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치 활동비 빼쓰고 해외나들이/지방의원들 왜 이러나
◎차기 몫까지 1억 나눠 가져/전북도의회/가뭄 외면하고 유럽·호 여행/전주시의회/광주시의회도 의정활동비 무더기 인출
【전주·광주=임송학·최치봉 기자】 오는 6월에 실시될 지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전북도 및 광주·전주시 현역 지방의원들이 올해 책정된 의정활동비와 해외연수비 등을 전액 또는 대부분 인출해 나눠 쓰거나 해외여행경비로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특히 전북도 의원들은 6월말 선거에서 선출되는 차기 의원들의 몫까지 모두 써버려 이들에 대한 도덕적인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전북도의회는 제101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지난달 26일 회기중 일비 70만원외에 1인당 2백60만원씩 연간 1억3천2백60만원 규모의 의정활동비 전액과 1인당 2백40만원씩 책정된 업무추진비의 42%인 5천1백만원 등 1억8천3백60만원을 일시에 빼내 51명의 전의원이 3백60만원씩 나눠 가졌다.
도의회의 이같은 처사는 의정활동비는 특별한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한 액수만큼 사용토록 돼있는 내무부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지침과 월별 집행계획을 수립해 집행토록 한예산회계법 규정에도 어긋나 이에 대한 처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광주시의회도 전체의원 23명 가운데 김모의원과 국가보안법위반혐의 등으로 구속된 2명 등 6명을 제외한 나머지 17명이 설 전인 지난달 25일부터 28일사이 의정활동보고서 제작명목으로 1인당 2백60만원씩 모두 4천4백2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무더기로 인출해 갔다.올해 광주시의원에게 책정된 의정활동비는 모두 6천여만원 규모이다.
전주시의회도 의원 44명 가운데 도시건설,사회산업위 일부의원 18명이 해외연수비 7천2백만원을 한꺼번에 인출,2개조로 나눠 지난달 중순에 16박17일의 일정으로 유럽과 호주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의원들의 해외연수 역시 예산편성 지침에 보장돼 있으나 통상 4∼5월에 집행되던 해외여행경비를 임기를 의식해 조기집행했고 연간 1인당 3백만원인 예산을 모두 사용했으며 더욱이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생활용수공급에 비상이 걸려 있는 시점에 이루어져 도덕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전북도 예산 관계자는 『올해 책정된 의정활동비 등을 모두 써버려 오는 7월 제5대 도의회가 출범하면 수천만원의 의정활동비를 추경에 편성해야 할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의회 이창렬 의장은 『도의회가 출범한 이후 4년동안 매년 설날을 앞둔 시점에서 의정활동비를 전액 인출,의원들이 지역구활동을 벌여온 것이 관례』라면서 『올해는 임기가 7월초에 끝나는 점을 감안해 볼때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불법성 여부와 내무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새로운 의회의 몫은 되돌려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