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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최고가 된 날 최고價 된 나

    [커버스토리] 최고가 된 날 최고價 된 나

    한 해가 저물어 가면서 스포츠계에도 ‘시상식의 계절’이 찾아왔다. 시즌을 마친 축구, 야구, 골프 등은 최근 각자 ‘K리그 대상’, ‘KBO시상식’, ‘KLPGA 대상’이라는 타이틀로 한 해 동안 구슬땀을 흘린 선수를 격려했다. 프로축구 이동국(36·전북), 프로야구 에릭 테임즈(30·NC),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전인지(21·하이트진로) 등은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잊지 못할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MVP를 수상하며 양손 가득 트로피와 꽃다발을 거머쥐었지만, 숨겨져 있는 진짜 부상(副賞)은 따로 있다. ●초특급 활약 MVP 받고 쏠쏠한 副賞도 받고 최우수선수급 활약에 뒤따르는 연봉 인상과 막대한 대회 상금이 바로 그것이다. 이동국은 3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K리그 최고 대우인 연봉 11억원(추정치)에 재계약했고, 테임즈도 전년도보다 50%가 상승한 150만 달러(약 17억 7000만원)를 받기로 연봉 계약서에 사인했다. 전인지는 올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상금만 24억원이다. 지난 시즌에 MVP를 차지한 양동근(34·모비스)과 박혜진(25·우리은행)도 구단과의 협상을 통해 연봉이 각각 7000만원과 5000만원씩 상승했다. ●‘억’ 소리 나는 국내스타… ‘걸어 다니는 기업’ 해외스타 그러나 ‘억 소리 나는’ 국내 스포츠 스타들의 연봉도 ‘걸어 다니는 기업’인 해외 스포츠 스타들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세계적 축구선수인 리오넬 메시(28·바로셀로나)의 연봉만 2200만 유로(약 283억원)에 달한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에 따르면 메시가 지난 10년간 연봉 및 부수입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4179억원이다. 연봉 2500만 달러(약 294억원)를 받는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37·LA레이커스)는 지난 10년간 5671억원을 벌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잭 그레인키(32)가 LA다저스에서 애리조나로 이적하며 6년간 2억 650만 달러(약 2400억원)를 챙겼다. 2015 미국프로골프(PGA)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의 주인공인 조던 스피스(22)는 시즌 상금(1203만 465만 달러)과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1000만 달러)를 합쳐 올해에만 총 2203만 465달러(약 260억원)를 벌어들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미국의 상징 흰머리독수리도 싫어하는 트럼프[화제 영상]

    미국의 상징 흰머리독수리도 싫어하는 트럼프[화제 영상]

    미국의 국조(國鳥)도 트럼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일까?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미국 공화당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화제에 올랐다. 지난 8월 타임이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 후보용 커버스토리 사진을 찍던 중 발생한 이 상황은 트럼프와 독수리간의 '충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잘 알려진대로 영상 속에 등장하는 흰머리수리는 미국의 상징인 국조다. 경우에 따라서는 '백악관의 주인'이 될 수도 있는 트럼프의 위상이 촬영 콘셉트에 반영됐던 것. 그러나 엉클 샘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독수리는 촬영 중 거칠게 날갯짓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트럼프의 손과 머리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사실 촬영 중 일어난 한낱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언론들이 이 영상을 일제히 보도하는 이유는 소위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의 현 상황과 맞물려 있다. 지난 7일 트럼프는 "우리나라(미국)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될 때까지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고 주장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자 트럼프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겠다" 며 또다시 돌출발언을 쏟아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ICT 산업 성장을 위한 핵심 가치/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ICT 산업 성장을 위한 핵심 가치/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보통신기술을 의미하는 ICT 산업은 현재와 미래 한국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산업 중 하나다. ICT 산업이 포괄하는 분야는 C(콘텐츠), P(플랫폼), N(네트워크), D(디바이스) 등으로 대표된다. 그만큼 정보 및 콘텐츠의 생산에서부터 이를 플랫폼을 통해 모으고 이용자들에게 네트워크로 실어 나르는 모든 영역이 ICT 산업에 포함될 수 있다. 최근 ICT 산업은 이용자들뿐만 아니라 교통수단이나 가전제품 등을 서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미디어에서부터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영화사 등을 포괄하는 다양한 콘텐츠 시장도 ICT라는 거대한 융합 산업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사회를 책임지게 될 ICT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인적 자원이다. 한 명의 창의적 인재가 우리 사회의 산업 구조와 삶의 방식을 모두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사례를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를 통해 경험했다. 이들은 자신의 상상력을 인간을 위한 기술과 새로운 경험으로 바꾸어 놓았다. 패러다임을 흔들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상력과 창조력이 우선되는 교육 환경과 성과 평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궁극의 목표는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인간을 이롭게 하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휴머니즘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자원이나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기술과 아이디어, 콘텐츠 중심의 성장 모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그 사례를 스마트폰과 한류를 통해 확인했다. 아이폰에 필적할 만한 스마트폰에서부터 세계적 위상을 갖게 된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성장은 미래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아니 이제는 그 이상으로 기술과 콘텐츠의 융합과 조합을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새로운 상상력을 키우고 구체화할 시점이다. 우리 사회는 10년 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ICT 사회로 변형되고 있다. ICT를 통해 차량이나 집, 장비나 기술, 인력을 공유할 수 있는 공유 경제로의 변화 등은 더이상 기존의 가치 창출 방식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서울신문도 이와 같은 사회 변화를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산업계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 재편을 설명하기 위해 ‘재계는 변혁 중’이라는 특집을 통해 재계의 발 빠른 변화들을 나름대로 잘 다루었다. ICT를 통해 이루어지는 공유경제 등에 대해서도 ‘커버스토리’ 특집을 통해 시의적절하게 잘 다룬 것으로 보인다. 틈틈이 ICT 기업들의 인수합병이나 사업다각화 등에 대한 기사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휴머니즘에 기초해 ICT 산업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또는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바탕으로 ICT 시장이 발전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ICT 산업은 급변하는 기술을 포함해 고도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콘텐츠를 포함하는 융합 산업인 만큼 지속 가능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ICT 산업 내 다양성이나 혁신보다는 시장 집중 중심의 경쟁 전략을 선택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보다 지금은 미래 상상력이 바탕이 되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창의적 투자가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ICT 산업은 인간을 위한 상상력으로부터 성장하고 진화하기 때문이다.
  • [World 특파원 블로그] 개혁잡지 ‘남방주말’ 씁쓸한 시진핑 특종

    중국에선 드물게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았던 광둥성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이 최신호에 ‘시진핑 개혁 3년’이라는 1만 3000자짜리 커버스토리 기사를 실었다. 2013년 12월 7일부터 닷새 동안 선전(深?) 등 개혁·개방 특구를 돌아본 시 주석의 ‘남순’(南巡) 3주년을 기념해 쓴 기사다. 기사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시 주석의 발언이 많이 나온다. 2013년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이 시장에 자원 배분의 ‘결정적 역할’을 부여한 점, 중국을 타이태닉호에 비유하면서 “작은 배는 침몰해도 다시 띄울 수 있지만, 큰 배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한 점, 중앙전면개혁심화영도소조 등을 직접 챙기는 이유에 대해 “특정 부서에 맡겨 놓으면 일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 등이다. “당이 무너지면 그 어떤 업적도 의미가 없다”며 공산당 통치 강화를 역설한 발언도 소개됐다. 최고 지도자의 발언을 ‘특종’ 보도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나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진보 매체가 관변지로 변질됐음을 알리는 이정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국가주석의 ‘발언 특종’은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의 전유물이었다. 지난 4일 시 주석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연설을 보도하며 ‘치사’란 의미의 ‘즈츠’(致詞) 대신 발음이 비슷하지만 ‘사직’을 뜻하는 ‘츠즈’(辭職)를 쓴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의 기자 4명이 정직 처분을 받았을 정도로 지도자 발언은 엄격하게 관리된다. 남방주말 기자들은 2013년 1월 입헌정치 실현과 당의 권한 제한을 골자로 하는 신년호 사설이 당국의 개입으로 제목이 바뀌고 내용이 수정되자 파업에 돌입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파업을 주도한 간부와 기자는 모두 쫓겨났다. 남방주말, 남방도시보, 21세기경제보도 등을 발행하는 남방미디어그룹은 “부정적인 보도를 강력히 제한하고 긍정적인 뉴스만 보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골 기자들을 깨끗이 정리한 광둥성 선전부장 퉈전(?震)은 중앙선전부의 2인자로 최근 승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커버스토리] 자동차 소유서 공유로… 1년 300만원 아낀다

    [커버스토리] 자동차 소유서 공유로… 1년 300만원 아낀다

    ●카카오택시 등록 기사 18만명 넘어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택시.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1월 12일 기준으로 카카오택시에 등록된 택시 기사는 18만명이 넘는다. 하루에 50만건의 콜(호출)이 이뤄진다. 50만명이 카카오택시를 이용한다는 의미다. 운전자와 승객이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을 공유하는 데서 가능한 사업 구조다. 서울시의 ‘나눔카’는 지난 9월 하루 평균 3950명이 사용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13년 2월 349명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났다. 20대(57.5%)와 30대(32.3%)가 이용자의 90%를 차지한다. 차가 필요하지만 사기에는 부담이 큰 청년층에게 나눔카가 대안이 된 것이다. 소유하지 말고 나눠 쓰자는 공유경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금융연구기관인 매솔루션에 따르면 공유경제 세계시장 규모는 2010년 8억 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0억 달러로 추산된다. 4년 사이 1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이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유하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고 기존 자원을 재활용해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세빗(CeBIT)은 2013년 주제를 ‘공유경제’로 정하기도 했다. 경기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차를 필요할 때만 빌려 쓰는 경우 소유할 때와 비교해 해마다 309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자동차 구입에 따른 감가상각비, 보험료, 관련 세금 등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갈등도 있다. 무엇보다 기존 사업자들이 “영역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방을 나눠 쓰는 숙박공유 업체에는 호텔 등이, 차를 나눠 쓰는 차량공유 업체에는 렌터카 회사 등이 눈을 흘긴다. 제조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유가 확산되면 사유 전제 아래 생산되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 반발… 세제·규제 정비 과제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사업자들도 공유를 대세로 인정하고 싸우기보다는 ‘공생’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BMW가 쓴 만큼만 돈을 내는 ‘드라이브 나우’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도 롯데렌터카가 차량 공유 자회사인 ‘그린카’를 만들었다. 외국의 경우 공유경제와 관련된 법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관심을 갖는 단계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공유경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세금과 규제 등 맞춤형 틀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CT의 발달로 우리나라는 공유경제 발달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자본주의와 공유경제가 공생하는 상황에 맞춘 새로운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안전·위생 등 소비자 보호시스템 미흡… 기존업계에도 적응 시간 줘야”

    공유경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부도 규제 완화에 착수했지만 성급하게 도입했다가는 자칫 소비자 피해와 기존 업계와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4일 “공유경제 확산이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안전과 위생 문제 등 충분한 소비자 보호 시스템이 없는 상태”라면서 “아직은 도입 초기여서 큰 문제가 없지만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소비자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 부원장은 “예컨대 호텔은 안전 요원이 따로 있고 방에 강도가 들어 물건을 훔쳐가거나 투숙객이 다치면 호텔에서 일정 부분 책임을 진다”면서 “하지만 숙박 공유 업체와 빈방을 빌려준 개인 공급자의 경우 방값을 넘는 손실이 발생했을 때 소비자 배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유경제 서비스를 악용한 범죄도 우려된다. 실제로 미국과 인도에서는 지난해 우버 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올 들어 미국에서는 살인, 납치, 성범죄 등 강력 범죄 전과자 25명이 우버 기사로 일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정부가 공유경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호텔과 민박, 택시와 렌터카 등 기존 업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공유경제 플랫폼과 개인 공급자는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기존 업체와의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택시 등 기존 업계에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 “공유경제 업체가 난립해 기존 업계와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주고 벌칙은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빈방 빌려줬다가 벌금 70만원? 손톱 밑 가시가 또 문제일세

    [커버스토리] 빈방 빌려줬다가 벌금 70만원? 손톱 밑 가시가 또 문제일세

    우리나라에서도 빈방이나 차량을 나눠 쓰는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성장통’이 적지 않다. 호텔, 택시 등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 맞춤형 법규 및 제도 부재(不在), 과세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공유경제가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업체들과 ‘한정된 파이’를 나눠 먹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존 업체와 고객층 달라 큰 문제없을 듯” 전문가들은 기존 사업자와의 마찰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조윤정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차량 공유는 렌터카 등 기존 업계와 부딪칠 확률이 높지 않다”면서 “렌터카 업체는 빌려줄 차량을 이미 갖고 있고 영업소 등도 공유업체보다 많아서 차량 공유 시장에 진입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차량 공유 플랫폼인 그린카도 롯데렌터카의 자회사이고 다른 렌터카 업체들도 차량 공유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조 교수는 “숙박 공유는 민박업계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호텔업계와는 고객층이 달라서 큰 마찰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다녀간 줄리안 퍼사드 에어비앤비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숙박 공유는 호텔이나 여행사와 비즈니스 모델이 겹치지 않는다”면서 “도시 중심에서 편안한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호텔로 가면 되고 현지인처럼 살고 싶으면 숙박 공유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마크 체이즈 집카(Zipcar) 창업팀 멤버도 “미국에서 택시는 3~5㎞의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타고, 10~20㎞ 거리는 차량 공유를 주로 사용하는 편이어서 택시업계와 시장 자체가 다르다”면서 “미국에서는 렌터카 업체들이 이미 차량 공유 서비스에 진출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규제’다. 지금은 호텔 등 기존 사업자에 적용하는 규제를 공유경제 업체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그러다보니 의도하지 않은 범법자가 속출한다. 지난 8월 부산지방법원은 에어비앤비로 빈방을 빌려준 집주인에게 도시민박업 신고를 안 했다는 이유로 벌금 70만원을 매겼다. 대부분은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는 실정이다. ●“플랫폼 원천징수해 세금 내는 방안 필요” 따라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유경제의 공급자가 은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등 주로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전문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기존 규제를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공유경제에 ‘거래량 연동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거래량이 일정 한도를 넘지 않으면 비전문 사업자로 봐서 낮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에어비앤비로 방을 하나만 빌려주면 비전문 사업자로 도시민박업 신고 등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10개 이상의 빈방을 빌려주면 숙박업으로 판단해 기존 규제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세금도 쟁점거리다. 공유경제로 돈을 벌면 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지금은 플랫폼은 물론 빈방을 빌려주는 공급자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황 연구위원은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서 공유경제 플랫폼이 정부에 개인 공급자의 거래량을 모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공급자가 내야 할 소득세도 플랫폼이 원천징수해서 납부하도록 세법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해외에 본사를 두고 우리나라에 법인세를 내지 않는 외국계 플랫폼의 경우 한국에서 번 돈에 대해서는 선진국처럼 법인세를 매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 근로기준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된다. 물건뿐만 아니라 경험과 지혜, 노하우 등을 교환하는 공유 플랫폼도 늘어나고 있는데 근로계약서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근로계약서에서는 직장인의 회사 밖 영리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이나 살아온 이야기를 강의하는 것 등을 막고 있는 것이다. 한상엽 위즈돔 이사는 “영업 기밀을 유출하는 것이 아니라면 경험과 지식 공유를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 “경험과 지식 공유를 허용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공유경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라면서 “공유경제 시장에서 중국과 일본 등 경쟁 국가에 밀리지 않으려면 정부가 높은 수준의 규제부터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방 하나만 빌려주면 비전문 사업자… 10개 이상이면 ‘숙박업’ 적용 검토

    기존 법규와 제도가 공유경제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도 뒤늦게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각 부처와 협의해 공유경제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면서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달 KDI의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숙박 공유의 경우 지금은 도시민박업에 속해서 외국인 관광객만 손님으로 받을 수 있다. 내국인에게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빈방을 제공하면 불법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총괄 부처인 기재부와 도시민박업 규수 담당인 문체부, 민박업 소방시설 규제 담당인 국토부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진도’가 나간 부문도 있다. 국토부는 지난 8월 쏘카 등 차량 공유 업체가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사무실 및 차고 면적을 완화해주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무인으로 차를 빌려주는 차량 공유는 사무실이나 넓은 차고가 필요 없다. 종전까지는 렌터카 업종에 적용하는 규제를 똑같이 적용받아야 했다. 다음달 시행규칙 개정안이 공포되면 차량 공유 업체는 사무실을 두지 않아도 된다. 1년 이상 주차장 사용 계약을 맺어서 예약소를 만들면 차고 면적도 줄여준다. 기재부 측은 “KDI가 내놓은 공유경제 거래량 연동 규제, 플랫폼 공급자의 소득세 원천징수 및 거래량 정보 보고 의무화 등의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이른 시일 안에 관련 법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경두 기자 esj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집·車·밥 어디까지 나눠봤니

    [커버스토리] 집·車·밥 어디까지 나눠봤니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용어는 2008년 로런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저서 ‘리믹스’에 처음 등장했다.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남에게 빌려주고, 거꾸로 내게 필요한 것은 남에게 빌려 쓰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다. 대상은 방, 자동차, 자전거 등 물건에서부터 지식, 경험 등 보이지 않는 것까지 무궁무진하다. 즉, 사용하지 않는 빈 방과 차 등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형태다. 미국 타임지는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공유경제를 꼽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공유경제 기업들이 뿌리내렸다. 2008년 세 명의 청년이 창업한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190개 국가에서 성업 중이다. 이달 초 세계 최대 여행 사이트인 익스피디아가 에어비앤비의 경쟁업체인 홈어웨이를 39억 달러(약 4조 4000억원)에 인수한 것은 공유경제 확산이 잠깐의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대학가에서 출발한 집카(Zip car)는 세계 최초 자동차 공유 업체다. 시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를 앞세워 북미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를 만큼 급성장했다. 미국에서는 스쿠터를 공유하는‘스쿠트’(Scoot)가, 캐나다에서는 자전거를 공유하는 ‘빅시’(Vixi)가 큰 인기다.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영국의 ‘저스트 파크’(Just Park)는 개인 소유의 유휴공간을 유료 주자창으로 활용한 사례다. 지난달 방한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앞으로 40년은 자본주의와 공유경제라는 두개의 상이한 경제가 함께 존재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10여년 전 자신의 베스트셀러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예언했던 세상이 어느덧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190개國 6000만명 공유하는 집- 에어비앤비(airbnb) 현지 가정집 빈방 외국인에 유료 대여 기업가치만 22조원… 글로벌 호텔 위협 이창현(29)씨는 자신의 집 한 채를 활용해 1년 넘게 에어비앤비(Airbnb) 집주인(호스트)으로 활동했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다른 호스트의 강연을 듣고 돈도 벌고 외국인 친구도 사귈 수 있을 것 같아 직장을 그만두고 뛰어들었다. 쓰레기 분리 배출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 때문에 처음에는 고생도 했지만 숙소 소개 인터넷사이트에 분리 배출 방법을 상세히 적어 놓는 등 한국 문화를 알려줬다. 얼마 전에는 관련 책을 쓸 정도로 에어비앤비의 매력에 빠졌다. 이씨는 “젊은 사람들뿐 아니라 은퇴한 분들이 적적하지 않게 소일거리로 하기에도 좋은 일”이라며 추천했다. ●은퇴세대엔 부수입… 여행객은 문화체험 에어비앤비는 성공한 공유경제 모델의 대표 주자다. 전문숙박업자가 아닌 ‘호스트’가 빈방 또는 안 쓰는 동안의 빈집을 ‘게스트’에게 유료로 제공하는 구조다. 호스트는 부수입을 얻을 수 있고, 게스트는 비교적 저렴하게 머물며 현지의 가정집에서 그 나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2008년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190개 국가 3만 4000여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200만개 넘는 방이 등록돼 있으며 지금까지 이용자 수는 6000만명에 이른다. 힐튼, 하얏트 등 글로벌 호텔업체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고 기업가치가 200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도 2013년 들어왔다. 2년여 만에 이용 가능한 숙소가 1만 2000개까지 늘 만큼 급성장했다. 에어비앤비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전년보다 세 배 이상(247%) 증가했다. 이를 통해 외국을 방문한 한국인도 265% 늘었다. 외국인 이용객 평균 연령은 30세다. 단체 관광으로 뻔한 관광지를 둘러보는 대신 현지인처럼 골목골목을 여행하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의 여행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진다. 은퇴세대의 ‘먹거리’로도 인기지만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부산지방법원과 서울지방법원은 올 들어 관할 구에 신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 집주인에게 잇따라 벌금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 모두 관할 구에 도시민박업 신고를 하지 않았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에 비해 간단한 신고요건이 적용되지만 주거 용도의 건물이어야 하고 외국인 대상이어야 한다. 에어비앤비가 인기를 끌면서 주요 도심지를 중심으로 오피스텔을 이용한 불법 숙소도 성행하고 있다. ●신고 안 하면 벌금형… 오피스텔 불법 성행도 안전 문제도 약점이다. 호스트가 숙소 소개를 올릴 때 안전시설을 갖췄는지 표시해야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호스트가 신청하면 구급상자와 소화기를 보내주고 24시간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각종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국내 150만명이 같이 타는 車- 쏘카(SOCAR) 최소 30분 10분 단위로 빌려타는 렌터카 3년새 등록차 33배↑… 사고 내고 쉬쉬 하기도 쏘카(Socar)는 대표적인 자동차 공유 업체다. 다음 창업주인 이재웅 소풍(Sopoong) 대표가 투자한 회사이기도 하다. 회원 수는 2012년 말 3000여명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7만여명, 지난해 51만여명까지 늘었다. 올해 말에는 1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쏘카에 등록된 차량도 100대에서 3300대로 크게 늘었다. 쏘카 측은 올해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업체 그린카의 성장세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자동차 공유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차량 이용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공유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공유경제는 아니다. 에어비앤비가 개인 소유의 집을 안 쓰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인데 반해 쏘카나 그린카 등의 자동차 공유는 등록차량이 모두 회사 소유다. 개인 소유 차량을 다른 사람에게 유료로 빌려주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기존 자동차 대여와 마찬가지로 이용자보다 업체 중심의 서비스라는 한계가 있다. ●車 한대 공유하면 승용차 5대 줄이는 효과 하지만 자동차 공유는 일반 대여와 많은 부분에서 차별화된다. 하루 단위로 빌리는 렌터카와 달리 최소 30분부터 10분 단위로 빌릴 수 있다. 요금도 기본 대여료에 사용한 시간만큼의 운행료만 더해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근처에 있는 차량을 쉽게 검색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차 리모컨처럼 사용한다. 반납 전 기름을 넣을 필요가 없고 차 안에 비치된 주유 카드로 기름을 넣거나 세차를 하면 포인트가 적립돼 자발적 주유·세차를 유도한다. 편도 운행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빌린 장소에 반납할 필요 없이 가까운 장소에 두고 갈 수도 있다. ●지자체와 연결 사업… 서비스 개선은 숙제 이런 장점에 여러 지방자치단체도 자동차 공유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2012년 공유도시를 선포하고 이듬해부터 ‘나눔카’ 사업을 시작한 서울시는 5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나눔카 차량에는 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공용주차장 이용료를 50% 할인해 주고 세차와 수리 기준 등을 정해 관리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나눔카 1대는 승용차 3.5대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 나눔카 이용자들이 승용차 구입을 포기하거나 구매계획을 장기간 미룸으로써 나눔카 1대당 승용차 5대 보유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고준호 서울연구원 박사는 “친환경 자동차 비율을 확대하고 대중교통과의 공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젊은 층 위주의 이용자층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서비스 개선은 과제다. 직장인 김성신(31)씨는 얼마 전 공유 차량을 빌렸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주차돼 있던 차를 살짝 들이받은 것이다. 김씨가 빌린 차는 손상이 크지 않아 수리를 받지 않아도 됐지만 업체 측은 20만원을 요구했다. “브레이크패드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주장은 소용없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차를 쓰다 보니 실내를 더럽힌 채 그대로 두거나 사고를 내고도 쉬쉬한 채 반납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업체 측은 차량을 빌릴 때 꼼꼼히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전송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때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면 이전 이용자의 잘못을 덮어쓰는 일도 생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커버스토리] ‘플랫폼 공유’ 똑같지만… 카카오택시는 합법·우버는 불법·P2P대출은 대부업

    공유경제란 물건을 빌려주고 빌려 쓰는 개념이다. 이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을 공유하는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그 영역은 무궁무진해진다. ●앱으로 콜 … 수수료 없는 카카오택시 카카오택시는 기존 택시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것이다. 카카오택시 운전자들은 탑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이 콜을 선호한다. 승객 입장에서는 택시를 부르는 수단이 전화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바뀐 것이다. 아직까지 승객도 택시 운전자도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다. 반면 우버는 논란 끝에 국내에서 불법이 됐다. 여객자동차운수법에 따르면 차를 빌려 이를 또 영리행위에 쓰거나 남에게 다시 빌려주는 것도 불법이다. 우버는 해외에서 차량은 물론 운전자 제공 서비스를 담당했다. 운전자가 논란이 되면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도 불법 판정을 받았다. 우버는 국내에서 기존 서비스를 접고 카카오택시 블랙 출범에 맞춰 우버블랙 출시를 계획 중이다. 아이들의 옷을 판매하는 키플(www.kiple.net)도 공유경제로 볼 수 있다. 키플은 회원에 한해 옷을 팔고 판 돈으로 다른 옷을 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돈은 이 사이트에서만 쓸 수 있는 ‘키플 머니’다.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2만 2300명의 회원들이 옷을 공유하는 것이다. ●기준 없는 P2P대출… 세전 수익률 年 8.7% P2P(Peer to Peer) 금융도 플랫폼을 공유한다. P2P는 마땅한 잣대가 없어 국내에서는 대부업으로 분류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P2P대출의 평균 세전수익률은 연 8.7% 수준으로 저축은행이나 은행의 웬만한 적금 이자율보다 높다. 이런 매력으로 5만여명이 P2P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만원 안팎의 소액이 모여 올 상반기에만 총 52억 6000만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건당 1565만원꼴이다. 2013년(824만원)에 비해 규모가 두 배 커졌다. 시간과 경험을 공유하는 공유경제도 있다. ‘소셜 다이닝’이란 개념으로 2012년 12월 시작한 집밥은 회원이 10만명이다. 식사를 같이하는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공예, 봉사, 문화 등 8개 카테고리에서 매주 250개 안팎의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사람 도서관’을 표방하는 위즈돔은 회원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 미국의 태스크래빗(www.taskrabbit.com)은 한발 더 나아가 특정 작업에 전문가와 수요자를 연결해 준다. 국내에서는 인력중개업에 해당해 아직 서비스가 되고 있지 않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집시 시네마’ 들고 돌아온 박주원… 기타 선율 위 강렬해진 영화 음악

    ‘집시 시네마’ 들고 돌아온 박주원… 기타 선율 위 강렬해진 영화 음악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2010년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과 함께 ‘007 제임스 본드 테마’를 연주한 디지털 싱글을 꺼내 놓고 이듬해 국내 영화 ‘러브 픽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 참여했을 때 영화음악 재해석 앨범은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을까. 박주원이 새 앨범 ‘집시 시네마’를 들고 돌아왔다.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았던 ‘캡틴’ 이후 2년 만이다. ‘닥터 지바고’와 ‘러브스토리’, ‘남과 여’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 음악들이 집시 기타 선율 위에서 화려하고 강렬하게 스텝을 밟는다. 대중음악계 맏형 최백호, 여성 싱어송라이터 프롬,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바이올린 연주자 강이채, 재즈 비브라폰 연주자 이희경, 색소폰 연주자 장효석 등이 앨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세월의 더께가 느껴지는 최백호의 목소리가 얹힌 ‘스피크 소프틀리 러브’가 가장 흥미로운 트랙이다. 영화 ‘대부’의 주제가로 앤디 윌리엄스가 부른 원곡은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집시 리듬에 페이소스가 넘치는 목소리가 버무려지며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 최백호 최초의 팝 커버곡이다. 박주원·최백호의 만남은 박주원 2집 수록곡 ‘방랑자’ 이후 4년 만이다. 덩리쥔이 불러 은은함과 뭉클함을 주던 ‘첨밀밀’의 주제가 ‘월량대표아적심’은 역동적인 룸바 리듬에 실려 춤을 춘다. 신예 퍼커션 연주자 정솔의 빨마스(손뼉으로 만든 리듬)에 실린 ‘남과 여’는 드라마틱하게 변모했다. 다른 곡과 달리 오로지 기타 한 대로만 담백하게 연주되는 ‘러브레터’ 테마는 요즘 계절에 제대로 어울리는 트랙이다. JNH뮤직.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얼굴로 정치하냐고요? 얼굴 팔려 더 치열해요!

    [커버스토리] 얼굴로 정치하냐고요? 얼굴 팔려 더 치열해요!

    외모가 출중한 ‘얼짱 정치인’들은 방송 카메라 등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유권자들에게 정치 활동을 홍보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만 부각돼 자질이 부족하다거나 콘텐츠가 빈약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얘기다. 얼짱 정치인들이 겪은 에피소드와 명암을 들어봤다. 여야를 대표하는 ‘여성 얼짱 의원’으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이 꼽힌다. 특히 나 위원장의 뛰어난 외모는 국경을 초월한다. 지난 3월 중국 외교부 소속 류젠차오 당시 부장조리가 나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미인이셔서 중국에도 인기가 많다”고 한 뒤로 ‘외교적 결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 위원장은 “외모보다 의정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푸념 아닌 푸념을 했다. “초선 때는 인지도를 높이는 데 외모가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정 활동 성과마저도 외모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50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이다. 대학 시절 운동권에 몸담았던 유 대변인의 외모에 반해 운동권에 뛰어든 후배들이 적잖았다는 ‘전설’이 지금껏 회자된다. 나이가 어린 줄 알았다가 뒤늦게 자신보다 손윗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 여야 의원들도 한둘이 아니다. 유 대변인은 의정보고회 등 유권자들과 대면하는 자리에서 말끔한 정장 대신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하며 젊은 감각을 과시해 왔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유난히’ 작은 얼굴이 콤플렉스였다고 한다. “어릴 때 얼굴이 매우 작아 놀림을 받았다. 당시는 살이 붙은 복스러운 얼굴이 인기가 많았다. 아버지도 한 손에 들어오는 딸의 얼굴 크기에 걱정이 많으셨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은 자랑거리다. 신 의원은 “지역 행사에 참석해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면 주민들이 뒤로 숨거나 얼굴을 뒤로 젖혀 최대한 카메라에서 멀리 떨어지려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웃었다. 남성 동안으로는 40대 중반인 새누리당 김세연, 새정치연합 정호준 의원이 꼽힌다. 둘 다 ‘귀공자’ 스타일로, 여성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동안’ 외모가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다. 김 의원은 의원 배지를 가슴에 달지 않고 지역 행사에 다닐 때 행사 주최 측 요원들이 의원인 줄 모르고 안내를 하지 않거나 아예 출입 제지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어려 보이는 게 싫어서 의도적으로라도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이게 ‘스타일링’을 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외모가 오히려 정치 활동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호소한다. 정 의원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는데 주민들이 제가 후보인 줄 모르고 나이가 지긋하신 제 선거운동원에게 악수를 청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유권자들이 저의 외모를 보고 ‘고생도 모르고 자랐을 것 같다’고 평가하면 난감하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은 눈썹이 짙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특히 눈썹은 캐릭터 ‘앵그리버드’를 연상케 한다.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면 ‘아줌마 부대’에 둘러싸인다. 행사가 끝나면 같이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쇄도한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진주에 사는 40대 후반의 한 여성 유권자는 “박 의원을 엄마도 오빠, 딸도 오빠라고 부르는 집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유권자들과 사진을 찍느라 화장실이 급한데도 움직이질 못해 고생한 적이 많다”면서 “너무 외모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공약이나 정책에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조각 미남’으로 불린다. 코가 크고 눈이 쑥 들어가 마치 외국 영화배우를 연상케 한다.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 때였다. 수원 영동시장에서 방송 카메라단이 정 의원을 촬영하자 시민들은 정 의원을 배우로 착각했다. “드라마 찍나 보다”, “분명 어디선가 봤는데, 누구더라” 하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2013년 한 지인의 결혼식 주례를 봤다. 그런데 그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 사람이 다름 아닌 배우 윤상현씨였다. ‘주례 윤상현, 축가 윤상현’인 상황이 된 것이다. 하객들은 ‘동명이인’의 등장을 신기해하며 “윤상현 둘 다 잘생겼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의원은 ‘꽃미남’ 스타일이다. 송 의원은 “2012년 총선 때 배우 김유석씨와 동반 유세를 다녔는데 선거 후보가 아니라 김유석씨와 함께 나온 연예인으로 오해받기도 했다”면서 “지역에서 30~40대 주부들을 만나면 제 얼굴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며 ‘화장을 못해 부끄럽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좋은 이미지만 유지하려다 보면 언행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 우상호 의원은 ‘스마일맨’이다. 영화배우 같은 또렷한 외모는 아니지만 서글서글한 미소가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평을 받는다. 우 의원은 “당 대변인을 여러 차례 맡으며 카메라 앞에 자주 섰던 것이 지금의 ‘웃는 얼굴’을 만들었다”고 했다. 지역에서도 푸근한 외모로 인기가 높다. 지역구에 있는 시장의 한 상인은 “인물로 보면 우상호만 한 의원이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도 가끔 외모 덕을 본다고 한다. 최근 지역구에서 개최한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지역 여러 곳을 아무리 다녀 봐도 의원님이 제일 잘생겼다”고 말해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홍 의원은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씀을 해 주시면 지역구민들과 금방 말문을 틀 수 있고 보다 쉽고 편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주요 정치인과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이미지 컨설팅 노하우를 전수하는 ‘이미지 전략가’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며 ‘MB=파란색’ 공식을 만든 주인공이다. 현재 아주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 겸 예라고㈜ 대표이사는 각종 선거에서 주요 정치인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도와왔다. 현재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MOT)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무총리실 민간 홍보자문단 자문위원, 대검찰청 검찰홍보자문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 [커버스토리] 여야 잠룡들, 이미지 컨설팅 받는다면…

    [커버스토리] 여야 잠룡들, 이미지 컨설팅 받는다면…

    시대에 따라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상이 달라지는 만큼 선호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도 바뀌곤 한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서민적인 이미지가 이회창 후보의 대쪽 이미지를 누르고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2007년 대선에서는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적 바람을 업고 열정적 이미지를 갖춘 이명박 후보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남북문제에 전문성을 보였던 정동영 후보를 꺾고 대권을 쥐었다. 지금 이 시대 국민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갖춘 대권 후보는 누구일까. 서울신문은 올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 이상을 기록한 여야 잠룡들의 이미지를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직접화법 형식으로 소개한다. 글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일러스트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우직한 카리스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카리스마’가 먼저 떠오른다.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별명에 걸맞게 ‘우직함’, ‘열정의 리더십’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보폭이 크고 자신감 넘치는 몸짓 하나하나가 이러한 김 대표의 이미지를 뒷받침한다. 김 대표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재계 인사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의 목소리 톤 자체는 저음으로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지만 끝을 흐리는 습관은 결단력이 부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은 자칫 배려가 부족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카리스마를 넘어 강압적으로 비칠 경우 상대방 입장에서 무례함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단적인 예로 김 대표가 기자들에게 툭툭 반말을 던지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심심찮게 포착된다. 이를 보완하려면 되도록 환하게 웃는 모습을 많이 노출할 필요가 있다. 서민형 엘리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스마트한 풍모와 서민적 이미지를 동시에 갖췄다. 외모만 놓고 보면 금융권 종사자 같은 세련미가 느껴지지만 인권 변호사 등 과거 전력을 보면 서민적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큰 키와 강한 인상을 주는 눈매로 전체적인 외모는 ‘호감형’에 속한다. 문 대표가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한 특전사 시절 ‘얼짱 사진’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염색을 하지 않아 희끗희끗한 머리 역시 문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다소 어눌한 말투에는 답답함과 친근함이 공존한다. 다만 대권주자로서 갖춰야 할 이미지 중 카리스마적 요소는 부족하다. 당 대표로서 리더십의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와 맞물려 있다. 보다 결단력 있는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서는 진한 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거나 안경테를 사각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완벽한 젠틀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형’ 인물이다. 반 총장의 스마트하고 젠틀한 이미지와 유사한 역대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반 총장은 외교관 등 정부 관료로서의 경력과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현재 타이틀에 맞게 격식을 갖춘 모습들이 주로 카메라에 포착된다. 옷차림도 항상 보수적이다. 교과서처럼 반듯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다만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나선다면 지나치게 완벽한 이미지는 오히려 대중 정치인으로서 ‘독’이 될 수 있다. ‘너무 완벽해 보여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심리에서다. 반 총장을 보면 ‘과연 캐주얼도 입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요즘 ‘젊은 정치인’들이 각광을 받는 추세인 만큼 1944년생인 반 총장에게 느껴지는 ‘올드함’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유쾌한 옆집 아저씨 박원순 서울시장 유쾌한 에너지가 넘친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이미지도 있다. 자신을 ‘원순씨’로 명명한 점도 친근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 시장이 보유한 ‘친숙한 이미지’는 모든 정치인이 가장 탐내는 ‘워너비’ 요소다. 재미있는 점은 박 시장과 반 총장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엘리트 관료의 전형이라면 박 시장은 서민적 이미지가 강하다. 박 시장 역시 반 총장처럼 다소 올드해 보인다는 것은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옷을 타이트하게 입거나 1대9 또는 2대8 가르마에서 벗어나 차라리 짧은 헤어스타일 등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다. 자신만만 귀공자 오세훈 前 서울시장 대표적인 ‘얼짱 정치인’이다. 귀공자적인 풍모로 ‘스펙’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표현할 때 자신감도 넘친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풍기는 여유롭고 유쾌한 에너지와 흡사하다. (미남형 얼굴에 키가 큰 데다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니고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서울시장 재직 시절 공개 행사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40~50대 여성들이 오 전 시장 주변에 한꺼번에 몰려 다른 귀빈들을 ‘들러리’로 만들곤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다만 외모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얻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콘텐츠’ 측면에서도 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온화한 소년상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이 돋보인다. 다른 잠룡들과 비교할 때 웃는 표정이 가장 자연스럽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과 같은 순수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2012년 ‘안철수 현상’의 근저에도 이러한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 같은 선한 인상이 역으로 정치인으로서는 우유부단함으로 비칠 수 있다. 자신의 유(柔)한 이미지를 단호한 말투로 극복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다만 국회의원이 ‘5번째 직업’이라는 안 의원에겐 아직까지 정치인으로서 입는 정장보다는 교수, 벤처 사업가 시절 즐겼던 캐주얼이 더 어울려 보인다. 앞으로 정장 맵시를 살리는 게 정치인 안 의원이 풀어 나갈 과제다. 원칙주의 뇌섹남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합리적 카리스마’가 연상된다. 뾰족한 턱선과 날카로운 눈매로 원리·원칙을 중시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차분한 목소리와 담담한 말투도 유 의원의 ‘신뢰와 원칙’의 이미지를 뒷받침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다. 자칫 날카로워 보일 수 있는 인상을 동그란 안경테로 희석시킨 점은 스타일 활용의 ‘좋은 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인물이 감정 표현을 절제한 채 예리한 비판을 할 경우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다. ‘교수님’ 같은 이미지는 ‘통 큰’ 정치인이 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애교가 가득한 표정, 활짝 웃는 모습 등이 요구된다.
  • [커버스토리] 비주얼 전성시대…정치도 ‘이미지’다

    [커버스토리] 비주얼 전성시대…정치도 ‘이미지’다

    ‘비주얼 시대’인 오늘날 정치인에게 좋은 이미지는 필수 요건처럼 됐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외모를 앞세운 ‘이미지 정치’ 또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인사는 27일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모두 잘생긴 건 아니지만, 잘생긴 것이 정치를 잘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은 된다”고 말했다. 최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폴 라이언 미국 연방하원의장 등 젊고 잘생긴 정치인이 주목을 받는 데 외모가 한몫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서울신문은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과 함께 정치인에게 필요한 이미지 요소를 유형별로 분석했다.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를 차지한다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인 ‘머레이비언의 법칙’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의 비언어적 표현을 유형별로 나눴다. ▲열정적 카리스마 ▲지적이고 차분함 ▲치밀하고 분석적 ▲우아하고 매혹적 ▲편안하고 부드러움 ▲친근하고 귀여움 ▲유쾌하고 즐거움 ▲강렬하고 섹시함 등으로 분류했다. 허 소장은 우선 “한국인의 정서에는 열정적인 카리스마를 갖춘 정치인들이 아직까지는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해당 유형의 인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꼽았다. 여성 정치인 중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이 카리스마적 요소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카리스마와 정반대인 서민적 이미지의 경우 친근함이 돋보여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는 유형이다. 허 소장은 “부드러운 인상의 정치인은 유권자로 하여금 다가서기 편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진영, 새정치연합 안철수·정세균 의원 등이 여기에 속했다.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희정 충남지사와 같은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정치인이 인기를 끄는 반면 ‘지역 일꾼’을 원하는 농어촌 지역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 새정치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같은 열정적이고 우직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인과 다소 거리가 멀 것 같은 귀여운 이미지에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포함됐으며 홍정욱 전 의원은 유쾌함과 섹시한 이미지를 동시에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소장은 “귀엽거나 유쾌한 이미지의 정치인은 카리스마적 요소를 덧붙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커버스토리] 좌절된 ‘아랍의 봄’…IS 악마를 키웠다

    [커버스토리] 좌절된 ‘아랍의 봄’…IS 악마를 키웠다

    132명의 목숨을 앗아간 ‘11·13 파리 연쇄 테러’의 배후에는 이슬람국가(IS)가 자리한다.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자처하는 유럽 국적의 무슬림 젊은이들은 IS의 행동대원이 됐다. 국적과 종교를 묻고 가차없이 총격을 가했다. 몸에 두른 폭탄은 대량 살상을 불러왔다. 왜 이런 살상극이 벌어진 것일까. 이를 따져 보는 것은 IS에 대한 대응 못잖게 중요해졌다. 열심, 노력이란 뜻의 ‘지하드’(이슬람성전)는 이제 서구 기독교 국가에 이슬람 공포증을 유발한다. 애초 가치 중립적이었던 단어였지만 이젠 탈색됐다. 새롭게 도래한 갈등의 구도 속에서 새뮤얼 헌팅턴 하버드대 교수가 예언했던 문명 간 충돌이 현실화한 것이다. ‘지하디스트’도 원래 단일한 이념으로 철저하게 무장한 전사들은 아니었다.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 정경대 중동연구센터 소장은 “냉전이란 진영론이 쇠퇴하면서 적과 우군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 낸 악마 같은 존재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자신의 책 ‘지하디스트의 여정’에서 “알카에다는 유기적 조직이 아니었을뿐더러 아랍인과 무슬림 주류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나아가 지하디스트들을 자멸시킬 절호의 기회는 2011년 ‘아랍의 봄’이었다고 말했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시민 혁명은 “폭력만이 독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알카에다의 주장을 퇴색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서방이 민주 혁명 이후 찾아온 힘의 공백을 교묘히 이용하면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던 비주류 소수 조직에 불과했던 지하디스트들이 오히려 급격히 세력을 팽창시켰다. ‘지하드’ 원래 뜻은 노력… 이슬라모포비아 유발 ●하디스에 집착하는 급진주의자들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와 벤 알리 대통령이 2011년 실각한 리비아와 튀니지에서는 현재 ‘안사르 알샤리아’ 등 무장조직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알제리 작가인 알리 말렉은 “무슬림이 전 세계를 정복해야 한다는 지하디스트들의 주장은 코란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이슬람 근본주의의 토대가 되는 샤리아법도 코란의 일부 구절에만 근거를 둘 뿐이란 것이다. 실제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는 코란 대신 ‘하디스’라고 불리는 경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선지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후대에 기록한 책이다. 예컨대 코란에서 무함마드는 침략에 대항하는 방어적 지하드만을 용인했고, 미래에 대한 예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하디스에서 무함마드는 무슬림의 세계 정복이란 미래를 예언하고 있다. 하디스는 무함마드 사후 옴미아드 왕조(661~750년) 시대에 처음 출현했다.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1세대 지하디스트로 1970년대 이후 무장투쟁을 주도한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과 1981년 이집트 대통령인 안와르 사다트의 암살을 주도했던 무장단체 ‘알지하드’ 등을 꼽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과 전쟁을 벌인 무자헤딘은 서방의 지원을 받아 힘을 키웠다. 9·11테러의 총책인 오사마 빈라덴도 무자헤딘의 지도자였다. 1996년 아프가니스탄에 둥지를 튼 빈라덴은 알카에다를 출범시키며 2세대 지하디스트들을 이끌었다. 1996년부터 빈라덴 수하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은 아부 잔달이 대표적인 2세대 지하디스트로 꼽힌다. 2000년 10월 예멘에서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 해군 구축함 콜호 폭파사건을 주도했다.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소련과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과격해진 극단주의자들은 지하드에 중독된 상태였다”고 해석했다. ●IS·보코하람, 알카에다 계승한 ‘쌍둥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소련의 아프간 침략과 비슷한 ‘학습효과’를 불러왔다. 빈라덴을 숨기고 비호하던 아프간의 탈레반 정부도 미국의 공격을 받고 실각했다. 이후 주변국에선 이슬람 급진세력이 활개를 쳤다. 최근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는 3세대라고 부를 수 있다. 이합집산하며 하나의 거대한 세력으로 힘을 불리고 있다. 이들은 결국 한 뿌리에서 비롯됐다. 중동의 IS와 아프리카의 보코하람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나이지리아에 근거한 보코하람은 최근 IS에 충성을 맹세하기 전까지 IS와 ‘쌍둥이’ 행보를 보였다. 수니파 계열의 반정부 단체로 서구 문명과 사상, 기독교 등에 뿌리 깊은 증오심을 품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알카에다를 계승한 탓이다. 두 조직은 각기 ‘이슬람 제국 건설’을 목표로 세력을 확장했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인질 살해 장면 등을 공개하며 다른 무장 단체들의 기를 꺾고 자신들의 사기를 진작한 것도 닮았다. 시공을 초월하는 지하디스트들의 공통점을 대변한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외로운 늑대’들이 지하디스트가 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국제사회가 혼신의 힘을 다해 아랍권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임성기 회장은 누구

    [커버스토리] 임성기 회장은 누구

    지금의 한미약품 신드롬을 있게 한 중심에 임성기(75) 한미약품 회장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임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한미약품의 성장 과정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한 임 회장은 1957년 서울 동대문에서 문을 연 ‘임성기 약국’으로 시작했다. 이후 1973년 한미약품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제약업계에 발을 디뎠다. 임 회장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한미약품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특히 2010년 영업 출신의 사장 대신에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현 이관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결단은 지금의 ‘대박 수주 신화’를 있게 한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영업력을 확장하며 국내 주요 업체로 성장했던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투자로 방향을 전환한 데 대해 당시 업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했을 정도였다. 임 회장은 이후 R&D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1년 840억원에서 시작한 R&D 투자 비용은 2012년 910억원, 2013년 1158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1525억원을 R&D에 집중시켰다. 결국 이 같은 승부수는 올해에만 7조 6000억원이라는 국내 제약업계 초유의 대규모 기술 수출로 돌아왔다. 경영 일선에서 여전히 활동 중인 임 회장은 2남 1녀를 뒀다. 장남인 임종윤(43) 한미약품 사장과 장녀 임주현(41) 한미약품 전무, 차남 임종훈(38) 한미약품 전무(한미IT 사장) 모두 한미약품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복제약 시대는 갔다” 겁 없는 신약 도전

    [커버스토리] “복제약 시대는 갔다” 겁 없는 신약 도전

    복제약 생산과 판매에만 머물던 국내 제약업체들이 최소 10년 이상, 많게는 수조원 대 투자가 진행돼야 하는 신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7조 6000억원의 ‘수주 잿팟’을 떠뜨린 한미약품의 성공신화에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성공을 계기로 각 업체들이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약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업계의 이런 변화는 그동안 자동차, 철강, 전자 등 ‘중후장대’ 산업에 몰두하던 모습에서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았다는 신호탄이기도 한 셈이다. ●한미약품 7조 6000억 수주잭팟도 R&D 투자의 힘 이 같은 기대감은 국내 제약업체들의 주가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보건의료 분석업체인 팜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 제약사(바이오·원료의약품·지주회사 포함)의 시가총액이 40여일 만에 20% 가까이 증가해 68조 1593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업체도 9월 말 10곳에서 두 달 만에 2곳이 늘어 12곳이 됐다. 13일 현재 종가 기준 한미약품의 주가는 76만 500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7일 54만 7000원에서 최고조였던 9일에는 82만 4000원으로 51% 급등했다. 3년 전 7만원대였던 주가에 비하면 12배가량 뛴 셈이다. 9일 한때 한미약품 시가총액은 8조 4303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재계순위 4위인 LG전자의 시총(8조 3133억원)을 넘어섰다. ●상장 제약사들 시가총액 40여일 만에 20% 증가 한미약품의 주가상승 비결은 연구·개발(R&D)에 있다. 임성기(75) 회장은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 제대로 된 글로벌 신약을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45억원이었지만 R&D 비용에는 무려 1354억원을 투입했다. 경쟁사들이 약 팔기에 매진할 때 임 회장은 기술개발에 전념했다. ●녹십자·종근당 R&D에 400억씩 투자… 신약 개발 박차 제2의 잿팍을 노리는 제약업체들은 개별 신약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신약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녹십자는 혈액분획제제인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학적제제 품목 허가 신청을 연내에 마칠 계획이다. 녹십자는 지난 상반기에만 전체 매출액의 10%에 가까운 447억원을 R&D에 투자했다. 22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종근당은 올 상반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억원 이상 늘어난 409억원을 R&D에 투자했다. 고도비만치료제로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CKD-732’를 글로벌 제약사들을 놀라게 할 비장의 무기로 기대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차별화·타이밍이 신약 개발 성공의 핵심 포인트”

    [커버스토리] “차별화·타이밍이 신약 개발 성공의 핵심 포인트”

    “어떤 분야에 집중하느냐, 그리고 결정을 했다면 적기에 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스피드. 차별화와 타이밍이 신약 개발 성공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13일 경기 화성시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소장실에서 만난 권세창(전무이사) 소장은 신약 개발의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차별화와 타이밍을 제시했다. 권 소장은 “신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개발을 집중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면서 “한미약품은 매일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투여 시기를 1주일에 한 번으로 늦추자는 차별화된 분명한 목표를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빠르게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임상2상까지 마쳤던 C형 간염 신약인 ‘랩스-인터페론 알파’의 연구개발을 중단한 것도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에서 더 발전된 신약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면서 “타이밍을 놓친 신약 개발은 지체없이 중단하고 더 큰 프로젝트로 연구인력을 보강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는 결론에 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권 소장은 이번 ‘수주 잭팟’을 이룬 독자기술 ‘랩스커버리’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13년 전 지속형 기술이 필요한 시장은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라고 판단했고 앞으로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이 분야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면서 “여기에 우리의 기술력을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는 분야가 당뇨와 비만 쪽이라는 결론을 내려 시작하게 된 게 ‘퀀텀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퀀텀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리는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개발했다. 권 소장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과감한 투자도 이번 성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약 개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가 임상 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이라면서 “2006년 임 회장이 먼저 ‘공장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제안해 평택공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6년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권 소장은 1996년 한미약품 연구센터 이사로 합류해 2012년부터 한미약품 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수주 잭팟’ 이끈 한미약품 연구센터 가 보니

    [커버스토리] ‘수주 잭팟’ 이끈 한미약품 연구센터 가 보니

    동탄2신도시 조성이 한창인 경기 화성시. 아직 아무런 건물도 올라가지 않은 신도시 벌판 한가운데 깔끔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인 7조 5000억원 규모의 ‘수주 잭팟’을 터뜨린 한미약품의 연구센터다. 13일 오전에 찾은 한미약품 연구센터는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최근 잇달아 언론의 조명을 받은 탓인지 다소 들뜬 모습이었다. 권세창 한미약품 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기술 수출로 성과를 내고 주변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셔서 연구원들도 ‘우리가 해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연구원들이 마음속으로는 벅찬 마음이 있을지라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맡은 일을 조용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8층으로 이뤄진 연구센터는 연구소장실과 연구지원팀이 있는 1층을 제외하고 모든 층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실로 사용된다. 권 소장은 “연구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던 2004년에는 5개층만 쓰고 나머지 6~8층은 벤처연구팀에 임대를 줄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나면서 2년 만에 8개층 전체를 다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주 잭팟’을 이뤄낸 기술 ‘랩스커버리’가 탄생한 곳은 4층의 바이오팀이다. 이곳에 있는 50ℓ 규모의 발효기에서 대장균 유전자재조합기법을 통해 천연형 단백질 대량생산을 위한 단계를 거쳐 분리와 정제를 한 활성단백질에 캐리어를 결합,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의약품을 제조, 생산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이곳에서 현재 일주일 1회에서 발전한 월 1회 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약품은 5층과 8층으로 이동해 동물실험 및 약리 독성 실험을 한다. 특히 실험용 쥐 55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5층의 소동물실은 온도와 습도, 환기 등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청정구역으로 무균복과 마스크를 쓴 뒤 에어샤워를 해야만 출입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이곳에서 개발하거나 개발 중인 신약 관련 기술을 세계 학회 등을 통해 꾸준히 발표해 피드백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 6월과 9월 미국과 유럽 당뇨학회에서 발표한 ‘랩스-CA-엑센딘-4’ ‘랩스-인슐린 115’ ‘랩스-인슐린 콤보’ ‘랩스-GLP/GCG’는 발표로만 그치지 않고 책자로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배포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들 기술 모두 사노피와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제휴 협약을 맺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신약개발 연구 성과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향후 장기적으로 연구소를 더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 소장은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한 해라도 일거리가 줄어든 적이 없었다”면서 “한미약품의 R&D 관련 일거리가 앞으로도 더욱 늘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M1탄피 등 유품 조작…아군 유해로 ‘바꿔치기’, 軍 간부가 “유해 개체 수 늘릴 수 없냐” 제안도

    [커버스토리] M1탄피 등 유품 조작…아군 유해로 ‘바꿔치기’, 軍 간부가 “유해 개체 수 늘릴 수 없냐” 제안도

    # 2014년 강원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6·25전쟁 당시인 1951년 4월 22일부터 27일까지 국군 5사단과 북한군 12사단이 치열한 교전을 벌인 이곳에선 76구의 유해가 수습됐다. 양측 모두 수많은 희생자가 나온 격전지임에도 3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군 유해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발굴 당시 적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띠가 유해의 허리춤과 가슴 부근에서 함께 나왔는데도 73구는 아군 판정을 받았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소속으로 발굴에 참여했던 A씨는 “이 지역 내에서 아군 유해만 찾아 돌아다닌 게 아닌데 적군이 10%도 채 안 된다는 사실이 상식적으로 의아했다. 판정을 자의적으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 2009년 강원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 중국군이 주로 사용했던 소련제 모신나강 소총 탄피가 무수히 나왔다. 탄피는 총을 쏜 유해 근처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군 유해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발굴에 참여했던 전역병 B씨는 “발굴병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인데 주머니 속에 (아군이 사용했던) M1 탄피를 몇 개씩 넣고 다닌다. 유해와 함께 발견된 모신나강 탄피는 땅속에 놔두고 M1 탄피를 유해 주변에 꽂아서 아군 유해를 만들었다”며 “적군 유품은 우리에겐 쓰레기이고 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 2010년 강원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철원·화천 접경 지역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이곳에서 30여구의 유해가 쏟아져 나왔다. 한자로 쓰인 수첩이 나왔고, 낱장으로 된 (국군이 투항을 권유하며 만든) 삐라와 모신나강탄이 발견됐다. 현장에 있었던 국유단 전역병 C씨는 “간부들도 ‘사실 여기는 다 중공군 진지’라고 했다. 하지만 유품으로 ‘컨트롤’했다”면서 “원래 전투기록에는 ‘아군과 적군이 접전을 벌였다’고 돼 있는 것을 발굴보고서에는 ‘아군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는 식으로 슬쩍 고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참여했던 국유단 전·현직 관계자 3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 ‘실적’과 직결되는 아군 유해 숫자를 늘리고자 유품을 조작하는 관행은 국유단 설립 직후인 2007년부터 최근까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0~2011년 발굴병으로 복무했던 국유단 전역자 D씨는 “2010년 강원 화천 쪽이었다. 팔뼈랑 다리뼈가 함께 나왔는데, 누가 봐도 한 사람의 것이었지만 사단 간부가 와서 유해를 흩뜨려 놓고 개체 수를 늘릴 수 없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아군 유해 숫자를 늘리려고 유품을 조작하는 수법이 가장 빈번했다. 제대로 된 감식이 이뤄지기 전 현장 단계에서 왜곡이 일어난 것이다. 3~4단계에 걸친 피아 판정체계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올 들어 전역한 E씨는 “휴대하기 쉬운 탄피로 유품을 바꿔치기해서 아군 유해 숫자를 늘리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미숙련에서 비롯된 유해 훼손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9~2010년 복무했던 또 다른 전역자 F씨는 “1차 발굴은 해당 지역 주둔부대에서 함께하는데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교육을 받고 발굴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국유단 소속 병사들이 사학과나 고고학과 전공자들이라곤 하지만 숙련도를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다. 한 국유단 병장은 뼈인지 나뭇가지인지 구분을 못 해서 부숴서 확인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외부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일 텐데 말이다. 나중에 보니 정강이뼈였다”고 밝혔다. 국유단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는 “6·25전쟁 당시 전투화뿐 아니라 추위를 견디기 위해 군복까지 빼앗아 입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면서 “피아 판정의 결정적 단서로 등장하곤 하는 M1 소총 탄피도 곱씹어 봐야 한다. M1 소총은 아군이 주로 썼지만 과거 미국이 중국의 국민당 정부에 지원한 것을 중공군이 가져다 쓴 기록도 있다. 유해 근처에서 M1 탄피가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아군은 아니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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