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예비주자에 듣는다/ 이회창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3일 기자회견에서 “깨끗하고 유능한 새 정부를 세우겠다.”고 대권 도전의 포부를 밝혔다.대권 출마선언에 앞서 당내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차원에서 총재직까지 내놓았던 이 총재는 “현 정권의 연장은 무능과 부패,갈등과 분열의 연장일 뿐”이라며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반듯한 나라, 활기찬 경제, 편안한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대선 예비후보로서 세가지 공약을 제시했다.즉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 건설 ▲획기적인 교육·기술혁신 투자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이었다.
이어 지연,학연을 배제한 공정인사와 부정부패 척결,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관계 등을 깨끗한 정부 운영의 모델로제시했다.또 GDP(국내총생산)의 7%를 교육투자에,3%를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주택·의료·사교육비 10% 낮추기 정책도 내세웠다.권력기관 중립화,정치보복 금지 등도 제시했다.다음은 일문일답.
▲경선에서 이념적으로 어떤 자리에 설 것인가. 나는 처음부터 굳건하게 일정한 위치를 지켜왔다. 보수의기조 위에서 개방적이고 개혁적이면서 따뜻한 정책을 국민을 위해 펴 나간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경선에 국민들의 관심을 끌 복안은.
무대장치를 새로 꾸미고 국민들의 눈에 띌 소도구를 사용할 마음은 없다. 오직 우리의 의지와 국가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
▲집 문제는 어떻게 됐나.
참 어렵다.(웃음)오늘 계약하게 될 것이다.야당 총재가 집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최병렬(崔秉烈) 의원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만류했다는데.
사실이다.당을 이끌 유용한 인재로 봤기 때문에 당을 이끌어 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만류했다. 그러나 본인이 대선후보 경선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고 해 더 이상 만류하지않았다.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가 뭐라고 보나. 가족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텐가.
지지율 하락은 무엇보다 빌라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이 부분은 나도 사실관계를 직시하고 있다.지금 개인문제로 (여권이)여러가지 해오는데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중상모략과 아주 더러운 정쟁이다.
가족문제와 관련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모략과 중상을 퍼뜨리고 있다.비디오 문제라든가 마약을 쓴다든가,일본여자와 낳은 사생아 문제라든가,별 얘기를 다한다.그리고 ‘앞으로 12가지가 더 있다.이를 터뜨리면 이회창은 간다.’고도 한다.있는 사실을 얘기한다면 그 사실을 반증하겠다.
그러나 없는 것을 갖고 나오는 데는 정말 답답하고 불안하다.나는 지금까지 정직하게 살아왔다.진실이 밝혀지면 일시적으로 흔들렸던 국민들도 이회창을 정당하게 평가할 것이다.
▲후보교체론에는 어떻게 대응할 텐가.
당권과 국민들이 선택한 사람이 후보가 되면 이후 후보는당과 일체가 돼 정권교체를 위해 뛸 것이다.그런 과정에서일부 지지여론이 흔들린다고 해서 후보교체론 얘기하는 것은 97년 대선 때 경선결과를 불복하고 뛰쳐나간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진경호기자 jade@
■이회창 캠프 사람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대선후보 경선 사무실은 일단 단출하게 꾸려진다.김무성(金武星) 전 총재비서실장은 3일 “선대위원장,본부장,대변인만 현역의원으로구성하고 실무는 상근특보 중심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지역 책임자도 두지 않기로 했다.의원들을 임명했다가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정치적 행보는 피하고 대(對)국민 이미지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전략의 밑그림을 그려놓았다는 후문이다.
우선 여의도연구소 등 당의 공조직과 상시적이고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하다.특히 후원그룹이나 비선조직은 든든한 배경이다.이 전 총재는 여야를 통틀어 조직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대권 예비후보로 꼽혀왔다.
97년 대선을 주도했다가 후원회 본연의 조직으로 돌아간‘부국팀’도 언제든 인재풀을 가동할 수 있다.2000년 8월 총재경선이 끝난 직후 부국팀과 미래팀 등 사조직을 통폐합해 기능을 재편한 것으로 알려진 ‘도화동팀’이나 ‘광화문팀’ 등도 어떤 형태로든 예전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지휘는 경선사무실 팀원에서 빠진 윤여준(尹汝雋) 의원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해산한 국가혁신위 역시 보유하고 있는 싱크 탱크를 재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운기자 j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