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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편 역사소설 추사 낸 한승원

    장편 역사소설 추사 낸 한승원

    일상 속의 우리 전통문화가 인지와 욕구에 의해 양육된 정신과 문명의 결정체라면 추사 김정희는 여기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유장한 젖줄이다. 그는 사상적으로는 실학을 낳은 북학의 실천가였고, 문화적으로는 시·서화를 넘나든 대가였으며, 정치적으로는 세도정치에 온몸으로 맞선 신념의 선비였다. 그러나 이런 평가조차 기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손끝을 붙잡고 그를 희롱하는 일인지 모른다. 윤곽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커서 마치 태허(太虛)와 같은 추사의 전모와 실체를 지금껏 누구도 명쾌하게 복원해내지 못한 까닭이다. ●관찰자 입장에서 예인의 삶 실체적 묘사 그런 추사의 불꽃 같은 삶이 문학으로 되살아났다. 문단의 중진인 소설가 한승원(68)의 근간 ‘추사’(열림원·전2권)가 그것. 작가는 추사에 매달려 산 세월을 이렇게 술회한다.‘잠자리에 들면서도, 산책을 하면서도, 여행을 하면서도 추사 생각을 했다. 추사의 귀로 들으면서, 추사의 머리로 사유했다. 그러다가 추사가 된 꿈을 꿨다.’ 이렇게 복원해낸 장편소설이다. 글밭으로 들어가 보자.‘그래, 나 이 겨울 한파 속에서 그대들의 온정이 있어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뜨거운 감회를 주체할 수 없어 하늘을 향해 얼굴을 쳐들고 심호흡을 했다. 이상적에게 무엇으로 보은할까. 시방 나의 형편으로는 난을 쳐주거나 그림을 그려 보은하는 수밖에 없다.(중략)줄기가 없지만, 칼 같은 잎사귀와, 봉이나 코끼리의 눈 같은 꽃으로 기품을 드러내는 난이 도학자 풍이라면, 줄기가 튼실하고 헌걸찬 소나무는 유학자 풍이다.’ 이런 사유가 마침내 엄혹한 시한의 추위에 갇힌 그를 불꽃처럼 일렁이게 했을 것이고, 붓을 들어 독야청청한 노송으로 거침없이 화폭을 채워나갔으리라. ‘설 전후의 고추 맛보다 더 매운 찬바람이 몰아치자, 모든 짐승과 새들은 모습을 감추고, 푸나무들은 죽은 듯 말라 적막하건만 건장한 소나무만 푸른 가지를 뻗은 채 우뚝 서서 제 몸을 지탱하기 힘들어하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를 부축하고 있다. 그 부축으로 말미암아 늙은 소나무는 간신히 푸른 잎사귀 몇 개를 내밀고 있다. 그 두 나무 옆에 집 한 채가 있는데, 그 집은 마음을 하얗게 비운 유마거사처럼 사는 한 외로운 사람의 집이다.’ 우리가 아는 ‘세한도(歲寒圖)’는 이렇게 그려졌다. 더 엄밀하게는 이 묘사가 추사의 그것이 아니라 한승원이 복원한 ‘세한도초(歲寒圖抄)’일 터이지만 시대와 불화했으면서도 이를 불행이라 여기지 않은, 한 꿋꿋한 예인의 삶을 관찰자 시점에서 이렇듯 실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게 새삼 반가운 한승원의 저력이다. ●“역사가 어떻게 반복되는지 체험했으면…” 작가는 소설 추사의 집필이 운명적이었다고 말한다. 토굴에서 기거하던 그가 한낮 선잠 속에서 추사를 만나 일상의 담론을 주고받으며, 왜 내게 그렇게 집착하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추사와 그의 시대를 읽다 보면, 아주 슬프고 절망적인 현실과 광기어린 삶을 만나게 됩니다. 청나라로부터 근대문명을 받아들여 개혁하려는 북학파 추사를, 지긋지긋하게 탄핵해 죽이려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오늘날 이 땅의 어떤 거대한 보수집단하고 같습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저는 ‘추사와 그 이야기’를 통해 그 반복되는 슬픈 일을 나 스스로 각성하고, 경계하고 싶었습니다.” 문단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 소설이 어쭙잖은 무료의 소산과는 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추사라는, 너무나 크고 넓어 어디서부터 모사(模寫)의 붓질을 해야 될지 아득하기만 한 주제에 이렇듯 치열하게 매몰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상찬이기도 하다. 작가는 소설 추사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도대체 역사가 어떻게 되풀이되는지를, 그리고 그 역사의 반복이 왜 무서운지를 체험하라고 채근한다. 이 지점에서 한승원은 작가 이전에 험난한 세상을 치열하게 산 원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전2권 각95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현대판 노아의 방주/함혜리 논설위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재앙들이 급증하면서 지구 최후의 날에 대비한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부쩍 자주 접하게 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건축업을 하는 요한 후이버스(48)가 만든 노아의 방주 복제판이 이번 주말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지난 1992년 어느날 거대한 해일로 네덜란드가 갑자기 사라지는 꿈을 꾼 것이 노아의 방주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고 2004년 말 인도네시아의 해변을 강타한 쓰나미를 보면서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후이버스는 사재 100만유로를 들여 2005년 6월부터 2년여만에 노아의 방주 복제판을 완성했다. 길이 70m, 폭 9.5m, 높이 13m 크기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것보다는 절반 길이에 폭은 3분의1 정도다. 코끼리, 기린, 사자, 악어 등 실물크기의 동물들을 한쌍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설치했다. 코믹영화 ‘에반 올마이티’도 노아의 방주를 다뤘다.“세상을 바꾸겠다.”는 구호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에반 백스터에게 하나님이 나타나 9월22일 큰 홍수가 날 것이니 방주를 지으라고 명령한다. 코웃음을 치며 무시했지만 알람 시계가 6시14분(노아의 방주는 창세기 6장 14절에 실려있다.)에 울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이어지자 방주를 짓기로 결심한다. 에반은 방주를 완성한 후 동물들을 태우고 비를 기다리지만 비는 안 오고 주변의 조롱만 쏟아진다. 그러나 호수를 막아 지은 댐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마을 사람들은 방주에 올라탄 덕분에 살아남고, 국립공원을 사유화해 개발토록 하는 공공토지법 개정안의 투표는 무기한 연기된다는 줄거리다.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는 폐탄광을 이용한 종자 저장고가 건설되고 있다. 환경재앙이나 혜성충돌 등 혹독한 재앙이 닥쳐도 지구상의 곡물 종자들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 종자들을 위한 노아의 방주는 올 연말 완공될 예정이다. 국립기상연구소 권영아 박사팀은 현재 상태로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90년이면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고드름, 눈사람, 코끝이 얼얼한 바람 등 겨울의 모습들을 보존할 노아의 방주라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국사회 좀더 개방 바람직”

    “한국사회 좀더 개방 바람직”

    “노사 관계는 더 이상 국내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제적인 차원의 문제입니다. 한국이 편협한 시야를 바깥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면 낙후된 노사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가별 세계 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피터 로랑지 총장이 23일 한국의 낙후된 노사관계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로랑지 총장은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다른 나라의 노사 문제 이해관계자들은 노사 관계를 국가적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한데 반해 한국의 노조들은 단순한 국내적 문제로 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불안정한 노사 관계가 한국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 문제가 한국 내에서 심도있게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랑지 총장은 “한국은 인건비도 비싸고 노사 관계도 엄격하며 노사 갈등이 상당히 군사적”이라면서 “이런 점이 한국 경제에 많이 반영되고 국가 경쟁력에 감안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셸의 사례를 꼽으며 노사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사가 큰 코끼리 같은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공동의 어젠다로 삼아서 노력하다 보면 대립적인 갈등 관계가 서로 윈·윈(상생)하는 쪽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젝트는 한쪽만의 책임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로랑지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동안 아쉬운 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노사관계와 인건비, 외국에 폐쇄적인 한국내 풍토를 지적했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국제 사회에 참여하고 더 개방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노사 갈등 해결과 직결된다고도 했다. 그는 또 대학교육 개혁이 미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한국의 대학들은 대학 자체만 생각하는 학과 단위 교육에서 벗어나 기업과 손잡고 기업이 원하는 기관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9) 동물원의 을지훈련(下)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9) 동물원의 을지훈련(下)

    내년이면 국내에 동물원이 생긴 지 한세기를 맞는다. 돌아보면 사연없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우리나라 동물원 동물들에게는 두 차례의 큰 수난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요즘 진행중인 ‘을지훈련(8월20∼24일)’이 현실화됐던 때다. ●광복 못 본 맹수 21종 38마리… 독약 먹여 패전의 기운이 일본에 짙게 드리운 1945년 7월25일. 당시 창경원 동물원 회계과장 사토(佐藤明道)는 전 직원을 모아 놓고 “오늘밤 사람을 해칠 만한 동물은 모두 죽여야 한다.”고 명령을 내린다. 그는 “미군 폭격으로 동물들이 우리를 뛰쳐나와 사람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지령이 도쿄로부터 떨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사(당시 사육사)들에겐 ‘동물들의 먹이에 몰래 넣어두라.’며 이름모를 극약이 배부됐다. 그날 코끼리, 사자, 호랑이, 뱀, 악어 등은 그렇게 최후를 맞았다. 이날 밤 창경원 일대에서는 비명을 토해내는 맹수들의 울부짖음이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직원들도 땅을 치며 울었다고 회고한다. 1993년에 발간된 ‘한국동물원 80년사’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독살을 당한 동물은 21종 38마리. 하지만 태평양 전쟁 초기부터 일제는 동물 수를 줄여 나갔다. 심지어 전시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잇감으로 쓰도록 했다.80년사를 정리한 오창영(80·전 서울대공원 동물부장)씨는 “태평양전쟁 후 일제가 인위적으로 줄인 동물 수는 모두 150여마리 정도”라면서 “당시 일본은 사육사보다는 징용군이, 우리 쇠창살보다는 무기로 쓸 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학살 이후 정확히 20일후 광복을 맞았다. 며칠만 버텼더라도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몰살 불러온 1·4후퇴 광복을 맞은 동물 수는 281마리다. 대부분 사슴, 원숭이, 조류 등으로 이미 동물원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정도다. 그럭저럭 동물원이 안정을 찾았지만 다시 한국전쟁이 찾아왔다. 전쟁이 터진 후 사흘만인 1950년 6월28일 인민군은 미아리고개를 넘어 창경원 앞을 통해 서울로 들어왔다. 경황이 없던 탓에 사육사들이 남아준 것은 동물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행이었다. 돌봐줄 사육사도 있었고, 적어도 동물은 이데올로기 문제에 있어 자유로웠다. 그 후 9월 서울이 수복됐고 인민군은 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이듬해 1·4후퇴 때는 상황은 딴판이었다. 중공군까지 물밀듯이 내려온다는 소식에 남았던 사육사들도 모두 짐을 쌌다. 재수복후 창경원 동물원은 참담했다. 당시 사육사 박영달씨는 이렇게 회고했다.“동물사는 모두 열려있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은 새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낙타, 사슴, 얼룩말은 도살이 된 듯 머리통만 남아있었고, 여우나 너구리, 오소리, 삵 등은 굴과 돌 틈에 끼어 죽어있었다.…(중략)모두 그렇게 굶어죽고 얼어 죽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8) 동물원의 을지훈련 (上)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8) 동물원의 을지훈련 (上)

    어렵게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쪽에선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계기’라는 찬사가, 다른 쪽에선 ‘대선용 회담’이란 폄하가 엇갈린다. 이런 때 동물들이 “동물도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란 성명을 내면 어떨까. ‘뜬금없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전쟁과 동물원의 함수관계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전쟁의 상처는 동물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전쟁때 등장하는 동물 살생부 평화로운 동물원 풍경과 어울리진 않지만 동물원도 매년 전쟁 상황에 대비해 을지훈련을 한다. 올해는 다음주 20∼22일 3일간이다. 소집하고 흩어지고…. 늘 그렇지만 분주한 쪽은 사람이고 동물은 ‘멍’하니 쳐다볼 뿐이다. 하지만 훈련 속에 숨어있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마음이 심란해져야 하는 쪽은 오히려 동물들이다. 실제 전쟁이 나면 동물원 식구들은 어떻게 될까. 먼저 정답을 말하자면 매뉴얼에 따라 일부 동물은 죽임을 당하고 일부는 풀어준다. 일종의 ‘전시용 살생부’인 셈이다. 희귀종이라고 해서 또는 예쁘거나 인기가 있다고 해서 살려주는 것은 아니다. 생사는 방사 후 사람에게 해가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 밖으로 풀려나가는 동물은 주로 조류와 초식동물 중에서도 순한 사슴류다. 풀어놔도 해가 될 것 없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종들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맹수는 비록 새끼라고 해도 ‘살(殺)처리’가 원칙이다. 맹수의 개념에는 흔히 생각하는 육식동물 이외에도 초식동물 중 성격이 포악하거나 덩치기 큰 녀석들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호랑이나 사자, 늑대, 악어 외에도 코끼리, 하마, 코뿔소 등도 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동물원 관계자는 “폭격에 우리가 무너져 맹수들이 밖으로 탈출 할수도 있고, 그렇다고 사육사가 계속 근무하며 먹이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면서 “다른 국가들도 전시 동물 처리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슬픈 현실이지만 달리 마땅한 대안도 없다. ●새들은 풀려나고 호랑이는 죽고 단계별 대비도 철저히 매뉴얼에 따른다.1단계로 ‘전쟁이 생길 징후’가 보이면 동물원은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우선 유동적인 시장상황을 고려,30일 분 정도의 사료를 비축한다.2단계로 ‘전쟁이 일촉즉발’인 시점에는 동물원이 폐쇄된다. 총 79종인 먹이의 종류도 22종으로 단순화되고 지급되는 먹이량도 평소의 반으로 줄인다. 마지막으로 실제 전쟁이 터지면 앞에서 언급한 방사와 살처분을 동시에 진행한다. 먹이에 약을 타거나 총기를 사용하는데, 이때는 총기사용권이 있는 경찰이 참여한다. 동물원측은 “이런 세부계획은 5·16 군사혁명 이후로 생긴 것”이라면서 “훈련 매뉴얼에 존재하는 내용일 뿐으로 결코 현실화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달 말이면 남북정상들이 다시 만난다. 전쟁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드는 일은 이 땅의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원 동물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코끼리 사쿠라(김황 지음, 박숙경 옮김, 창비 펴냄) 서울대공원의 인기 코끼리 사쿠라는 일본 데카라즈카 동물원이 문을 닫으면서 3년 전 한국으로 왔다. 사쿠라는 일본에서 한국에 보낸 세번째 코끼리. 재일한국인 3세 작가인 지은이는 두 나라의 아픈 역사 속에 오간 코끼리의 삶을 추적한다. 일본 ‘어린이를 위한 감동 논픽션 대상’의 최우수작품상 수상작.1만원.●우리 동물원에 놀러오세요(최종욱 지음, 바다어린이 펴냄)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인 지은이가 그린 동물들의 천태만상. 동물들의 자식 사랑과 동물원 적응기, 아픈 동물들을 돌보는 이야기 등이 담겼다.24시간 동물들과 부대끼며 당나귀똥 범벅이 되었다가 아이 불곰에게 우유를 먹이며 사는 수의사의 관찰 기록이다.8500원.●엄마는 동생만 좋아해·엄마는 누나만 좋아해(키어스텐 보이에 지음, 조영수 옮김, 도서출판 경독 펴냄) 누나 안나는 동생 올레가 늘 싸움을 걸어 속상하다. 게다가 동생 잘못인데 엄마는 동생만 편드는 것 같다. 책을 반대편으로 펼치면 올레가 같은 이유로 엄마를 야속하게 여긴다. 토닥거리는 오누이의 각기 다른 시각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9000원.●내 방 찾기 전쟁(로버트 킴멜 스미스 지음, 이승숙 옮김, 푸른숲 펴냄) 할아버지에게 방을 뺏기게 된 열두살 피터는 전쟁을 선포한다. 할아버지에게 그런 손자의 유치한 복수는 고집뿐. 그러나 두 사람은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가족의 모습을 찾아가게 된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피터의 변덕과 아이다운 유치함이 유머와 만나 유쾌하다.8500원.
  • [닥터 ‘이지’의 발칙한 치아 얘기] 제왕절개의 유래

    지난번에 치아와 관련된 꿈 이야기를 살폈었다.‘꿈에서 이가 빠지면 재수가 없다.’ 라는 얘기도 함께 소개했다.즉, 치아가 빠지는 꿈을 꾸면 이를 아주 불길하게 여겼다. 이는 치아가 우리 몸에서 중요한 부분이며, 해부·생리적으로 꼭 필요한 신체조직의 일부인 만큼 이의 소중함을 체험적으로 인식하고 보호하고자 했던 지혜로운 사고방식의 반영이기도 하다. 치아의 소중함을 반영한 것이 꿈만은 아니다. 여러 경전이나 전설에 의하면 석가모니의 탄생도 치아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가 전한다. 인도의 히말라야 산기슭에 가비라성이 있었고, 이 성의 성주는 정반왕이었다. 어느 날 밤, 정반왕의 왕후 마야부인이 잠을 자다가 치아를 여섯 개나 가진 은처럼 하얀 코끼리가 뱃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그 후 왕후는 곧장 임신을 해 아기를 낳았다. 왕후는 룸비니 동산 무우수 나무의 가지에 매달려서 ‘오른편 허리’를 통해 아기를 낳았는데, 그가 곧 석가모니이다. 그 때가 기원전 560년 무렵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제왕절개 수술의 유래를 짚어보자. 제왕절개 수술은 정상적인 분만으로 아기를 낳을 수 없을 때 개복하여 아기를 꺼내는 수술로 이를 ‘Caeserian Operation’ 또는 ‘Caeserian Section’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수술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한다. 하나는 기원전 100년쯤 로마의 제왕인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 방법으로 출산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고, 둘째는 고대 누마 폼필루스 통치기의 법에 임신 말기의 여성이 사망할 경우 매장 전에 복부를 절개(caesarea:‘자르다’는 뜻)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설 중에 전자가 더욱 널리 인정되고 있다. 즉, 제왕절개란 말 그대로 ‘왕이 배를 가르고 나왔다.’는 뜻인데, 로마의 황제가 된 카이사르는 태아 때 유난히 머리가 컸다고 한다. 마취제도 변변치 않았던 고대 로마 시절에 카이사르의 어머니는 자연분만에 실패했고, 부득이 배를 갈라 그를 낳은 것이다.이렇게 태어난 카이사르는 나중에 로마의 황제가 되었는데, 그 때부터 배를 가르고 아이를 낳는 것을 ‘제왕절개’라고 이름 붙이게 됐다는 것이다. 석가모니의 탄생 설화 중 ‘오른편 허리’로 출산했다는 부분을 두고 학자들은 ‘개복수술로 석가모니를 낳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석가모니의 두상이 워낙 컸던 까닭에 충분히 추론이 가능한 얘기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기원전 100년쯤에 태어났고, 석가모니는 기원전 560년쯤 태어났으므로, 이제껏 알려진 제왕절개술의 역사 또한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치의학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www.egy.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국내 유일 동물큐레이터 안정화씨

    큐레이터는 선망 받는 직종이다. 신정아씨가 가짜학위 파문으로 동종 직업군에 분탕질을 해놓긴 했지만 말이다. 흔히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야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큐레이터는 동물원에도 있다. ●“코끼리와 우주로” 서울대공원 동물기획과에 근무하는 안정화(30)씨는 국내에 한명뿐인 ‘동물원 큐레이터’다. 아직 낯선 직업이지만 유럽과 미국 등 선진 동물원에선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는 물론 원예분야까지 4∼5명의 전문 큐레이터가 근무한다. 안씨는 2005년 2월 국내 최초로 실시한 서울대공원 큐레이터 모집에서 해외 석·박사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합격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 우주인 선발에서도 1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2차 관문까지 통과한 실력파다. 당시 목표는 ‘코끼리와 함께 우주가기´.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그녀가 최초의 동물 큐레이터로 자리잡는 과정에 왕도는 없었다. 안씨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수의학대학원을 거쳐 지난해 산양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방 끈만 긴 것은 아니다. 미국 오마하 동물원에서 1년간 인턴십을 통해 실전 경험도 쌓았다. 어떤 일을 할까. 동물 큐레이터의 업무는 전시·기획을 준비하는 미술관 큐레이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녀는 “동물이 어떤 보존가치가 있고 생태학적으로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전시기획과 동물들이 동물원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큐레이터의 기본업무”라고 말했다. 살아있는 동물을 관리하는 일이니 변수도 많고 복잡하다. 동물복지·기획·운영까지 이미 관련 부서들이 존재하고 있는 동물원에서 조율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 ●동물을 동물답게 새로운 직종이니만큼 미개척 분야에 매달릴 때가 많다.‘동물행동 풍부화(Enrichment)’와 ‘사육매뉴얼의 구축’이 이에 속한다. 2009년이면 국내 동물원 역사가 100년을 맞지만 부끄럽게도 두 분야 모두 우리 동물원들은 걸음마 단계다. 행동 풍부화는 우리 속 동물들에게 야생의 본능을 되살려주고 부족한 움직임도 늘려주는 일종의 야생동물 복지프로그램. 침팬지에게 인공개미집을 줘 나뭇가지로 ‘개미낚시’를 하게 한다든지, 비버의 집을 정기적으로 허물어 집을 다시 짓게 하고, 움직임이 적은 북극곰에게 과일이 속에 든 얼음덩어리를 주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귀찮게 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이 좁은 우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결과다. 사육매뉴얼의 정리도 한창이다. 그녀는 “그간 동물의 사육이 너무 경험중심으로 흘러왔다.”고 지적한다. 당연히 사육의 노하우는 체계적인 교육보다는 도제식 전수가 주류를 이뤘다. 안씨는 “동물들이 살아온 기록들을 모아 사육의 노하우를 모은 매뉴얼을 만든다면 더 살기 좋은 동물원 만들기는 그리 먼 일은 아니다.”면서 “동물들이 고유한 본성을 잃지 않고 동물답게 살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며 미소지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佛국립현대미술기금 소장 사진 90점 한자리에

    佛국립현대미술기금 소장 사진 90점 한자리에

    ‘인간의 꿈을 현실화시킨 하나의 세계’로 불리는 서커스는 미술 작가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소재였다. 피카소, 쇠라, 로트렉, 샤갈, 클레…. 일세를 풍미한 이런 대가들도 서커스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위대한 서커스’전(10월31일까지)은 서커스를 주제로 한 기획 사진전이다. 전시작은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기금(FNAC)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90점. 세계 각국의 사진작가 17명의 기기묘묘한 ‘서커스 사진’을 한자리서 볼 수 있다.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출발한 대림미술관은 2002년 개관 때부터 꾸준히 FNAC와의 인연을 이어오며 사진전을 열어 왔다. 그동안은 주로 패션 사진을 전시해 왔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서커스 주제 사진에 눈을 돌렸다.FNAC는 프랑스 정부에서 운영하는 미술은행으로 매년 수백만 유로의 예산을 들여 작품을 구입하고 작가를 지원한다. 사진 구입에 쓰는 예산이 연간 55만유로(약 7억원)에 이른다. 우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의 한해 예산이 한국화, 문인화, 서양화, 조각, 사진 등을 통틀어 7억원 남짓인 것과 대비된다. 전세계에 무료로 미술 작품을 대여하고 있는 FNAC의 아녜스 생시르 부장은 “천막은 하늘, 무대는 지구, 무대 위 모래는 땅을 상징하는 서커스는 우리가 사는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크리스마스 때 큰 폭풍우가 일어 프랑스의 서커스 단체 80%가 공연 천막이나 이동 차량이 망가지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FNAC는 사진으로 보여주는 이번 서커스 전시를 기획했다. 알제리 출신 카롤 페케테가 찍은 ‘아기 코끼리 친다’는 특히 인상적인 작품. 폭풍우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코끼리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미쳐버리는데 바로 그 정황을 담은 사진이다. 어정쩡한 자세로 앉아 있는 사진 속 코끼리는 이후 정신치료를 받아 지금은 훌륭한 서커스 공연자로 활약 중이라고 한다. 일본 작가 류타 아마에의 ‘건축구조’는 빌딩숲 한가운데 초라하게 서 있는 서커스 천막을 찍어 보여준다. 쇠락해가는 현재 또는 미래의 서커스를 보는 듯한 상념에 빠지게 하는 작품이다. 어둡고 게다가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서커스 장면은 일급 사진가들도 찍기 어려운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품한 작가들은 서로 다른 스타일로 사진 속에 포착된 초현실 같은 서커스를 보여준다.2000∼4000원.(02)720-066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호랑이·팬더 등 中서 ‘지진예보 캐스터’ 임명

    최근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호랑이, 오랑우탄, 코끼리등 5종의 동물을 ‘지진 예보 캐스터’로 임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일간지 청스완바오(城市晚报)는 30일 “‘장춘동식물공원(长春动植物公园)이 당산대지진(76년 7월 발생한 지진으로 20만명이상의 사망자 발생) 31주년을 맞아 5종의 동물을 ‘지진 예보 캐스터’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지진 예보 캐스터로 임명된 동물은 호랑이, 두루미, 오랑우탄, 판다 그리고 코끼리. 과학기술국(南关区科技局工) 관계자는 “이 공원이 지각의 ‘단열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 타 지역보다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며 “동물의 이상행동을 관찰하면 하루 전에 지진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지진 예보 캐스터로 임명된 각 동물들의 이상행동은 어떨까? 과학기술국의 연구에 따르면 지각변동이 발생할 경우 호랑이와 판다는 갑자기 음식을 먹지 않고 맥없이 처져 있는 모습을 보인다. 오랑우탄은 사방을 뛰어다니거나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 불안함을 나타내고 두루미는 둥지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하늘을 날아다니며 코끼리는 끊임없이 우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책꽂이]

    ●트레킹-세계의 산을 걷는다(채경석 지음, 휴먼앤북스 펴냄) 트레킹이란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달구지를 타고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던 데서 유래했다. 전문 산악인들이 개발한 네팔의 히말라야 등 험한 산악길이 일반에게 공개되면서 정착된 말이다. 오지문화여행을 전담하는 여행사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지은이가 세계 각국의 트레킹 코스를 소개했다.3만 5000원.●이보디보-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션 B 캐럴 지음, 김명남 옮김, 지호 펴냄) 이보디보(Evo Devo)란 생명과 관련된 모든 학문 분야를 하나로 묶는 진화발생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을 말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생물학 교수인 지은이는 지난 20년동안 축적된 이보디보의 연구성과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친절하게 소개한다.1만 8000원.●퀴리부인은 무슨 비누를 썼을까(여인형 지음, 한승 펴냄) 동국대 화학과 교수인 지은이가 일상생활 속 화학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그는 ‘철이 든다.’는 것은 분별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성숙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몸 속에 정신발달에 도움을 주는 철이 풍부해진다는 두 가지를 다 포함하는 기지 넘치는 문구라고 설명한다.1만원.●색연필화 쉽게하기(김충원 지음, 진선아트북 펴냄) 명지전문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교수인 지은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술교육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이 책은 어린이가 아닌 미술 초보자인 어른들을 위해 많은 화구 가운데 가장 다루기 쉽고 사용이 편리한 색연필 기법을 소개함으로써 채색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기법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9000원.●프레임 전쟁(조지 레이코프·로크리지연구소 지음, 나익주 옮김, 창비 펴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에 연패한 민주당의 패인을 분석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로 화제를 모았던 지은이의 신작.‘보수에게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이라는 부제처럼 진보세력에 가치와 원리에 집중하고 도덕성과 진정성을 무기로 프레임을 재정비하라고 충고한다.1만 1000원.●꽃아 꽃아 문열어라(이윤기 지음, 권신아 그림, 열림원 펴냄) ‘그리스 로마 신화’로 밀리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지은이가 우리 신화로 눈길을 돌렸다. 그는 그동안 ‘가까이 있는 우리 신화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먼 데 있는 서양 신화에만 관심을 둔다.’는 질책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결국은 우리 신화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1만 2000원.●약탈자들(데릭 젠슨·조지 드래펀 지음, 김시현 옮김, 실천문학사 펴냄) 지은이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로 자본주의에 의한 숲의 파괴를 고발한다. 이상기후,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는 숲의 파괴에 따른 것으로, 이로 인해 인간의 삶이 위협받고 있는 것도 세계화라는 미명 아래 자본의 잣대를 아무데나 휘두르는 근시안적 사고 때문이라고 주장한다.1만 2000원.●신대역동의보감(허준 지음, 동의문헌연구실 옮김, 진주표 주석, 법인문화사 펴냄) 동양3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활용되는 ‘동의보감’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 새로 번역하고 체제를 다시 꾸몄다.20여명의 전문학자가 세밀하게 교정을 보고, 경희대·대구한의대·동국대·원광대 등 전국 11개 한의대 교수 35명이 감수하여 정확도를 높였다.15만원.
  • [서울광장] 네거티브 덫에 걸린 대선/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네거티브 덫에 걸린 대선/구본영 논설위원

    관객보다 무대 위의 배우들이 먼저 달아오른 것인가. 연말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이 뒤엉켜 거침없는 ‘말 펀치’로 상대를 코너로 몰아세우려는 데 여념이 없다. 하지만 떡 줄 유권자들은 조용한데 김칫국만 마시기엔 불안해서일까. 승리를 확신하는 캠프는 아직 없는 듯 점집들마다 정치인들로 문전성시란다. 오죽하면 미 뉴욕타임스가 대선을 앞둔 한국 무속신앙의 부활이라고까지 크게 보도했겠는가. 대선판은 이미 자력 우승보다는 상대의 실족에 편승하려는 구도로 짜여진 인상이다.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간 경선은 후보 검증문제로 고소·고발전으로 번졌다. 박 후보 측이 이 후보 친인척의 부동산 자료를 들춰내 “진짜 소유주가 누구냐.”고 닦달하면 이 후보 측에선 박 후보 관련 파일을 슬쩍 흔들어 보이는 식이다. 대운하니 열차 페리니 하는 정책 토론도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박 캠프 인사가 이 후보 가족 주민등록초본까지 입수했다고 하니 본선서 손잡을 한가족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범여권 주자들의 행태도 마찬가지다.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 캠페인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나라당에서 보따리를 싸 범여권으로 간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2차 민심대장정을 들여다보자. 얼굴에 탄가루를 묻히는 식의 이벤트와 야당 주자들에 대한 비난만 부각되고 있지 않은가. 지난 주말 대구에서 “열차 페리는 남북이 영구히 통일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는 낡은 방식”이라고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포항에선 “내륙에 운하 파면 포항에 신항만 만들려 하겠느냐.”며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나 정작 범여권과 야권의 다른 후보들에 비해 무엇이 낫다는 건지 여전히 아리송하다. 친노 세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를 아울러 범여권 대표주자를 노리는 이해찬 전 총리의 행보는 또 어떤가. 한나라당 이·박 두 후보를 흠집많은 플라이급이라고 규정하면서 “한방이면 그냥 간다.”고 큰소리다. 그러나 자신이 헤비급 주자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서인지 또 다른 친노주자로부터 ”검증된 건 골프실력뿐”(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커뮤니케이션 효과이론 중에 ‘프레임(frame) 이론’이란 게 있다. 카메라가 비춰 주는 TV 화면과 신문이 제시하는 헤드라인의 틀 안에서만 문제가 인식되고 논의가 이뤄지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정치주체의 입장에서 이 이론을 맹신하면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상대를 공격하는 일이 연일 크게 보도되지만, 자신의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는 역설이다.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최근 수년간 대선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연전연패한 과정을 그 실증적 사례로 들었다.‘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에서였다. 민주당(당나귀)의 연이은 패인은 공화당(코끼리)이 마련한 프레임 위에서 그들이 쓰는 언어(이슈)로만 싸웠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렇다 할 비전도 없이 상대만 헐뜯는 후보들에게 유권자인들 감동하겠는가. 각 후보진영이 상대를 거꾸러뜨리려는 네거티브 공세를 접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비전과 정책을 내놓아야 할 이유다. 작고한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뭔가 보여주겠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제 후보들이 온국민이 목말라하는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뭔가를 보여줄 때일 듯싶다. 한국정치가 코미디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국내 첫 개인전 여는 작가 김소라

    국내 첫 개인전 여는 작가 김소라

    “이제 비로소 자존할 수 있는 길로 전환한 듯해서 기분이 좋아요.” 199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국제 비엔날레와 미술관에서만 전시를 해온 김소라(42)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관객이 뭘 느낄지 궁금하다.”고 했다. 파리국립예술대를 졸업하고,1998년 타이베이 비엔날레로 출발한 그의 이력은 사뭇 화려하다.2003·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잇따라 참여한 그는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영국 발틱 현대미술관, 스페인 카스테용 현대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작가는 그동안 한 번도 작품을 팔아본 적이 없다. 주로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완성되는 설치작품을 제작해온 그는 비엔날레 초청을 받거나 예술기금의 지원으로 활동해왔다. 작가로 활동한지 10년만에 처음으로 상업화랑에서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 제목은 ‘헨젤&그레텔’. 동화 속 두 주인공처럼 갤러리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 ‘비밀 없음’으로 이름 붙여진 첫번째 전시실에서는 스크루바, 맛동산,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에쓰오일 등 낯익은 광고주제가가 새롭게 편곡돼 울려퍼진다. 그리고 ‘커다란 손/등 위에서/코끼리가 싸운다.’는 글귀가 점자로 붉은 조명등을 통해 표시된다. 편곡된 광고음악은 어딘지 트로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가 가진 가장 최근의 서울 전시는 올초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섬웨어 인 타임’. 여기서 그는 비, 보아 등 인기가수의 노래를 멕시코 가수가 스페인어로 부른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두번째 전시실은 피서용 원두막 같다. 조수들과 더운 온실에서 두 달 반 동안 일일이 가짜 나뭇잎을 죽은 나무에 붙여 시원한 나무 책상을 만들어냈다. 세번째 전시실은 최근 신문에서 발췌한 문장들로 만든 비디오 작품으로 채워졌다. 예를 들어 섬에서 공부해 미 명문대에 합격한 여학생 기사와 증권회사의 황금달걀을 낳는다는 광고를 엮어 만든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는 소녀들이 계속 계란을 먹으며 잠수교 주변을 배회하는 영상을 선보인다.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대표는 “작가에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면서 “나무 책상을 개별적으로 떼서 판매해서라도 모든 작품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라는 이제 ‘비엔날레 작가’에서 ‘작품이 팔리는 자존형 작가’로 탈바꿈할 수 있는 숲에 들어선 셈이다.8월26일까지.(02)3210-980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살아있는 맘모스’ 동물원서 볼수 있을까?

    ‘살아있는 맘모스’ 동물원서 볼수 있을까?

    ‘고대 맘모스의 복제’가 과연 가능할까? 지난 5월 온전한 모습의 새끼 맘모스 사체가 발견되면서 고대 동물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맘모스에서 DNA를 추출해 친척뻘인 아시아 코끼리의 수정란에 있는 DNA와 교체하면 진짜 맘모스가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시나리오. 발견된 맘모스에서 얼마나 질 좋은 DNA를 충분히 추출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기대할 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주장이다. 돼지나 개 등 소형 동물들은 복제에 성공했지만 코끼리와 같은 대형 동물은 아직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기 때문. 런던대학의 애드리언 리스터 박사는 “가능성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기대하고 있다.”며 “맘모스는 사회적인 동물이었다. 2마리 이상 복제가 가능한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발견된 맘모스를 일본 도쿄대 연구소로 옮겨 CT 촬영 등 정밀 검사를 통해 활용 가능성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생후 약 6개월쯤 된 이 암컷 맘모스는 지난 5월 시베리아 북서지역 동토층에서 순록 몰이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이전에도 맘모스의 흔적들은 발견된 바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사체는 몸통은 물론 감은 눈과 일부 털까지 남아있는 온전한 모습이라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 과학대학의 동물학자 알렉사이 티호노프 교수는 “꼬리 부분이 조금 상한 것 말고는 생전 모습 그대로 죽은 그 자리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보존 상태와 기간을 고려하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사진=데일리메일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oe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알파걸/구본영 논설위원

    얼마 전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맹수 책임 사육사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소식에 놀랐던 적이 있다. 호랑이나 코끼리 같은 야생동물들을 20대 젊은 여성들이 보살피고 있다니…. 제목부터 부자연스러운 조합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를 봤을 때와는 또 다른 ‘필’이 꽂혔다. 마침내 ‘알파걸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예감이었다. 알파걸은 ‘남성을 넘어서는 여성’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눈을 정치판으로 돌려보자.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거나 표명한 여성주자가 무려 3명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범여권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주당의 추미애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당선 가능성은 제쳐두더라도 종전의 가부장적 문화에선 상상하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재계에서도 아들보다 똑똑한 딸들이 넘쳐나는 것인가. 기업 오너 딸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5일 생활용품 회사인 피죤은 창업주의 장녀 이주연 관리부문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미경 CJ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장, 정지이 현대U&I 전무 등 소문난 ‘재계 알파걸’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부모의 후광에 힘입은 경우보다 자수성가형 알파걸의 등장은 훨씬 값지다. 그런 면에서 외무고시 합격자의 67.7%가 여성이었다는 최근 뉴스는 고무적이다 못해 또 다른 차원의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남성 외교관의 부족으로, 오지 근무나 해외 장기체류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문제 제기다. 초등학교 평교사의 80%가 여성이라지 않은가. 이쯤 되면 대입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기회균등할당제를 도입하듯이 공직시험에서도 남성을 위한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남성들의 푸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하지만 분야별로 ‘잘나가는 여성’은 많아졌지만, 우리 사회 전체의 성차별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 임금이 남성의 63%에 불과하다는 최근 통계를 보라. 굳이 양성평등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저출산과 인력난 시대에 여성 인력 활용은 좋은 대안이 아니겠나. 그래서 알파걸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바라는 모두가 반겨야 할 일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주말탐방] 아쿠아리움 24시

    [주말탐방] 아쿠아리움 24시

    ‘바다 속을 유유히 거닐고 돌고래와 장난을 치며 펭귄과 농담을 나눈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법한 일이다. 이 같은 상상을 현실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63씨월드의 아쿠아리스트 박선경, 남정훈, 이기원씨가 바로 그들이다. 바다표범과 쇼를 하고 포유류·어류 전문가로 수족관의 생물들을 돌보는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환호하는 관람객들을 보는 것이 더없이 보람차다며 물빛 미소를 짓는 이들. 한여름을 맞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는 그들의 도심 속 수중 생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강아연 정서린기자·사진 도준석기자 rin@seoul.co.kr “‘우리 딸은 인어야.´라며 부모님이 만날 주위 분들에게 자랑하세요. 창피해서 이제 그만 좀 하시라고 하지요.” 또렷한 눈매와 콧날을 가진 다이버 박선경(24·여)씨는 서울 63빌딩 씨월드 ‘인어´다. 박씨는 3년 전 관람객으로 씨월드를 찾았다가 수조 속 다이버의 몸놀림에 반해 아쿠아리스트가 됐다.“실기 시험이 유영이었는데 감기에 배탈까지 겹쳐 어떻게 봤는지도 모를 정도였어요. 수조에서 나와서야 내가 이렇게 큰 물고기들 속에서 헤엄쳤나 싶어 깜짝 놀랐죠.” ●4명이 번갈아 들어가 30분마다 쇼 박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바다표범 쇼는 하루에 네 번. 대회유 수조 속에서 물고기들과 헤엄치며 먹이를 주는 인어공주 쇼는 하루에 여덟 번 있다. 저녁 6시30분까지 30분 단위로 쇼는 계속된다. 네 명의 미녀 다이버가 번갈아가며 수조 속에 뛰어든다. 이제는 3년차. 처음에 박씨를 만만히 보며 말썽을 부리던 바다표범들도 이제는 그녀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알아듣는다.“얘들도 사람을 알아봐요. 저희가 들어갈 때랑 5개월밖에 안된 막내가 들어갈 때 태도가 달라요. 막내가 들어가면 먹이만 먹어대고 꾀를 피우곤 하죠.” 박씨가 가장 정이 가는 ‘생물´은 6살난 암컷 바다표범 이쁜이다.55㎏의 듬직한 이쁜이는 말 잘 듣는 큰언니 같은 존재.“제일 미운 애는 희동이에요. 쇼 중간에 다른 바다표범들 붙잡아 두려고 주는 먹이를 물고 도망가고 말도 제일 안 들어요.” 물빛 고운 수조 속에서 형형색색의 물고기에 둘러싸인 다이버의 세계가 멋진 것만은 아니다. 박씨는 작년 200t짜리 대회유 수조 속을 유영하다 바다거북에게 머리를 덥썩 물렸다.“거북이가 물기 전에 피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거북이가 언제 제 옆에 온지도 몰랐어요. 다행히 거북이 입이 제 이마에서 미끄러져 머리카락만 물리고 끝났죠. 관람객에게 인사를 하다 거북이와 머리를 정통으로 부딪힌 적도 있어요.” 물안경과 마스크가 다 벗겨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 당시 박씨는 어찌나 아프던지‘내가 이러다 죽는구나.´하면서도 창피해서 애써 태연한 척했다고 한다. 외려 밖에 있던 손님들이 놀라 도우미에게 ‘저 아가씨 정말 괜찮냐.´며 걱정해줬단다. ●물고기 지느러미만 봐도 종류 알아 하루에 많으면 7∼8차례를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 피부도 말썽이고 감기가 걸려도 잘 낫지 않는다. 옷에 밴 비린내와 공기통 때문에 약해진 기관지도 반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제 박씨는 물고기 점의 위치나 지느러미 모양만 봐도 다 구분할 정도로 물길 속 눈이 텄다. 지난해 밸런타인 데이는 박씨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박씨가 한 커플에게 전해준 행복 때문이다. 씨월드에서는 매년 프러포즈 이벤트를 마련한다. 다이버가 수조 속에 들어가‘xx야, 사랑해. 영원히 행복하게 살자.’는 플래카드를 펼쳐주면 남자가 여자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는 행사다. “수조 안에서는 밖이 환히 다 보이거든요. 여자 분이 감동해 행복해하는 걸 보니 제가 다 눈물이 나는 거 있죠.” 가끔 손가락으로 욕을 하거나 혀를 내밀며 놀리는 아이들도 있어 속이 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야, 로봇이야?”하며 신기해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나 활짝 웃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면 다이버가 된 것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그녀. 다이버들은 수조 안에서 빛나고 수조 밖에서 동동거린다. 수조 밖으로 훌쩍 뛰어올라 ‘다이버 누나’들을 굽어보던 바다표범 희동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둥그런 눈만 깜빡였다. ■ “펭귄도 사람들 처럼 제각각” 씨월드 아쿠아리스트 남정훈(36)씨는 주로 펭귄·물개·수달 등 포유류와 파충류를 돌본다. 출근하자마자 이 아이들이 간밤에 잘 잤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상태부터 살피는 것이 일과다. 쇼도 한다. 하루에 물개쇼는 세 번, 펭귄쇼는 한 번 한다. 축산학과를 졸업해 이 일을 시작한 지도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동물들은 알다가도 모를 때가 많다고 말한다.“펭귄이나 물개도 사람처럼 제각기 성격, 생김새, 습관이 다 달라요. 친하게 지내다가도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라치면 이 녀석들과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죠.” 한번은 물개쇼 도중 번식기인 것을 깜빡하고 물개에게 키스를 시도하다 입을 크게 물린 적도 있다.“2002년 3월이었죠. 번식기라 신경이 한창 예민할 때인데 미리 파악을 못하고 입맞춤을 하려 했으니, 제가 미안했죠.” 미소짓는 그의 입가엔 아직도 당시의 상처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 “동물도 쉬고 싶을때 있어요” 어류 담당 아쿠아리스트 이기원(40)씨는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해양생물학과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사육·영양관리·질병관리에서부터 수족관의 수질관리·수조관리까지 어류와 관련된 일을 죄다 담당하고 있다. “생물을 다루는 게 아무래도 가장 어렵죠. 상태가 안 좋을 때 원인을 모를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래도 그는 조그만 특이점 하나 놓치지 않는 전문가다. 물고기의 눈 색깔이 평소와 다르거나 몸을 비벼대는 경우는 기생충이 붙은 경우다. 물 위에 떠 있으면 용존산소가 부족한 것이고 먹이를 못먹고 무기력해지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태를 일일이 살펴 약욕을 시키는 등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이씨는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역시 어렵게 구해 전시한 생물을 보고 관람객들이 신기해하거나 즐거워 할 때”라며 “하지만 움직이지 않거나 자고 있는 동물을 보고 화를 내는 분들을 보면 속이 상한다.”고 했다.“너무 사람의 입장에서만 보지 말고,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마지막 당부에는 동물에 대한 사랑이 곡진하게 담겨 있었다. ■ 올 여름 피서 아쿠아리움에서 “상어들이 오싹하게 해준대요” ●다채로운 생물의 천국 ‘63씨월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씨월드는 열대지방·밀림지대·극지방의 바다와 강에 사는 해양생물 400여종 2만여 마리가 특수 수조에서 살고 있는 실내 수중생물 종합 전시장이다. 지하 1∼3층까지 총 1078평에 모두 103개의 수조가 있고, 그 중 여성 다이버가 인어공주쇼를 펼치는 대회유수조는 높이 2m10cm, 둘레 42m, 저수용량 200t 규모를 자랑한다. 300m에 이르는 전시장에는 남극의 킹펭귄, 최고전압 900볼트를 방출하는 전기뱀장어, 코끼리도 잡아먹는다는 식인어 피라니아와 3m의 키다리게, 화려한 산호초 어류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파충류관에서는 카멜레온, 턱수염도마뱀, 그물무늬왕뱀 등도 볼 수 있다. 매일 다양한 쇼가 펼쳐지는데 농구·그네타기 등 묘기를 연출하는 바다표범쇼, 링받기·숫자 맞히기 등의 물개쇼, 여성 다이버가 물고기들과 수조 안을 유영하는 인어공주쇼 등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수조 내의 물고기들을 직접 만져보며 관찰할 수 있는 터치풀 수조도 설치돼 있다. ●도심 속 바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 위치한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650여종 4만 마리의 수중 생물이 전시된 수중 테마파크다. 총면적 1만 4350㎡, 시설면적 8600㎡에 전시수조가 90개, 사육수조가 140개로 규모 면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고산지대부터 해저 깊은 곳까지 다양한 수중세계를 재현하고 있는데,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70여 마리의 대형상어를 비롯해 수천 마리의 해수어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오션탱크다. 수족관 전체 2500t의 물 가운데 2000t을 이 수조가 차지한다. 가로 35m, 세로 20m, 수심 4m의 크기로 마치 바다 그 자체를 연상케 하는 경이로운 곳이다. 이 속에 설치된 총 연장 72m의 ‘해저터널’을 지나다보면 마치 바다 속을 걷는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인어공주가 숨쉬는 곳 ‘부산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 하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부산아쿠아리움’을 빼놓을 수 없다. 테마별로 특색을 살린 40개의 수족관과 80m 아크릴 터널,300만ℓ의 메인 수족관,250여종 3만5000여 마리의 심해어류 등을 구경하며 수중생태계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노숙자 왜가리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노숙자 왜가리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제 맘대로 사는 ‘자유인’이 있다. 우리에 있고 싶으면 있고, 나가고 싶으면 산과 들로 날아간다. 텃새인 왜가리 이야기다. 녀석들은 20년 넘게 동물원에 살고 있지만 동물원 공식 식구는 아니다.341종 2944마리로 정리된 동물원 주민등록에는 녀석들의 기록이 없다. ●사자 우리까지 멋대로 드나든 간큰 왜가리 왜가리가 서울대공원을 처음 찾은 것은 동물원 개원 후 3년이 지난 1987년쯤이다. 당시 수십 마리 정도가 큰물새장 지붕에 둥지를 틀었다. 큰물새장 지붕은 높이 30m, 넓이 3000여평. 새들이 둥지를 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또 낚시 등이 금지된 대공원 앞 호수는 먹잇감도 풍부했다. 이런 입지조건이 입소문이 났는지 녀석들의 수는 점차 늘었다. 현재 800마리 정도로 추산되는 녀석들은 거칠 것이 없다. 백수의 왕인 사자 우리부터 코끼리, 하마 우리까지 내키는 대로 들어간다. 특히 왜가리들이 즐겨 드나드는 곳은 해양관. 먹이로 생선종류가 나오기 때문인데 늙은 북극곰이 번번이 먹이를 빼앗긴다. 식욕도 떨어지고 나이 들어 먹는 속도도 느린 북극곰의 생리에 빤한 왜가리들은 마치 제 것인 양 곰의 생선을 낚아채 간다. 하지만 2005년부터 큰물새장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새장 안 다른 새들이 이유 없이 죽어갔다. 동물원측은 “심할 땐 하루 10마리씩 픽픽 죽어 나가는데 다음날 문을 열어 보기가 무서울 정도였다.”고 밝혔다. 큰물새장의 안과 밖은 철저히 봉쇄돼 있다. 왜가리들이 안으로 접근할 수 없어 먹이 다툼이 일어났을 리도, 다른 새들과 싸움이 일어났을 리도 없는 상황이었다. 먹이 조사도 해봤지만 독극물 등 오염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스터리는 죽은 새들을 부검하자 풀렸다. 오염된 식수가 문제였다. ●얹혀사는 주제에 오염 근원이었네 지붕 위에 사는 왜가리의 수가 늘면서 새장 안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똥이 떨어져 새장 안 물을 오염시켰다는 것이다. 영문도 모르고 이 물을 마신 새들이 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판명됐다. 고민 끝에 동물원은 왜가리 둥지의 강제철거를 결정했다. 철거는 지난해 가을과 올봄 두 차례 진행됐다. 큰물새장 천장에는 소리를 울려 왜가리들을 쫓아낼 수 있게 고안된 큰 방울을 달았다. 그후 물새들의 괴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모의원 복지과장은 “같은 자리에서 20년을 산 왜가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다른 새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다행히도 왜가리들이 동물원 옆 소나무 숲으로 옮겨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나 때문이야(고정욱 지음, 아이앤북 펴냄)“너네 엄마는 장애인.” 현주는 문 앞 바닥에 적힌 낙서를 한참 바라봤다. 현주의 엄마는 장애인이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으스러졌다. 현주는 엄마가 다친 게 자기 때문인 것 같아 점점 말수가 줄어든다. 엄마는 현주가 자신에게 무심해진 것 같아 섭섭하기만 하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황혜경씨의 실화를 토대로 한 동화. 황씨는 지난해 보험회사와 10년간 소송을 벌여 받아낸 보상금 10억원을 공익 재단에 기부해 화제가 됐다.8000원.●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풀꽃 이야기(현진오 지음, 뜨인돌어린이 펴냄)귀화 식물들이 밀어낸 우리 풀꽃들의 생태를 담았다. 새봄, 보송보송한 털을 뒤집어 쓴 잎 사이로 노란 꽃을 피우는 꽃다지, 햇살 쏟아지는 숲에서 올망졸망 연보랏빛 꽃을 피우는 깽깽이 풀 등 세밀화와 친절한 설명으로 풀꽃과 사귀는 법을 알려준다. 씨앗을 채집하고 식물을 돌보는 법, 관찰노트 쓰는 법을 배워 미래의 풀꽃 박사가 되어보자.9000원.●영재들의 과학 노트(정창훈 지음, 봄나무 펴냄)미국에 사는 교포 이선경씨는 먹기대회 챔피언이다.45㎏의 갸냘픈 그녀는 어떻게 그런 기록을 낼 수 있을까. 표면적의 과학을 통해 생쥐와 코끼리 중 누가 많이 먹는지 밝힌다. 나무 토막을 물 위에 뜨게 하는 힘의 원리와 달은 어떻게 빛나는지 등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질문들을 그림을 통해 설명한다.9500원.●환경아, 놀자(환경교육센터 지음, 한울림 펴냄)환경 지킴이 푸름이네 집에 6명의 친구들이 찾아왔다. 친구들이 자신과 놀고 나면 아파한다는 오염된 빗방울 방울이, 보금자리인 숲이 엉망이 되어 울먹이는 아기곰 반달이, 땅 속 친구들이 하나 둘 이사를 떠나는 빛고운 언덕에 남고 싶은 두더지 등 친구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왔다. 푸름이는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보여주며 실천 방법을 놀이로 알려준다.1만 2000원..
  • [깔깔깔]

    ●딸과 아빠 딸과 아빠가 레스토랑에 갔다. 분위기도 좋았고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너무 좋았다. 돈가스를 주문해 맛있게 먹는데, 잔잔히 흐르는 음악에 취한 딸이 아빠에게 물었다. 딸:“아빠, 이게 무슨 곡(曲)이에요?” 아빠:“응. 돼지고기란다.”●동물원에 간 일본 관광객어느 일본인 관광객이 가이드와 함께 동물원에 갔다. 가이드는 백두산 호랑이를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그런데 일본 관광객은 “한국 호랑이는 왜 이렇게 작습니까? 일본 호랑이는 집채만 합니다.”라며 비아냥거렸다. 열받은 가이드가 이번엔 코끼리를 보여줬다. “한국 코끼리는 왜 이렇게 작습니까? 일본 코끼리는 후지산만 합니다.” 가이드는 화를 참으며 다음 장소로 그를 데리고 갔다. 그곳에는 캥거루가 이리저리 뛰놀고 있었다. 일본 관광객이 물었다. “저건 뭡니까?” 가이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메뚜기 첨 보십니까?”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3) 동물원의 ‘어르신들’

    나이 많은 동물이 많다는 것은 동물원의 자랑인 동시에 걱정거리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천수(天壽)를 다할 만큼 잘 키웠다는 방증이다. 반면 늘 걱정되는 부분은 녀석들의 건강이다. 서울대공원에는 이렇게 야생의 수명을 넘겨 살고 있는 ‘고령의 동물’들이 많다. ●관절염 앓는 자이언트 56살 먹은 늙은 아시아 코끼리 ‘자이언트’는 대동물관의 한쪽 나지막한 울타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적당한 높이의 담장은 녀석이 긴 코를 올려놓고 쉬는 간이침대다. 자이언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 인도에서 창경원으로 들여왔다. 우리나라 동물원의 살아있는 역사다. 녀석은 하루에 몇 시간씩 벽에 기대 쉬지만 그렇다고 눕진 않는다. 녀석의 무게는 무려 4t이다. 무릎도 성치 않은 녀석이 잘못 누웠다간 혼자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자이언트는 흔히 노인성질환이라고 불리는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탓에 요즘 관절약을 달고 산다. 자꾸 기댈 곳을 찾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사실 코끼리 같은 큰 대형 초식동물 등에게 관절염은 심각한 질병이다. 관절염은 겨울이 여름보다 심하다. 그래서 증세가 악화되는 겨울에는 온찜질도 고려 중이다. 평생 6번 교체한다는 이빨도 이미 다 간 상황이고 치아 마모도 많이 진행 중이다.‘밥이 보약’이라고 다행히도 먹성은 좋은 편이다. 김진아 사육사는 “종합영양제에 설탕물까지 타주며 녀석의 기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해양관에 사는 28살인 암컷 북극곰 ‘민국’이는 나이가 들면서 편식이 심해졌다. 담당 사육사는 “수컷과 함께 살았을 땐 게 눈 감추듯 먹던 먹이를 남기기 일쑤”라면서 “여름에는 먹이를 얼려 주는 등 식욕을 돋울 방법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원관은 완전 경로당 유인원관은 동물원 속 노인정이다. 특히 이곳엔 유명한 ‘3원로’가 있다. 침팬지 ‘엉덩’이가 65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고, 오랑우탕 ‘패티’가 68년생, 몸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로랜조고릴라 ‘고리롱’이 69년생이다. 대부분 평균 수명을 넘겨 장수하는 녀석들로 고참중 고참이다. 엉덩이는 노안(老眼) 탓에 먹이 등 뭔가 관심 있는 것을 볼 때는 오른쪽 눈을 가린다. 비교적 시력이 좋은 왼쪽 눈을 통해 또렷하게 보기 위해서다. 패티는 요즘 들어 도통 줄타기를 하지 않는다. 몸도 무겁고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이다. 다행히 특별히 아픈 데는 없다. 특기는 대자로 누워있거나 턱 괴고 관람객 구경하기다. 또 로랜드고릴라는 짝짓기에 관심이 없는 것이 걱정이다. 동물원 터줏대감인 만큼 텃새도 만만치 않다. 원로 셋 모두 웬만한 사육사의 머리꼭대기에 앉아 있다. 신참이나 여자 사육사들이 오면 괴성을 지르고 위협을 하는 등 기싸움을 벌이는데 일종의 통과의례다. 우경미 사육사는 “이들에게 한번 찍힌 사육사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계속 사납게 굴어 곤혹스럽지만 아기를 보면 뽀뽀를 날려주는 귀여운 노인네들”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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