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장형우
    2025-08-24
    검색기록 지우기
  • 윤창수
    2025-08-24
    검색기록 지우기
  • 임병선
    2025-08-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13
  • [프로축구] 시민구단 “재벌구단 겁 안나”

    모두 다 안다. 프로는 결국 돈 싸움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 벤치멤버까지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으로 짜인 팀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투지와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팀이 ‘프로는 돈’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구현하려는 스타 군단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에 환호한다. 현실이 그렇지 않아서다. 프로축구 K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 감독들과 대부분의 축구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돈 많은 구단의 우세를 예상했다. GS의 FC서울과 삼성의 수원이 선두를 다투고, 현대자동차의 전북과 현대중공업의 울산, SK의 제주, 포스코의 포항과 전남 등이 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병으로 꼽힌 것도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정도였다. ●전문가 “서울·수원 등 대기업구단 우세” 시민구단이 6강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는 재벌·대기업구단 감독은 한명도 없었다. 서글프지만 현실이 그렇다. 지난겨울 시민구단들은 재벌·대기업구단들이 뜨겁게 달궈 놓은 이적시장의 곁불을 쬐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잘 키워놓은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마자 돈 많은 구단으로 팔려 갔다. 시민구단들은 이들을 지키기보다 이적료라도 많이 받은 것으로 허전함을 달랬다. 1997년 대전을 신호탄으로 시민구단이 등장한 지 14년, 이렇게 시민구단은 ‘키워 팔며 생존하고’ 재벌구단은 ‘사들여 더 잘하는’ 구조가 프로축구판에 굳어졌다. 이게 전부라면 K리그는 ‘그들만의’, 또 ‘그들을 위한 리그’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2003년 대전, 2005년 인천, 2007년 경남과 대전, 2009년 인천, 그리고 지난해 경남이 포스트시즌에 모습을 드러냈다. 왜소했지만 당당했다. 투자 없이 결실을 기대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돈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래서 이들의 ‘돌풍’은 지역 연고를 막론하고 모든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6명의 시민구단 감독들은 하나같이 “돌풍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허정무 “결국 11대11… 두려운 팀 없다” 인천 허정무 감독은 “수원과 서울이 선수 구성이 잘돼 있다고 해서 15명, 20명이 경기에 뛰는 게 아니다. 결국 11대11이다. 두려운 팀은 없다.”면서 “시민구단이 우승을 노린다는 것이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우공이산’이라고 했다. 서울과 수원을 꺾고 수도권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강원 최순호 감독은 “6강 진입을 위해 2년을 준비했다.”고 각오를 드러냈고, 경남 최진한 감독은 “지난해 6강에 올라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경험까지 더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대전 왕선재 감독은 “수비에 집중해 최대한 승점을 많이 챙기는 실리축구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고 했고, 대구 이영진 감독은 “강팀을 잡으면서 확실히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신생 광주의 최만희 감독은 “재미있는 경기로 광주에 프로축구를 정착시키는 창조적인 팀이 되겠다.”며 멋진 출발을 다짐했다. 사실 시즌 전 우승이 목표가 아닌 팀은 없고,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시민구단 감독들의 포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시행될 승강제를 앞둔 이들의 각오에는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우승팀보다 돌풍의 주인공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감독들 너도나도 “목표는 우승”

    새달 5일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가 2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16개팀 감독들은 시즌에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포장’은 달랐지만 ‘알맹이’는 같았다. “승리, 그리고 우승”이었다. 사진촬영을 위해 우승트로피를 내오자 눈빛은 더욱 타올랐다. 모두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특히 ‘3강’(强)으로 꼽히는 FC서울·수원·전북에 관심이 집중됐다. 6일 개막전에서 맞붙는 ‘라이벌’ FC서울 황보관 감독과 수원 윤성효 감독이 먼저 불을 붙였다. 황보 감독은 “서울이 3-2로 이긴다. 서울은 수호신(서포터스)이 지켜주고 있으니 홈에서 안 진다.”고 하자, 윤 감독이 “원정 가서 너무 크게 이기면 욕먹으니까 1-0 정도로만 이기겠다.”고 받아쳤다. 서울과 수원은 올 시즌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몰리나·김동진을 영입했고, 제파로프와 재계약에 성공하며 전력손실 없이 새 시즌을 맞았다. ‘F4’ 데얀·아디·몰리나·제파로프는 K-리그 역대 최강의 외국인 선수 라인업으로 꼽힌다. 황보 감독은 “FC서울의 라이벌은 FC서울이다. 좋은 재료(선수)가 있으니 감독이 손맛을 잘 내겠다. K-리그도, 챔스리그도 못 내준다.”고 말했다. 수원도 만만찮다.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을 비롯해 이용래·최성국·오범석·오장은·마토 등을 끌어모으며 선발라인업 대부분을 갈아치웠다. 국가대표팀이 추구하는 ‘패싱게임’이 수원의 궁극적인 목표. 윤 감독은 상대적으로 진중했다. “‘레알 수원’이라고 불리는데 선수는 좋지만 성적을 못 낸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만 잘 맞춘다면 (성적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전북은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하고 수원 덕분에 우리가 비켜있어서 좋다. 장기레이스니까 뒤에서 살살 숨어 가다가 우승하겠다.”며 웃었다. 전북은 지난해 리그 3위에 올랐던 주전멤버에서 골키퍼 권순태가 입대(상무)했을 뿐, 큰 공백이 없다. 복병은 있다. ‘호랑이 축구단’ 울산이다. 곽태휘·강민수·이호·송종국 등 리그 최고의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최근 설기현까지 영입해 공격에도 중량감이 생겼다. ‘캡틴’ 곽태휘는 “멤버가 좋다고 볼을 잘 차는 건 아니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면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지난해 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킨 제주도 날을 세웠다.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 외에 전력 공백이 없다. 지난해엔 16명 스쿼드로 갔는데 올해는 25명이 준비하고 있다. 챔스리그 8강, K리그 6강이 최소 목표”라고 말했다. 장형우 zangzak@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늙은伊 “아 옛날이여”

    이탈리아 축구가 몰락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끝난 24일 현재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세팀 모두 쓰린 패배를 맛봤다. 세리에A 선두 AC밀란이 홈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토트넘에 0-1로, AS로마도 홈에서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2-3으로 졌다. 충격이 가라앉기도 전인 이날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밀란마저, 그것도 원정팀의 지옥으로 불리는 홈 경기장인 주세페 메아차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졌다. 이탈리아 축구의 거칠고 숨막히는 수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받은 상대가 등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모습과 문전으로 향하는 패스가 나올 수 없게 위험한 공간을 선점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이 같은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를 질리게 만든 뒤 선이 굵은 공격을 펼치는 것도 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나이 많은 주전의 체력이 문제였다. 세팀 모두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30분이 넘어가면서 철옹성 같던 포백 수비의 뒷공간을 쉬 내줬다. 동시에 미드필드 진영에서 악착같은 대인마크와 패스차단도 사라져 갔다. 결국 지난해 남아공월드컵부터 이어진 이탈리아의 연패는 ‘수비보다 공격’이라는 현대축구의 흐름을 거부한 대가다. 그래도 인테르밀란 레오나르두 감독은 “세리에A 팀들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세 경기 모두 상대와의 전력 차이는 거의 없었다. 8강 진출에 대한 의지와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원정에 임하겠다.”며 이탈리아 축구의 위기론을 일축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퍼거슨 “박지성 빈자리 너무 크네”

    큰 경기를 앞둔 감독에게는 헌신적인 팀플레이어가 아쉬운 법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와의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앞두고 박지성(30)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표시했다. 박지성은 아시안컵 출전 뒤 맨유 복귀 첫 팀 훈련에서 허벅지 근육을 다쳐 4주 진단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말 이른바 ‘박싱데이’ 이후로 맨유 유니폼을 입고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맨유는 2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의 박지성(허벅지), 안토니오 발렌시아(발목), 마이클 오언(사타구니), 조니 에반스(발목)와 함께 안데르송(무릎), 라이언 긱스와 리오 퍼디낸드(이상 발목)를 새롭게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 대해 “우리는 그가 몹시 그립다. 하지만 2~3주 뒤면 그는 (출전)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데르송, 긱스, 에반스, 퍼디낸드 등에 대해서는 예상 복귀시기와 치료 경과만을 간단히 언급한 것과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끈다. 퍼거슨 감독의 이 같은 특별한 애정표현은 다음 달 2일 첼시 원정을 시작으로 6일 리버풀 원정 등 중요한 시즌 일정을 앞둔 맨유에 박지성 같은 헌신적인 팀플레이어가 얼마나 필요한지 잘 보여준다. 또 계약기간이 내년 6월까지인 박지성의 재계약 문제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국제 스포츠경기에 중동 민주화 불똥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뒤덮은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각종 스포츠 행사가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바레인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2011시즌 개막전이 취소됐다. 올해 F1 대회는 다음 달 11일 바레인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월 27일 브라질 대회까지 모두 20개의 레이스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바레인 그랑프리가 반정부 시위로 인해 취소되면서 전체 일정이 꼬이게 됐다. F1 대회조직위원회는 다음 달 25일부터 열리는 호주 멜버른 대회를 시즌 개막전으로 변경하고, 바레인 대회를 적당한 시점에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인 인터내셔널 서킷의 자이드 알자야니 대표는 “바레인 대회가 열린다면 바레인 국민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면서 “F1 팀과 드라이버, 관계자 모두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바레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30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이집트 축구협회는 22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 서한을 보내 다음 달 열리는 2012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예선경기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대회 예선 G조에 속한 이집트는 다음 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원정 경기를 치르기로 돼 있지만 혁명이 진행되고 있어 참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반정부 시위가 격렬해진 예멘도 싱가포르와의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예선경기를 미루는 등 확산된 시위와 혁명이 각종 스포츠 행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대한항공 고공행진

    [프로배구] 대한항공 고공행진

    배구는 6명이 하는 운동이다. 골고루 잘해야 이긴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선두 ‘만년 3위’ 대한항공은 올 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전력보강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에반 페이텍의 영입과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을 데려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빈틈 없는 수비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공격 등 촘촘한 조직배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골고루 잘해서다. 대한항공은 20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파죽의 7연승을 달린 대한항공(18승4패)은 2위 현대캐피탈(16승7패)과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리며 사상 첫 리그 정상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의 4차례 격돌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4연승의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문성민(16득점)이 제 몫을 했지만 외국인 선수 헥터 소토(8득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대한항공의 김학민(18득점)과 에반(17득점)은 35득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가장 칭찬을 받아야 할 선수는 세터 한선수였다. 현대캐피탈 이선규, 윤봉우 등 상대 블로커들과의 수싸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김학민 쪽으로 몰리면 에반에게 공을 넘겼고, 에반에게 시선이 모이면 김학민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노련한 토스워크가 빛났다. 또 신인 곽승석과 리베로 최부식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실점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로 승리에 기여했다. 이영택, 신영수, 진상헌 등의 활발한 공격가담도 현대캐피탈의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현대캐피탈은 집중력과 서브리시브에서 졌다. 1·3세트 시소게임 상황에서 김학민과 에반의 공격에 변변한 블로킹도 못해 보고 리드를 내줬다. ‘베테랑’ 소토의 베테랑답지 못한 단순한 공격패턴도 아쉬웠다. 또 대한항공의 강서브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서 특유의 화끈한 공격력도 선보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졌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서브리시브가 안 되니 높은 공격으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센터진을 살리지 못하는 공격을 하고 블로킹과 수비를 피하려다 보니 범실이 많았다. 그런 면에서 문성민과 소토가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또 “4라운드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정규리그 우승은 물 건너간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보면 (플레이오프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포스트시즌 체제로 전환할 뜻을 내비쳤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분데스리가] 손흥민, 체력이 문제

    지난달 아시안컵과 잇따른 평가전에 지칠 만했고, 오랜만에 선발출장이라 긴장할 법도 했다. 하지만 독일 함부르크의 ‘샛별’ 손흥민(19)은 여전히 해맑았고, 제 기량을 보여줬다. 다만 체력이 아쉬웠다. 손흥민은 20일 함부르크의 임테흐 아레나에서 끝난 2010~11 분데스리가 23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의 홈 경기에 선발로 나서 83분을 뛰고 후반 38분 에니스 벤 하티라와 교체됐다. 아시안컵 이후 함부르크에 복귀한 뒤 두 경기 연속 결장했던 손흥민이 정규리그 경기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12일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홈 경기 교체 출전 이후 70일 만이다. 올 시즌 선발로 나선 것은 다섯 번째다. 함부르크는 믈라덴 페트리치, 호세 파올로 게레로(2골), 벤 하트라의 연속골로 4-0, 시즌 11승(3무9패)째를 챙겼다. 왼쪽 공격수로 그라운드에 나선 손흥민은 왼쪽뿐만 아니라 중앙으로 부지런히 파고들며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수비 상황에선 적극적인 몸싸움이 아쉬웠다. 또 경기 초반 의욕이 앞서 소모적인 움직임이 많다 보니 후반 15분 이후 눈에 띄게 둔해진 모습을 보였고, 결국 후반 막판 다리에 쥐가 나 교체 아웃됐다. 경기 뒤 손흥민은 트위터를 통해 “종아리 너무 아프다. 쥐가 오다니.”라며 다리 경련이 일어난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오랜만에 경기 뛰니 즐거웠다.”고 전했다. 볼프스부르크의 구자철(22)은 같은 시간 치러진 SC프라이부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10여분을 뛰었다. 지난 13일 함부르크와의 22라운드 홈경기에서 교체 멤버로 나서 데뷔전을 치른 뒤 2경기 연속 출전이었지만 뭔가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볼프스부르크는 1-2로 역전패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르 샹피오나 오세르의 정조국(27)은 아비뇽과의 정규리그 24라운드 홈 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후반 39분 시즌 1호 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오세르는 1-1로 비겼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동계체전 MVP 김선주

    동계체전 MVP 김선주

    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김선주(26·경기도스키협회)가 동계체전에서도 최고의 별로 빛났다. 대한체육회는 여자 일반부 알파인 스키에 출전한 김선주가 제92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기자단이 선정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고 18일 밝혔다. 김선주는 지난 16일 슈퍼대회전, 17일 대회전에 이어 이날 회전과 복합까지 석권하면서 4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달 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활강과 슈퍼대회전의 금메달을 따 스타덤에 올랐다. 김선주는 잇따라 경기를 치른 탓에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임에도 동계체전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정상급 기량을 겨루는 대학부나 일반부를 통틀어 4관왕에 오른 선수는 김선주가 유일하다. 또 동계체전에서 정상급 선수로서 꾸준한 성적을 내 왔던 김선주에게도 4관왕 등극은 처음이다. 그는 “체전 MVP와 체전 4관왕은 처음이고, 대회 4관왕도 고등학교 시절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올해는 정말 아시안게임부터 체전까지 잊지 못할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조광래호’ 롤모델 바르샤 아스널에 1-2로 역전패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게 세상 이치다. ‘공격적 패싱게임’을 추구하는 ‘조광래호’의 롤모델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17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스널(잉글랜드)과의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여러모로 한국 대표팀에 시사하는 것이 많은 경기였다. 바르셀로나는 잘했다. 경기를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이끌었다.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에서 60대40의 우위를 지켰고, 패스성공률도 82%로 71%의 아스널을 능가했다. 경기 초반 아스널의 거센 압박에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중앙수비수 2명만 자기 진영에 남겨두고 나머지 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모두 상대 진영에서 공을 주고받는 특유의 ‘2-8’ 전형을 펼친 뒤 시종일관 밀어붙였다. 하지만 졌다. 바르셀로나의 주장 사비 에르난데스는 경기 뒤 “결과가 불공평하다.”고 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패해서 아쉽지만 축구란 이런 것이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맞다. 승부는 결국 골에 달렸다. 조광래호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패싱게임도 결국 골을 향한 과정일 뿐이다. 바르셀로나는 중원을 지배했지만 날카롭지 못했다. 사비의 평가대로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반면 아스널은 위험지역을 내주지 않는 지능적이고 강한 수비를 펼쳤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과 역전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차이는 슈팅 시도에 있었다. 경기를 지배한 바르셀로나가 10번(유효슈팅 5회)의 슈팅에 그쳤던 반면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왔던 아스널은 13번(유효슈팅 7회)의 슈팅을 날렸다. 바르셀로나는 골문을 향한 과감함과 집중력 싸움에서 졌고, 아스널은 사상 처음으로 바르셀로나를 꺾는 기쁨을 누렸다. 다음 달 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에서 벌어질 2차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바르셀로나가 아스널의 공간을 차단하는 지능적인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같은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샤크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가 홈팀 AS로마(이탈리아)를 3-2로 침몰시키는 이변을 연출하며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레전드’ 라울 “나 안죽었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고 324골을 넣은 ‘레전드’ 라울 곤살레스(34). 그가 지난해 7월 17년 동안 몸담았던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다고 했을 때, 모두가 “이제 라울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특유의 성실함은 그대로였지만 그라운드에서의 날카로움은 예전만 못했다. 주전 자리도 열살 아래의 곤살로 이과인에게 내준 뒤였다. 자신을 붙잡지 않는 구단에 섭섭할 만도 했다. 그러나 프로 일생에 단 한번의 레드카드도 받은 적이 없는 이 매너 좋은 남자는 웃으며 쿨하게 돌아섰다.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에 둥지를 튼 라울은 7개월 만에 다시 고국의 그라운드를 밟았고, 여전히 자신을 응원하는 팬 앞에서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라울은 16일 스페인 에스타디오 메스타야에서 벌어진 발렌시아(스페인)와의 201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18분에 동점골을 터트렸다.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샬케04는 다음 달 10일 홈 2차전을 남겨놔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홈팬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던 발렌시아는 전반 16분 솔다도의 선제골로 앞서 갔다. 이후 발렌시아는 6대4의 공점유율을 보이며 계속해서 샬케04를 몰아쳤다. 샬케04는 간신히 추가 실점을 막고, 역습의 기회를 노렸다. 라울의 플레이는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순간적인 집중력과 판단력, 리더십과 날카로움은 여전했다. 라울은 실점 뒤 흔들리는 공격진과 미드필더들을 다독이며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후반 18분 후라도의 패스를 받은 라울은 수비를 가벼운 어깨싸움으로 제친 뒤 골대 구석을 향해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42경기를 뛴 라울의 70번째 골이었다. 대회 최다출전 및 최다골 기록이다. 라울이 가는 길이 곧 유럽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인 셈이다. 한물 갔다고 했지만 라울은 분데스리가에서도 22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 득점 리그 6위다. 경기 뒤 라울은 “여전히 나를 응원하는 많은 플래카드를 보았다.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준 그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에서 벌어진 토트넘(잉글랜드)과 AC밀란(이탈리아)의 16강 1차전에서는 후반 35분 터진 피터 크라우치의 결승골로 토트넘이 1-0 승리를 거뒀다. AC밀란의 주장 젠나로 가투소는 시종 거친 플레이로 일관하다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뛸 수 없게 됐다. 또 상대 코치와 언쟁하다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이성을 잃은 듯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빈틈없는’ 가빈 삼성화재 살렸다

    [프로배구] ‘빈틈없는’ 가빈 삼성화재 살렸다

    가빈 슈미트가 삼성화재를 4강 문턱에 올려놓았다. 삼성화재는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시즌 9승째(12패)를 기록한 5위 삼성화재는 4위 우리캐피탈과 승률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점수득실률에서 밀려 순위를 뒤바꾸진 못했다. 가빈이 거의 다했다. 공격점유율 57.5%에 성공률 54.0%를 기록한 가빈은 우리캐피탈의 추격이 거셀 때마다 강타를 꽂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젊은 선수들이 분전한 우리캐피탈의 패인은 가빈을 막지 못한 것과 가빈에 필적할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4위를 지키고, 뺏으려는 두 팀의 경기는 초반부터 접전이었다. 삼성화재가 가빈을 이용해 점수를 뽑으면 우리캐피탈은 13득점을 올린 김정환을 앞세워 추격했다. 첫 세트 승부는 집중력에서 갈렸다. 삼성화재는 22-22에서 상대 공격 범실과 조승목의 블로킹으로 먼저 1세트를 따냈다. 우리캐피탈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세트에서 10-14로 끌려갔지만 강영준(5득점)의 잇단 공격 성공으로 세트 막판 2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삼성화재에는 가빈이 있었다. 가빈은 19-21에서 3연속 공격 성공으로 세트스코어 2-0을 만들었다. 가빈은 2세트에서만 12득점을 뽑아냈다. 주도권을 잡은 삼성화재는 조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3세트도 듀스 접전 끝에 우리캐피탈을 잠재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진했던 박철우(12득점)도 비록 공격점유율은 17.2%에 그쳤지만 성공률 66.7%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우리캐피탈은 서브가 강하지 않았던 것과 삼성화재의 목적타 서브에 휘둘린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인삼공사가 GS칼텍스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고 7연패에서 탈출했고, GS는 5연패에 빠졌다. GS 조혜정 감독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다음 시즌을 위해 팀 개편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두 탈환 ‘불씨’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두 탈환 ‘불씨’

    3전 4기 끝에 ‘라이벌’ 삼성화재를 꺾은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무섭다. 현대캐피탈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4라운드 KEPCO45와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문성민과 헥터 소토의 스파이크 서브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강하고 정확했다. 서브가 날아들 때마다 KEPCO45의 리시브 라인은 출렁거렸다. KEPCO45가 가까스로 받아 올려 공격을 시도해도 네트 앞에서는 ‘블로킹 대장’ 이선규가 철통같이 막아섰다. 이선규는 7개의 블로킹을 포함, 12점을 쓸어 담았다.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의 공격은 거침이 없었다. 시작부터 연속 4득점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KEPCO45가 13-10까지 추격해 오자, 소토와 문성민의 높고 빠른 공격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 전열을 가다듬은 KEPCO45는 하경민과 방신봉 등 센터진의 속공에 박준범의 스파이크를 더해 22-22까지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철규가 블로킹으로 KEPCO45의 추격을 막았고, 문성민이 오른쪽 강타로 세트포인트를 가져갔다. 3세트는 KEPCO45가 앞서 갔다. 하지만 소토의 강서브와 이선규의 속공, 문성민의 후위공격으로 6-6 균형을 맞춘 현대캐피탈은 21-21 상황에서 집중력 싸움에 승리하며 매치포인트를 따냈다. 소토는 18점을 올리며 모처럼 이름값을 했고, 문성민도 16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15승(3패)으로 선두 대한항공에 2경기 차 추격을 이어갔고, 오는 20일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다시 한번 선두 탈환 가능성을 이어갔다. 반면 KEPCO45는 올 시즌 목표로 삼았던 4강 진입의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불편한 축구대표팀 차출 논쟁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시작으로 이청용(23·볼턴)에 차두리(31·셀틱)까지 유럽파들의 부상 소식이 이어지자 대표팀 선수 차출 방식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겁다. 훈련 기간을 포함해 1개월 넘게 진행됐던 아시안컵이 끝나기 무섭게 벌어진 터키와의 평가전에 각 소속팀 감독들의 불만을 무릅쓰면서까지 굳이 유럽파 선수들을 소집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일정에 무리가 있었다. 선수들도 지칠 만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판들의 근거를 살펴보면 마음 한쪽이 불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게 “월드컵 등 중요한 경기도 아닌 평가전에 왜 유럽파를 부르냐.”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의 이면에는 K-리그 선수들을 유럽파의 대체요원쯤으로 여기는 차별적 논리와 대표팀 운영에 대한 몰이해가 자리 잡고 있다. 중계기술, 오랜 역사, 상업화 등으로 유럽리그가 K-리그보다 재미있는 것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이 우수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K-리그가 유럽리그의 상비군은 아니다. K-리그에도 땀과 눈물의 드라마가 있다. 아직 역사가 길지 않고, 상업적으로 덜 포장됐을 뿐이다. K-리거들이 유럽파의 대체요원으로 치부되는 차별적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대표팀 운영은 일반 축구 클럽과 다르다. 클럽은 매일 함께 훈련하며 호흡을 맞춘다. 대표팀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또 클럽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목표로 상대에 따라 선발요원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은 매 경기 준비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 줘야 할 국민에 대한 의무가 있다. 그리고 평가전은 최고의 경기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이며 훈련이다. 훈련에서 함께 뛰며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지 않은 선수를 그저 유럽파이기 때문에 ‘프리라이더’로 인정해 주는 것은 옳지 않다. 박지성은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간곡한 호출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 자리는 거기까지 가기 위해 땀 흘리고 노력한 선수들이 누려야 할 몫”이라고 못박았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거부할 선수는 아무도 없다. 차두리는 “선수 한명 한명 모두 대표팀을 위해서 뛸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나는 지금도 언제든 대표팀이 부르면 달려갈 것이다. 그건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 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선수들과 대표팀 스태프 사이의 솔직한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선수들은 미미한 수준의 부상 징후도 숨기지 말아야 하고, 스태프는 선수들이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영광의 순간을 더 오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유럽 젊은피 펄펄… 미드필드 ‘박 터진다’

    유럽 젊은피 펄펄… 미드필드 ‘박 터진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젊은 피’가 펄펄 끓고 있다. 이제 누가 대표팀의 주전인지 섣불리 단정 짓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 됐다. 특히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은퇴로 세대교체 가속도가 붙은 미드필드에서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K-리그는 아직 개막조차 하지 않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유럽파들의 활약상만으로도 조광래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정도다. ●이청용, 남태희 나란히 도움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14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이청용(23)과 프랑스 르 샹피오나 발랑시엔의 남태희(20)가 각각 시즌 7호와 2호 도움을 기록했다. 남태희는 지난 10일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청용을 대신해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물론 소속팀에서 남태희의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현재까지 대표팀에서 같은 포지션을 소화한 둘이 보란 듯이, 그것도 거의 동시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셈이다. 대표팀 주전 경쟁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끊임없이 패스하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조광래식 축구’에서 사실 ‘4-4-2’나 ‘4-2-3-1’ 등의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조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에 의존하기보다 활발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5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그런데 기성용(22·셀틱)과 이용래(25·수원)가 차지한 수비형 미드필더 두 자리 외에 공격형 미드필더 세 자리는 여전히 확정적이지 않다. ●‘멀티 플레이어’만 살아남는다 지난달 아시안컵에서의 맹활약으로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 및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터키전에서 구자철은 원래 박지성의 자리였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고,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벤치에는 왼쪽 측면에 특화된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이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 감독은 구자철을 중앙으로 옮긴 뒤 박주영(26·AS모나코)과 지동원(20·전남)에게 차례로 왼쪽 측면을 맡겼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가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중앙 공격자원이고, 지동원도 마찬가지다. ‘스페셜리스트’를 투입하지 않은 조 감독의 의도는 분명했다. 시시때때로 자리를 바꾸는 ‘패싱게임’에서 주전은 중앙 및 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동시에 공격수의 역할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감독이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이 ‘멀티 플레이어 우선의 원칙’은 계속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원칙에 부합하는 선수는 넘쳐난다. 남태희와 함께 손흥민(19·함부르크)도 측면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및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이 가능하다. ‘황태자’에서 ‘조커’로 변신한 윤빛가람(21·경남)도 수비력만 보강한다면 중원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구자철, 박주영, 지동원도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면 자리를 내 줄 수밖에 없는 구도다. 뜨거운 젊은 피들의 치열한 경쟁이 한국 축구의 ‘제2 황금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바둑 이창호 22년만에 무관

    ‘돌부처’ 이창호가 21년 6개월 만에 무관(無冠)으로 떨어졌다. 국수타이틀 보유자인 이창호 9단은 14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54기 국수전 도전 5번기 제4국에서 도전자 최철한 9단에게 흑으로 98수 만에 불계패했다. 지난달 12일 1국에서 이겼지만 2, 3국에서 연달아 패한 이창호는 배수의 진을 치고 최근 유행하는 중국식 포석을 들고 나왔다. 전투가 강한 상대를 의식해 처음부터 차분하게 실리를 벌어들이며 집에서 우위를 지켜나가는 작전을 펼쳤다. 최철한도 좌상귀를 중심으로 상변일대에 큰 세력을 형성해 나갔고 바둑은 전체적으로 두꺼운 백의 흐름으로 바뀌었다. 상황이 역전되자 이창호는 하변에서 흘러나온 대마사냥에 승부를 걸었다. ‘기다림의 바둑’이라는 이창호가 최철한식 ‘올인 작전’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일직선의 공격은 실패했고 우변이 파괴되는 큰 손해를 입은 이창호는 결국 돌을 던지고 말았다. 이창호는 종합전적 1-3으로 국수타이틀을 최철한에게 넘겼다. 입단 3년을 갓 넘긴 14세인 1989년 8월 8일 제8기 바둑왕전에서 첫 우승하며 최연소 타이틀 획득 기록을 세운 뒤 35세까지 한번도 왕관을 벗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 한국 바둑의 상징이었던 이창호에게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
  • 구자철, 26분 활약 성공 데뷔…박주영, PK 성공 시즌 7호 골

    한국 축구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무대의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구자철은 13일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폴크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와의 201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홈경기에 후반 19분 교체로 출전, 경기 종료 시까지 26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교체 투입과 동시에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수비에 힘을 더했고, 과감한 슈팅과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앙 미드필더 아슈칸 데야가와 교체로 들어간 구자철은 지난달 31일 입단 뒤 첫 번째 출전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팀플레이에 녹아들었다.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후반 29분과 32분에 시도한 연속 슈팅은 간발의 차로 골대를 벗어나 함부르크 수비진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지난 아시안컵과 연이은 터키와의 평가전으로 피로가 누적됐을 법도 했지만, 경기 종료 시까지 쉼 없이 움직이며 공수 전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는 전반 33분 믈라덴 페트리치에게 허용한 페널티킥 실점을 만회하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그러나 함부르크의 ‘샛별’ 손흥민(19)이 체력 회복을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기대됐던 구자철과 맞대결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조광래호’의 새로운 ‘캡틴’ 박주영(26·AS모나코)은 페널티킥으로 7호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은 프랑스 프로축구 르 샹피오나 23라운드 FC로리앙과의 홈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2-1로 앞서고 있던 경기 종료 직전 팀 동료 장 자크 고소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었다. 지난해 12월 23일 FC소쇼전 시즌 6호골 이후 올 들어 첫 득점이다. 박주영은 당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다 무릎을 다쳐 지난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에도 출전하지 못했었다. 이날 골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현지 언론이 박주영에 매긴 평점은 4에 그쳤다. 두 차례 골 찬스를 놓친 스트라이커에 대한 냉정한 평가인 셈이다. 모나코는 시즌 4승 12무 7패로 18위에 올라서며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한편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의 차두리(31)는 발목 인대 부상에 따른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될 것으로 알려졌다. 차범근 SBS 축구 해설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박)지성이가 오래 쉬어야 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두리는 더 오래 쉬어야 한답니다.”라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앞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팀 훈련 중 허벅지 뒤 근육 통증으로 12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경기에 결장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드리블 소년’ 남태희 눈도장 ‘쾅’

    ‘드리블 소년’ 남태희 눈도장 ‘쾅’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10일 0-0으로 끝난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터키 원정 평가전이 그랬다. 답답하고 불안했다. 시원한 돌파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상대 침투는 쉬 막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대표팀의 공수를 든든하게 책임졌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영표(알 힐랄)의 난 자리가 허전했다. 그런데 든 자리를 바로 알아챌 만한 신인이 등장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청용(볼턴)을 대신해 선발로 출전한 남태희(20·발랑시엔)는 후반 23분 교체될 때까지 문전에서 저돌적이면서 기술적인 돌파, 미드필드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여 줬다. 비록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두 차례 위력적인 슈팅도 날렸다. 마음은 급하고, 몸은 얼어붙기 마련인 A매치 데뷔전에서 남태희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기 뒤 조광래 감독은 “첫 A매치에 그 정도면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합격점을 줬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감독님 주문대로 하려고 했지만 만족할 정도가 안 됐다. 수비나 공격 때 2차 움직임을 생각하는 것이 부족했다.”며 아쉬워했다. ●중원 패싱게임 뒤 문전 마무리 기대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남태희는 현재까지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드리블 연습을 할 정도로 드리블을 좋아한다고 했다. 만나는 코치마다 “질질 끌지 마라.”고 했지만, “그래도 드리블이 좋았다.”고 했다. 닮고 싶은 선수도 드리블의 달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빠른 패스로 개인의 공 소유는 줄이고 팀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추구하는 ‘조광래 축구’의 미드필드에서 어지간한 드리블러는 필요없다. 하지만 전방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8~9번의 끊이지 않는 패스로 상대 문전까지 밀고 올라간 뒤 페널티 박스 안팎에 빽빽하게 들어선 수비수들을 뚫어낼 ‘송곳’이 필요하다. ‘패싱게임’의 전형인 바르셀로나에서 메시가 이 역할을 맡고 있다. 남태희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그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울산 현대고 시절 대한축구협회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으로 잉글랜드 축구 유학을 떠나 2009년 7월 프랑스 프로축구 발랑시엔과 정식 계약을 맺었던 남태희는 첫 시즌에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7경기에 교체출전하는 데 그쳤다. 그는 “동료들의 패스가 오지 않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최근 3경기에 연속으로 풀타임 출전하는 등 8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드리블만큼이나 빨리 프랑스어를 공부해 어려움을 이겨 냈다. 남태희는 이날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소속팀에서의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의 섀도스트라이커다. ●“데뷔 만족 못해… 어느 자리든 해낼 것” 그는 “나는 이청용 같은 대단한 선배한테 아직 경쟁할 상대가 아니다. 실력을 쌓아야 한다.”면서도 “대표팀에서 오른쪽뿐만 아니라 중앙, 왼쪽 어디든지 뛰라고 하면 해내겠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중앙과 왼쪽에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박주영(AS모나코)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첫 A매치에서 터키의 크고 강한 수비수를 앞에 두고 주저없이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슈팅을 날리고, 기회를 만들어 내는 남태희의 모습은 ‘주전경쟁에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이 당돌하고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소년’이 조광래호의 패싱게임에서 활개칠 날이 머지않아 보이는 이유다. 트라브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드리블 소년’ 남태희, 패싱게임에서 활개칠 수 있을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10일 0-0으로 끝난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터키 원정 평가전이 그랬다. 답답하고 불안했다. 시원한 돌파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상대 침투는 쉬 막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대표팀의 공수를 든든하게 책임졌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영표(알 힐랄)의 난 자리가 허전했다.  그런데 든 자리를 바로 알아챌 만한 신인이 등장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청용(볼턴)을 대신해 선발로 출전한 남태희(20·발랑시엔)는 후반 23분 교체될 때까지 문전에서 저돌적이면서 기술적인 돌파, 미드필드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여 줬다. 비록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두 차례 위력적인 슈팅도 날렸다. ●성공적 데뷔“만족 못한다”  마음은 급하고, 몸은 얼어붙기 마련인 A매치 데뷔전에서 남태희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경기 뒤 조광래 감독은 “첫 A매치에 그 정도면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합격점을 줬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감독님 주문대로 하려고 했지만 만족할 정도가 안 됐다. 수비나 공격 때 2차 움직임을 생각하는 것이 부족했다.”며 아쉬워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남태희는 현재까지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드리블 연습을 할 정도로 드리블을 좋아한다고 했다. 만나는 코치마다 “질질 끌지 마라.”고 했지만, “그래도 드리블이 좋았다.”고 했다. 닮고 싶은 선수도 드리블의 달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빠른 패스로 개인의 공 소유는 줄이고 팀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추구하는 ‘조광래 축구’의 미드필드에서 어지간한 드리블러는 필요없다. 하지만 전방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8~9번의 끊이지 않는 패스로 상대 문전까지 밀고 올라간 뒤 페널티 박스 안팎에 빽빽하게 들어선 수비수들을 뚫어낼 ‘송곳’이 필요하다. ‘패싱게임’의 전형인 바르셀로나에서 메시가 이 역할을 맡고 있다. 남태희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그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은 것이다. ●“어느 자리든 해내겠다”  울산 현대고 시절 대한축구협회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으로 잉글랜드 축구 유학을 떠나 2009년 7월 프랑스 프로축구 발랑시엔과 정식 계약을 맺었던 남태희는 첫 시즌에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7경기에 교체출전하는 데 그쳤다. 그는 “동료들의 패스가 오지 않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최근 3경기에 연속으로 풀타임 출전하는 등 8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드리블만큼이나 빨리 프랑스어를 공부해 어려움을 이겨 냈다.  남태희는 이날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소속팀에서의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의 섀도스트라이커다. 그는 “나는 이청용 같은 대단한 선배한테 아직 경쟁할 상대가 아니다. 실력을 쌓아야 한다.”면서도 “대표팀에서 오른쪽뿐만 아니라 중앙, 왼쪽 어디든지 뛰라고 하면 해내겠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중앙과 왼쪽에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박주영(AS모나코)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첫 A매치에서 터키의 크고 강한 수비수를 앞에 두고 주저없이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슈팅을 날리고, 기회를 만들어 내는 남태희의 모습은 ‘주전경쟁에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이 당돌하고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소년’이 조광래호의 패싱게임에서 활개칠 날이 머지않아 보이는 이유다.  트라브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한국 축구를 사랑했던 두 외국인 감독이 지금은 나란히 ‘형제의 나라’ 터키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거스 히딩크(65·네덜란드)와 세뇰 귀네슈(59·터키)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하면서 세계적 지도자로 공인받았고, 역시 당시 터키 대표팀을 이끌며 또 다른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귀네슈 감독은 2007년부터 3년 동안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을 지휘하면서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을 키워 내는 등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리고 현재는 각각 터키 대표팀과 고향의 프로축구팀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끌고 있다. 이 두 거장이 한국과 터키의 친선 평가전(10일)을 앞둔 9일 한국 선수단을 만나 여전한 한국사랑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내게 아주 특별한 팀이다. 10년 전에 한국 대표팀과 함께 일하면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면서 “최근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팀이 됐는데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매력적이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또 현재 대표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2002년 멤버인 차두리(31·셀틱)에 대해 “그동안 많이 발전하고 선수로서 좋은 경력을 쌓았고,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고,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하는 바람에 이번 경기에서 보지 못해 아쉽다.”며 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유로2012 조별리그 및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로 곤경에 처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터키의 세대교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 초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번 시즌 팀의 터키 슈퍼리그 선두질주를 이끄는 귀네슈 감독은 “나의 홈구장(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경기장)에서 트라브존스포르 선수 6명에 FC서울 시절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까지 모두 9명의 선수가 경기를 펼치게 됐다.”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한국의 새 주장 박주영에게 꽃다발을 직접 안기며 “주장 역할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선수다. 이제 주장이 됐으니 단순한 한명의 선수가 아니라 리더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이 있다면 프로 1~3년 차의 나이 어린 선수도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한국 선수들이 백패스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뒤를 보기보다는 항상 앞을 내다보고 공격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한국 축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한국, 터키, 그리고 변함없는 한국 사랑 등 기분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두 ‘축구도사’의 앞날을 지켜볼 따름이다. 트라브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지성없는 수비 공백 ‘십시일반’

    사람들은 대체로 화려한 장면만 기억한다. 축구팬의 ‘국가대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대한 기억도 주로 짜릿한 골 장면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화려한 기억과 달리 대표팀에서 박지성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공헌도가 높았다. 주로 왼쪽 측면에서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실제 경기에서 박지성의 움직임은 정해진 포지션에 머무르지 않았다.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 경기에서도 몇번씩 아찔한 상대 역습상황에서 폭풍처럼 달려들어 정교한 태클로 공을 뺏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아시안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박빙이었던 이란과의 8강전에서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이 뺏은 공을 정확한 백태클로 되찾아오는 모습은 박지성이 대표팀의 중원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영표(34·알 힐랄)와 함께 대표팀을 떠났고, ‘조광래호’는 오는 10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와 평가전을 가진다. 히딩크 감독은 최근 유로 2012 예선에서 2연패를 당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을 상대로 거센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터키전은 이영표-박지성의 후계구도를 확실히 점쳐볼 수 있는 경기다. 이영표의 후계자는 윤석영(전남), 홍철(성남)의 21세 동갑내기들의 경쟁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둘 다 공격가담 능력이 출중해 수비에 대한 집중력만 높이면 된다. 물론 이영표의 오버래핑은 훌륭했다. 하지만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오른쪽 윙백 차두리(셀틱), 최효진(상무)이 있는 상황에서 왼쪽 윙백의 역할은 공격보다 수비에 무게가 실린다. 문제는 박지성의 후계자다. 조 감독은 ‘1안’으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내세웠다. 구자철은 아시안컵을 통해 공격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또 제주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K-리그 경기에서 상대에게 달려들어 태클로 공을 뺏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박지성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체력과 기술이 박지성에 비해 모자란다. 아시안컵 경기에서 구자철은 후반 중반이 넘어서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태클의 정교함도 떨어진다. K-리그 경기에서 체력은 떨어지고 마음은 급한 후반 막판 거친 태클로 종종 경고를 받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공을 거둔 구자철이 왼쪽 윙포워드로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보여줄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구자철은 “지성이 형의 공백을 메우는데 급급하기보다는 나만의 축구를 보여주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측면 공격수로는 처음 뛰는 거나 마찬가지지만 지성이 형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시작했던 것처럼 나도 배우면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 감독은 1안이 실패할 경우 박주영(AS모나코)을 왼쪽 윙포워드로 배치할 생각이다. 최전방에는 지동원(전남)이 있어 전술상 무리는 없다. 그러나 박주영의 수비력도 박지성에 미치지 못한다. 중앙으로 돌아간 구자철과 수비형 미드필더인 기성용, 이용래의 협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히어로’의 공백을 여러명이 ‘십시일반’으로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