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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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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명보, 대표팀 감독직 물러난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직 물러난다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이 결국 물러난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홍명보 감독이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 및 자신과 관련된 여러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다. 협회 관계자는 “홍 감독이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협회는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라는 부진한 성적에 그친 홍 감독에 대한 축구 팬들의 경질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 3일 허정무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홍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협회가 실패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반성도 없이 서둘러 홍 감독을 감싸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와 홍 감독 개인에 대한 비난 여론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홍 감독이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최근 불거진 ‘땅 투기’ 논란이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성적부진에 대한 비난을 넘어 사생활까지 들춰내는 부분에 홍 감독은 물론 가족들까지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결국 홍 감독이 협회에 더는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는 또 한번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축구협회의 ‘유임 발표’가 불과 1주일 만에 휴지 조각처럼 변하면서 곧바로 후임 사령탑 선임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등 강력한 ‘월드컵 후폭풍’에 직면했다. 대표팀을 맡을 지도자를 찾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협회의 어리숙한 대응으로 축구 외적인 영역의 비이성적인 비난에 떠밀려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게 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브라질 ‘영광의 역사’에 굴욕이 쏟아졌다

    브라질 ‘영광의 역사’에 굴욕이 쏟아졌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참패는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여러 진기록을 쏟아냈다. 브라질은 역대 월드컵 사상 최다 점수 차 준결승 패배의 불명예를 안았다. 종전 기록은 1930년 우루과이,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나왔다. 1930년에는 아르헨티나가 미국을, 또 우루과이가 유고슬라비아를 나란히 6-1로 눌렀다. 1954년에는 서독이 오스트리아를 6-1로 꺾었다. 모두 5골 차였다. 브라질은 1-7, 6골 차 패배의 새로운 기록도 작성했다. 준결승에서 7골을 내준 것도 최초다. 브라질은 1934년 유고슬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4-8로 패배한 이후 처음으로 7골 이상을 내줬다. 동시에 브라질의 6점 차 패배는 팀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와 타이로, 1920년 남미선수권에서 우루과이에 0-6으로 진 뒤 무려 94년 만이다. 브라질은 홈경기 패배 기록도 새로 썼다. 1939년 아르헨티나와의 친선 경기 1-5패가 지금까지 홈에서 가장 크게 패한 경기였지만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준결승에서 75년 만에 이 기록도 뒤집었다. 브라질이 토너먼트 방식의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해 패배한 것도 1938년 프랑스대회 때 이탈리아에 1-2로 패한 뒤 76년 만의 일이다. 또 자국에서 열린 A매치에서 진 것은 1975년 코파아메리카 준결승 페루전 이후 약 38년 만이다. 당시 경기가 벌어진 곳도 이날 참사의 무대였던 벨루오리존치였다. 브라질은 이날 전까지 홈에서 열린 A매치에서 62경기(43승19무) 무패 행진을 내달려 왔다. 여기에 브라질은 이번 대회 11골을 내줘 팀 통산 월드컵 최다 실점(1938년)과도 타이를 이뤘다. 3, 4위전 결과에 따라 이 기록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무조건 빅매치 피날레

    브라질 vs 아르헨티나 펠레·마라도나 장외 대결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인 만큼 둘은 첨예한 자존심 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다. 백인 비율이 80% 이상인 아르헨티나는 대표적 다인종 국가인 브라질을 무시해 왔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브라질이 객관적 우위다. 두 나라 축구팬들의 논쟁은 ‘펠레와 마라도나 중 누가 더 위대한가’에서 네이마르와 메시의 대결구도로 옮겨졌지만, 부상으로 인한 네이마르의 하차로 말싸움은 일단 멈췄다. 그러나 브라질 팬들은 1978년 아르헨티나가 자국 월드컵 우승 당시 2차리그(결승 진출 리그) 페루와의 마지막 경기(아르헨티나 6-0 승)에서 승부를 조작했다며 논쟁을 이어 나갈 태세다. 역대 전적은 36승24무35패로 아르헨티나가 1경기 더 이겼다. 독일 vs 네덜란드 설욕 꿈꾸는 오렌지군단 독일과 네덜란드의 대결 구도는 1970년대 프란츠 베켄바워와 요한 크루이프에서 1980년대 로타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안드레아스 브레메 등 ‘게르만 삼총사’와 뤼트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 마르코 판바스텐의 ‘오렌지 삼총사’로 이어졌다. 월드컵에서는 번번이 독일이 네덜란드를 꺾고 정상의 고지에 올랐다. 특히 독일(당시 서독)의 2-1 승리로 끝난 1990 이탈리아대회 16강전은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혈투로 꼽힌다. 당시 독일은 네덜란드를 꺾고 16강을 통과한 뒤 역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을 들어 올렸다. 반면 네덜란드는 준우승(1974년·1978년·2010년)만 세 차례. 상대 전적에서도 15승15무10패로 독일이 앞선다. 브라질 vs 네덜란드 20년 만에 돌아온 복수혈전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1990년대 네덜란드의 월드컵 우승의 꿈은 모두 브라질에 막혀 좌절됐다. 1994 미국대회 8강전에서 네덜란드는 호마리우, 베베토 콤비에게 연속골로 끌려가다 베르캄프와 빈터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브랑쿠에게 결승골을 내줘 2-3 ‘펠레 스코어’로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은 기세를 이어 네 번째 월드컵을 차지했다. 1998 프랑스대회에서도 두 팀은 4강전에서 만났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는 호나우두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종료 직전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만들었지만 승부차기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역대 전적은 3승5무3패. 독일 vs 아르헨티나 울분의 탱고, 전차 멈출까 독일은 꾸준히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우승컵을 향한 전진을 저지했다. 둘은 2006 독일, 2010 남아공에서 연달아 8강 대결을 펼쳤는데 승자는 두 차례 모두 독일이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팬들이 잊지 못하는 경기는 1990년 이탈리아대회 결승전이다. 마라도나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아르헨티나를 결승에 올려놨지만 독일이 심판의 애매한 판정을 등에 업고 우승을 훔쳐 갔다고 믿고 있다. 당시 페널티킥을 얻어 낸 클린스만은 여전히 아르헨티나 팬들의 ‘공공의 적’으로 미움을 받고 있다. 마라도나와 클린스만의 대결 구도는 메시와 토마스 뮐러가 물려받았다. 역대 전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9승5무6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맞대결에선 독일이 앞선 모양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국가대표 수문장 맞붙나

    한국 축구 최고의 골키퍼를 가리기 위한 정면 승부가 성사될까.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원-울산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의 관심은 두 팀 골대 앞에 모인다. 브라질월드컵에서 체면을 구기고 돌아온 수원의 정성룡과 한껏 주가를 올린 울산 김승규가 주인공들. 정성룡은 조별리그 1, 2차전인 러시아와 알제리전에 출전했다. 판단력에 문제를 보이며 2경기에서 6골을 내줬고, 팬들과 내외신의 따가운 비판에 시달렸다. 반면 벨기에와의 3차전에 나선 김승규는 비록 지기는 했지만 정확한 상황 판단과 수차례의 선방으로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분위기는 13라운드로 이어져 정성룡은 지난 5일 경남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노동건이 대신 골문을 지켰다. 서정원 감독은 냉정하게 “정성룡은 노동건과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승규는 지난 6일 성남 원정에서도 선방쇼를 펼쳐 조민국 감독뿐 아니라 적장인 성남 이상윤 감독까지 입을 모아 활약을 칭찬했다. 정성룡은 올 시즌 리그 12경기에서 12실점(경기당 1.0)했다. 김승규는 13경기에서 9골(0.69)밖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 시즌엔 정성룡이 34경기 41실점, 김승규가 32경기 27실점. 김승규가 확실히 앞선다. 나란히 승점 20이지만 울산(+8)이 득실차에서 수원(+3)에 앞서 5위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오늘의 눈] 비판에도 금도가 있다/장형우 체육부 기자

    [오늘의 눈] 비판에도 금도가 있다/장형우 체육부 기자

    브라질월드컵 출장을 간 사이 국내에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사의를 표명했던 국무총리가 후임 지명자가 둘이나 연달아 낙마하는 바람에 유임됐다. 사표가 무려 60일 만에 반려되다 보니 새로 인사청문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월드컵 2연속 16강 진출의 꿈이 산산조각난 뒤 한국축구에서도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대표팀 감독이 유임됐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대회가 끝난 뒤에도 임기를 이어가는 사령탑은 홍명보 감독이 처음이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홍명보호’가 워낙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다수의 비판은 모두 경청해야 할 대목이 있다. 4년 동안 3명의 감독을 경질하며 월드컵을 준비하게 만든 협회의 근시안적 행태, 스스로 천명한 선수 선발 원칙을 뒤엎은 홍 감독에 대한 비판은 모두 정당하다. 준비 부족과 이에 따른 전술 실패, 비난 여론을 서둘러 무마하기 위해 깊은 반성과 성찰 없이 감독 유임을 발표한 협회의 행보 또한 손가락질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7일 불거진 홍 감독의 땅 계약 건에 쏟아진 비난은 금도를 벗어났다. 엄연한 사인끼리의 토지 거래인데 ‘시기가 마땅치 않았다’고 화살을 날리는 건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월드컵을 준비하던 기간에 홍 감독이 가족이 살 집 지을 땅을 보러 다니고, 또 훈련이 있던 날에 잔금을 치렀다고 한다. 그래서 뭐가 문제인가. 이미 땅값이 오를 만큼 오른 지역이라 투기로 보이지도 않는다. 차라리 미프로축구 LA갤럭시에서의 선수생활로 영주권이 있는 홍 감독이 미국 땅을 보러 다녔다면 비난의 여지가 있겠다. 국부 유출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되레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이 만만찮다. 월드컵 실패로 사람이 아무리 못나 보여도 비판해야 할 부분과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이 따로 있다. 축구대표팀 감독은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자리도 아니다. 축구협회와 홍 감독이 그렇게 미운가. 협회는 국민적 관심과 사랑 위에 서 있지만, 국고 지원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국회나 감사원 등 국가기관의 감사나 조사를 받지 않는다. 운영 자금 대부분이 스폰서십에서 들어온다. 고자세로 일관하는 이유가 되는지 모른다. 따라서 협회를 가장 직접적, 효과적으로 압박할 방법은 바로 협회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업체들의 제품을 불매하는 것이다. 화가 잔뜩 난 축구팬들에게 협회와 홍 감독의 진정한 변화를 견인할 방법은 불매운동이란 것을 알려주고 싶어질 정도다. zangzak@seoul.co.kr
  • 4강, 남미 반 유럽 반

    4강, 남미 반 유럽 반

    결국 남을 팀들이 남았다. 브라질월드컵 4강전은 남미(브라질·아르헨티나)와 유럽(독일·네덜란드) 강호들의 자존심 대결로 펼쳐진다. 그러나 4강까지 올라오는 길은 험난했다. 예상치 못했던 전력 손실이 크다. 그 공백을 잘 메워야 결승전이 열릴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 입성할 수 있다. 9일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선 결승에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두 팀, 브라질과 독일이 격돌한다.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개최국 브라질이 근소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공수의 핵’ 없이 독일을 상대해야 한다. ‘신성’ 네이마르(바르셀로나)는 부상으로, 팀의 정신적 기둥이자 주장인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는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나서지 못한다. 헐크(제니트), 오스카르(첼시), 프레드(플루미넨세)로 이어지는 공격과 다비드 루이스(첼시),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자기 역할 이상을 해줘야 한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4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독일도 걱정이 아예 없지는 않다. 세계 최강의 수비형 미드필더 콤비인 사미 케디라(레알 마드리드)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가 나란히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정상이 아니다. 더욱이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따라서 요아힘 뢰브 감독은 본업이 측면 수비수인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에게 또다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람 시프트’가 브라질에도 통한다면 독일에 승산이 있다. 10일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는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불꽃 튀는 공방전이 펼쳐진다. 둘 모두 힘들고 지치는 8강전을 딛고 올라왔지만 부상이나 경고 누적 등에 따른 전력누수는 없다. 다만 연장혈투, 승부차기 끝에 2대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가 얼마나 빨리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리언 로번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네덜란드는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엄청난 헤딩골로 딱 한 번 빛난 이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감각 회복이 절실하다. 아르헨티나에는 24년 만에 팀을 4강으로 이끈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있다. 메시는 지금까지 네 골을 터트리며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홀로 이끌어 왔다. 16강과 8강에서는 상대의 집중 견제로 슈팅이 여의치 않을 때 동료에게 슈팅 기회를 내주는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월드컵서 못푼 갈증 프로축구로 푸세요

    월드컵서 못푼 갈증 프로축구로 푸세요

    48일의 월드컵 휴식기가 끝났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가 5일과 6일 열린다. 더 이상 휴식기는 없다. 매주 1~2경기씩 치러야 하는 살인적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우승과 강등 경쟁도 본격 시작이다. 무엇보다 K리거들에게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짓밟힌 한국 축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희망의 싹을 틔워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가 맡겨졌다. 월드컵 벨기에전에서 인상적 활약을 펼친 골키퍼 김승규(울산)는 곧바로 경기에 나서 또다시 선방쇼를 선보인다. 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성남전에서다. 함께 월드컵에 출전한 김신욱과 이용은 피로 누적으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K리그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8골만 내주며 최소 실점 2위에 올라 있는 울산은 김승규가 지키는 안정된 뒷문을 바탕으로 성남을 잡고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이상윤 감독대행으로 올 시즌을 치르기로 한 성남은 안방에서 철벽 수문장 김승규를 뚫어야 승리할 수 있다. 전반기 선두를 달린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5일 3위 제주와의 원정 경기로 후반기 문을 연다. 외국인 선수 없는 이른바 ‘쇄국축구’로 2년째 K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은 ‘중원의 핵’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으로 이적한 자리를 메우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 월드컵 기간 열흘 동안의 가평 전지훈련에서 황선홍 감독은 문창진의 대타 실험을 마쳤다. 공백을 얼마나 잘 메우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2위 전북은 5일 부산을 상대로 후반기 첫 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확실한 ‘1강’으로 꼽혔지만 포항에 뒤진 전북은 최근 UAE 알자지라에서 뛰던 미드필더 신형민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전반기 4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전남은 이날 홈에서 9위 FC서울과 맞선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특별한 전력보강을 하지 않은 서울 최용수, 포항 황 감독이 다음달 20일과 2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맞대결을 앞두고 어떤 용병술로 팀 전력을 유지 및 강화할지도 관심사다. 최 감독은 K리그 2년 연속 도움왕 몰리나의 복귀에, 황 감독은 현재 득점 선두 김승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상주는 6일 최하위 인천과 맞붙는다.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흐트러짐 없는 거수경례로 ‘국민 병장’이 된 이근호는 포상휴가가 끝난 뒤인 오는 9일 부산과의 홈경기부터 팬들 앞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홀로 책임진 차범근…다시 기회 쥔 홍명보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차두리(FC서울)가 트위터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유임시킨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글을 올렸다. 차두리는 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98년에는 왜…??? 혼자서…”라는 글을 게재했다. 부연 설명은 없었다. 이 글귀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자 부친인 차범근 감독이 현지에서 경질된 사실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두리는 과거 인터뷰에서 차 감독이 참패의 모든 책임을 떠안고 경질돼 온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자세한 설명은 없었지만 그의 글은 홍 감독을 유임시킨 축구협회의 결정에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축구협회는 감독 자신이 졸전을 뼈아프게 느끼고 경험으로 삼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기도 해 16년 전 차 감독에 대한 초유의 현지 경질 사태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차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1998년 대회 예선의 파죽지세로 큰 성원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이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하석주의 선제골에도 1-3으로 역전패한 뒤 2차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하자 축구협회는 차 감독을 즉각 경질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분명한 실패 모호한 책임

    분명한 실패 모호한 책임

    대한축구협회가 브라질월드컵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더 맡기기로 했다.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의 부진을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짓는 것은 옳지 않다”며 “대표팀 수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홍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해 그를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 1무2패로 1998년 프랑스대회 이후 16년 만에 무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난 뒤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고, 귀국 뒤 정몽규 회장에게 재차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그러나 정 회장이 협회 집행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말하며 만류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의 계약 만료가 내년 6월로 아직 임기가 남은 데다 월드컵 준비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허 부회장은 “협회는 월드컵이란 큰 대회를 치르기에 1년이라는 부족한 기간을 홍 감독에게 부여한 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는 판단으로 ‘사퇴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번 월드컵을 경험 삼아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며 홍 감독을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들은 홍 감독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한국 축구에 남긴 발자국과 우리에게 선사했던 기쁨과 희망을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월드컵은 실패가 분명한데 홍 감독이 물러날 명분은 없다는 것이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은 아무런 책임이 없느냐’는 질문에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하고 실패 원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 실패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고 기자들이 네 차례나 물었지만 허 부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 “지금은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등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축구협회 역시 성적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협회는 아무런 쇄신안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허 부회장은 “이번 대회 준비 과정부터 끝날 때까지의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 중”이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분석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개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사령탑에 앉은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으로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 사실상 마지막 대회다. 홍 감독과 축구협회는 월드컵 부진을 씻어야 하는 건 물론 대회 준비 과정에서 ‘특혜 훈련’ 및 ‘의리 엔트리’ 논란으로 점철된 의혹까지 털어 내야 하는 등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8강전은 중남미 4 vs 유럽 4

    8강전은 중남미 4 vs 유럽 4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아르헨티나와 벨기에가 나란히 16강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브라질월드컵 8강 대진표가 확정됐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이 8강을 정확히 반분했다. 8강전 첫날인 5일에는 같은 대륙 내 라이벌인 프랑스와 독일,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맞붙고 6일에는 아르헨티나와 벨기에,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대륙 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아르헨티나는 2일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13분에 터진 앙헬 디마리아(레알 마드리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아르헨티나는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3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위스는 아르헨티나 징크스(2무5패)를 깨지 못하고 또 무릎을 꿇었다. 16강전 네 번째 연장 승부였다. 스위스는 118분 동안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잘 막았고 결정적인 장면도 몇 차례 연출했다. 하지만 스위스는 승부차기를 2분 앞두고 메시에게만 집중한 나머지 측면에서 달려드는 디마리아를 놓쳐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과 같은 H조에서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한 벨기에는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연장 혈투 끝에 미국을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벨기에는 4위에 올랐던 1986년 멕시코대회 이후 28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전·후반 90분 동안 골을 넣지 못해 대회 다섯 번째 연장 승부에 접어든 벨기에는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투입 3분 만에 효과를 봤다. 루카쿠가 맷 비즐러(캔자스시티)와의 몸싸움에서 공을 따내 페널티 지역 안으로 돌파했고 공을 받은 케빈 더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가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에는 더브라위너의 패스를 루카쿠가 왼발로 마무리하면서 승리를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미국은 연장 후반 2분 줄리언 그린(바이에른 뮌헨)의 추격골을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에서 물러났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홍명보 유임? 경질?

    홍명보 유임? 경질?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명보(45) 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대한 협회의 결정을 발표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일 “홍 감독이 직접 의사를 밝히기 전에 협회가 나서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면서 “집행부 회의를 열어 서둘러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현재 선수 선발 과정에서의 잡음, 전술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빨리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과 홍 감독이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지휘봉을 잡게 만든 축구협회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으며 그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 협회는 또 대표팀에 대한 행정 지원 실패 등의 책임은 따로 분석하기로 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빌모츠 ‘교체의 신’

    빌모츠 ‘교체의 신’

    이쯤 되면 ‘교체의 신’이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의 용병술이 2일 미국과의 16강전에서도 정확히 통했다. 빌모츠 감독은 이날 경기에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던 로멜루 루카쿠(에버턴)를 연장 시작과 동시에 투입했다. 루카쿠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3분 만에 케빈 더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진영 오른쪽을 쏜살같이 돌파해 땅볼 크로스를 올려줬고, 공이 수비에 걸리자 더브라위너가 다시 잡아 수비수를 제친 뒤 슈팅해 득점에 성공했다. 루카쿠의 돌파와 패스가 없었더라면 득점도 없었다.또 루카쿠는 연장 전반 막판에 직접 결승골을 꽂아 넣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루카쿠는 명성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는 교체 아웃에 불만을 품어 빌모츠 감독과 악수하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16강전에서는 디보크 오리기(릴)에게 밀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빌모츠 감독은 위기의 순간에 루카쿠에게 신뢰를 보냈고 루카쿠는 벨기에를 8강으로 이끌었다. 빌모츠 감독의 교체 카드가 통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교체 투입된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가 각각 동점골과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오리기가 교체 투입돼 경기 막판 선제 결승골을 꽂았다. 이번 대회에서 골 결정력과 조직력에서 단점을 보이고 있는 벨기에지만 이 부족함을 빌모츠 감독의 ‘교체 능력’으로 훌륭히 메우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1승1무1패 ‘佛·獨 전쟁’

    1승1무1패 ‘佛·獨 전쟁’

    유럽 축구의 ‘양대산맥’ 프랑스와 독일이 브라질월드컵 8강에서 맞붙는다. 1일 독일은 알제리를, 프랑스는 나이지리아를 각각 2-1, 2-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두 팀은 오는 5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준결승 진출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독일과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정상에 오른 뒤 명예회복을 벼르고 나온 프랑스는 과거 월드컵 본선에서 세 차례 맞붙었다. 역대 전적은 1승1무1패. 독일은 1982년 스페인대회 4강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프랑스를 따돌렸고(공식 전적은 무승부), 1986년 멕시코대회 4강전에서도 프랑스를 2-0으로 이겼다. 프랑스는 쥐스틴 퐁텐이 맹활약한 1958년 스웨덴대회 3, 4위전에서 독일을 6-3으로 꺾었다. 역대 A매치 전적은 프랑스가 독일에 11승6무8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알제리와의 연장 승부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독일은 체력 회복이, 프랑스는 나이지리아전에서 드러난 전술상의 난맥을 풀어내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알제리와의 16강전 전·후반 90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한 독일은 연장전에 돌입한 뒤에야 승부를 결정지었다. 알제리의 강한 압박에 쩔쩔맸다. 결정적 찬스는 오히려 알제리가 더 많았다. 프랑스보다 4시간 뒤에 경기를 시작했고, 30분을 더 뛰었기 때문에 4일 동안 체력을 정상궤도로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프랑스는 나이지리아전에서 2-0 완승을 거뒀지만 오래 묵은 전술적 고민을 재차 확인했다. 팀의 대표적 공격수인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와 올리비에 지루(아스널)의 조합이 삐그덕거렸다. 지루를 최전방에, 벤제마를 측면에 배치해 선제골을 노렸지만 답답한 상황이 반복됐다. 오히려 지루를 뺀 뒤에야 공격이 살아났다.조별리그에서 무난한 조화를 이루는 듯했던 둘이 결정적 승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1998년 자국대회 우승과 2006년 독일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가 8년마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8년 주기설’을 재확인할지, 2002 한·일대회 이후 줄곧 4강 멤버였던 독일의 저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지 자못 궁금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엿세례 굴욕’ 홍명보 미워도 다시 한번?

    ‘엿세례 굴욕’ 홍명보 미워도 다시 한번?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의 참담한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엿세례’ 수모까지 겪은 홍명보 감독이 유임될 전망이다. 당초 계약 기간인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사령탑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1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협회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이 이번 주 안에 계약 기간 및 대표팀 운영 방안을 놓고 면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날 이번 대회 선수단장인 허정무 부회장을 제외한 협회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마라톤 회의를 열고 임기인 내년 1월까지는 ‘홍 감독 체제’를 유지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감독 경질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기술위원회를 소집하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번 대회 성적 부진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면서 “당초 계약에 따라 1월까지 홍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홍 감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면서 “외국인 감독을 데리고 와도 그 역시 결국 내년 1월 아시안컵 뒤에는 중간평가를 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아시안컵까지 6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새로 사령탑을 뽑는 것은 시간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홍 감독 역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1년도 안 돼 월드컵을 치른 터라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을 홍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이 옳지 않다는 내부 의견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월드컵이 끝난 뒤 협회장이나 축구계 선배들의 의견을 들어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오늘의 눈] 아데우스 브라질/장형우 체육부 기자

    [오늘의 눈] 아데우스 브라질/장형우 체육부 기자

    브라질 생활 20일 만에 몇 가지 습관이 생겼다. 낯선 곳에 가면 10~15분 간격으로 바지 주머니를 더듬는다.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처음 보는 사람이 친절을 베풀며 접근할 때는 슬그머니 가방을 앞으로 메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식당에서는 가방을 다리 사이에 끼워 놓은 채 밥을 먹는다. 화장실을 갈 때도 가방을 메고 간다. 주변에서 순간의 방심으로 여권, 지갑, 휴대전화, 심지어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밤엔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밖에 나가지 않는다. 낮에도 반드시 큰길로만 다니고, 골목길엔 들어가지 않는다. 공항, 식당, 호텔, 상점 등 결제할 때는 현금으로 한다. 이어지는 강도 및 신용카드 복제 피해 소식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50헤알(약 2만 3000원)짜리 이상의 지폐를 내밀 때면 점원은 어김없이 위조된 것이 아닌지 확인했다. 일정한 규모 이상의 상점에는 위폐감별기가 있었다. 상파울루 시내, 시장의 큰 상점마다 사다리 위 의자에 앉아 물품 도난을 감시하는 별도의 직원들도 있었다. 시내의 경찰과 군인들은 모두 방탄복을 입고 있었고, 단독 주택 담장 위엔 어김없이 전기가 흐르는 철망이 설치돼 있었다. 일상이 된 불신이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또 그것이 얼마나 삶의 질을 높이는지를 깨달았다. 그런데 이제 돌아갈 한국사회의 기본적 신뢰 수준은 과연 브라질보다 높은 것일까. 멀쩡해 보이던 배가 침몰해 생때같은 아이들이 수백명 죽고, 잊힐 만하면 최전방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는 한국이 브라질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축구가 받아든 부끄러운 성적표의 근본적 원인도 신뢰의 상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스로 대표팀 사령탑에 앉힌 조광래 감독을 믿지 못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의 결정적 계기였던 알제리전을 앞두고 ‘러시아전의 수비적 전술로는 안 된다’는 일부 코칭 스태프의 의견을 믿지 않았다. 벨기에전을 앞두고 코칭 스태프의 장시간 회의를 거쳐 선발진에 일부 변화를 줬지만 이미 늦었다. 사회적 신뢰의 뿌리는 합리적 시스템과 구성원들의 양심이다. 시스템이 불합리하면 혼란스럽고, 양심이 없으면 부패한다. 그리고 이 둘이 만나면 파국이다. 한국사회와 한국축구, 시스템과 구성원들의 양심에 진지한 고찰과 반성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제 브라질을 떠난다. “아데우스(안녕)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zangzak@seoul.co.kr
  • 벨기에 퇴장 못 살리고 오히려 실점… 기적 보였던 전반, 실력 절감한 후반

    선수들도 사령탑도 모두 기량이 한 뼘 모자랐다. 16강 진출의 기적을 이루려면 2-0으로 이기고 같은 시간 러시아가 알제리를 1-0으로 꺾어주기를 고대했던 27일 벨기에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 아크서클에 모인 ‘홍명보의 아이들’ 표정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런 절박함이 통했을까. 홍명보 감독은 경기력 논란을 거듭 일으켰던 박주영과 정성룡 대신 각각 김신욱과 김승규를 선발 출전시켰다. 둘은 활발한 움직임과 여러 차례 선방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초반 러시아가 1-0으로 앞선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44분 결정적인 기회가 하나 더 주어졌다. 미드필더 스테번 드푸르가 김신욱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다가 퇴장당하며 한국은 후반에 수적 우위를 등에 업게 됐다. 기적을 이룰 외부조건은 다 갖춰진 듯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영 대신 이근호를 들여 보낸 홍 감독은 그러나 벨기에의 역습을 의식한 듯 수비진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빠른 공격으로 티보 쿠르투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는 만들었으나 2선에는 늘 우리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15분 상황이 뒤틀렸다. 알제리의 이슬람 슬리마니가 동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다득점을 재촉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0-0으로 끝나면 되는 팀처럼 여유가 넘쳐났다. ‘선수비 후역습’에 길들여진 공격성 둔화에 브라질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브라주카 적응을 하기는 한 걸까 의심될 정도로 볼 터치는 매번 길거나 짧았으며 전진 패스보다 측면과 후방으로 공 차줄 곳을 찾아 맴돌았다. 슈팅 18개로 벨기에(15개)보다 많았으나 수적 우위를 생각하면 별반 나을 게 없었다. 상대는 후반에 교체된 디보크 오리기가 선제골의 물꼬를 텄다. 32분 그의 강슛을 김승규가 쳐내자 얀 페르통언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차넣었다. 수비수 넷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더라면 막을 수 있는 실점이었다. 홍 감독은 김보경에 이어 막판 지동원을 투입하며 골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지만 둘 모두 기존 선수들과 손발조차 맞지 않았다. 상파울루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계약 1년 남은 洪 “거취는 알아서 판단할 것”

    계약 1년 남은 洪 “거취는 알아서 판단할 것”

    단 한 차례의 승전고도 울리지 못하고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잔을 들이켠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감독은 2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거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좀 그렇고 알아서 잘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고 내가 판단을 한다”며 “내가 생각해서 옳은 길이 무엇인지 판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론에 등 떠밀리기보다는 스스로 그만둘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이 팀은 처음부터 제가 시작했고 이번 월드컵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등 이번 여정이 완전히 마무리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듣기에 따라서는 전격 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알려져 있다. 앞서 1월에는 아시안컵이 열린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월드컵을 나오기에는 감독인 내가 가장 부족했다”며 실패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며 “실력이 부족했고 나 역시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월드컵 결승까지 가기 위해 보완할 점을 묻자 “항상 우리 선수들은 꿈을 갖고 있지만 꿈을 실현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전체적으로 우리가 월드컵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답했다. 상파울루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불통 축구’ 참사

    ‘불통 축구’ 참사

    한국 축구가 20세기로 회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이 27일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벨기에에 0-1로 졌다. 1무2패(승점 1·골득실-3)로 조 꼴찌.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건 1998년 프랑스대회(1무2패) 이후 16년 만이다. 대표팀 선수 23명 가운데 17명이 해외파인데도 개인기, 조직력, 체력 등 모든 부분에서 상대팀들에 비해 현격한 열세를 보였다. 일차적으로는 ‘소속팀의 활약 여부’라는 자신의 대표 선발 원칙을 어기고 ‘특혜’ 및 ‘의리 엔트리’ 논란까지 빚으면서 90분을 소화할 체력도 안 되는 선수를 선발한 홍 감독에게 실패의 책임이 있다. 그는 또 러시아전에서 ‘선수비 후공격’으로 무승부를 거둔 뒤 2차전 때 알제리가 전술적 변화를 선언했는데도 똑같은 전술을 들고 나와 실패를 자초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 4년 동안 사령탑만 두 차례 교체하면서 성인팀을 지도한 적이 없는 홍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기고, 채 1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자신에게 익숙한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도록 만든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이 크다. 월드컵에 대한 그릇된 개념도 바로잡아야 한다. 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큰 대회를 경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지만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연습 무대가 아니다. 32개국 대표팀이 4년 동안 공들인 기량을 보여 주는 경연장이다. 생각부터 잘못된 것이다. 협회는 4년 뒤 러시아대회를 걱정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홍 감독에게 대표팀을 계속 맡길지에 대한 딜레마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 홍 감독을 유임시킨다면 책임 논란이 이어질 것이고, 계약 기간이 내년 6월까지인 그를 경질하면 또 원칙 없는 행태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후폭풍’이 코앞에 닥쳤다. 상파울루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Bon Dia 브라질] 축구 축제 흥겨운 상파울루 범죄 도시 ‘고담’ 닮은 이유는…

    [Bon Dia 브라질] 축구 축제 흥겨운 상파울루 범죄 도시 ‘고담’ 닮은 이유는…

    브라질 상파울루는 인구 1100만의 남미대륙 최대 도시다. 정치, 경제의 중심지인 이곳에서 월드컵 개막전이 열렸고 한국-벨기에전과 준결승전이 열린다. 하지만 이곳은 결승전이 열릴 리우데자네이루와 함께 브라질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코린치앙스 경기장 꼭대기에 있는 기자석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한국의 달동네처럼 하늘과 맞닿은 허름한 집들이 빽빽하다. 반대로 저 멀리 상파울루 도심에는 높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인구는 많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상파울루는 매일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대란을 겪는다. 약 20㎞를 가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꽉 막힌 도로 위로 헬리콥터가 쉴 새 없이 날아다닌다. 처음엔 월드컵에 반대하는 시위를 방지하기 위한 경찰과 군의 감시용 헬기인 줄 알았는데 출퇴근용이었다. 상파울루에서 3년째 살고 있는 한 기업 주재원은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내 놓고 깜짝 놀란 일이 많았다고 했다. 시내 8개 국제학교의 학생 70~80%가 브라질 사람들로, 수업료는 한 달에 2500~3000달러(260만~310만원)라고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운전기사가 딸린 자동차로 등하교하고 일부 학부모는 헬기를 이용한다. 이들이 모여 사는 지역은 장갑차로 무장한 사설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반면 지난해 버스비 20센트 인상에 대한 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곳도 상파울루다. 이게 월드컵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집값 탓에 서민들은 대부분 시 외곽에 사는데 매일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와 전철에서 출퇴근하는 데만 2시간씩 시달린다고 했다. 상당수가 가정부, 청소부를 비롯해 식당 상점 직원들이다. 하지만 이런 직업마저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강도나 소매치기가 된다고 했다. 그 무섭다고 소문난 상파울루의 밤거리에서는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든 가난이 범죄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삶이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는 절망감 속에서 범죄가 늘어난다는 평범한 사실은 지구 반대편인 상파울루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글 사진 상파울루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홍명보 ‘오기 인사’…박주영, 벨기에戰 선발로 내보낸다

    다시 한 번 박주영(아스널)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와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H조 3차전을 하루 앞둔 26일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을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전체 밸런스를 볼 때 박주영의 경기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면서 “공격적인 부분을 따지면 우리가 찬스를 못 만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조한 공격력의 책임이 박주영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또 ‘선발진에 변화를 주느냐’는 질문에 “오늘 훈련이 끝났으니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면서 선수 구성이나 전술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1, 2차전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을 일곱 번이나 반복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벨기에가 한국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데. 선수들의 이름조차 모르는데. -벨기에는 벌써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우리 경기가 그 팀에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기적을 이룰 준비가 됐는지. -우리 선수들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해왔다. 우리 선수들에게 간절함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은 해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스트 11에 변화를 줄 것인가. -오늘 훈련이 끝났으니까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 →월드컵에는 놀라운 결과도 나왔다. 여러 이변에서 영감을 받았나. -축구에서 항상 강팀이 이기라는 법은 없다. 그런 것에 대비하고 있었고, 이 경기에서 마지막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다. 벨기에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경기는 지루한 경기였지만 비겼고, 알제리는 재미있었지만 졌는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이기는 경기가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와의 경기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지는 경기는 선수들에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브라질 사람들의 환대는 어떤가. -세 차례 이동을 했다. 브라질 국민들이 우리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해줬다. 이구아수에 있는 브라질 시민들은 우리가 정말로 경기를 잘하면 같이 기뻐해줬고, 좋지 않으면 같이 슬퍼해줄 정도로 훌륭한 마음을 보여줬다. →박주영의 선발 여부에 관심이 많은데. 기대에 만족하고 있나. -우리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와 첫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알제리전은 실질적으로 기회를 못 만든 게 사실이다. 수비에서 실점을 너무 쉽게 허용하다보니 경기 자체가 기울어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체적으로는 박주영이 가운데서 균형을 잡아주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격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신에게도 기원하나. -종교라고 할 게 없다. 우리 선수들만 보고, 우리 선수들만 믿고 간다. 종교가 있는 선수들에게는 그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선발 라인업의 변화와 유지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어떤 날은 좋은 감독이었다가 어떤 날은 조기축구의 감독보다 못한 사람이 되는 게 감독의 운명이다. 내일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선수 구성을 할 것이다. →실점을 줄이면서 다득점을 해야 하는 경기인데. -득점을 하고, 실점을 안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기가 될 것이다. 어차피 골을 넣고, 이겨야 하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략적으로,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의 성적이 별로인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경기 중이기 때문에 아시아 축구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축구가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막 올라가는 상황에서 전에 있던 흐름들을 따라가는 현상이 있어 보인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 굉장히 터프하고 피지컬적으로도 좋은데 그런 부분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벨기에와 1-1로 비겼는데. 이번 경기에서 뭘 강조하겠나. -우리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그 조건 역시 우리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16강 진출 여부에 상관 없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한이라는 것을 줬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될 것 같다. →경험이 많은데. 축구 인생에서 이번 경기의 의미는. -이번 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국 축구를 위해 나가야 하는 선수들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선수 때의 어떤 경기와 비교하기에 특별한 것은 없다. 선수 때, 익숙한 분위기가 지금도 이어지는 것 같다. 지금은 감독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 →벨기에는 16강에 진출했는데. 한국을 과소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좀 더 편안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있는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벨기에는 아주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홍 감독과 빌모츠 감독이 선수에 이어 감독으로 맞대결을 하는데. -아주 팀을 잘 조련한 것 같다. 풍부한 경험에서 좋은 실력이 나오는 것 같다. 한국과 벨기에의 상황은 다르지만 나의 능력보다는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 선수들이 내일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상파울루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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