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슈] 외국인고용허가제 도입 1년만에 불거진 논란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 1년여 만에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노동인력은 필요하지만, 고용허가제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사업자 등록증까지 반납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정부 부처 내에서도 제도 운영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고용허가제 보이콧”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됐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 보호와 불법 체류자 방지 등을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전국 1만 5000여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 중소제조업 외국인산업연수업체 협의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상원 협의회 회장은 “고용허가제 도입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30% 이상 상승하는 등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외국인 근로자 확보도 제도 실시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면서 “고용허가제를 통한 인력 도입 신청을 전면 거부하고, 고용허가제 보이콧 운동도 함께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정부가 산업연수제와 고용허가제를 3년간 병행실시한 뒤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다고 약속하고도 고용허가제로 조기 통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정부가 고용허가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사업자 등록증도 반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처간 ‘밥그릇 싸움’ 시선도
노동부와 법무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부, 중소기업청 등 관계 부처들은 개선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관련 법령 개정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해 상당기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급여의 90%까지만 지급하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인력 도입기간 단축을 위한 전자사증제를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업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노조가입 허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업계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도입 업무와 사후관리를 담당할 전문기관인 ‘외국인 체류지원공단’ 신설에 대해서도 부처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우선 법무부와 노동부는 오는 2007년쯤 외국인 체류지원공단을 신설키로 하고, 어느정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인력공단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외국인력 관련 업무를 대행해온 여러 기관의 업무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통합 대행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부처들은 이같은 의견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효율성 향상보다 관리비용 증가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산업연수생제도와 유사한 ‘기능실습제’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7만명을 관리하는 비용으로 연간 150억원이 들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일본의 6배인 43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만큼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정부 부처간 견해차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져 업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