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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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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품·소재 핵심中企 300곳 육성

    부품·소재 핵심기업이 집중 육성된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이 재정비된다. 창업 및 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 등에 집중지원하되 지원 금리를 차등화한다. 정부는 17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중소기업특별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12개 정책과제’를 확정했다. 먼저 오는 2010년까지 매출 2000억원, 수출 1억달러 이상의 핵심기업을 현재 150개에서 300개로 늘린다. 이를 위해 정부는 10대 전략 부품·소재산업에 5000억원을 투입하고 성장가능성이 큰 품목을 매년 50개씩 선정,500억원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도 재정비해 정책자금 가운데 창업, 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 등 혁신형 기업에 대한 지원비율을 현행 22.7%에서 35%까지 확대한다. 다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지원 금리는 사업성과 신용도에 따라 ±0.5% 범위에서 차등화된다. 또 1만개 유망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오는 3월부터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50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실시하고, 저소득층 창업자를 위해 2000억원을 투입해 저리로 점포를 임대할 계획이다. 공고 졸업생의 중소기업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입영혜택 등을 올 하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향후 5년 동안 공고생 2만명, 대학생 1만명 등 3만명을 특별 양성, 기술인력 부족률을 현행 6.4%에서 3% 수준으로 낮추게 된다. 특히 공고 졸업생의 경우 ▲졸업시까지 1년간 학자금 규모의 직업훈련비 지급 ▲중소기업 근무기간(2년) 입영연기 ▲대학진학시 등록금 지원 등의 ‘취업협약’을 체결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 제도는 올해 전국 16개 공고에서 시범운영한 뒤 내년부터 모든 공고에 확대 적용한다. 이밖에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시장수요 창출을 위해 관련예산의 70%인 5조 1000억원이 올해 상반기에 조기 집행되며, 내년부터는 공공기관에서 구매하는 제품의 40∼50%를 중소기업 제품 구입을 의무화하는 ‘구매목표비율제’도 도입한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술력과 잠재적 경쟁력을 지닌 중소기업에 대해 자금지원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중소기업 지원 과정에서 일어난 사소한 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운 장세훈기자 kkwoon@seoul.co.kr
  • 작년 소비성 해외지출 17조

    지난 2004년 한해 해외유학과 골프여행, 광고·의료서비스 등으로 해외에 흘러나간 돈이 17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국내 수요로 흡수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을 1.8%포인트가량 성장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서비스수지 및 여행·유학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내국인의 해외 유학 및 연수에 지출된 금액은 7조 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비즈니스 서비스 적자 5조 2000억원, 골프 등 해외관광 적자 4조 1000억원 등을 합하면 해외지출 규모가 총 16조 6000억원(137억 8000만달러)에 이른다. 이같은 비용은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통계로 이를 12월까지 연간 누계로 추산하면 17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이 돈을 국내 서비스구매에 사용했을 경우 지난 2003년 소비의 부가가치 유발계수(0.79)를 적용해 추산하면 총 13조 1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GDP 성장률을 1.8%포인트 높일 수 있는 규모라고 산자부는 밝혔다. 해외유학수지의 경우 조기유학 열풍과 직장인 유학연수 증가로 지난해 적자폭은 22억달러였다. 그러나 증여성 송금이나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신고된 비용중 상당부분이 유학·연수비 지출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비용은 60억 6000만달러(7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2003년 우리나라 전체의 교육목적 지출액 22조 2000억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컨설팅, 의료, 법무·회계, 광고 등 비즈니스 서비스의 경우 3저 호황기인 1985∼97년 흑자를 기록하다가 IMF 체제를 맞은 98년 이후부터 만성적 적자구조로 전환, 지난해에 총 43억 2000만달러(5조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관광수지도 지난 2000년 이후 출국자수가 입국자수를 넘어서면서 격차가 270만명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11월까지 34억 1000만달러(4조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2001년 이후 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국제수지표와 출입국통계를 분석한 결과 내국인 1인당 지출한 해외여행비는 1063달러(127만 6000원)로 나타났다.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의 1인당 경비는 213만 7000원으로 추산됐다. 해외여행중 골프관광의 비중을 2.4%(2003년 기준)로 계산할 때 해외 원정골프 관광객들이 지난해 한해 외국 골프장에서 뿌린 돈은 3억 5000만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올 설 차례상 비용 15만8530원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보다 5.5%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농림부에 따르면 올 설 차례상 예상비용은 15만 8530원으로 지난해의 15만 240원보다 8290원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 보면 닭고기(1㎏) 가격은 3700원으로 49.8%나 올랐다. 참조기(1마리)와 북어(1마리)도 각각 19.7%(1만 8200원),7.9%(4490원)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농림부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를 ‘설 농축산물 수급안정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사과와 배, 쇠고기 등 11개 품목의 공급을 평상시에 비해 최고 6배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 농협 하나로클럽과 산림조합 직매장 등 총 2300여개소의 판매장과 570여개 직거래장터에서 제수용품을 시중가보다 5∼30% 싸게 판매키로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포장육 원산지·유통기한 표시 의무화

    다음달부터 백화점·할인점의 정육판매코너와 일반정육점에서는 포장육을 판매할 때 원산지와 유통기한 등을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농림부는 이같은 내용의 축산물가공처리법 시행규칙을 개정,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식육 판매업자들은 쇠고기 등 고기를 용기에 담아 비닐 등으로 포장한 뒤 진열, 판매할 때 고기의 부위명과 원산지,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이 표시된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위반 업체는 7일∼1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게 되며, 이를 피하려면 영업정지 하루당 6만∼83만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색깔씌우기·편가르기 지양해야”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13일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적으로 보면 안 되며 성장에 도움을 주고 분배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산업자원부 및 산하기관 신년연찬회 특별강연을 통해 “약자, 패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사회안전망 확충이 시급한데 일부 사람들이 이를 복지병이니 좌파니 하며 비판하는 것은 식견의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 복지정책에 관한)색깔 씌우기와 편가르기를 지양하고 나라를 위한 것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약자와 낙오자와의 동반성장은 반드시 가야 하고 또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1만달러 수준일 때 GDP의 15%를 복지지출에 썼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잘해야 10% 정도밖에는 쓰지 않고 있다.”며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한 경제학자의 말을 인용,“국가의 흥망성쇠는 집단이기주의가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 있는데 최근엔 집단갈등도 많고 사건도 많다.”며 “이는 역대 정부들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일단 모면하고 보자는 식으로 내놨기 때문으로 정부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개혁과 개방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며 “우리 역사에서 대원군은 내적 개혁은 잘했으나 쇄국정책으로 나라를 빼앗겼고 박정희, 전두환 정부는 수출지향적 개방 정책을 폈으나 민주화와 내적 개혁 후퇴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늦췄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 성장을 위해서 앞으로 정부혁신, 기업금융개혁, 교육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방화를 위해 신행정수도 이전의 대안을 모색하는 한편 균형발전과 수도권 동북아허브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금 기업들은 단기 수익에 일희일비하고 있고 노조도 기업경쟁력보다는 임금인상에 주력하는 등 기업과 노조가 모두 단기주의 함정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도 당장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단기적인 정책들을 구사해왔는데 참여정부는 당장 욕을 먹어도 참고 가는 장기적 정책을 구사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1년이 채 안 되는 장관들의 수명도 두배쯤 늘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석유보다 싼 청정연료 ‘DME’ 생산기술 개발

    석유보다 싸면서도 대기오염물질은 적게 배출하는 차세대 청정연료인 ‘디메틸 에테르’(DME·산소를 함유한 액화석유가스) 생산기술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SK기술원과 공동으로 DME 제조를 위한 고활성 촉매와 이를 활용한 공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DME는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경유차보다 8%,LPG차보다 18% 줄어들고 매연은전혀 없다. 이번 연구에서 화학연구원은 물에 잘 견디는 제올라이트(다공성 나노소재)를 다른 물질과 혼합, 성질을 변환시켜 활성점을 조절해 탄화수소 부산물을 생성하지 않는 고활성 촉매를 개발했다. 또 SK기술원은 기존 메탄올 생산공정에 메탄올 탈수반응을 이용해 DME공정을 결합, 새로운 DME생산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 생산기술이 상용화되면 하루 1만t 생산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13만 5000t가량 줄여 700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연구원의 전기원 박사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이 기술을 중국 등 소형공정에 적용하고,5∼6년 이내에는 하루에 1만t 규모의 DME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공정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매연걱정 없는 ‘차세대 버스’ CNG냐 LPG냐

    매연걱정 없는 ‘차세대 버스’ CNG냐 LPG냐

    경유버스를 대체할 차세대 버스시장을 놓고 압축천연가스(CNG)와 액화석유가스(LPG)버스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현재는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CNG버스가 우세한 상황이지만,LPG버스가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CNG버스에 집중된 지원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도권은 CNG버스가 정부는 그동안 매연과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경유버스를 대체할 친환경버스로 CNG버스를 주목해 왔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 면제와 대당 2250만원의 보조금 지급 등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CNG버스는 지난 1998년 시범운행된 뒤 지난해말 현재 전국에 6121대가 보급됐다. 반면 LPG차량은 그동안 최고출력이 낮아 소형차 위주로 보급됐다.LPG버스보다 CNG버스가 우선 보급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말 한국기계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액상 분사방식의 터보엔진 기술을 적용,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LPG버스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제주도에 10여대의 LPG버스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지난 2002년부터 충남 아산시와 경기 남양주시에서도 시범운행되고 있지만, 이는 독일 차량을 수입한 것이다. ●인프라,LPG버스가 우세 정부는 당초 2002년까지 5000대를 비롯,2007년까지 도시권 시내버스 2만대를 CNG버스로 교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CNG버스가 5000대를 넘어선 것은 당초 계획보다 2년 가까이 늦은 지난해 7월이었다. 이는 고압충전소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 주민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해당 지자체나 업체는 예산상의 이유로 CNG충전소 설치를 기피하고 있다.CNG버스 2만대를 도입하려면 400여곳의 충전소가 필요하지만, 현재 63곳만 확보된 상태다. 반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LPG버스의 경우 기존 1200여곳의 LPG충전소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없다는 점이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운영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는 CNG버스가, 연료저장 형태와 1회 충전시 운행거리 등에서는 LPG버스가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에너지 자급률이 0%에 가깝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한한 수출 잠재력 전세계적으로 CNG버스와 LPG버스는 각각 1만∼2만대 가량이 운행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에 수출 잠재력은 무한하다. 같은 맥락에서 CNG버스를 생산하는 ㈜대우버스는 최근 칠레와 2900만달러 265대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또 필리핀과 타이완, 말레이시아, 이란 등에서 입찰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또 LPG버스의 경우 한국기계연구원이 일본, 중국 등과 수출협상을 벌이고 있다. 기계연구원 오승묵 박사는 “CNG버스 또는 LPG버스에 대한 중요한 선택기준은 국가별 에너지 수급 여건과 전략”이라면서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친환경 버스는 차세대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좋은도시 만들기] (9)’뉴어버니즘’ 운동

    [좋은도시 만들기] (9)’뉴어버니즘’ 운동

    1800년대 중반 미국 서부지역에서 금을 채취하기 위한 ‘골드 러시’ 현상이 빚어진 이래로 미국의 도시들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밖으로’확장해온 미국의 도시에서 1990년대 이후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도시 내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온갖 도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은 미국의 시행착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조너선 바넷(Jonathan Barnett) 교수와 성균관대 김도년 교수의 미국 필라델피아 현지대담을 통해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와 풀어야 할 숙제 등을 짚어봤다. 바넷 교수는 뉴욕시를 비롯한 각종 도시계획에 참여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시 운동인 ‘뉴어버니즘’(New Urbanism)의 대표주자이다. ●김도년 교수 뉴어버니즘 운동은 도시 공간을 재편성해 토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자는 기치를 내걸었는데. ●조너선 바넷 교수 국토 규모가 비슷한 미국과 중국을 비교해 보자. 미국의 인구는 중국의 4분의1 수준이지만, 미국에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땅은 중국의 2배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이 돈을 흥청망청 쓰는 졸부처럼 땅을 부주의하게 다뤘다는 증거다. 결국 땅을 낭비한 셈이다. 이 때문에 교외지역은 값싼 토지와 새로운 기반시설을 활용,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기존의 도시 공간은 방치되다시피해 슬럼화 등의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김 교수 뉴어버니즘 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간주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넷 교수 이웃 관계 회복을 통한 커뮤니티(지역공동체) 활성화다. 대표적 도시문제 중 하나인 범죄율 상승은 주민간 결집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도시가 익명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면 범죄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배치가 이뤄지면 지역사회는 더이상 익명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김 교수 커뮤니티 활성화는 주민들의 몫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양한 계층이 함께 사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저소득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부유층은 집값 하락이라는 현실 논리를 들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바넷 교수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은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 임대주택이 거의 유일하다. 부유층은 저소득층이 스스로 얻지 못하는 각종 혜택을 나눠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부유층은 저소득층과의 계층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다. 즉 더불어 사는 삶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인 셈이다. 박탈감 또는 우월감은 주민의식의 성숙 문제이다. ●김 교수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기 위해서는 쾌적한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친환경적 생태도시 건설이 필요한 이유다. ●바넷 교수 도시 재편성의 방향은 생태도시라고 할 수 있다. 생태도시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자연친화적 주거환경 조성 등 두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그린 빌딩’(친환경건물)이나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도로, 바람의 효과와 오염의 영향을 고려한 건물 배치 등이 필요하다. 자연의 조화로운 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따르려고 노력하면 자연 이상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 ●김 교수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도시들은 재개발을 수익사업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동산개발업자들은 사람들의 수요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도시 전체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시도는 게을리한다. 때문에 건물에 대한 고층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는 도시계획과 건축의 다양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수익률을 고려한 개발논리가 앞서는 상황이다. ●바넷 교수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도시환경 향상에 기여한다기보다 난개발을 막는 것으로 잘못 이해된다. 지구단위계획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형태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각종 바람을 세부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강한 규제와 제한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구단위계획에서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지구단위계획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패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필요한 것을 고르는 일은 바로 주민들의 몫이다. 도시계획은 이처럼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 ●김 교수 고층화는 고밀화와 필연적으로 연결된다. 주거와 업무, 상업기능이 혼합된 즉 ‘근린주구’를 실현한 곳에서는 고밀개발이 일정부분 필요하다. ●바넷 교수 고밀화가 삶의 질을 급격히 하락시키는 수준으로 진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용도만을 갖춘 신도시나 위성도시를 개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김 교수 한국의 도시들은 선택가능한 도로의 수는 적은 반면 지나치게 넓은 대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교통신호에 의해 통제되는 도로는 사람이 아닌 자동차를 위한 공간으로 변질됐다. 이는 원활한 교통소통에도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발길을 줄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바넷 교수 블록(건물구획·Block) 단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뉴욕의 경우 1900년대에 형성된 좁지만, 촘촘히 얽혀 있는 도로가 지금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더 넓은 도로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로의 크기보다 수에 관심을 갖는다. 건물 1층을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점으로 채우고,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좋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정리 필라델피아 장세훈 특파원 shjang@seoul.co.kr ■ 김도년 교수 ▲성균관대 건축학과 졸업 ▲미국 뉴욕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건축대학원 도시설계학 석사 ▲서울대 건축학과 박사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실무 및 지구단위계획위원회 위원 ▲건설교통부 신도시포럼 위원 ▲한국 초고층건축포럼 운영위원 ▲한국 도시설계학회 이사 ■ 조너선 바넷 교수 ▲예일대 졸업 ▲캠브리지대 석사 ▲예일대 박사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도시계획학 교수 ▲미국 건축가협회 회원 ▲미국 도시계획가협회 회원 ▲뉴어버니즘학회 회원 ▲미 연방정부를 비롯, 뉴욕시 등 10여개 도시 도시계획 고문 ▲‘WRT’(도시계획 및 디자인 전문회사) 도시계획(Urban Design) 책임자 ■ ‘뉴어버니즘’ 운동은 ‘볼품없게 변해버린 서울 도심지역을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을 규제해야 하나 허용해야 하나.’‘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도시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나.’‘지나친 고밀화를 막으려면 건물 높이를 몇 층까지 제한해야 하나.’ 이처럼 얽히고 설킨 도시 문제에 대한 답변을 찾다보면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본격화된 ‘뉴어버니즘’(New Urbanism) 운동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뉴어버니즘은 도시 문제를 진단한 뒤 새로운 도시적 삶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우선 뉴어버니스트들은 도시 문제의 원인으로 무질서한 시가지 확산과 교통량 증가, 경직된 토지이용, 녹지공간의 단절 등을 꼽고 있다. 자동차가 등장한 이후 미국에서는 시가지가 교외로 빠르게 확장됐다. 이에 따라 상가나 학교 등 생활 기반 시설이 미처 들어서기 전에 주택만 빽빽하게 지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자동차가 없으면 쇼핑도 학교도 가기 어려워졌다. 자동차가 필수품이 되면서 자원낭비, 공해 증가 등의 문제를 초래했다. 산업화 이후 토지의 용도를 주거·상업·공업지역 등으로 구분하면서 도심지역은 공동화 현상이, 교외지역에서는 경제적 계층 분리가 심화됐다. 뉴어버니스트들은 이런 문제점과 함께 도시 팽창은 자연녹지 잠식과 무리한 공공투자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토지 손실과 공동체의식 상실로 이어진다고 역설한다. 그 대안으로 뉴어버니스트들은 대도시의 경우 주변 확장보다 내부 재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거·상업·업무기능 등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근린주구(近隣住區)’ 또는 ‘직주(職住)균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다양한 계층이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Open Space)을 곳곳에 마련해야 한다고 뒷받침했다. 교통수단을 다양화하고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가 이뤄지면 도시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뉴어버니스트들은 말한다. 즉 버스정거장에서 반경 400m, 지하철역은 반경 500∼800m 범위 내에서는 사람들의 이동이 원활한 만큼 고밀개발을 통한 토지이용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뉴어버니즘은 기존 도시에 대한 반성을 통해 도시를 재구성, 인간과 환경 중심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새로운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뉴어버니즘의 가치는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뉴타운사업 등에도 도입, 실천되고 있다. 장세훈 특파원 shjang@seoul.co.kr
  • 신고리원전 1·2호기 착공 승인

    산업자원부는 11일 신(新)고리 원전 1,2호기 건설사업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문제 논란 속에 미뤄져온 신고리 원전 건설 착공이 조만간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신규 원전 건설의 사회적 합의를 주장해 온 시민·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신고리 1,2호기는 2000년 8월 건설 기본계획이 확정된 이후 2003년 6월 주설비 공사계약, 지난해 7월 전원(電源)개발추진위원회 심의 등을 마쳤으나 환경문제와 이에 따른 원전지역 갈등발생 등을 우려, 실시계획 승인이 지연돼 왔다. 산자부는 “신고리 원전 건설이 지연되면서 사업비 증가와 관련 보상 지연에 따른 지역주민 민원 발생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며 “이번 실시계획 승인으로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고리 원전 1,2호기 건설에는 올해에만 5000억원이 집행되며 연간 12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산자부측은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40) LG생명과학 양흥준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40) LG생명과학 양흥준 사장

    “역사를 다시 쓴다는 자세로 도전하는 것 뿐입니다.” 말단 연구원으로 출발, 이공계 출신 전문경영인(CEO)으로 우뚝 선 LG생명과학 양흥준(楊興準·58) 사장은 우리나라 생명과학산업을 일궈낸 ‘산파’이자 ‘대부’로 꼽힌다. 양 사장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80∼90년대, 불모지나 다름없던 생명과학분야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투자에 주력했다.20여년이 지난 지난해 4월 호흡기 질환 항생제 ‘팩티브’를 ‘국산신약 1호’로 내놓는 등 성장산업으로의 가능성을 이끌어냈다. ●수학교과서,1주일 만에 ‘뚝딱’ “교과서에 적혀 있는 그대로 암기해야 하는 과목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적어도 내가 해야 할 몫이 남겨져 있던 과목은 수학과 과학뿐이었습니다.” 양 사장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 모든 지식이 나열돼 있는 인문·사회과학 과목보다 계산이나 실험을 통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는 자연과학 과목에 훨씬 흥미를 느꼈다. 이 때문에 그는 새학기가 시작된 지 1∼2주일 만에 수학교과서에 실린 모든 문제를 혼자 힘으로 풀어냈다. 물론 선생님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에서 벗어나 실험을 할 수 있는 과학시간은 ‘탈출구’나 다름 없었다. 그는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은 꿈도 꿀 수 없었고, 경상도 ‘깡촌’이라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았던 시절이었다.”면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내고 실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던 순간들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죠.”라고 회상했다. 결국 양 사장은 망설임없이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선택했다.1969년 대학을 졸업한 이후 충북 충주의 한 비료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1978년 LG생명과학의 전신인 ㈜럭키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 LG와 첫 인연을 맺었다. ●성공은 새로운 도전 위한 디딤돌 양 사장은 연구소에서 전자제품을 세밀하게 가공하는 데 쓰이는 PBT라는 고분자 수지를 만드는 공정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발, 한국 화학산업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PBT는 전자, 전기, 자동차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제품으로 당시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3개국뿐이었다. 또 국화꽃 향기가 파리와 모기 등 벌레들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인체에 해가 없는 피레스로이드 살충제 제작공정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양 사장이 개발한 공정들은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화학분야 연구원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가 과감히 유학의 길을 선택한 것은 80년대 중반.“당시 태동하기 시작한 생명과학분야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라면서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를 가꾸기보다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지난 89년 미국 워싱턴대에서 단백질 분리에 관한 연구로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다시 ㈜럭키에 재입사했다. 연구에만 주력하는 외곬로 비쳐졌던 그가 96년에는 LG화학의 기술 및 사업전략을 담당하면서 연구원으로서의 둥지를 박차고 나왔다. 이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을 거쳐 2002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첫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탄생한 LG생명과학의 CEO를 역임하면서 경영인으로서의 삶을 활짝 열었다. ●위기는 끝이 아닌 과정 양 사장이 ‘성공의 문’만 두드린 것은 아니다. 10여년간 500억원을 쏟아부은 퀴놀론계 항균제 신약 팩티브가 2001년 12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 의해 신약 승인 유보 판정을 받았다. 미국이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60∼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형선고’에 가까운 충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재신청을 준비하던 2002년 4월 개발 제휴사인 미국 GSK사로부터 공동개발 포기라는 ‘비보’도 접해야 했다. “신약 개발 경험이 없는 데다 승인 여부도 불투명해져 눈앞이 캄캄했죠.GSK는 자사 전략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신약 승인이 물건너간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그는 당시 심정을 이같이 털어놓았다. 그러나 양 사장은 특유의 ‘뚝심’을 발휘해 신약 승인을 다시 추진했다.A4용지 10만쪽 분량의 방대한 자료도 빠짐없이 준비했다. 결국 2003년 4월 국내 제약사상 최초로 미국 FDA 신약 승인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공식 판매에 들어간 팩티브는 연간 40억달러(약 4조 2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퀴놀론계 항균제 시장의 10%가량을 점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국내 제약회사가 700여개에 이르지만, 우리 스스로 개발한 약이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신약 개발이 어려운 분야라는 방증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가장 가능성 있는 분야인 만큼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얘기도 된다고 했다. ●지나친 이공계 부각은 차별 이공계 연구원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매김한 양 사장은 과학적 마인드가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훨씬 쉽게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연구든 경영이든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생활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확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는 연구 경험은 시련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고 여긴다. 이 같은 철학 때문에 이공계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이공계 교육 프로그램이 잘못됐거나 이공계 전공자들의 실력이 낮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이 아닌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시쳇말로 ‘꼬여내는’ 방식으로 이공계를 부각시키는 것은 우대가 아닌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요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물리학·화학·생물학 등 기초과학은 구식이고, 생명과학 등 응용과학은 최첨단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실 응용과학을 깊이 연구하다 보면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한데 이를 멀리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 사장은 최근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생명과학분야조차도 갈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연구 인력의 능력은 선진국과 차이가 없지만, 조급증에 휘둘려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내는 능력이나 이 같은 과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선택과 집중이 승부수 양 사장은 1897년 국내에 근대적 의미의 제약사가 설립된 지 106년 만에 신약 개발의 염원을 풀었다. 동시에 한국을 세계 10대 신약 개발국의 반열에도 올려놓았다. 특허기간이 끝난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을 복제하거나 염기만을 일부 바꾼 제너릭제품(개량신약)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인력과 연구비가 턱없이 부족한 환경에서 모든 분야를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항암제나 항생제 등 우리가 특화할 수 있는 분야에 전략을 집중해야죠.” 이 같은 신념에 걸맞게 LG생명과학은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 2100억원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700억∼8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사용했다. 연구개발인력도 전체 직원 1000여명 중 400명에 육박하며, 이들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LG생명과학은 현재 서방형 인간성장호르몬과 B형간염 치료제 등 제2, 제3의 신약 개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약을 만든다는 신념이 없다면 연구에서 상품화까지 10∼20년이 걸리는 신약 분야에 발을 담글 수 없죠. 풍성한 가을걷이를 위해 봄에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이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양 사장의 도전정신은 끝이 없어 보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양흥준 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양흥준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통한다. 깔끔한 인상에 온화한 표정, 여기에 경남 창녕 출신으로 사투리 억양이 묻어나오는 말투에서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안함마저 느껴진다. 양 사장은 특히 분기별로 맥주집에서 직원들과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추진에 있어서만큼은 결단력과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갖췄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 20여년간 ‘한 우물을 판’ 양 사장은 신약 팩티브 개발과 국내 생명과학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발명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책상머리에 앉는다는 양 사장은 과학뿐만 아니라, 경영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서적을 탐독하는 ‘책벌레’이기도 하다.
  • 김치 종주국 맞아? 수입량 4년만에 185배 폭증

    김치 종주국 맞아? 수입량 4년만에 185배 폭증

    지난해 김치 수입량이 수출량의 2배에 달하는 등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11일 관세청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량은 3만 4000t, 수입량은 이보다 두배 이상 많은 7만 2600t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김치 수입량이 수출량을 추월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특히 김치 수입량이 2001년 393t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185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량은 2만 3784t에서 43%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금액 기준으로는 수입액이 2001년 20만달러(약 2억원)에서 지난해 2911만달러(305억원)로 147배 증가했다. 수출액은 2001년 6873만달러(720억원)에서 50% 늘어난 1억 279만달러(1080억원)를 기록,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수입물량 증가로 빛이 바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003년 8288만달러(870억원)에서 지난해 7368만달러(773억원)로 1000만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이처럼 김치 수입이 급증한 것은 수입 김치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는 ㎏당 0.4달러 수준으로 한국산 김치(㎏당 2.8달러)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앞서 있다. 게다가 국내 생산업체들이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중국 산둥(山東)성과 푸젠(福建)성 등지에 현지공장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역수출’되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딥 임팩트’ 13일 발사

    ‘딥 임팩트’ 13일 발사

    밤하늘을 수놓는 우주쇼의 주역이자 지구 ‘최후의 날’을 초래할 수 있는 혜성의 신비를 밝히는 인류의 시도가 13일(현지시간 12일) 시작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진행되는 이 계획은 지난 1998년 개봉됐던 영화 ‘딥 임팩트’와 같은 이름이다. 혜성 탐사선 딥임팩트에서 임팩터(충돌선)를 분리, 혜성 ‘템펠1’에 부딪치게 한 뒤 충돌 순간 방출되는 물질을 촬영해 혜성의 베일을 벗기는 게 임무다. 딥임팩트는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3시8분에서 48분 사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체 델타Ⅱ에 실려 발사되면서 시작된다. 이어 6개월 동안 1억 2800만㎞를 날아가 템펠1의 궤도에 진입하면 구리와 알루미늄 등으로 이뤄진 360㎏의 임팩터를 분리시킨다. 자체 항해 시스템을 갖춘 임팩터는 24시간 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현지시간) 시속 3만 6000㎞의 속도로 얼음으로 뒤덮인 템펠1과 충돌, 축구장 넓이의 ‘크레이터’(거대한 구멍)를 만들게 된다. 크레이터의 깊이는 최대 건물 14층 높이에 이를 전망이다. 임팩터는 혜성에 충돌할 때 방출되는 물질을 카메라와 분광기로 촬영, 지구로 전송한다. 탐사선도 임팩터와 별개로 혜성 500㎞까지 접근, 충돌 과정을 생생하게 관측한다. 수집된 자료는 혜성 내부와 표면의 차이점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를 푸는 데 쓰이게 된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딥임팩트는 혜성 내부를 관찰한 최초의 탐사선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특히 임팩터와 혜성이 충돌할 때 일어나는 효과를 지구에서 소형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양계 형성의 역사를 이해하고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최후의 날’에 대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추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혜성은 시속 75㎞의 속도로 날아오다 목성 근처에 이르러서야 그 정체를 드러내기 때문에 충돌 대책을 세우는 데는 불과 1년여의 시간밖에 없다. 한편 템펠1은 1867년 빌헬름 템펠이 발견한 혜성으로 5.5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영준교수팀 “아토피 피부염 치료길 열렸다”

    김영준교수팀 “아토피 피부염 치료길 열렸다”

    면역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사람 몸을 보호해 주지만 그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하면 오히려 패혈증, 아토피 피부염 등 문제를 일으킨다. 심지어 간단한 염증을 암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지, 즉 면역조절 메커니즘 이상의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에따라 암, 아토피 피부염 등 각종 질병의 예방과 신약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연세대 생화학과 김영준(43)교수 연구팀은 DNA칩 진단법을 활용,‘NF-kB’와 ‘AP-1’이라는 두개의 면역신호 전달체계간 상호기능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면역기능 이상의 발생 원인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저널 ‘네이처 면역학’지 인터넷판에 10일자로 게재됐으며 책자로 발간되는 2월호에도 실릴 예정이다. 김 교수팀은 면역체계가 균형있게 유지되려면 두 신호전달체계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필수적이란 사실을 밝혀냈다. 즉,AP-1신호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겨 NF-kB신호체계의 활동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전체 면역기능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아토피 피부염 등 질병을 일으키고 장염이나 대장염 등을 암으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김 교수와 DNA칩 제조전문 벤처인 디지털지노믹스 윤정호 박사, 세종대 분자생물학과 하정실 교수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세계정상급 연구소 국내유치 추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연구소들이 속속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파스퇴르연구소 등에 이어 올해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등이 우리나라에 분소 또는 공동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9일 기획예산처와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세계 정상급 연구기관의 국내 유치 전략에 따라 사업 예산을 지난해 90억원에서 올해 190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질병 예방·관리 분야에서 으뜸인 미국 국립보건연구원과 일본의 대규모 종합연구소인 리켄 이화학연구소, 광학 분야에서 정평이 나있는 러시아 국립광학연구원 등을 유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과학기술 연구체계를 개방화, 세계화한다는 목표 아래 세계 정상급 연구소 유치사업을 추진중”이라면서 “일류 연구소를 유치하거나 공동연구센터 설립 등을 통해 국내 기술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생명공학(B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파스퇴르연구소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에 연구실을 열었으며, 조만간 경기도 판교에 별도의 연구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물리학 분야에서 7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캐번디시연구소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연구협력센터를 건립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세계 일류 연구소들은 국내 과학기술 분야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벌여 우리나라를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얼굴·소리로 주인인식 로봇 국내서 첫 개발

    얼굴·소리로 주인인식 로봇 국내서 첫 개발

    두 발로 걷는 능력과 얼굴및 음성 등을 인식하는 지능까지 갖춘 인간형 로봇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유범재 박사팀은 네트워크 방식으로 얼굴 등을 인식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Humanoid) ‘NBH-1’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신체와 같은 구조로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로봇이다. 지난 2000년 일본 혼다사가 개발한 ‘아시모’(ASIMO)와 지난해 1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교수팀이 공개한 ‘휴보’(Hubo)는 두 발로 걸을 수 있지만, 지능에는 한계가 있었다. 유 박사는 “NBH-1은 영상과 음성 등의 데이터를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의 서버로 보내면 서버는 그 의미를 분석, 휴머노이드가 영상을 인식하거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다시 전송하는 방식”이라면서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서버가 외부에 있어 기존 로봇들이 갖고 있던 지능 향상과 무게 증가 등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NBH-1은 키 150㎝, 몸무게 67㎏으로 전후좌우와 대각선 방향으로 보행이 가능하다. 최대 보행속도 시속 0.9㎞이다. 게다가 얼굴과 음성, 동작, 물체 등을 인식할 수 있다. 예컨대 악수할 때 상대방의 힘을 측정, 그에 상응하는 팔 동작을 형성해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강점 중 하나인 무선 네트워크망을 활용할 경우 서버만 갖춰진다면 하나의 프로그램을 여러 로봇이 공유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습관성 흡연 금연엔 최악

    ‘담배를 습관적으로 피우는 사람보다 중독된 사람이 오히려 끊기 쉽다?’ 새해를 맞아 금연을 외치는 흡연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흡연 유형이 금연 성공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동국대 의대 연구팀(팀장 성낙진)은 최근 성인 남성 3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흡연 유형에 따른 금연 성공률’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대상자들을 흡연 유형에 따라 심리적 불안을 줄이기 위한 ‘스트레스 해소형’(114명), 중독에 의한 ‘육체·심리적 중독형’(45명), 집중력과 의욕을 높이려는 ‘자극추구형’(43명), 안정을 추구하는 ‘편안함형’(26명), 담배 관련 물건으로 장난치는 ‘손장난형’(10명),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습관형’(6명) 등 6가지로 분류했다.71명은 어느 유형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 유형별 금연 시도는 습관형이 50.0%로 가장 많았다. 자극추구형 44.2%, 손장난형 40.0%, 스트레스 해소형 39.5%, 편안함형 38.5%, 중독형 37.8% 등의 순이었다. 또 금연 시도자 중 성공률은 편안함형이 3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손장난형 25.0%, 중독형 23.5%, 자극추구형 15.7%, 스트레스 해소형 13.3% 등이었다. 습관성 흡연자는 한 명도 성공하지 못했다. 즉 습관형은 금연 시도는 많이 하지만 성과가 없는 반면, 중독형은 좀처럼 시도는 없지만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금연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금연 시도자의 5%만이 1년 후에도 금연을 유지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흡연 유형에 따른 금연 치료법을 도입할 경우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내수 하반기에 살아난다”

    올해 우리나라 제조업은 수출증가세는 둔화되나 하반기 이후 소비와 투자 등 내수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지난해의 성장세를 대체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 조선, 가전, 일반기계, 철강은 올해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도 수출증가율은 둔화되나 생산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11개 주요 업종의 생산, 내수, 수출입에 대한 2005년 전망을 해당협회와 단체를 통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정보통신은 휴대전화 등 주력제품 경쟁력 확보와 디지털방송 확대에 따른 국내외의 제품 수요 확대로 생산(11.2%), 내수(13.5%), 수출(22.6%)에서 모두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됐다.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25.4%의 높은 수출증가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회복으로 생산도 1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은 충분한 수주물량 확보와 기술혁신으로 생산증가율이 11.8%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등의 호조로 생산 2.4%, 내수 1.6%, 수출 1.3%의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최고의 효자상품 반도체는 세계 정보기술(IT) 경기 성장둔화 등에 따라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35.8%에서 올해는 3%로 급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생산이 본격화되는 자동차는 수출은 27.8%에서 3.4%로 감소하지만 디젤승용차 및 신차출시, 하반기 이후 내수회복 등에 힘입어 내수판매의 증가세(4.5%) 반전이 기대되고 있다. 석유화학도 수출증가율이 41.4%에서 12.6%로 둔화되지만 생산(4.7%)과 수출호조세는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시멘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내수부진과 저가제품 수입확대로 생산은 5.1% 감소세가 지속되고 내수도 3.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는 올해부터 섬유쿼터가 폐지되고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수출(-4.1%), 생산(-6.9%), 내수(-4.0%)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수입은 6.0%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오영호 산자부 차관보는 “올해 제조업 경기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의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지속적인 산업성장을 위해 정부는 기업의 투자활력을 높이고 신성장 분야 육성을 강화하는 등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우주진화 과정 80일만에 구현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세계 최대규모의 우주진화 실험을 통해 천체생성의 과정과 형상을 뚜렷하게 재현해 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한국고등과학원(KIAS) 물리학부 박창범 교수와 김주한 박사팀이 세계 최대규모의 ‘우주진화 시뮬레이션(모의실험)’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박 교수팀의 연구는 지금까지 나온 우주생성 관련 가설들을 슈퍼컴퓨터에 입력시켜 우주의 진화모형을 만들어 냄으로써 망원경만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천체의 생성과정을 재현해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라는 기존 학설도 함께 증명됐다. KISTI는 “이번 실험으로 빅뱅(대폭발) 이후 현재까지 우주공간과 물질의 기원, 은하와 별의 생성, 행성과 생명체가 태어난 우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팀은 우주생성 당시 은하에서 은하단, 초은하단, 우주 거대구조까지 다양한 천체들의 생성 원인이 물질분포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86억개의 질량을 가진 입자들을 우주생성 당시와 비슷한 상태로 슈퍼컴퓨터에 입력해 계산을 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에 이뤄졌던 것보다 8배 이상 큰 모의실험일뿐 아니라 박 교수가 1992년 세계 최초로 했던 실험에 비하면 2000배 이상 큰 것이다. 이 정도의 실험을 일반 컴퓨터로 하면 약 6만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KISTI가 보유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80일 만에 완료됐다. 박 교수팀은 이 과정에서 ‘우주측량 프로젝트’에서 관측된 수십억광년 크기의 ‘슬론 장성’(Sloan Great Wall)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표준 우주모형에서는 구현되기 힘들다는 것을 밝혀내고 지금의 우주모형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도 얻어냈다. 올해 7월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수행중인 ‘우주측량 프로젝트’(SDSS)에 공식 참여하게 될 우리나라는 박 교수의 이번 실험을 계기로 우주모형 검증과 우주구조 생성원리 규명에서 다른나라보다 한발짝 더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종이로봇 나온다

    “테러리스트에 의해 공중납치된 여객기에 ‘잠자리 종이 로봇’을 투입, 기내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 필요하면 독침을 쏴서 테러리스트를 제압한다.”‘007’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지만 국내 연구진이 이에 도전하고 있다. 인하대 김재환(44) 기계공학과 교수는 셀룰로스(섬유소) 함량이 높은 종이에 전기를 흘려주면 내부에 떨림이 발생해 근육처럼 움직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 이 원리를 응용한 ‘종이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김 교수는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종이 로봇을 이용해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태양풍 차단막과 우주 탐사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중 벌레처럼 기어다니는 종이 로봇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며, 전통종이인 한지를 이용한 종이 로봇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개발중인 종이 로봇은 셀룰로스 함량이 높은 종이에 나노밀리미터 두께의 전극을 입힌 뒤 전기를 흘려주면 발생하는 떨림현상으로 움직이는 ‘생체모방종이작동기’를 응용한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이 ‘중단’,‘유보’,‘추가논의’ 등을 이유로 줄줄이 해를 넘기면서 조속한 방향설정과 집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불황으로 공공사업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어서 추진 여부를 서둘러 확정, 국가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립, 새 원자력발전소 건립 등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새만금 간척지와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불안하게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국회에서 법 통과가 안돼 올 상반기 중 설립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후보지로 1986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충남 안면도, 경북 울진, 인천 굴업도, 전북 부안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에 번번이 막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확정조차 못했다. 이 문제와 맞물려 당초 지난해 7월 공사에 착수하려던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건립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건설비용만 신고리 4조 9000억원, 신월성 4조 7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조원에 가까운 돈이 ‘낮잠’을 자는 셈이다.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목적으로 추진됐던 KIC는 공사법 제정안이 국회 재경위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해 올해 상반기 중 설립이 불투명해졌다. KIC는 2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대외결제수단인 외환을 투자에 쓰는 데 대한 논란과 운용의 투명성 등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의문제기 등으로 오는 2월 임시국회 통과도 난망이다. 새만금사업 용도 변경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정확한 정책 방향 설정이 배제된 가운데 1년 내내 표류를 거듭하다 결국 미완의 과제로 분류됐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서울행정법원이 이달 중순 조정권고안을 낼 예정이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한 채 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은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판결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정부가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하거나,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중단됐던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11월 말부터 재개됐지만 대법원에 재항고된 상태여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평균 70억원, 완공이 1년 늦어지면 2조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배전사업 분할 계획이 전면 유보돼 미래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다른 산업분야 공기업의 민영화 과제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책사업이 표류하면서 재계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형 국책사업의 차질은 국가적인 리더십 약화에 따른 정책불안감으로 인식돼 민간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하지 못하고 4%대에 머물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수조원대의 국책사업들이 중단됐기 때문이며, 이는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면서 “올해 예정된 국책사업들만 실행해도 경기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도 “주먹구구식 국책사업 추진은 지양해야 겠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흔들리지 않는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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