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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율 2%’ 119 위치추적 시스템 손본다

    ‘구조율 2%’ 119 위치추적 시스템 손본다

    지난 1월 16일, 20대 여성 A씨는 오전 2시쯤 119에 신고 전화를 해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을 호소했다. 관할 소방서 대원들은 기지국을 통해 신고자가 위치한 반경 200m~2㎞ 지역을 수색했다. 정확한 위치 추적이 가능한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지만 구조가 늦어졌고, 결국 A씨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119 위치추적 시스템을 이용한 응급구조율이 지난 4년간 2%대에 머물러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방방재청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119 위치추적 시스템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14일 경기 성남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이동통신 3사와 회의를 열고 기존 위치추적 시스템을 보완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원룸에서 휴대전화로 119 신고를 한 여성의 위치 추적이 늦어져 신고 여성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번 협의를 추진했다”면서 “경찰에 협조 요청을 따로 하지 않아도 119 소방대원들이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면 안타까운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기지국을 통한 신고자의 반경 200m~2㎞ 위치 추적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기반한 20~50m 추적이 가능하다. 이마저도 휴대전화 이용자가 GPS 기능을 꺼버리면 추적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터리가 소모되기 때문에 GPS 기능을 가급적 꺼 놓는 게 문제다. 또 GPS 기능은 실내에서는 작동이 안되는 한계가 있다. 숨진 A씨도 집에서 휴대전화로 신고를 했기 때문에 소방서에서는 추적을 할 수 없었다. 경찰은 지난 1월부터 신고를 받는 즉시 신고자 휴대전화의 GPS 기능이 강제로 켜지도록 원격 제어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소방당국은 아직 법적 근거가 없어 시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경찰은 경찰 정보시스템(킥스)을 통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신고자의 주소지 정보를 알 수 있지만 소방당국은 기지국과 GPS를 이용한 방법 외에 다른 위치추적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통신사와 협력해 휴대전화 이용자의 주거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위치추적 시스템을 보완하려 한다”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 조심스럽지만, 위급 상황에 구조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대 성악과 이번엔 소송전

    서울대가 최근 음대 성악과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성악교육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지 열흘도 안 돼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서울대 인권센터의 조사를 받아 온 성악과 박모(49) 교수는 이날 오후 인권센터장과 조사위원 1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달 28일 박 교수의 제자들은 인권센터 측에 “거짓 정보를 토대로 중립적이지 못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항의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대학본부에 인권센터에 대한 감사와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지난해 2차 성악과 교수 채용에 최종 후보로 올랐다가 탈락한 신모씨도 이날 당시 채용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성악과 교수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신씨는 “2명의 교수가 채용 과정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응시자가 교수가 되지 않았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심사위원으로서 본인의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성악계 인사는 지난달 박 교수가 학력을 위조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현재 관악경찰서가 이에 대해 수사 중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구조율 2%’ 119 위치추적 시스템 손본다

    ‘구조율 2%’ 119 위치추적 시스템 손본다

    지난 1월 16일, 20대 여성 A씨는 오전 2시쯤 119에 신고 전화를 해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을 호소했다. 관할 소방서 대원들은 기지국을 통해 신고자가 위치한 반경 200m~2㎞ 지역을 수색했다. 정확한 위치 추적이 가능한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지만 구조가 늦어졌고, 결국 A씨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119 위치추적 시스템을 이용한 응급구조율이 지난 4년간 2%대에 머물러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방방재청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119 위치추적 시스템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섰다. 소방방재청은 14일 경기 성남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이동통신 3사와 회의를 열고 기존 위치추적 시스템을 보완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원룸에서 휴대전화로 119 신고를 한 여성의 위치 추적이 늦어져 신고 여성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번 협의를 추진했다”면서 “경찰에 협조 요청을 따로 하지 않아도 119 소방대원들이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면 안타까운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기지국을 통한 신고자의 반경 200m~2㎞ 위치 추적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기반한 20~50m 추적이 가능하다. 이마저도 휴대전화 이용자가 GPS 기능을 꺼버리면 추적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터리가 소모되기 때문에 GPS 기능을 가급적 꺼 놓는 게 문제다. 또 GPS 기능은 실내에서는 작동이 안되는 한계가 있다. 숨진 A씨도 집에서 휴대전화로 신고를 했기 때문에 소방서에서는 추적을 할 수 없었다. 경찰은 지난 1월부터 신고를 받는 즉시 신고자 휴대전화의 GPS 기능이 강제로 켜지도록 원격 제어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소방당국은 아직 법적 근거가 없어 시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경찰은 경찰 정보시스템(킥스)을 통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신고자의 주소지 정보를 알 수 있지만 소방당국은 기지국과 GPS를 이용한 방법 외에 다른 위치추적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통신사와 협력해 휴대전화 이용자의 주거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위치추적 시스템을 보완하려 한다”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 조심스럽지만, 위급 상황에 구조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쌀쌀한 봄… 벚꽃 작년보다 5일 늦게 핀다

    쌀쌀한 봄… 벚꽃 작년보다 5일 늦게 핀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이 다음 달 8일부터 피기 시작해 15일이면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가장 빨리 벚꽃이 피는 제주 서귀포에서는 오는 27일부터 꽃망울을 터뜨릴 전망이다. 평년보다 2~3일 늦은 시점이다. 기상청은 13일 “벚꽃이 피는 시점에 큰 영향을 주는 3월 기온이 올해 3.4도로 평년(3.8도)보다 0.4도 낮아지면서 개화시기도 지난해보다 5일 정도 늦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남부지방은 다음 달 1~12일, 중부지방은 다음 달 7~11일,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은 다음 달 10일 이후에 벚꽃이 필 것으로 예상된다. 벚꽃이 피기 시작한 시점부터 일주일 정도 지나면 활짝 핀 벚꽃이 절정을 이루게 된다. 제주 서귀포에서는 다음 달 3일, 남부지방에서는 다음 달 8~19일, 중부지방에서는 다음 달 14~18일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즐길 수 있다. 벚꽃 개화 시점은 전국 기상관서의 관측 표준목인 왕벚나무 한 그루에서 벚꽃 세 송이 이상이 완전히 피었을 때를 기준으로 삼는다. 한편 14일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오전에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점차 갤 전망이다. 호남지방에는 산발적으로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이 영하 1도, 대전이 영하 2도, 광주가 1도, 부산이 1도로 쌀쌀할 전망이다. 16일(일요일)부터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15~18도까지 올라가면서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대 음대 성추행 교수 수업 논란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학내 인권센터 성희롱·성폭력 상담소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 박모(49) 교수가 지난 3일부터 수업을 진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13일 서울대 음대 측에 따르면 박 교수는 이번 학기에 학부생과 대학원생 18명을 대상으로 성악실기, 전공실기 등 2과목을 맡아 1주일에 18시간씩 개인 레슨을 하고 있다. 학교 측은 아직 징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 성악과 교수 8명 가운데 박 교수를 배제하면 수업이 가능한 교수가 단 2명뿐인 상황이어서 학생들의 학생권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대 총장후보, 교직원이 정책평가로 뽑는다

    지난달 5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에 돌입한 제26대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지난 12일 3차 회의를 열고 오는 7월 개교 이래 처음 간선제로 치러지는 서울대 총장 선출 선거의 세칙을 확정했다. 서울대는 총장예비후보 정책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교직원의 비율을 10% 선으로 확정했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14일)을 하루 앞둔 13일 현재 박종근 전 서울대 평의원회 의장 등이 등록을 완료하고,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오세정 전 기초과학연구원장, 강태진 전 서울대 공대 학장 등 10여명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서울대에 따르면 교내·외부 인사 30명으로 구성된 총추위는 15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뒤 후보자 적격심사를 진행해 20일 예정된 총추위 4차 회의에서 최종 총장예비후보 대상자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가장 쟁점이 됐던 부분은 총추위가 전체 교수·교직원들의 여론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것이다. 총추위는 먼저 다음 달 3일 총장후보자의 소견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평가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5명의 총장예비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전체 교직원의 10%인 240여명이 정책평가를 거쳐 이사회에 추천할 최종 3인을 뽑는 것으로 확정했다. 세부적인 정책평가 방식과 후보자 검증을 위한 검증소위원회 구성은 총추위 4차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검증소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교내·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후보자의 논문 표절 등의 검증은 서울대 내 전담기관인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담당한다. 이사회에 올려질 최종 총장후보자 3명이 교직원 220명의 정책평가(40%)와 총추위 평가(60%)를 합산해 선정되면 이 중 1명을 차기 총장 후보로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총추위는 총장, 부총장, 이사, 평의원회 의장, 학장, 처장에 재직하고 있는 지원자는 총장후보대상자 명단이 확정된 이후 1주일 이내에 보직을 사퇴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총장예비후보자에 대한 정책토론, 합동연설, 정책평가 등은 4월 중순부터 늦어도 5월 2일 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대면조사만 해도 부당행위 알아채는데… 탁상행정의 한계”

    서울 도봉구의 A사회복지재단 소속 장애인시설에서 발생한 상습폭행 등의 사실이 12일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로 알려지며 심각한 인권유린을 막지 못한 지방자치단체 등 감독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가니 사건’(청각장애인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교장 등이 장애 아동을 성폭행한 사건)이 2005년 세상에 알려진 지 9년이 흘렀지만 최근에도 장애인시설 내 가혹 행위가 잇달아 알려져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장애인을 주기적으로 대면 조사하는 등 관리 체계를 고쳐야 또 다른 ‘도가니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인권위가 장애인시설의 인권유린 행위 등을 포착해 검찰에 고발한 사례는 서울과 경기, 인천, 광주의 시설 등 모두 5차례였다. 특히 지난해 8월 경기 안양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한 공익요원이 시설 운영자들의 가혹 행위를 안양시청에 수차례 제보했지만 묵살됐다가 인권위 직권 조사를 통해 인권침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부는 2011년 영화 ‘도가니’가 개봉된 뒤 장애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장애인시설 이사회에 외부 이사가 3분의1 이상 포함되도록 하고 시설 직원과 거주 장애인들이 1년간 4시간 이상 인권보호 관련 의무교육을 받도록 법을 개정하는 등 관련 제도를 일부 정비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은종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홍보국장은 “행정기관들이 장애인과 직접 만나 고충을 듣는 과정에서 부당 행위를 알아챌 수 있는데 지금은 감독할 때 예산 서류 등만 보니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일선 구청의 장애인노인복지과에서는 1~2명의 공무원이 관내의 여러 관련 시설을 감독해야 하는데 물리적 한계 탓에 꼼꼼한 대면 조사 등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시설 재단 중 다수는 가족이 주요 보직을 독식하는 ‘족벌 체제’로 운영되는 까닭에 자체적으로 문제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 장애인시설 지원단체인 ‘장애와 인권발바닥행동’의 김정아 활동가는 “인권유린 문제 등이 터진 재단에는 외부 이사 비율을 3분의1보다 더 높게 강제해 내부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인권위는 A재단의 감독 책임이 있는 도봉구청장에게 “관내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지도·감독 때 장애인의 인권 실태와 관련된 항목을 포함하고 장애인시설의 인권보호를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부실한 장기요양보험…복지 사각 내몰린 독거노인

    부실한 장기요양보험…복지 사각 내몰린 독거노인

    생활고를 비관한 저소득층의 잇단 자살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몸이 불편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노인장기요양보험도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부실 운영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보험 수급자 수(65세 이상 노인 대상)는 지난해 33만 1525명으로 4년 전인 2009년(23만 8408명)보다 39.1%나 늘었다. 하지만 허술한 급수 판정 체계 탓에 다수의 수급자가 몸 상태에 맞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혼자 살던 70대 노인이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보건 당국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터져 나온다. 9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 3급 수급자인 한모(79)씨는 지난달 25일 저녁 강북구 한 단층 주택에서 화재로 숨졌다. 3년 전 하반신마비를 당한 그는 이날 3평(9.9㎡) 남짓한 방에 누워 있다가 불길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이날 요양보호사가 집을 방문해 한씨를 돌봐 줬지만 서비스 시간이 4시간(3급 수급자 기준)뿐이어서 사고 때는 한씨 홀로 있었다. 독거노인인 한씨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라는 이유로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가사 방문 등 노인돌봄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돌봄서비스는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못 받는 고령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장기요양보험 대상자 중 한씨처럼 3급 수급자의 경우 제공받는 서비스가 지나치게 제한돼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3급 수급자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매달 87만 8900원(자부담액 13만 1835원)을 지원받는다. 이 금액으로 민간 요양보험사를 불러 재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 4시간(월 20일 기준)가량이다. 1·2급 판정을 받아도 월 보장 한도액이 각각 114만 600원과 100만 3700원으로 3급과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수급자가 원하면 민간요양시설에 입소하는 비용을 지급해 한씨 같은 독거노인은 요양시설에 들어갈 수 있다. 3급 대상자는 독거노인이거나 가족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 심의를 거쳐 제한적 상황에서만 시설 입소가 가능하다. 수급자 등급 판정이 허술하게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수급자 등급은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뤄진 판정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환자의 몸 상태나 가정 상황 등을 단 한 번의 방문 조사로 판단해 공정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수급 신청자 중 1·2급이 아닌 3급 판정을 받는 수급자가 많아지자 사회복지학계 등에서는 “재정 소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3등급으로 몰아서 판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터져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문 요원이 의사 소견서 등을 꼼꼼히 검토해 수급 등급을 결정하기 때문에 심의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 중 인정비율은 5.8%(2013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1%)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인정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중기예측으로 재해성 기상이변 대응해야”

    “중기예측으로 재해성 기상이변 대응해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전무한 S2S(2주~2개월 기상 예측) 능력을 향상시켜 최근 지구온난화 등으로 빈발하는 재해성 기상이변에 대응해야 합니다.” 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의 국립기상연구소(NIMR)에서 만난 나카자와 데쓰오(62) 세계기상기구(WMO) 기상연구프로그램 단장은 한국이 중심축을 맡고 있는 ‘S2S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S2S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주~2개월에 대한 기상 예측 연구를 통해 빈발하는 재해성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WMO가 추진해 왔다. WMO에서 이 업무를 도맡은 인물이 나카자와 단장이다. 일본 도쿄대에서 기상학 석·박사 학위를 딴 나카자와 단장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일본기상연구소 태풍연구부 부장으로 재임하던 2010년 기상연구프로그램 단장으로 추대됐다. 오는 6월,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나카자와 단장은 지난해 11월 국립기상연구소에 개설된 국제조정사무소의 초빙연구원 제안을 받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해 5월 WMO와 S2S 국제 공동 연구를 담당할 국제조정사무소를 한국에 유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S2S 연구·개발(R&D)에 연간 5억원씩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도 프로젝트에 지원금을 낸다. 나카자와 단장은 “S2S는 1~2주에 대한 단기 기상 예측과 3개월 이상에 대한 장기 기상 예측 사이의 공백을 잇는 첫 국제 연구 프로젝트”라며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재해성 기상이변이 더 빈번해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기상학계에서는 장·단기 예측 기술만 활발히 진행돼 온 상황이라 S2S 프로젝트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 4일 제주혁신도시에서 대지 1만 6953㎡,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 면적 7994㎡ 규모의 신청사 개소식을 했다. 1978년 서울에 설립된 이래 기상·기후 예보에 대한 연구·개발의 중추를 담당해 온 국립기상연구소는 황사와 미세먼지, 위성 관측, 해양·지진·화산 등을 다루는 종합 연구기관이다. 서귀포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짜 주민번호 못 걸러낸 안행부 진위 확인 시스템

    위조 주민등록증으로 은행 계좌를 만든 뒤 휴대전화 개통, 통장 발급, 문자·전화 사기 등을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시중 은행 7곳의 40개 지점에서 대포통장 200개를 만들어 중국과 국내에 유통한 뒤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정모(25)씨 등 관리책 3명을 구속하고 일당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통장을 관리한 정씨, 위조 주민등록증 관리책 심모(25)씨, 주민등록증 위조책 최모(35)씨 등은 ‘일당 30만원의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며 인터넷 구인 사이트를 통해 계좌와 휴대전화를 개통할 발급책 8명을 모집했다. 관리책들은 발급책 8명의 사진 2장씩 총 16장을 중국에 보내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국인 주민등록번호 67개로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다. 위조된 신분증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국내에서 은행 계좌 80개, 예금통장 200개, 휴대전화 25대를 개통시키는 데 사용됐다. 경찰은 “도용된 주민등록번호 주인들 가운데 20대 초반의 일본, 호주 등 해외 거주자가 많은 점으로 미뤄 국내 유학원이나 여행사에서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포통장과 계좌를 만들어 준 은행 40개 지점 가운데는 안전행정부가 운영하는 ‘1382 주민등록번호 진위 확인 서비스’를 이용한 곳도 있었지만 위조 사실은 한 번도 발각되지 않았다. 대포통장 가운데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이 가능한 일부는 중국으로 팔려 나가고 나머지는 국내에 유통돼 또 다른 스미싱·피싱(문자·전화 금융 사기) 범죄에 악용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논문 표절’ 논란 문대성 의원 표절로 최종 결론

    ‘논문 표절’ 논란 문대성 의원 표절로 최종 결론

    새누리당 문대성(37) 의원의 박사 논문이 2년 만에 표절로 최종 결론이 났다. 27일 국민대에 따르면 이 학교 연구윤리위원회에서 문 의원 논문에 대해 본조사를 한 결과 표절로 결론을 내렸던 예비조사의 결론을 확정했다. 학교는 전날 문 의원에게 이 같은 결과를 통보했다. 앞서 국민대는 2012년 4·11 총선 당시 이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문 의원의 논문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3월 말 연구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논문 표절 여부를 심사했다. 그해 4월 예비조사위원회는 “박사 학위 논문 연구주제와 연구목적의 일부가 명지대 김모씨의 박사 학위 논문과 중복되고, 서론과 이론적 배경 및 논의에서 상당 부분이 일치해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났다”면서 상당 부분을 표절로 인정했다. 문 의원은 예비조사 결과가 나온 후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동아대 교수직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학교 측에 “소명 기회를 달라”며 재심을 요청했고, 학교는 본조사를 벌였으나 2년 동안 결론을 유보해 왔다. 한편 문 의원은 지난해 11월 새누리당에 재입당을 신청했고, 최근 복당이 확정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툭하면 주먹질… 한국인 남편 두려워요”

    “툭하면 주먹질… 한국인 남편 두려워요”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A(21)씨는 2년 전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오토바이 배달업을 하던 표모(39)씨를 만나 결혼했다. 둘 사이에 아들까지 생겼지만 남편의 폭력은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왔다. 하지만 표씨는 지난 26일 이혼 문제를 상의하자며 A씨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이혼 얘기는커녕 술만 들이켜던 표씨는 A씨가 술을 그만 마시라며 말리자 돌변했다. A씨의 왼쪽 눈 핏줄이 터지도록 주먹을 휘둘렀고,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휘두르면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 자신의 무릎을 식칼로 1㎝가량 찌르는 등 자해까지 했다. 겁에 질린 A씨는 울먹이며 맨발로 뛰쳐나와 “도와 달라”며 행인을 붙잡았다. 식칼을 든 남편이 쫓아올까 두려워 신발 챙길 겨를도 없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7일 별거 중인 아내 A씨를 폭행하고 식칼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표씨를 특수강간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집을 나온 이후로도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틀어쥔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1살 된 아들이 있지만, 남편이 갓난아기까지 자꾸 때리는 통에 지난해 친정엄마가 아이를 필리핀으로 데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폭력·부부갈등·이혼문제로 상담을 요청한 이주여성의 숫자는 2000여명에 이른다. 3년마다 실시하는 여성가족부 가정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국내 결혼 이주여성 3명 중 2명은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을 둘러싼 피해가 속출하자 이달 초 법무부는 4월부터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혹은 그 수준에 있는 한국 남성이 외국인 배우자의 결혼이민(F6) 비자를 신청하면 비자를 내주지 않도록 하는 등 F6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제결혼을 하려는 한국남성들에 대해 제대로 된 소양교육조차 이뤄지지 않는 데다 국제결혼중개업체에 대한 관리·감독도 이뤄지지 않는 등 여전히 빈틈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0년 베트남 신부가 한국으로 이주해 온 지 7일 만에 남편에게 살해당한 이후 만들어진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은 고작 세 시간의 의무교육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오정은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 박사는 “F6 비자를 신청하는 한국 남성이 받는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국제결혼을 주선하는 민간 업체들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지 않다 보니 이런 일들이 빈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염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도 “일부 남성들은 비용을 치르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이주여성을 상품으로 대하고 폭력을 휘두른다”면서 “이주여성을 돕는 기관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신체폭력에 한해 가정폭력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언어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법과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주여성들은 폭력을 당하면 집을 나와 버리는 경우가 많아 파악되지 않은 피해 여성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치관 다르다고 때리고 남들과 다르다고 욕하고

    가치관 다르다고 때리고 남들과 다르다고 욕하고

    지난 2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인근의 한 종교단체 입주 건물 앞. 경찰에 따르면 피켓을 들고 이 종교단체에 반대하는 1인 묵언 시위를 벌이던 A(31)씨를 신도 10여명이 둘러쌌다. 이들은 욕설이 섞인 협박과 함께 폭력을 행사했고 이 가운데 신도 최모(32)씨가 폭행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입건됐다. 같은 날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수석지부장 이모(79)씨가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 집회를 하고 있던 쌍용차 노조원 문모(52)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일이 발생했다. 정치·종교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폭행하는 등 폭력적인 수단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담론을 이끌어 내는 평화적 수단인 대자보나 현수막을 훼손하거나 1인 시위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대화와 타협, 소통이 부재한 세태에서 비롯된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뿐 아니라 대학가에서도 이런 일들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학생회관에서는 성소수자 동아리인 ‘사람과 사람’이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내건 ‘게이, 레즈비언, 바이, 트랜스젠더의 졸업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무단으로 철거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동아리 대표인 이모(25) 학생은 26일 “서로 다른 가치나 의견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교내에 자리 잡히는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총학생회와 함께 성북경찰서를 찾아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인 이 학교 학생은 대학생 모임 ‘안녕들하십니까’의 대자보를 찢어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교내에서 농성을 벌여 온 시간강사의 텐트와 현수막이 훼손되기도 했다. 사회적 갈등이 폭력적으로 표출되는 세태와 관련해 사회갈등연구소의 조성배 박사는 “종교, 이념, 성 정체성 등에 대한 갈등은 열린 토론을 통해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해야 하는 문제인데 우리 사회는 이 부분이 숙련되지 않아 일방적인 폭력이 앞서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문화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배타적 이기주의를 바꿔 나가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토론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가정에서도 자녀를 무조건 감싸는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어린이집서 낮잠 자던 세살배기 사망

    서울 동대문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던 세살배기 유아가 돌연 사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서모(3)군이 지난 19일 오후 3시쯤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당사자 진술 조사를 했으며 서군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서군의 유족 측은 어린이집의 관리 소홀 탓에 서군이 숨졌다고 말했다. CCTV 등을 보면 서군이 이날 오후 2시쯤부터 팔이 양옆으로 처진 채 작은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어린이집 측은 약 1시간이 지나서야 인공호흡을 시도하고서 119구급대에 신고했다는 주장이다. 서군의 유족은 “낮잠 자는 방에 교사 1명이 있었는데 아이들을 눕힌 뒤 15분쯤 지나 방을 나갔다”면서 “다른 CCTV 화면을 확인했더니 교사들은 다른 사무실에 모여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이집 관계자는 “당시 심폐소생술 등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면서 “경찰 조사와 부검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가 나와 정확한 사인이 밝혀진 후에야 과실 여부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인권위 “박은선 성별 논란은 성희롱”

    축구선수 박은선(27·여)을 상대로 국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감독들이 제기한 ‘성별 논란’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4일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이렇게 결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한체육회장, 대한축구협회장,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피진정인(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박 선수에 대한 성별 진단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것은 피진정인들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성희롱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해당 선수는 충격으로 훈련 참가가 꺼려진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전형적인 성희롱 사건에서 나타나는 피해 특성과 일치하며 이를 구제하는 것이 성희롱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썼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앙다문 졸사 앙~돼요”

    “앙다문 졸사 앙~돼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경기도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사’(졸업사진)처럼 이색적인 졸업사진을 남기는 게 새로운 졸업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졸업사진은 평생 남기 때문에 엄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처럼 ‘남과 다른 독특함’을 드러내는 식으로 사진을 찍는 추세다. 졸업생들의 추억 만들기가 알몸에 밀가루와 계란을 투척하는 요란한 졸업식에서 이색 ‘졸사’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21일 의정부고에 따르면 올해에도 각 반에서 3~4명씩을 뺀 졸업생 500여명이 개성 넘치는 ‘졸사’를 남겼다. 학교 측은 “약 5년 전부터 전체 졸업생 500명 중 10~15명 정도가 이런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점점 과감한 콘셉트까지 시도하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평생 소장할 추억거리인 만큼 학교에서는 딱히 제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학교 전교회장 이모(18·3학년)군은 “선배들의 졸업사진을 처음 봤을 때 이상해 보이고 걱정도 됐지만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며 “일부 야하거나 엽기적인 사진도 있지만 남학생들이 성적 호기심이나 스트레스를 건전한 방식으로 표출한다고 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정부고 이외에도 경기 고양,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학교들에서 자유분방한 콘셉트로 졸업앨범을 제작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대구 경북고의 임모(60) 교사는 “올해 전체 졸업생 575명 중 37명이 이색 졸업사진 촬영을 시도했다”며 “보디빌딩을 하는 학생은 웃통을 벗고 찍었고 요리사가 꿈인 한 학생은 요리사 콘셉트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전설의 졸업사진이다”, “이런 걸 허락한 학교와 교사들이 멋있다”, “나도 저렇게 유쾌하게 살고 싶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섹시’ 콘셉트의 여고 졸업사진이 엉뚱한 웹사이트에서 무단 도용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유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권위적인 문화 속에서 남의 시선 탓에 스스로 규격화된 모습을 보이던 학생들이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진지함이 없어 우려된다”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을 망가뜨려 주목을 받고 시청률을 올리는 TV 리얼 버라이어티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아미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해외 매체로 다른 문화를 접한 청소년들이 그동안 억눌린 스트레스를 졸업이라는 기회를 통해 해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공부에 지쳐 쓰러진 학생들… 친해질 시간 없었어요”

    “공부에 지쳐 쓰러진 학생들… 친해질 시간 없었어요”

    “‘시험’이 ‘교육’의 전부는 아닌데 학생들이 모두 지쳐 쓰러진 교실을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드폴대에 재학 중인 에릭 카밤(22)은 3년 전 부산 남산고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던 경험을 이렇게 떠올렸다. 당시 에릭은 국제로터리클럽에서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추첨에 의해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졌다. 타임·뉴욕타임스 등에 기고하는 어맨다 리플리는 지난달 발간한 세계 교육강국 탐사보도 서적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에서 에릭의 한국 교육 체험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책에서 어맨다와 에릭은 한국 교육을 언제 터질지 모를 ‘압력밥솥’에 비유했다. 교육 체계가 학생들의 좋은 성과를 위해 지나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릭은 23일 서울신문과 가진 페이스북 인터뷰에서 “시험을 잘 보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교육’의 전부라면 한국 교육은 목표에 맞게 최적화된 세계 최고의 시스템”이지만 “하루 24시간을 온통 공부에 빼앗긴 10대들의 희생은 엄청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에릭은 자신이 졸업한 미네소타주 미네통카 고교와 한국 고교의 가장 큰 차이로 ‘과외활동’과 ‘에세이’(논문 형태 과제물)를 꼽았다. 미네통카 고교는 아이스하키, 연극, 축구, 합창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강조한다고 했다. 연극반이던 에릭은 해마다 뮤지컬 2편, 연극 1편의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오후 2시 40분쯤 수업이 끝나면 두세 시간 동안 연극과 뮤지컬 연습에 매진했다. 에릭은 “한국 학생들이 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미국 학생들은 과외 활동으로 친구를 사귀고 또 다른 적성을 발견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설명했다. 그는 “24시간을 쪼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시험성적은 뛰어날지 모르지만 과외활동은커녕 친구 사귀기조차 쉽지 않은 듯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한국의 고교과정에서 글쓰기의 비중이 놀랄 만큼 적었다”면서 “미네소타에서는 모든 수업시간에 글쓰기를 하고, 고교 졸업 시즌에는 에세이를 제출해 통과하지 못하면 학교를 더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을 하는 동안 한국 학생들이 학업에 치여 친해질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에릭은 “홈스테이 가정에서 좋은 후견인들을 만나 한국 문화를 좋아하게 됐지만, 한국 고교생에게 주어진 과업은 숨막힐 정도였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법원 “무면허 시술만으로는 부작용 책임 없다”

    무면허 시술을 받은 환자가 부작용을 호소하더라도 증상과 시술의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 시술자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제12민사부(부장 김종원)는 A(43·여)씨가 “의료 면허 없이 뜸 치료 등 시술을 해 부작용을 불러왔다”며 목사 등 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2003년 출산 후 심한 오한과 소화불량에 시달리던 A씨는 교인들의 소개로 2007년 1월부터 3개월간 B(76) 목사가 운영하던 선교원에서 무료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A씨의 증상은 더 심해졌고 대학병원에서 ‘담음위완통’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퇴원을 반복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전부터 산후풍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반복했고 해당 목사에게 같은 시술을 받은 다른 이들은 후유증을 호소하지 않는다”면서 “의료 면허 없이 시술을 했더라도 의료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워 법적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경주 리조트 체육관붕괴 참사] “기상이변 잦아져… 건축물 하중기준 서둘러 강화해야”

    지난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토교통부의 건축구조 설계기준(KBC2009)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기준은 지난 100년간 경주의 최대 강설량이 전국 최저 수준(20㎝)이라는 기상청 통계를 바탕으로 정해진 탓에 건축물 하중 기준이 지붕 1㎡당 51㎏에 불과하다. 눈이 많이 내리는 울릉도의 14분의1 수준이다. 하지만 사고 당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의 지붕 1㎡에 100㎏가량의 눈이 가중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19일 국토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경주에는 지난 11일에만 34.8㎝의 눈이 쌓이는 등 역대 적설량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 100년간 이 지역에 내린 최대치(20㎝)보다 15㎝가량 더 쌓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기상이변이 잦기 때문에 ‘제2의 경주 참사’를 막으려면 서둘러 하중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영종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동해안의 적설량이 많아지는 등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어 적설 하중 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철 한국건축기술사회 회장도 “하중 기준을 강화하면 자재비 등이 올라 경제성이 떨어지겠지만, 이상 기후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하중 기준을 정하는 건축학회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하중 기준을 한꺼번에 높이기보다는 행정조치 강화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기술사인 김성수 성진구조 소장은 “처음부터 하중 기준을 너무 강화하면 업체들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일단 2배 정도 올리고 제설 작업 등 안전 매뉴얼을 준수하도록 하는 등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죽지 말고 살자고 서로 외쳤어요”

    “지옥에 온 줄 알았다. 사방에서 죽지 말고 살자는 말을 했다.” 지난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직후 현장을 극적으로 탈출한 학생들이 주고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18일 공개되면서 위로와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당시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비규환 같았던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 다행히 살아 주셔서 감사하다. 죽지 말고 살라면서 서로서로 격려한 모습이 감동적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특히 희생된 부산외국어대 학생 9명 가운데 6명이 14학번 신입생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SNS에는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가 꺾여 눈 속에 묻혔다. 희생된 젊은 청춘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는 댓글, 그리고 “같은 신입생으로서 더 안타깝고 슬프다”는 글이 올라왔다. 부산외대 새내기의 친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병원에서 친구에게 연락이 왔는데 갈비뼈만 살짝 금이 갔다고 한다”며 “희생된 청춘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 새내기는 “같은 신입생으로서 더욱 안타깝고 슬프다”며 “저도 오늘 신입생 환영회에 참가하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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