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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와 트레킹… 태국의 ‘새로운 유혹’/현대와 전통 공존하는’북방의 장미’

    해외여행 몇 번 해본 사람치고태국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하지만 그중 대다수는 방콕이나 파타야,푸켓 등 태국 중남부에 머물다 돌아오면서 더이상 볼 것이 없다고 식상함을토로한다. 그렇다면 이젠 태국 북부에 눈을 돌려 보자.바다를 끼고 있는 남부와 달리북쪽 도시들은 대부분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으며,비교적 관광객들의 때가 덜 탄 곳이 많다.그중 치앙마이는 네팔에서 시작된 히말라야 산맥의 끝자락에위치한 곳으로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대표적 도시다.‘북방의 장미’란 애칭이 말해주듯 이곳은 서늘한 고산도시의 기후 덕에 피부 흰 미인이 많기로유명하다.방콕에 이어 태국 제2의 도시인 치앙마이는 1200년대 태국의 고대왕조인 수코타이와 란나의 중심지.지금도 도심 곳곳엔 1000개를 웃도는 탑과 사원이 산재해 있다. 해발 2000m가 넘는 산악으로 둘러싸인 치앙마이는 트레킹과 골프의 천국.일년 내내 무더운 태국 남부와 달리 비교적 선선하면서도 습하지 않은 기후로정글 트레킹과 골프를 즐기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유럽 관광객들이 아직 대세를 이루나 최근 들어 한국 및 중국 관광객들이제법 찾는 편이다.특히 건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쾌청한 날씨가 계속돼 추위 또는 더위를 피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도심에서 차로 30분만 나가면 정글과 계곡이 이어진다.정글 트레킹의 경우마니아들은 2박3일,3박4일 일정으로 탐험 코스를 즐긴다.그러나 일반 관광객은 하루나 한나절 코스를 선택해야 무리가 없다. 치앙마이 북쪽엔 5곳 정도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그 중 도심에서 1시간 정도 차로 올라간 거리의 매태만 계곡에 위치한 ‘매탱 코끼리 공원’이 운영하는 코스가 체험해 볼 만하다.이곳 단축코스는 코끼리 트레킹 및 뗏목 래프팅,물소 수레타기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상당히 재미 있다.코끼리를 타고 계곡을 따라 1시간 정도 올라가서 물소 수레를 타고 내려온 다음 다시 뗏목을타고 계곡을 내려가는 코스다. 특히 코끼리의 배까지 잠기는 계곡물을 건너 정글을 어슬렁거리며 헤쳐나가는 코끼리 트레킹,대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을 타는 래프팅은 꽤 스릴 있다.요금은 30달러 정도. 치앙마이엔 골프장이 10여 군데 있는데, 그중 관광객들이 즐길 만한 곳은로열·그린밸리·람푼·란나 등 4곳.이중 다양한 모양의 호수와 야자수가 조화를 이룬 그린밸리는 조니워커 골프대회 등 세계적 대회가 해마다 열리는명문코스다.람푼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는 코스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고난도지만 아기자기하게 코스를 꾸며놓아 한국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로열 및 란나 골프장은 넓은 페어웨이와 탁 트인 시야가 특징.따라서 중·상급 골퍼들은 그랜밸리나 람푼을,초보자들은 로얄이나 란나 골프장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 그린피는 골프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18홀 기준 1200∼1500바트.환율은 1달러에 약 40바트다.캐디피는 200바트,골프클럽 대여료는 400바트 정도다. 캐디피가 싸기 때문에 골퍼가 별로 없는 주중에는 혼자 캐디 4명을 데리고치는 일명 ‘왕족골프’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고.즉 기존의 캐디 역에다 양산 받쳐주고,‘굿샷’을 외치며 박수를 쳐주거나 먹거리를 챙겨주는 캐디를별도로 ‘거느리고’ 라운딩한다고 한다. 산악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고산족 마을도 찾아볼 만하다.치앙마이엔 현재1000여곳에 달하는 고산족 마을이 산재해 있는데,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거나수공예품 등을 만들어 생계를 잇는다.시내와 달리 전통적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이들의 순박한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여유로움을 준다. sdragon@ ★여행 가이드 ●항공편 겨울 성수기를 맞아 타이항공이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치앙마이 직항 전세기를 띄울 예정.직항기를 이용하면 방콕을 경유해 가는 것보다 소요시간이 크게 줄어 4시간 정도면 충분하다.단 전세기를 이용하려면 전세기를 독점운영하는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KC투어(02-761-0947)가 골프패키지상품은 84만 9000(3박5일)과 89만 9000원(4박6일),일반 관광패키지는64만 9000원(3박5일)과 74만 9000원(4박6일)에 각각 판매한다. 정기항공편을 이용하려면 방콕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인천공항에서 방콕까지 5시간,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1시간쯤 걸린다.한국∼방콕노선은주 54편,방콕∼치앙마이 국내선은 수시로 있다. ●먹거리 및 숙박 태국 북부지역 전통 만찬을 들며 전통 쇼를 관람하는 ‘칸토크(Kan Tak) 디너쇼’가 유명하다.밥과 함께 버섯수프,돼지고기,닭고기,야채볶음 등 7가지반찬이 나오며,음식이 떨어지면 알아서 채워준다.식사를 하는 동안 몇가지태국무용 및 고산족 전통춤을 공연하는데,애니미즘이 녹아 있는 이들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맛볼 수 있다.‘올드 치앙마이 센트럴 센터’의 칸토크 디너가 유명하다. 한국음식을 먹고 싶으면 치앙마이 시내에 있는 ‘KOREAN RESTAURANT’이 찾을 만하다.다른 한국 음식점이 관광객을 주고객으로 하는 반면 이곳은 50여명에 불과한 한국 교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이어서 싸고 맛도 괜찮다. 숙박은 아마리·엠프레스 등 4성 호텔 정도면 깨끗하면서 고급스럽다.숙박료는 2000∼3000바트.규모는 작지만 싸면서 각국 배낭족을 사귀고 싶다면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애플 게스트하우스’등,400바트 이하에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가 널려 있다. ●환전 및 쇼핑 인천공항에서 우리 돈을 바트화로 바꿀 수 있다.하지만 태국 공항의 경우환전코너에는 한화를 취급한다고 명시해 놓기는 했으나 실제론 환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환율은 1바트에 30원,1달러에 40바트 정도다. 쇼핑은 시내 야시장인 ‘나이트 바자르’(Night Bazzar) 또는 세계적 수공예품 단지인 ‘산 캠팽’(San Kampaeng)에서 할 만하다. 야시장에선 태국 전통 공예품과 가구는 물론 이웃나라 미얀마와 중국의 골동품,티베트의 고미술품 등을 싼 값에 살 수 있다.산캠팽에선 타이 실크 및 가죽,은세공품,티크가구 등을 공장도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문의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02-779-5417∼8).
  • 책/ 펭귄의 계약 - 우화로 배우는 ‘시스템 사고’

    펭귄·대합·바다코끼리.이들의 물고물리는 이야기로 복잡한 학습조직 이론을 설명한다는 건,기발한 작업임에 틀림없다.바다 생물들의 귀여운 그림을 곁들인 책 ‘펭귄의 계약’(데이비드 허친스 지음,박선희 옮김,바다출판사펴냄)은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이론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주는 ‘경영학습 우화’다. 빙산 위에 한무리의 펭귄이 모여 산다.바다 깊숙한 곳에 사는 대합을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이지만 그럴 수가 없다.펭귄은 오래 잠수할 수가 없어서다.궁리 끝에 바다코끼리를 불러들여 코끼리가 따온 대합을 실컷 먹게 됐으나 새로운 난관에 부딪힌다.소문을 듣고 이웃나라 펭귄들이 몰려오고 순식간에 바다코끼리들도 불어나더니 시끄러운 영역다툼이 일어나고 말았다.이들은 어쩔 수 없이 경영 컨설턴트까지 불러들이는데….‘시스템 사고’란 전체를 짚어봄으로써 복잡한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조직이론법.사물 자체보다는 사물끼리의 관계에 주목,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고 책은 귀띔한다.지은이는 미국의 조직학습 및 조직변화이론 전문가.7500원. 황수정기자 sjh@
  • [녹색공간] 이 추운 가을 웬 모기?

    언젠가부터 10월의 마지막 밤은 그냥 보내기 허전했다.아마 요즘 젊은이들이 기억하지 못할 가수 김용이 ‘잊혀진 계절’을 히트시킨 다음부터라 생각한다.‘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시월의 마지막 밤을’ 하는 가사를 핑계로 해마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친구들과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누곤 했는데,지난 시월의 마지막 밤 자정 기상예보는 영하의 날씨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예년에 없던 가뭄에 이어 예년에 없던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예년에 없던 홍수가 지나간 올해는 예년에 없던 가을 추위로 이어지고 있다.백등유를 부랴부랴 채워 넣은 난로에 불을 지피고 책상 밑 전기난로의 스위치를 켰으니 예년에 없던 바깥 추위도 실내 공간을 위협하진 못하겠지.그런데 아니 이런!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진다.저녁시간이 지나자 일단의 모기들이 달려드는 게 아닌가.이 추운 가을에 웬 모기람.예년에 없던 날씨로 모기까지 이상해졌나. 모기가 늦가을까지 극성인 건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작년에도 언론들은 모기의 산란기가 연장되고 있다는 걸 보도한바 있고,계절을 잊은 난방과 지구온난화에 혐의를 두었던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아무튼 요즘의 우리 겨울은 예년과 달리 따뜻하다.모기인들 아니 그럴까. 예년이라면 초가을쯤 자취를 감췄을 모기가 영하의 날씨에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반소매 걸친 아파트나 사무실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현상을 학자들은 점잖게 ‘적응’이라고 말할 것이다.겨울을 잊을 정도로 난방에 철저한 사람들은 아직도 지구온난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데,고인 물에 알을 낳아야하는 모기는 어인 일로 영하의 날씨를 이겨내기 시작한 것일까.강력한 살충제에도 살아남은 모기들은 자신의 생존력을 스스로 강화한 것일까. 여름만 조심하면 되던 모기가 늦가을에도 달려드는 현상은 적응 이전에 도태가 있었기 때문이다.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없는 대부분의 모기가 환경이 변화하자 사라졌고,그 뒷자리를 환경변화의 원인으로 유전자가 돌연변이된 모기가 메웠는데 그것도 잠시,돌연변이된 모기들 중에 추위에 견디는 능력을 우연히 갖게 된 일부 모기들이 추운 계절의 따뜻한 실내를 성공적으로 점유했다는 설명이다.지나친 난방과 그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결국 수천 년 사람과 더불어 살았던 예년의 모기를 몰아냈고,실내에서 차가운 날씨를 이겨내는 이질적인 모기를 불러들인 셈이다. 환경이 변화하면 변화 이전의 환경에 적응했던 개체들은 대부분 도태한다.모기뿐이 아니다.갈라파고스 군도의 핀치라는 새와 아프리카 코끼리도 그렇다.상아를 뽑으려는 사람들이 들끓자 상아 없는 코끼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남획이 심화되자 어린 참치들이 알을 낳는 기현상도 마찬가지다. 환경변화로 기존의 개체들이 도태되고 새로운 개체들이 출현한 적응 현상이라고 한다.그렇다면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참지 못하는 사람은 언제까지 작금의 환경변화를 견뎌낼 수 있을까. 한 세대가 30년이라 도태와 적응을 자신의 세대 내에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30년 전 환경을 잊고 사는데,다음 세대의 환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도태를 전제로 하는 적응은 기존 개체들의 희생을 요구하는데,바닥을 모르는 탐욕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은 독야청청 가능할까.이러다가 지구 생태계에서 사람이 잊혀지는 게 아닐까.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 환경연구 소장
  • 황소씨름단 안동대회 정상

    LG투자증권 황소씨름단이 2002세라젬배 안동장사씨름대회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LG는 16일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맞수 현대 코끼리 씨름단을 5-4로 꺾고 지난 7월 서산대회와 9월 원주대회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예선에서 신창 코뿔소씨름단에 5-4로 힘겹게 역전승한 LG는 결승전에서 초반 김영현 백승일 등이 승리를 거두면서 3-1로 앞서다 내리 세판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그러나 8번째 판에서 종료 4초 전 모제욱이 잡채기로 장명수를 꿇려 극적으로 살아난 뒤 마지막 판에서도 김경수가 권오식을 잡채기로 뉘어 승부를 갈랐다.
  • [발언대] ‘Asian Game’ 뜻은 ‘아시아 사냥감’

    표준말도 아니고,고향 사투리도 아닌 어중간한 발음밖에 못하는 것보다는 때와 곳에 따라 그 두 가지를 제대로 구분해서 각각 완전히 구사할 수 있으면,사회생활에 유리하고 지역감정 해소에 좋다.그것은 문명국 교양인의 보통 언어생활 모습이기도 하다.그리고 영어를 영어답게 못하면서 공연히 영어단어를 국어에 섞어 쓰는 것보다는 영어를 잘 하면서도 국어에는 영어단어를 섞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그것이 쓸개 있는 자주국민의 도리다. 그런데 우리 신문·방송은 영어를 필요 이상 너무 섞어 써서 딱한 데다가,툭하면 틀린 영어,영어 아닌 영어를 날조하여 자꾸 보급한다.그것은 국어순화에 역행할 뿐 아니라,영어학습에 방해되고,남북 언어 이질화를 촉진하여 통일에 걸림돌을 놓는 일인데,그런 일을 왜 신문 방송이 앞장서서 하는지 모르겠다.전에 프랑스 사람 여동찬 신부는 한국 언론기관이 ‘국어 오염화 기관’이라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영문법을 공부할 때 명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셀 명사’(countable noun)와 ‘안셀 명사’(uncountable noun)를 구별하는 것이다.셀 명사 앞에는 a/an같은 부정관사를 붙일 수 있지만,안셀 명사 앞에는 그것을 붙이지 못하며,물론 그 복수형도 없다.그래서 어원이 같은 말이라도 안셀 명사로 쓰일 때와 셀 명사 복수형으로 쓰일 때 그 사이에 의미상 큰 차이가 생기는 수가 있다.가령 air(공기)와 airs(꾸민 태도),blue(파란 색)와 blues(슬픈 재즈 곡조)도 그런 예다.또 game을 세지 않는 명사로 쓰면 사냥(hunting) 대상이 되는 ‘짐승들’을 가리키는 말이며,그것을 세는 명사 복수형(games)으로 써야만 올림픽·아시아 ‘경기’를 나타낼 수 있다. 부산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 경기대회 때 우리나라 신문·방송은 대부분 또 엉터리 영어 하나를 앞다투어 써댔다.‘아시아 경기대회’라는 제 나라 공식명칭을 집어치우고,굳이 영어를 더 섞으려고 ‘아시안 게임’(Asian Game)이라 하니 그것은 곧 ‘아시아 사냥감’ 즉 ‘꿩·토끼·노루·곰·코끼리… 같은 짐승’밖에 더 되는가.신문·방송은 공연한 엉터리 영어로 앞으로‘아시아 경기’를 더 이상 우습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유만근 성균관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이주일의 아동도서/ 아프리카 초원의 친구들 - 야생동물이 금방 나올듯 ‘생생’

    ‘우두두’발소리를 내며 초원을 달리는 아프리카 야생동물 떼와 금방이라도 입김을 나눌 듯한 그림책 시리즈가 나왔다.자연생태 그림책 ‘아프리카 초원의 친구들’시리즈(요시다 도시 글·그림,봉정하 옮김). 지은이는 지난 95년 타계한 일본의 인기 동화작가.독특하면서도 생생한 그림동화의 주제를 찾아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부지런한 작가였다. 책은 모두 5권으로 묶였다.하지만 표지 제목만 다를 뿐 줄거리는 연결고리를 걸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은 아프리카의 소 ‘누’.가뭄을 피해 물과 풀을 찾아 떠난 길에서 아기 누는 그만 엄마를 잃어버리고(1권 ‘엄마잃은 아기 누’),무리에 섞인 누는 비에 불어난 강을 건너다 사자들에게 위협 받는다(2권 ‘누 가족의 힘든 여행’). 이어지는 이야기는 박진감을 더한다.무리를 진두지휘하는 스승 누가 하이에나들과 벌이는 한판 격전(3권 ‘스승 누의 승리’)은 야생동물들의 처절한 생존법칙을,첫 아기를 밴 암컷 누가 새끼를 지켜내는 이야기(4권 ‘치타의 공격에서 지켜낸 생명’)는 대자연의 풍요와 평화를 각각 웅변한다.생김이 딴판인 코뿔소와 코끼리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5권 ‘엄마와 아기 코뿔소의 사랑’)에 이르면 코끝이 찡해진다. 목판화의 질감이 오롯이 살아있는 사실적인 그림들이 무척 이채롭다.프랑스 번역출판상 수상작.각권 8000원. ▶ 요시다 도시 글·그림 /봉정하 옮김 / 바다어린이 펴냄 황수정기자 sjh@
  • 이주일의 아동도서/ 야곱,너는 특별해! - 편견에 맞서 더불어사는 지혜

    앨버트로스는 커다랗고 이상하게 생긴 바다새다.새들의 섬에서 무리를 지어 살고,2년에 한 번씩 알을 낳는다.한 번에 아주 먼 거리를 빨리 날아갈 수도 있고,바다 속 깊은 곳까지 잠수할 수 있는 멋진 새다. 그러나 앨버트로스 엘다와 요하네스가 낳은 아들,야곱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새들과 좀 달랐다.몸 한 쪽이 기울어진 야곱은 다 자라서도 날지도,잠수하지도 못했다.그러나 야곱은 누구나 귀를 기울일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누구보다도 조개돌리기를 잘 했다. 이런 야곱 이야기를 들은 원로들은 “날지 못하는 앨버트로스는 앨버트로스가 아니다.”라며 절벽으로 떨어뜨려 날게 하자고 야단이다.아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없었던 엘다는 1년의 말미를 얻어 현명한 코끼리와 고래,인간들을 찾아가 야곱을 날게 하는 방법을 묻는다. 그러나 묘수는 없었다.그 사이 야곱은 잠수와 수영을 배웠지만,여전히 날지는 못했다. 약속한 1년이 되고 원로들은 다시 무작정 야곱을 절벽으로 밀어내려고 한다.이번엔 야곱의 이웃들이 반대하고 나섰다.날지는 못하지만 야곱은 아름다운 노래로 아이들을 달랠 줄도 알았고,절벽 밑으로 떨어지려는 새끼를 구했으며,폭풍우가 치던 날 따뜻한 날개로 새끼들의 무서움을 달래주기도 했던 것이다. ‘나와 다르게 생겼다.’고 장애인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어린이에게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책이다.장애인 아들을 둔 저자가 세상의 편견에 맞서며 겪었을 답답함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7000원. 문소영기자
  • 어린이 책 세상/ 콧구멍 이야기 등

    ■콧구멍 이야기(야규 겐이치로 글·그림, 예상열 옮김)=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보내는 코.그 코와 관련한 콧구멍 콧털 콧물 코피에 대한 과학적 탐험.사람 코끼리 말 거북이는 콧구멍이 2개인데,코가 하나인 것은? 그림이 코믹하다.3∼8살용.한림출판사.7000원. ■개구리에게 최면걸기(에드워드 두엔싱 지음,이한음 옮김)=개구리를 뒤집어 놓고 손가락으로 배의 위아래로 살살 문지르면 잠시 버둥거리다 곧 기절한다.깨울 때는 배를 살짝 눌러주거나,박수를 치면 된다.숲속과 들판,강에서 자연과 더불어 재밌게 놀 수 있는 방법이 들어 있다.지호.9800원. ■흉내쟁이 원숭이 우화(이윤희 글,이정아 그림)=원숭이 그림자는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원숭이 때문에 고달프다.어느날 지친 원숭이 그림자가 해바라기 그림자 자리로 도망가고,해바라기 그림자가 원숭이의 그림자가 됐다.흉내쟁이 원숭이는 어떻게 할까? 유치원생·저학년용.파랑새어린이.7000원. ■폭풍우(셰익스피어 원작,브루스 코빌 다시씀,루스 샌더슨 그림, 구자명 옮김)=그림책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시리즈.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책으로 원전의 시적 아름다움과 대사를 살렸다.미래M&B.1만2000원. ■안녕,아가야(마리 홀 에츠 글·그림, 정형민 옮김)=정자와 난자가 수정해아이가 태어날 때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책.사실적인 그림과 자세한 설명으로 어린이에게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시킬 수 있다.초등학생 이상.비룡소.8500원. ■얘들아,독후감 가지고 놀자(김종순 지음)=글쓰기 연습을 위한 실용서.일기 편지 동화 동시 3행시 짓기 등 다양한 글쓰기 형태를 연습할 수 있다.초등학생 이상.민미디어.7800원.
  • 책/ 어른도 흠뻑 빠져들 판타지 동화

    ‘해리 포터’시리즈가 던져준 판타지의 세계가 ‘대런 섄’‘레드월’‘눈동자의 집’ 등의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모두 어린이책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환상의 세계는,해리 포터와 마찬가지로 어른들을 만족시킬 만하다.다룬 소재는 각기 다르지만 구성이 탄탄하고,저자의 이야기꾼다운 입심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켜 순식간에 마지막 장까지를 넘기게 한다.때론 공포로 가슴을 졸이고,때론 주인공의 불행에 손끝이 떨린다.또 의인화한 동물들의 재잘거림이 경쾌하고 즐겁다. 저자 스스로 주인공으로 나오는 뱀파이어 소설 ‘대런 섄’(대런 섄 지음,문학수첩 리틀북스 펴냄)은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격찬한 책.할리우드의 워너브러더스사가 책이 나오기도 전에 판권을 사들여 화제가 됐다.여섯살 때부터 침실 벽에 커다란 드라큘라 포스터를 붙여놓고 뱀파이어에 홀딱 빠져 지냈다는 저자는 “내가 11∼12세라고 가정하고,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 고민하면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주인공 대런 섄은 친구가 많은 평범한 소년.우연히 괴물 서커스를 본 날부터 기구한 운명이 시작된다.뱀파이어의 독거미를 훔쳐온 섄은 독거미에 물려죽어가는 친구 스티브를 살리려고 할 수 없이 뱀파이어가 된다.뱀파이어가 되고 싶어한 그 친구는 오히려 섄을 질투해 뱀파이어 사냥꾼이 되겠다고 맹세하는데…. 반은 인간,반은 뱀파이어가 된 섄의 고통이 잘 묘사됐다.이야기 전개가 빨라 읽는 맛이 있다.괴이한 등장 인물도 특징.허물을 벗는 스테이크 보이,인육을 뜯어먹는 울맨,코끼리나 탱크도 먹어치우는 라무스 투벨스 등 등장인물들이 의외로 생생하다.국내에는 3권까지 나왔는데 작가는 이미 20권까지 집필을 끝냈다.일본에서 150만부가 팔렸다.각권 7500원. ‘레드월’(브라이언 자크 지음,문학수첩 리틀북스 펴냄)은 미국서적상협회(ABA)가 뽑은 해리 포터풍 판타지 소설.세계 3대 판타지에 들지 못한다지만 20여개국에서 번역될 만큼 인기있는 작품.원래 맹인 어린이를 위해 쓴 단행본용이었지만,출간 후 독자들의 열광에 힘입어 시리즈로 바뀌었다.‘모스플라워’‘마티메오’‘살라만다스트론’‘전사 마틴’등등으로 현재까지 14권이 나와 있다.국내에는 상하권만 출간된 상태. 세상을 본적 없는 어린이들이 상상력만으로 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히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전설적인 검(劍)과 수도원 레드월을 둘러싼 선과 악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는데,주인공은 모두 동물이다.들쥐 시궁쥐 오소리 산토끼 여우 살모사 등 다양한 동물은 사람의 습관과 의식을 닮아 있지만,절대 동물적인 본능도 잃지 않는다.꼼꼼한 묘사로 문학적 향기를 느낄 수 있다.각권 7500원. 부모를 잃는 비참함,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판타지로서 ‘눈동자의 집’(레모니 스니켓 지음,문학동네 어린이 펴냄)은 압도적이다.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괴짜 작가가 쓴 ‘위험한 대결’ 시리즈의 첫권.1999년이래 모두 8권이 출간됐는데 이 가운데 6권은 뉴욕타임스 어린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작가는,해피엔드를 꿈꾸는 독자는 절대 보지 말라고 간곡히 당부한다.6500원. 이밖에 10대용 판타지물로 존 사울이 지어 미국과 캐나다에서 베스트셀러가된 ‘악령의 서곡’(현대문학센타 펴냄) ‘춤추는 악령’(경성라인)과 로빈쿡의 ‘납치’(열림원),R L 스타인이 쓴 ‘나이트메어 룸’(시공주니어) 등이 추천할 만하다. 문소영기자 symun@
  • 어린이 책 세상/ 불꽃같은 부흥사 이성봉목사 등

    ◆ 불꽃같은 부흥사 이성봉목사(김덕래 글·그림)=만주,북간도,평양에서 해남까지 전국 방방곡곡 1000군데 교회를 순회하며 40여년간 오로지 기독교 전파를 위해 뛰어다닌 선지자의 삶을 만화로 재구성.생명의말씀사.8000원 ◆ 바우어양과 톰톰(힐케 로젠봄 글,슈테파니 샤른베르크 그림)=비바람이 치는 어느 봄날,슈퍼마켓 여직원인 바우어양이 작은 생쥐 톰톰을 보살피면서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게 되는 독일 동화책.디자인하우스.7000원 ◆ 분홍 코끼리는 슬퍼요(아델라 튀랭 글,넬라 보스니아 그림)=남녀 어린이에게 성차별의 문제점을 구체적이고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이탈리아 동화책.저학년용.1970년대 나온 책인데 그림과 내용이 세련됐다.프레스21.6000원 ◆ 거미 박사 남궁준 이야기(김순환 지음,이민선 그림)=‘한국의 거미’도감을 내고 신종 거미 7종을 찾아낸 거미연구가의 소박하고 진솔한 삶.우리교육.6500원 ◆ 나비는 어떻게 태어날까(김정흠 글,유진희·이준섭 그림)=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나비의 탄생을 설명한 과학 그림책.4∼7세용.다섯수레.7500원
  • [2002 길섶에서] 코끼리 훈련

    코끼리 관광으로 유명한 태국에서는 코끼리를 훈련시킬 때 어릴 적부터 쇠사슬로 쇠기둥에 묶어 놓는다.코끼리는 처음에는 쇠사슬이 갑갑해 이리저리 끊으려 애쓰지만 차츰 쇠사슬이 미치는 범위 안에 머물게 된다.나중에는 빗자루를 땅에 꽂아놓고 헝겊끈으로 매어놓아도 끈을 끊지 못한다고 한다.이처럼 주어진 여건에 길들여져 자신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조건화’라고 한다. 우리 축구대표팀은 아시아에서는 무적이나 다름없었다.그러나 남미와 유럽의 강호만 만나면 제실력도 발휘하지 못했다.지레 겁을 먹고 주눅이 든 탓이 컸다.그래서 히딩크 감독은 한국선수들을 맡은 이후 강호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도록 꾸준히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선수들에게 조건화,즉 심리적 덫에서 빠져나오도록 훈련시킨 것이다.히딩크 감독이 7일 마침내 고향인 네덜란드로 돌아갔다.그의 떠남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자신을 ‘줄에 묶인 코끼리’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은 아닐까. 박재범 논설위원
  • 평론가 김명인 ‘김수영, 근대를 향한 모험’ 출간

    ‘自由를 위하여/飛翔하여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自由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革命은/왜 孤獨한 것인가를/革命은/왜 孤獨해야 하는 것인가를’(푸른 하늘을·1960년) 김수영,그는 난해한 모더니스트인가,과격한 참여주의자인가.아니면 그를 소시민적 자유주의자로 인식해야 하는가,민족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타계후 33년 동안 그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이 260여편에달해 시쳇말로 한국 문학계의 ‘뜯어먹기 좋은 빵’으로까지 불리는 김수영의 작품을 논한 김명인의 ‘김수영,근대를 향한 모험’이 출간돼 문학계에 다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적 국문학자들이 주축인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중심으로 평론활동을 해 온 저자는 이 저서에서 ‘김수영이라는 시인 자체가 완연히 과거 속의 인물이라기 보다 아직도 현재적인 인물’이라고 전제,김수영을 새삼 다시 들추는,얼핏 식상해 보이는 논의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논란은 저자가 설정한 ‘김수영의 한계’에서 구체화한다.김명인씨는 ‘김수영이 근대자본주의 운동논리에 대한 이해와 근대성 일반에 대한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 한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한국의 현실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다.이 때문에 그는 쉬 피로했고 그 결과 시적 초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며 세상에 대한 전면적인 대결이나 탐구의지마저 꺾어버린 1990년대라는 막막한 시대를 김수영이라는 한 치열한 정신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고 고백,그에 대한 문학적 외경심을 감추지 않았다.몇몇 두드러진 연구성과를 들어 ‘김수영이바뀐 게 아니라 그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거나 최하림의 김수영평전 ‘자유인의 초상’,김수영과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김상환의 에세이집 ‘풍자와 해탈,혹은 사랑과 죽음’을 ‘노작(勞作)’으로 평가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김수영을 향한 연모와 열정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저간의 김수영론에 대한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그동안의 구체적 연구 사례를 거론하며 “김수영을 잘못 이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안이하고상투적인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런 흐름을 ‘봉사가 코끼리를 만지는 이른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고힐난한 것. 김명인은 자신에게 한 시대를 극복할 힘을 부여했다는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규정했다.“김수영에게서 실패와 성취를 동시에 읽었는데 실패는 세계인식의 실패이고,성공은 세계에 대한 전면적 대결의지와 그 실천에서의 성공”이라고.이같은 김명인의 도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는 기성 학자 혹은 또다른 신진 기예가 답할 차례다. 심재억기자 jeshim@
  • 2002 월드컵/ “우리 동네 우리가 지킨다”

    ‘우리 동네는 우리 손으로 지킨다.’ 경찰병력이 테러 방지와 경기장 질서유지 등 ‘월드컵 경비’에 대거 투입되면서 생기는 민생치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민들이 발벗고 나섰다.아줌마 부대와 씨름선수들,전직 군인,중국집 아저씨 등 ‘경비 자원봉사자’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서울 노원구 월계3동의 삼호아파트 등 5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24명으로 구성된 ‘우먼캅스’는 월드컵 기간동안 자체적으로 동네 자율방범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우먼캅스’는 매일 밤 9시부터 자정까지 주변 아파트지역을 돌며 범죄예방 등 치안활동을 펴기로 했다.‘우먼캅스’ 대장인 최양현(48)씨는 “관내 경찰병력이 태릉선수촌 등 월드컵 관련 경비에 투입되면서 발생하는 치안 공백을 우리 주부들이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의 중국 음식점 주인 110명으로 구성된 ‘강동중식업 오토바이 순찰대’ 대원들도 28일 고덕동 광문고등학교에서 ‘월드컵 치안유지 결의대회’를 갖는다.이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매일 밤 10시부터 2시간 동안 관내순찰을 돌며 방범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순찰대장 정관훈(45)씨는 “월드컵 기간중 우리 동네의치안 상태는 16강을 넘어 우승감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활짝 웃었다. 울산 현대의 ‘코끼리 씨름단’ 소속 프로 씨름선수 16명도 지난 3일 자율 방범대 발대식을 갖고 숙소가 있는 울산시 동구 관내의 치안을 돕기로 했다.씨름단 관계자는 “월드컵을 맞아 관내 주민들은 물론 인근에 훈련캠프를 차릴브라질 등 외국선수들의 보호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해병대전우회 중앙회도 서울시청 등의 의뢰를 받아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주변과 서울 외곽지역 주택가의 경비와 방범치안 활동을 돕기로 했다. 이영표 홍지민기자 tomcat@
  • [씨줄날줄] 구제역과 유전자공학

    지난 1만년 동안 인류는 약 40종의 동물을 가축화했다.뿐만 아니라 인류는 끊임없이 가축의 품종을 개량해 왔다.빨리,많이 자라는 가축을 길러 손쉽게 더 많은 젖이나 고기를 얻기 위해서다.이를테면 벨기에가 1960년대부터 몸무게가많이 나가는 소를 반복적으로 교배시켜 같은 양의 사료를먹여 몸무게가 다른 소에 비해 20%가 더 나가는 ‘벨기에블루’라는 비육우를 개발한 것이 그 예다. 생명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품종개량은 수세대에 걸친 교배과정을 거쳐야 했다.질병에 강한 품종이나 생산성이 높은 품종을 만들고 싶을 때는 그러한 특성을 가진 품종과 계속 교배를 시켜 전혀 다른 품종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다.그런데 이 방법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최소한 몇세대에 걸쳐 같은 품종과 교배를 시켜야 형질이 다른 품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유전공학의 발달은 이처럼 수대에걸쳐 반복적으로 교배시켜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단 한번의수정으로 유전형질이 다른 동물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지금은 과장으로 들리겠지만 “코끼리만한 돼지”나 “수박만한 감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유전공학의 꿈이다.유전공학을 21세기를 바꿀 10대 과학기술로 꼽는 것도 이처럼 제2녹색혁명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색혁명이 반드시 인류에게 복음인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의 가축 28종류 4000∼5000여 품종중30%인 1000∼1500여 품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했다.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매년 78개 품종이 사라져 유전자 자원의 다양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보고다.이처럼 단일 유전자의 분포는 구제역 같은 전염병의 공격을 받았을때 치명적일 수 있다.유행성 독감이 같은 조건에서 어떤 사람은 피해 가는 것은 각자 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듯 가축도다양한 유전자가 공존해야 전염병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구제역이 유전공학 이전에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근래에 더욱 위세를 떨치는 것은 돼지의 유전자 다양성 부족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같은 맥락이다.햄프셔·버크셔·요크셔·랜드레이스 등 5∼6종만을 사육하는 국내 양돈 농가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 것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설명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영화 ‘죽어도 좋아’ 감독 박진표 “”70代노인 성과 사랑 담았어요””

    “사실 부담이 좀 됩니다.” 영화감독 박진표(36)의 첫 마디는 그렇게,마냥 조심스럽기만 하다.그도 그럴것이 데뷔작 ‘죽어도 좋아’가 개봉도 되기 전 온갖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그를 한 달음에 ‘문제적 감독’ 대열에 올려놨기 때문.“70대 노인들의 성과 사랑문제를 대담하게 다뤘다.”는 ‘죽어도 좋아’로그는 15일 개막될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빙되기도했다.그런 성과에도 불구하고,그를 주눅들이는 건 영화를바라보는 세간의 관람포인트다. “노인들의 성,하물며 인권문제를 제기해보겠다는 거창한 심사가 아니었어요.한 남자와 한 여자의 생에 느지막이찾아온 절대사랑,그 고즈넉한 아름다움에 렌즈를 맞췄을뿐입니다.” 그런데도 화제의 초점이 자꾸만 ‘말초적’인데로 빗나가는 건,선구자가 치러야 할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이지 싶다.우리 화면에 ‘늙음’이 젊은이들을 떠받치는 조연이아니라 그 자체로 정중앙을 꿰찬 선례가 얼마나 있었던가. 전주영화제 등을 통해 일부에 노출된 영화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시선엔 그런부채감들이 알게 모르게 작용했다.검버섯 투성이,시든 육체의 두 노인이 서로의 알몸을 부둥켜안고 불꽃을 피워올리려 버둥대는 걸 보며,사는게 심드렁해진 젊은 관객들은 아연 긴장한다. 주인공 박치규(73)할아버지와 이순예(72)할머니는 70대에 가약을 맺은 실제 부부.박감독이 10여년에 걸친 공중파 PD 생활에서 맺은 인연이다.감독은 3개월간 숙식을 같이하며 이들곁에 머문 끝에 어느 화사한 영화 못잖은 ‘신방’ 장면들을 건져냈다.롱테이크로 이어져가는 다소 건조한시선에 대해 감독은 “그들의 행복에 따로 토달고 싶지 않아 절제했다.”고 설명한다. 박감독네는 이번에 겹경사를 맞았다.뉴욕대 대학원 영화전공인 동생 진오씨의 단편 ‘리퀘스트’도 영화학도들을초청하는 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출품된 것. “어릴때 TV서 코끼리 나오는 인도영화 ‘신상’을 보고부터 영화는 제 꿈이었어요.주제의식뿐만 아니라 작품성자체로 주목받는 감독으로 오래오래 영화 하고 싶네요.” ‘죽어도 좋아’는 8월 국내 개봉예정이다. 손정숙기자jssohn@
  • 세번째 소설집 ‘코끼리를 찾아서’ 펴낸 조경란

    “소설집을 탈고하고 나자 그간 정리하지 못한 서랍을 날을 정해 정리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데뷔 7년째를 맞은 조경란(33)이 세 번째 소설집 ‘코끼리를 찾아서’(문학과지성사)를 냈다. 이번 작품집은 자전 소설인 표제작 때문에 혹시 가족이나 가까운 친·인척들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걱정이 된단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질문이 두 가지 있어요.하나는 ‘행복하냐?’이고 다른 하나는 ‘왜 쓰느냐?’이에요.그런 질문에는 도무지 대답을 하지 못하겠더라구요.”그와 비슷한 경우가 “문학은 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라고 말하면서 나름대로 비유적으로 대답했다.“바다 저 편에가고 싶은 섬과 바위가 있는데 육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다가가서 바라보는 것,직접 밟아보는 것은 서로 크게 다를수밖에 없지요.나는 아직 육지에서 바라보고 있지요.” 표제작을 포함해 ‘동시에’‘마리의 집’‘나는 마을의이발사’ 등 7편이 실렸다. 이번 작품들에서 작가가 고민하는 주제들은 결핍으로 말미암은 심리적 결격이든,상실과그것에서 빚어진 분노에의한 자살과 죽음이든,오늘의 우리가 겪고 보고 느껴야 하는 부정적 심리 현상들이다.작가가 작품들을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같은 병적인 상황과 그 상황에 묻혀 병에걸린 사람들의 자학적인 정황들이다.책에 실린 7편은 그런 병리적 상황에 대한 예들을 제시하고 있다. 조경란은 단편을 많이 쓰는 작가이다.“시를 공부해서인지 소설 가운데 시에 가장 인접한 장르인 단편을 자꾸 쓰게 돼요.” 그렇다고 그녀가 장편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지난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된 뒤 같은 해 장편 ‘식빵 굽는 시간’으로 제1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이어 장편 ‘가족의 기원’‘우리는 만난 적이 있다’도 펴냈다. 올들어 그는 지난 1월 전당포 남자 이야기를 다룬 ‘좁은 문’을 쓴 뒤로 아직 한 편도 쓰지 않고 있다.“소설을쓸 때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 소재를 애써 찾고 둘러보고하는 게 저에게는 좋지 않더군요.보고 듣고 만나고 경험해서 어느날 찾아올 때 생각을 집중해 쓰는 게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더라고요.” 부모와 딸만 셋인 다섯 가족의 장녀인 조경란은 자신만의 공간인 옥탑방에서 자정 무렵부터 아침 6시까지 글을 쓴다.글이 써지지 않으면 독서를 하거나 비디오를 본다.여행도 좋아해 시원한 바닷가가 펼쳐진 동해안을 자주 찾는다.”혼자 쉬러 가는 거지요.작가는 생각할 시간이 많아야 해요.숙소에서 밥먹고 바다를 보며 구상하고 잠자고 하는 게 전부예요.” 지난 1월 요가를 시작했다.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고 정신수양을 하기 위해서란다. 프랑스의 문학 평론가 사르트르는 “작가는 독자와 공모관계에 있다.”고 말했다.이는 작가와 독자가 어떤 식으로든 의사를 소통하게 돼 있다는 뜻이다.그동안 독자들에게반향을 일으켰고 또 그런 독자들에게 응답하는 함의 있는소설을 쓰고자 노력한 작가 가운데 하나가 조경란이라면 틀린 말일까? 유상덕기자 youni@
  • 민영화 원년 대한매일 하프마라톤 D-3/ “성공 월드컵” 함께 달려요

    “다함께 달립시다.” 흔히 마라톤을 자신과의 싸움이라 한다.인생길도 그렇다.특히 몸가짐을 더욱 단정히 해야 하는 공직자라면 달리면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매일 민영화 원년과 월드컵 성공기원 제1회 대한매일하프마라톤대회가 ‘최상의 코스’에서 열려 마라톤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12일 일요일 오전 9시,물도 공기도 맑은 한강변이다.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남측 주차장과 월드컵공원,난지도 생태공원 흙길을 달리는 멋진 코스다. 대회에는 일반마스터스·공직자 등 8500명이 참가한다.특히 관가에서는 대회를 준비하는 ‘마라톤 열풍’이 거세다.이한동 총리와 김병일 금융통화위원(전 기획예산처차관),장윤석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국방부 황철준 정보화기획관,오지철 문화관광부 기획관리실장,연원석 특허청 특허심판원장,강창모 감사원 3국장 등이 함께 뛴다. 김병기 국고국장을 비롯한 재경부 마라톤동호회원 50여명은 대회 참석에 대비,아침 출근전 과천 서울랜드 근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임영섭 건설안전 추진반장등 노동부 마라톤 마니아 30여명도 2㎞에 달하는 과천 서울랜드내 코끼리열차 순환코스를 달리면서 막바지 몸다듬기에 한창이다. 행자부 마라톤 동호회 손길식(4급)회장은 8일 “대회 당일인 12일이 9급 공무원시험일과 겹쳐 동호회원중 30여명이 시험관리에 차출,전 회원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도 꾸준히 단련해온 저력을 과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전청사 440여명의 건강달리기 회원(일명 ‘건달들’)들도 맹렬히 연습중이다.162명의 ‘통계청 건달’들은 점심시간과 퇴근후 청사내 헬스클럽과 운동장을 달리고 있고,철도청 107명의 ‘철건달’들도 뒤질세라 열심이다. 참가자는 공직자뿐만 아니다. 98년 부도를 맞았으나 마라톤을 통해 노사화합과 경영성과를 이뤄내 ‘마라톤 기업’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일화는 대한매일 마라톤대회에 출전,기업정신을 되새길 계획이다.이종배 회장과 최고참 여사원 김태순(53)씨 등 86명이 출전을 앞두고 매주 토요일 천호대교에서 성수대교까지 하프코스를 뛰며 자신의 기록을 체크해 왔다.또 인천 재능대학 문예창작과 이승후·이윤희 교수와 학생 30여명은 인천 신트리공원에 모여 ‘글쓰기의 완주를위하여’란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마라톤 연습에 열중하고있다.이승후 교수는 달리기와 글쓰기의 공통점을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자포자기의 욕망을 억누르고 신념과 의지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학생 황건택(문예창작과 2년)씨는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달린다.민영화된 대한매일과 함께 달리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 백령도 ‘기암괴석’ 神이 빚었을까

    인천 연안부두로부터 뱃길 240㎞.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도착하는 순간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은 것은 유난히 짠 느낌으로 다가오는 까나리 익는 냄새였다.섬 구석구석 까나리액젓을 담가놓은 붉은 고무통이 없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백령도에서 가장 빼어난 볼거리는 해안의 기암괴석들이다. 특히 섬 북서쪽 끝자락에 자리잡은‘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頭武津)은 보는 이들의 넋을 빼놓을 정도로 아름답다. 장군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을 닯았다고 해 붙여진 장군바위를 비롯해 선대암,촛대바위,형제바위,코끼리바위 등이 늘어서 있다.섬 남쪽 콩돌해안 인근에서는 용틀임바위와 사자바위,연봉바위가 볼 만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바위이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촛대바위.그러나 그 닮은 모양으로 따진다면 백령도의 촛대바위가 단연 으뜸이다. 건너편 벼랑에서 본 용틀임바위는 보는 이의 몸을 빨아들이려는 것처럼 관능적이고 고혹적인 느낌을 준다. “언젠가 누드 사진 작가라는 사람을 데려왔더니 대번 ‘모델이 알아서 옷을 벗겠구만.’이라고 말하데요.”라며 길을안내하던 백령면사무소 직원이 귀띔해준다. 콩돌해안은 콩 모양의 작은 자갈로 이루어졌다고 해 이름붙여졌다.천연기념물 392호로 지정되어 있다. 다양한 색깔의 콩돌이 쌓인 해변을 맨발로 걷는 느낌이 상쾌하기만 하다. 백령도의 관문 용기포 선착장 밑으로는 길이가 4㎞에 달하는 ‘사곶 천연 비행장’이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함께 세계에 두 곳 밖에 없다는 천연 비행장으로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이 인천 상륙작전에 이용했다고 한다. 지금도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을 정도로 백사장이 단단하다. 백령도는 심청전의 무대로 알려져 있다.두무진 1㎞ 앞바다는 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로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연봉암은 심청이 연꽃을 타고 흘러가다 걸린 바위라고 해 이름붙여진 바위다.백령도 북동쪽 섬 가장높은 곳엔 이러한 효녀 심청을 기리기 위한 심청각이 세워져 있다. 백령도가 초행길이라면 ‘백령8경’을 따라 여행길에 나서면 편리하다. ‘선대비경’(신선이 노닐었다는 두무진 절경),‘백사청송’(천연비행장의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의 조화),‘남산두견’(남쪽에 보이는 두견새),‘해구오수’(오후에 바위에 오른물개),‘해모오정’(물까마귀 모자의 애틋함),‘추야안비’(가을밤에 갈매기 나는 모습),‘서해낙조’(기암괴석 사이로지는 주홍빛 낙조),‘객선입항’(선착장으로 배가 입항하는장면)이 백령8경으로 전해진다. 백령도 글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길=지난 98년부터 쾌속선이 운항된 이후 백령도 가는 길이 훨씬 가까워졌다.인천 연안여객선터미널(연안부두)에서 10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지금은 4시간도 채 안걸린다.오전 7시10분,낮 12시10분,12시40분 3차례 배가 출발한다.배삯은 편도 4만 3300원.왕복 8만 5600원. 연안부두까지는 경인고속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좌회전해인항로를 거치는 코스가 편하다. 백령도에는 마을버스가 있지만 하루 2차례만 운행되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개인 여행이라면 렌터카(032-836-7001),개인택시(836-0117·0016)를이용하면 된다. ◆먹거리와 특산품=인근 바다에서 금방 낚아 올린 자연산회 맛이 뛰어나다.이곳엔 양식장이 없고 양식 물고기도 반입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우럭,놀래미,광어가주요 횟감이다.1㎏에 4만원 정도.포구 인근 어느 횟집이나 값이 비슷하다.단체 관광일 경우 어선을 빌려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두무진·사항·용기 포구 인근이 주요 낚시터다. 멸치와 비슷한 까나리로 담근 액젓은 1년동안 숙성되는동안에 비린내가 없어져 담백한 맛이 특징.5ℓ 한 통에 1만원이다. ◆잠잘 곳=호텔은 없고 여관과 민박이 있다.여관방 값은 2만 5000∼3만원,민박은 2만원 정도.여름 성수기 때는 10∼20% 비싸게 받는다.문의 옹진군 백령면사무소(032-836-1771).
  • 단청 한민족의 정열적 감성 결정체

    ▲한국의 단청-곽동해 지음/학연문화사 펴냄. 기원전부터 목조건축 문화권인 동북아 삼국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단청은 목재의 보호와 장식성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갖고 있다.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인 한국의 전통 예술단청은 우리민족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미의식의 결정체로평가된다.삼국시대에 성행,고려 조선까지 이어졌으나 구한말 이후 서양의 건축문화에 밀려 쇠퇴일로를 걸어왔다.‘한국의 단청’(곽동해 지음,김동현 감수,학연문화사)은 국내에선 유일한 단청 연구서인 ‘한국건축대계Ⅲ 단청’(1982년 보성문화사刊) 이후 20년간 축적된 단청에 대한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책이다. 저자는 “단청을 보면 우리의 조상은 결코 백색만을 선호했던 소박한 백성이 아니었으며 뜨거운 정열적 감성을 화려한색채예술로 승화시킨 의지적 민족이었음을 알 수 있다.”며각종 목조건축물에 쓰인 단청의 독특한 문양과 색채들을 세밀하게 소개한다. 문양은 원 삼각·오각·육각·팔각형,태극 나선형 격자 만(卍) 아(亞) 등 기본 기하학 무늬를 비롯 구름당초 인동당초등 당초문과 해 달 별 십장생 같은 자연문,용 봉황 거북 기린 주작에 사자 코끼리 잉어 곤충 등 각양각색이다.사찰 건물에서는 불상 보살상 비천상 귀면상과 함께 수복(壽福) 강녕(康寧) 희(囍) 같은 글자도 보인다.전국의 사찰 대웅전 등 중요한 건축물의 단청을 화보로 소개하면서 부록으로 단청·고건축 용어해설및 문양초를 130여 쪽에 걸쳐 실었다. 5만원. 김성호기자 kimus@
  • 秋史 학문·예술 총체적 집대성

    ●완당 평전(유홍준 지음/학고재 펴냄). “당신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를 붓글씨를 잘 쓴조선 시대의 서예가 쯤으로만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우리나라 최고의 서예가는 물론이요 시와 문장의 대가,금석학(金石學)과 고증학(考證學)에서 당대 최고의 석학,문인화의 대가,해동의 유마거사 등으로 일컬어지는 김정희(1786∼1856)에 대한 비평을 곁들인 전기 ‘완당 평전’이나왔다.김정희는 추사·완당등 여러가지 호를 썼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른 미술사학자 유홍준(53·명지대 교수)씨가 짓고 학고재가 펴냈다. ‘완당 평전’은 문·사·철(文·史·哲),시·서·화(詩·書·畵)에 대성한 김정희의 삶과 학문,예술을 총체적으로 다룬 것으로 그에 대한 전기가 책으로 엮여져 출간된것은 그의 사후 150년만에 처음이다.지금까지 완당(阮堂)에 대한 전기는 지난 1976년 미술사학자 최완수(60·간송미술관 학예연구실장)씨가 ‘김추사 평전’을 신동아에 기고한 것이 전부이다. 저자가 ‘완당 평전’을 시도한 이유는 간단하다.사후 150년이 다 되도록 김정희 전기가 나오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추사 연구자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문과 예술 다시말해 시,금석학,고증학,경학(經學),불교학,서예,회화 등 어느 한 측면에서만 그를 논해왔기 때문이다.“심하게 말하면 전문화된 자기 전공만의 시각으로 추사를 바라보니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게 저자의 말이다.따라서 이 책은 추사 연구자들이 그동안 끊임없이 발표해온 연구업적을 종합해 시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추사의 인간상 전체를 집대성한 최초의 성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책은 2권으로 돼 있다.‘일세를 풍미하는 완당바람’이란 부제가 붙은 1권은 출생부터 제주도 유배 시절까지를,‘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라는 부제의 2권은 서울 용산에서 곤궁하게 살던 시기부터 완당의 서거와 사후 평가까지 다루고 있다.책을 읽어보면 신동 김정희가 아버지를 따라가접한 청나라 연경 학계와의 교류,학예를 연구하는 과정,출세 가도를 달리고 가문이 화(禍)를 당하는과정,제주도와북청 유배시절,과천시절의 모습 등을 탁월한 입담과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한 편의 역사소설처럼 긴장감있게 풀어내고 있다는 감이 든다.추사의 서예 등 예술,학문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도판을 389컷이나 실었다.각권 1만8000원. 한편 오는 20일에는 학고재와 동산방 화랑에서 ‘추사 김정희전’이 열리고 그에 맞춰 완당 전공자,연구가 등에게참고가 될 ‘완당 평전 3권-자료와 해제편’이 발간된다. 유상덕기자 yo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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