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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 아이 다니는 학교 교사 사칭 다른 부모에 촌지 16억 뜯은 30대

    자기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사를 사칭해 학부모를 상대로 16억원을 뜯어낸 30대 여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0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설모(38)씨는 2012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지내면서 친해진 다른 학부모 A(여)씨에게 그해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학교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28차례에 걸쳐 약 16억원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설씨는 2012년 3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 교사처럼 목소리를 바꾸고는 “학교 바자회 등을 개최하니 학교발전기금을 지원해 달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속은 A씨는 6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설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설씨는 이후 “학교발전기금을 낸 것이 문제가 돼 교육청 감사를 받게 됐다”, “감사관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발각됐다”, “법원 보석금 2억 6000만원이 필요하다” 등의 황당무계한 거짓말로 꾸준히 돈을 뜯어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심우용)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설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병원서 病키워 年1만5000명 숨져도… 70%룰 집착하는 정부

    병원서 病키워 年1만5000명 숨져도… 70%룰 집착하는 정부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 수가 9일 현재 95명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메르스 발병 2위국의 오명을 얻게 됐다. 의료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선진국’이라는 평가 뒤에 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의 병원 내 감염관리 실태가 터져 나온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정부가 그동안 의료복지 차원에서 병실 이용료를 낮추기 위해 국내 종합 대형병원의 다인실(4·6인실)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 온 게 바이러스 역습을 일으킨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9일 상급 종합병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다인실 비율을 전체 병실의 70%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등 일부 개정안을 통해 일반병상 확보 비율을 50%에서 70%로 늘리고, 이를 따르지 않는 병원에 대해 2인실 입원환자에게도 4인실 급여를 적용하는 ‘벌칙 조항’을 담았다. 그러나 이 같은 다인실 확대 정책이 오히려 메르스 등 병원 내 슈퍼 바이러스 감염 관리를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4년간 국내 병원 내 감염병 환자 발생률은 평균 약 6%로 집계됐다. 환자 100명 중 6명은 병을 고치러 왔다가 되레 감염병을 얻어간 셈이다. 의료계는 매년 만성질환자 중 병원 내 감염으로 숨지는 환자가 1만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망 원인이 통상 병원에서 얻은 감염병이 아니라 기존 질환으로 집계되는 탓에 병원 내 감염 사망의 정확한 통계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한국의 항생제 내성균 감염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메르스 바이러스뿐 아니라 각종 균들이 병원 내에서 환자들을 공격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에서 병원의 감염 관리 수준은 낙제점이다. 우리나라의 감염관리 전담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병상 수는 평균 487개나 된다. 중소 영세병원은 감염관리 전담 간호사가 아예 없는 곳도 수두룩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병상 수만 늘릴 게 아니라 국내 병원들의 감염관리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기본권인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폭넓게 보장하는 것과 별도로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점이 여실히 확인됐다”면서도 “감염 관리 및 안전을 위한 의료수가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 전 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들에게는 현재 보험비급여 대상인 상급병실(1·2·3인실) 이용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병원 내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면 의심 환자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게 보험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이드·유학생·박사 ‘탈’ 쓴 中성형브로커

    국내 성형외과에 손님을 알선해 주고 구전을 뜯어 온 중국인 장모(36·여)씨는 이른바 ‘성형 브로커’ 연합회의 회장이었다. 장씨는 매년 여러 차례 중국 고급 휴양시설에서 성형 박람회를 열고, 브로커들과 수수료 지급 계약을 맺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들을 연결해 줬다. 수술비는 실제 비용의 5~10배 부풀려 말했다. 거액의 수수료를 챙겨 온 장씨는 지난해 3월 한국으로 진출했다. 장씨는 국내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던 귀화 한국인 곽모(41·중국 출신)씨와 손잡고 인천에 의사 명의만 빌린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차렸다. 곽씨는 병원 운영을 맡았고 장씨는 자본금을 대며 병원 대주주가 돼 지난 1년여간 8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이철희)는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를 모집해 국내 성형외과에 소개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불법 브로커 106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7명을 구속 기소하고 9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이 받은 것으로 확인된 수수료 금액만 24억 1500만원에 이른다. 검찰은 사무장 병원을 운영해 온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명의를 빌려준 의사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장씨는 중국 현지 성형 브로커가 국내에 들어와 병원을 설립했다가 검찰에 적발된 첫 번째 사례다. 적발된 장씨 등 브로커 106명은 외국인 환자 유치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수술비의 30∼60%를 수수료로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올 1월 중국인 여성이 성형수술 도중 뇌사 상태에 빠지는 등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자 불법 성형 브로커의 연결고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브로커 중 대다수는 중국인이거나 중국 동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관광객 대상 여행 가이드 외에 한국에 유학온 중국인 석·박사 과정 학생들도 있었다. 국내 유명 사립대의 조교수로 재직 중인 베트남인도 있었다. 불법 브로커들은 중국 현지의 유흥주점과 미용실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한국에서의 성형수술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인들을 호객하는 수법을 썼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호객 행위에 활용됐다. 이들은 힘을 모아 중국 현지에서 성형 박람회를 열어 병원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검찰은 “불법 브로커뿐만 아니라 당국에 등록된 외국인 환자 유치 업체들도 중개 수수료 상한선이 없다 보니 유치 내역을 허위로 신고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계명대생 사망 사건’ 피고인 2심도 무기징역 구형

    17년 전 발생한 대구 계명대 여대생 사망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스리랑카인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8일 열린 K(49)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달아나는 과정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았는데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1998년 10월 17일 새벽 당시 18세였던 정은희양이 대학 축제를 마치고 귀가 중 대구 구마고속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숨졌다. 30여m 떨어진 곳에서 정양의 속옷이 발견됐지만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됐다. 영구 미제가 될 뻔한 사건은 15년이 지나 전환점을 맞았다. 성매수 혐의로 처벌받았던 K씨의 DNA가 정양 속옷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가 2013년 6월 나왔기 때문이다. 검찰은 특수강도강간죄 공소시효 만료를 한 달 앞두고 K씨를 기소,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1심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항소심에서 검찰은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국내 거주 스리랑카인을 전수조사해 새로운 증언을 확보하기도 했다. K씨 측은 최후 변론에서 “공범에게 전해 들었다는 진술만으로 17년 전 사건을 입증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6일 열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메르스 공포] 병원 간 의심환자 조회 시스템 구축… 정보 공유 가능해졌다

    [메르스 공포] 병원 간 의심환자 조회 시스템 구축… 정보 공유 가능해졌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 환자에 대한 병원 간 정보 단절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보완 조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내원했을 때 해당 환자가 거쳐온 병원을 조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그동안은 뭘 하고 있었던 것이냐”며 방역당국의 뒷북 조치를 비난하고 있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8일 각 의료기관이 메르스 의심 환자의 관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난 6일 구축,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공되는 정보는 노출 의료기관(과거 병원 접수기록), 격리 유형(자가·시설), 최종 접촉 여부(메르스 확진 환자 접촉) 및 접촉일, 격리해제일 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개통되기 전엔 내원 환자에게 반드시 최근 방문 병원을 물어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인지 확인해야 했다”면서 “이제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환자의 말에 의존하지 않고도 손쉽게 방문한 병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시스템이 구축돼 다행이지만, 결과적으로 피해를 키운 정부의 늑장 대응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날 건국대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76번째 환자(75·여)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중 메르스에 노출됐다. 그러고는 엉덩이뼈 골절을 치료하고자 노인요양병원(5월 28~29일)과 강동경희대병원(6월 5~6일) 응급실을 찾았다가 지난 6일 옮긴 건국대병원 응급실에서 고열 증세를 보이고 나서야 격리조치됐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아니요’로 답했다”면서 “만약 이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받은 기록만 알았어도 우리 병원에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언제든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야 만들어 놓고, 이 시스템을 개통한 것도 일선 의사들에게 알려주지 않아 의사들끼리 서로 회람을 돌려 공유하고 있다”며 탄식했다. 이 교수는 “적어도 의사협회에 알려주기만 했어도 의사들에게 이러한 시스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데 정부는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각 대형병원의 전자의무기록 등에 연동하면 쉽게 의사들이 접근할 수 있었음에도 정부는 손 놓고 있었다”면서 “미리 이 시스템이 구축됐다면 메르스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환자의 진료를 정확하게 하고 중복 검사를 피하고자 영국과 미국에서는 이미 병원 간 환자 정보 조회 시스템을 구축해 놨다”면서 “국내에서도 10년 전 환자 정보 조회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지만 개인정보 문제 등의 이유로 불발됐다가 메르스 사태를 맞고서야 구축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동 끈 오토바이 내리막 운전… 법원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다”

    술에 취해 오토바이를 타고 내리막을 내려왔더라도 시동을 끈 상태였다면 음주운전일까 아닐까. 서울 서부지법 형사1부(부장 한영환)는 7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벌금형에 약식기소됐지만 이에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씨는 2013년 5월 은평구 불광중학교 인근에서 시동을 끈 오토바이를 타고 내리막을 가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이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2%였다. 그러나 이씨는 내리막에서 오토바이가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고 탑승했을 뿐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지는 않았으니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이씨 주장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다. 기본적으로 시동을 끈 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거나 클러치를 잡았다면 운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검찰은 이씨의 운전거리를 늘리는 등 공소사실 일부를 변경해 항소했지만 패소했다. 검찰은 “당시 오토바이 시동이 켜져 있었고 경찰관이 이씨의 도주를 막으려고 시동을 껐다”는 경찰 경위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씨를 단속했던 경찰관은 법정에서 “시동이 걸린 상태였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메르스 공포-정부 총력 대응 체제로] “며칠 몇 시 몇 층에 환자 있었는지도 밝혀야”

    전문가들은 7일 정부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병원 명단 공개와 별도로 메르스 확진 환자의 동선과 해당 병원 방문객들이 증상 발현 시 취해야 할 행동 조치 등 세부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4개 병원 실명 공개에 대해 “정부가 이제 병원 기록만으로는 메르스 감염 의심자를 추적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정부가 병원 명단뿐 아니라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정확히 몇 시에 내원했는지 등 구체적인 시간대와 동선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들이 어느 병원을 내원한 경력이 있는지 조회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메르스 감염 증상에 해당하는 오한, 발열 등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병원에 올 경우 곧바로 어느 병원을 거쳤는지 확인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해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파한 14번 환자 같은 사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14번 환자는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병원 측은 그가 직전에 만성폐렴을 앓은 것 외에 다른 정보를 알지 못해 재빨리 격리 조치를 하지 못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나타난 환자들이 100% 병원 내 감염인 점에만 몰두, 지역사회 확산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날도 정부는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격상하지 않고 ‘주의’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미정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정부는 계속해서 병원 내 감염만을 이야기하며 지역 감염 가능성이 낮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는데, 둘을 구분해 따질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된다”며 “이젠 뒤쫓아 가는 방법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지역 감염까지 염두에 두고 조기에 선제적으로 지역사회 단위를 포괄한 방역체계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상 발현 시 대처법에 대한 정보 부족도 문제로 꼽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병원 정보가 공개된 시점에서는 해당 병원을 이용했거나 그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정부가 나서서 해당 병원을 이용한 사람들에게 증상이 생길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후속 대책을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일학 연세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도 “정부의 메르스 병원 명단 공개는 국민에게 알아서 대처하라는 식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아 무책임하게 보인다”며 “앞으로 메르스 예방을 위한 국민 대처 방식도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공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가 공개한 24곳의 병원 가운데 일부 지명과 병원 이름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정하는 소동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정형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은 “병원 이름도 틀리는 정부가 과연 메르스에 대한 통제 관리를 분명하게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정보를 단순 나열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어디서 옮았는지 추적 끊기면 ‘팬데믹’… 과하다 싶게 격리하라

    어디서 옮았는지 추적 끊기면 ‘팬데믹’… 과하다 싶게 격리하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자들이 잠복기(2~14일) 중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메르스의 지역사회 침투 우려가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과 만성질환 환자부터 지역사회 감염의 타깃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학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5일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41명, 사망자는 4명으로 치사율은 9.8%로 높아졌다. 격리자는 1800여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사태 초기에 격리되지 않았던 3차 감염자들이 이달 들어 확진 판정을 받고 있어 4차 혹은 5차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전병률(전 질병관리본부장)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날 “누가 누구로부터 옮았는지 연결고리만 분명하면 몇 차 감염자인지가 중요하지 않지만 추적이 끊기면 격리 대상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는다”며 “그때부터는 한국판 ‘팬데믹’(대유행병)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감염자가 누구에게서 바이러스가 옮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오면 사실상 격리를 통한 전염병 예방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당초 메르스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플루와 달리 전염력이 낮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초기 감염자 격리 조치가 허술해 예외적인 상황이 초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준성 경희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논하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병원 내 감염자 관리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교수는 “메르스가 전염력이 낮아 지역사회에 침투하더라도 한두 케이스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 교수는 “현재 양적으로 감염자 밀착 접촉자가 굉장히 늘어난 상태”라며 “보건 당국이 하루빨리 접촉 경위, 동선 등을 파악해 적극 관리하면 지역사회 확산은 국소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국내로 오면서 변이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는 “3차 감염자를 양성한 14번, 16번 환자처럼 ‘슈퍼 보균자’가 격리 조치되지 않았거나 실제 바이러스가 변이됐다면 무차별 확산 가능성이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3차 감염이 굉장히 이례적인데 국내에서는 벌써 10명 가까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도 “보건 당국이 지금이라도 감염 의심 환자를 모두 찾아내 격리하는 등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해야 지역사회 확산을 철저하게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에 있는 환자들은 면역력도 약하다. 밀착된 공간에서는 바이러스가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병원 내 4, 5차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며 “공기 중 감염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격리 조치되지 않은 4, 5차 감염자 한두 명 때문에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국내 IT기업 재생에너지 사용 1%도 안돼

    데이터센터 운영에 막대한 전력을 쓰는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대부분이 전력원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시키는 IT 기업들의 핵심 인프라로, 정전에 대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이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3일 발표한 ‘IT 기업 환경 성적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IT 기업 7개 가운데 네이버와 SK C&C, KT 등 3곳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전체의 1%를 밑돌았다. LG CNS와 LG유플러스, 삼성SDS, 다음카카오 등 4개 기업은 재생에너지 비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무게로 환산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T가 9만 8636t으로 가장 높았고, 네이버 2만 2352t, SK C&C 1만 8910t 순이었다. 그린피스 측은 이날 재생에너지 비율 100%를 이행하겠다고 선언한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기업들은 별도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린피스에 정보를 공개한 3개 업체 중 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SK C&C(1.0%)였다. 이어 KT는 0.44%, 네이버는 0.006%에 그쳐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SK C&C와 네이버는 태양광, KT는 지열, 태양광, 연료전지를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전 세계 IT 기업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2011년 기준으로 시간당 6840억㎾에 이른다. 한국의 데이터센터 소모 전력은 2013년 기준으로 시간당 약 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00만 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그린피스는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대 대학원장, 여교수 성추행 의혹

    성균관대 대학원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하고 여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학교 측에 따르면 대학원장 A교수가 지난해 4월 열린 대학원 엠티(MT)에 참가한 여교수와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내용의 탄원서가 제출됐다. 탄원서에는 당시 A교수가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맛이다. 오늘 여교수와 잘 테니 방을 따로 마련해 달라”는 등의 말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A교수가 여교수의 손과 팔을 불필요하게 만져 여교수가 이를 피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조사에 나선 대학 측은 A교수가 침대에 누워 있는 여교수 뒤에 누워 몸을 밀착시켰다는 구체적인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관계자는 “A교수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4일 오전 10시 징계위원회를 열어 A교수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메르스 공포] “혹시 나도?” 빠르게 번지는 불안… 당국 “관리 가능” 되풀이

    [메르스 공포] “혹시 나도?” 빠르게 번지는 불안… 당국 “관리 가능” 되풀이

    사망자가 발생하고 3차 감염자까지 나타나는 등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해 우려했던 일들이 속속 현실화하면서 “나도 걸릴지 모른다”는 공포와 당국에 대한 분노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일 지하철에는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크게 늘었고, 대형마트나 백화점·공연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의 방문객도 크게 줄었다. 이날 자녀를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는 학부모 A씨는 “언제까지 집에 있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모(26)씨는 “3차 감염자에 이어 사망자까지 2명이나 나오니 무서워졌다”며 “출퇴근길 사람들이 빼곡한 지하철 등에 3차 감염자들이 활보하고 다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15명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 평택시에서는 지역 버스업체 임원이 감염돼 숨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해당 업체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메르스 의심 및 감염 확진자가 거쳐 간 병원 정보를 수집, 공유하는 자발적 움직임도 나타났다. 네이버 한 육아 정보 커뮤니티에 “우리 메르스 지역 상황과 아이들 등원 여부 공유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수십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방역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의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일산에 사는 김모(28·여)씨는 “지난해 숱한 인재(人災)형 사고들을 겪은 뒤 정부가 예산 투자해 재난 관련 기구 조성하고, 재난연구원을 별도로 뽑았는데 이번 사태를 보니 제대로 된 대책은커녕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제학자이고, 장옥주 차관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사람인데 경제관료에게 (보건복지) 장관을 맡기고 차관조차 보건에 대한 아무런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맡길 정도로 보건의료 정책을 경시하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세월호 참사 때 선장이 승객들에게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계속 안내방송을 했던 것과 지금 상황이 다른 게 있는지 모르겠다. 한심스럽고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도 국가지정격리병동이라 메르스 감염 확진자를 수용 중인 병원의 이름뿐만 아니라 응급실이 폐쇄된 병원의 이름, 정확한 폐쇄 시간 등이 진위에 상관없이 속속 올라왔다. ‘괴담’ 수준의 내용도 상당수 있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보에 목마르다 보니 신뢰할 수 없는 추측성 정보도 덩달아 퍼지고 있다”며 “올바른 정보가 제대로 제때 공개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윤태 한일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당연히 공포심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지역사회 안에서 감염이 된 사례는 없다. 국가지정격리병동으로 지정된 병원들 근처에만 가도 위험하다는 소문이 떠돌아 더 큰 혼선을 초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세상이란 무대’로 돌아온 노숙인

    ‘세상이란 무대’로 돌아온 노숙인

    “저도 이제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된 것 같습니다.” 지난 7년간 노숙인 생활을 하다 뮤지컬 무대에 선 이재길(54)씨는 1일 배우 데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9~31일 청소년예술대안학교인 꿈이룸학교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 소설을 5·18 민주화항쟁 배경으로 각색해 공연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인 코리아’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뮤지컬에는 직업 배우들과 대안학교 청소년들이 주로 참여했다. 이씨가 맡은 역할은 기차역에서 신문을 보는 승객이나 치킨집 주인 같은 스쳐가는 역할에 불과했지만 끊임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이씨가 무대에 발을 들인 것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숙인 지원기관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의 도움 덕분이다. 지난 4월 이씨를 꿈이룸학교에 배우로 추천한 곳이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였다. 3년 전부터 이씨의 사회 복귀 노력을 계속 지켜본 결과다. 이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공사장 일을 찾아 경기와 강원 일대를 돌면서 노숙을 해 오다 2008년 서울역 광장으로 왔다. 그러다 3년 전 센터의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회복귀 훈련을 하게 됐고, 이제는 다른 노숙인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장애인 활동보조인이 되고 싶다는 이씨는 “내가 도움을 받았으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음주운전 걸린 여성 성추행한 경찰 간부

    음주 단속에 걸린 30대 여성 운전자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입을 맞춘 경찰 간부가 철창신세를 질 처지에 놓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뇌물 요구 및 강제추행 혐의로 이 경찰서 소속 A(48)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지난달 16일 오전 3시 15분쯤 강남 차도에서 불법 유턴을 하던 디자이너 B(33·여)씨를 적발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던 B씨는 A 경위에게 읍소했다. 당시 음주감지기만 갖고 있던 A 경위는 B씨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경찰서에 도착한 뒤에도 B씨가 사건 무마를 애원하자 A 경위는 돌변했다. 경찰서 내 교통정보센터 앞 비상계단으로 B씨를 데려간 A 경위는 강제로 포옹하고 입을 맞추며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단속 무마 대가로 B씨에게 500만원을 요구하고, 음주측정기를 대신 불어 준 혐의도 받고 있다.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3%로 나타나 이날 오전 4시쯤 훈방됐다. A 경위의 행동은 사건 5일 뒤인 지난달 21일 강남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제보되면서 드러났다. A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금품을 요구한 것과 음주측정기를 대신 불어 준 사실은 부인했지만, 성추행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의 주장이 워낙 팽팽해 뇌물 요구의 진위는 확실하지 않지만 비위 경찰관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 ‘세계 자유영웅 100인’에

    위안부 할머니 ‘세계 자유영웅 100인’에

    김복동(89)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 세계 영웅 100명’에 선정됐다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31일 밝혔다. 김 할머니는 국제언론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와 프랑스 AFP통신이 각각 설립 30주년과 70주년을 맞아 지난달 초 공동으로 펴낸 자유·인권·존엄 등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각국 인물 100인 화보집에 포함됐다. 화보집에는 김 할머니가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000번째 수요집회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사진을 담았다. 화보집에는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에 끌려가 성 노예로 살았던 아시아 여성 20만명 중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들은 1992년 이래 줄기차게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는 설명도 게재됐다. 화보집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1918~2013),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0) 등도 포함됐다. 안선미 정대협 언론홍보팀장은 “오랜 세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워온 김 할머니의 노력을 외국 언론인들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메르스 패닉] ‘메르스 공포’ 걷잡을 수 없이 확산…다중시설 기피·위생용품 판매 급증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환자가 지난 20일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열흘 만인 31일 현재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고 격리 수용된 감염 의심 환자도 50여명에 이르면서 ‘메르스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주말 동안 영화관, 공연장,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며 ‘방콕’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출처 불명의 루머들이 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동안 영화관 관람객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CGV의 경우 지난 22일 금요일 43만 3000명, 23일 토요일 89만 8000명이던 관객 수가 일주일 만인 29일 금요일 36만 8000명, 30일 토요일 85만명으로 줄었다. 대형 여행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탓에 경유지를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문의도 많다”며 “메르스 공포로 인해 중동 출국자 규모도 급감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특히 어린아이를 두거나 출산을 앞둔 가정의 경우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역맘 카페에는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바깥나들이를 자제한다는 엄마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확진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경기 평택 지역의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당분간 아가랑 친정에 가 있으라고 한다’(ID xlxss****) 등 타 지역으로 ‘피난’ 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임박한 돌잔치를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네이버 한 카페에는 ‘3주 뒤 아이 돌잔치인데 이제 와서 취소하자니 위약금만 300만원 이상 물어야 하고, 그냥 진행하자니 걱정스럽다’(ID sery*****), ‘20일쯤 돌잔치 예약했는데 남편이랑 일주일만 더 상황을 보고 안 되면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취소할 예정’(ID lee****)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 판매는 급증했다.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마스크 판매율은 105%, 손세정제 판매율은 78%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마스크와 구강청결제 매출이 각각 67.6%, 18.0% 증가했다. 늘어난 환자 수와 비례해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 입원 현황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네이버의 한 블로거(ID qorr****)는 “현시점에서 정부가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며 “더이상 정부의 물타기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는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 정보 공개를 요청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 “정보의 불통으로 인한 공포심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ID 11ha****), “보건 당국은 최초 발병 환자와 그 가족들을 자신들이 놓친 걸 환자 탓으로 돌리지 말라”(ID dnag****) 등의 글이 쏟아졌다. 메르스 의심 환자가 각 지방의 주요 대학병원으로 분산 수용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해당 병원들은 빗발치는 문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메르스 패닉] 정부, 감염병 신고 위반자 처벌 강화 추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피해가 환자와 의료진의 부주의 등 때문에 더욱 확산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정부가 이와 관련한 처벌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동 조치 부실로 피해가 커진 상황이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31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은 감염병 환자 등을 진단한 의사는 소속 의료기관장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하고, 감염 우려자는 보건 당국의 지시에 따라 자택 또는 관리시설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의사와 환자는 각각 200만원과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의료 면허가 박탈되거나 실형이 선고되는 처벌은 없다. 실제로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기소가 된 경우에도 벌금 선고만 가능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신고를 게을리하거나 의심 환자 격리 조치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게 개인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확산의 경우 국내 첫 번째 환자와 초기에 접촉한 이들에게 거의 전파됐다는 점에서 부실한 초기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한편 경찰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메르스 관련 악성 유언비어가 급속히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데 대해 허위 게시글 작성자와 유포자를 추적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세월호 희생자 추모 뮤비 첫 공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희생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부른 노래 ‘네버엔딩 스토리’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인터넷 카페 ‘리멤버0416’(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29일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최근 한 달여 동안 준비한 뮤직비디오의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뮤직비디오에는 세월호 유가족 20여명과 평화의나무 합창단(단장 정은숙·지휘 김준범) 등이 지난 9일 함께 모여 노래를 녹음하는 과정이 담겼다. 참사 1주년을 맞아 리멤버0416 오지숙 대표가 제안해 이뤄진 이번 작업의 제작비는 인터넷에서 국민모금 형태로 마련됐다. 음원은 오 대표가 동명 가요를 작곡한 그룹 부활의 김태원씨에게 저작권을 기부받아 사용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 최윤민양의 언니 윤아씨는 “다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그동안 억눌러 왔던 슬픈 감정을 위로와 감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한열 열사의 민주화 열망 52t 보령암에 담아낼 것”

    “이한열 열사의 민주화 열망 52t 보령암에 담아낼 것”

    “새 기념비가 사람들에게 1987년 6월의 함성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자 통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한열은 28년 전 독재에 저항하던 모든 젊은이들의 모습 그 자체이니까요.” 26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석주조각원. 이경복(50) 작가는 이한열 열사의 새 기념비 제작의 막바지 작업을 하느라 5월 불볕더위도 잊은 듯했다. 전두환 독재정권을 향한 민주화 외침이 전국을 울리던 그해 6월 9일. 연세대 2학년 이한열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다. 이한열은 그로부터 27일 만에 숨을 거뒀지만 그의 죽음은 대한민국 역사의 지침을 돌려놓는 위대한 이정표가 됐다. 그의 피가 연세대 정문에 뿌려지고 난 이듬해, 넋을 기리기 위해 교내 한열동산에 추모비가 세워졌다. 하지만 30년에 가까운 풍상 속에 추모비는 곳곳에 상처가 났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기념비를 새로 만들기로 하고 이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이 작가는 이 분야의 전문가다. 2011년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새롭게 세워진 ‘안중근 외 11인의 단지동맹 기념비’가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이날 높이 1.3m의 원석 주위를 맴돌며 쉴 틈 없이 일했다. 올 3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작업에 석공예명장 김동철(53)씨 등 베테랑 석장 4명이 달라붙었다. 기념비는 다음달 9일 한열동산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작가와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 상징물의 명칭을 ‘추모비’에서 ‘기념비’로 바꿨다.“이한열이라는 인물에 대한 추모를 넘어서 그의 죽음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과 함께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으로 기억하자는 의미입니다.” 기념비의 원석은 52t 짜리 보령암이다. 보령암은 검은 빛을 내는 화강암 중에서도 입자가 곱고 단단해 보존성이 뛰어난 원석으로 알려져있다. “한국 민주주의 격동기의 기억을 간직하는 기념비이기에 널찍한 모습에 강인한 기운을 지닌 원석을 골랐습니다.” 기념비에는 최루탄을 맞은 이 열사가 7월 5일 숨지고, 7월 9일 국민장이 치러질 때 나이가 22살이었다는 것을 함축하는 ‘198769757922’이라는 숫자가 새겨진다. 기념비 앞에는 디지털 시계도 함께 설치된다. 이 작가는 “기념비를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의 나와 기념비가 설명하고 있는 이한열 열사 사망 사건과의 관계를 질문해볼 수 있도록 구상했다”고 했다. 28년간 연세대 한열동산을 지킨 이한열열사추모비는 추후 보존작업을 거쳐 연세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 추모비의 보존 작업 역시 이 작가가 맡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 “이한열 열사의 민주화 열망 52t 보령석에 담아낼 것”

    [단독] “이한열 열사의 민주화 열망 52t 보령석에 담아낼 것”

    “새 기념비가 사람들에게 1987년 6월의 함성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자 통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한열은 28년 전 독재에 저항하던 모든 젊은이들의 모습 그 자체이니까요.” 26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석주조각원. 이경복(50) 작가는 이한열 열사의 새 기념비 제작 막바지 작업을 하느라 5월 불볕더위도 잊은 듯했다. 전두환 독재정권을 향한 민주화 외침이 전국을 울리던 그해 6월 9일. 연세대 2학년 이한열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다. 이한열은 그로부터 27일 만에 숨을 거뒀지만 그의 죽음은 대한민국 역사의 지침을 돌려놓는 위대한 이정표가 됐다. 그의 피가 연세대 정문에 뿌려지고 난 이듬해, 넋을 기리기 위해 교내 한열동산에 추모비가 세워졌다. 하지만 30년에 가까운 풍상 속에 추모비는 곳곳에 상처가 났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기념비를 새로 만들기로 하고 이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이 작가는 이 분야의 전문가다. 2011년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새롭게 세워진 ‘안중근 외 11인의 단지동맹 기념비’가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이날 높이 1.3m의 원석 주위를 맴돌며 쉴 틈 없이 일했다. 올 3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작업에 석공예명장 김동철(53)씨 등 베테랑 석장 4명이 달라붙었다. 기념비는 다음달 9일 한열동산에서 처음 공개된다. 이 작가와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 상징물의 명칭을 ‘추모비’에서 ‘기념비’로 바꿨다. “이한열이라는 인물에 대한 추모를 넘어서 87년 6월 민주화 항쟁 과정에서 있었던 많은 헌신과 희생들을 기억하자는 의미입니다.” 기념비의 원석은 52t짜리 보령석이다. 보령석은 검은빛을 내는 화강암 중에서도 입자가 곱고 단단해 보존성이 뛰어난 원석으로 알려졌다. “한국 민주주의 격동기의 기억을 간직하는 기념비이기에 널찍한 모습에 강인한 기운을 지닌 원석을 골랐습니다.” 기념비에는 최루탄을 맞은 이 열사가 7월 5일 숨지고, 7월 9일 국민장이 치러질 때 나이가 22살이었다는 것을 함축하는 ‘198769757922’이라는 숫자가 새겨진다. 기념비 앞에는 디지털 시계도 함께 설치된다. 이 작가는 “기념비를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늘의 나와 이한열 열사가 민주화를 외쳤던 시대의 관계를 질문해 볼 수 있도록 구상했다”고 밝혔다. 28년간 연세대 한열동산을 지킨 이한열열사추모비는 추후 보존 작업을 거쳐 연세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 추모비의 보존 작업 역시 이 작가가 맡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10년간 뒷돈 받고 원정 성접대까지… 참, 대단한 재개발조합장

    철거 및 설계 업체들로부터 10여년간 거액의 뒷돈과 성상납을 받아 온 70대 재개발 조합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심우용)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울 북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장 박모(75)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서대문구 북아현·충정 구역은 2004년 도시정비지구로 공시됐다가 2008년 북아현3구역 재정비 촉진지구에 포함됐다. 박씨는 정비사업조합 추진위원장을 거쳐 재개발 조합장이 됐다. 그는 추진위원장이 된 직후인 2005년 7월부터 철거업체 대표 고모씨에게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200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8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뇌물뿐만이 아니었다. 박씨는 같은 해 고씨와 함께 태국·몽골 등으로 여행 가서 낮에는 관광을 하고 밤에는 성접대를 받았다. 항공편은 물론 여행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고씨의 돈이었다. 박씨는 리베이트 요구를 거절한 업체와는 관계를 끊기도 했다. 2005년 말 음성적으로 재개발추진위 경비 등을 대주던 설계 업체가 더이상 지원이 곤란하다고 하자 박씨는 그간 받은 경비를 4000만원으로 정산하고는 관계를 끊었다. 리베이트를 해줄 수 없다는 업체에는 “명절, 휴가철 떡값이라도 내라”며 압박했다. 설계업체 대표 이모씨는 2007~2009년 매년 여름 휴가철과 추석, 설 무렵 수백만원씩 모두 2000만원을 박씨에게 바쳐야 했다. 재판부는 “조합원을 위해 공정하고 청렴하게 사무를 처리해야 할 추진위원장, 조합장으로서 장기간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잘못을 전혀 뉘우치고 있지 않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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