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축구팬 폭동 수십명 부상, 월드컵 지구촌 표정
2002 한·일 월드컵축구 한 경기경기마다 각국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이긴 국가는 온통 축제분위기며 진 나라는 초상집이다.러시아에서는 폭동이 발생,수십명이 부상했다.
●축구팬 시위대로 돌변= 9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러시아가 패하자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서 폭동이 발생했다.이 과정에서 1명이 숨졌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으나 모스크바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인테르팍스 통신은 최소한 2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러시아 축구팬들은 이날 크렘린궁 인근 마네즈흐 광장에 설치된 초대형스크린을 통해 일본전을 시청하고 있었으며,일본의 첫 골이 터진 직후 국영 TV방송차량을 뒤집어 엎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 20여대의 창문을 깨뜨리는 등 난동을 일으켰다고 현장에 있었던 외신 기자들이 전했다.
일본전 패배에 격분한 일부 축구팬들은 두마(하원) 건물을 공격하기도 했다.다른 러시아 언론들은 인근 상가와 식당 창문들도 파괴됐다고 전했다.
●멕시코,승리 만끽= 이날 에콰도르를 2대 1로 이긴 멕시코는 승리를밤새도록 만끽했다.멕시코의 상징인 멕시코시티 독립기념탑 주변에는 밤새 영업한 인근 술집과 카페·음식점 등에서 쏟아져나온 수천명의 시민과 축구팬들로 다시 한번 멕시코 국기의 물결이 일었으며,레포르마 대로를 지나는 차량도 쉴 새 없이 환호의 경적을 울려 밤낮을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흥분한 일부 청년들은 아예 상의를 벗고 대형 국기를 흔들며 거리를 질주하기도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1600여명의 경찰병력을 시내 주요거리에 배치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에콰도르·터키,‘16강 진출은 물건너갔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에콰도르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에 연패,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자 실망의 분위기가 역력했다.주요 일간지들은 “세계의 벽은 역시 높고 두터웠다.”고 평가했다.몇몇 신문들은 에콰도르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거의 불가능한 시나리오를 보도하는 등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9일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한 터키 국민들은 16강 진출은 어렵게 됐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대다수 팬들은 터키 선수들이 브라질과 격전을 치른 후유증 탓인지 피로해 보였다고 입을 모았으며,선제골을 넣은 뒤 곧바로 전열이 흐트러졌다며 나름대로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나이지리아,감독 교체= F조에서 2연패,예선탈락이 확정된 나이지리아는 외국인 감독을 기용할 계획을 밝혔다.스테판 아키가 체육부 장관은 국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감독 기용의 중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외국인 기용에 대한 비난에 대해 아키가 장관은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조차 외국인 감독을 기용하기도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그동안 몇몇 유명 축구선수들도 외국인 감독의 기용을 적극 건의해왔다.
●프랑스,선거보다 월드컵에 더 관심= 9일 총선 1차 투표가 실시된 프랑스는 국민들이 선거보다는 월드컵 경기 결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 후보들의 속을 태웠다.휴일을 맞아 카페와 술집 등에 모인 국민들은 프랑스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성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파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마리나 보이어는 “모두 축구 이야기만하지 선거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고 전했다.
전경하기자·외신종합 lark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