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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현진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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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사업 승인 까다로워진다

    내년부터 원가공시 항목 확대, 주택성능등급 표시제 시행, 녹지 확보 설치 의무화 등 건축관련 규정이 신설·강화되면서 건설 업체의 주택 사업승인 요건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9일 내년부터 이같은 내용의 건축법과 도시공원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먼저 오는 12월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도시공원·녹지의 확보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1000가구 이상의 경우 가구당 3㎡ 이상과 개발부지 면적의 5% 이상 중 큰 면적을 녹지로 내놓아야 한다. 또 내년 1월9일부터 건설업체가 2000가구 이상 입주자 모집공고시 소음, 구조, 환경, 생활환경, 화재. 소방등급 등 주택성능등급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대상은 2008년까지 1000가구 이상 주택 단지로 확대된다.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때 신축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환기시설은 필요 환기량이 시간당 0.7회이고 자연 환기방식으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계환비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대지 경계선에 건축이 금지된 공지가 있다면 그동안 중간지점을 인접 대지 경계선으로 보고 높이를 제한했으나 내년 1월19일부터는 어린이 공원, 근린공원을 대상에서 제외, 공원의 시작지점을 경계선으로 높이를 산정해야 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모양 흉하고 안전 의문” 비판

    발코니 확장시 대피공간 설치 의무화 기준이 새로 나오면서 입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초 건설교통부에서 발코니 구조변경 합법화 시기를 이달로 한달 앞당기면서 건설사들이 입주 전 발코니를 터달라는 민원에 시달려 왔으나 이제는 새 기준을 만든 건교부로 불똥이 튀고 있다. 건교부 한창섭 건축기획팀장은 “발코니를 확장하고 대피공간을 만들면 경미한 변경 사항으로 간주, 별도의 설계변경 허가 없이 준공검사를 받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최근 발코니 확장시 옆집과의 발코니 경계부분에 가구별로 최소 2㎡의 내화구조 대피공간을 만들고, 이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거나 발코니 창에 방화판·방화유리를 설치하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예 확장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얘기다.’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H건설 관계자는 “법에서 발코니 확장을 허용한 만큼 향후 분양하는 아파트는 발코니를 터서 만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지만 한쪽 면이 볼록 나온 발코니를 소비자가 원할지 회의적”이라면서 “새 기준이 발표되면서 어떻게든 밀어붙여서 발코니를 확장해달라는 민원이 사라진 것은 반갑다.”고 말했다. 비용도 문제다.P건설 관계자는 “발코니 개조 비용과 별도로 대피공간과 방화유리까지 만들려면 100만원이 더 들어가는데 굳이 누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발코니를 트겠느냐.”고 지적했다. 한쪽 벽이 튀어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발코니 바닥을 불연재로 설치하면 확장한 발코니가 거실과 다른 무늬로 나타나는 것도 문제다. 대피공간으로 안전이 보장되는지도 미지수다.S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화재는 유독가스가 문제인데 아무리 창문이 있어도 2∼3㎡ 크기의 공간이 유독가스로부터 지켜주기는 어렵다.”면서 “(대피공간)안에서는 열리지 않는 구조라서 사고가 나면 건설사가 책임까지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다음달 G사가 시공한 아파트에 입주 예정인 박모(35)씨는 “탁 트인 전망을 위해 발코니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전제,“대피공간으로 한쪽 면이 불룩 튀어나와 미관상 별로인 데다 돈만 더 들어 이럴 바엔 원래대로 몰래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편 I건설 관계자는 “지난달 발코니 확장 합법화를 발표할 때는 소방 문제에 대해 언급이 없다가 안전 문제가 있다고 여론에서 문제삼자 기준을 급조한 탓에 세부 지침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방화유리의 경우 30분간 내화기능이 있는 망입유리(평당 7000원)를 쓰면 되는 것인지, 고가 방화유리(평당 4만 5000원)만 가능한 것인지 건교부는 아직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하고 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수도권 ‘블루칩 단지’ 어디냐

    수도권 ‘블루칩 단지’ 어디냐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는 ‘생애 첫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7일 재개되면서 적용 대상 단지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한 번도 주택을 구입하지 못했다면 지난 7일 이후 분양 계약하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단지에 한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취급기관은 국민·우리은행과 농협이며, 대출 한도는 1억 5000만원이다. 금리는 연소득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 연 5.2%,2000만원 이하는 연 4.7%다. 8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연내 분양하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총 105곳이다. 12월 분양 예정으로 성동구 성수동 2가 KT부지에 현대건설이 짓는 445가구 중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중소형 평형으로는 24평형 78가구와 35평형 79가구가 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이 도보로 5분 거리이며, 오는 2010년쯤 개통 예정인 서울숲 인근의 분당선 연결역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중구 황학동 2198 일대에 롯데건설이 짓는 롯데캐슬 1852가구 중 대출 혜택을 볼 수 있는 중소형 평형으로는 24평형 총 377가구가 있다. 청계천 바로 앞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으로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이 걸어서 5분거리다. 인근에 숭인공원, 청계천 등도 있다. 쌍용건설이 마포구 창전동 402-54 일대에 짓는 쌍용스윗닷홈에서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중소형 평형으로 25평형과 32평형 물량을 각각 101가구와 44가구 분양한다. 분양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이뤄질 예정.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단지 바로 옆이다. 대우건설이 화성 동탄신도시 4-3블록에서 짓는 푸르지오는 24평형 559가구,29평형 209가구,32평형 210가구 등 총 978가구 모두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단지다. 분양은 이달 말로 예정되어 있다.4-3블록은 삼성반도체 증설 예정지 인근으로 단지와 인접한 초등학교 두 곳과 중학교 한 곳이 건립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파주·김포·양주옥정 지구 택지 조성 원가 공개될 듯

    당정이 지난 6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상대로 공공택지의 조성원가를 항목별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조성원가 공개 항목, 범위, 방법 등을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택지개발촉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이 공공사업을 위해 조성한 땅값을 공개하는 것은 민간분양 단계에서다. 신도시의 경우 택지개발까지 지구지정, 개발·실시계획, 택지 조성·공급, 아파트 분양, 입주, 택지지구 완공 등 8∼10년이 걸리는데 중간단계인 택지공급 단계에서 원가를 공개한다는 것이다.내년 택지공급이 예정된 파주, 김포, 양주옥정 등 신도시가 모두 여기에 해당될 전망이다. 원가 공개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범위와 비슷하게 조성비, 용지매입비, 관리비, 판매비, 이주대책비, 감리비 등 6∼7개 항목의 추정가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추정가의 적정성을 가리는 시비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토공측은 “전면 공개든 일부 공개든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업지구별로 원가를 공개할 경우 낙후지역 개발사업, 임대주택건설사업 등 정책사업이 곤란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사업지구별로 이익을 따질 경우 우리도 돈 안 되는 사업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면서 “가뜩이나 지역이기주의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지역에서 얻은 수익으로 적자를 보전한다면 해당지역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발코니 대피공간 의무화

    아파트 발코니를 확장하려면 옆집과 경계부분 발코니에 2㎡ 이상의 대피공간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발코니까지 물을 뿌릴 수 있는 스프링클러 설치도 필수다. 스프링클러 살수(撒水) 범위가 발코니까지 미치지 못한다면 발코니 창에 방화판이나 방화유리를 설치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6일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 허용과 관련한 발코니 화재안전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하면서 화재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이같은 기준을 마련했다.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된다. 발코니 화재안전기준에 따르면 신축 아파트는 옆집과 경계부분 발코니에 최소 3㎡ 크기의 공용 대피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또 살수 범위가 발코니를 포함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도 필수다. 발코니를 확장하려는 기존 아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 옆집과의 경계가 철거할 수 없는 내력벽이라면 발코니에 가구별로 각각 최소 2㎡의 대피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또 살수 범위가 발코니를 포함하는 스프링클러가 없다면 바닥판 두께를 포함해 90㎝ 이상 높이의 방화판·방화유리 시설도 있어야 한다. 이 때 발코니 바닥은 불연성 재료를 쓰고 발코니에 이동식 자동화재탐지기도 설치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도 필요하다. 발코니를 이미 확장한 아파트는 새로 도입한 기준에 맞춰 보완을 거친 뒤 관리사무소장의 확인을 받아 관할 지자체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신축 중이거나 입주전인 기존 아파트는 사업주체가 입주자들로부터 신청을 일괄적으로 받아 지자체장에게 설계변경 신고를 한 뒤 구조변경을 해야 한다. 건교부 이재홍 도시환경기획관은 “입법과정에서 방재 관련 보완 자료가 추가 제출되면 재보완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더이상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초고층 건축물 방재성능 향상을 위해 건축위원회의 방재분야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발코니 대피공간 Q&A

    발코니 대피공간 Q&A

    정부가 아파트 발코니 확장에 따른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피공간 의무화 등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아파트 소유주들이 발코니를 넓혀 주거 공간을 넓게 쓴다는 이점만큼이나 공사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안전 기준이 많다. 또 기준이 강화돼 비용도 더 들게 됐다. 안전기준 강화에 따른 설치 기준 등 준비 사항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대피공간은 어떻게 설치되나 -화재 등으로 현관 방향의 주된 통로가 막히면 옆 아파트를 통해 피할 수 있도록 발코니에 만드는 공간이다. 대피공간은 불이 나더라도 30분∼1시간 동안 화재를 견딜 수 있는 내화석고 등의 내화구조로 지어야 한다. 대피공간 안에는 난간과 여닫을 수 있는 창문이 있어야 한다. 대피공간의 문은 밖에서만 열리기 때문에 대피공간을 통해 옆 아파트로 대피하려면 옆 아파트에서 문을 열어줘야 한다. ▶대피공간 설치 가격은 -3㎡ 기준으로 40만원 정도가 예상된다. 발코니에서 대피공간으로 들어가는 방화문은 방화 철재이어야 한다. 문은 15만∼20만원 수준이다. ▶대피공간 설치 적용 대상은 -아파트만 적용되고 단독, 다가구, 다세대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옆 아파트와 함께 설치하면 각각 1.5㎡씩 3㎡ 규모, 내력벽 철거가 안되는 기존 아파트의 발코니를 확장하려면 가구별 2㎡ 규모로 설치해야 한다. 기존 아파트의 1층은 필요없다. ▶스프링클러와 방화판은 양자 택일 가능한가 -신규 아파트나 기존 아파트 모두 발코니를 확대할 때 대피공간 설치는 필수다. 단 발코니가 스프링클러의 살수 범위에 있으면 방화판은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대부분 10층 이하 기존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없어 방화판(방화유리)을 설치해 한다. ▶방화판 재질과 비용은 -발코니 섀시에 사용하는 재료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방화판에는 콘크리트, 벽돌, 시멘트 블록과 같은 ‘난연 3급’ 이상의 불연성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비용은 10만원 미만으로 저렴하지만 미관상 갑갑해 보일 수 있어 방화유리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방화유리를 창호에 덧씌우는 경우 가격은 평당 7000원으로 30평대 아파트의 시공비는 20만원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방화판을 설치하거나 방화유리를 덧씌우면 창호 청소가 쉽지 않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코오롱그룹-이웅열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코오롱그룹-이웅열 회장家

    코오롱의 역사는 한국 섬유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 땅에 가장 먼저 나일론을 들여와 의생활에 혁명을 가져왔으며, 한때는 수출 한국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성숙산업에 따른 한계로 인해 코오롱은 재계서열이 점점 밀려났다. 섬유산업의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는 모양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코오롱의 3세 경영이 닻을 올린지 올해로 10년째. 이웅열(49) 회장은 올해를 그룹경영의 ‘터닝포인트’로 만들기 위해 낮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노후화된 주력 사업에 다시 기름을 칠하고, 쪼이고, 닦고 있는 것이다. 혹독한 외환위기를 거치며 체질을 바꾼 코오롱이 재도약을 위한 또 한번의 체질 개선 시험을 치르고 있다. ●풍운아 이원만 창업주 코오롱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과 이동찬(83) 명예회장은 부자간이면서도 사업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이 창업주가 그룹의 외연을 넓히고 사업의 ‘바람막이’가 돼 줬다면,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안살림을 챙겼다. 부자는 동업자로서 40년 가까이 함께 일하며 코오롱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 명예회장이 2세이면서 창업 1.5세대로 불렸던 까닭이다. 부자는 사업 파트너로서 환상의 듀엣이었지만 가정적으론 한때 애증의 관계였다. 기업가보다 정치가로서 더 알려진 이 창업주는 워낙 풍류를 즐기는 성격인 데다 이 명예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남은 전답마저 처분하고, 사업을 위해 훌쩍 일본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이 명예회장은 어린 나이에 모친과 누이동생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선친은 이 명예회장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선친의 호방한 성품과 능숙한 화술 등은 당시 정·재계에서 유명했다. 이 창업주는 술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술자리에선 재담으로 좌석을 압도했으며,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는 ‘문화재’로 불리울 정도였다. 이 창업주는 193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 기반을 닦았으며, 해방 후에는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들여와 국내 섬유산업을 개척했다.1957년엔 국내 첫 나일론사 제조 공장인 한국나일론(현 ㈜코오롱)을 설립했으며,63년엔 나일론 원사 공장을 지었다. 그는 또 한국산업수출공단 창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오늘의 구로공단과 구미공단을 조성하는 산파역할을 했다. 이 창업주는 정계에도 발을 들여 대한민국 초대 참의원과 6,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인맥 만들기에 탁월한 수단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이 창업주는 1960∼70년대 정·재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혔다. ●1.5세대 창업주 이동찬 명예회장 “이 명예회장은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항상 비서와 한 방에서 잡니다. 비서들에게 해외 출장은 그야말로 곤욕이었죠. 회장이 바로 옆에서 주무시는데 잠이 편히 옵니까. 출장에서 돌아오면 몸무게가 3∼4㎏은 그냥 빠져요. 그렇다고 1달러가 아쉬운 나라에서 잠자는 곳에 돈낭비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씀에 뭐라고 할 수도 없고요.” 코오롱 비서 출신의 한 임원 얘기다. ‘가장의 짐’을 일찍 떠안은 탓에 이 명예회장은 근검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한 번은 이 명예회장이 1947년부터 50여년 이상 신었던 슬리퍼를 비서실에서 새 것으로 바꿨다가 된통 야단을 맞고, 쓰레기통을 뒤져 간신히 찾았던 적도 있다. 또 이 명예회장의 점심 메뉴는 주로 된장찌개와 칼국수, 수제비 등이었으며, 삼복 더위도 부채와 선풍기로 보냈다. 그는 15세 때 경리사원으로 부친의 사업을 도운 지 35년 만인 1977년 코오롱 회장에 올랐다. 그는 등산식, 마라톤식으로 표현되는 꾸준한 내실 경영으로 그룹의 체질을 다져놓은 이후 섬유와 무역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건설과 화학으로 확대했다.1980년대는 전자소재와 합성섬유 등 신업종으로 영역을 더욱 넓혔다. 이 명예회장은 과외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1974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직을 맡은 이후 1975년 농구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사 등으로 다양한 단체에서 활약했다.1980년에는 대한농구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스포츠 외교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경총 회장은 82년부터 무려 14년간이나 했다. 1996년 1월 이 명예회장은 10년 이상 경영수업을 받은 장남인 이웅열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고 선친처럼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3박4일’ 이웅열 회장 이웅열 회장은 5명의 누이들 속에서 컸지만 성격은 대단히 남성스럽다. 특히 스포츠를 좋아해서 축구와 야구, 테니스, 탁구, 당구, 골프 등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또 시작하면 프로(?)수준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의 별명이 ‘3박4일’로 불린 이유는 무엇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이다. 그의 학창 시절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그다지 풍족하지 않았다. 부친인 이 명예회장이 박하지 않을 정도의 용돈만 줬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재벌 아들이 ‘짜다’는 소리를 수시로 들었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이 회장은 활달하고 사교적이다. 전경련 e비즈니스 위원장을 맡아 재계 2∼3세의 리더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부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가깝게 지낸다. 그의 이같은 사교적인 성격은 조부인 이원만 창업주의 성품과 닮았다. 호방하고 풍류를 즐겼던 이 창업주는 사업가보다 정치인으로 이름이 더 잘 알려졌다. 1989년 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 이 회장은 이동통신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그룹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파고로 계열사 매각과 신세기통신(현 SK텔레콤) 지분(1조 700억원어치)을 팔아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장은 당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미래를 팔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침통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오롱의 어려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화섬산업이 고유가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권 장자 승계 코오롱 가문은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아들이 귀한 집안이다. 창업주인 이원만 회장은 슬하에 2남4녀를 뒀지만 이 명예회장은 1남5녀, 이웅열 회장도 1남2녀다. 그룹 경영은 장남만 참여하고, 딸들과 사돈가의 경영참여는 철저히 배제한다. 장자일계(長子一系)의 경영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코오롱가의 특징이다. 다른 그룹들이 사돈을 비롯한 친인척들로 방대한 족벌 경영체제를 이룬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명예회장과 숙부인 이원천 전 사장간의 경영권 분쟁이 친인척 배제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 창업주가 그룹경영을 맡고 있을 때는 사위들의 경영 참여가 적지 않았지만, 이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이같은 장자 승계의 원칙이 정해졌다. 이 명예회장은 그의 자서전 ‘벌기보다 쓰기가 살기보다 죽기가’에서 “우리 집 여자들은 아버지 사업이나 남편이 하는 일에 개입하는 법이 없다. 사위들이 처가 덕을 보고 한자리 하겠다면 득보다 해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문경영인에게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잘 해내는 경우에도 열등감이 생긴다. 능력이 없다고 ‘백년손님’이라 쫓아낼 수는 없는 일이니 난처해질 것이고, 훗날 내가 일선에서 물러날 땐 조용해지기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철저히 장자일계의 경영구조를 갖춰 경영권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나 다툼을 미리 차단했다. ●김종필 전 총재와 한때 사돈 이원만가(家)의 혼맥은 국내 재벌가의 최정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화려하다. 이 창업주의 넓은 정계 인맥과 국내 굴지의 섬유그룹인 코오롱을 기반으로 정·관·재계 곳곳에 혈연 관계를 맺었다. 이 창업주와 이위문(작고) 여사는 2남4녀를 뒀다. 이 창업주의 영향력이 정·재계에 미치기 전에는 자녀들을 평범한 집안과 통혼시켰지만, 사업 성공에 이어 정치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던 시기엔 국내 내로라하는 집안을 사돈으로 맞았다. 이 때문에 정략 결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장남 이동찬 명예회장은 1944년 ‘학병으로 끌려가기 전에 장가부터 들라.’는 부친의 강요로 맞선을 본 지 1주일 만에 평산 신씨가(家)의 무남독녀 덕진(82)씨와 결혼했다. 이 명예회장 부부는 지난해 1월 결혼 60주년을 맞아 회혼례를 올리기도 했다. 장녀 봉필(72)씨는 54년 고향 인근 임병진씨의 아들 승엽(작고)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승엽씨는 삼경물산 사장을 거쳐 그룹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차녀 애란(63)씨는 노영태(63)씨와 혼인을 치렀다. 3녀 미자(61)씨는 포항지주인 박문학가(家)의 장남 성기(66)씨와 결혼했다. 성기씨는 한국바이린 사장을 역임했다. 차남 이동보(56) 전 코오롱TNS 회장과 막내딸 미향(51)씨의 결혼으로 코오롱가는 재계 혼맥도의 핵심으로 올라선다. 이 전 회장은 74년 제3공화국의 2인자였던 김종필 전 총재의 장녀 예리(54)씨와 결혼했다. 이를 통해 코오롱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으며, 최고 권력가와 혈연의 끈으로 이어졌다. 이들의 결혼은 육영수 여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성격 차이로 갈라섰다. 이동보 전 회장은 1988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분가했지만 부도와 구설수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했다. 막내 미향씨는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 집안으로 출가했다. 식품종합그룹인 SPC의 허영인(56) 회장이 그의 남편이다. ●정략결혼과 3세 혼맥 코오롱가의 혼맥은 3세로 내려가면 더욱 빛이 난다. 이 창업주가 자신의 입지와 뜻을 펼치기 위해 손주들을 정략 결혼시킨 경우가 있어서다. 이 명예회장과 신 여사는 슬하에 경숙, 상희, 혜숙, 은주, 웅열, 경주씨 등 1남5녀를 뒀다. 장녀인 경숙(59)씨는 1969년 당시 공화당 의장 서리였던 고 이효상 전 국회의장의 3남 문조(65)씨와 화촉을 밝혔다. 이 전 국회의장은 도쿄대를 나와 경북대 교수로 있다가 1960년 정치에 투신해 5선 의원을 지냈다. 정계에선 대구·경북(TK) 인맥의 대부로 통했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공화당 총재, 영남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조씨는 현재 영남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차녀인 상희(56)씨는 국내 대표적 ‘송상(松商)’으로 불렸던 고홍명 한국빠이롯드 회장 집안으로 출가했다.1973년 고 회장의 장남 석진(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진씨는 코오롱제약(옛 삼영신약) 사장을 거쳐 빠이롯드전자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부도로 인해 고통을 겪다가 98년 별세했다. 3녀인 혜숙(53)씨는 고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의 장남인 동혁(58)씨와 결혼했다. 현재 고려해운 회장인 동혁씨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학 석사 출신이다. 해운선사로서는 처음으로 타이완과 홍콩 등 동남아 항로에 진출해 해운업계의 프런티어 경영인으로 이름이 높다. 4녀인 은주(51)씨는 테니스 인연으로 신병현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장남 영철(55·의사)씨와 결혼했다. 신 전 부총리는 한국은행 총재와 상공부 장관, 무역협회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이들 부부 결혼식은 신 전 총재가 직접 주례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웅열 회장은 큰 누이 경숙씨의 소개로 1983년 황해도 출신인 서병식 동남갈포공업 회장의 장녀 창희(45)씨를 아내로 맞이했다. 서 회장은 1962년 고급벽지의 대명사인 갈포벽지를 만들어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부인 창희씨는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이 회장 부부는 규호(21)와 소윤(18), 소민(16) 등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규호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5녀인 경주(46)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최윤석(46)씨와 결혼했다. ●딸·며느리 모두 이대 동문 장자 경영과 친인척 경영 배제의 원칙 때문인지 코오롱가의 딸과 며느리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대외 활동보다 가정주부로서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애쓴다. 이 명예회장의 부인인 신 여사는 지금껏 바깥 사교모임에 한번도 참석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신 여사는 집안에서 살림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한다.3세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는 이 명예회장의 모친인 고 이위문 여사가 남편인 이 창업주의 호방한 성격과 바깥 활동으로 마음 고생이 매우 심했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고, 자식들을 바르게 키운 선례 때문이다. 코오롱가의 딸과 며느리들은 또 모두 이화여대 동문들이다. 장녀 경숙씨가 생활미술과를 나왔으며, 상희씨는 기악과, 혜숙씨는 가정학과, 은주씨는 도서관학과를 나왔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 딸들을 이렇게 평했다고 한다.“장녀는 걷는 모양부터 급한 성격까지 나를 제일 많이 닮았으며, 둘째는 시댁에서 살림만 하는 편이지만, 항상 밝고 착한 데다 쓸데없이 친정에 오는 일이 없다. 셋째는 공부도 제일 잘했고, 바른 소리도 잘했다. 악바리면서 의리가 강하다. 넷째는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덜렁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며느리 창희씨도 코오롱가의 여자답게 대외 활동보다 조용히 집에서 자녀 교육과 남편 내조에 열심인 한국적인 주부다. 사교 모임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창희씨지만 코오롱그룹 간부 부인들로 구성된 ‘코오롱가족사회봉사단’ 활동엔 적극 나서고 있다. golders@seoul.co.kr ■ 코오롱의 ‘李트리오’ 지금의 코오롱그룹 토대를 쌓은 주역 가운데 한 명이 고 이원천 전 한국나일론(현 ㈜코오롱) 사장이다.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의 동생이며, 이동찬 명예회장에겐 숙부가 된다. 이 전 사장은 일제시대 때부터 일본에서 형님인 이 창업주의 사업을 도왔다.1957년에는 한국나일론 사장직에 추대돼 코오롱의 ‘섬유시대’를 이끌었다. 당시 이원만-이원천-이동찬 3인은 코오롱에서 ‘이 트리오’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조카인 이 명예회장과 회사 분할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나중엔 경영권 분쟁에 빠졌다. 이 전 사장은 결국 1976년 한국나일론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지분을 챙겨 원진레이온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년만에 쓰러졌다. 이 창업주는 이후 장남인 이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겼고, 회장에 오른 이 명예회장은 동생인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을 분가시켰으며, 매제들도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이 명예회장은 그의 자서전에서 “숙부에 대한 회한이 커지는 요즘에도 회사 분할에 반대한 것은 옳은 일이 아닌가 싶다…. 숙부와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조카가 숙부의 세력을 완전히 퇴치해 버린 것 아니냐는 평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그룹을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된 것이라면 나는 굳이 부인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사업엔 실패했지만 이원천가(家)의 혼맥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형님인 이원만 창업주가 제3공화국의 실력자 김종필 전 총재와 인연을 만들었다면, 이 전 사장은 또다른 실세였던 정일권 전 총리와 혈연관계를 맺었다. 이원천가(家)는 육군참모총장 출신으로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정일권 집안과 사돈간이다. 고 정 총리의 딸 희경씨가 이 전 사장의 아들과 결혼했다. 또 이원천가(家)와 영풍그룹은 한 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고 정 총리의 장남인 세훈씨가 장병희 영풍그룹 창업주의 딸 현주씨와 인연을 맺었다. 영풍그룹은 또 60년대 박정희 정권에서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김세련씨 가문과도 연이 이어진다. golders@seoul.co.kr ■ 코오롱 이끄는 전문경영인들 ‘코오롱호’를 이끄는 대표 최고경영자(CEO)는 누가 있을까. 한광희(56) ㈜코오롱 대표는 코오롱그룹의 간판 CEO다. 그는 요즘 한계사업 정리와 차세대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1976년 코오롱에 입사한 이후 기획관리 등 주요 사업부를 두루 거쳤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한 대표는 책상에 앉아 숫자놀이를 하는 것보다 현장 영업을 더 즐기는 실물형 CEO에 속한다. 민경조(62) 코오롱건설 대표는 23년간 건설에서만 근무한 전문경영인으로 위기관리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사내에선 따뜻한 집안의 가장 같은 CEO로 불린다. 수시로 사내 메신저를 통해 막내 직원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상하간 의사소통을 중시한다.“똑똑… 민경조입니다, 야근 힘들죠, 문제되는 게 뭔가요, 오늘 팀원들과 저녁 같이 합시다.”로 유명해 먼저 다가서는 CEO로 통한다. 논어를 1000번 이상 읽을 정도로 고전에 관심이 많다. 제환석(59) FnC코오롱 대표는 현장주의자다.2003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800개에 이르는 매장을 서울에서 제주까지 하나하나 찾았다. 지금도 주말을 이용해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제 대표는 또 CEO 명함 외에 ‘열사모’의 방장 직책을 갖고 있다. 열사모는 제 대표가 만든 모임으로 오프라인의 단체나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적인 사원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가상의 모임이다.“스스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원 모두가 열사모의 열사”라고 말하는 제 대표는 열사모 방장의 이름으로 직원들과 곧잘 의견을 교환한다. 배영호(61) 코오롱유화 대표는 엔지니어로서는 드물게 미국 뉴욕지사 근무를 했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 해외 영업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죽기살기로 부딪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배 대표는 당시 직원 가운데 한국으로 되돌아온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첫 직장에 대한 그의 신의와 열정은 특유의 사업감각과 합쳐져 코오롱유화를 종합화학 회사로 도약시켰다. 김종근(55) 코오롱글로텍 대표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 이름을 기억하고, 애로와 고충을 들어주며, 중요한 정보는 경영에 곧바로 반영한다. 또 직원들에게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을 돌면서 문제와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한다.“사장님은 오늘도 지방사업장을 순회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표와 직원들간의 간담회 때문이죠. 간담회라는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61개 사업장인데 올해만 해도 벌써 세번째 라운딩입니다. 연초에 전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쁜 일정에도 사업장을 순회하고 계십니다.”한 직원의 이러한 설명에서 올 상반기에 비상장 5개사를 합병, 덩치가 커진 코오롱글로텍을 외형만큼이나 건실하게 키우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3자녀이상 서민가구 주택기금 지원 50% 확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3자녀 이상 무주택 근로자나 서민에 대한 주택구입자금 한도가 현행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 확대된다. 건설교통부는 범정부적으로 추진 중인 저출산대책의 일환으로 3자녀 이상 가정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지원확대 방안을 마련 7일부터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또 저소득 무주택자로 지자체장이 추천한 영세민에 대한 전세자금은 3자녀 이상인 가구에 한해 한도를 1000만원씩 높여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6000만원 이하, 광역시 5000만원 이하, 지방 4000만원 이하로 조정됐다. 한편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민 전세자금의 보증 한도는 최대 6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확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현재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임차보증금의 10% 이상을 지급한 사람 중 부양가족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세대주나 만 35세 이상의 단독세대주 등이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주택보증신용기금을 통해 보증을 해주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달 전국 2만5927가구 ‘집들이’

    이 달 전국에 2만 5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6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월에 입주하는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오피스텔·임대아파트 제외)는 전국 총 55개 단지,2만 5927가구로 전 달인 10월 입주 물량(68개 단지·2만 6904가구)보다 3%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입주는 중소형 규모가 대부분이며 총 16개 단지 3833가구다.3개 단지 2472가구가 입주하는 인천에서는 부평 삼산동의 주공그린빌 2단지(1622가구) 하나만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꼽힌다.경기지역의 입주 물량은 13개 단지 5393가구로 가장 많다. 지방에서는 총 1만 4229가구가 새 집으로 이사한다. 서울에서 입주하는 가장 큰 단지는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4차 아파트.25∼42평형 12개동 총 597가구다.5·6호선 환승역인 공덕역이 10분 거리에 있고 마포대교, 강변북로, 마포대로가 인접한 교통 요지다. 성북구 정릉동 정릉푸르지오는 12∼20층 23∼41평형으로 이루어진 단지로 총 403가구 규모.4호선 길음역이 도보로 15분에 있고 길음뉴타운과 북한산이 가까이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동일하이빌은 이달 1단지(238가구)와 2단지(532가구)가 모두 입주한다.2호선 신정 4거리역이 차로 10분 거리며 경인고속도로, 남부순환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지양산이 있고, 어린이공원 및 근린공원도 가까이 있다. 경기도에서 이 달에 입주하는 가장 큰 단지는 수원 서둔동 뉴타운센트라우스다.10∼15층 17개동 1094가구 규모 25·33평형으로 구성돼 있다.1호선 수원역이 도보 5분 거리며, 분당선 복선전철(2008년), 수인선 복선전철(2010년)의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이 달에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 입주를 시작하는 주공그린빌2단지도 1622가구 규모의 대단지다.32·33평형 15∼22층 22개동으로 이뤄졌다.인천 1호선 갈산역이 도보로 15분 가량 소요되며 서울외곽순환도로, 경인고속도로 이용이 수월하다. 단지내 삼산중을 비롯 인근에 영선초등, 부인고 등의 교육시설이 있다. 주변에 근린공원, 어린이 공원 등 녹지공간이 풍부한 편이며 단지 앞으로 굴포천이 흐른다. 지방에서는 대구 북구 칠성2가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인 침산1차푸르지오가 눈에 띈다.9개동 총 1149가구 규모로 34∼92평형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대구지하철 1호선 대구역이 도보 20분 거리. 경부고속국도 북대구IC가 인접해 있다. 인근에 시민운동장과 침산공원이 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5000만원 토지·그랜저 소유자 임대주택서 못산다

    쏘나타 고급형·그랜저 등 취득가가 2200만원 이상인 자동차와 공시지가 기준 5000만원 이상의 토지 소유자는 앞으로 국민임대주택에 살지 못한다. 또 가구 구성원이 1인이면 16평형 이하 국민임대주택에만 살 수 있으며 가족이 많을수록 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도 커진다. 건설교통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임대주택 입주자격 규정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보유자산, 가구원 수 등을 기준으로 삼아 심사요건을 강화했다. 이전에는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50∼70% 이하이면 국민임대주택에 살도록 했었다. 소득 외에 자동차, 토지 등 기타 자산도 국민임대주택 거주 심사기준으로 삼는다. 건교부는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12월부터 1인 가구의 경우 16평형(전용 40㎡) 이하 소형주택에만 살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부터 4인 이상 가구의 경우 도시근로자의 평균소득(2004년말 기준 311만 3000원)이 아닌 4인 가구의 해당소득(2004년말 기준 345만 5000원)을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금융소득도 파악해 소득금액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내년에 임대주택법을 개정, 실질적인 소득·자산 심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건교부는 또 종전까지 일률적으로 20∼40%로 임대료를 할증하던 것을 이달부터는 소득 초과 정도에 따라 차등을 두기로 했다.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0%를 넘는 가구는 0∼10%,10∼30% 초과하는 가구는 10∼20%,30∼50% 초과하면 20∼40% 할증한다. 평균소득의 50%를 초과할 경우 임대기간 종료후 퇴거하도록 할 계획이다.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일반 청약저축 가입자와 수급권 탈락자들이 자진 퇴거토록 하기 위해 이들이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10∼20%씩 임대료를 할증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이와 함께 내년부터 주택 크기에 따라 이원화된 소득기준을 주택규모와 관계 없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로 통일해 지역별 수요 여건, 가족 구성원에 따라 다양한 평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역세권 아파트 탐방] 내발산동 현대타운

    [역세권 아파트 탐방] 내발산동 현대타운

    최근 강서구 내발산동에 입주한 우장산 현대타운은 서울 강서지역 최고의 고급 단지로 평가된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바로 옆에 위치한 대규모 단지로 여러모로 장점을 갖췄다. 화곡지구의 저밀도지구 중 1지구(옛 KAL아파트 단지 일대)를 재건축 했다.15∼21층 40개동이며 23∼47평형에 2198가구가 살고 있다. 입주는 지난 5월에 시작해 마무리 단계다. 재건축 추진 때에는 서울의 대표적인 대규모 저밀도 단지여서 시세 차익 등으로 관심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한진중공업 등 3개 건설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지었다. 동마다 건설사별 브랜드를 달고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단지는 등기부등본상의 정식 이름인 우장산 현대타운으로 통한다. ●23평형도 방 3개·욕실 2개 단지는 23평형 515가구,32평형 584가구,33평형 493가구,39평형 334가구,47평형 272가구로 구성돼 있다.23평형의 경우 방 3개, 욕실 2개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대부분 그렇듯 동간의 거리가 가깝고 고층으로 설계돼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것이 흠으로 지적된다. 2002년 12차 동시분양에서 24평형이 40.4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5월 입주 때는 입주 예정 전국 77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최고 2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프리미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교통이 편리하고 단지가 크기 때문이다. ●마곡지구·방화뉴타운등 호재 즐비 더욱이 인근 마곡지구 개발을 비롯해 발산지구, 방화뉴타운, 화곡저밀도지구 재건축, 지하철 9호선 2007년 개통 등 다양한 호재가 있어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지인 마곡지구(100만평)는 인근에 김포공항과 마포구 상암지구를 두고 있어 차세대 거점지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가 일단 첨단산업 연구시설과 업무지구 등 최첨단 개발지로 정해놓고 있는 지역이다. 파주LCD단지 등 수도권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최첨단 연구시설과 소프트웨어, 소재산업 등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인천국제공항을 연계한 관문 역할의 산업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단지는 편리한 교통여건과 함께 마곡지구 개발의 혜택을 직접 받는 곳이다. 지하철 발산역이 도보로 2분거리다. 가양대교와 올림픽대로 등을 이용해 강북과 강남의 진출·입이 수월하고 영등포, 김포공항, 김포, 광화문, 종로 등 버스노선이 무척 다양하다. 가곡초, 내발산초, 영일여중, 명덕고, 명덕외고 등도 도보 5분거리에 있다. 단지 바로 옆에는 ‘강서의 허파’ 역할을 하는 우장산공원이 있어 조깅과 산책을 쉽게 할 수 있다. 공항로 한강쪽 건너편엔 그랜드마트가 있고, 가양동에는 까르푸, 이마트가 있다. 서남농수산물도매센터, 중앙시장 등의 편의시설도 가다. 인근 행복공인 어영숙 대표는 “현대타운은 공항로 대로변에 있는 데다 교육 및 교통여건이 편리해 이 지역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도움말 내집마련정보사 김정용 대리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뉴타운·신도시지역 일부 8·31 ‘철퇴’ 무풍지대

    8·31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뉴타운 개발과 신도시 조성 등의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의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에도 최고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가 8·31대책 발표 직전인 8월 넷째주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서울지역 일반아파트 1353개 단지 92만 3020가구의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아파트 9평형이 서울시내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창신뉴타운은 지난 8월 말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달 1일 청계천 개장 등 호재가 겹치면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8·31대책 이후 3500만원 오르면서 34.15%의 상승률을 기록, 현재 1억 3500만∼1억 4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주거+도심형’으로 개발될 창신뉴타운(종로구 창신1∼3동, 숭인1동 일대 25만 4342평)은 주변환경이 열악하지만 종로·동대문 등 도심권과 가깝고 지하철 1,4(동대문역),6호선(창신·동묘앞역) 등이 있는 역세권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송파구 재건축단지들이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거여·마천동 일대 단지들은 오르고 있다. 29.17% 올라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송파구 마천동 한보아파트 43평형은 8·31대책 이후에만 무려 7000만원이 올라 현재 3억∼3억 2000만원에 호가가 이뤄진다. 마천동 대성 25평형도 같은 기간 3500만원 오르면서 2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 단지들은 상계뉴타운과 강북 광역개발의 수혜가 기대되면서 올랐다. 상계동 임광아파트 37평형이 7000만원 올라 3억∼3억 2000만원, 상계동 상계역 대림 32평형 호가는 두달새 4500만원 올라 2억 3000만∼2억 5000만원으로 각각 26.32%와 23.0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리모델링 증축 규제 완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67평형(19.61%)과 도봉구 창동 상계주공19단지 32평형(18.31%) 등도 같은 기간에 10% 이상 상승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클릭 이슈] 혁신도시 선정 끊이지 않는 ‘잡음’

    [클릭 이슈] 혁신도시 선정 끊이지 않는 ‘잡음’

    혁신도시 입지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 혁신도시의 경우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는 정부와 이전기관의 방침과 달리 경남은 두 곳으로 이원화하겠다고 밝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전북 혁신도시도 경쟁 관계에 있던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선정결과에 강력 반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어 국가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광역단체장들이 정부·이전 기관과 혁신도시를 한 곳에만 조성키로 한 당초 합의를 깨고 기초단체장과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교부, 공공기관협의회 경남 결정에 ‘반대’ 건교부와 공공기관협의회는 1일 전날 경상남도가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 후보지로 진주 문산 소문리 일대(106만평)를 선정하되 주택공사, 주택관리공단,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등 3개 기관은 마산시 회성동 일대(50만평)로 개별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자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건교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혁신도시팀 전병국 팀장은 이날 “주공 등 3개 기관은 경남으로 이전하는 주력 부대인데 혁신도시로 결정된 진주 문산이 아닌 마산으로 개별 이전하면 경남 혁신도시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경남으로 이전하는 12개 공공기관의 협의체인 경남 공공기관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경상남도 혁신도시의 성공에는 12개 이전기관 전부가 1개의 혁신도시로 동반 이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남도의 입장은 다르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달 5일 대구에서 열린 혁신도시 건설 관련 고위정책협의회에서 혁신도시는 한 곳이 원칙이지만 두 세개 기관 정도는 개별이전이 가능하다는 사전교감이 있었다.”면서 “결정에 큰 문제가 없다.”며 철회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업무 특성상 해안·산악 등 특수 지역에 있어야 할 기관과 소음발생 등으로 혁신도시에 있기 곤란한 기관 등 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균형발전위 심의를 거쳐 건교부 장관이 인정해야 개별이전이 가능하다.”면서 “주공 등이 굳이 마산으로 옮겨야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자체 흙탕물 싸움 지자체간 갈등도 심각한다. 탈락지역 단체장이 삭발투쟁을 하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선정위원에 대한 공정성 시비로 선정위가 재구성되는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말 전북도가 6개 후보지 중 전주·완주 접경지역을 토지공사, 지적공사 등 13개 기관이 이전할 혁신도시 부지로 선정하자 전북내 다른 지역 단체장들이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채규정 익산 시장은 항의하는 뜻에서 삭발했다.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자료를 내고 “혁신도시 후보지는 전주시 중동과 만성동 일대인 만큼 이는 전주시만의 잔치로 삼으려는 의도”라며 평가항목과 평가점수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광주·전남은 당초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던 공동혁신도시 후보지 명단(나주 담양 장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일대에 부동산투기 조짐이 나타나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해프닝마저 벌어졌다. 한편 건교부와 시·도지사들은 당초 지난달 말까지 입지선정을 매듭짓기로 했지만 선정을 끝낸 경남 전북 이외 지역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는 당초 지난달 초 최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입지선정위원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구성과정에는 문제가 없으나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며 입지선정위원을 재구성하기로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달 아파트 분양시장 서울 ‘위축’-경기·지방 ‘봇물’

    이달 아파트 분양시장 서울 ‘위축’-경기·지방 ‘봇물’

    8·31대책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위축되자 지난 10월 분양 예정이었던 단지들이 대거 11월로 분양을 연기하면서 이달 중 분양 물량들이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서울 지역은 아직도 분양 일정을 늦추는 업체가 많아 이달 중 분양 계획을 확정한 단지는 5곳에 머물렀다. 대신 경기도에서는 택지지구내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단지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방에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분양도 많다. ●서울 불광2구역 244가구 일반분양 1일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분양 예정인 사업장은 총 5개 단지 895가구뿐이다. 이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339가구다. 당분간 분양 위축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장 큰 단지는 현대건설이 은평구 불광동 572의2 일대 불광2구역을 재개발하는 단지. 총 603가구 중 24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이 도보로 10분거리. 단지 인근에 불광 3·4·5·6 구역이 재개발 진행 중이어서 주위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동시분양제는 오는 7일 10차 동시분양을 끝으로 폐지된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시로 진행되는 분양단지에 모두 청약할 수 있다. 단 여러 단지에 모두 당첨되더라도 가장 먼저 당첨된 것만 유효하다. ●화성 동탄 등 택지개발지구 눈길 경기지역에서는 동탄·풍산 등 택지지구 분양 물량이 눈길을 끈다. 화성시 태안읍 동탄면 일원 총 273만평에 조성되는 동탄택지개발지구는 신도시 중 가장 낮은 인구밀도와 가장 높은 공원·녹지율(24.3%)을 자랑한다. 화성 동탄지구에서는 시범단지 마지막 분양물량인 2-15블록 풍성주택을 시작으로 6개 블록에서 분양 물량이 나온다. 풍성주택이 동탄지구 2-15블록 시범단지에서 공급하는 풍성신미주 아파트의 32·33평형 438가구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평당 분양가가 700만원대 초반으로 지난 9월 근처에서 분양된 P건설보다 평당 60만∼80만원 정도 저렴하다. 이밖에 우미건설, 대우건설 등이 짓는 전용면적 25.7평 미만 아파트도 원가연동제가 적용된다.2-3블록,2-5블록에 경기지방공사가 짓는 단지는 5년 뒤 분양 전환되는 공공임대다. 하남시 풍산지구는 임대물량 비중이 50%에 달한다. 건설업체 중 대형업체는 없지만 강남과의 접근성, 풍부한 녹지와 저밀도 개발로 인한 쾌적성이 경쟁력이다. 개발이 확정된 송파신도시와 가깝다. 동원ENC와 삼부토건이 이달 먼저 공급에 나선다. 삼부토건은 38평형 489세대로, 상업용지와 가깝고 미사리조정경기장을 조망할 수 있다. 신도시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단지들도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358만평 규모로 확대된 김포신도시 고촌동에 49개동 2605가구 대단지를 짓는다. 임광토건도 1만 5000가구가 들어서는 화성시 봉담읍에 1036가구를 짓는다. ●광주 운암동·달성군 대단지 분양 이달 지방에서는 1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들이 많이 나온다. 벽산건설은 광주 북구 운암동 67-1일대 운암 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총 2753가구를 공급한다. 조합원분은 확정되지 않았다. 인접한 주공1단지도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주공3단지도 머잖아 재건축에 나설 예정이어서 향후 대규모 신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인터체인지가 차로 5분 거리며, 북문로를 통해 광주 중심부와 바로 연결된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대구 달성군 죽곡지구에 2000여가구를 분양한다.1단지는 24평형 임대 아파트 511가구와 33평형 일반 분양분 258가구로 구성돼 있다.2단지는 모두 일반 분양으로 24평형 486가구,33평형 642가구,41평형 188가구다. 현관 입구에 천연 대리석과 비데 설치, 거실 우물 천장을 비롯해 온돌마루판 등 내부 마감재를 친환경 소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올 서울 아파트 건설 작년보다 26% 감소

    올 서울 아파트 건설 작년보다 26% 감소

    8·31대책의 여파로 주택건설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건설실적’에 따르면 9월 한달간 주택건설 물량은 2만 5373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3만 2985가구)보다 23.1% 줄었다. 특히 수도권(7283가구)은 전년 동기 실적(1만 4634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지방 건설실적은 1만 8090가구로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들어 9월까지 누적 건설실적은 수도권 10만 9877가구(7.2%), 지방 15만 3888가구(2.9%), 전국 26만 3765가구(4.7%)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누적실적을 주택유형별로 보면 아파트의 경우 수도권 15.9%, 지방 9.2%, 전국 12% 등으로 늘어났으나 서울은 무려 25.7%나 줄어들었다. 반면 다가구·다세대 등의 누적실적은 수도권이 36.6%, 지방 21.7%, 전국 27%, 서울 25.4%씩 줄어들었다. 한편 9월 한달 건축 착공면적은 634만 6000㎡로 작년 동기보다 0.4% 떨어졌고, 올해 누적 실적도 6362만 7000㎡로 9%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18.1%), 용도별로는 주거용(-11.1%)과 상업용(-24.1%)의 감소폭이 컸다. 9월 건축허가 면적은 수도권 326만㎡(작년 동월대비 1.7%), 지방 454만 1000㎡(13.6%), 전국 780만 1000㎡(8.3%)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1∼9월 누계 실적(7868만 3000㎡)은 작년 동기(8027만 1000㎡) 대비 2% 감소했다. 누적 허가 면적은 수도권이 지난해 동기대비 10.6% 줄어든 3453만 3000㎡, 지방은 6% 증가한 4415만㎡였다. 전국은 2% 감소한 7868만 3000㎡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경남 혁신도시 진주시 문산읍

    경남 혁신도시 진주시 문산읍

    경남도로 이전할 공공기관들이 입주할 혁신도시는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일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대한주택공사 등 주택기능군(3개 기관)은 마산 회성동으로 이전, 준혁신도시를 건설키로 한 것에 대해 정부가 반대입장을 표명, 논란이 예상된다. 경남도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는 31일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약도)일대 106만평을 혁신도시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혁신도시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9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도는 연말까지 정부와 공공기관 이전이행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및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용지보상 등에 착수,2012년까지 공공기관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선정위원회는 도내 19개 시·군이 신청한 후보지에 대한 서류심사와 지난 24∼27일까지의 현지를 방문·실사 등을 거쳐 최종 입지를 결정했다. 혁신도시가 조성되는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의 경우 남해고속도로와 통영∼대전간 고속도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탁월한데다, 진주가 교육도시인 점, 도시환경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혁신도시 및 준 혁신도시 선정에서 탈락한 시·군에 대해 앞으로 3년에 걸쳐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경남도가 마산시 회성동에 주택공사, 주택관리공단,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등만으로 준 혁신도시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건교부는 “혁신도시를 시·도에 1개씩 건설하고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로 집중하는 것이 원칙이다.”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개별이전 문제에 대해 어떤 협의도 없었고 경남도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창원 이정규 주현진기자 jeong@seoul.co.kr
  • 경남 혁신도시 진주시 문산읍

    경남 혁신도시 진주시 문산읍

    경남도로 이전할 공공기관들이 입주할 혁신도시는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일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대한주택공사 등 주택기능군(3개 기관)은 마산 회성동으로 이전,준혁신도시를 건설키로 한 것에 대해 정부가 반대입장을 표명,논란이 예상된다. 경남도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는 31일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일대 106만평을 혁신도시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혁신도시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9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도는 연말까지 정부와 공공기관 이전이행 실시협약을 체결하고,개발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및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용지보상 등에 착수,2012년까지 공공기관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선정위원회는 도내 19개 시·군이 신청한 후보지에 대한 서류심사와 지난 24∼27일까지의 현지를 방문·실사 등을 거쳐 최종 입지를 결정했다. 혁신도시가 조성되는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의 경우 남해고속도로와 통영∼대전간 고속도로변에 위치해 접근성이 탁월한데다,진주가 교육도시인 점,도시환경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혁신도시 및 준 혁신도시 선정에서 탈락한 시·군에 대해 앞으로 3년에 걸쳐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경남도가 마산시 회성동에 주택공사,주택관리공단,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등만으로 준 혁신도시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건교부는 “혁신도시를 시·도에 1개씩 건설하고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로 집중하는 것이 원칙이다.”면서 “다른 지역으로의 개별이전 문제에 대해 어떤 협의도 없었고 경남도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창원 이정규 주현진기자 jeong@seoul.co.kr
  • 강남권 재건축에 약발 다했나

    강남권 재건축에 약발 다했나

    8·31 대책이 나온지 두 달을 맞으면서 부동산 시장은 충격에서 벗어나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세부 대책의 입법 과정과 정부의 추후 조치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최근 관망세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강남 재건축…하락세 일단 정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쏟아졌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하락세가 멈췄다. 30일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8월 마지막주부터 10월 첫째주까지 약 5.33%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나 10월 둘째주부터 가격이 진정되면서 0.5%가량 올랐다. 잠실재건축아파트 등이 있는 송파구는 같은 기간 -6%에서 0.68%, 강남구는 -7.61%에서 0.9% 반등했다. 부동산정보협회 박준형 실장은 “특별한 호재 때문은 아니고 대책 이후 쏟아졌던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면서 하락세가 일단 멈춰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지난 9월 시세가 6억 8000만원대까지 내려갔지만 지금은 7억 4000만원까지 회복됐다. 대책 직전 10억 6000만원까지 올랐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34평형의 경우 대책 이후 8억원 초반대까지 내렸지만 지금은 9억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 재건축 하락 어디까지? 수요보다 투자 목적이 컸던 수도권 재건축단지들은 8·31 대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9월 1.02% 내린 수도권 재건축 단지는 10월 또 다시 1.38% 내려 하락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과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이후 실수요자가 증가하면서 27,32평형 등은 가격이 내리면 매매가 성사되지만 소형은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천 주공6단지 18평형은 대책 발표 전에는 6억원에도 물건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4억 8000만원짜리도 있다.3억 3000만원까지 올라갔던 경기 의왕 주공2단지 14평형도 현재 2억 6000만원짜리 매물이 있다. ●일반아파트 매매는 진정·전세는 언제쯤? 부동산114에 따르면 8·31대책 이후 처음으로 서울·수도권 주간변동률이 모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전국 평균 변동률은 0.01%로 하락세가 멈췄다. 지난주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주간 0.03%로,9월 첫째주 이후 이어졌던 하락세를 9주만에 벗어났다. 분당·일산 등 신도시도 4주만에 하락세를 탈출해 주간 0.03% 변동률을 보였다. 대책 이후 폭등했던 전셋값은 상승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다. 서울의 용산(-0.05%), 광진(-0.03%) 지역이 미미하게 약보합세를 보였다. 양천(0.36%), 마포(0.35%), 성동(0.22%), 강서(0.21%), 중구(0.21%), 강남(0.18%), 강동(0.16%), 영등포(0.16%), 송파(0.14%), 성북(0.14%), 노원(0.11%) 등은 오르거나 강보합세였다. 강남구 대치동 삼성래미안 32평은 전셋값이 여전히 3억 5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신당동 남산타운 32평형은 2억 5000만원에, 약수하이츠 28평형은 2억 3000만원선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남산타운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더 이상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내리지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분당은 0.33% 상승했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아파트 32평형은 전세가 8·31대책전 2억 2000만원대였지만 지금은 5000만원가량 올라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원그룹-김재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원그룹-김재철 회장家

    “김재철(70) 회장은 자신을 장보고라고 생각하는 몽상가였다. 김 회장이 서울 농대를 포기하고 부산수산대를 지원한 것은 어쩌면 바다에 대한 동경이 아니면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다. 거칠고 험한 바다를 꿈의 대상으로, 기업의 대상으로 삼은 기업인은 우리 사회에 드물다.”소설가 최인호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 원양어선을 타고 5대양을 주름잡던 마도로스 출신의 김 회장에 대해 건전하고 꿈이 있는 몽상가라고 평했다.2000년 당시 해상왕 장보고기념사업회를 이끌던 김 회장은 최인호씨에게 장보고를 소설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최인호씨는 장보고가 흥미있는 인물이지만 권력을 꿈꾸다 암살(삼국사기)당했던 만큼 내키지 않았지만 김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장보고에 깊이 빠져 소설 ‘해신(海神)’을 쓰게 됐다. ●바다와의 인연…장보고를 꿈꾸며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벤처 비즈니스맨의 전형이다. 서울대 입학을 마다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좇아 바다 인생을 택했기 때문이다. 성실과 불굴의 투지, 그리고 개척자 정신으로 바다와 싸워 성공을 거뒀고 식품가공업과 금융부문 등으로 그룹을 키워내며 자신의 꿈을 이뤘다. 김 회장의 삶은 이처럼 바다를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1935년 전남 강진 농촌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큰아들이 잘 돼야 한다는 당시 시대적인 분위기에 따라 동생들 대신 학교를 다닌 셈이다. 어린 동생들은 후에 김 회장이 학비를 대주었지만 기대와 책임감을 한몸에 안고 유년시절을 보냈다. 걸어서 두 시간이 족히 걸리는 강진농고를 결석 없이 다니면서 우등생 자리도 놓치지 않았다. 진로를 고민하던 고3 시절.“바다는 무진장한 자원의 보고다. 우리 젊은이들이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개척해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이끌려 망망대해로 인생의 나침반을 돌렸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계기로 그는 수산대에 진학해 바다로 나가기로 했다. 당시 서울대 농대에 장학생으로 입학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김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시골 학교에서 서울대에 들어간다면 큰 경사인데 갑자기 지방에 있는 뱃사람 학교에 가겠다고 하니 부모님을 비롯해 주위에서 반대가 많았습니다. 또 졸업하고 나서 배를 탈 때도 장애가 많았습니다. 정식 학부 졸업생이 배를 탄 것은 제가 처음이었거든요. 당시 수산대 졸업생들은 수산청이나 수산업협동조합 같은 관계기관에서 근무하거나 교사가 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때 저도 여수수산고 교장으로 계시는 고등학교 은사로부터 교사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양어선을 타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백면서생의 객기쯤으로 받아들이는 듯했습니다. 결국 항해중에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겨우 승선할 수 있었습니다.” ●‘참치 잘 잡는 마도로스’ 1958년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원양어업을 시작한 뜻깊은 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의 승선자이기도 하다. 기업가로 변신하기 전 김 회장은 8년간 실제로 마도로스 생활을 했다. 항해사로 시작한 뱃사람 생활에서 곧 능력을 인정받아 3년 만에 ‘지남2호’의 선장이 됐다. 파격적인 승진이다. 다른 배보다 빨리 만선을 기록한 데 대한 보상이었다. 그때부터 국내외 원양어선 업계에서 그는 ‘참치 잘 잡는 선장’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산업을 일으켜 보겠다는 각오로 배를 탔고 한 마리라도 더 잡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출어에 나섰다.”면서 “고기떼를 찾아 바다를 헤맬 때나 조업을 앞둔 새벽이면 목욕재계를 하고 기도를 드리곤 했다.”고 강조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뒤의 일은 신의 섭리에 맡긴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신조로 삼았던 마음 가짐 때문인지 승승장구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대충대충’‘괜찮아’다. 1964년 고려원양 수산부장으로 스카우트돼 물품판매, 차관업무, 선박도입 등 수산업 관련 업무를 익혔다. 당시 원양어선이 잡은 참치는 대부분 현지에서 수출됐는데 그때 외국상선들과 거래하며 쌓은 신용은 나중에 창업할 때 큰 도움이 됐다. 1969년.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조업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동원 산업을 창업했다. 당시 사업 밑천은 1000만원. 배는 일본 기업에서 공짜로 빌렸다. 일본에서 어선 구입비로 37만달러의 차관을 도입했는데 담보나 정부·은행의 지불보증 없이 신용만으로 빌린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10여년간 쌓아온 신용의 결과였다. 사장이 된 뒤에도 그는 직접 배를 몰고 고기잡이에 나섰다.‘참치 잘 잡는 선장’이라는 별명이 무색치 않게 동원산업의 원양어선은 월등한 어획고를 기록했다. 창업 2년만인 1970년 외화 획득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과 수산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70년대 초 몰아닥친 1차 석유파동은 동원산업을 비롯해 모든 원양어선 업계에 타격을 주었다. 불황으로 도산하는 기업체가 속출하는 가운데 감원·감량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동원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등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일본에서 4500t급 초대형 트롤어선을 구입했다. 당시로서는 큰 모험이었지만 그는 바다생활을 통해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배를 타면서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다. 당시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당시만 해도 기상정보가 정확지 않아 예보없이 폭풍우를 만나는 일도 많았지만 바람이 온다고 일일이 피해 다니다보면 고기를 잡을 수 없다. 배를 삼킬 듯한 거대한 파도와 싸워 이기고 났을 때처럼 감격스럽고 벅찬 희열도 없다. 폭풍우와 맞서 싸운 경험들이 인생을 성장시켰고 여물게 해준 것 같다.” 그는 해양에 관한 풍부한 경륜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85∼91년 한국수산업 회장,90∼92년 원양어업협회 회장을 지냈다. ●식품과 금융업으로의 확장 다른 원양회사들이 낡은 배를 가지고 ‘본전뽑기’식 조업을 하는 동안 동원은 조업을 끝낸 선박은 현지에서 매각하고 최신형 장비를 갖춘 선박을 구입하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업계 선두주자가 됐다.30여척의 원양어선과 함께 연간 10만t의 어획량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수산업체로 키운 것이다. 동원산업에서 참치캔을 내놓으며 식품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2년. 다랑어란 본명을 가진 참치는 참치의 일본명인 ‘마권(眞黑)’에서 ‘참(眞)’을 따고 우리나라 생선 대부분의 이름처럼 끝에 ‘치’를 넣어 참치로 부른 것이 유례가 됐다. 참치잡이는 그가 배를 타던 지난 1958년부터 시작됐지만 참치 가격이 비싸고 일반인들에게 낯선 고기여서 전량 수출됐다. 그는 “1981년 하버드대학 최고경영자 코스에서 몇달 공부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가 되면 참치통조림을 먹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럼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참치통조림을 먹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참치캔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시 어획고 전량을 일본·태국 등 외국에 전량 수출하다 보니 가격 결정권이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 소비가 된다면 동원의 힘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다른 업체들이 참치통조림을 만들어 팔다 실패한 뒤의 도전이었지만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참치가 원래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지 않는 고기라 낯설기 때문에 통조림에 참치 모양을 그려 넣고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에서 참치통조림 시식회를 하는 등 참치를 알리는 데 총력을 쏟았다. 출시 이후 4∼5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88올림픽과 함께 국민 식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동원은 명실공히 식품 업계 강자로 부상했다. 동원 참치캔은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식품업을 시작한 1982년. 김 회장은 증권업에도 뛰어들었다. 역시 하버드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공부하며 들었던 얘기가 동기가 됐다. 하버드대학 MBA출신들이 어떤 분야에 주로 취업하는가를 조사해 봤더니 우수한 사람들이 증권회사나 투자은행을 선호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라는 것이다. 그는 어선을 더 사려고 준비했던 돈으로 증권회사를 샀다. 당시 국내 증권회사의 인식이 좋지 않아 원양어선 한 척 값(80억원대)으로 중견 증권회사인 한신증권을 살 수 있었다. 한신증권을 낙찰받으면서 김 회장은 본격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신증권은 1996년 동원으로 개명했다. 지난 2004년 12월에는 아예 동원그룹에서 분리되어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재탄생했다. 99년 무역협회 23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그룹의 일들은 주요 사항만 보고받고 있다. 무협 직원 절반가량을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는 한편 전자무역 인프라 구축, 세계적인 전시 컨벤션 육성, 수출입물류비개선 , 국제물류센터 추진 등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아들들에 밑바닥부터 경영수업 김 회장은 부인 조덕희(67) 여사와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선장시절인 1962년 당시 초등학교 동창이던 조 여사의 오빠 조영채(70)씨의 소개로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다. 조 여사의 아버지는 김 회장이 졸업한 군동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지낸 분으로 김 회장을 사위로 맞는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했다. 김 회장은 2004년 12월 그룹을 각각 금융과 식품의 양대 지주회사로 분리하면서 큰아들에게는 금융을, 작은아들에게는 식품을 맡도록 했다. 장남인 김남구(42)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은 2004년 3월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듬해인 지난 6월 자사보다 덩치가 훨씬 큰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며 기존 동원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이 두배나 많은 1조원대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설립했다. 고려대 경영학과(83학번)를 졸업하고 1987년 동원산업 사원으로 입사한 후 91년 동원증권 대리, 기획담당 상무, 부사장을 거쳐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금융지주 지분 33%를 소유하고 있다. 동원F&B 등 식품 계열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32) 경영지원실장(직급 차장)이 물려받았다. 고려대 사회학과 92학번인 김 실장은 회사 지분 44.98%를 갖고 있다.97년 동원산업에 입사, 동원엔터프라이즈 과장 등을 거쳤다. 아버지가 만든 참치캔 이후 업계를 선도할 새 베스트셀러를 내는 게 목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장남 김 사장은 입사하기 앞서 6개월간 남태평양과 베링해에 나가 참치배를 타며 동원을 이해하기 위한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면서 “하루 16시간 중노동을 하면서 그물을 던지고 참치를 잡는 한편 참치를 삶고 냉동시키는 과정에서부터 갑판청소 등 온갖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남 김 실장 역시 1997년 경남 창원 참치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시작, 동원산업 영업부 평사원으로 시내 백화점에 참치제품을 배달하는 등 밑바닥부터 배웠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를 닮아 체구가 좋고 남들이 보면 구두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하다는 평이다. ●정·관계로 이어지는 화려한 혼맥 건설교통부 장관부터 국정원장까지 동원가의 혼맥은 화려하다. 큰 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은 집안끼리 알고 지내던 고병우(72) 28대 건교부 장관의 딸인 고소희(37·이대 전산학과 86학번)씨와 1992년 4월 공항터미널 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고려대 김동기 교수가 주례를 섰다. 두 사람 사이에 동윤(12)과 지윤(7) 1남1녀가 있다. 고 전 장관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동아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다 현재 한국경영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재철 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 쌍용증권 회장 재직시절부터 김 회장과 가깝게 지냈다. 김남구 커플은 ‘괜찮은 사람이니 한 번 만나보라.’는 양가 어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8개월간 연애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대 서양학과 84학번인 첫째 딸 김은자(40)씨는 1989년 서울지검에 재직중이던 정택화(44·고대 법대 79학번) 검사와 중매로 결혼했다. 김은자씨는 내성적이고 일 욕심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초등학생을 겨냥한 사설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 검사는 광주지검 부부장검사, 대구지검 안동지청장, 부산고검 부부장검사, 의정부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 등을 역임한 뒤 현재 대구 고검 검사로 재직하고 있다. 올해 열두살된 외동아들 연욱이 있다. 둘째 딸 김은지(37·이대 정외과 87학번)씨는 고 김택수 전 의원의 4남인 서울 법대(81학번) 출신의 김중성(43)씨와 지난 1992년 10월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주례로 식을 올렸다. 성격이 명랑하고 친정과 시댁의 집안 대소사를 두루 잘 챙겨 어머니 조덕희씨의 자랑이 자자하다. 두 사람은 김 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는 천신일 세중여행사 회장이 1988년 여행사에서 어린이들을 인솔하고 외국으로 떠나는 프로그램(CISV)의 대학생 리더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나라종합금융 상무이사를 지낸 김씨는 지난 2001년 미국 뉴저지로 건너가 투자관리회사인 세인투자관리를 설립,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민선(12)과 현선(6) 두 딸이 있다. 막내 김남정(32) 실장의 아내는 33대 법무부 차관과 25대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64) 세계종합법무법인 변호사의 셋째 딸 신수아(33·이대 장식미술학과 91학번)씨. 대학교 4학년 때 동아리 선배의 소개를 통해 누나-동생 사이로 만난 뒤 6개월만에 연인 사이로 발전,3년 열애끝에 결혼했다. 김상하 삼양사 회장 주례로 지난 1998년 10월 워커힐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동찬(5)과 서연(2) 남매를 두고 있다. 사돈인 신건 전 국정원장은 김 회장의 셋째 동생인 김재국(63) 전 동해하이테크 사장의 친구이기도 하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뛰어난 문장가’ 김재철 회장 “재웅아! 우리는 드디어 만선(滿船)을 했다. 우리 배는 지금 어창(魚倉)마다 고기를 가득 싣고 사모아로 돌아가는 길이다. 푸른 하늘엔 흰 구름 떠가고 바다엔 새하얀 우리 배가 물결을 가르면서 달린다. 물위에 떼를 지어 놀던 고기들이 놀라서 달아나고 한가로이 물에 떠 있던 고래도 배를 피해 점잖게 물 속으로 자맥질을 한다. 엊그제까지도 바다는 성난 파도로 꿈틀거렸는데 오늘은 우리의 만선귀항을 축하라도 하는 듯 잔잔하구나.”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소개된 김재철 회장의 ‘남태평양에서’의 한 구절이다. 김 회장은 책을 많이 읽는 독서광으로 유명하지만 문장가로서도 이름이 높다. 젊은 시절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간결하고 생동감 있는 글을 많이 썼다. 이밖에 ‘바다의 보고’,“거센 파도를 헤치고’ 등 그의 글은 초·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소설가 정비석씨는 ‘사상계(思想界)’에 발표한 김 회장의 글을 보고 “이 정도 글 솜씨라면 작가로 데뷔해도 좋겠다.”고 평했다. 김 회장 스스로도 기업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문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서로는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가 있다. 그는 원양어선 선장시절 선용품을 사기 위해 시모노세키 등의 항구에 기항하면 책방에 가서 헌책들을 무게로 달아 구입해 배 안에서 끊임없이 읽었다. 덕분에 김 회장은 문학적 표현을 자연스럽게 구사할 만큼 일본어 실력이 뛰어나다. 지난 2004년 일본 미쓰비시 그룹 회장·사장단으로 구성된 모임인 ‘금요회’에서 ‘나의 인생과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주제로 일본어 특강을 했다. 요즘도 월 평균 10∼20권의 책을 읽는다. 경제·경영·역사·심리 등 분야가 다양하다. 회계학도 독학으로 배워 재무제표도 꼼꼼히 본다. 직원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동원산업 사내 게시판에는 책 요약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처남인 박인구 동원F&B 사장도 국내 출장이나 여행 때는 반드시 KTX를 탄다.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자식들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강조했다.1주일에 적어도 한 권씩은 읽도록 했다. 정독이 안되면 통독을 하라고 가르쳤다. 책을 주고 A4용지 4∼5장 분량의 독후감도 받았다. 내용이 부실하거나 느낀 점이 부족하면 느껴야 될 점과 핵심 등을 설명해 주었다. 장남인 김남구 사장은 오래전에 독후감 제출을 졸업했지만 김 사장보다 열살 어린 동생 김남정 실장은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독후감 제출 대상이었다. 김 실장은 “일본 대하소설 ‘대망’을 읽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얼마나 고생해 지도자 자리에 올랐는지 토론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최근에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추천받았는데 유익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동원출신 CEO들 ‘반짝반짝’ 김재철 회장은 소식·금연·절주 등 절제된 생활로 유명하지만 인재 욕심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좋은 인재=좋은 실적’이란 생각에서 1980년대 후반 증권업계 최초로 성과급제를 도입했고 금융권 최초로 스톡옵션제를 실시했다. 동원이 인수한 한신증권은 90년대 한번에 특별성과급을 400%씩 지급,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참치를 많이 잡으면 선장에게 돌아가는 몫이 많듯 선장을 지낸 그의 삶에 성과주의가 깊이 배어있는 것이다. 때문에 동원증권 출신들 중에는 스타급 인사가 많다. 동원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CEO(최고경영인)는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대신증권에서 김 회장에게 한신증권으로 스카우트된 그는 1998년 동원증권 사장 재직 당시 금융권 최초로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주택은행장으로 영전돼 권리 행사는 하지 못했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즐겁게 일한 뒤 행복하게 헤어진 모범 케이스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동원이 놓아주지 않으려 애를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 마흔이 되면 창업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사 재직 시절인 서른 아홉이 되던 해에 동원증권을 나왔다. 그를 놓아줬다는 이유로 화가 난 김 회장이 김 전 행장과 무려 6개월 동안 말도 하지 않고 지낸 일화는 아직도 금융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김 전 행장은 한신증권 이사로 일하면서 박 회장을 동원에 영입했다. 두 사람은 절친한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재경부 공무원 출신의 정태석 광주은행장(전 동원증권 상무), 장인환 KTB 자산운용 사장(전 동원증권 차장), 송상종 피데스 투자자문 사장(전 한신증권 대리), 조승현 전 교보증권 사장(전 동원창업투자 사장)도 모두 한때 동원증권에 적을 뒀다. 지금도 동원에 몸담고 있는 스타 CEO들이 많다. 서두칠 동원시스템즈 사장은 2002년 초 김 회장의 영입제의를 받고 통신장비업체인 이스텔시스템즈(옛 성미전자) 사장으로 왔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3월 이스텔시스템즈와 동원EnC가 합병한 회사다. 그는 1997년 말 한국전기초자의 전문경영인으로 부임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 퇴출위기에 몰렸던 회사를 3년만에 우량기업으로 변신시킨 주인공. 김범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금융관료 출신으로 2002년 합류했다.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은행구조조정팀장과 구조개혁기획단 은행팀장을 지냈다.2000년 초 키움닷컴 사장을 지냈다. 김 회장의 두 아들을 제외하고 동원에서 일하는 인척은 김 회장의 셋째 동생 김재운 동영콜드프라자 대표이사 회장, 둘째 처남인 동영콜드프라자 최재열 상무와 셋째 처남인 동원F&B 박인구 사장 등이다. 박 사장은 1997년 산자부 상무관 시절 동원정밀 부사장으로 동원에 합류했다. 외환위기 당시 이익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동원F&B 사장이 됐다. 박 사장은 “김 회장은 항상 동생들과 가족들에게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우리가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부인이 아직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없이 사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라고 덧붙였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부재지주 땅 수용땐 채권보상

    내년 1월부터 보유토지의 소재지나 연접 시·구·읍·면에 살지 않으면 부재부동산 소유자로 분류돼 토지보상시 채권보상 대상에 포함된다. 부재지주로 결정되면 보상금이 3000만원을 넘는 부분에 대해 채권보상이 이뤄져 불이익을 받게 된다. 채권의 만기는 최대 5년, 이자는 3년만기 정기예금 금리선에서 주어진다. 건설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안을 마련,27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의견수렴 과정과 규제개혁위원회 및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토지정책팀 오현석 사무관은 “토지보상금 급증으로 인근지역의 지가가 상승하는 등 부작용을 방지하고 채권보상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부재부동산 소유자를 ▲당해 토지가 소재하고 있는 시·구·읍·면▲연접한 시·구·읍·면▲당해 토지가 소재하는 지역으로부터 직선거리 20㎞ 이내의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중 20㎞이내 지역에 살고 있는 규정을 삭제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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