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학술대회 지상중계
동남아시아 각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론 정립과 올바른 역사복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 학술대회가 15일부터 3일간 전남대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21주년을 맞아 전남대 5·18연구소와 5·18기념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아시아인권위원회(AHRC) 바실 페르난도 위원장(스리랑카)을 비롯,로라 숨메르즈 영국 헐 대학 교수,신용복·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강창일 배재대 교수 등 국내외 학자와 인권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는 ‘동남아시아의 식민지주의,권위주의,민주주의 및 인권’이란 주제로 베트남,태국,캄보디아,필리핀,말레시아 등 식민통치를받은 아시아 각국의 민주화 과정에 대한 주제 발표 및 토론회 순으로 이어진다.
바실 페르난도 위원장은 ‘21세기 아시아의 계몽시대’라는 논문을 통해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우월성과 열등성에 대해 갖는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는 일”이라고 주장했다.그는 또 “프랑스 혁명에서처럼 사람들은사회적 평등을 추구하려다 많은 피를 흘렸다”며 “20세기에 일어난 혁명들도 사회적 형평을 위한 폭력의 사용을 정당화 했으며 스탈린주의자들의 숙청과 폴 포트의 대학살과 같은 반 역사적 사건으로 귀결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의 거의 모든 나라가 겪었던 군부와준군부의 영향력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정치적 사회적 혼란에 따른 것”이라며 “80년 군부에 굴복하지 않고 싸우다가 자신들의 목숨을 버린 광주 사람들은 한국 국민들을구했다”고 주장했다.
신용복·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개발독재 시기의 국가폭력과 저항’이란 논문에서 “국가권력의 본질인 폭력성은 유신체제 때는 제도적·물리적 억압의 형태로,80년에는 가장 원초적인 ‘총칼’의 형태로 나타났다”며 “유신체제와 광주민중항쟁에서 드러난 국가의 폭력성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이 80년대의 국민적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됐다”고 진단했다.
강창일 배재대 교수는 ‘친일파의 재등장과 한국민주주의’란 논문에서 “광주민중항쟁과 6·10시민항쟁을 거치면서 한국은 민주사회로 이행하기 시작했고 민주화운동 세력을 주체로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출범시켰다”며 “그러나 친일파와 후예들이 독버섯처럼 거대한 세력을 형성해 이들과 완전한 단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주장했다.
그는 이어 “친일파 청산이란 과제는 한타령식의 저주나폭로를 통해 민족을 분열시키자는 게 아니라 과학적 실증과 분석을 통해 역사적 심판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라고말했다.
이밖에 ▲베트남 인민들의 식민주의 및 제국주의 경험과영향 ▲인도의 아시아적 정체성 주장에 내포된 전략적 경쟁과 반민중적 정치학 ▲동남아에서 여성과 민주화 ▲30전쟁 후의 캄보디아 여성 ▲인도네시아 전환기에 있어서의인권문제 ▲중도적 대안의 탐색-1980년대 필리핀의 경험▲국가,계급 그리고 민족성-말레시아의 민주화 경험에 대한 성찰 ▲대만의 민주주의 이행 강화 과정에서의 인권 등 질곡의 역사를 경험한 동아시아 각국의 학자들이 참여,인권과 민주화과정에 대한 성찰과 대안을 모색했다.
아르만도 말레이 2세 필리핀대 교수는 “학술대회를 계기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얼마나큰 역할을 했는 지 새삼 느꼈다”며 “광주는 세계속에서인권과 민주의 상징 도시로 우뚝 서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