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익 수수료에 달렸다
공격·방어, 모험·안전 등 펀드 투자 전략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의미가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관리 측면에서는 펀드의 이런 투자 유형보다는 오히려 투자 대상이나 수수료가 더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서울신문이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의뢰한 ‘2006~2008년 펀드 유형별 연평균 수익률’ 분석 자료 등에 따르면 현재 전체 공모형 펀드는 4768개로, 직접투자 대상인 상장기업(1756개)보다 2.7배 많다.
또 연도별 수익률이 상위 10위권에 오른 뒤 이듬해에도 같은 성과를 유지한 펀드는 단 하나도 없었다. 30위권까지 확대하더라도 2006년과 2007년에 각 2개(6.67%), 2008년에는 1개(3.33%) 등으로 생존율은 저조했다.
●수수료 낮은 인덱스형이 다소 유리
이처럼 펀드의 종류가 많은 데다, 수익률도 둘쭉날쭉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 선택 자체가 고민일 수밖에 없다.
다만 경기 침체기엔 방어적으로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형과 채권형 등 패시브(passive) 펀드가, 경기 상승기에는 펀드매니저가 공격적으로 투자 종목을 조정하는 주식형 등 액티브(active) 펀드가 각각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유형별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2006년 3.99%, 2007년 32.25%, 2008년 -40.73% 등을 기록했다. 인덱스형과 주식형의 연평균 수익률은 ▲2006년 4.65%, 1.31% ▲2007년 34.47%, 39.62% ▲2008년 -37.93%, -38.59% 등으로 펀드 유형에 관계없이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인덱스형은 운용사와 판매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원금의 1.5% 정도로, 2.3%가량인 주식형에 비해 낮은 만큼 수익 관리 측면에서는 패시브 펀드가 액티브 펀드보다 다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목표수익·수수료율 꼼꼼히 챙겨야
또 같은 유형의 펀드 내에서도 패시브 펀드가 액티브 펀드에 비해 수익률 1위와 꼴찌간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박 가능성’은 낮지만, 그만큼 ‘쪽박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인덱스형의 연도별 수익률 1위와 꼴찌간 격차는 2006년 26.64%, 2007년 49.92%, 2008년 12.26%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주식형은 2006년 49.35%, 88.81%, 68.58% 등으로 인덱스형에 비해 격차가 2~5배 정도 더 컸다.
홍융기 삼성투신운용 퀀트전략팀장은 “펀드를 선택할 때 전략적 특성이나 과거 수익률에 집착하기보다는 펀드가 목표로 삼고 있는 벤치마크 수익률이나 수수료율 등을 더욱 신경써야 한다.”면서 “결국 어떻게 투자하느냐는 방식보다 무엇에 투자하느냐는 대상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