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 총리서리 지상청문회/ 아들국적 ‘말바꾸기’ 국가관 시비
장상(張裳) 총리서리의 신변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장남의 한국국적 포기에서부터 병역면제 경위,건강보험 혜택과 장 총리서리의 학력변조 의혹,부동산 투기여부 등 ‘5대 의혹’이 논란의 핵심을 이룬다.총리서리 지명 직후부터 혹독한 검증의 도마위에 올라 있는 셈이다.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들을 엄중하게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지상(紙上)청문회를 통해 제기된 의혹과 해명을 미리 정리해 본다.
◇부동산투기 의혹- 경기도 양주군 백석면 기산리에 임야·대지 1만 4600평을 동료교수 5명과 함께 공동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문제가 됐다.대지·잡종지 1600여평이 평당 최고 70만∼80만원이고,임야도 평당 30만원선이어서 땅의 시가가 50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됐다.현지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도 시가가 40억원 안팎이라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이와 관련,14일 “잡종지·대지를 포함,4필지는 전체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고,나머지 임야 2필지는 전체가 산림법상 해제될 가능성이 없는 ‘보안림’으로 지정됐다.”면서 재산상 이익이 미미했음을 강조했다.또한 장 총리서리의 소유지분은 2179평으로 88년 구입한 이후 14년이넘었는데도 현재 공시지가는 4200여만원이며 추정 거래가는 5500만원 정도라는 것이 총리실의 해명이다.
장 총리서리는 “노후에 복지시설을 설립,운영하면서 종교적 신념을 이어가는 게 평소 꿈이어서 동료교수들과 공동 구매,공동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당초엔 복지시설 건립을 시도하면 복지부 등에서 지원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고 몇차례 건립을 추진했으나 절차도 복잡하고 건립비용 조달도 어려워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장남 국적 논란- 장 총리서리 장남 찬우(29)씨의 한국국적 포기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장 총리서리는 “미국 유학시절인 73년 찬우가 태어나 미국국적을 자동 취득한 뒤 77년 귀국했으나 법무부측이 의법처리 운운하며 ‘이중국적을 정리해야 한다.’고 종용,한국국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미국국적 대신 한국국적을포기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국적법 상 만 18세 이전에는 미 국적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지난 12일 “당시 이중국적자들의 호적정리를 종용하는 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파문 이후 장 총리서리의 발언이다.그는 “총리가 될 줄 알았으면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찬우씨가 국적을 바꿀 의사를 밝힌 뒤에는 “너도 성인이므로 시간을 갖고 판단하라.”고 했다가 문제가 계속되자 “아들의 한국국적 취득의사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 일각과 한나라당이 보다 문제삼는 대목이 이 발언이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총리의 투철한 국가관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시점에 이같은 의혹은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남 병역면제 문제- 찬우씨의 한국국적 포기와 직결되는 사안이 병역면제 논란이다.
찬우씨는 만 3세때부터 미국시민권자였던 만큼 초·중·고를 국내에서 다녔지만 병역은 자동 면제됐다.때문에 한국국적 포기의 목적이 병역면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총리서리는 “찬우가 중2때 척추측만증에 걸려 수술을 받았다.”며 “한국국적이었다 해도 군대는 못갔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남편 박준서 교수도 “척추측만증이 심해 89년 몸안에 티타늄을 넣었기 때문에 지금은 허리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남 의보혜택 논란- 장남 찬우씨가 한국 국적을 포기했음에도 주민등록에 부친인 연세대 박준서(朴俊緖) 교수의 피부양자로 등재돼 지난 79년부터 의료보험 혜택을 누려왔다는 게 논란의 골자다.
법무부에 호적 말소를 했는데도 주민등록 말소신고를 하지 않아 야기된 문제다.이는 병역기피,투표권 행사 문제 등과 연결되면서 공세의 초점은 “의무는 피하면서 혜택은 누리는,몰염치한 행위”에 맞춰지고 있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아들이 가끔 귀국해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의보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학력- 장 총리서리가 이화여대 보직교수로 재직했던 때 언론사에 보낸 자료에는 ‘1977년 신학박사(미 프린스턴대)’라고 돼있다.개각 직후 총리실이 배포한 이력서에도 마찬가지.
그러나 1746년에 설립된 프린스턴대에는 신학과가 없다.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대학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프린스턴대’가 아니라 ‘프린스턴 신학대학원'(PTS·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으로,두 학교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
장 총리서리는 학력이 논란이 되자 “한글 번역상의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여비서가 학교 홈페이지를 참조해 임의로 작성해 보낸 것”이라는 설명이다.이화여대 홈페이지의 장 총리서리 영문이력서에는 ‘Ph.D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1977’로 사실대로 밝히고 있으나,한글 이력서에는 ‘프린스턴대’졸업으로 기재돼 있다.
진경호 이지운기자 j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