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청와대 들어올 준비 안됐던 사람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청와대에 들어올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청와대가 부자들이 모여 있다는 인상은 줬지만, 딱딱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는 굳히지 못했다.”는 말도 던졌다. 몇몇 수석비서관들이 투기의혹을 자초한 데 대한 강한 노기(怒氣)가 느껴진다. 청와대 조직정비를 앞둔 상황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투기의혹 비서진 인사 가능성
이 대통령은 “어떤 경로로 들어왔든 늘 해 오던 대로, 그냥 경험한 것 갖고 공직생활하겠다고 해서는 제대로 된 공직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 특히 청와대 공직자는 ‘과연 내가 헌신하고 봉사·희생할 결심이 돼 있는가.’하고 자아를 한번 더 의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점검할 기회도 없이, 그저 청와대에서 일하는 게 좋겠다, 다음에 좋은 자리 가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온 사람도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몸을 던져 봉사하기 위해 과연 내가 무엇을 준비했는지, 자신뿐 아니라 가정, 친척, 교우 등 모든 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도 했다.
청와대 구성원 가운데 본인은 물론 주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인사들이 있으며, 이들을 인사조치할 뜻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부처에서 파견됐더라도 여기 오면 청와대 요원”이라며 “만날 부처쪽 일이나 신경쓰고, 잘 보여야 돌아가서 잘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 청와대 멤버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금부터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야 청와대는 정말 실용적인 정책을 내놓고, 끝까지 챙기는 곳이구나’하는 이미지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당면 현안업무가 자꾸 떨어지니까 그것에 급급해왔다.”고 지적한 뒤 “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꾸준히 점검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금까지 발언중 가장 신랄”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이 대통령 발언 가운데 가장 신랄했다.”고 확대비서관회의 분위기를 전하고 “인사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