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프로농구] 모비스 우승… 유재학 감독의 힘!
모비스가 ‘명가 재건’의 큰걸음을 내디뎠다. 모비스의 전신인 기아는 프로 출범 이후 3시즌 내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실업 최강의 명성을 이어갔지만 99∼00시즌 이후 두 시즌을 제외하면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21일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전에서 98-76으로 완승을 거두며 마침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97년 기아가 우승한 이후 두 번째이며 01∼02시즌 모비스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처음이다.●예상 못한 코트의 쿠데타 시즌 전 모비스의 우승을 점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1라운드를 동부, 삼성과 공동 1위로 마친 뒤에도 여전히 불투명했다. 하지만 톱니바퀴 조직력은 시간을 더할수록 끈끈해졌고 21일 동안 3위에 머문 것을 빼면 줄곧 1∼2위를 내달렸다. 평균연봉 8775만원(8위), 샐러리캡 소진율 70.2%(8위)가 말해주듯 모비스에는 특출난 스타플레이어가 없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뭉쳐 뿜어내는 시너지는 10개구단 중 최강을 자랑했다.‘붙박이 주전’을 인정하지 않는 유재학(43) 감독의 농구철학 때문에 양동근과 우지원, 이병석 등 주전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고 백업멤버들도 출격명령을 받기 위해 비지땀을 쏟았다. 압박수비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유재학식 농구’는 상대팀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위력을 발휘했고, 마침내 우승을 일궜다.‘트리플더블 제조기’ 크리스 윌리엄스도 예외는 아니다. 평균 25.3점(4위)에 9.9리바운드(8위),7.2어시스트(4위),2.6스틸(1위) 등 전 부문에 랭크된 만능선수지만 결코 무리하지 않고 언제나 동료들을 배려했다.●‘명장’ 유재학의 힘 유재학 감독을 빼놓고 모비스 돌풍을 설명할 수 없다.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에 은퇴한 뒤 98∼99시즌 대우(현 전자랜드) 사령탑에 오른 유 감독은 무명선수를 발굴하는 혜안과 능력의 극대치를 뽑아내는 기술로 정규리그 통산 209승, 어느새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연세대 졸업후 실업농구 기아자동차의 창단멤버로 뛰어들었던 유 감독으로선 친정팀에 우승을 안긴 셈이어서 더욱 감회가 남달랐다. 유 감독은 “처음엔 6강이 목표였는데 점점 4강, 우승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모두 한 눈 팔지 않고 땀흘려준 선수들 덕분이다.”면서 “정규리그 1위에 만족하지 않고 플레이오프를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