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에너지테크다”
‘보일러가 없어도 난방을 하고, 형광등처럼 전극이 없어도 빛을 낸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에너지 절약, 고효율 제품들은 일반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에너지관리공단이 주관하는 ‘2005 에너지전시회’가 27일 서울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개막됐다.30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 가면 에너지 고효율 제품과 기술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전시회장을 들여다본다.●냉·난방, 기기 하나 바꿨을 뿐인데… 건물 지붕에 안개처럼 물을 뿌려 태양열이 건물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 냉방 효과를 내는 ‘스프링클 냉방시스템’이 일반인에게는 신기한 기술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에어컨과 같은 냉방 효과를 내면서도 소모 전력은 4만분의1에 불과하다. 가정용 고효율 보일러의 경우 열교환기를 추가 설치, 폐열을 감소시켜 효율을 기존 보일러보다 10% 이상 향상시킨 것이다. 이는 가정(4인 가족 기준)에서 연간 난방비(평균 80만원)를 8만원 정도 줄일 수 있다. 설치비는 40만∼50만원으로 일반 보일러보다 5만∼10만원 정도 비싸지만,1년만 지나면 설치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또 바닥에 깔린 배관에 발열코일을 설치해서 난방효과를 얻는 ‘보일러 없는 난방 시스템’, 천연가스를 연료로 냉·난방 기능을 동시에 갖춘 ‘소형가스흡수식 냉·난방기’, 방마다 온도를 다르게 조정할 수 있는 ‘각방 온도조절 시스템’ 등 각종 신기술도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이들 기기들은 기존 제품보다 연료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효율은 높이고, 환경오염은 줄이고 형광등의 전극, 백열등의 필라멘트가 없어도 빛을 내는 ‘무전극 램프’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기술 제품이다. 수명이 6만시간으로 형광등(9000시간)과 백열등(1000시간)보다 7∼60배 정도 긴 반면 소비전력은 30% 이상 낮다. 리모컨으로 빛의 밝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조도자동조절장치’의 경우 최대 80%까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조명장치로 개발 중인 발광다이오도(LED) 조명도 전시되고 있다.LED 조명은 에너지 효율에서 백열등보다 80% 이상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광, 지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고효율 제품들도 있다. 이 중 태양광을 활용한 제품으로는 전기 생산뿐만 아니라, 유리창 역할도 담당하는 ‘창호형 태양광전지판’을 꼽을 수 있다. 지붕에 설치하면 집안 분위기를 펜션처럼 꾸밀 수 있다. 집열판이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따라 움직이면서 열효율을 높이는 ‘추적형 태양광 가로등’도 아이디어 제품이다. 또 땅속 온도는 섭씨 15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에서 착안, 지하에 구멍을 뚫어 지열을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에 쓰는 ‘지열히트펌프’는 기존 에어컨보다 40∼50% 정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톱밥과 볏짚 등을 원료로 전기와 열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 발전기’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현격하게 줄일 수 있다.●나쁜 습관이 ‘에너지 도둑’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법도 배울 수 있다. 우선 ‘전기 흡혈귀’로 불리는 대기전력은 외부전원과 연결된 전기·전자제품이 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대기 중인 상태에서 소비하는 전력을 뜻한다. 가정의 경우 평균 15.6대의 전자제품을 보유, 가구당 57.5W가 대기전력으로 소모되고 있다. 이는 가정 전력소비량의 11%로, 가구당 평균 연간 3만 5000원의 ‘쓰지도 않은’ 전기료를 내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이같은 제품별 대기전력을 살필 수 있으며, 대기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들도 전시돼 있다. 한국전력은 전기의 원리와 연료전지·풍력발전 등 미래형 신·재생 에너지 기술에 대한 갖가지 시연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는 ▲고효율·절전관 ▲에너지산업관 ▲신재생·수송관 ▲공공·연구관 ▲외국관 ▲에너지정보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