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우수개혁사례 국무회의 소개
국세청의 ‘달라진 세무행정’이 25일 국무회의에 보고됐다.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은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세무행정의 달라진 모습을 비디오 상영을 곁들여 보고했다.
국세청의 변화는 그동안 공공부문 개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 왔다.이날 보고도 기획예산처가 공공부문 혁신 우수사례로 세무행정 개선을 선정하면서이뤄졌다.
국세청의 세무행정 개선은 크게 조직개편과 납세자보호담당관제 도입,일하는 방식 혁신으로 요약된다.국세청은 그동안 세목별로 나눠진 조직을 기능별로 다시 짰다.총무과,소득세과,재산세과,부가세과,법인세과 등의 직제를 납세자보호담당관,서비스센터,징세과,세원관리과,조사과 등으로 바꿨다.납세자와 세무서 직원이 만나는 일이 크게 줄고,담당자도 매번 달라지게 됐다.
효과는 부조리 급감으로 나타났다.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부조리 발생건수가 그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81.6% 줄었다.
납세자 편에 서서 고충을 해결하는 납세자보호담당관제도 지난해 9월 이후1만4,000건의 민원을 해결해 3,700억원의 세금을납세자들에게 돌려주는 성과를 거뒀다.보호담당관을 본청에서 직접 선발해 각 세무서에 배치함으로써세무서장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하고,특히 민원해결 실적이 뛰어난 순서에따라 승진시키는 인사제도가 이런 성과를 낳았다.
내부 인터넷에 관계법령과 업무서식 등 1만8,000쪽 분량의 데이터베이스를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고,국세통합전산망(TIS)을 통해 불성실 납세자를 자동으로 가려내는 업무체제도 달라진 세무행정의 하나다.
지난 98년 국무조정실의 국민만족도 조사에서 국세청은 13개 청 가운데 10위에 그쳤으나,지난해엔 6위로 뛰어 올랐다.한 민간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국세청은 98년 44.1%의 만족도를 보였으나,99년엔 67.9%로 높아졌다.
진경호기자 jade@.
* 재벌 세무조사 입다문 국세청.
요즘 국세청 공보실 직원들은 매일 저녁 ‘해명자료’를 내느라 정신없다.
재벌개혁 세무조사와 관련된 신문기사를 부인하는 자료다.‘그렇다면 진실이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세청 관계자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재벌그룹 세무조사설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24일,국세청 손영래(孫永來)조사국장은 기자들과 맞닥뜨린 자리에서 “이제는 그만 하자”고 손사래를쳤다.“(조사대상 기업수가)4대그룹이니,20대그룹이니,100개니,언론이 너무앞서나간다.이제 그만 할 때도 되지 않았느냐”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정부부처 장관들이 세무조사를 공식 거론하고있는 마당에 정작 주무당국인 국세청만 침묵하고 있으니 자꾸 오보가 나오는것 아니냐. 최소한의 조사대상 범위 만이라도 확인해달라” 그래도 묵묵부답.심지어 그는 24일 시작된 정기법인세 조사에 대해서조차“알지 못한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다른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철저한 침묵 아니면 ‘NCND’(시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다.난무하는 설(說)로 소모적인 확인작업이 계속되고,기업들이 경영은 뒷전인 채 소문확인에만 매달리고있다고 항의해도 요지부동이다.그러면서도 “언제부터 바깥에서 세무조사를거론하게 됐는 지 모르겠다”며 정부 관계자들의 잇딴 세무조사 언급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불필요한 오보 방지를 위해서는 국세청이 최소한의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국세청 내부에서부터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