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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모르면 손해…인천공항 이용 꿀팁

    [커버스토리] 모르면 손해…인천공항 이용 꿀팁

    인천국제공항의 연면적은 총 16만평(5606만㎡)이다. 국제 규격 축구장 8000개를 모아 놓은 크기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은 1년 중 가장 붐비는 시점이다. 하루 평균 7만여명 수준인 이용객이 성수기인 8월에는 15만여명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최근에는 출입국이 아니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데이트 코스로 찾는 ‘공항놀이’도 인기다. 실제로 인천공항은 각종 유명 가수의 공연부터 전통문화 행사까지 제공하는 한편 공항 주변에는 영화관을 비롯해 음식점, 카페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은 전 세계 공항 중에서도 두 번째로 숙박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외국 공항정보 사이트 ‘슬리핑 인 에어포트’는 지난해 인천공항을 환승객을 위한 무료 샤워시설과 편안한 의자들이 곳곳에 있는 ‘잠자기 좋은 공항’으로 지목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찍는 인천공항. 지난 29~30일 공항 안에서 잠을 청해 보니 무턱대고 하룻밤을 보내려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지 싶다. 외국 공항정보 사이트가 소개한 주요 편의시설은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만 진입할 수 있는 ‘면세구역’에 주로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반구역에서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는 여행객이라면 샤워시설 등은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자는 면세구역이 아닌 일반구역에서 잠을 청해 봤다. 쿠션조차 없는 의자가 즐비한 인천공항 일반구역에서 쿠션이 깔린 의자를 겨우 찾아내 출발층(3층)에서 눈을 감았지만 쉽게 잠이 들기는 어려웠다. 환한 불빛과 소음 때문이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옆에 두고 도착층인 1층과 지하에서 잠을 자는 여행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떤 여행객은 지하 1층 인천공항 상주직원 쉼터에서 몰래 잠을 자기도 했는데 이들도 편해 보이진 않았다. 면세구역이 ‘슬리핑 헤븐’이라면 일반구역은 ‘인천의 잠 못 드는 밤’ 격이다. 하지만 일반구역은 보물처럼 숨은 각종 문화공연이 열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넓디넓은 인천공항. 면세점만 이용하기 바빴던 ‘깜깜이’ 여행객들에게 구석구석 숨어 있는 편의시설 ‘꿀팁’을 소개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인천공항, 어디까지 가봤니 본지 이성원 기자, 인천공항 1박 2일 이용기…몸소 깨달은 ‘노하우’ 알려드립니다 환승 편의시설은 면세구역 안에 집중돼 있다. 환승하는 외국인 승객뿐 아니라 출국하는 내국인으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주요 편의시설은 출발층(3층)에서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바로 이어지는 면세구역 4층에 있다. 주로 외항사 게이트가 모여 있는 탑승동 4층에도 무료로 이용하는 샤워실과 안락의자 등이 마련돼 있다. 스카이허브라운지와 피부미용실, 호텔은 유료다. 스카이허브라운지는 일명 ‘PP 카드’(Priority Pass)가 있으면 입장할 수 있다. 이 카드는 12만원의 연회비를 내면 전 세계 600여개 공항 내 라운지를 연 25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모든 음식과 음료수, 맥주와 커피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쪽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지만, 동쪽 환승 편의시설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24시간 방문할 수 잇다. 환승객은 주로 이곳에서 잠을 청한다. 스카이라운지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0명 정도가 이 라운지를 이용하는데 성수기에는 하루에 1000명 넘게 이용할 정도로 붐빈다”고 말했다. 이 카드가 없는 사람도 일행이 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면 동반 2인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내국인의 경우 동반 1인은 4만원(39달러)을, 외국인 동반 1인은 2만 4000원(23달러)을 추가로 내야 한다. 피부미용실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전신 마사지(1시간)와 발마사지(40분) 가격은 각각 13만 2000원, 7만 7000원. 하루 이용객은 40명 정도이지만 미국인과 러시아인 여행객이 거의 70%에 달할 정도다. 장거리 노선을 타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환승 편의시설 안에는 호텔도 있다. 워커힐이 운영하는 특수목적 호텔로 하루 평균 400명이 찾는다. 공항 안에 있는 호텔치고는 규모도 커서 객실만 96개다. 직접 들어가 보니 일반 호텔과 다르지 않다. 다만 5성급 호텔 시설을 기대했다면 금물. 샤워시설과 침대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만 제공된다. 환승 호텔 요금은 하루 숙박 단위가 아니라 6시간 기준으로 매겨진다. 오래 머물 수 없는 환승객을 주요 고객으로 삼다 보니 요금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스탠더드룸은 6시간(기본 이용료) 기준 5만 5000원이며 디럭스룸은 6만 9000원, 스위트룸은 9만 5000원이다. 이후 더 머물고 싶으면 한 시간에 2만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이 호텔 안에는 마티나 라운지가 있다. 각종 음료수와 주류가 갖춰져 있다. 이 라운지 역시 PP 카드가 있으면 입장 가능하다. 주요 통신사와 신용카드 회사들이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라운지가 환승 편의시설 내에 있지만 비즈니스석 승객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진입 장벽이 높은 셈이다. ●환승 편의시설 동·서쪽에 무료 인터넷존… 휴대전화 충전을 환승 편의시설 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없을까. 지친 몸을 편안하게 감싸 주는 안락의자는 곳곳에 배치돼 있다. 구역당 40여개가 있는데 대부분 휴식을 취하는 이들로 밤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락의자 옆 기둥에는 유에스비 단자와 220볼트 콘센트가 있어 휴대전화를 충전하며 노트북을 이용하는 여행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안마의자도 인기다. 여름 휴가차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는 김지훈(30·직장인)씨는 “면세점 쇼핑을 마쳤는데도 비행기 탑승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아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다”며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4층에 환승 편의시설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왔다”고 말했다. 무료시설 가운데 단연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건 샤워시설이다. 공항에서 누가 샤워를 하겠느냐는 것은 편견. 샤워장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인천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환승객뿐 아니라 신혼여행 부부도 찾는다. 이 샤워장은 인천공항이 피부미용숍에 위탁해 관리하는데 동쪽과 서쪽 구역에 각각 7곳이 있고, 탑승동에는 10곳이 있다. 환승객은 비행기표만 보이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샴푸와 보디클렌저, 칫솔, 치약, 수건 한 장이 세트로 된 샤워킷 역시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미환승 고객의 경우 1000원을 내면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샤워킷이 제공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특히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는 이용객이 몰려 40~50분을 기다려야 한다. 피부미용실 관계자는 “성수기가 아닌 때에도 하루 100명 이상의 여행객이 샤워장을 이용한다”면서 “여름 휴가철이나 결혼 시즌인 5월에는 하루 수백 명이 찾는다”고 말했다. 공항 전 지역에는 기본적으로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된다. 환승 편의시설 안에는 무료로 짐을 보관해 주는 곳도 있다. 가방이 무겁거나 면세점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면 이용할 만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업무차 필리핀으로 출장 간다는 숀 펜(52·미국 캘리포니아)은 “40여개 국가를 다녀 봤지만 인천공항 시설이 다른 어느 공항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며 “편안한 의자가 곳곳에 있어 쉬기 좋다”고 말했다. 그럼 일반구역은 어떨까. 일단 샤워시설도 없고, 무료 인터넷존도 없다. 출발층과 도착층 사이 공간인 2층에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제공되는 정도다. 지상 4층에는 한국문화박물관과 쉬어 갈 수 있는 ‘만경정’이 있는데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일반구역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안락의자도 찾기 쉽지 않다. 팔걸이가 없는 나무의자 3개가 나란히 놓여 몸은 눕힐 수 있지만 편안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곳에서 잠을 청하는 상황에 처하면 공항의 중심 지역인 G구역과 F구역을 추천한다. 유일하게 쿠션이 깔린 의자 3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밤 10시가 넘으면 이곳만 사람들로 붐빈다. 조용한 곳을 선호한다면 공항의 끝 부분인 A구역과 M구역이 좋다. 어두운 곳을 선호한다면 지하층이 잠을 청하기 좋은 환경이다. 다만, 지하철과 이어지는 통로가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다른 지역보다는 덥다고 느낄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사우나도 있다. 24시간 운영되지만 남녀 각각 75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어 입장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다. 성수기에는 밤 11시쯤이면 이미 만석이다. 새벽 두 시쯤 방문했지만 들어갈 수 없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목욕 및 사우나 가격이 1만 5000원, 그 외 시간대에 잠을 자기 위해서는 2만원을 내야 한다. 사우나를 이용하면 하루 동안 무료로 가방을 보관해 준다. 사우나 직원은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는 여행객 중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로 숙박을 한다”며 “장거리 여행이나 신혼여행객도 부부가 나란히 목욕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하 1층엔 미용실도 있다. ●“면세구역 밥값 비싸다”는 편견… 차돌 된장찌개 1500원 더 싸 인천공항에서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면 일반구역에서 수시로 즐길 수 있다.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 2층 출발층에서는 인기 가수 박정현의 공연이 있었다. 1층 밀레니엄 홀에서는 정기 문화공연이 1년에 네 차례 개최된다. 이날은 가수 박정현의 무대였다. 인천공항은 일반구역 1층 밀레니엄 홀에서 하루에 3회씩, 3층 출발층에선 하루에 5회씩 상시 문화공연도 펼치고 있다. 면세구역 내에선 상시 국악 공연이 외국인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식당은 면세구역이 일반구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 음식점마다 달라 비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공항 일반구역에서 끼니를 때우는 게 더 저렴할 것이라는 상식은 틀린 셈이다. 실제로 면세구역 내 차돌 된장찌개는 9500원인 반면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지하 1층 내 푸드코트의 차돌 된장찌개는 1만 1000원이었다. 또 4층에는 고급 음식점이 있는데 된장찌개가 1만 4000원 수준이다. 일반구역 내 24시간 운영되는 음식점은 1층 한식 음식점인 ‘비비고’가 유일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커버스토리] 모르면 손해… 인천공항 이용 꿀팁

    [커버스토리] 모르면 손해… 인천공항 이용 꿀팁

    인천국제공항의 연면적은 총 16만평(5606만㎡)이다. 국제 규격 축구장 8000개를 모아 놓은 크기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은 1년 중 가장 붐비는 시점이다. 하루 평균 7만여명 수준인 이용객이 성수기인 8월에는 15만여명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최근에는 출입국이 아니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데이트 코스로 찾는 ‘공항놀이’도 인기다. 실제로 인천공항은 각종 유명 가수의 공연부터 전통문화 행사까지 제공하는 한편 공항 주변에는 영화관을 비롯해 음식점, 카페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무엇보다 인천공항은 전 세계 공항 중에서도 두 번째로 숙박하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외국 공항정보 사이트 ‘슬리핑 인 에어포트’는 지난해 인천공항을 환승객을 위한 무료 샤워시설과 편안한 의자들이 곳곳에 있는 ‘잠자기 좋은 공항’으로 지목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찍는 인천공항. 지난 29~30일 공항 안에서 잠을 청해 보니 무턱대고 하룻밤을 보내려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지 싶다. 외국 공항정보 사이트가 소개한 주요 편의시설은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만 진입할 수 있는 ‘면세구역’에 주로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반구역에서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는 여행객이라면 샤워시설 등은 이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자는 면세구역이 아닌 일반구역에서 잠을 청해 봤다. 쿠션조차 없는 의자가 즐비한 인천공항 일반구역에서 쿠션이 깔린 의자를 겨우 찾아내 출발층(3층)에서 눈을 감았지만 쉽게 잠이 들기는 어려웠다. 환한 불빛과 소음 때문이다. 커다란 여행 가방을 옆에 두고 도착층인 1층과 지하에서 잠을 자는 여행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떤 여행객은 지하 1층 인천공항 상주직원 쉼터에서 몰래 잠을 자기도 했는데 이들도 편해 보이진 않았다. 면세구역이 ‘슬리핑 헤븐’이라면 일반구역은 ‘인천의 잠 못 드는 밤’ 격이다. 하지만 일반구역은 보물처럼 숨은 각종 문화공연이 열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넓디넓은 인천공항. 면세점만 이용하기 바빴던 ‘깜깜이’ 여행객들에게 구석구석 숨어 있는 편의시설 ‘꿀팁’을 소개한다. 환승 편의시설은 면세구역 안에 집중돼 있다. 환승하는 외국인 승객뿐 아니라 출국하는 내국인으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주요 편의시설은 출발층(3층)에서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바로 이어지는 면세구역 4층에 있다. 주로 외항사 게이트가 모여 있는 탑승동 4층에도 무료로 이용하는 샤워실과 안락의자 등이 마련돼 있다. 스카이허브라운지와 피부미용실, 호텔은 유료다. 스카이허브라운지는 일명 ‘PP 카드’(Priority Pass)가 있으면 입장할 수 있다. 이 카드는 12만원의 연회비를 내면 전 세계 600여개 공항 내 라운지를 연 25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모든 음식과 음료수, 맥주와 커피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쪽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지만, 동쪽 환승 편의시설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는 24시간 방문할 수 잇다. 환승객은 주로 이곳에서 잠을 청한다. 스카이라운지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0명 정도가 이 라운지를 이용하는데 성수기에는 하루에 1000명 넘게 이용할 정도로 붐빈다”고 말했다. 이 카드가 없는 사람도 일행이 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면 동반 2인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내국인의 경우 동반 1인은 4만원(39달러)을, 외국인 동반 1인은 2만 4000원(23달러)을 추가로 내야 한다. 피부미용실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전신 마사지(1시간)와 발마사지(40분) 가격은 각각 13만 2000원, 7만 7000원. 하루 이용객은 40명 정도이지만 미국인과 러시아인 여행객이 거의 70%에 달할 정도다. 장거리 노선을 타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환승 편의시설 안에는 호텔도 있다. 워커힐이 운영하는 특수목적 호텔로 하루 평균 400명이 찾는다. 공항 안에 있는 호텔치고는 규모도 커서 객실만 96개다. 직접 들어가 보니 일반 호텔과 다르지 않다. 다만 5성급 호텔 시설을 기대했다면 금물. 샤워시설과 침대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만 제공된다. 환승 호텔 요금은 하루 숙박 단위가 아니라 6시간 기준으로 매겨진다. 오래 머물 수 없는 환승객을 주요 고객으로 삼다 보니 요금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스탠더드룸은 6시간(기본 이용료) 기준 5만 5000원이며 디럭스룸은 6만 9000원, 스위트룸은 9만 5000원이다. 이후 더 머물고 싶으면 한 시간에 2만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이 호텔 안에는 마티나 라운지가 있다. 각종 음료수와 주류가 갖춰져 있다. 이 라운지 역시 PP 카드가 있으면 입장 가능하다. 주요 통신사와 신용카드 회사들이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라운지가 환승 편의시설 내에 있지만 비즈니스석 승객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진입 장벽이 낮은 셈이다. ●환승 편의시설 동·서쪽에 무료 인터넷존… 휴대전화 충전을 환승 편의시설 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없을까. 지친 몸을 편안하게 감싸 주는 안락의자는 곳곳에 배치돼 있다. 구역당 40여개가 있는데 대부분 휴식을 취하는 이들로 밤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락의자 옆 기둥에는 유에스비 단자와 220볼트 콘센트가 있어 휴대전화를 충전하며 노트북을 이용하는 여행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안마의자도 인기다. 여름 휴가차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는 김지훈(30·직장인)씨는 “면세점 쇼핑을 마쳤는데도 비행기 탑승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아 이곳에서 휴식을 취했다”며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4층에 환승 편의시설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왔다”고 말했다. 무료시설 가운데 단연코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건 샤워시설이다. 공항에서 누가 샤워를 하겠느냐는 것은 편견. 샤워장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인천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환승객뿐 아니라 신혼여행 부부도 찾는다. 이 샤워장은 인천공항이 피부미용숍에 위탁해 관리하는데 동쪽과 서쪽 구역에 각각 7곳이 있고, 탑승동에는 10곳이 있다. 환승객은 비행기표만 보이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샴푸와 보디클렌저, 칫솔, 치약, 수건 한 장이 세트로 된 샤워킷 역시 무료로 제공된다. 다만 미환승 고객의 경우 1000원을 내면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샤워킷이 제공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 특히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는 이용객이 몰려 40~50분을 기다려야 한다. 피부미용실 관계자는 “성수기가 아닌 때에도 하루 100명 이상의 여행객이 샤워장을 이용한다”면서 “여름 휴가철이나 결혼 시즌인 5월에는 하루 수백 명이 찾는다”고 말했다. 공항 전 지역에는 기본적으로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된다. 환승 편의시설 안에는 무료로 짐을 보관해 주는 곳도 있다. 가방이 무겁거나 면세점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면 이용할 만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업무차 필리핀으로 출장 간다는 숀 펜(52·미국 캘리포니아)은 “40여개 국가를 다녀 봤지만 인천공항 시설이 다른 어느 공항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며 “편안한 의자가 곳곳에 있어 쉬기 좋다”고 말했다. 그럼 일반구역은 어떨까. 일단 샤워시설도 없고, 무료 인터넷존도 없다. 출발층과 도착층 사이 공간인 2층에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제공되는 정도다. 지상 4층에는 한국문화박물관과 쉬어 갈 수 있는 ‘만경정’이 있는데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일반구역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안락의자도 찾기 쉽지 않다. 팔걸이가 없는 나무의자 3개가 나란히 놓여 몸은 눕힐 수 있지만 편안함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곳에서 잠을 청하는 상황에 처하면 공항의 중심 지역인 G구역과 F구역을 추천한다. 유일하게 쿠션이 깔린 의자 3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밤 10시가 넘으면 이곳만 사람들로 붐빈다. 조용한 곳을 선호한다면 공항의 끝 부분인 A구역과 M구역이 좋다. 어두운 곳을 선호한다면 지하층이 잠을 청하기 좋은 환경이다. 다만, 지하철과 이어지는 통로가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다른 지역보다는 덥다고 느낄 수 있다. 지하 1층에는 사우나도 있다. 24시간 운영되지만 남녀 각각 75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어 입장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다. 성수기에는 밤 11시쯤이면 이미 만석이다. 새벽 두 시쯤 방문했지만 들어갈 수 없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목욕 및 사우나 가격이 1만 5000원, 그 외 시간대에 잠을 자기 위해서는 2만원을 내야 한다. 사우나를 이용하면 하루 동안 무료로 가방을 보관해 준다. 사우나 직원은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하는 여행객 중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로 숙박을 한다”며 “장거리 여행이나 신혼여행객도 부부가 나란히 목욕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면세구역 밥값 비싸다”는 편견… 차돌 된장찌개 1500원 더 싸 인천공항에서 문화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면 일반구역에서 수시로 즐길 수 있다. 지난 29일 오후 5시 30분. 2층 출발층에서는 인기 가수 박정현의 공연이 있었다. 1층 밀레니엄 홀에서는 정기 문화공연이 1년에 네 차례 개최된다. 이날은 가수 박정현의 무대였다. 인천공항은 일반구역 1층 밀레니엄 홀에서 하루에 3회씩, 3층 출발층에선 하루에 5회씩 상시 문화공연도 펼치고 있다. 면세구역 내에선 상시 국악 공연이 외국인 관광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식당은 면세구역이 일반구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 음식점마다 달라 비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공항 일반구역에서 끼니를 때우는 게 더 저렴할 것이라는 상식은 틀린 셈이다. 실제로 면세구역 내 차돌 된장찌개는 9500원인 반면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지하 1층 내 푸드코트의 차돌 된장찌개는 1만 1000원이었다. 또 4층에는 고급 음식점이 있는데 된장찌개가 1만 4000원 수준이다. 일반구역 내 24시간 운영되는 음식점은 1층 한식 음식점인 ‘비비고’가 유일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 “진정제 먹인 뒤 성폭행”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 “진정제 먹인 뒤 성폭행”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 “진정제 먹인 뒤 성폭행”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뉴욕매거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 35명의 사진을 커버스토리 표지에 담아 화제다. 뉴욕매거진은 이날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스 등 피해 여성 46명 가운데 35명의 인터뷰를 30페이지에 걸쳐 실었다. 피해 여성 35명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표지에 실렸으며 마지막에 빈 의자가 한 개 놓여있다. 성폭행을 당했지만 두려운 마음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36번째 피해자를 의미하는 자리다. 코스비는 수십 년 동안 40여명의 여성들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뒤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7살 배우 시절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바바라 보먼은 “그는 미국의 아버지였고 나는 그가 내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쯤 벗겨진 상태로 깨어나 그에게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끔찍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6개월에 걸쳐 진행된 35명의 인터뷰는 각각 따로 진행됐음에도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 이후 그들에게 닥친 모멸의 감정과 후유증 등이 유사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한편 코스비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뉴욕 매거진을 통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SNS를 통해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해시태그 ‘빈 의자’(#TheEmthyChair)를 단 응원글이 퍼져나가며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강간”이라며 “어떤 문명국가도 강간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관심이 집중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표지모델, 36번째 의자 비어있는 이유 ‘뭉클’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표지모델, 36번째 의자 비어있는 이유 ‘뭉클’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성폭행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가 비어있는 이유는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빌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인터뷰+사진…마지막 한 자리는?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인터뷰+사진…마지막 한 자리는?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인터뷰+사진…마지막 한 자리는?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뉴욕매거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 35명의 사진을 커버스토리 표지에 담아 화제다. 뉴욕매거진은 이날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스 등 피해 여성 46명 가운데 35명의 인터뷰를 30페이지에 걸쳐 실었다. 피해 여성 35명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표지에 실렸으며 마지막에 빈 의자가 한 개 놓여있다. 성폭행을 당했지만 두려운 마음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36번째 피해자를 의미하는 자리다. 코스비는 수십 년 동안 40여명의 여성들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뒤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7살 배우 시절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바바라 보먼은 “그는 미국의 아버지였고 나는 그가 내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쯤 벗겨진 상태로 깨어나 그에게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끔찍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6개월에 걸쳐 진행된 35명의 인터뷰는 각각 따로 진행됐음에도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 이후 그들에게 닥친 모멸의 감정과 후유증 등이 유사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한편 코스비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뉴욕 매거진을 통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SNS를 통해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해시태그 ‘빈 의자’(#TheEmthyChair)를 단 응원글이 퍼져나가며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강간”이라며 “어떤 문명국가도 강간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관심이 집중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36번째 피해자는 ‘빈 의자’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36번째 피해자는 ‘빈 의자’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36번째 피해자는 ‘빈 의자’ 빌 코스비 뉴욕 매거진 뉴욕매거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 35명의 사진을 커버스토리 표지에 담아 화제다. 뉴욕매거진은 이날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스 등 피해 여성 46명 가운데 35명의 인터뷰를 30페이지에 걸쳐 실었다. 피해 여성 35명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표지에 실렸으며 마지막에 빈 의자가 한 개 놓여있다. 성폭행을 당했지만 두려운 마음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36번째 피해자를 의미하는 자리다. 코스비는 수십 년 동안 40여명의 여성들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뒤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17살 배우 시절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바바라 보먼은 “그는 미국의 아버지였고 나는 그가 내 아버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쯤 벗겨진 상태로 깨어나 그에게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끔찍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6개월에 걸쳐 진행된 35명의 인터뷰는 각각 따로 진행됐음에도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 이후 그들에게 닥친 모멸의 감정과 후유증 등이 유사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한편 코스비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뉴욕 매거진을 통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SNS를 통해 피해자들을 응원하는 해시태그 ‘빈 의자’(#TheEmthyChair)를 단 응원글이 퍼져나가며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5일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강간”이라며 “어떤 문명국가도 강간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관심이 집중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오바마 반응은?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공개…오바마 반응은?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가 비어있는 이유는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빌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성폭행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가 비어있는 이유는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빌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 35명, 뉴욕매거진 표지에 나서다

    빌 코스비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 35명, 뉴욕매거진 표지에 나서다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비어있는 36번째 의자는 피해를 입고도 두려움 탓에 나서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하고 있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친숙한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뒤 강제로 폭행한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가운데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게재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따로 따로 이뤄졌다. 기사에는 피해자들이 코스비로부터 입은 피해와 사건 이후 모멸감, 후유증 등이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미경 기자 bft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표지 슈퍼모델 디킨슨 포함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등장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표지 슈퍼모델 디킨슨 포함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등장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뉴욕매거진 성폭행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가 비어있는 이유는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빌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오바마 반응은?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오바마 반응은?

    빌 코스비 성폭행 피해여성 35명 매거진표지 등장 빌 코스비 성폭행 미국 뉴욕매거진이 27일 커버스토리 표지(사진)에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한 35명의 피해 여성 모습을 공개했다. 36번째 의자가 비어있는 이유는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두려움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의미한다. 1980, 90년대 시트콤 ‘코스비 가족’으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빌 코스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40여 명의 여성에게 진정제 등을 먹인 후 성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매거진은 슈퍼모델 제니스 디킨슨 등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를 고소한 피해 여성 46명 중 35명의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인터뷰는 지난 6개월에 걸쳐 각각 따로 진행됐지만 피해자들이 코스비에게 겪은 피해와 이후 느꼈던 모멸감, 후유증 등 거의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5일 “만일 여성이나 남성에게 당사자가 알지 못하는 약을 먹인 후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어떠한 문명국가도 성폭행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코스비를 강력히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외래벌레 2배 급증 농사 ‘쑥대밭’ 된다

    [커버스토리] 외래벌레 2배 급증 농사 ‘쑥대밭’ 된다

    ‘진영 단감’으로 유명한 경남 김해 농민들은 요즘 바짝 긴장해 있다. 미국선녀벌레가 날개를 퍼덕이며 감 과수원으로 달려들 때여서다. 감이 탁구공만 하게 자라 한창 관리가 필요할 때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올 농사는 결딴이 난다. 이 벌레는 감에 앉아 즙을 빨아먹는다. 분비물은 감을 시커멓게 변화시켜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1108㏊에서 단감을 키우는 김해 1050 농가는 2013년과 지난해 연속 미국선녀벌레 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 외래 벌레들이 몰려오고 있다. 온난화로 날씨가 갈수록 더워지고 유입경로 다양화 등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더 손쉬워지면서 생소한 해외 벌레들이 잇따라 출몰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24일 지난해 외래 동식물이 모두 2167종으로 2011년 1109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피해 또한 그만큼 늘고 있다. 미국선녀벌레는 2009년 경기 안성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벌레는 조금씩 늘어나다 지난해 2349㏊로 급증했다. 전국 10개 시·도에서 발견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나라 전체로 퍼진 상태다. 이 벌레는 단감뿐 아니라 딸기, 복분자 등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미국 등 북미가 주 서식지로 수입 묘목에 붙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7월 말 기획 시리즈 ‘벌레들의 침공’으로 외래 벌레 피해를 지적한 뒤 6년 사이에 갈색날개매미충 등 다수의 새로운 외래 벌레들은 국내로 또 들어와 있었다. 외래종은 벌레에 그치지 않고 동식물 등 광범위해 자주 문제가 되기도 한다.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블루길 등은 국내에 들어온 지 오래고 영화나 TV에서 본 악어거북 등도 등장했다. 그런데도 검역 시스템은 여전히 허술하다. 남상호 대전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는 “환경부 등에서 유입됐거나 유입될 수 있는 외래종까지도 미리 관리할 수 있는 꼼꼼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외래종 벌레 왜 막기 힘들까  전문가들은 외래 벌레가 급증하는 이유로 지구온난화에 천적의 부재, 서식환경 변화, 유입경로의 다양화 등을 꼽는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거 100년간 전 세계 평균 온도가 0.8도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는 1도 넘게 올랐다. 급격한 산업·도시화 탓인 것 같다”면서 “겨울 날씨도 갈수록 따뜻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겨울 날씨는 국내로 들어온 외래 벌레들이 죽지 않고 월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줬다. 김기수 농촌진흥청 지도관은 “올 평균 기온이 지난해보다 0.3도 높아졌다는 얘기도 있었다”면서 “해마다 가뭄이 극심해지는 것도 외래 벌레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7월 말까지도 비가 잘 내리지 않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뭄이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갈색날개매미충은 2010년 충남 공주 사과밭과 전남 구례 산수유 밭에서 처음 발견됐다. 2012년까지도 발생면적이 적어 문제가 될 것으로 보는 농민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 718㏊로 확산됐고, 지난해는 4800㏊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는 월동량 조사에서 1만 3000㏊까지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부산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전 지역이 점령 당한 것이다.  이 벌레는 1년생 사과나무 가지에 매달려 즙을 빨아 먹는다. 이듬해 2년생으로 한창 열매를 맺어야할 이 가지들은 고사하고, 그 해 과수 농사는 결딴이 난다. 갈색날개매미충의 유입지역은 설이 다양하지만 중국이 유력하다.  천적이 없거나 금세 출현하지 않는 것도 외래 벌레 퇴치에 애를 먹인다. 미국선녀벌레가 1970년대 유럽에 상륙했을 때 많은 나라가 골머리를 앓았다. 포도밭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단풍나무 등에 서식할 때는 ‘집게벌’라는 천적이 있어 문제가 안 됐다. 고민 끝에 유럽의 여러 국가가 미국에서 집게벌을 대량 수입해 풀어놓는 소동을 벌였다. 선녀벌레는 점차 사라졌고, 집게벌도 그 만큼 줄어들었다.  2006년 중국에서 처음 우리나라로 유입돼 정착한 꿏매미도 2010년 8400㏊, 2012년 6900㏊로 정점을 찍었다가 매년 줄어 지난해 1800㏊에 그쳤다. 올해는 월동란 조사에서 1600㏊로 나타나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방제 활동 덕도 있지만 ‘벼룩좀벌’이라는 토종 천적이 나타났고, 일부 새들이 잡아먹기 시작하면서다.  외래 벌레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로 유입된다. 멸강나방과 혹명나방, 벼멸구 등은 중국에서 날아온다, 혹명나방은 베트남에서도 날아오기도 한다. 곡물 수입 증가와 함께 들어온 벌레도 많다. 골프장에 잠입한 ‘잔디왕바구미’, 포인세티아꽃을 탐하는 총채벌레 등 2009년 이후 5년간 10종이 새로 출현했다. 묘목 수입이 늘면서 줄기나 뿌리 등에 붙어 유입되는 벌레도 부지기수다.  묘목 수입이 느는 것은 우리나라 기후가 점차 아열대화하기 때문이다. 사과 주산지가 대구 등 남쪽에서 경기 포천과 강원 영월 등으로 바뀌고 있다. 남해안에서는 애플망고와 패션프루트 등 아열대 과일이 하우스 재배되고 있다. 현재 2304㏊의 국내 블루베리 밭을 짓밟는 혹파리도 미국과 유럽지역 수입 묘목에 숨어 잠입했다.  이상계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대량으로 이뤄지는 정식 수입은 검역이 어느 정도 되지만 문제는 보따리상들이 가지를 자른 뒤 줄기와 뿌리를 가방에 넣어 들어오는 것들”이라며 “검역을 한층 더 강화해 외래 벌레 유입을 원천봉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커버스토리-벌레들의 침공 그 후] 벼·옥수수에 더덕더덕… 학교까지 덮친 검은 벌레 “공포 영화처럼 소름 돋아”

    [커버스토리-벌레들의 침공 그 후] 벼·옥수수에 더덕더덕… 학교까지 덮친 검은 벌레 “공포 영화처럼 소름 돋아”

    경기 용인시 백암면 송전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노승복(57)씨는 요즘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얼마 전 자신의 논을 습격한 벌레가 또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노씨는 지난 7일 아침 벼 생육상태를 살피러 논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까만 송충이처럼 생긴 벌레 수만 마리가 벼마다 다닥다닥 들러붙어 잎을 갉아먹고 있었다. 노씨는 “너무 징그러워 무섭기까지 했다”면서 “많은 벼가 뿌리와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논 옆에 심은 옥수수는 더 심해 온전한 것이 없었다. 노씨는 “몇 년 전 우리 마을 옥수수밭에서 본 벌레였지만 올해는 부쩍 늘어 자주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이웃들이 ‘멸강나방’ 애벌레라고 했다. 그는 곧바로 시에 신고했다. 멸강나방 애벌레는 노씨 논에서만 발견된 게 아니었다. 주변 6개 농가의 논과 옥수수밭 5㏊가 피해를 입었고, 이동면 송전리 논에서도 이 벌레가 발견됐다. ●강토 멸망시키는 벌레… 일반 살충제 소용없어 용인시와 농협은 서둘러 방제 작업을 벌였지만 쉽게 소멸되지 않았다. 멸강나방 벌레는 3∼4㎝쯤 자라면 웬만한 살충제로는 죽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기승을 부렸고, 시는 3일 후 더 강한 2차 방제작업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노씨는 “벌레가 자취를 감췄지만 언제 나타날지 몰라 수시로 논에 나가 살펴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토를 멸망시킨다’라는 뜻의 이름이 붙을 정도로 멸강나방은 악명이 높다. 벼와 옥수수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어 초토화시킨다. 번식력까지 강해 논에 퍼지면 벼농사는 한순간에 쑥대밭이 된다. 중국에서 날아온 나방이 깐 알에서 나온 애벌레다. 용인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가뭄이 길어 극성을 더 떤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농업기술원은 24일 도내 멸강나방 피해면적이 15개 시·군 110㏊로 지난해 10㏊보다 10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연천 등 동북부에서 시작해 도 전역으로 번졌고, 여주는 62㏊의 논이 피해를 봤다. 기술원은 몇 년간 출현하지 않은 곳까지 멸강나방 애벌레가 무더기로 나타나자 긴장했다. 각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기존 살충제로는 소용이 없으니 근육을 파괴하는 살충제로 바꿔 방제에 나서라”고 적극 당부할 정도였다. 멸강나방 애벌레는 논밭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난 5일 오전 전북 김제시 원평면 금산파출소 뒤 공터. 상가를 짓다가 수년간 방치된 이곳 풀숲에서 정체불명의 검은 벌레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처음 수십 마리에 불과하던 엄지손가락 크기의 벌레들이 순식간에 늘어났다. 이날 오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벌레들이 파출소 뒤 주차장을 가득 덮었다. ●순식간에 뒤덮어 … 경기, 작년보다 피해 10배 이 벌레들은 파출소 벽을 타고 오르는가 하면 일부는 인근 원평초등학교 쪽으로 향했다. 다음 날에는 학교 운동장과 주택가까지 벌레들이 점령했다. 학생들은 처음 보는 벌레를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쳤다. 평소 논밭에서 갖가지 해충을 많이 봐 온 농민들도 기상천외한 벌레 떼에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원평초 김수연 교무실무사는 “너무 많은 벌레가 한꺼번에 출현해 놀라는 학생이 많았다”면서 “방역작업이 끝난 지금은 학생들이 평정심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그때 벌레 얘기를 하면서 얼굴을 찡그리곤 한다”고 전했다. 조용하던 시골 마을은 난데없는 벌레 떼 습격으로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은 시청과 경찰에 불쾌감을 호소했다. 금산파출도도 시에 방역을 요구했다.시에서 대대적으로 마을 일대를 소독했지만 검은 벌레들의 습격은 1주일이 넘도록 계속됐다. 금산파출소 김만기 경위는 “징그럽게 생긴 시꺼먼 벌레들이 주차장과 벽면을 온통 뒤덮은 것을 보고 너무 놀라 저절로 뒷걸음이 처졌다”면서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멸강나방 유충은 전북 고창군에서도 발견됐다. 고창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창에서는 5∼6년 전까지 멸강나방이 안 보이다 올해 처음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등 전에 없는 지역에서도 발견 신고가 잇따랐다. 김제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용인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커버스토리] 형님 대신 회장님… 명함 파는 조폭들

    [커버스토리] 형님 대신 회장님… 명함 파는 조폭들

    깍두기 머리에 검은 정장. 금목걸이를 목에 건 조직폭력배 수십명이 유흥가를 무대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버젓한 회사 명함을 갖고 다니며, ‘형님’ 호칭은 “부장님”, “이사님”, “회장님” 등 평범한 직함으로 바꿔 부른다. 그렇다고 조폭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전국적으로 216개 폭력조직 계파 소속 5300여명이 활동한다. 서울 진출 3대 호남 패밀리라 불리는 서방파·양은이파·OB파도 건재하고, 대구 동성로파, 부산 칠성파 등 토호 조직도 세는 여전하다. 대한민국 조폭은 합법적으로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탈세, 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르는 쪽으로 선회했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수백억~수천억원대 대형 금융 범죄도 이들의 사냥감이다. 불법에서 합법으로 활동을 전환했지만 그 피해는 소액투자자와 경쟁업체 등으로 이전보다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 지난 4월 구속기소된 범서방파 두목급 김모(45)씨. 그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브로커 최모씨 등과 협력해 2012년 11월 위조지폐감별기 제조사 S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회사 돈 200억여원을 빼돌려 빚을 갚는 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사망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의 양아들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알짜배기 코스닥 상장사였던 S사는 이듬해 상장폐지됐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빌린 돈으로 지분을 인수해 바지사장으로 경영진을 바꾸고, 양도성예금증서(CD) 등 회사 자금으로 빌린 돈을 갚고서 몰래 지분을 매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알빼먹기’라는 방식으로 조폭들이 기업을 인수해 망가뜨리는 것은 이 바닥에서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나이트파 출신인 김모(47)씨는 2010년 290억여원으로 유명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인수해 회장직에 올랐다. 역시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5월 300억원대 불법 사채업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쌍방울 회장’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외친 말이 바로 “나는 조폭이 아니라 사업가”라는 항변이었다. 최근 탈퇴 조직원을 청부살해하려 해 구속기소된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48)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주유소 26곳을 운영하는 업주로 밝혀졌다. ‘주유소 재벌’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조폭이 진출한 사업 분야는 규모도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검찰이 지난해 조폭 운영 업소 383곳을 분석한 결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나 식당이 61.4%(235개)로 여전히 많았지만 건설 및 제조업14.4%(55개), 유통업 8.9%(34개), 프랜차이즈업 2.6%(10개), 주유소 1.3%(5개) 등으로 세분화됐다. 2013년 1월 서울 현대아산병원.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의 빈소에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2열로 서 조문객을 맞았다. 범서방파뿐 아니라 칠성파와 양은이파 등 30여개 계파 수백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조폭들이 공개적으로 경조사에 참여하는 일은 과거에는 단속 대상이었지만 2009년 9월 이후에는 활발해졌다. 대법원이 단순 경조사 참여 등은 조폭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 간 집단 난투극인 이른바 ‘전쟁’이나 칼부림은 크게 줄었고, 오히려 다른 계파 경조사에 조직원 수십여명을 이끌고 참석해 행사장 주변에 도열시키면서 세를 과시한다”고 말했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조직 간 평화 협정을 맺는 일도 있다. 최근에 조폭들의 새로운 사업으로 뜬 해외 원정 도박 사업의 경우엔 서로 지역을 처음부터 나눠 충돌 자체를 차단한다. 범서방파는 마카오, 파라다이스파는 필리핀, 영산포파는 캄보디아를 맡는 식이다. 그렇다고 전쟁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상대 조직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커지면 ‘역시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 지난해 11월 전주 월드컵파 조직원들이 오거리파 조직원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 2013년 2월 국제PJ파 부두목 조모(54)씨가 범서방파 두목급 나모(48)씨를 납치·폭행한 사건 모두 이권 다툼이 전쟁으로 번진 결과다. 조씨가 나씨 사업에 투자한 수억원을 날릴 처지가 되자 전쟁을 벌인 일이었다. 해외 연계 ‘주먹들’… 日 야쿠자 간부 필로폰 10㎏ 들고 서울 활보하기도 검찰은 최근 일본 야쿠자와 미국 마피아 등 해외 폭력조직과 연계한 국내 조폭의 마약거래가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최근 한국에 들어와 필로폰 10㎏을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구속한 일본 야쿠자 간부급 조직원 A씨(34)와 국내 조폭과의 연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33만명 투약이 가능한 분량인 10㎏은 지난해 수사당국이 압수한 필로폰 총량(47㎏)의 21%에 이르는 양이다. 검찰은 A씨가 이 정도 필로폰을 들고 서울을 활보한 대담성에 비춰 야쿠자들이 이전에도 한국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에만 전북지역 정읍식구파, 아파치파, 충북의 조가파, 파라다이스파, 전남 사거리파 등 많은 조직이 마약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요즘 트렌드는 조직원이 수백 명이라도 활동은 소규모 그룹 단위로 쪼개는 식이 대세다. 일부 불법 행위가 적발돼도 조직 전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능화된 셈이다. 부산 칠성파의 경우, 칠성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온천장 칠성’, ‘서동 칠성’, ‘기장 칠성’, ‘서면 칠성’ 등의 분파로 활동한다. 실제 지난해 범죄 행위에 가담한 조폭 수를 분석해 보면 사건당 20명 이하인 경우가 71%로 나타났다. 반면 40명 이상 대규모 사건은 5%에 그쳤다. 국내 조폭의 활동 양상이 달라진 계기로는 1990년 10월 13일 노태우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가 손꼽힌다. 원래 국내 조폭은 정치권과 유착된 ‘정치 깡패’가 출발점이다. 1957년 자유당 사주를 받은 동대문파 행동대장 유지광 등이 서울 장충단공원에서 야당이 주최한 시국 강연회장에 난입해 참가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1970~80년대 산업화 시대에 향락 문화 확산과 부동산 투기 열풍을 등에 업고 폭력조직들이 크게 성장한다. 호남 3대 패밀리도 이때 등장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맨주먹으로 싸우던 조폭들은 회칼 등을 쥐게 됐고, 경쟁 조직과 ‘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잦아 사회 혼란을 일으켰다. 1975년 오종철파 행동대장이었던 조양은(64)씨가 서울을 장악하던 신상사파의 명동 사보이호텔 신년회에 난입한 ‘사보이호텔 사건’이나 1986년 서울 역삼동 서진룸살롱에서 진석이파 조직원들이 맘보파의 출소 축하연에 난입해 4명을 살해한 ‘서진룸살롱 사건’등 굵직굵직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전국 175개 조직 2만 4000여명이 구속된 뒤 변화가 뚜렷해졌다. 여러 조직이 재건되는 과정에서 합법 위장 기업형 조직이 등장하는 등 음성화·지능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덩달아 검·경 수사 방식도 기업 수사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들의 탈세, 횡령·배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조폭 수사에도 특수·금융 수사 기법이 도입됐다”며 “이제는 범죄 수익금 환수 등 불법 행위의 ‘밑천 제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버스토리-벌레들의 침공 그 후] 레드파쿠·블루길·악어거북… 몰래 들여온 ‘듣보잡’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다

    [커버스토리-벌레들의 침공 그 후] 레드파쿠·블루길·악어거북… 몰래 들여온 ‘듣보잡’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다

    남미 아마존에 서식하는 ‘피라니아’가 최근 강원 횡성 마옥저수지에서 발견됐다.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보인다.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블루길, 큰입배스, 붉은귀거북 등 잘 알려진 것은 물론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악어거북 등 생소한 외래종까지 유입돼 국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 상업용이나 관상용으로 들여와 기르다 버리면서 생긴 사태다. 게다가 외래종은 국내 환경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토종 생태계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식인 물고기 관상용으로 키우다 저수지에 방류 24일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외래 생물은 동물 1833종과 식물 334종 등 모두 2167종에 이른다. 이는 2011년 1109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정부 지정 생태계 교란 생물은 뉴트리아를 포함한 동물 6종과 가시박을 비롯한 식물 12종 등 모두 18종이다. 황소개구리, 블루길(파랑볼우럭), 큰입배스,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꽃매미 등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세계 100대 악성 외래생물’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10여년 전부터 민관 합동으로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는 피라니아, 레드파쿠,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악어거북 등 듣도 보도 못했던 외래종까지 유입돼 토종 생태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지난 3~4일 횡성 마옥저수지에서 피라니아 3마리와 레드파쿠 1마리가 발견됐다. 환경당국과 주민들은 영화에서만 본 상황이 주변에서 벌어지자 극도로 긴장했다. 남미에 서식하는 식인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저수지 물을 모두 빼내고 잠수부와 전문 조사원을 동원해 인근 강까지 정밀조사를 벌였다. 조사단은 관상어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추정했다. 규제 없이 들여온 피라니아는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1만원부터 수십만원에까지 판매되고 있다. ●토종 개구리 잡아먹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최근에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의 한 인공습지에서 아프리카발톱개구리가 발견됐다. 3개의 발톱을 가진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현재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리당 2500~4000원에 거래된다. 수족관이나 동물센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색깔의 아프리카발톱개구리는 원래 검은빛을 띠지만 백색증(알비노) 개체를 모아 분홍색, 초록색 등의 색소를 주입해 관상용으로 판다.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양서류의 대표 질병인 ‘항아리곰팡이병’을 퍼트리고 있다. 여기에 황소개구리처럼 다른 토종 개구리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을 정도로 육식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서류는 관련 법상 검역 대상이 아니어서 환경부의 승인만 거치고 국내로 유입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발톱개구리 등 국내로 유입되는 양서류가 어떤 질병을 가졌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번식력 좋은 뉴트리아 충청권에서도 확인 뉴트리아는 이미 1만여 마리가 국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년에 3~4차례, 한 번에 많게는 15마리까지 새끼를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좋다. 현재 영남 지역을 넘어 충청권에서도 개체가 확인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와 환경에 완전히 적응했다. 따라서 최대 서식지를 중심으로 퇴치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집중 포획에 나서고 인근 지자체들이 협조해 이동을 막은 뒤 동시다발로 포획 작업을 펼치면 완전 퇴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황소개구리는 연못, 웅덩이 등에 서식하면서 물고기, 개구리, 뱀 등을 마구 잡아먹고 강한 번식력으로 토종 생물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있다. 지자체별로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블루길과 큰입배스의 경우도 전문 포획단까지 꾸려 퇴치에 나서고 있지만 번식력이 강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등검은말벌은 2000년 초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뒤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아열대기후인 동남아 등에 주로 서식한다. 부산과 영남 지역에서 활동하던 이 벌은 현재 전남과 강원 지역에까지 퍼져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 안으로 충북 등 중부 지역으로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았다. 꿀벌보다 20배 이상 강한 독을 지닌 등검은말벌은 도심까지 침투해 노약자를 위협한다. 천년 고찰 등 문화재를 갉아 먹는 흰개미의 공습도 만만찮다. 강원 삼척에서 발견된 이후 경북 울릉도까지 이동했다. 나리분지와 성인봉 주변 숲 등 울릉도 전역을 점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완·상업용으로 유입… 판이한 환경에도 적응 외래종은 여행, 무역 등의 국제 교류 증가와 관상·애완용 급증으로 유입돼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림수산업용 유용 생물, 식량자원용, 애완·관상·레크리에이션·전시·이벤트용, 실험·연구용 등으로 수입되거나 선박·비행기나 화물·소포, 태풍 등에 실려 유입되기도 한다. 토종 생태계 피해는 동식물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이다. 외래종 식물은 해마다 면적을 넓히며 농경지에까지 침입해 피해를 주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은 2010년 19만 5650㎡에서 2013년 26만 1750㎡로 34% 늘었다. 미국쑥부쟁이도 2006년 6만 150㎡에서 2013년 17만 3300㎡로 188%나 급증했다. 이 식물들은 산지나 하천변에서 발생한 뒤 바람이나 물을 통해 농경지로 유입된다. 경기 안성 인삼밭과 경북 안동 논에서도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다. 또 경제 수종으로 수입된 일본산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제주도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40여년간 자라 거목이 되면서 독특한 오름의 경관을 망치기도 한다. 외래종 유입 초기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기후 등 우리나라 서식 환경과 맞지 않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애완용으로 들여온 붉은귀거북은 한국의 매서운 겨울을 견뎌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혹한에 적응하면서 오히려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외래종이나 변종이 주민들 삶의 터전까지 황폐화시킨 사례도 있다. 배 농사를 짓던 울산 울주군 오대·오천마을은 1970년대 석유화학공단이 들어선 뒤 공단에서 나오는 뜨거운 온수가 마을 앞 하천의 수온을 높였고 마을의 공기까지 뜨겁게 바꿨다. 이 때문에 깔따구가 집단 서식하면서 181가구 주민들이 생활할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주민들의 아우성에 울산시는 산업단지를 조성하자고 했고, 주민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위해 외래종 무단 방사 땐 처벌 강화하기로 정부는 외래종 피해가 커지자 동식물 18종을 생태계 교란 생물로 관리하고 있다. 교란 생물을 자연에 풀어 놓거나 식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관상용 피라니아가 저수지에서 발견된 것처럼 외래 생물 관리 및 퇴치는 여전히 부실하다.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등의 국내 유입으로 토종 생태계의 훼손이 큰데도 정부는 사전에 외래종 수입 등을 철저히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외래종 퇴치에 있어 자치단체 간 협조도 원활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퇴치 작업이 집중적이고 동시다발적이어야 효율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최근 문제가 된 피라니아와 레드파쿠 등을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위해우려종을 들여와 무단 방사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환경부 승인 등 규정만 있고 무단 방사 시 처벌 조항이 없는 상태다. 이도훈 국립생태원 연구원은 “이미 유입된 종이나 개인이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에 대해 파악이 안 되는 게 문제”라며 “정부가 위해외래종에 대한 개체수와 증감, 퇴치 작업 효과 등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정이 안 된 종들 중 위해성이 높은 것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외래종 중 침입성이 강한 것들은 현실적으로 퇴치하기가 어렵다”면서 “완전한 퇴치를 위해서는 종별로 적합한 퇴치 방법을 개발해 현장에 접목, 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퇴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커버스토리] 금융상품 3대 트렌드…이 시대를 읽다

    [커버스토리] 금융상품 3대 트렌드…이 시대를 읽다

    #1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A과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영화 배급사를 찾아다니는 일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 중 흥행이 예상되면 제휴해 관련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영화 ‘상의원’ 이후 구미에 당기는 영화를 못 찾았다. 그러다 최근 영화 ‘암살’을 만났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주연(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부터 달랐다. 그는 그 자리에서 배급사와 공동 마케팅을 하기로 결심했다. A과장은 “영화 ‘암살’ 관람객 수가 600만명을 넘으면 최고 연 1.7%의 금리를 주기로 했다”면서 “이 상품은 우리은행 1년 정기예금 중 가장 금리가 높다”고 전했다. #2 수협은행 경인지역의 B지점장 별명은 ‘교황’(교회 대출 황태자)이다. 2003년부터 교회 대출을 전문으로 하면서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휴대전화 벨소리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 목사들과 통화할 일이 많다 보니 일부러 CCM(기독교음악)으로 골랐다. 몇몇 성경구절도 외우고 다닌다. 교회 대출을 맡은 뒤로는 일요 예배뿐 아니라 새벽 예배에도 가끔 참석한다. B지점장은 “예배에 참석하면 출석교인 수부터 교회 분위기, 목사님의 열정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러면 대출 금액과 한도 등이 금세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2~3년간 수시입출금 상품 증가세… 올 5개월 만에 23조 유입 ‘금융상품은 그 시대의 경제·사회·문화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시대상을 반영하지 않는 금융상품은 시장에 나와 봤자 환영받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에 사전에 고객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살피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17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수협 등 6개 시중은행에서 최근 10년치(2005~2015년 상반기) 연도별 신상품(예금·적금·대출) 목록을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3년간 정기 예·적금 상품이 점점 줄고 수시입출금(요구불 예금) 상품이 늘었다. 기준금리가 연 1.5%까지 떨어지자 은행들이 더이상 높은 금리를 주면서까지 정기 예·적금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보고 저원가성 수시입출금 상품에 매달린 것으로 보인다. 올 초부터 지난 5월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에 추가로 유입된 (수시입출금) 예금 증가액은 2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오는 10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마다 ‘집토끼’(기존 고객) 사수 작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우리·신한은행은 이미 주거래 고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고영배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장은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며 “이 전쟁에서 패하면 생존마저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 10월 계좌이동제 시행 앞두고 ‘집토끼’ 사수 총력전 그런가 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내놓거나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품들은 시장을 개척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꽤 장수(長壽)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 콘텐츠를 금융상품에 덧입힌 영화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2009년 하나은행이 영화 ‘세븐파운즈’ 정기예금(1호)을 내놓은 뒤로 계속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내놓은 시네마 정기예금 ‘암살’은 벌써 14번째 상품이다. 하나은행도 오는 24일 영화 ‘베테랑’과 연계한 정기예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흥행과 판매금액이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은행의 시네마정기예금 중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영화 ‘7광구’(1만 6023계좌, 1969억원)다. 당시 300만명이 넘으면 0.3% 포인트 우대이율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관객 수가 224만명에 그쳐 기본이율(4%)만 적용됐다. 반면 1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은 473억원어치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스포츠 스타 내세워 차별화… ‘김연아적금’ ‘류현진예·적금’ 인기 교회 대출은 틈새 시장에 진출해 ‘대박’난 상품이다. 수협은행이 2001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재무제표가 투명하지 않은 교회를 상대로 대출을 한다는 건 위험천만하다”면서 다른 은행들은 쳐다보지 않았지만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하자 서서히 시중은행도 관련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알짜배기 교회가 의외로 많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농협이 ‘미션대출’ 상품을 내놓고 공격적으로 진출했지만 아직 수협(1조 2605억원)의 절반 수준(6952억원)이다. 우리은행도 2008년 ‘실로암대출’ 상품을 선보였지만 2013년 판매(4900억원)를 끝냈다. 교회대출 영업이 쉽지 않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수협은행도 교회 대출이 교회의 무리한 확장을 부추기면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최근 대출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수협은행 여신심사부 관계자는 “신도 수가 많은 대형 교회보다는 개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건전하게 유지되는 교회 위주로 대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기존에 없던 어린이집대출 상품도 수협 작품이다. 2005년 수협은행은 ‘제2의 교회 대출’로 어린이집 대출을 지목하고 새 틈새 시장에 진출했다. 올 6월 말 잔액은 8590억원(파랑새둥지대출 잔액). 2013년 농협도 가세했지만 아직 성과(501억원)는 미미하다. 은행들은 상품 차별화를 위해 스포츠 스타를 내걸거나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군인 전용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스포츠 스타 상품은 통상 은행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스포츠 선수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다. 2009년 국민은행이 내놓은 ‘피겨Queen연아사랑적금’은 가입자 수가 6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나온 상품 중에는 농협은행의 ‘NH류현진예·적금’이 있다. 류 선수가 부상당해 우대금리를 받지 못하는데도 2779억원이나 유입됐다. 군인 전용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4%대로 은행이 사실상 역마진을 보고 파는 상품이다. 그런데도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평생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2012년 국민은행이 ‘KB국군희망준비적금’을 내놓은 뒤로 우리·하나·신한 등이 줄줄이 뛰어들었다. 하나은행의 ‘나라지킴이 적금’은 741억원어치나 팔렸다. 기본금리 4.7%에 군 복무 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헌혈을 하면 우대금리 0.8% 포인트를 얹어 준다. ●은행-다른 업종 제휴… ‘현대차 예금’ 등 하이브리드 상품 ‘붐’ 예상 상품을 기획할 때는 주로 수익성이나 트렌드 등을 고려하지만 정치적 요인을 감안하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해 유독 통일 관련 상품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한 영향이다. 이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우리겨레통일 정기예금’, ‘NH통일대박 정기예금’, ‘KB통일기원적금’ 등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광복 70주년인 올해는 ‘8·15 70주년 정기예금’, ‘하나 대한민국 만세 정기예금’ 등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상품이 유행할까. 최근 추세를 보면 자기계발, 건강 관리와 연계한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벌써 건강생활서약을 하거나 정기적으로 운동을 실천하겠다고 하면 금리를 더 얹어 주는 상품이 나오고 있다. 금연 치료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도 최근 등장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하이브리드 상품도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이종 업종 간 제휴를 통한 새로운 상품이다. 예컨대 ‘현대차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현대차를 살 때 5~10%를 할인받는다. 고영배 부장은 “자동차, 유통, 통신업계 선두 업체와 제휴하면 이자를 더 주거나 혜택을 더 늘린 신상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커버스토리] 발표 전 이미 상한가·급락… 거래소, 조사 착수

    [커버스토리] 발표 전 이미 상한가·급락… 거래소, 조사 착수

    시장은 면세점 선정 소식을 미리 알았던 걸까. 10일 장이 끝난 뒤 면세점 사업자가 발표됐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날 30%의 상한가를 쳤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점 선정과 관련해 유통 담당 분석가들이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던 사업자다. 거래량도 폭증해 거래소가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0%(1만 8000원) 오른 7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강세였다가 오후 2시 들어 상한가에 진입했다. 이날 거래량은 87만주다. 평소 거래량은 1만~3만주에 불과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중요 발표를 앞두고 불공정 거래나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를 상시 감시하고 있다”며 “거래량 폭증과 주가 폭등이 미공개 정보 이용에 따른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에 참여한 호텔신라는 장 내내 강세를 보이다 8.94%(1만 500원) 오른 12만 8000원에 마감됐다. 호텔신라와 손을 잡은 현대산업개발은 0.72%(500원) 상승했다. 반면 중견·중소기업 면세점 몫으로 선정된 SM면세점의 대주주인 하나투어는 0.75%(1000원) 하락했다. 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한 업체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신세계가 8.97%(2만 3000원), SK네트웍스가 7.71%(690원) 떨어졌다. 롯데쇼핑(-0.65%)도 약세였다. 현대백화점은 2.2%(3000원) 올랐다. 관세청은 사전에 심사 정보가 유출됐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이돈현 관세청 특허심사위원장은 이날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외부와 정보가 차단된 상태여서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오늘 아침 9시 30분까지 프레젠테이션과 심사를 진행했고 10시 넘어서부터 평가를 해서 집계하기 시작했다”며 “이 결과를 어느 정도 입수한 게 오후 3시쯤인 만큼 밖의 주가와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날인 9일 오후 대기업 7곳에 대해 심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때 심사의 윤곽이 드러났고 이 정보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었을 개연성은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은 시장감시위원회에서 관련 정황을 확보해 통보할 경우 정보 유출 의혹이 있는지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커버스토리] CEO가 직접 PT·송곳 문답 진땀… “관광·지역경제 다 살릴 것”

    [커버스토리] CEO가 직접 PT·송곳 문답 진땀… “관광·지역경제 다 살릴 것”

    역대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던 이번 서울·제주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경쟁에서는 모두 24개 기업(단체)이 경합을 벌여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하나투어의 SM면세점, 제주관광공사 단 4곳만이 웃었다. 관심이 높았던 서울 시내 면세점 대기업 부문에서는 신세계DF, 현대DF,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롯데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등이 입찰을 신청해 7대2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서울 시내 면세점 중소·중견기업 몫 1곳에는 14개의 기업이 몰리기까지 했다. 14곳에는 세종호텔, 유진기업, 청하고려인삼, 제일평화컨소시엄, 파라다이스그룹, 그랜드관광호텔, 키이스트·시티플러스 합작법인,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 하나투어, 하이브랜드듀티프리, 심팩(SIMPAC), 삼우·씨그널엔터 합작법인, 동대문 굿모닝시티 등이 있다. 대기업을 제외한 제한경쟁 방식으로 이뤄진 제주 시내 면세점 1곳에는 내국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제주관광공사, 외식업체 엔타스의 자회사인 엔타스 듀티프리, 부영주택 등 중소기업 7개 업체의 컨소시엄인 제주면세점 등이 지원하기도 했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24개 기업을 모두 10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 ▲운영인의 경영 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정도(150점) 등 5개 항목이 고려됐다.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앞으로 어떻게 점수가 매겨졌는지, 선정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한 시비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채점해 그 결과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고 밝혔다. 특허심사위원장인 이돈현 관세청 차장은 10일 결과 발표에서 “점수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다만 업체가 요청하면 해당 업체에는 점수를 알려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대기업 몫과 관련해 선정된 2위와 탈락한 3위의 격차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박빙은 아니었다”고 밝혀 사업계획 수준이 비슷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차장은 선정 업체들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계획인지에 대한 질문에 “신청 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PT)을 봤고 점수를 취합해 높은 점수를 얻은 업체를 선정했다”면서 “어떤 약점이 있는지를 비교해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선정된 업체들이 특허 신청을 했을 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관리 및 지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달 사업계획서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를 실시했다. 이어 9~10일 24개 기업을 대상으로 5분간의 PT와 20분간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판세를 좌우한 PT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지만 20분간의 질의응답 때는 송곳 같은 질문이 이어져 각 기업의 PT 진행자들이 진땀을 흘릴 정도였다. 심사위원들은 사업계획서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 외에도 평소 언론에서 면세점에 지원한 각 기업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기사가 쏟아진 만큼 지원 기업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관광 인프라 조성을 할 것이냐”, “중소기업과의 상생 방안은 무엇이냐”, “상품기획(MD)은 어떻게 할 것이냐” 등의 질문을 쏟아 냈다. 기업들은 철통 보안 속에 PT를 준비했다. PT의 중요성 때문에 각 기업은 3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PT에 최고경영자(CEO)를 메인으로 해 놨다. CEO들은 따로 시간을 내서 연습을 하는 것은 물론 합숙 연습까지 한 기업도 있었다. PT에 직접 참여했던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인 양창훈 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HDC신라면세점의 선정에 대해 “면세점을 통해 대한민국 관광산업과 지역 경제를 함께 살리겠다는 장기적인 로드맵과 그것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높게 평가해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PT를 진행한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는 “한화갤러리아는 한강과 여의도 지역의 잠재된 관광 인프라와 함께 한류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테마형 관광상품을 개발·운영하는 신개념 면세점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은 서울 시내 면세점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선정된 데 따라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에 시내 면세점을 열고 국내 대표 여행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면세점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은 “중소·중견기업의 우수 상품을 세계시장에 진출시키는 판로망과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또 신규 제주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 제주관광공사는 중문관광단지 내 롯데호텔제주에 면세점을 차리고 면세점 운영에 따른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면세점 경쟁은 일단락됐지만 오는 9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다. 면세점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소공점이 오는 12월 22일, 월드타워점이 31일 특허가 만료된다. 이에 앞서 11월 16일 워커힐면세점, 12월 15일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이 각각 특허가 끝난다. 관세청은 오는 9월 25일까지 신청서를 받아 11월 중순쯤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높은 임대료에 신음하고 中관광객만 바라보고

    [커버스토리] 높은 임대료에 신음하고 中관광객만 바라보고

    중소 화장품 기업 참존은 지난 2월 매출 세계 1위 공항 면세점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중소·중견기업 운영자로 선정됐지만 임차보증금을 내지 못해 탈락했다. 인천공항은 면세점을 12개 사업 권역으로 나눴고 이 가운데 4곳을 처음으로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했다. 당시 지원자가 없어 3곳이 유찰됐다. 나머지 한 곳인 화장품과 향수, 잡화 구역에 참존이 결정됐지만 참존은 6개월치 임대보증금 등인 277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연매출 규모가 700억원 정도인 참존에 5년간의 임차료 2032억원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액수였다. ‘면세점 사업=수익’이 아니라는 지적은 이런 사례를 통해 나온다. 시내 면세점이 진정한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이지만 공항 면세점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공항 면세점은 전용면적 3.3㎡당 1억원을 훌쩍 넘는 임대료로 사업성에 비해 지출이 커 적자를 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사업권을 얻더라도 손실을 보는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곳 다 운영하는 곳이라면 공항 면세점으로 손실을 보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지도를 높인 뒤 시내 면세점의 수익으로 공항 면세점의 손실을 메우는 식이다.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요에 따라 움직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면세점 사업이 오히려 유커 때문에 휘청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을 취소한 일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로 한국 방문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달 말까지 누적 13만여명에 이르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면세점 손실로 이어질 수 있음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면세점 실적을 보고 짐작해 볼 수 있다. 당시 국내 1위 롯데면세점은 2001년 인천공항점을 열며 승승장구했지만 사스가 확산된 2003년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16.6%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또 면세점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익만을 바라보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업계에 따르면 1962년 김포공항에 국내 최초로 면세점이 설치된 이후 현재까지 사업을 포기한 기업은 한진그룹과 애경그룹 등 20여개 기업에 달한다. 2003년 사스 때 롯데면세점만 손해를 본 게 아니다. 그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1.1% 감소한 475만명에 그쳤다. 때문에 한진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2009년 신종플루가 확산된 다음해인 2010년 AK면세점을 운영하던 애경그룹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아예 사업을 접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브랜드 특히 명품 브랜드를 면세점 안에 유치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이런 사업 운영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물건들을 진열해 팔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면세점 사업을 준비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우리나라 면세점 쇼핑 만족도가 상당히 큰 편인 데다 면세점을 보고 관광하러 오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많다”라면서 “이들이 계속 쇼핑을 하러 오게 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고 쇼핑에 이어 주변 맛집도 찾고 인근 관광도 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면세점 사업이 지속되기 위해 국내 관광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엔화 약세로 일본이 매력적인 관광지가 되면서 유커들의 일본 관광이 늘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유커들이 돌아오길 기다릴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금처럼 메르스 때문에 한국 관광을 꺼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업계와 정부 등이 나서 한국 관광을 홍보해야 하며 홍보 방식이 단순히 ‘한국이 안전하니 오세요’라는 직접적인 홍보라면 오히려 한국에 대한 불안감을 강조하는 일이 돼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중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을 통해 한국이 매력적인 관광지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커버스토리] 이부진·정몽규·김승연 웃었다…면세점 승자는 HDC신라·한화

    [커버스토리] 이부진·정몽규·김승연 웃었다…면세점 승자는 HDC신라·한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5년 만에 이뤄진 대기업들의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선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0일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대기업 몫 2곳에 대해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특허심사위원장인 이돈현 관세청 차장은 “정확한 실사와 공정한 심사 과정을 통해 면세점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이번 경쟁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신라면세점은 전 세계 면세점 순위에서 2013년 기준 세계 4위 롯데면세점보다 뒤처진 세계 7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번 용산 아이파크몰에 들어설 서울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서 롯데면세점의 아성을 위협하게 됐다. 특히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 경쟁은 대기업 오너가들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HDC신라면세점은 삼성가(家)와 현대가의 재계에서 보기 드문 의기투합으로 처음부터 면세점 특허권 획득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이 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다.정 회장은 지난 1월 일찌감치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그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점지로 정한 용산 아이파크몰은 서울의 중심인 용산에 위치한 데다 KTX·지하철1호선 용산역과 붙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방 관광 분산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됐다. 이 때문에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월 초 호텔신라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함께 참여할 것을 제안했고 같은 달 말쯤 정 회장과 이 사장이 만나 합의하면서 성공을 거머쥐게 됐다. 이날 선정 발표를 전해 들은 이 사장은 “용산 지역 발전이나 활성화를 위해 진정성 있게 차근차근 준비하고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승리자인 김 회장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경쟁 초기에는 선정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막판에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의 최대 성과다. 김 회장이 면세점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여의도 63빌딩을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고른 승부수가 먹힌 셈이다. 이 밖에도 중소·중견기업 대상의 서울 시내 면세점에는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이, 제주 시내 면세점에는 제주관광공사가 각각 선정됐다. 하나투어는 서울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에, 제주관광공사는 제주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제주에 시내 면세점을 열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들은 발표일로부터 6개월 내인 내년 1월까지 신규 시내 면세점을 열어야 하며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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