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땐 주식… 나이들면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면서 하는 고민 중 하나가 현재 펀드가 투자하는 자산이 자신의 나이에 맞는지에 대한 것이다. 또 언제쯤 펀드를 갈아탈지 여부도 고민스럽다. 이런 고민을 펀드 가입 자체만으로 해결해주는 펀드가 라이프사이클펀드이다.
‘투자자가 펀드를 찾아 옮겨다녀야 한다.’는 개념을 ‘펀드가 투자자에 맞춰 옮겨가야 한다.’로 바꿔 간접투자의 혁명으로 평가받는 상품이다.
아직은 전체 설정규모가 7636억원(2006년 10월말 기준)으로 걸음마단계이나 시장에서는 고령화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만기 될수록 고위험 자산 편입비율 줄여
라이프사이클펀드는 퇴직이나 결혼, 주택마련 등 돈이 필요한 특정 시점을 만기로 정하고 만기가 가까와질수록 주식 등 고위험 자산의 편입비율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대신 채권 등 저위험 자산의 편입비율을 늘린다. 채권 등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운용보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기간이 길수록 운용보수가 낮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유형별 평균 신탁보수는 주식형이 2.20%, 주식혼합형이 1.74%, 채권혼합형이 1.47%, 채권형은 0.52%이다.
예를 들어 삼성투신운용의 라이프사이클펀드는 가입 초기 투자자가 주식편입비율을 정하고 1년마다 편입비율이 낮은 펀드로 자동적으로 옮겨가는 형태이다.‘삼성웰스플랜80주식’은 가입 첫해 주식투자비율이 80%이며 다음해에 주식투자비율이 낮은 펀드로 옮겨간다. 가입 첫해 주식투자비율을 65%,50%,35%,20% 중에서 고를 수 있으며 아예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채권형 펀드도 있다.
주식편입비율도 고민하기 싫은 ‘귀차니스트’라면 나이나 퇴직시점을 기준으로 고르면 된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2010년에 은퇴를 목표로 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2010년 목표펀드’,2020년에 맞춘 사람을 위해서는 ‘2020년 목표펀드’를 내놨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은 목표연도가 2030년,2040년인 펀드가 있다. 한국투신운용은 보다 세분화해 2015년,2020년,2025년,2030년 등을 목표로 한 상품이 있다.
●연령대별로 투자전략 차별화
자신의 연령대별로 상품을 고를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30대면 주식형,30∼60대면 혼합형,60대 이상이면 채권형인 라이프사이클펀드를 내놨다.30∼60대라도 연령대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투자비중이 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투자자가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줄어들기 때문에 채권 투자비중이 커진다.
농협CA운용도 60대 이상이라면 채권형,20∼60대라면 주식형 펀드가 있다. 미래에셋보다 각 연령대의 주식편입비중이 낮은 편이다.
라이프사이클펀드의 또다른 특징은 적정한 펀드 규모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 펀드오브펀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펀드오브펀드란 펀드로 모은 돈을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운용사들이 검증한 우수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 한국운용 등이 대표적인 펀드오브펀드 형태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