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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사려면 ‘화랑미술제’로

    이번 가을 큰맘 먹고 지갑을 털어 그림 한점 사고 싶다면 ‘화랑미술제’와 ‘서울국제판화 아트페어’를 한번 둘러보면 어떨까? 최근 이중섭·박수근 화백의 가짜 그림 사건 파문으로 그림 사기를 저어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미술제를 활용하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가 되더라도 화랑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선포한 곳이기 때문이다.●화랑미술제다음달 3일부터 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의 미술축제. 한국화랑협회(회장 김태수)주최로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화랑미술제는 화랑들이 발굴하거나 제휴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거래하는 아트페어다. 올해는 60개 화랑에서 작가 213명의 회화와 조각, 영상, 설치, 판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각 화랑마다 내놓는 대표 작가와 작품들을 비교하는 것은 물론 작가의 작품값 동향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품은 원로 대가들의 고가의 작품도 있지만 중견 작가의 소품이나 젊은 작가들의 작품처럼 다소 저렴한 작품도 있다.100만원 내외에서 고를 만한 작품도 적지 않다. 이번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는 ‘베스트 작가의 베스트 작품전’. 김기창, 남관, 문신, 이응로 등 작고 작가는 물론 김창열, 김흥수, 서세옥, 전혁림, 곽훈, 이강소, 고영훈, 김창영, 도윤희, 양만기, 정종미 등 40∼70대에 이르는 이른바 ‘잘나가는’작가 37명의 작품 46점이 출품된다. 이와는 별도로 화랑별로 김종학, 사석원, 이정웅 등 대표 작가들을 선정해 작품을 내건다.(02)733-3706∼8.●서울국제판화 아트페어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아트페어는 판화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화에 비해 가격은 싸면서 작품성을 갖고 있는 판화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자리. 황규백, 이대원 등 국내 유명 작가를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판화 미술을 이끄는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됐다. 피카소의 작품을 비롯해 앤디워홀, 리히텐 슈타인, 요시토모 나라 등 국내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들의 작품은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점차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다.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 이번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입한다면 선택 폭은 10만원에서 1억원까지 다양해서 주머니 사정에 따라 ‘결행’하면 된다.(02)532-6889.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정이 빚어낸 ‘색채의 화음’

    성남아트센터 개관기념전으로 마련된 현대미술작가 초대전의 주제는 ‘열정’. 새로 문을 여는 만큼 앞으로 무한한 열정을 갖고 미술세계를 열겠다는 뜻이리라. 초대된 작가는 이만익, 김봉태, 전수천씨등 한국적 미술의 정체성 찾기에 열정적인 작가 10명이다. 회화, 설치미술, 사진 등 다양한 장르들의 작품 4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한국적인 주제를 독자적인 양식으로 표현하는 이만익의 작품은 따뜻함과 해학, 익살이 있어 좋다.‘숲속의 아이들’‘귀로’등에 나타난 정겨운 우리 얼굴, 가족의 모습을 민화적 색채로 담아내고 있다. 서양과 동양화법이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 세계를 펼치는 이강소는 과거보다 더욱 간결한 필선의 작품을 내놓았다.‘샹그릴라’의 텅빈 공간과 한줄기 강한 붓자국에서는 압축된 힘이 느껴진다. 이석주의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과 인물, 동물 이미지들은 평범한 것이지만 본래의 이미지를 초월한다. 분열된 화면속에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공간을 만들어 미지의 세계로 유영하는 신기루 같은 분위기다. 전수천, 조성묵, 김인기 등은 다양한 매체의 혼합을 작업으로 빚어내고 있고, 구본창은 사진으로 한국성을 빛내고 있다.11월18일까지.(031)783-8091∼4.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세기의 우정과 경쟁/잭 플램 지음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두 거장, 마티스와 피카소. 피카소는 밤에 그림을 그리고, 마티스는 낮에 그림을 그렸다. 이는 그들의 본질적인 측면을 반영한다. 피카소는 자신 안에 감지한 어둠속에서 한껏 빠져 들면서 심연에 매료됐다.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렸던 마티스는 오히려 자신 안의 어둠을 쫓기 위해 빛을 추구했고, 심연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었다. 낮에 작업하는 마티스는 끊임없이 눈에 보이는 세계를 직시, 평범하고 진부해 보이는 일상의 사물들에게서 의미를 짜냈다. 반면 피카소는 거의 전적으로 상상력과 기억에 의존한 채, 종종 사진을 이용해 작업을 했다. 이들은 동시대에 살면서 서로 반목, 견제하고 영감을 주고받으며 마침내 영적인 동지가 된 사이다. 반 고흐와 고갱 못지않게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다. 마티스는 자제심이 강하고 프라이버시를 중시, 예의 바른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피카소는 사회 규범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극적인 기질과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이름 높다. 단정하고 절제된 행동의 마티스는 ‘교수님’으로 불렸고, 피카소는 예술가 집단의 우두머리로 자유분방한 삶을 살면서 자신을 ‘어릿광대’로 표현했다. 직접적이고 서사적인 피카소의 작품에 비해 마티스의 그림은 단순한 형상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심원하고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다. 마티스와 피카소는 외양, 삶의 방식, 그림의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대조를 이루었다.‘세기의 우정과 경쟁’(잭 플램 지음, 이영주 옮김, 예경 펴냄)은 이들의 교차하는 삶과 작품을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있다.2만 2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秋色 물든 삼청동길 그림 구경 나가볼까

    秋色 물든 삼청동길 그림 구경 나가볼까

    화랑가의 핵심 축이 인사동에서 경복궁 주변 일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이 일대에 새로 오픈하는 화랑들이 늘고 있다. 갤러리 안(관장 박종숙)은 21일 경복궁 앞 기무사 근처에 터를 잡으면서 ‘강북 화랑시대’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이곳은 기무사의 이전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화랑 거리로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갤러리 안은 이날부터 한달간 홍석창 홍대 미대교수, 이정지 전 여류미술가협회회장, 김정수 미술세계화협회장 등 3명을 초청, 개관 기념전을 갖는다. 한국의 전통미를 바탕으로 현대적 작업을 하는 작가들로 갤러리의 ‘색깔’을 냈다. 이들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한국화가 홍 교수의 작품 ‘무제’에서는 활달한 붓놀림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힘찬 기운으로 한국의 멋을 자유분방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고리타분한 수묵화가 아닌 현대적 조형미를 잘 끌어 올린 작품에서 채색 수묵의 세련미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마음속의 풍경을 그려낸 홍 교수의 출품작들을 통해 한국화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다. 그는 역사책에서 보던 단군을 그린 화가로도 유명하다. 진달래 꽃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진 김씨는 이번에도 진달래 꽃을 작품 주제로 정했다. 프랑스 유학이후 꾸준히 우리 꽃을 표현하고 있는 김씨는 꽃을 통해 희망을 노래한다. 한글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이씨는 두툼하게 붓질을 반복하게 한 뒤 이를 긁어내 한국적인 미를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박 관장은 20일 “뉴욕·로스앤젤레스등의 유수 화랑과 연결해 경쟁력 있는 우리 화가들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해외 작가들도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11월21일까지.(02)737-8089.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화랑 중 한 곳인 선 화랑(김창실회장)도 최근 사간동 국제갤러리 옆에 ‘선 컨템퍼러리’라는 분점을 냈다. 김 회장의 장녀 이명진씨가 이끌고 있는 선 컨템퍼러리는 개관 기념전으로 ‘Transparency’를 주제로 김명숙 안성하 임정은 황혜선 등 4인의 신작들을 선보인다.11월3일까지.(02)720-5789.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맞짱 설장구’ 신명나네

    주말 남산골 한옥마을을 찾으면 설장구와 풍물이 한데 어우러지는 즐거운 놀이마당을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에 뿌리 내린 노래방. 노래방 마이크에 밀려 설곳을 잃어버린 우리 놀이문화를 찾기 위해 설장구를 앞세운 공연이다.설장구란 굿판의 장구재비들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기예와 재주를 가진 장구수를 말한다. 이번 공연 ‘맞짱 설장구’놀음판에서는 혼자 장구를 치는 설장구뿐만 아니라 서로 견주면서 어우러지는 쌍장구·맞장구, 집단으로 울러대는 떼장구 등이 모두 선보인다. 서로 잘하려고 겨루면서 만들어지는 놀이판 속에서 긴장과 흥미의 멋이 전달된다. 첫째 마당에서는 굿과 풍물패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듬굿 마당이, 둘째 마당에서는 천지신명과 토지지신에게 놀이판을 벌이겠다는 신고식 성격의 당산굿을 벌일 예정이다.23일 남산 한옥마을 천우각앞 놀이마당(017)752-5996.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체임버오케스트라 3色화음 골라듣는 재미

    체임버오케스트라 3色화음 골라듣는 재미

    이달 ‘작은’오케스트라인 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이 잇달아 열린다. 체임버오케스트라는 현악기가 중심이 되고 거기에 오보에나 바순 등의 관악기가 곁들여진 바로크 스타일의 합주형태. 바흐 연주가 압권인 슈투트가르트 체임버오케스트라는 오는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60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갖는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 그룹은 잘츠부르크, 에든버러 등 세계 유명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과 관현악 조곡, 마태수난곡, 모차르트의 후기 교향곡 연주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자랑한다. 낭만파 시대의 영향에서 벗어난 바흐 연주와 현대음악의 뛰어난 해석으로 명성을 얻은 이 오케스트라는 최근 바흐와 브람스의 명곡 앨범 3장을 한국음반사와 독점 계약발표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와 모차르트, 드보르자크의 곡들을 들려줄 예정.(02)2068-8000. 절도와 박진감을 자랑하는 서울챔버오케스트라도 같은 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67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교향악단이나 작은 앙상블이 소화할 수 없는 독특한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고, 때로는 3관 편성까지도 수용함으로써 실내악의 다양한 연주 무대를 선보였다. 모차르트와 차이코프스키의 곡들을 선보일 예정.(02)541-6234. 화음챔버오케스트라는 앞서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갖는다. 주로 잘 연주되지 않거나 소개되지 않은 레퍼토리를 찾아내서 연주하는 데 주력한 이 그룹은 이번 공연에는 펜데레츠키, 쇼스타코비치 등 20세기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한다.(02)780-5054.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실주의 오페라 13년만에 무대에

    사실주의 오페라 13년만에 무대에

    프랑스 대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가 무대에 오른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 혁명기에 자코뱅의 과격 노선을 비판한 죄로 32세의 나이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했던 시인. 인간의 존엄성이 나락으로 떨어진 공포시대 그의 비극적인 삶과 숭고한 사랑, 계급간의 투쟁, 정치적 음모 등이 드라마틱하게 오페라로 만들어진 것. 실화를 바탕으로 극의 줄거리가 만들어진 것처럼 오페라로서는 드물게 사실주의 접근을 하고 있다. 웅장함과 재미있는 볼거리로 치장한 최근 오페라의 흐름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의 오페라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연출가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 재미있는 가족용 오페라로 만든 최지형씨. 그는 “이번에는 사실주의가 우러날 수 있도록 상징적 표현을 배제하고 단순하게 무대를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주의 오페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자코모 자니가 지휘를 맡았다.6번째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한국과 친숙한 그는 “노래를 소화해낼 만한 가수들이 많지 않아 쉽게 무대에 올리기 어려운 곡”이라고 밝혔다. 지난 92년 이후 13년 만에 무대에 선보이는 이 공연은 5억∼6억원의 예산을 들여 예술의전당이 자체 기획·제작한 야심작. 지휘자를 제외하고는 출연자 150여명이 모두 순 ‘토종’이다. 이탈리아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아름다운 선율에, 푸치니의 ‘라보엠’‘토스카’의 대본으로 유명한 루이지 일리카가 쓴 탄탄한 대본이 조화를 이루지만 성악가들에게는 테크닉 등에 있어 꽤 부르기 어려운 곡들이다. 여자 주인공 막달레나가 부른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는 영화 필라델피아에 삽입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28∼3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0-1476.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다름이 빚어내는 묘한 하모니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묘한 하모니가 울려 퍼지는 전시장. 채색된 캔버스를 오리고 찢어 매듭을 짓는 평면 입체작업을 하는 신성희씨와 숫자 등을 이미지화해 지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이인수씨.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독특한 예술세계를 펼치는 두 작가가 한자리에 뭉쳤다. 신 씨의 작품 요체는 평면인 캔버스를 입체로 만드는데 있다. 생생한 붓터치가 살아있는 캔버스를 찢는 등 변화시켜 다시 캔버스 표면과 매듭으로 엮는 방법이다. 그의 작품 ‘공간별곡’에서 매듭 지어진 띠들은 뻗치거나, 늘어지고, 서로 엇갈리며 공간에 긴장과 조화를 더하여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프랑스, 미국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돌가루, 흙가루, 잿가루 등 천연재료를 이용, 작업을 한다. 자연의 재료위에 인위적인 자연인 기호와 숫자를 대비시켜 조화를 이뤄낸다. 재미있는 것은 그는 숫자 몇개를 조합, 꽃을 묘사한다. 숫자로 만든 꽃이다.‘꽃과 숫자’를 보면 자연과 물질물명의 조화로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씨의 작품 역시 선(禪)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한편으론 꽤나 현대풍을 띠고 있다.27일까지.(02)737-2504.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둥글둥글 통통한 여인네들 정겨워라

    동화처럼 순수하고 천진한 세계가 넘치는 그림을 그리는 고 장욱진 화백의 15주기 기념전이 장 화백이 살던 경기도 용인시 고택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회의 주제는 ‘장욱진이 그린 여인상’. 그의 여인들은 섹슈얼한 분위기의 ‘여성’이 아니다. 아내와 어머니, 딸 등 자신의 삶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들을 택했다. 그림 전체를 차지하는 여인의 당당한 구도와 녹색주조의 화면은 여인들의 강렬한 눈매와 함께 우리를 긴장시킨다. 힘차고 건강한 생명력이 꿈틀댄다. 생전에 그는 10여점의 여인상을 그렸는데 이번 전시에는 그가운데 8점의 유화가 선보이고 있다. 커다란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두손을 마치 불자들의 수인(手印)형태를 하고 있는 ‘여인상’은 부인 이순경(87)여사를 그린 작품. 커다란 다리가 붉은 황토를 굳게 밟고 서 있는 모습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식을 지키고자 하는 염원이 느껴진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처음 공개되는 ‘나무와 여인’‘어머니상’등 2점이 눈길을 끈다. 까치 한마리를 머리에 얹고 있는 큰 나무아래 강아지와 함께 서 있는 여인을 그린 ‘나무와 여인’은 고향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화백의 어머니 모습. 실존의 차원을 넘어 민화와 같은 전통미술의 맥이 연결된 작품이다. 또 둥글둥글하면서도 통통한 여인의 살짝 올라간 손가락이 돋보이는 ‘어머니상’은 다소 성스러운 분위기의 다른 작품과 달리 부인의 애교가 느껴지는 화사한 그림. 불명(佛名)이 진진묘인 부인의 기도하는 모습을 부드러운 선으로 묘사한 ‘진진묘’ 등에서는 불심이 가득한 부인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고 장 화백의 둘째딸 희순씨는 “그림과 가족이 생활의 전부였던 아버지는 생활을 책임졌던 저의 어머니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계셔서 이런 애틋한 마음을 화폭에 담으신것 같다.”고 말했다.23일까지.(031)283-1911.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안목을 높이는 가을 나들이

    지금 지방에는 비엔날레가 한창이다. 광주에서는 세계 최초의 종합 디자인 행사인 ‘광주디자인 비엔날레’가 1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청주공예 비엔날레에는 세계 각국의 공예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가을 나들이를 겸해 이들 비엔날레를 한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삶을 비추는 디자인 사랑하는 사람을 안으면 옷에 내장된 칩이 작용, 핑크색 불빛이 반짝반짝거리는 ‘Hug Jacket’. 배우자나 애인의 애정도를 체크해 볼 수 있는, 감성을 담은 미래형 옷이다. 세계 최첨단 디자인 제품들이 이곳 광주디자인 비엔날레에 총집결했다. 세계 34개국의 디자이너 530명과 177개 기업이 참여, 모두 1274점의 디자인 작품들이 선보인다.IT를 비롯, 자동차, 가전, 가구, 패션 등의 최첨단 제품들이다. ‘미래의 삶’을 주제로 한 전시장에는 인간 미래의 삶을 예측하게 해주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이 전시된다. 손목에 차는 멋진 계산기, 수소연료전지로 움직이는 오토바이, 발의 크기에 따라 줄기도 늘어나기도 하는 기능성 운동화 등을 만날 수 있다. 미래 상상디자이너인 미드(미국), 인포바 디자이너 후카사와(일본), 이노 디자인 대표 김영세씨 등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과 삼성전자,LG전자, 소니, 도요타등 글로벌 기업 등도 참여한다. ‘아시아 디자인’전시장에는 대나무, 짚, 풀등 자연을 이용해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식물로 만든 의자 및 침대(태국)를 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실용적인 느낌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디자인은 신문지를 꼬아서 만든 가방(인도네시아), 폐 타이어로 만든 예술적 감성이 빛나는 슬리퍼(캄보디아)처럼 자원을 재활용한 기지가 넘친다. 총감독 이순종 서울대교수는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미래 디자인을 우리나라가 선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062)608-4260●공예문화의 대향연 청주공예비엔날레에 가면 세계 공예의 흐름과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다. 특히 비엔날레와 페스티벌이 조화를 이뤄 공예의 역동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외 공예 명품과 디지털과의 만남, 공예와 공연등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유혹’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우리나라 전통공예를 비롯해 도자기, 장신구 등 60개국 3000여 작가들의 공예품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막이후, 하루 평균 2만 5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그동안 30만여명이 이곳을 방문했다.(043)279-5206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유일한 평전/조성기 지음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아 가거라. 아내는 딸 재라가 그 노후를 잘 돌보아주기 바란다.” 제약회사 유한양행의 창업자인 고 유일한 박사가 1971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면서 자필로 쓴 유언장의 내용이다.‘유일한 평전’(조성기 지음, 작은 씨앗 펴냄)에서는 존경받는 기업인의 모습을 비롯, 고 유 박사의 철학이 담긴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 부동산투기와 탈세를 일삼으며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등에 열을 올리는 일부 재벌들의 행태와 비교하면 그의 삶은 ‘정직’그 자체다. ●아들에게 한 푼도 안남기고 가정부 정원사에겐 유산남겨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을 그는 일찌감치 실천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유일선과 부인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았다. 다만 당시 7살 손녀에게 학자금으로 1만달러를, 딸 재라에게는 유한공고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줬다. 그는 이외 자신의 주식 모두를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의 정신을 실천했다. 그 자신은 19년째 같은 만년필을 사용했을 정도로 검약한 생활을 했지만 자신을 돌보던 가정부, 정원사, 운전사에게 원가 500원인 유한양행 주식을 각각 1000주씩 나눠줬다. 또 회사앞 자기 명의의 땅 100평을 가정부에게 40평, 정원사와 운전사에게 각각 30평씩 분양해 주기도 했다. 그를 이어 딸 재라씨는 200억 상당의 전 재산을 유한재단에 기증했고, 여동생 순한씨도 유한양행 주식 1만주를 부산생명의 전화에 기증하며 나누는 삶을 보여줬다. ●버드나무처럼 민족이 쉴 수 있었던 큰 그늘 9살의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미시간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미국에서 식품회사를 운영하던 중 세브란스 의전 에비슨 학장으로부터 자신은 연희전문 교수로, 부인은 세브란스 의전 소아과장으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제약사업을 택했다. 약이 귀해 질병에 시달리던 당시 조국 상황을 외면하기 어려웠고, 일본 지배 아래 일본 기업이 의약품 시장을 독차지하는 것도 깨고 싶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독립운동가 서재필박사는 이같은 그의 뜻을 알고 “버드나무처럼 민족이 편히 쉴 수 있는 큰 그늘이 되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조각가인 딸을 시켜 버들 목각품을 선물로 줬다. 유한양행의 상표 버드나무는 바로 이렇게 탄생됐다.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 큰돈을 벌던 유한양행에 자유당 이승만 정권은 1959년 3억환이라는 거액의 정치자금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불법적으로 모은 정치자금은 불법을 자행하는 데 쓸 뿐”이라며 “내가 기업의 신조로 정직과 성실을 내세우면서 어떻게 불법을 자행하는 무리들과 공범이 될 수 있겠느냐.”며 거절했다. 그는 1942년 미국에서 항일무장 독립군인 맹호군을 창설하는 데 주동적인 역할을 한 독립운동가이기도 하다. 재미 독립운동가들과 연계, 광복을 맞을 때까지 그는 맹호군 활동을 도왔다. 민족의 장래를 걱정, 좋은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유한공고를 세우는 등 교육가로서도 열의를 다했다. 최근 이 책은 고건 전 총리가 최근 존경하는 인물로 고 유 박사를 꼽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1만 7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이번엔 KBS교향악단 법인화 갈등

    올 초 재단 법인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이어 KBS교향악단이 재단 법인화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KBS교향악단 단원들과 KBS노동조합은 13일 대학로 예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영방송 KBS가 경영혁신을 명분으로 교향악단과 국악관현악단의 법인화를 추진 중”이라며 “법인화 계획을 전면 철폐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단법인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적어도 KBS로부터 1500억원 이상의 초기 출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보장이 없다.”며 “재단법인화 추진에 앞서 재원 확보를 위한 법적 근거부터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청자사업팀은 “재단법인화는 KBS의 적자해소나 비용절감 차원이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재단 법인화를 할 경우 오히려 지원금이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연주기량 향상, 전문성 강화, 자주적 연주활동을 위해서도 재단 법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쌈지길서 우리가곡에 취해봐

    인사동의 복합문화공간인 쌈지길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음악회가 열린다. 14일 소프라노 손순남씨는 ‘가을뜨락에서’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음악회에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우리 가곡을 선보인다. 대부분의 성악가들이 독일의 리트나 이탈리아 가곡을 위주로 무대를 꾸미는 것과 달리 손씨는 순 우리 가곡으로만 이번 무대를 마련했다. 손씨는 “청중들에게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게 하고 싶어 이번 독창회를 준비했다.”면서 “외국 가곡만을 우선시하는 음악가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가곡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이번 공연은 인사동에 새로운 공연문화를 활성화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피츠버그 듀케인음대 출신인 그녀는 현재 ‘솔리스트 월드’단장으로 있으며,8년째 서초구청에서 ‘손순남의 가곡교실’을 운영중이다.(02)736-0088.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안견 그림도 위작 논쟁

    안견 그림도 위작 논쟁

    이중섭·박수근 화백의 그림 58점이 검찰수사 결과 위작으로 판정된 가운데 조선 최고 화가 안견의 ‘청산백운도’를 놓고 다시 진위 논쟁이 불붙었다. 김상엽 인천국제공항 문화재 감정관은 11일 “일제시대 미술품 매매기관인 경성미술구락부가 펴낸 경매도록을 통해 미술계 일각에서 안견의 ‘청산백운도’라고 주장한 그림이 1936년 경매에 중국 원나라 조맹부의 ‘설색고사환금도’로 출품됐던 작품이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매 출품 당시 이 작품에는 아무런 글씨가 없었는데 그 이후 누군가 ‘청산아아 백운유유’라는 글과 함께 ‘주경’이라는 안견의 호를 써 안견 그림으로 둔갑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림의 내용과 배치가 일치하고 먹의 농담 차이, 채색한 부분의 일치 등으로 보아 이 두 작품은 같은 작품”이라며 “어떻게 같은 내용을 가진 작품이 작가와 국적, 제목이 다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이 작품은 일제시대 조선왕실을 담당하던 부서 이왕직에서 차관으로 있던 일본인 고미야씨의 소장품이라고 밝혔다. 고미야씨는 상당히 미술품 감식안이 있었던 인물이어서 근거없이 중국 미술품으로 분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경매된 서화’(시공아트 펴냄)라는 책을 황정수씨와 함께 최근 펴냈다. 이와 관련, 이미 이 그림에 대해 “안견 그림이 아니고 중국 그림에 누군가 글씨를 써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던 서울대 안휘준 교수(현 문화재위원장)는 “옳은 사실이 결국 옳은 것으로 결론이 나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교수는 이 작품이 중국 조맹부의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산수나 인물을 그린 방법 등을 보면 진짜 조맹부의 그림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수집가 이원기씨는 이날 소장품을 직접 공개하면서 “그림에 쓰여진 글씨, 낙관은 이미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 진품으로 판정났다.”고 주장했다. 재야 미술사학자 이건환씨도 “이 작품의 크기는 104X178㎝인데 반해 일제시대 경매도록에 나온 작품은 폭이 4척(120㎝)으로 차이가 나는 만큼 같은 작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다만 두 작품의 내용이 같은 점에 대해 이씨는 안견이 베껴 그린 모사작품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화풍의 영향권에 있던 조선 초기엔 중국 그림이 워낙 비싸 이를 베껴 그리는 임모(臨模)가 유행했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안견이 조맹부의 그림을 좋아했던 세종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에게 조맹부의 그림을 보고 똑같이 그려 줬던 작품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내 사랑 ‘말러 교향곡 2번’만 연주”

    “전 말러의 음악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제 아내도 허락한 사이입니다.” 말러 전문 지휘자로 유명한 길버트 카플란은 오는 15일 성남아트센터 개관 연주회를 앞두고 1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말러의 음악과 자신의 관계를 ‘러브 어페어’(Love Affair)라며 강한 애정을 표시했다. KBS 교향악단과 연주를 할 그는 “개관 콘서트에서 지휘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말러의 음악은 개관 축하 공연에 가장 적합한 곡”이라며 미리 연습한 한국말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문 음악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 지휘자로 오직 말러 ‘교향곡 2번’만을 연주, 세계 31개 오케스트라와 50회가 넘는 공연을 기록한 클래식 음악계의 특이한 인물. 억만장자인 그는 전세계 150개국에서 14만부 이상 팔리는 금융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의 발행인이자 경제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러시아 공연을 갔을 때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나를 경제인인 줄 알았고, 반대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내가 경제인인 줄 몰랐다.”며 “이중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난 행운아”라고 말했다. 다른 작품을 지휘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마추어가 프로의 세계에 너무 많이 끼어드는 건 좋지 않다.”면서도 “언젠가 그런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클래식 빅 무대’로 문연다

    ‘클래식 빅 무대’로 문연다

    이달 나란히 개관하는 성남아트센터와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을 알리는 다채로운 클래식 공연을 잇달아 갖는다. 성남시 분당에 세워진 복합문화예술공간 성남아트센터는 오는 14일,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의 ‘극장 용’은 오는 28일 각각 오픈할 예정이다. 이들 공연장은 “공연 문화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며 알찬 기획공연을 마련, 관객 끌기에 나섰다. 특히 개관 신고식의 성격을 띠는 만큼 피아니스트 백건우,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를 비롯, 해외 유명 음악가들을 대거 초청, 화려한 개관을 알리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방 문화 이끌 성남아트센터 서울의 기존 공연장과의 차별화를 기치로 걸고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서울 공연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번 개관 공연을 위해 한국 초연, 성남 단독 공연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정도로 출발부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말러 교향곡 2번의 독보적인 해설가인 길버트 카플란이 오는 15일 KBS교향악단과 말러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처음 말러 교향곡 2번을 들었을 때 마치 수천 볼트의 번개가 내 몸을 관통하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할 만큼 카플란은 말러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남다르다. 또 ‘건반위의 시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17일 이반 피셔의 지휘 아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 가을의 브람스를 들려 준다.19일 ‘바이올린의 요정’ 장영주는 금세기 최고의 거장 쿠르트 마주어가 이끄는 세계 정상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개관축제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특히 막대한 스케일로 인해 10년 동안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샤를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11월 24∼27일)를 자체 제작, 무대에 올리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8억원의 예산을 들여 100명이 출연하는 대작 공연이다. 성남아트센터는 3000여석의 공연장을 갖고 있다.(031)729-5615. ●국내 최초의 박물관내 공연장 극장‘용’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에 오픈하는 전문 공연장 ‘극장 용’은 박물관내 중대형 공연장(870석)으로 해외에서도 흔치 않은 경우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 개막일인 28일 오프닝 첫 연주자로 첼리스트 정명화가 선택됐다.‘그대, 고귀한 전당이여’라는 주제로 지휘자 금난새가 이끄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19세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산드라 카메론은 29일 창단 40년을 맞는 실내악단 서울바로크 합주단과 축하무대를 꾸민다. 오페라의 살아있는 전설,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는 베르디의 ‘아이다’‘나부코’, 바그너의 ‘탄호이저’ 등 오페라 아리아를 가지고 찾아온다.68세의 그녀는 니벨룽의 반지에 출연해 열창으로 ‘위대한 바그너 가수’의 명성을 얻은 은발의 프리마돈나이다.(02)2077-964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명인에게 길을 묻다”대한민국 국악제 25~29일

    이매방, 강선영, 이생강, 성창순 등 국악계의 명인들이 한자리에서 만난다. 승무, 태평무, 판소리, 대금산조 등 국악의 분야별 명인 50여명은 오는 25∼29일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제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악제’에 참가,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무대에서 펼칠 예정이다. 최근 성공적으로 끝난 ‘국악축전’이 퓨전국악 등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뒀다면 ‘대한민국 국악제’는 정통성에 무게를 둔 국악무대다. 평소 무대에서 보기 어려운, 고령의 명인들이 꾸미는 무대라 그 어느 공연보다 값진 무대가 될 듯하다. 이번 공연의 제목을 ‘명인에게 길을 묻다’라고 붙인 것도 그 때문. 공연 첫째날인 25일 승무와 살풀이 춤의 대가 이매방을 비롯, 김호성(중요무형문화재 가사 예능보유자 후보), 김영재(거문고산조 보유자 후보), 조통달(판소리 보유자 후보), 김청만(판소리고법 보유자 후보) 등 5명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각각 살풀이 춤과 가사 ‘백구사’,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 판소리 ‘흥보가’ 중 박타령, 판타지아를 공연할 예정이다. 정재국(피리정악 및 대취타 보유자), 강선영(태평무 보유자), 이생강(대금산조 보유자), 성창순(판소리 보유자), 이은주(경기민요 보유자)등은 오는 26일 출연, 상령산 피리정악, 대금산조, 판소리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 등을 들려주고, 태평무도 무대에 올린다. 이어 지방 축제로는 제주도 축제를 마련해 오는 28일과 29일 임이조 무용단, 가야금의 강정숙, 도살풀이춤의 양길순, 판소리의 신영희, 제주민속무용의 강명자 등 여러 국악인들이 출연한다. 한편 이번 행사를 추진한 한국국악협회에서는 이매방 강선영 성창순 조통달 이생강 김영재 정재국 김호성 이은주 김청만 등 10명의 명인들의 삶과 예술을 정리한 ‘아트 북’을 발간할 계획이다.(02)744-8051.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英 노블·웹스터 커플의 ‘춘화전’

    英 노블·웹스터 커플의 ‘춘화전’

    영화도 아닌, 웬 미술 전시회의 관람객을 19세 이상으로 제한하는지는 전시장을 둘러보면 고개가 끄떡여 진다. 영국의 잘나가는 젊은 작가 팀 노블과 수 웹스터 커플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그들이 처음 선보인 40개 드로잉은 모두 ‘춘화’(春畵)일색. 마치 은밀한 침실의 야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연필 드로잉이다. 너무나 노골적인 묘사에 한번 놀라고, 등장하는 남녀 모델이 바로 작가 자신들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그들은 “1972년 발간, 베스트셀러이던 ‘섹스의 즐거움’이 현재 쓰레기로 변한 것을 보고 다시 생명을 불어 넣고 싶었다.”면서 “오늘날의 생활에 맞게 업그레이드한 ‘문화적 재생’”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서 눈여겨 볼 작품은, 그들이 명성을 얻게 된 초기 작품인 ‘그림자 작업’이다. 깡통, 담배, 휴지등 쓰레기를 교묘하게 조합해서 만든 작품 ‘쥐’만 해도,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조명에 의해 벽에 투사된 실루엣을 보면 영락없는 쥐의 형상이다. 또 번쩍이는 광고물에서 영감을 받아, 네온사인으로 글자를 새긴 작품도 유명하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드로잉 작품을 놓고 화단에서는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갤러리측도 이들에게 원한 작품은 ‘그림자 작업’과 ‘네온사인 작업’이었지만 작가들이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면서 이런 ‘춘화 전시회’가 됐다. 성(性)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들의 드로잉 작품을 과연 순수한 예술품으로 받아들일 지는 관객들이 결정할 문제.11월6일까지.(02)735-8449.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차가운 돌·철재에 생명을 입힌다

    차가운 돌·철재에 생명을 입힌다

    높아지는 가을 하늘,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조각전이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국내 원로 조각가와 신인 작가는 물론 해외 조각가까지 가세해 저마다 감각적인 작품으로 조형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김영원의 ‘그림자의 그림자’ 홍익대 미술대 김영원 교수의 조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골똘이 생각케 한다. 인체의 앞면과 상반신은 평면인데, 뒷면과 하반신은 입체다. 한 작품 안에서 평면과 입체가 교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슨 의미일까’하는 상상력이 꿈틀댄다. 특히 인간의 눈, 코 등이 없는 무표정의 얼굴에서 관람객들은 수많은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인체가 갖는 공간성과 시간성을 철저히 배제시킴으로써 작가는 오히려 조각에 역동성과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한줄로 나란히 선 84개의 인간 군상을 조각한 작품 ‘바라보기’는 인생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필요로 한다. 서로 마주보는 한 인간이 둘로 쪼개져 한없이 작아져가는 변화의 모습을 표현했다.“때에 따라 한없이 존재감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인간은 야망과 욕심을 모두 내려 놓으면 자유롭게 됩니다.” 인체의 그림자가 또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내면서 결국 어느 것이 진짜 그림자인지, 인체인지를 고민케 하는 작품 ‘그림자의 그림자’는 그림자마저 둘로 나눌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가져다 준다.“그림자에는 실체가 없지요. 삶도 그림자가 없지요. 결국 그림자란 삶입니다.” 30일까지 성곡미술관(02)737-7650. ●이경재와 신일수의 ‘사랑’이경재의 작품은 돌에서 깎아내리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볼륨보다는 선을 많이 이용해 좀처럼 입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교 없이 절제된 표현이건만 따뜻함이 묻어 나온다. 노란빛이 감도는 사암으로 만든 ‘행복한 외출’처럼 그가 돌조각에 담고자 한 것은 모성애, 인자함, 포용, 향수, 다정함 같은 한국적인 감성이다.20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 장애를 딛고 예술의 세계에 뛰어든 신인작가 신일수는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화랑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두손을 포개어 무릎꿇고 앉아 있는 여인상 ‘기다림’에는 애틋하게 그를 뒷바라지해 온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진다.18일까지 청작화랑(02)549-3112. ●나이젤 홀의 ‘자연’영국 조각가 홀의 조각은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이다. 광택을 입힌 나무나 철재로 작업을 하는 그는 항상 공간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둔다. 재료가 지니는 중량감, 기하학적인 선들간의 조화를 이뤄내는 그의 작품에는 빛과 어두움, 채워짐과 비워짐이 묘한 조율을 이뤄낸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각품외에 드로잉 작품도 선보인다.18일까지 박여숙화랑(02)549-7574.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최인선 개인전-세상을 향한 퍼즐들의 외침

    다양한 색깔의, 직사각형 나무 판자 위에 올려진 오래된 문틀은 세상을 향해 열려진 마음의 창처럼 느껴진다. 최인선의 작품은 부분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 퍼즐이 조합을 이룰때 는 작은 부속물에 불과하지만, 따로 떼어 놓으면 퍼즐 하나 하나가 독립된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우리는 모자이크이다’는 물질이 갖고 있는 고유의 본성과 , 물질과 인간이 만나서 형성되는 흔적 등을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총체적 회화다. 그는 주변 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틀, 국자, 거울 등을 오브제로 사용한다. 특히 낡은 문틀은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문틀 안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필로 가늘게 그려진 섬세한 드로잉을 만날 수 있다. 내면에 깊게 잠수된 생각의 이미지를 그는 그렇게 보일 듯 말 듯한 드로잉으로 표현해냈다. 최씨는 “회화라는 창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관념의 테두리 밖으로 사고를 증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서초동 세오갤러리(02)522-5618.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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