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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뱅 탑 ‘불편한 진실’

    인기그룹 빅뱅의 탑(21·본명 최승현)이 입원한 서울 흑석동 중앙대병원은 6일 “탑의 입원 이유는 과로와 수면부족으로, 수액치료 등을 통해 회복됐다.”고 밝혔다. 장세경 병원장은 우울증 약을 과다복용했다는 본지 보도(11월6일자15면)에 대해 “약물을 복용했다는 의료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탑의 약물 복용에 따른 위세척 시술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안 한 것 같다.”고 했다가 “안 했다.”고 말을 바꿨다. 또 진료기록을 삭제했다는 지적에 대해 “삭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병원과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미숙한 대응으로 의혹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탑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게 아니고, 약물 과다복용이 아니었다면 소속사와 병원 쪽은 입원 당일 과로라는 점을 밝혔어야 했지만 함구했다.뒤늦게 주치의가 나와 “잠을 많이 잤고, 의식은 어제 오후에 깼다.”고 만 간단하게 밝혔다.탑은 이날 오후 퇴원했다.한편 소속사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활동에 지장은 없다.”면서 “괴소문에 유감을 표하며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Metro] 지방의원 해외일정 73%가 외유성

    광역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빙자해 자치단체 예산으로 단순 관광에 나서는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2006년 5월부터 2년간 16개 시도광역의회의원들이 추진한 107회의 해외 공무 여행의 일정을 분석한 결과 해외 국가기관과 약속을 통해 이뤄진 공식일정은 27%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73%는 단체 관광이나 다를 바 없는 단순 견학 등의 비공식 일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의원 1인당 해외연수에 지출한 액수도 행정안전부의 권고액인 180만원보다 40% 많은 250만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한국사회 오바마를 말하다] ‘코리안 드림’ 꿈꾸는 아이들

    [한국사회 오바마를 말하다] ‘코리안 드림’ 꿈꾸는 아이들

    버락 오바마가 미국 첫 흑인대통령으로 탄생하면서 국내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흑인혼혈인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의 방한 등을 계기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나아지긴 했지만, 이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차별은 여전하고 뛰어넘어야 할 벽은 높다. 이에 한국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원인, 그리고 해결책 등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흑인 혼혈 2세로 고등학교 2학년인 김모(17)군의 성적은 반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김군의 희망은 변호사가 돼 이주노동자, 혼혈인 등을 돕는 것이지만 가정형편이 힘들어 대학 진학이 어려운 상태다. 아버지 김모(44)씨는 한국사회의 편견 때문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고,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했다. ●주민증 내밀때마다 “위조한 거 아냐” 의심 역시 흑인 혼혈 2세인 박모(34)씨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살아왔다.‘우리는 단일민족국가’라는 교과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친구들의 편견이 싫었다. 학교에서 도난사고가 발생하면 으레 자신을 의심하는 시선도 참을 수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마다 ‘위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오바마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시민들은 “오바마를 선택한 미국인들에게서 다문화 존중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오바마를 꿈꾸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여전히 사회적 무관심과 편견으로 위협받고 있다. ●“엄마는 외국인” 왕따 당할까봐 개명 오바마의 승리를 지켜본 직장인 유환선(40·성남시 분당구)씨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선진국답다. 우리나라도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인종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지영(29·여·서울시 강남구)씨도 “보수적인 미국인들이 그를 택했다는 게 놀랍고 배울 만하다.”면서 “그가 미국경제를 회복시켜 한국경제도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결혼이민자들은 한국사회는 다문화에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받지 않도록 국적변경뿐 아니라 개명도 해야 한다. 1999년 12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혼인 이주한 성모(32)씨는 올해 초 한국이름으로 바꿨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정모(8)양이 친구들에게 “엄마가 아프리카 사람이냐.”는 등의 놀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농촌의 경우 다문화가정이 도시보다 많지만 사정은 더 열악하다. 도시와 달리 어린이집이나 학원이 없어 기초적인 한글 교육이 힘들고, 농번기에는 더욱 아이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다. 전남에 사는 황모(29·여·베트남)씨는 “7살된 아들의 한글실력이 또래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글을 가르쳐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떤 법도 편견을 없앨 수는 없다 혼혈아이를 둔 부모들은 사회적 편견은 아이의 정서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왕모(39·여·중국)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아동 심리치료를 받도록 해야 했다. 외국인 아내를 둔 유모(45·조선업)씨는 “따돌림 당할 게 뻔해 학교에서 엄마가 외국인이라고 절대 말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법도 사회적 관심보다 못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홍보는 많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부족하다. 배기철 국제가족총연합회장은 “교과서에서 ‘순혈주의’·‘단일민족’이라는 단어만 빠졌을 뿐 한국인들의 단일민족주의는 여전하다.”면서 “지금 한국의 오바마를 꿈꾸는 아이들이 컸을 때는 사회가 많이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3년 차별금지법이 생겼지만 이마저도 강제력이 없다. 사회적 편견은 이들이 변호사나 정치인 등 사회주류로 편입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나마 연예계나 체육계 진출이 이들에게는 희망이다. 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연구원은 “제도나 정책보다 사회적 차별을 없애도록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감수성을 강화하는 시민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현재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교육을 일반학생과 시민들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원더걸스’ 선예 ‘소녀시대’ 윤아 동국대 수시 합격

    동국대학교는 4일 인기그룹 원더걸스의 선예(19·본명 민선예)와 소녀시대의 윤아(18·본명 임윤아), 솔로가수 JOO(18·본명 정민주) 등 3명이 2009학년도 수시 2학기 연기재능 우수자 전형에서 합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데뷔한 5인조 여성그룹 원더걸스의 리더인 선예는 ‘텔미’,‘소 핫’,‘노바디’ 등의 히트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같은 해 데뷔한 9인조 여성그룹 소녀시대의 윤아도 ‘소녀시대’,‘키싱 유’ 등의 노래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데뷔한 신인 솔로가수 JOO는 ‘남자 때문에’,‘어제처럼’ 등의 노래로 맹활약 중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3명 모두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연기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14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故)최진실씨의 동생 탤런트 최진영(37)도 한양대학교 재능우수자 연기특기 전형에 최종합격했다. 지난 1988년 데뷔한 최진영은 연기활동을 주로 했으며,‘스카이’란 이름으로 가수활동을 해 인기를 끌었다. 한양대 연기특기 전형에는 영화 ‘강철중’에 출연한 배우 여민욱(21)과 영화 ‘우리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에 출연한 배우 민지(18·본명 김민지)도 함께 합격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좌편향 지적 이해 못해” 교과부에 직격탄

    “좌편향 지적 이해 못해” 교과부에 직격탄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마찰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학계와 정부, 경제 단체를 포함해 보수와 진보진영 간의 전면전 양상이었다면, 이제는 정부와 교과서 집필자 간의 충돌로 좁혀졌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 고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자들은 4일 교육과학기술부의 교과서 수정권고안을 거부하고 나섰다.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을 고치라고 한 것에 대해 집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달 30일 한국근현대사 교과서(6종) 55곳(중복 내용 5곳 포함)에 대해 수정할 것을 출판사와 집필진에 권고했다.▲8·15광복과 연합군의 승리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술한 부분 ▲미·소 군정과 관련해 학습자를 오도한 부분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 ▲북한 정권의 실상을 판이하게 서술한 부분 등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교과서 집필자들은 저자의 다양한 시각을 인정하는 교과서 검인정 제도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럴 바에야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두지, 굳이 검정교과서로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박이다. 집필자들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좌편향’ 논란에 가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교과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또 교과부가 고치라고 한 부분 중 15곳을 제외한 대부분은 기껏해야 어휘를 고치거나 일부 단어를 더하고 빼는 수준으로,‘좌편향’이라는 보수세력의 지적과도 무관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함대의 진로’를 ‘침입로’로,‘무장유격대’를 ‘좌익무장유격대’로 바꾸라거나, 서술 내용 중 ‘곧바로’를 삭제하라거나 ‘이른바’라는 말을 추가하라는 내용 들이다. 수정권고안을 만들면서 집필진과 대화 한번 하지 않았고, 법적 근거도 없고, 권한도 규정돼 있지 않은 ‘역사교과전문가협의회’가 불과 열흘 남짓 만에 교과부의 최종 수정권고안을 만든 것도 절차상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교과서를 집필한 상명대 사학과 주진오(51) 교수는 “몇몇 단체가 자신의 시각으로 좌편향이니, 반미니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교과서 검인정제도의 취지를 훼손한 교과부의 수정권고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교과부 심은석 학교정책국장은 이에 대해 “교과서 검인정제도를 훼손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교과서 문제는 올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만큼 어느 때보다 더 심도있게 검토해 수정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갈등 끝에 집필진이 끝내 수정권고안을 거부하면 교과부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장관 명의로 ‘직권수정’을 명할 수 있다. 더욱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당 교과서에 ‘검정취소’ 조치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직권수정은 전례가 없고, 검정취소 역시 역사학계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낮다. 교과부는 모든 집필진이 거부의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김성수 장형우기자 sskim@seoul.co.kr
  • [단독]“그 교수 수업거부하면 A줄게”

    지난해 9월 중순 서울 S전문대학에서는 파벌싸움을 벌여 온 교수들이 학점을 미끼로 학생들의 단체행동을 부추긴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법정으로 간 이 싸움에서 1심 법원은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주겠다고 한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연은 이렇다. 이 대학 의상학과 학생들이 박모 교수에게 “선택과목 강의를 하는 P 교수의 무능력과 부적절한 언행 및 비리 때문에 수업거부를 할 생각”이라며 입장을 밝혀 달라고 부탁했다. 박 교수는 P 교수와 의상학과 내에서 오래 전부터 학사 운영, 기자재 구입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왔다.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 같이 의식적으로 움직여 준다면 내 과목에서 A학점을 주겠다. 다른 교수들도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수업을 거부하면 P 교수가 F를 준다는데, 선택과목은 버려도 졸업에 지장없다. 대신 내가 보호해 주겠다.”고 말했다. 같은 과 민모 교수도 “여러분들이 다 같은 마음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결국 몇몇 친구들만 힘들어진다.”면서 “학교 성적 때문에 주저한다면 그런 부분 걱정하지 말고 학생회장과 함께 나가라.”고 학생들이 행동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P 교수는 “이들이 겸임교수 지위를 이용, 학생들의 수업거부를 독려해 자신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박 교수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서울 북부지방법원 형사부 박상현 판사는 4일 “피고인과 민 교수가 수업거부에 동참하는 학생들에게 A학점을 줄 의사도 없이 A학점을 주겠다고 해 학생들의 오인이나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선동행위가 위계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내용이 없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고 검사는 항소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교과서 수정권고 집필진 전면거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진이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권고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과부 장관과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다. 앞서 진보 성향의 역사단체들도 수정권고안에 반대하는 서명과 모금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대화를 통해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합의점 도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파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교과서 집필진 협의회는 4일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협의회는 6종의 근현대사 교과서 가운데 두산동아를 제외한 5종(금성출판사, 대한교과서, 법문사,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천재교육)의 교과서 저자들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이번 수정권고는 앞으로도 정권이 바뀌면 제도를 무시하고 교과서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전례로서 역사의 오점”이라며 “현재 6종의 교과서들은 1997년 김영삼 정권에서 마련한 교육과정에 입각해 집필된 것들”이라며 “교과서 내용에 문제가 없다던 교과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태도를 바꿔 좌편향 논란에 가세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특히 “중복내용 5개를 제외한 50개 수정권고 내용 중 절반 이상은 숫자 채우기식의 ‘첨삭지도’ 수준인데 이는 좌편향 논란이 얼마나 허구였는지를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정권고 내용에 공감하는 집필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집필진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협의회에는 금성출판사의 김한종(한국교원대)·홍순권(동아대)·김태웅(서울대) 교수, 대한교과서의 한철호(동국대)·김기승(순천향대) 교수, 법문사의 김종수(군산대) 교수,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주진오(상명대) 교수, 천재교육의 한시준(단국대)·박태균(서울대) 교수 등 9명이 참여했다. 김성수 장형우기자 sskim@seoul.co.kr
  • [20 & 30]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20 & 30]당신의 직장내 라이벌은 누구?

    성공과 실패의 뒤안길에는 항상 라이벌이 있다. 라이벌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사이라면 당신의 직장생활은 활력이 넘칠 것이다. 반면 라이벌과 쓸데없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면 가뜩이나 힘든 직장 생활이 더 피곤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의 발전에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간관계마저 틀어져 서로 눈엣가시가 되기도 하는 라이벌.2030 청춘들이 주목하는 직장 내 라이벌 관계를 들어 봤다. ●후배를 라이벌로 여기는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 직장인들은 유능한 후배가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경계심을 갖게 된다. 서울의 중소 섬유무역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요즘 회사 다닐 맛이 영 나지 않는다. 명문대학 출신인 김씨는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와 영어실력도 수준급이다. 입사 직후부터 뛰어난 영어실력 덕분에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는 자리에 사장과 함께 나가기도 했다. 유일하게 사장과 같은 대학 출신이었던 김씨를 이사인 정모(44)씨가 경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명문대 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사장이 지난달 거래처 임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역시 외국에 물건 팔려면 누구처럼 어느 정도 학벌은 돼야지.”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동석하고 있던 정씨는 김씨를 잠시 노려 보았고, 이후 회사 내에서 마주치거나 결재를 할 때도 김씨에게 절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스스로 잘난 척을 한 것도 아니고 이사에게도 항상 공손했는데 이런 상황이 된 것이 너무 억울해요. 비슷한 직위에 있는 사람과 문제가 생겼으면 허심탄회하게 풀어 버릴 수도 있을 텐데, 정말 방법이 없네요.”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이모(25)씨는 수요일마다 열리는 부서회의에 들어가기 괴롭다. 자신이 내는 아이디어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선배가 있기 때문. 이씨보다 5개월 먼저 입사한 김모(27·여)씨는 처음엔 “입사 날짜가 얼마 차이나지도 않으니 동기처럼 지내자.”고 말하며 잘 챙겨 줬다. 하지만 둘의 평화는 한 달뿐이었다. 이씨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상사에게 인정받고부터다. 일본어를 전공한 이씨가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서적을 수입하자고 제안했고, 이씨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그 후로 김씨는 이씨가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마다 “예전에 나왔던 거다. 아직 입사한 지 얼마 안돼서 모른다.”는 식으로 무시하기 시작했다. “회의는 공식업무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술자리에서도 무시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날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어요.” ●뭔가 특별한 동갑내기 대학동문 입사동기 입사동기들은 대부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미묘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올해 9월 입사한 김모(28)씨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입사 동기 정모(28)씨. 동갑인데다 같은 대학 동문이기도 하다. 특히 입사시험 최종 전형에서는 한 조로 같이 들어가 면접을 함께 봤는데 그의 타고난 ‘끼’에 혀를 내둘렀다. 면접관이 묻는 질문에 딱 들어맞는 답은 아니었지만 동기 정씨가 대답하기만 하면 엄숙하기만 하던 면접관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자기소개를 뮤지컬처럼 노래로 하고, 대학 시절 배웠던 비보잉(브레이크 댄스)까지 추면서 면접관의 눈을 사로잡았다. 일을 잘한다는 칭찬은 언제나 정씨에게 돌아갔다. “그 친구를 따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직생활을 잘 하려면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속으로 라이벌을 정해 놓고 연구하면서 언젠가는 저만의 친화력으로 좌중을 압도할 그 날을 생각하는 거죠.” 대기업 입사 3개월 째인 김모(30)씨는 같은 부서에 배치된 입사동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회사 인턴 출신인 동료 정모(30)씨가 상사들의 신임을 독차지하면서 번번이 비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의 업무뿐 아니라 상사와의 관계에서도 서툴렀다. 하지만 1년 간의 인턴경험이 있는 정씨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상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는 부장이 가까이 앉아 있는 정씨를 불러 업무 지시를 했다. 부서의 막내인 두 사람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정씨는 지시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져 부장에게 질책을 받고서야 김씨는 자신에게도 주어진 업무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김씨가 “왜 말을 해주지 않았느냐.”고 따지기 위해 입을 여는 순간, 정씨는 “깜빡했다.”며 유유히 짐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김씨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라이벌이 잘 될 때 상대적 박탈감 인사 이동에서 라이벌이 잘 될 때는 왠지 모르게 얄밉고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화학회사에 다니는 입사 4년차 최모(29)씨는 한동안 회사생활에 회의를 느꼈다. 올해 1월의 인사 이동에서 입사동기에게 밀려 지방의 공장으로 내려가게 됐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회사 동기인 이모(29)씨와 같은 구매파트에 배속됐을 때는 동기와 같은 곳에 배치됐다는 안도감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 일을 시켜도 동기인 이씨가 더 눈치가 빠르고 기민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소문이 들렸다. 회사에서 최씨와 이씨를 포함한 몇몇 직원을 경기도 소재 공장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인사발령 공지를 보니 공장으로 내려가는 사원은 동기 중에 최씨 혼자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씨는 “나를 공장으로 내려 보낸다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대리에게 항의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자괴감을 느꼈죠. 동기가 나에게 잘못한 것은 없는데 왠지 모르게 얄밉네요.” 정부 중앙부처의 사무관인 박모(31)씨는 5년 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무원 교육원 동기 세 명과 같은 부처에 발령받았다. 하지만 친밀하던 동기간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 같아 그의 마음이 아프다. 박씨는 4년 전 모 공기업에 파견근무를 나가게 됐다. 동기들 중 나이가 비교적 어렸던 박씨는 처음에 과천청사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과 좌천된 것 같다는 느낌에 괴로웠다. 특히 동기모임에서 김모(35)씨가 유독 자신을 위로한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꼈다. 2006년 7월,1년6개월간의 야인생활을 마치고 과천으로 복귀한 박씨는 부처에서 가장 선호하는 부서로 옮겼다. 박씨는 그때부터 자신을 바라보는 김씨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외부에 나가 있을 때는 위로와 동정의 눈빛을 보내던 동기가 복귀하고 내가 더 좋은 부서로 옮기게 되자 시선이 싸늘해진 것 같아 속상하네요.” ●선의의 라이벌 의식은 좋은 성과로 이어져 선의의 라이벌 의식은 때때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S은행 과장 이모(36·여)씨는 지난 8월 자신이 일하던 지점의 VIP룸 관리자로 발령받았다.VIP룸은 한 번의 거래로 큰 실적을 올릴 수 있어 모든 행원들이 선망하는 자리다. 더구나 이씨가 일하는 지점에는 또 다른 여성 과장 박모(38)씨도 있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상고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씨가 명문대 출신인 박씨를 앞설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아닌 ‘라이벌 의식’에 있었다. 이씨는 2년 째 박씨와 한 지점에서 근무하며 ‘고졸’이라는 학력 콤플렉스를 느껴 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재무설계사(CFP) 등 금융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방문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나타났고, 이씨는 박씨를 제치고 하나뿐인 VIP룸 관리자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인 임모(35·여)씨는 최근 ‘책임 간호사’ 승진 시험에서 낙방했다.4년제 간호대학을 졸업한 임씨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전문대 출신 간호사 김모(34·여)씨를 제치고 승진할 수 있다고 장담해 왔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 김씨가 책임간호사 승진에 성공한 것이다. 김씨와 임씨는 인사 결과가 발표되던 날 밤 늦게까지 함께 술을 마셨다. 취기가 오른 김씨는 “임 간호사 덕분에 실력을 쌓아 승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씨와 같은 해 입사한 김씨는 대학 선배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수월하게 병원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동기와는 달리 입사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임씨를 앞질러 ‘수간호사’가 되기 위해선 월등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다. 대학에 편입해 간호학사 학위를 땄고, 대학원에 등록해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부족한 인맥을 채우기 위해서 병원 직원들의 경조사도 빠짐없이 챙겼다. “김 간호사가 저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저도 누군가를 의식하며 노력했다면 좀 더 나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아쉬워요.” ●지나치면 아예 틀어지기도 강남에 있는 연예기획사의 매니저 고모(30) 실장의 라이벌은 다른 매니저팀의 김모(31) 실장이다. 고 실장은 김 실장이 능력있고 그 팀의 실적도 좋다 보니, 선의의 경쟁을 해 나가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라이벌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연습생 빼돌리기 사건’으로 둘은 서로 악질적인 라이벌이 되고 말았다. 고 실장이 오디션을 통해 힘들게 뽑은 연예인 지망생 한 명을 김 실장이 최종 상담을 대신 하는 척하고는 몰래 자기 팀으로 데려가 버린 것이다. “최종 상담을 대신 갔던 김 실장이 그 연예인 지망생이 우리 기획사에 들어오는 건 포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만 믿고 있었는데, 며칠 뒤 회사 연습실에 갔다가 그 친구를 만났죠. 어이없게도 김 실장 팀 소속 매니저가 저 몰래 그 친구를 관리하고 있었던 거예요. 이제 김 실장과 전쟁을 벌일 겁니다.” 대학원에서 근대 유교사를 전공하는 박모(29)씨의 라이벌은 같은 전공의 후배 한모(27)씨다. 근대 유교사라는 학문이 그리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 전공 연구실에 있는 인원은 박씨와 한씨 둘뿐이다. 하지만 박씨의 석사논문 중간 발표회를 계기로 둘 사이는 틀어졌다. 교수와 동료 과정생이 참석하는 중간발표회에서는 서로 민감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발표에 흠이 있는 것이 발견되면 논문제출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보통 자리가 끝난 뒤 따로 조언을 하곤 했다. 그런데 그 날은 한씨가 작심한 듯 박씨에게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논문은 통과됐지만 그 녀석이 일부러 제게 그런 것 같아서 기분이 잘 풀어지지 않더라고요. 그 뒤에는 발표 기회가 있을 때면 저도 똑같은 방법을 쓰곤 합니다. 대학원 생활 힘든 거 알고 있는 마당에 서로 좋게좋게 지내면 좋을 텐데, 한 번 틀어지고 나니 회복이 잘 안돼요.” 장형우 김정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주식투자 실패 회사원 자살

    주식투자 실패를 비관한 대기업 회사원이 투신 자살했다.2일 경찰에 따르면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8)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용산구 동작대교 남단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출근길 다리에서 사람이 뛰어내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잠수부를 동원해 이씨를 찾아냈으나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가 사고 현장 근처에 세워 놓은 승용차에서 “아내와 딸을 죽어서도 지켜 주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했다. 이씨는 유서에서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4억원의 내역과 함께 “이번에 주식선물거래를 통해 너무 큰 피해를 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는데 이들에게도 큰 손해를 끼쳤다. 너무 미안하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생활고 장안동 여종업원 잇단 자살

    경찰의 성매매업소 단속이 지속되면서 장안동과 청량리 등에서는 성매매업소들이 문을 닫으면서 여종업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장안동 K안마시술소의 종업원 이모(26·여)씨가 지난 1일 오후 6시쯤 업소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업소는 지난달 28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단속을) 정도껏 해야지.”라고 경찰의 단속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오모(36·여)씨가 장안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씨는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해왔으나, 최근 단속으로 수입이 줄어들자 아는 사람들로부터 10만~20만원씩 빌려서 생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일 밤 찾은 장안동과 청량리 등 윤락가는 경찰의 불법 성매매에 대한 집중 단속에다 불황이 겹치면서 성매매업소뿐 아니라 주변 상가들도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장안동에서 만난 20대 호객꾼은 “현재 84개 업소 중 1개만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 8월에는 단속을 해도 손님이 없지는 않았는데 경기가 어려워지니까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세탁소 주인(65)은 “우리는 그나마 매출이 절반 정도 되지만, 대로변에서 여종업원을 고객으로 영업하던 미용실과 세탁소는 이미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청량리에서 만난 가게주인 김모(71·여)씨는 “단속과 재개발 이후 미장원, 식당, 세탁소, 옷가게 등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면서 “요즘은 하루에 담배 20여갑과 음료수 몇 병 파는 게 매출의 전부”라고 말했다.D식당 주인은 “장안동 단속 직후 잠시 이곳이 살아나는 듯했다.”면서 “하지만 경기침체로 청량리역 부근의 노숙인이 늘어나고,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매출이 예전의 20%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유엔은 개도국 금융위기 피해 최소화 노력”

    아샤 로스 미기로 유엔 사무부총장은 31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국제금융위기 시점에서 유엔개발 어젠다의 수행’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반기문 사무총장과 유엔은 국제금융위기가 개발도상국의 식량이나 연료 가격 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 개도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금융 위기가 개도국의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막아 보자는 게 반 총장의 의도”라면서 “반 총장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세계가 반 총장을 믿어 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기로 부총장은 지구촌의 빈곤과 주요 질병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 등을 주된 목표로 한 ‘새천년개발목표’가 국제금융위기로 큰 위기에 봉착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 동안 유엔의 노력으로 빈곤에서 벗어난 1억여명이 국제금융위기로 다시 빈곤 상태로 돌아가는 가슴 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국주의에 입각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건국 60주년 기념 세계지도자포럼 참가차 방한한 미기로 부총장은 탄자니아 출신으로 독일 콘스탄츠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6∼2007년 탄자니아 최초의 여성 외무부장관을 역임한 뒤 2007년 1월부터 유엔 사무부총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합헌 왜…약자 생존권 보장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합헌 왜…약자 생존권 보장

    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준 의료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림으로써 2년 만에 시각장애인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06년 헌재는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한 안마사에 관한 규칙이 과잉금지 및 법률유보 원칙에 위배되고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시각장애인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국회는 같은해 9월 법률개정을 통해 안마사의 자격을 일정 요건을 갖춘 시각장애인으로 제한하면서 그 자격을 하위법령인 규칙이 아니라 의료법에 명시했다. 헌재가 30일 합헌 결정을 내린 것에는 당시 국회의 의료법 개정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하위법령이 아니라 법률로 그 내용을 정해야 한다는 법률유보 원칙을 충족시켰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비시각장애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지만,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현실 여건을 감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가인권위도 지난 8월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이 더 절실한 문제”라며 합헌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 다만 헌재는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도 보장할 수 있도록 정책 노력과 입법 활동이 검토돼야 한다는 ‘권고’를 덧붙였다. 외형적으로 이번 결정은 2006년 위헌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법조계 주변에서는 사실상 예견된 결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6년 사건에서는 본질적인 내용인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해 전효숙· 이공현· 조대현· 주선회· 송인준 재판관 등 5명이 위헌의견을 냈다. 또 형식적인 내용으로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윤영철· 권성· 전효숙· 이공현· 조대현 재판관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모두 7명이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직업선택의 자유 부분만 놓고 보면 5명만 위헌의견을 내 위헌결정 요건(6명)에 미달한 셈이다. 결국 법 개정으로 법률유보의 원칙에 따른 위헌적 요소가 제거됨으로써 이번에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결정에 대해 대한안마사협회 송근수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준 결정에 감사한다. 안마업에 종사하는 70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좀 더 나은 안마시술로 국민건강 증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hot@seoul.co.kr
  • “동아일보 광고탄압 中情이 주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건’은 유신정권 시절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주도의 언론통제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29일 밝혔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중정은 1974년 1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동아일보사와 계약한 광고주들을 남산 중정으로 불러 동아일보, 동아방송, 여성동아 등 계열사에까지 광고취소와 광고를 게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보안각서를 쓰게 했다. 당시 중정 담당관은 진실화해위 조사에서 “광고 게재를 위한 협상조건으로 동아일보사에서 정부 정책 비협조에 대한 사과성명을 내고 편집국장 등 5개 국장의 주요간부들 인사에 있어서도 사전에 중정과 반드시 협의하는 조건을 제시했고, 신문사는 이를 수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동아일보사는 언론기관의 명예와 언론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했던 자사 언론인들을 정권의 요구대로 해임함으로써 유신정권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했던 것”이라면서 “유신정권의 언론탄압에 동조해 언론의 자유와 언론인들의 생존권과 명예를 침해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피해자들의 언론 자유수호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 등 명예와 피해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동아일보사에는 피해 언론인에게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는 등 적절한 화해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은 ‘10·24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했고, 그해 12월10일부터 중앙정보부의 광고탄압이 이어지자 회사측은 이듬해 3월8일부터 5월1일까지 자사 언론인 49명을 해임하고 84명을 무기정직시켰다. 당시 편집국장이던 고(故) 송건호(전 한겨레신문사사장)씨는 이에 반발해 1975년 3월15일 편집국장직을 사임하기도 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법무부, 촛불진압 인권침해 판정 반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가 경찰의 촛불시위 진압을 인권침해라고 판정한 데 대해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강력한 반발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번질 전망이다.김경한 법무부장관은 28일 오후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전날 인권위 발표 사안과 공식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권위가 전후 사정을 다 고려하지 않고 신체 접촉이라는 상황만 갖고 과도한 공격 진압이라고 규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피해보다 경찰 측의 피해가 더 컸다.”면서 “인권위는 경찰 측 피해에 대해 ‘조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판단에서 배제해 놓고는 인권침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인권위의 조사 내용과 범위, 권고 내용이 함량미달”이라며 비판했다.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인권위 권고는 경찰청장의 강경진압 발언 및 명령과 진압의 연관성을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사실상 경찰청장의 법적, 도의적, 정치적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홍성규·장형우기자 cool@seoul.co.kr
  • 인권위 “촛불집회 진압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과도한 공격진압으로 시위대에게 부상을 입히는 등 인권침해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인권위는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지휘책임을 물어 경찰청장에게 경고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특히 촛불시위 진압과정에서 처음으로 물대포를 사용하고, 이른바 ‘여대생 군홧발 사건’이 있었던 지난 6월1일 오전 서울 안국동 로터리와 같은 달 28일 태평로와 종로에서 이뤄진 진압작전으로 발생한 인권침해의 지휘책임을 물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기동본부장과 4기동단장에 대해 징계조치할 것을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인권침해 행위의 재발방지를 위해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방어 위주의 경비원칙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이와 관련, 시위진압 과정에서 동원하는 살수차 사용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법령으로 정하고, 소화기 등은 원래 용도에 따라서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진압경찰의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투척행위를 막고,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람에게 반성문이라는 내용과 형식의 자술서를 받는 관행을 중단할 것과 진압 전의경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표지를 부착하고 경비업무를 담당케 할 것을 권고했다. 130여건의 인권침해 사례를 모아 진정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임태훈 인권의료법률팀장은 “인권침해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인권위의 결정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지휘책임자인 경찰청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면서 “인권위는 6월30일 이후 경찰이 더욱 강도높은 진압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환율과 물가는 오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한 주식과 펀드는 반토막 났는데, 그나마 임금이 깎이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는 요즘. 추운 날씨에 찬바람 부는 청계천을 묵묵히 걷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기름값 아끼려고 자가용 놔두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판국에 주말마다 1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데이트 비용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일까. 경제 불황 속 데이트 비용을 줄이면서도 사랑은 지키려는 커플들의 지혜를 들어 보자. ●주말 교외 드라이브 대신 ‘대학캠퍼스 투어´ 회사원 이모(27·여)씨 커플은 요즘 ‘버스투어’를 즐긴다. 만난 지 석 달째인 동갑내기 새내기 커플은 어디서 데이트를 하든지 행복할 때이긴 하다. 둘 다 신입사원이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한다. 가끔 만나는 이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어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지갑 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적은 돈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데이트를 찾던 중 이씨가 생각해 낸 것이 ‘버스투어’다. 얼마 전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301번 버스를 타고 장지동 종점까지 데이트를 즐겼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MP3. 버스 맨 뒷좌석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씨는 “처음에는 버스 종점까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버스 안에서 창밖의 세상을 보는 게 재밌더군요.”라며 ‘버스 데이트’의 매력을 소개했다.“특이한 이름의 가게를 보거나 지나가다 재밌는 행사를 발견하면 곧장 내려서 게릴라 데이트를 즐기기도 해요. 단돈 900원(교통카드)에 어디 가서 이런 데이트를 즐기겠어요?”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남모(27)씨는 최근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춰 ‘캠퍼스 데이트’를 주로 즐긴다.1년 전 친구의 소개로 여자친구를 만난 남씨는 평일에는 영화나 연극 등을 함께 감상하고,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만남에 변화가 생겼다. 서로의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경제사정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다. 남씨가 주말마다 나가는 교외 드라이브를 부담스러워하던 지난 9월. 때마침 여자친구가 “다음부터 차는 집에 두고 나와. 오빠는 돈 아낄 줄 몰라.”라며 남씨를 구박했다. 이후로 남씨는 ‘알뜰 데이트’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며 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남씨는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시내 대학은 다 버스가 다니더군요.”라면서 “운전하는 피곤함도 없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는 자연스레 서로 달라붙게 되더군요.”라고 귀띔했다.“고풍스런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탁 트인 교정을 거닐다 보면 가끔은 동아리의 무료 공연도 볼 수 있어 좋지요. 대학가 근처 식당들은 값도 싸고 맛은 물론 양도 푸짐해 ‘1석3조’입니다.”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짠순이 데이트’가 생활화됐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집세 등 생활비가 만만찮다. 특히 만난 지 9개월 된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4번이나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늘어나는 휴대전화 사용량에 맞춰 월 2만원의 커플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영화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예매권을 구해 비용을 줄인다. 음료수와 과자는 미리 슈퍼에서 준비해 영화관에 들어간다. 최씨는 지난여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차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죠.”라면서 “8월에 버스로 경남 거제의 외도에 다녀 왔는데 편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이러한 최씨의 절약 방침에 잘 따라 준다는 것. ●마트에서 와인·맥주 산 후 집에서 마셔 직장인 유모(27)씨는 여자친구와 토요일 저녁에 만나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밤늦게까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일요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유씨의 휴일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여자친구와 만난다. 최근 본 영화는 ‘맘마미아’였다. 예전처럼 토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면 북적거리는 영화관에서 줄을 서서 표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씨 커플은 일요일 오전 10시 관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휴일 아침에 영화를 보는 ‘실용’ 커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오전에 영화를 보고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 색달라요.” 둘 다 말이 없어 자타가 공인하는 ‘조용한 커플’인 김모(33)씨와 유모(26·여)씨. 중소기업에 같은 해 입사해 내년 가을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두 사람은 공통 취미가 있다. 바로 영화 보기. 둘은 데이트 때마다 영화관을 가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두 사람에게도 경기침체의 여파가 불어닥쳤다. 결혼에 대비해 전셋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상황에서 각자 굴리고 있던 펀드와 주식이 반토막 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영화비용조차 아끼기로 합의한 두 사람은 ‘자취방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둘은 요즘 영화관에 가는 대신 김씨의 자취방에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보고 있다. 성격이 깐깐한 유씨는 공유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받아 보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 번 공짜로 영화를 보다 보니 편리함에 맛이 들었다. 두 사람은 토요일이면 근처 대형마트에서 와인, 맥주 등을 산 뒤 김씨 집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요리를 해먹고 김씨가 전날 밤 다운받은 영화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쿠폰 모으는 그녀 너무 예뻐 늦깎이 대학원생 김모(32)씨는 요새 ‘쿠폰족’인 여자친구 덕에 불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풍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 하지만 3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난 뒤 예전처럼 여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었다. 이런 김씨에게 여자친구는 “내가 먹여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여자친구는 데이트에 사용할 쿠폰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씨는 ‘쿠폰 몇 개 쓴다고 얼마나 절약될까.’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10만원에 이르던 데이트 비용이 쿠폰 사용 후 무려 3만 5000원이나 절약됐다. 평소처럼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넉넉하게 즐긴 뒤 연극을 봤는데도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인터넷이며 책자며 온갖 쿠폰을 다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아끼겠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죠.” 회사원 이모(31·여)씨는 아침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할인쿠폰 서비스를 확인한다. 화장품 회사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는 오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이런 할인 서비스가 집중되는 날이다.“매월 마지막 수요일만큼은 다른 약속을 안 잡고 꼭 남자친구를 만나죠. 데이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날이거든요.” 사실 이씨에게 할인쿠폰이나 휴대전화 제휴 서비스, 포인트 등은 관심 밖이었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따져 가며 할인받는 모습이 구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친구가 할인받으면 옆에서 덕을 본 적은 있었죠.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따져 보니 데이트비용을 꽤 아낄 수 있더라고요.” ●‘연인과 함께 어디서 뭘하든’ 리서치 회사에 다니는 백모(28)씨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자친구와의 ‘3주년 기념일’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선물을 마련할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신구를 좋아하는 여섯 살 아래 대학생 여자친구는 명품 가방이나 18K 화이트골드 커플링을 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백씨의 자금줄인 중남미 펀드는 일 년 새 반토막 났다. 그는 귀금속 가게를 찾아 여자친구의 취향에 딱 맞는 화이트골드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40만원이라는 가격에 화들짝 놀랐다. 대신 15만원짜리 실반지를 구입했다. 여자친구를 위해선 모든 것을 할 수 있노라던 백씨지만 경제난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식사도 기념일마다 찾던 고급호텔 레스토랑 대신 자신의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툰 실력이지만 요리책을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들면 여자친구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어서다.“좋은 선물,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허세 부리다간 생활비도 남아나지 않을 판인 걸요.” 은행원 김모(27·여)씨는 ‘해외여행 마니아’다.7년째 연애중인 남자친구도 여행을 좋아해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해외로 다녀왔다. 둘은 대학시절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동남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다. 하지만 김씨는 올가을에는 조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남자친구와 강원도를 둘러보고 올 생각이다. 끝 모르고 치솟는 환율 탓에 비행기를 타고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년 봄 결혼을 약속한 김씨 커플은 신혼여행도 해외여행 대신 자전거 국토종단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힘은 들겠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다.“매년 해외에 나갔다 오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아쉽죠. 그렇지만 국내에도 즐길 만한 여행지가 많으니 만족해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여성&남성 더 보러가기]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노처녀·노총각은 왜 결혼을 못할까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전·의경 종교활동 ‘일단 쉬어’?

    서울지역 한 일선경찰서에 근무하는 박모(21) 일경은 입대 전 매주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갔다. 하지만 의경 입대 후 6개월 동안 100일 휴가 때 가족과 함께 예배에 참석한 것 말고는 교회 문턱도 가 본 적이 없다. 제대를 두 달 앞둔 김모(23) 수경은 입대 당시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다. 그는 2년 가까운 기간의 기동타격대 생활 가운데 경찰서에서 신부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지난 2년간 그의 종교행사는 식사 전 성호를 긋는 것이 전부였다. 주말 집회·시위로 종교행사 참가가 힘든 전·의경들이 경찰 당국의 무관심으로 종교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선교에 적극 나서는 기독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반면, 불교와 천주교 신자인 전·의경들은 영내에서 종교 행사나 성직자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힘든 것으로 드러났다. 전·의경 및 직업경찰관들의 종교생활을 위해 설치하도록 돼 있는 경찰서내 경목(기독교)·경승(불교)·경신(천주교)실의 운영 실태를 서울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7일 확인했다. 서울지역 31개 경찰서 가운데 용산·동작·광진·양천 경찰서에는 불자들을 위한 경승실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1개 경찰서는 천주교 신자를 위한 경신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운영하는 경신(신부)을 위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3개 경찰서에서 기독교 신자들을 위한 경목(목사)을 5명씩 위촉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용산·동작·구로·양천 경찰서는 경목을 5명씩 위촉했지만 경승(승려)과 경신은 1명도 위촉하지 않았다. 동대문서는 유일하게 경목을 위촉하지 않았다. 경찰청 예규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는 각 종교당 성직자를 5명까지 위촉할 수 있다. 서울지역 31개 경찰서에 위촉된 경목은 137명, 경승은 76명, 경신은 16명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5년 ‘전·의경 인권실태 및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조사’ 보고서에서 ‘종교활동이 잘 보장되지 않는다.’는 전·의경이 42.5%였다고 밝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군종관과 유사한 경종관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전직교수 잔혹사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일본으로 도피했다 9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전직 대학 교수는 이혼문제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자식까지 참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26일 서울 모 대학 전직 교수 배모(45)씨에 대해 살인과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배씨의 애인 박모(38·여)씨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배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1999년 12월31일 오전 7∼8시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 박모씨(당시 32세)와 이혼문제로 심하게 다투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는 이어 옆방에 있던 아들(당시 6세)을 집 밖으로 데려고 나와 놀이터 등을 돌아다니다 오후 3∼5시쯤 귀가해 아내 옆에 눕힌 뒤 머리에 비닐봉지를 둘러씌워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사실을 숨기려 시체 위에 이불을 덮고 식용유 등을 뿌려 불을 지르는 잔혹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배씨는 범행 다음날 일본으로 건너가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던 애인에게 처자식 살해 사실을 털어놓은 뒤 3∼4일 후 국내에 함께 들어와 대출 등으로 1억 3000만원가량의 도피자금을 마련해 일본에서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주식·펀드 바닥…로또 판매 껑충

    지난해 12월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권유로 군 퇴직금 1500만원을 동유럽 펀드(거치식)에 넣고,3종류의 적립식 펀드에도 매달 25만원씩 납입해왔던 유모(29·직장인)씨.10개월만에 거치식 펀드의 잔고는 600만원이 됐고, 원금 총 750만원을 넣었던 적립식 펀드의 잔고는 540만원이 됐다. 유씨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5가에 있는,1등을 두 번 배출했다는 로또 ‘명당’ 판매점에서 5000원어치 로또를 샀다. 유씨는 “결혼을 위해선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믿을 것은 로또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지난 9월부터 7주간 나눔로또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73억원이었던 총 판매액은 3089억원으로 116억원(4%) 증가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부인·아들 살해혐의 前대학교수 8년만에 일본서 잡혀 국내 송환

    서울 노원경찰서는 24일 지난 1999년 자신의 부인과 아들을 독극물로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일본으로 도피했다 붙잡힌 전직 대학교수 배모(44)씨와 그의 대학 후배인 박모(38·여)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서울시립대 교수였던 배씨는 1999년 12월 말 서울 중계동 자택에서 부인 박모(당시 32세)씨와 아들(당시 6세)을 독극물로 살해하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이들을 안방에 눕혀둔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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