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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로 뭉쳤다, 승리를 외쳤다

    하나로 뭉쳤다, 승리를 외쳤다

    만년 우승후보 ‘무적함대’ 스페인이 12일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1-0으로 꺾고 월드컵 80년 사상 처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의 스페인은 대회 시작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우승은 ‘가능성’에 그쳤다. 결정적 순간에 팀워크가 흐트러지면서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스페인의 이런 모습을 뿌리 깊은 지역갈등에서 찾았다. 1936년 발발, 연인원 100만여명이 사망했던 내전의 상처는 1975년 프랑코 독재정권이 끝난 뒤에도 스페인의 ‘트라우마’였다. 민주화 이후에도 누구도 내전의 상처를 치료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축구장에 모여 울분을 토해냈을 뿐이었다. 특히 프랑코 독재정권에 최후까지 저항했던 카탈루냐인(카탈란)들에게 저항세력의 마지막 요새였던 바르셀로나는 축구클럽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까지도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가 홈 구장인 누 캄프 경기장에서 숙적 레알 마드리드와 ‘엘 클라시코’ 더비를 치를 때면 어김없이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라는 카드섹션이 벌어지곤 했다. 프랑코 정권이 바르셀로나를 견제하려고 레알 마드리드를 집중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스페인 대표팀의 응집력은 약했다. 하지만 2004년 사회당 집권 뒤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가 설치되면서 상황은 풀리기 시작했다. 의회는 내전 70주년이자 제2공화국 수립 75주년을 맞는 2006년을 ‘역사적 기억의 해’로 선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 지역과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 지역 사이의 오랜 갈등은 형식적으로나마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다시 뭉친 스페인은 강했다. 유로 2008 우승을 이뤘다. 남아공에서 카탈란인 바르셀로나의 주장 카를레스 푸욜과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는 철벽 수비를 보였고, 역시 카탈란인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세르히오 라모스, 사비 알론소와 절묘한 패스워크를 뽐냈다. 모두 6명의 카탈란인이 스페인의 우승을 위해 120분 동안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연장 후반 11분 결승골을 터트린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는 과거 프랑코 정권이 바르셀로나를 견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원했던 팀 중 하나인 에스파뇰의 주장으로 대표팀에서 활약하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다니엘 하르케를 위해 ‘하르케는 항상 우리와 함께’라는 손글씨가 새겨진 속옷을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하나 된 스페인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위대한 승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클로제 눈물의 퇴장

    클로제 눈물의 퇴장

    ‘전차군단’ 독일의 부동의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32·바이에른 뮌헨)가 사실상 월드컵 마지막 무대인 남아공월드컵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클로제는 11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3·4위 결정전 선발 출장자 명단에서 빠졌고, 교체 선수로도 뛰지 못했다. 클로제는 독일을 결승까지 이끌었던 2002 한·일 대회부터 네 골을 넣은 이번 대회까지 3회의 월드컵 본선에서 모두 최전방에 나서 14골을 기록, 15골로 월드컵 개인통산 최다 골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의 호나우두에게 한 골 차로 접근한 상황이었다. 우루과이전에 교체로라도 출전, 한 골만 더 추가했다면 독일의 ‘원조 폭격기’ 게르트 뮐러(14골)를 넘어서서 호나우두와 동률이 될 수 있었다. 3회 연속 다섯 골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하며 득점왕인 골든슈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또 두 골을 넣었다면 호나우두마저 뒤로하고 개인통산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할 기회였다. 하지만 클로제는 허리부상 때문에 벤치에 앉아 독일의 3-2 승리와 함께 3위를 확정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통상 결승전보다 골이 많이 터지는 3·4위전에 클로제가 나섰더라면 세계축구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2006 독일대회에 이어 2연속 득점왕 도전도 결국 무산됐다. 클로제는 한 골씩을 추가하며 나란히 5골로 득점왕의 희망을 이어갔던 후배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와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클로제 대신 카카우(슈투트가르트)에게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겼다. 2014 브라질대회 때 36살이 되는 클로제는 이미 대표팀 은퇴 의사를 피력했다. 클로제는 3회의 월드컵 본선에서 팀을 4강 이상으로 이끈 ‘훌륭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공격수로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젊은전차’ 독일은 강했다

    남아공월드컵이 열리기 전 누구도 독일을 주목하지 않았다. 대회 직전 ‘중원의 사령관’ 미하엘 발라크(첼시)의 부상에다 세계 대회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베스트11’은 자국 언론마저도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발라크의 공백은 없었다. 되레 “발라크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주전 미드필더로 나선 메주트 외칠(22·베르더 브레멘)과 토마스 뮐러(21·바이에른 뮌헨)는 발라크가 지휘했던 ‘전차군단’을 속도와 기술까지 더한 ‘쾌속전차’로 바꿔 놓았다. 두 신예는 또 11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3·4위 결정전에서 팀 공격의 꼭짓점인 미로슬라프 클로제(32·바이에른 뮌헨)가 허리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다른 젊은 선수들과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는 ‘외칠-뮐러 콤비’가 지난 10년 동안 독일축구를 이끌어 온 ‘발라크-클로제 콤비’의 역할을 완벽히 대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경기였다. 오히려 뮐러, 외칠은 발라크와 클로제보다 빠르고 개인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어린 선수들이 ‘낡았다.’며 조롱당하던 전차군단에 생기를 더한 것이다. 물론 독일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둘의 발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번 대회 최고의 소득이다. 뮐러는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5골 3도움으로 여느 공격수 이상의 역할을 했다. 그라운드 전체를 꿰뚫는 넓은 시야와 순간적인 판단력, 수비수를 간단히 젖혀내는 개인기에 스피드까지 보여주며 전차군단의 선봉에 자리잡았다. 특히 두 골을 몰아친 잉글랜드와의 8강전과 뮐러가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스페인과의 4강전은 그의 존재 여부가 독일 공격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터키 이민자 2세인 외칠은 ‘힘축구’인 독일에 스피드와 기술을 안긴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계무대에 눈도장을 찍었다. 지치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날카로운 패스는 독일 공격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이와 함께 측면수비수면서 우루과이전에서 기막힌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한 제롬 보아텡(맨체스터 시티)은 22세, 보아텡의 크로스를 동점골로 연결시킨 공격하는 수비수 마르첼 얀센(함부르크)은 25세다. 또 이 경기 결승골의 주인공 미드필더 자미 케디라(슈투트가르트)는 23세다. 모두 요아힘 뢰프 감독이 팬들의 비판을 무릅쓰고 끌어모은 젊은 선수들이다. 독일의 2014 브라질월드컵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韓 프리미어리거는 ‘휴식중’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낸 한국 축구대표팀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과 이청용(볼턴)이 팀의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하지 않고 쉰다. 맨유는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3일부터 31일까지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도는 북중미 투어에 참가할 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주전 공격수 웨인 루니, 세르비아 대표로 뛰었던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 프랑스 대표 파트리스 에브라 등과 함께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가오는 2010~11시즌을 위해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대신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나머지 주전급 선수들은 총출동한다. 박지성은 국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오는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또 14일 샬로트 이글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다음 달 7일까지 14차례의 프리시즌 평가전을 치르는 볼턴의 오언 코일 감독은 이청용에게 특별휴가를 줬다. 코일 감독은 10일 구단 홈페이지에서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에게는 25일까지 휴가를 줬다.”고 밝힌 뒤 특별히 이청용을 언급했다. 그는 “이청용은 1년6개월 동안 휴식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훈련을 하는 것보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청용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청용은 모든 인터뷰 요청도 정중히 거절하며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청용은 다음 주 출국할 예정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3·4위전 웬만해선 막을 수 없다

    축구팬에게 월드컵 3·4위전은 계륵이다. 물론 4강에 오른 축구강국의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들이 출동한다. 그러나 순위싸움의 치열함보다는 친선전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밤잠 설치고 볼 만한 박진감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1일 오전 3시30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남아공월드컵 3·4위전은 다르다. 독일, 우루과이 선수들에게는 결승전 못지않게 열심히 뛰어야 할 이유가 있다. 우승은 멀어졌지만, 축구선수 일생에 영광으로 남을 월드컵 기록을 남기거나 부문별 개인상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 있어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클로제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넣어 세 번의 월드컵 본선에서 모두 14골을 기록 중이다. 한 골만 더 보태면 호나우두(브라질)의 월드컵 통산 개인 최다골과 동률을 이룬다. 하지만 부상이 걸림돌이다. 9일 한지 플리크 독일 대표팀 코치는 기자회견에서 “클로제가 허리를 다쳐 월드컵 3, 4위전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선 우루과이의 저격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4골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득점왕 경쟁에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포를란도 허벅지 부상으로 클로제와 마찬가지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본인의 출전 의지가 워낙 강해 교체요원으로라도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각각 양팀 공격의 핵심전력인 토마스 뮐러(21·바이에른 뮌헨)와 루이스 수아레스(23·아약스)는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준결승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들의 공백 때문인지 양팀은 그동안 보여왔던 공격의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한 채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러나 3·4위전에서는 양팀 공격의 신형엔진이 맞붙는다. 21세 이하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스트 영 플레이어’상을 거의 확정 지은 뮐러(4골)는 멀티골로 득점왕까지 노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수아레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동갑내기 수문장의 대결도 눈길을 끈다. 준결승전 결정적 순간에 골을 막아내지 못해 3·4위전에서 맞붙게 됐지만,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24·샬케04)와 우루과이의 페르난도 무슬레라(라치오) 골키퍼는 각각 선방 22·19회로 세이브 순위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활약에 따라 결승에 진출한 스페인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마드리드·선방 12회), 네덜란드 마르턴 스테켈렌뷔르흐(아약스·16회)를 제치고 골키퍼로서 최고의 명예인 ‘야신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스페인 월드컵 사상 첫 결승진출

    스페인 월드컵 사상 첫 결승진출

    현대인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허리가 중요하다. 허리가 튼튼한 사람은 자세가 바르고 당당한 분위기를 풍긴다. 축구도 그렇다. 경기장의 허리인 미드필드를 장악한 팀은 경기를 공세적으로 이끌어 간다. 수비 부담도 적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패스워크는 상대 수비를 당황하게 만들고, 체력을 소모시킨다. 8일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아공월드컵 준결승 스페인-독일전은 ‘미드필드를 장악한 팀이 승리한다.’는 현대 축구의 명제를 입증하는 경기였다. 비센테 델보스케(60) 스페인 감독은 부진한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대신 페드로(바르셀로나)를 선발로 투입해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포메이션은 의미가 없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다비드 비야-페드로로 짜여진 공격 1선, 사비 에르난데스-세르히오 부스케츠(이상 바르셀로나)-사비 알론소의 2선에다 오른쪽 풀백인 세르히오 라모스(이상 레알 마드리드)와 왼쪽 풀백 호안 캅데빌라(비야 레알)가 번갈아 전진하는 등 모두 7~8명이 독일 진영에서 끊임없이 자리를 바꿔 가며 패스를 이어 갔다. 흡사 미드필더 7~8명이 독일 진영에서 패싱게임을 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이니에스타와 페드로, 라모스는 두껍게 수비벽을 친 독일 진영에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해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끌고 다녔다. 사비는 정확한 침투패스로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알론소는 공간이 열리면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고 중거리슛을 날렸다. 부스케츠는 독일 역습의 시작을 끊었고, 자기 진영을 지키고 있던 중앙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와 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은 가뭄에 콩 나듯 넘어오는 공을 다시 전방으로 넘겨주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이렇게 ‘중원장악’이라는 델보스케 감독의 의도를 그라운드에서 100% 구현한 스페인이 경기를 장악하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공 점유율은 스페인 51에 독일 49. 하지만 상대 진영에서의 공 점유율은 스페인 85대 독일 15. 스페인의 공격 일변도 경기였다. 중원 진출에 실패한 독일의 슈팅은 5개로 스페인(13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페인의 패스 성공률은 81%에 달했다. 특히 중거리 패스의 성공률은 무려 86%. 높은 점유율과 정교한 패싱게임, 스페인 유니폼을 입은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를 제외한 10명의 필드플레이어 가운데 7명이 바르셀로나 소속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모스와 알론소도 이들의 패싱게임에 부드럽게 녹아들었다. 그리고 경기의 유일한 골도 바르셀로나의 ‘패스마스터’ 사비의 발끝에서 시작, 바르셀로나의 ‘캡틴’ 푸욜의 머리로 완성됐다. 프리메라리가의 라이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하나로 녹아든 ‘레알 바르샤’ 스페인의 행진은 이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의 한판(12일)만을 남겨 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실용적 토털사커’ 32년만에 일냈다

    ‘실용적 토털사커’ 32년만에 일냈다

    지난 36년 동안 세계무대에서 네덜란드 축구의 아이콘은 ‘토털사커’였다. 전원공격, 전원수비로 설명되는 토털사커는 유럽축구의 변방에 머물고 있었던 네덜란드를 1974년과 1978년 월드컵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이후로 네덜란드는 수비수의 공격가담을 미덕으로 여겼고, 수비의 공백으로 골을 내주더라도 전원공격으로 더 많은 골을 넣으면 된다는 식의 경기운영을 해 왔다. 이 같은 전술은 수준이 낮은 상대를 만났을 때 골잔치를 벌이며 맹위를 떨쳤고, 세계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수비조직이 탄탄하고, 공격전술이 뛰어난 강팀을 상대로는 어이없이 무너지는 약점을 노출했다. ‘정해진 포지션은 없다.’는 토털사커의 대전제를 충족하기 위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세계수준의 선수 7~8명이 필요했다. 모든 선수들이 최전방에서 최후방까지 끊임없이 돌아다녀야 하는 전술적 특성은 체력부담도 컸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는 비교적 약팀들과 상대하는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승승장구하다가 16강 토너먼트에서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 정상의 주변에서 겉돌던 네덜란드 토털사커에 과감한 혁신을 시도한 것은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이었다. 유로2008을 계기로 전술변화를 시도한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최후방 수비를 보강하고,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다.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비 뒷공간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전원공격’이라는 토털사커의 제1원칙을 버렸고,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 밀란) 등의 스피드와 결정력이 높은 선수들에게 공격을 전담시켰다. 반면 ‘전원수비’라는 제2원칙은 유지했다. 공격전담 선수들도 수비상황에서는 모두 자기진영으로 내려와 대인마크를 하게 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 안정적 수비가 균형을 맞춘 ‘실용적 토털사커’가 완성된 셈.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공수의 조율을 사위인 마르크 판 보멀(바이에른 뮌헨)에게 맡겼다. 판 보멀은 터프한 플레이로 상대 역습을 중원에서 차단하고, 상대 공격의 키플레이어를 꽁꽁 묶었을 뿐만 아니라 역습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공을 뿌려주는 등 장인어른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다. 팬들은 “‘오렌지 군단’ 특유의 화끈한 축구가 실종됐다.”고 네덜란드의 전술적 변화를 비판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7일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준결승전에서 3-2로 승리하며 6전 전승으로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런 결과는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전술혁신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좋은 축구’를 버리고 ‘이기는 축구’를 선택한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네덜란드가 그토록 열망했던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별★들의 이동

    남아공월드컵이 이제 5일밖에 남지 않았다. 월드컵 막판에 다다르면서 대회에 출전한 축구 스타들의 이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미 이적했거나 이적을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선수들도 있고, 호사가들의 입에서 추상적으로 몸값만 거론되는 선수도 있다. ●스페인 다비드 실바 맨시티 이적 확정 이미 이적에 합의한 스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다비드 실바. 발렌시아는 심각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5월 비야를 FC바르셀로나에 팔았고, 실바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 넘겨줬다. 스페인 대표로 출전한 실바는 스위스와 조별리그에 60분을 뛰었고,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비야는 새로 둥지를 튼 바르셀로나의 ‘황금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완벽한 호흡을 보이면서 5골 1도움의 맹활약을 보이고 있다. 하락세에 접어든 티에리 앙리(프랑스)를 대체할 골잡이가 급했던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이 만족할 만한 대목이다. 아쉽게 리그 5위로 2009~10시즌을 마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을 확보하지 못한 맨시티는 실바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의 영입도 확정지었다. 투레를 넘겨준 바르셀로나는 중원을 보강하기 위해 EPL 아스널의 주장 세스크 파브레가스(스페인)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 마드리드 스티븐 제라드 영입 물밑작업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도 수비와 미드필더 보강에 나선 상황이다. 스페인 대표 세르히오 라모스는 잉글랜드의 수비수 애슐리 콜과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할 예정임을 알렸다. 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끈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 밀란)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혼다 몸값논쟁 진행중 반면 ‘모나코의 별’ 박주영, ‘일본의 영웅’ 혼다 게이스케는 호사가들의 몸값 논쟁에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1997년 포르투갈에 귀화했던 데쿠(첼시)는 13년 만에 고향인 브라질로 돌아갈 예정이다. 프랑스 스포츠 일간 ‘레퀴프’는 “데쿠의 플루미넨세 이적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데쿠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코트디부아르전에서 61분을 뛰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미녀새’ 임은지 약물복용… 3개월 자격정지

    ‘미녀새’ 임은지 약물복용… 3개월 자격정지

    여자 육상 장대높이뛰기 한국기록(4m35) 보유자인 임은지(21·부산 연제구청)가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지난달 24일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된 임은지와 남자 5000m의 이경재(20·한국체대)에게 각각 3개월과 2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두 선수는 모두 지난 5월 창원에서 열린 제39회 전국종별육상경기대회 기간에 소변검사에서 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 자격 정지 적용일은 6월10일부터다. KADA는 임은지의 소변에서 금지약물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클로로티아지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발목 통증에 시달렸던 임은지는 KADA 청문회에 참석해 치료를 위해 양약과 지네환을 복용했고, 지네환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KADA는 임은지가 순수한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했다고 판단했지만 증빙자료가 일부 부족하고 약물 주의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임은지는 당시 대회에서 4m20을 뛰어 금메달을 땄지만, KADA의 처분으로 메달은 박탈됐고 기록도 삭제됐다. 또 이달 말부터 예정된 이탈리아 전지훈련에도 제외됐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첫 메달에 도전했던 대표팀의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한편 흥분제인 메틸헥산아민이 검출된 이경재는 청문회에서 과실 또는 부주의를 입증하지 못해 2년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포스트 허정무 성공 키워드 ‘혁신’

    포스트 허정무 성공 키워드 ‘혁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1차 회의를 연다. 사실 누가 지휘봉을 이어받든 부담은 막중하다. 허정무 전 감독이 국내파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했기 때문. 후임 감독은 최소한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거나 그 이상의 전력을 만들어 아시안컵을 탈환해야 한다. 문제는 전임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낸 뒤 지휘봉을 이어받은 이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2002년 4강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적자’로 대표팀을 이어받은 박항서 전남 감독은 같은 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면서 사퇴했다. 세대교체와 변화를 추구했던 박 감독의 노력이 ‘4강 신화’의 달콤한 기억에 발목을 잡혔던 것.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에 전해 준 것은 장기적 안목과 편견 없는 선수선발을 통한 전력의 상승·발전이었는데, 축구협회와 팬들은 오로지 히딩크의 ‘어퍼컷 세리머니’만 기억했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취임했던 핌 베어벡 전 호주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베어벡 감독은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4위, 이듬해 아시안컵 3위에 그치면서 사퇴했다. K-리그 선수 차출에서 불거진 프로축구연맹 및 각 구단과의 갈등, 적극 중재에 나서지 않는 축구협회의 책임도 컸다. 모두 변화를 거부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예감해서인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정해성(52) 대표팀 수석코치도 감독직을 고사했다. 정 수석코치는 허 전 감독과 현재의 대표팀을 만들어 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기존의 성과를 잃게 될지도 모를 과감한 변화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가는 지금도 과감한 혁신이 없다면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대표팀은 ‘캡틴’ 박지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박지성이 훌륭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상대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또 박지성이 4년 뒤에도 현재의 경기력을 그대로 유지할지, 다음 월드컵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즉 ‘박지성 의존도’를 점차 낮춰 가며, 그가 없이도 강한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 전술 혁신도 시급하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남아공월드컵이 보여준 세계축구의 흐름은 ‘두꺼운 수비와 빠른 역습’이다.”면서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개인 및 팀전술이 강한 팀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에서 세트피스를 이용한 대표팀의 공격전술은 이에 부합했다. 하지만 4년 뒤 브라질에서는 어떤 전략·전술이 대세로 자리 잡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쫓아가지 않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잠재력까지 완연히 발휘하도록 해 현재 대세인 전술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선수들을 통해 ‘우리의 전술’을 구현해야 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신예 vs 관록’ 다 막아주마

    ‘신예 vs 관록’ 다 막아주마

    남아공월드컵 4강에 진출한 독일의 벤치에는 늘 하나의 빈자리가 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11월 비운의 삶을 자살로 마감한 로베르트 엔케의 대표팀 유니폼이 놓여있다. 이제는 전설이 된 ‘수호신’ 올리버 칸의 뒤를 이어 독일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던 엔케는 딸 라라를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잃은 뒤 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열차에 몸을 던졌다. 월드컵 목전에서 독일은 엔케를 대신해 골문을 지킬 선수를 찾아야 했고, 요아힘 뢰프 감독은 등번호 ‘1’을 마누엘 노이어(왼쪽·24·샬케04)에게 맡겼다. ●노이어 본선 5경기서 두 골만 허용 지난해 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친선경기에서 처음 성인대표팀 주전으로 출전했던 노이어에게 골문을 맡긴 뢰프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에게 무거운 짐을 맡겼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한스외르크 부트(36·바이에른뮌헨), 팀 비제(29·브레멘) 등 독일에는 노련미 넘치는 수문장들이 넘쳐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노이어는 독일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A매치 5회 출전에 불과했던 그는 본선 다섯 경기에서 단 두 골만 내줬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기록상 노이어의 세이브는 18회(비공식 25회). 특히 ‘지면 끝장’인 토너먼트 16강 잉글랜드전에서 6회, 8강 아르헨티나전에서 7회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 경기에서 팀이 각각 네 골씩을 몰아넣었지만, 추가골은 모두 후반전 중·후반에서야 터졌기 때문에 승부를 섣불리 낙관할 수 없었다. 중요한 순간 수 차례 이어진 노이어의 선방이 없었다면 독일은 허망하게 짐을 싸야 했을 터. 독일에 신성 노이어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A매치 출장 109회의 관록의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오른쪽·29·레알마드리드)가 있다. ●카시야스 10회 슈퍼세이브 맹활약 역대 최강의 공격라인을 갖췄다는 스페인은 그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다. 다섯 경기에 여섯 골. 매 경기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다. 특히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0-1 패배로 불안하게 시작한 팀의 분위기는 엉망이었다. 난파 위기의 ‘무적함대’를 하나로 모은 것은 주장 카시야스였다. 이른바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연합팀’의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카시야스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실력만큼 개성도 강한 선수들을 다독였고, 불안했던 수비진은 이내 강고한 모습을 되찾았다. 또 실점과 다름없는 위기의 상황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다섯 경기 2실점, 10회의 슈퍼 세이브. 특히 파라과이와의 8강전 후반 1대1 상황에서 연거푸 실점 위기를 넘겼고, 페널티킥도 완벽히 막아냈다. 카시야스가 자신의 별명이 왜 ‘성(聖) 이케르(San Iker)’인지 스스로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초인적 집중력으로 팀을 4강까지 지켜낸 두 골키퍼가 오는 8일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마주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유럽 飛上 남미 침몰

    유럽 飛上 남미 침몰

    준비된 팀이 화려한 개인을 이겼다. 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네덜란드와 독일이 남아공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히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격파했다. 이로써 모두 5개 나라가 본선에 진출, 조별리그에서 한 팀도 탈락하지 않고 1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던 남미는 우루과이만을 남겨둔 채 4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남미팀들은 8강까지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술과 공격재능으로 두터운 수비망을 구축한 상대팀들의 문전을 허물었다. 특히 각각 카카(레알마드리드)-호비뉴(산토스)-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곤살로 이과인(레알마드리드)의 ‘3각편대’를 내세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은 어떤 상대를 만나도 그 위력을 발휘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를 했던 네덜란드와 독일이 이런 예상을 완벽히 뒤집었다. 이번 대회에서 화려한 공격축구를 버리고 ‘실리축구’로 우승을 노렸던 브라질은 3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더 준비한’ 네덜란드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이 첫 골도 넣었고, 경기도 잘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운이 좋았고, 똑똑했다. 네덜란드는 ‘적절한’ 파울로 공격에 나선 상대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브라질은 후반 23분 역전골을 내준 뒤 네덜란드의 지능적인 경기운영에 말려들어 수비수 펠리피 멜루(유벤투스)를 퇴장으로 잃었고, 승부는 네덜란드로 기울었다. KBS N 스포츠 박찬하 해설위원은 “네덜란드가 다혈질의 브라질을 잘 공략했다.”면서 “적절한 교체카드가 없는 브라질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네덜란드에 운이 따랐고, 경기의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가 잘 됐다.”고 분석했다. 또 “브라질이 ‘자신들의 축구’를 했던 반면, 네덜란드는 ‘맞춤형 축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4일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의 독일-아르헨티나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6강까지 승승장구했던 아르헨티나는 전술적 변화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갔고, 독일은 준비된 협력·블록수비로 메시-테베스-이과인을 막았다. 또 유효슈팅 6개 가운데 4개가 골망을 흔들 정도로 독일의 상대 위험지역에서의 패스플레이는 정교했고, 골 결정력이 높았다. 전반 3분에 터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뮌헨)의 골을 시작으로 독일은 세트피스 상황마다 약속된 플레이를 선보였던 반면, 아르헨티나는 직접 슈팅만 남발했다. 준비한 독일 요아힘 뢰프 감독과 준비없는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었다. 전방에서 공을 분배하는 메시는 3~4명의 장신 수비수들에게 포위됐고, 메시를 돕는 공격의 협력 플레이도 없었다. 메시와 테베스는 오직 자신의 발재간에 의존해 수비벽을 뚫으려다 번번이 막혔고, 경기 막판 수비조직력까지 무너지면서 독일에 0-4로 대패했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 진영에서 위협적인 패스플레이로 골 결정력이 높아, 유럽팀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재능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기존의 수비조직력에 공격조직력까지 갖춘 막강한 독일을 만났지만, 마라도나 감독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뒤지는 상황에서 마냥 공격수를 투입한다고 공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닌데 마라도나 감독은 준비도, 판단도 제대로 못했다.”고 평가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유럽 창 vs 남미 방패

    4일 오전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스페인과 31위 파라과이의 8강전이 열린다. 객관적으로 스페인이 세다. 스페인은 자국 리그인 프리메라리가의 스타군단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공격-미드필드-수비-골키퍼 라인을 절묘하게 반반씩 섞어놨다. 사상 가장 강한 전력을 갖췄다고 자부할 정도다. 스페인은 또 남미에 무척 강하다. 스페인은 2000년 이후 남미팀과 A매치에서 10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파라과이와 역대 월드컵 성적은 1승1무. 역대 A매치에서도 1승2무로 진적이 없다. 파라과이 격파의 선봉에는 월드컵 득점왕 가도를 내달리고 있는 다비드 비야, 세계에서 패스성공률이 가장 높은 사비 에르난데스, 공간 활용과 침투 패스의 달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의 바르셀로나 3각편대가 출격한다. 파괴적인 중앙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과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마드리드)까지 뚫기에 파라과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파라과이에게는 스페인에 맞서 질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파라과이는 1525년부터 1811년까지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특히 파라과이는 선조들인 과라니족이 당시 이주를 거부하다 스페인 지배자들에게 몰살당했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파라과이는 전력 열세를 역사적 사명감으로 뛰어넘어 과거의 아픔을 씻어낼 각오다. 역대 상대 전적 1승2무에서 보여지듯, 파라과이는 끈끈한 수비로 스페인을 괴롭혔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단 1승만을 거뒀지만 8강까지 올라올 정도로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미의 이탈리아’라는 별명을 가진 파라과이 수비의 중심에는 파울로 다실바(선덜랜드)가 있다. 일대일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체격은 물론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상대 패스를 저지하는 발군의 수비력을 보여왔다. 물론 아직 골맛을 못보고 있는 스트라이커 로케 산타 크루스(맨체스터시티)도 있다. 사상 첫 월드컵 8강에 진출한 파라과이가 스페인을 상대로 이변을 일으킬 지 관심이 쏠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전차군단 각오해! 마라도나 매직 어디까지…

    전차군단 각오해! 마라도나 매직 어디까지…

    안 그래도 강팀을 만나 초조한데, 너무 ‘깐죽’거린다. 강팀이면 강팀답게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줄 것이지, 경기를 앞두고 ‘입’으로 전·후반 90분을 다 뛰는 수준이다. 그런데 말려든다.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나이지리아, 한국, 그리스, 16강에서 멕시코도 말렸다. 경기 뒤에도 명백한 오심을 두고 “그것조차 실력”이라며 ‘골’ 지른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유럽의 강호 독일. 줄기차게 떠들던 디에고 마라도나(50) 아르헨티나 감독도 조용히 경기를 준비할만한 상대다. 그래서 독일에 대해 별말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독일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 그러자 아르헨티나가 ‘쿨’하게 응수했다. 2일 독일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뮌헨)가 아르헨티나 선수와 국민에 대해 비판한 것을 전해 들은 마라도나 감독은 “슈바인슈타이거, 떨고 있는가? 우리는 당신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우리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가 2006년의 복수전을 펼치려고 할 뿐”이라면서 “우리를 나쁜 패배자라고 말해도 상관없다.”고 받아쳤다. 또 “우리는 총공세를 벌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독일팀을 긴장하게 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라도나의 충실한 조력자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도 “독일은 멕시코보다 못한 팀”이라며 거들었다. 그러자 독일 주장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이 “남미 사람들은 신경질적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내일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지고 나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통해 보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당사자들은 신경쓰이겠지만, 이들의 장외 설전은 축구팬들에게 놓칠 수 없는 빅게임에 앞서 나오는 애피타이저(전채요리) 격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번도 수비적인 전술을 펼친 적이 없는 아르헨티나의 전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어시스트만 4개를 기록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첫 골이 언제 터질지, 득점선두 곤살로 이과인(레알마드리드)의 골 퍼레이드가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대회 전 약하다고 지적받았던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를 중심으로 한 수비라인도 4경기에 단 2골만을 내줄 정도로 탄탄하다. 독일의 ‘메시봉쇄법’도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독일은 8강 진출팀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기존의 미하엘 발라크(첼시)나 올리버 칸 등의 일부 스타에 의존하는 모습을 버리고, 창조적이고 유연한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독일 축구의 이 같은 변화를 “10년 동안 꾸준히 개혁에 나서면서 전체적인 철학과 시스템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신성’ 토마스 뮐러(이상 바이에른뮌헨)-메주트 외칠(브레멘) 콤비가 이끄는 독일의 공격라인은 아르헨티나의 벽을 뚫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독일 수비진도 4경기에 2골을 내 주기는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 경기력과 입심에서 모두 호각을 다투는 양 팀의 승자는 3일 오후 11시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가려진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日-파라과이전 욕할 수 없는 이유는

    모두가 한마디씩 했다. 너무 지루하다고. 저게 무슨 축구냐고. 축구팬들은 29일 벌어진 일본과 파라과이의 남아공월드컵 16강 전·후반, 연장전 120분에 승부차기까지 보고 난 뒤 모두 실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이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보여줬던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경기를 중계했던 차범근 SBS 해설위원마저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을 정도였다. 16강에서 파라과이를 맞은 일본은 막강했던 조별리그 때와는 사뭇 다른 경기운영을 했다. 중원의 두터운 미드필드진을 후방으로 당겨, 포백라인과 가까이 뒀다. 마치 브라질을 맞은 북한과 같은 전형을 펼쳤다. 파라과이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공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좌우 측면을 침투하는 공격을 펼쳤다. 물론 수비수가 너무 많아 득점에는 실패했다. 일본은 세트피스 상황이 아니면 5명 이상이 하프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맹위를 떨쳤던 ‘공격적 수비’는 없었다. 일본은 그렇게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까지 무실점했다. 필드골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틀림없이 지루한 경기였다. 하지만 통계상으로는 아니다. 파라과이의 슈팅 18회 가운데 유효슈팅은 6, 일본은 16회 슈팅에 유효슈팅 6을 기록했다. 정말 재미있었다는 한국-우루과이전은 어땠을까. 한국의 슈팅 15회 가운데 유효슈팅 5, 우루과이는 14회 슈팅에 유효슈팅 8이다. 별 차이가 없다. 일본과 파라과이의 골키퍼가 잘 막았다는 뜻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파울 숫자. 한국-우루과이전의 파울은 양팀에 각각 12개씩이다. 반면 파라과이-일본전은 파라과이 26개, 일본 29개였다. 경기의 흐름이 그만큼 자주 끊어졌다. 템포가 느려졌던 것이다. 이것이 오카다 다케시 감독이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필승의 전술’이었다.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파라과이와 미드필드에서 맞붙기보다 충분한 숫적 우위를 점한 자기진영에서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에 나선 것이다. 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만 제외하면 일본 선수들은 감독의 작전을 충실히 이행했다. 또 전반 킥오프 상황에서 5명의 선수가 하프라인에 전진 배치됐던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 비록 실패했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무언가를 해 보려고 했다. 물론 일본이 졌다. 만약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가 골망을 흔들었고, 파라과이가 실축했다면 오카다 감독은 “다 예상했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미소 지었을 테다. 이런 전술로 일본은 실패했지만, 이탈리아는 우승까지 한 적이 있다. 일본과 오카다 감독에게는 경기에 진 게 아쉬울 뿐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비야 결승골 ‘한방’… 스페인 8강 진출

    비야 결승골 ‘한방’… 스페인 8강 진출

    폭풍같은 경기였다. 파라과이와 일본의 지루한 120분이 지난 뒤였기에 더욱 그랬다. 패스와 슈팅, 드리블, 몸싸움, 공격차단에 이은 공격전환, 심지어 파울까지 축구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빨랐다. 드리블이 0.5초만 길어도, 패스가 10㎝만 짧아도 공격은 차단됐다. 수비가 1초라도 호흡을 고르려고 서 있으면 상대 공격수는 무섭게 파고 들어왔다. 페널티 박스 안팎에서 날아드는 강력한 슈팅들은 모두 골문의 구석을 향했고, 이에 화답하듯 양팀의 골키퍼는 그림처럼 몸을 날려 자블라니를 걷어냈다. 30일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스페인과 3위 포르투갈의 16강전은 수준이 한단계 높은 경기였다. 결과는 스페인의 1-0 승. 스페인은 포르투갈을 넘어 8강에 진출, 파라과이와 만나게 됐다. 패싱게임으로 공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를 압도하는 스페인과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역습을 추구하는 포르투갈. 휘슬이 울리자 이베리아 반도 라이벌 고유의 팀컬러가 그대로 드러났다. 중원과 후방에서 쓸모없는 패스는 없었다. 둘 다 공을 소유하는 순간 무조건 앞으로 찔러주고 달려 나갔다. 때문에 공은 양쪽 진영을 오가며 아주 작은 균열만 있으면 와장창 깨져버릴 것만 같은 극도의 긴장감을 불러왔다. 균형은 후반 18분 무너졌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사비 에르난데스-다비드 비야로 이어진 FC바르셀로나의 삼각편대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포르투갈 진영 왼쪽 측면에서 공을 끌고 가던 비야는 이니에스타에게 패스했고, 이니에스타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던 사비에게 공을 연결했다. 수비를 끌어 모은 사비는 왼쪽에서 침투하는 비야에게 지체없이 힐패스로 공을 줬다. 비야는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막혔고, 다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로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니에스타와 사비의 패스워크와 비야의 집중력이 만들어 낸 작품이었다. 비야는 4경기 4골로 득점 공동1위에 올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日 8강 못갔지만 강했다

    日 8강 못갔지만 강했다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출전국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았던 일본이 29일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3-5로 패하며 8강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일본은 16강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국과 함께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이는 온갖 굴욕을 겪으면서도 ‘마이 웨이’를 고집한 오카다 다케시(54) 감독이 안겨준 소중한 결실이었다. 오카다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벌인 다섯 차례의 평가전에서 1무4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오카다 감독은 퇴진 압박에 시달렸고, 심지어 일본 내에서도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막상 일본은 본선 조별리그에서 2승을 거두며 오히려 한국(1승1무1패)을 능가하는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다소 지루하기는 했지만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8강 진출의 문턱까지 갔다. 말 그대로 ‘오카다 매직’. 그렇다면 오카다 감독은 어떤 마술을 쓴 것일까. 미드필드에서 정교한 패스, 점유율 위주의 기술축구를 구사했던 일본은 평가전에서는 무딘 모습만 보였다. 상대 공격이 자기 진영까지 진행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했고, 하프라인 뒤부터 수비를 시작하고 역습을 노리는 ‘선수비 후공격’의 경기운영을 반복했다. 월드컵 직전까지 확실한 ‘베스트 11’과 포메이션조차 정하지 못했다. 비난이 쏟아졌지만 오카다 감독은 “4강 간다.”며 큰소리를 쳤다. 준비 기간이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평가전 내내 줄기차게 얻어맞으면서 키워온 맷집은 괴력을 발휘했다. 수비조직력은 상대공격 저지선을 미드필드 전방으로 끌어올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공격적 수비전술이 빛났다. 상대팀들은 공을 잡는 순간 최후방부터 드리블은커녕 패스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압박에 시달렸다. 미드필더들은 막강한 체력으로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면서 상대를 괴롭혔다. 물론 오카다 감독의 치밀한 준비의 결과다. 평가전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체력훈련만 시켰다. 연일 이어지는 체력훈련에 다리가 무거운 선수들은 평가전에서 느릿느릿 움직였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치욕을 감내하며 상대 선수들보다 평균 1㎞를 더 뛸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하는 데 성공했다. 16강까지 방전되지 않는 지속력도 갖췄다. 공격루트가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공격 전환 패스의 정교함이 돋보였다. 한 번 잡은 공을 쉽게 빼앗기지 않고 최대한 점유시간을 길게 이어갔고, 부족한 골 결정력은 세트피스의 정확성으로 대신했다. 오카다의 고집이 만들어 낸 실리적인, 그래서 지독하게 ‘일본다운’ 일본축구의 발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亞게임·아시안컵·올림픽·월드컵… 또 일희일비 할텐가

    조급증이 문제다. 친선경기에서 져도 감독퇴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 선수는 왜 넣었느냐, 저 선수는 왜 쓰지 않느냐.”는 등 갖가지 비판이 쏟아진다. 새로운 선수를 투입했을 경우 경기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연습해 왔던 수비전술과 공격작전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살펴보려는 감독의 복안은 팬들의 안중에 없다. 문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 언론과 축구계 인사들은 스스럼없이 ‘감독교체’의 목소리를 내뱉는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다 보면 결국 감독이 교체된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은 모두 6명의 감독을 갈아치웠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선수선발-전술실험-조직력강화의 ‘팀빌딩’을 마치고 제 실력을 드러내는 데 걸리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1년6개월에서 2년이다. 그런데 지난 8년 동안 1년6개월 이상 대표팀을 맡은 지도자는 허정무 현 감독밖에 없다.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감독을 갈아치우다 보니 국내파 감독이든 해외파 감독이든 제 실력을 보이지도 못한 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허 감독도 부임 이듬해인 2008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화끈한 승리를 보여주지 못했고, 퇴진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같은 부담을 질 후임 감독이 없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허 감독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내고도 스스로 퇴임의사를 밝힌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새 역사를 쓴 한국 축구가 굳건한 ‘축구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과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U-17(17세 이하), U-20, U-23 대표팀에서 성인 대표팀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선수 발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 뒤에야 월드컵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나서 대회 직전까지 선수선발을 고민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에 대비해 U-23과 U-20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어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조급증을 버리고 올해 11월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4년 8강, 2018년 4강을 향한 마스터플랜을 가동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올림픽을 통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남일(톰 톰스크)의 계보를 이어갈 공수의 핵심 선수들을 찾아내야 한다. 물론 한두 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두터운 상비군을 만들어야 한다. 강팀들은 ‘베스트 11’에 못지않은 ‘슈퍼서브’(훌륭한 교체선수)를 구축하고 있다. 우루과이와의 16강 후반전에 체력이 바닥난 김정우(광주), 기성용(셀틱)만큼이나 믿을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면 ‘유쾌한 도전’은 8강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오심에 뿔난 히딩크 아랑곳 않는 블라터

    오심에 뿔난 히딩크 아랑곳 않는 블라터

    남아공월드컵을 망치고 있는 오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거스 히딩크(왼쪽·64) 터키 국가대표 감독이 제프 블라터(오른쪽·74)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디오판독 도입 안 할 거면 사퇴하라” AP통신은 29일 네덜란드와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이 “블라터 회장은 내일 당장 비디오 판독의 시행을 선언하든가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줄기차게 FIFA의 비디오 판독 도입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을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미드필드에서 몸싸움 상황 하나를 잘못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 패하면 모든 것이 끝장인 16강 토너먼트에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오심이 속출하는 데 따른 강도 높은 비판이다. 잉글랜드-독일, 멕시코-아르헨티나의 16강전에서 심판들이 각각 들어간 골을 인정하지 않고, 무효인 골을 인정함으로써 팽팽했던 경기는 독일과 아르헨티나 쪽으로 기울었다. ●FIFA “어떠한 논쟁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FIFA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블라터 회장은 FIFA 208개 회원국 전체에 도입할 경우 발생할 경비와 축구경기의 전통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비디오 판독 도입 불가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니컬러스 마인고트 FIFA 대변인은 지난 28일 블룸폰테인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우리(FIFA)는 명확하게 어떠한 논쟁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심 장면이 경기장 내 대형스크린에서 재생된 것에 대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이후 경기에서는 확실히 검열하겠다고 덧붙였다. 적반하장인 셈이다. 티즈 투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대변인도 “기술은 심판의 판단을 돕는 것일 뿐, 심판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이변은 없다” 오렌지군단 8강 안착

    “이변은 없다” 오렌지군단 8강 안착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동유럽의 복병 슬로바키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네덜란드는 28일 더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 16강전에서 아르연 로번(바이에른뮌헨)과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테르밀란)의 골로 2-1로 이겼다. 경기는 전후반 90분 내내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수비적인 전술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슬로바키아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꺾은 기세를 이어 경기 초반부터 네덜란드를 압박해갔다. 미드필더 블라디미르 베이스(맨체스터시티)와 처진 스트라이커 에리크 옌드리셰크(카이저슬라우테른)가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서 네덜란드 진영으로 돌격했고, 빗장수비로 악명높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2골이나 터트린 로베르트 비테크(앙카라구주)에게 공을 연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방으로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의 공격은 마르크 판보멀(바이에른뮌헨)과 니헐 더용(맨체스터시티)이가 버티고 선 네덜란드의 강력한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에게 번번이 끊겼다. 첫 골은 네덜란드가 넣었고, 주인공은 부상에서 돌아온 로번이었다. 전반 18분 스네이더르가 자기진영 페널티 박스 앞에서 슬로바키아의 공격을 끊어냈고, 하프라인을 너머 돌격하던 로번에게 단번에 공을 연결했다. 로번은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공을 확보하며 페널티 박스 외곽 오른쪽까지 드리블했고, 재치있는 몸놀림으로 2명의 수비수를 벗겨 내며 아크 정면까지 가서 왼발 인사이드로 정확하게 골대 오른쪽 구석에다 자블라니를 꽂아 넣었다. 0-1로 뒤진 슬로바키아는 후반에도 끊임없이 네덜란드 진영으로 밀고 올라갔고, 결정적인 기회도 만들어냈다. 네덜란드의 중앙수비수 2명을 완전히 제친 찬스에서 베이스의 슈팅은 마르턴 스테켈렌뷔르흐(아약스)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추가골도 네덜란드가 넣었다. 후반 38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네덜란드는 재빨리 공을 전방으로 연결했고, 집중력을 잃은 슬로바키아의 수비진은 디르크 카위트(리버풀)-스네이더르로 연결되는 쐐기골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후 슬로바키아는 공격을 이어갔지만 네덜란드의 수비벽은 두터웠고, 결국 뚫어내지 못했다. 결국 슬로바키아는 경기 추가시간 비테크가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만회한 한 골에 만족해야 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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