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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 아끼는 비법, 아낌없이 나눴다

    예산 아끼는 비법, 아낌없이 나눴다

    서울신문과 행정자치부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15 지방예산 효율화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인천시와 울산시, 전북 남원시, 경남 진주시가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와 경남 김해시 등 4개 지자체가 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서울 중구와 전남 강진군, 경북 성주군 등 28곳이 장려상인 행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서울 강동구와 강원 횡성군 등 6곳이 특별상인 서울신문사장상 수상자가 됐다. 이날 전국 지자체에 보급할 4개 분야 우수 사례 10건이 발표됐다. 발표된 우수 사례는 각 지자체 자체심사를 거쳐 행자부에 제출된 265건의 사례 중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검증해 선정했다. 세출 절감 분야에선 경남 진주시의 ‘공공예산 투입 없는 비예산 복지정책인 ‘좋은 세상’, 서울 서초구의 ‘엄마 행정, 서초구 알뜰살림 운영’, 전북 정읍시의 ‘동상동몽 오순도순 행복마을 만들기’ 등 3건이 발표됐다. 또 세입 증대 분야에서는 울산시의 ‘유명 증권사 주도, 지방세 포탈 범칙사건 형사고발’과 인천시의 ‘정부 3.0 공유·협력으로 일석이조’, 경남 김해시의 ‘불법 현수막 과태료 부과 상한선 규제의 검토를 통한 과태료 수입 증대’ 등 3건, 벤치마킹 분야에선 서울시의 ‘벤치마킹을 통한 해외 은닉 재산 추적 및 체납 징수’, 전북 남원시의 ‘우수 사례를 활용한 소통과 협업으로 지방재정 살찌운다’ 등 2건, 기타 분야에선 경북 청도군의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 광주시의 실용 실속 챙긴 저비용 고효율 광주 유니버시아드 등 2건이 우수 사례로 전파됐다. [대통령상 영광의 지자체들] ■체납차량 정보 공유로 지방세 누수 차단…인천시, 통합영치 ‘정부 3.0’ 시스템 구축 ‘지방세 체납차량은 꼼짝 마!’ 인천시(시장 유정복)는 지방세나 과태료를 내지 않은 차량의 번호판을 떼는 지방 행정이 같은 구 안에서도 교통과와 세무과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 인천시민은 과태료를 체납해 번호판이 영치되자 구 교통과를 방문해 과태료를 내고 번호판을 돌려받았다. 그런데 이틀 뒤 같은 구 세무과에서 자동차세를 내지 않았다며 다시 번호판을 떼갔다. 시의 번호판 영치 대상인 차량의 체납액은 597억원에 이르렀지만, 인력 부족과 계속 이동하는 차량의 특성 때문에 업무 수행이 어려웠다. 결국 과태료와 자동차세 체납차량 영치정보를 공유하는 ‘정부 3.0’ 시스템 구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2013년 말 시와 군·구는 협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통합영치 전산시스템을 개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까지 완성했다. 현장에서 체납차량과 대포차량 조회가 가능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번호판 영치 장소도 자동 검색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체납차량을 분석하는 통합영치 전자지도까지 제작했다. 이를 통해 시는 지난 1년간 과태료는 50억원, 자동차세는 28억원이란 놀라운 세수 증가를 이뤘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끈질긴 추적으로 100억대 탈세사건 해결…울산시, 주행세 포탈기업 2년간 조사 울산시(시장 김기현)가 유명 증권사가 관여한 100억원 규모의 주행세 포탈 사건을 해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년간 전국적으로 주행세 탈루가 만연했지만, 이를 형사고발하고 세금을 추징한 것은 울산시가 처음이다. 13일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난 7월 유명 A증권사와 A사의 경유수입사업 담당 이모 전 부장을 지방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탈세 경유가 대규모 유통 중이란 제보를 받고 유통업체를 조사해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입 경유 주행세 95억원 포탈을 확인했다”면서 “이들은 수입 경유에 부과되는 국세는 통관 때 내고, 지방세인 주행세는 수입신고 후 15일 이내에 신고 납부하는 점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수입업체인 A증권사는 자치단체가 주행세 미납 사실을 파악하고 압류에 나서기 전에 헐값으로 경유를 B사에 넘겼고 B사는 탈세 경유를 유통해 이익을 남겼다. 조사 결과 B사는 탈세를 목적으로 한 ‘바지회사’였다. 행자부 관계자는 “끈질긴 추적을 통해 조세 채권을 확보하고 제도 개선을 건의해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탈세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우수사례 보고 듣고 배워 예산낭비 최소화…남원시, 재정건전성 확보 ‘예산혁신단’ ‘보고 듣고 배워서 내 것으로.’ 전북 남원시(시장 이환주)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사례 벤치마킹으로 세입 확충과 예산 절감을 이뤄내 주목받고 있다. 남원시는 지난해 12월 재정건전성을 위해 ‘남원 예산혁신단’을 발족하고 올해를 ‘벤치마킹의 해’로 삼았다. 남원시의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8.3%, 올해 9.1%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자체 세입이 열악해 고심하던 중 다른 지자체의 우수 사례를 남원의 실정에 맞게 도입하기로 했다. 예산혁신단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토론회의 날’로 지정하고 발로 뛴 아이템을 모아 간부회의에 상정했다. 경남도에선 재정건전성 강화 전담조직, 지방 보조금 성과 평가의 전문기관 외부용역제 등을 벤치마킹했다. 전남 여수시에선 통합관리기금 및 지방채 제로(Zero) 분석 등을 우수 사례로 벤치마킹했다. 아울러 남원시는 관광객 연계를 통한 입장료 수입 확충, 주민세 인상 관련 조례 공포를 선도적으로 추진했다. 남원시는 20건의 타 지자체 벤치마킹과 자체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총 46억 400만원의 예산 절감·세입 확충 성과를 냈다. 앞으로 21건의 벤치마킹 사례를 도입해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남원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시민 재능 기부받아 복지사각지대 해소…진주시, 주민 주도 ‘좋은세상’ 진행 사회복지 비용이 고스란히 자치단체 부담으로 옮겨 가면서 지자체의 재정 압박도 더 가중되고 있다. 비용 누수를 막고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이 절실할 때 경남 진주시(시장 이창희)의 ‘좋은 세상’은 모범 답안이 될 법하다. 2012년부터 진행한 ‘좋은 세상’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재능 기부, 봉사라는 3박자가 조화를 이룬 복지정책이다. 회원 900여명이 참여한 좋은세상협의회를 중심으로 위기 상황에 놓인 가구를 찾아다니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소득층 가구를 찾아가 도배, 장판 교체, 방한·방풍 등 집수리를 하고 의료지원단을 통한 진료 지원도 추진했다. 지난 4년간 7만 3000여 가구(7만 6000여건)가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사용한 공공예산은 거의 없다. 오히려 10억 700만원에 달하는 세출 절감 효과를 냈다. 비결은 시민의 정성이다. 주민들이 복지정책 공급자이자 수요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부금 17억 9000여만원을 모았다. 진주시는 다양한 복지 자원을 ‘좋은 세상’으로 일원화하면서 수혜 중복과 누수 문제를 해결하고, 사례 발굴에서 서비스 제공까지 원스톱으로 추진하면서 만족도도 높였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신문 사장상 영광의 지자체들] ■강원 횡성군 - 경작정보 전산화로 농업 예산 절감 강원 횡성군(군수 한규호)의 ‘경작정보 전산화에 의한 효율적 농업예산 집행’은 정확한 농작 면적을 근거로 예산을 절감할 뿐 아니라 농민에게도 제때 알맞은 지원을 제시해 ‘농경 과학화’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을 받는다. 전국 지자체는 농가의 경영 부담 완화와 영농 의욕 고취 등을 위해 다양한 농정보조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처리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산 시스템이 없었다. 따라서 접수와 취합 등으로 말미암은 업무량 증가와 처리기간 장기화는 농가에 중복·과잉 지원 등으로 이어져 예산 낭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횡성군은 지역 필지와 경농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각종 사업신청서의 자동 작성과 출력으로 농민들의 사업 신청이 편리해졌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부산 해운대구 - 드론으로 산불 발화지점 포착·진화 부산 해운대구(구청장 백선기)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드론’을 활용한 창조경제 구현은 21세기형 비행체인 드론을 산불예방 등에 도입해 예산과 자원을 보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지자체의 산림 감시는 인력 의존도가 높고, 차량과 장비 접근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해운대구는 현대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무인 비행장치 ‘드론’을 산림뿐만 아니라 재난 관리와 지역 홍보, 민원 해결 등 다방면에 활용해 공공부문의 창조경제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월 해운대구 와우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진입이 힘들었다. 이때 드론으로 발화지점을 포착해 산불을 조기 진화하는 성과를 올렸다. 산불의 피해 복구비가 1ha당 2500여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서울 강동구 - 미등록 ‘숨은 땅’ 찾아 누락 세원 발굴 서울 강동구(구청장 이해식)의 ‘숨은 땅 찾기 프로젝트’는 지역 개발의 문제점을 미리 해결하고 새로운 세원도 발굴한 ‘1석2조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동구는 이번 사업으로 그동안 빠진 9필지(6846㎡)로 시가 77억원어치의 땅을 찾았다. ‘숨은 땅 찾기 프로젝트 사업’이란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KRAS)을 이용해 지적공부에 미등록(無지번)되었거나 등기되지 않은(미등기) ‘숨은 땅’을 찾아 누락 세원을 발굴하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지적공부에 미등록됐거나 미등기된 토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각종 개발 사업이 시행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미등록 토지 문제가 발생해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구는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을 활용해 미등록 토지를 찾아 측량하고, 측량 결과에 따라 등록 절차를 밟은 것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강원도 - 리모델링 공사 과세요건 현장서 꼼꼼 체크 강원도(도지사 최문순)의 ‘리모델링 공사 등 사업장 현지 확인을 통한 세원발굴’은 발로 뛰는 행정이 빛을 발한 것이다. 도는 리모델링 공사 현장 등을 직접 방문해 공사로 건물 가치가 상승한 부분에 대한 과세 요건 여부를 확인했다. 또 다양한 과세 자료 등을 보면서 타당성 분석도 했다. 과세 규정에서의 범위와 여건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그뿐만 아니라 추징 당사자가 미리 자체 검토나 법률적 조언을 받도록 유도, 조세 저항을 없앴다. 도는 이런 기법으로 올해 지역 2개 법인에서 취득세와 지방소득세 등 모두 89억여원을 더 걷었다. 앞으로는 소방공사 내용을 관련 부서에서 받아 건물 가치가 많이 늘어난 곳을 찾아내기로 했다. 단순 리모델링 공사 부분은 건축물대장 등 인허가 관련 부서의 자료로는 찾기 어려운 탓이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전남 해남군 - 옛 보건소 건물 고용복지센터로 활용 전남 해남군(군수 박철환)의 ‘구 보건소 건물을 활용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설치’는 지역 사회단체를 설득해 예산을 절약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해남군은 지역 주민을 위해 고용복지 플러스센터를 세우려고 했다. 문제는 22억원의 예산이었다. 전액 군비로 건립하면 어려운 군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 우려됐다. 그래서 신축 건물로 이전한 보건소 옛 건물을 증·개축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리모델링 예산은 3억원이었다. 그러나 옛 보건소 건물에는 이미 지역 12개 사회단체가 입주하기로 돼 있었다. 군은 사회단체를 설득해 지역 사회에 시급한 고용복지센터로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이 지역 사회단체와 대화와 타협을 이룬 덕분에 국가 단위에서 예산 19억원을 절감했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광주 서구 - 민·관 네트워크 구축해 복지재원 마련 광주 서구(구청장 임우진)의 ‘촘촘한 복지안전망. 이웃에게 답이 있다’는 재정난을 겪는 기초자치단체가 복지를 확대한 모범 사례로 꼽혔다. 다양해지는 주민의 복지수요를 주민의 세금이 아닌 지역 민간자원으로 해결한 덕분이다. 서구의 재정자립도는 21.0%로 전국 자치구의 평균(25.8%)에도 못 미치며 아주 열악하다. 이 재정 상황에서 직원 인건비와 보조사업 등 법정·의무적 경비를 제외하면 자체적 사업 여력이 없다. 이에 서구에서는 민관의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성과 복지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한 연구 등으로 연간 20여억원의 민간 자원을 확보했다. ‘서구민 한가족 나눔(1대1 결연)’, ‘희망 플러스 사업(인재육성과 취업 등)’이다. 서구만의 차별화된 사업으로 지역 복지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중국 껴안기 본격화

    광주, 중국 껴안기 본격화

    광주시가 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이후 중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차이나프렌들리’(중국과 친해지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시는 9일 청사 1층 ‘시민의 숲’에 중국역사문화사진전, 전통놀이, 중국 전통 차와 음식, 의복 등의 체험과 중국 현대문화를 소개하는 사진전 등을 11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는 서구 쌍촌동 호남대 공자아카데미에 마련된 ‘차이나프렌들리센터’에서 중국인과 유학생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중국 문화의 날’ 행사를 갖고 우의를 다졌다. 개막식에서는 중국전통 소림무술, 한국 태권무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윤장현 시장은 중국 유학생 대표 10여명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시는 민선 6기 들어 ‘대중국 교류협의회’를 구성하고 정율성 음악제를 중국에서 여는 등 중국과 친해지기 위한 각종 정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최근 2년간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관광협회 등 5개 공공기관, 한국청소년광주시연맹, 광주YMCA 등 7개 민간단체, 5개 지역대학, 14개 초·중·고교 등 총 31개 기관이 중국과 활발히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절, 심장, 암 분야 등 광주지역 우수 의료기술을 활용한 중국 의료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차이나거리’ 조성, 중국을 대표하는 음악가인 정율성을 테마로 한 관광자원 발굴, 무안국제공항을 활용한 중국지역 정기성 전세기 취항 확대 유치 등도 추진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단독] ‘한 끼에 1000원’ 사랑입니다

    [단독] ‘한 끼에 1000원’ 사랑입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해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밥 한 끼에 1000원을 받는 ‘1000원 식당’이 운영돼 추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녹이고 있다. 8일 오전 11시 30분. 부산 사하구 괴정3동 주민센터 인근에 ‘기운차림’이 문을 열자 수수한 옷차림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우르르 몰려와 자리를 잡는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쌀밥에 배추된장국, 무채볶음, 계란찜, 김치 등이 차려졌다. 가격은 단돈 1000원 한 장이면 족하다. 입소문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식당을 찾은 김모(74) 할머니는 “6000~8000원짜리 식사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매일 식단이 바뀌어 좋고 입맛에 잘 맞는다”고 치켜세웠다. 계산은 식당을 나올 때 모금함에 1000원을 넣는다. 더러 동전들도 눈에 띄었다. 민간 봉사단체인 ‘기운차림 봉사단’이 지난 2일 개점했다. 부산에서는 2호점이며 전국적으로 안산·군포·대전 등에 이어 13호점이다. 이수인(60) 봉사단장은 “어르신뿐 아니라 취업준비생, 청소년 등이 따뜻한 밥 한 끼로 기운을 차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하구 희망복지지원단도 운영에 힘을 보탠다. 광주 동구 대인동에 있는 1000원 식당인 ‘해 뜨는 식당’은 2010년 김선자(지난 3월 작고) 할머니가 문을 열었고 그의 딸과 시장상인회 등이 공동으로 6년째 운영 중이다. 김 할머니가 암으로 투병하던 2012년 한때 운영이 중단됐다가 독지가와 주변의 도움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김 할머니의 셋째 딸 김윤경(42)씨는 “직장인이지만 점심때 나와 밥을 직접 짓고 식당을 운영한다”며 “평일엔 70~80명, 주말엔 50여명의 노인과 시장의 영세 상인들이 점심밥을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점심값이 1000원이지만 식재료값도 안 된다. 잡곡밥과 된장국, 나물류, 김치, 생선 등 3찬 이상을 밥상에 올린다. 김 할머니가 지난 3월 돌아가신 뒤 시장상인회 임원들은 한때 3~4명씩 돌아가며 김치를 담그고 찬거리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이 퍼져 20㎏들이 쌀 봉지를 직접 놓고 가는가 하면, 1000원 밥값으로 1만원을 내는 ‘개미 기부자’도 다수다. 박모(75) 할아버지는 “매일 5㎞ 이상 떨어진 집에서 자전거로 와 점심을 즐기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서울 남구로역에는 새벽 인력시장에 나온 일용직들의 빈속을 채워 주는 ‘빨간 밥차’가 있다. 2005년부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고 있는 빨간 밥차는 올해 9월까지 3만 2000여명의 배를 채워 줬다. 시 관계자는 “일감이 없어 찬바람만 맞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용직에게 위로가 되는 밥”이라고 밝혔다. 시는 내년에 빨간 밥차에 468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빨간 밥차가 ‘일용직의 응원부대’라면 서울역 무료급식센터는 노숙인들의 ‘비빌 언덕’이다. 지난해 22만여명의 노숙인이, 올 9월까지 19만 3800여명이 다녀갔다. 무료급식센터는 월~토요일 아침·점심·저녁을 모두 제공한다. 일요일은 종교단체 등에서 급식 지원을 해 저녁만 제공한다. 서울시가 인건비 명목으로 1억 5900만원을 대고, 나머지 비용은 23개 종교·복지·봉사단체 등이 나눠 부담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월 10만원대 지방 인재 ‘서울 요람’ 는다

    월 10만원대 지방 인재 ‘서울 요람’ 는다

    자치단체가 서울로 유학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숙식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학사(기숙사)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숙이나 대학 기숙사는 한 달 비용이 수십만원인 데 비해 학사는 13만~20만원으로 저렴한 데다 시설과 환경 등도 좋아 입사 경쟁이 치열하다. 경남도는 7일 강남구 자곡동에 400명 규모의 남명학사를 건립하기 위해 부지 4480㎡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공시지가 190억원이지만 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해 조성원가인 88억원에 샀다. 도는 200여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내년에 착공해 2017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홍준표 지사는 “남명학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울 유학 서민 자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흥택 도 정책기획관실 사무관은 “도 출신 서민층 대학생을 대상으로 입사자를 선정해 한 달 15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94년부터 동작구에 850명 규모의 남도학숙을 공동 운영하는 광주시·전남도는 608명 수용 규모의 제2남도학숙을 만들기 위해 은평구에 5960㎡ 부지를 매입했다. 시·도는 233억원씩 분담해 부지 및 건축비 466억원을 충당한다. 내년 8월 착공해 2018년 2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용료는 월 15만원 선이다. 입사생은 성적 60%와 생활 평가 40%를 합쳐 뽑는다. 남도학숙 내년 입사생은 새해 1월 18~22일 모집한다. 충남도는 시·군과 공동으로 서울학사를 건립하기 위해 지난 10월 23일 도내 15개 시·군과 협약을 체결하고 부지를 찾고 있다. 300명 규모로 2018년 1월 문을 열 계획이다. 사업비는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 모두 250억원 안팎이다. 도와 시·군이 모아온 장학기금에서 160억원을 활용하고 나머지 90억원은 시·군에서 입사생 선발 계좌를 사는 방식으로 모을 예정이다. 안일선 충남도 교육법무담당관은 “서울 중심지가 아니더라도 지하철역 근처 등 접근성이 좋은 곳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첫 재경 기숙사인 강원학사(274명 규모)를 1974년 관악구 신림3동에 건립한 강원도는 강북권 유학생들을 위해 창동에 내년 말 제2학사(220명 규모)를 운영한다. 제2학사는 오피스텔을 사 개조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기금 121억원과 도비 60억원, 17개 시·군 출연금 2억∼7억원씩 모두 51억원을 보탠다. 경북 포항·구미·문경·영천시와 영덕·영양·청송·울진·군위군 등은 10~140여명 규모의 중·소형 학숙을 운영한다. 제주도는 강서구 가양2동에 지하 4층, 지상 11층 규모의 탐라영재관(300명 규모)을 2001년 1월 개관했다. 매년 1월 모집하며 경쟁률은 2대1가량이다. 경기도와 전북도, 전북 전주시·고창군 등도 서울에 학사가 있다. 학사는 입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우수학생이 많이 들어와서 지역 인재의 산실이 되고 있다. 김정삼 강원인재육성재단 상임이사는 “강원학사는 강원 인재의 요람”이라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조선대 ‘데이트 폭력 의전원생’ 방관하다 뒷북 징계

    조선대는 1일 여자친구를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의학전문대학원생 박모(34)씨에게 제적 처분의 징계를 결정했다. 사건이 표면화 된 뒤에도 박씨에 대한 처분을 재판이 끝난 뒤 결정하겠다며 미루던 학교 측이 뒤늦게 징계를 내렸다.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은 이날 오후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박씨의 소명 절차를 듣고 이같이 결정했다. 학생지도위원회에서 상신된 징계의 결정은 학칙 제62조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 교수회의 의결과 총장 결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조선대 학생상벌 규정 제16조(징계사항 유형)에 따르면 폭행으로 타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자는 제적 처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은 이날 조선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조선대는 앞서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등에 “의전원 학생의 폭행사건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씨는 지난 3월 28일 새벽 여자친구인 이모(31)씨의 자취집에 찾아가 전화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3시간 동안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법원에서 벌금 12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가벼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과기원, 지스트 밸리 조성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산·학 협력 모델과 비슷한 광주·전남지역 산·학·연 협력의 중심지 ‘GIST 밸리’를 조성한다.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테크노파크, 나주 혁신도시의 산업체·기관 등이 참여하는 연구·개발(R&D) 교류와 기술이전 등이 이뤄지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광주과기원은 2일 지역 핵심 전략 산업인 에너지·자동차·문화기술 등을 융합한 이 같은 내용의 ‘밸리’ 조성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과기원은 이를 위해 ?태양전지 및 에너지저장 원천기술 ?미래형자동차 능동안전 시스템 기술 ?수소연료 전지부품 미래화 기술 ?중대형급 에너지저장 시스템 기술 ?수소생성 기술 ?문화콘텐츠 결합기술 등의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지역 전략 산업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융합기술원’을 설립한다. 융합기술원에는 기존 대학원의 ‘의료시스템학과’를 새로 편입해 융합 교육·연구 기능을 담당토록 한다. 에너지·자동차·문화기술 분야의 맞춤형 고급인재 양성을 위한 융합전공과정(대학원)도 새로 개설한다. 미국 캘텍(Caltech)과의 교수 교류와 공동 연구 등도 강화한다. 문승현 총장은 “GIST의 이번 혁신비전은 기술사업화와 창업 활성화로 2020년까지 모두 9500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와 6100명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한·중 FTA 시대] “10년새 농축산물 수입 170배나 늘어…FTA로 피폐해진 농업정책 바뀌어야”

    [한·중 FTA 시대] “10년새 농축산물 수입 170배나 늘어…FTA로 피폐해진 농업정책 바뀌어야”

    “한·중 FTA 타결은 2011년 발효된 한·미 FTA나 한·EU FTA와는 또 다른 상징성이 있다. 농산물 수입 조건은 한·미 FTA 등보다 유리하다지만 중국과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주요 농산물의 심리적 관세장벽은 이미 무너진 거나 다름없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김재욱(59) 의장은 1일 “중남미·유럽·아시아 국가들과 잇따라 FTA가 체결되면서 농업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내가 어릴 적엔 20마지기 논농사를 지으면 머슴을 두고 살았는데 지금은 200마지기를 지어도 겨우 밥 먹고 살 정도”라며 쌀 농사의 사례를 통해 피폐해진 농촌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수입 개방에 따른 쌀농사 기반 붕괴는 다른 작목의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올해는 배를 제외한 단감, 토마토 등 일부 농산물은 아예 수확을 포기하거나 똥값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왜 그럴까. 그는 “FTA 등에 따른 수입 파고로 쌀농사가 바닥을 헤매면서 농민들이 쌀 대신 다른 작목으로 전환했고, 이는 과잉재배와 과잉생산으로 이어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서 농민들이 ‘쌀농사 되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농이 쌀값 안정화를 위해 마련한 ▲밥쌀용 쌀 수입 저지 ▲FTA-TPP 반대 ▲기초농산물 국가 수매제 쟁취 ▲농민 배신하는 정치인 총선 심판 등 4대 목표를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정부가 올 1월 발효된 쌀 관세화 이후에도 2차례에 걸쳐 미국과 중국산 밥쌀용 쌀 3만t의 입찰을 강행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원칙 적용에 따라 밥쌀 수입 30% 수입 의무량이 사라졌는데도 이같이 수입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쌀 수출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가 국내로 유입된 저가 수입쌀(TRQ)을 시장에서 격리시키려면, 일본처럼 해외 원조나 사료용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FTA를 체결한 50여개국으로부터 수입한 농축산물은 18조 7900억원으로 10년 새 170배나 증가했다”며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에 가입하면 사실상 쌀 추가 개방이나 다름없는 만큼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한·중 FTA 시대] “농업 살릴 실효성 없이 농민·기업 갈등 골만… 국가 책임 포기하나”

    [한·중 FTA 시대] “농업 살릴 실효성 없이 농민·기업 갈등 골만… 국가 책임 포기하나”

    농민들은 이번 중국·베트남·뉴질랜드와의 FTA를 ‘한국 농업에 대한 새로운 위험’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한·중 FTA 등에서 쌀은 협상제외 품목이었다고 해도, FTA 통과로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1일 성명을 내고 “1조원 기금조성은 재원 마련과 운영을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뒤로 빠졌다. 이는 국가의 책임을 포기한 것”이라며 “재벌들은 자발적 기부를 통해 모든 탐욕을 면책받고,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TP), FTA를 거침없이 밀고 나갈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농은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이런 기금 조성 방식에 대해 ‘농민들이 기업 돈을 뜯는다’는 막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여야 정치권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농민과 기업 간 갈등의 씨앗을 만든 꼴”이라고 지적했다. 기금조성에 농협과 수협을 포함해 “재원 마련 단계부터 농민 돈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으로 염치 없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또 매년 1000억원씩 10년 동안 1조원을 조성하는 기금의 운용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이 없고 기금의 용도도 문화·복지 분야에 한정돼 있다며 FTA로 피폐한 농촌과 농업을 살릴 수 있는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번에 제시한 FTA 피해보전직불제 대책도 전혀 개선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 제도의 개선은 수입 기여도 폐지 여부”라며 “수입 기여도로 인해 농민들은 실제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연구과제로 미뤄 둔 것은 제도 개선을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에게는 주요 수입원인 쌀값 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다. 농민들이 올가을 쌀수확기 이후부터 정부 수매량 확대와 ‘밥쌀용 쌀’ 수입 반대를 외치며 전국 50여곳에서 벼 야적 시위를 벌이는 등 대정부 투쟁의 수위를 높인 이유다. 농민들은 “매년 농사 비용은 느는데 쌀값은 반대로 하락하고 있다”며 “정부가 밥쌀용 쌀 수입을 주도하는 등 수급 조절 정책에 실패한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남 영광에서 농사를 짓는 이석하(46)씨는 올해 100마지기(2만여평) 논에서 450석(1석 벼 110㎏, 쌀 80㎏)을 수확했다. 현재 쌀의 시중 유통가로 환산하면 80㎏들이 쌀 한 가마당 14만~15만원으로, 모두 6750여만원어치에 해당한다. 평년 가격 대비 7% 이상 떨어졌다. 대부분의 토지를 빌린 이씨는 한 마지기(200평)당 임대료 15만원(1석)을 땅주인에게 줘야 한다. 100마지기 임대료는 모두 1500만원이다.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의 비용도 마지기당 1석으로 임대료와 비슷한 수준이다. 농약값과 비료값 역시 1~1.5석에 달한다. 올해 풍년으로 마지기당 2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이씨가 1년 쌀 농사로 인건비를 포함해 벌어들인 것은 2000만원 정도다. 전농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으로는 실질적인 쌀값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보고 각종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선 밥쌀용 쌀 수입 중단과 저가 수입쌀(TRQ)의 시장격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 1월 발효된 쌀 관세화 이전에 약속된 의무 수입물량 40만 8000t도 시장에 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재고 쌀 해소 방안으로 대북 쌀 지원도 호소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에 팔만대장경 새기는 로봇이?

    광주에 팔만대장경 새기는 로봇이?

    ‘세계를 향한 아시아 문화의 창’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25일 공식 개관했다. 2004년 첫 삽을 뜬 지 11년 만이다. 개관식은 이날 오전 11시 문화전당 내 아시아예술극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장현 광주시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등 여야 의원,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문화장관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퍼포먼스 ‘창조의 나무: 빛으로의 초대’ 시연회와 황 총리의 축사 등으로 40여분간 진행됐다. 황 총리는 “광주는 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을 계기로 문화예술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와 소통하는 창이 됐다”며 “세계 각국의 문화와 예술이 이곳에서 활짝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자리에 7000억원을 들여 조성된 문화전당은 문화예술 기관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전체 부지면적이 13만 4815㎡(연면적 16만 1237㎡)에 이른다. 문화전당은 예술극장,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민주평화교류원,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문화창조원 복합 1~4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가 눈길을 끈다. 국내외 7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플라스틱 신화들’, ‘새로운 유라시아 프로젝트’, ‘신화와 근대, 비켜서다’ 등의 전시가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복합 2관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신화들’에서는 고려대 대장경연구소와 종림 스님이 팔만대장경 16만 2516면을 일일이 사진으로 촬영하고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를 해석해 디지털화했다. 대장경을 새기는 로봇 ‘피타카’도 함께 전시됐다. ‘새로운 유라시아프로젝트’는 동서양의 새로운 관계와 유라시아의 정체성을 각종 사진과 설치예술로 시각화했다. ‘신화와 근대, 비켜서다’는 아시아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한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갈등 등을 예술가들의 문화인류학적 시각으로 해석한 주제전시이다. 예술극장에서는 국내외 공동 제작 프로젝트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공연이 열린다. 문화정보원과 민주평화교류원은 아시아문화에 대한 연구와 아카이브 역할 및 소통·교류의 장으로 활용된다. 어린이문화원은 어린이의 놀이와 창작활동 체험 공간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정신 닮은 무등산… 나는 평화의 붓춤 추었다”

    “광주 정신 닮은 무등산… 나는 평화의 붓춤 추었다”

    “모든 문화의 원천은 사람이고 땅이고 생명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기획전에 출품한 임옥상 화백은 25일 문화창조원 복합 2관 출입구 벽면에 걸린 자신의 ‘무등을 그리다’란 작품의 의미를 이렇게 답했다. 이 작품은 종이펄프 위에 붓 터치만으로 무등산을 형상화한 가로 22m, 세로 8m 규모의 초대형 수묵화이다. 바탕에는 ‘땅의 찬미’란 시구와 각종 고사성어, 손·발자국 등이 어지러이 섞여 있다. 크기에서 최대치를 보여 준 이 작품에 붓 터치를 내고자 그는 빗자루, 대걸레 등을 붓으로 사용했단다. 임 화백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무등산을 수없이 그리며 ‘광주정신’을 공유하고 싶었지만 늘 마음 한편에 풀리지 않는 뭔가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운동장에 나가서 신명 난 듯이 붓춤을 추면서 평화와 희망의 감정이 분출했다”고 말했다.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생명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내 상처받은 묵은 가슴 위에 빛나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다오”라고 뜨겁게 소리쳤다는 것이다. 그는 무등산 그림과 이미지가 겹쳐진 ‘절망의 산’ ‘분노의 산’ ‘침묵의 산’을 우리를 넉넉하게 감싸주는 ‘어머니’로 묘사했다. 임 화백은 “내가 가진 것은 달랑 붓 한 자루”라며 “이 붓으로 말하고 싸우고 어제를 쓰고 내일을 본다”며 “쾌도난마로 무등세상을 일필휘지한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개관 기획전 출품을 요청받고 솔직히 부담스러웠지만 살아남은 자로서 부끄러움과 부채의식 등이 소명의식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과거의 분노나 한에 갇히기보다 생명과 사랑과 희망으로 바꾸는 작업이 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많은 문화전당 운용과 관련, “규모나 하드웨어에 묶여 공허한 공간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며 “광주비엔날레를 수십 년 치러낸 광주 시민 스스로 전당을 가꾸고 콘텐츠를 채우는 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지원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민주·인권·평화 등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적 가치가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시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갖는 것도 문화전당이 아시아의 문화발전소로서 자리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YS 유훈 ‘통합과 화합’의 울림

    YS 유훈 ‘통합과 화합’의 울림

    ‘통합과 화합’이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메시지에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반응하고 나서 우리 사회 전반에 커다란 울림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23일 다음달 말 발간 예정인 ‘민주당 60년사’ 집필과 관련, “당초 부정적 기술이 많았던 김 전 대통령에 관한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을 위해서는 김 전 대통령을 야당의 정치적 자산으로 인정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새정치연합 등 야권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교할 때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게 사실이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더욱 차가웠다. 또 5·18 기념재단과 유족회 등 5·18 민주화운동 관련 3개 단체는 이날 “24일 오전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고 5·18이 민주화운동으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5월 단체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제주4·3평화재단 등도 김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공로패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7박 10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오후 2시쯤 서울대병원에 도착, 7분간 머물렀다.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분향 및 헌화를 한 뒤 묵념하고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고인의 부인 손명순 여사의 손을 잡고 애도의 뜻과 추모의 말을 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은 26일 영결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서울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시국선언교사 징계’ 교육부·교육감 충돌 예고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 참여 교사 징계를 지시하자 진보 성향 교육감들을 중심으로 거부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직무와 관련된 의사표현을 무조건 징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18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중앙집행위원 22명에게 중징계를, 서명에 단순 참여한 교사는 가담 정도에 따라 경징계나 주의·경고하라고 교육청에 지시했다. 시국 선언에는 3904개 학교에서 2만 1379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현재 시국선언 참여 교사를 징계하기로 한 곳은 17개 교육청 가운데 대구 한 곳뿐이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울산·경북 교육감과 함께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서울, 광주, 세종, 강원, 인천, 전북, 충북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인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교사들의 이번 시국선언은 교육과 관련된 순수한 의사표현”이라며 “이를 징계하라는 것은 적절치 않고, 징계는 교육감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11일까지 징계하라고 했는데 사실확인에만 수개월이 걸려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런 수준의 표현까지 억제하고 징계하는 게 옳은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시국선언 참가 교사들이 정치, 이념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전, 경남, 전남 교육청 등은 징계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참여자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교육감은 중도, 경남과 전남도교육감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교육부는 교육감들이 징계를 거부하면 시정 명령과 직무이행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끝까지 징계를 거부하면 시·도교육감을 형사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광주 출신 中 혁명음악가 정율성 음악회 중국서 첫 개최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1914∼1976) 선생을 기리는 ‘정율성 음악축제’가 17∼18일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에서 광주시 주최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최근 기념사업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노희용 광주 동구청장,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구충곤 전남 화순군수 등이 참석한다. 올 11회째인 정율성 음악축제는 2005년 광주에서 시작했으며,중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단체장은 최근 광주 동구와 남구 사이 벌어진 정율성의 출생지 논란을 끝내고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지역 자치단체가 협력사업에 함께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축제의 하일라이트인 음악제에는 ‘평화의 비둘기’, ‘연안송’ 등 정율성 선생이 작곡한 노래들이 연주된다.  광주와 중국 공연단의 협연, 광주 MBC 정율성 합창대회 1위 팀인 순천 풍덕초등학교 합창단의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 이튿날에는 후난대에서는 학술포럼도 열린다. 포럼은 ‘항일 전사 정율성’, ‘정율성의 음악세계’ 순으로 이어진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후난대 명예교수로 위촉되며 창사시민과 후난대학생 등을 상대로 ‘21세기 한중 청년의 공동비전’이라는 주제의 특별강연도 한다. 한편 정율성은 1933년 형을 따라 중국으로 건너간 뒤 프랑스에서 작곡공부를 했다. 이후 ‘연안송’, ‘팔로군 대합창’, ‘해방행진곡’, ‘3·1행진곡’ 등 360여편을 창작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광주 남구는 1995년 서구에서 분리됐다. 인구는 22만여명으로, 분리 당시 25만 7000여명보다 크게 줄었다. 양림·월산·주월동 등 구도심 인구가 신흥 개발 지역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대촌동 등 농촌 지역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또는 절대농지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신도시 개발을 통한 인구 유입 정책을 펴기가 곤란하다. 더욱이 지역 내 그린벨트는 전체 면적 대비 64%로, 시내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다. 산업단지는 1.7%로 북구의 48%, 광산구의 50%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연간 걷히는 구세는 350여억원에 불과하다. 공무원 인건비 500여억원도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영호(51) 남구청장은 이같이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미래 청사진을 주민에게 알리고 이에 대한 공감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야심 찬 도심 재생 또는 개발 계획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민 자치 역량 강화’가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 봉선2동 주민자치센터 2층 회의실에서는 자치 역량 강화를 위한 행사가 열렸다. 지역 활동가 등 주민 50여명이 원탁에 둘러앉아 강의와 토론에 참여했다. 남구가 마련한 제1기 주민자치아카데미다. 주제는 ‘주민 결정 행정시스템’으로 다소 이색적이다. 이 시스템은 재선인 최 구청장이 민선 5기 후반기부터 구상해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이 스스로 현안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역량을 높이려는 것이다. 최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의 행정은 주민 참여를 넘어 ‘주민 결정’ 시대로 가고 있다. 국가나 대도시가 ‘직접민주주의’를 실행하기는 어렵지만 동 단위나 골목,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이런 아카데미를 그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진행될 강의 주제도 시민주권시대, 역발상 토론, 숙의형 민주적 의사 결정 방법 등으로 잡혀 있다. 그가 ‘행정권’의 상당 부분을 주민에게 되돌려주기로 마음먹은 것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년 숙원인 청사 이전에 착수하면서 주민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전 부지를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말도 많았다. 현 청사 주변의 교통난도 문제로 떠올랐다. 최 구청장은 “주민 뜻에 따르겠다”며 28차례의 청사 이전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의 여론조사 기관도 활용했다. 이를 토대로 3년 만인 2013년 신청사 이전을 마무리했다. 옛 청사 활용 방안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하면서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했다. 최근 봉선1동 주민센터 이전 과정에서도 구가 염두에 뒀던 후보지보다 주민이 선호한 지역을 선택했다. 최 구청장은 자신의 저서 ‘오카리나 부는 구청장’에서 “나는 행정 집행권자로서 가진 모든 권한을 주민에게 돌려주겠다. 그중에는 가장 중요한 재정권과 정책결정권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주의로 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는 실제로 이를 위한 연차별 로드맵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은 준비기로서 주민 결정 기본조례 제정, 주민자치아카데미·목민관학교 운영, 마을계획단 구성, 모바일 투표 시스템 구축 등을 시행 또는 마무리 중이다. 내년도는 ‘주민 결정 프로세스’ 운영에 중점을 둔다. 대상 사업 발굴, 원탁회의문화 활성화, 주민총회(남구 만민공동회) 등이 포함됐다. 2017년 이후부터는 완성 단계인 ‘주민 결정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일정이다. 최 구청장의 이 같은 ‘실험 행정’은 민원 현장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이날 오후 3시쯤 노대동 ‘찾아가는 구청장실’로 발길을 돌렸다. 사무실이 아닌 아파트단지 옆 호수공원 산책로에서 50여명의 주민 앞에 섰다. 공원녹지과장 등 해당 실·과장을 대동한 이동 민원실이나 다름없다. 행사 이름도 ‘하소연데이’로 정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도 주민들은 20여건의 민원을 쏟아내며 구청장의 입을 주시했다. 버스 노선 증설과 호수공원 관리, 인근 분적산 자락의 불법 경작 단속 등이다. 최 구청장은 해당 민원에 일일이 답변하느라 진땀을 쏟았다. 한 주민은 “호수공원에 설치된 인공 폭포 시설 개선과 상시 물 흐름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구청장이 “유지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어렵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자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민선 6기 들어 현재까지 모두 48차례의 ‘하소연데이’를 운영했다. 접수된 민원 373건 중 92%인 344건을 처리 또는 추진 중이다. 최 구청장은 “구청장실에 앉아서 민원을 듣다 보면 현장의 문제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1000곳 이상의 현장을 답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 사이에서 ‘구청장’과 악수 안 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말을 들을 만큼 현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의 평가에서 각종 상을 휩쓸다시피 한 결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2015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공약 이행 분야 최우수상을 받는 등 6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 기록을 달성했다. 전남대(무역학과) 운동권 출신인 그는 2000년대 초 시의원 등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뒤 강운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지냈다. 민선 5기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했다. 소탈하고 서민적이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계속 끌고 가는 ‘의리파’라는 평을 듣는다. 보통 오전 8시 50분쯤 출근해 간부회의를 주재하거나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조찬, 만찬 모임 등을 통해 수시로 주민과 접촉하는 ‘현장 밀착형 단체장’으로 알려졌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대촌·승촌동·나주시 주거·상업·관광 결합 생태중심도시 추진

    광주 남구 대촌·승촌동 일대가 새로운 산업·관광단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와 이웃하고 있는 데다 광주공항과 송정역 국도 1호선, 국지도 49호선이 주변을 지나는 등 교통 요충지로서 유리한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최영호 남구청장은 “승촌보 주변에 대규모 친수 공간을 전남도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구 대촌·승촌동 일대와 인근 전남 나주시 금천면 일대에 300여만㎡씩 모두 600여만㎡ 규모의 생태중심도시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4대강 친수구역 특별법’을 활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이 특별법에 따라 부산 낙동강변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주도의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수자원공사는 2018년까지 모두 5조 4386억원을 들여 연구·개발(R&D)과 산업클러스터, 주거, 문화, 교육 기능 등이 복합된 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남구는 영산강 승촌보 주변에도 같은 규모의 신도시 조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모두 2조 5000억원을 들여 배후주거단지와 상업업무단지, 관광레저단지 등을 갖춘 ‘생태중심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남구는 이 같은 대규모 개발 계획이 기초자치단체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광주·전남 정치권과 합세해 정부를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은 국가 하천의 경우 하천 양안 2㎞ 범위 내의 지역에 관광, 레저, 문화, 산업, 주거 등의 기능을 갖춘 친수구역을 조성하는 사업을 한국수자원공사나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중국인민해방군가’ 등 작곡, 정율성 기념사업 논란 종지부

    ‘중국인민해방군가’ 등 작곡, 정율성 기념사업 논란 종지부

      광주시와 동구·남구, 전남 화순군은 29일 중국 혁명 음악가 정율성(1914~1976)의 생가에 대한 논쟁을 중단하고, 공동으로 기념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들 지자체 간에 빚어진 정율성 출생지와 생가 논쟁이 10여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노희용 광주 동구청장,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구충곤 화순군수는 앞서 27일 ‘정율성 선생 항일투쟁 및 예술정신 계승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는 고증이 어려운 생가 논쟁을 중단하고 광주 동구 불로동과 남구 양림동, 화순군 능주면 일원에 남아있는 정율성의 삶의 흔적들을 찾아내 보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불로동의 생가표지석, 양림동의 정율성 거리 시설물, 화순 능주초등학교의 정율성 교실 등의 시설을 정비할 계획이다. 또 정율성의 음악 세계를 기리는 ‘국내외 문화교류행사’ 등을 공동으로 주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율성의 가족·종친·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념사업과 기념관 건립 등을 추진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생가 문제는 ‘생가’ 대신 ‘화순 유적지’, ‘불로동 유적지’, ‘양림동 유적지’라는 표현을 사용할 방침이다.  정율성은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나 19세인 1933년 항일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간 뒤 중국인민해방군가(팔로군 행진곡), 연안송 등 360여곡을 작곡했다. 그는 친필 이력서에 ‘나는 양림동에서 태어났다’는 구절이 있으며, 당시 광주 남구 양림동의 숭일학교를 졸업했고, 양림교회에서 세례를 받기도 했다. 동구 불로동 163은 호적부상 정율성 부친인 정해업의 거주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화순 능주면은 정율성이 1917~1923년 능주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한편 광주 남구는 2004년부터 정율성기념국제학술대회와 국제음악제를 열어왔고, 2007년부터 광주시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국화꽃 짙은 향에 나비만 끌릴까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국화꽃 짙은 향에 나비만 끌릴까

    “국향 그윽한 ‘함평천지’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해 보세요.” 전남 함평군 함평읍을 가로지르는 함평천변에 지난 25일 들어서자 국화 향이 코끝을 스친다. 2만종 100억 송이의 국화가 15만여㎡ 규모의 엑스포 공원 내 억새와 습지, 구릉에 자생하는 나무들과 뒤섞여 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국화꽃 무리에 넋을 잃을 정도이다. 주변은 알곡이 여물어 고개 숙인 수수와 형형색색의 가지, 호박, 초가집 등이 어우러져 시골의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가족이나 연인들은 국화 옆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느라 바쁘다. 매표소 옆 출입구는 국화 무더기에 예술가의 손길이 더해진 ‘마법의 성’이 우뚝 솟아 있다. 터널식 성문을 지나는 동안 농도 짙은 국화향이 온몸에 가득 밴다. 늦가을 휴일을 맞아 국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국화향기가 들려주는 가을 이야기’란 주제로 펼치는 ‘2015 대한민국 국향 대전’은 지난 23일 개막,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진다. 함평군은 매년 봄 열리는 나비축제장(엑스포 공원)을 가을엔 전국 최대 규모의 국화축제 장으로 바꿔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로 12년째이다. 꽃과 자연, 생태를 소재로 한 이 축제가 거듭될수록 함평이 청정지역으로서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지역 농수축산물에 대한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향대전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배치된 각종 체험장을 순회하는 코스로 즐기면 된다. ‘마법의 성’(출입문)을 지난 얕은 개울을 건너 왼쪽으로 돌면 다육식물관이 나타난다. 칸네, 데로사, 백망릉, 암석극, 메니넨시스, 크리스마스, 대극과, 기린각, 금청각 등 모두 2500여종 2만 1000여분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자라고 있다. 내부에 조성된 인공 구릉지 곳곳에는 각종 국화가 사람 키보다 큰 아프리카산 선인장류와 섞여 이국적 운치를 선사한다. 이곳과 자연생태관을 연결한 호박터널도 일품이다. 폭 6m 길이 40m로 조성된 호박터널엔 보우짱 등 10여종 100여그루의 호박이 심어졌다. 녹색, 황색, 흰색 등 형형색색의 호박이 넝쿨째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터널은 관람객들의 사진찍기 필수코스이다. 공중에 아슬아슬 매달린 호박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히 셔터를 눌러댄다. 호박 터널을 지나 자연생태관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천국이다. 출입문에 나무로 조성된 다람쥐 집이 눈에 띈다. 다람쥐들이 먹이를 먹거나 철망 터널을 지나며 나무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80㎡의 자연 생태관은 관람로를 따라 물길이 이어지고, 중앙에 조성된 인공폭포 연못엔 대형 잉어들이 노닌다. 함평만에서 서식하는 농게, 달랑게 등을 볼 수 있는 갯벌 관찰장을 비롯해 양서·파충류 존, 패류·갑각류 존, 수생식물관찰장 등으로 나뉜다. 살아 움직이는 남생이, 민물조개, 민물 새우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미영(37·여·광주시 서구)씨는 “휴일을 맞아 국화 구경도 하고 아이들에게 생태공원 체험을 시켜주기 위해 왔다”며 “풍경이 인공적인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자연생태관과 이웃한 전시관에는 160㎏짜리 슈퍼 호박을 비롯해 지역 특산품인 왕골 돗자리 체험관, 나비 등 곤충 표본 만들기 체험 공간 등이 이어진다. 이들 관람 코스를 지나 밖으로 나오면 억새와 국화길을 따라 대형 국화탑이 눈에 들어온다. 국화탑 꼭대기엔 한자로 ‘광화문’이란 문패가 붙어 있다. 주변의 노송과 어우러진 대형 국화꽃 탑이다. 광화문 꽃 터널에 들어서자 각종 동물 모형이 눈에 띈다. 돼지, 소, 말, 코끼리, 기린, 개 등 동물 모형들이 국화꽃으로 재현됐다. 또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존도 마련돼 있다. 국화로 장식된 뽀로로와 친구들, 하트 모형, 나비모형 등이다. 주변에는 어린이와 연인들이 이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각 작품 사이에는 억새와 색깔이 각기 다른 수십종의 국화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지천이 국화로 깔렸다. 관람객 이모(56·대구시)씨는 “중앙 광장에 이번 축제의 주제가 모두 집약된 것처럼 보인다”며 “한 뿌리에서 1536송이를 피워낸 ‘천간작’ 등 모든 국화 조형물이 예술 그 자체”라고 감탄했다. 중앙 광장 주변에 조성된 ‘국화분재 전시관’은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 등이 정성스레 길러낸 370여점의 국화분재는 고아한 자태와 앙증맞은 포즈로 관람객을 유혹한다. 유영미(50·광주 북구)씨는 “국화 분재가 이렇게 기품이 넘치는 작품으로 만들어진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직접 길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육식물관 등을 거치지 않고 ‘마법의 성’에서 곧바로 중앙광장으로 향해도 된다. 광장~식용국화 따기체험장~군립미술관~버드(새)존~제1천간작~9층 꽃탑~촛불길~자연생태관 순으로 둘러보는 코스이다. 함평군은 엑스포공원(15만여㎡)과 생태습지공원(7만㎡)에 오색옥국·현애국 등 국화 30만본과 197개의 조형분, 식용국화 5만본, 산책로 국화 55만본 등을 식재했다고 밝혔다. 이 일대는 그야말로 국화 천지를 방불케 한다. 주변엔 특산품 판매장, 공예품 판매장, 체험장, 휴게소, 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배치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올가을엔 날씨가 좋아 국화 품질 역시 예년보다 우수하고 나들이하기에도 적절하다”며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4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17일 동안 열리는 이번 국향대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20여만명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평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한 뿌리서 1536송이…1년 6개월 애지중지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한 뿌리서 1536송이…1년 6개월 애지중지

    국화는 재배 방법이나 송이 수에 따라 입국작, 현수작, 다륜대작, 분재작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입국작은 대국 1송이를 화분에 심어 꽃가지를 1,3, 5 등 홀수로 사방으로 유인해 재배한다. 현수작은 소국 1줄기의 원가지를 길게 기르고 곁가지를 많이 나게 하는 방식이다. 다륜대작은 둥근 반구형 작품이다. 국화 1줄기로 10송이 이상을 피우는 다간작, 100~300송이를 피우는 다륜대작, 500송이 이상을 피우는 천간작 등으로 구분된다. 조형작은 조형물에 맞춰 국화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작가의 창의성이 요구된다. 국향대전에 전시된 광화문, 독립문 등의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국향대전 출품작 가운데 가장 만들기 어렵고, 돋보이는 천간작은 어떻게 재배할까. 천간작이 가을축제에 출품되기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린다. 이번에 전시된 천간작 2점은 지난해 4월 야생 쑥을 꺾꽂이해 원주를 길러내면서 시작됐다. 쑥이 화분에 뿌리를 내린 같은 해 5월쯤 원주에 흰색과 노란색의 국화를 동시 접목했다. 국화는 원래 낮이 긴 여름철에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자연상태에서는 일조량이 적어지는 가을에 무조건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 특성을 고려해 8월~이듬해 5월 10개월간은 오후 10시~새벽 2시 전등불을 켠 채로 관리한다. 이렇게 한 뒤 올 5월 중순쯤 상온 상태인 밖으로 옮긴다. 여름철을 견디는 게 최대 과제다. 한낮 온도가 32~35도에 이르는 여름철에 자칫 뿌리가 썩거나 말라 죽기 일쑤여서다. 천간작이 12년째인 국향대전에 선보인 것은 올해로 4년째다. 7년 전 준비했으나 초기 3년 동안은 실패를 거듭한 탓이다. 함평군 농협기술센터 고찬훈(43) 농촌지도사는 “천간작은 20년 이상 국화 재배 노하우를 익히고 실패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대작”이라며 “꽃 모양이 둥근 ‘후물류’ 국화를 천간작으로 만드는 기술은 우리 군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평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국향대전 1억송이 국화 어떻게 피웠나

     국화는 재배 방법이나 송이 수에 따라 입국작, 현수작, 다륜대작, 분재작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입국작은 대국 1송이를 화분에 심어 꽃가지를 1,3, 5 등 홀수로 사방으로 유인해 재배한다. 현수작은 소국 1줄기의 원가지를 길게 기르고 곁가지를 많이 나게 하는 방식이다. 다륜대작은 둥근 반구형 작품이다. 국화 1줄기로 10송이 이상을 피우는 다간작, 100~300송이를 피우는 다륜대작, 500송이 이상을 피우는 천간작 등으로 구분된다. 조형작은 조형물에 맞춰 국화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작가의 창의성이 요구된다. 국향대전에 전시된 광화문, 독립문, 마법의 성, 9층 꽃탑, 국화 동물원, 하트 천국 등의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국향대전 출품작 가운데 가장 만들기 어렵고, 돋보이는 천간작은 어떻게 재배할까. 천간작이 가을축제에 출품되기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린다. 이번에 전시된 천간작 2점은 지난해 4월 야생 쑥을 꺾꽂이해 원주를 길러내면서 시작됐다. 쑥이 화분에 뿌리를 내린 같은 해 5월쯤 원주에 흰색과 노란색의 국화를 동시 접목했다. 국화는 원래 낮이 긴 여름철에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 자연상태에서는 일조량이 적어지는 가을에 무조건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 특성을 고려해 8월~이듬해 5월 10개월간은 오후 10시~새벽 2시 전등불을 켠 채로 관리한다. 이같이 조치하지 않으면 금방 꽃을 피워내 이듬해 축제 때 많은 꽃송이를 볼 수 없다. 한겨울철엔 비닐하우스 안에 보일러를 설치해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유지한다.  이렇게 한 뒤 올 5월 중순쯤 상온 상태인 밖으로 옮긴다. 여름철을 견디는 게 최대 과제다. 한낮 온도가 32~35도에 이르는 여름철에 자칫 뿌리가 썩거나 말라 죽기 일쑤여서다. 천간작이 12년째인 국향대전에 선보인 것은 올해로 4년째다. 7년 전 준비했으나 초기 3년 동안은 실패를 거듭한 탓이다.  함평군 농협기술센터 고찬훈(43) 농촌지도사는 “천간작은 20년 이상 국화 재배 노하우를 익히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한 끝에 탄생한 대작”이라며 “꽃 모양이 둥근 ‘후물류’ 국화를 천간작으로 만드는 기술은 우리 군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평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국화 2만종 1억송이가 모였다

    국화 2만종 1억송이가 모였다

     “국향 그윽한 ‘함평천지’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해 보세요.”  전남 함평군 함평읍을 가로지르는 함평천변에 지난 25일 들어서자 국화 향이 코끝을 스친다. 2만종 100억 송이의 국화가 15만여㎡ 규모의 엑스포 공원 내 억새와 습지, 구릉에 자생하는 나무들과 뒤섞여 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국화꽃 무리에 넋을 잃을 정도이다. 주변은 알곡이 여물어 고개 숙인 수수와 형형색색의 가지, 호박, 초가집 등이 어우러져 시골의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가족이나 연인들은 국화 옆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느라 바쁘다. 매표소 옆 출입구는 국화 무더기에 예술가의 손길이 더해진 ‘마법의 성’이 우뚝 솟아 있다. 터널식 성문을 지나는 동안 농도 짙은 국화향이 온몸에 가득 밴다. 늦가을 휴일을 맞아 국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국화향기가 들려주는 가을 이야기’란 주제로 펼치는 ‘2015 대한민국 국향 대전’은 지난 23일 개막, 다음달 8일까지 이어진다. 함평군은 매년 봄 열리는 나비축제장(엑스포 공원)을 가을엔 전국 최대 규모의 국화축제 장으로 바꿔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로 12년째이다. 꽃과 자연, 생태를 소재로 한 이 축제가 거듭될수록 함평이 청정지역으로서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지역 농수축산물에 대한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향대전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배치된 각종 체험장을 순회하는 코스로 즐기면 된다. ‘마법의 성’(출입문)을 지난 얕은 개울을 건너 왼쪽으로 돌면 다육식물관이 나타난다. 칸네, 데로사, 백망릉, 암석극, 메니넨시스, 크리스마스, 대극과, 기린각, 금청각 등 모두 2500여종 2만 1000여분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자라고 있다. 내부에 조성된 인공 구릉지 곳곳에는 각종 국화가 사람 키보다 큰 아프리카산 선인장류와 섞여 이국적 운치를 선사한다. 이곳과 자연생태관을 연결한 호박터널도 일품이다. 폭 6m 길이 40m로 조성된 호박터널엔 보우짱 등 10여종 100여그루의 호박이 심어졌다. 녹색, 황색, 흰색 등 형형색색의 호박이 넝쿨째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터널은 관람객들의 사진찍기 필수코스이다. 공중에 아슬아슬 매달린 호박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히 셔터를 눌러댄다.  호박 터널을 지나 자연생태관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천국이다. 출입문에 나무로 조성된 다람쥐 집이 눈에 띈다. 다람쥐들이 먹이를 먹거나 철망 터널을 지나며 나무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80㎡의 자연 생태관은 관람로를 따라 물길이 이어지고, 중앙에 조성된 인공폭포 연못엔 대형 잉어들이 노닌다. 함평만에서 서식하는 농게, 달랑게 등을 볼 수 있는 갯벌 관찰장을 비롯해 양서·파충류류 존, 패류·갑각류 존, 수생식물관찰장 등으로 나뉜다. 살아 움직이는 남생이, 민물조개, 민물 새우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미영(37·여·광주시 서구)씨는 “휴일을 맞아 국화 구경도 하고 아이들에게 생태공원 체험을 시켜주기 위해 왔다”며 “풍경이 인공적인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자연생태관과 이웃한 전시관에는 160㎏짜리 슈퍼 호박을 비롯해 지역 특산품인 왕골 돗자리 체험관, 나비 등 곤충 표본 만들기 체험 공간 등이 이어진다.  이들 관람 코스를 지나 밖으로 나오면 억새와 국화길을 따라 대형 국화탑이 눈에 들어온다. 국화탑 꼭대기엔 한자로 ‘광화문’이란 문패가 붙어 있다. 주변의 노송과 어우러진 대형 국화꽃 탑이다. 광화문 꽃터널에 들어서자 각종 동물 모형이 눈에 띈다. 돼지, 소, 말, 코끼리, 기린, 개 등 동물 모형들이 국화꽃으로 재현됐다. 또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애니메이션 존도 마련돼 있다. 국화로 장식된 뽀로로와 친구들, 하트 모형, 나비모형 등이다. 주변에는 어린이와 연인들이 이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각 작품 사이에는 억새와 색깔이 각기 다른 수십종의 국화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지천이 국화로 깔렸다. 관람객 이모(56·대구시)씨는 “중앙 광장이 이번 축제의 주제가 모두 집약된 것처럼 보인다”며 “한 뿌리에서 1536송이를 피워낸 ‘천간작’ 등 모든 국화 조형물이 예술 그 자체”라고 감탄했다.  중앙 광장 주변에 조성된 ‘국화분재 전시관’은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 등이 정성스레 길러낸 370여점의 국화분재는 고아한 자태와 앙증맞은 포즈로 관람객을 유혹한다. 유영미(50·광주 북구)씨는 “국화 분재가 이렇게 기품이 넘치는 작품으로 만들어진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직접 길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육식물관 등을 거치지 않고 ‘마법의 성’에서 곧바로 중앙광장으로 향해도 된다. 광장~식용국화 따기체험장~군립미술관~버드(새)존~제1천간작~9층 꽃탑~촛불길~자연생태관 순으로 둘러보는 코스이다.  함평군은 엑스포공원(15만여㎡)과 생태습지공원(7만㎡)에 오색옥국·현애국 등 국화 30만본과 197개의 조형분, 식용국화 5만본, 산책로 국화 55만본 등을 식재했다고 밝혔다. 이 일대는 그야말로 국화천지를 방불케 한다. 주변엔 특산품 판매장, 공예품 판매장, 체험장, 휴게소, 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배치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올가을엔 날씨가 좋아 국화 품질 역시 예년보다 우수하고 나들이하기에도 적절하다”며 “지난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4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17일 동안 열리는 이번 국향대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20여만명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평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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