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硏 억대 연봉시대] 대기업 대리급 ‘블루칩 직장’
‘이공계 전공자들이여, 국가연구기관의 문을 두드려라.’
서울신문이 18일 과학기술분야 27개 국가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규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계획이 확정된 21개 기관 중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 13개 기관(61.9%)이 올해 신규채용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올해 국가연구기관의 전체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과학기술평가원 채용 5배 확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채용규모를 지난해 5명에서 올해 25명으로 확대,400%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원자력의학원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과학재단 등도 올해 채용인력을 지난해보다 각각 두배 이상 늘려 잡았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당초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25명으로 잡았다가 심각한 이공계 취업난을 감안, 당초 계획보다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심각한 취업난을 감안,2003년 18명에 그쳤던 신규채용 인원을 50명으로 확대한 것”이라면서 “올해에도 예정보다 더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3개 기관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사람을 뽑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5개 기관은 채용규모를 줄였다.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않은 6개 기관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규인력을 뽑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연구비 지원증액과 개발분야 다변화
이렇게 채용인원이 늘어난 것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증가와 맞물려 있다. 과학기술 분야의 통합추세 등에 따른 연구개발 사업의 다변화와 이를 위한 조직규모 확대 등도 중요한 이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9대 신성장 동력사업을 추진하면서 인력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전년(31명)의 3배 수준인 94명을 선발했으며,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실력있는 인재들이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도 채용확대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채용규모를 작년(21명)보다 축소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채용인원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조만간 가스 하이드레이트 전문사업단이 공식출범할 경우 당장 해당분야 연구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임 최고연봉 박사급 5000만원
서울신문 조사결과, 국가연구기관의 초임 최고연봉은 박사급의 경우 5000만원(한국전기연구원)으로 조사됐다. 광주과학기술원이 최고 5200만원으로 가장 높지만, 이는 교수진에게 책정된 급여 수준이다. 대부분의 연구기관이 박사급 3600만∼4500만원, 석사급 3000만∼3500만원, 학사급 2400만∼3000만원 등의 연봉을 주고 있다.30대 기업 연봉과 비교할 경우 박사급은 과장, 석사급은 대리, 학사급은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을 각각 웃도는 수준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