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기공식 갖는 광주형일자리 사업 노동계 불참으로 반쪽 우려
‘광주형일자리’ 첫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차공장이 오는 26일 기공식을 갖고 첫삽을 뜬다. 그러나 ‘노사상생형’으로 주목을 받아온 이 사업 노동계의 불참이 예고되면서 초창기부터 파행이 우려된다.
노동계는 기공식 당일 광산구 빛그린산단 인근에서 집회신고까지 해놓은 터라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와 관련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국노총 광주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노동계에 사업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지난 18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과 면담을 가진 사실을 공개하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오늘의 상황까지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시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 시장은 이어 “노동계와 상생의 동반자로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진정성은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며 “이번 착공식에 꼭 참석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지역노동계는 “진정성 없는 여론전에 불과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노총 광주본부 윤종해 의장은 “광주형일자리 사업 성공을 위해 노동계가 지난 9월 광주시에 공개질의를 했으나, 광주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노동계는 지난 9월 광주시에 공장 시공사 선정 및 선정 과정 감시할 ‘시민자문위’ 구성, 임원 임금 노동자 임금 2배 이내 책정, 노동이사제 도입, 현대차 추천 이사 경질, 원하청 관계 개선 시스템 구축 등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행사 당일까지 노동계의 참여를 설득해 나가기로 했다.
자동차공장은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내 1공구 지역에 건설된다. 부지면적 60만4508㎡(18만3000평), 건축면적 8만6215㎡, 연면적 11만7335㎡ 규모로 연간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사업비는 자기자본금 2300억원 등 모두 5754억원이 투입된다. 오는 2021년 4월 완공한 뒤 공장설비 구축 등을 거쳐 2021년 하반기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관리직인 팀장급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인력 확충도 본격화한다. 본부장급 인원 3명을 포함해 모두 25명 규모다. 생산직 1000여명은 자동차 공장 완공시점인 2020년말부터 2021년초까지 필요 인력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생산직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 인력 채용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광주형일자리는 노동자 임금수준을 적정 수준으로 낮춰 일자리를 늘리는 대신 주택·보육·문화 시설 등을 지원해 실질임금을 높이는 사회통합형 일자리이다. 이에 따라 국비 1140여억원 등 모두 1570여억원을 들여 각종 복지 시설도 갖춘다. 공장이 완성되는 시점에 맞춰 거점형 공공직장어린이집, 개방형 체육관,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행복주택 공급 등 각종 지원사업이 이뤄진다.
광주형일자리는 이처럼 고용절벽 시대를 맞아 일자리를 나누고 저성장·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통합형 모델로 첫발을 내디뎠다. 노사민정협의회가 자동차 공장의 노사관계 등 전반적인 운영을 다룰 예정이지만 노동계의 불참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