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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쇠고기 고시 이후] 거세진 시위대

    [美쇠고기 고시 이후] 거세진 시위대

    정부의 장관 고시 관보 게재에 실망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폭력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경찰이 시민들을 무더기로 연행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 심각한 불상사가 우려된다. 26일 밤 광화문 주변에서 벌어진 50차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9시부터 경찰버스를 끌어내기 시작했고, 경찰은 곧바로 소화기와 물대포로 응수했다. 양측 모두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시민들은 “세종로에서 한가롭게 구호나 외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만류에도 청와대 진입 시도가 계속됐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 이어진 49차 촛불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이 용이한 신문로 새문안교회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새문안교회 뒤 주차장에 도착하자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폭이 5m도 안 되는 주차장 진입로에 시위대 300여명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200여명의 전의경을 투입했다.“밀리면 안 된다. 기자도 예외없다.”는 현장 지휘관의 지시도 나왔다.3m 떨어진 시민들에게 고압의 물대포가 직격으로 쏟아졌다. 차량 위에 올라가 있던 방송사 촬영기자에게도 물대포를 쐈다. 조모(53·자영업)씨는 왼손 가운데 손가락이 절단됐고,2명의 시민은 방패에 찍혀 코뼈가 내려앉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전·의경들도 극도로 흥분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찰 ‘촛불끄기’ 무리수

    경찰 ‘촛불끄기’ 무리수

    경찰이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강행에 코드를 맞춰 법 절차를 무시한 강경진압으로 본격적인 ‘촛불끄기’에 나섰다. 시민 수백명은 25일 오전 고시강행 소식이 알려지자 오후 3시15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에 모여 기습적인 정부 규탄시위를 열었다. 경찰은 왕복 6차선 자하문길의 2개 차로를 경찰버스로 막고 나머지 차선도 전경 부대로 차단한 뒤 오후 3시45분쯤 방패를 앞세워 시민들을 내자동 네거리 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15분 뒤 경찰은 “여러분들, 이거 불법이다.”라고 말한 뒤 바로 강제해산과 연행에 들어갔다. ●3차례 이상 자진해산 명령 규정 위반 경찰의 이런 해산과정은 명백한 불법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17조는 불법 미신고 집회라고 하더라도 ‘해산요청을 한 뒤 자진해산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3차례 이상 자진해산을 명령하고 난 뒤 직접 해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어청수 경찰청장 취임 뒤 ‘선진국 수준의 법질서 확립’을 소리 높여 오던 경찰이 스스로 법질서를 위반하는 이율배반을 저지른 셈이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말한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불법’을 경찰이 저질렀다.”면서 “법집행 기관이 법절차를 어기면 국민들에게 법에 대한 냉소가 생겨 국가 근간이 흔들린다.”고 꼬집었다. ●초등생도 연행했다 10분 뒤 풀어줘 경찰은 또 12세에 불과한 초등학생을 한때 연행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강력하게 항의했고, 경찰은 처음엔 ‘초등학생 연행’을 부인하다 10여분 뒤 이 학생을 풀어줬다. 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경찰버스 앞에서 시민 연행에 항의하자, 여경 5명이 문을 연 뒤 다짜고짜 이 의원의 몸을 들어 연행했다. 이 의원은 “초등학생이 연행된 것에 항의하고 있는데 여경들이 나를 낚아채 버스에 태웠다.”면서 “미란다 고지 원칙도 지키지 않았고, 해산 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연행과정에 항의하는 시민 8명을 “인도로 가시라.”고 유도한 뒤 이에 응해 인도로 간 이들을 무조건 연행하는 꼼수를 부리고 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을 표적 연행하기도 했다. 한 경찰 간부는 “법원에서 알아서 한다. 전원 다 체포하라.”고 현장에서 명령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나정훈(81)씨 등 모두 100여명의 시민을 연행했다. ●무차별 연행·고시 강행 항의 집중 촛불집회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고시 강행에 항의하는 집중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 3000여명, 주최측 추산 2만여명)이 모였으며 이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세종로 네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시민들은 오후 9시10분부터 대책회의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대문 새문안교회 인근 골목길을 통해 청와대 쪽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 막혀 줄줄이 연행됐다. 한편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 300여명은 이날 낮부터 서울광장에서 6·25전쟁 추모식을 가졌고, 추모식이 끝나자마자 같은 장소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6·25 국가 기도회’가 열렸다. 이재훈 김정은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추모집 발간

    ‘동양의 마르코폴로,’ ‘여신(旅神)’ 등으로 불린 김찬삼 전 세종대 교수(지리학과)의 5주기(7월2일)를 앞두고 추모집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이지출판사)이 발간됐다. 안병욱 전 숭실대 교수와 친지·가족 등이 주도한 김찬삼 추모사업회는 2002년 76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인의 5주기를 맞아 추모집을 출판하게 됐다고 맏딸인 김을라(60·미국 거주)씨가 25일 밝혔다. 김씨는 “아버지는 40여년간 세계여행 중 아리랑과 애국가 등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알리면서 국내외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 참다운 여행가였다.”고 추모했다. 김찬삼은 1958년 9월 북미로 떠나 2년 10개월 동안 중남미·아프리카·중동 지역의 59개국(지구 3.5바퀴 거리인 총 35만여 리)을 돌아봤다. 그는 동남아 여행 중 자동차 사고로 귀국한 20차 여행(96.11∼97.2)까지 여행기간 43년(여행 시간만으로 14년), 이동 거리는 지구 32바퀴에 해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편 추모사업회가 이번에 제정한 김찬삼 여행상의 제1회 수상자로 세계적인 뗏목 탐사가인 윤명철(54) 동국대 교수(고구려·동아시아 해양사)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새달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윤 교수는 2003년 중국 저장성에서 출발해 황해를 건너 인천에 도착한 뒤 다시 제주도를 거쳐 일본 규슈의 나루시마에 이르는 장보고의 행적을 추적 탐사하는 등 왕성한 탐험 정신을 인정받아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광고 중단 요구는 소비자 운동”

    네티즌들의 조선·중앙·동아일보 불매운동과 광고게재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 운동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법대 김기창 교수는 2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주최로 열린 ‘네티즌의 불매운동과 광고중단요구, 과연 불법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소비자 운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관돼 있고, 언론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만큼 사회적 책임이 있다.”면서 “언론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자신의 어젠다를 이상한 방법으로 추구하고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적인 방법이 좋지만, 주체가 언론기관인 만큼 실효성이 없을 때 정부에 요구할 수 없다.”면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윤리적 소비이며 광고를 주는 회사에 대한 보이콧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보수언론에 대한 불매운동과 광고중단요구가 형법상 업무방해죄나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변 한명옥 변호사는 “형법 제314조에 해당하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를 사용하거나,‘위력’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촛불집회의 배후론을 제기한 언론사에 대한 항의 내용 등은 언론보도에 대한 비판으로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린 보수언론에 대한 주장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면 ‘위계’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광고 업체에 항의전화를 하는 것도 ‘위력’을 가하는 행위라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또 “네티즌들에게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그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들은 대체로 일부 신문사의 모순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면서 “이는 객관적인 진실이기에 명예훼손으로 의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치매예방주사”… 농어촌 노인 홀린다

    농어촌 지역의 의원급 병원에서 주로 처방이 이루어지는 이른바 ‘치매예방주사가 실제로는 뇌혈액순환기능개선제로 밝혀졌다. 병·의원들은 보험적용시 2338원인 이 주사제를 최대 3만원까지 받고 있다.‘치매예방주사는 최근 농어촌 노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일부 노인들은 도시에 있는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옆집 누구는 맞았는데, 나도 맞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의원급 병원뿐만 아니라 노인요양병원과 중규모의 종합병원에서도 치매예방주사를 놓는다는 안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치매예방주사라며 처방하고 있는 ‘타나민 주사제는 은행잎 추출 약품으로 치매예방이 아닌 말초혈관 확장, 뇌기능 개선제 용도로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른바 ‘오프라벨, 즉 의약품의 허가사항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허가사항 이외의 의약품 사용이기는 하지만 진료 의사가 경험상·소견상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재량권에 속하는 영역으로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이와 유사한 대표적 사례가 원래 신경마비 등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주름살 제거 성형수술에 이용되는 보톡스 시술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프라벨로 처방이 이루어지면 건강보험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타나민 주사제는 보험적용시 2338원이다. 하지만 의사 재량에 의해 처방이 이루어지면 임의비급여로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실제 시중 병·의원에서는 1회에 적게는 1만원에서 최대 3만원까지 받고,1년에 10여차례 주사를 권하고 있다. 병·의원이 합법적인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강아라 사무국장은 “의사재량권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의료서비스 과정에서 폭리를 막을 수 있는 오프라벨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성 & 남성] 신상품 중독 신상녀·신상남

    [여성 & 남성] 신상품 중독 신상녀·신상남

    이달에도 어김없이 날아온 카드대금청구서. 실눈으로 조심스레 사용내역을 훑어 본다.“아, 지난달 빨간구두는 ‘지르지’ 말았어야 했는데….”매번 반복되는 후회다. 하지만 후회도 잠시,‘신상’(신상품)을 향한 욕심은 마음 한 구석에서 계속 솟구친다. 비단 TV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오는 서인영만이 ‘신상녀’가 아니다.‘신상’에 사로잡힌 우리 시대 남녀들의 얘기를 들어 보자. 의류업체에 근무하는 이모(34·여)씨는 ‘신광(新狂)’으로 불린다. 신상품에 광적으로 집착하기 때문이다. 가방, 화장품, 구두, 옷 등 애착을 보이는 물품도 다양하다. 더구나 명품이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화장품은 스킨, 로션부터 아이라인 그리고 파우더까지 세트로 구입한다. 매월 카드대금 결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점심은 회사 구내 식당을 이용한다. 친구들과의 모임에는 빠지지 않는다. 폼잡기 위해서다. 이씨는 며칠 전 외국 출장을 가는 동료에게 면세점에서 루이비통 가방과 명함첩을 사다줄 것을 부탁했다.“예전에 사놓은 가방이나 구두, 옷 등이 많아요. 하지만 신상품이 나오면 꼭 사야 해요. 사지 않으면 잠을 못 자거든요.” ●‘신상녀’, 신상은 자기만족, 꼭 사고야 만다. 일부 여성들은 ‘신상’(신상품)을 통해 자기만족을 얻는다고 한다. 회사원 강모(27·여)씨는 일본에 가는 친척에게 200만원대의 L사 핸드백을 구입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30% 낮은 가격에 백을 사들고 온 친척은 “위에 살짝 잡힌 주름만 빼면 옛 모델과 전혀 차이가 없다.”고 했다. 강씨는 일본 S사의 립스틱을 모으는 습관이 있다. 나오자마자 팔려 나가는 립스틱을 구하는 방법은 선금을 주고 제품이 나오기 전에 예약하는 것. 그렇다고 해서 그 립스틱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알아 보는 것은 아니다. “자기만족을 경험한 사람은 ‘신상’ 구입을 끊기 힘들죠. 어떤 사람은 부질없는 쇼핑이라고 말하지만 물건이 아닌 자신을 존중하는 경험을 얻는 일종의 의식이에요. 물론 다른 방식으로도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죠. 하지만 그 방법은 각자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근무하는 이모(30·여)씨는 구두 수집광이다. 신발가게에 진열된 새로 나온 구두가 있으면 지나가다가도 그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씨는 얼마 전 패션잡지에서 평소 선호했던 브랜드의 신상품 구두를 보고 구매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가격대가 보통 브랜드의 두 배 이상이었다. 어느 날 이씨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가다가 구두가게의 진열장에 진열된 그 구두를 보고야 말았다. 이씨는 그 구두에 한눈이 팔려 한참을 뜯어 보았다. 결국 이씨는 그날 오후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이 신상 좋아하는 버릇을 고쳐야 하는데…. 한 번 꽂히면 빠져 나오지 못해요.” 대학원생 이모(25·여)씨는 마라톤에 흠뻑 빠졌다. 달리고 달리다 보면 논문과 취직 등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다.3년째 마라톤을 계속하다 보니 제대로 달리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운동화란 생각에 이르렀다. 이씨가 유일하게 탐내는 물품은 마라톤화다. 지금까지 이씨가 사들인 마라톤화는 20켤레가 넘는다. 그는 마음에 드는 신상품이 나오면 ‘저 마라톤화를 신고 풀코스를 뛰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이씨는 신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사지는 않는다. 동호회 사람들의 반응을 살핀 뒤 신중하게 구매에 들어간다.“화장품과 패션용품을 사들이는 것과 마라톤화를 사는 것은 다를 게 없죠. 결국은 자기만족이 목표니까요.” ●신상 NO! 나만의 스타일 창조 그렇다고 모든 여성이 신상에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일부러라도 신상을 경계하는 이들도 있다. 회사원 신모(27·여)씨는 ‘신상’이라면 고개를 내젓는다. 옷이나 핸드백 등에 관심이 많은 건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지만, 신상이 나왔다며 우르르 달려드는 유행을 따라가기가 싫다. 신상을 들고, 남들 앞에서 예쁜 척하며 자기 과시욕을 맘껏 부리는 친구들을 보면 내 개성을 찾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신씨는 옷가게를 가서도 복고풍의 옷을 고르고, 그 옷들을 적절하게 잘 매치해 자기만의 멋을 창조해 낸다. 머리 스타일도 마찬가지. 최근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 나오는 배우 최강희가 하고 있는 ‘베이비펌’ 스타일은 신씨가 이미 지난해부터 하고 다닌 스타일이다. 언론에서 ‘최강희 스타일’이라며 유행을 강조하자, 문득 머리 모양을 바꾸고 싶어졌다.“신상이 세련되고, 예쁘긴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걸 따라하긴 싫어요. 특이하면서도 나만 가진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제품과 스타일이 좋죠.” ●‘신상남’, 신상 그 자체가 기쁨 남성들도 신상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최모(33)씨는 ‘외제 승용차 광’이다. 신차가 출시되면 사족을 못 쓴다. 형편상 값비싼 차는 구입하지 못한다. 최씨는 신차가 출시되는 순간부터 자린고비로 돌변한다. 점심은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저녁 모임은 사절하거나 참여하더라도 계산하기 전에 슬그머니 빠져 나온다. 최씨는 그렇게 2년 동안 악착 같이 돈을 모아 지난해 초 4000만원대의 외제차 ‘푸조’를 구매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씨는 올해 초 ‘아우디’를 새로 구입했다. 이번에는 돈이 모자라 카드 할부로 샀다. 최씨는 요즘 카드빚을 갚느라 정신이 없지만 기분만큼은 최고다.“월급에서 카드 할부 값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 당분간 쪼들리는 생활이 이어지겠죠.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데서 느껴지는 우월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회사원 김모(33)씨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새로 나온 ‘신상’ 농구화만 보면 입이 바짝 타들어간다. 중학교 때부터 농구에 매료된 김씨에게 농구화는 단순한 신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농구를 할 때 옷은 아무렇게나 입어도 상관없지만, 농구화는 좋지 않은 걸 신으면 발바닥이 상하는 등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구 좀 한다는 친구들 사이에서 농구화는 농구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제압 도구였다. 때문에 마이클 조던이나 샤킬 오닐 등 스타들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농구화 시리즈 모으기는 예나 지금이나 김씨에게 중요한 취미다.“이태원이나 동대문 등 유명 스포츠물품 할인점에 들러 새로 나온 농구화를 살피는 게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이젠 몸이 무거워져서 실제로 농구를 즐기진 못하지만, 수년 전부터 장식장에 시리즈별로 모아 놓고 마치 코트를 뛰는 것처럼 보고 즐기곤 한답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최근 22번째 휴대전화를 장만했다.1998년 첫 휴대전화를 장만한 뒤 10년 동안 한 해 2대 이상의 전화기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번 휴대전화의 기종은 액정이 직접 반응하는 이른바 ‘터치폰’이다. 학교다닐 때도 친구들 중 누군가가 자신보다 신형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면 참을 수 없었다. 졸업 후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휴대전화 ‘갈아타기’를 시작했다.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은 “좋은 휴대전화가 밥먹여 주냐.”며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그의 사랑은 계속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형 컴퓨터라든가 TV 등 다른 전자제품에 대한 신형 강박증은 없다는 것이다.“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휴대전화잖아요. 다른 건 몰라도 휴대전화만은 최신형을 가지고 다녀야 자신감이 생겨요.” ●신상, 그거 왜 사는데? 회사원 윤모(36)씨는 부인이 ‘신상’을 너무 좋아해 부부싸움을 하곤 한다. 그의 부인이 꽂힌(?) 신상은 대부분 청바지이다. 대학시절부터 싸고 질기다는 이유로 청바지를 즐겨 입었던 그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지난주 부인이 사온 D사의 청바지는 45만원이었다. 가장 유명한 L사 청바지도 20만원대다. 그는 “한 달에 한 벌씩 청바지를 사대는데 낭비라고 생각한다.”면서 “수입청바지 원가는 5만원도 안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부인은 윤씨에게 “남자들이 낚시나 골프를 좋아하고 거기에 돈을 쏟아붓는 것처럼 일종의 취미”라고 반박한다.“몸에 붙는 청바지만 해도 5벌은 넘을 텐데 또 산다면서 외국직수입 사이트까지 섭렵하고 있어요. 입지도 않는 것도 있던데 전 솔직히 이해를 못 하겠어요.” 회사원 이모(29)씨는 일명 중고 명품 마니아다. 굳이 신상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왕이면 싼 가격에 명품을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씨는 주로 인터넷 사이트를 발품팔고 찾아 다니며 A급 상태의 명품중고상품을 구입한다. 어차피 명품백이나 시계 등은 큰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스타일이 스테디셀러인지라 신상과 중고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이씨는 주장한다. 그는 오히려 신상보다 중고품이 갖는 매력이 더 크다고 한다. 신상을 들고 다니며 물건을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드러내는 것보다 오래전부터 나는 이 명품을 들고 다녔다는 것을 중고품을 통해 오히려 티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요즘 유행하는 ‘신상’이란 개념이 소비욕을 부추기는 것 같아 맘에 들지 않는다.TV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유행어 ‘신상’이 널리 퍼지게 된 후 유난히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신상이란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물론, 신상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나 여유있어요.”라고 뻐기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직장동료의 덕이 컸다. 신상을 좋아하다 한 달 월급을 통째로 카드빚 갚느라 거덜낸 직장동료 때문에 김씨는 신상을 쫓는 사람들이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갖게 됐다.“빚까지 내면서 꼭 새로 나온 상품을 구입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그냥 자기 분수에 맞게 소비하고 살아야죠.” 김정은 황비웅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쇠고기 추가협상이후] “재협상 때까지 촛불 계속”

    [쇠고기 추가협상이후] “재협상 때까지 촛불 계속”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20일 시작된 ‘48시간 릴레이 촛불시위’는 22일 밤에도 계속됐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정부의 추가협상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한·미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비폭력·평화기조의 촛불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열린 집회에는 경찰추산 2500명(주최측 추산 1만명)이 참가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촛불시위는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 발표를 계기로 다시 격렬하게 진행됐고, 모두 1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하지만 비폭력 기조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자정 의지’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21일 6·10이후 최대인파… 12명 연행 21일 밤 시위에는 지난 10일 ‘100만 촛불대행진’ 이후 가장 많은 인파(주최측 추산 10만명·경찰 추산 9600명)가 모였다. 시위대는 22일 아침 7시30분까지 밤샘 시위를 한 뒤 해산했다가 오후 7시 서울광장에 다시 모여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2일 저녁 7시 끝내려던 ‘48시간 릴레리 시위’를 연장했다. 21일 밤 시위대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모래주머니로 이른바 ‘국민토성’을 쌓았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측이 미리 근처로 운반해 둔 모래를 작은 자루에 퍼담아 이순신장군 동상 앞을 가로막은 경찰버스 차벽으로 옮겼다. 자정을 넘기면서 ‘국민토성’이 가로 2m, 폭 3m, 높이 3m 크기로 쌓이자 시위대 수십명은 이를 밟고 경찰버스 위로 올라가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외쳤다. 김모(33)씨는 “아무리 불러도 청와대가 대답이 없으니 답답함이 쌓여 분노가 됐다.”면서 “국민토성은 시민들도 더 이상 정부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좌절’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날 새벽 시위대는 경찰 버스를 서로 묶고 있던 쇠사슬을 끊고 버스 1대를 끌어냈다.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전경 8명은 시위대에 소화기를 분사했다.30여분간 고립됐던 전경들은 시민들의 안전보장 약속에 따라 버스에서 내려 경찰에 무사히 복귀했다. 시민들은 경찰 버스에 불을 지르려던 연모(31·무직)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연씨는 버스의 연료 투입구를 열고 종이를 넣어 불을 붙였으나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곧바로 제지해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광화문 네거리 ‘국민토성´ 쌓아 앞서 21일 낮에는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행 8000번 시내버스를 타고 청와대 가기 운동도 벌였다. 남대문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경복궁 서문에 도착하자 종로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버스에 올라 승객들에게 일일이 종착지를 물었다. 시위대가 “청와대로 간다.”고 대답하자 경찰은 “범죄가 예상된다.”며 버스 회사 임원을 불러 버스의 행선지를 되돌렸다. 정보과 형사 1명은 시민으로 가장해 미리 버스에 타 있었다. 경찰과 청와대 측은 이 같은 시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8000번 버스 운행을 중단시켰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21일 새벽 여경의 얼굴을 때린 혐의로 연행된 서모(46)씨에 대해 공무 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했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250억 ‘대박 주말’

    4년2개월만에 로또 1등 당첨금 91억 8168만원이 이월되면서 21일의 290회차 추첨에서 ‘로또 대박’이 예상된다. 나눔로또 차승현 대외협력팀장은 20일 “당첨금 이월에 힘입어 지난주 394억원이던 복권 판매액이 이번주 680억∼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9일까지 집계된 290회차 판매액은 277억 9000만원으로 289회차 같은 기간 153억 8000만원에 비해 80% 이상 늘어났다.이런 추세대로라면 로또가 나눔로또로 전환한 이후 최고 판매액이었던 428억원(273회차)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 시내 이른바 ‘로또명당’으로 불리는 판매점에서는 평소의 5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수차례 1·2등 당첨자가 나왔던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55·여)씨는 “1게임당 1000원으로 가격을 낮춘 후 당첨금도 줄어들어 로또를 찾는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지난주 당첨금이 이월되자 1게임 2000원이던 때와 비슷한 수의 손님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20일 삼삼오오 사무실에서 로또 번호를 찍는 모습이었다. 나눔로또 측은 최종 판매액이 68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290회차 1등 당첨금 예상금액은 이월금을 포함해 2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1등에 당첨될 로또 구입자가 가져갈 몫이 얼마일지는 미지수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한국 정치학계 거목 최장집 교수 퇴임 고별 강의

    “제 정치학의 출발점은 한국 그리고 서울이었습니다.” 20일 현직으로 마지막 강의를 한 최장집(65)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실에 기반한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강의는 이 대학 인촌기념관에서 ‘한국의 정치와 나의 정치학’이란 주제로 열렸다.1200여명의 학생, 동료학자, 독자들이 석학의 현직에서의 마지막 강의를 듣기 위해 참석했다. 최 교수는 이 자리에서 40년 남짓 연구해 온 정치학과 한국정치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학문적으로 한국 현실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왔다.”면서 “그러다 보니 과거 권위주의 시기, 민주화, 그 이후의 민주주의, 그리고 현재의 촛불시위까지 긴장의 연속이었고 많은 비판자들을 대면했다.”고 돌아봤다. 최 교수는 이런 자신의 정치학을 ‘현실비판적 정치학´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최근 벌어진 촛불시위를 “민주화 이후 선거, 정당, 자율적 결사체, 참여, 대표의 원리 등 민주주의가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의 실패가 가져온 결과”라고 해석하고 “정당정치의 복원과 활성화를 중심으로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를 강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강력한 국가-약한 시민사회’의 구조가 재생산되면서 노동자·농민 등 하층을 배제한 상층편향적 대표체제가 지속돼 왔다.”면서 “운동세력들은 이제 정당을 통해 시민들의 일상적 정치생활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좋은 정당이 좋은 리더십을 훈련하고 양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좋은 정당이 정치를 통해 전 사회의 신자유주의화를 막아야 한다.”면서 “그러할 때 인간적·사회적 가치들이 다시 강조돼 발현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정치 혼란의 원인을 정당정치의 문제에서 찾아온 그의 이론적 입장에 근거한 것이다. 1983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같은 해 9월 고려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최 교수는 한국정치연구회 회장, 학술단체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냉전반공주의의 극복, 정당과 시민사회의 역할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 실행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그는 한국 정치학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98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맡았던 최 교수는 보수언론의 색깔론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가장 민감한 주제였던 해방 후 이념대립, 권위주의, 노동과 호남배제 문제 등을 다루다 보니 ‘운동권’,‘친북좌경’,‘좌파’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하지만 내가 급진적인가를 스스로 되묻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교수는 취업경쟁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에게 “아무 것도 주문하지 않는 게 바람직할지도 모르지만,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관점을 넓혀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하는 것으로 강의에 마침표를 찍었다. 퇴임 후 최 교수는 고려대 명예교수로 활동하며, 미국 스탠퍼드대와 컬럼비아대에서 한 학기씩 한국 정치에 관한 강의를 할 예정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美비자 인터뷰 신청에 황당 급행료

    대학생 홍모(26)씨는 최근 4주간의 단기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여행사를 통해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보통 비자 신청료 14만원과 대행 수수료 3만원 정도 받던 여행사에서 ‘급행 수수료’ 13만원을 더 요구했기 때문이다.여행사 쪽은 “방학을 앞두고 비자 신청이 몰려 급행 수수료가 없으면 7월 중순이 넘어야 발급이 가능하다. 돈을 더 내면 빨리 인터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 출국을 앞둔 홍씨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웃돈을 지불해야 했다. 비자 신청을 대행하는 여행사들이 미국 비자 인터뷰 일정을 앞당겨 주겠다며 급행 수수료 명목으로 원래 비자 신청료보다 훨씬 많은 웃돈을 요구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방학을 앞두고 연수와 관광을 위해 미국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다음달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하느라 대사관이 비자 신청 관련 인력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의 T여행사에 비자 신청 예약을 문의한 결과 여행사 쪽은 “성수기인 데다 미 대사관 쪽에서 다음달 부시 대통령 방한과 관련해 인터뷰를 막아놨다. 다음달 21일 이전까진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방법이 없냐고 묻자 “비자 신청료 14만원, 대행 수수료 10만원, 서비스 요금 10만원에 빠른 인터뷰 예약요금 5만원까지 모두 39만원을 내라.”고 말했다. V여행사도 “부시 대통령 방한과 관련해 대사관이 인터뷰 인력을 줄여 다음달 23일까진 인터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비자 발급을 관장하는 영사들이 부시 대통령이 오게 되면 의전 등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들었다.”면서 “지난해 이맘 때는 2주 정도 기다리면 인터뷰가 가능했는데 올해는 45일이 넘게 걸리는 걸 보니 꼭 방학 특수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여행사들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비자 인터뷰 예약 신청을 차명으로 해두는 꼼수를 동원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매시간 신청 사이트를 클릭하게 해 예약 취소자가 생길 경우 재빠르게 예약을 해두고 이후 급하게 인터뷰가 필요한 사람이 요청을 해오면 예약자 이름을 바꿔 주면서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대사관 쪽이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비자 신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대행 여행사를 통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여행사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부시 대통령 방한을) 준비하느라 바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비자 업무 인력을 줄였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이재훈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李대통령 특별회견] 대책회의“촛불의미 외면” 보수단체“사과 긍정평가”

    [李대통령 특별회견] 대책회의“촛불의미 외면” 보수단체“사과 긍정평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이 열린 19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 등 800여명(경찰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43차 촛불집회와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밤 10시 시작된 토론회는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네티즌들은 인터넷 댓글을 통해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회에서는 촛불 집회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만을 다뤄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의 모든 정책을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시민과 네티즌들은 공영방송 지키기와 의료 민영화 반대 등 다른 이슈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이를 반박하는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대책위는 오는 24일과 27일에도 비슷한 형식의 토론회를 열어 향후 촛불집회의 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대책회의는 토론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특정위험물질(SRM) 수입금지와 위험 물질이 발견됐을 때 즉각적인 수입중단을 할 수 있는 권한보장 등의 검역주권 회복을 담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기존 협정문을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민간자율방식으로 규제한다고 하면서 전면 재협상을 다시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21일 제2차 범국민 촛불대행진과 20일부터 48시간 평화적 비상국민행동을 예정대로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내고 “80%에 가까운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공기업 민영화도 ‘공기업 선진화’로 말을 바꿔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분명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적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첫번째 담화보다는 진심으로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를 준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아이디 ‘silver’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을 마음깊이 새기고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디 ‘귀검백수’는 “반대여론이 이미 80%에 육박하고 있는 대운하에 대해서 아직도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대 한상진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민심을 쇠고기 문제에만 국한시켜 이해한 것으로 보이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고통분담을 말하면서 고통을 나누는 국정운영의 기본방식이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조대엽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 살리기만 강조됐다는 점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회복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면서 “정당정치를 활성화시키고 각 분야 주요 주체들과 상호 협조하는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정치를 하겠다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연세대 양승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촛불의 충격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민의를 수렴하려는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어느 정도 감지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구체적인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희대 김민전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말만으로 정국이 안정되고 지지율이 반전을 보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책 변화는 어떻게 꾸준히 추진되는지 등으로 국민들이 좀더 지켜보고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비웅 장형우기자 stylist@seoul.co.kr
  • ‘촛불’ 소강상태 왜?

    ‘촛불’ 소강상태 왜?

    소강상태로 접어든 촛불은 ‘바람 앞의 등불’일까,‘태풍의 눈’일까. 지난 10일 ‘100만 촛불대행진’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는 촛불집회의 앞길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촛불의 기조를 ‘정부 정책 투쟁’으로 확대하면서 시민들이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자 숫자가 부쩍 줄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촛불집회는 천민 민주주의”, 소설가 이문열씨의 “촛불장난 너무 오래한다.” 등 거친 발언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촛불을 지핀 네티즌들은 이런 지적들이 “촛불을 보는 시각이 구태적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민대책회의는 네트워크 조직체일 뿐, 시민들의 의사를 이끌던 ‘과거의 운동권 조직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 아고라의 ‘해수사랑’은 “시민들은 광우병 쇠고기에서 시작해 ‘소수의 이익과 다수의 고통’이라는 불균형 사회를 추구하는 정책에 대한 고민으로 자신의 자리를 자각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강상태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100만 촛불대행진’에 대한 정부 반응과 한·미간 협상 과정을 관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세대 박명림 교수는 “촛불집회는 직접 민주주의가 대의 민주주의에 경고하는 것으로, 대의 민주주의란 제도를 급하게 뒤엎을 수 없기 때문에 소강국면이 필요한 것”이라면서 “4·19혁명,6·10항쟁 등 민주주의가 발현된 역사적 사건에는 늘 소강국면이 있었다. 시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다시 일어선다는 걸 역사가 보여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시민들은 관망의 단계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일단 정부에 경고했으니 ‘긴장’의 단계에서 ‘완화’의 단계로 넘어갈 때를 시민들이 알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원 장형우기자 leekw@seoul.co.kr
  • 경찰 ‘인터넷 정보분석팀’ 추진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잇따라 인터넷 여론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경찰청이 온라인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인터넷 정보분석 전담팀 신설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인터넷을 통해 집회·시위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고, 나아가 허위라고 판단되는 네티즌의 게시물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복안이다. 최근 촛불집회를 과잉 진압해 빈축을 샀던 경찰이, 지난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장관회의 개회식 환영사에서 ‘인터넷의 부정적 기능’을 언급한 이명박 대통령의 ‘코드’에 맞춰 인터넷 여론의 통제·감시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8일 “경찰이 인터넷 정보에 익숙하지 않고 ‘대인 정보’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어 최근 촛불시위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한 일이 많았다.”면서 “인터넷 전담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전담팀 신설은 대통령 발언 이전부터 구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인터넷 전담팀의 수요와 역할 등을 검토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찰청 정보국 또는 대변인실 산하에 2,3명 정도의 소규모 팀을 설립할 계획이다. 인터넷 전담팀은 온라인으로 결집되는 집회·시위 정보와 여론동향을 파악하고, 인터넷으로 유포된 허위 사실에 대응하는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고 경찰은 말했다. 이에 대해 인권시민실천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미 경찰 정보계통에서 해오던 일을 법률적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별도의 팀까지 구성해 강화하는 것은 과잉충성”이라면서 “경찰은 대통령의 사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언비어에 대응하고, 이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어청수 경찰청장은 지난 16일 경찰 내부 전산망에 글을 올려 “사이버상에서의 효과적인 설득 및 사실관계 홍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허위사실과 건전한 판단을 저해하는 그릇된 정보에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재훈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대책회의 “촛불의미 외면” 보수단체 “사과 긍정평가”

    이명박 대통령의 19일 특별기자회견에 대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촛불의 의미를 외면하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네티즌과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회견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 추진, 공기업 민영화 등에 대한 국민 불신을 씻어내지 못했다며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대통령의 결심을 이해하고 앞으로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특정위험물질(S RM) 수입금지와 위험 물질이 발견됐을 때 즉각적인 수입중단을 할 수 있는 권한보장 등의 검역주권 회복을 담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기존 협정문을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민간자율방식으로 규제한다고 하면서 전면 재협상을 다시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21일 제2차 범국민 촛불대행진과 20일부터 48시간 평화적 비상국민행동을 예정대로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논평을 내고 “이미 80% 가까운 국민이 반대하는 대운하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공기업 민영화도 ‘공기업 선진화’로 말을 바꿔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분명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적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첫번째 담화보다는 진심으로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를 준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아이디 ‘silver’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을 마음깊이 새기고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디 ‘귀검백수’는 “반대여론이 이미 80%에 육박하고 있는 대운하에 대해서 아직도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대 한상진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민심을 쇠고기 문제에만 국한시켜 이해한 것으로 보이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고통분담을 말하면서 고통을 나누는 국정운영의 기본방식이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조대엽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 살리기만 강조됐다는 점에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회복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면서 “정당정치를 활성화시키고 각 분야 주요 주체들과 상호 협조하는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정치를 하겠다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연세대 양승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촛불의 충격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민의를 수렴하려는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어느 정도 감지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구체적인 신뢰회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희대 김민전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말만으로 정국이 안정되고 지지율이 반전을 보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책 변화는 어떻게 꾸준히 추진되는지 등으로 국민들이 좀더 지켜보고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 서울신문 황비웅 장형우기자 stylist@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화물연대·건설노조 파업] 화물·덤프 파업 공통점과 차이점

    16년째 덤프트럭을 몰고 있는 이재춘(59·전남 광양)씨는 16일 “10년 전에는 경유값이 1ℓ당 230원이었는데, 지금은 수십 배로 폭등해 1900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운송단가는 50%도 오르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유가보조금조차 지급되지 않아 차를 몰수록 적자가 나는데 계속 일하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말”이라고 호소했다. 파주에서 상경한 이종원(52)씨는 “정부에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는지 감사 나온다고 하니까 건설회사에서 부랴부랴 가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기름값을 보조해주고 있다.”면서 “기름값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표준임대차계약만 현장에서 시행된다면 파업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준임대차계약 민간 현장까지 조기확대 요구 이날 파업에 들어간 전국건설노동조합 건설기계분과(덤프연대) 조합원들의 사정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운송료 인상이 뒷받침되지 않아 발생한 ‘생계형 파업’으로, 지난 13일 파업에 돌입한 컨테이너 중심의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사정과 비슷하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화물연대 파업과는 다른 면이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업체가 유류비를 지급하는 것을 규정한 ‘표준임대차계약’을 정부발주 공사뿐 아니라 민간 현장까지 조기에 확대·적용할 것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하고 있다. ●건설기계노조 상경투쟁 오늘까지만 하기로 건설기계 노조의 요구사항은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 조기 정착, 유가급등에 따른 지원, 유지비 현실화 등 3가지다. 건설업체가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를 빌리면서 임대료, 임대기간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한 표준계약서의 조기 정착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노조가 강경입장을 누그려뜨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16∼18일로 잡혔던 상경투쟁기간도 17일까지 이틀간만 진행하기로 했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노조 측은 “현장에 복귀한다고 해서 곧바로 작업에 착수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어 막판 협상결과가 주목된다. 김승훈 장형우기자 hunnam@seoul.co.kr
  • 요양보호사 부실교육·자격증 남발

    오는 7월 시행될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수급자인 치매·중풍 등 중증질환 노인을 간호하거나 노인생활 지원 업무를 맡는 ‘요양보호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난립해 제도 시행전부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5월 말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결과, 경기·광주·울산·경북·충북·충남·전북·제주 등 8개 시·도에서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설립 신청자 모두에게 신고필증이 교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시·도에서는 신청자 가운데 평균 91%가 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을 앞두고 요양보호사 양성을 위한 국가자격증 제도를 도입했지만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설립이 신고제로 이루어지다보니 환경이 열악한 교육기관들이 무분별하게 난립한 상황이다. 지난달 말까지 설립된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은 전국 900여곳에 이른다. 또 신고필증을 받은 교육기관 중에 요양보호사 교육과 무관한 일반기관과 개인의 비율도 높다. 부산의 경우 신고필 교육기관의 73%가 개인 및 일반기관이었다. 심지어 충북의 경우에는 폐쇄 예정인 곳이 신고필증을 받기도 했다. 교육기관 자격 인정기준이 형식적인 요건 충족에 그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의 진입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이처럼 교육기관이 무분별하게 운영돼 이미 배출된 요양보호사만 해도 과잉공급 상태다. 광주지역의 경우 요양보호사 수요는 2200여명이나 2887명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교부받았다.이론 및 실습을 포함한 240시간(1개월과정)의 교육을 받으면 자격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만명의 요양보호사가 배출될 전망이다.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양성의 가장 중요한 과정인 실습교육을 위한 실습지가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아 교육생들이 실습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함량미달의 요양보호사 대거 배출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 초기부터 부작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경실련 김태현 사회정책국장은 “요양보호사 양성 교육기관의 난립과 과잉배출, 부실교육에 따른 부작용이 요양서비스의 부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재임용 불이행 대학에 배상 판결

    민사상 손해액뿐만 아니라 형벌적인 요소의 금액을 추가로 포함시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선례가 될 만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3부(부장 정진경)는 12일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교수 재임용을 거부한 학교법인을 상대로 김모(42·여)씨가 낸 해임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3억 89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5년가량 수업할 기회를 박탈하고 끝없는 법적 분쟁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줬다.”면서 “피고의 집요하고 악의적 행위에 따른 원고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3억원과 받지 못한 임금 8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재판부는 “소송 결과를 따르는 것은 법치국가 시민의 기본 의무인데도 대학은 대법원 판결도 무시한 채 피해자의 재임용을 거부했다.”면서 “이는 사법부의 존재를 무시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학교로서 존립가치도 회의케 하는 행위”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건국 60주년] 공권력에 대항한 민주화 세력들

    1960년 4월19일 이승만 독재정권에 반대해 학생들과 시민들이 달려간 곳은 경무대였다.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저항의 본거지로 처음 찾아 나선 곳은 도청이었다. 광장에서 시작해 권력의 중심으로 달려가는 시위의 양상은 2008년 촛불시위에도 이어지고 있다. 1960년 이승만 정부의 대대적인 부정선거에 맞서 거리로 달려 나왔던 학생과 시민들은 군경의 총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집무실인 경무대로 향했다. 이른바 ‘피플 파워’는 한때 ‘국부’로 추앙받기까지 했던 절대권력을 무너뜨렸다. 1984년 학원자율화조치 전까지 집회·시위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략과 전술이 필요했다. 경찰은 대학 내에 이른바 ‘학원CP(Command Post)’를 차려놓고 정보과 형사들과 사복으로 변장한 전경들을 상주시키면서 학생들의 동향을 감시했다. 희생양이 되기로 각오한 한 명이 유인물을 뿌리면서 학교 광장을 내달리면 학생들이 몰려들었고, 곧 최루탄이 터지면서 전투경찰의 곤봉세례가 이어졌다. 청와대로 달려갈 수 없었던 당시 대학생들의 분노는 독재정권의 탄생을 묵인했던 미국을 향했다.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은 3년 뒤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으로 이어졌다. 산발적인 거리시위가 있었지만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선 것은 1987년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호헌철폐의 요구는 거리에서 시작해 명동성당으로 이어졌다.1980년 5월의 봄 이후 7년 만에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안고 100만 시민이 다시 거리에 섰고, 이미 군사정권의 양보를 얻어낸 뒤였다.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건장한 팔뚝에 검푸른 작업복을 입은 남성노동자들이 시위의 전면에 나섰다. 주로 캠퍼스에서 시작해 거리로 나갔던 시위대는 이제 바리케이드를 쌓아 올리고 파업현장을 지키는 것으로 변모했다. 이후 1990년대 대학의 시위는 이적논쟁에 시달리며 잦아들었고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국가경쟁력 논리에 부딪쳤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광장과 거리를 ‘밟는 맛’을 깨달은 대중은 미군 장갑차 사건과 2004년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다시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 대신 공감과 나눔을 상징하는 촛불을 들었다. 올해 촛불의 행렬은 청계천과 서울광장을 출발해 거리를 거쳐 청와대로 향했다. 이번에 촛불을 들기 시작한 소녀들은 공권력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한 폭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건국 60주년] 북한을 바라보는 눈

    광복 직후 찬탁·반탁 논쟁으로 촉발된 좌우 대립은 한국전쟁을 유발했다. 남과 북은 서로에 대한 분노와 불신을 키워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통일교육은 북한을 ‘적’이 아닌 ‘동무’로 보는 이른바 ‘어깨동무세대’를 낳았다. 전쟁 직후 남한사람들은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을 동시에 가지게 됐고, 이승만 정부는 폐허가 된 국가를 재건하는 데 이를 활용했다. 각급 학교에선 6월만 되면 반공웅변대회가 열렸고, 누구보다 우렁차게 공산당의 잔인함을 호소하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가정으로 발송되는 성적표에 반공의식을 평가한 학교도 있었다. 평화통일을 주장했던 진보당 대표 조봉암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4·19혁명을 거치면서 피어오르기 시작한 평화통일론은 5·16군사쿠데타를 거치면서 싹이 잘리고 만다.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과 1·21무장공비 침투사건 등으로 복잡한 국내외 정세 속에 정부는 북한의 노농적위대에 대응해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병역법 개정을 통해 병역기피자를 본격적으로 색출하기 시작했고, 주민등록법을 개정해 모든 국민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다. 이듬해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교련이 들어갔다. 이 시기 매년 6월 열리는 반공사생대회에서 인민군의 머리에 뿔을 그리지 않은 어린이들은 ‘아차’하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전 사회적 동원과 반공 시스템이 정교해지던 1972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이 평양을 다녀오고 7·4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사회 전반에는 당장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유신체제로 돌입하면서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북한을 재조명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나아가 1989년에는 문익환 목사에 이어 임수경씨의 방북으로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남북의 거리는 가깝게 줄어든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해 ‘민족·민주·인간화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육을 시작했다.2000년 6·15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4 2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무너뜨렸고 본격적인 민간교류와 함께 더 이상 북한을 ‘적’이 아닌 원래부터 ‘동반자’로 생각하는 세대가 탄생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껴안는 것부터 보기 시작했던 어깨동무세대들은 6월 사생대회에서 증오와 광기가 가득한 적대적인 풍경이 아닌 남과 북이 손잡고 들판을 노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형우 김정은기자 zangzak@seoul.co.kr
  •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질곡과 희망의 사회상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질곡과 희망의 사회상

    1948년 38선 이남에 수립된 대한민국을 유일한 정통성을 가진 정부라고 인식하는 이들은 2008년을 ‘건국 60주년’이라고 부른다. 반면 남과 북이 궁극적으로 하나의 국가로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 이들은 ‘정부수립 60주년’이라 칭한다. 이런 시각차 속에 60년을 달려온 우리 사회의 질곡과 역동을 전문가들과 함께 짚어봤다. 도움주신 분들: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박한용 연구실장,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임영인 소장(신부), 성공회대 교양학부 한홍구 교수,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박승호 교수, 성신여대 사학과 홍석률 교수 대한민국의 경제규모는 광복 후 8년이 지난 1953년에서야 처음 집계됐다. 당시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1인당 국민소득(GNI)은 67달러로 그야말로 최빈국이었다. 하지만 60년간 전 국민이 합심해 이뤄낸 성과는 눈부시다.2007년 GDP는 9571억달러로 세계 13위,GNI는 2만 45달러로 53년에 비해 300배 가까이 증가했다. 급격한 경제성장의 요인으로 1962년부터 정부가 전면에 나서 실행한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빼놓을 수 없다. 국가주도의 경제성장정책은 이후 30년 가까운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강원대 경제학과 이병천 교수는 “일반적인 자본주의 발전과 달리 재벌, 국가의 지원과 보호, 근로대중의 헌신의 결과로 한국의 산업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가주도의 경제성장 정책은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경제구조에 적지 않은 악영향도 남겼다. 국가는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도 강제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니스커트·장발 단속이었다. 문화영역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대중가수였다. 서수남·하청일의 ‘껌 씹는 아가씨’는 껌도 마음대로 씹지 못하는 처지였다.‘대통령 찬가’를 만들라는 정권의 요구를 거절했던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대마초 사건만 나면 이름이 올려지곤 했다. 이른바 ‘가요 대학살’의 해인 1975년 신중현의 ‘미인’은 가사가 저속해서, 송창식의 ‘고래사냥’과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시의에 적절치 않다는 등의 이유로 222곡의 금지곡에 포함됐다. ‘산업 역군’의 일원이었던 청년 봉제공 전태일은 법마저도 지키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법전과 함께 자신의 몸을 불태웠다. 성공회대 김수행 석좌교수는 당시를 “세계 최저의 임금수준,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세계 최악의 산업재해, 세계 최하위의 사회보장 등 노예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눈부신 경제성장을 대신해 물가폭등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박승호 교수는 “박정희 정권에서 확립돼 전두환 정권까지 이어진 ‘개발과 독재의 공생 관계’는 서민의 삶을 넉넉하게 한 게 목표가 아니라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서민들을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관치금융, 정경유착의 고리는 튼튼해졌다. 이는 올해 초 온 국민의 관심사였던 삼성특검에서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냈다. 국내산업의 대외의존도가 작은 외부의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만큼 높아진 결과 외환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30년 동안의 고도성장은 우리사회에 산업화와 민주화, 사회질서유지와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 그리고 성장과 분배라는 어려운 문제들을 던져 놓았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희연 교수는 “이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념적 차이를 넘어 객관적인 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독재와 산업화, 미국의 원조, 대중의 강렬한 동의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복합성과 모순성의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졌다.”고 진단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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