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돕기나선 탈북자 이정국씨
남한에서 ‘코리안드림’을 일궈낸 탈북자가 다른 탈북자들의 꿈을 키우고 나섰다.96년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이정국(李正國·35)씨는 1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이탈주민후원회에 매달 150만원씩 성금을 기탁,탈북자를 돕는데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평양의 경제대학을 졸업한 뒤 유명식당인 ‘청류관’에서요리사 등으로 일하다 96년 11월 남한으로 넘어온 이씨는 탈북자들 사이에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99년말 창업자금 1억원을 대출받아 경기도 이천에 북한식당 ‘청류관’을 개업한 뒤 사업기반을 급속히 넓혀나가 불과 2년만에 월 매출 7억원,종업원 100여명의 청류종합식품 대표로 우뚝 섰다.청류관 식당도 직영 2곳을 포함,홍천·광명 등 전국 1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남한생활 초기 주차장 관리원,노래방 종업원 등을 전전하며 갖은 고생을 했다”면서 “특히 돈보다 인맥이 없는 것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말했다.이씨는 이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들 얘기를 들으면서 늘 마음이 아파왔다”며 “누구든 열심히하면 성공할 수 있는 땅이 남한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성금 기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후원회의 김희진 사무총장은 “탈북자가 성금을 기탁하기는 처음”이라며 “이씨의 성금을 탈북자지원기금으로 활용,다른 탈북자들의 남한정착을 지원하는데 값지게 쓰겠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