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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부동산 금융은 메가딜(조 단위 거액 거래)을 소화할 수 있는 업계 일류로 성장했습니다. 그간 노하우와 투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겁니다.” 2012년 현대증권 수장에 오른 윤경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13년 인수한 일본 최대 쇼핑몰 업체 이온(AEON) 쇼핑몰 가사이점을 지난해 매각해 2년 만에 215억원의 수익을 냈다. 윤 사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며 “올해도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재원을 집중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윤 사장이 이온 쇼핑몰을 인수했을 때는 사내에서도 의문을 품는 시각이 있었다. 선진국 부동산 자산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져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윤 사장은 수익성이 한계에 달한 국내 증권 시장에서는 돌파구가 없다고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해 달콤한 ‘열매’를 땄다. 일본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인 윤 사장은 도쿄 요쓰야 빌딩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성사되면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 윤 사장은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투자은행(IB)으로의 전환’과 ‘인터넷 전문은행 특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수금융과 기업신용공여 등 IB 분야에서 업계 수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거래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사업에 대해선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대증권의 금융 노하우와 알고리즘이 결합된 로보어드바이저(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KT가 주도하는 ‘K뱅크’의 3대 주주인 현대증권은 자산관리와 증권 서비스 제공을 담당한다. 윤 사장은 주식 이야기가 나오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해 4월 1만 2000원을 넘었던 현대증권 주가가 5000원대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사 수익성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지만 장부가 대비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PBR(주가순자산배율)이 0.4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주가가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같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나가고 적극적인 배당으로 주주들과 성과를 공유하면 주가도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경직된 노사 관계를 풀고 대타협을 이룬 것도 현대증권이 한 단계 도약하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증권업계 판도 변화에 대해선 “수수료 중심의 저마진 수익 구조로는 더이상 경쟁이 어렵다”며 “백화점식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는 아직 글로벌 IB와 겨룰 만한 자본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성공적인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으면 ‘할 수 있다’는 게 윤 사장의 지론이다. “금융업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 융합)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실기(失機)하면 영원한 실패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신규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앞장서겠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물보다 싼 기름’ 저유가의 공포 ‘세븐 시스터스’ 시대 다시 오나

    ‘물보다 싼 기름’ 저유가의 공포 ‘세븐 시스터스’ 시대 다시 오나

    ‘물보다 싼 기름’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끝없이 추락하는 국제 유가의 실질 가격이 1980년대 중반부터 20년 가까이 지속된 장기 저유가시대 수준까지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세븐 시스터스’(7 sisters·7대 메이저 석유회사)가 국제 유가를 좌지우지했던 1920~70년대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븐 시스터스는 세계 7대 메이저 석유회사를 일컫는 말이다. 극단적인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오일 머니’ 철수에 따른 충격이 불가피하고 석유류 가격 하락 등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14일 ‘오일의 공포’ 공동 저자 손지우 SK증권 연구위원의 도움으로 명목유가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연도별 실질유가를 분석한 결과 최근 국제 유가는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지속된 장기 저유가 시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1985년 배럴당 60.6달러(이하 실질유가)였던 국제 유가는 이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증산 탓에 31.2달러로 반 토막 났다. 이후 국제 유가는 2005년 브릭스(BRICS·브라질 등 신흥 경제 5개국)의 소비량 급증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전까지 대부분 20달러 후반에서 30달러 초반의 실질 가격을 형성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0.48달러로 거래를 마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비슷한 수준이다. JP모건과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최근 국제 유가가 1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192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석유 파동이 오기 전까지 50년간 지속된 ‘세븐 시스터스 시대’의 실질유가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석유왕’ 록펠러의 후예인 스탠더드오일뉴저지(현 엑손모빌) 등 세븐 시스터스는 1928년 현상유지협정을 통해 카르텔을 형성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부상하기 전까지 국제 유가를 결정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다. 1928년 16.2달러였던 실질유가는 1973년까지 꾸준히 10~20달러를 유지하며 거의 변동하지 않았다. 국제 유가가 2~3년 전처럼 100달러를 웃도는 현상은 이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투자 자문 기관 ‘오펜하이머앤드컴퍼니’의 애널리스트 퍼델 가이트는 국제 유가의 새로운 기준(new-normal)이 배럴당 65~75달러라고 분석했다. 손 연구위원은 “유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지보다는 저유가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과거 사례를 참조하면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경제 블로그] 증권사 로고 늘어나는 스포츠 유니폼

    [경제 블로그] 증권사 로고 늘어나는 스포츠 유니폼

    금융업계는 스포츠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잠재적인 신규 고객인 20~30대 젊은층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을 공략하는 데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은행권의 경우 신한·우리·국민·KEB하나은행이 여자 프로농구단, IBK기업은행이 여자 프로배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KDB생명·삼성화재·KB손해보험·흥국생명 등 보험업계도 여자 농구나 배구단을 운영 및 후원 중이고, 우리카드·현대캐피탈 등 여신업계 역시 남자 배구단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OK저축은행도 남자 배구에 진출해 지난 시즌 우승의 영광을 누렸습니다. KB금융은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와 골프 박인비 등을 후원해 ‘대박’을 쳤습니다. 그런데 유독 증권업계에는 프로스포츠단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스포츠마케팅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우증권은 1997~98년 인천을 연고로 남자 프로농구단을 운영했습니다. 삼성증권은 2000~04년 5년간 프로야구 정규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습니다. 4~5년 전만 해도 10여개의 증권사가 야구장 광고판이나 입간판을 통해 홍보를 했고, 골프를 활용한 마케팅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증권업계가 수렁에 빠지면서 하나둘 스포츠마케팅에서 철수했습니다. 구조조정으로 직원을 내치는 마당에 마케팅에 쏟을 여력이 없었던 거지요. 지난해 3월에는 삼성증권이 1992년부터 후원하던 실업 테니스팀을 해체하고 유망주 정현만 육성하는 쪽으로 길을 바꿨습니다. 앞서 LIG증권 등은 골프대회 후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증권사 실적이 다소 개선되면서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다시 생겼습니다. 대신증권은 프로야구단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0년까지 마케팅을 합니다. 올해 kt 선수들은 헬멧과 모자에 대신증권 로고를 답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스포츠단과 5년이나 마케팅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효과에 큰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NH투자증권도 여자 프로골퍼 조윤지와 2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증권가에 다시 스포츠마케팅 바람이 불지 주목됩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올해 하우스뷰(증권사 시장 전망)는 ‘달러 자산 그 가치는 더 커진다’입니다. 올해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겁니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해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를 하우스뷰로 내걸고 달러 자산에 대한 주목을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강달러 시대가 올 것이란 걸 예견하고 긴 호흡으로 달러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13일 서울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가진 나 사장은 올해도 달러 자산 투자를 권했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 하우스뷰는 1년 미만 단기 전망이 아닌 2~3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투자 안내”라면서 “지난해에도 미국 금리 인상 이슈로 불안한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하락했지만 달러를 보유한 고객은 원화 투자 고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 보존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2014년 말 달러당 1088.5원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77.5원으로 8.18% 상승했다. 대신증권은 ‘특판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글로벌 스트래티지 멀티에셋 펀드’, ‘글로벌 고배당주 펀드’, ‘달러자산 포커스랩’ 등 달러 투자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집중 마케팅했다. 나 사장은 “올해는 주식형 펀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다양한 일임형 랩 상품을 개발해 시장 변화에 대처가 빠른 달러 투자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 사장은 “올해 원·달러 환율은 평균 1270원(13일 기준 1204원), 고점은 1380원을 예상한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 한국의 지속적인 저성장이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만 보유한 고객은 앉아서 자산을 손해 본다”며 “달러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이 최근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공룡 증권사’ 탄생을 예고한 가운데, 나 사장은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축하를 보냈다. 그러면서 “초대형 금융투자회사가 투자은행(IB) 사업을 선도한다면 다른 회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대신증권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2013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를 고려했던 나 사장은 “왜 (인수) 욕심이 없었겠는가. 자금도 충분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대형화보다는 수익 모델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보다 맛을 잘 내는 식당이 더 인기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나 사장의 전략대로 대신증권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는 전체 수익의 70%가 위탁 영업에 의존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30%대로 떨어졌다. 부실채권(NPL) 관리와 저축은행 등 자회사, 자산관리(WM), IB 업무가 급성장하며 수익을 책임졌다. 1985년 공채 12기로 대신증권에 입사해 2012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30년 대신맨’ 나 사장은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꿔라’라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격언을 인용하며 1700여 후배들을 격려했다. “매사를 초긍정의 자세로 임했으면 합니다. 주변 환경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지만 환경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이 최악이더라도 초긍정의 자세를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은퇴 여성 45% “남편이 귀찮아요”

    은퇴 여성 45% “남편이 귀찮아요”

    바쁜 일상에 치여 가족에 소홀하기 쉬운 현대인들은 은퇴 후 배우자와 집에서 편히 쉬며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기를 꿈꾼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 막상 은퇴하면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기를 바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바람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컸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12일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60~74세 은퇴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34.9%로 ‘늘리고 싶다’는 응답(5.9%)보다 6배나 많았다. 여성의 경우 44.9%가 줄기를 바라 남성(26.6%)보다 월등히 높았다. 은퇴자가 배우자와 함께 있을 때 주로 하는 일은 TV 시청이 77.6%로 압도적이었다. 대화를 한다는 답변은 7.6%에 그쳤다. 배우자와 하루 대화하는 시간은 30분~1시간이 39.2%로 가장 많았고, 30분 미만(33.3%)이 뒤를 이었다. 평균 대화 시간은 52분으로 집계됐다. 부부 동반 평균 외출 빈도는 주 1회로 나타났는데, ‘늘리고 싶다’(21.2%)는 답변이 ‘줄이고 싶다’(4.8%)보다 많았다. 부부가 무작정 함께하는 시간이 많기보다는 야외 활동 등으로 즐기는 시간이 늘기를 바라는 것이다. 손주를 주 3회 이상 돌보는 ‘황혼 육아’ 비율은 9.8%로 나타났다. 이 중 33%가 사회활동 및 인간관계에 지장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여성(38.7%)의 비율이 남성(23.5%)보다 높았다. 황혼 육아도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은 부담이 간다는 걸 보여준다. 은퇴자는 또 손주에게 연평균 56만원을 쓰며, 주기적으로 돌볼 경우 102만원으로 커졌다. 은퇴자는 평균 주 2회 친구를 만나며, 37.7%가 횟수를 늘리고 싶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여건이 안 된다고 밝혔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노후에는 돈과 시간뿐 아니라 인간관계가 꼭 필요하다”며 “은퇴 전부터 지역사회 활동을 강화하는 등 인간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고수익 P2P 금융 ‘소액 분산투자’가 정답

    고수익 P2P 금융 ‘소액 분산투자’가 정답

    대기업 입사 5년 차인 김경민(가명·31)씨는 주식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자 최근 P2P(peer to peer·개인 간) 금융에 눈을 돌렸다. 마땅한 재테크 수단이 없는 저금리 시대에서 연 10% 가까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매달 원리금을 되돌려 받는다는 것도 관심을 끌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100만원 단위로 소액 분산투자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김씨는 “처음엔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게 꺼림칙했지만, 요즘은 상품 모집 공고 뜨기가 무섭게 투자자가 몰려 조기 마감된다”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아닌 중개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거나 빌려주는 P2P 금융은 10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영국에서 2005년 세계 최초 대출형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기업 조파(Zopa)가 설립된 후 P2P 금융은 30여개국에서 활성화됐다. 한국에서는 2006년 머니옥션 출범을 계기로 P2P 금융이 도입됐지만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핀테크(FinTech·금융과 IT의 융합)를 적극 육성하면서 P2P 금융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P2P 금융 신규 대출 규모는 2013년 36억 4000만원, 2014년 57억 8000만원에서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52억 6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팽창 중이다. 12일 기준으로 업계 1위 8퍼센트의 누적 대출액은 11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에는 8퍼센트와 렌딧, 펀다, 어니스트펀드, 빌리, 테라펀딩, 피플펀드 등 7개 업체가 참여한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가 발족했다. 협회 회원사는 다른 업체가 파산할 경우 채권을 이양받아 운영하는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이들 업체 사이트에 회원 가입만 하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주소, 원리금을 받을 계좌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회원 가입을 마치면 사이트에 올라온 대출 희망자의 신용등급과 금리 등 관련 정보를 보며 투자를 결정한다. 투자금은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돌려받으며, 수익률은 10% 안팎이다. 하지만 P2P 금융 투자금은 은행 예금처럼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어 원금 손실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P2P 시장 규모가 17조원에 이르는 중국은 최근 고리대금업과 사기 대출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규제안을 마련했다. 2014년부터 567건을 중개한 8퍼센트에서도 2건의 연체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일부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담보가 있거나 소기업 대출의 경우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소액 분산투자가 정답이라고 권한다. 8퍼센트가 500만원을 10개 채권에 50만원씩 나눠 시뮬레이션(1000만회) 투자한 결과 5% 이상 고수익을 낼 확률이 71%에 달했지만, 원금 손실 확률도 1%로 나타났고 원금의 최대 9.5%까지 잃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50개 채권에 10만원씩 투자한 시뮬레이션에선 최저 수익률이 0.2%로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5% 이상 수익을 낼 확률도 63%에 달해 10개 채권에 50만원씩 투자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연 15% 이상의 과도한 수익률을 강조하는 업체는 의심해야 한다. P2P 금융은 중수익을 노리는 재테크로 ‘대박’을 기대해선 안 된다. 유사수신업체와의 구분을 위해 P2P 업체 또는 자회사가 대부업에 등록돼 있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일부 P2P 업체는 투자자가 상환받는 원리금의 일부를 차감해 적립했다가 원금 손실 시 최대 50%를 보전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또 은행 등 금융권과의 협업을 통해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자동이체를 설정하지 않아도 출금할 수 있는 펌뱅킹 업무 협약을 맺어 대출자로부터 자동으로 원리금을 상환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 출범할 피플펀드의 경우 전북은행과 손잡고 연계형 대출 모델을 선보인다. 투자자들이 은행에 투자금을 예금하고 대출 희망자는 은행에서 예금담보대출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P2P 금융은 경쟁원리를 통해 저리의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고금리 대부업 대출을 일부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P2P 업체는 대출 희망자의 신용 등 정보 확인을 좀더 철저히 해 투자자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삼성전자 성장동력 불안”… 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삼성전자 성장동력 불안”… 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지난해 4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11일 “중국 소비 위축 불안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긴장 고조, 북한 핵실험, 계절적 비수기 등 1분기 국내외 여건이 삼성전자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1분기 영업이익이 5조 1000억원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5조 9790억원을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175만원에서 154만원으로 12%나 낮췄다. HMC투자증권도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57만원에서 148만원으로 5.7% 떨어뜨렸다.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전자 연간 매출액이 달러 기준으로 2년 연속 감소하면서 앞으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3월 출시될 갤럭시 S7도 방수·방진 기능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어 신제품 출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160만원, 신한금융투자증권도 167만원에서 16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동부, 메리츠종금, 현대, LIG투자증권은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했지만 부진했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LIG투자증권은 “성장 모멘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당분간 주가가 횡보할 것”이라면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끝난 2016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투자 심리 개선을 이끌 만한 애플리케이션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62%(1만 9000원) 하락한 115만 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6일(115만 1000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 UBS,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가 대거 물량을 매도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뉴스 분석] 中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 너무 낮아 ‘독’으로

    [뉴스 분석] 中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 너무 낮아 ‘독’으로

    중국 증권관리위원회가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 또는 급락 시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도입 나흘 만에 이 제도가 증시 폭락 원인 중 하나임을 시인했다. 중국 서킷브레이커는 미국, 한국 등과 달리 발동 요건이 지나치게 낮아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중국은 개별 종목에 대해 전일 종가 대비 상하 10% 가격 제한폭을 두다가 올해부터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했다.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SCI300) 지수를 기준으로 장중 5% 이상 급등락 시 15분간 서킷브레이커 1단계를 발동한다. 7% 이상 급등락하거나 장 마감 15분 전 5% 이상 변동성을 보이면 서킷브레이커 2단계를 발동해 당일 거래를 종료한다. 문제는 발동 요건으로 정한 지수 변동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낮다는 것이다. 1987년 ‘블랙 먼데이’(10월 19일 다우존스 지수가 22.6%나 폭락한 사건)를 계기로 세계 최초로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한 미국은 3단계로 운영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기준으로 7%와 13% 변동 시 각각 1~2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며, 20% 이상 급등락하면 3단계로 거래를 종료한다. 원래는 변동률 10%와 20%, 30%를 각 단계 요건으로 삼았으나 15년간 발동되지 않자 2013년 개정했다. 서킷브레이커를 창시한 니컬러스 브래디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는 서킷브레이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만 7차례나 7% 이상 주가가 하락한 중국이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을 잘못 지정했다는 것이다. 1998년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한 한국도 3단계로 운영 중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개정한 발동 요건을 보면 코스피 8%와 15% 이상 급락 시 1~2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씩 거래를 중단한다. 20% 이상 급락하면 3단계가 발동돼 거래를 종료한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역대 3차례뿐이다. 미국 9·11 테러로 주가가 급락한 2001년 9월 12일 이후 14년 넘게 발동되지 않았다. 코스닥에서는 6차례 발동됐으며, 2011년 8월 9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따른 발동이 마지막이었다. 역시 3단계 서킷브레이커를 운영 중인 인도는 10%, 15%, 20%를 요건으로 삼고 있다. 중국처럼 2단계로 운영하는 태국의 요건은 10%와 20%로 중국보다 엄격하다. 유럽과 일본은 개별 종목별로 가격 제한폭을 두고 있을 뿐 전체 지수에 대해서는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단기 매매 중심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서킷브레이커 발동 시 일시적 쏠림이 발생한다”며 “거래 종료 기준인 변동률 7%는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경제 먹구름] 코스피 장중 1900선 붕괴… 中 증시 반등에 안정 찾아

    [경제 먹구름] 코스피 장중 1900선 붕괴… 中 증시 반등에 안정 찾아

    중국 증시가 당국 정책 효과에 힘입어 상승하고,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도 숨을 골랐다. 그러나 ‘널뛰기’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불안감은 여전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일 1.97% 오른 3186.41로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도 1.05% 상승한 1978.72로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서킷브레이커(주가 급등 또는 급락 시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잠정 중단하고, 이날 해제할 예정이었던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도 3개월 내 1%를 넘지 못하도록 다시 규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2%까지 떨어지고 선전종합지수도 4% 이상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다. 코스피는 13.29포인트(0.7%) 오른 1917.62로 장을 마쳤다. 개장 전 중국발 악재에 따른 미국과 유럽 증시 급락으로 1889.42로 출발, 4개월 만에 1900선이 무너졌으나 중국 증시 반등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다만 남북경협주 현대상선(-3.85%)과 개성공단 입주 기업 코스닥 주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약세를 보였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0.53% 올랐으며,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39% 소폭 하락했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단기 급락세는 진정될 수 있지만 변동성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코스피도 17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3차례 핵실험 ‘학습효과’에… 금융시장 담담

    [북한 “수소탄 핵실험”] 3차례 핵실험 ‘학습효과’에… 금융시장 담담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그간 북한의 도발이 단기적인 위협에 그쳤다는 ‘학습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코스피는 5.10포인트(0.26%) 하락한 1925.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1930.53)보다 소폭 상승하며 출발한 코스피는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정오 무렵 1910선까지 밀렸다가 곧바로 반등에 성공해 1920선을 되찾았다. 코스닥은 3.20포인트(0.47%) 오른 687.27로 마감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장중 1000억원어치를 팔았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사들여 163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사자세’로 돌아선 건 지난달 1일 이후 23거래일 만이다. 개인도 1028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방어했다. 종목별로는 현대상선(-4.66%)과 재영솔루텍(-7.22%), 로만손(-3.58%) 등 남북경협주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 빅텍(25.80%)과 스페코(16.46%) 등 방위산업주는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9.9원 오른 1197.9원(0.8%)으로 마감해 증시보다는 변동이 컸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보다는 중국 위안화 약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리스크에 취약한 코스닥이 오히려 상승장으로 마감한 것을 보면 북핵 재료가 끼친 영향이 미미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 때도 국내 금융시장은 대부분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2006년 10월 9일 1차 실험 때는 코스피가 2.41%나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1주일 뒤인 16일 원래 주가를 되찾는 등 금세 회복했다. 2009년 5월 25일 2차와 2013년 2월 12일 3차 실험 때 코스피는 각각 0.2%와 0.26% 하락하는 데 그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앞선 세 차례 핵실험 때도 특이점은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1차 실험 때는 무려 47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2차와 3차 때도 각각 2117억원과 12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도 외국인은 개장 직후부터 팔자 행진을 이어가다 북핵 이슈가 터진 오전 11시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도를 멈췄다”며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0.02% 오르는 데 그치는 등 별다른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미래에셋, 대우증권 돈 빌려 인수” 대우증권 소액주주들 소송

    대우증권 소액주주들이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대우증권 인수 방식에 소송을 내기로 하는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5일 “대우증권 최대주주이자 미래에셋에 지분 매각을 결정한 산업은행을 상대로 가처분신청 등 소송을 제기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자산으로 인수대금을 갚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우증권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래에셋이 산은에 지불한 인수가 프리미엄은 주당 1만 7000원에 이르는 반면 현재 대우증권 주가는 9000원 수준으로 괴리가 크다”며 “미래에셋이 소액주주에게 주당 1만 7000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액주주들은 대우증권에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했으며, 다음달 5일 임시주총 때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우증권 노조도 지난 4일부터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 제조업 경기마저 비상등… 英·인도·남미까지 ‘저성장 공포’

    美 제조업 경기마저 비상등… 英·인도·남미까지 ‘저성장 공포’

    중국에 이어 미국과 영국, 신흥국의 제조업 경기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가 5일 주요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를 수집한 결과, 유로존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거나 전월보다 악화됐다. 시장조사기관 마킷이 집계한 미국 제조업 PMI 확정치는 51.2로 예비치(51.3)에 미치지 못했고,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구매관리자를 설문조사해 집계하는 PMI는 향후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밑돌면 위축을 의미한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조사한 제조업 PMI도 48.2로 지난해 11월(48.6)에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제조업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에너지 및 농업분야 투자가 부진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ISM은 미국 18개 제조업종 중 의류업과 기계업 등 10개 업종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지난달 제조업 PMI도 51.9로 전월(52.5)보다 하락했고, 브라질은 소폭 상승한 45.6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인도 역시 49.1로 집계돼 2013년 10월 이후 25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앞서 지난 4일 발표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의 제조업 PMI도 48.2로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고, 증시 새해 첫 거래일부터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연출했다. 중국은 물론 미국 등 대다수 국가의 제조업 전망이 어둡게 나타난 것이다. 제조업 부진은 시차를 두고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나라 제조업 재고량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쌓이는 등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은 돼야 제조업이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고 말했다.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은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최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바뀌고 있는데, 서비스업 지수는 좋게 나오는 등 제조업 지수만으로 위기에 빠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새해 첫날 주가, 1년 풍향계라는데…

    새해 첫날 주가, 1년 풍향계라는데…

    코스피가 새해 첫날부터 휘청거린 가운데, 매년 첫 거래일 주가는 그해의 ‘풍향계’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코스피 새해 첫날과 연간 등락률은 11차례나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2001년과 2003~04년, 2006~07년, 2009~10년, 2012년, 2015년은 새해 첫날 주가가 올랐고, 이해 주식 수익률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2009년 개장 첫날 2.93% 상승해 기분 좋게 출발한 코스피는 연말까지 45.39%나 올랐다. 반면 2014년은 새해 첫날 주가가 떨어졌고, 연말 주가도 연초 첫 거래일보다 낮게 형성됐다. 더 우울했던 해는 2008년이다. 개장 첫날 주가가 2.3% 급락하더니 글로벌 금융위기로 연말까지 무려 39.33%나 폭락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새해 첫날 주가를 한 해 증시의 바로미터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연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를 마쳤다”며 “지난해 증시의 변동폭 확대는 만만치 않은 2016년을 예고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과 중동 재정 적자 확대로 신흥국 시장 주식형펀드 자금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달에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고, 프로그램 매물로 인한 지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새해부터 증시 ‘스톱’… 길 잃은 중국경제

    새해부터 증시 ‘스톱’… 길 잃은 중국경제

    새해 벽두부터 중국·중동발 복합 악재에 아시아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우리 경제에 암초가 하나 더 등장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보다 6.86% 폭락한 3296.26까지 밀리면서 장중 거래가 중단됐다. 선전 성분지수도 마감시간까지 거래를 지속하지 못한 채 8.20% 떨어진 1만 1626.04로 마쳤다. 중국 증시는 이날 처음 도입된 서킷브레이커(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할 때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지수에서 두 차례나 발동되면서 모든 거래가 강제로 중단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582.73포인트(3.06%) 하락한 1만 8450.98로 장을 마쳤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223.80포인트(2.68%) 하락한 8114.26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42.55포인트(2.17%)나 빠진 1918.76에 거래를 마쳤다.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한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 폭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가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다시 맞은 것은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일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9.7로 예상치(49.8)를 밑돈 데 이어 이날 오전에 나온 경제매체 차이신 제조업 PMI조차 48.2로 집계돼 전망치(48.9)에 못 미쳤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부문 위축이 지속되면서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불안한 중동 정세도 기름을 부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에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이슬람 수니-시아파 양대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의 대립은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국제 유가를 2% 이상 끌어올렸다. 외환시장도 출렁거렸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원 오른 1187.7원에 마감했다. 중국 위안화 고시 환율은 달러당 6.5032위안으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 당국은 “우리나라의 주가 하락 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5일 새벽 긴급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열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일단 이번 중국 증시 급락이 지난해 8월의 ‘블랙 먼데이’ 같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신년기획] 코스피 최대 2200선… 美 추가 금리인상 ‘IT·車·바이오’ 호재

    [신년기획] 코스피 최대 2200선… 美 추가 금리인상 ‘IT·車·바이오’ 호재

    미국 월가 사상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피터 린치는 “열에 여섯만 맞아도 잘한 것이다. 열에 아홉은 결코 맞힐 수 없다”고 했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고 불확실성이 산재한 증시를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예언과도 같은 전망을 찾아다니고 전문가들은 각종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된 분석을 내놓는다.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에게 병신년(丙申年) 새해 증시 전망과 키워드, 투자 전략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새해에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연말 대선, 신흥국 경제 상황 등 대외 변수가 많은 탓에 센터장들이 예상한 증시 흐름도 엇갈린다. 신동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는 유로존과 중국의 부양책 가능성으로 우호적인 여건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 동력이 약화되고 미국 금리 인상 영향 확대로 주가의 추가 상승이 저해될 것”이라며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예측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센터장도 “미국계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미국 금리 인상 본격화와 이에 따른 신흥국의 적응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상고하저를 골랐다. 반면 상반기보다 하반기를 낙관하는 전망도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상반기 국내 경기 둔화 지속과 미국 금리정책 불확실성, 일시적 인플레이션 부담, 미국 대선 이슈 등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에 해소될 것”이라며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측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성으로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가 하반기 들어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센터장들이 예상한 코스피 예상 범위는 최저 1700에서 최대 2350으로 낙차가 650포인트나 됐다. 서울신문이 재작년 이맘때 같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작년 예상치 1850~2400보다 하한과 상한 모두 낮아졌고 폭은 100포인트 커졌다. 유승선 미래에셋증권, 박기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구체적인 주가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조윤남 대신증권, 안병국 KDB대우증권 센터장이 1700~2150으로 가장 낮게 잡았다. 작년 연중 최저치 1829.81(8월 24일)과 최고치 2173.41(4월 23일)에 비해 어둡게 전망했다. 이창목(1850~2200), 신동석(1880~2240), 이준재(1900~2250) 센터장은 최고점 2200대 초중반의 비슷한 예상을 했고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1900~2350의 약간 낙관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센터장들이 제시한 키워드를 풀이하면 올해 국내 증시에 드리운 여러 위험 요소들이 보인다. 신동석 센터장은 ‘산이 가로막고 물줄기가 끊어져 더 나아갈 길이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 산궁수진(山窮水盡)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생존’이라는 두 글자로 압축하면서 산업계 구조조정이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녹록지 않은 세계 경제 여건 속에서 국내 기업들도 구조조정의 파도를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 쇼크 이후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부각된 기업 구조조정 이슈는 철강, 석유화학 등으로 번지며 ‘한계기업’ ‘좀비기업’ 논란이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기계, 운송, 건설, 자원개발 업종 역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중국도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우리 산업에 미칠 파급력이 우려된다. 중국 내 한계기업의 부도가 이어지면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병국 센터장이 제시한 키워드 ‘서바이벌 게임’ 역시 같은 맥락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업종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낙폭이 과하다는 이유만으로 구조조정 업종의 비중 확대에 나서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선 센터장은 ‘퀄리티’(질)를 강조하며 종목 선택에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센터장이 키워드로 던진 ‘코리아 온 와이어’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표현했다. 선진국을 대표하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와 신흥국의 중심인 중국 경제의 방향성이 국내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준재, 박기현 센터장이 제시한 키워드에는 공통적으로 ‘환율’이 포함됐다. 이창목 센터장이 꼽은 ‘미국 통화정책 속도’와 조윤남 센터장의 ‘변동성’ 역시 외부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양기인 센터장은 오랜 기간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를 한 만큼 위기를 잘 넘길 것이라며 ‘유비무환’(有備無患)을 내걸었다. 유망 업종으로는 원화의 상대적 약세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 꼽혔다. 특히 정보기술(IT)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환율 수혜뿐 아니라 유가 하락도 호재로 작용하는 자동차 업종도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가장 ‘핫’한 업종으로 떠올랐던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어 업종은 올해도 전망이 밝을 것으로 지목됐다.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꾸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을 필두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성장 산업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 조용준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 산업과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도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급증한 중국의 소비 수요 덕에 사상 최대의 활황을 맞았던 화장품이 올해도 주목해야 할 업종에 들어갔다. 중국의 수요 증가와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종도 전망이 밝다. 국내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반등이 기대되는 건설 업종이나 구조조정 이슈로 부각될 수 있는 철강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기현 센터장은 “은행은 부동산 가격과 금리 상승의 대표적 수혜주이며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중장기 건전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사라지는 증권사… 찬바람 부는 여의도

    [경제 블로그] 사라지는 증권사… 찬바람 부는 여의도

    베어스턴스,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월가에서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던 이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은 수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이듬해 전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하거나 경쟁사에 인수합병됐습니다. 2007년 5005개였던 미국 증권사는 2012년 4289개로 줄어 14.3%나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일본도 317개에서 261개로 29.6%나 줄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금융위기 파동 속에서 오히려 숫자가 증가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7년 54개(외국계 포함)에서 2009년 62개로 늘었고, 2013년까지 이 숫자를 유지했습니다. 2007년 4조 4098억원이던 증권사 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 전)은 이듬해 반 토막 났습니다. 2013년에는 아예 189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간 증권사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했습니다. 2012년부터 3년여 만에 8000여명의 증권맨이 사라졌습니다. 증권업계는 몇 년 전부터 회사도 생존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애플투자증권·BNG증권·한맥투자증권이 실적 부진과 대규모 손실로 자진 청산하거나 파산했습니다. 동양증권·우리투자증권·아이엠투자증권은 인수·합병(M&A)으로 간판을 내렸습니다. 업계 2위 대우증권도 팔려 나갔고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또한 매각이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0월 매각이 불발된 업계 5위 현대증권은 언제든지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최근 2년 새 10개 가까운 증권사가 문을 닫거나 흡수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국내 시장 규모를 봤을 때 증권사 수는 40여개가 적절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새해 증권업계는 회사의 명운을 걸고 치열한 생존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한 증권사 사장은 “모든 분야를 다 처리하는 종합백화점식 영업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며 “대형사든 중소형사든 주력 분야에 집중하는 차별화만이 살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이하는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바람이 유난히 차갑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C·D등급 19개사 대출 12조 5000억… 은행에만 98% 몰려

    C·D등급 19개사 대출 12조 5000억… 은행에만 98% 몰려

    금융감독원이 상반기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것은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의 부실 위험이 은행 등 금융권으로 전이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터질 수 있어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덩치가 큰 기업의 부실은 경제 충격 등을 감안해 적당히 ‘덮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이 30일 19개사에 대해 C등급(워크아웃 대상·11개사)과 D등급(법정관리 대상·8개사)을 부여하면서 올해 실시한 두 차례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대기업은 총 54개사에 이른다. 지난해 34개에 비해 20개(59%)나 늘었다. 양현근 금감원 은행·비은행 감독담당 부원장보는 “여신 규모가 큰 조선업이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신용위험평가 대상은 최근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 100% 미만 또는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한계기업인데, 이번에는 각 채권은행의 ‘워치리스트’로 분류된 기업이 포함됐다. 또 상반기 평가에서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받은 기업과 급격히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도 추가하는 등 총 368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수시 평가인 이번 평가에서 상반기 때의 60%에 달하는 기업의 위험도를 다시 살핀 것이다. 금감원이 수시 평가를 실시한 것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상반기 평가 때는 C등급이 16곳, D등급이 19곳이었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19개사가 금융권에 진 빚만 12조 5000억원으로 98%(12조 2500억원)가 은행에 몰려 있다. 빌려준 돈을 못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은 1조 5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13.99%에서 13.89%로 0.1%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BIS 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자산(부실채권)으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위기상황 대응력이 높다. 2008년 9월 10.86%까지 떨어졌던 국내 은행 BIS 비율은 2013년 말 14.53%까지 상승했다가 지난 9월 13%대로 낮아지는 등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원장보는 “일부 은행 중심으로 위험이 늘고 BIS 비율이 떨어진다”며 “국책은행 등 특수은행에 몰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기업부채연구센터장은 “글로벌 경제 저성장이 2~3년간 지속돼 조선 등 일부 국내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고 내수도 좋지 않아 한계기업이 늘었다”며 “금감원이 새로 솎아 낸 기업의 규모가 매우 큰 편은 아닌 것으로 보여 금융권에 구조적 리스크를 주지는 않겠지만 추가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 등으로 인해 비용이 늘어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평가를 엄격한 기준으로 진행했다고 강조했지만, 당초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됐던 대우조선과 현대상선이 빠진 건 의문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3분기까지 4조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현대상선은 126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들은 B등급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늬만 정상’일 뿐 부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을 의식해 금감원과 채권단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일단은 자체 정상화를 지켜보기로 했다. 또 부실 위험이 크지만 증자와 계열사 지원 등 자구 계획이 있는 23개사에 대해선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으로 분류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공급과잉 업종의 한계기업 정리는 분명히 필요하다”면서도 “시간을 오래 끌면 정상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속히 필요한 부위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처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내년에도 기업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력이 있을 때 대손충당금 적립 등 대비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동아원 등 대기업 54곳 솎아낸다

    대기업 19곳이 채권단의 주도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지난 7월 구조조정 대상에 편입된 35곳을 포함하면 올해 구조조정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곳은 총 54곳이다. 2010년(65곳)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는 상장사 3곳도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신용공여액(대출+보증 등)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가운데 잠재적 부실 위험 가능성이 있는 368곳을 대상으로 추가 신용위험 평가를 벌인 결과 부실 징후는 있지만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C등급이 11곳,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희박한 D등급이 8곳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발표했다. C등급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D등급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구체적인 기업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는 “7월 정기 평가 때보다 신용등급(A~D) 분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새로 선정된 19개 기업의 신용공여액은 12조 5000억원이다. 정기 평가 때 선정된 35곳의 신용공여액(7조 1000억원)과 합하면 20조원에 육박한다. 업종별로는 철강 3곳, 조선 2곳, 건설과 전자 업종에서 각각 1곳이 추가로 늘어났다. 최근 워크아웃 진행이 결정된 동아원 등 상장사 3곳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 부원장보는 “앞으로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 23곳에 대해서는 증자나 자본유치, 인수·합병(M&A) 등 자구계획 이행 실적을 점검, 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신용등급이 ‘B+’로 강등된 현대상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민·관 합동으로 1조 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8년 만에 마이크 앞에 선 은둔의 경영자 “자본시장 DNA 바꾼다

    8년 만에 마이크 앞에 선 은둔의 경영자 “자본시장 DNA 바꾼다

    대우증권을 품에 안은 박현주(57)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언론 노출을 꺼리는 ‘은둔의 경영자’다. 2007년 3월 홍콩에서 해외 펀드 판매 관련 기자회견을 끝으로 미디어 앞에 공식적으로 선 적이 없다. 그런 박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8년 만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약을 선언한 박 회장은 시종일관 ‘혁신’과 ‘도전’을 화두로 던지며 우리 금융시장의 변신을 ‘갈망’했다. 박 회장은 “(알려진 대우증권 입찰가 2조 4000억원보다) 더 쓸 생각도 있었다”면서 “대우증권을 꼭 인수해 (우리나라) 금융과 자본시장 DNA(유전자)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업은 투자를 먹고사는 생물’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권업계가 너무 위축됐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삼성 같은 금융사를 만들려면 리더 그룹이 불가능한 상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병철과 정주영 등 선대는 지금의 삼성, 현대를 만들기 위해 당시로서는 불가능한 세상을 꿈꿨다. 우리도 불가능한 상상을 해야 한다. 상상을 믿고 좀 더 큰 꿈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미래에셋그룹을 일군 증권업계의 신화적 존재이지만 재작년까지만 해도 대우증권을 품을 생각까지는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금융 당국이 대우증권 매각설을 흘렸을 때 처음으로 인수를 결심했고, 지난달 9600억원 유상증자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박 회장은 “1조원 가까운 증자가 쉬운 게 아닌데 (대우증권을 인수할) 운명이었는지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1+1은 2가 아닌 3이나 4, 5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래에셋은 자산관리가 강하고 대우증권은 IB 역량이 탁월하니 충분히 승산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미래에셋 주가는 대우증권 인수 기대감으로 9.67%나 오른 2만 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우증권 인수 작업이 끝나면 미래에셋은 자기자본 7조 8587억원의 압도적인 몸집을 자랑하게 된다. 통폐합이나 구조조정이 없다면 지점 수 177개, 임직원 4700명의 매머드 증권사로 재탄생한다. 박 회장은 “아직 갈증이 남았다. 증권업은 자기자본이 많아야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자기자본 28조원에 직원 수가 2만 6000명에 이른다”며 추가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공개 입찰 당시 KB금융지주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대우증권 노조는 미래에셋에 아직 거부반응이 강하다. 노조는 이날 공개질의서를 통해 고용승계 등에 대한 답을 요구했다. 다음달 4~6일 총파업 찬반 투표 일정도 잡아 놓았다. 박 회장은 “증권업계의 기존 인수합병(M&A) 구조조정 사례는 참조하지 않겠다”며 “업계 후배들(대우증권 직원)이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더로서 역량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자본 규모를 고려해 지점 수를 250개까지 늘릴 수 있다는 계획도 밝혔다. 인수 후 회사명에 대해선 “증권사에서 대우증권이 남긴 공적을 감안해 개인적으로 미래에셋대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과 패키지로 인수한 산은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적 헤지펀드 전문회사로 키우겠다고 했다. 미래에셋을 금융지주사 체제로 재편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주사를 만들면 관리하기는 좋지만 야성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느슨한 연대가 좋겠다”고 박 회장은 답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건설화학공업, ‘강남제비스코’로 새단장

    건설화학공업, ‘강남제비스코’로 새단장

    제비표페인트로 유명한 강남그룹의 주력 계열사 건설화학공업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회사 이름을 ‘강남제비스코’(로고)로 바꾼다고 27일 밝혔다. 대표 브랜드인 제비표페인트도 ‘JEVISCO’(제비스코)로 바꿔 새해 1월부터 제품과 대리점 간판 등에 적용한다. 제비스코는 제비표페인트의 영문 표현인 ‘Jevi’s Coating’에서 따왔다. 건설화학공업 관계자는 “새 로고는 제비가 가진 지혜로움과 빠른 비상력, 장거리를 비행하는 강인함을 상징한다”며 “진취적 기상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강남그룹의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건설화학공업은 고(故) 황학구 회장이 1945년 설립한 남선도료상회가 모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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