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그냥 묻어두지 않고 투자로 불린다
지난해 불완전한 판매로 한동안 움찔했던 변액보험이 다시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판매 방법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변액보험 상품은 나름대로의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연금의 경우 저금리 상황에서 저축이 아닌 투자가 안정적 노후를 보장받기에 적합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생보사의 특별계정자산이 41조 9627억원으로 지난해 5월 말에 비해 41.8% 늘어났다. 일반계정이 10.3% 늘어난 것에 비하면 4배나 빠른 성장세다. 특별계정이란 정액보험상품과 구별되는, 실적배당형 상품들로 구성된 계정이다.
●알쏭달쏭 용어 알기
변액보험이란 미래에 받을 보험금이 투자실적에 따라 바뀌는 보험이다. 보장하는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변액연금, 변액종신, 변액CI(치명적 질병)보험 등으로 나눈다. 변액이긴 하지만 보험이라는 특성을 가미, 최저보험금은 보증해준다. 최저보험금은 그동안 낸 보험료 수준이다. 여기에 유니버설(universal) 기능이 추가되면 VUL(변액유니버설)이라고 불린다.2년간 보험료를 낸 뒤에는 보험료를 더 낼 수도 있고 적립금 일부를 인출할 수도 있다. 기존 보험은 돈을 인출할 경우 약관대출 형식이라 이자를 내야 하지만 적립금 인출은 이자를 낼 필요가 없다.
계약자가 사정이 생겨 보험료를 내지 못할 경우에도 유리하다. 유니버설 기능으로 자동적으로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계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보험료가 납부돼 계약이 유지된다. 이 기능이 없으면 계약자가 자동대출납입을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만,1년에 한해 해약환급금 내에서 보험료가 납부된다. 이 경우 보험료 전체가 빠져나간다.‘대출’이라서 이자도 내야 한다.VUL 기능이 계약자에게 매우 유리한 셈이다. 과거에 이 기능이 2년 만 지나면 보험료를 안내도 되는 것으로 오해돼 많은 민원을 야기했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에 적당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로 펀드를 구성한다. 나머지 보험료는 보험계약유지 등의 사업비에 쓰인다. 사업비가 계약 초기에 많이 떼이기 때문에 해약을 초기에 하면 할수록 해약환급금이 적다. 투자실적이 나쁠 경우는 해약환급금이 더 적다. 이 같은 점에서 전문가들은 10년 이상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넷보험쇼핑몰인 인스밸리의 서병남 대표는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고객에게는 펀드를 권유한다.”고 밝혔다.
장기투자에 적합하다는 점에 착안, 어린이보험기능을 추가한 상품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부모를 피보험자로 해서 어린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뉴욕생명 등에서 어린이VUL을 출시했다.
●어떻게 고를까
자신이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지 투자성향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투자성향에 따라 주식형(주식에 60% 이상), 주식혼합형(주식에 30∼60% 투자), 채권혼합형(주식에 30% 미만 투자), 채권형(채권에만 투자) 펀드를 고르면 된다. 주식비중이 높을수록 위험이 큰 반면 투자수익률도 높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이 활황기라면 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를, 그러지 않을 경우는 채권 편입 비중이 높은 펀드를 고르면 된다. 펀드 변경은 보험사 홈페이지나 콜센터에 전화해서 바꿀 수 있다. 펀드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없다.
자신의 나이도 고려해야 한다. 일시납은 매달 내는 적립식의 경우보다 사업비가 절반 수준이다. 이 경우 주식 투자 비중보다는 채권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일시납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장기상품인 만큼 보험사, 투자상품인 만큼 운용사를 꼼꼼히 골라야 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