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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컵] 이동국 빠진 미들즈브러, 셰필드와 무승부

    미들즈브러가 FA컵에서 챔피언십(2부리그) 클럽인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무승부를 거둬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동국(29)은 출전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미들즈브러는 18일 브래멀레인에서 열린 셰필드와의 07∼08 FA컵 16강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미들즈브러는 오는 27일 홈구장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서 셰필드와 16강 재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미들즈브러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제레미 알리아디에르와 호삼 미도를 투톱으로 기용했고, 이동국 대신 최근 영입한 네덜란드리그 득점왕 출신 알폰소 알베스를 벤치에 대기시켰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셰필드의 킬갈론이 매서운 발리슛으로 미들즈브러의 문전을 위협했으나 슈워처 골키퍼가 선방했다. 이후 미들즈브러가 수비를 강화하고 측면을 중심으로 반격을 시도하면서 소강상태로 이어졌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셰필드의 비티가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미들즈브러 수비벽을 넘겼으나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미들즈브러는 후반들어 미도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과 휘터의 강력한 헤딩슛으로 셰필드 골문을 위협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60분에는 다우닝의 왼발슛이 간발의 차이로 빗나갔다. 경기 막바지 미들즈브러가 또 한 차례 몰아쳤다. 후반 인저리타임에 코너킥 상황에서 포가테츠가 온 몸을 던져 헤딩슛을 연결한 것. 하지만 셰필드의 육탄 수비에 막혀 경기는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KT&G, 삼성과 공동2위

    [프로농구] KT&G, 삼성과 공동2위

    올시즌 나란히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KT&G와 전자랜드는 현재 눈높이가 다르다.KT&G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 위해 삼성과 살얼음판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반면 최근 3년 동안 처절하게 바닥에서 헤맨 전자랜드는 4시즌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SK와 피마르는 6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 눈높이는 다르지만 1승에 대한 목마름은 너나 없이 간절한 두 팀은 2쿼터까지 잦은 턴오버를 쏟아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TJ 커밍스(22점)를 앞세운 KT&G가 44-34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3쿼터에서는 전자랜드의 반격이 매서웠다. 루키 정영삼(16점)은 쏜살같은 페니트레이션으로 KT&G 포스트를 공략했고, 맏형 김성철(22점)은 외곽에서 화답을 해 58-58로 균형을 맞춘 것. 하지만 KT&G에는 슈팅가드 황진원(20점 5어시스트)이 있었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중앙대 시절부터 탄탄한 공·수 기본기와 성실성으로 감독들의 사랑을 받아온 황진원은 이날도 고비마다 3점슛 4개와 2개의 가로채기를 기록, 전자랜드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KT&G가 1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07∼08프로농구에서 황진원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홈팀 전자랜드를 85-76으로 꺾었다.KT&G는 27승17패로 삼성과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동부는 안방 원주에서 압도적인 리바운드의 우위(37-19)를 앞세워 ‘고춧가루 부대’ 오리온스를 92-75로 따돌렸다.32승12패를 기록한 동부는 공동 2위와의 격차를 5게임으로 벌렸다. 동부의 기둥센터 김주성(10점)은 3,4쿼터 13분여만을 뛰면서도 블록슛 2개를 보태 시즌 블록슛 100개(경기당 2.27개)를 기록했다. 울산에서는 SK가 39분여를 지다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홈팀 모비스에 77-75로 승리했다. 전날 ‘잠실 라이벌’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수는 물론 벤치까지 나서 욕설과 육탄전을 주고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SK는 힘겹게 4연패의 사슬을 끊고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인천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아사다 무난한 1위

    아사다 무난한 1위

    ‘전매특허’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을 앞세운 아사다 마오(18·일본)가 쿼드러플(공중 4회전)에 실패한 ‘라이벌’ 안도 미키(21)를 제치고 2008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정상에 우뚝 섰다. 김연아(18·군포 수리고) 대신 한국을 대표한 김나영(18·연수여고)은 첫 시니어 데뷔무대에서 4위에 올라 새달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사다는 16일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치러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고난도 트리플 악셀을 포함해 7개의 점프 과제를 실수 없이 소화해 132.31점을 얻었다. 이틀전 쇼트프로그램(60.94점)을 합쳐 총점 193.25점으로 1위. 아사다는 경기가 끝난 뒤 “감사합니다. 저의 이름은 아사다 마오입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해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머물렀던 조아니 로셰트(22·캐나다)는 총점 179.54점으로 안도(177.66점)를 누르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시니어 무대에 처음 나선 김나영(18·연수여고)은 난이도가 낮은 트리플 토루프에서 착지가 불안했다. 하지만 김나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자신의 최고 점수인 105.41점을 획득, 쇼트프로그램(53.08점)을 합쳐 자신의 역대 최고점인 158.49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동부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7’

    40분의 혈전이 끝났지만 승부는 86-86으로 다시 원점. 동부의 센터 레지 오코사(16점)가 5반칙으로 연장전을 뛰지 못해 전자랜드가 외려 우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부에는 진화하는 포인트가드 표명일이 있었다. 프로 데뷔 이후 KCC에서 줄곧 이상민의 백업요원으로 활약하다가 지난해 동부로 둥지를 옮긴 표명일은 어느새 리그 톱클래스로 발돋움했다.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인 공수 완급조율은 물론 클러치슈터로도 손색이 없음을 이날 경기에서 또 한번 뽐냈다. 연장 시작과 함께 공을 낚아챈 표명일은 폭풍처럼 전자랜드의 골밑을 파고들어 손쉽게 2점을 올려놓았다.91-90으로 추격당한 종료 2분3초 전 깔끔하게 2점슛을 성공시킨 표명일은 93-92로 쫓긴 4초 전에는 천금 같은 자유투 2개를 쏙쏙 집어넣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표명일은 연장에서 팀이 올린 9점 가운데 6점을 도맡은 것을 비롯,3점슛 4개 등 29점에 6어시스트,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동부가 원주에서 열린 07∼08프로농구에서 연장 혈투 끝에 95-92로 전자랜드를 꺾었다.31승12패를 기록한 동부는 공동 2위와의 승차를 5게임으로 벌리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전자랜드는 ‘원주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승 행진을 ‘4’에서 멈췄다. 창원에서는 KT&G가 마퀸 챈들러(25점 13리바운드)를 앞세워 LG를 77-76으로 힘겹게 따돌렸다.KT&G는 26승17패로 삼성과 함께 공동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연아 빠진 은반 아사다가 ‘여왕’

    ‘피겨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고관절 부상으로 빠진 은반에 ‘일류(日流)’가 몰아쳤다. 14일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2008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김연아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18·일본)를 위한 무대였다. 김연아가 빠져 다소 맥이 풀린 국내 팬들도 세계랭킹 1위 아사다의 환상적인 연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완벽한 테크닉과 빼어난 표현력을 뽐낸 아사다는 60.94점을 얻어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 안도 미키(21·일본·60.07점)를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트리플 러츠 착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어진 더블 악셀(공중 3회전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장기인 스핀과 우아한 스파이럴로 탄성을 자아낸 아사다는 유연하고 속도감 넘치는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2분50초의 연기를 마쳤다. 안도는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점프와 이어진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깨끗하게 소화해 기술요소 점수에서는 아사다를 0.72점차로 제쳤지만, 구성요소 점수에서 뒤졌다. 처음으로 시니어대회에 도전한 한국의 김나영(18·연수여고)은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43.28점)을 훌쩍 넘는 53.08점을 얻어 6위에 오르며 ‘톱10’의 희망을 열었다.앞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는 중국 바람이 거셌다. 중국의 ‘쌍두마차’ 통지안-팡칭 조와 장하오-장단 조가 나란히 1,2위를 휩쓴 것. 통지안-팡칭 조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19.63점을 얻어 총점 187.33점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그쳤던 통지안-팡칭 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음악에 맞춰 세 차례의 점프를 실수 없이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반면 쇼트프로그램 선두였던 장하오-장단 조는 첫 번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이어진 드로우 트리플 점프에서 착지가 불안정 우승을 놓쳤다. 아이스댄싱 오리지널 댄스에서는 전날 컴펄서리 댄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스콧 모이어-테사 버튜(캐나다) 조가 65.02점을 얻어 중간합계 103.24점으로 선두를 이어 나갔다.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나선 유선혜-라밀 사르쿨로프 조는 최하위로 밀리며 중간합계 56.24점으로 12위에 그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농구] 로빈슨 4쿼터에만 19점

    두 팀이 만나면 항상 불꽃이 튄다. 삼성-현대에서, 삼성-KCC로 팀이름은 바뀌었지만 라이벌 구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두 팀의 간판스타였던 서장훈(KCC·16점 10리바운드)과 이상민(삼성·13점)이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이들의 투쟁심은 더 강해졌다.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7∼08시즌 프로농구에서도 두 팀은 어김없이 혈전을 벌였다.4쿼터 2분여가 지나도록 59-59로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 승부의 추를 요동치게 만든 것은 ‘4쿼터의 사나이’ 제이슨 로빈슨(28점). 로빈슨은 삼성만 만나면 시쳇말로 미친다. 시즌 평균 19.6점을 훌쩍 뛰어넘는 평균 27.4점(시즌 평균 19.6점)을 올릴 만큼 ‘삼성 킬러’의 면모를 보여왔다. 최근들어 4쿼터에서 해결사 본능을 번뜩여온 로빈슨은 59-59로 맞선 4쿼터 7분 37초를 남기고 부터 3점슛 1개를 포함해 홀로 12점을 몰아쳤다.6분 29초를 남기고 승부는 69-63으로 벌어졌다. 삼성은 힘 좋은 센터 테렌스 레더(21점 9리바운드)의 골밑 공략을 앞세워 힘겹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고삐풀린 로빈슨에게 재갈을 채울 수는 없었다. 토종의 자존심 추승균(18점)도 부지런히 내외곽을 헤짚으며 6점을 보태는가 하면, 찰거머리 수비로 삼성의 공격을 무디게 만들었다. 결국 4쿼터에만 홀로 19점을 몰아친 로빈슨을 앞세운 KCC가 88-70으로 넉넉한 승리.3연승을 내달린 KCC(25승17패)는 KT&G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선 동시에,2위 삼성(26승17패)마저 반 경기차로 압박했다. 표면적으로는 로빈슨의 ‘4쿼터 원맨쇼’가 승부에 방점을 찍었지만,5라운드들어 위력을 더하고 있는 KCC의 수비가 빛났다.KCC의 집중 견제에 말린 삼성은 주포 이규섭(3점)이 7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1개만 성공한 것을 비롯, 팀 3점슛 성공율이 16%에 그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연아 “2주면 낫는대요”

    김연아 “2주면 낫는대요”

    ‘피겨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고관절 부상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아 이번 겨울 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3월17∼23일)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지난달 31일 캐나다에서 훈련 중 왼쪽 고관절에 통증을 느껴 지난 11일 급거 귀국해 재활치료를 해왔다. 김연아는 13일 서울 답십리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완전한 회복이 먼저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걱정이 되지만 몸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계속 훈련을 하다가 조금씩 이상을 느꼈다. 특별한 충격으로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다.”면서 “지금은 마음 편하게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이어 “처음 1∼2주는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스케이트를 벗고 병원치료에만 전념하겠다.”면서 “세계선수권이 시즌 마지막 경기인 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해 연기에 신경을 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김연아는 아쉽게 출전을 포기한 2008 세계4대륙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13∼17일) 역시 안정을 취하기 위해 TV로 지켜볼 계획이다. 김연아를 치료하고 있는 조성연 하늘스포츠클리닉 원장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초음파 검사 결과 근육 파열이나 골절은 없다.”면서 “고관절 근육과 인대에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왼쪽 고관절 부위 인대가 한쪽으로 벌어졌지만 다행히 파열되지 않았다.”면서 “대둔근(엉덩이에 있는 커다란 근육)과 중둔근도 부어 있지만 심하지 않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 원장은 인대 치료와 함께 소염치료, 천장관절(요추 마지막 뼈와 장골이 연결되는 부분) 교정 및 재활치료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포도당 주사 시술로 고관절 인대를 조여 주는 치료는 성공적이었으며 대둔근에 2차 주사 시술을 할 예정이다. 김연아는 앞으로 하루 6∼7시간 치료와 재활에 집중하게 되며 2주 뒤 재검사를 해 치료기간 연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조 원장은 “근육 상태도 좋고 척추 부위 인대의 상태도 좋아 치료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불완전한 치료는 금물이다. 검사가 끝날 때까지 한국에 머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단을 내리고 치료한 지 이틀밖에 안 돼 아직 조심스럽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세계선수권에 충분히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숭례문 방화범 체포이후] 2년전 창경궁 방화 동일수법

    숭례문 화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지난 11일 밤 피의자 채모(70)씨를 전격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폐쇄회로(CC)TV 화면에 방화범이 찍히지 않은 데다 화재 사건의 속성상 증거물도 별로 남지 않아 장기화 우려도 있었지만, 사건 발생 하루도 되지 않아 피의자 검거에 성공했다. 피의자 조기 검거에는 동일수법 전과자를 집중 조사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서울경찰청 강력계는 남대문서에 지원나간 경찰관에게 동일수법 전과자 분석자료를 보냈다. 이 경찰관은 채씨와 이혼한 부인이 사는 강화도 화점면의 집으로 찾아갔다. 잠시 뒤 채씨와 관련된 제보와 함께 자체적으로 동일수법 전과자를 분석했던 남대문서 강력팀도 이곳에 도착했다. 서울경찰청 강력계 경찰관은 마을을 뒤지기 시작했고, 오후 7시40분쯤 마을회관에서 채씨를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과 남대문서 사이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주요사건 피의자를 붙잡으면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특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서울경찰청 경찰관이 남대문 강력반원들을 피의자의 집에 머물도록 따돌린 뒤, 채씨를 ‘낚아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용의자 “경비허술한 숭례문 선택”

    용의자 “경비허술한 숭례문 선택”

    숭례문 방화 피의자 채모(70)씨는 토지보상 과정과 창경궁 방화 유죄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채씨는 열차 전복 등 대중교통수단을 대상으로 한 테러도 고려했지만, 인명 피해를 우려해 범행대상을 숭례문으로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3일 채씨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채씨는 지난 10일 오후 8시48분쯤 숭례문 2층 누각에 침입해 1.5ℓ짜리 페트병에 담아온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건물 전체가 전소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채씨의 모자와 점퍼, 바지, 장갑 등 압수 증거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공범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건발생 하루 만인 11일 오후 7시40분쯤 강화도 화점면 마을회관에서 채씨를 긴급체포했다. 채씨는 서울경찰청에서 밤샘조사를 받은 뒤 12일 오전 남대문서로 이송되며 “국민들께 죄송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채씨가 숭례문이 경비가 허술하고 접근이 쉬워 방화 대상으로 택했다고 자백했다.”면서 “종묘 같은 다른 문화재는 경비가 삼엄해 범행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채씨는 또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숭례문을 사전 답사하는 등 범행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경찰은 또 채씨가 숭례문 침입 과정에서 적외선 감지장치와 폐쇄회로(CC) TV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잡혀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채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숭례문에 오르는 모습이 담긴 경찰청 교통관제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채씨의 범행동기는 토지보상과 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밝혀졌다. 채씨의 집은 1997년 고양시가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도시계획도로로 수용됐다. 원하는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 그는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라진 숭례문] “밤새 흉물로” 망연자실

    [사라진 숭례문] “밤새 흉물로” 망연자실

    600여년 동안 서울의 상징물로 우뚝 서 있던 숭례문이 하루아침에 흉물스럽게 변한 현장에는 11일 내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무너져내린 국보 1호에 대한 국민들의 안타까움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본지 등 언론사로 복원 성금을 보내고 싶다는 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숭례문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되풀이되면 안 될 아픈 장면’이라며 휴대전화기를 꺼내 ‘흉물’로 변한 숭례문을 사진으로 담았다. 헌화를 한 김종희(여)씨는 “가슴이 아파 헌화를 하러 왔다. 원상복구를 한다고 해도 똑같은 나무로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안타까워했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다는 40대 남성은 헌화와 함께 숭례문을 향해 절을 한 뒤 “숭례문을 보수할 때 몇백년 된 고목을 은사가 기증받고 그 나무로 개인전을 연 적이 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목조 건축물이 타버려 가슴이 아프다. 올해 숭례문 추모 전시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15년 동안 숭례문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한 김호진(60·여)씨 역시 밤새 잠을 못 이뤄 퀭한 얼굴로 화재 현장을 찾았다. 눈가에는 여전히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2005년부터 ‘1사 1문화재 운동’의 일환으로 숭례문 청소를 했던 신한은행의 권창현 과장도 동료들과 화재현장을 찾았다. 권 과장은 “숭례문 바로 옆에 사무실이 있어서 역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아침에 출근해 보니 어처구니없었다. 원형대로 잘 복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예견이라도 한 듯 20대 누리꾼 김모씨가 지난해 2월24일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나도 한마디’ 사이트에 방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복궁을 29차례나 탐사하고 중국에 유학중인 22살 청년이라고 밝힌 김씨는 ‘존경하는 장관님’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숭례문 근처에서 노숙자들이 ‘확 불질러버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면서 “존경하는 관리자님 탁상 위에서만 이 글에 답하지 마시고 실무자로서 이 나라를 사랑하시는 분으로서 한 번 현장에 나가보시죠. 한숨만 나옵니다.”라고 썼다.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인권위 “장애 때문 보험계약 취소는 차별”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장애와 병력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취소한 것은 불합리한 차별행위라며 가입 절차 및 심사 기준을 개선할 것을 L손해보험사에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지체장애 5급인 이모(48)씨는 지난해 7월 L손해보험사의 전화상담원과 운전자 보험청약을 마치고 보험료를 1회 납부했으나 ‘척추와 관련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입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을 받자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인권위는 “보험회사가 진정인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과거 병력을 현재의 장애와 연관시켰다.”면서 “보험심사 과정에서 별도의 검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장애인이라는 사실과 과거의 진단력으로 보험계약을 취소한 것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민간 보험회사의 장애차별 관련 진정 건수는 전체 장애차별 진정사건(580건)의 5.5%에 달하는 32건으로 인권위가 권고한 2건 이외에도 조사과정에서 보험회사가 자발적으로 가입을 승인한 사례도 8건인 것으로 집계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야간·휴일 무방비 ‘예고된 재앙’

    숭례문 화재사건 용의자가 11일 인천시 강화군 화점면에서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이 이를 부인해 혼란이 빚어졌다. 용의자는 제보자들이 화재 직전 숭례문에서 목격한 60대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하고, 사건 당시 착용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옷과 가방을 갖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 혐의가 유력시됐었다. 용의자가 지니고 있는 편지에는 “토지보상 등의 문제로 사회에 불만을 품어오다 불을 질렀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던 방화 전과자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찌감치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방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서울 남대문서와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소방방재청, 중부소방서, 서울시청,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팀은 이날 낮 화재현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라이터 2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사다리 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라이터와 사다리가 방화 도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목격자인 홍보대행사 직원 이모(30)씨는 알루미늄 사다리를 멘 남자를 봤다고 진술했다. 중부소방서 오용규 진화팀장은 “숭례문에는 전기시설이 전혀 없는데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퍽’하는 소리와 함께 형광이 보였다는 진술이 나오고 현장에서 라이터까지 나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숭례문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도 ‘예고된 재앙’이라는 지적이 어김없이 나왔다. 목조 문화재가 화재 위험에 드러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지만, 국보 1호를 보호할 상주 관리인원이나 방재시스템, 매뉴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는 대책없이 시민 개방에만 열을 올렸고, 소방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재 맞춤형’ 화재 진화체계는 없었다. 특히 야간과 휴일에는 무방비 상태여서 소방당국은 시민의 신고를 받고서야 불이 난 것을 인지했다. 또 소방당국은 방수처리된 목조 구조물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발화지점이 아닌 엉뚱한 곳에 물을 뿌려댔다. 관계기관이 허둥지둥하는 사이 숭례문은 잿더미로 변했다. 임일영 서재희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20&30] 입사 후 내가 변했다?!

    [20&30] 입사 후 내가 변했다?!

    최근 온라인 채용업체 잡코리아와 비즈몬이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의 정규직 1273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10시간을 넘었다.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직장의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이 구성원의 사소한 습관과 태도, 심지어 신념까지 바꿔놓기도 한다. 부당한 지시나 대우에도 입을 다물거나 조직문화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성격을 개조(?)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뒤늦게 재테크에 눈을 뜨기도 한다. 입사 후 나는 얼마나, 어떻게 변했을까? 20∼30대 직장인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 통장에 돈을 쏙쏙 vs 자기계발 욕심 쑥쑥 가전제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최모(28·여)씨는 이른바 ‘돈치’에서 재테크 달인’으로 변했다며 즐거워했다. 입사 3년차인 최씨는 처음 1년간은 대학 시절 처럼 쓰고 남은 돈을 저금하는 주먹구구식 재테크를 했다. 하지만 선배들은 돈에 무식한(?) 최씨를 가만두지 않았다. 이런 저런 펀드를 추천하고 돈을 쌓는 노하우를 얻는 비법 등을 전수했다. “선배들이 추천한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도 가입하고 관련 책을 읽어 나갔어요. 저녁이면 금융권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밥을 사면서 어떤 펀드가 좋은지 묻고 다녔죠.” 그 결과 입사 이후 일에는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돈은 1억원 정도를 모았다.“동료들은 저를 ‘최부자’라고 불러요. 노하우를 묻곤 하지만 알려줄 수 있나요.2∼3년 바짝 모아 결혼한 뒤 회사는 그만두고 예쁜 옷가게를 내려고요.” 가전제품 판매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30)씨는 입사한 뒤 자기계발 욕구가 샘솟는 슈퍼맨(?)으로 변신했다. 물론 자기계발이 성과나 승진 등에도 도움이 되지만 이처럼 즐겁게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놀란다고 했다.“아침 6시에 일어나 토익 학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신나요. 공부는 결과 만큼이나 과정을 즐기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김씨는 올해 경영대학원에 들어갈 생각이다. 직장을 다녀야 하는 경제적 형편 때문에 외국 MBA까지는 꿈꾸지 못하지만 낮에는 실전 수업, 밤에는 이론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솔직히 대학원생은 현실을 도피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회사일에 구애 받지 않고 공부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공부만 하다보면 다시 공부가 지겨워질 수도 있겠죠.” ● 패션이 달라졌어요 vs 외모지상주의 버렸어요 철강회사에 근무하는 김모(27)씨는 대학 시절 군대가 좋아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입대를 자원할 정도로 남자들의 세계를 동경했다. 교통비가 모자라도 친구들과 마신 술 값을 계산해야 직성이 풀렸고 친구들을 하숙집에 ‘무료로’ 묵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시 유행하던 무스, 젤은 물론이고 한 겨울에 로션도 바르지 않았어요. 옷은 계절당 많아야 두 세벌 이었죠. 여자친구요?씩씩한 솔로부대였는데요.” 하지만 김씨는 영업직 사원으로 회사에 입사하면서 패션과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김씨는 얼굴 피부 상태, 양복의 질, 머리 모양까지 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내 여직원들에게 패션과 피부마사지 방법 등을 열심히 문의하고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만 3년, 그는 달라졌다. 요즘에는 검정 벨벳 슈트에 회색 바지, 청색 와이셔츠를 주로 입는다.“지난해 사귄 애인은 제가 멋스럽고 깔끔하대요. 솔직히 예전에는 내면의 자신감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외모의 자신감이 받쳐줄 때 실력도 더 잘 발휘되는 것 같아요.” 반면 패션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양모(27·여)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요시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대학 시절 그는 소개팅을 할 때 남성의 외모나 패션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일어날 정도로 외모지상주의자였다. “당시에는 외모는 그 사람의 내면이 드러난다고 믿었죠. 세련된 내면, 패셔너블한 내면이 존재한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직장 생활을 통해 남자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 외모와 스타일이 마음에 쏙 드는 남자 동료가 관심을 보였지만, 그 동료는 남에게 상처되는 말을 너무 쉽게 뱉었다. 또 다른 미남 동료는 일을 책임감 있게 처리하지 못했다.“남자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대학 때는 몰랐던 것이죠.” 현재 그는 사내 커플이 됐다. 대학 동창들에게 애인을 소개했을 때 친구들은 “외모만 보더니 의외다.”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는 그냥 웃기만 한다. “지금도 멋진 남자에게 가끔 눈이 가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스스로 변했다며 웃곤 해요.” ● 점심시간마다 맛집 찾는 재미 “나도 이젠 미식가” 3년차 회사원 전모(26·여)씨는 점심 시간마다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삶이 싱싱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때부터 입이 까탈스러워 식사를 즐기지 않았다. 어머니는 “까다로운 식성 때문에 신경이 예민하고 만사에 짜증을 부린다.”고 충고하곤 했다. 전씨는 식도락의 즐거움에 빠진 뒤로 어머니의 말 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광화문에는 맛집이 무궁무진해요. 고르는 재미와 먹는 재미에 하루가 즐겁고, 그러다 보니 다른 이에게도 웃음이 전달되더군요.” 그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점심을 거르는 동료들에게 때때로 작은 도시락을 사다주곤 한다.“내 삶을 생기있게 변하도록 한 음식의 마법이 다른 이에게도 전염되었으면 좋겠어요.”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꼬박꼬박 말대답 하던 나… 이젠 고분고분 3년차 회사원 최현정(27·여)씨는 할 말은 다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부서에 배치 받고 한달 쯤 지난 어느 날, 상사가 바로 옆에 복사기를 두고도 ‘현정씨 복사좀 해줘.´라며 서류를 건넸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그래서 ‘대리님 옆에 복사기가 있는데 꼭 저를 시키셔야 해요. 이건 아니죠.´라고 속에 있는 말을 다 했죠.” 그 상사는 예상하지 못한 후배의 반응에 당황했는지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대로 자리를 떴다. 문제는 그 뒤였다. 아예 말도 건네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동료와 얘기를 하다가도 최씨가 다가가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등 철저하게 무시했다. 상사의 무관심도 힘들었지만 회사 분위기도 최씨의 행동을 좋게 보지는 않는 듯 했다. “그 뒤부터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에 담아두고 절대 하지 않아요. 한번은 상사가 커피를 타오라고 시켰어요.‘전 커피타러 들어온 게 아니라고요.´라고 말했을 지도 모른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배웠죠.” 회사원 김민정(31·여)씨는 입사 초까지만 해도 ‘골수 페미(니스트)´로 통했다. 하지만 입사 초의 한 사건이 그를 바꿔 놓았다. 동기 가운데 한 명이 회식 자리에서 간부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김씨를 비롯한 동기들은 간부를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그는 끝내 발뺌했다. 김씨 등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갖은 애를 썼지만 소용 없었다. 회사측에선 “그럴 분이 아닌데 한 번 실수한 것 가지고 이러면 곤란하다. 외부로 알려지면 회사 망신이고 당신도 1∼2년 다니다 그만둘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덮어둘 것을 요구했다. 회사측의 각개격파 전략에 동기들은 하나, 둘 물러섰고 결국 끝까지 버틴 김씨만 한동안 상사들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주사가 심한 상사가 ‘나랑 키스 할래, 같이 잘래.´라며 수작을 부리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술자리를 뒤짚고, 이후 공론화시켜서 회사에 발도 못 붙이게 했겠죠. 하지만 그냥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또 나만 당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죠.” IT업계에서 일하는 김정현(26)씨는 입사 전에는 돈을 벌지 못해도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다. 선배들이 ‘나는 연봉 얼마 밑으로는 절대 안 간다.´고 얘기하면 속물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1월 김씨는 연봉 2000만원대 초반으로 돈은 좀 적게 받지만,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중소 IT업체에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딛었다. “점점 돈만 중시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죠. 일은 별로 하지 않고도 연봉을 많이 받는 이들을 보면 짜증이 나고 굳이 야근까지 해야 될 상황도 아닌데 야근비를 챙기려고 회사에 남게 되고요.1년 만에 만난 친구에게 고작 ‘넌 연봉 얼마 받냐.´고 하는 내 모습에 흠칫 놀라기도 해요.” ●‘분위기남(男)´, 회식계의 별이 되다. 건설회사 3년차 조모(32)씨는 조용한 성격에 클래식과 와인을 즐기는 우아한(?) 남자였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클래식을 들으며 독서에 빠져드는 ‘분위기남´이 아니다. 부단한 체력관리로 언제나 3∼4차까지 함께하는 ‘회식계의 신성´이 됐다. 건설회사의 특성상 과도한 남자다움을 요구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첫 부서 회식에서 겪은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무렇지 않은 듯 소주를 맥주잔에 부어 단박에 들이키는 모습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 많은 술이 다 어디로 들어가는지.2∼3차 쯤이면 배가 부를 법도 하건만 노래방에서도 선배들은 끝없이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술)을 들이부었다. 그렇게 마신 다음 날에도 멀쩡하게 출근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경의의 대상이었다. 그때부터 조씨도 체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회식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셨더라도 다음날 새벽이면 피트니스 클럽에서 열심히 땀을 뺀다. 술 앞에 무너지는 약한 조대리가 되지 않기 위해. 공기업 2년차인 신모(27·여)씨는 대학 때만 해도 활달한 성격에 넘치는 장난기를 주체하지 못해 ‘똘´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엄격하고 보수적인 분위기로 정평이 난 회사에 입사한지 2년 만에 신씨는 확 달라졌다. 늘 재치있고 웃음이 많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며 인기를 누려온 그였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회사 안에서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게 됐다. 발단은 입사 직후 다른 부서에서 교육 받던 동기와 수다를 떨다가 선배에게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난 것이었다. 그 뒤 출근 인사와 동시에 퇴근 때까지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얼마나 입을 꾹 다물고 있었는지 입냄새가 날 정도. 회사에서의 사정을 하소연했더니 묵묵히 듣던 아버지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말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회사 분위기에 맞추다 보니 이제는 주변 사람이 신씨를 ‘맏며느리´로 부를 정도라고 한다.“새로 들어온 후배들의 군기 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해요.”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숭례문 불… 누각 전소

    숭례문 불… 누각 전소

    대한민국 문화재의 자존심인 국보 1호 숭례문이 10일 밤 화재로 사실상 전소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 이 발생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8시50분쯤 남대문 경찰서 교통초소 근무자가 교통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화재를 포착해 보고했으며,9시쯤 소방차 60대와 소방관 190여명이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기 진압 실패로 숭례문 2층 누각과 지붕이 전소되고 1층 지붕의 중간부분이 붕괴되는 등 구조물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특히 ‘숭례문’ 현판이 불에 타는 것을 막기 위해 톱으로 잘라내는 과정에서 소방관의 실수로 현판이 바닥으로 떨어져 일부가 훼손됐다. 소방 관계자는 “문화재 훼손의 위험 때문에 화재 초기에 적극적으로 진압에 나서지 못해 불이 커졌다.”면셔 초기진압 실패를 시인했다. 화재 원인과 관련, 이 관계자는 “2층 누각 아래에 설치된 조명등 과열이나 누전에 의한 발화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남대문 경찰서 관계자는 “노숙자 1명이 숭례문에 들어갔다는 택시기사의 제보가 있어 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서측은 이날 밤 10시쯤 서울역 인근에서 방화 용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이모(53)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였으나 이씨가 만취 상태여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보 1호 숭례문은 1962년 국보 1호로 지정됐으며 서울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조선 태조 7년(1398년)에 완성됐다. 현재의 건물은 세종 29년(1447년) 고쳐 지은 것이다. 1961~63년에 해체복원된 뒤 불이 나기는 처음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국보 1호’ 숭례문 전소…완전 붕괴

    국민들은 경악하고 분노했다.600년 넘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 없어지는데 5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특히 밤 11시쯤까지만 해도 진화되는 듯해 안심하고 잠을 청했던 국민들은 다음날인 11일 아침에 모두 불타버린 숭례문의 흉한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목조 문화재가 화재 위험에 드러나 있다는 우려가 몇차례 지적돼 왔지만, 국보 1호를 보호하려는 대책과 매뉴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는 대책없이 개방에만 열을 올렸고, 지방자치단체의 체계적인 화재 진화 대응책은 없었다. 숭례문은 야간과 휴일에 무방비 상태였고, 소방당국은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서야 화재 발생사실을 파악했다. 소방당국은 방수처리된 목조 국보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발화지점이 아닌 엉뚱한 곳에 물을 뿌려댔다. ●현장서 라이터 방화범 추적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연 발화가 아닌 방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남대문서와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소방방재청, 중부소방서, 서울시청,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팀은 이날 낮 화재 현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숭례문 1층에서 라이터 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 라이터가 방화에 사용된 범행 도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119에 가장 먼저 신고했던 택시기사 이모(44)씨는 “50대로 보이는 남성이 쇼핑백을 들고 숭례문에 올라간 지 3∼4분이 지나서 불꽃과 함께 연기가 솟아올랐다.”고 말했다. ●CCTV에 잡힌 용의자는 없어 경찰은 방화 용의자로 의심되는 50대 남성을 자신의 택시에 태웠다고 주장하는 개인택시 기사 이모(49)씨를 불러 용의자의 인상착의 등을 캐물었다. 하지만 숭례문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는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숭례문 CCTV 4대 중 1대는 후문 방향으로, 또 1대는 숭례문 안쪽 방향으로, 나머지 2대는 정면 방향으로 각각 설치돼 있어 방화 용의자가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계단과 발화 지점인 2층 누각이 찍히지 않았다. 경찰은 관할 구청 및 무인경비업체인 KT텔레캅의 관리ㆍ감독 소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도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주태) 산하에 특별수사반을 편성, 화재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글 / 서울신문 임일영·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영상 / 손진호기자·김상인VJ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4600만명 ‘설’레는 대이동

    대이동이 시작됐다. 닷새 동안의 설 연휴를 고향과 해외에서 보내려는 사람들로 5일 전국의 고속도로와 기차역, 공항은 오후 늦게까지 붐볐다. 정부는 연휴 동안 4684만명, 하루 평균 669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역과 용산역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귀성객으로 붐볐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했지만, 혹시나 입석표 등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매표창구마다 50∼60명씩 진을 치고 기다렸다. 한국철도공사는 설 연휴 기간에 286만명이 철도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11일까지 KTX를 하루 평균 15회씩, 일반 기차는 34회씩 추가 투입, 평소보다 11% 많은 5614량의 열차를 운행키로 했다. 경부·서해안·영동 고속도로 등은 낮 12시쯤부터 서울을 빠져 나가는 차량이 서서히 늘어나면서 정체가 시작됐다. 특히 6일 새벽 귀성차량이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고향길을 서두르면서 오후 7∼9시까지 전국 고속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37만 9000여대가 서울을 빠져 나갔고,26만 4000여대가 서울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려는 이들과 귀성객으로 공항도 하루종일 북적거렸다. 인천공항을 통해 이날 하루 4만 2000여명이 출국했고,3500여명이 귀성길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10일 연휴기간에 모두 20만여명이 출국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는 하루 평균 4만 1710명꼴로 지난해 설 연휴(2월 17∼19일)에 비해 20% 가량 늘어난 수치다. 또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서도 2만 3000여명이 귀성길에 올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내기 바둑서 3억원 잃어…” 감금·고문 혐의 납치범 구속

    서울 중부경찰서는 5일 내기 바둑으로 3억원을 잃자 돈을 뜯어내기 위해 같은 기원에 다니는 건설업자를 납치·감금하고 고문까지 가한 이모(49)씨를 강도상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5시쯤 경기 수원시 H기원에서 건설업자 최모(57)씨를 차에 태워 납치하고 현금 67만원과 신용카드 2개 등을 빼앗은 뒤 6일 동안 모텔에 감금한 채 “3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로스쿨 예비인가 확정] 탈락大“추가선정 운운은 미봉책”

    4일 교육부의 발표로 로스쿨 추가 선정 가능성의 문은 열렸지만 탈락 대학들은 “갈등을 덮으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반발의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정원이 마음에 차지 않는 대학들도 불만을 드러냈다. 단국대는 탈락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권기홍 총장은 이날 총장직을 사퇴했다. 이 대학 법학과 교수와 동문 변호사 100여명은 예비인가의 부당성과 불법성을 지적하며 행정법원에 ‘법학전문대학원 예비불인가처분 취소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5일에는 국무총리실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행정심판을 낼 계획이다. 김석현 법대학장은 “새 정부가 다시 공정하게 선정하면 우리 대학이 꼭 포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청와대가 추가선정 대학으로 ‘집착’했던 경상대 김영복 기획처장은 “강원대나 제주대가 소외된 지역의 대학으로 분류돼 처음부터 별도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상대는 그런 배려에서도 소외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서울행정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낸 조선대 김춘환 법대학장은 “현 교육부장관이 9월까지 장관직을 유지할 것도 아닌데 추가선정 가능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동국대의 김봉현 홍보실장은 “9월에 조정 혹은 추가배정을 한다고 하지만 그때도 지역안배를 한다는 것인데 사실상 동국대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들도 제각각의 이유로 반발했다. 연세대 홍복기 법대학장은 “총정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갈등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화여대 김문현 법대학장은 “법조인 선발규모를 늘리지 않은 채 로스쿨 입학정원만 두고 경쟁하는 것은 대학에 불필요한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하경효 법대학장은 “이번 갈등은 지역균형을 맞추려는 데 문제가 있었다.”면서 “차라리 일본처럼 법대학부와 로스쿨을 병행하면서 시험하는 기간을 두면 좋았을 텐데 이 정부에서 끝낸다는 목표로 무리하게 일을 진행한 것 같다.”고 혹평했다. 서강대 장덕조 법대학장 대행은 “예비인가 대학 가운데는 납득할 수 없는 수치도 있는 만큼 우리 대학도 준비상황에 맞게 추가 배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일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인권위 상임위원 문경란씨

    인권위 상임위원 문경란씨

    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문경란(48·여)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여성전문기자를 상임위원(차관급)으로 임명했다. 문 위원은 지난해 12월 임기가 끝난 김호준 전 상임위원의 공석을 메우게 되며, 한나라당 추천으로 임명됐다. 문 위원은 경인일보와 중앙일보 기자,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객원연구원, 여성부 여성정책자문위원, 한국여기자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가 문 위원의 남편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질병진단 정확도 높인 바이오칩 개발 성공

    질병진단 정확도 높인 바이오칩 개발 성공

    동국대는 3일 나노바이오진단 국가지정연구실 연구책임자인 김소연(37·여·화학과) 교수가 질병진단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새로운 바이오칩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개발한 진단기술은 단백질 칩의 정확도와 민감도를 향상시킴으로써 질병감염 여부를 잘못 판단하는 ‘위양성(僞陽性)’을 줄인 신기술이다. 기존 진단기술은 에이즈바이러스(HIV) 검사 등에서 비감염자가 마치 바이러스에 걸린 것처럼 오인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큰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새 진단기술은 기존 진단기술과 달리 매우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짧은 시간 안에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향후 휴대용 의료기기는 물론 환경유해물질 검사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나노와 바이오 기술을 통해 질병의 조기진단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체내에서 실시간으로 몸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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