 운동하면 안 된다고 했다. 사망이냐 운동이냐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이날 김영희는 현재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병원을 갔다. 의사는 김영희의 현재 상태에 대해 “전신에 관절염이 퍼졌다”고 말했다. 또 “말단비대증이 아직도 계속 있다. 수술을 하고도 문제가 남아 있는 상태”라며 “약으로 호르몬을 억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창자가 꼬이게 되면 위험한 상태가 된다. 한 번 입원하면 한참 입원해서 겨우 살아나는 상태 또 오면 안 된다. 아주 위험한 상태”라며 “더 큰 문제는 우울증”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희는 “좋아질 거예요”라며 자신을 다독였다.
  • [애니멀 픽!] 사냥? 놀이?…점프하며 보트 쫓는 범고래 포착

    [애니멀 픽!] 사냥? 놀이?…점프하며 보트 쫓는 범고래 포착

    바다에서 범고래 한 마리가 보트를 추적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22일(현지시간) ‘노티시에로스 텔레비자’ 등에 따르면, 20일 멕시코 시날로아주(州) 근처 칼리포르니아만에서 범고래 한 마리가 관광 보트 한 척을 몇 분 동안 뒤쫓았다. 당시 보트에서 낚시 여행을 즐기던 관광객들은 범고래가 나타나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관광객은 당시 순간을 기록하고자 다음 날 트위터에 영상을 공개했다. 조회 수는 34만9000회 이상, 리트윗(공유) 수는 2100회 이상을 기록했다.영상에는 보트가 전속력으로 속도를 내자 커다란 범고래 한 마리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물 밖으로 범고래가 나타날 때마다 남성 관광객들은 신나서 환호성을 질렀다. 근처 보트에서 촬영한 또 다른 영상에도 범고래가 보트를 쫓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 언론은 “최근 몇 년간 범고래가 멕시코 해역에서 목격되는 사례가 흔해졌다.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낳고 기른 뒤 북태평양의 차가운 바다로 돌아간다”고 전했다.한편 범고래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물개나 펭귄, 심지어 상어까지도 공격하는 무서운 포식자로 ‘킬러 고래’(killer whale)로도 불린다. 야생에서 사람을 공격했다는 보고는 없지만, 수족관에 사는 일부 범고래가 조련사를 물어 죽였다는 보도가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범고래는 해양 포유류 중 두 번째로 무거운 뇌를 지녀 지능이 매우 높다. 무리 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로, 코끼리처럼 가장 나이가 많은 암컷이 우두머리를 맡는 모계 사회를 이룬다.
  • [사설] ‘대장동 녹취록’ 전부 공개해 유권자 판단 도와야

    [사설] ‘대장동 녹취록’ 전부 공개해 유권자 판단 도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제 주관한 경제분야 대통령 후보 법정 토론회에서 또다시 ‘대장동 녹취록’이 소환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이거 들어 보셨지요. 김만배 녹취록에서요”라고 하고,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끝부분에 가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더라”고 맞받았다. 두 후보가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과 게이트의 주역을 두고 정면충돌한 것이지만, 그런 발언만으로 실체 파악이 어려운 유권자들은 코끼리 뒷다리를 긁는 것처럼 답답하기만 했다. 불구속 기소된 회계사 정영학씨의 녹취록에서 한두 문장만 따서 공격하는 식으로는 대장동 사건의 실체에 접근할 수 없다. A4 용지로 500쪽이나 된다고 하고, 두 후보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문자로 된 녹취록과 음성 녹취록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건희 녹취록’ 사례를 보면 문서형 요약본이 돌 때와 한 방송에서 목소리가 공개됐을 때 유권자 반응이 달랐다. 음성을 듣게 되면 대화의 맥락과 취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퍼져 있는 이재명 후보 녹취록도 마찬가지다. 가능하다면 음성본으로 공개돼야 마땅하다. 대장동 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녹취록이 전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분석이다. 공개 시점이 대선 후라면 너무 늦다. 따라서 대장동 사건이 후보의 당락을 가를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한다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입수한 녹취록을 전부 공개해 유권자들이 듣고 투표의 기준을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재연 대법관이 ‘그분’이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던 만큼 조 대법관 본인의 입장 표명도 필요하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우리에게 서류란 무엇인가/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우리에게 서류란 무엇인가/정신과의사

    우리는 어엿이 피와 살로 이뤄진 존재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물질이 아닌 텍스트가 되기도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존엄한 존재’이기에 성별과 재산에 무관하게 투표권을 부여 받지만, 주민등록증에 적힌 13자리 숫자 없이 우리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살뜰히 챙긴 마트 포인트로 받게 되는 라면 다섯 봉지도 마트 회원카드의 숫자 없이는 내 것이 될 수 없다. 심지어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는 가끔 숫자도 아닌 QR 코드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도 한다. 은근슬쩍 데이터가 돼 버린 삶이여. 병무청에서 징병전담의사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하루는 좀 특이한 사람이 왔다. 이목구비는 영락없는 한국인인데 한국말을 전혀 못 했다. 얼굴에 가득한 문신과 피어싱은 어딘가 미국 슬럼가 사람을 연상케 했다. 알고 보니 어려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 안타깝게도 입양 가정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가출해서 뒷골목으로 흘러든 모양이었다. 크고 작은 범죄에 연루돼 미국 경찰에 체포됐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어떤 이유에선지 입양 부모가 이 사람의 미국 국적 취득을 완료하지 못했고 부모 자식의 연을 끊어버린 터라, 이 사람이 ‘미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없었던 것이다. 한국말은커녕 아는 한국 사람 하나 없고 한국 실정에 전혀 무지한 ‘서류상 한국인’인 그는 한국으로 추방됐고 종국엔 병무청 신체검사까지 받게 됐던 것이다. 김재웅의 저서 ‘고백하는 사람들’에도 비슷한 사연의 남자가 나온다. 그는 가난 때문에 식민지 조선을 떠나 일찌감치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다. 러시아 혁명 후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고 능력이 괜찮았는지 젊은 나이에 연해주 고려인 집단 농장의 책임자가 됐다. 그런데 그의 농장이 당에서 정한 곡물 생산량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당에서 쫓겨나 노동 교화형을 받고 수용소로 보내졌다. 수감 기간을 채워 출감한 그는 복당 심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그의 수감 중에 연해주 고려인 사회에 큰 굴곡이 있었다. 스탈린이 연해주 고려인 전체를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것이었다. 그의 마을엔 그를 아는 사람도, 그에 관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소련 공산당은 사람뿐만 아니라 기록까지 모조리 이주시킨 것이었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요? 그의 질문에 연해주의 소련 당국은 지극히 ‘공무원스러운’ 대답을 했다. 가서 서류 떼어 와서 복당 신청해요. 어디 가서 서류를 떼어요? 카자흐스탄요. 거길 어떻게 가요. 여비는 물론, 이 소련 땅에서 여행증명서 없이 어떻게 그 먼 데까지 다녀와요. 담당자는 사무적으로 말했다. 사정은 알겠는데, 당신이 당원이었다는 걸 증명할 ‘서류’가 없잖아요. 피와 살로 이뤄진 우리는 때때로 서류 위의 숫자로, 심지어 요샌 QR코드로 우리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얼마 전의 일이다. 단골 식당에 만둣국을 먹으러 갔다가 입장 자격을 ‘데이터’로 증명하지 못했다. 웬일인지 핸드폰 앱이 먹통이 됐고, 누구보다 먼저 부스터샷까지 맞은 접종 완료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전자 서류’로 증명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음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뒤돌아서는데 기분이 영 이상했다. 병무청과 연해주의 사무실에서 막막해하던 두 사람의 기분까지야 감히 아니더라도, 분명히 존재함에도 존재하지 않는 자가 된 묘한 기분이라니. 이 또한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겪게 된 웃지 못할 사연 가운데 하나다. 지난 주말, QR코드의 적용 범위가 축소됐다. 그에 관한 갑론을박을 뉴스에서 보는 기분이, 또 한번 묘하다. 이렇게 또 한 세월이 흘러가는 것일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 ‘추경 단독처리’ 비판에 이재명 “대선 끝나고 왕창” 응수

    ‘추경 단독처리’ 비판에 이재명 “대선 끝나고 왕창” 응수

    ‘추경 단독처리’ 비판에 李 일갈“성남시, 이재명 전후 달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14조원 규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여당이 단독처리한 것에 대한 비판을 두고 “(국민의힘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완벽한 의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인데 (환자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20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안양중앙공원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왜 (추경을) 방해하는가”라며 “추경 14조원이 되면 그거라도 빨리 하고, 대선 끝나고 왕창 하면 되지 않나”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여당 후보를 원망하고 그래서 반사이익으로 내가 득을 보겠다는 심사로 국민 고통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정치세력을 우리가 용서해야 하나 심판해야 하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다른 나라는 국가부채비율이 110%가 넘는데도 작년, 재작년에 국가총생산의 15%가량을 국민에게 지원했다”며 “우리나라는 국가부채비율이 40%인데 얼마나 짜게 했는지 5%밖에 지원 안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코끼리 비스켓’ 정도밖에 지원을 안 했다. 르완다보다 적게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분들은 신용대사면해서 정상적인 금융활동을 할 수 있게 하겠다”며 “코로나19로 빚을 져서 망하게 생긴 분들, 코로나19 관련 채권 정부가 다 인수해서 채무 탕감하고 조정해서 정상적인 경제생활 할 수 있게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도 변했다”며 “막을 수 없게 된 대신 치명률이 낮아졌다. 3차 접종을 하면 (위중증) 위험성은 적어진다. 3차 접종한 사람은 자정까지 영업장을 출입하게 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정부를 대신해 희생한 손실은 이번 추경에서 일부 보전되겠지만 다음달 10일이 지나면 긴급 추경, 긴급재정명령을 통해 50조원 이상으로 보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이재명 시장이 있기 전 성남시와 이재명 이후의 성남시가 달랐다”며 “똑같은 경기도인데 이재명이 있기 전과 후가 다르다. 앞으로 맞을 대한민국은 이재명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진 것 없이 실적, 열정, 정의감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나는 아웃사이더다. 그러나 살았다. 악조건이 기회였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전문가가 됐다. 내 인생처럼 대한민국의 위기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확실하게 만들어서 세계 5강, ‘G5’를 확실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전북 전주 유세에서도 국민의힘 반대로 부딪힌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에서 추경을 단독 처리한 것을 두고 “추경을 놓고 싸우다가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강행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워서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게라도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부족하면 다음에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추경을 기습 단독 처리한 것에 이어 3조5000억원을 증액한 추경 수정안 처리를 추진한다. 기존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에 진단키트와 재택치료키트 지원, 특수고용노동자·프리랜서 지원 예산 등을 추가한 17조5000억원의 추경 수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 태종에게 쏜 화살이 꽂혔나… 백성 분노 달래던 곳, 황량함만 스치네

    태종에게 쏜 화살이 꽂혔나… 백성 분노 달래던 곳, 황량함만 스치네

    한양 사방 어귀에 자리잡은 ‘院’조선시대 민간 숙박소이자 쉼터학교 앞 표석만 남은 ‘전관원 터’한강서 잘 버텨낸 살곶이다리잊힌 역사와 애통한 전설만이■전관원터-성동구 왕십리로 189, 행당중학교 정문 왼쪽 보도 ■이태원터-용산구 두텁바위로 60, 용산고등학교 정문 오른쪽 보도 ■보제원터-동대문구 약령시로 2, 안암오거리 이화수전통육개장 앞 보도(우신향병원 방면 101·1017 버스 정류장 옆) ■홍제원터-서대문구 통일로 416, 새마을금고 홍제2동지점 앞 보도 ‘여행과 이야기를 즐겼던 조선 사람들’ 1874년 파리에서 ‘조선천주교회사’라는 이색적인 책 한 권이 출간된다. 프랑스 신부 클로드 샤를 달레가 조선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다블뤼(한국명 안돈이) 주교의 비망록과 보고서, 편지들을 바탕으로 펴낸 자료집 겸 소개서였다. 책 내용 중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조선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여행과 이야기를 즐긴다”는 대목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문맹률이 78%에 달하는 지경에 이야기를 즐기는 게 가능한 일인지, 막강한 신분제에 얽매인 이들이 어떻게 여행을 즐겼다는 것인지? 그나마 이야기는 전기수(傳奇叟) 같은 전문 낭독가를 통하거나 구전으로 접했다 치고, 거의 평생을 향촌 사회의 붙박이로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여행을 즐겼다는 것일까? 오늘날 관광사회학이 전근대의 여행(travel)과 근대의 여행(tourism)을 구별하듯 다분히 시기적 특성이 반영된 표현일 테다.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이 엮은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에 따르면 18세기는 동서양 할 것 없이 여행 붐이 일어났던 시기다. 조선 중기까지는 과거길, 유배길, 암행어사 행차길 등 목적이 뚜렷한 행차가 고작인 데 비해 후기 들어 양반 계급이 아니더라도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욕망이 싹텄기 때문이다. 예인들이 스승과 무대를 찾아 방랑길에 오르는가 하면 상업의 발달로 보부상의 장삿길이 넓어진다. 견문을 넓히고 비경을 즐기고자 떠나는 유람도 흔해져서 화보와 기행문이 쏟아졌고 14세의 원주 소녀 김금원이 남장을 하고 팔도를 누비기도 한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금강산에 가 보지 못한 사람은 사람 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었다니, 우리 조상들이 고립되고 가난하고 억압당한 ‘한(限)의 민족’이라는 해석은 코끼리의 코나 다리만을 더듬어 생긴 오해일지 모르겠다.갈 곳이 많다. 동선도 길다. 4개의 원이 있던 자리가 지방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사방의 어귀이기 때문이다. 중종 25년(1530) 펴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제원은 흥인문 밖 3리, 홍제원은 사현(모래재) 북쪽, 이태원은 목멱산(남산) 남쪽, 전관원은 살곶이다리 서북쪽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말하자면 동대문 밖에 보제원, 서대문 밖에 홍제원, 남대문 밖에 이태원, 그리고 동대문 아래 남소문(南小門)인 광희문 밖에 전관원이 있었던 게다.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지만, 소설가는 사람들 사이에 길이 있다고 말하련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길 위에서 사람살이의 이야기가 빚어진다. 새로운 길이 생기고 있던 길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뜻이고, 이야깃거리가 많아졌다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욕망과 삶의 양상이 다양해졌다는 뜻이렷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도로가 발달하면서 역(驛)과 원(院)의 중요성도 커졌다.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역이 중앙의 공문을 지방에 전달하고 벼슬아치에게 마필을 제공하는 등 공무와 관련된 관영기관이었다면, 고려 때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 원은 일반 여행자들에게도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는 민간 숙박소였다. 한양의 4원은 그 외에도 외국 사신을 쉬게 하고 병자를 치료하고 빈자를 구휼하고 은퇴한 관리들을 위한 기로연을 베푸는 등 다양한 쉼터의 기능을 담당했다.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교통편과 숙소지만, 보통의 조선 여행자라면 여벌의 짚신 외에 준비할 교통편이 따로 없었을 게다. 최저가 검색을 통한 숙소 예약도 불가능했다. ‘하멜 표류기’에 묘사된 바로는, 여행하다가 날이 저물면 아무 집에나 들어가 자기가 먹을 만큼 쌀을 내놓으면 집주인이 그 쌀로 밥을 지어 반찬과 함께 차려 내놓았다고 한다. 그토록 고단했을 조선의 여행길에서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한양 어귀에 다다랐을 때 멀리서 반짝거리는 원의 불빛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무용담과 객소리가 뒤섞여 왁자지껄했을 이야기의 경연장, 발 냄새와 걸쭉한 팔도의 입담이 뒤엉켰을 그곳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한양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와 육교를 내려오면 덕수고등학교와 나란한 행당중학교가 보인다. ‘전관원 터’ 표석은 바로 행당중학교 정문 왼편에 있다. ‘전관원 터: 조선 시대 일반 길손이 머물 수 있던 서울 근교 네 숙소(四院)의 한 곳’낙엽 따위를 넣은 쓰레기 자루 두 개가 표석에 기대어 있다. 대단한 우대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잊힌 역사에 대한 홀대가 씁쓰레하다. 겨울방학을 맞은 학교 운동장에는 축구를 하는 아이들 몇뿐인데, 그들에게 이 터가 조선시대 무엇이었는지 아냐고 물으면 정신이 온전치 않은 아줌마 취급을 받을 게다. 나보다 나어린 이들에게는 무어라도 함부로 말하지 않으련다. 자신이 오른 삶의 여행길이 어디를 향하는지도 알 수 없는 사춘기에는 그냥 열심히 공이나 차면 된다. 열심히 차다 보면 데굴데굴 구르다가 어느 수풀엔가 공이 머물 날이 있으리라. 그때 행여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 오면 두런두런 길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만이다. 가는 사람과 오는 사람, 나그네들이 전관원에서 만난다. 한강을 건넜지만 도성 문이 닫혀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 게다. 서울이 낭이라더니 매일 일경삼점(오후 7시께)에 치는 인정(人定) 종에 따라 야멸치게 성문을 닫으니 어쩔 수 없다. 도성 문이 열리는 오경삼점(오전 4시께) 전에 강을 건너려는 사람들도 있을 게다. 그들은 꼭두새벽 전관원을 나와 살곶이다리를 건너 동으로 강릉에 가거나 송파에서 광주·이천을 거쳐 충주에 이르는 길에 오를 것이다. 설렘과 긴장으로 들떴을 여행자들의 마음을 떠올리며 표석을 뒤로하고 살곶이다리를 향한다. 전관원 위치를 설명할 때 등장하는 살곶이다리는 조선시대의 가장 길고 큰 다리이자 지난달 찾았던 낙천정 터의 주인공인 태종과 관련된 장소이기도 하다. 2011년 보물 제1738호로 지정된 살곶이다리는 한눈에 보아도 튼튼하고 멋진 다리다. 홍수 등으로 유실되어 원형 그대로 복구되지는 못했으나 최대한 조선의 석재를 살리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살곶이다리에는 함흥차사 고사와 맥락을 같이하는 전설이 있다. 도읍지를 떠나 떠돌던 태조가 다시 돌아오는 길에 이복형제들까지 죽이고 왕위에 오른 태종을 향해 쏜 분노의 화살이 꽂힌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실록에는 그런 기록이 전무하다. 어쨌거나 화살이 꽂힌(살꽂이→살곶이) 내력 자체는 확실한지 ‘태종실록’에 ‘(태종이) 살곶이[箭串] 냇가에 술자리를 베풀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일대의 강변이 너르고 풀과 버들이 무성해 말을 먹이고 군대를 훈련시켰다니 그 와중에 혹 누군가의 화살이 다리에 꽂혔던 것일 수도 있다.서민층의 집단 창작인 야사(野史)와 전설은, 동대문 일대가 단종과 정순왕후 송씨의 사연으로 뒤덮인 것처럼 사실을 말하는 일이 통제될 때 발설할 수 없는 비밀을 폭로하는 대체물이다. 어쩌면 백성들은 이런 은밀한 생각으로 애꿎은 다리에 태조와 태종을 끌어다 붙여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을까? “고려 왕조를 무너뜨리고 기세 좋게 스스로 왕이 되더니 천륜을 저버리고 골육상쟁까지 벌였구나. 그렇게 권력이 좋으면 아비가 자식에게 화살을 쏘는 일도 어렵지 않겠네. 에라, 이 콩가루 집구석!”(㉻에 계속)
  • 4마리→130마리로…‘콜롬비아 마약왕’ 하마 떼, 살처분되나

    4마리→130마리로…‘콜롬비아 마약왕’ 하마 떼, 살처분되나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키우던 하마의 개체수가 130마리를 훌쩍 넘기며 콜롬비아 정부의 골칫덩이가 됐다. 현지 정부는 이 하마 떼를 두고 살처분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릴지 고민 중이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지난 4일 하마를 외래 침입종 목록에 추가했다. 남미 대륙에서는 외래종인 하마의 개채수가 너무 많아졌고, 보호종인 매너티는 물론 원주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가 외래 침입종 목록에 추가됐다는 것은 하마를 살처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마약왕이 키워 별명 ‘코카인 하마’…마약왕 죽은 후 빠르게 번식남미 대륙에는 원래 하마가 살지 않았다. 1980년대 콜롬비아의 악명 높았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하시엔다 나폴레스에 개인 동물원을 만들었는데, 하마 4마리를 포함한 코끼리·기린·얼룩말·캥거루 등을 들여왔다. 이것이 남미 대륙에 하마가 등장하게 된 시작이다. 마약왕이 키워왔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 하마들은 ‘코카인 하마’란 별명을 갖고 있다. 에스코바르는 남미 코카인의 미국 운송 루트를 개발해 미국을 코카인 중독의 나라로 만들었다. 메데인 지역에서 세를 키워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수장으로 올라선 그는 정글에서 재배한 코카인을 미국 플로리다로 실어날랐다. 1990년 포브스지에 따르면, 에스코바르의 재산은 약 300억 달러(약 33조원)로, 세계 7위 거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993년 에스코바르는 경찰에 의해 사살됐고, 동물들은 주인을 잃게 된다. 대부분의 동물은 또 다른 동물원 등으로 팔려가거나 죽었지만, 암컷 하마 3마리와 수컷 1마리는 그대로 야생에 남겨졌다. 이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인근 마그달레나강 유역으로 숨어든 하마들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해 최근에는 130마리 이상 늘어났다. 남미 야생에선 하마를 볼 수 없어 이색관광상품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문제는 영역 본능이 강한 하마가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고 강 유역에 사는 주민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주민들이 강에서 하마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2건 발생했다. 특히 마그달레나강 고유종인 매너티가 하마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중성화도 소용 없어…“살처분 vs 보호구역” 전문가들은 이 하마 떼가 10년 내 4배로 더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지 당국은 하마의 개체수 조절을 위해 마그달레나강 유역의 하마 24마리에 중성화 기능 약품을 투여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지에서는 하마의 개체수 조절을 위해 선별적인 살처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지역 정부 관리는 AFP통신에 “살처분은 검토 대상 중 하나”라면서 “그것은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살처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마는 보호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연초 일부 정치인과 옹호론자들은 민간자금을 유치해 하마들을 위한 보호구역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 “분명 초식인데!” 죽은 코끼리 잘근잘근 씹는 하마…왜?

    “분명 초식인데!” 죽은 코끼리 잘근잘근 씹는 하마…왜?

    하마가 죽은 코끼리에 다가가 살가죽을 잘근잘근 씹는 기이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위스의 한 사진작가는 최근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한 강에서 하마들이 죽은 코끼리의 몸을 조금씩 물어뜯는 광경을 목격했다. 브리스 프티(42)라는 이름의 사진작가는 지난해 10월 보츠와나에 있는 초베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세계 최대 아프리카코끼리의 서식지이기도 한 공원에는 초베강이 있으며 이곳에선 물을 마시러 온 코끼리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당시 작가 일행이 배를 타고 강가에 도착했을 때 이상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코끼리 사체 곁으로 하마 무리가 다가왔기 때문. 아프리카 독수리와 대머리황새에 이어 다 자란 수사자 두 마리가 죽은 코끼리를 살피며 고기를 노렸지만, 누구도 하마들의 접근을 막을 수 없었다.이들 하마는 죽은 코끼리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살가죽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한 어린 하마는 장난을 치는지 코끼리 코를 물었다가 놓치기를 반복한 끝에 입어 물고 잘근잘근 씹기도 했다.이에 대해 작가는 “하마는 초식동물이다. 그렇지만 죽은 코끼리의 위 속에는 소화되지 못한 식물이 70%가량 들어있다”면서 “이 사실을 아는 하마가 종종 죽은 코끼리 옆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하마들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군침을 흘리며 코끼리의 위를 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브리스 프티/인스타그램  
  • 190살 세계 최장수 육지동물… 주요 관심사는 짝짓기

    190살 세계 최장수 육지동물… 주요 관심사는 짝짓기

    1832년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190살’ 셰이셀코끼리거북 조나단이 최근 자신이 세운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조나단과 같은 코끼리거북(뭍에 사는 대형 거북의 총칭)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150년 정도다. 영양실조 등으로 한 때 위독했던 조나단은 수의사의 정성어린 보살핌 덕분에 건강을 회복했고, 현재까지 인간과 함께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기네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조나단은 끈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며 현재 고령으로 시각과 후각을 잃은 상태이지만 수의사가 주는 음식을 잘 받아먹는 등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배추, 오이, 당근, 사과 등 제철과일을 즐겨 먹으며 청력이 좋아 수의사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조나단 이전에는 1965년 188살의 나이로 죽은 방사거북 ‘투이 말릴라’가 있었다. 셰이셀코끼리거북은 최소 50살이 돼야 성체가 되기 때문에 기네스북은 조너선의 현재 나이를 최소 190세로 추정, 바다거북과 육지거북을 망라한 ‘최장수 거북’으로 등재했다. 영국령 세이셸 군도에 살던 조나단은 1882년에 세인트헬레나 섬 총독에게 선물된 이래 지금까지 섬을 지키고 있다. 조나단의 생존기간에 걸쳐 영국 왕좌에 앉았던 왕은 조지 4세부터 현재의 엘리자베스 2세까지 총 8명이다. 조나단은 1882~1886년 세인트헬레나 주지사가 거주하는 플랜테이션 하우스 정원에서 거닐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후 주지사가 31번이나 바뀌었지만 여전히 다른 거북들과 함께 이 정원에서 살고 있다. 조나단을 돌보는 수의사 조 홀린스는 조나단이 여전히 활동적이며 데이비드, 엠마, 프레드 등의 이름이 붙은 다른 거북들과 자주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는 “고령에도 여전히 성욕이 왕성해 엠마와는 자주, 프레드와는 종종 교미하는 장면이 목격된다”고 말했다.
  • [나우뉴스]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나우뉴스]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스리랑카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야생 코끼리가 또 죽은 채 발견됐다. 코끼리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AP통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수도 콜롬보에서 210㎞ 떨어진 암파라 지역의 한 쓰레기장에서 코끼리 2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수의사 등 동물 전문가의 조사 결과, 죽은 코끼리들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음식물 찌꺼기 등을 찾아 헤매다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다량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수의사는 “비닐봉지, 포장지의 폴리에틸렌, 음식물 포장재와 플라스틱, 비분해 물질, 물 등이 코끼리 부검에서 발견된 전부였다. 코끼리가 일반적으로 먹고 소화하는 정상적인 먹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식지 감소와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먹을 것이 부족해진 코끼리가 마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목숨을 잃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환경보호단체와 수의사들은 지난 20년간 스리랑카 동부지역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코끼리는 약 20마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스리랑카는 코끼리를 매우 숭상하는 국가지만, 이곳에서도 코끼리의 멸종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개체 수는 19세기 1만 6000마리에서 2011년 6000마리로 줄어들었다. 서식지와 먹잇감을 잃고 굶주린 코끼리들은 먹을 것을 찾아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을 자꾸만 넘나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립지를 만난 코끼리들은 음식물이 섞인 쓰레기를 뒤적이다가 소화기관에 치명적인 날카로운 물건이나 소화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배를 채운 코끼리들은 극심한 소화불량으로 더 이상의 섭취 활동이 불가능해지며, 물도 마시지 못하게 된 후에는 결국 쓰레기장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 먹잇감을 찾아 민가 가까이로 내려온 코끼리 일부는 상아 밀렵꾼에 잡히기도 하고, 곡식 농사를 망친 코끼리에 화가 난 농부들에게 목숨을 잃기도 한다. 2014년에는 쓰레기 매립지를 보호하는 전기 울타리가 번개에 맞아 작동을 멈췄지만 당국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고, 수 마리의 코끼리가 한꺼번에 쓰레기 매립장으로 난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굶주린 코끼리로부터 쓰레기 매립장이나 논·밭, 각 가정을 지키기 위해 세워놓은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목숨을 잃는 코끼리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 현지의 한 국회의원은 “전기 울타리 설치는 코끼리의 생명은 물론 주민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우리는 코끼리를 위협이라고 부루지만, 야생코끼리도 엄연한 스리랑카의 자원이다. 당국이 인명과 코끼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농민들이 안전하게 농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인간이 미안해…쓰레기장서 생 마감한 코끼리, 사인은 플라스틱

    스리랑카의 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야생 코끼리가 또 죽은 채 발견됐다. 코끼리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AP통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수도 콜롬보에서 210㎞ 떨어진 암파라 지역의 한 쓰레기장에서 코끼리 2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수의사 등 동물 전문가의 조사 결과, 죽은 코끼리들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음식물 찌꺼기 등을 찾아 헤매다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다량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수의사는 “비닐봉지, 포장지의 폴리에틸렌, 음식물 포장재와 플라스틱, 비분해 물질, 물 등이 코끼리 부검에서 발견된 전부였다. 코끼리가 일반적으로 먹고 소화하는 정상적인 먹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식지 감소와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먹을 것이 부족해진 코끼리가 마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목숨을 잃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환경보호단체와 수의사들은 지난 20년간 스리랑카 동부지역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코끼리는 약 20마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스리랑카는 코끼리를 매우 숭상하는 국가지만, 이곳에서도 코끼리의 멸종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스리랑카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개체 수는 19세기 1만 6000마리에서 2011년 6000마리로 줄어들었다. 서식지와 먹잇감을 잃고 굶주린 코끼리들은 먹을 것을 찾아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역을 자꾸만 넘나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립지를 만난 코끼리들은 음식물이 섞인 쓰레기를 뒤적이다가 소화기관에 치명적인 날카로운 물건이나 소화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배를 채운 코끼리들은 극심한 소화불량으로 더 이상의 섭취 활동이 불가능해지며, 물도 마시지 못하게 된 후에는 결국 쓰레기장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먹잇감을 찾아 민가 가까이로 내려온 코끼리 일부는 상아 밀렵꾼에 잡히기도 하고, 곡식 농사를 망친 코끼리에 화가 난 농부들에게 목숨을 잃기도 한다. 2014년에는 쓰레기 매립지를 보호하는 전기 울타리가 번개에 맞아 작동을 멈췄지만 당국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고, 수 마리의 코끼리가 한꺼번에 쓰레기 매립장으로 난입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굶주린 코끼리로부터 쓰레기 매립장이나 논·밭, 각 가정을 지키기 위해 세워놓은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목숨을 잃는 코끼리 사례도 자주 발생한다. 현지의 한 국회의원은 “전기 울타리 설치는 코끼리의 생명은 물론 주민의 생명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우리는 코끼리를 위협이라고 부루지만, 야생코끼리도 엄연한 스리랑카의 자원이다. 당국이 인명과 코끼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농민들이 안전하게 농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저기 오는 저 호랑이, 늑대일까 강아지일까/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저기 오는 저 호랑이, 늑대일까 강아지일까/정신과의사

    우리는 앞에 앉은 저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다. 혹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빨리 알고 싶다. 이 마음은 사람의 오랜 호기심이다. 처음 본 사람에게 혈액형이나 별자리를 물어보는 것도 그 호기심의 변주다. 주어진 몇 안 되는 정보만으로도 상대방을 냉큼 파악하고 싶은 우리는 쉴 새 없이 상대의 관상을 살피고 말투에 귀를 기울인다. 궁예의 관심법도 비슷한 마음에서 왔고, 어찌 보면 심리학 자체가 저 호기심에서 시작된 학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호기심은 애처로운 생존 기술이기도 하다.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혹시 나에게 해를 끼치려는 건 아닌지 빨리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무기를 든 미지의 부족과 숲속에서 마주치곤 했을 태곳적 조상들부터 쭈욱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이 기술을 갈고 닦아 왔다. 프랑스 말에서 유래했다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말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어스름해 사물이 잘 분간되지 않는 시간 저 멀리 보이는 검은 물체가 날 해칠 늑대인지 날 반기러 나온 우리 집 개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은 때론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중요한 문제일 테니까. 누군가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 직업을 밝히면 사람들이 흥미롭게 묻는 몇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 하나가 ‘정신과 의사라면 이야기만 몇 마디 나눠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바로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을 먼저 말하자면 ‘모른다’다. 모를 수밖에 없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어허!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왔군?” 하고 일갈하는 점쟁이도 아니고, 어떻게 몇 마디만 나눠 보고 한 사람을 알 수 있을까. 물론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은 훈련을 받고 일정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니까 여느 사람보다는 좀더 효과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짧지 않은 시간과 정성을 들인 면담과 검사 없이는 남의 마음을 아는 일은 쉽지 않다. 물론 세상엔 자기 속내를 유난히 잘 드러내는 사람도 있고 누굴 만나든 단번에 그 속을 꿰뚫어 보는 상담의 대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겪어 보지 않고 상대방을 아는 것은 어렵다. 이것은 만두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저 만두가 김치만두인지 고기만두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그 재료의 색이 만두피를 넘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념을 싹 덜어내어 허옇게 된 김치를 만두소로 쓰는 이북식 만두라면? 먹어 보지 않으면 그 속을 알 도리가 없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어디 사람 마음과 만두소뿐일까. 새해를 맞아 이곳저곳에 넘쳐나는 올해 예측들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1월이 되면 우리는 경기가 좋아질지 더 나빠질지, 올해 수출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한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니 누가 당선될지 열심히 예측해 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과연 지겨운 코로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설왕설래한다. 하지만 누구라서 2022년이 어떤 해가 될지, 임인년 호랑이는 우리에게 무서운 늑대가 될지, 귀여운 강아지가 될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별 수 없다. 겪어 보는 수밖에. 사람의 마음을 아는 데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는 365일을 꼬박 채워 보낸 뒤에야 2022년이란 1년의 시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때론 불안하고 초조하더라도 굳이 그 미래를 남보다 빨리 알겠다고 안달복달하지 말고 담담히 겪어 보는 수밖에. 내 앞에 놓인 따뜻한 저 만두가 김치만두인지 고기만두일지 상상하며 한 입 베어 무는 마음으로.
  • ‘코끼리 연금’ 20여년째 방치… 초당적 개혁기구로 옮겨 수술해야

    ‘코끼리 연금’ 20여년째 방치… 초당적 개혁기구로 옮겨 수술해야

    서울신문 논설위원실은 3월 대통령 선거까지 ‘새 정부, 이것만은 하자’ 시리즈를 집중 연재한다. 20대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입법부가 해야 할 과제를 9개로 정리해 부문별 담당 논설위원이 현상과 진단, 대안을 제시한다. 첫 회는 연금개혁.연금개혁을 흔히 ‘코끼리 옮기기’에 비유한다. 너무 육중해 한 발짝도 들어 올리기 힘든 코끼리처럼 지난(至難)해서다. 자칫 잘못하면 코끼리 발에 밟히기 십상이다. ‘고갈’ 경고음이 계속 울리는데도 국민연금이 20년 넘게 사실상 방치 상태인 것은 이 때문이다. 연금개혁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한때 180석을 손에 쥐었기에, 비판의 강도가 더 세고 따갑다. 유력 대통령 후보들이 탈모의 건강보험 적용 같은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연금에 이르러선 입을 다문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적립금을 다 까먹어 정부 지원에 기대고 있다. 두 연금 때문에 지난해 불어난 나랏빚만 100조원이다. 후발주자인 국민연금은 아직 기금이 남아 있지만 2057년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정부 추계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고갈 시기를 정부보다 2년 더 빠른 2055년으로 경고했다. 723만명으로 추산되는 2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은 대부분 차기 대통령 임기 안에 은퇴를 마무리한다. 연금 가입자에서 수급자로 대거 바뀐다는 얘기다. 연금 고갈 시기가 점점 더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금개혁이 시급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세대 간 형평성’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70년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은 62세가 넘는다. 반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같은 시점 2000만명이나 감소한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먹여살려야 하는 노인 인구가 대략 1.2명이다. 미래 청년세대의 부담이 급증하는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중시하는 ‘공정’ 가치에 어긋난다. 연금개혁 여건이 성숙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예전에는 국민·공무원·군인·사학 등 ‘연금 간 형평성’ 갈등만 문제였지만 지금은 세대 간 형평성까지 겹쳐 있어서다. 국민연금의 수술 방향은 크게 두 갈래다. ‘더 내고 더 받을 것’이냐, 아니면 ‘더 내고 지금처럼 받을 것’이냐.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개인 부담 4.5%)다. 1998년 이후 24년째 동결된 상태다. 여러 차례 인상 시도가 있었지만 ‘마의 10%’ 벽을 넘지 못했다. 영국(25.8%), 독일(18.7%), 일본(18.3%), 미국(13.0%) 등 외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따라서 ‘내는 돈’(보험료)을 올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문제는 ‘받는 돈’(연금)도 올릴 것이냐이다. 지금은 은퇴 전 소득의 40% 수준이다. 이미 ‘용돈 연금’이라 보험료를 올리면 소득대체율도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받는 돈도 올리면 보험료 인상 효과가 상쇄돼 올리나 마나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부딪친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사지선다형’으로 던져 놓고 아무 선택도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장은 6일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더 내고 덜 받는 것’이지만 국민 저항이 너무 커 당장은 무리”라면서 “더 내고 지금처럼 받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윤 회장은 “심정적으로야 ‘더 내고 더 받기’가 좋지만 과거 20년 동안 보험료를 한 푼도 올리지 않으면서 (내는 돈과 받는 돈의) 불균형이 너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더 내고 더 받기’로는 기금 고갈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받는 돈은 그대로인데(혹은 줄어드는데) 내는 돈만 올리자고 했을 때 국민들이 과연 받아들일 것이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연금개혁 공약을 내지 않는 이유다.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통합’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여야를 떠나 초당파적 연금개혁기구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연금개혁은 반드시 보험료율 인상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어떤 후보든 (얘기를) 꺼내는 순간 욕을 먹게 돼 있다”면서 “진영을 떠나 공동으로 연금 공약을 만들면 누가 집권해도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된 뒤 착수하면 너무 늦다는 오 위원장은 “대선 주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탈정치, 초당파 연금개혁추진위원회 구성을 선언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뜨거운 감자인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통합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4대 연금의 정확한 실태도 공개돼야 한다. 재정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고 연금 간 불균형이 어느 정도인지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 합의 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2020년 작성한 공무원연금 재정계산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 회의록도 비공개다. 일본이 재정보고서는 물론 위원들의 발언 내용까지 실명으로 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과 대조된다. 윤 회장은 “많은 유럽 국가가 경제성장률, 인구 변화, 실업률 등에 따라 연금이 자동으로 달라지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만큼 이런 제도를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소득 심사를 완화하거나 수급 개시 연령을 높여 연금받는 사람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도 전문가들 사이에 높다. 그러자면 필연적으로 ‘정년 연장’ 문제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 무대 위에 선 상상력… 동심 키우는 연극 보러 오세요

    올해로 18회를 맞는 서울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겨울축제가 4일 막을 올렸다.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종로 아이들극장, 씨어터 쿰과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 ‘플레이슈터’와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아동·청소년극을 만날 수 있다. 4~5일 작은 극장의 ‘거인의 정원’을 시작으로 12편이 오프라인으로 어린이·청소년 관객들을 맞는다. 10개월 이상부터 볼 수 있는 영유아극 ‘환영해’와 현대무용 ‘우주·아이·삶·춤’부터 3세 이상부터 관람이 권장되는 서커스 ‘해피해프닝’, 7세 이상부터 청소년까지 즐길 수 있는 미스터리 추리극 ‘샬롯 탐정소’, 하이브리드 신체극 ‘계단의 아이’ 등 여러 연령대 관객들과 가족들이 함께 예술을 나눌 수 있는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코가 없이 태어난 코끼리의 다름을 이야기하는 인형극 ‘끼리’, 동화 속 불편한 부분들을 비판적으로 읽으며 바꿔보는 뮤지컬 ‘상상력극장 삼양동화: 헨젤과 새엄마·거울을 깬 왕비 편’, 인간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고통받는 자연과 물에 대한 소중함을 표현한 그림자인형극 ‘개굴개굴 고래고래’ 등 생태환경과 배리어프리, 성장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어린이부터 어른들에게까지 생각할 거리를 한껏 던진다.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타루, 극단 즐겨찾기 등 축제에 참여하는 3개 극단의 인기작 3편을 하나로 모은 ‘아시테지 코리아 온라인극장 빅3’와 16편의 아동·청소년 예술공연을 담은 ‘키즈 플레이슈터’ 등으로 안방에서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아시테지코리아는 “올해는 아시테지코리아 설립 40주년과 어린이날 100회를 맞는 해”라면서 “다양한 고민을 품고 있는 청소년과 어른, 예술가까지 모두에게 성장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호모 에렉투스‘ 화석 찾아낸 리키 박사 별세

    ‘호모 에렉투스‘ 화석 찾아낸 리키 박사 별세

    인류의 기원을 찾는 발굴로 유명한 ‘리키 가문’의 고인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리처드 리키 박사가 2일(현지시간) 77세로 별세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리키 박사가 숨졌다는 매우 슬픈 소식을 들었다”고 애도했다. 영국계 케냐인인 리키 박사는 대중에게 친숙한 고인류 발굴자로 꼽힌다. 1972년 ‘호모 하빌리스’ 두개골을 발굴해 호모 속 인류의 단초를 제시했다. 그의 인류학적 성과는 1984년 케냐 북부 투르카나 호수 인근에서 거의 원형에 가깝게 전체 골격이 보존된 상태로 찾아낸 ‘호모 에렉투스‘ 화석이다. 이 화석은 160만년 전의 소년 화석으로 발굴 장소를 따 ‘투르카나 소년’으로 불렸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은 호모 하빌리스 모형과 찍은 그의 사진에 ‘인간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나’라는 표지를 실었다.  리키 박사는 1989년 케냐 국가야생보호국을 지휘하면서 무장 헬리콥터를 동원해 코끼리 밀렵꾼들과 맞섰고,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12t 규모의 상아를 불태워 아프리카 코끼리 보호에 대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1993년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후에도 케냐 정부를 상대로 한 밀렵 반대 캠페인을 주도했고, ‘인류의 기원’ 등의 저서를 남겼다.  리키 가족은 고인류학계에서는 독보적인 가문이다. 양친은 ‘화산재 위의 두 발자국’ 유적 발견을 통해 인류의 직립보행 추정 연대를 330만년 전으로 앞당긴 루이스 리키, 메리 리키 박사다. 그의 부인과 딸도 고인류 연구자로 활동하며 3대에 걸쳐 인류의 뿌리를 다시 써 왔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끼리 상아 불태우던 케냐 고인류학자 리처드 리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끼리 상아 불태우던 케냐 고인류학자 리처드 리키

    1989년 12t에 이르는 코끼리 상아를 불에 태워버린 사나이가 있었다. 저명한 고인류학자이자 코끼리 보호에 앞장 선 케냐의 환경운동가 리처드 리키 박사다. 당시 그는 국가야생보호국장으로 임명되자마자 밀렵꾼과의 전쟁에 나서 코끼리로부터 절단된 상아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런 위력시위를 벌였다. 1972년 ‘호모 하빌리스’와 3년 뒤 ‘호모 에렉투스’ 등 인류 진화에 대한 지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고인류 화석을 무더기로 발굴한 고인류학자인 그가 2일(현지시간) 77세의 일기로 유명을 달리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어디에서 죽음을 맞았는지와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방송은 다만 고인이 세상을 뜨기 전까지 미국 스토니브룩대학의 투르카나 연구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재단은 케냐 북부의 고인류학 연구를 진작시키기 위해 발족됐다. 고인은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시작했음을 규명한 인물로 기억된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오늘 오후 리처드 리키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매우 슬픈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고인의 3대가 고인류학자였다. 루이스와 메리 박사 사이에서 1944년 태어난 그는 미브 리키란 고인류학자와 결혼해 역시 고인류학 연구자인 딸 루이즈를 낳았다. 3대가 케냐에서 인류의 기원을 천착하는 ‘가업’을 잇고 있는 셈이다. 그는 원래 사파리 가이드로 일했는데 23세 때 비영리 과학교육 지원기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로부터 케냐 북부 투르카나 호수를 연구할 권한을 부여받으면서 고인류학에 발을 들였다. 관련 학위가 없었는데도 두 권의 책 ‘기원들(Origins)’과 ‘호숫가 사람(People of the Lake)’을 집필해 고인류학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 표지에 호모 하빌리스 모형 앞에 포즈를 취한 사진이 ‘인간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나’란 제목과 함께 실렸던 일로도 유명하다. 1984년에는 원형에 가장 가까운 호모 에렉투스 화석을 발굴했는데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손꼽힌다. 이 화석은 160만년 전부터 150만년 전 사이에 살았던 청소년의 것으로 투르카나 호수 근처 나리오코토메 강둑에서 발견돼 ‘투르카나 소년’으로도 불린다. 그는 무장한 코끼리 밀렵꾼을 보면 바로 실탄 공격을 하라는 명령을 단속 레인저들에게 내릴 정도로 늘 거침이 없었다. 1993년 세스나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두 다리를 잃었지만 그 뒤에도 왕성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그는 밀렵 예방에 미온적으로 돌변한 케냐 정부로부터 야생보호국에서 쫓겨나자 야당을 창당하는 등 정치인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관료들의 부패에 맞서 싸우는 사회단체 대표를 맡아 활약했다. 3년을 몸 담은 뒤 국가야생보호국에 돌아와 국장으로 일했다.
  • [안녕? 자연] 10년 안에 동식물 100만종 사라질수도… “공룡 이후 최대 대멸종”

    [안녕? 자연] 10년 안에 동식물 100만종 사라질수도… “공룡 이후 최대 대멸종”

    지난해에 이어 2022년 올 한해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10년 안에 동식물 약 100만 종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세계자연기금(WWF) 전 세계가 공룡시대 이후 가장 큰 대멸종으로 향하고 있으며, 10년 이내에 수백만 마리의 동물을 포함한 동식물 약 100만 종이 멸종할 수 있다는 예측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올라 있는 생물종은 총 14만 2500종이며, 이중 야생에서 매우 높은 절멸 위기에 직면한 멸종위기(EN) 종은 4만 종에 달한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둥근귀코끼리는 지난 31년간 개체 수가 86% 감소해 멸종위기가 가장 심각한 동물 중 하나로 꼽혔다. 북극곰 역시 북극해 얼음이 급속히 녹으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은 “2035년 여름에는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녹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극곰의 멸종 예측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 밖에도 모든 종의 상어와 가오리의 개체 수는 서식지 감소와 기후변화, 무분별한 남획 탓에 1967년 이후 30% 감소했다. 독일에 서식하는 청개구리와 두꺼비 역시 10년 내 닥칠 대량 멸종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지중해에서 가장 크고 귀한 조개 역시 대멸종 위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자연기금은 “전 세계 생물종의 멸종이 재앙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구 생물종 보존을 위한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다만 지난해 멸종위기종을 지키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면서 “네팔에 서식하는 인도코뿔소 개체 수는 정부의 강력한 보호조치 도입으로 2015년 이후 16% 증가했다. 고양잇과 포유류인 스페인스라소니는 약 20년 전 당시만 해도 100여 마리만 남은 심각한 멸종위기 종이었으나, 현재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지에서 1111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2022년을 의미하는 한국호랑이는 멸종위기종 1급에 속하며, 야생에 남아있는 개체 수는 약 4000마리 정도로 알려졌다.
  • [세종로의 아침] 상처 입은 긴팔원숭이를 보며/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상처 입은 긴팔원숭이를 보며/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우리보다 경제력이 뒤지는 나라들을 여행하다 보면 반면교사 같은 장면과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다소 우쭐대는 기분으로 찾았다가 뒤통수를 얻어맞는 상황과 맞닥뜨린 격이어서 더 깊게 각인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얼마 전 태국 푸껫의 긴팔원숭이재활센터를 찾았을 때도 그랬다. 이 재활센터는 이름 그대로 인간과의 서식지 전쟁에 패해 살 곳을 잃었거나, 밀렵꾼에게 잡혀 인간의 노리개 노릇을 하던 긴팔원숭이들을 구해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전 적응 훈련 등을 하는 곳이다. 규모나 시설 등은 보잘것없었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긴팔원숭이들을 구해 보려는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만큼은 뚜렷해 보였다. 이 재활센터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태국인들의 동물권에 대한 높은 이해였다. 현실적으로 긴팔원숭이는 ‘긴요한 관광 자원’이다. 음식점 등에서 호객 행위를 할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한데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이 같은 행태를 과감히 버리자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관광지에서 말이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코끼리에서 관찰됐다. 태국의 대표적인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인 코끼리 트레킹을 거부했다는 관광객 이야기, 코끼리에게 물리적 위해를 주는 트레킹 대신 관광객이 직접 코끼리를 돌보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한 보호소 이야기 등도 흔히 들을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여행에 대한 자각, 동물들의 생존 권리에 대한 이해가 태국 사회 전반에서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는 방증이라 여겨진다. 동물권이 단지 윤리의 문제이거나 감성의 영역에 머물 화두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왜 그런지는 지긋지긋하게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19의 창궐 경위를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 인구 통제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딥스테이트(숨은 권력집단)가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식의 음모론만 낭자할 뿐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야생의 복수’ 쪽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늘며 바이러스 노출도 덩달아 상승했다는 관점이다. 박쥐가 갖고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밝혀지지 않은 경위를 통해 천산갑에게 옮겨 갔고, 천산갑이 중간 숙주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로 변이했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매우 불편하겠지만, 최초 발병지로 알려진 우한시장이 야생동물 불법 밀도살 행위가 잦은 곳이었다는 점이 이 같은 견해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견해가 맞다면 코로나19를 불러온 원인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인간의 욕망이다. 설령 빌 게이츠나 미국 제약회사들이 얽힌 음모론이 사실로 드러난다 해도, 인간의 욕망이 개입돼 빚어진 참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올해는 범의 해다. 나라 안 여기저기에서 호랑이 예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범은 공식적으로 한반도에서 사라진 동물이다. 기본적으로는 서식지 파괴가 주요 원인이겠지만, 가죽은 방한용품이나 장식용으로, 뼈와 살은 약으로, 이빨과 발톱, 수염 등은 벽사를 위한 부작(符作)으로 썼던 우리의 과거 행태도 한 원인이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동물들의 권리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야생동물 수렵 금지 등의 조치를 넘어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생각된다. 동물들이 갖고 있는 권리를 인정한다면, 바이러스 창궐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더 잘 먹고 더 잘 살기 위해, 더 진기한 맛을 탐닉하기 위해 동물을 핍박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 이재명 “월세공제 확대” 윤석열 “일자리 최우선”…청년층 구애

    이재명 “월세공제 확대” 윤석열 “일자리 최우선”…청년층 구애

    이재명 “최대 5년 전 월세까지 공제” 올해 3월 9일 대선의 최대 승부처는 ‘2030 세대’가 될 전망인 가운데 대선후보들은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 ‘무한책임 부동산 공약 4’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월세는 코끼리, 공제는 쥐꼬리? 월세 공제를 늘려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최대 5년 전 월세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이월공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는 “거주 형태 변화로 월세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자산이 적고 소득이 낮은 청년층일수록 높은 월세를 따라갈 수가 없다”며 “지금 소득이 적어 공제 한도를 못 채운다면 기부금 공제처럼 최대 5년 뒤까지 이월해 신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연 월세액의 10~12% 공제율을 15~17% 수준으로 올려 적어도 2달 치 월세를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제 대상 주택가격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세입자가 월세 공제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며 “기준시가 3억 이하 주택에만 적용하던 것을 5억 이하 주택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세입자와 청년의 월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윤석열 “일자리 공정성 주목하겠다” 이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차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있다”며 “일자리가 있어야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소득이 있어야 풍요로운 삶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일자리 문제의 공정성에 주목하겠다”며 “취준생이든 이미 취업하고 있는 사람이든 모두가 납득할 공정한 기회 제공을 전제로 일자리 정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인국공 사태’를 예로 들며 ‘묻지마 정규직 전환’ 정책은 공정하지 못하다고도 했다. 그는 “일부 노조의 일자리 세습 같은 불공정한 제도도 개선하겠다”며 “노조가 일자리를 자기 자녀에게 대물림하는 부모찬스를 없애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청년이 희망을 갖고 꿈을 품는 나라야말로 미래가 있는 진정한 강대국”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대한민국은 청년이 주인공이다. 청년세대가 우리 사회를 선도하고 미래 대한민국의 온전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 [어린이 책] 외롭고 힘들어도 함께라면 괜찮아

    [어린이 책] 외롭고 힘들어도 함께라면 괜찮아

    지구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은 어렸을 때 코끼리들과 함께 자랐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족을 잃은 노든은 오른쪽 눈을 다친 펭귄 ‘치쿠’를 만나 친구가 된다. 하지만 치쿠는 죽고 치쿠가 품고 있던 버려진 알에서 아기 펭귄이 태어난다. 노든은 이 어린 펭귄에게 안전한 곳을 찾아주기 위해 그를 데리고 바다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은 루리 작가의 그림책 ‘긴긴밤’은 코끼리와 코뿔소, 펭귄이라는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를 품어 안으며 ‘우리’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독자는 이들을 통해 사랑과 연대의 가치, 생명의 존엄을 느끼게 된다.야생과 동물원 등을 오가며 살았던 노든에게 바깥 세상은 행복했지만 그만큼 고통도 따랐다. 야생에서 사는 게 서툰 노든을 ‘엉뚱하지만 특별한 코뿔소’라고 불러 준 아내, 악몽을 꾸지 않고 긴 밤을 견딜 방법을 알려 준 친구 ‘앙가부’ 등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어린 펭귄은 견고한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었다. 이들이 파란 지평선을 찾아가는 여정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의 세계를 통과해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눈앞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용기와 위로를 주는 듯하다. 굵직하게 변하는 감정을 깊이 파고든 작가의 그림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독자는 노든이 소중한 이들과 함께 걸었을 길을 통해 누군가의 시간이 멈춘다 해도 그가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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