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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 내신안’ 사실상 철회] 학교·학부모 “언제 또 바뀔지 불안”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내신 실질반영비율 단계적 확대’ 합의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고교 교사와 학부모, 수험생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여전히 불안해했다. 반면 정부와 대학들은 진일보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삼성고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류재혁(46) 교사는 “교육부가 준비 없이 밀어붙이다가 스스로 물러난 꼴”이라면서 “지금껏 실질반영률이라는 계산법이 없었는데 갑자기 들이대니 대학이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계적으로 내신반영률을 올린다는 것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결국 몇 년 뒤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 정도로는 혼란을 진정시키지 못하며 정확하게 수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혜화여고 3학년 담임인 박기호(48) 교사도 “워낙 자주 바뀌기 때문에 추상적인 합의안에 동요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도 동요하지 말고 수능은 수능대로 내신은 내신대로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또 언제 바뀔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동덕여고의 한 교사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표현은 안 하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면서 “학년 초 발표한 요강에 따라 준비를 해왔는데 갑자기 흔들려 당황스럽고 어느 쪽이든 하루빨리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원장은 “실질반영비율을 줄이겠다는 원칙은 환영한다. 대학의 자율 선발권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구현옥(49)씨는 “수험생들은 내신을 중심으로 공부해 왔는데 대학에서 반발하고 정책을 바꾸려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만 줄 뿐”이라면서 “타협이 이뤄졌다지만 신뢰가 안 간다. 기존 교육부 방침을 대학에서 따르는 것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18·구미 금오여고 3)양은 “우리 때부터 내신이 중시된다고 해서 고입 때부터 학교를 낮춰 갔고, 내신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면서 “결국 대학의 요구대로 수능반영 비율이 늘어난다는 소린데, 정말 화가 난다. 이제 와서 어떻게 할지 갑갑할 뿐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부는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교육부와 대학이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됐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다. 교육부는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교육부가 원칙을 버리고 대학에 항복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학 입학처장들도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이며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합의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 이번 입시 갈등이 풀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본인 유학생 사가와 준코가 ‘학점을 빌미로 대학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충격적인 발언은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 사회에 일상화된 성희롱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누구나 ‘성희롱’이라는 말에는 분노하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정작 현실은 다르다. 피해자는 소문이 날까 쉬쉬하고 가해자는 당당하게 무용담을 늘어놓는 뒤틀린 현실은 우리네 직장과 학교 등에서 일상화된 지 오래다. 성희롱을 당했던 끔찍했던 경험담과 함께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등 성희롱과 관련된 남성·여성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 봤다. ●주관적인 성희롱 잣대 ‘대략난감’ 지난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취업 재수생 소모(34)씨는 전 직장에서의 기억에 몸서리가 쳤다. 부서 회식에서,‘킹카’라 불리던 회사 동기가 한 동료 여직원에게 지난해 인기를 모은 한 노래 제목을 인용하며 “가슴이 예뻐야 여자죠.”라고 말하자 “당근이죠.”라며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소씨가 분위기를 맞춘다며 “엉덩이까지 예쁘면 금상첨화 아닌가?”라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소씨는 “당시 그 여직원이 저를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며 난리였죠. 그 친구가 다른 동료 직원을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한 말에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 모멸감을 느꼈어요.”라면서 “그 여직원이 ‘넌 못 생기고 매력도 없으니까 나한테 성적인 농담 따윈 꺼내지도 마라.’라며 비웃는 것 같았거든요.”라고 말했다. 간접적이긴 해도 그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같다는 것이 소씨의 주장이다.“‘장동건이 뚫어져라 쳐다보면 ‘생유(고맙다는 뜻)’고 내가 쳐다보면 ‘소송’하겠다.’는 말인데…. 어떨 때 보면 여자들은 ‘주관’이라는 잣대를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들이대는 것 같아요.” 대학원생 최모(27)씨는 남자들의 성격을 걸고 넘어지는 일부 여자들을 볼 때마다 성희롱을 당한다는 느낌이 든다고.‘남자가 난쟁이 똥자루만 해가지고, 밴댕이 소갈딱지까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남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끊임없이 주입하려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에서 여대생이 졸업 작품으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꿇고 자위 행위를 하는 조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됐었다죠. 만약 남학생이 여성이 자위하는 조각상을 만들었다면 여자들이 가만 있었을까요.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성희롱일 텐데요.” ●남자들도 성희롱에 분노한다 오는 8월 미국 유학을 떠나는 문모(30)씨는 아직도 떠오르는 ‘아찔한(?)’ 기억이 있다.2002년 제대를 한 뒤 놀이공원에서 허드렛일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30대 초반 여성 두 명과 한 조가 됐는데 이미 결혼한 ‘아줌마’들이라 문씨는 누나처럼 따랐다. 이들도 “꼭 친동생 같다.”며 문씨를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누나’들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한 아줌마가 가끔씩 “허벅지가 진짜 굵은 걸 보니 힘 정말 잘 쓰겠네.”라며 문씨의 허벅지를 손으로 움켜쥐면 다른 아줌마 역시 “그래? 나도 한번 만져 보자, 진짜 살결이 영계 같아 좋네.”라며 맞장구를 치곤 했다. 고민 끝에 문씨는 상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야, 그 미시 언니들 예쁘기로 소문났는데 고맙다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그 언니들한테 내 것도 굵다고 전해 드려.”라는 상사의 어이없는 답변에 결국 ‘GG(젊은이들 사이에 ‘항복하겠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게임용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들은 원래 남동생 허벅지를 막 만지기도 하고 그러나요. 그때는 제가 어려서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성희롱이 꼭 여자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어떤 남자들은 ‘남자가 여자한테 성희롱·성추행당했다.´고 하면 되레 부러워하던데 이런 안이한 태도가 남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봐요.” 얼마 전 결혼한 회사원 한모(32)씨는 직장에서 들려오는 ‘새신랑’이라는 호칭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이제 결혼했으니 알 건 알아야 한다.”며 몇몇 여자 상사들이 한씨에게 들려주는 노골적인 성담론(?)이 무척 귀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눈썹이 진한 게 밤에 일 잘하겠어.”라거나 “와이프를 위해 틈틈이 운동하고 마늘을 많이 먹으라.”는 얘기는 재미삼아 들어줄 만하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아내를 만족시키는 노하우’나 ‘밤에 차로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 같은 것까지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때는 민망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라고. “아마 저도 결혼을 했으니 이른바 ‘한팀’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들한테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얘기를 나이 차가 많다고는 해도 여자들에게까지 들어야 하나요? 한국 사회가 직장 상사에게 싫은 내색 하기 쉽지 않다는 걸 잘 알텐데 알아서 자제해 주면 좋겠어요.” 회계사 박모(29)씨는 지난해 출근길에 실제 ‘성추행’을 당했다. 승객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에서 박씨 바로 앞에 서 있던 여자가 자신의 팔에 가슴을 밀착시켰던 것. 흠칫 놀란 박씨가 혹시나 오해를 살까봐 재빨리 손을 치우려 했지만 오히려 여자가 몸을 더욱 심하게 밀착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고. 결국 승객으로 가득 찬 지하철 안에서 박씨는 천장만 바라보며 상황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하도 화가 나서 인터넷에서 법조문을 찾아보았는데 성폭행의 경우 남자는 아예 대상이 안 되더군요. 여자는 남자를 강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성범죄와 관련해선 때로는 남자가 역차별받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직장 그만두게 만드는 성희롱의 악몽 남자 동료들이 많은 회사에 다니는 6년차 김모(30·여)씨에게 성희롱은 일상이다. 회식 자리이나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듯하면서 손을 잡거나 은근슬쩍 어깨에 손을 얹는 ‘스킨십형’은 보통이고 허리에 팔을 쓰윽 감는 ‘노골적인 성희롱형’ 상사도 적지 않다. 김씨가 발끈하기라도 하면 상사들은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받아넘긴다. 언어 폭력도 견뎌야 한다. 지난달 부서 회식에서는 40대 중반의 상사가 빨간 블라우스를 입은 김씨를 보더니 “여자가 빨간 옷을 입는 것은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볼 때 ‘(잠자리를) 하고 싶다.’는 의미라던데….”라며 농을 걸어왔다. 화기애애하던 회식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김씨는 “그런 건 아니고 아침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 전환할 겸 입었어요.”라고 받아넘겼다. 하지만 찜찜하고 분한 마음은 가슴 한켠에 고스란히 남았다. 김씨는 “사회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부분들도 이제는 웃어 넘기는 경우가 많아졌어요.”라면서 “물론 정도가 심할 땐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죠. 아니면 좋아서 가만히 있는다고 생각하는 정신 못 차리는 남자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회사원 송모(30·여)씨는 첫 직장에서 있었던 끔찍(?)했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모 은행의 지점에서 일하던 송씨는 어느날 회식을 마친 뒤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다. 마침 비슷한 방향에 사는 지점장이 “걱정되니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며 택시에 동승했다. 지점장은 송씨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지만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현관문에 들어가는 걸 봐야 마음이 놓인다.”면서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탄 지점장은 갑자기 송씨에게 키스를 하려 했다. 송씨가 두 팔로 밀쳐내면서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따지자 지점장은 능글맞게 “네가 너무 예뻐서….”라고 말했다. 송씨가 “지점장님 딸이 이런 일 겪는다고 생각해 보세요.”라며 화를 내자 지점장은 “난 딸 없으니까 괜찮아.”라며 뻔뻔하게 나왔다. 마침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이 타서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러내린다. 은행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지점장과 마주칠 때마다 소름이 끼쳤던 송씨는 결국 석 달 만에 힘들게 들어간 은행을 그만두고 직장을 옮겼다. ●‘준코형’ 성희롱도 대학가에 만연 대학생 박모(25·여)씨는 대학 강사가 학생을 노린 이른바 ‘준코형’ 성희롱에 시달렸다.2005년 ‘영국민중생활사‘란 과목을 듣다가 자신의 귀를 의심할 만한 내용을 듣곤 했다. 40대 중반의 강사는 틈나는 대로 “여러분도 다 성경험이 있겠지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한국 여자들은 마늘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잠자리) 힘이 좋다.”는 등 수업과 전혀 관계없는 음담패설을 하곤 했다. 한 여학생이 강사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지 않자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까 남자 친구가 없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고. 당시 수업을 듣던 10여명의 여학생들뿐 아니라 일부 남학생도 “여기가 미국도 아닌데 강사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수군거리기 일쑤였다. “대학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준코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어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학생에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자격미달의 강사가 아직도 학생들에게 그런 이야기로 수업을 진행해 여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거라고 생각하니 아찔해요.” 현재 전업 과외교사로 활동중인 조모(30·여)씨는 학생들의 성희롱도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중·고교 남학생은 물론 초등생들까지도 자신을 ‘여자’로 보고 성적인 발언을 내뱉어 당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그룹과외 도중 한 학생이 “선생님 첫 경험 얘기해 주세요.”라고 말을 던지면 나머지 학생들이 박장대소하며 수업 ‘판’을 깨거나 쉬는 시간에 자기들끼리 조씨의 몸매 이야기로 열을 올리는 일도 있다고. “학생들이 나를 성적인 대상으로 여긴다고 느껴질 때가 당황스럽죠. 특히 제가 못 듣는 줄 알고 자기들끼리 성적 농담을 하면 부끄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직장생활 10년차인 최모(36·여)씨는 우리 사회가 ‘성희롱 왕국´ 아니냐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편다. 섹시바 등 길거리만 나가도 여성을 상품화하는 업소가 즐비하고 ‘베트남 처녀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같은 현수막에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여자로 살면서 한두 번 성희롱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여자들이 직장에서 뭔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만 하면 곧 ‘그 여자 성적으로 문란하다더라.’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기도 해요. 얼마 전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았는데,‘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어처구니없는 강사의 결론으로 끝을 맺었어요. 전문가·일반인 모두 진일보한 성 인식이 필요하다고 봐요.”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송도 신도시는 ‘뇌물 도시’

    송도 신도시는 ‘뇌물 도시’

    21세기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인 인천 송도 신도시 기반시설 건설 사업이 뇌물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수주 및 납품 알선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온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무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건설업체인 T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무관 서모(47)씨와 T산업 공동대표 이모(46)씨 등 4명에 대해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서기관 박모(51)씨 등 공무원·공사 직원 16명과 S건설 현장소장 김모(44)씨 등 건설업체 임직원 16명 등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이 비자금 담당 전력선과 통신선 등의 지하 통로인 콘크리트 박스(PC암거) 제작업체인 T산업 공동대표 이씨 등은 가짜 세금계산서 등을 이용,1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뒤 지난해 6월 인천 송도신도시 건설의 기반시설 구축 등을 맡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무원 등에게 207억원 규모의 납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사무관은 지난해 8월 K엔지니어링 대표 박모(44·구속영장 신청)씨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송도신도시 건설공사 감리용역을 수주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쏘렌토 1대(3800만원 상당)를 받는 등 올 3월까지 11차례에 걸쳐 60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T산업은 뇌물수수 혐의로 파면된 서울 모 구청 토목사무관 출신 안모(53·불구속)씨를 부사장으로 고용, 자치단체 담당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토록 했다.T산업은 또 H은행 최연소 여성 지점장을 지낸 김모(44·불구속)씨를 관리이사로 고용해 비자금 조성 업무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 장부에 공무원 등급관리 업체로부터 뇌물과 고급 승용차, 해외 골프여행 접대 등을 받아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무원 외에도 서울시 산하 6개 구청, 조달청, 환경관리공단, 서울 모 세무서, 국방부, 유명 건설업체 S건설 직원도 포함됐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서울 6개 자치구 공무원들도 각 자치구 관내 공사 청탁을 대가로 T산업으로부터 100만∼700만원씩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T산업이 공무원들을 A·B·C 등급으로 나눠 체계적으로 관리했음을 뒷받침하는 장부를 압수해 금품을 받은 공무원이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운하’ 서울시 간부도 소환키로

    ‘한반도 대운하’ 타당성 검토 연구에 대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이 상급기관인 서울시로부터 대운하 검토 연구를 지시받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시 간부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정연의 상급기관인 서울시로부터 대운하에 대한 검토 연구를 지시받았는지 여부가 선거법 위반 의혹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 “소환 대상자는 시정연의 당연직 이사를 겸하고 있는 서울시 경영기획실장, 정책기획관, 행정국장 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연구 용역을 의뢰한 시정연 도시교통부 소속 연구원 6명과 기획조정실장 등 간부 3명, 의뢰를 받아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세종대 배모 교수 등을 지난주 불러 연구 용역을 준 경위와 연구 과정 등을 조사했다. 시정연 측은 “경부운하를 포함한 ‘서울시 교통 및 물류체계 강화를 위한 중장기 방안’ 과제를 연구하기 위해 서울경제연구원 측에 용역비 2950만원을 주고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일 뿐이며 외부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전국 곳곳서 ‘反 FTA’ 집회

    한·미FTA 추가 협상이 타결된 29일 전국에서 대규모 ‘반 FTA’ 집회가 열렸다. 서울 도심은 오후 늦게까지 계속된 집회로 몸살을 앓았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부터 노동자, 농민, 학생 등 1만 4000여명(이하 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종로 일대에서 ‘한·미 FTA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는 “FTA는 노동자에게 큰 불행을 안겨줄 것이다.”라면서 “단체행동권이 민주주의의 근간임에도 노무현 정권은 FTA 저지 투쟁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국본측은 6시30분쯤 집회를 마친 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광화문사거리로 진입했다. 경찰이 주한 미 대사관 방면 10차선 도로에 저지선을 구축했지만 시위대가 광화문사거리 한복판을 점거하면서 종로2가, 시청, 사직터널 등 모든 방면의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시위대는 세종로와 을지로, 종로 일대에서 2000여명이 남아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다 8시10분쯤 자진 해산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오후 2시쯤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1만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6월 총력투쟁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부산과 대구, 울산, 전주, 광주, 창원 등 전국 6곳에서도 1만 3900여명이 모여 집회와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 등 서울 도심일대에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경찰을 폭행한 집회 참가자 5명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연행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임일영 강국진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강남명문고 교사들 돈받고 성적 조작

    서울 강남의 K고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촌지를 받고 학생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입건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물의를 빚은 교사 3명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학부모로부터 촌지를 받은 담임교사 허모(55)씨와 수학교사 김모(45)씨, 조기졸업 담당교사 한모(32)씨 등 K고 교사 3명을 뇌물수수 및 직무유기 혐의로, 이들에게 촌지를 건넨 A(18)군의 학부모 김모(46·여)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달 17일 각각 불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허 교사는 지난해 4월 김씨로부터 자신의 아들인 A군이 조기졸업을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줘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23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김 교사는 지난해 7월 A군이 낸 수학 답안지 채점 과정에서 다시 수정해 제출하라고 한 뒤 성적을 조작하고 김씨로부터 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또 한 교사는 A군이 한문과 체육 필기고사를 볼 때 고사장을 비워 A군이 부정행위를 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학년 재학중 전교 5등 밖으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던 A군은 올초 조기졸업해 명문 K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교사들의 계좌를 추적해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돈을 받았는지 조사했지만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고 교장은 “아직 공식 통보받은 바 없어 말할 상황이 아니다. 결론이 나면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그는 “해당 학생은 8과목에서 532명 중 1등을 했고 나머지 과목도 매우 우수했다. 학생의 미래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애끊는 母情 애틋한 父情

    |프놈펜(캄보디아) 이재훈특파원·서울 임일영기자|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떡하나…, 얼마나 무서웠을까….” 27일 오후 1시40분(이하 현지시간)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프놈펜의 칼멧병원을 찾은 19명의 유가족들은 가족의 영정사진을 부여잡고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시신 신원 확인이 지연된 데다 크메르-소비에트프렌드십 병원에서 냉동시설이 갖춰진 칼멧병원으로 옮기는 바람에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에야 분향소를 찾았다.●“엄마도 데려가야지…” 영정 앞 통곡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분향소 내부에는 사망자 13명의 영정과 위패가 놓여 있었다. 고 이명옥씨의 어머니 서만숙씨는 “내 새끼 불쌍해서 어떻게 사나. 얼마나 산 속에서 무서웠을까.”라면서 “엄마가 대신 가야지. 네가 왜 가냐. 얼마나 착했는데….”라고 울먹이다 쓰러졌다. 고 조종옥(KBS 기자)씨의 어머니인 박정숙씨도 “아이고∼ 종옥아, 왜 휴가를 여기로 왔어. 어쩌다 여기까지 왔어.”라며 목놓아 울었다. 아들과 며느리, 금쪽 같은 두 손자를 모두 잃은 박씨는 조종옥·윤현숙 부부 등 4개의 영정을 끌어안고 이름을 외쳐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고 황미혜씨의 동생인 황재욱씨도 할 말을 잊은 듯 “누나∼”만을 외치며 오열했다. 오후 2시쯤부터 신현석·오갑렬 대사와 님반다 국가재난관리위원회 수석부위원장, 통콘 관광부장관 등 캄보디아측 관계자들이 잇따라 조문했다. 잠시 뒤 육경건 이사 등 하나투어 직원들이 분향하려 하자 일부 유가족들이 “하지마. 니네가 죽였잖아.”라며 제지하는 소동을 빚었지만 다른 유족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분향을 마쳤다. 유족 대표들은 분향소 뒤편에 마련된 시신 안치소에서 희생자들을 확인했다. 안치소는 화물용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들었으며, 드라이아이스 400㎏을 넣어 시신을 냉동보존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두 팔로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갔지만 그 덕분에 아기 시신이 온전하게 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락사고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시체 수습 작업에 참여했던 현지 교민 문치현(57·용역회사 직원)씨는 “조종석 바로 뒤를 파보니 아이의 발이 보였고 어른 허벅지가 나왔다.”면서 “조종옥씨가 두 팔로 아들 윤민(1)이를 꼭 안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씨는 “그 팔을 펴고 아기 시신을 꺼내는 데 애를 먹은 걸 보면 조씨가 끝까지 아이를 부둥켜안고 있었던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문씨는 교민 의료진과 함께 보코르산으로 달려가 마지막까지 시체를 수습한 뒤 이날 칼멧병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신의 염까지 맡았다. 24년 전 캄보디아에 이민 온 문씨는 1997년 9월3일 프놈펜 포첸통 공항에서 베트남 항공기가 떨어져 한국인 21명이 숨졌을 때에도 현장으로 뛰어갔다.“당시엔 불이 나서 시체 수습 작업이 너무 참혹했다.”면서 “거의 10년 만에 이런 사고가 또 나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이 당한 일이다 보니 어떤 계기랄 것도 없이 바로 뛰어갔다.”고 털어놓았다.●“항로이탈해 육안식별 비행하다 사고” 사고 원인은 추락 여객기의 조종사가 정기항로를 벗어나 육안식별비행을 하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항공당국은 이날 정확한 추락 원인을 찾기 위한 블랙박스 판독작업에 착수했다. 캄보디아 정부 고위관리는 이날 한국대사관 관계자에게 “사고기의 조종사가 비록 관제탑의 사전 승인을 받았지만 정기 항로를 벗어나 육안으로 지형을 식별하면서 우회 비행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리는 “바다에서 보코르산 정상 쪽으로 비스듬히 바람이 자주 불기 때문에 항공기가 산에 충돌할 위험을 느껴 조종사들이 자주 산 정상 북쪽으로 항로를 이동한다.”면서 “사고 당일 악천후로 계기비행을 하지 않고 육안식별 비행을 한 것이 확실해 보이며 사고 원인은 악천후와 조종사 과실을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현석 주 캄보디아대사에 따르면 조종사와 시아누크빌 공항 관제탑 사이에는 25일 오전 10시30분부터 10시50분까지 4차례의 교신이 있었다.‘고도를 2000피트(600m) 정도로 낮추도록 해달라.’는 기장의 거듭된 요청에 관제탑은 ‘산악지방이라 허가할 수 없다. 고도를 내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관제탑 지시 무시한 조종사 이해 못해”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관계자는 “조종사가 임의로 고도를 강하하거나 자신이 잘 안다고 우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항 활주로 앞 50㎞ 지점에 해발 1080m의 보코르산이 있었는데도 관제탑에서 ‘당장 고도를 높여라.’라고 하지 않고 ‘너무 고도가 낮지 않나.’란 식으로 얘기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의문점은 목적지까지 50㎞가 남은 지점에서 조종사가 굳이 2000피트로 고도를 낮추려고 했던 점이다.AN-24기와 같은 소형 민간항공기의 경우 활주로를 20㎞ 남겨 놓고 관제탑의 지시에 따라 ‘파이널 어프로치(최종접근단계)’에 돌입한다.그 이전에는 고도를 낮출 이유가 없고 악천후로 위험이 다분한데도 기장은 4차례나 고도를 강하하도록 요청했고, 결국 관제탑의 제지를 무시한 채 고도를 낮췄다. 지난 27일 추락 현장에서 회수된 블랙박스의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를 판독하는 데 6개월∼1년이 걸린다.그러나 기장과 부기장간의 대화, 기장과 관제탑 간의 교신이 담겨 있어 원인 분석의 실마리를 제공할 CVR의 데이터를 출력하는 데는 1주일이면 충분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nomad@seoul.co.kr
  • 실종자 가족 18명 폭우로 현장 접근 못해

    실종자 가족 18명 폭우로 현장 접근 못해

    |프놈펜(캄보디아) 이재훈특파원·인천 임일영기자| “살아있을 겁니다. 어딘가에 반드시 살아있을 겁니다!” 캄보디아 밀림 속에 추락한 PMT에어(캄보디아 민간항공) 전세기의 한국인 실종자 가족 18명과 하나투어 관계자 6명 등 24명은 26일 오후 9시30분(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중국남방항공 CZ338편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대책본부에 들러 대사관 관계자들로부터 상황 설명을 들은 뒤 프놈펜 시내의 캄보디아호텔에서 머물며 현장 소식에 촉각을 곧두세웠다. ●“오직 살아있다는 믿음뿐” “한잠도 못 잤습니다. 밤을 꼬박 세웠습니다. 착잡합니다만 오직 살아있다는 믿음 하나로 가는 겁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47번 게이트 근처에서 만난 박희영(42)씨는 착잡한 표정으로 활주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박씨는 부인 최찬례(49)씨와 딸 서유경(26)씨가 탄 전세기가 캄보디아의 밀림에서 추락했다는 충격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듯했다. 부어오른 눈과 까칠하게 자란 턱수염에서 박씨의 괴로움과 고통이 절절히 묻어났다. 박씨를 따라 나선 두 딸 인경양과 희경양도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기자들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봤지만 박씨는 “내 입장도 이해해달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말하고 싶은 심정이 아닙니다. 그냥 내버려두세요.”라면서 일행과 함께 총총걸음으로 비행기 안으로 사라졌다. 이들은 당초 출발시간보다 늦어진 오후 1시30분쯤 출국수속(보딩)을 마쳤다. ●여권없어 ‘007작전’ 펼치기도 이날 오전 8시30분쯤부터 실종자의 가족들이 삼삼오오 인천공항내 하나투어 사무실로 모였다.18명의 실종자 가족 가운데 3분의1에 가까운 5명이 여권이 없거나 기간이 만료돼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다행히 하나투어 측의 요청을 받은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과에서 협조 공문을 공항내 외통부 영사민원실로 보내와 긴급하게 여권을 만들어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의 대부분은 밤새 한잠도 못 이룬 흔적이 역력했다. 핏기 없는 얼굴에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고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 현장책임자 격인 육경건 하나투어 동남아사업부 이사는 “실종자 가족들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여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항공사 측에 요청해 실종자 가족들과 제3자의 접촉을 막기 위해 가족들의 좌석 다음 열 전체를 비우도록 했다.”고 밝혔다. 육 이사는 이어 “후속조치는 본사에서 강구하고 있으며 아직 보상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프놈펜에서 사고현장까지는 가시밭길 실종자 가족들과 하나투어 관계자들은 프놈펜 시내의 캄보디아호텔에 묵고 있지만 기상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현장 접근이 언제쯤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오전 현지 직원과 전화연락을 한 육 이사는 “엄청난 폭우로 현지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들었다. 현지에 도착한 뒤 캄보디아의 군·경과 협의하고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육로로 접근하는 방법을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25일 하나투어측은 태국 방콕지사의 직원과 캄보디아인 가이드 등 15명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현재 통신이 두절된 상태다. nomad@seoul.co.kr
  • [한국인 13명 탄 ‘캄’ 전세기 추락] “국지성 소나기 사고와 무관하지 않은 듯”

    한국인 관광객 13명을 태운 캄보디아 민항기가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한국인들이 탑승했던 캄보디아 전세기인 ‘PMT에어’(캄보디아 민영항공사) 한국 지사와 해당 여행상품을 판매했던 하나투어는 밤늦게까지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이들은 26일 사고 현장에 회사 관계자를 파견하기로 했다. ●캄보디아 실종자들이 패키지투어를 이용한 여행사 하나투어측은 이날 즉각 사고대책본부를 차리고 26일 오후 유가족 13명, 하나투어 직원 3명 등 17명이 오후 1시20분 중국 남방항공 CZ338편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지 협력업체인 PHC에서 연락이 왔는데 우리 시각 오후 11시20분쯤 군인과 경찰이 수색하는 도중 동체로 보이는 비행기 잔해를 발견했다.”면서 “그러나 아직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확한 지점은 캄포트주 캄포트시에서 40∼50㎞ 떨어진 산악지역에서 발견됐지만 밀림이라서 현재는 수색이 어렵다.”고 전했다. 여행사측은 “관광객들이 모두 여행사 보험을 들어 사고로 숨진 것이 확인된다면 1인당 1억원씩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금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PMT에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현재 우기라 갑자기 30분∼1시간가량 소나기성 스콜이 쏟아진다. 당시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진 것도 사고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26일 오전 9시15분 구민철 서울지사장이 현지로 떠날 예정”이라면서 “사고대책본부는 프놈펜에 차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놈펜은 사고 지점 인근인 시아누크빌까지 버스로 3시간 거리에 있다. ‘시엠레압-시아누크빌’ 노선은 올 1월 처음 개통됐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레압과 휴양지인 시아누크빌은 밀림지역이어서 육로 이동로가 없는 상태다. ●하나투어를 통해 26일 출발하는 앙코르와트 관광 패키지를 예약했던 권모(27·여)씨는 “오늘 저녁 6시쯤 하나투어에서 확인 전화가 왔기에 사고가 난 거 아니냐고 물었는데 회사에선 ‘아직 사고가 난지 모르며 인터넷을 검색해도 기사가 뜨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어머니와 함께 가기로 했는데 너무 불안해하셔서 취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10년 전에도 한국인을 태운 항공기가 추락해 한국인 승객들이 숨졌다.1997년 9월 정모(13)군 등 한국인 21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66명이 탑승한 베트남항공 소속 항공기 역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0㎞ 떨어진 포첸통 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인근 논으로 추락해 어린이 1명을 제외한 65명이 사망했다. 당시 한국인 탑승객 21명은 모두 숨졌다. 임일영 강국진 류지영 이재훈기자 argus@seoul.co.kr
  • “오빠! 내가 영순이야…”

    “오빠! 내가 영순이야…”

    “오빠! 내가 영순이야∼.”“….” 경찰이 ‘무연고 정신장애인 가족 찾아주기’에 나선 지 일주일 만인 지난 18일 서울 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는 24년 만에 남매가 얼굴을 마주했다.24년 만에 유일한 혈육을 다시 만난 동생 정영순(사진 왼쪽·32)씨는 이내 오빠의 손을 꼬옥 붙잡고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쳐냈다. 발달장애인인 오빠 정모(오른쪽·46)씨는 뜻모를 단편적인 단어를 나열할 뿐이었다. 당시 남매의 상봉을 지켜본 여성청소년계 이진수 경장은 “워낙 어렸을 때 헤어져 서먹하긴 하면서도 영락없는 남매더라고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남매가 헤어진 것은 1983년. 어렸을 때부터 장애가 있던 오빠는 어느날 경기 평택시 오성면의 집에서 사라졌다. 가족들은 백방으로 찾아봤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외아들을 끝내 다시 보지 못하고 아버지는 94년, 어머니는 2003년에 세상을 떠났다. 오래전 실종신고가 됐던 정씨는 96년 이미 호적에서 제적됐다. 법적으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셈. 정씨가 다시 세상에 나타난(?) 것은 지난 2월 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들이 관내 정신보건시설의 무연고자를 찾아나서면서였다. 이 경장 등이 망우3동 S시설에서 정씨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정씨는 꾹 다문 입을 열지 않았다. 지문을 채취해봤지만 신원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만남을 반복하면서 정씨의 입에선 ‘평택’과 아버지 이름 등 단서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이 경장 등은 결국 정씨의 신원을 파악, 유일한 혈육인 동생 영순씨를 찾아냈지만 마침 국외이주자 신분이어서 또 한번 안타까움을 곱씹어야 했다. 중랑서 관계자들은 정씨에게 호적이라도 만들어주자는 생각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난 4월 동생 영순씨가 귀국을 했다. 영순씨는 현재 수원지법 평택지원에 오빠에 대한 실종신고 취소심판을 청구해놓은 상태다. 당장 함께 살 수는 없더라도 더 이상 오빠가 실체 없는 삶을 살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11일부터 전국 정신보건시설에 대한 집중 수색 및 점검에 나서 총 1236개 시설을 점검한 끝에 무연고 정신장애인 15명의 신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25일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고] 첫 의사출신 판사 전용성씨 별세

    국내 최초의 의사 출신 판사인 전용성(96)씨가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전씨는 1938년 국가의사고시에 합격해 이듬해부터 경성제대 부속병원에서 의사로 재직했지만, 해방 후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뒤 고시 공부에 전념,1955년 제7회 고등고시 사법과와 행정과에 동시 합격했다. 전씨는 서울지방법원 판사, 서울형사지방법원 재판장 등을 역임한 뒤 1967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전씨는 또 서울의사회 법률고문,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회장, 서울라이온스 회장, 국제라이온스 부총재, 서울대총동창회 부회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했다. 유족으로는 병철(개인사업)씨와 부자(전 문래초등학교 교감)·혜자(경원대 교수)·영자·정자(전정자 소아과 원장)씨 등 1남4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7시, 장지는 경남 함양군 서상면 중남리 북동 선영이다.(02)-2072-2091.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등록금 보이스피싱 ‘조심’

    공공기관을 사칭한 전화 금융사기인 ‘보이스 피싱’과 유사한 사기 수법이 최근 대학가에도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24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 1학년 A(여)씨는 지난달 말 교내에서 자신을 교직원으로 사칭한 한 남자로부터 등록금을 환불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학교 측의 실수로 1학기 등록금 300여만원이 자동이체로 두번 빠져나가 600여만원이 출금됐으니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 학번, 이름 등을 알려주면 이를 다시 환불해 주겠다는 것. 신입생이었던 A씨는 귀가 솔깃했지만 등록금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는 점이 이상해 어머니를 통해 학교 재무회계팀에 문의했고, 대학 측은 등록금을 자동이체로 받은 적은 없으며 학생들을 상대로 환불을 공지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동국대 관계자는 “대학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생 등이 비슷한 일로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우고 교내 방송국에 주의를 당부하는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水公본부장이 ‘운하 보고서’ 유출

    언론에 유포된 37쪽짜리 ‘경부운하 재검토 결과 보고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고위 간부가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유출 경위와 목적 등 석연찮은 점이 많아 의문을 낳고 있다. 경부운하 보고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4일 수자원공사 김상우(55) 기술본부장을 소환 조사해 문건 유출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지난 22일 김 본부장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추가 압수수색해 언론사에 유포된 것과 똑같은 문건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경부운하 관련 정부의 태스크포스(TF)의 핵심인 수자원공사 조사기획팀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김 본부장은 지난 5월28일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함께 다니는 결혼정보업체 ‘퍼플스’ 김현중(40) 대표에게 문건을 직접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본부장은 대학원생들과의 술자리에서 대운하 얘기를 나누던 중 김 대표가 “평소 운하에 관심이 많았는데 자료를 입수하고 싶다.”고 부탁해 건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대표는 6월 초 37쪽 문건을 첫 보도한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기자를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문건을 전달했다. 김 대표는 경찰에서 “기자와는 평소 친분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진술했다.‘퍼플스’는 2001년 설립,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결혼정보업체로 알려졌다. 경찰은 문건을 유출한 김 본부장에게는 수자원공사법의 직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문건을 기자에게 건넨 김 대표는 직무상비밀누설 방조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적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25일 김 본부장 등을 다시 불러 정치적 의도에서 문건을 유출했는지, 대가가 있었는지 집중 추궁하기로 했다. 해당 기자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연구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이번 주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고위 간부와 연구용역을 수행한 세종대 이모(37) 교수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전 시장이 시정연에 직접 연구를 지시했는지와 연구용역 의뢰 시점이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늠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의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찰 수사가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는 각본 수사로 전락하고 있다. 믿을 수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시정연 원장으로 경부운하 문제를 검토했던 강만수 이명박 캠프 경선대책위 정책자문위원(전 재경부 차관)은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시장의 경부운하 문제 검토 지시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 서울 유영규 임일영기자 kbchul@seoul.co.kr
  • “문신의 자유를 許하라”

    “문신의 자유를 許하라”

    “캔버스가 아닌 몸이란 점만 다를 뿐 문신도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나는 문신할 권리를 갖는다’는 행사에서 타투이스트(문신예술가) 이랑(32)씨의 문신 시술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최근 의료법 개정안에서 유사 의료행위로 제한받던 수지침 등을 양성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문신에 대한 ‘봉인’은 풀릴 조짐이 보이지 않는 데 대한 항의의 의미였다. 오후 1시10분쯤 이랑씨는 변규두(27·요리사)씨의 목 아랫부분에 타투머신으로 ‘Revolution(혁명)’이라는 작품을 새기기 시작했다. 미리 그려놓은 밑그림 위에 이랑씨의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그러나 10여분 뒤 서울 혜화경찰서 소속 경찰이 행사장에 들이닥쳤다. 경찰은 “의료법 위반이다. 임의동행을 거부하고 시술을 계속한다면 체포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실랑이가 이어졌지만 이랑씨는 시술이 거의 끝난 상태였고 법적으로도 자신이 있다는 판단 아래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 응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랑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랑씨는 “문신을 규제하려 들 게 아니라 양성화시켜 국가기관이 위생감독을 하면 될 것 아닌가.”라면서 “1000여명의 타투이스트들이 공공연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불합리한 이유로 이들을 불법행위자로 모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내 문신 인구는 이미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의료법 제25조에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불법의 멍에를 쓰고 있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타투이스트 김모(32·여)씨가 낸 헌법소원을 기각하면서도 “문신 시술을 위생적으로 한다면 의료행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법원에서 재량으로 판단할 부분”이라는 요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후 문신이 의료행위인지 예술행위인지에 대한 논란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리를 함께한 미술평론가 김준기 경희대 미대 교수는 “한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도 문신 시술을 규제하지 않는다.”면서 “‘신체발부는 수지부모’ 식의 뿌리 깊은 유교 의식과 깡패들이나 하는 것이란 식의 문화적 터부, 의료인들의 이기주의 때문에 문신이 규제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의 박진 활동가는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을 국가가 쥐고 흔들려는 것이 문제”라면서 “내가 원하고 모두에게 해가 없는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꼬집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운하 보고서’ 水公서 유출 포착

    경부운하 보고서가 한국수자원공사, 건설교통부 중 한곳에서 유출된 단서가 포착돼 경찰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경부운하 보고서 유출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은 22일 수자원공사 조사기획팀과 건교부 수자원정책팀 등 태스크포스(TF) 핵심 관계자 9명을 이틀째 소환, 조사를 벌여 이들로부터 ‘유익한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지금 밝힐 단계가 아니며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환자 9명(수자원공사 5명, 건교부 4명) 모두 문건 작성에 관여했으며,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를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김정섭 수사과장은 “이번 수사의 핵심은 보고서 유출 경위와 의도를 파악하는 것인데, 소환자들로부터 이 부분에 대해 유익한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자원공사 조사기획팀에서 압수한 30여쪽 분량의 문건을 분석한 결과, 일부 표현을 제외하면 37쪽 보고서와 제목과 내용, 분량이 거의 동일했다고 밝혔다. 소환자들도 ‘압수된 문건을 토대로 만든 보고서가 분명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내부자가 유출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와 함께 수자원공사 등에서 압수한 개인용 컴퓨터를 80%가량 복구, 사이버수사대에서 분석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좀더 진전된 사항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에도 전날 소환했던 수자원공사 1명과 수사 의뢰한 건교부 관계자 1명 등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서울경찰청은 또 서울시 산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재임 때 대운하가 타당한지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이 연구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원 김병철 서울 임일영기자 kbchul@seoul.co.kr
  • [‘개인 노무현’ 선거법 憲訴] 학계·시민들 “대통령 憲訴 주체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중앙선관위원회의 선거법 위반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을 놓고 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대체로 “대통령은 자연인으로서 헌법소원의 주체가 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행 선거법이 지나치게 대통령의 정치적 행동을 제한하는 만큼 국회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경(동국대 법대)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대통령 신분이 되는 순간 자연인으로서 자격은 사라지며 헌법소원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과거 국회의원들의 표결권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이 각하된 것도 같은 맥락이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알면서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선거법을 바꾸고 싶은 모양인데 사회적 강자인 대통령이 정치적 발언을 마음대로 못한다고 해서 기본권을 침해당한 것처럼 헌소를 제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헌환 아주대 법대 교수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대통령이 국민으로서의 지위와 대통령으로서의 지위로 분리되느냐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통령을 그만두면 국민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대통령과 국민의 두 가지 지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헌법소원이 가능하냐는 부분도 헌재에서 판단할 몫”이라고 지적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하루 332명 이름 바꾼다

    하루 332명 이름 바꾼다

    #1 초등학교 2학년생인 승진(9·가명)이는 최근 이름을 바꿨다. 원래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풍’자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방귀대장 뿡뿡이’라고 놀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승진이가 이름 때문에 학교가기를 꺼려해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이 법원에 개명 신청을 했다. #2 태어난 지 6개월이 채 안된 아영(1·여·가명)이는 두 달 전까지 ‘인령’으로 불렸다. 부모가 무심코 이름을 지었지만 발음이 어려운데다 나중에 성명철학소에 갔더니 ‘아이의 앞길을 막는 이름’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아영이 부모는 조금이라도 어릴 때 이름을 고쳐줘야겠다는 생각에 개명을 신청했다. ●“바꿀 거면 더 늦기 전에…” 최근 초등학생과 미취학 어린이들의 ‘이름 바꾸기’가 부쩍 늘고 있다.‘개명(改名) 열풍’은 개명이 쉬워진 2005년 12월 이후 ‘삼순’,‘창녀’,‘김일성’ 등 이름을 바꾸려던 어른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의 개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름을 바꿀 생각이라면 더 늦기 전에 바꾸겠다는 것이다. 개명 신청자 중에는 만 1살도 안 된 아이가 개명하는 경우도 있다. 대법원에서 개명과 관련한 연령대별 통계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있지만, 개명 전문 법무사사무소 등에 따르면 전체 개명 신청자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양천구 M초등학교와 서초구 B초등학교는 최근 각각 3명이 이름을 바꿨고, 강남구 D초등학교는 4명이 개명을 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새 이름을 얻은 이는 3만 9915명으로 하루 평균 332명 꼴이다. 이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12만명이 개명을 하게 된다. 범죄 은폐나 법적 제재 회피 등의 불순한 의도가 없다면 개명을 허가하도록 한 대법원의 개명허가 사무처리지침(2005년 12월23일) 이후 지난해 9만 8710명(하루 평균 270명)이 이름을 바꾼 데 이어 올해도 2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경우 60∼70%는 사주 때문에 이름을 바꾼다.”면서 “최근들어 미성년자 개명 신청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 행복추구권 되레 침해 우려” 무분별한 개명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모의 만족을 위해 아이의 의사와 관계없이 너무 튀는 이름으로 바꿀 경우 아이의 행복추구권을 되레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남부지법 구욱서 법원장은 세살배기 아이의 이름을 ‘다비’로 바꿔달라는 개명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 법원장은 결정문에서 “통상적이지 않고 특이한 이름으로 바꾸려면 아이가 성장해 자신의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될 때 의사를 존중해 결정하는 게 맞다.”고 판시했다. 임일영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팔 부러진 고시생 워드로 사시 응시

    팔 부러진 고시생 워드로 사시 응시

    법무부는 오른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필기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법시험 응시생 김모(33)씨에게 이날부터 4일간 치러지는 2차 논술형 필기시험에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밤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오른쪽 팔이 부러지는 바람에 법무부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김씨는 당시 “법무부는 원고가 장애인복지법시행령에서 정한 ‘장애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애인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하나 일시적으로나마 필기능력을 상실한 원고도 시험응시를 위해 법무부의 조치가 필수적이고 그렇지 않으면 수험기회를 박탈하게 된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었다. 법무부는 공판이 진행되는 도중 김씨와 따로 접촉해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시험을 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김씨는 소를 취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안으로 관련 지침을 고쳐서 향후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시험을 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대졸 신입사원 장애인 직렬 채용시험에서 필기능력에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 응시자에게 적절한 시험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이라며 시험 편의를 제공할 것을 A사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A사는 ‘장애인에게 시험 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고 중앙인사위원회도 확대 답안지 외에 답안지 대리작성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하지만 편의제공은 사업주의 의무사항”이라면서 “전례나 다른 기관의 시험 편의 제공 여부 등에 따라 제공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급 지체장애인이면서 뇌병변장애를 가진 김모(24)씨는 “손떨림으로 필기가 어려워 시험 전에 시험시간 연장 또는 OMR 답안지 대리표기, 노트북 컴퓨터 사용 등을 A사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HP 한국총판 압수수색

    주요 공공기관에 서버를 납품하는 한국휴렛팩커드(HP)의 국내 최대 총판업체인 코스닥 등록업체 J사가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경찰의 압수 수색 직전 정보통신부가 최대 주주인 K투자조합이 이 업체의 지분을 대량 매각한 사실이 확인돼 수사 기밀이 새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4일 “지난주 J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면서 “그러나 수사 초기 단계라 혐의점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J사에서 노트북 등 PC 10대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한국HP의 200여개 총판 중 최대 규모인 J사는 그동안 주로 공공기관에 HP의 유닉스 서버를 공급해 왔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최근 1∼2년 사이 J사가 수주한 공공기관 납품 관련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토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J사는 최근 2년 동안 경찰병원, 조달청, 병무청, 경기지방경찰청, 서울지방항공청 등에 서버를 납품했다. K투자조합이 경찰 내사 단계에서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각한 배경도 석연치 않다. 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정보통신부로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다.K투자조합은 지난해 말까지 J사의 지분 15% 이상을 갖고 있던 2대 주주였지만 4월 초부터 매각에 나서 42억 5000만원을 회수했다.K투자조합의 지분은 4월10일 14.52%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지난 7일에는 6.44%로 줄어들었다. 조합은 이후에도 매도를 계속해 13일에는 2개월 전의 3분의1 수준인 4.96%로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달 29일 7만 2000여주를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6월7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모두 68만여주를 매도한 배경에 의혹이 집중된다.K투자조합측은 “2년 반 전에 J사 지분 20%를 주당 1000원 내외에 샀다. 그동안 계속 팔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다가 최근 주가가 1700원선 이상을 유지하고 거래도 활발해 매도가 이뤄진 것 뿐”이라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현직경관, 폭행혐의 경찰서장 고소

    징계의 부당함을 알리려다 경찰서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현직 경찰관이 해당 서장을 경찰에 고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이번 고소 사건은 최근 하위직 경찰관을 중심으로 감찰의 잘못된 관행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 성동경찰서 황모 경사는 13일 경찰청 민원실을 찾아 자신에게 욕설을 하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우문수(총경) 전 경찰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황 경사는 “경찰 감찰조사에서 우 총경의 직권남용 부분과 서울청 감찰 외압 의혹 부분에 대한 사실규명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아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어청수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부하 직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경찰서장들에 대해 인사조치 및 서면경고 등 문책을 단행하는 등 하위직 경찰들의 불만 잠재우기에 나섰다. 어 청장은 서울청 소속 경찰관 2만 4000여명에게 “‘지휘권 확립’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되는 폭행은 물론 조직 내 일체의 폭력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어 청장은 이와 함께 황 경사가 고소한 우 서장을 본청 외사수사과장으로, 지난 3월초 반 FTA집회 당시 남모 순경에게 욕을 하고 어깨를 밀친 서울 금천서장 엄용흠 총경을 서울청 생활질서과장으로 각각 인사 조치했다.후임 성동서장과 금천서장에는 이만희 경찰청 외사수사과장과 임국빈 서울청 생활질서과장이 각각 임명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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