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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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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실무 기술 중심 교육 콘텐츠 IT인재 육성”

    [취업 ‘블루오션’ 특성화 학과를 가다] “실무 기술 중심 교육 콘텐츠 IT인재 육성”

    “제대로 공부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오는 게 좋을 겁니다.”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장 이상국(53) 교수는 “이 학과에 관심 있는 고교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가”를 묻자 이렇게 엄포로 답했다. 이 교수는 “학과 이름의 ‘미디어’, ‘콘텐츠’ 등 단어만 보고는 학생들이 오해를 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학과의 중심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인문학 전공자든 공학 전공자든 실무에서 최대 역점을 두는 것이 기술입니다. 공부를 하다 가장 벽에 부딪히는 부분이 바로 기술이기도 하고요. 궁극적으로 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명품 정보기술(IT) 인재를 키워 내는 것이 목표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프랑스에서 웨어러블 기술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감성공학 분야에서 최초로 ‘마스터’(연구임원)가 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공부를 더 하고 싶고, 후학을 길러 보고 싶다는 생각에 10년 전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연구실 풍경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가 무엇을 연구하는 곳인지 잘 보여 주고 있었다. 책장에는 공학, 해부학, 문학, 경영학, 심리학, 법학 등 거의 모든 학문 영역의 서적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책상 위에는 이산수학, 확률통계, 선형대수, 수치해석 등 이름도 어려운 수학 분야 서적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 그는 “미디어라는 단어 때문에 졸업 후 진로로 방송PD, 기자, 게임기획자 등 한정된 직업들만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다양한 확장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테면 문과 출신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진출 영역이 엄청나게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학 영역에서 인지심리학을 공부하고 거기에다 인공지능에 대한 공학 분야 학습을 더하면 그야말로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거죠. 제가 문과 학생들에게 공학 분야 공부를, 이과 학생들에게는 인문학 분야 공부를 권유하는 이유이지요.” 이 교수는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를 바라보는 학생들에게 “한국 사회에서 대학이 서열화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분야만큼은 ‘절대강자’가 없다”며 “미디어 공학, 문화콘텐츠 분야의 남다른 명품 인재가 되고 싶다면 우리 학과를 믿고 선택해도 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레슬링은 우리 운명… 누나랑 올림픽서 金 딸래요”

    “레슬링은 우리 운명… 누나랑 올림픽서 金 딸래요”

    1980년대 레슬링은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 가릴 것 없이 한국의 메달밭이었다. 이후 그레코로만형은 정지현, 김현우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연이어 탄생하며 ‘효자 종목’ 역할을 꾸준히 해 온 반면, 자유형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박장순 현 국가대표 감독이 금메달을 딴 뒤 20년 넘게 금맥이 끊긴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체형’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그레코로만형은 상체가 발달한 동양인, 자유형은 하체가 튼튼한 서양인에게 유리한데 세계적으로 레슬링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타고난 체형이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 레슬링 자유형에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 남매가 등장했다. 지난해와 올해 전국레슬링대회 자유형 여고부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변지원(19·서울체고)양과 올해 전국소년체전 레슬링 부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동생 진성(16·서울체중)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둘은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 청소년이다. 방상안 서울체중 부장교사는 “필리핀 어머니를 둔 덕에 성징 이후 상체만 발달하는 선수들과 달리 자유형에 적합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오래지 않아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에 살던 둘은 2012년 5월 가족과 함께 입국했다. 아버지는 국내 50여명에 불과한 격투기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블랙벨트 보유자로, 주짓수 무도관을 운영하고 있다. 남매는 아버지의 권유로 레슬링을 시작한 지 불과 3년 만에 국내 무대를 평정한 것이다. 방 교사는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어려워 기술을 가르칠 때 애를 먹기도 했다”며 “하지만 남매의 성격이 워낙 밝고 긍정적이라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배우고 영어를 가르치면서 전혀 이질감 없이 지낸다”고 말했다. 남매의 목표는 함께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진성군은 “누나와 동반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상록과학학술재단과 함께 지원, 진성 남매를 포함한 47명의 다문화 학생 선수에게 각각 특별훈련비와 장학금을 전달한다고 22일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대입 자기소개서 잘 쓰려면…

    대입 자기소개서 잘 쓰려면…

    대입 수시 전형에 반영되는 마지막 내신성적 시험인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수시 합격을 위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됐다.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소재 대학들이 올해 수시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학생부종합’ 전형이다. 서울시내 대학을 뜻하는 이른바 ‘인서울’ 대학들은 정원 내 모집인원의 25.7%(1만 9134명)를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으로 선발한다. 이어 논술위주 1만 594명(14.2%), 학생부교과 1만 307명(13.9%), 실기위주 5113명(6.9%) 순이다. 논술이나 학생부교과에 비중을 두고 수시 전략을 짠다고 해도 학생부의 비교과 영역이 턱없이 빈약하지 않다면 6회의 수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학생부종합은 필수다. 학생부종합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는 자기소개서(자소서)다. 학생부종합은 대학에 따라 학생부(교과·비교과), 자소서, 추천서, 활동보고서 등 서류를 반영하는데 자소서는 입학사정관들에게 서류로 하는 첫 자기 홍보이기 때문이다. 교육평가전문 유웨이중앙교육의 도움으로 자소서 골치 해결 비법 5가지를 살펴봤다. ●선택과 집중 자소서로 자신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한다. 학생부에 기록된 모든 사실을 자소서에 담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학생부에 ▲수학교과 3개년 1등급 ▲교내경시대회 3년간 수상 ▲수학사연구 동아리 활동 등이 있을 경우 지적 탐구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선 모두 나열하는 것보다 수학사연구 동아리 활동에 집중해 가입 동기와 구체적 활동과정을 통해 본인이 배우고 느낀 점을 서술하는 것이 좋다. 자소서에 쓰지 않더라도 입학사정관은 학생부를 통해 지원자의 정보를 얻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펙 나열식이 아닌,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하는 전략으로 쓴다면 효과적인 자소서가 나온다. ●간결체 긴 문장을 읽다 보면 지루해지기 쉽고, 수식어가 많으면 문장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해도 될 것을 길게 늘여 쓰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남을 도우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와 같은 문장은 ‘남을 돕겠습니다’ 또는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바꿔도 의미 전달에 아무 문제가 없다. 자소서도 짧고 명료한 문장으로 써야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입시업체에서 서비스하는 유사도 검색시스템에 등록된 자소서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유사도 검사에 빈번하게 걸리는 문장들은 공통적으로 짧게 쓸 수 있는 문장들을 인위적으로 길게 늘여서 쓴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연속한 6개의 어절이 동일’이라는 학술 논문의 표절 판정과 비슷하게 대교협의 유사도 검색 시스템도 ‘5~6개 어절’을 기준으로 판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짧게 표현 가능한 문장을 굳이 늘이는 것은 피하도록 하자. ●두괄식 대교협이 제시한 자소서 3개 공통 문항이 요구하는 내용에 대한 답은 곧바로 글의 서두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 따라 추가로 1개 문항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대학 졸업 뒤 향후 진로를 묻는다. 이 경우를 예를 들면 ‘어려서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남달리 많아…(중략)…자동차공학자가 되고 싶습니다’보다는 ‘저는 친환경에너지로 구동되는 자동차를 설계하는 자동차공학자가 될 것입니다…(중략)…이렇게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는 식의 전개가 교과적이라는 뜻이다. 즉, 글의 배열을 ‘동기-과정-목표’의 순서로 쓰는 것 보다 ‘목표-동기-과정’으로 써야 한다. ●간접적으로 자소서를 처음 작성하는 수험생이 자주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해당 대학의 인재상을 본인이 가지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앙대의 ‘펜타곤 평가요소’(학업역량, 지적탐구역량, 성실성, 공동체의식, 자기주도성·창의성)에 맞추어 글을 쓰는데,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입니다’라는 식의 노골적인 표현은 피해야 한다. 대신 본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어 글을 읽는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성실함에 공감이 가도록 써야 한다. ‘저는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했습니다’라고 적는 순간,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해 동의하지 않게 됨을 잊지 말도록 하자. ●점검 또 점검 자소서를 급하게 쓴 뒤 제출하고 나면 대학 및 학과별로 수정이 안 된 자소서를 내게 되는 어이없는 실수가 종종 발생한다. A대학에 제출한 자소서에 ‘B대학에 꼭 입학하고 싶다’고 쓴다든지 언론홍보학과용으로 써놓은 자소서를 국어국문학과에 제출하는 우스운 일들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제출 전 반드시 각 대학별 자소서를 인쇄해 여러 번 퇴고하도록 하자. 퇴고 과정에서 지원하는 대학의 명칭과 모집단위(학과·학부)의 명칭이 제대로 쓰였는지도 다시 한 번 점검하자.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봐야 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미림여고 자사고 취소… 학생들 잇단 자퇴 우려

    미림여고 자사고 취소… 학생들 잇단 자퇴 우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미림여고에 대해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경문·장훈·세화여고 등 3개교는 2년 후에 다시 평가하기로 했다. 올해 평가에서 기준점인 60점에 미달해 지정 취소 청문 대상에 올랐던 4개교 가운데 미림여고는 청문 참석을 대신해 제출한 의견서에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에 미림여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 신청을 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미림여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미림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면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에 의해 지정 취소돼 일반고로 전환하는 첫 사례가 된다. 2012년과 2013년 동양고와 용문고가 일반고로 전환했지만, 평가가 아닌 신입생 지원 정원을 채우지 못해 스스로 자사고를 포기했다. 다만 미림여고 학부모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학생들의 자퇴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미림여고가 정상 운영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의 반발로 출석을 포기했다가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자 청문에 응한 경문·장훈·세화여고는 평가상 미흡 사항에 대해 해명하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시교육청은 3개교에 대해 지정 취소를 유예하고 2년 뒤 재평가하기로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사고 평가를 마치면서’라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에 “고교 체제 전반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사전 협의’였던 교육청의 지정 취소 요건을 ‘사전 동의’로 강화, 사실상 교육부 장관의 승인 없이는 자사고 지정 취소를 할 수 없게 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현장 블로그] 사학 개혁, 이번엔 좀 잘될 수 있을까요

    교육부가 지난 9일 사립 초·중·고교와 대학의 교원징계위원회에 반드시 외부 인사를 위원으로 포함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사학재단이 비위 교원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13년 8월까지 사립학교가 전국 교육청의 감사에 따른 징계 요구를 그대로 이행한 비율은 36.5%에 그쳤고 징계를 경감해 준 경우는 62.8%에 달했습니다. 사학재단은 교육청은 물론이고 교육부의 말도 잘 안 듣습니다. 상지학원은 교육부가 감사 결과 해임하라고 했던 김문기 총장을 ‘이사진 해임’이라는 최후통첩을 받은 뒤에야 마지못해 해임했습니다. 동구학원은 파면했다가 교육부의 취소 결정을 받아 복직한 안종훈 교사를 다시 파면했습니다. 교단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나 교수들에 대해 징계 대신 사표 처리함으로써 퇴직금을 챙겨 가게 도와주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가 법 개정을 추진합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징계의 공정성, 타당성을 높이고 성범죄 등 각종 비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학 징계위에 외부 위원을 위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2005년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사학 개혁의 일환으로 교사(교수)회가 인사위원과 징계위원의 3분의1 이상을 추천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 같은 사학 개혁에 대해 “대학의 자율성을 규정한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촛불집회 등 장외투쟁까지 벌이면서 막아 냈습니다. 당시 국회 교육위원장은 황우여 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었습니다. 2007년에는 교육부에서 징계위에 외부 인사 3분의1 이상을 위촉하는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역시 사학들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세월이 흘러 10년 전 사학의 편에 섰던 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된 마당에 교육부가 다시 법 개정을 추진합니다. 그 정도로 비리 사학의 행태가 심각하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사학들은 “학교법인의 인사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며 과거에도 그랬듯 격하게 아우성을 칩니다. 이번에는 사학 개혁이 좀 잘될 수 있을까요.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단독] 진로·적성 키우는 ‘꿈·끼교육’ 입시·빈부격차에 의미 퇴색돼

    [단독] 진로·적성 키우는 ‘꿈·끼교육’ 입시·빈부격차에 의미 퇴색돼

    박근혜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인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꿈·끼교육)이 당초 의미가 퇴색한 채 입시의 ‘블랙홀’로 빨려 들고 있다. 꿈·끼교육은 학생들이 시험과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입시와 연계되면서 결국 대입에 도움이 되는 분야의 활동만 활발하게 이뤄지고, 학생들의 경제력 격차나 학업성적 격차가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 ●고학년 될수록 ‘모험개척’ 줄고 ‘봉사활동’ 늘어 1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중·고교 5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활동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과학정보, 교류, 모험개척, 환경보존 등의 활동은 줄어들고 직업체험 및 봉사활동은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생의 각각 48.5%, 78.0%가 참여 경험이 있다고 밝힌 봉사활동과 직업체험은 고교생이 되면 각각 68.6%와 84.0%로 뛰었다. 이는 다른 분야의 활동과 달리 봉사활동과 직업체험이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영역인 ‘창의적 체험활동 상황’ 항목 중 각각 ‘봉사활동’, ‘진로활동’에 고스란히 기록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항목은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 선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부종합전형 과정에서 반영된다. 반면 초등생의 각각 48.1%, 47.0%가 참여한 적이 있다고 한 모험개척과 자기(인성)계발 활동의 참여율은 고교생이 되면 각각 25.2%와 33.6%로 떨어졌다. 대학 입시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형편 좋을수록 왕성한 활동… 대입도 영향 학생들의 빈부격차에 따른 활동의 차이도 확연했다. 경제수준별로 건강보건, 문화예술, 자기계발, 사회참여 등 청소년 활동 주요 10개 영역에서 자신이 경제적으로 ‘상’이라고 답한 학생들의 참여율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학업 성적도 비슷하게 반영됐다. 성적 기준 ‘상·중·하’와 청소년 활동 참여율이 10개 전 영역에서 정확하게 일치했다. 가족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입시에 반영되는 봉사 및 직업체험, 문화예술 영역에서의 양부모가정 학생의 참여율이 한부모가정 학생을 월등히 앞섰다. 환경이 좋고 학업 의지가 강한 학생이 학교생활에 전념하기 때문에 비교과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것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고 해도, 문제는 이런 흐름이 그대로 대학 입시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지역균형선발 등 일부를 제외한 신입생 대부분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 서울대 수시 모집의 경우 서울 25개구 가운데 강남·서초·송파·양천 등 이른바 ‘4대 교육특구’의 합격자 비율(일반고 기준)이 2010학년도 30.7%에서 2015학년도 47.0%로 늘어났다. 임희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사회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체험활동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청소년 기관을 거점화하는 등의 소외계층 청소년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대입 자소서 스펙, 너도나도 ‘동아리’… 서바이벌 전략은

    대입 자소서 스펙, 너도나도 ‘동아리’… 서바이벌 전략은

    대입 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많이 기재하는 스펙은 ‘동아리 활동’과 ‘학생회 임원’, ‘봉사활동’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서가 되지 않기 위해선 ‘구체성’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교육평가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이 지난해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사 서비스에 등록된 9582건을 분석한 결과 78.1%인 7480건의 소개서에서 동아리 활동 경력이 언급됐다. 10명 중 8명꼴이다. 학생회 임원 활동도 절반 수준인 4494건(46.9%)에서 언급됐다. 다음으로는 봉사활동(3647건, 38.1%), 토론(3612건, 37.7%), 멘토링(2690건, 28.1%) 순이었다. 이전에는 자기소개서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논문 작성’도 1074건(11.2%)이나 언급됐다. 이런 스펙들은 대학교육협의회가 제시한 자기소개서 공통양식 중 ‘고교 재학 중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쓰는 2번 문항과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쓰는 3번 문항에서 주로 등장했다. 문항 자체가 동아리, 학생회 임원, 봉사활동 등을 쓰지 않을 수 없도록 구성돼 있으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사실 나열식의 서술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자기소개서는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학생부를 분석할 때 활용하는 보조적 자료”라면서 “자신을 잘 성찰하고 있다는 점과 자신의 장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리 활동을 했으면 최초 참가 당시의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는지, 동아리 활동 전후로 변화된 것은 어떤 면인지를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문체나 내용 구성 등에서 컨설팅 업체 등 사교육 기관의 손을 거친 자기소개서는 학교 측에서 대부분 구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전공 적합성과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어떤 활동이든 ‘왜 했고, 무엇을 얻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과정 중심으로 풀어 인과관계가 분명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중학생 학생부 관리할 입주교사 찾습니다”

    “중학생 학생부 관리할 입주교사 찾습니다”

    유명 인사의 자서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입주과외’가 부활하고 있다. 교육부가 고교와 대학의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함에 따라 학생부에 기록되는 교과(내신) 및 비교과 내용이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 성적과 함께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관리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 당국의 시도가 오히려 교육의 빈부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4일 한 모바일 구인·구직·중개 애플리케이션에는 ‘입주과외 선생님 모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우리 집에 머물면서 외국어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의 전 과목을 지도해 주면 과외비로 월 18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성적이 오르면 대학 등록금 지원 등 인센티브도 주겠다고 했다. 다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재학 중인 남학생’으로, 테스트 과외를 거친 뒤 정식 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1970~80년대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 유학을 온 고학생들의 중요 생계유지 수단이었던 입주과외가 부활한 것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 시스템의 변화 때문이다. 교육부는 2009년 사교육 폐해를 최소화하면서 학교교육을 내실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고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던 특목고와 일부 자율형사립고 등이 2011학년도부터 이른바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도입했다. 학생부 관리가 고교 입시에서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실제 중학생 대상 과외 구인·구직 시장에선 과거처럼 영어·수학 등의 특정 과목 지도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입주과외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생의 생활 전반을 지도하는 과외 교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 인터넷 과외 중개 사이트 관계자는 “영어·수학 등에 대한 구인 요구는 매년 10% 정도 줄어들고 있다”며 “반대로 학생부 관리와 관련한 과외 수요가 늘고 있는데, 요구 사항이 포괄적이라 일부 과목 지도보다 과외비가 더 비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학 시즌에는 비교과 영역인 발명이나 소논문 과외 수요가 급증한다”고 덧붙였다. 대입에서도 내신,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옛 입학사정관제)의 모집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기소개서 작성 및 첨삭 시장과 함께 학생부 ‘장식’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R&E(Research and Education) 소논문’ 관련 사교육 시장도 커지고 있다. R&E 소논문은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스스로 연구해 간단한 논문을 작성하는 경험을 쌓게 한다는 게 당초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강남권과 특목고에서 대입을 위한 필수 스펙으로 자리잡았다. 강남에서 대입·고입용 소논문을 컨설팅하는 한 업체는 “8주 기본 코스에 비용은 300만원으로 교수급 연구진이 논문 주제를 정해 주고, 첨삭은 물론 면접 대비까지 해 준다”며 “중학생의 경우 방학 중 실험연구 보고서나 발명을 위한 별도 코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기회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새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19세기 여류작가 메리 셸리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19세기 여류작가 메리 셸리

    영국의 작가인 메리 셸리는 자유주의 정치철학자 윌리엄 고드윈과 여권운동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부부의 딸이다. 메리는 생후 11일에 어머니를 여의었지만, 아버지 고드윈은 딸에게 교육면에서 모든 자원을 아끼지 않고 지원했다. 따라서 메리의 사상이나 삶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메리의 남편인 낭만파 시인 퍼시 비시 셸리 역시 고드윈의 정치적 추종자였다. 1970년대까지 메리는 주로 남편 퍼시의 작품을 출판하는 데 참여했다는 점과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정도로만 대중에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학계는 메리가 남긴 자료를 조금 더 포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가치를 인정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그가 남긴 소설 ‘발퍼가’(1823), ‘퍼킨 워벡의 행운’(1830), ‘최후의 인간’(1826), ‘로도어’(1835), ‘포크너’(1837) 등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기행문 ‘1840, 1842, 1843년 독일과 이탈리아 산책’(1844)과 다이어니셔스 라드너의 전기문인 ‘잡동사니 백과사전’(1829~46) 등 그의 덜 알려진 작품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메리의 사상이 당시에는 매우 급진주의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메리는 작품을 통해 당시 여성들이 가정에서 보여주던 협력과 조화를 사회로 확장시킴으로써 시민 사회를 발전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선은 부친 고드윈과 남편 퍼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개인주의가 팽배했던 낭만주의 시대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볼 여지도 있다. 1816년 결혼 뒤 이탈리아에서 살다가 1822년 남편과 사별하게 된 메리는 영국으로 돌아왔고, 여생을 아들 양육과 집필 활동에 집중하며 보냈다. 메리는 생애 마지막 10년을 지루한 투병생활로 보냈는데, 그가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유는 뇌종양이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학 비리’ 상지대 김문기 총장 결국 해임

    사학분규가 벌어지고 있는 상지대의 김문기(83) 총장이 결국 해임됐다. 상지대 관계자는 9일 “상지학원 이사회에서 김 총장에 대한 해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상지대에 대한 특별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총장 해임을 요구한 지 4개월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대학 부속 한방병원장의 관사 부당 이용 ▲교직원 부당 채용 ▲962개 과목에 대한 수업결손 보강대책 미수립 등을 이유로 김 총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재단 이사회는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고, 교육부의 재심 요구를 받은 뒤에도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그러자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7월 15일까지 해임하지 않을 경우 이사진을 해임하겠다”는 계고장을 보냈다. 김 총장의 해임이 결정됐지만, 상지대 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날 이사회는 김 총장을 비판해 온 상지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3명도 학교 명예 훼손 등을 이유로 함께 해임했기 때문이다. 교수협 관계자는 “학교 운영의 실권은 여전히 김 총장 측 인사들이 갖고 있고 총장 해임은 이사진 해임을 막기 위한 꼼수”라면서 “학교 안정화를 위해 교육부는 빠른 시일 내에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뉴스 분석] 자사고 포기 못하는 ‘학부모의 믿음’

    [뉴스 분석] 자사고 포기 못하는 ‘학부모의 믿음’

    #1. 경문고, 세화여고, 장훈고 등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평가에서 지정취소 결정을 받았던 3개 학교에 대한 청문회가 8일 우여곡절 끝에 완료됐다. 청문회는 당초 지난 6~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반발한 학부모들이 무산시키는 바람에 1~2일 늦게 열렸다. #2. 이날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는 지난 5월 특수목적고 재지정 평가 기준점에 미달해 지정취소 대상이 된 서울외고 학부모와 동문들이 지정취소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교육청의 결정에 교육부가 동의해 ‘지정취소’가 최종 확정되면 해당 자사고와 특목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일반고로 바뀌어도 기존 입학생에 대해서는 졸업 때까지 자사고·외고의 교과과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일반고 전환을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 이유는 돈이다. 한 자사고 학생 학부모는 “일반고의 3배나 되는 등록금을 내고 아이를 맡겼는데, 학교가 자사고와 일반고의 2개 체제로 운영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① “대학의 ‘고교등급제’에 희생될까 봐” 학부모들이 자사고를 지키려는 근본적 이유는 대학입시에서의 ‘특목고·자사고 프리미엄’ 때문이다. 모든 대학이 공식적으로 “고교등급제는 없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은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실제 최근 서울 주요 대학의 입시 결과가 학부모들의 이 같은 ‘고교등급제 의심’을 뒷받침한다. 단적으로 서울대의 경우 첫 자사고 졸업생이 나온 2013학년도에 485명(15.5%)이던 자사고 출신 합격자가 2014학년도 579명(18.2%), 2015학년도 594명(18.9%)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한 수도권 대학의 전직 입학사정관은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출신 수험생이 똑같이 내신 1등급이어도 입학사정관들은 같은 1등급으로 보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1학년 때 3등급이었던 일반고 문과 수험생이 2학년 문·이과 계열 구분 뒤 1등급으로 올랐다면 공부를 열심히 했다기보다는 우수한 학생들이 이과로 갔기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비록 자녀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의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대학의 입학사정 과정에서 확인할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② “학교 면학 분위기 흐려진다” 학부모들이 일반고 전환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면학 분위기’다. 일반고보다 자사고·외고에 성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더 많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위기인데, 일반고 신입생이 들어오면 학교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③ “교사의 학생 관리 제대로 안 될 수도” 학부모들은 교사의 학생 관리 수준의 질적 저하도 우려하고 있다. 한 자사고 학부모는 “학생부 관리의 8할은 교사의 몫이고, 그래서 아이를 자사고에 보낸 것”이라면서 “교사가 한 학교에서 자사고와 일반고를 오가며 학생을 지도하게 되면 분명히 학생부 관리가 소홀해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경우도 있다. 중3 자녀를 일반고에 보내기로 했다는 서울 양천구의 학부모 김모(44·여)씨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근처 A자사고보다 B일반고가 내신 경쟁에서도 유리하고 학생부 관리도 더 잘된다고 한다”며 “결국 입시 결과가 좋은 학교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지망 대학 비중 큰 영역 집중하고 실수 줄여야

    지망 대학 비중 큰 영역 집중하고 실수 줄여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30일 앞으로 다가온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행 세부계획을 6일 공고했다. 고3은 대입에 반영되는 마지막 내신시험인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 수능 준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수능은 정시모집뿐 아니라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서 합격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말고사 이후 여름방학까지는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기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자기소개서 등 수시 서류 및 논술고사 준비와도 맞물리면서 수능 준비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네 달 남짓 남은 수능을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를 짚어 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상위권 수험생이 아니라면 현 시점에서 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겠다는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면서 “지금부터의 수능 대비는 지망 대학의 모집 단위에서 비중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버리고 본인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라는 뜻이다. 수험생들은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판단한 뒤 지망 대학을 선정해 해당 대학에서 비중이 큰 영역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지망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중치 등을 고려해 비중이 높은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도 수능 문제의 70%는 EBS 교재와 연계돼 나온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EBS 교재를 기본으로 수능에 대비해야 한다. 국어와 영어는 EBS 교재 지문 중심으로, 수학은 EBS 교재 문제 유형 중심으로, 사회 및 과학 탐구는 EBS 교재의 도표·그래프·그림 등을 중심으로 학습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이라도 기본은 EBS 교재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BS 교재를 중심으로 하되 모의평가 출제경향에 맞춰 변형된 문제의 학습이 필요하다. 중위권 학생들은 새로운 교재보다는 EBS 교재를 반복적으로 학습하되 개념과 원리를 철저히 숙지해 EBS 교재에서 출제된 문제는 틀리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이없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달 평가원 모의평가에서 보듯 쉬운 수능에서 실수를 할 경우 수시모집에서 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표준점수 및 백분위를 적용하는 정시모집에서는 동점자가 다수 발생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수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전과 같은 연습을 시간에 맞춰 자주 하는 것이다. 수능처럼 시험시간을 정하고 문제를 꼼꼼히 읽어가며 마지막 문제 풀이까지의 시간 안배 훈련을 하자. 채점 후에는 반드시 자신만의 오답노트를 만들어 틀린 문제를 재차 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달 모평은 지난해 수능에 비해 국어B의 문제는 다소 쉽게 나왔고, 수학B는 어렵게 출제됐다. 재수 및 반수생이 대거 응시하는 9월 모평에서 다시 난이도가 조정될 수 있다. 출제경향과 난이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금물이지만, 이를 아예 무시하는 것은 낭패로 이어질 수 있다. 고난도 문제에만 집중해서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고, 기본 개념만 숙지했다가 실전에서 막막해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대체로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지난해 변별력이 없었다는 논란이 제기된 수학B와 영어에서는 최상위권을 판별할 수 있는 고난도 1~2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어려웠던 국어B는 다소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어·수학·영어 영역이 쉽게 출제되면 과목을 선택하는 탐구영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탐구영역이 합격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아직 탐구영역을 결정하지 못한 수험생이 있다면 여름방학 동안 사회 및 과학 탐구영역의 응시과목을 서둘러 결정하고 철저히 대비하도록 하자. 수준별로 출제되는 국어와 수학은 A형과 B형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인문계열은 주로 국어B형과 수학A형, 자연계열은 국어A형과 수학B형을 선택한다. 하지만 A형과 B형 중 어느 쪽을 선택해도 지원 가능한 대학들이 많다. 특히 수학B형을 선택해 준비하는 수험생 가운데 모의고사에서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은 수학B형을 계속할지 아니면 수학A형으로 바꿀지를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최근 많은 대학에서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에서 사회탐구 과목 중 점수가 낮은 과목을 제2외국어 및 한문 점수와 비교해 점수가 높은 과목을 반영하고 있다”며 “따라서 인문계열 학생들은 가급적 제2외국어 및 한문에 응시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정규수업 없는 사탐 선택과목, 방학 보충 말라니…

    정규수업 없는 사탐 선택과목, 방학 보충 말라니…

    서울 K고등학교 교무부장 A교사는 여름방학 방과후학교 계획안을 검토하다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방학 기간 중 2학년 문과반 희망자를 대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사회 선택 과목인 ‘법과 정치’, ‘동아시아사’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올라왔는데, 이를 시행할 경우 방과후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가르치지 못하게 한 이른바 ‘공교육정상화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과후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으면 2학기 교육과정에도 편성돼 있지 않은 이 두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결국 인터넷 강의(인강)를 듣거나 학원 수강을 해야 한다. A교사는 5일 “어쩔 수 없이 방과후학교 운영 계획에는 별도의 과목 표시를 하지 않았고, 해당 교사들에게 ‘눈치껏 알아서 수업을 진행하라’고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공교육정상화법이 일선 고교 현실과 맞지 않아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되지 않은 과목은 방과후학교에서도 가르칠 수 없도록 한 법 8조 1항 때문에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가 된 한국사와 함께 9개의 사회 영역 과목 중 2개를 선택해야 하는 고2 문과 학생들이 인강과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이렇다. 일선에서는 교육부가 학교 유형별로 정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예체능 교과 필수 이수단위를 기초로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는데 인문계 고교에서는 현실적으로 수능에서 점수 비중이 큰 국어, 영어, 수학 과목 수업을 시간표에 많이 넣는다. 사회 탐구 영역은 과목이 많고, 학생들의 선택은 제각각인데, 교사는 부족하다. 또 문과 선택이 줄어들고 있어 새로 교사를 충원할 수도 없다. 그래서 학생들의 요구를 방과후교실에서 어느 정도 소화해왔다. 물론 이마저도 충분치는 않아 소수가 선택하는 과목을 원하는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2017학년도부터 필수가 된 한국사가 의무적으로 교육과정에 편성되면서 학기 중 다른 사회 과목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공교육정상화법이 시행되면서 방과후수업으로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길마저 원천봉쇄된 것이다. 실제로 지리학과를 지망하는 고2 최모(17)양은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공부하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지망자가 적어서 수업이 없다”며 “어쩔 수 없이 인강으로 공부하고 있고, 겨울방학 때 사탐 학원에서 최종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방과후학교를 선행학습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안을 예고했지만, “시행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 제정의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조치”라는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올 수능 11월 12일 시행… 원서접수 새달 27일부터

    오는 11월 12일(목요일) 시행되는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가 8월 27일 시작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6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계획을 5일 확정 발표했다. 원서접수 기간은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12일간이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2일까지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시험은 국어(A·B형), 수학(A·B형), 영어,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 순으로 진행된다. 단, 수험생의 부담 경감 등을 위해 국어 B형과 수학 B형을 동시에 선택하는 것은 안 된다. EBS 교재와 강의의 수능 출제 연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 70% 수준으로 유지된다. 똑같은 지문 출제로 부작용이 발생했던 영어 영역의 일부 지문은 바뀌어 출제된다. 수험생은 시험장에서 요일 표시 기능이 있는 시계도 휴대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시각과 교시 별 잔여시간, 연월일 표시 기능만 있는 시계만 허용됐으나 시중에 요일이 들어간 시계가 많아 이 제한이 완화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강·성균관대 “학생선발 자율권 갖겠다”

    서강·성균관대 “학생선발 자율권 갖겠다”

    시행 2년째인 교육부의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1차 서면심사에서 서강대와 성균관대가 탈락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고교 정상화를 위해 학생부 중심 전형을 늘리거나 대입전형 간소화 등을 시행하는 대학에 최소 2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각각 6억원과 14억원을 지원받았던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1차 심사에서 탈락한 데 대해 반발하는 동시에 2018학년도 전형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고교 1학년이 대학에 가게 될 2018학년도 입시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대학은 대입 수시전형에서 상위권 및 중상위권 수험생이 대거 몰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는 올해 수시전형에서 논술고사를 통한 모집인원이 많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성균관대는 2016학년도에 전체 수시 모집 인원의 48.2%인 1176명을 논술로 뽑는다.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서강대 역시 논술 모집 인원과 수시 모집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서강대는 수시 전체의 35.5%인 385명을 논술로 뽑는다. 성균관대, 한국외대(42.6%), 고려대(37.2%)에 이어 네 번째다. 이에 대해 두 대학은 평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최근 4~5년 동안 고교 일선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일정한 유형으로 문제를 출제해 왔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이미 ‘학원에 가지 않고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화됐다”며 “오히려 과학고, 외국어고 출신자들을 집중적으로 뽑는 특기자 전형을 늘린 학교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지원사업 선정 대학 발표와 함께 교육부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두 대학은 반발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학생 선발 방식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3년 예고제’에 따라 대학들은 다음달까지 2018학년도 전형계획을 완성해야 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고 지원을 배제하고, 교육 당국이 제시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우수 학생 선발’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현재의 전형 방식을 근본적으로 따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1차 심사에서 탈락하자 계약직 입학사정관들에게 계약 만료를 통지했다. 입학사정관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교사협의회 측은 성균관대를 비판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입학사정관의 급여를 국고 지원으로 지급하다가 국고를 못 받는다고 내보내는 건 얄팍한 행위라는 취지다. 서강대는 ‘고교 교육 정상화’의 의미부터 검토한 뒤 학생부 중심 전형을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성적 평가 요소가 커 매년 불공정 논란이 벌어지는 학생부 종합을 줄이자는 의견도 많다”며 “일선 교수들의 공통된 의견은 학생부 전형보다 논술로 뽑은 학생의 수학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논술 경쟁률 역시 서강대는 58.35대1, 성균관대는 53.51대1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전형료 수입만으로도 국고 지원 중단 사태를 돌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교육부의 지원사업 자체가 주먹구구식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사업의 성과로 학생부 중심 전형은 늘었지만 꼼수를 부리거나 지원금만 받고 개선을 외면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각각 6억 8000만원, 8억 8000만원, 30억원씩을 지원받은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는 오히려 2016학년도에 스펙 경쟁을 유발한다고 비판받아 온 특기자 모집 인원을 대폭 늘렸다. 한 서울지역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사립대 리더’ 격인 연세대나 고려대 등이 반발할 때는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쥐여 주니 자선사업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6억원을 지원받은 충청권의 한 사립대는 학과에서 선발해야 할 교수를 입학사정관 전담 교수로 뽑는 편법을 썼다. 국고 지원이 끊기면 전공 교수로 돌리는 방식이다. 한 전직 수도권 대학 입학사정관은 “재정 지원사업으로 입시를 컨트롤하려는 의도 자체가 문제”라며 “대학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당근과 채찍’이 없는 이상 교육부가 대학에 끌려가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학생 50여명에 장학금… 꿈을 쥐여준 선생님

    학생 50여명에 장학금… 꿈을 쥐여준 선생님

    교육부는 35년간 경북 지역에서 교사로 재직한 김정호(71)씨를 ‘7월의 스승’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교육부가 친일 행적 논란을 피해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생존 인물을 이달의 스승으로 발표한 것은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김씨는 1972년부터 2006년까지 울릉중, 영해여중, 대흥중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가난한 학생 50여명에게 장학금을 만들어 주었고 울릉중 재직 시절에는 학생들의 꿈을 담은 ‘자성예언록’(일종의 타임캡슐)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대통령표창(1999년)과 남강교육상(2005년) 수상 경력이 있다. 김씨는 “학생들에게 진심은 항상 통한다”며 “나는 지금껏 고생도 많이 했지만 항상 학생들 덕분에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자사고·교육청 싸움에 애꿎은 학생만 피해

    자사고·교육청 싸움에 애꿎은 학생만 피해

    서울시교육청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간 갈등이 양측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자사고 교장들이 시교육청의 평가 결과에 반발, 자사고 지정취소 관련 청문회의 전면 거부는 물론이고, 시교육청을 상대로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히고 나섰다. 교육당국과 학교현장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지역 24개 자사고로 구성된 서울자율형사립고교장연합회는 2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6, 7일로 예정된 자사고 지정 취소 4개교에 대한 청문회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경문고, 미림여고, 세화여고, 장훈고 등 4개 학교는 시교육청의 올해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에서 기준점인 60점에 못 미쳐 지정 취소 결정을 받았다. 연합회 회장인 오세목 중동고 교장은 “시교육청이 교육부가 제시한 평가 표준안의 배점을 자의적으로 조정하고 재량평가 지표도 자사고와 사전 조율 없이 교육청의 입맛대로 정했다”면서 “시교육청의 이번 평가는 자사고 폐지를 겨냥한 편향된 평가”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시교육청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도 즉각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6개 자사고에 대한 지정 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직권으로 취소하자 소송을 낸 바 있다. 연합회는 ‘자사고 신입생 지원율이 1.2대 1 이상일 경우 면접권을 시교육청에 양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시교육청과의 합의도 백지화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 방침도 시사했다. 시교육청은 자사고의 이런 반발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평가 기준이 지난해보다 크게 완화된 데다 기준 자체도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의 집단 반발은 지난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취임 이후 누적된 갈등에서 비롯됐다. 조 교육감은 취임 직후 자사고를 ‘지나치게 입시 교육에 몰두하고 일반고를 황폐화하는 주범’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전임자인 문용린 교육감이 만든 자사고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 지난해 14개교 가운데 6개교를 지정 취소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평가 기준을 지난해보다 완화했지만, 또다시 4개교에 대한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양측의 갈등에 대해 교육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시교육감이 특성화중, 특목고, 자사고를 지정 취소할 때 교육부 장관과 ‘협의’를 하도록 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장관의 ‘동의’를 구하도록 개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행규칙이 바뀌면서 사실상 자사고 평가에 대한 주도권은 교육부가 가져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동지’에 가까웠던 자사고 교장들의 반발에 교육부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시교육청의 외국어고 평가에서 지정취소 대상이 된 서울외고에 대한 판단을 미루고 있다. 시교육청이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히면서 지정 취소에 동의하지 않을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자사고 평가를 두고 학교가 반발하고 시교육청과 교육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일반고와 자사고 가운데 고민하고 있는 중3 학부모 최모(42·여)씨는 “자사고가 이렇게 시끄러운데 아이를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우리 아이가 입학한 이후에 지정취소 논란이 생기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17년된 수행평가 아직도 ‘엄마평가’ 못 벗어났다

    17년된 수행평가 아직도 ‘엄마평가’ 못 벗어났다

    학부모의 절반 이상이 자녀의 ‘수행평가’를 돕고 있으며, 이에 대해 물적·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17년째 일선 초·중·고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행평가는 학생이 교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숙제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은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학부모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7%가 ‘자녀의 수행평가를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수행평가를 돕는 이유(복수응답)로는 63.9%가 ‘성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른 가정 자녀도 부모 도움으로 좋은 결과물을 내기 때문에’라는 답변도 51.1%에 달했다. 이어 ‘자녀 혼자 하기에는 어려워 보여서’(37.6%),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아이가 안쓰러워서’(31.6%), ‘자녀가 원하기 때문에’(17.3%) 등이 뒤를 이었다. 학부모들은 전체 과목 수행평가를 돕는 데 한 학기 평균 5.7시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 43.2%는 자녀의 수행평가를 위해 사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사교육을 지원하지 않는 학부모들도 81.2%는 향후 사교육을 시킬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수행평가를 돕거나 사교육을 지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51.6%가 ‘그렇다’고 했다.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대답은 3.2%에 그쳤다.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데 자녀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과목으로는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 과목이 29.6%로 1위를 차지했다. 수행평가 준비가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는 수학(32.1%)이 꼽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면접, 부담되면 학생부종합전형 노려라

    면접, 부담되면 학생부종합전형 노려라

    일반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에서 2~3배수의 면접 대상자를 뽑고, 2단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하지만 면접을 보지 않고 서류나 학생부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면접 없이 오직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것을 증명하는 것만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을 29일 알아봤다. 서류평가도 한 번이 아니라 단계별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단계별 전형은 1단계에서 3배수의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전형요소의 성적을 모두 합산해 한 번에 뽑는 일괄전형보다는 지원 부담이 다소 적다. 성신여대의 학교생활우수자(341명) 및 지역균형(100명)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평가로 3배수를 가려내고, 2단계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심층 평가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한국항공대의 학교생활우수자(89명)와 고른기회(27)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을 정량평가해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를 종합평가해 1단계 성적 50%와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단계별 전형 없이 서류종합평가(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로 한 번에 선발하는 학교도 있다. 각 서류의 반영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고, 대학별로 정성적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과성적이 조금 약하더라도 서류를 통해 전공 적합성 및 준비 정도를 보여줄 수 있다면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단국대 DKU전형(334명)은 2015학년도에 지원율 12.83대1(죽전캠퍼스)을 기록한 대표적 서류 100% 전형이다. 서강대 학생부종합전형은 자기주도형(290명)과 일반형(269명)의 두 가지인데 자기주도형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활동보충자료를 활용하고 일반형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활용한다. 한양대 학생부종합(915명)은 올해도 학생부 외에 그 어떤 서류도 요구하지 않고, 수능 최저도 없이 100% 서류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편이라면 교과 반영 비율이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2016학년도에 신설되는 국민대 학교생활우수자(261명) 전형은 교과성적 70%와 서류 30%로 옥석을 가려낸다. 서울여대 일반학생(383명) 전형 역시 교과성적 70%와 학생부, 자기소개서 종합평가 성적 30%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면접에 부담을 느끼는 수험생이라면 서류 중심의 학생부종합전형을 노려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면서 “다만 학교별로 수능 최저학력 기준 요구 여부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리처드 니스벳은

    미국의 사회문화 심리학자인 리처드 니스벳(74)은 문화와 사고방식에 관한 연구로 세계 심리학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 예일대 교수를 지냈고 현재 미시간대 심리학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의 양대 심리학회인 미국심리학협회와 미국심리학회의 학술상을 모두 수상했고, 2002년 사회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미국과학원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생각의 지도’에서 동서양 간 생각의 차이를 다뤘던 니스벳은 최근 펴낸 ‘무엇이 지능을 깨우는가’에서는 지능(IQ)의 차이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지능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여기지만, 니스벳은 중산층과 빈곤층, 동양인과 서양인 등의 지능 차이를 분석해 지능이 유전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는 지능이 생물학적 기원을 갖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기존 연구들의 오류를 바로잡고 심리학, 유전학, 뇌과학의 최신 데이터를 분석해 문화가 우리의 지능과 잠재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낸다. 지성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왜 학교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지, 사회적 계층 차이가 지능과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문화적 요인이 지능에 특별한 이점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풍부한 증거들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이미 결정돼 있는 유전자 코드가 아닌 문화, 학교, 사회적 환경과 같은 요인들이 미래의 지적 진보를 위한 열쇠라는 점을 역설한다. 지능에 관한 상식과 편견을 뒤집은 니스벳의 주장은 교육에 대한 사회의 역할과 책임, 우리의 교육 시스템, 나아가 사회 개혁을 위한 성찰의 기회도 제공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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