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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밥상 위 짭짤한 지배자… 인류 최초의 조미료, 소금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밥상 위 짭짤한 지배자… 인류 최초의 조미료, 소금

    요리를 하다 보면 ‘한꼬집’을 넣으면 맛이 확 바뀌는 가루들이 있다. 맛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맛을 망쳐 놓기도 하는 그런 가루들은 요리에서 마법의 가루로 불리곤 한다. 해서 과거엔 이런 가루들은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부의 상징이었고 이 가능성을 본 권력은 이를 국유화해 유통을 철저히 관리하곤 했다. 식탁에 혁명을 일으켰던 마법의 가루들을 둘러싼 역사와 그 기능을 살펴보자.소금은 과거에 참 귀했다. 지금은 너무 많이 먹는다며 적게 먹기 운동을 여러 나라에서 펼치고 있지만 소금이 흔해진 것은 20세기 들어서다. 6~7세기 작은 어촌이었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 풍족한 해항도시가 된 것도, 인도의 독립을 이끈 마하트마 간디가 주도했던 1930년 행진도 소금이 주인공이었다. 문명의 발상지는 소금길을 따라 이뤄졌다. 해발 3000m에 위치한 페루의 살라네스 염전은 2500년 전 잉카의 수도 코코스 근처였다. 실크로드의 발원지이자 중국 문명의 핵심지역인 시안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염전인 중국의 윈청호 인근에 있다. 인류가 가장 먼저 얻은 조미료이자 때로는 화폐로도 쓰인 ‘백색의 작은 금(金)’이었다. 소금은 냉장기술이나 진공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식품의 보관과 장거리 운송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우리나라의 자반고등어, 북유럽의 청어절임, 이베리아반도의 염장대구 등이 소금에 생선을 절인 것이다. 생선의 단백질은 소금기에 응고되는 성질이 있다. 가정에서 생선을 구울 때 소금물에 살짝 담갔다가 구우면 생선 살이 단단해져서 모양이 유지되기 쉬운 까닭이다. 같은 원리로 달걀을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단백질이 응고돼 달걀이 터지는 것을 막는다. 생선을 보관할 때는 삼투압 작용을 일으켜 미생물의 세포를 탈수시키면서 번식을 억제해 보존성을 높인다.●단맛 살리고 신맛은 억제… 색 보존 효과도 소금은 맛을 내는 데도 중요하다. 단맛의 요리를 할 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단팥죽에 소금을 넣는 이유다. 반면 신맛은 억제한다. 초밥에 사용되는 식초에 소금이 조금 들어 있다. 색을 보존할 때도 쓰인다. 푸른색 야채를 데칠 때 소금을 넣거나, 깎아 둔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옅은 소금물에 담그기도 한다. 소금의 기본은 짠맛이다. 그런데 짠맛은 온도가 높아지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집으로 배달하거나 음식점에서 먹은 음식이 따뜻할 때는 맛있다가 식으면 짜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래서 요리를 하면서 간을 맞출 때는 이를 고려해야 한다.소금의 용도는 식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금의 살균작용을 이용해 양치할 때 쓰기도 한다. 실제 전 세계에서 쓰이는 소금 중 식용에 쓰이는 비중은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적 식염수인 링거액 제조, 제설용 염화나트륨 등 공업용 생산이 소금의 주요 사용처다. 정동효 중앙대 명예교수는 ‘소금의 과학’(유한문화사)에서 소금의 용도를 1만 4000건 이상으로 추정했다. 그래도 소금이 보다 엄격하게 관리되는 까닭은 식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963년 제정돼 22차례 개정된 ‘소금산업진흥법’에서도 주요 내용은 식용으로서의 소금, 특히 천일염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금시장은 약 1532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천일염이 4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1071개 천일염 생산업체 중 92% 전남에 몰려 천일염은 소금의 제조 방식에 따른 구분이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 들여와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1907년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그 이전에는 전오제염법(煎熬製鹽法)이 쓰였다. 바닷물을 가마솥에 넣고 끓이는 방식이다. 천일염 생산방식은 공업용으로 쓰는 소금의 대량 생산이 필요했던 일제가 들여왔다. 끓이기 위해 연료가 필요한 전통방식에 비해 가격이 싸 전국적으로 보급됐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의 천일염 생산 업체는 1071개다. 이 중 987개(92.2%)가 전남에 있다. 전남 신안군이 최대 밀집지역이다. 천일염은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미네랄 함량이 많다. 정제염 생산업체인 한주소금에 따르면 천일염은 염도가 88%이고 수분이 많이 들어 있어 채소를 빨리 절이는 특성이 있다. 김장 담글 때 배추를 절이기 위해서 사각형 모양의 천일염을 쓰는 이유다. 천일염의 생산 방식상 불순물이 섞일 수 있다. 이 점에서 천일염 생산 방식의 전통성, 위생 등의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한국음식문화박물지’(따비)에서 “한국에서는 음식을 두고 여러 정치적 활동이 벌어지는데 천일염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까지 썼다. 그래도 천일염 사랑은 여전하다. CJ제일제당의 ‘오천년의신비’, 대상 청정원의 ‘신안섬보배’ 등 수년 이상 묵히고 육지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섬이나 청정해역에서 여과 과정을 몇 차례 더 거친 천일염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 또한 각종 정책을 통해 천일염의 생산과 수출을 지원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천일염 수출은 2013년 4000t, 113만 달러에서 지난해 5000t, 184만 달러로 늘어났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여과해 만든 소금으로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국내에서는 한주소금이 생산한다. 한주소금을 생산하는 한주는 1987년 경북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18개 회사가 공동출자해 세운 울산석유화학지원이 전신이다. 2002년 소금공장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바꿨다. 동해 바닷물을 여과한 깨끗한 소금이라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해외의 경우 암염이 더 많다. 바다였던 호수가 물은 증발되고 소금만 남아 퇴적돼 지층이나 암석을 이룬 것이다. 소금 광산이 되기도 한다. 페루의 살라네스 염전은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암염 지대를 통과하면서 바닷물보다 짠 소금물로 바뀌는데 이를 산비탈 염전에 모아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암염이 수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죽염 등도 인기다. 죽염은 대나무에 소금을 넣어 여러 번 구워 만든 것으로 식용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치약 등에 쓰인다. 가공소금은 소금에 후추, 허브 가루, 깨 등을 더했다. 고기와 함께 먹거나 무침, 저염식 식당에 주로 쓰이는데 핀란드의 팬솔트가 나트륨 섭취를 줄인 것으로 유명하다. 구운소금은 소금의 불순물의 제거하기 위해 한 번 더 구운 것이다. ●햄·밀가루 반죽에도 첨가… 과다섭취 주의해야 소금은 다양해졌지만 그 결과는 썩 반갑지만은 않은 상태다. 소금은 염화나트륨과 그 밖의 불순물로 이뤄져 있다. 염화나트륨은 인체에서 염소와 나트륨으로 나뉜다. 나트륨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감미료 사카린, 식품첨가물 구연산, 조미료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햄·소시지의 색깔을 내는 질산나트륨 등도 나트륨이다. 밀가루를 반죽할 때도 탄력과 끈기를 더하기 위해 소금을 넣는다. 김성권 서울대병원 신장내과교수는 ‘소금중독’(북스코프)에서 “나트륨은 산소, 탄소, 수소 등과 함께 인체를 구성하는 10대 성분 중 하나로 세포가 제 기능을 하려면 반드시 필요하지만 소금의 놀라운 점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이 모든 일을 해낸다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숨어 있는 소금’이 넘치는 식탁, 이젠 소금을 줄이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대상 ‘아스타잔틴’ 상업 생산… 日에 300억 규모 공급

    대상 ‘아스타잔틴’ 상업 생산… 日에 300억 규모 공급

    대상은 전북 군산에 천연에서 추출한 아스타잔틴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대상은 일본 최대 에너지·정유기업 JXTG NOE에 아스타잔틴을 공급한다. 아스타잔틴은 비타민E의 550배에 달하는 강력한 항산화제다. 연어, 송어, 새우 등 수산 양식 사료에 착색제로 쓰이며 건강기능식품 소재로도 사용된다. 전 세계 아스타잔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00t이지만 화학 합성이 아닌 천연재료에서 발효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앞으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상의 초기 계약금액은 약 300억원이지만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BBQ치킨 한달 만에 또…AI 혼란 틈타 기습인상

    BBQ치킨 한달 만에 또…AI 혼란 틈타 기습인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닭고기값이 불안한 가운데 BBQ치킨이 가격을 또 올렸다. 지난달 주요 메뉴 가격을 올린 지 한달 만이다.BBQ는 지난 5일부터 모든 가맹점에서 20가지 치킨 제품 값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앞서 BBQ는 지난달 1일부로 ‘황금올리브치킨’을 1만 6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한 번에 2000원(12.5%) 인상하는 등 10가지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이번에 올린 품목은 지난달 가격 인상이 되지 않은 나머지 20여개 제품이다. 가격 인상폭은 900~2000원이다. ‘매달구’라는 제품은 1만 9500원에서 2만 1500원으로 가장 비싸다. ‘치킨값 2만원’ 시대가 됐다. BBQ는 지난달 올린 10개 품목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지만 이번에 올린 품목은 개수는 많아도 매출 비중이 25%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달 만에 가격을 또 올려 ‘기습 인상’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BBQ 관계자는 “지난달 초 예정됐던 것으로 당시 한꺼번에 올리려 했으나 부정적 시각이 많아 나눠서 한 것”이라며 “가맹점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초 BBQ가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메면서 치킨값 ‘도미노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촌치킨이 지난달 말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7%, KFC는 이달 초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가까이 올렸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커지는 여성 가슴

    커지는 여성 가슴

    우리나라 여성의 가슴이 커지고 있다. 20대 여성이 선두주자다. 속옷전문기업 좋은사람들은 여성 고객 6500명을 대상으로 가슴 크기를 측정한 결과 A컵(10㎝ 내외) 이하의 비율이 38.3%를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2014년 50.7%에 비해 12.4% 포인트가 줄었다. 대신 C컵(15㎝ 내외) 이상인 비중은 29.4%로 2014년(16.8%)보다 12.6% 포인트 늘어났다. 컵 사이즈는 가장 높은 부분인 윗가슴 둘레에서 밑가슴 둘레를 뺀 수치로 결정된다.이런 결과는 20대 여성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0대 여성은 C컵 이상 비율이 34.1%로 B컵(34.0%), A컵 이하(31.8%)보다 높았다. 2014년에 비해 C컵 이상의 비율은 13.5% 포인트 늘었으나 A컵 이하는 12.7% 포인트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좋은사람들은 정확한 가슴 크기를 측정해 주고 전문적인 속옷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2017 파인드 유어 핏’ 캠페인을 지난 4월 10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2주간 실시했다. 조준희 마케팅팀 과장은 “최근 자기 몸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정확한 크기 파악과 맞춤 속옷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성들의 체형 변화와 수요 파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동네마트 들어간 ‘노브랜드’ 이마트의 새로운 상생모델’

    이마트가 중소 유통업체와의 상생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이어 전통시장 내 동네마트에 노브랜드 점포를 연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7일 경기 안성시청에서 황은성 안성시장 등과 전통시장 상생 스토어 협약식을 가졌다. 이마트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표방하며 선보인 PB(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점포를 다음달 안성의 전통시장인 안성맞춤시장에 열기 위해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 어시장 상가 2층에 노브랜드 점포를 열었다. 안성맞춤시장에서는 시장 내에 운영되는 화인마트와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을 택했다. 화인마트가 갖고 있는 영업면적 2314㎡ 중 694㎡를 임차해 노브랜드 점포, 어린이놀이터, 고객쉼터 등을 연다. 임차 비중은 30%이지만 보증금과 임차료는 이마트가 50%를 부담한다. 지상 1~2층, 지하 1층인 안성맞춤시장은 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어 현재 2층 전체가 공실 상태다. 110여개 점포가 있는 1층 역시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지난 2월부터 안성시는 이마트와 함께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등 시장 구성원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안성맞춤시장의 노브랜드 점포는 과일, 채소, 수산물, 육류 등 신선식품과 국산 주류, 담배 등을 안 판다. 노브랜드의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중심으로 팔며 어린이놀이터, 고객쉼터 등과 함께 전통시장으로 고객을 유인할 계획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당진 어시장에 노브랜드 점포가 들어선 이후 당진 어시장 방문 고객이 40% 늘었다. 노브랜드 점포 방문 고객 중 25%가량이 1층 어시장을 방문했고, 어시장에 신축한 장난감도서관이 회원 400명을 유치하면서 젊은 고객들도 찾아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일회성 상생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새로운 유통 상생 모델을 제안하고 동반성장의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전통시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27개국 맥주 200여종 다 모였다

    27개국 맥주 200여종 다 모였다

    홈플러스가 27개국 200여종의 맥주를 한곳에 모았다. 오는 28일까지 전국 매장에서 맥주 전용잔, 안주 등을 곁들여 세계 맥주 페스티벌을 연다.1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홈플러스에서 팔린 맥주의 절반 이상이 해외 맥주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 ‘길맥’(길거리 맥주)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세계 맥주를 찾는 고객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하이네켄(네덜란드), 칼스버그(덴마크), 파울라너(독일), 코로나(멕시코), 필스너우르켈(체코) 등 전 세계 27개국 맥주 판매행사를 기획했다. 앰버 에일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수제 맥주 45종도 포함됐다. 행사 기간 중 종류에 관계없이 수제 맥주 3개, 500㎖ 캔 4개 등을 각 9500원에 판다. 맥주 전용잔과 프링글스, 구운 피스타치오 등 다양한 안주도 마련됐다. 일부 매장에는 체험형 부스를 설치해 다양한 맥주를 시원하게 시음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신촌(17~18일), 홍대(22일), 대구 동성로(27일), 부산대 거리(29일) 등 전국 4곳에서 열리는 세계 맥주 행사에도 참여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해외로 눈 돌리는 식품유통 대기업

    해외로 눈 돌리는 식품유통 대기업

    롯데 “세계 진출 전진기지화” CJ 내년부터 ‘왕교자’ 현지 생산대형 식품유통기업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는 1일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2200억원을 투자해 건립한 ‘롯데 연구개발(R&D) 센터’ 준공식을 했다. 지하 3층 지상 8층 연면적 8만 2929㎡(2만 5086평) 규모의 이 센터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등 롯데그룹 내 식품 계열사의 연구 활동을 통합 수행한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유통 계열사 납품 제품의 성능과 안전성 분석도 맡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준공식에서 “식품 계열사들의 세계 도약을 위한 전진기지이자 식품의 미래상을 구현하는 종합식품연구 메카로 육성해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창립 34주년인 기존 롯데중앙연구소 인력은 새로 지어진 센터로 이동하고, 인력도 300여명에서 430여명으로 늘어난다. 롯데에 따르면 신축 센터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을 마련해 ‘녹색 건축’ 인증을 받았고, 유해물질 외부 유출 방지 시스템, 악취 제거 시스템 등 친환경 연구 환경도 갖췄다. 센터 안에 어린이에게 식품 제조 과정, 바른 식습관 교육, 요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식품체험관(스위트빌), 롯데그룹의 식품 역사와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뮤지엄 엘) 등도 들어섰다. CJ제일제당은 이날 러시아의 냉동식품업체인 라비올리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쳐 지분 100%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1994년에 세워진 라비올리는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 러시아 만두인 ‘펠메니’를 생산,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은 라비올리 인수로 4조원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냉동가공식품 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및 독립국가연합(CIS) 시장도 공략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앞으로 2년간 13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설비 및 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비비고 왕교자’를 현지에서 생산한다. ‘한국식 만두’ 형태가 기본이지만 재료 등을 적극 현지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핀테크 등 신산업분야 기업 절반 “최근 1년 규제 때문에 사업 차질”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 등 신산업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 2곳 중 1곳은 최근 1년 사이 규제로 사업 차질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드론(무인이동체), 신재생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 5개 신산업 분야 7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신산업 규제애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 기업들 중 47.5%는 ‘지난 1년 사이에 규제 때문에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분야별로는 핀테크 기업의 사업 차질 경험률이 7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재생에너지(64.7%), 드론(50.0%), 바이오·헬스(43.8%), ICT 융합(33.6%) 순이었다. 국내 신산업의 세계적 경쟁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49.2%가 ‘낮다’고 평가했다. ‘비슷하다’는 평가는 31.7%, ‘높다’는 평가는 19.1%였다. 세계적 경쟁력이 낮다는 응답은 드론(70.8%) 분야가 가장 높았고 핀테크(56.8%), 바이오·헬스(51.6%) 순이었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 시 걸림돌로는 ‘규제’(74.6%,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시장여건 미성숙으로 인한 판로 애로’(74.0%), ‘자금조달 애로’(71.9%), ‘우수인력 확보 애로’(71.3%) 등을 들었다. 전반적인 기업 환경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규제, 정책 지원 등 전반적인 기업 환경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열악하다’는 응답이 69.5%를 차지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현재 없는 사업과 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기업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인프라 확충 등 정부의 후원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제4회 대한상의 사진공모전 개최

    대한상공회의소는 ‘제4회 대한상의 사진공모전’을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공모전 주제는 ‘상공인의 일터, 그리고 삶’으로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사진공모전 사이트(kcciphoto.korcham.net)에서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등록할 수 있다. 대한상의의 사진 공모전은 총상금 1억원으로 국내 사진 공모전 중 최대 규모다. 대상 1인에게 3000만원, 최우수상은 일반부문과 언론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 2인에게 500만원씩, 우수상은 각 부문 5인에게 200만원씩, 입상은 각 부문 30인에게 50만원씩 수여한다. 문의 (02)2143-5836.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로켓배송·최저가 승부수에도… 적자 늪 ‘소셜 3사’

    대형 유통업체 진출 엎친데 덮쳐 “아마존 맞설 사회적 고민 필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의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결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치킨게임(죽기살기 경쟁)이 될 텐데 해외로 영역을 돌려 보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티몬, 위메프 3사의 영업손실은 7873억원이다. 전년도 영업손실(8313억원)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큰 적자 규모다. 3사는 공동구매 등을 통해 지역 상권의 쿠폰이나 특정 상품을 싸게 파는 소셜커머스의 대표 주자였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쿠팡은 지난 2월 소셜커머스 종료를 공식 선언했고 티몬과 위메프는 지역 기반 거래를 더이상 늘리지 않고 있다. 대신 쿠팡은 ‘로켓배송’, 티몬은 신선식품 판매와 여행 예약, 위메프는 가격 경쟁력으로 각각 승부수를 둔 상태다. 3사 모두 비용 절감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쿠팡은 적자가 심해지면서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과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쿠팡맨 일부가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지난 30일 국민인수위원회가 운영 중인 국민 제안 접수창구 ‘광화문1번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쿠팡 관계자는 “보통 6개월 단위로 계약하는데 안전, 배송 정확성, 소비자 만족도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며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소셜커머스 기반 3사의 적자는 7년째다. 그래도 회사가 버티는 이유는 거래액을 통해 확보한 현금유동성으로 영업손실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액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는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면 흑자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속속 e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유통 3사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으로 고객이 몰려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젠 e커머스업체가 전체적인 큰 그림하에서 특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조(유통물류정책학회장)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자상거래가 바람직한 소매 형태이긴 하지만 최종 경쟁자는 아마존이나 이베이가 될 것”이라며 “바람직한 물류 산업의 방향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우리는 라이벌] 멍 치료제 ‘베노플러스겔’ vs ‘타바겐겔’

    [우리는 라이벌] 멍 치료제 ‘베노플러스겔’ vs ‘타바겐겔’

    노출의 계절이 되면서 멍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멍 치료제 광고를 붙인 버스가 많이 보이는 이유도 그렇다.멍 치료제가 대중의 관심을 많이 끈 데는 유유제약의 공이 크다. 유유제약은 제약업계 최초로 2012년 빅데이터를 활용해 멍 치료제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억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분석해 멍에는 특별히 연관된 치료제가 없다는 점, 아이보다는 여성에게서 멍이 더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멍을 빨리 없애는 연고’로 여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멍이 들면 계란으로 문지르는 등 민간요법에 의존하던 관행을 바꿨다. 유유제약은 2013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주최한 ‘제1회 빅데이터 활용·분석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멍 치료제 시장은 36억원 규모로 2012년 16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유유제약과 동국제약이 주요 경쟁자다. 여성이 멍 치료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성형 이후 얼굴에 생기는 멍을 치료하거나 여름철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에 있는 멍을 지우기 위해서다. 성형 수술을 하면 수술 과정에서 모세혈관이 손상되고 미세한 출혈이 발생한다. 이것이 멍이나 부기로 이어져 수술 후 최소한 1~2주 지나야 회복이 가능하다. 멍 치료제를 바르면 멍과 부기를 빨리 뺄 수 있다. 멍 치료제 주요 성분은 헤파린나트륨, 에스신, 살리실산글리콜레이트 등이다. 헤파린나트륨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트롬빈의 생성을 억제해 멍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에스신은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는 미세혈관 강화성분이다. 세포액이 조직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통증과 부종 억제 효과가 있다. 살리실산글리콜레이트는 항염, 해열, 진통 작용으로 타박상의 통증을 완화한다. 제품 성분이 비슷하다 보니 마케팅에 적극적이게 된다. 유유제약은 베노플러스겔이 기존 증상 완화 작용만 있는 연고나 파스와 달리 피부 깊숙이 침투해 질환의 원인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고 강조한다. 생약 성분으로 민감한 피부에 쓸 수 있도록 피부 건조, 피부 침윤, 발진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동국제약은 타바겐겔이 벌레 물린 데에도 효과적이라 강조한다. 특히 다리가 붓고 아플 때 타바겐겔과 함께 정맥순환 개선제나 혈액순환 개선제를 증상에 맞게 사용하면 통증과 부종을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멍 치료제의 매출은 늦봄부터 한여름까지인 5~8월에 절반가량이 발생한다. 여심을 공략한 유유제약과 마데카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품 라인을 갖춘 동국제약 중 누가 승자가 될지가 관심사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동화면세점 ‘떠넘기기’ 소송전

    호텔신라 “지분 말고 돈으로 달라” 동화 “롯데관광 회장 지분 귀속 신라, 계약 위반… 대기업 횡포” 동화면세점을 둘러싼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과 호텔신라의 분쟁이 소송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동화면세점을 서로 안 가지려는 소송이다. 동화면세점은 30일 “김 회장이 주식매매 계약과 질권설정 계약에 따라 담보로 맡겨 놓은 지분 30.2%를 호텔신라에 귀속시키겠다고 통보한 만큼 주식매매 대금 반환 의무는 계약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호텔신라는 “김 회장의 롯데관광개발 지분(43.55%) 가치는 현재 1000억원이 넘는 등 돈으로 갚을 능력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호텔신라는 지난달 가산금 72억원이 포함된 788억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주식매매 대금 반환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고 김 회장의 롯데관광개발 주식에 대한 채권 가압류를 신청, 일부 받아들여졌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면세점 추가 허가 등으로 면세점 시장이 예전 같지 못한 현실이 반영돼 있다. 호텔신라는 2013년 김 회장의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600억원에 사되 계약체결 이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도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을 김 회장과 맺었다. 김 회장이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이지 못하면 담보 지분을 호텔신라로 귀속시켜야 하며, 호텔신라는 일체의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계약에 명시돼 있다고 동화면세점은 밝혔다. 동화면세점은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식매매 대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하는 행태는 대기업의 힘을 앞세운 전형적인 갑질 횡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신세계와 동화면세점 간 매각 협상이 진행되던 당시 신세계의 면세점사업 진출을 막으려는 의도로 호텔신라가 지분 매각을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호텔신라는 “계약서에는 돈으로 갚아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며 “동화면세점은 중소기업 몫이라 우리가 경영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화그룹, 직급 승진 시 한달간 재충전하는 ‘안식월’ 실행

    한화그룹, 직급 승진 시 한달간 재충전하는 ‘안식월’ 실행

    한화그룹은 창립 64주년을 맞은 지난해 10월부터 안식월, 유연근무제 등을 실행하고 있다.김승연 회장은 당시 창립기념사를 통해 “사업 규모가 커지고 시장 지위가 높아질수록 임직원들의 의식 수준 또한 일류가 돼야 한다”며 “우리 안에 있는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적인 조직 문화 변화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한화그룹은 직급 승진 시 1개월간의 안식월을 준다. 재충천을 통해 만들어진 에너지를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위해 쓸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유연근무제도 도입해 개인별 업무 상황에 따라 미리 신청하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회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늘렸다. 자기 계발 또는 건강 관리 등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돼 조직 몰입도가 높아졌다. 팀장 정시 퇴근제, 월 1회 팀장 의무 연차 등도 실행해 일과 가정 양립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제도는 그룹 내 모든 임직원들의 생각을 모은 결과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3월부터 선호도 조사, 직급별 워크숍, 선진기업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실천 방안을 도출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로 방위산업 계열사인 ㈜한화는 근무시간에 ‘1일 1시간’ 학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직무 전문가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지난 연말에는 직무 관련 자격증 취득, 어학 성적 향상 등 임직원들로부터 학습 우수 동료들을 추천받아 시상하기도 했다. 따로 자기 계발 시간을 마련하기 어렵지만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 주는 학습시간을 통해 임직원들의 학습 의욕이 높아지고 업무 성과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경총 ‘비정규직 책자’ 발간은 보류…획일적 정규직화 비판 기조는 유지

    경총 ‘비정규직 책자’ 발간은 보류…획일적 정규직화 비판 기조는 유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비정규직 설명 책자인 ‘비정규직 논란의 오해와 진실’ 발간을 보류했다. 지난 25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가 정부로부터 호되게 비판을 받은 영향이다.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당사자인 노사정이 계속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경총은 각 회사의 특성이나 근로자의 개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정규직 전환 요구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경총 관계자는 29일 “비정규직 관련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비정규직 논란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책을 조만간 공식 발간하려고 했는데 관련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책자는 2015년에도 한 차례 출판됐다. 이번에 나오는 책자는 그동안의 변화된 통계 수치와 새로운 사례 등을 담아 지난 3월부터 준비됐으며 42쪽 분량이다. 비정규직의 의미, 현황, 정규직 전환, 원인과 해법 등이 경영계 시각으로 정리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서의 비정규직은 어떤 근로자들인가요’, ‘사내도급 근로자는 취약계층이고, 그렇다면 비정규직 아닌가요?’ 등 15개의 질문에 경총이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설명을 각각 달았다. 국내 5대 경제단체 가운데 하나인 경총은 노사문제를 담당하며 경영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앞서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지난 25일 경총포럼에서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며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경총도 비정규직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 중의 한 축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재계가 압박을 느껴야 한다”고 경총의 주장을 반박했다. 결국 경총은 “정부 정책을 반대하려는 게 아니라 노사정이 힘을 합해서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자는 뜻이었다”고 곧바로 해명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홈쇼핑 ‘아재’ 파워

    홈쇼핑 ‘아재’ 파워

    홈쇼핑을 여자만 본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구매 고객 4~5명 중 한 명은 남성 고객이다. 여성 고객이 남성 물건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물건을 구매하는 남성층이 많아지면서 관련 방송도 늘어나고 있다.CJ오쇼핑은 젊은 남성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펀샵’을 운영하는 ㈜아트웍스코리아의 지분 70%를 인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가게’를 표방하는 펀샵은 손목 근력 밴드, 코털 제거 및 수염 정리기, 조명 제어기 등 생활의 불편함과 문제를 유쾌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품들을 갖추고 있다. 펀샵의 전체 회원수는 40만명인데 70%가 30~50대 남성이다. 특히 펀샵은 시장 조사와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요구가 높은 제품을 기획해 자체 상품화하는 역량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4만개 상품을 소개했는데 이 중 자체 개발 상품이 3000개가 넘는다. 진정임 CJ오쇼핑 미래성장본부 부사장은 “CJ오쇼핑은 변화하는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상품력 강화와 콘텐츠 차별화에 집중해 왔다”며 인수 배경을 밝혔다. 남성의 구매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외모를 가꾸기 위한 화장품에서 벗어나 옷이나 레저용품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의류 계열사인 한섬을 통해 남성 브랜드인 ‘모뎀옴므’를 론칭했고 ‘호날두 속옷’으로 불리는 CR7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의 남성 고객 비중이 유독 높은 이유다. CJ오쇼핑은 지난해 4월부터 새벽 시간에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오덕후의 밤’을 방송해 피규어, 게임기, 드론 등을 판매했고 올 들어서는 야구 시즌권도 팔았다. GS홈쇼핑은 다음달 4일 새벽 1시에 ‘아오맥스 카본 낚싯대’를 팔 예정이다. 여성 고객 비중이 높은 TV 홈쇼핑에서 낚싯대는 수요가 적은 상품으로 인식돼 왔으나, 지난해 첫 방송에서 인기를 끌어 올해 업그레이드된 상품으로 바꿨다. 홈쇼핑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 비중이 높은 남성 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 판매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勞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66%” vs 經 “53%가 자발적”…사회적 합의 없이 소모적 논쟁

    勞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66%” vs 經 “53%가 자발적”…사회적 합의 없이 소모적 논쟁

    비정규직 보호법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올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비정규직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비정규직은 나쁜 일자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경영계와 노동계가 상반된 견해를 보이면서다. 비정규직 해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이는 소모적 논쟁만 있을 뿐, 정작 비정규직 근로자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희망고문’만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질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인 만큼 근로자의 관점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5대 쟁점을 살펴봤다.#1. 비정규직은 철폐 대상인가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 근로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면 굳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규직으로 입사했어도 계약직 신분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정규직이 누리는 각종 복지를 ‘금전’으로 받겠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발적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비정규직의 절반을 넘는다(53.1%)”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항상 정규직에 비해 열악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는 고용노동부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6년 8월)다. 이 조사에서는 대기업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이 258만 8000원으로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정규직(256만 1000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또 다른 통계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 준다. 지난 26일 발표된 고용부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이 1만 2076원으로 정규직(1만 8212원)의 66.3%에 그친다. 특히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대기업 정규직 대비) 상대 임금 수준은 37.4%다. #2. 어디까지가 비정규직인가 2002년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에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한시적,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파견·용역·호출 등의 형태로 종사하는 근로자로 정의한다. 노동연구원도 이 기준에 따라 해마다 비정규직 규모를 집계한다. 지난해 비정규직은 644만 4000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한다. 반면 노동계는 정규직 근로자 중 상용직이 아닌 근로자까지 비정규직으로 포함시킨다. 이러한 기준에 따른 비정규직은 873만명으로 전체의 44.5%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분법에 가로막혀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보험설계사 등 특수 고용 종사자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비정규직, 경영계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한다. #3. 대기업이 비정규직의 주범인가 대기업이 현행법상 노동권 보장이 안 되는 ‘간접 고용’(파견·용역)과 특수 고용 형태의 근로 계약을 조장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고 노동계는 바라본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간접 고용 근로자 수가 155만명에 이른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고용 형태 공시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A기업에서 B기업에 파견 간 직원에 대해 A기업은 정규직, B기업은 ‘소속 외 근로자’로 입력하면 정규직인 직원이 비정규직으로 집계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종사자의 94.4%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한다”고 반박한다. #4. 정규직 전환 부담은 누가 감당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따라 기업이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하지만 대기업은 난색을 표한다. 노동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규직 전환은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각종 복지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형 유통업체가 비정규직인 현금 계산원을 정규직으로 돌렸다 치자. 이들 중 대부분은 40~50대 여성으로 젊은 직원들에 비해 의료비가 더 들어갈 수 있다. 배우자에 대한 의료비도 지원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커진다. #5.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고용 악재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의 11%(300인 이상 대기업 기준)를 넘을 경우 부담금을 부과하면 기업은 최소한의 비정규직만 필요 인력으로 고용하면서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일자리 창출에 역효과를 낼 우려도 있다. 반면 노동계는 “비정규직법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를 줄이지 못하고 차별 해소에도 실패했다”면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끝내주는 한 그릇의 은밀한 ‘한 꼬집’

    [우리 식생활 바꾼 음식 이야기] 끝내주는 한 그릇의 은밀한 ‘한 꼬집’

    집에서 만드는 탕, 찌개 등은 식당에서 사 먹는 탕이나 찌개에 비해 맛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한다. 이때 주부들이 하는 말은 “조미료 안 넣었어!”다. 주부들이 걱정하는 조미료, 특히 MSG(L글루타민산나트륨)는 맛을 내기 위해 음식에 조금 넣어도 괜찮다.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기구들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첨가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반인들이 맛을 느끼는 최저농도가 소금은 0.2%, 설탕은 0.5%인 반면 MSG는 0.03%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맛을 느낄 수 있다. 식약처는 MSG는 짠맛, 신맛, 쓴맛을 완화시켜 주고 단맛을 높여 주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미료 시장의 80%는 업무용, 즉 음식점과 간편식(HRM) 등이다. 가정에서는 전체 조미료의 20% 정도만 쓰지만, 알고 잘 쓰면 식탁이 더 즐거워질 수 있다.조미료는 꾸준히 진화해 현재 4세대 조미료까지 나왔다고들 한다. 1세대가 대상의 ‘미원’으로 상징되는 발효조미료, 2세대는 발효조미료에 건조한 소고기, 마늘 등 천연재료를 넣은 혼합조미료다. 3세대는 합성 보존료·착색료 등 기존 조미료에 들어간 건강 유해 성분을 빼고 소고기, 해물, 양파, 마늘, 표고버섯 등을 말린 가루를 그대로 쓴 자연조미료, 4세대는 샘표식품의 ‘연두’ 출시로 대중화된 액상 조미료다. ●1956년 日조미료 잡으려 출시 국내산 조미료의 시초인 미원은 고 임대홍 대상 회장이 1950년대 중반까지 국내 시장을 독점하던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를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1956년 출시한 조미료다. 그는 미원의 주성분인 글루타민산을 만들기 위해 돌솥을 개발했다. 철분과 염산 함량 등이 농축에 적합한 전라도 황등산의 돌로 만들었다. 제작에 4개월가량 걸린 돌솥 하나당 월 15t 내외 조미료를 생산했다. 돌솥은 1965년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공장이 준공된 이후 쓰이지 않고 있으며 현재 전북 군산공장에 보존돼 있다.글루타민산은 육류, 채소, 과일 등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다. 일본의 이케다 기쿠니 박사가 100년 전 발견했다. 다시마, 표고버섯, 멸치, 조개, 새우 등 천연재료에 포함돼 있다. 대상은 사탕수수에서 얻은 원당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글루타민산을 만든다. 이후 여기에 물에 잘 녹도록 나트륨을 더한다. MSG는 88%의 글루타민산과 12%의 나트륨으로 이뤄져 있다. 대상 측은 된장, 간장, 고추장과 같은 전통 발효식품의 발효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원의 독보적인 인기에 CJ제일제당이 1963년 ‘미풍’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미원과 미풍을 둘러싼 경품 경쟁도 치열했다. 미풍이 고급 스웨터를 경품으로 내걸자 미원은 빈 봉지 5장을 순금반지로 교환하는 순금반지 행사로 맞불을 놓았다. 미풍은 미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혼합조미료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다시다’가 압도적인 1위다.●김혜자 다시다 25년 최장수 모델 1975년에 나온 다시다는 ‘맛이 좋아 입맛을 다시다’에서 따온 말이다. 소고기, 생선, 양파 등 천연 재료를 더해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CJ제일제당은 설명했다. 마케팅도 적극적이었다. “그래 이 맛이야”라는 광고 멘트를 탤런트 김혜자씨가 1990년까지 25년간 했다. 한국 최장수 광고모델이다. 발효조미료는 미원, 혼합조미료는 다시다로 양분됐던 조미료 시장은 1990년대 큰 홍역을 겪었다. 한 식품회사가 신제품을 내면서 기존 조미료에 MSG가 다량 함유돼 있다는 마케팅으로 MSG의 유해성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MSG를 뺀 제품은 비슷한 수준의 감칠맛을 내기 위해 다른 추출물들을 더 쓴다. 다른 성분에 대한 과학적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은 더 비싸진다. 업소를 중심으로 발효조미료나 혼합조미료가 꾸준히 쓰이는 이유다. MSG 논란을 일으켰던 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첨가물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자 제조사들은 조미료에 들어가는 천연 재료를 강화했다. 2007년 대상은 ‘맛선생’을, CJ제일제당은 ‘산들애’를 각각 내놨다. 맛선생은 마늘, 파, 다시마, 버섯 등의 원재료 입자를 그대로 살려 유리병에 담았다. 한우, 해물, 멸치가쓰오, 오색자연 등 4가지 종류가 있다. 산들애는 표고버섯, 무 등 9가지 자연재료에 발효 성분을 더했다. ●국내외 MSG 유해성 논란 거세 MSG 논란이 국내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68년 미국에서 있었던 ‘중국 음식 증후군’ 논란이다. 로버트 곽이라는 의사가 중국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난 뒤 목과 등, 팔이 저리고 마비되는 증세를 느꼈고 갑자기 심장이 뛰고 노곤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러 연구가 진행됐는데 결론은 MSG와 관련이 없으며 여러 음식과 음료, 오렌지주스, 커피 등을 섭취한 후에도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평가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농업기구(FAO)가 공동 설립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에서도 MSG는 인체안전기준치인 하루 섭취 허용량을 별도로 정해 놓지 않은 품목이다.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감칠맛과 MSG 이야기’(리북)의 저자 최낙언씨는 “MSG의 유해성 논란은 단백질의 유해성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의미 없는 일”이라고 썼다. 2013년에 나왔던 이 책은 ‘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우리의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에코리브르) 출간으로 이를 반박하기 위해 2015년 개정판이 나왔다. MSG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발효조미료와 혼합조미료는 2015년에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그해 7월부터 식약처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MSG 무첨가’ 마케팅을 금지시켰고 쿡방 등에서 요리사들이 부담 없이 조미료를 사용해 맛을 내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접했기 때문이다. 사실 미원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30개국에 수출된다. 지난해 수출액은 1500억원으로 국내 매출액(1000억원)을 웃돈다. 다시다 역시 몽골, 미국, 일본 등에 수출되고 있다. ●요리하는 가정 줄어 새로운 도전 현재 조미료 시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맞벌이 부부 및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요리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미원이나 다시다를 즐겨 쓰던 고객은 늙어가고 있다. 틈새시장을 본 샘표식품, 신송식품 등은 액상조미료를 내놨다. 콩을 발효하고 채소를 우려낸 ‘연두’는 청양고추를 넣은 제품 등 4가지가 있다. 전통적 강자들은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로 대응하고 있다. 대상은 2014년 ‘발효미원’, ‘다시마미원’ 등을 내놓고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서대문구 홍대 인근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액상 조미료 ‘요리에 한수’도 내놨다. CJ제일제당도 2015년 액상 제품인 ‘다시다 요리수’를 출시했다. MSG 논란과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다양한 조미료 제품이 나오는 결과를 가져왔다. 입맛에 맞게 골라 보자.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당황한 경총 “일자리정책 반대 안 해”

    “정규직 과도한 보호 문제 지적인데…” 재계 일부 ‘또 다른 기업 옥죄기’ 우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김영배 부회장의 전날(25일) 비정규직 전환 문제에 관한 발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유감을 표명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자 대단히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경총 관계자는 26일 “(문제가 된) 부회장의 인사말 원고는 여러 간부들이 참여해서 작성했고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원론적인 발언일 뿐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사말에)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쓴 적도 있지만 이번 인사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봐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올 초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30대 그룹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는 “안 주면 안 줬다고, 주면 줬다고 팬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이 뇌물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이었다. 박병원 경총 회장도 지난 2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라는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 대해 “돈 쓰는 공공부문 일자리는 오래 못 간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이번 김 부회장 인사말의 핵심은 강성 노동조합과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가 문제라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 약속 이후 민간 노조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 요구가 쏟아져 산업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과보호가 완화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5일 언론에 배포된 인사말 자료에는 우리나라 정규직과 임시직의 고용보호 수준, 노동시장 효율성,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등 주요 지표가 들어 있다. 다른 관계자는 “경총이 수십년간 밝혀 왔던 입장이고 경총의 정체성이 여기에 있는데 시기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총은 노사 문제를 전담하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1970년에 분리된 조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민간기업들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에 화답하고 있지만, 결국은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며 정부가 상황판까지 붙여 놓고 챙긴다면 또 다른 ‘기업 옥죄기’가 되지 않겠느냐”면서 “기업마다 여건이 다 다른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은 또 다른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고용 확대 최전방에 서는 신동빈…롯데 “5년간 7만명 채용” 재천명

    고용 확대 최전방에 서는 신동빈…롯데 “5년간 7만명 채용” 재천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고용이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면서 “성장에 따른 고용 확대, 청년과 기성세대의 조화로운 고용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고용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다시 밝혔다.그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롯데그룹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노사 신뢰와 협력 덕분에 현재 위치에 올 수 있었다”며 “롯데그룹은 국내 최초로 2년 전 창조적 노사문화를 선포했으며, 가족경영과 상생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늘리고 남성 의무 육아휴직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실현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를 포함한 롯데인 모두 기업가치 창조, 직원 행복 창조, 사회적 가치 창조를 마음에 새기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일해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가진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은 “롯데가 지난해 10월 국민께 약속드렸던 혁신안을 실천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롯데로 거듭나겠다”며 “향후 5년간 7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차질 없이 수행해 고용 창출과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신 회장과 황 실장 등 그룹 관계자,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근로자대표) 등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년간 노사문화 발전과 확산에 힘쓴 5개 계열사와 9명의 직원에 대한 포상도 이뤄졌다. 대상은 롯데백화점이 받았다. 임신 근로자의 단축 근로 확대, 자녀 입학 돌봄휴직, 수능 D-100일 휴직제도 등 생애주기에 맞는 가족친화 정책을 도입하고 점별로 다양한 지역친화적인 봉사활동을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정규직 일괄전환, 일자리 국정과제와 배치”

    “정규직 일괄전환, 일자리 국정과제와 배치”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해 쓴소리가 나왔다. 정규직 과보호, 경직된 노동시장 등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책 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넘쳐나면 산업 현장의 갈등이 심화돼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인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26회 경총포럼에서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간호조무사, 집배원, 학교급식 보조원 등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이들은 사실 엄연한 협력업체의 정규직”이라며 “이들의 요구는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든든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이동코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근로자가 보다 나은 일자리를 원한다는 이유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 옮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아웃소싱’을 비판하는 국내 일부 노동계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주력 사업이 아닌 업무라면 전문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겨 그들의 인력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효율적”이라면서 “‘좋다,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접근은 갈등만 부추길 뿐 사회 전체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근로조건을 보호할 필요는 있으나 회사 특성이나 근로자의 개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정규직은 안 된다는 인식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노동조합원의 73%가 직원 1000명 이상의 기업에 속할 정도로 대기업 중심의 강성 노동운동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으로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과도한 임금상승이 초래돼 일본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월등히 낮음에도 임금은 오히려 더 높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인상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기업 규모, 고용 형태에 따른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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