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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도소매업 부진 직격탄… 40대 이하 취업자 모두 줄었다

    제조·도소매업 부진 직격탄… 40대 이하 취업자 모두 줄었다

    조선·자동차·음식·숙박업 일자리 급감 40대 15만여명 줄어 26년 만에 ‘최악’ 청년실업률 10%… 1999년 이후 최고 제조업 구조조정·최저임금 영향 분석 고용률 60.9%… 1년 새 0.3%P 떨어져 50대 이상 취업은 27만 9000명 증가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가장 큰 이유는 제조업 고용 부진에도 그나마 일자리를 지탱해 줬던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까지 고용 시장이 얼어붙어서다. 음식·숙박업에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청년(15~29세) 실업률도 치솟았다. 자영업자 경쟁 과열과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딘 점도 원인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년 새 도·소매업 취업자 수가 12만 3000명, 음식·숙박업은 7만 9000명, 교육 서비스업은 3만 6000명씩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9개월째, 음식·숙박업은 15개월째 감소세다. 경비원이나 건물 청소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의 취업자는 11만 7000명이나 줄었다. 연봉이 높고 정규직이 많아 ‘양질의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10만 5000명 줄었다. 조선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 때문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급감한 이유도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조선·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도·소매업 등 연관 산업에 악영향을 미쳐서다.연령별 취업자 수를 보면 40대 이하는 일제히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4만명, 30대는 7만 8000명 줄었다. 특히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는 15만 8000명이나 급감하면서 1991년 12월 25만 9000명 이후 26년 8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부터 34개월 계속 줄고 있다. 정부가 인구 감소를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은 인구 감소폭 10만 7000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 전반에서 도·소매나 교육 등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 타격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5000명, 60세 이상은 27만 4000명 늘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에 포함되지 않는 65세 이상은 16만 3000명 증가했다. 한창 일할 나이대에서 취업자가 줄면서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 4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4% 포인트 상승했다.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2000년 4.1%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10.0%로 1년 새 0.6% 포인트 올라 1999년 8월 10.7% 이후 가장 높았다. 빈 과장은 “연령대로 봐서 음식·도소매 분야에 노동을 공급하려는 의사가 있는 계층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노동 수요가 못 따라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감실업률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8%,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0%로 1년 새 각각 0.7% 포인트, 0.5% 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고용지표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통계청 고용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8월 취업자는 건설 고용이 다소 개선됐으나 제조업 고용 부진, 서비스업 감소 전환,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고용률이 지난달 60.9%로 1년 새 0.3% 포인트 하락했고 7개월 연속 낮아져서다. 15세 이상 인구수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취업자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최악 실업, 최악 취업… 위기의 ‘일자리 정부’

    최악 실업, 최악 취업… 위기의 ‘일자리 정부’

    실업자 113만명… 외환위기 이후 최고 지난달 취업 3000명 증가… 8년만에 최저 김동연 “최저임금 속도조절 협의” 불구 내년 인상 확정… 당·정·청 조율 여부 주목‘일자리 충격’이 ‘고용 참사’가 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 5000명 증가보다 증가폭이 더 적다. 반면 실업자는 113만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이 일자리를 창출해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한다는 것인데 첫 단추가 어긋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당·청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1월 1만명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3만 4000명 늘어난 113만 3000명을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36만 4000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도소매, 사업시설,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폭이 줄었다는 것만으로 취업자 수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최저임금 인상과 제조업 구조조정 등 정책적 요인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그동안 추진해 왔던 고용정책에 대해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총리는 이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와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단위기간 조정 문제를 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결정된 것이니 불가역적”이라면서 “그 이후의 방향에 대해 시장과 기업의 애로를 더 귀담아듣고 조정할 수 있는 정책적 여지를 좀 봐야 하고 관계부처, 당, 청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당·정·청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출지는 미지수다. 김 부총리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7월 12일 속도 조절을 주장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10.9% 인상을 결정했다. 김정식(전 한국경제학회장)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추진하려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이나 분야별 차등 인상, 산업별 근로시간 단축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KDI마저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고용에 악영향 미쳤다”

    수출 증가세 유지… 경기는 하방 가능성 소비 다소 회복 불구 내수 개선엔 미약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고용 쇼크’에 대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고용 지표 추락의 원인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KDI는 11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9월호’에서 “내수 경기를 반영해 고용 상황도 악화되는 추세”라면서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의 급격한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적 요인도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제조업 구조조정 등 정책적 요인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가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 등 구조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고용률 자체는 개선됐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 결이 다른 분석이다. 김 실장은 “우리 사회가 최저임금 논의에만 매몰돼 단기적 성과를 따지면서 소모적 논쟁으로 가고 있는데 그럴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다양한 취지에 맞는 정책들을 어떻게 운영하고 언제쯤 어떤 평가를 받겠다는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하락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출 증가세가 유지돼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지만 이달 들어서는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까지는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었는데 올해 들어 그래프가 올라오다가 어느 순간 옆으로 가는, 기울기가 ‘0’이 되는 순간이 가까워진 것 같다”면서 “상방보다는 하방으로 갈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KDI도 지난 5월에 올해 성장률을 정부가 제시한 것과 같은 2.9%로 전망했는데 점점 달성이 쉽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투자 관련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지표가 다소 회복됐지만 내수 개선을 이끌어 내기에는 미약하다고 봤다. 지난 7월 설비투자지수는 117.5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0.4%나 떨어졌다. 그동안 설비투자를 이끌었던 반도체 산업도 지난달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1년 동안 66.1% 급락해 향후 설비투자 부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 실장은 “정부가 혁신성장으로 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송파 세 모녀 사건 재발 방지… 국민 보조금 편히 받도록 개선”

    “송파 세 모녀 사건 재발 방지… 국민 보조금 편히 받도록 개선”

    한국재정정보원은 국민들에게 낯선 공공기관이다. 만들어진 지 2년 조금 넘은 신생 기관인 점도 있지만 정부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의 운영·관리가 주요 업무이기도 해서다. 최근 재정정보원은 국민 생활 밀착형 공공기관으로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고보조금통합시스템(e나라도움) 운영 업무를 맡아 국민들이 더 쉽고 편하게 보조금을 받도록 시스템으로 개선하고 있다. 디브레인 업무도 단순 관리를 넘어 수많은 재정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정부 정책과 재정 운용에 도움이 될 통계로 재생산할 계획이다.지난달 취임한 김재훈(56) 한국재정정보원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편성과 재정 기획,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예산 분석·심의를 담당했다. 김 원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나라도움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발전시켜 소득이 없는 데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발생한 ‘송파 세 모녀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막겠다”면서 “디브레인을 재정 당국의 똑똑한 참모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들에게 e나라도움 시스템은 생소하다. -정부에서 주는 국고보조금을 통합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다. 2016년 기재부가 구축해서 지난해 개통됐고 재정정보원이 운영을 맡고 있다. 그동안 ‘눈먼 돈’이라고 불렸던 국고보조금의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한 시스템이다. →실제로 보조금 부정 수급이 많았나. -보조금은 지난해 기준 68조원이다. 수천개 사업별로 칸막이가 처져서 유사 사업, 중복 신청, 무자격자 신청 등을 걸러내지 못했다. 특히 ‘선지급 후정산’ 방식이었고 수작업으로 진행돼 허위 증빙이나 부정 사용이 많았다. 이제는 e나라도움에서 전산으로 관리한다. →e나라도움으로 부정 수급이 줄었나. -사전에 부정 수급과 중복 신청 등을 걸러낼 수 있다. 선지급 후정산 방식을 ‘실시간 지급’으로 바꿔서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연필을 사라고 1000만원을 줬는데 만년필을 샀다고 치자. 과거에는 보조금을 받아 마음대로 만년필을 샀다. 지금은 보조금이 재정정보원에 예탁된다. 수급자는 우리가 나눠준 신용카드로 연필을 사야 한다. 연필을 사면 지급 승인이 된다. 하지만 만년필을 사려고 하면 승인이 안 난다. 보조금 목적 범위를 넘어 사용할 수 없다. →국민들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조금 맞춤 검색 서비스를 만들었다. e나라도움 사이트에 들어가서 ‘나의 보조금 찾기’ 메뉴를 누른 뒤에 나이, 성별, 지역 등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맞는 보조금 사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조건별 검색’에 가면 가구 구성, 소득 기준 등 지원 대상별 보조금 사업도 찾을 수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e나라도움을 이용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다. -지난해 보조금 수급자가 20만명인데 어르신들은 e나라도움 쓰기를 어려워하신다. 특히 농민들이 불편해하더라. 그래서 면사무소나 농협에서 e나라도움 이용 교육을 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종의 취약계층 업무대행이다. e나라도움을 직접 이용하기 어려운 분들은 가까운 동사무소에 가면 다 해준다. 앞으로 기재부와 협의해 보조금 사업 정보를 확대하고 서비스도 더 정교하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디브레인 관리가 주업무인데 개선 계획은. -재정정보원이 운영한 지는 2년 정도 됐다. 민간은 시스템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라고 정부에서 지시하면 그렇게만 하면 된다. 어마어마한 재정 정보를 갖고 이렇게 수동적으로 운영하는 건 시간·예산·정보의 낭비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재정 운용에 있어 더 나은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자리 사업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어떤 일자리가 실제로 고용에 더 효과적인지 분석할 수 있다. 재정정보원 연구본부에서 과학적 통계를 기반으로 재정 정책과 운용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통계를 만들 방침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재정 통계를 파악해 적극 제공하겠다. →정부 예산의 오·남용을 막는 일도 중요한데. -예산의 임의 사용을 막아서 재정 편성 여력을 높이도록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올해도 전국 1만개 이상의 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검색·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예산 절감 효과가 크다. 한 기관에서는 관사가 모자라서 더 지어달라고 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다른 기관의 관사는 비어 있는 경우가 있더라. 새로 관사를 짓지 않고 기존 관사를 활용하면 예산도 아끼고 관사 신축까지 기다리지 않고 남는 관사를 바로 쓸 수 있다. →예전에는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 예산이 남으면 다른 곳에 썼는데. -이제는 안 된다. 재정정보원이 돈을 갖고 있다가 나눠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자체에서 다리를 만든다고 100억원을 받았다가 사업자 선정 입찰을 통해 80억원에 낙찰됐다면 예전에는 지자체가 남는 20억원을 다른 곳에 임의로 쓰기도 했다. 지금은 20억원이 남았다는 사실이 디브레인에 자동 등록된다. 20억원의 예산을 다시 다른 사업에 배정받거나 기재부에 반드시 보고하고 써야 한다. 재정의 생산성이 높아진 것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디브레인 운영… 재정당국 정책 개발 뒷받침

    고품질 재정통계 생산… 낭비 요인 없애 3無 사무실… 공공 스마트 오피스 선도 한국재정정보원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을 운영·관리하고 재정당국의 정책 개발을 뒷받침할 목적으로 2016년 7월 기획재정부 산하에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디브레인은 예산 편성과 집행, 결산, 국유재산 관리 등 모든 재정 업무를 처리하는 전산시스템으로 2007년 개통됐다. 구축 이후 10년 가까이 정부가 삼성SDS 등 민간회사에 운영을 맡겼는데 재정정보 유출 우려 등이 제기돼 재정정보원을 만들었다. 지난해 디브레인에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6만 6000여명이 접속해 1억 2400만건의 재정 업무를 처리했다. 연간 자금 이체액이 1987조원, 수납 처리액은 1059조원에 이른다. 재정정보원은 연구본부를 두고 재정통계를 분석·가공해 고품질 재정통계를 생산하면서 재정 낭비 요인을 발굴할 계획이다. 수많은 재정 정보를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하면 재정통계의 보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정보원은 해킹 등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안전센터도 운영한다. 기재부와 한국은행, 조달청, 통계청, 국세청, 수출입은행, 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등에도 365일 24시간 보안 업무를 수행해주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e나라도움)도 개통해 운영하고 있다. 수급자 자격 검증과 중복 수급 검증, 부정 수급 모니터링으로 부정 수급을 막으면서 일반 국민들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을 알려주는 맞춤형 보조금 검색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재정정보원은 공공기관 중에서 스마트 오피스 업무 환경을 선도하고 있다. 컴퓨터 안 자료와 개인별 고정 좌석, 사무실 유선전화를 없앤 ‘3무(無) 환경’을 만들었다. 모든 자료를 직원 컴퓨터가 아닌 클라우드 저장소에 저장한다. 책상 위에 있는 컴퓨터는 직원이 아무 자리에나 앉아 로그인만 하면 전날에 자신이 했던 작업이 그대로 열린다. 이와 같은 변동 좌석제를 운영해 타 부서 직원들과 협업도 쉽다. 직원들 명함이나 홈페이지에는 사무실 전화번호가 나오지만 책상에는 유선 전화가 없다. 전화를 걸면 바로 직원 업무용 휴대전화로 연결된다. 직원은 총 224명으로 신생기관이다보니 주로 경력직이 많다. 공무원은 물론 삼성·LG 등 대기업, 공기업, 중소·벤처기업 등 출신 회사가 다양하다. 올해는 신입 직원을 30명 채용했고 연말에 데이터 전문 인력 2~3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내년에는 기재부로부터 12명 증원을 허가받았다. 업무 특성상 전산과 통계는 물론 재정 관련 전문지식이 있어야 채용에 유리하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자치분권 종합계획] 기재부 이기주의에 늦어지는 재정분권

    文 국무회의서 꼬집자 김동연 “큰 틀 합의”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11일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알맹이’에 해당하는 재정분권은 쏙 빠졌다. 정부 예산을 틀어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날 발표된 종합계획에서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을 거쳐 6대4까지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수준의 기존 목표만 반복 제시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정분권은 기재부와의 이견으로 아직 발표 계획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기재부가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돌려야 하는데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재정분권은 어떻게 돼 가느냐’고 꼬집어 질문했다”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큰 틀에서 거의 합의가 끝났다.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방세 확충 방안은 소득세·소비세를 중심으로 지방세수를 늘리는 것이다.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11%인 지방소비세 비중을 늘리고 소득세·법인세의 10% 수준인 지방소득세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정부가 지방세를 늘리려는 이유는 지자체의 복지비 부담이 늘어서다. 2008~2017년 예산 증가율은 중앙정부 6.6%, 지자체 5.0%이지만 복지지출 증가율은 중앙정부 7.5%, 지자체 9.3%로 지방 부담이 더 많아졌다. 정 위원장은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올해부터 시작해 6대4가 될 때까지 지속해서 개혁하겠다는 뜻”이라면서 “내년까지 당장 6대4를 실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일단 내년은 7대3 정도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소득주도성장 큰 방향 맞지만, 공급주도성장 함께 가야”

    “소득주도성장 큰 방향 맞지만, 공급주도성장 함께 가야”

    10명 “내년 경제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 규제개혁 통해 벤처 창업 적극 지원해야 R&D 세제혜택 확대… 기업투자 늘려야 서비스업 인프라 확충해 내수 회복 시급 SOC 지출 앞당기고 소비세 인하 검토를우리나라 대표 경제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성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경기 하강 국면을 맞아 ‘공급주도성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보다 내년의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두 성장 정책이 양 날개 구실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결국 정부가 그동안 경제 성장의 ‘첫 단추’로 가계소득 증가(소득주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기업 투자를 활성화(공급주도)시켜야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실도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10일 국내 대표 경제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긴급 경기 진단을 실시한 결과 10명(77%)은 “올해보다 내년 경제가 더 안 좋다”고 전망했다. 판단을 유보한 전문가가 2명, 내년에 경기 반등을 예상한 전문가는 1명에 그쳤다. 올해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경제성장률 2.9% 달성 여부에는 “가능하다”와 “불가능하다”가 6명씩(판단 유보 1명) 팽팽하게 엇갈렸지만 내년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김완진(전 한국계량경제학회장)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어렵다”면서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 취약계층 소득이 높아져 소비로 연결돼야 하는데 소득 효과는 장기 효과여서 1~2년 안에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강명헌(전 금융통화위원)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금융시장 충격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국은 수출로 버티는데 주력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내년에 폭락한다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에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고용 지표가 개선되느냐가 문제”라면서 “정부가 근로장려금 확대 등 각종 시정 노력을 하고 있어 가계소득이 개선된다면 경제 전체적으로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 내년 경기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득주도성장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전문가 중 9명(69%)은 “큰 방향성은 맞지만 수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1명 있었다. 현 정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3명에 그쳤다. 대신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북돋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시장에서 잘 먹히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혁신성장을 중심으로 성장 쪽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이나 공급주도성장이나 출발점이 다를 뿐 경기 선순환 구조는 같은 고리인데 현재는 기업 투자 고리가 끊겨서 소득주도성장이 힘들다는 것을 정부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도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규제 개혁과 서비스산업 선진화,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세액 공제가 이뤄지면 기업들이 좀더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상무도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나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창업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언급한 벤처 지원 등의 정책은 눈에 띄는 성과를 당장 얻기 어렵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단순히 최저임금을 올리기보다는 노동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성인(전 한국금융학회장)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인적 자본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우리 사회가 자본은 풍부한데 노동이 희소한 사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자율을 낮추고 임금을 올리는 정책을 펼치면서 인적 자본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식(전 한국경제학회장)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로 쓸 수 있는 정책은 SOC 지출을 좀더 앞당기고 소비세를 낮추는 방법”이라면서 “이미 추경도 했고 금리를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주도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내수 확대로 소득을 늘릴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 여가 산업 등 내수 서비스산업의 기반이 약해 소비가 이뤄지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한 인프라 확충 등 공급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문규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정부가 재정 확대로 할 수 있는 대책은 한계가 있어서 금융정책을 포함한 정책 믹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경기 이미 하강”… 성장 엔진은 규제 혁신

    “경기 이미 하강”… 성장 엔진은 규제 혁신

    8명 “하강” 2명 “아니다” 3명 “유보” 정부 “경기 호조 지속” 판단과 배치 “소득주도성장 보완·혁신성장 강화 SOC 투자 등 재정확장정책 불가피”우리나라의 대표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경기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정부의 기존 판단에 대한 수정 압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기관, 한국경제학회 등 학계,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등 공공과 민간의 경제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긴급 경기 진단을 실시한 결과 8명(62%)은 “이미 하강 국면”이라고 답변했다. 2명(15%)만 “하강 국면이 아니다”라고 답변했고 나머지 3명(23%)은 판단을 유보했다. 이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52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94.3%가 ‘동의한다’고 응답한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실제 지난 2분기(4~6월)부터 경제지표들은 경기 하강 신호가 강해졌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은 0.6%로 1분기 1.0%보다 0.4% 포인트나 내려갔다. 민간소비는 0.3% 증가에 그쳤고 설비투자(-5.7%)와 건설투자(-2.1%)는 오히려 떨어졌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제조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 좋아서 투자를 약화시켰다”면서 “다만 기존에는 수출이 안 좋으면 소비도 침체돼 경기 침체로 가는 모습이었는데 아직 소비가 뒷받침해주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보완하고 규제 개혁 등 혁신성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 확장적 재정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소득이 높아져도 돈을 쓸 산업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면서 “여가, 문화, 보건, 복지 등 내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소비를 늘리고 이 부문에서 고용과 성장이 창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계량경제학회장을 지낸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업에 투자 신호를 주면서 분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면서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기업 투자를 확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철근값 담합 6개 제강사 과징금 1200억… 대기업엔 ‘솜방망이’

    현대 417억 최고… 와이케이 뺀 5곳 고발 사무처 ‘1조대 과징금’ 심사보고서 올려 역대 최고액 예상 깨고 10분의1로 줄어 내부 “봐주기식에 전속고발권 넘겨 줘” 국내 상위 6개 제강사들이 철근 가격을 짬짜미한 사실이 드러나 1200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하지만 당초 공정거래위원회가 2년여에 걸친 조사를 통해 2011년부터 계속된 제강사들의 담합에 1조원을 훌쩍 넘는 역대 최고 과징금을 매길 것이라는 예상보다 과징금 액수가 쪼그라들어 또 대기업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현대제철 등 6개 제강사가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총 12차례 합의를 통해 철근값 할인폭을 제한하기로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총 119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회사별 과징금은 현대제철이 417억 65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동국제강 302억 300만원, 한국철강 175억 1900만원, 와이케이 113억 2100만원, 환영철강 113억 1700만원, 대한제강 73억 2500만원이다. 공정위는 와이케이를 뺀 5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6개 제강사는 영업팀장급 회의체를 조직해 20개월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카페와 식당 등에서 30여 차례 모임을 갖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월별 철근값 할인폭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6개사의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은 81.5%다. 철근은 건설 자재 구매액의 20~25%를 차지한다. 건설사들이 비싼 가격에 철근을 삼에 따라 아파트 등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쳐 일반 국민들 피해로 이어졌다. 공정위 사무처는 2016년 12월부터 제강사들을 조사했고 2011년 이후 계속된 담합에 대해 1조원대 과징금을 매겨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안팎에서 퀄컴의 이동통신 특허 남용에 부과한 1조 311억원의 역대 최고 과징금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이유다. 뚜껑을 열어 보니 10분의1로 과징금이 대폭 줄었다. 전원회의에서 2011~2015년 4월 이뤄진 담합을 ‘증거 부족’이라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아서다. 고병희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전원회의에서 제강사들의 모임 증거가 명확한 건만 담합으로 인정해 과징금이 줄었다”면서 “하지만 과징금을 매긴 담합 기간이 20개월에 불과한 점, 직접적인 가격 인상이 아닌 할인폭 제한 담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징금 액수가 큰 편이어서 솜방망이 처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법인 외에 담합 실무자 등 개인을 고발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고 국장은 “제강사 실무자들이 실제로 가격을 정할 때는 담합했던 할인폭보다 가격을 더 낮춘 경우도 많아 전원회의에서 느슨한 담합이라고 봤다”고 해명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대기업 봐주기식 사건 처리 때문에 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을 검찰에 넘겨준 것”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형 법무법인을 등에 업은 철강업체의 완승”이라면서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등으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이 감안됐겠지만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되니까 대기업이 (공정위를) 무서워하지 않고 계속 담합을 일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구직급여·실업급여 역대 최대…‘실업 쇼크’ 가리키는 노동 지표

    구직급여·실업급여 역대 최대…‘실업 쇼크’ 가리키는 노동 지표

    구직급여 작년比 31%↑… 올 6조 넘을 듯 2분기 실업급여 1.7조… 분기 사상 최고 7월 실업자·반실업자 342만명… 20만↑ 16개월째 늘어나 구조적 한계 봉착 신호 체감실업률도 11.5%로 0.6%P↑상승세 정부 “건설경기·조선업 침체 영향 준 듯”‘실업 쇼크’를 가리키는 각종 노동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역대 최대치인 6100억원대를 웃돌았고, 올 2분기 실업급여 수급자도 63만명을 돌파해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 7월 실업자와 반(半)실업자를 합친 인원수는 342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61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08억원)보다 1450억원(30.8%)이나 늘었다. 앞서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5월(6083억원)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실직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 활동을 위해 주는 구직급여는 지난 1~8월 총 4조 3506억원이 지급됐다. 올해 총지급액이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 등을 포함하는 실업급여 수급자 수와 지급액도 2010년 분기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2분기 수급자는 63만 5004명으로 사상 첫 60만명을 돌파한 지난 1분기 수급자(62만 8433명)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올 2분기 실업급여 지급 총액(1조 7821억원)도 분기 사상 가장 많았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원치 않게 직장을 잃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분기별로 집계할 땐 수급자가 해당 분기에서 1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으면 1명으로 친다. 실업급여 수급자 수와 지급액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데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업 쇼크라기보다는 최근 사회안전망 강화 추세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특히 건설경기 불황과 조선업 침체로 신규 신청자가 증가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를 합한 인원수는 지난 7월 기준 342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 2000명(5.9%) 많았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 대비 늘었다. 잠재경제활동인구란 비(非)경제할동인구 중 잠재적으로 취업이나 구직이 가능한 사람을 뜻한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취업은 했지만 추가로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이다. 통계에선 이들을 실업자로 분류하지 않지만 일하고 싶은 의사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업자’ 또는 ‘반실업자’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본다. 넓은 의미에서 실업자인 이들이 계속 느는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실업자의 상대적 규모를 보여 주는 ‘체감실업률’도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7월 확장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인구+잠재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올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3년전 악몽 재발 막아라”…정부·지자체 대책반 가동

    “3년전 악몽 재발 막아라”…정부·지자체 대책반 가동

    기재부, 경제 파장 주시 “방지 예산 준비”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발생하자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즉각 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도 2015년 사례를 복기하며 경제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8일 오후 10시부터 ‘메르스 대책지원본부’를 출범해 가동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배진환 재난안전조정관을 본부장으로 상황총괄반과 중앙사고수습본부 연락관 등 9명으로 꾸려졌다. 앞서 행안부는 8일 오후 9시 30분에 17개 시·도 재난안전실장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과 긴급영상회의를 갖고 밀접 접촉자 관리 방안 등을 협의했다. 회의에서는 보건소 인력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시·도별 지역재난대책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메르스 대책반을 가동하고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확진 환자 접촉자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A씨가 격리 치료를 받는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환자가 입국할 때 이용한 해당 항공기 승객 전원을 관리해야 한다”면서 “확진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던 400명을 분석해 환승한 사람까지 다 통보해 줘야 한다. 이들 중 누구 하나 발병이 된다면 2015년처럼 심각한 혼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들도 ‘메르스 비상방역대책반’을 운영하며 확산 저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자체별 정확한 밀접 접촉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밀접 접촉자 5명에 대해 자택 격리 또는 숙소 격리 조치 중이다. 경기도 역시 지역 밀접 접촉자 2명에 대해 ‘자가 격리’ 조치를 취했다. 경남도는 메르스 확진자가 탔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1명을 관찰 중이고, 대전시와 충남도는 각각 일상 접촉자 8명과 7명을 통보받아 관찰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들은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다시 발생하자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르스가 퍼졌던 2015년 6~9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53만 3000명이나 줄어 그해 국내 관광 산업 피해액이 최대 3조 4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기재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11조 6000억원에 이르는 ‘메르스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 예산 집행을 비롯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희숙 소비자원장 “라돈침대 집단분쟁조정 17일 결론…대진침대와 협의 중”

    이희숙 소비자원장 “라돈침대 집단분쟁조정 17일 결론…대진침대와 협의 중”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이 7일 “라돈 침대 집단분쟁조정을 오는 17일 완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대진침대로부터 보상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과 소비자원이 대진침대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라돈 침대와 관련해 6387명이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했다”면서 “이달 중순 분쟁조정을 완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어서 사업자가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결정에 동의하면 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에 대해서도 보상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사업자가 조정 결정에 불복하면 소송으로 가야 한다. 이 원장은 이날 3년 임기 중 추진할 사업 목표를 ‘기관 혁신을 통한 소비자 중심의 포용적 소비자복지 실현’으로 설정하고 중점 사업 추진 전략도 발표했다. 소비자원은 위해정보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고 인전기준이 없는 신기술과 신유형 제품, 국민 다소비 제품 등에 대한 소비자안전 실태조사를 통해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기로 했다.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결함 또는 불량 제품에 대한 시정권고를 강화한다. 불법·불량 제품과 해외리콜 제품의 일괄 유통 차단을 위해 품목별, 유통채널별 사업자 정례협의체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교통과 통신, 금융 등 국민생활 밀접 분야에서 소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과제를 먼저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취임한 이 원장은 충북대 교수로 한국소비자학회장,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장 등을 지낸 소비자 분야의 전문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동연 “보유세 문제 국회서 논의…부동산 대책 ‘원 보이스’로 발표”

    김동연 “보유세 문제 국회서 논의…부동산 대책 ‘원 보이스’로 발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을 잡기 위한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넘어가 심의를 기다리고 있고 심의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7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수소 생산 업체 엘켐텍을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뒤 최근 부동산 과열 문제에 대해 “일부 투기적 수요에 불안 심리가 편승한 것 같다”면서 “보유세 등 조세 정책이 부동산 안정 목적만 가진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가능성을 묻자 “부처가 차분히 논의 중인 (대책) 안에서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종합대책을 둘러싸고 당·정·청이 엇박자를 보인다는 논란을 의식한 듯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관계부처와 차분히 대책 준비 중이며 결론 나면 적절한 창구에서 ‘원 보이스’(한 목소리)로 말하겠다”면서 “정부가 쫓기듯이 내놓는 대책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수소 경제 핵심 기술 개발을 정부가 지원하겠다”면서 “수소 생산·저장·운송 관련 기술 개발과 수소생산기지 건설 등에 정부가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수소경제법안과 관련해서는 “사실 주저되는 부분이 법”이라면서 “지원도 많이 포함돼 있지만 법을 만드는 것이 규제를 만드는 것 아닌가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규제 문제는 기업가 정신의 도전정신을 막는다”면서 “(입법 문제는)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협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제조업 부진에 대한 위기 의식도 드러냈다. 김 부총리는 “주력 산업의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면서 “혁신성장은 우리 경제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심각해지고 있고 산업 구조가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역설적으로 보면 경제 구조개혁을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골든 타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형 고용안정 모델을 재차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고용 안전망 구축을 전제로 해 고용시장에 신축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금 강화·대출 규제… ‘똘똘한 한 채’·투기 임대사업자 정조준

    세금 강화·대출 규제… ‘똘똘한 한 채’·투기 임대사업자 정조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다음주 발표할 부동산 종합대책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보유자와 임대사업자를 정조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2 대책’을 비롯해 그동안 다주택자에게 초점을 맞춘 투기 억제 대책을 여러 차례 내놨지만 최근 1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가 평균 16.4%나 뛰는 등 집값 급등세를 잡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현판식에서 “세제와 금융 등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 대책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추석 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세금 강화와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 방안을 먼저 발표한 뒤 수도권 미니신도시 조성 등 공급 확대 방안은 추석 연휴 전에 추가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고가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린다. 전국 43개 청약조정지역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중 실거주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주택자 과세 강화와 맞물려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단기 양도세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금은 1주택자가 1년 미만 보유한 집을 팔면 양도차익의 40%, 1년 이상은 6~42%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2년 미만인 경우 세율을 40~50%까지 올리는 것이다. 1주택자가 10년 이상 갖고 있던 집을 팔면 양도세를 최대 80% 깎아 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60%로 낮추거나 보유 기간을 15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임대사업자 세금 감면 혜택도 대폭 축소된다. 투기지역 내에서 새로 산 집에 한해 양도세나 종합부동산세 감면을 줄이는 식이다. 대출 규제는 강화된다. 임대사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신규 적용하고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강화해 ‘2중 자물쇠’를 채우는 것이다. 현재 임대사업자는 LTV를 적용받지 않고 집값의 70~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투기지역에서 집을 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집을 샀는데 원래 살던 집을 팔지 못한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방안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선의의 일시적 2주택자가 아닌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전세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례도 있어 대출보증을 제공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매기는 종합부동산세율은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보유세 개편안에서 고가주택 구간을 더 세분화하고 세율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에서 5%씩 2년에 걸쳐 90%로 올리기로 했는데 내년에 바로 90%로 올리거나 100%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기업 공익법인 증여세 탈세 ‘온상’

    주식·현금·미술품 등 출연 수백억 ‘꿀꺽’ 계열사서 현금 출연받아 부동산 취득도 대기업 공익법인들이 미술품 무상 임대, 부동산 취득 등의 수법으로 총수 일가가 내야 할 수백억원의 증여세를 탈세한 사실이 국세청에 적발됐다. 그동안 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경영권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으로 ‘무늬만 공익법인’이라고 불렸던 대기업 공익법인의 실태가 드러난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부터 200여개 대기업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총 36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고 약 41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A기업 총수는 계열사 두 곳의 주식과 현금, 미술품 등을 그룹 문화재단에 출연해 약 350억원의 증여세를 탈세했다. 현재 세법에서는 공익법인 출연 주식 중 최대 5% 지분까지만 상속·증여세를 면제해 주는데, 이 문화재단은 계열사 주식을 5% 넘게 취득하면서도 증여세 200여억원을 내지 않았다. 이 문화재단은 출연받은 미술품을 계열사 사옥 등에 무상 임대하면서 150여억원의 증여세도 탈세했다. B기업 문화재단의 경우 계열사 세 곳으로부터 현금을 출연받아 기념관 건립 등 공익 목적에 사용하는 것으로 가장해 그룹 창업주 생가 주변의 토지를 샀다. 총수 일가가 쓸 땅을 사는 행위는 출연 재산의 공익 목적 사용에 해당하지 않아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30여억원을 탈루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지방청에 설치한 공익법인 전담팀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대기업 공익법인의 상속·증여세 탈세 등 불법행위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새로 설립된 공익법인과 수입금액 5억원 미만의 중소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직접 방문해 전용계좌 개설 의무를 설명하는 등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홈택스 홈페이지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기부금 단체 간편조회 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제공하는 등 세무행정 지원도 확대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팩트 체크] 통계 표본 8000가구로 확대… 가계소득 분석 올해가 더 정확

    [팩트 체크] 통계 표본 8000가구로 확대… 가계소득 분석 올해가 더 정확

    정부가 발표하는 ‘숫자’ 중 가장 정확해야 할 국가 통계가 신뢰성 논란에 빠졌다. 진원지는 가계동향조사다. 올 상반기 저소득층 소득은 급감하고 고소득층 소득은 급증해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결과가 나와서다. 통계가 핵심 국정 과제인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해야 한다는 근거로 쓰이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통계에 오류가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만든 정부 정책은 물론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의 민관 연구 결과 모두 잘못된 셈이어서 심각한 문제다. 통계 자체에 잘못이 없더라도 분분한 해석을 가능케 해 논란의 소지를 일으킨 만큼 조사 방식을 보다 정밀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조사 결과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해석의 문제일 뿐 표본가구가 지난해보다 늘어나 통계 자체는 더 정확해졌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계청과 전문가들과 함께 논란의 진실을 짚어 봤다.→가계소득 통계 자체에 오류가 있나. -경제학자 등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표본가구가 많이 바뀌었는데 가계소득을 단순 비교해 저소득층 소득이 급감했다는 등의 분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표본가구는 지난해 5500가구에서 올해 8000가구로 급증했다. 이에 통계청은 “시스템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표본가구가 늘어서 시계열 비교가 불가능한가. -통계청은 “비교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강조한다. 통계의 기초인 표본이 늘면 통계는 더 정확해진다는 주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는 표본가구의 연속성보다는 각 시점마다 표본가구가 모집단을 얼마나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2017년 5500가구는 당시 가계를 대표하는 표본이고, 올해는 더 세세한 소득 항목에서도 국가 통계 신뢰를 높이기 위해 8000가구로 확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고령층 가구가 표본에 더 많이 포함돼 문제로 지적되는데. -표본가구에서 6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2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34.7%에서 올해 37.2%로 높아졌다. 전국 2인 이상 전체 가구 중 60세 이상 비중이 29.4%인 점을 감안하면 유독 가계동향조사 표본에 고령층이 많다. 다만 통계청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고령화 시대를 감안해 가계동향조사에 고령층 비중이 높았고 올해도 동일한 방법으로 표본을 추출했다”면서 “고령층 비중이 더 많아진 것이 가계소득 결과를 흔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면접조사로 방식이 바뀌어 신뢰성이 떨어졌다는데. -2016년까지는 가구에서 직접 쓴 가계부를 기초로 통계를 만들다가 지난해부터 설문지를 작성하는 면접조사로 바뀌었다. 두 방식은 장단점이 있다. 가계부는 세세한 소득·지출 항목까지 조사 가능하지만 가구에서 불편함을 호소한다. 면접조사는 설문지만 작성하면 돼 간편하지만 세부 항목에는 약점이 있다. 면접조사는 고소득층이 소득을 제대로 안 적어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층은 조사원이 방문해도 대문을 열어주지 않아 조사가 어렵다”면서 “가계부 조사는 부자들이 과연 얼마나 성실하게 쓸지가 의문이어서 오히려 면접조사가 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면접조사 응답률이 낮고, 오차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응답률은 70% 아래로 떨어질 때도 있지만 통상 75% 안팎이다. 외국은 응답률이 훨씬 낮다. 통계청은 통계로 쓰기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계동향조사 상대표준오차는 2.5% 내외다. 통계에 잡힌 가계소득이 100만원이면 실제로는 97만 5000~102만 5000원 사이라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표본·조사방법 달라져 연속 비교는 적절하지 않아”

    통계청은 최근 ‘통계 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표본가구와 조사 방법이 달라지면서 올해 가계소득을 지난해 등 과거와 단순 비교하는 분석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통계청, 성급히 발표… 오류 발생 가능성도”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3일 “외국인 고용통계도 상주 외국인 개념을 도입하면서 2017년 통계가 그전과 비교가 안 되는데 가계동향조사도 응당 그렇게 했어야 한다”면서 “비교를 하려면 임금 노동자 등 동일 집단을 찾아서 비교해야 하는데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통계청도 가계동향조사 자료에 ‘전년도와 올해 결과를 직접 비교해 결과를 해석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고 적어 놨고 이번 논란은 앞으로 연구의 영역이 되는 것”이라면서 “통계청이 전문가들로부터 이렇게 (결과를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동의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김창환 미국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도 “1분기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를 직접 분석했는데 과거와 비교했을 때 표본과 방법론에 차이가 있어서 연속적 비교에 적절하지 않다”면서 “통계청 주장이 맞으려면 올해와 지난해 표본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아야 하는데 뭔가 체계적인 오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시계열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 저소득층 소득이 사실은 증가했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표본·구성 변화에 해석상 논란 커져 통계 자체의 문제보다는 해석상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경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보통계연구실장은 “과거나 지금이나 모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을 뽑기 위해 통계청이 노력하고 있고 지금은 해석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실장은 논란을 불러온 가계소득 조사의 표본 변화와 구성에 대해서는 “계층별로 비율에 따라서 표본을 뽑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통계청이 면접조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세청 과세자료 등 행정자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통계청 관계자는 “행정자료로 통계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가계동향조사는 분기마다 결과가 나오는데 행정자료는 연간 단위로 발표돼서 시의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국가통계委, 4년간 출석회의 한 번도 안 했다

    작년부터 논란 ‘가계동향조사’ 논의 안해 통계청장 교체를 계기로 가계동향조사의 ‘통계 오류’ 논란이 표면화된 가운데 정작 국가 통계의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국가통계위원회는 지난 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출석회의를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가통계위 본회의는 2014년 11월 이후 열리지 않았다. 서면회의만 2015년과 2016년 한 차례씩 열렸을 뿐이다. 국가통계위는 통계 발전 관련 중장기 정책 목표와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각 부처 장관 등 당연직 18명, 관련 분야 전문가인 위촉직 민간위원 12명 등으로 구성된다. 국가통계위에서 가계동향조사 표본 교체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이뤄졌다면 최근 소득주도성장 폐기론과 통계청장 경질 등으로 번진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원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신뢰성 논란이 본격화된 가계동향조사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통계는 낮은 응답률 등을 이유로 지난해까지만 발표하기로 했다가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번복되는 혼선도 빚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지만 분과위 회의는 자주 열어 안건을 논의했다”고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고용악화에 소비·투자 심리는 얼었는데… 물가만 들썩인다

    고용악화에 소비·투자 심리는 얼었는데… 물가만 들썩인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올해 들어 고용 지표가 곤두박질치면서 가계가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기업들의 체감 경기까지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장바구니 물가만 들썩이고 있어 서민들의 살림살이만 팍팍해지는 모양새다.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한 달 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3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지난해 2월 74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다. 특히 대기업 BSI는 80으로 3포인트 오른 반면 중소기업은 66으로 6포인트나 추락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도소매업(70)은 4포인트 빠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황이 계속돼 대기업은 내수 부진을 견딜 여력이 있지만 맷집이 약한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만 악화된 것이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나빠진 이유는 소비 심리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달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CCSI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3월 96.3 이후 처음이며 3개월째 떨어졌다. BSI와 CCSI 모두 10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과 소비자가 낙관하는 쪽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년 동월 대비 5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 상황이 최악인 데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점이 기업 체감 경기 악화의 원인이라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가계와 기업의 심리 악화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CCSI는 실제 소비를 3개월 앞선 지표다. 3개월 뒤에는 소비가 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향후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9.2를 기록했다.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OECD가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 물가 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갖고 만든다. 100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하강이다. 100 아래여도 상승세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해석되는데 한국은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해 3월 100.98로 꼭짓점에 오른 뒤 15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 CLI도 지난해 11월 100.23 이후 7개월 연속 내리막이지만 한국의 하락폭이 더 가파르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2월까지 매달 0.1포인트 안팎으로 떨어졌던 한국의 CLI는 3월 들어 99.93으로 100선이 붕괴됐고 0.2포인트로 낙폭이 커졌다. 6월 하락폭은 0.3포인트나 된다. 경기선행지표가 줄줄이 하락한 원인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업자가 늘고 일자리가 많이 증가하지 않으니까 미래가 불안해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아진 것”이라면서 “기업경기실사지수도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많은 것이 지표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고용이 추락하고 경기마저 꺾인 상황에서 물가만 오르는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3월부터 경기 침체 신호가 왔고 지금은 고점에서 내려가는 후퇴기로 침체기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인 지금은 아니지만 하반기 들어 물가가 빠른 속도로 뛰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면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된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저소득층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이 줄어든 저소득층에는 이미 경기 침체이고 여기에 밥상 물가까지 높아졌으니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서 “평균적으로는 물가가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것과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통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를 극복하려면 정부가 한시적인 재정 지출 확대와 함께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유인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상봉 교수는 “신산업 분야에는 일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이기 때문에 정부가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펼쳐야 한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서울 지역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점도 문제여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과감하게 인상하고, 대신에 양도소득세는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 강화책이 필요한데 근로장려금이 하나의 수단이지만 현실에서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어서 최저생계비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면서 “최저임금도 제조업 일자리 기반을 강화하기 전까지는 중소기업에 부담을 덜 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추석 때 中企·취약계층에 35조 지원, 23~25일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추석 때 中企·취약계층에 35조 지원, 23~25일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영세·중소가맹점 부가세환급금 조기 지급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소상공인·취약계층에 35조원이 지원된다. 지난해 추석보다 6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30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 따르면 추석을 전후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규모를 지난해 27조원에서 올해 32조원으로 확대한다. 여기에 외상매출채권 보험인수액 2조 8000억원 등을 더해 35조원 이상을 지원한다. 영세 업체나 중소 가맹점 등 226만 사업자에 대한 카드 결제대금이나 부가세 환급금 등을 추석 연휴 전에 조기 지급한다. 고용·산업 위기지역에는 앞서 발표한 1조 1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신속히 집행해 소상공인과 실직자를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11월에 지급하는 농업직불금 역시 추석 전에 지급하고 316만 가구에 대한 2조 2000억원 규모의 근로·자녀장려금도 추석 전에 준다. 관련 기관은 전통시장 상인들이 성수품을 살 수 있도록 50억원 규모의 명절 자금을 대출한다. 추석 성수품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배추와 무, 소고기, 돼지고기, 밤, 대추, 명태, 오징어 등 14개 중점관리 품목의 공급을 확대한다. 농·임·수협 직판장 2236곳, 직거래 장터 253곳, 로컬푸드 마켓 209곳 등을 열어 5000여개 관련 상품을 10∼7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또 다음달 23∼25일 고속도로 통행료가 전액 면제된다. 특별교통대책기간인 다음달 21~26일에는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갓길 차로를 임시 운영한다. 24시간 응급의료 체계도 유지된다. 당직의료기관과 휴일지킴이약국을 지정하고, 보건복지콜센터(129)·구급상황관리센터(119)·시도콜센터(120)·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아울러 다음달 22~26일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 등을 무료 개방한다. 전국 국립박물관 14곳은 다음달 22∼2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 등은 24∼25일 각각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립과학관 4곳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영화관들은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할인 이벤트를 실시한다. 추석 연휴 전인 다음달 14일부터 10월 17일까지는 전국 500여개 전통시장이 참여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열린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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