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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으로 가는 미스·각선미

    런던으로 가는 미스·각선미

      지난해 연말 한국봉제공업협회 주최「미스」각선미 선발대회가 열렸다. 한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다리를 뽑는「콘테스트」. 예쁜 눈을 선발하는「미스·아이·콘테스트」나 좋은 이를 선발하는「미스·덴털·콘테스트」등과 함께 또 하나의 별난「콘테스트」가 생겨난 셈이다. 한국 초유의 이 각선미 대회 응모자는 모두 75명. 이들은 평복, 수영복 차림으로 4차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받았다. 다만 얼굴은 문제 안된다는 게 특색. 점수도 각선미에 절반 이상의 비중을 두었다. 각선미의 조건은『발육이 좋아야 한다』『균형이 잡혀야 한다』『살갗이 고와야 한다』『걸음걸이가 발라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춰 1등을 차지한 한국 제일의 다리의 주인공은 19세의 박영희란 은행 아가씨. (서울은행 남대문지점 근무, 미광「핸드백」추천) 신장 165, 36-24-36의 신체조건이다. 상으로 1백 만원 짜리「코로나」1대를 받았고 오는 9월엔「런던」에서 열리는「미스」각선미 세계대회에 참가한다. 한국의 각선미를 대표해서. - 다리를 예쁘게 하는 비결이라도? 『특별한 거 없어요. 남의 말 듣고 나섰다가 뜻밖의 행운을 차지한 셈이에요』 특별한 비결이 없다면 무우다리, 코끼리다리족에겐 절망적인 얘기. 각선미는 전혀 선천적인 것일까? - 양친 중 누구를 닮았는가? 『아버지께서 키가 크셔요. 다리가 닮았는지는 모르지만-』 살짝 붉히는 얼굴도 다리 못지 않게 예쁘다. 살결이 유난히 희고 곱다. 각선미「콘테스트」에서는 얼굴을 무시하는 게 상례. 세계대회에서는 상체에 부대를 씌우고 다리만 심사한다. 이번 심사에서도 얼굴의 선입감을 배제하려고 참가자에게 커다란「선·글라스」를 씌웠다. 그런데 얼굴까지 예쁘니 말하자면 금상첨화. - 좋아하는 음식은? 『포도, 사과를 많이 먹었어요. 집에서 과수원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잡곡 특히 콩밥을 즐겨 먹었어요』 대전의 집에 2만평 가량의 포도, 사과밭을 갖고 있단다. 사과, 포도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었다니 각선미의 비결은 포도, 사과의 미용식에 있는가? 『여학교(대전여상)땐 고전무용을 약간, 수영도 했어요. 농구도 했지만 선수측엔 못끼고…』 각선미를 위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지만 모두 그럴싸한 비결이 될법하다. 선발된 8명의 각선미 중 박양의 그것은 유달리 희고 날씬했다. 손을 대면 분가루가 묻어날 것 같은 색감, 무엇인가 말이라도 할 것 같은 생동감이 있다. 섰을 땐 양쪽 다리의 두 종아리가 살짝 볼을 맞대고 걸을 때도 무릎이 맞닿아 스친다. 이번 대회에 응모한 뒤 한 달 가량 이모한테 걸음걸이법을 배웠단다. 양쪽「히프」사이가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킨 자세로 똑바로 걷는 것. 상체는 똑바로 세우고 걸어야 한단다. - 다리 미용은? 『처음으로 다리화장이란 걸 해봤어요.「파운데이션」으로「마사지」하는 정도죠. 대회날엔 우유로「마사지」를 했어요』 집에선 바지를 즐겨 입지만 직장엔 무릎 위 10「센티」정도의「미니·스커트」차림. 남자들의 눈이 항상 다리에 와있고 길을 걸으면서도 뒷사람의 눈총을 다리로 느끼지만『결코 부끄럽진 않았다』고. 『남자들은 상상외로 다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자꾸 따라와서 할 수 없이「택시」를 타요』 『1등으로 당선된 뒤는 새삼스레 다리가 소중해졌어요. 이젠 내 개인의 다리가 아니고 세계의 각선미와 겨룰 한국의 다리란 생각 때문에』 그래서 행여 다칠세라 무릎까지 오르는「부츠」를 신고 다닌단다. 세계각국의 각선미에 뒤질세라 아침 저녁으로 소중히 손질하고 요즈음은 영어, 고전무용,「스피치」익히기에도 한창 열을 올린다. 「런던」으로 가는 이 한국 제일의 다리는 그 반려로 어떤 다리를 원하는지? 『남자의 다리는 하얀 것보다 거무튀튀하게 털이 난 것이 더 멋있어요. 야성미 있고-』 단 이것은 해수욕장에서 느낀 순간적인 감상에 불과하다고…. 1백 만원 짜리 다리는 덧붙일 것도 잊지 않는다. [ 선데이서울 69년 1/26 제2권 제4호 통권18호 ]
  • 진대제장관 “코끼리같은 中 앞서려면 치타처럼 빠른 정책 필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치타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열린 ‘대 중국 IT산업 콘퍼런스’에서 “정보화시대에 중국을 앞서기 위해서는 스피드 있고 소프트한 정책 운영이 필수적”이라며 ‘치타의 빠름’을 인용했다. 진 장관은 최근 정통부 국실장들과 함께 중국의 시장 변화를 두루 살펴보고 돌아왔다. 그의 치타론은 중국시장이 규모와 성장속도면에서 ‘코끼리급’이고 한국은 ‘토끼’ 수준이어서 한국은 ‘치타’가 돼야 한다는 것. 정보화시대여서 ‘스피드’가 최고 경쟁력이란 뜻이다. 진 장관은 스피드 정책과 관련,“한국이 앞서 진행 중인 와이브로(휴대인터넷)와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가 좋은 예이며, 이들 서비스는 세계를 선도하는 우리 만의 ‘블루 오션’”이라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새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는 이유/곽영완 체육부장

    국가대표 축구팀의 새 사령탑 선임이 임박했다. 새 감독은 어떠어떠해야 하느니 주문도 많다. 국내파니, 해외파니, 국내에 있는 해외파니 구체적으로 거론된 인사만 수십명이다. 내년 월드컵을 독일에서 하니까 독일 출신이 유력하다는 추측 보도까지 나온다. 독일에서 대회를 해도 독일축구를 하는 나라는 독일 단 한 팀뿐이다.‘여러 독일팀’과 경기를 하는 게 아닌 만큼 독일대회와 독일 출신 감독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2002한·일월드컵에선 한국과 일본 출신 감독들이 각 팀을 맡았어야 했다는 말과 똑같다. 훌륭한 감독이라면 국적이 문제가 될 수 없겠거니와 독일 출신이 되더라도 그런 이유에선 아닐 것이다. 정보도 없고, 다급한 마음에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이것저것 갖다 붙이다 보니 터져나오는 해프닝성 보도에 불과하다.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왜 새 감독을 뽑는가.’이다. 먼저 조 본프레레 감독을 사퇴시킨 의미부터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본프레레 감독은 내년 월드컵에서 성적이 나쁠 것 같다는 우려 때문에 경질됐다. 그렇다면 새 감독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2002월드컵의 4강 재현이나 우승은 아닐 것이다.2002월드컵 개막 이전 목표가 1승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강에만 진출시켜도 능력있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또 본프레레 감독을 경질시켰을 때 한국축구는 먼 미래를 본 게 아니었다. 남은 기간이 10개월 정도임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목표를 이뤄줄 수 있는 ‘승부사’를 원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 목표를 이뤄줄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군지를 찾아야 한다. 남은 시간과 국민들의 바람, 우리의 축구수준 등 현실적인 여건 등을 감안해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면 족하다. 일부에선 당장 코앞에 닥친 독일대회보다 장기적으로 2010년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을 영입하자는 주장도 편다. 현재의 여건상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이상의)좋은 성적을 내기는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나온 것일지 모르지만 세상 어느 팀이 다가온 대회 대신 그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는 말인가. 다가온 것 먼저 해결하고 다음을 준비해도 늦지 않다. 다음 대회까지는 독일 대회가 끝나고도 4년이 남아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팀을 맡은 지 2년만에 4강의 성적을 거뒀다. 성적지상주의라는 비난도 있을 수 있겠지만 순위를 가리는 대회에서 성적을 논외로 치는 것처럼 어이없는 일도 없다.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자기가 맡은 팀을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느 팀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는 강한 팀이다. 두번째는 상대팀을 면밀히 관찰해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첫번째의 예를 지닌 감독은 역대 한국대표팀 감독 가운데 없었다고 여겨지지만, 두번째의 예로는 2002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히딩크 감독을 들 수 있다. 일종의 ‘쪽집게 과외’식으로 선수 하나하나에게 필요한 임무만을 부여한 것이다. 물론 히딩크 감독은 자기 팀은 물론, 상대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것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누군가. 누가 될지는 몰라도 감독 선임권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 있다. 기술위원회의 현명한 선택을 바랄 뿐이다. 삼세번째 아닌가. 물론 10개월만 보고 뽑을지,2010년을 염두에 두고 뽑을지, 그것도 기술위원회가 선택해야 한다. 다만 한가지, 이후에는 감독의 ‘소신’에 모든 것을 맡기고 더 이상 ‘여론’에 떠밀린 ‘중간평가’는 하지 말 것을 기대한다. 국내파 가운데 유력 후보로 꼽히는 김호 94미국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당시 평가전을 해도 가급적 해외에서, 중계 없이 하길 원했다. 매 경기에 일희일비하는 축구팬들의 비판 여론을 피해보려는 심산이었지만 ‘여론’과 ‘소신’ 사이에서 대표팀 감독이 얼마나 고민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일화로, 감독을 지켜주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이제는 ‘중간평가’할 시간도 없지만. 곽영완 체육부장 kwyoung@seoul.co.kr
  • 무명의 독도바위 이름 생긴다

    ‘큰가재 바위, 삼형제굴 바위, 한반도 바위…’ 독도의 주요 부속도서 및 형상(形象)에 대해 고유한 명칭이 부여된다. 울릉군은 각종 지도표기 및 사진설명 등에서 제각각 표기되는 독도의 부속도서 등에 대한 명칭을 표준화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울릉군은 이에 따라 30일 독도 관련 기관 및 단체,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 주요 부속도서 및 형상 지명 제정 공청회를 연다. 대상은 독도 동도(東島)선착장 입구의 숫돌바위 등 13개 부속도서와 서도(西島) 남단 코끼리바위 등 9개 형상이다. 울릉군은 이날 공청회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안을 만든 뒤 경북도지명위원회와 중앙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0월 말까지 지명을 확정하는 절차를 거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바른역사정립기획단’ 회의실에서 울릉군 및 독도 관련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 부속도서 등 지명에 대한 1차 의견조정을 마쳤다. 독도 부속도서 명칭의 경우 산1번지는 가재가 출현한 장소라고 해서 큰가재바위, 산10번지는 현지 어민의 구전 명칭으로 지네바위, 산25번지는 3개의 동굴이 있다고 해서 삼형제굴바위, 산73번지는 의용수비대원들이 미역채취를 많이 했다고 미역바위 등으로 각각 이름이 붙여졌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주만지 프로젝트’ 논란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옥수수밭에 사자떼가 나타나고 콜로라도 고원(高原)에서 코끼리들이 행진하며 서부 텍사스의 덤불에서 치타가 어슬렁거리는, 영화 ‘주만지’의 한 장면과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까. 1만 3000년 전 대형 포유동물들이 멸종한 북아메리카 대평원에 아프리카 코끼리와 사자, 치타, 몽골산 야생마 등을 이주시켜 생태계 균형을 회복하자는 생태학자들의 다소 황당하면서도 급진적인 제안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코넬대학을 비롯한 10개 대학 및 연구기관의 학자들은 이날 발매된 과학 잡지 네이처에 게재된 ‘미국 생태역사공원 계획’이 멸종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형 야생동물들에게 안전한 서식처를 제공하는 한편 날로 황폐해지는 대평원을 관광지로 변모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은 첫 단계로 아시아의 당나귀와 몽골산 야생마 등 동물원 거주 동물들을 북미에 정착시키고 두 번째 단계로 울타리를 친 대규모 사설 공원 안에 치타와 사자·코끼리들을 풀어 놓을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북미 평원을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다른 작은 동물들도 멸종하게 되고 잡초와 쥐만 판치는 황무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시베리아에서도 5000년 전 사라진 토종 물소 대신 캐나다로부터 물소를 들여와 서식시키는 홍적세(洪積世) 공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테드 터너 CNN 전 회장도 뉴멕시코주의 평원 지대에 거북이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외래종을 잘못 이주시킨 결과 토끼와 맹독 두꺼비들이 너무 많아진 호주의 예를 들어 이 계획이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통신은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판타스틱 4 장르/예매율 SF액션/3.79%(12세) 감독/배우는 팀 스토리/이안 그루퍼드·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초능력 지닌 남녀, 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다. 이래서 좋아 박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 이래서 별로 초능력 캐릭터의 창조 과정과 특징이 허술. 홈피 반응은 “제시카 알바만으로 충분한 영화” ● 웰컴 투 동막골 장르/예매율 드라마/53.32%(12세) 감독/배우는 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 박수칠 때 떠나라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드라마/15.64%(15세) 감독/배우는 장진/차승원·신하균·김지수 어떤 줄거리 TV로 생중계되는 48시간의 수사극. 이래서 좋아 차승원, 신하균의 에너지 넘치는 상황극. 이래서 별로 장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야기 색깔. 홈피 반응은 “극적 재미, 장진 감독의 독특한 연출” ● 옹박-두번째 미션(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 어드벤처/9.00%(15세) 감독/배우는 프라차야 핀캐우/토니 자·자니 누엔 어떤 줄거리 도둑맞은 코끼리를 되찾기 위한 고군분투. 이래서 좋아 와이어,CG에 의존하지 않은 100% 실제 액션. 이래서 별로 전편처럼 엉성하고 비약 심한 줄거리. 홈피 반응은 “토니자는 최고의 액션 배우” ●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3.55%(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복제인간들의 ‘시스템 탈출기’ 이래서 좋아 마이클 베이의 화려한 액션이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3.79%(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별로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박찬욱표’ 스릴러 홈피 반응은 “아름다운 이영애,‘올드보이´ 못 넘은 박찬욱” ● 이대로, 죽을 순 없다(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코미디/7.82%(12세) 감독/배우는 이영은/이범수·손현주·최성국 어떤 줄거리 홀아비 불량형사, 딸 위해 죽기를 각오하다. 이래서 좋아 담백해서 부담없이 즐거운 코믹드라마. 이래서 별로 건더기가 없는 공허한 웃음. 홈피 반응은 “무난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 토니 자와 함께한 ‘옹박2’ 10문 10답

    토니 자와 함께한 ‘옹박2’ 10문 10답

    “리샤오룽(李小龍)은 죽었다, 청룽(成龍)은 늙었다, 리롄제(李連杰)는 약하다.”얼핏 가당찮은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와이어나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지 않은 이 차세대 무술 스타의 고난도 실제 액션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결코 치기어린 허풍으로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토니 자(29). 지난해 영화 ‘옹박’ 한편으로 당대 최고의 무술 스타들의 계보를 잇는 세계적 액션 스타로 발돋움한 태국의 기린아. 이번엔 신작 ‘옹박-두번째 미션’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으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영화 개봉을 사흘 앞둔 15일 영화 홍보차 방한한 그를 숙소인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호텔 강남에서 만났다. 직접 마주한 토니 자는 선한 눈빛과 숫기 없는 말투 등 영화속 단단하고 강렬한 이미지와 달리 그저 순박한 동남아 청년이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번에도 역시 노 와이어(No Wire)액션이 압권이다. 다친 곳은 없나. -4층 건물 계단을 오르며 4분여 동안 끊기지 않고 펼치는 ‘롱테이크’ 액션신이 가장 힘들었다. 준비기간만 한달 걸렸고, 촬영만 5일을 했다. 큰 부상은 없었다. ▶ 가장 맘에 드는 장면과 아쉬운 장면은. -모든 장면이 다 맘에 들지만, 특히 코끼리와 우정을 나누는 장면이 맘에 든다. 어릴적 코끼리를 길렀는데, 당시 행복했던 순간 등 집생각이 나 눈물을 흘렸다. 아쉬운 장면은 하나도 없다. ▶ 세계적 스타로 우뚝 서려면 기존 무술 스타 리샤오룽, 청룽, 리롄제와의 차별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무에타이를 하니 그들과 원천적으로 다르지 않나. 하하. 차별성보다는 그들의 장점만을 빼내 나만의 새로운 액션으로 창조해 내려하고 있다. 리샤오룽의 ‘빠름’과 청룽·리롄제의 ‘화려함’ 둘 다를 겸비한 게 내 액션의 개성이다. ▶ 영화속에서는 70대1로 싸워도 이기는데, 실제 무술 실력이 궁금하다. 특히 한국팬들에게는 토니 자보다는 ‘K-1’스타인 카오클라이 카엔노리싱이 무에타이 스타로 더 알려져 있다. -하하. 카오클라이는 잘 모르지만, 쁘아까오는 잘 안다. 그리고 격투 시합 경험은 다섯번 있는데, 이긴 적도 있고 진 적도 있다. 난 실전 경험보다는 영화속 무에타이가 더 좋다. ▶ 액션 연기 연출은 직접 하나. -무술 선생님과 무술 감독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나름대로 액션을 만들어서 영화속에 반영할 때도 많다. ▶ 한국과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한국 영화 출연 제의가 온다면 당장 오케이할 것이다. 태권도도 3년간이나 배운 경험이 있다. 전지현이 매력적으로 나온 ‘엽기적인 그녀’와 태국 영화 ‘Letter’와 내용이 비슷한 영화 ‘편지’를 감명깊게 봤다. ▶ 할리우드 진출 계획이나 욕심은. -할리우드 측에서 계속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난 아직은 태국 영화에 전념하며 태국 영화를 세계에 더 알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진출은 그 다음이다. ▶ 원래 액션연기자가 되고 싶었나. -8살때부터 꿈꿨다. 리샤오룽은 나의 우상이었다. 그의 무술에 미쳐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데뷔작 ‘옹박’ 출연까지는 8년을 준비했다. ▶ 벌써부터 차기작이 기대된다. -다음에는 ‘무기를 쓰는 토니자’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에타이 기술의 하나인 ‘봉술’을 소재로 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속편이 아니라 새로운 영화다. ▶ 여성팬들도 많은데. 여자친구는 있나. -아직 없는데, 꼭 만나고 싶다.(쑥스러운 표정으로)참, 한국 여성도 좋아한다. 표현이 진실되고, 무척 사랑스럽다. 한국 여성이 프러포즈하면 기꺼이 오케이다. ■ 오늘 개봉 ‘옹박-두 번째 미션’ “차고∼비틀고∼꺾어라∼” 18일 개봉하는 프라차 핀캐우 감독의 영화 ‘옹박-두번째 미션’은 캄(토니 자)이 도둑맞은 코끼리를 되찾기 위해 호주 시드니의 조직폭력 본부에 뛰어드는 내용. 전편에 비해 10배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해 토니 자의 화려한 액션 못지않은 방대한 스케일의 다양한 액션신이 돋보인다. 특히 영화 007을 연상케 하는 강위의 보트 추격신은 압권. 평범한 태국 청년 캄은 가족과도 같은 코끼리 두 마리가 도난당하자 이들을 찾아 호주 시드니로 건너간다. 코끼리들을 훔쳐간 범죄조직이 마피아임을 알게 된 캄은 마담 로즈가 이끄는 일당과 맞붙는다. 캄은 부족 대대로 내려오는 무에타이 실력을 발휘해 악당들을 한 명씩 물리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4층건물 격투신에서 캄이 70여명의 악당들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비틀어 꺾는 액션은 리샤오룽, 청룽, 리롄제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명장면.15세 관람가.
  • 멸종위기 동물 인터넷 국제 매매

    고릴라·호랑이·침팬지 등 법적 보호 동물들이 인터넷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이 일주일에 9000마리나 거래된다고 16일 폭로했다.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경매사이트, 채팅방 등에서 70% 이상이 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동물들을 사고 판다는 것이다. 고릴라를 뒷마당에서 기르고 싶다면 인터넷 안내 광고는 4500파운드(827만원)만 내면 된다고 선전한다.런던에 와서 고릴라를 데려가기만 하면 되고, 야생동물을 기를 능력이나 공간을 증명하는 증서는 전혀 필요없다.고릴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로 국제연합(UN)이 제정한 국제법에 의해 상업적 거래가 금지돼 있다. 미국의 갓펫온라인(GotPetsOnline.com)이란 사이트는 2살난 기린을 1만 5000달러(152만원)에 팔고 있다.영국 애드마트(www.ad-mart.co.uk)는 비단털원숭이 한 쌍을 1900파운드에 팔았다.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원숭이를 마치 인형처럼 기저귀, 분유병, 옷, 장난감과 함께 판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원숭이와 침팬지가 야생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포획된 것이라고 염려했다. 살아 있는 동물뿐 아니라 코끼리 상아, 호랑이 가죽 판매도 늘고 있다. 야생 상태의 호랑이는 5000마리에 불과하지만, 특이한 애완동물의 판매 확대 덕에 미국에서만 1만마리의 호랑이가 감금된 채 살고 있다.호랑이 한 마리의 인터넷 가격은 1500달러. 무소뿔은 장신구나 약으로 애용되는데, 무소를 파는 ‘빈티지 루이 뷔통’ 같은 사이트 덕에 5종류의 무소가 모두 멸종 위기다. 영국 IFAW의 필리스 캠벨-맥래 국장은 “부도덕한 무역업자와 범죄 집단이 인터넷 거래는 쉽고, 저렴하며, 익명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사이버 블랙 마켓에서 희귀 야생동물이 팔려 나가는 것을 너무 늦기 전에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실용경제| ●성공하는 DNA, 실패하는 DNA(무라카미 가즈오 지음, 이정환 옮김, 명진출판 펴냄) 유전공학의 권위자가 파헤친 인간 잠재력에 대한 이야기. 유전자 정보를 담는 DNA는 천재든 바보든 모든 사람이 99.9% 똑같이 갖고 있다. 다만 유전자에 ON-OFF스위치가 달려 있어, 필요한 0.1%의 유전자에 불을 제대로 켜느냐 못 켜느냐에 따라 천재와 바보, 부자와 가난한 자가 갈린다고 저자는 주장.9800원. ●빅마마의 쿠킹다이어리(이혜경지음, 월간 쿠켄 펴냄) 넉넉한 몸매에 구수한 입담으로 유명한 케이블TV 요리강사인 저자의 요리비법서. 세련된 요리 레서피가 아닌 주부식 레서피로 누구나 멋진 요리를 하고 싶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저자의 맛깔스러운 요리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9500원. ●몸을 살리는 의학, 몸을 죽이는 의학(윤승일 지음, 북 라인 펴냄) 한의와 양의를 아우르는 저자가 한방과 양방, 자연의학이 통합된 새롭고 풍부한 의학지식과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의학적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주고 있다.1만 5000원. ●남자의 건강(크리스토퍼 루이스지음, 장성준 옮김, 거름 펴냄) 병원 가기 싫어하는 이들이 알아야 할 건강안내서. 술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담배도 피우고, 밤늦도록 놀고도 싶은 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하면서 건강하게 살수 있는 노하우가 담겨있다.1만 2000원. |유아·아동| ●코끼리가 있어요(고미 다로 글·그림, 방연실 옮김, 청년사 펴냄) 어린 주인공이 가는 어디에나 따라다니는 코끼리 그림책. 아이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항상 그 옆에 있다는 사실을 귀띔하며 아이의 정서를 편안히 다독여줄 듯.4∼7세.8500원. ●딸기나라 딸기우유(이필원 글·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상상의 세계 ‘딸기나라’에서 온갖 소동을 벌이며 즐겁게 사는 아이와 말썽꾸러기 소, 고양이의 이야기. 생생한 질감의 판화 그림이 앙증맞다.4세 이상.8000원. ●새들과 함께 노는 허수아비(페터 존 글, 미카엘라 그림, 유혜자 옮김, 문학사상 펴냄) 평화로운 동물나라에 무시무시한 침입자가 나타나면서 빚어지는 불행한 사건과, 이를 극복해가는 동물들의 모험담. 참된 용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6세 이상.8000원. |초등·청소년| ●날씨 굽는 가마(이영희 글, 장인한 그림, 효리원 펴냄) 날씨 굽는 도공 할아버지, 그에게 원하는 날씨를 얻어가려 아웅다웅하는 사람들. 억지로 날씨를 만들어내려는 욕심쟁이, 선한 마음씨로 날씨를 얻으려는 이들이 벌이는 팬터지 창작동화. 초등생.8500원.
  •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유행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이드의 깃발을 쫓아 다니는 패키지 여행은 구시대 유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내맘대로’ 자유롭게 떠나는 선진국형 개별자유여행(FIT)이 새로운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어디를 가보았다는 ‘점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유럽의 관문인 프랑스를 FIT로 직접 다녀왔다. 쪽빛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초록빛 계곡과 드넓은 초원을 따라 파리에서 노르망디, 루아르, 꼬뜨 다쥐르, 프로방스까지 발길 닿는 대로 다녔다. 렌터카와 지하철, 버스, 프랑스 철도와 연안 여객선, 조그만 지방 철도에도 올랐다. 여행도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멋진 풍경을 만났다. 에펠탑이나 니스해변 등 여행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명소들보다 프랑스의 푸른 자연속에 숨겨진 비경들이 더 아름다운 감동을 안겨줬다. 그렇다고 패키지 여행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크게 어렵지도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정신과 철저한 준비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기자가 다녀온 10박 11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소개한다. ■ 도움말 MK유럽, 레일유럽, 프랑스관광청 프랑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행, 이렇게만 하면 준비가 반이다 준비에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지만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준비에 노력한 만큼 편하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시간이기도 했다. 출발 한달전.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항공과 숙박, 이동수단 등의 순으로 여행의 골격을 잡았다. 항공편은 인터넷 서핑을 통해 에어프랑스 홈페이지에서 특가 상품을 찾아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니스행 항공권으로 항공료 79만 9000원에 파리 스톱오버(경유지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 비용 10만원, 세금 10만 9000원 등 모두 100만 8000원. 정상 가격(130만∼180만원대)보다 많이 쌌다. 일본이나 두바이 등을 경유하는 60만∼80만원대 항공편도 있었지만 편하고 빠른 직항편을 택했다. 숙박은 유럽지역 호텔 예약 전문업체인 MK유럽(02-719-0461)을 통해 일정에 맞는 주요 도시에 호텔을 정했다. 인터넷에 숙박예약 사이트가 많지만 MK유럽은 국내 여행사 등에 호텔을 공급하는 다국적 호텔 체인업체로 훨씬 저렴하다. 숙박은 특급부터 일반 호텔까지 다양하며, 숙박비는 문의해 경비에 맞추면 된다. 교통수단의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 등 단거리 이동은 현지에서 해결하면 되지만 철도나 렌터카 등은 국내에서 예약하는 것이 편하고 저렴하다. 유럽 지역의 철도는 레일유럽 한국사무소가 있는데 개인 예약은 받지 않으며, 서울항공(755-1144)과 걸리버(2170-6500),RTS(722-4033)에서 대행한다. 렌터카는 허츠나 에이비스, 알라모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개별 여행인 만큼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통신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분당 발신은 1000∼2000원, 수신은 400∼500원이다. 여행자 보험은 출국직전 공항에서 가입하면 된다. 비용은 보상액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사망 1억원, 상해치료 2000만원, 질병치료 1000만원, 휴대품 분실 40만원의 경우 10일에 1만 5000∼2만원선이다. 여행 준비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기가 가볼 곳에 대한 여행정보를 미리 찾아 준비하고, 프랑스 여행서적 2권 정도를 지참하면 좋다. 특히 파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광지는 불어 안내서밖에 없는 만큼 불어 사전도 지참하면 요긴하다. 이 정도만 준비하면 여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기타 현지 여행 정보는 기사의 <ⓘ>를 참고하면 된다. ◆ DAY1 몽마르트르, 야경에 취하다 ●설렘과 걱정, 파리에서의 첫날밤 ‘잠시후 샤를르 드골공항(CDG) 도착하겠습니다.’현지 시간 오후 6시40분(국내 시간 새벽 1시40분). 파리 도착을 알리는 대한항공 KE 901편 기장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창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파리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그저 파랗기만 하다. 오후 1시55분 서울을 출발한 비행기는 12시간을 날아왔지만 파리는 한낮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쬔다.‘뭘 해야하나?’ 첫 숙박지를 찾는 것조차도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목적지는 파리시내 북쪽에 위치한 ‘포레스트 힐 라 빌레트’(Forest Hill La Villette). 시내 지도를 펴고 한동한 고민한 끝에 고속전철(RER)과 지하철을 타는 것이 찾기 쉬울 듯싶어 공항 RER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RER 티켓(8.75유로)과 지하철표를 10묶음 단위로 할인 판매하는 ‘카르네’(carnet)를 구입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함께 탈 수 있는 티켓 1장은 1.30유로지만 카르네는 10유로. <ⓘ-1> 처음 타본 RER는 후텁지근했는데 무엇보다 내릴 역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어 당혹스러웠다.RER는 20분만에 파리 북역(Gare du Nord)에 도착했고, 지하철 2,7호선으로 갈아타고 ‘포르트 드 라 빌레트’(Porte de la Villette)역 에 내렸다. 지하철 역시 안내방송이 없어 역구내의 간판을 보면서 내릴 곳을 가늠해야 했다. 지하철 문도 우리와 달리 수동식으로 내릴때 녹색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손으로 돌려서 열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 프런트에 ‘호텔 바우처’(호텔 예약서)를 보여주고 방을 얻은 뒤 짐을 풀었다. 별 3개인 호텔 숙박료는 조식을 포함,1박에 210유로. <ⓘ-2> ●젊음이 가득한 몽마르트르 언덕 밤 9시.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가기위해 과감히 방을 나섰다. 지하철 7,2호선을 타고 앙베르(Anvers)역에 내려 사크레쾨르 사원이 있는 언덕을 올라갔다. 순백의 성당 잔디에는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인파로 붐볐고, 언덕위의 노천 식당 테라스는 활기가 넘쳤다. 배가 고파왔다. 성당 아래 ‘레테 앙 팡트 두스’(L´ete en Pente Douce)라는 작고 예쁜 식당을 찾았다. 식사는 ‘오늘의 요리’로 치즈와 토마토, 돼지고기 등을 넣은 샐러드 ‘살라드 뒤 뮐레’(11유로)로 양이 무척 많다. 팁은 식탁에 놓고 나오면 된다. <ⓘ-3> 순백색 조명을 밝힌 성당을 올라가자 야경을 감상하는 인파로 가득했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젊은 남녀가 키스를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 너무 자주 보여(?) 금방 익숙해 졌다. 이어 성당을 끼고 오른쪽길로 올라가면 몽마르트르 언덕이 나타나는데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10여명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밤 12시 호텔로 돌아와 파리의 첫날밤을 지냈다. 한국 시간으로 치면 아침 7시로 밤을 꼴딱 세운 셈이다. <ⓘ-4> ◆ DAY2 센강은 좌우를 나누지 않는다 ●쪽빛 하늘을 따라 도심을 걷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물빛이 창밖에서 쏟아진다. 그 빛에 놀라 잠을 깬 것은 오전 5시. 시차 탓에 빨리 일어난 것이다. 호텔에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은 뒤 본격적인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전 8시. 지하철을 타고 파리의 중심인 시테(Cit)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5> 시테역에 내리자 고딕 건축의 최고 걸작인 대성당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닥에는 파리 중심석이 새겨져 있다. 형형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비취는 성당 내부는 장엄함과 엄숙함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이어 걸어서 파리의 중심을 흐르는 센(Seine)강을 건넜다. 강폭은 넓지 않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파리 3·4대학(소르본대학)을 거쳐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앙리 4세의 왕비가 세운 공원으로 넓이가 25만㎡에 이른다. 사각형으로 반듯하게 깎아놓은 나무과 넓은 잔디밭. 잔디에 누워 하늘을 봤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죽은자들의 세계 카타콩브 찌는 듯한 더위는 시원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지하묘지 카타콩브(Catacombes·입장료 5유로). 사전 지식이 없이 들어간 지하묘지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주택가 한복판에 만들어진 지하묘지로 800m에 이르는 동굴안에 인골 600만기가 안장돼 있다. 낮 12시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다. 나선형 계단을 땅속으로 내려가자 어두컴컴한 동굴안에서 서늘함이 밀려왔다. 기온은 11∼12도. 밖의 날씨와 비교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다 못해 춥다. 가로 1.5m, 높이 3m의 동굴을 따라 100m쯤 걸어들어가자 유골이 동굴 양 옆으로 빼곡하게 쌓여 있다. 출구까지는 45분이 걸린다. 밖으로 나와 인근에 있는 ‘와자’(Wadja)라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는 식당이다. 매일 바뀌는 오늘의 메뉴는 전채요리와 메인요리, 디저트 세 가지로 구성된다. 전채요리는 꽃양배추 샐러드, 메인요리는 생선과 쇠고기, 디저트는 과일프루츠나 치즈빵 중에 고르면 된다. 발품을 팔아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다. 가격도 14유로로 비교적 저렴하다. 몽파르나스 묘지는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인 보들레르, 소설가 모파상 등 저명인 100여명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인근 주민들에게는 공원처럼 편안한 곳이다.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집을 찾아 지하철을 타고 7호선 퐁마리(Pont Marie) 역에 갔다. 역에서 나와 퐁마리 다리를 건너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보이는 ‘베르티용’(Berthillon)이라는 집이다. 유사한 아이스크림 집이 많아 헷갈리기 쉽지만 간판에 ‘31번’이라고 쓰인 집이 원조다. 가격은 1컵짜리가 2유로,2컵짜리가 3.5유로다. <ⓘ-6> 휴식도 여행의 일부. 오후 8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잠자리에 들었다.<ⓘ-7> ⓘnformation center ⓘ-1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RER와 버스, 택시 등 다양하다.15∼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에어프랑스 버스의 경우 편도 11.50유로 정도이며, 택시는 도심까지 40∼50유로(야간 20% 할증)다. 환율은 1유로에 1240원 정도. ⓘ-2 이는 공시 가격으로 국내에서 예약하면 훨씬 저렴하다. 호텔 숙박료는 대도시와 지방,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방 도시의 별 1∼2개짜리 호텔이 40∼80유로다. 별 3개 이상은 100∼300유로 선이다. ⓘ-3 팁은 음식값이나 택시요금의 10% 정도지만 식당에서는 통상적으로 2∼3유로 정도면 된다. ⓘ-4 항공권은 에어프랑스 티켓을 끊었지만 왕복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인천∼파리행은 오전 10시25분, 오후 1시55분 두차례 있는데 오전은 에어프랑스, 오후는 대한항공이 운항된다. 두 항공사가 코드셰어(좌석공유)를 해 두 곳 중 저렴한 항공사에서 티켓을 끊으면 된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오후 1시15분,9시50분에 있다. 에어프랑스 티켓으로도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5 지하철은 14호선까지 있으며, 운행은 오전 5시30분부터 자정넘어(0시30분)까지 운행한다.1·3·5일권인 파리비지트 패스(www.parisvisite.co.kr) 등 다양한 할인 티켓 제도가 있지만 하루에 티켓이 2∼3장 정도면 충분한 만큼 카르네가 간편하다. ⓘ-6 프랑스 거리는 집 주소만 알면 지도 한장만 들고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돼 있다. 지도에 표시된 도로 번호를 따라 가면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7 프랑스 전원은 220V로 우리나라와 같다. 자기전 카메라와 캠코더 등을 충전하면 된다. ◆ DAY3 전원 드라이브, 느림을 즐기다 ●파리의 명물 에펠탑과 개선문 전날 너무 일찍 잠을 청한 탓에 눈을 떠보니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아 오후부터 시작될 렌터카 여행을 준비했다. 책을 펴고 오를리(Orly) 공항에서 노르망디 지역의 수도원 몽생미셸로 가는 길을 연구했다. 전날 5유로 주고 구입한 미슐랭(Michelin) 프랑스 전도를 펴고 고민하는 사이 어느 덧 날이 밝았다. 오전 일정은 에펠탑과 개선문. 식상하리만치 유명한 파리의 상징물이지만 빼놓을 수는 없었다. 오전 8시 에펠탑을 향했다. 에펠탑은 6호선 트로카데로(Trocadero)역과 비르아캥(Bir-Hakeim)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샤이요(Chaillot) 궁전도 구경하면서 내려갈 겸 트로카데로 역에서 내렸다. 멀리 샹드 마르스 공원과 에펠탑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1898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에펠탑은 높이 320m로 3개 층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이어 샤를르 드골 에투알(Charles de Gaulle Etoile)역에서 내려 개선문을 본 뒤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넓은 도로를 따라 유명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다. 오를리 공항을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센강을 따라 앵발리데(Invalides) 옆에 있는 에어프랑스 버스정류장으로 걸었다. 센강 유람선을 타는 바토뮤슈 승선장에는 일찍부터 관광객들이 유람선 관광에 나섰다. 센강과 어우러진 에펠탑의 풍경이 장관이다. 퐁데 앵발리드 다리와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앵발리드 공원을 지나자 정류장이 나타났다. 도보로 30분. 오를리행 버스는 30분마다 1대씩 있는데 1인당 8유로다. 차비는 기사에게 내면 된다. 시내 교통이 막혀 공항까지 40분쯤 걸렸다. ●렌터카를 몰고 시골 풍경속으로 오를리 웨스트 공항 허츠 렌터카 데스크에서 한국에서 예약한 바우처와 함께 국제면허증, 신용카드를 내밀자 손쉽게 수속을 끝냈다. 직원은 프랑스내 호텔 주소를 물은 뒤 “한번도 안 탄 새차를 빌려 주겠다.”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수속을 마친 뒤 터미널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렌터카는 이제 막 출고된 소형 벤츠. 타코미터(운행기록장치)에 36㎞라고 찍힌 갓 출고된 차량이었다.<ⓘ-8> 오후 1시30분. 무작정 공항을 빠져 나왔다. 낯선 곳에서의 운전, 낯선 차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왔다.‘괜히 빌렸다.’는 후회도 들었다. 렌터카 직원이 “공항을 나가 5분쯤 파리 시내쪽으로 가다가 ‘베르사이유’(Bersailles) 방향의 표지판이 보이면 그 길로 진입하라.”고 알려줬지만 긴장한 탓에 진입로를 놓쳤다.10여분쯤 헤매다 결국 차를 세운 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겨우겨우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편도 3차로의 차선중 모든 차가 가장자리의 차선을 이용한다는 것. 추월할때만 1·2차선을 이용했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130㎞, 비가 올 때는 110㎞. 차들은 운전경력 15년인 나도 별로 내본적이 없는 170∼190㎞의 속도로 말그대로 쌩쌩 달린다. 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지자 주변 경치가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벌판에 젖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그림속의 풍경들이 계속 이어졌다. 긴장이 풀리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샤르트르 지방을 지나 고속 휴게소로 들어갔다.<ⓘ-9> 낯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달린지 3시간. 국내에서 좋아하는 음악 CD 등을 가져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도로 1시간쯤 달리자 오후 5시30분 몽생미셸에 도착했다. 널찍한 갯벌 사이로 난 긴 도로를 달리자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웅장한 수도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수도원 앞 주차장(주차료 4유로)에 차를 세운 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성 내부 관람은 6시까지로 아쉽게도 입장이 마감됐다. 그렇지만 성안 마을 등은 돌아볼 수 있었다. 성안은 17세기의 마을 모습 그대로다. 고풍스러운 호텔, 식당, 매점,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과거의 마을이다. 레스토랑 호텔인 ‘메르 풀라르’ 맞은편에 있는 유명한 비스킷 가게에 들러 버터와 우유가 듬뿍 들어간 ‘칼레트’ (9유로) 한상자를 샀다. 오후 8시쯤 성을 나와 숙소를 잡기로 했다. 다른 지역의 숙소는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했으나 이 지역은 렌터카 일정이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숙소를 정하지 못했다. 몽생미셸에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성밖 마을에는 호텔들이 많았다. 그러나 차로 1시간을 달려 항구도시 생말로(St.Malo)에 도착했다. ●시골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 밤 9시. 생말로는 젊음의 활기가 넘쳤다. 해변에는 수영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제트스키, 보트 등이 거친 물살을 가르며 달렸다. 숙소는 유스호스텔의 일종인 상트로 바트릭 바탕고 ‘오베르주 쥐네스’(Auberge de jeunesse). 건물이 아담하고 예쁜데다 해변 근처에 있어 인기가 높은 숙소다.2인실을 빌려 짐을 풀었다.(숙박료는 조식 포함 1인당 16.5유로). 방은 깨끗하고 넓었다. 직원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자 “올 초부터 한국 배낭여행객들이 조금씩 찾고 있다.”며 2유로인 침대 커버를 무료로 건네줬다. 짐을 풀고 인근 ‘엘 파티오’(El Patio)란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했다. 작은 피자와 시원한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자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달아났다. 특히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는 두고두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음식값은 10유로. ⓘnformation center ⓘ-8 렌터카는 국내 대행업체에 전화로 예약하면 이메일로 바우처를 보내주는데 인쇄해서 가져가면 된다. 비용은 24∼27일(3박 4일) 72시간 빌리는데 89.59유로이며, 세금 등을 포함해 143유로 정도가 든다. 예약시 오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국제면허증은 각 운전면허시험장에 가면 당일 발급해 준다. 인지대 5000원. ⓘ-9 휴게소는 우리나라 비슷하다. 주유소를 거쳐 들어가면 대형 슈퍼마켓과 화장실, 레스토랑이 있다. 톨게이트도 우리나라 체계와 비슷해 입구에서 표를 뽑은 뒤 나갈 때 돈을 지불한다. ⓘ-10 프랑스의 운전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선진입차 우선’인 교차로. 우리나라와 같은 사거리에는 대부분 로터리가 있는데 왼쪽에 진입한 차가 없으면 들어갈 수 있다. ⓘ-11 고성 투어버스는 투르역 광장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차량이 있다. 반나절(5∼6시간), 하루코스(9시간) 등이 있는데 20∼40유로다. 입장료와 점심값은 별도다. ◆ DAY4 투르, 동화나라로 가는 길 ●생말로에서 투르까지 안개 낀 ‘그랑베 섬’(Rocheur du Grand Be)과 해안선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변은 이른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지는 해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를 몰고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 좁은 도로를 따라 가자 프랑스 최대의 항구답게 수백여척의 요트가 정박해 있고, 영국 등지로 떠나는 대형 여객선도 기적을 울리며 사람들을 불렀다. 오전 10시. 간단하게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루아르(Loire) 고성지역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속도로보다는 시골 국도를 달리고 싶은 마음에 국도를 따라 떠났다. 내리던 빗줄기도 점차 줄어든다.<ⓘ-10> 시골길은 무척 한적했다. 스쳐지나가는 하나하나의 풍경이 그림이다. 그래서 프랑스에 고흐, 고갱, 마티스 등 유명 화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스쳤다. 대형 지도를 따라 가다 보니 수차례 길을 잃었지만 그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그냥 주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라발, 앙제시내를 거쳐 지나갔다. 기름이 거의 바닥이 가까워 온다. 주유도 하고 잠시 쉴 겸 다시 고속도로에 들렀다. 얼마쯤 달리자 휴게소다. 주유소는 셀프 주유다. 노랑, 파랑, 빨강 라벨의 주유기가 있어 어느 것을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 근처에 있는 “주유원에게 어느 것을 넣어야 하느냐”고 묻자 ‘쉬페르 프르미에르’(Super Premiere)라고 쓰인 노란색 주유기를 가리켰다. 처음으로 직접 해보는 주유. 차의 주유기를 열고 넣자 45ℓ나 들어간다. 기름이 가득차면 저절로 멈춰 주유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름값은 50유로로 따져보니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계산은 주유한 후에 중앙에 있는 계산원에게 가서 주유기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 투르로 향하는 길은 영화속에서나 봤음직한 전원 풍경 그대로다. 경치에 취해 차를 대놓고 쉬어가기를 여러번. 사나흘을 머물러도 좋을 듯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의 만남 오후 4시 ‘프랑스의 정원’으로 불리는 루아르 계곡에 접어들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1020㎞의 루아르 강을 따라 르네상스 시대의 왕후, 귀족들의 수많은 성이 흩어져 있다. 프랑스 전역에 약 5000개의 성이 있는데 이중 쉬농소·앙부아즈·랑제·앙제·블루아·쇼몽·슈베르니성 등 80여개가 이 곳에 있다.<ⓘ-11> 첫 목적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무대가 된 위세(Uss)성. 투르시내에서 28㎞떨어진 곳으로 1485년에 건축됐다. 동화속의 성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첨탑이 주변 경치와 어울려 아름답다. 너무 조용해 정말 공주가 잠만 잘 수밖에 없었을 것처럼 고요하다. 사진은 성 앞에 있는 작은 강 뒤에서 찍는 것이 예쁘다.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인근에 있는 아제 르 리도(Azay-le-Rideau)성으로 향했다. 성보다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휴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점심은 인근의 ‘라망드’라는 식당에 들어가 오믈렛(8유로)으로 간단히 때웠다. 이어 빌랑드리(Villandry) 성으로 향했다.16세기 건축물로 르와르 고성중 가장 마지막에 곳.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 쉽지 않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성 관광’ 안내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성이다. 각종 야채가 있는 정원, 장식정원, 분수정원 등 정원이 특히 아름답다. 내부와 정원 관광은 8유로. 오후 7시. 투르 시내에 예약한 ‘홀리데이 인 호텔’에 들어갔다. 기차역 앞에 있어 찾기 쉬웠다. 주차장에 들어가려면 먼저 호텔 체크인을 한 뒤 가로막을 통과할 수 있는 비밀 번호를 받아야 하며, 주차료 7유로를 내야 한다. 식사는 역 앞에 있는 ‘로데옹’(L´odeon)이란 식당.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민물고기 요리를 파는 곳으로 가격은 15∼20유로. ◆ DAY5 작은 마을에 들러 고흐를 기리다 ●투르에서의 한적한 휴일 프랑스의 주말은 어떨까. 시민들의 휴일 생활을 엿보려 일요일마다 시청앞에 장이 서는 벼룩시장을 찾았다. 100여개의 노점에는 집에서 쓰던 소품이며, 책, 그림, 찻잔, 액자, 음악판과 CD 등 없는 것이 없다. 쓰던 물건이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예쁜 액자 하나를 사려고 물어보자 30유로. 새것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시내를 빠져나오자 몽콩투르(Moncontour) 포도주 동굴 저장 지역이 나왔다. 파리로 향하던 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이 곳의 경치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포도밭 산책로’라는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보니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포도밭과 대형 저장고가 보였다. 마을 전체가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인근에 있는 ‘뱅 드 부브라이’라는 곳에는 바위산에 동굴을 뚫고 집을 지은 이색적인 마을. 바위산 위에 지은 돌탑과 그 아래 마을, 호텔 등 모두가 돌산과 연결돼 마을이 형성돼 있다. 렌트카로의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시내 북쪽에 있는 조그만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리 외곽도로의 교통 체증 탓에 5시가 넘어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흐의 발자취를 찾아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1890년 7월 고흐가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곳. 비록 이곳에서 고흐가 산 시간은 두달 남짓하지만 이 곳을 무대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 고흐가 자취했던 ‘라부(Ravoux)의 숙소’(입장료 5유로) 등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고흐의 자취를 더듬어 갈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안내판이 나온다. 그림을 그린 방향을 어림잡아 가늠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마을과 계단, 오베르 교회, 까마귀 들판 등을 그림의 소재를 돌아본 뒤 산중턱에 있는 고흐의 묘지를 찾았다. 동생과 나란히 묻혀 있는 묘지는 담쟁이 덩굴로 둘러싸여 있지만 다른 묘지들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는 않다. 오후 8시. 오를리 공항 근처 홀리데이 인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내일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DAY6 니스 해변, 푸른 바다에 마음을 적시다 ●렌터카 여행을 마치고 렌터카를 반납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남프랑스의 니스(Nice)로 향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공항터미널로 향했다. 렌트카 반납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오전 11시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반납은 열쇠를 건네 주는 것으로 간단히 끝났다.<ⓘ-12> 비행기는 오후 3시. 공항 방침상 짐을 보관해 주는 장소나 라커가 따로 없기 때문에 출발 시간까지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비행기가 1시간30분이나 연착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3∼4시간 걸리는 떼제베(TGV)를 이용하는 것는 건데 아쉬움이 든다. ●가슴을 열어주는 니스해변 오후 6시 ‘리비에라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니스에 도착했다.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와 함께 지중해를 바라보는 꼬뜨다쥐르 지방의 중심도시.4번홀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선 버스’(요금 4유로)에 올랐다. 니스 해변을 따라 가는 버스에서 보는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공항에서 해변까지는 약 6㎞.20분 정도 걸린다. 리비에라(Nice Riviera) 호텔에 짐을 푼 뒤 곧바로 해변으로 향했다. 그냥 물속으로 뛰어 들고 싶을 정도로 푸르다. 그 속에서 흘러가는 여유로운 시간. 호텔에서 마세나광장에서 해변으로 가면 활모양으로 뻗은 해안을 따라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하다.<ⓘ-13> 프롬나드데장글레(영국인의 산책로)는 해안을 따라 3.5㎞에 걸쳐 계속되는데 해변은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데크체어로 채워져 있다. 밤 9시가 넘도록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긴다. 볼거리도 많다. 마세나 광장 등지에서는 음악공연과 길거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길거리에 동상처럼 서있는 각종 캐릭터 모형은 실제 사람으로 관광객들이 돈을 넣으면 슬쩍 움직인다. 이 곳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약간 높은 바위산이 보이는데 이곳이 빠끄 드 샤또라고 불리는 ‘성터공원’이다. 해안선과 옛항구 등 니스의 마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편도 0.7유로)가 있다. 맛집은 마세나 광장 인근에 있는 지중해 요리 전문점 방돔(Le Vendome)에서는 원조 홍합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9유로. ◆ DAY7 칙칙폭폭, 지중해를 끼고 달리다 ●기차를 타고 지중해를 따라 기차를 타고 지중해의 쪽빛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것만큼 시원한 것이 있을까. 맑게 갠 하늘, 검푸른 지중해의 먼 바다, 수영복 차림으로 바닷가를 거니는 연인들…. 니스에서 칸, 툴롱, 마르세유, 아를, 아비뇽을 거쳐 계속되는 철로변의 풍경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굳이 어느 도시에 내리지 않아도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광만 보아도 가슴이 시원하다. 이렇게 기차 여행이 시작됐다. 호텔에 큰 짐을 맡긴 뒤 니스빌 역으로 갔다. 한국에서 끊어온 3일짜리 프랑스철도 자유 티켓으로 첫 목적지인 아를(Arles)로 향했다. 시간표는 각 역마다 비치돼 있다. 직접 가는 편도 있지만 대부분 마르세유(Marseille)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오전 9시 니스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가는 길은 영화의 도시 칸 등을 지나가는데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마르세유엔 11시26분, 아를에는 오후 1시51분에 도착했다. 기차는 영화에서 보는 왜건형 칸막이방. 한 방에 6명이 마주보고 앉아서 간다. ●작지만 예쁜도시 아를과 아비뇽 론강(Le Rhone)을 끼고 있는 아를은 작지만 기원전 1세기 로마시대의 유적 등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아를 역에서 걸어서 라마르틴 광장을 거쳐 내려가면 카발르리몬, 원형투기장, 고대극장, 생트로핌 교회, 반고흐 카페, 반고흐 다리 등 볼거리가 많다.3세기 초엽 만든 생트로핌 교회는 로마네스크 미술의 견본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장소다. 반 고흐가 요양을 했다는 아를 요양원에서는 이젤을 펴놓고 예쁜 정원을 그림에 담는 화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반고흐 다리는 시내에서 직접 가는 버스가 없다. 바리올(Barriol)행 1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20분 정도를 걸어야 볼 수 있다. <ⓘ-14> 오후 6시 아를 역으로 돌아와 인근 도시 아비뇽(Avignon)으로 향했다. 기차로 17분.14세기 교황청이 이 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세계 교회의 중심지가 됐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교황청 광장 주변 카페들이 예쁜데 로셰 데 돔 공원에서 바라본 론강의 경치가 압권이다. 공원에서는 ‘생베네제’ 다리가 보이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인 ‘아비뇽 다리위에서’라는 동요의 무대가 된 곳이다.12세기 지어졌으나 17세기 홍수로 소실돼 지금은 반쪽만 남아있다. <ⓘ-15> ◆ DAY8 섬섬옥수, If I were a bird ●하늘 빛을 담은 프리울섬 마르세유 항구에 있는 어시장은 어촌 마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갓 잡아 올린 정어리와 도미 등 각종 생선을 판매하는 어부들과 아침 찬거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BC 600년전 그리스인들이 세운 항구도시다. 마르세유에서는 한번쯤 여객선을 타고 인근섬 여행을 떠나도 좋다. 아침 일찍 항구의 ‘벨주부두’에 있는 마르세유 여객선 터미널(www.answeb.net/gacm)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무대가 됐던 ‘이프섬’(Ile D´If)으로 가는 배가 떠난다. 왕복 10유로. 오전 9시부터 1시간 단위로 배가 출발하는데 만선이면 시간에 관계없이 출발한다. 이프섬은 배로 10여분 남짓 걸린다. 여객선의 종착지는 이프섬에서 10분쯤 더 떨어진 ‘프리울 섬’으로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성이다.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은 사막을 연상케 한다. 섬에 내려 순회 코끼리 열차(왕복 3.5유로)에 올랐다. 차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30분쯤 걸리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황홀하게 만든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해수욕장이 있는데 쪽빛 물빛 그자체다. 가는길에 있는 해수욕장은 2∼3일쯤 푹 쉬다가고 싶게 만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 11시30분 배를 타고 서둘러 섬을 나왔다. 기차를 놓쳐 바로 직후 있는 테제베를 예약했다. 일반 철도는 그냥 타도 되지만 테제베는 예약이 필요하며, 따로 수수로(1.5유로)를 내야한다. 그래도 프랑스 대표 철도인 테제베를 타본다는 기대감에 표를 끊었다. 그러나 니스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50분. 일반열차가 2시간10분 걸리는 것에 비해 이 구간에서만은 시속 300㎞이상으로 달린다는 테제베가 오히려 일반 고속열차보다 느리다. 자리도 일반열차에 비해 불편하다. ⓘnformation center ⓘ-12 렌터카 반납시 우리나라와 달리 꼼꼼하게 체크하거나 묻는 일이 없다. 기름이 부족하거나 렌트 시간을 초과하면 미리 100유로 정도 임치해 놓은 돈에서 제하고 돌려준다. ⓘ-13 공항 등 프랑스의 공공장소에서는 노인과 장애인, 임산부, 유아 등에 대한 우대가 특별하다. 줄을 서지 않고 우선적인 서비스를 받는다. ⓘ-14 프랑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분명한데 남프랑스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덥지만 건조해 지내기 쉽고, 겨울에도 온난하다. ⓘ-15 프랑스 철도 예약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 계획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철도 패스중 적합한 것을 골라야 한다. 패스를 이용하는 국가 수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유럽 전지역을 돌아다니려면 유레일 패스가 유리하지만 프랑스 등 특정 국가만을 여행하려면 프랑스 패스를, 프랑스와 인근 국가 3∼5개국을 이용하려면 유레일 셀렉트 패스를, 프랑스와 이탈리아 2국가만 여행하려면 프랑스-이탈리아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프랑스 철도패스는 1등석 성인이 299달러이며,2명 이상 여행할 경우 세이버 티켓을 끊으면 15%정도 저렴하다. 나머지 패스의 경우 1개국을 추가할 때마다 7만∼10만원정도 요금이 올라간다. 특히 철도패스에는 센강 유람선, 박물관 할인 등 보너스 할인 혜택이 있으므로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다. 모든 패스로는 해당국가 테제베와 일반 철도 모두를 탈 수 있는데 테제베를 타려면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비로 1.5∼8유로 정도를 내야 한다. 일반 철도는 예약없이 기차역에 나가 오는 기차를 그냥 타면 되는데 3일권의 경우 한달동안 3일을 탑승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 DAY9 포도주·풍경, 프로방스의 유혹 ●프로방스 철도에 몸을 싣고 아침 일찍 ‘살레야 광장’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과일, 야채 판매상과 꽃시장,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 서민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중심부에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전문점 등이 즐비하다. 생필품은 물론 고급 브랜드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품목을 갖췄다.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없는 프랑스 전통 치즈와 포도주, 과자 등 각종 먹을거리를 맛봐도 좋다. 낮 12시 호텔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코드다쥐르 지방의 웅대한 산악풍경을 볼 수 있는 프로방스 철도(www.trainprovence.com)에 올라보기로 했다. 철도역은 니스역에서 북쪽으로 약 400m,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 하루 4차례 정도 기차가 운행한다.<ⓘ-16> 철로가 단선이라 교행이 어려운데다 철로가 오래돼 수리를 자주해 역에 도착하면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기차는 두칸짜리 아담한 기차지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기차다. 기차역에서 프랑스철도 티켓을 보여주면 50% 할인해 준다. 디뉴까지는 150㎞로 3시간10분이 걸리는데 시간이 없어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앙트르보(Entrevaux)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17세기 요새마을 앙트로보 앙트로보까지는 크고 작은 13개의 기차역을 지나는데 1평 남짓한 간이역도 많다. 기차는 바르강 계곡을 따라 달리는데 깎아지른 듯 세워진 바위산과 계곡, 산허리에 매달린 자그마한 마을 등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차창밖으로 매력적인 마을이 즐비하다. 이날도 철로에 이상이 생겼다. 오래된 철로라서 수리중이라는 차장의 말에 따라 중간에 내려 2∼3개 역을 버스로 갈아타고 갔다. 바위산 단면들은 지층이 지리책에 나온 사진처럼 그대로 보아도 멋있다.2시간 걸려 도착한 앙트르보는 17세기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바위산 정상에 있는 요새도시가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성을 휘감고 올라가는 길이 이채롭다. 그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고성문이다. 강에는 마을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고성을 들어가는 길에 입장료를 따로 받는 사람이 없어 입장료 자판기에 돈을 넣고 3유로짜리 코인 티켓을 끊은 뒤 회전문에 넣으면 들어갈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그렇지만 건너보이는 마을 전경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예쁘다. 정상에는 각종 방과 감시탑, 감옥 등 전형적인 성이다.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 DAY10 마지막 시간은 마티스와 함께 ●니스에 아쉬움을 남겨두고 이제 막 적응이 됐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후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오전에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돌아보기로 했다. 마티스 미술관까지는 17번 버스(1.20유로)를 탔다. 가는 길에 검표원들이 버스를 가로 막고 표검사를 했다.<ⓘ-17> 마티스 미술관(입장료 4유로)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오히려 인근 시미에 지구에 있는 로마시대의 투기장과 원형극장, 목욕탕 등 유적들이 더 볼만하다. 이어 걸어서 20분정도 떨어진 샤갈미술관(입장료 4.5 유로)에는 구약성서 이야기를 묘사한 17장의 연작 유화 등 450점이 전시돼 있다. 오후 2시 공항으로 출발, 아쉬웠던 여행이 끝났다. 호텔에서 택시를 불러 탔는데 편도 요금은 25유로.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프랑스. 일상에 찌들어 쫓기듯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유익한 여행이었다. ⓘnformation center ⓘ-16 기차는 니스에서 알프스 온천마을인 디뉴(Digne)까지 운행한다. 니스에서 오전 06:42,09:00,12:43,17:00에 출발하고, 디뉴에서는 07:00,10:33,13:58,17:25분에 출발한다. ⓘ-17 버스 티켓을 기사에게 구입하면 꼭 버스에 비치된 개찰기(콩포스테·Composter)에 표를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표에 시간이 찍히고 이후 표가 1시간 정도 유효한데 만일 이를 하지 않고 있다가 검표원에게 걸리면 ‘무임승차’에 해당하는 벌금을 문다. 무임승차하다 걸리면 30배의 벌금을 물게 된다. ⓘ-18 관광지와 호텔 주변은 소매치기 등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구급차(19), 소방서(18), 주 프랑스대사관(01.47.53.01.01), 한국관광공사(01.45.38.71.23), 대한항공(01.42.97.30.80)으로 연락하면 된다.
  • [4일 TV 하이라이트]

    ●교육이 미래다(EBS 오후 11시40분)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주말농장 바람과 토요휴무제 시작으로 자연체험교실과 생태교실이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머리만 크는 아이가 아니라 정서를 담는 마음도 함께 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연체험 보다 생태와 자연이 실질적인 ‘교육’과 어우러져야 효과적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1시25분) 도쿄 소고백화점의 김치 매장은 비싼 김치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일본에서 소비되는 김치의 10% 정도가 한국김치로, 공급되는 양은 적지만 최저 열흘 이상 발효해서 만들어 미용과 건강에 좋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무치’에 길들여진 일본인들도 한국김치에 열광하고 있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MBC 오후 9시55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근영이 내민 ‘이별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을 안 재민은 기가 막혀 한다. 재민은 근영을 만나 온갖 감언이설로 계약을 파기하려 하지만 근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스튜디오에서 재민과 말다툼을 벌이던 근영은 카메라 렌즈를 깨뜨리게 되고…. ●유쾌한 두뇌검색(SBS 오후 7시5분) 이경규 정미선 김진 김영철 김기수 사강 랙키가 태국 푸껫에서 아이큐 왕을 뽑는 유쾌한 퀴즈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출연자들과 맞닥뜨린 호랑이, 코로 그림을 그리는 코끼리, 엽기적인 코끼리 축구, 시원한 수영장에서 펼치는 두뇌게임,50m 번지점프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정님은 영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그동안의 일들을 모두 털어놓지만, 영실은 정님이 어떤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정님은 그런 영실에게 서로가 친자매라는 사실을 어렵게 고백하려고 하지만 영실은 “아무말도 듣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라.”고 막무가내로 소리를 지른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미르와 가온은 아라가 완전한 암흑전사가 되기 전에 마법전사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라의 기억이 저장된 마법볼을 마법 브로치에 넣기로 한다. 아라가 미르와 가온을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블랙홀에 일부러 빠진 미르와 가온, 마패는 음침한 공간에서 아라와 맞닥뜨리는데….
  • [조용섭의 산으路] 경북 문경 대야산

    [조용섭의 산으路] 경북 문경 대야산

    눈부신 흰 암반을 따라 흐르는 물길, 잠시 제 몸을 바위에 맡겨 떨어뜨린다. 물은 푸른 하늘도, 진록의 숲도 닮지 않은 옥빛 소(沼)를 이룬다. 물길은 산길옆 계곡을 따라 순하디순한 모습으로 편안하게 이어진다. 마음만 동하면 그대로 첨벙하고 들어가는 계곡이 경북 문경의 대야산이다. 한여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불볕더위에 몸을 달구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서는 길에 마치 담금질을 하듯 계곡에 몸을 담근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용추계곡에서의 호사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가르며 백두대간의 허리를 잇는 대야산은 산길 들머리가 유난히 아름답다. 산길은 계곡을 그림자인 양 따라가다 능선의 멋진 암봉들이 조화를 이룬다. 주위 조망 또한 빼어난 곳이다. 대야산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하지만 등산로나 입장료 등과 관련하여 관리공단의 직접적인 통제는 받지 않는다. 산길은 벌바위 마을에서 시작하여 용추→월영대→피아골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밀재→월영대→벌바위로 되돌아 오는 코스로 잡았다. 대야산 주차장 상가 오른쪽의 나무계단을 넘어가면 용추계곡 들머리가 나온다. 민박집들을 지나 계곡을 낀 싱그러운 숲길을 15분여 진행하면 거대한 암반 위에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용추폭포가 나온다. 대하사극 ‘왕건’에서 왕건이 도선선사로부터 도선비기를 받는 곳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사실, 왕건의 라이벌 견훤의 고향이 대야산을 품고 있는 가은읍이란 게 흥미롭다. 거대하고 평평한 암반이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는 월영대까지는 용추에서 20여분 소요된다. 여기에서 왼쪽 밀재 방향과 오른쪽의 피아골 방향으로 길이 갈라진다. 어느 쪽이나 정상으로 이어지나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피아골길을 오름길로 택했다. 급경사 지대에는 고정로프를 깔아놓아 오르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몰릴 땐 교행이 힘들어 상당히 지체된다. 한가지, 등산로를 벗어나면 낙석의 위험이 크니 주의를 요한다. 식수는 미리 준비하는 게 좋으나, 계곡 상단부 왼쪽 가파른 바위지대에도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른다. 급사면을 올라 능선에 닿으면 이내 정상이다. 정상 주위의 암봉들은 하나같이 수려한 모습으로 범상치가 않다. 오른쪽(동쪽)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길과 왼쪽(진행방향) 밀재로 이어지는 산길이 백두대간 마루금이다. 동북쪽의 거대한 바위봉우리로 빛나는 산이 역시 백두대간상의 봉우리인 희양산이다. 정상 아래 내려서는 바위 구간은 운행에 다소 주의를 요하나 역시 크게 어려운 곳은 없다. 능선을 내려오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거대한 바위지대와 코끼리바위를 지나서 사거리인 밀재에 닿는다. 오른쪽은 괴산, 정면은 백두대간 마루금으로 이어지고, 월영대는 왼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편안한 숲길이 이어지며 사기굴, 떡바위 이정표를 지나면 이내 월영대를 만나게 된다. 용추계곡을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 물론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은 어느새 계곡에 들어갔다 나왔을 일이고…. 중부고속도→증평IC→36번,34번 국도→괴산→913번 지방도(쌍곡계곡)→불란치재→대야산, 중부내륙고속도→문경IC→3번국도→977지방도→가은→913번 지방도 동서울터미널→문경(30분 간격·2시간 소요). 문경에서 가은으로 이동한 뒤, 가은→벌바위 시내버스 이용(문경시내버스 054-553-2231) 벌바위 입구에 돌마당식당(054-571-6542) 등 민박집이 다수 있다. 인터넷(www.sanfestival.com)을 참고할 수 있다. 지리산 답사모임 ‘지리산 산길따라’ (cafe.daum.net/jiricom)대표 시솝
  • “한국의 ‘젊은 문학’ 세계에 알리자”

    처음으로 해외에서 출판된 한국 문학작품은 1892년 프랑스에 유학중이던 보수 정객 홍정우가 번역한 ‘심청전-고목나무의 꽃’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113년이 흘렀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 읽히고 있는 한국 문학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리랑국제방송은 오는 7일부터 10주 동안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20분(재방 화 오전 9시20분·오후 11시20분, 수 오후 3시20분) 특집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만나는 한국 문학’(연출 박정우)을 방송한다. 세계에 우리 문학을 알리자는 취지를 담고 있기도 한 이 시리즈는 2002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4번째. 지난해까지 권위있는 걸작이나 대작 중심으로 소개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90년대 이후 다양한 개성을 통해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인정받은 ‘젊은 작품’들을 선택한 점이 특징이다. 첫날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를 시작으로 이성복의 ‘남해 금산’, 전경린의 ‘염소를 모는 여자’, 윤대녕의 ‘천지간’, 하성란의 ‘곰팡이꽃’, 조경란의 ‘코끼리를 찾아서’, 정찬의 ‘베니스에서 죽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 최승호 시선집, 성석제의 ‘첫사랑’이 차례로 안방을 찾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어린이대공원 입장객 늘어 상반기 유료 130만명 육박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이 상반기에만 129만여명의 유료 입장객을 유치, 인기 놀이동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올 상반기 입장객이 지난해보다 1만여 명 증가한 129만 4505명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특히 6월 입장객이 전년 11만여 명에 비해 약 45% 증가한 16만여 명을 기록, 여름철 비수기 개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공단 측은 이같은 입장객 증가세가 ‘신비한 인체 한국특별전’‘코끼리월드’ 등의 이벤트를 유치하고 개장시간을 밤 10시까지 늘리는 등 서비스 개선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전국플러스] 동해 산란기 은어 낚시 금지

    강원도환동해출장소는 31일 산란기를 맞은 은어를 보호하기 위해 1일부터 2개월간을 채포금지 기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은어를 잡다 적발되면 최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돼 지역 주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은어는 깨끗한 동해안 주요 하천인 삼척 오십천과 양양 남대천 등이 주요 서식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만 최근 하천 오염과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자원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산자원보호령은 바다에서 하천으로 올라오는 시기인 5월과 가을철 산란기(8∼9월)에는 낚시는 물론 불법적인 방법에 의한 은어는 일절 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바다에서도 연안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1일부터 내년 4월 말까지는 코끼리조개를, 보라성게는 1일부터 9월 말까지를 각각 채취금지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장애인 할인 제주관광상품 새달 20일부터 한달간 판매

    장애인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제주를 관광할 수 있는 ‘장애인 사랑 제주 관광’ 상품이 28일 출시됐다.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상품은 오는 8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되며 2박3일 일정으로 김포공항을 출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도깨비도로∼매직월드∼제주월드컵경기장∼익스트림아일랜드∼퍼시픽 랜드∼코끼리 쇼장∼섭지코지∼제주 풍력발전단지 관광 등 체험탐방 위주로 짜여진 것이 특징이다. 관광요금은 일반호텔을 이용할 경우 1인 요금이 장애인과 보호자 1명은 각각 18만 5000원, 가족은 19만 9000원이며 1급관광호텔 이용시는 장애인과 보호자 각 19만 9000원, 가족은 21만 9000원이다.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장애인에게는 자원봉사자도 지원된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올드스타전] 노익장 과시 ‘선동열 MVP’

    “어휴∼ 25년 만의 선발등판이라 많이 떨리네.”(유남호 기아 감독) “엊그제 몸 좀 만들어 보려다 어깨에 담이 들어 고생만 했어요.”(김시진 현대 투수코치) 15일 인천 문학구장에는 ‘야구인 홈커밍데이’ 행사라도 열린 듯했다. 지난 2001년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올드스타전’에 한국야구의 르네상스인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 축제의 장을 열었다. 프로야구 지도자는 한국야구위원회(KBO)팀으로, 아마추어는 대한야구협회(KBA)팀으로 나뉘어 펼쳐진 대결에선 전·현직 기아(옛 해태) 감독들의 질긴 인연과 예상치 못한 진기명기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KBO팀의 선발투수로 나선 유남호 기아 감독은 경기 전 “저쪽(KBA)에선 4번 김성한이 가장 까다롭죠.”라면서 전임 감독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유남호가 1회 김성한에게 안타를 맞아 2사 만루를 허용하자 또 한 명의 전 감독인 ‘코끼리’ 김응용(삼성 사장) KBO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나와 투수를 강판시켜 운동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8000여명의 야구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에 힘이 난듯 유격수 김재박(KBO·현대 감독)과 3루수 나창기(KBA·호원대 감독)는 둔해진 몸매와는 달리 현역 못지않은 날렵한 수비를 뽐냈고,KBA의 김태원(동성고 코치)은 140㎞의 강속구를 뿌려댔다. 한편 ‘올드스타 스피드킹’에서 138㎞를 던져 팬들을 놀라게 했던 선동열(42) 삼성 감독은 본경기에서도 7회 등판,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5-4 역전승을 이끌어 MVP에 올랐다.문학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은퇴후 동물 관련서 집필 ‘동물박사’ 김정만 씨

    [어떻게 지내세요] 은퇴후 동물 관련서 집필 ‘동물박사’ 김정만 씨

    “일본의 경우 동물원이 120여곳이나 되지만 우리는 고작 16곳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동물원에 근무하는 인재들의 전문적인 수준도 차이가 많이 나지요.” 김정만(72) 전 서울대공원 동물부장. 지난 1995년 공직을 마감할 때까지 37년 6개월 동안 동물들과 동고동락했다. 우리나라 동물원 역사의 산 증인이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TV 동물프로그램에 단골로 ‘감수역’을 맡아 대중에게도 꽤 익숙해져 있다. ●“삼바·고고춤 오랑우탄에서 유래”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자택에서 만났다.“나이 일흔이 넘었는데 후배들한테 이제는 모든 것을 넘겨줘야 한다.”면서 지난해 12월 대전동물원 고문역도 그만두고 요즘에는 지방강연을 하면서 틈틈이 ‘포유동물의 세계’와 ‘동물에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저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바와 고고춤은 오랑우탄에서 유래됐으며, 신생아실의 인큐베이터는 캥거루에서 모방할 만큼 동물에서 배울 게 많단다. 그는 지난 58년 6월 창경원(현 창경궁)에 입사한 후 일요일이나 명절때는 단 한번도 쉬지 못할 만큼 동물들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었다고 술회한다. 국내 동물원 설계도 대부분 그의 손길을 거쳤다. 때문에 흥미로운 추억담도 많다.64년 일본에 가서 백방으로 동물자료를 얻어온 일,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 용인자연농원의 땅을 함께 물색했던 일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창경원에서 서울대공원으로 이사를 가기 직전에 코끼리 한 마리가 갑자기 쓰러졌어요. 코끼리는 빨리 일으켜주지 않으면 한쪽 폐가 망가져 죽거든요. 밤중에 연락을 받고 달려갔지요. 잘못하다간 0.5t의 위력을 발휘하는 코끼리 코에 치여 부상당할 수도 있었어요. 가장 좋아하는 사과를 코에 넣어주고 어루만지며 다리를 묶어 결국 운반할 수 있었지요. 그놈 이름이 자이언트인데 지금도 서울대공원에 가면 긴 코를 벌렁벌렁하며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61년 가을 어느날. 출근했더니 사슴 한 마리가 목이 잘린 채 숨져 있었다. 동대문경찰서 형사들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4년후 어느날 서대문경찰서 소속 형사가 관내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때 옆자리에 앉은 외팔이 남자가 친구에게 “사슴 목을 짤라 머리째 고아먹었다.”고 자랑삼아 얘기했다. 그 남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인은 자칭 동양철학가로 사슴머리를 달여먹으면 천하장사가 된다는 미신 신봉자였다. 78년 11월 대낮에 한 남자 관람객이 과자를 주다가 호랑이한테 팔이 잘린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기자들이 달려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피해자는 다른 한쪽 손으로 카메라를 내리쳤다. 이튿날 신문에는 ‘만취한 관람객이 장난을 치다가 팔이 잘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동물과장이었던 김정만씨는 해고당할 줄 알고 출근했으나 엉뚱한(?) 기사 덕에 해고를 면했다. ●“참후배에게 ‘금쪽자료´ 물려줄 것” 그날 이후 징계 한 번 없는 관운의 길을 걸었다는 김씨는 서재에 보관된 창경원 개원 당시의 동물대장 등 금쪽같은 각종 동물자료들을 보여준다.“동물 보살피기를 천직으로 알고 그 뜻을 펴겠다는 후배가 나타나면 물려줄 생각”이라고 했다. 하루 만보를 걷는 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그는 두 아들이 결혼해 부인과 둘이 살고 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79)爲己之學(위기지학)

    儒林 (368)에는 ‘爲己之學’(위할 위/자기 기/어조사 지/배울 학)이 나온다. 이 말은 論語(논어) 憲問(헌문)의 “옛날의 공부하던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더니, 오늘날의 공부하는 사람은 남을 위해 한다.(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는 데에서 나온 것으로 ‘자기를 위해, 즉 자기 수양, 자기 충실을 도모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爲’의 字形(자형)을 보면 아랫부분은 ‘코끼리’의 象形(상형)이고, 위쪽은 코끼리의 코를 잡고 있는 ‘손’의 象形이다. 원래의 뜻은 ‘만들다’였고 ‘하다’‘다스리다’‘생각하다’‘되다’‘위하다’ 등의 뜻이 派生(파생)되었다.用例(용례)에는 ‘爲一世冠(위일세관:당대의 제일인자가 됨),爲政者(위정자:정치를 행하는 사람),無所不爲(무소불위: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 등이 있다. ‘己’의 字源(자원)에 관해서는 ‘주살’의 상형, 혹은 ‘몇 군데 매듭을 진 새끼줄’의 상형,‘신표로 삼는 나뭇조각에 새긴 부호의 모양’이라는 주장이 팽팽하다.用例에는 ‘克己復禮(극기복례:자기의 욕심을 누르고 예의범절을 따름),反求諸己(반구저기:잘못의 원인을 돌이키어 자신에게서 찾다),修己治人(수기치인: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은 후에 남을 다스림)’ 등이 있다. ‘之’자는 止(지)와 一(일)을 합친 글자이다.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出發線(출발선) 또는 地面(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學’자는 ‘배우다’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새끼를 꼬아 지붕을 얽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한다.用例에는 ‘學識(학식:배워서 얻은 지식),曲學阿世(곡학아세:바른 길에서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에게 아첨함)’ 등이 있다. 學問(학문)의 일차적인 目的(목적)은 自我確立(자아확립)이다. 그러나 인간은 社會的(사회적)인 存在(존재)이기 때문에 학문의 窮極的(궁극적)인 目的도 자신의 知識(지식)을 社會的으로 實現하는 것이 된다. 자기 자신의 수양이 올바르게 되어 있지 않은데 社會的인 實踐(실천)에만 앞장선다면, 그 행동은 僞善(위선)이 되고 만다. 그래서 儒學(유학)에서는 학문의 중심, 또는 出發點(출발점)인 자기 수양을 강조한다. 爲人之學이란 남에게 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을 말한다. 즉 世俗的(세속적) 名譽(명예)나 남의 稱讚(칭찬)을 듣기 위해서 하는 학문을 가리킨다.爲己之學은 자신만의 이익을 내세우는 利己主義(이기주의)와는 분명히 다르다.爲己之學은 자신의 私利私慾(사리사욕)을 追求(추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그것은 對人關係(대인관계)에 있어서 자기의 언행이 마땅한가의 與否(여부)를 스스로 反省(반성)하여 그 실현 可能(가능) 根據(근거)를 자기 자신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고, 자기 수양을 爲主(위주)로 한다. 爲人之學이 화려한 都市(도시)를 裝飾(장식)하는 장미나 국화송이 같다면 爲己之學은 깊은 산 바위틈에 기대어 호젓하게 피어난 蘭草(난초)와 같다. 몸을 숨긴 蘭草의 향은 은은하여 천리 바람길로 통하지만 제 빛을 뽐내는 국화나 장미는 스쳐 지나는 나그네의 눈과 귀를 滿足(만족)시킬 뿐이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책꽂이]

    |유아·아동|●코끼리 리지는 진흙탕을 좋아해(비키 이건 글, 다니엘라 데 루카 그림, 신혜정 옮김, 다섯수레 펴냄) 코끼리의 생태를 동화처럼 재미있게 꾸민 자연그림책. 코끼리의 생태 특성은 물론이고 중간중간에 끼어든 동물들에 관한 생태정보도 덧붙였다.4세 이상.9000원.●우리들의 흥겨운 밴드(베라 B 윌리엄스 글·그림, 최순희 옮김, 느림보 펴냄) 할머니는 편찮으시고, 커다란 유리병 저금통은 텅텅 비어있고. 생일선물로 받은 아코디언을 들고나선 꼬마 숙녀 로사는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어 유리병 저금통을 채우려는 ‘작전’을 펼치는데….5세 이상.8500원.|초등·청소년|●타시의 신기한 모험(안나·바바라 피엔버그 글, 킴 갬블 그림, 문우일 옮김, 국민서관 펴냄) ‘타시의 신기한 모험’시리즈 9권. 낡은 학교가 무너지자 도깨비 둘이 나타나 타시에게 달리기 시합에서 이기면 학교를 새로 지을 목재와 벽돌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타시가 도깨비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초등저학년.6800원.●벌레잡이 식물의 비밀(김정환 글, 진선 펴냄) 곤충을 잡아먹는 벌레잡이 식물들의 세계를 천연색 사진으로 들여다보는 생태여행. 늪지나 습지에서 제나름의 방식으로 생존경쟁을 하는 식충 식물들의 비밀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초등생.8000원.|실용경제|●한국, 번영의 길(공병호 지음, 해냄 펴냄) 방향감각을 잃은 한국의 미래 변화의 길을 제시한 책. 그는 번영을 위한 세계관과 시스템을 얘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라고 강조한다. 자유경쟁과 그 결과에 따른 적합한 보상으로 구성원들의 의욕을 고취해야 한다는 것이다.1만원.●야망과 선견의 사장학(사토 세이이치 지음, 이도선 옮김, 일빛 펴냄) 꿈과 야망을 실현시키는 현실적인 방향과 원칙, 전략을 안내하는 가이드. 회사가 10년후까지 성장할 수 있는 장기적인 성장 계획의 수립을 주제로 저자의 모든 체험을 공개한다. 그는 다른 사람이 비웃는다 하더라도 경영자로서의 큰 꿈을 갖고 ‘장기성장계획’을 수립하라고 제안한다.2만원.●홍보도 전략이다(장순욱지음, 책이 있는 마을 펴냄) 기자 출신인 저자가 안내하는 언론홍보 활용법. 그는 기업이 홍보를 제대로 하면 뜬다고 말한다. 그럼 예산이 많이 드는 홍보를 모든 기업이 할 수 있는가? 그는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홍보를 할 수 있다며 방법을 알려준다.1만원.●내아이가 초등학교 때까지 꼭 해봐야 할 체험 101가지(알리샤 T 드반티어 지음, 황지현 옮김, 인디북 펴냄) 무궁무진한 아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신바람 나는 체험학습서.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아이와 함께 손쉽게 해 볼 수 있는 정보를 모아 놓았다.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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