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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 비대위원 이상돈·이준석이 말하는 ‘비대위 141일’

    새누리 비대위원 이상돈·이준석이 말하는 ‘비대위 141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가 치러진 15일을 마지막으로 넉 달 반의 활동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출범 이후 141일 만이다. 서울신문은 비대위의 한 축으로 당 안팎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앞다퉈 ‘사고’를 친 이상돈, 이준석 두 비상대책위원을 지난 14일 본사로 초청해 그간 활동을 평가하고 올해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미래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비대위 활동 및 총선 평가 진경호: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다. 비대위 활동에 대해 C를 주셨던데 A를 못 주는 이유는. 이상돈:넉 달 반 동안 공천위원회 구성까지 한 달이 바빴다. 구인물을 갈되 ‘반듯한 이력서를 가진 신인’ 발굴에 방점을 찍었다. 인적쇄신에 성공한 것 아닌가. 특정계파에 대한 비판도 있었지만 인적 쇄신을 안 했으면 총선 승리는 어려웠다. 결과로 놓고 보면 B+는 한 것 같다. 그러나 자만하면 안 된다. 다만 강남권을 다 전략지역으로 지정, 결과적으로 대학살이 돼 얼굴을 못 들겠다. 최소한 경선을 거쳐야 하지 않았나 싶다. (공천위가) 그렇게까지 할 줄 예상 못했다. 결국 우세지구에서 새누리당이 미래의 몫을 심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부정부패할 것 같지 않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드린 점은 비대위의 가장 큰 성과다. 보수의 승리라기보다 깨끗하고 상식적인 정치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승리다. 진영 논리가 먹혀들지 않았다. 이준석:외부 민간인으로 구성된 비대위가 야권 비판이 아니라 당 내부 비판을 했기 때문에 더 반응이 좋았다. 총선 유세 때 금천구에 갔는데 한 시장 상인이 “이번엔 무조건 새누리당”이라고 하셨다. 야당 후보는 새누리당 욕만 하는데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으면 남 욕은 안 할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강남권을 물갈이한다고 했을 때 새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혼란이 너무 많았다.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실체가 별로 없었다. ●안철수와 야권 주자들 진경호:대선주자로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어떻게 보나. 이상돈:안철수가 추상명사가 돼 버린 게 아닌가 한다. 지난해엔 당시 한나라당이 괴멸됐다지만 아직까지 부는 안철수 바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쇄신이 덜 됐다는 방증인지도 모른다. 이준석:저는 안철수와 문국현의 차이점을 못 찾았다. 청년들이 거는 기대감 측면에서 강도는 달라도 두 분이 비슷했다. 기업가 이미지도 동일하게 강했다. 문국현 전 의원은 안 원장보다 이른 시점에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진행된 추이를 떠올려보면 두 사람 사이에 큰 차이를 못 찾겠다. 안 원장은 나중에 떨어져 나갈 지지율이 있을 것 같다. 진경호:야권의 공동정부 실현 가능성은? 문재인의 성품, 김두관의 자치분권, 안철수의 청년희망 등이 모이면 새누리당으로선 위협적인 시나리오 아닌가. 이상돈:안철수보다 문재인 또는 김두관이 야권 대선후보가 될 것 같다. 공동정부론은 실현 가능성도 약하고 타격도 없다고 본다. 안철수는 정치적 실험이 돼 있지 않다. 퍼스낼러티도 김두관이 더 젊고 역동적이다. 손학규 전 대표야 자격에선 가장 훌륭하나 과거 한나라당 시절 행적과 현재가 너무 달라 뿌리가 약하다. 그런데 문재인이나 김두관으로 결정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겠나.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 진경호: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위원장으로선 이명박 정부와의 선긋기를 야권으로부터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상돈:서서히 그렇게 되지 않겠나. 19대 국회 개원 이후 발생할 수많은 이슈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가 좌우될 것이다. 그야말로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다.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도 더 이상 청와대를 보호하지 않겠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얘기다. 한명숙 전 민주통합당 대표가 “박 전 위원장이 MB 정권 조수석에 탔다.”고 비유했지만, 야당 요구대로 박 전 위원장이 선긋기를 잘하면 오히려 공이 야당으로 넘어가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차기 대선주자는 어떤 인물 진경호:미국 루스벨트, 레이건 대통령이 치유력과 통합의 상징이었듯 차기 대통령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준석:야구에 비유하면 대선후보든 새로운 지도 체제든 서로 눈치보며 사인을 주고받기보다 밖에서 국민들이 주시는 사인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상돈:복지보다 실질적인 국가 이념,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자신이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이 나라가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방향 제시, 업그레이드된 법치국가로 가기 위한 비전 제시는 본인들이 하셔야 하지 않나. 박 위원장의 경우 부친에 대해 사회에서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들을 풀려고 하지 않겠나. 비대위 이후 차기 지도부, 대선주자는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 한다. 소명의식으로 엄숙하게 향후 5년을 끌어갈 각오를 가져야 한다. 권력을 정권의 전리품인 양 했다가 철저히 망가진 2010년 지방선거가 전례다. 국민들은 현명하다. 이준석:대선을 앞두고 비대위가 멍석을 잘 깐 것 같다. 총선 이후 100일 내 처리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은 신기하게도 약속이었을 뿐인데 유권자들이 믿어주셨다. 그 약속에 의지해 기회를 얻은 것이니 다시 거짓말한 당으로 낙인 찍히지 않도록 정신차려야 한다. ●대선주자 박근혜와 친박 진경호:여당의 대선 선두주자로서 박 전 위원장의 약점은. 이준석: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다. 박 전 위원장의 좋은 가치가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 대선 정국에선 많은 사람이 인식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돈:‘박근혜의 선거’지 ‘박정희의 선거’는 아니다. 박 전 위원장이 스스로 돌파해야 할 과제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 중 공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한다.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데 오늘날 박근혜 리더십을 볼 때 그렇지만은 않다. 후광의 리더십으로 몰아치는 건 맞지 않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섬김의 리더십을 주장하는데 경기도민을 얼마나 섬겼는지 모르겠다. 진경호:청년 시각에서 보는 친박(친박근혜)에 대한 생각은. 이준석:저는 친외박이다(웃음). 굳이 분류하자면 진박, 허박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다. 솔직히 예전 3김 시대처럼 정치인들이 개인에 대한 추종을 하는 게 싫었다. 당이 친박 일색이라고 하지만 허박이 많다. 진경호:박 전 위원장이 무섭지 않던가. 이준석:무섭다. 나를 때릴 것 같아 무서운 게 아니라 깊이를 알 수 없어 무섭다. 지금껏 봤던 사람 중 가장 실체적인 것에 집중하고 허례허식이 없어 보인다. 소통이 안 된다고 공격받는데 그렇지 않다. 총선 때 민생행보 중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관련 고충을 듣고 비대위에서 화두로 던지신 적이 있다. 직후 비대위에서 카드수수료 1.5% 인하 법안을 발표했는데 그렇게 반응이 좋은 법안은 처음 봤다. 비대위에서 이를 전했더니 “그래요?” 하면서 좋아하시는데 그리 환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으로 칭찬받는 정치인들을 많이 봤지만 도구적 소통보다 그런 것에 집중하는 게 국민이 원하는 일 아닐까. ●개헌론 진경호:비박 주자들이 개헌 연대의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이상돈:헌법학자로서 볼 때 이재오 의원은 헌법을 너무 모른다. 4·19 같은 계기가 있어야 개헌이 된다. 한국 풍토에선 4년 중임제로 개헌하면 대통령이 계속 연임하려고 할 것이다. 헌법을 바꾸려면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합의도 없다. 이 정권도 권력 남용 문제가 부각됐지만 이는 권력 운영이 잘못된 것이고 대통령 연임과는 관계없다. 권력누수는 부정부패나 친·인척 비리 때문에 불거졌다. 민주주의·법치주의를 위해 대권주자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취약한 3청(검찰청·경찰청·국세청)을 개혁해야 한다. ●청년 정치 진경호:이준석 위원은 비대위의 분명한 히트상품이지만 총선에서 실제로 20대 표를 흡수하진 못했다. 이준석:제 개인 행동이 지지 세력으로 이어지기보다 새누리당의 신선한 시도 정도로 비쳐지는 데 그친 것 같다. 그래도 저로 인해 젊은 보수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자유롭게 말하지 못했던 20대가 총선이 끝난 뒤 제 덕분에 ‘커밍 아웃’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정치를 하고 싶어도 (이미 정치에) 들어와 있으니 조금 (마음을) 놓았다. 생계형 정치인이 될까 봐 두렵다. 경제적 역량이나 전문성 없이 매번 바람에 흔들리거나 발언권이 위축되는 분들을 보면 고민도 된다. 정치를 우습게 봐서가 아니라 ‘재밌었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시민으로서 비대위 안에서 관찰자 입장으로 (정치를) 지켜볼 수 있었다. 노회찬, 박용진 같은 야당 정치인과의 만남에선 낭만도 느꼈다. 대담 진경호 정치부장 정리 이재연·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보의 허기(虛飢)/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진보의 허기(虛飢)/진경호 정치부장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사태의 중심에 선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의 이런저런 말 가운데 눈에 띈 단어는 미안하지만 ‘라면과 김밥’이다. 최근 한겨레와의 통절(?)한 인터뷰에서 그는 “라면, 김밥 먹으면서 지난 10년간 하루 18시간씩 일했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NL(민족해방) 그룹의 핵심이라는 그는 광고기획사 CNP전략그룹을 운영하면서 그렇게 불철주야 진보진영의 선거에 헌신했노라 말했다. “운동권과 거래해서 돈 번 데는 없다.”고 했다. 그가 지난달 19대 국회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액은 7억 6128만원이다. 19대 총선 당선자 300명의 평균 재산신고액 20억 4863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 2억 9765만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그런 그가 라면과 김밥을 먹었다면, 재산이 그의 절반도 안 되는 국민 대다수는 라면과 김밥 중 하나는 포기했어야 할 법하다. 많다면 많은 재산이건만, 그는 그렇게 배고파했다. 이석기의 정치적 허기(虛飢)는 사실 그만의 것이 아닐 듯하다. 단 한 번도 정권을 잡아보지 못한 좌파진영 모두의 것일지 모른다. 1970년대 유신독재와 1980년대 신군부 정권에 맞서 싸우며 감옥에서 청춘을 보냈다. 1990년대엔 자본권력에 맞서 싸우느라 아스팔트를 헤맸다. 그런 희생 위에서 ‘민주노동당’이라는 간판으로 제도권 정치의 한 귀퉁이에 조그만 좌판을 폈고, 10년이 지난 지금 4·11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하며 마침내 차기 정권의 한쪽을 거머쥘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영삼은 군사정권 세력과 손잡았고, 김대중은 5·16 쿠데타의 주역 김종필과 손잡았고, 노무현은 이 나라 대표재벌 정몽준과 손잡았다. ‘적과의 동침’으로 점철된 그런 정권 쟁투사와 비교하면 정책과 이념을 고리로 한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는 정치사적으로도 얼마나 멋진가. 우리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랑스럽다. 풍찬노숙을 이겨내고 마침내 잘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은 지금,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구성이 눈앞에 어른대는 지금, 그 허기는 그래서 칼에 베인 듯 더 아리다. 이 고비만 넘기면, 이 고비만 넘기면…. 대망의 정권 교체와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대의’ 앞에서 지금 불거진 경선 부정 논란은, 이렇게 커져서는 안 될 작은 에피소드다. 유시민 같은 진보 아류들이 만든 덫이고, 보수 세력의 마녀사냥이다. 지금까지 그랬듯, 이겨내야 한다. 이정희와 이석기, 그리고 통합진보당 당권파로 불리는 수만명은 그래서 지금의 경선 부정 논란이 억울한지 모른다. 그러나 이 ‘수만명’을 바라보는 이 시대, 이 땅의 나머지 수천만은 이런 억울한 그들이 안타깝다.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면서 안으로는 ‘까라면 까’라는 군사문화를 답습했던 그들, 민주를 외치면서 정작 자신들은 목적 앞에서 수단을 정당화했던 그들, 그런 30년 전 학생 운동권의 악폐를 지금껏 떨치지 못한, 오늘의 안타까운 그들. 이들이 딱한 건 장삼이사만이 아니었을까. 진보진영의 어른들이 보다 못한 듯 나섰다. 서울대 백낙청 교수 등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 멤버들은 9일 성명을 내고 “진보당의 폐습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재창당 수준의 갱신을 촉구했다. 한데 다음 말, 귀가 번쩍 뜨인다. “진보개혁세력 연대를 재구성해야 한다. 아직 정당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진보당에 든 회초리는 시늉이고, 하고픈 말은 ‘어서 안철수를 잡아라’인가. 정녕 그런가. 많은 국민들이 진보당에 의해 난도질당한 민주적 절차의 시신(屍身) 앞에서 가슴을 떨고 있는데, 진보의 어른들은 안철수, 대타(代打)를 말하는가. 그게 진보(progress)인가. 진보당의 민주주의 훼손을 연말 대선 공식에 끼워넣어 이리 재고, 저리 재는 게 시대를 앞서가는 것인가. 정치적 굶주림으로 따지면 이정희, 이석기, 당권파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떤 부모도 아이의 잘못 앞에서 이렇게 꾸짖지는 않는다. jad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빅데이터(Big Data)시대’의 정치/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빅데이터(Big Data)시대’의 정치/진경호 정치부장

    불과 10여년 전, 그러니까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유행한 1995년 무렵이니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기자들에게 ‘유령’으로 불린 국회의원 L씨가 있었다. 분명 그 자리에 없었는데, 사진을 찍어 보면 늘 사진 주인공 옆자리에 떡하니 붙어 서서 씨익 웃고 있었다. 귀신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사진 한방 찍히려고, 그래서 신문에 얼굴 한번 내밀려고 사진기자의 손동작 하나에 온몸을 던지던 시절의 정치가 참 오래도록 있어 왔다. 세상, 변했다. 사진기자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됐다. 내가 찍어 내가 페이스북에 올리고, ‘친구’들이 퍼날라 준다. 신문사 편집국장이나 정치부장 몰라도 정치, 할 수 있다. 우리 정봉주 풀려나게 잘 좀 써달라며 신문사로, 방송사로 달려가 죽칠 필요가 없다. 국회 방호원들과 떼로 엉켜 멱살 잡는 퍼포먼스 한번 하면 열혈 정봉주 팬덤들이 알아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고 유튜브로 중계한다. 신문? 됐다. 3년 전엔 어땠을까. 소녀시대를 따라 ‘지~지~지~지~’할 때니까 바로 엊그제다. ‘나꼼수’, 없었다. 스티브 잡스가 있었고, 그가 앱을 내놓았고, 그리고 비로소 나꼼수가 나왔다. 잡스가 없었으면 김어준은 지금도 ‘씨바, 씨바’하며 ‘딴지일보’에다 열심히 갈겨대고 있었을지 모른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 만큼 심심하지 않았더라면 ‘가카새키 판사’ 이정렬도, ‘빅엿 판사’ 서기호도 없었을 것이다. 세상은 변했고 불과 몇 달 새 누구는 ‘권력’이, 누구는 ‘담론’이 됐다. 롤러코스터 세상이다. 사이버에서 여론이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되는 세상, 이를 통해 사이버 여론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터넷 정보량은 지난해 1,800,000,000,000,000,000,000바이트를 찍었다고 한다. 1.8제타바이트, 한국인 4900만명이 1분마다 트위터에 3개의 글을 18만년 동안 쉬지 않고 올려야 하는 양이라니 상상이 되는가. 이마저도 5년 뒤엔 10배에 이를 것이라니, 맙소사. 이 빅데이터 시대에 굼뜨기 그지없는 영역이 정치다. 딱하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영입된 청년 이준석이 바람을 넣어 각 후보들의 SNS 소통지수를 4·11 총선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법석을 떨고, 그동안 변변한 계정 하나 없던 의원님들이 부랴부랴 전문업체까지 동원해 팔로어를 ‘양산’해 내느라 난리를 치는 모습은 개그콘서트를 볼 필요가 없게 만든다. 앨빈 토플러 말이 맞았다. 기업은 100마일, 정치는 3마일이다. 입소문이 아니라 자판소문의 시대, 기업들은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통해 SNS와 블로그·카페·유튜브·포털 같은 사이버 세계를 떠도는 여론을 캐고, 그에 맞춰 실시간 대응하기 시작했다. 태평양 건너 미국만 해도 오바마가 ‘Pillbox 프로젝트’를 통해 빅데이터에 담긴 민심을 정부 정책에 담아 왔고, 연말 대선을 앞두고는 별도의 빅데이터 선거팀을 가동하고 있다. 미트 롬니, 뉴트 깅리치 같은 공화당 대선주자들도 SNS 고수들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그리고 한나라당이 좀 더 일찍 빅데이터를 알았다면 무상급식 주민투표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없었을지 모른다. 뒤늦게 “아침급식도 무상으로 하자.”는 과유불급형 부화뇌동도 없었을 것이다. 나경원이 ‘1억 피부숍’의 그물에서 좀 더 빨리 탈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트위터 이용자가 544만명, 페이스북 이용자가 536만명이다. 통계청 발표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그러나 방향은 정해졌다. 세상은 빅데이터 시대로 들어섰다. 빅데이터에 세상이 있고, 민심이 있다. 정책이 있고, 전략이 있고, 선거 승리의 단서가 있다. 이런 것 다 덮어두고 민심을 몰랐네, 소통이 안 되네 하며 드잡이하는 2012년 초입 여의도의 풍경이 안쓰럽다. 후보가 아니라 정당의 소통지수를 재야 한다. 기업에 앞서 정치가 빅데이터를 파야 한다. 많이 늦었다. jade@seoul.co.kr
  • “VOD 동영상 보면서 한국 배워요”

    “VOD 동영상 보면서 한국 배워요”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직장도 얻고 싶고, 한국 국적을 받아 딸도 편하게 교육시키고 싶어요.” 3년 전 고려인 남편과 결혼해 시부모가 계신 인천에 새로 둥지를 튼 러시아 국적의 신 따지야나(30)씨의 소박한 꿈이다. 30일 밤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신씨 가정을 찾았다. 그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자녀 교육을 올바르게 시키고 싶은 평범한 꿈을 품고 있지만 부부 모두 우리 국적이 없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더욱이 서툰 언어와 문화적 장벽은 그를 더욱 지치게 하고 있다. 신씨는 “새해에는 당장 다섯 살짜리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신씨와 같은 다문화 가족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14일부터 ‘다아름’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이 지상파와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을 다국어로 제작한 VOD 동영상을 보면서 우리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또 다문화 전문 상담가와 화상 대화를 하며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다아름 장비가 설치된 다른 다문화 가정과 채팅을 통해 이국에서 어쩔 수 없이 겪는 소통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후원을 받아 인천과 충청북도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 400여 가구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 새해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류광택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은 “다문화 가족의 한국 생활 조기 적응과 안정적인 가족 생활을 돕고, 다문화 가족끼리 친밀감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보화진흥원은 다문화 가족 말고도 농어민, 소상공인 등 다양한 계층에 지원할 수 있는 융합 서비스를 발굴,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진경호 정치부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막을 내린 올해의 주요 사건들을 돌아보고 새해 정국과 주요 이벤트를 미리 살펴본다. 불황에도 식지 않는 커피점 창업 열기를 짚고, 서울신문과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관한 제2회 행정의 달인 22명 중 ‘제설의 달인’으로 통하는 성동구청 토목과 김동찬 주무관을 만나본다. 아울러 60년 만의 흑룡해를 맞는 시민들의 임진년 새해 소망을 들어보고,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새해 2월까지 열리는 ‘용, 꿈을 꾸다’ 전시회를 카메라에 담았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조롱의 정치/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조롱의 정치/진경호 정치부장

    지금, 우리 정치의 아이콘 둘을 꼽자면 단연 ‘안철수’와 ‘나꼼수’일 게다. 누가 봐도 엄친아라는 데 이견이 없을 곱상한 안철수. 비듬이 한 사발 떨어질 듯한 봉두난발의 마초스러운 ‘나꼼수’ 김어준. 말을 가려 하기도 조심스러워 입 대신 메일로 말하는 남자, 쉴 틈이 없어 보이는 입에서 나오는 절반이 욕이고, 나머지는 조롱인 남자. 둘, 참 다르다. 의사로 출발해 벤처기업가로 성공한 뒤 교수로 변신한 안철수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나이 서른에 ‘딴지일보’를 만들어 일찌감치 딴죽걸기를 업으로 삼고 나선 김어준. ‘출신성분’과 이후의 궤적도 참 다르다. 그러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뒤흔든 주역들답게 닮은 점 또한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게 ‘조롱’이다. 안철수는 입 대신 행동으로, 김어준은 행동 대신 입으로 한다는 게 좀 다르지만 어쨌든 둘은 오늘 정치권을 향해 통렬한 조롱을 날리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 특히 젊은이들의 박수를 보상으로 받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무슨 지하철 빈자리 내주듯 군말 없이 양보하고, 범부들은 평생 구경도 못할 1500억원을 이메일 한 통으로 턱 내놓아 ‘억’ 소리 나게 만들었다. 쿨하다. 정치인들? 흉내도 못 낸다. 아니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그들은 본 적이 없다. 생각이 미칠 리 없다.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죠~” “그럼요, 아니지~우하하핫 낄낄낄” 믿거나 말거나 정치판 언저리에 나도는 이런저런 얘기들을 쫘악 펼쳐 놓고는 특유의 ‘말빨’로 현직 대통령을 패대기치고 들었다 놓는 김어준의 저 조롱은 또 어떤가. 뒷담화, 사실 재미있다. 아, 그게 그런 거야? 무슨 대단한 이치를 이제서나마 알게 된 듯 눈앞이 확 밝아지는가 하면, 누군가를 같이 씹어대며 느끼는 연대감, 그거 쏠쏠하다. 한 사람은 정치 투자의 개념이고 한 사람은 정치 판매의 개념이라 그런가. 콘서트의 유·무료가 갈리고, 조롱의 품과 격, 그리고 그 행태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권력이든 돈이든 가진 사람들과 세상을 통렬히 비판하고 꾸짖는 조롱의 맥은 상통한다. 나꼼수 김어준이 수다로 기성 정치권에서 비롯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을 박박 긁어주면, 안철수는 침묵으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며 성난 민심을 다독인다. 안철수가 등장한 지난 9월 이전 나꼼수가 지껄인(?) 이름들 가운데 안철수가 없었던 걸 보면 서로 사전에 북 치고 장구 치기로 입을 맞추진 않았던 듯하지만 아무튼 궁합이 잘 맞는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적수공권의 모습을 한 바보 노무현의 무기는 거칠고 투박한 적개심이었다. 기득권에 대한 적의와 변화에 대한 희망을 모아 담은 돼지저금통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 권력을 잡았다. 10년이 흘렀고, 그때의 적개심은 지금 조롱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정치 개변의 동력이 되고 있다. 옳거나 그르거나, 좋거나 싫거나 간에 그게 현실이다. 그리고 이런 현실은 안철수나 김어준이 아니라, 지금의 정치가 만들었다. 안철수나 김어준은 민심이 비쳐진 거울일 뿐. 정치도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정치라고 하면 고개부터 돌리던 젊은이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 정치 변화를 이뤄나가는 것, 신선하다. 이제부터일 게다. 늴리리 격인 나꼼수야 또 다른 조롱의 먹잇감을 찾아 나서면 그만이겠으나, 내년 12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 놓고 있는 안철수라면 이제 정치를 말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변해야 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말할 때가 됐다. 다섯달 뒤면 총선이고 열세달 뒤면 대선이다. 신당을 만드네 마네 하는 그런 틀을 넘어 자신의 정치적 꿈,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하나씩 유권자에게 보고할 때가 됐다. 이미지를 앞세운 정치공학이 그가 말하는 새 정치는 아닐 것이라 믿는다. 침묵이, 국민에 대한 또 다른 조롱이 된다면, 그건 끔찍하다. jade@seoul.co.kr
  • [美 FTA 비준 이후] 김종훈 “통상절차법, 3권분립 안에서 논의돼야”

    [美 FTA 비준 이후] 김종훈 “통상절차법, 3권분립 안에서 논의돼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7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통상절차법 제정과 관련,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3권분립 정신과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세계 주요국 가운데 통상절차법을 두고, 정부 간 협상을 의회가 통제하는 국가는 미국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야당인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선행조건으로 내세운 이른바 ‘10+2’ 요구안과 관련, “재재협상을 주장하는 10개 항목 중 9개는 이미 참여정부 때 합의한 내용”이라며 수용 불가의 뜻을 밝히고 “다만 개성공단 상품의 비관세화 문제는 남북 관계의 진전 상황에 따라 향후 미국 측과 충분히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과 미 디트로이트 GM 공장을 방문해 “미국인이 한국 자동차를 산다면 한국인도 미국 자동차를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한 데 대해 김 본부장은 “미국의 유권자를 의식한, 다분히 정치적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한·미 간 교역은 이미 균형을 이룬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자신을 ‘이완용’에 비유하며 비판한 데 대해서는 “그분의 인격과 관계되는 일 아니겠느냐.”고 일축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백신이거나, 바이러스이거나/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백신이거나, 바이러스이거나/진경호 정치부장

    오늘, 안철수로 꽉 찼다. 신문도, TV도, 안방도, 여의도 정가도…. 매일 ‘정치’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뉴스’를 뽑아내 팔아먹는 처지로는, 그래 보인다. 한달 전, 서울시장 오세훈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시민들에게 떡하니 던질 때만 해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라는 이름 석자, 결코 떠올리지 못했다. 정치적 상상력의 궁핍을 책망하다가도 어설픈 예측은 눈꼽만큼도 허락지 않는 변화무쌍의 정치현실을 탓하게 된다. 안철수, 정말 홀연히 나타났다. 여의도에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요란해지는가 싶더니 답안지도 후다닥 나왔다. ‘민주당-안철수<한나라당’ (안철수 출마로 야권표 분산, 한나라당 승리) 뭐 이런 계산법도 있고 ‘한나라당+민주당<안철수’(안철수 서울시장 당선), ‘안철수-한나라당<민주당’(야권표 결집으로 민주당 승리) 같은 답지도 나왔다. 정답? 누가 알겠나. 그의 출마도 짐작 못한 세상인데. 아무튼 이런 답지들을 죄다 펼쳐놓고는, 세상은 다시 묻는다. “그런데 안철수는 백신이야, 바이러스야?” 지난 2일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처음 터져 나온 뒤로 트위터엔 그의 ‘정체’를 뜯어 올린 편린의 제보(?)들로 넘쳐났다. ‘안철수는 현 정권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이고,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입니다.’ 이 글 뒤에는 ‘안철수씨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윤여준의 경력:전두환의 공보비서관(1984), 노태우의 정무비서관(1988), 김영삼의 공보수석(1994),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2003), 박근혜 대표시절 한나라당 선대위 부본부장(2004)’이라는 글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한마디로 안철수는 한나라당의 X맨이라는 얘기다. 사실상 여권 사람인데, 덧씌워진 신선한 이미지로 젊은 층 표를 갉아먹어 민주당을 패배로 이끌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런 글을 쓰고 퍼나르는 사람들에게 안철수는 곧 바이러스다. 맞은편 글도 있다. ‘…자기 신념대로 건강하게 살아온 그분의 순수한 진심을 존중해 주고 싶다’(anescho) ‘특정인이 배후라는 마타도어도 마찬가지고요. 안 선생님을 몰라도 너무 모르시는 거죠.’ 썩은 정치를 바꿀 백신으로 보는 안철수 응원가다. 이런 주장들 사이로 어중간한 호소문도 적지 않다. ‘안철수 원장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보다 큰 대의인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에 타격을 안겨줄 서울시장 출마는 자제해야 한다.’ 죄다 이기고 지는 계산들뿐이다. 내편이냐, 네편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식이다. 진심이 뭐든 본인은 지지율 따윈 관심 없다는데 안철수를 제외한 나머지에겐 몽땅 당선 가능성만이 지고지선의 캐넌(canon)이 됐다. 우리 정치, 여기까지다. 깃발을 드는 순간, 정치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안철수’는 사라진다. 대신 안철수의 표만 남는다. 그가 왜 출마하려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하드웨어에만 치중해 왔는데, 이제 소프트웨어에 힘써야 한다.’는 그의 말은 안중에 없다.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미래의 ‘신정치인’(new politician)을 말하면서 ‘이념의 전선에서 후퇴한 영웅’이라고 했지만 그런 거창한 담론 따윈 안중에 없다. 그들과의 싸움에 ‘안철수’라는 변수가 유리하냐, 불리하냐 이것만 따진다. 이런 세상을 모르고 나왔다면, 안철수는 그냥 들어가는 게 본인에게 좋다. 반대로 본인 말처럼 ‘언론에 23년째 노출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안 망가졌을’ 정도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정치인 안철수를 디자인해 왔다면, ‘안철수 정치’ 한번 내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출마는 그의 자유고, 선택은 나의 자유니까. 문제는 따로 있다. 우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왜 치르는지, 우리는 벌써 잊었다는 거다. 그러고는 다시 선거 때 줄 세울 머릿수만 세고 있다는 거다. 복기한다. 아이들 밥그릇 앞에서 이념을 내세워 벌인 정쟁이 만든 선거판이다. jade@seoul.co.kr
  • 요즘 확 달라진 종로 통인시장 속으로

    요즘 확 달라진 종로 통인시장 속으로

    대형 마트와 할인점 열풍 속에 설 자리를 잃는 재래시장.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많은 정책을 쏟아내지만, 재래시장의 부활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의 통인시장은 최근 몇 달 동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바로 서울시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서울형 문화시장 산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통인시장의 재발견’ 덕이다. 19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 4월 ‘통인시장통신’이 발행되면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카메라에 담았다. 시장 한켠의 고객센터 3층에 조그마한 사무실이 꾸며졌다. 윤현옥 발행인은 “시장 상인들과 꾸준히 의견을 나눈 결과 이들이 원하는 것이 ‘슈퍼 전단지’처럼 괜찮은 홍보물을 갖는 것이란 점을 알게 됐다.”면서 “70여 상점의 대표적인 상품들을 재치 있는 문구와 함께 배치하는 방식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발행되는 통인시장통신은 시장 상인들이 살아가는 얘기 그 자체다. 수십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의 뒷얘기나 알뜰 살림법, 시장을 찾은 고객들의 이야기가 미주알고주알 실린다. 윤 대표는 “시큰둥하던 상점 주인들도 이제는 먼저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근처 학교 학생들은 시장 곳곳과 주택가에 신문을 뿌린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자원봉사 점수 때문에 나왔는데, 재래시장이 마트보다 훨씬 재미있는 곳이란 걸 알게 됐다.”면서 “가능한 한 매월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도 최근 마무리됐다. ‘시장 조각 설치대회’에 서울예대, 추계예대, 서울예고 등의 미술 전공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팀을 꾸려 가게를 하나씩 맡은 뒤 독특한 인테리어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발소 앞에는 커다란 가위가 만들어졌고, 채소가게 안에는 과일나무가 자리 잡았다. 주인들은 물론 손님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아이와 함께 시장을 찾은 주부 김영옥(37)씨는 “예전엔 좁고 낡은 시장이었는데, 이제는 예술적인 느낌까지 든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매출이나 유입 인구 조사를 진행 중인데,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의 롤 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스튜디오 대담-박홍기 사회부장의 주민투표에 부쳐, 진경호의 시사 콕-사재출연 이어 가려면, 재해보험 가입 늘리려면, 추석 선물에 판도 변화, 투혼의 파이터로 불러 달라, 손형준의 눈-금보다 값진 땀 등이 방영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주민투표 이겨 야당의 보편적 복지 프레임 허물겠다”

    오세훈 서울시장 “주민투표 이겨 야당의 보편적 복지 프레임 허물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치인 오세훈의 운명이 걸린 도박일 수도 있다. 무상급식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다는 야권의 비난도, 집중호우로 적지 않은 피해가 벌어진 와중에 주민투표를 해야 하느냐는 우려도, 그의 결심을 막지 못했다. 수해현장을 막 돌고 서울시 청사로 돌아온 그는 푸른색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밤새 고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어젠다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묻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주민투표 발의를 마친 오 시장은 오후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주민투표에서 반드시 승리해 야당의 보편적 복지 프레임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진경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해 정국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꼭 발의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적이 많다. -물론 침수피해와 이에 대한 사후구제 조치가 최우선으로 중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투표는 서울의 미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거라 생각한다. 내년 두 번의 큰 선거를 앞두고 여야 구분없이 민심 얻기 경쟁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무상급식에 대해 진보진영은 아이들 밥 먹이는 것에 대한 이슈로 자꾸 의미를 축소하지만 실제로 지난해 6·2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였다. 진보진영에서 이른바 보편적 복지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복지를 화두로 론칭 역할을 했던 이슈이고, 그렇게 하면서 내년 선거를 보편적 복지로 치른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한나라당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브레이크 역할을 못 한다. 따라서 시민과 유권자의 힘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민투표다. 유권자의 판단이 나오게 되면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과잉복지를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등이 무상급식은 국가적 차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는데. -주민투표는 전혀 의도했던 바가 아니었다. 민선 5기를 시작하면서 6개월 동안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고민했고, 민주당에 전수조사나 여론조사라도 해서 무상급식 여부를 가리자고 했다. 그러나 다 거절당했다. →주민투표에 대해 한나라당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은 듯하다. -당에서는 지면 말할 것도 없고 이겨도 부담이라고 하면서 주민투표를 반대했다. 하지만 이기면 민주당의 프레임에 갇혀 있던 선거 프레임이 풀리는 것이다. 민주당이 설정한 보편적 프레임에서 해체되면 내년 총선과 대선 때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설정할 국가적 어젠다가 무엇인가, 지금처럼 보편적 복지냐, 아니면 어렵고 힘든 부분을 도와주고 여력이 있으면 성장에 투자해야 하느냐의 프레임으로 바뀌는 것이다. 선거를 앞둔 국회의원이나 당은 당장 표가 급하기 때문에 절대 이런 생각을 못 한다. 지금 당에서 정통 보수학자로 불리는 분도 전혀 과거의 스탠스와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있지 않나. 표 앞에 장사 없다. 일단 다수 의석 차지, 대선 승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나처럼 내년 선거에서 한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입장에서는 프레임 자체를 허무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주민투표는 승산이 있다고 보나. -승산이 있다고 해서 시작한 건 아니다. 여론조사만 보면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70%대로 유리해 보인다. 서울시 안과 민주당 시의회 안에 대해서도 대체로 6.5대3.5로 나뉜다. 그러나 실제 투표장에 나오느냐의 문제가 있어 여론조사와는 다르다. 다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뭔가에 홀린 상태에서 투표에 임했다. 선거 직전에 무상급식 같은 이슈를 내놓으면 속수무책이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뒤에는 어떻게 됐나. 시민들이 무상급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게 됐다. 여론조사 결과들이 말해준다. 민주당이나 진보진영이 노심초사하면서 주민투표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우왕좌왕하고 있지 않나. 1년 동안 꾸준히 논쟁을 하는 사이 시민의식이 많이 성숙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수해정국까지 이용해 나를 비판하는 거다. →어떤 점에서 이용한다고 보나. -폭우 피해가 있은 바로 다음 날 청문회를 하자고 했다. 어느 나라나 국가적 재난이 닥치면 여야가 마음을 합해서 위기를 극복한 뒤에 책임소재를 따지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집권을 해본 당인데 하루 만에 청문회를 이야기했다. 가장 섭섭한 것은 수방예산을 10분의1로 줄였다고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재경부 장관을 해서 예산을 볼 줄 안다. 수해방지예산은 크게 일반예산, 특별예산, 재난회계기금으로 구분된다. 일반회계가 줄었다고 시에서 수방예산을 줄였다고 주장하는데 과거에는 일반회계를 많이 썼지만 이것을 쌓아둔 기금으로 활용한 것뿐이다. 그것도 야당이 집권하던 시절 중앙정부에서 결정한 거다. →‘오세이돈’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 거야 인터넷상에서 재기발랄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일반인이 아닌 야당에서 조장한다는 게 문제다. →주민투표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대선 출마의 뜻을 밝힐 것인가. -그게 바로 민주당이 바라는 프레임이다. 주민투표에 대해서 자꾸 오세훈 개인의 정치행위로 찍고 싶어 한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주민투표를 폄하하는 것으로,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처음부터 타협을 하고 싶어서 야당 쪽에 유리한 방법도 제안했었는데 다 거절하고는 결과적으로 내가 이길 확률이 생기니까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세훈 개인 행보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까 꽃놀이패라고 얘기하는 데 이는 내가 제일 경계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분석이다. 내 진심은 그게 아니다. →주민투표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직 수행이 어려운 것 아닌가. -원래 어려웠다. 4분의3이 민주당인 의회와 싸운 것 자체가 원래 어려웠다. 다만 단계적 부분 무상급식이 다수의 표를 얻게 되면 아마 의회도 지금까지 나를 상대로 해온 스탠스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6개월 만에 시의회에 갔을 때에는 4분의3에 도취된 시의회가 “무릎 꿇어.” 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너무 코너로 몰아붙이니 상상 밖의 행동도 하는구나 하는 점을 느낀 것 같다. 제 느낌에는 시의회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어렵다고 유권해석했다. -재고를 요청하겠다. 찬반 투표면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게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것인데 이번 투표는 선택이다. 정치 선택이 아니라 정책 선택이다. →당의 지원이 필요한가. -사실 당 차원으로서는 입장을 정리하는 것까지가 지원이다. 중앙당이 아니라 시당 차원에서 지원하면 충분하다. →수해 방지 대책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큰 틀에서 서울시 수방시스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하수관거 통수면적을 넓히는 것이다. 과거처럼 많은 비가 고루 내리는 패턴이면 지금까지 서울시 건설 하수관거가 맞는 패턴인데 요즘은 게릴라성·국지성 호우의 경우 특정한 곳에 집중돼 시간당 40~50㎜가 내리면 견딜 수 없다. 하나 손대기 시작하면 서울시 전체를 파헤쳐야 돼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안으로 부분적으로 잘못 시공된 것을 집중적으로 찾아내 수리하겠다. 또 많은 양의 비를 임시로 머금을 수 있는 유수지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15조원 정도면 된다. 서울시 예산이 1년에 20조원인데 10년으로 나눠 증설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1년에 3000억원 정도인 것을 1조 5000억원 정도로 획기적으로 늘리는 건데 국민적 공감대가 있으면 가능하다. →박근혜 대세론은 어떻게 보나. -분명히 당내 대세론이란 게 있는 건 사실 아닌가. 그 이상은 나도 모르겠다. 얼마 전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가 “나 때보다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이) 더 센 것 같다.”고 말했다던데 당사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맞는 것 같다. →야권 주자에 대해서는. -정말 잘 모르겠다. 요즘 문재인 변호사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식으로 주자가 만들어지나. 유시민 견제 차원일 수도 있고…. 야당 내에서는 손학규 대표에게 너무 쉽게 (대권을) 주기 싫은 것 아니겠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리 조현석·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1억원대 ‘연예인 밴’ 세금 왜 적을까?

    1억원대 ‘연예인 밴’ 세금 왜 적을까?

    지난 18일 경기 일산의 한 방송국 스튜디오 앞. 독특한 외양의 승합차들이 눈에 자주 띈다. 아주 큰 차인데도 내리는 사람은 4~5명 정도. ‘연예인 밴’으로 통하는 스타크래프트 밴은 미국 GM자동차의 쉐보레 차대를 개조한 것인데 선 채로 차 안을 돌아다닐 수 있고 시트를 침대로 활용하는 등의 쓰임새 덕에 연예기획사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전문직 고소득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배기량 5300㏄급 8기통 9인승 모델의 가격은 1억 500만원. 6000㏄급 11인승 가격은 1억 1500만원이다. 그런데 공인 연비는 ℓ당 5㎞ 안팎으로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타고 다니기 겁나는 ‘기름 먹는 하마’인 셈이다. 연간 소득 3억원은 되어야 탈 수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런데 이 차량 소유주들이 1년에 내는 자동차세는 고작 6만 5000원. 22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이렇게 적은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것이 과연 형평성에 맞는지를 묻는다. 자동차세는 재산세 성격 말고도 도로를 주행함으로써 손상시키는 것과 환경 오염을 가중시키는 데 대한 부담금 성격도 마땅히 포함돼야 한다. 승용차는 배기량 기준으로, 승합차는 고속버스, 대형전세버스, 소형전세버스, 대형일반버스, 소형일반버스로 나뉘어 자동차세가 부과된다. 승합차 세금을 적용받으려고 사람이 도저히 탑승하기 힘든 좌석을 만들어 놓은 7~10인승 자동차들이 꽤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7~10인승 승합차도 2005년부터 3년 동안 단계적 적용을 거쳐 2008년부터 승용차 세율을 적용해 형평성 시비의 소지를 없앴다. 그러나 11인승만은 여전히 소형일반버스로 분류돼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승합차 세금을 내면서 승용차 용도로 이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특히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들이 달랑 그 정도 세금만 내는 건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크래프트 밴은 같은 11인승인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 쌍용차 로디우스 배기량의 3배, 가격은 4배나 되는데도 세금은 똑같이 물리고 있다. 임 대표는 “앞으로는 연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그리고 재산으로서의 가치를 감안해 부과해야만 형평성에 어긋나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탈북자 맞춤형 지원 절실, 항공사 성수기 고무줄, 공항세관 명품백 비상, 틈새 파고드는 청년 창업, 무더위 날리는 음악축제, 진경호의 시사 콕-오만한 중국을 어쩌나 등이 방영된다. 김상인PD bowwow@seoul.co.kr
  • 1억 넘는 ‘연예인 밴’, 세금은 유치원 봉고와 같아?

    1억 넘는 ‘연예인 밴’, 세금은 유치원 봉고와 같아?

     지난 18일 경기 일산의 한 방송국 스튜디오 앞. 독특한 외양의 승합차들이 눈에 자주 띈다. 아주 큰 차인데도 내리는 사람은 4~5명 정도.  ‘연예인 밴’으로 통하는 스타크래프트 밴은 미국 GM자동차의 쉐보레 차대를 개조한 것인데 선 채로 차 안을 돌아다닐 수 있고 시트를 침대로 활용하는 등의 쓰임새 덕에 연예기획사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전문직 고소득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배기량 5300㏄급 8기통 9인승 모델의 가격은 1억 500만원. 6000㏄급 11인승 가격은 1억 1500만원이다. 그런데 공인 연비는 ℓ당 5㎞ 안팎으로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타고 다니기 겁나는 ‘기름 먹는 하마’인 셈이다.  연간 소득 3억원은 되어야 탈 수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런데 이 차량 소유주들이 1년에 내는 자동차세는 고작 6만 5000원. 22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이렇게 적은 세금을 납부하게 하는 것이 과연 형평성에 맞는지를 묻는다.  자동차세는 재산세 성격 말고도 도로를 주행함으로써 손상시키는 것과 환경 오염을 가중시키는 데 대한 부담금 성격도 마땅히 포함돼야 한다. 자동차세는 승용차는 배기량 기준으로, 승합차는 고속버스, 대형전세버스, 소형전세버스, 대형일반버스, 소형일반버스로 나뉘어 부과된다. 승합차 세금을 적용받으려고 사람이 도저히 탑승하기 힘든 좌석을 만들어 놓은 7~10인승 자동차들이 꽤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2005년부터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적용한 뒤 2008년부터 모두 승용차 세율을 적용해 형평성 문제 소지를 없앴다.  그러나 11인승만은 여전히 소형일반버스로 분류돼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승합차 세금을 내면서 승용차 용도로 이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특히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들이 달랑 그 정도 세금만 내는 건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크래프트 밴은 같은 11인승인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 쌍용차 로디우스보다 배기량은 3배, 가격은 4배나 되는데도 세금은 똑같이 낸다. 임 대표는 “앞으로는 연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그리고 재산으로서의 가치를 감안해 부과해야만 형평성에 어긋나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탈북자 맞춤형 지원 절실, 항공사 성수기 고무줄, 세관 명품백 비상, 틈새 파고드는 청년 창업, 무더위 날리는 음악축제, 진경호의 시사 콕-오만한 중국을 어쩌나 등이 방영된다.  김상인PD bowwow@seoul.co.kr
  • 모습 갖춰가는 세종시… 현장을 가다

    모습 갖춰가는 세종시… 현장을 가다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된 지 1년 1개월이 지났다. 1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찾은 충남 연기군 남면과 금남면 일대에 행정중심 복합도시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공사 차량들이 분주히 달리고 있었고 6개 권역으로 건설되는 세종시의 간판 격인 중앙행정타운에서는 굉음이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상가 등이 들어설 상업용지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2014년부터 3단계로 이전하는 9부 2처 2청 등 36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내년 말 입주하는 국무총리실 건물은 외관이 거의 갖춰진 상태였다. 다른 건물 6층 높이에 4층만 들어서 사무 공간의 천장이 아주 높아 시원한 근무 여건을 제공할 것 같았다. 공정률은 58%로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로 옆 기획재정부 건물 등 2단계 2구역도 지난겨울에 터를 파기 시작해 요즘은 밤 9~10시까지 작업하고 있다고 공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3단계로 지어질 건물들은 모두 연결돼 길이만 2㎞에 이르고 옥상은 잔디밭으로 꾸며져 타운 전체를 하늘에서 굽어보면 공원처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행정타운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첫마을 아파트 현장. 12월 20일쯤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입주를 다섯 달 앞두고 벌써 프리미엄이 5000만~6000만원씩 붙을 정도로 지역에선 개발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울러 2016년에 공사가 시작되는 남면 양화리 1구를 찾아 삶의 터전을 잃은 어르신들의 목소리도 담았다. 한편 서울과 과천청사 공무원 사이에선 이전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서울에 잔류하는 부처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게 되더라도 혼자 가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새로운 도시의 탄생에 기대를 품고 이미 터전을 마련한 공무원들도 있다. 정부는 세종시 등 지방으로 옮겨 가는 공무원들이 부처 이전 시기보다 앞서 전세를 얻을 경우, 다른 이에게 전세를 다시 놓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지방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취득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아이들의 대통령, 일명 ‘뽀통령’이라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는 뽀로로 캐릭터를 탄생시킨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를 찾아가 봤다. 또 1분 안팎의 시간을 투자해 멋진 몸매를 만드는 운동법 시리즈 ‘배워보세요! 멋진 몸매 만들기’(총 8편)를 선보인다. 아울러 진경호의 시사콕 ‘점심값 1만원 시대 정부가 할 일’, ‘택시 골라 태우기 사라지려나’ 등을 방영한다. 연기 임병선기자·서울 성민수PD bsnim@seoul.co.kr
  • [인사]

    ■서울신문 <논설위원실>△논설위원 임태순 이도운 최용규<편집국>△정치부장 진경호△사회〃 박홍기△국제〃 김균미△영상콘텐츠〃 임병선△편집위원 이석우△정치부 선임기자 이춘규△국제부 〃 김규환<제작국>△부국장 김건주△기술관리부장 김장옥△편집제작〃 정영애△기획위원 박경웅 윤상복 (7월 16일자) ■지식경제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승진 △녹색성장기획단 에너지정책팀장 정동희△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산업경쟁력국장 원동진◇부이사관 승진 <과장>△입지총괄 박형건△부품소재총괄 이승우△투자정책 김선민△석유산업 조영신<우정사업본부>△경영총괄팀장 전성무△금융총괄〃 손준호<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전략기획본부장 유동주◇과장급 인사△재난안전관리팀장 조주영 ■국토해양부 ◇국장급 전보 △항공정책관 박명식△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기획국장 안시권△서울지방항공청장 구본환△자동차기획단장 구자명 ■국가보훈처 ◇국장급 전보(일반직고위공무원) △보훈선양국장 유주봉△복지증진〃 권율정△국립대전현충원장 민병원◇과장급 전보(부이사관)△제대군인정책과장 전종호△인천보훈지청장 이남일◇과장급 전보(서기관)△대변인 신명철△기획재정담당관 윤건용△국립영천호국원장 이재익<과장>△보상정책 홍인표△단체협력 장정교△기념사업 장재욱△국립묘지정책 임성현△복지운영 김영준<보훈지청장>△의정부 이강연△진주 윤홍철△충주 허부성△순천 김한희△목포 이명재△전주 김명한 ■전남도 ◇지방부이사관 승진 △행정지원국장 이승옥◇지방부이사관 전보△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행정개발본부장 주신호△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지역협력본부장 이호경△공로연수 박만호◇지방서기관 전보△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배택휴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실 규제개혁법무담당관 김건 ■국민권익위원회 ◇과장급 전보 △사회제도개선담당관 김재수△국방보훈민원과장 제갈창무△산업농림환경민원〃 강낙호 ■도로교통공단 △경영평가처장 이건호△교통과학정책실장 김만배 ■금융결제원 △전무이사 김형△상무이사 유병갑 신동원 ■한국일보 <한국일보미디어그룹 HMG퍼블리싱> ◇부국장대우 승진 △경영지원실장 조용준◇부장대우 승진△골프매거진광고부 이문우△파퓰러사이언스광고부 김영조△경영지원실 전략사업부 박진관 ■EBS <학교교육본부>△본부장 김봉렬△수능교육부장 김은용 ■한국소비자TV㈜ △방송본부장 박정환△취재담당 부국장 이승신 ■수출입은행 ◇부행장 승진 △수출금융본부 설영환△신성장금융본부 박일동△경협사업본부 변상완◇부서장급 승진△금융자문실장 양환준△기술심의〃 강순기△경협지원〃 이기호△울산지점장 오은상△국별조사실 부장 김주영△인사부소속 〃(연수) 임상현 전원영 박명하◇부서장 전보 <부장>△총괄사업 홍영표△기획 장만익△자원금융 이광인△무역금융 안상술△중소기업금융 강준수△국제금융 최성환△인사 차광수△선박금융부소속 하윤철<실장>△국제협력 윤석만△법무 이내형△전대금융 서우택△히든챔피언사업 이기철△경협기획 장영훈△남북협력기획 이영모△산업투자조사 이해청△감사 안무성<센터장>△해외진출컨설팅 노형종△수출중소기업상담 임명성<원·소장>△인재개발원 석기봉△파리사무소 배인성<지점장>△창원 신덕용△청주 이경래<사장>△수은아주금융유한공사 최성영 ■신용보증기금 ◇본부장 <승진>△부산경남영업본부 황병홍△충청영업본부 박재준△종합기획부 오철우<전보>△서울서부영업본부 한종관△서울동부영업본부 한희석△경기영업본부 임석순△인천영업본부 김종신△호남영업본부 김광서
  • 반려동물 ‘진료 부가세’ 합당한가

    반려동물 ‘진료 부가세’ 합당한가

    “사람을 치료하는 데 부가세를 붙이진 안잖아요. 반려동물도 저희에겐 가족이나 마찬가지인데….” “진료비 부담이 늘면 거리로 내몰리는 동물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를 집회 현장에 데리고 나온 이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1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달 21일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반대’ 집회 현장의 성난 목소리를 담았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1일부터 시행되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따라 개나 고양이의 진료를 받으려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10%의 부가세를 더 내야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과 동물보호단체, 수의사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자료에 따르면 2004년 4만 5000여건이었던 유기동물 발생은 2009년 한 해에만 8만 2600여건으로 늘었는데 더욱 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수의사들은 유기동물이 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전염병 문제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이나 세상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우들에게 반려동물이 주는 정서적 효과를 너무 외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부가세 부과 대상에서 예외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가세는 모든 재화와 용역의 공급에 부과하는 것이며 현재 생필품과 학용품, 치료 목적 이외의 진료 행위 등 기타 용역에도 부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가가치세를 운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반려동물 진료비에 부가세를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제도와 문화가 미비한 우리나라에서 부가세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다. 동물보호단체 ‘KARA’의 심샛별 사무국장은 반려동물을 너무 쉽게 생산하고 거래하는 상황을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보고 규제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동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윤성이 경희대 교수가 보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전망, 반부패 교육할 자격 있나, 공연단체가 어린이 찾는 이유, 디지털 교과서 이런 것, 진경호의 시사 콕-대기업, 상생에 눈 돌려라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낙동강 보 공사 장마 대비 현장가보니

    낙동강 보 공사 장마 대비 현장가보니

    “여기 물길이 아닌 곳을 뚫어 버리니까 이 아래쪽이 자꾸 깎이는 거야. 깎이니까 저기(낙동강)에 또 쌓이지. 그러더니 다시 물길을 막네요. ”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채소를 경작하는 진경순(63·대구 서구 내당동)씨가 분통을 터뜨린다. 경북 고령군 우곡면에서 농사를 짓는 곽상수(42)씨는 25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 모내기를 시작도 하지 못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주변 논에 물을 대는 예곡리 양수장의 취수구가 낙동강 물높이보다 높아진 탓이다. 24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지난 21일 대구 달서구 파호동 강정보(湺)에서 달성군 달성보로 이어지는 낙동강 공사 현장을 다녀왔다. 낙동강살리기 사업 공구의 22~24구간으로 전체 공사구간의 허리춤이다. 지나는 곳마다 한쪽에서는 굴착기가, 다른 쪽에서는 수중 준설기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강 바닥을 파내는 준설 공사가 80% 가까이 진행되면서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중 침식이 가장 큰 문제로 낙동강 바닥이 평균 6m 정도 낮아지니 이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천과의 낙차가 커지고, 지천의 물살이 2~3배 빨라지면서 제방이 깎여 나가는 ‘역행 침식’이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낙동강과 금호강 지류, 용호천과 동정천 등 지천의 제방 위 나무가 뿌리를 드러내거나 일부 논밭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동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평소 유속일 때도 이 정도인데, 물살이 더욱 빨라지는 장마철에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천의 교량은 유속에 맞춰 세웠기 때문에 더욱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부 지천에서는 ‘하상유지공’을 설치하는 보강공사가 한창이다. 지류 바닥에 돌을 깔아서 침식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허술해 보인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낸 자료에 따르면 금강 5~7공구 지천 합류부 일대에 29개 하상유지공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설치 중이거나 마무리된 곳은 16곳, 나머지는 공사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이미 설치된 13곳 중에서도 자왕천, 중평천 등 8곳은 빠른 물살을 못 견뎌 유실됐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예년보다 집중호우가 잦을 것이라는 예보에 많은 주민들이 가슴 졸이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도 살펴보고,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으로 불리는 조원상 선수의 애환, 국민의 신선한 제안이 정책으로 승화된 사례들을 소개한다. 또 다음 달 상용화되는 4세대 이동통신의 각축을 짚어보고 ‘진경호의 시사 콕’은 검경의 수사권 갈등을 조명한다. 글 사진 대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쪽 팔로 장애인 구두 만드는 장애인

    한쪽 팔로 장애인 구두 만드는 장애인

    “정말 이 일 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17년의 세월을 이렇듯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세창정형제화연구소의 남궁정부(71) 소장은 12살 때부터 구두 만드는 일을 해오며 수제화 제작으로 일가를 이뤘다. 그러다 지난 1995년에 지하철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다. 구두장이로서 가장 중요한 팔을 잃어 낙심하던 그는 우연히 장애인 구두를 만들어보라는 권유를 받고 이 길에 뛰어들었다. 장애아들의 교정용 구두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한 팔로 작업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데 5년이 걸렸다. 지금은 당뇨로 발의 일부를 잘라낸 사람, 뇌병변 장애자, 평발이나 류머티즘 환자 등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구두’를 만들어 건네는 일을 하고 있다. 남궁 소장은 17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오른팔이 없는 게 아니라 오른팔만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하며 시작한 일이 어느덧 17년이 됐다.”며 “전국 각지는 물론, 멀리 외국에서까지 손님이 찾아오고 고객들이 감사의 뜻을 담아 편지나 특산품, 선물 등을 보내올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애인 구두는 장애나 기형의 정도와 형태에 맞춰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생산량도 많지 않고 작업도 더디다. 직원 17명이 일하는 이 연구소에서 하루에 만들 수 있는 구두는 12켤레뿐이다. 남궁 소장은 “처음엔 아내가 식당일을 해서 번 돈과 남에게 빌린 돈으로 생계도 꾸리고 직원들 월급도 주느라 힘들기 짝이 없었다.”며 “지금도 직원들 월급 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지만 돈보다 보람 때문에라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손을 거쳐 간 구두는 모두 7만 켤레로 추정된다. 그의 손길이 닿은 신발이 있어 뇌병변으로 걷기 힘들었던 소녀가 웨딩마치를 할 수 있었고, 기형적으로 발이 커 단 한 번도 신발을 신어본 적이 없는 사내에게 걷는 기쁨을 선사할 수도 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장애인에게 구두 제작 기술을 가르쳐 자립하게 하는 양성소를 만들고 싶지만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한 뒤 “장애인이 구입하는 신발에 대한 의료보험 혜택이 2년에 한 켤레밖에 되지 않는데 ‘1년에 한 켤레’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대학등록금 논란 어디까지, 박홍기 논설위원이 제시하는 해법, 신선한 제안이 정책으로, ‘하늘 위의 특급호텔’ 타 보니, 조은지 기자의 국가대표 훈련 한 달, 진경호의 시사 콕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나라당의 자충수/진경호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한나라당의 자충수/진경호 국제부장

    적어도 민심잡기 차원에서 보면 한나라당, 머리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황우여 원내대표, 머리가 나쁘다. 반값 등록금? 4·27 재·보선에서 확인된 성난 민심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꺼내든 카드이겠으나, 웬걸…정말 겁 없이 꺼낸 카드다. 이제 어쩔 텐가. 황 원내대표 입에서 ‘등록금’이 나온 뒤로 청계광장에 매일 밤 수천, 수만명이 몰리고 있다. 그리고 ‘무조건 반값’을 외친다. 여당 시절 재정부담 때문에 안 된다던 민주당도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 ‘이젠 된다.’며 가세했다. 황우여, 이제 어떡할 텐가. 이거 다 들어줄 수 있나. 매를 벌었다. 차라리 ‘반값 등록금’이 ‘통 큰 치킨’이라면 얘기는 좀 달랐을 듯하다. 뒤로 더 많은 매출을 노린 미끼상품이라면, 일개 민간기업이 구사하는 얄팍한 상술이라도 담고 있는 것이라면, ‘오호~다음 수는 뭘까. 뭘 노리는 걸까.’하며 정치공학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라도 발동했을 것이다. 한데 사정은 그렇지가 않아 보인다. 하기야 감사원이 사립대를 쥐어짜고, 관계부처는 제 머리를 쥐어짜고 있으니 어떤 형태로든 조만간 인하안은 나올 듯하다. 그러나 이 난제를 푼(?) 한나라당이 박수를 받을까. 장담컨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국민들은 배가 고플 것이다. 한달 만에 내놓을 대책, 지난 3년 반 동안 뭘 하고 있었느냐는 소리만 들을 뿐이다. 한나라당은 그래서 머리가 나쁘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게 된다는 점에서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엊그제엔 의무교육 적용 연령을 만 3~4세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정부가 불과 한달여 전 내놓은 ‘만 5세’를 더 낮추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재정이 얼마나 더 드는지는 따져보지 않았다.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품새가 마치 ‘복지’라는 말만 붙으면 닥치는 대로 입에 집어넣고 보는 허심(虛心)성 폭식 증세마저 보이는 듯하다. 복지, 외면할 수 없는 가치다. 등록금, 내려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졸속으로, 미끼상품처럼 내놓을 정책이 아니다. 어쭙잖은 선심정책으로 표심을 사겠다니, 국민이 그렇게 값싸 보이는가. 대학 등록금이 자유당 시절 선거판에 마구 뿌려대던 막걸리인가. 등록금 인하는 어쩌면 한나라당으로서는 대박이 날 이슈였을 수 있다. 미국 정치판에서 종종 등장하는 정교하고 과감한 ‘이슈 선점 전략’을 생각했다면,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어느날 떡하니 ‘반값 등록금’ 정책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값’을 외치는 야당과 치열하게 정책 논쟁을 벌이며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을 부각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새가슴은 그러나 이도 놓치고, 저도 놓쳤다. 정책은 상품이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고, 잘못 사면 몇년 몇십년을 후회하는 비싼 상품이다. 시장 수요와 제조원가를 따져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국민에게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제값을 받고, 정책을 사는 국민들도 만족한다. 그것이 정부나 한나라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다. 적어도 대학 등록금에 관한 한 한나라당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한나라당의 전장(戰場)은 따로 있다고 본다. 올 초 집권 4년차 국정과제로 삼은 ‘공정사회’다. 지난 3월 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는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대학 등록금보다 더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병폐는 지금 이 사회에 횡행하는 불공정이고, 반칙이고, 편법이다. 얼마 전 공직자의 전관예우를 근절할 몇 가지 방안을 내놓았으나, 이런 것으로 이 사회의 불공정과 반칙이 일소될 것이라고는 정책 입안자들조차 생각하지 않을 성싶다. 어설픈 선심정책 몇 개로 서민정당이 되지 않는다. 이미 가진 자들의 정당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지 오래다. 이 현실을 인정하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정당, 반칙을 용납하지 않는 정당의 모습만이라도 보이는 것, 그게 한나라당에도 쉽고 정책혼란도 줄이는 길이다. jade@seoul.co.kr
  • 그는 왜 혼자서 통나무집을 지을까

    그는 왜 혼자서 통나무집을 지을까

    하고 많은 일 중에 집 짓는 일이다. 상·하수도관 미리 묻고 정화조 들이고 구들장 들어갈 공간 잡아놓은 뒤에야 통나무를 다듬는다. 길이가 3m80㎝인 통나무 껍질 벗기고 허연 속살 드러날 때까지 가다듬는 데만 2시간 걸린다. 하나가 그렇다. 99㎡ 규모의 주택이라면 이런 나무 130개쯤 들어가니 혼자 다 하려면 260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그는 해 진 뒤에 불 켜놓고 작업하며 그 고역을 해치운다고 했다. 다듬은 통나무를 기신기신 옮겨 맨밑부터 쌓아 올린다. 8~9단만 쌓아도 키만큼 되기에 올리느라 별 짓을 다한다. 통나무 한쪽을 통나무단 쌓아올린 곳으로 끌어 당겨놓은 뒤 다른 쪽을 붙잡아 옮기는 식으로 작업한다. 10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제작진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못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방학리, 속칭 부숫골에 2년 전 둥지를 튼 노교영(61)씨. 10년 전에 천둥산 자락 덕동계곡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 마을에 ‘꽂혀’ 950㎡ 크기의 대지를 사뒀다. 15년 동안 피자 가게를 운영하면서 집 짓는 법을 소개한 잡지들을 들췄고 문 닫는 철물점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달려가 싼 값에 공구를 손에 넣었다. 2008년에 가게를 정리하고 강원도 횡성 등 집 짓는 현장 네 곳을 돌아다니며 일을 배운 뒤에 혼자 집 짓기에 뛰어들었다. 다음은 노씨와의 일문일답. 혼자 지은 집이 꽤 훌륭하다. 정말 이 모든 것을 혼자 했는가? 건너편 야산의 낙엽송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실이 특히 인상적이다. 조그만 벽난로가 들어선 거실과 행랑채 격인 작은 구들방도 마음에 쏙 들었다. 또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접혀졌다 내려오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집사람이 거들긴 했지만 대부분 혼자 했다. 납품하는 것이 아니니 기일에 맞춰 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요 위에 누이 집에서 먹고 자며 집을 지었다. 전문업자에게 맡겼으면 3개월이면 끝났겠지만 5~6개월 걸렸다. 막상 완공된 뒤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 흥분해서 잠을 못 이뤘을 것 같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일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동 틀 때 일을 시작하고 해 진 뒤에도 마당에 불 켜놓고 나무 가다듬곤 했다. 밤에는 피곤하니까 잠이 푹 들고, 특별히 완공된 시점이 언제인지도,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별 기억이 없다. 혼자 집 짓는 일의 장점은.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내 마음대로 하니까 참 편하고 좋다. 보통 전문업자에 맡겨본 분들 얘기를 들으면 업자가 속이지 않나 늘 신경이 쓰이고, 요령 피우는 일꾼들을 어르고 달래며 일 시키느라 속이 다 썩어들어간다고 한다. 공사가 끝나면 ‘다시는 내가 이 짓하나 봐라.’ 한다고 하지 않던가. 난 그런 일 겪지 않고 혼자 느긋하게 해낸다. 이 집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2년 동안 살아보니 단열이나 난방이나 모두 100점 만점에 100점으로 만족하고 있다. 돈은 얼마나 들었나. -10년 전에 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두 말 않고 사뒀다. 장애인 노인네들이 살고 계신 상태에서 땅을 사서 집 짓겠다고 생각한 얼마 전까지 사셨다. 보상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도 가끔 노인네들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업자에게 맡겼으면 1억원 넘게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6500만원쯤 들었다. (부인 김정애씨는 노씨가 공구와 재료 등에 투자한 돈을 계산하지 않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7000만원은 족히 들었다고 주장했다.) 행복한 집 짓기 비법을 알려달라. -은퇴하기 전에 미리 현직에 있을 때부터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아내와 60이 넘어서도 돈을 벌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러면서 틈틈이 집 짓는 법을 소개한 잡지들을 들춰봤고 문 닫는 철물점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곧바로 달려가 싼 값에 공구와 재료들을 챙겼다. 2008년 한 해 동안 네 군데 현장을 돌면서 어깨 너머로 많은 것을 배웠다. 통나무도 제천 시내 제재소 가면 한 트럭에 200만원 줘야 하는 것을 직접 평창까지 트럭 몰고 가서 사오면 50만~60만원에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부지런히 정보를 찾고 물색하고 경험자와 상의하면 얼마든지 싼 값에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그럼, 가끔 모르는 이들이 전화 걸어와 집 짓는 법 물어보고 그러겠다. -1년에 서너 번 그런 전화가 온다. 성심껏 아는 내용을 말씀드린다. 가끔 마을을 지나는 길에 들러서 차 세워놓고 구경하자는 이들도 있다. 이웃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은 어떤가. -혼자 집 지으니 그런 점이 좋더라. 오가며 이웃들이 ‘어떻게 그렇게 힘들게 집을 짓느냐.’라고 말을 붙였다. 자연스레 정이 붙었다. 마을 행사에 돈도 내고 그러면서 많이 친해졌다. 4월 초부터 별채 공사를 시작했다. 본채 하나로는 만족 못하는 건가. -그렇다. 본채를 지을 때만 해도 아내가 시골에서 함께 지내는 걸 반신반의했는데 2년 본채에서 생활해보면서 아내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 난 남은 터에 집을 하나 더 짓고 싶었고 아내는 나중에 펜션이라도 해볼까 하는 요량으로 찬동했다. 부부의 동상이몽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별채를 짓기 시작했다. (기자는 4~5월에 4차례, 6월에 한 번 다녀왔는데 그는 일하는 틈틈이 깊은 생각에 빠졌는데 그런 때가 가장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말해도 혼자서 집을 짓는 일은 보통이 아닐 것 같다. -맞다. 결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주위에 혼자서 집 짓는 이들이 적지 않다. 궁하면 통한다고 이들과 상의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제천과 천둥산, 치악산 일대만 해도 어런 분들의 숫자가 꽤 된다. 어울려서 서로 도와가며 일하면 된다. 문제는 본인의 의지다. 앞으로 계획은. -특별한 건 없고, 요 앞의 야산 자락에 이런 집 19채를 더 짓는 것이다. 시간이 나면 남의 집 짓는 현장 돌아다니며 일을 거들고도 싶다.   곁에 있던 김씨는 “남편은 통나무를 가득 실은 트럭이 지나가기만 해도 가슴이 쿵당거린다고 한다. 돈도 안 벌고 공부도 안하고 오직 집 짓는 일에만 신경을 쓴다. 하지만 그냥 노는 것보다는 낫지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남편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수컷” 느낌이 나서 좋다고 했다. 모든 것을 척척 알아서 하는 모습에서 남편 안에 저런 면이 숨어 있었나 싶어 좋고 무언가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좋다고 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전국에서 가장 노인 인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경북 군위군, 가장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울산광역시 북구 르포와 진경호의 시사 콕-말 많은 대검 중수부 폐지, 신상털기 이렇게 쉽네, 백두산의 초여름, 스튜디오 초대-이동형 ROTC중앙회 회장, 60년 전의 서울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제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혼자서 희귀 차량 500여대나 수집

    혼자서 희귀 차량 500여대나 수집

    오래된 자동차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이는 누굴까. 재벌 회장님이 아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교전 장면에 미군의 ‘60’ 트럭과 ‘험비’ 지프, 러시아산(産) ‘지스’가 왔다 갔다 한다. 이런 자동차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수집가 백중길(68·경기 남양주)씨의 열정 덕이었다. 27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남양주시 덕소에 있는 그의 ‘창고’를 찾았다. 1970년에 제대하고 나서 아버지의 자동차 부품회사를 물려 받은 그는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이 시나브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100대만 모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뒤 희귀 자동차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손에 넣었다. 자동차를 사 모으는 데만 수억원을 썼다. “거저 얻는 헌 자동차라도 서너 달 수리하려면 1000만원 이상 들어가는 일이 허다해요. 외국 대사관 직원이나 미군 병사들이 다시 본국으로 가져가려는 외제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웃돈까지 건네기도 했지요.” 4년 동안 대구의 차량 소유주를 설득한 끝에 얻은 1960년산 ‘삼륜차’, 10여 차례 부산 경매장을 찾아 손에 넣은 1935년산 ‘디럭스 세단’ 등에 특히 애착이 간다고 했다. 가슴 아픈 일도 많았다. “1990년 경기 능곡에 물난리가 났을 때 사흘 동안 차량 60대가 잠겼어요. 수리해서 다시 쓰려고 했는데 쓸 수가 없더라고요. 얼마나 애통하던지.” 어쩔 수 없이 폐차를 한 ‘대가’로 손에 쥔 것은 120만원뿐이어서 눈물을 삼켰다. 벌써 41년. 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 희귀 차량을 500여대나 모았다. 1950년대 시발 택시부터 1950년산 오스틴, 1962년산 벤츠 230 등 해외 고급차는 물론 1960년 이승만 박사가 타려고 들여온 국내 최초의 리무진,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탔던 ‘캐딜락 플리트우드 68 리무진’도 있다. 그의 자동차가 출연한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제3공화국’ ‘쉬리’ 등 영화와 드라마가 3000여편이다. 백씨는 “자동차는 인간처럼 태어났다가 사라지는 물건입니다. 누군가 보관하지 않으면 우리의 자동차 역사는 사라지고 마는 거죠.”라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청소년들에게 자동차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을 짓는 일이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행정처분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청문, 뺑소니 오해 안 사려면, 프로야구가 열리려면, 옹알이부터 말 연습을, 진경호의 시사 콕-웬 반값 등록금?, 시베리아 호랑이의 포효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남양주 박홍규피디 gophk@seoul.co.kr
  • ‘척추장애 시인’ 아픈 사연과 밝은 일상

    ‘척추장애 시인’ 아픈 사연과 밝은 일상

    척추 장애를 안고 사는 동시 작가 안학수(57)씨의 충남 보령 자택에는 네 식구가 살고 있었다. 1985년 결혼해 안 시인을 문학에로 이끈 서순희(52)씨, 입버릇처럼 죽고 싶다던 어린 안 시인을 등에 업은 채 “우리 가자…존 디루(좋은 곳으로) 가자.”라고 말하며 계곡에 들어간 어머니 최중순(81)씨, 형편없는 품삯에 짐꾼으로 일하며 허기진 시인에게 인절미를 사주던 아버지 안흥종(87)씨가 밝은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20일 밤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에서 안 시인이 최근 펴낸 자전적 성장소설 ‘하늘까지 75센티미터’에 미처 담지 못한 얘기를 펼쳐 보인다. 장애를 안게 된 기막힌 사고와 문학을 통해 세상과 화해하는 과정 【서울신문 5월 7일자 19면〉 말고도, 안 시인은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소설 주인공 ‘수나’가 고향 마을에서 함께 자란 형의 이름이며 다른 사고 때문에 동생을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던 누나 ‘숙이’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꼽새 병신’이라며 지독하게 놀려 동생 ‘수봉’으로 하여금 응징에 나서게 했던 또래 ‘영기’가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시인의 문학 활동에 도움을 준다는 얘기도 전했다. 또 보령 출신 문학인 모임 ‘한내문학회’에서 만나 그를 등단에로 이끈 고(故) 이문구 선생과의 애틋한 사제 관계도 펼쳐 낸다. 그리고 안 시인 부부가 3개월씩 번갈아 집필실로 사용하는 곳은 숙이가 반(半)식모살이하던 약국집이었다. 소설에서는 자못 이 집 식구들이 냉정하게 대한 것처럼 묘사됐지만 아버지에게 간석지를 제공해 농사를 짓게 한 것이나 옛집을 집필실로 쓸 수 있도록 기꺼이 배려했다고 안 시인은 고마워했다. 그는 “제 주위에는 아름다운 분들이 참 많았어요. 제가 워낙 까다로워서 저에게 관심 갖고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포용 못한 것이 미안하기 짝이 없어요.”라고 말하며 기회가 닿는 대로 그들의 얘기를 풀어낼 것이라고 했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3분 30초 분량의 방송에서 궁금증을 못 푼 이들은 인터넷서울신문(www.seoul.co.kr)의 19분 분량 동영상을 보면 된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스튜디오 대담-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후폭풍,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으로 되찾은 마을길,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색다르게 추모하는 방법, 자동차 수집에 평생을 바친 백중길(68)씨, 진경호의 시사 콕-G20국회의장회의 열었지만…, 등이 방영된다. 글 사진 보령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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