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연수회서 드러난 정국해법 차이
29일 각각 개최한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수에서 여야는 정국에 대한현격한 인식의 간극을 보였다.당력 결집을 도모하는 행사의 성격도한 이유이겠으나,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와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일정이 여야를 곧추세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 민주당.
■민주당 이날 연수에서 ‘강력한 여당’ 건설을 다짐했다.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인사말에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정치를 주도해나가는 강력한 여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정치현안이나 쟁점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살아있는 정당’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4대 부문 개혁에 있어서 김 대표는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국민들의 동의와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실패한 기업인,금융인들에게 책임을 물어 국민여론에 화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당정관계에 있어서도 당이 정책 입안을 주도하는 ‘당 우위론’을 역설했다.김 대표의 ‘책임여당론’은 대야관계에서 뚜렷해진다.“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국정의 파트너로서,상생의 정치를 위해 계속 대화하고 책임있는 주장은 과감히 수용하겠지만 정치공세에는 단호히대처하겠다”고 못박았다.김 대표의 발언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이다.김 대표는 “다음달 국민의 정부 출범 3년을 맞아 의약분업,국민기초생활보장제,국민연금 확대 등의 개혁작업을 꼼꼼히 점검,그 효과가 대선 이전에 확실하게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래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는지적이다.
결국 김 대표가 밝힌 정국운영 기조는 “집권여당에 걸맞은 강력한정국 주도권을 행사,그 결과를 내년 대선에서 심판받겠다”는 것으로요약된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는 ‘원칙을 지키는 협력관계’를 견지한다는 복안이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9일 연찬회에서 열흘간에 걸친 ‘칩거구상’의 일단을 피력했다.이 총재가 인사말을 통해 밝힌 정국운영의 기본 골격은 두 가지로 나뉜다.
경제와 민생문제,남북관계에는 “국회를 중심으로 당의 총력을 기울여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제와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내에서 따질 것은 따지고,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자민련 원내교섭단체 인정 문제에 더이상 연연하지 않겠다는 복안도담겨 있다.
그러나 대여(對與)관계에서는 확고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국민의 힘을 결집해 현 정권의 비열한 공작정치를 강력 분쇄하겠다”는것이다. 안기부자금 지원 사건과 국고 환수소송 등을 ‘야당 죽이기’로 규정,필요하면 시민단체 등 외부 세력과도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정국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거침없이 토로하며,현 정권의 행태를 성토했다.현 정국상황과 관련,“정치 입문 5년을 맞아 암담한 정치현실 앞에 자괴감도 들고,책임있는 야당 총재로서 국민 앞에 죄송스러운 심정”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현 정권의 구태정치에분노한다”며 “국민이 흘린 피의 대가로 현 정권이 탄생했는데,이들은 마치 민주화의 독점자인 양 국가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경호 박찬구기자 j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