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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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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자금 대출 = 신불자?

    학자금 대출 = 신불자?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맞아 정부가 대출금의 90%까지 보증하는 ‘고금리 학자금 대출’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해마다 대학 등록금이 7∼10%가량 인상되면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 대학생들의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학자금 대출금리는 연 6.59%로 4%대인 중소기업 대출금리와 5%대인 주택관련 대출 상품인 모기지론의 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학자금 대출은 26일 현재 1만 1756명이 신청해 모두 451억원이 지원됐다. 대출 기간이 3월15일까지이긴 하지만, 지난 학기에 25만 8000명이 대출을 받은 것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주요 대학 등록금 납입이 시작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고금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상담조차 실종됐다. ●고금리에 허리 휘청 D대 3학년생 박모(23)씨는 “2005년 2학기부터 정부 보전 금리가 없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2∼3%포인트 커졌다.”면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보다 돈 갚을 일이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S대 사범대 이모(28·여)씨는 학자금 때문에 휴학과 등록을 반복해 10년째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씨는 이자를 갚지 못해 카드깡과 제2금융권의 대출까지 받았다가 2004년에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남은 원금 840만원 중 140만원을 탕감받고 신불자의 멍에를 벗었지만 지금도 600만원의 빚이 남았다.”면서 “올 8월 복학 때까지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모두 쏟아부을 계획”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2003년 입학한 황모(24·H대 의대)씨는 지난 3년간 받은 학자금 대출 원금만 4000만원을 넘어섰다. 황씨는 “아르바이트로 매월 25만원의 이자를 갚기도 버겁다.”면서 “남은 4학기 동안 더 대출을 받으면 앞으로 원금을 갚을 일이 캄캄하다.”고 전했다. 현행 제도에서 대학생은 최대 10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으로 4000만원, 대학원생은 6000만원, 의대 및 한의대생은 9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9000만원을 대출받았을 경우 한 달에 갚을 돈만 최대 102만 6058원(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일 경우)에 달한다. ●무이자 대출 요구 확산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국교직원노조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보증하는 학자금대출제도는 이자율이 7% 안팎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 한다.”면서 “학자금 대출을 무이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2005년 학자금 제도를 수술한 것은 이자율이 다소 높더라도 수혜자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이라면서 “전체 대출 건수의 18%에 해당하는 극빈층 자녀를 위한 무이자(혹은 저리) 대출이 확대된다면 조금 더 개선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학자금 대출 수탁업무기관인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도 “학자금 대출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제반 비용을 더해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임의로 낮출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교복, 이제는 나눔의 옷입니다”

    고급 성인 정장과 맞먹는 70만원짜리 교복이 등장하는 등 교복값에 대한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복 나눔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들은 ‘교복 거품빼기 운동’과 함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교복 기부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일선 중·고등학교에서는 교복 물려주기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경안중학교 졸업생 교복 물려주기 6년째2002년부터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경안중학교는 올해도 졸업생 500명이 입었던 교복 중 깨끗한 것만을 선별해 100벌가량을 마련, 겨울 교복은 3000원, 여름 옷은 2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조정갑 교감은 “한 벌에 20만∼30만원짜리 교복은 학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면서 “교복 물려주기는 학생들의 절약정신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무인 자율판매를 실시해 정직성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양천구는 새달 23~24일 1만원에 팔기로 자치구도 교복 나눔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청은 다음달 23∼24일 상설 재활용 의류매장인 ‘녹색가게’에서 ‘교복 교환장터’를 열 계획이다. 앞서 오는 29일부터 주민들로부터 입지 않는 교복을 기증받는다. 인터넷에서는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복 마련 행사가 진행중이다. 아름다운 재단(www.beautifulfund.org)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함께 ‘천원으로 나누는 교복의 추억’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시작된 모금행사에는 현재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 모두 1600여만원이 모였다. 재단 측은 지역 공부방과 사회복지관 등을 통해 추천받아 학생 1명당 교복 구입비 20만원씩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부에 참여한 고경수씨는 “어린시절 교복 때문에 상처를 입었던 적이 있는데 요즘에도 교복값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재단 김정수 간사는 “교복 걱정 때문에 입학 자체를 꺼리는 아이들이 적었으면 하는 생각에 이같은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아름다운 재단 “1000원씩 모금… 저소득 가정에 20만원씩”교복값 거품빼기 운동을 시작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에 따르면 서울 모 외고의 경우 코트 등을 포함해 69만 5000원짜리 교복을 출시했다. 또 다른 외고에서는 유명 패션디자이너가 만든 80만원대 교복도 판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사모가 지난해 10월 중학생 10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학생 65%가 교복값이 비싸다고 응답한 반면 교복의 질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15.7%에 불과했다. 한편 대형 교복업체들은 가격을 담합하고, 학부모들의 공동구매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2001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5억 6000여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이들 업체는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취소 청구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패소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필상 고대총장 거취 갈등 고조

    이필상 고대총장 거취 갈등 고조

    ‘유감 표명이냐, 해임이냐.’ 학위논문 5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고려대 이필상(60) 총장의 거취를 놓고 학내 구성원들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표절 의혹을 조사해 온 고려대 교수의회는 26일 총장의 거취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다음주로 늦추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교수의회의 결정이 어떻게 나든 갈등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교수의회는 이날 교내 국제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진상조사위원회의 1차보고서를 제출받고 4시간여 동안 난상토론을 벌였다. 회의는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진상조사위가 지난주 재단과 총장에게 중간결과를 보고한 데다 타 대학 교수들이 조사위에 포함된 것에 일부 교수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배종대 교수의회 의장은 회의를 마친 뒤 “총장에게 31일까지 서면으로 소명을 받은 뒤 다음달 2일 전체회의를 열어 표결 여부를 최종 판정할 것”이라면서 “구체적 입장을 표명할지는 당일 교수의회에서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배 의장은 “표절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맞다, 아니다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총장 임면은 재단 권한이며 교수의회에서는 한 번도 총장 해임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교수의회의 한 교수는 “표절이 확인된다면 (표절의) 강도에 따라 사과를 촉구하는 것에서부터 (총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수위까지 다양한 대응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필상 총장 논문 3편 추가 표절 의혹

    고려대 이필상 총장이 기존에 표절 의혹을 받던 2편 외에 추가로 3편의 논문을 표절 및 이중 게재했다는 교수의회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내용이 알려져 거취가 주목된다. 24일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추가 의혹이 제기된 논문은 ‘통화신용정책이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1994년·경영학연구)’와 ‘주가지수선물시장 도입의 경제적 효과분석,‘조건부 이분산이 존재할 경우 유동성 효과에 대한 실증연구(이상 96년·경영연구)’ 등이다. 진상조사위는 지난주 재단과 이 총장에게 중간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 이 총장측은 이날 교내 백주년기념관에서 학교 관계자 및 표절 논문과 관련된 제자 4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해명에 나섰다. 정석우 기획예산처장은 “비밀유지가 필요한 사안인데 공식 결과가 나오기 전 진상조사위가 언론에 흘린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또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총장은 소명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지금 공식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며 총장은 앞으로도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절 대상으로 거론된 석사 논문을 쓴 주모(43)씨는 “총장님이 연구 주제로 제시해준 것을 확대, 발전시켜 논문을 작성했다.(총장님이) 우리에게 도움을 줬을 뿐인데 오히려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수의회의 모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처음 표절 의혹이 제기됐을 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총장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일반인도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한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처음 거론된 두 편의 표절로도 일반 교수였다면 징계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절 여부는 전적으로 진상조사위의 판단을 따를 것이며, 교수의회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의견이 갈린다면 표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7명의 교수로 구성된 교수의회는 26일 전원회의를 열어 조사위 결과를 검토한 뒤 총장 거취와 관련해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을 방침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대자살 왜?

    10대자살 왜?

    해마다 300명가량의 10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중·장년층과 달리 10대 자살은 원인이 다양한 데다 사회 안전망 등으로 대처하기 힘들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4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297명을 기록했던 10대 자살은 2004년 246명으로 약간 줄었지만,2005년 279명으로 뛰어올랐다. 10대 사망 원인 중 자살은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10대 여성은 2004∼2005년 모두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10대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조그만 충격에도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점이 다른 연령대와 다르다. 지난 22일 서울 노원구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그만보고 공부하라.”는 어머니의 꾸지람을 들은 뒤 자살한 초등학생의 경우처럼 어른의 시각에서는 ‘어이없는(?)’ 자살이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2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한 중학생이 370만원에 달하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이 유명인이나 주변 사람이 자살했을 때 뒤쫓아서 목숨을 끊는 ‘모방 자살(베르테르효과)’에 취약하다고 분석한다.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장기적으로 공부와 관련된 스트레스에 노출된 학생들의 경우 유명 연예인 자살 같은 촉발제가 생기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또 “성인 정신질환으로 여겨졌던 우울증이 초등학생까지 유병률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자살 원인이 정형화한 중ㆍ장년층과 달리 가정문제와 학업 부담,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 다양한 이유로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90%는 친구나 가족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외로우면서도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우울한지,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중요한 일이다.”고 조언했다. ‘생명의 전화’ 부설 자살예방센터의 나선영 실장은 “우리 청소년들은 입시교육에 짓눌려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자살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외국처럼 정규 커리큘럼에 생명존중과 죽음에 관한 교육을 해야 한다. 또 부모나 교사들도 자살위험자를 사전에 발견, 도움을 주는 ‘게이트키퍼(생명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TV 그만봐라” 꾸중 초등학생 목매 숨져

    ‘텔레비전을 그만 보고 공부해라.’는 부모의 꾸지람을 들은 초등학생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2일 오후 10시20분쯤 노원구 모 아파트 1층 방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 A군이 창문틀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 B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아들에게 텔레비전 드라마를 그만 보고 공부하라고 했더니 토라져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조용해서 아무 일도 없는 줄로만 알았는데 설거지를 끝낸 뒤 텔레비전을 보게 하려고 방에 들어갔더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A군은 평소에도 어른들의 꾸중을 들으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이불을 뒤집어 쓰는 등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30] ‘日流’에 빠진 20~30대 마니아들

    [20&30] ‘日流’에 빠진 20~30대 마니아들

    티켓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의 내한 공연은 미국의 메탈리카나 영국의 오아시스 같은 전설적인 슈퍼밴드가 아니라 지난해 11월 열렸던 일본의 5인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첫 내한 콘서트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라시가 도대체 누구냐.’는 식의 반응이었지만,8만 8000원짜리 공연 티켓은 예매가 시작된지 1시간여 만에 동이 났고 공연장의 분위기는 폭발적이었다. 공연 외적으로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본 대중문화가 더 이상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닌 하나의 문화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 단편이다. ●‘일드·일음 마니아’의 커밍아웃 일본 TV 드라마(일드)나 일본 대중음악(일음 또는 제이팝)에 빠진 마니아들은 지난해 꽤나 행복했다.2004년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미쳤던 이른바 ‘일류(日流)’가 거물 스타들의 잇단 방한과 함께 봇물처럼 터졌기 때문이다. 20∼30대 여심(女心)을 사로잡은 배우 오다기리 조와 한국의 동방신기에 비견되는 아라시, 가수 겸 배우인 나카시마 미카 등 스타들이 지난해 대거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이 ‘일류’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계기가 됐다. 그동안 부모나 친구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인터넷 사이트와 소속 팬클럽 등에서 숨 죽인 채 암약(?)하던 마니아들이 비로소 떳떳하게 문화적인 취향을 커밍아웃,‘오버그라운드’로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일드·일음 마니아’의 활동 무대인 인터넷 사이트의 주류는 20∼30대 직장 여성과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공유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에 가깝게 일본 TV드라마를 챙겨보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꽂힌’ 스타들을 실제로 보기 위해서라면 꼭꼭 아껴놓았던 쌈짓돈을 풀어 일본 원정을 떠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노영실(26·여·대학원생)씨는 “대학 때부터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 중에 그룹 ‘스마프(SMAP)’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드라마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아 보고 이것저것 알게 됐다.”면서 “지난해 8월 요코하마에서 스마프 콘서트가 열려 큰 마음 먹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투자해 5박6일 동안 다녀왔다.120만원이 들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2·여)씨도 “2003년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삿포로돔에서 열린 남성 듀엣 긴키키즈(Kinki Kids)의 콘서트를 찾은 것을 포함해 틈 날 때마다 공연장을 찾아다녔다. 한국에 돌아오면 찾아가고 싶어도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밥값을 아껴가며 쫓아다녔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민진(25·여)씨 역시 “대학 다닐 때 친구들이 일본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별로 동조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백수시절 기무라 다쿠야가 주연한 드라마 ‘롱 베케이션’을 보게 됐고, 나랑 똑같은 (백수) 처지에 있는 캐릭터를 통해 일종의 구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독특하고 다양한 콘텐츠, 날 중독시켰다” 일본 대중문화의 어떤 매력이 숱한 20∼30대들을 중독자로 만든 것일까.“독특한 테마,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발하고 풍부한 콘텐츠, 내공이 묻어나는 탄탄한 구성과 이를 소화해내는 스타들의 역량”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사랑 타령만 하는 국내 드라마와 달리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나름의 색깔을 잃지 않은 것이 일본산 콘텐츠의 장점이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이 연결된 ‘원소스 멀티유스’의 성격도 마니아들이 금단 현상을 느끼며 일본 대중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다.2005년 선풍적 인기를 끈 ‘전차남(電車男)’처럼 실화가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매체를 바꿔가면서 계속 빠져들게끔 만든다. 김진아(28·여)씨는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하늘에서 떨어지는 1억개의 별’은 스릴러 같으면서도 사랑 얘기가 버무려진,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드라마였다. 이런 점이 ‘일드’의 매력이다. 또 ‘노다메 칸타빌레’나 ‘너는 펫’같이 만화로 본 작품들이 드라마로 나와 상상을 자극하는 것도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일류 확산은 싫다” vs “여럿이 함께라서 좋다” ‘일류’의 저변이 폭발적으로 넓어지는 것에 대한 마니아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의 공식개방 조치 이전,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부터 각개전투로 빠져들었던 세대 가운데 일부는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프리랜서 기고가인 이유리(26·여)씨는 초등학교 때 처음 ‘맛’을 본 뒤 중·고교 때 천리안 등 PC통신에서 내공을 키운 예다. 이씨는 “최근 홍수를 이루는 얼치기 팬에 섞이기 싫어 인터넷 팬클럽에서는 활동하지 않는다. 난 아이돌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문화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그런 이들과는 차별을 두고 싶다. 요즘 애들을 보면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저변이 넓어지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마니아들이 더 많다. 이 바닥에 입문한 지 20년이 가까운 강규임(35·여·인테리어업)씨는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드라마를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는 게 좋다.”면서 “적어도 일본 문화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악플’을 다는 부류는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윤모(28·여)씨는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든지 말든지 상관 없다. 다만 국내에서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접근성이 좋아지고 관련 상품을 구하기도 쉽게 되니까 좋을 따름이다.”고 밝혔다. ●“무작정 베끼기는 그만” 하지만 ‘일드·일음 마니아’들은 국내 TV 교양·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 대중 음악계에서 일본 것을 ‘베껴먹기’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은행원 김모(31)씨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쇼나 오락프로그램에는 독창성이 없다.‘황금어장’도 ‘스마스마’의 일부와 ‘고코리코’의 ‘미라클타입’이란 꼭지를 섞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쇼프로를 보면 ‘아! 이건 뭐 베꼈네.’란 생각이 딱 든다.”고 꼬집었다. 김정아(26·여)씨도 “최근들어 ‘하얀거탑’이나 ‘연애시대’같이 일본 작품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나 예능프로도 좀 독창적이었으면 좋겠다.‘일밤’에서 하는 ‘경제야 놀자.’를 보면 예전에 일본 TBS의 ‘학교에 가자.’란 프로그램의 컨셉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06년이후 내한한 일본 스타들 ●우에노 주리(3월10일, 영화 ‘스윙 걸즈’) ●오다기리 조(3월11일, 영화 ‘메종 드 히미코’) ●사와지리 에리카(3월12일, 영화 ‘박치기’) ●나카시마 미카(3월13일, 영화 ‘나나’) ●아사노 다다노부(7월6일, 일본 인디필름페스티벌 중 영화 ‘녹차의 맛’) ●구사나기 쓰요시(8월29일, 서울 드라마어워즈) ●고토 마키(9월9일, 전 ‘모닝구 무스메’ 멤버, 콘서트) ●고다 구미(9월22일, 아시아 송페스티벌) ●아라시(11월11일, 콘서트) ●윈즈(w-inds)(11월25일·mnet·KM 뮤직페스티벌) ●기무라 요시노(7월3일,‘한일공동방문의 해’ 홍보대사) ●아오이 유(2007년 1월7일, 영화 ‘허니와 클로버’)
  • ‘24년만의 신권’ 나오던 날

    ‘24년만의 신권’ 나오던 날

    새 돈에 대한 ‘애정’은 지나쳤다. 애정이라기보다는 또다른 ‘한탕주의’를 보여주는 듯했다.22일 새 돈 1만원권과 1000원권이 배부된 한국은행 앞은 돈을 먼저 받으려는 사람들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나흘 전인 18일 밤 11시부터 200여명이 화폐교환 창구 앞에서 노숙을 시작했을 때부터 혼란은 예정된 것이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신권 교부의 방법을 인터넷으로 신청받아 추첨하는 식 등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아수라장이 된 화폐교환 창구 한은은 22일 오전 9시30분부터 화폐를 바꿔줄 예정이었다. 일련번호 10001∼30000번인 1만원권과 1000원권 새 지폐를 1인당 100장씩 최고 110만원어치를 교환해주기로 했었다. 교환 시간이 되자 자리다툼이 일어났다. 밤새워 줄을 섰던 대기자들은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마련해 1번부터 200번까지 교부했으나 이날 새벽 200번 이후의 사람들이 창구 앞에서 별도로 줄을 서면서 다툼이 생겼다. 말다툼이 거친 몸싸움으로 번졌다. 한은과 경찰이 나섰지만 주장이 엇갈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오전 11시쯤에야 200번까지 번호표를 받은 사람은 1인당 90장, 그 뒷번호 200여명은 10장씩 바꾸는 선에서 합의가 돼 가까스로 교환 업무가 시작됐다. 천신만고 끝에 1만원권과 1000원권의 ‘AA0010001A’번을 교환한 이순근(50)씨는 “전쟁에서 이긴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집에 오래오래 소장할 예정”이라고 했다. 번호표 8번과 9번으로 새 돈을 교환한 20대 청년 2명은 천안에서 KTX를 타고 올라와 나흘간 노숙을 한 끝에 새 돈을 얻었다. ●‘대박’ 소문에 지폐 수집 이상열기 새 돈에 사람들이 집착하는 이유는 진귀성 때문에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행된 신권 5000원권은 인터넷 경매에서 100장 한 묶음(50만원)이 5∼10배에 거래됐다는 입소문이 퍼져 있다. 지난해 초 한은이 5000원권 101번에서 10000번까지를 경매에 부쳤을 때 액면가보다 최고 82배가 비싼 410만 5000원에 낙찰돼 기대심리가 커졌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일부 번호들은 경매로 팔려나갔지만 400여장은 4차례의 경매에도 유찰돼 한은 창고에 보관돼 있다.”면서 “모든 앞번호의 신권이 수집상들에게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박 번호’는 따로 있다고 한다.‘7777777’과 같이 똑같은 숫자가 연속으로 나오는 ‘솔리드 노트’,‘2000000’과 같은 앞자리 수를 제외하고 ‘0’인 ‘밀리언 노트’,‘1234567’과 같은 오름차순, 또는 반대의 내림차순으로 된 ‘디센딩·어센딩 노트’ 같은 번호의 돈이다. ●시중은행에서는 비교적 차분 시중은행 일선 지점에도 점포당 1억 1000만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큰 소란은 없었다. 일선 점포에 풀린 신권은 일련번호가 뒷번호여서 소장가치가 없는데다 아직 설날 세뱃돈 수요도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재동지점을 찾은 상인 박병민(62)씨는 “궁금하기도 하고 손자들에게 용돈으로 주면 좋아할 것 같아서 딱 10만원만 바꾸러 나왔다.”며 멋쩍게 웃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호기심 탓에 교환창구를 찾는 분들이 평소보다 많을 것 같아서 1인당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교환 한도를 정해놓았다.”고 말했다. 발빠른 유통업체의 ‘신권 마케팅’도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 미아점에서는 이날 고객 1인당 30만원까지 선착순으로 세뱃돈용 신권을 교환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문소영 임일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반도 지진 20년새 3배 늘어

    한반도 지진 20년새 3배 늘어

    지난 20일 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에서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후 8시56분 발생한 지진은 기상청이 본격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8번째, 육상 지진 규모로는 4번째로 강력했다. 21일 국가지진센터에 따르면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가 20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횟수도 점차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강원도 강릉 서쪽 23㎞인 평창이지만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전국 대부분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인명 및 재산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당국의 재난 대응체계가 일부 허점을 드러내 시민 혼란을 가중시켰다. ●“규모 5.0이상 지진 50년에 한번씩 발생” 2000년대 들어 한 해 평균 지진발생 횟수는 41.1회로 집계됐다.80년대의 한 해 평균 15.7회,90년대 25.5회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소방방재청 재해경감팀 정길호 박사는 “기술이 발달해 미세 지진까지 잡아낸 덕분인지, 실제 지진이 늘어났는지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면서 “규모 5.0의 지진은 산술적으로 5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나는데 이런 지진이 도심에서 발생할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태웅 세종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진대응 시스템은 일본 등에 비해 크게 낙후된 수준으로 시스템 개발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지진 대응체계 구멍 숭숭 지진 통보 시스템의 문제점도 또 한번 드러났다. 기상청이 지진을 처음 인지한 것은 오후 8시56분53초. 하지만 방송사 등 주요 언론사에 통보된 것은 1분7초 뒤인 58분이었고,59분부터 자막 속보가 나갔다. 재해대책본부에는 58분7초에, 강릉시청 등 전국 자치단체에는 2분30초 뒤인 8시59분27초에 각각 통보됐다.2분 이내 통보라는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일본(10초 이내), 타이완(20∼30초 이내)과 비교하면 낙후된 수준이다. 지진은 발생 후 10∼30초 이내에 대부분의 피해가 발생하고, 화재와 같은 추가 피해가 뒷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소방방재청에서 시민들에게 보내주는 ‘긴급재난 문자메시지(SMS)’는 발생 19분이 지난 9시15분쯤 발송했다. 그것도 발생 장소를 빼먹고 보냈다가 9분 뒤인 9시24분에서야 발생 장소를 포함한 정정 메시지를 보냈다. 회사원 박영준(2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발생 지역도 안 나온 메시지가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담당자가 마음이 급하다 보니 발생 사실만 알리고 지역은 누락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신속한 지진정보를 전파하기 위해 운영되는 국가지진센터 홈페이지(www.kmaneis.go.kr)도 지진 발생 직후 한꺼번에 많은 접속자가 몰려들면서 운영이 마비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임일영 강아연기자 argus@seoul.co.kr
  • 김명호씨 온라인 구명운동 활발

    판결에 불만을 품고 현직 고법 부장판사를 석궁으로 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서울 모 대학 김명호(50) 전 교수에 대한 구명 운동이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김씨의 사연에 공감하는 네티즌과 대학 제자들은 인터넷에 모임을 만들고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사건 이면에 가려진 대학 사회와 법원 판결의 불합리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김명호 교수 구명운동’ 카페에는 하루 1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다. 김씨의 제자이자 카페 운영자인 현모(35)씨는 “과거 재임용 과정에서 부당했던 부분에 대해 소명된다면 교수님의 명예를 회복하고 ‘제2의 김명호 사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카페 개설 배경을 밝혔다. 현씨는 “본고사 출제 오류 논란이 일어나기 전인 95년 1월까지만 해도 김 교수는 수학과 학과장으로 추천될 정도로 자질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판결문에서는 95년 전후 상황의 반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사이트 네티즌 청원 코너에는 ‘석궁 사건 교수님을 선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가 올라오는 등 9000여명의 네티즌들이 온라인 서명에 동참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논쟁은 국회로도 무대를 옮길 전망이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내에 김명호 전 교수 사건의 진상조사단을 꾸릴 것을 법사위와 교육위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지난 18일 송파경찰서에 수감돼 있는 김 전 교수를 직접 만났다. 임 의원은 “김 전 교수가 본고사 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동료 교수들이 나서서 징계를 요청한 것은 교육계의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사건의 원인을 단순히 김 전 교수가 특이성격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몰아가면 우리 사회는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잡히면 끝장… 제 살길은 대한민국 뿐”

    “저의 살 길은 할아버지의 고향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10월 주 선양(瀋陽)총영사관의 보호를 받다 강제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이 같은 해 7월18일 영사관에 보냈던 편지가 공개됐다.●“남한 형제 찾아라” 할아버지 소원18일 납북자가족모임이 입수한 이 편지에서 L(23)씨는 자신을 ‘국군포로 ○○○씨의 장손이자 북조선 탈북자’라고 소개하고 남한에 가서 형제를 찾으라는 할아버지 소원도 들어드리고 열심히 살아보겠다며 한국행을 부탁했다. 또 “(탈북 후) 북조선(북한)으로 갈 수도 없고 이번에 잡히면 7∼15년 감옥생활을 해야 한다. 밤마다 악몽을 꾸면서 하루하루를 공포 속에서 보낸다.”고 하소연했다. 이 편지에 따르면 그의 할아버지는 1928년 전라남도에서 태어나 국군포로로 함경북도의 한 탄광에서 일하다 1996년 사망했다. 아버지 역시 탄광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쳐 자신과 어머니가 석탄을 팔며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밤마다 악몽… 제발 부탁해요” L씨는 14살부터 북·중 국경을 오가며 식량을 구했으며,3년간 막노동을 하다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1년 동안 감옥생활을 했다. 감옥에서 나온 뒤 다시 탈북해 중국에서 돈벌이를 했으며, 더 이상 탈북자 신분으로 생활할 수 없어 한국 입국을 결심했다. 그는 편지에서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적어준 남녘 친지의 이름과 주소, 할아버지의 군번 등을 잃어버려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사관에 보내는 2장 분량의 편지에 자신의 증명사진도 붙였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L씨가 부모와 형제 등 가족 3명과 함께 입국을 시도하다 지난해 10월 북송된 후 소식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스키장 에티켓 사라진 슬로프

    스키장 에티켓 사라진 슬로프

    올해 약 800만명 이상이 스키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키장 안전사고가 해마다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키·스노보드 인구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스티켓(스키장 에티켓)’을 저버린 음주 스키와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위험천만한 질주가 원인으로 꼽힌다. ●사고 4배, 보험금 지급 6배 급증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1∼2002년 시즌 410건이던 스키장 사고 건수가 2005∼2006년 시즌에는 1756건으로 4.3배 증가했다. 이 기간 사고로 인한 보험금지급은 1억 7346만원에서 11억 3398만원으로 6.5배 늘었다. 이는 보험금이 지급된 큰 사고 건수만 집계된 것으로 가벼운 안전사고 등을 합치면 스키장 사고는 매년 1만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3일 전북의 한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윤모(17)군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스노보드를 처음 타본 초보자였지만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초 경기도의 한 스키장에서 야간 스키를 타던 임모(24·여·회사원)는 술에 취한 스키어에 들이받혀 척추를 크게 다쳤다. 가해자는 임씨가 정신을 잃은 틈을 타 도망쳐 버려 병원비도 고스란히 자신이 부담해야 했다. ●‘스티켓’ 사라진 위험한 슬로프 스노보터 상당수가 창피하다는 생각에 스트레칭을 거르거나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겉멋’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노보드 강사인 정승혁(36)씨는 “강습을 통해 기본 실력과 함께 스티켓을 배우지 않은 채 무작정 슬로프에 나온 사람들의 사고가 많다.”면서 “이는 무면허 운전자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스키는 1년 이내 초보자 중 30% 이상이 부상을 경험하고, 스노보드는 50% 이상이 부상을 당한다는 지적이다. 스노보드가 스키보다 더 위험하다.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스키 사고 건수는 2001∼2002년 시즌 114건에서 2004∼2005년 시즌 325건으로 2.8배 늘었으나 같은 기간 스노보드 사고는 26건에서 143건으로 무려 5.5배나 증가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유재철 교수팀에 따르면 스노보드가 스키보다 골절사고 발생 위험이 1.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노보드 이용자는 1000명당 3.4명, 스키는 3.0명 꼴로 다쳤다. ●보호장비 착용하면 사고 절반 이하로 줄어 궁윤배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제대로 된 강습없이 무작정 ‘부딪치고 넘어져야 빨리 탈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부상을 부른다.”면서 “초보자들은 심한 부상이 많아 다리는 물론 목, 손목 등의 골절과 인대 손상뿐 아니라 뇌진탕까지 입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국내 스키장은 슬로프 밀도가 워낙 높아 사고의 대부분이 충돌사고”라면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 손목이나 무릎보호대 등 각종 장비만 갖춰도 사고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판사테러 前교수 ‘살인미수’ 구속

    서울 동부지법 형사1단독 한정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판결에 불만을 품고 현직 고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쏜 김명호(50)씨에 대한 실질 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판사는 “죄질이 불량하고 높은 처단형이 예상돼 방면할 경우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이같은 판단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사법권의 근간을 뒤흔드는 테러 행위에 대해서는 엄히 처벌받아 마땅하다.”“형량이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살인미수 혐의는 과중하다.”는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의 범행을 규정 짓는 관건은 범행의 고의성과 정황 증거 등이다. 김씨가 살인 의도를 시인했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각종 정황 증거를 토대로 고의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박씨는 다투는 과정에서 석궁이 발사됐다고 반박했지만 피해자인 박홍우(55·서울고법 부장판사) 판사의 진술에 의하면 김씨가 ‘죽여 버리겠다.’며 조준 사격으로 살인 의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변호사는 “당시 경찰이 제시한 정황을 볼 때 피해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단지 위협하려 했을 뿐 살인 의도는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석궁을 인명 살상도구로까지 보기는 힘든 데다 전치 4주 이하의 진단이 나온 점 등에 비춰 살인미수 적용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또 김씨가 사용한 석궁이 인명 살상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석궁 판매업자 주모(44)씨는 “현행법에 따라 석궁이 레저용 이외의 용도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력(끌어당기는 힘) 150파운드(68㎏), 유효사거리 30m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석궁의 유효사거리는 70∼80m라거나 멧돼지도 잡을 수 있다는 말은 모두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 총기 담당 경찰관도 “석궁은 치명상을 입힐 수 없어 범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무기”라면서 “석궁과 공기총은 동일한 구입 절차를 거치는데 살해 의도가 있었다면 공기총을 구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문구용 커터칼로 피습했던 지충호(50)씨의 경우 재판부는 “전치 4주 상해는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며 상해죄 등만 적용해 징역 11년을 선고하고,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임일영 이재훈기자 argus@seoul.co.kr
  • [‘판사 석궁테러’ 파문] 테러부른 수학문제

    전직 대학교수를 테러범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수학문제 출제 오류 논쟁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모 대학은 1995년도 대학별 고사 수학Ⅱ의 7번 주관식 문제를 출제했다. 당시 채점위원이었던 김명호 교수는 “문제의 전제 조건 자체에 모순이 있는 만큼 전원 만점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나름의 ‘모범답안’을 내놨다.‘문제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씨가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1996년 3월 전국 44개 대학 수학과 교수 189명은 “문항에서 제시된 가정을 만족하는 벡터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제시한 모범답안은 잘못을 호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김씨의 이의 제기는 정당했다.”는 내용의 연판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서명을 주도했던 계승혁 서울대 교수는 16일 “수학 전공자의 입장에서 문제의 오류가 너무도 분명했다. 김 교수의 연구실적도 우수해서 탄원서를 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한 대한수학회장은 “입시 오류 문제가 불거진 1996년 3월 당시 대한수학회가 법원의 사실 조회 요청에 대해 ‘답변 불가’라고 회신한 것은 입시 문제 논란에 개입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조만간 논의해 이사회를 소집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대한수학회 차원이 아니라 수학을 조금만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삼갔다. 대학 관계자는 “12년전 일이다. 최근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줄도 몰랐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의 행동과 평소 수업 때 얘기를 들어보면 교수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의 학문적 연구업적에 관한 부분은 재임용 거부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지치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김씨가 이 대학에서 연구능력과 연구실적은 평균 이상인 B등급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김씨는 학교측으로부터 학생 생활지도 능력과 실적, 교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등에 대해 평균 이하인 D·E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임일영 김효섭기자 argus@seoul.co.kr
  • 내일 박종철 열사 20주기

    내일 박종철 열사 20주기

    ■ “80년대 이해하는 고갱이 무명씨로 잊혀질까 걱정” 한낮이지만 한 점의 볕도 들지 않는 좁은 방. 철문을 밀치고 들어서자 왠지 모를 한기가 밀려 왔다.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모텔촌에 자리잡은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5층으로 올라가자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현장인 조사실 509호가 나타났다. 12일 오후 기자와 함께 이곳을 찾은 소설가 김윤영(36)씨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려왔다. 세면대 위에 놓인 영정사진 속의 박종철 열사는 편안해 보였지만, 고인의 폐를 압박했던 욕조와 알 수 없는 죽음의 냄새는 보는 이를 힘겹게 했다. 14일 20주기에 맞춰 ‘박종철-유·월·의·전·설’<서울신문 1월5일자 9면보도>을 내놓은 김씨는 말을 잇지 못하다 긴 숨을 들이쉬고 나서야 말문을 열었다. “자료 수집하면서 고문받았던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직접 보긴 처음이에요. 추운날 이 좁은 방에 4명의 조사관에 둘러싸였는데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까요.”라고 입을 뗐다. 스스로 “화염병을 만지긴 했지만 던진 일은 별로 없었던 세대”라는 그가 박종철 열사에 관한 글을 쓰게 된 데는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 출산 뒤 잠시 쉬고 있을 무렵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측에서 집필을 제안했고, 전부터 박종철 열사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 알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기에 이를 선뜻 받아들였다. 등단 이후 한동안 논술강사로 뛴 그는 중·고생들이 ‘박종철’이란 이름조차 모르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이런 식으로는 완전히 잊혀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집필을 받아들인 것을 후회한 적도 있다.”고 한다. 박종철이란 이름에 누가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글을 쓰는 동안 꿈에서 고인을 두번 봤어요. 마음에 안 드시는지 혀를 차시더라고요.” 20년이 지난 지금 박종철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는 “1980년대를 팔아넘긴, 상품화된 정치권 386세대가 아니라 무명씨로 잊혀진 386세대를 기억해야 해요.‘나서기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설거지하는’ 성격이었던 박종철과 그의 친구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80년대를 이해하는 고갱이인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권보호센터란 어정쩡한 명목으로 조사실은 보존되고 있지만 아직 기념관조차 없다. 그의 말대로 제2, 제3의 관련 책이 나오고, 다음 세대가 박종철과 1980년대를 기억한다면 미래로 나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박종철 열사의 벗 최인호씨의 표현처럼 고인은 “무슨 씰데 없는 짓이야.”라며 순박한 미소를 지을지도 모르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역사의 물줄기바꾼 죽음 어느해보다 마음 무겁다” 1987년 1월14일, 고려대에 재학 중이던 ‘학생’ 이인영은 서울 삼청동 자취방에서 박종철 열사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곧바로 학교로 달려갔다.‘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공안당국의 발표를 믿을 수 없었다. 박 열사를 살려내라는 온 국민의 절규가 전국을 뒤덮었다.2·7 국민추도대회와 3·3평화대행진을 거치면서 ‘학생’ 이인영은 동료들과 스크럼을 짜며 온몸으로 저항했다. 그는 또 서울지역대학생대표자협의회(서대협) 의장을 맡으며 전국 학생운동을 주도하는 중심인물로 섰다. 그러나 5월27일 결성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창립과정에서 구속돼,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 안에서 ‘6·10항쟁’을 지켜봐야 했다.‘학생’이인영은 거리마다 넘쳐났던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호송차 안에서 들으며,‘아름다운 청년’ 박종철이 바꿔놓은 역사의 물줄기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12일, 당시 ‘학생’ 이인영은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박종철 열사 20주기’를 맞았다. 이 의원은 어느 해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20주기를 맞고 있다고 고백했다.‘정치인 이인영’에게 ‘박종철 정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박 열사의 죽음은 모든 사람들의 죽음이다. 보편적 가치가 왜곡될 때 국민의 폭발력이 어떠했는지 경험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어느새 ‘386’ 정치인들은 ‘무능’과 ‘오만’의 상징이 됐다. 이 의원은 “386의원들은 독재가 사라진 공간에서 시장의 왜곡을 극복하려는 사람들이자, 정의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답했다.386정치인들이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일부 보수언론과 기득권 세력들이 정치적으로 왜곡하려는 시선도 많다는 것이다. 무능은 차치하고라도 이념이라도 지키고 있냐며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 국가보안법 철폐투쟁 때 맨 앞자리를 지켰던 사람들도 386정치인이었고 다들 추가성장을 말할 때 복지도 선순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도 우리였다.”고 항변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진보세력 “대선 개입” ‘단일후보’는 엇갈려

    진보세력 “대선 개입” ‘단일후보’는 엇갈려

    국내 진보·개혁 성향의 시민·사회운동가들이 ‘합리적 신진보운동’을 기치로 올 대통령선거에 적극 개입할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단일후보 추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창조한국미래구상(가칭)’은 12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사회의 창조적 미래를 위한 시국 대토론회’를 열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발제에 나선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열망을 배반, 정책·현실적으로 대안이 아니다. 민주노동당도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보다는 ‘문제제기 정당’으로 축소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정치세력으로는 곤란하며, 대안은 ‘새로운 상상력의 정치운동’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정치운동은 단기적으로 대선 승리를 목표로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범진보·개혁세력의 국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정책을 먼저 제안하고 단일 국민후보를 선출하는 ‘선 정책 후 후보’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성급하게 진보·개혁세력의 승리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대선에서 실패하더라도 강력한 진보정당 건설에 이바지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면서 “단일후보를 내려면 어디까지 진보·개혁세력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 그것부터 의견일치를 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우리의 역할은 올 대선에 가장 올바르고 전문성있고 역량있는 후보를 찾아내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라면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가운데서도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임진택 연극연출가, 임동규 부산YMCA사무총장, 나간채 전남대 사회과학대학장, 권미혁 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손석춘 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위원장, 최현진 회사원, 이학영 YMCA사무총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리운전 가장 4인조 납치강도

    모 저축은행 지점장이 대리운전 기사로 꾸민 4인조 강도에 납치돼 돈을 빼앗기고 풀려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범인들은 이보다 앞서 대리운전 고객을 가장, 운전하러온 대리운전자를 납치해 범행대상을 고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모(48)씨는 9일 오후 10시10분쯤 서울 논현동에서 술을 마신 뒤 평소 이용하던 대리 운전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뒤 도착한 대리 운전기사와 함께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로 집을 가던 중 대리기사가 강도로 돌변했고, 뒤따라 오던 승합차에 타고 있던 일당 3명이 가세해 이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승합차로 납치했다. 4인조 강도는 이씨를 협박해 예금통장을 빼앗고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10일 서울 시내 은행 6개 지점에서 모두 4400여만원을 인출한 뒤 오후 5시께 이씨를 풀어줬다. 이들은 앞서 4일 오후 9시30분쯤 강남구 잠원동에서 대리운전을 하기 위해 온 장모(37)씨를 승합차에 감금하고 업무용 PDA를 빼앗아 대리운전을 신청하는 시민들의 전화번호를 실시간으로 입수, 납치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장씨는 일주일 동안 승합차에 갇혀 있다가 10일 이씨와 함께 서울 시내의 한 도로에서 풀려났다.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힌 30대 용의자의 얼굴을 토대로 몽타주를 만들어 수사에 나섰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6개월만에 또…살아만 돌아왔으면”

    10일 나이지리아에서 피랍된 대우건설 직원 가족들은 피랍 소식에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면서도 뉴스를 체크하며 노심초사 석방 소식을 기다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회사 이문식(45) 차장의 아내 홍순선(39)씨는 “어제 저녁에도 남편과 밤 늦게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 사이에 납치가 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허탈해했다. 또 다른 피랍자인 김남식 차장의 형 김남열(51)씨는 “말을 하기 힘들 만큼 떨린다. 어머니도 함께 회사 상황실로 가겠다는 것을 겨우 말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지난해에도 현지에서 한국인 노동자 2명이 납치됐다가 풀려난 적이 있었다. 동생이 작년 11월에 보름 정도 휴가를 얻어 서울에 왔을 때 돌아가지 않도록 말리지 못했던 게 후회된다. 당국이 빨리 조치를 취해 동생이 무사히 풀려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면 일광면의 김종기(47) 반장의 아버지(74)는 “작년에도 피랍사고가 발생해 그렇게 당부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남 양산시 모 빌라에 거주하는 윤영일(53) 대리의 부인(49)은 충격을 받은 탓인지 문을 굳게 잠그고 “무사귀환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경기 동두천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최종진(39) 과장의 아내는 “회사로부터 피랍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대구 칠성동의 홍종택(41)차장의 가족들은 상경한 듯 집에 아무도 없었다. 한편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반년 만에 또다시 피랍사건이 발생하자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해외사업본부 정태영 상무는 이날 밤 브리핑을 통해 “비선조직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알아본 결과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서울 주현진 임일영기자 jhkim@seoul.co.kr
  • 시민들 맨손으로 ‘흉기강도’ 잡고 지하철선 소매치기 검거 도와

    시민들의 용기로 흉기를 휘두르는 강도와 소매치기단이 잇따라 붙잡혔다. 지난 8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 오모(32)씨가 손님으로 가장하고 들어가 주인 왕모(28)씨의 손발을 끈으로 묶고 현금 76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때 길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모(46)씨와 길을 지나던 권모(48)씨가 200m가량 뒤쫓았고 골목길에 들어선 오씨가 갑자기 돌아서 흉기를 휘두르자 격투가 벌어졌다. 양씨와 권씨는 상처를 입었지만 흉기를 빼앗고 오씨를 제압했다. 오씨는 특수강도죄로 복역한 뒤 작년 8월 말 출소했다. 양씨는 “‘강도야’라는 소리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범인을 쫓아갔다.”면서 “흉기를 휘둘러 겁도 났지만 다른 시민이 함께 강도에 대항하고 있다는 생각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10일 서울경찰청에서 포상식을 열고 양씨와 권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시상하고, 각각 100만원씩의 신고보상금을 줄 예정이다. 지하철에서도 시민들이 경찰을 도와 3인조 소매치기단을 검거하는 데 일조했다. 서울지하철 경찰대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5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인천방면 전동차를 탄 배모(32)씨는 노약자석에 앉은 김모(45)씨 등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세며 “돈이 얼마 없네.”라고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배씨는 김씨 등이 꺼낸 지갑이 여성용 손지갑이며 이들이 신문지를 펴 앞을 가린 채 돈을 세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 등이 갖고 있던 지갑은 이들이 지하철에 타기 전 시내버스 안에서 정모(46·여)씨의 가방에서 ‘슬쩍’한 손지갑이었으며, 지갑 안에는 약속어음 180만원과 수표 100만원 등이 들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씨 등을 검문하려 하자 이들은 격렬히 저항하며 도망가려 했고, 경찰과 배씨는 주위에 있던 승객 5∼6명의 도움으로 이들과 약 10분간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은 김씨 등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4년연임제 개헌 제안 파장] “대선 앞두고 순수성 의심”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시기와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권력구조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헌 논의를 진행 중이던 시민단체들은 대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정파간 이해에 휩쓸려 졸속 추진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연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임기를 1년 남기고 개헌 논의를 제기한 것은 정치적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면서 “정책 실패를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임제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개헌의 순수성은 사라진 채 정쟁과 사회적 낭비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오관영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정보사회로 넘어가면서 나타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환경권 등 기본권을 확장하는 큰 틀에서의 개헌이 아닌 권력구조에만 한정된 ‘원포인트 개헌’을 제시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차기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개헌을 마무리짓는 것이 순리적으로 맞다. 발표 시기를 놓고 ‘대통령의 정치적 꼼수’ 운운하는 정파 역시 정치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운동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구체적인 개헌 논의가 무엇인지 지켜봐야겠다.”면서 공식 입장을 유보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은 “지금 할 얘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개헌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시기적으로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을 아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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