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임일영
    2025-08-23
    검색기록 지우기
  • 문소영
    2025-08-23
    검색기록 지우기
  • mbc 사장
    2025-08-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660
  • [프로야구 2009] 가을야구 누가 할까

    [프로야구 2009] 가을야구 누가 할까

    반환점을 돈 지 오래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전체 일정의 66.5%를 소화했다. 하지만 ‘가을야구’의 주인공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위 SK와 5위 삼성의 승차는 5.5경기. 무승부를 패로 간주하는 올시즌 승률계산법을 적용한 실질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이같은 대혼전은 현대-두산-삼성-KIA 순으로 2경기 이내의 초접전을 벌인 2004년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처음이다. 이른바 5강팀의 아킬레스건과 후반기 변수를 점검해 보았다. ●SK 중심타선 침묵 SK의 골칫거리는 중심타선이다. 박정권(타율 .282 15홈런 46타점)을 빼면 제 몫을 한 선수가 없다. 7월 4승12패로 부진했던 것도 타선 탓이 크다. 득점권 타율은 .242로 8개 구단 가운데 꼴찌. 잔루는 736개로 가장 많았다. 키플레이어는 투수 게리 글로버와 가도쿠라 겐이다. 글로버는 전반기 막판 3연패, 가도쿠라는 마지막 5경기 평균자책점이 7.62로 부진했다. ●두산 선발진 무기력 두산은 선발진 붕괴를 불펜으로 버텨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비율은 19.6%로 8개 구단 최저다. 후반기는 ‘돌아온 부상병’들의 활약에 달려 있다. 최근 1군에 합류한 김선우는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 선발 출격한다. 우완 선발요원 정재훈과 좌완 불펜요원 진야곱도 8월 초 복귀를 목표로 2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 최희섭 슬럼프 최강 선발진을 구축한 KIA는 선두까지 넘볼 태세다.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김원섭이 복귀해 득점 찬스가 눈에 띄게 늘 전망이다. 6·7월 슬럼프를 겪었던 최희섭의 부활이 관건이다. 최희섭은 4·5월 7개씩의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6·7월에는 1개씩에 그쳤다. 마무리는 조범현 감독의 최대 고민. 한기주 대신 서재응이 유동훈과 함께 뒷문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롯데 선발진 부진 7월 13승4패로 상승세를 탔던 롯데 역시 두 해 연속 가을잔치를 꿈꾸고 있다. 타선은 흠잡을 데가 없다. 퇴출 논란에 휩싸였던 카림 가르시아마저 부활했다. 문제는 선발이다. 맏형 손민한은 어깨 회전근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 3경기 연속 완봉승 이후 2경기 연속 난타당했던 에이스 송승준의 부진이 일시적인지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 소방수 과부하 삼성도 7월 12승4패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불펜이 변수다. 마무리 오승환은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선발과 롱릴리프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스윙맨 안지만도 어깨부상으로 시즌 아웃. 홀드 1·2위인 좌완 권혁과 우완 정현욱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게 당연하다. 변수는 새 용병 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배영수의 구위 회복에 달려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2009]새끼호랑이 겸손하기도 하지

    이제 겨우 열아홉. 뽀얀 피부에 젖살이 덜 빠진 듯한 귀여운 얼굴만 보면 영락없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투지와 말 한마디, 한마디를 듣다 보면 새내기 같지 않다. 광주 누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더니 이젠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아기호랑이’ 안치홍(19·KIA)이 주인공이다. 그가 ‘대형사고’를 쳤다. 고졸 신인으로는 최초로 팬투표에 의해 올스타전 베스트 10에 뽑혔던 그는 25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SK 고효준에게 투런홈런을 빼앗아 ‘미스터올스타(MVP)’에 뽑혔다. 역대 최연소 미스터올스타로 야구사에 족적을 남겼다. 또 그의 홈런은 역대 올스타전 최연소 홈런(19세23일) 신기록. 종전은 이승엽(당시 삼성)이 1997년 기록한 20세10개월20일. 안치홍의 미스터올스타 경쟁상대는 공교롭게도 아버지뻘인 이종범(39)이었다. 3안타를 몰아친 이종범은 9표차로 후배에게 미스터올스타를 내줬다. 부상으로 승용차(포르테 쿱)를 받은 안치홍은 “면허는 있었는데 차가 없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신인왕도 욕심 나지만 팀 성적이 나빠질 수도 있기에 그런 생각은 전반기를 마치면서 접었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웨스턴리그(KIA 한화 히어로즈 LG)가 이스턴리그(SK 두산 삼성 롯데)에 7-3으로 승리, 올스타전 5연패를 끊었다. 홈런레이스에선 롯데 이대호가 최희섭(KIA)을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빛고을 ★도 갈매기 몫?

    롯데 선수들은 유독 올스타전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프로야구 첫해인 1982년 김용희가 ‘미스터올스타(MVP)’에 뽑힌 것을 시작으로 27번의 올스타전 가운데 11번이 롯데의 몫. 또 두 번씩 미스터올스타에 뽑힌 김용희와 박정태, 정수근, 이대호 등 4명 모두 롯데 선수들이다. 최근들어 강세는 더 두드러졌다. 지난 5년 동안 정수근과 이대호가 나란히 두 번씩 미스터올스타에 뽑혔다. 2006년 미스터올스타인 홍성흔도 이젠 ‘갈매기’가 됐다. 1998년 이후 11년 만에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25일)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롯데=미스터올스타’의 공식이 이어질지 여부다. 가능성은 다분하다. 롯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 덕에 이스턴리그에서 김주찬(1루), 조성환(2루), 이대호(3루), 박기혁(유격수), 카림 가르시아(외야수), 홍성흔 (지명타자) 등 6명이 야수로 선발 출전한다. 사상 첫 미스터올스타 3회 수상에 도전하는 이대호는 최근 5경기에서 3홈런 13타점을 몰아칠 만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강력한 대항마는 홈팬의 지지를 업은 KIA 선수들. KIA 선수들은 광주에서 주중 3연전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해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웨스턴리그 베스트10에는 KIA 선수들이 6명이나 포함돼 있다. 두둑한 배짱을 지닌 선발투수 윤석민이나 2003년 미스터올스타 이종범(외야수), 사상 첫 고졸 베스트 10에 뽑힌 안치홍(2루) 등이 MVP를 노려볼 만하다. 올스타전의 또다른 재미는 홈런레이스. 양팀에서 4명씩 타석에 들어서 7아웃이 될 때까지 홈런 수를 따져 상위 2명이 결승에 오른다. 결승(10아웃)은 올스타전 5회말이 끝난 뒤 열린다. 역대 홈런레이스에서는 양준혁(삼성)과 박재홍(SK)이 3번씩 우승했지만, 이들은 나오지 않는다. 이범호(한화), 이대호(롯데), 김현수, 김동주(이상 두산), 최희섭(KIA), 황재균(히어로즈), 박용택(LG), 강봉규(삼성) 등 토종스타 8명이 나선다. 18홈런으로 홈런부문 공동 3위에 포진한 이대호·이범호와 17홈런을 때린 김현수가 우승 후보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레이스에 출전했던 최희섭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2군 올스타전 MVP KIA 이명환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2군 올스타전 MVP KIA 이명환

    프로야구 퓨처스(2군) 올스타전이 열린 지난 19일 춘천 의암구장. 5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너무 긴장했을까. 홈런레이스에서 5아웃을 당할 때까지 2개밖에 넘기지 못했다. 본 경기에서도 4번째 타석까지 범타와 볼넷으로 헛손질. 하지만 9회초 2아웃 주자 1루의 마지막 기회가 왔다. 놓치지 않고 배트를 휘둘렀다. 쐐기 투런홈런 한 방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야구인생 9회말 2아웃 찬스를 기다리는 KIA의 신고선수 이명환(24)이다. ●졸업반 징크스… 험난한 취업의 길 처음 방망이를 잡은 때는 대구 율하초교 5학년. ‘야구부원 모집’ 포스터를 본 소년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학원 하나 더 다닌다는 정도로 생각했던 소년은 부모를 설득했다. 물론 ‘재미’로 시작한 운동이 ‘생활’이 되자 버거워 했다. 중학교에 올라간 뒤론 몇 번이나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구멍가게와 식당 등을 꾸려 뒷바라지하는 부모에게 포기하겠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대구고에 진학한 뒤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잘 하는 애들 위주로만 돌아가더라고요. ‘야구, 너 한번 이겨 보겠다.’는 생각으로 야간 개인운동을 시작했어요. 그 습관이 지금까지 계속됐죠.” 꾸준했지만 눈에 확 띄지는 못했다. 3학년 때 대통령배에서 첫 우승을 맛봤다. 5번타자로 한몫을 했다. 하지만 프로 스카우트의 눈에 들지 못했다. 2004년 고향팀 삼성의 선택(1차지명)은 대구고 동기이자 4번타자였던 박석민이었다. 한양대에 진학했지만 안 좋은 소문이 돌았다. ‘실력은 안 되는데 돈을 썼다.’는 식. “터무니없는 얘기에 속이 상했죠. 부모님 심정은 말도 못했고요. 보란 듯이 잘 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전통의 명문이지만 당시 한양대는 고만고만한 팀. 더군다나 가장 중요한 졸업반 때 부진했다. 결국 신인드래프트(2차지명)에서 또 외면받았다. 야구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일본독립리그 입단테스트를 봤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KIA와 경찰청 테스트도 봤다. 천만다행 KIA에서 합격통보가 날아 왔다. 연봉 1800만원짜리 ‘신고선수(연습생)’지만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서바이벌게임… 살아남아야 한다 지난해 신고선수로 KIA에 입단한 선수는 5명. 1년새 3명이 옷을 벗었다. 구단 통보를 받으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게 신고선수의 운명. 살아 남기 위해 죽도록 연습했다. 첫해에는 드문드문 대타로 나서 타율. 219에 3홈런 14타점을 올렸다.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 훈련 때 왼쪽 손목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퇴출 명단에 오를까봐 티도 못 냈다. “주먹도 못 쥘 만큼 아팠어요. 거의 깁스 수준으로 테이핑을 했죠. 코치님이 ‘넌 테이핑 값 따로 내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연습벌레의 노력이 통한 걸까. 올들어 KIA 2군의 4번타자로 선발출전하는 일이 늘었다. 3할에 육박하는 타율(.299)에 9홈런 26타점. 파워만큼은 1군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김상현 못지않다는 평가다. 선구안과 외야 수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앞서 2군 올스타전 MVP가 됐던 채태인(삼성)과 전준우(롯데)처럼 1군에 올라갈 날을 꿈꿀 법하다. “(올스타에 뽑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MVP가 되니 부담은 있죠. 하지만 채태인 선배나 준우와 저는 달라요. 지금 1군에 가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어요.”라고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언제까지 1군에 올라가야겠다는 식의 목표는 없어요. 노력하다 보면 찬스가 한 번쯤은 오겠죠. 물론 그땐 절대 놓치지 않을 거예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면서 주말 대구 원정 때 집에 들러 MVP 부상으로 받은 상품권을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했다. 뚝심과 열정으로 꿈을 키워 온 그가 1군무대에서 활짝 웃을 날을 기다려 본다. 글 사진 광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명환은 누구 ▲출생 1985년 4월26일 대구 ▲가족 이상호(56)씨와 최춘자(53)씨의 2남 중 막내 ▲학력 대구 율하초-성광중-대구고-한양대 ▲경력 2002년 화랑기고교대회 홈런·타점왕. 2003년 대붕기고교대회 타격·타점·홈런왕 ▲별명 기봉이(이유는 자신도 모른다고) ▲체격 188㎝, 94㎏ ▲포지션 좌익수(우투우타) ▲연봉 2000만원 ▲절친 고교 동기로 2군에서 한솥밥 먹는 박진영(내야수) ▲취미 요리(찜닭 정도는 거뜬. 레시피만 있으면 웬만한 요리는 척척)
  • [프로야구] 곰 ‘완봉 사나이’ 박살내다

    [프로야구] 곰 ‘완봉 사나이’ 박살내다

    두산은 롯데 에이스 송승준만 만나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2007년 8월12일 이후 6연패. 더군다나 올여름 송승준은 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지난달 28일 한화전부터 3경기 연속 완봉승을 내달린 것. 노장 손민한의 뒤를 이을 롯데 에이스로 발돋움한 송승준은 분명 두산에 버거운 상대였다. 다만 너무 무리한 탓일까. 4경기 연속 완봉에 도전했던 16일 한화전에서 7회 2사까지 5점을 내준 뒤 승패 없이 물러나며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22일 프로야구 잠실 두산-롯데전. 두산 타자들은 1회부터 송승준의 공을 배팅볼 받아치듯 편안하게 두들겼다. 1회 고영민과 김동주의 솔로홈런은 시작에 불과했다. 2-1로 앞선 2회 1사 만루에서 고영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보탰다. 이어 3번 김현수가 우측담장을 살짝 넘기는 120m짜리 만루홈런(개인통산 2호)을 뿜어냈다. 3회에는 임재철이 그로기 상태에 빠져 있던 송승준에게 투런홈런을 날렸다. 결국 송승준은 3이닝 동안 홈런 4방을 두들겨 맞고 9점(9자책)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1경기 4개의 피홈런과 9실점 모두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 송승준 야구 인생에 가장 뼈아픈 날이었던 셈이다. 두산이 10-3, 완승을 거두며 선두를 고수했다. 롯데의 연승행진은 ‘8’에서 끝났다. 또 5월3일 두산전 이후 계속된 송승준의 연승도 ‘9’에서 멈췄다. 최근 11경기에서 1승10패로 부진했던 2위 SK는 모처럼 투타의 완벽한 균형을 앞세워 한화를 7-2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SK는 1회말 이호준의 3점홈런 등으로 5점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마운드에선 고교생처럼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에이스 김광현이 8이닝 동안 4안타 1볼넷만을 내주면서 1실점으로 역투했다. 21번째 생일을 맞은 김광현은 12승(2패)을 챙겨 다승 선두를 질주했다. 평균자책점도 2.59로 낮춰 역시 선두를 지켰다. 3위 KIA는 LG를 맞아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연장전으로 들어설 조짐이 두드러진 9회말 2아웃에서 고졸 루키 안치홍이 우중간 3루타를 때린 뒤 정찬헌의 폭투로 홈을 밟은 것. 끝내기 폭투는 올 시즌 처음(통산 19호). 히어로즈는 클리프 브룸바의 2점포(24호) 등 홈런 3방을 몰아쳐 삼성을 10-3으로 뉘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거취문제 부담 덜어 올 시즌에 전념할것”

    올시즌 프로야구 삼성과 계약기간이 끝나는 선동열(46) 감독이 내년 이후에도 대구에 남는다. 올스타전에 즈음해 감독을 해임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재계약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20일 선 감독과 재계약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기간과 조건은 시즌 뒤 논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5년이 될 전망. 2004년 수석코치로 삼성에 발을 디딘 선 감독은 그해 말 5년 간 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15억원에 감독으로 계약했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뒤 2007년부터 연봉이 3억 5000만원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김재박 감독이 2006년 말 LG와 3년 계약하면서 3억 5000만원을 받은 데 대해 삼성이 선 감독의 자존심을 세워 준 것. 선 감독은 치밀한 마운드 운용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07~08년에도 약화된 전력을 딛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블루칩’으로 꼽히는 선 감독의 거취를 놓고 그동안 온갖 소문이 나돌았다. 수도권 A구단 등 특정 구단 이동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삼성 수뇌부로선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데다 지도력까지 검증받은 선 감독에 대한 소문을 일찌감치 잠재울 필요성을 느낀 셈. 지난해부터 시작된 리빌딩 작업을 성공적으로 끝낼 적임자라는 판단도 한 몫을 했다. 이에 따라 ‘선동열발 후폭풍’도 잠잠해질 전망이다. 올해까지 KIA 조범현, LG 김재박, 한화 김인식, 롯데 로이스터(2+1계약) 감독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선 감독의 거취와 맞물려 연쇄이동설이 나왔지만 동력을 잃었다. 선 감독은 “19일 김응용 사장, 김재하 단장과 저녁 식사 중 재계약 요청을 받고 깜짝 놀랐다. 그간의 성과를 인정해 줬고 시즌 중 처음 현직 감독에게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몰랐는데 부담이 사라져 올 시즌에 전념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윤동식 10개월만에 복귀

    ‘백전노장’ 윤동식(팀윤·37·183㎝ 84㎏)이 10개월 만에 4각의 링으로 돌아온다. 많은 국내 아마추어 엘리트 선수들이 일본 종합격투기에 진출했지만 끊임없이 링 위에 서는 것은 그뿐이다. 퀸튼 람페이지 잭슨(미국) 같은 톱클래스 파이터와도 맞붙었다. 2005년 종합격투기로 전향한 뒤 어느새 10전(4승6패)을 쌓았다. 윤동식은 20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드림 10’ 미들급 원매치에 출전해 제시 테일러(26·미국)와 대결을 벌인다. 그가 공식경기에 서는 것은 지난해 9월23일 드림6 미들급 그랑프리 리저브매치에서 앤드루스 나카하라(미국)에게 패한 이후 처음. 2007년부터 2008년 초까지 4연승을 질주하면서 ‘암바대마왕’이란 별명까지 얻었지만 최근 2연패로 주춤했던 터라 어느 때보다 승리에 목마르다. 윤동식은 지난 4월 ‘드림 8’에 출전하려 했지만 목부상 탓에 무산됐다.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186㎝ 84㎏의 탄탄한 체구를 지닌 전형적인 레슬러 테일러는 2006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뒤 11승3패의 전적을 갖췄다. 미국 종합격투기 UFC가 주최하는 리얼리티 TV쇼 형식의 신인선수 육성프로그램 ‘TUF 7’ 결승까지 올랐던 만만치 않은 실력자다. 윤동식은 주최측과의 인터뷰에서 “두 번 연속 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이기고 싶다.”면서 “지난 4월에는 경추를 다쳐 팔까지 저린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괜찮다. 10개월 동안 타격 연습에 힘을 써왔다. 이번에 그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반면 테일러는 “윤동식이 암바를 잘한다고 알고 있다.”면서 “타격전도 자신있고 그라운드도 할 수 있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바닥서 다시 시작… 한걸음씩 오르겠다”

    “바닥서 다시 시작… 한걸음씩 오르겠다”

    “아직 죽지 않았다. 여자 프로(농구)에서 챔프까지 갔었다. 잃을 것을 다 잃었으니 바닥에서 시작, 최고까지 간 뒤 은퇴하겠다.” 이영주(43) 군산고 코치. 아직은 코치(고교에선 감독에 해당) 직함이 낯설다. 2년여의 야인 생활을 끝내고 코트로 복귀한 뒤 첫 전국대회인 종별선수권(제주)에 나선 이 코치의 말에선 굳은 결의가 묻어났다. ●야인 생활 2년여만에 코트로 이영주는 농구팬에겐 낯익은 이름이다. 체력과 정신력, 투지를 앞세우면서도 기술적으로 완성된 ‘예쁜 농구’를 펼쳤다. 신한은행을 창단 2년여 만에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승부사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7년 7월 재계약을 앞두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농구판을 떠났다. 음해성 루머에 휩쓸렸던 것.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닌 것은 알지만….”이라면서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2년여의 ‘백수’ 생활을 하던 그에게 5월 모교 군산고에서 도와달라고 했다. “‘아무리 배고파도 남의 밥그릇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고사했다. 하지만 고교 은사인 최홍묵 군산시농구협회장의 간곡한 설득을 외면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2주간의 고민 끝에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자. 모교에서….”라는 마음으로 가족을 떠나 군산행 버스에 올랐다. 5월1일 팀을 맡은 뒤 전국체전 지역예선을 겸해 전주고와 두 차례 붙었다. 명장 아래 약졸은 없었다던가. 모두 군산고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14일에는 부임 뒤 첫 전국대회 경기를 치렀다. 천안 쌍용고를 상대로 20점차 이상 이겼다. 이 코치는 “전력은 불안하지만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아이들도 4강이면 만족한다는 나약한 생각이었지만 이젠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르치는 게 천직이란 생각 들어” 인생의 굴곡이 심한 이 감독이 고교팀을 맡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997년 은퇴를 해 단대부고 코치를 맡았다. 부임 두 달 만에 종별선수권 준우승을 이끌며 성공적인 데뷔. 그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셈이다. 그는 “가르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천직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다. 금방 느는 게 보인다. 프로에선 못 느꼈던 재미”라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S 돋보기]KBL, 김승현 문건 공개하라

    ‘이면계약 논란’을 빚은 프로농구 오리온스와 김승현의 줄다리기가 억지스럽게 일단락될 조짐이다. “끝까지 파헤치겠다.”며 목청을 높였던 한국농구연맹(KBL)도 수위 조절에 나선 양상이다. KBL 전육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뒷돈 관행을 철저히 조사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김승현과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이 “KBL의 조정안에 따르기로 했다. 이면계약서는 없었다.”고 말하자 스탠스가 달라졌다. 전 총재는 “이면계약서라는 문건의 공개는 적절하지 않다. 재판을 공개한다고 문건까지 다 공개하는거 봤나.”라며 선을 그은 것. KBL 김원섭 대변인도 14일 “이면계약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지만 문건 공개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KBL의 ‘원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입장 표명에는 문제가 있다. 2002년 KBL 재정위원회는 서장훈(당시 삼성)이 1998년 SK 입단 때 받은 광고모델료 17억 5000만원 중 10억원만을 모델료로 인정하고 나머지 7억 5000만원은 ‘뒷돈’으로 판단했다. 서장훈에게 제재금 1200만원과 함께 7억 5000만원을 반납하도록 했고, 구단에는 7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반납은 흐지부지됐다. 소송으로 번지면 서장훈의 승소가 확실하다는 법적 자문 때문이었다. KBL의 권위만 우스워진 꼴이었다. 98년 SK에 광고모델료를 통한 ‘서장훈 몸값 해법’을 충고한 주체가 KBL 관계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KBL은 뒷돈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관련 제도를 확실히 정비해야 했다. 하지만 얼기설기 넘어가 결국 이번 파문을 낳았다. 한 관계자는 “2007년 자정결의에 나섰을 때 6개구단이 ‘뒷돈’을 털고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오리온스가 그때 안 했는지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그냥 넘어가기엔 민망한 사건이 됐다. 판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KBL이 일정부분 (이면계약) 문건을 공개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혹을 풀 방법은 하나뿐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이면계약서로 추정되는 문건을 공개하는 것이다. KBL의 결단이 요구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승현·오리온스 ‘막장 드라마’

    김승현·오리온스 ‘막장 드라마’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다. 팬과 동업자는 안중에도 없다. 이면계약 논란을 빚었던 프로농구 오리온스와 김승현(31)의 무책임한 행동과 발언으로 농구판이 멍들고 있다. 전육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는 31일 서울 방이동 LG체육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승현 건은 단순히 연봉조정에 대한 불복이 아니라 불법적인 이면계약이 더 큰 문제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김승현의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며 진상 규명 의지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30일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연봉협상에 실패하면서 비롯됐다. KBL에 따르면 구단은 6억원, 김승현은 7억 2000만원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연봉조정신청을 했다. 8일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승현의 보수를 구단 제시액인 6억원으로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김승현은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더군다나 소문으로 나돌던 ‘이면계약 문건’을 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에선 5년간 52억 50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왔다. 농구판 전체가 소용돌이쳤다. 전 총재가 전례없이 단호한 의지를 밝힌 배경이다. 하지만 커미셔너의 권위가 무너지기까지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심용섭 오리온스 단장과 김승현이 전 총재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KBL 재정위원회의 결정대로 6억원에 합의했다. 이면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 김승현은 “심려를 끼쳐서 송구스럽다. 농구선수로서 이런 행동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건 코트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 단장은 “(2006년 당시) 이면계약서는 없었다. 본봉과 인센티브 등 권리와 의무가 있는 한 장뿐”이라고 말했다. 한 술 더 떠 “사사건건 계약내용을 까발릴 필요는 없지 않냐.”며 의문을 일축했다. ‘우리끼리 합의했으니 없던 일로 하자.’는 격이다. 오리온스와 김승현의 돌출행동은 시점이 의외일 뿐, 예정된 수순이다. 이면계약이 사실이라면 김승현이 토해내야 할 돈은 15억원 이상. 연봉조정안에 끝까지 불복할 경우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도 어렵다. 오리온스도 계약파기에 따른 민사소송은 물론 그룹 이미지의 추락은 불보듯 훤하다. 파국이 눈앞에 다가오자 ‘이성’이 뒤늦게 발동한 셈이다. 공은 KBL로 넘어왔다. 전 총재는 심 단장과 김승현이 나타나기 전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원만히 타협하더라도 이면계약 문제는 계속 추궁할 것이다. 조사에 착수했고 규정에 따라 엄중처벌할 것이다. 연봉 타협이 정상참작으로 직결될 성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깜짝 발표 뒤 “사실관계가 달라졌다. 어떻게 할지 직답하기 어렵다.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예단하기 어렵다.”며 수위를 낮췄다. 심 단장은 지난해 전 총재가 새 커미셔너로 추대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의 룰’을 내팽개친 이들에 대해 KBL이 진실을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끝까지 물을지 지켜볼 일이다. 임일영 조은지기자 argus@seoul.co.kr
  • [베오그라드 여름유니버시아드] 정두희 접영 50m·100m 한국新

    한국 유도의 대표 브랜드 왕기춘(용인대)이 제25회 베오그라드 여름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메쳤다. 왕기춘은 10일 베오그라드 페어홀3에서 열린 유도 73㎏급 결승에서 지도 3개를 받은 웅바리 아틸라(헝가리)를 꺾고 대회 유도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새달 네덜란드 로테르담 세계선수권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왕기춘으로선 확실하게 컨디션 점검을 마친 셈이다. ‘기록제조기’로 떠오른 수영의 정두희(초당대)는 접영 50m에 이어 접영 100m에서도 하루 동안 한국신기록 2개를 작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한국신기록 4개 모두 정두희의 몫이다. 정두희는 SC타슈마이던에서 열린 남자 접영 100m 예선에서 한국기록을 0.32초 앞당긴 52초88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준결승에선 이보다 0.19초 빠른 52초69에 레이스를 끝내 6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10일 현재 금 12, 은 7, 동 10개로 일본(금 12, 은 11, 동 20)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1위는 중국(금 15, 은 18, 동 13). 임일영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그 이름 송~승·승·승준!

    [프로야구] 그 이름 송~승·승·승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히어로즈전. 9회말 2사 뒤 히어로즈 이숭용의 타구가 외야 높이 떠올랐다. 좌익수의 글러브로 공이 빨려들어간 순간 마운드에 있던 롯데 선발 송승준(29)은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오른발 엄지 발톱이 웃자라서 살을 파고드는 탓에 매 경기 등판을 앞두고 생살에 침을 꽂아 죽은 피를 빼내는 고통도 이 순간은 잊었다. ‘제 2의 홈’이나 다름없이 목동을 점령한 부산 갈매기들은 축제의 한마당을 열었다.  송승준이 프로야구 14년 만에 3경기 연속 완봉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히어로즈를 상대로 9이닝 동안 119개의 공을던지면서 안타 3개와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준 것이 전부. 3-0, 팀의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3연속 완봉은 하기룡(MBC·1982년)과 이상군(빙그레) 선동열(해태·이상 86년) 김상진(OB·95년) 등 4명뿐.  송승준은 히어로즈전 징크스도 씻어 냈다. 2007년 국내로 유턴한 뒤 히어로즈(전 신인 현대 포함)를 상대로 11경기에 나섰지만 4패만을 기록 중이었다. 또 올시즌 3연패 뒤 9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9승(3패)으로 이현승(히어로즈)과 함께 다승부문 공동 4위. 연속이닝 무실점도 ‘30’으로 늘렸다.  송승준은 “꿈같다. 이런 기록을 내가 달성할지 정말 몰랐다. 아까 전광판을 보니 (4위) 삼성이 이기고 있더라.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너무 정신이 없어서 언제 고비였는지도 모르겠다. 투구수가 많았는데 감독·코치님이 기록을 세우도록 배려해 준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초반부터 송승준의 피칭은 완벽에 가까웠다. 5회까지 2안타 무실점의 완벽투. 맞상대인 히어로즈 이현승도 만만치 않았다. 5회까지 1안타 무실점. 균형은 6회에 허물어졌다. 1사 1·2루에서 지명타자 홍성흔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을 쏘아 올린 것. 8회가 최대 고비였다. 선두황재 균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투구수는 이미 100개를 넘어선 터. 다음 타자 덕 클락의 타구가 1루로 향하자 송승준은 쏜살 같이 1루로 달려갔다. 1루수 이대호와 유격수 김민성에 이어 송승준이 1루에서 공을 받아 병살을 완성시켰다.  4위 삼성은 신고선수 이우선의 역투 덕에 선두SK를 7-2로 꺾고 5연승을 내달렸다. SK는 2007년 5월29일~6월2일 이후 처음 5연패에 빠졌다. KIA는 9회말 이현곤의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3-2로 이겼다. LG는 박병호의 결승 투런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5-4로 눌렀다. 한화 김태균은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지만 팀패배로 빛이 바랬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조성옥 감독님 영전에 우승기를 바칩니다”

    “아무 걱정일랑 하지 말고 편히 가세요. 가시는 길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이상번 동의대 감독 대행의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떨렸다. 이 감독대행과 함께 마운드에 선 선수들은 눈물샘이 터진 듯 굵은 물줄기를 쏟아냈다. 응원단과 학부모들도 흐느꼈다. 선수들은 마운드 주위에 무릎을 꿇은 채 고인을 기리는 묵념을 했다. 목동구장 전체가 영결식장이 된 듯 숙연해졌다. “우리의 영원한 조성옥 감독을 위하여….” 선수들의 외침이 메아리처럼 하늘 멀리 울려펴졌다. 동의대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전국대학야구 여름철 리그 결승에서 맞수 성균관대를 2-1로 꺾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4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조성옥(1961~2009년) 감독의 영전에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각오로 선수들이 똘똘 뭉친 덕분. 동의대는 봄철 리그에 이어 결승에서 또한번 성균관대를 꺾어 ‘천적’의 면모를 뽐냈다. 최우수선수(MVP)는 4학년 투수 문광은(동의대)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대통령배 대회부터 동의대 선수들의 모자에는 ‘81’이라는 숫자가 씌어 있었다. ‘81’은 투병 중이던 조 감독의 등번호. 하지만 스승의 회복을 바라던 제자들의 간절한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 대연초와 동성중, 부산고, 동아대를 나온 고인은 한대화의 스리런 홈런과 김재박의 ‘개구리번트’로 팬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1982년 세계선수권 우승 멤버였다. 고향팀 롯데에 입단해 84년과 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모교인 부산고 지도자로 변신해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백차승(샌디에이고), 정근우(SK), 장원준(롯데) 등을 키워냈다. 2007년 동의대를 맡은 뒤 비교적 약체였던 팀을 단박에 정상권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9월 종합선수권에 이어 지난 4월 봄철 리그에선 또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려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암세포의 공격에 4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과 작별했다. 이상번 대행은 “아이들은 대회를 준비하느라 병상에 있는 감독님을 찾아뵙지도 못했다. 선수들에게 우승해서 감독님이 벌떡 일어나게 해드리자고 했는데 먼저 눈을 감으셨다. 그나마 우승 약속을 지켜 마음이 편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MVP로 뽑힌 문광은은 “지난해 종합선수권 때 몸이 안 좋아 못 나갔다. 감독님한테 4학년이 돼 결승에 오르면 선발로 뛰고 싶다고 했더니 ‘너를 믿는다.’고 하셨다.”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승현 이면계약 진실은

    농구판을 뜨겁게 달군 ‘김승현 미스터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농구계 안팎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이면계약’과 관련된 문건을 김승현(31·오리온스)이 재정위원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어 “2009~10시즌 연봉 협상이 결렬돼 조정을 위임한 김승현의 보수를 구단 제시액인 6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09시즌 5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 인상된 액수다. 당초 지난달 30일 오리온스는 “김승현은 7억 2000만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6억원을 제시해 결렬됐다.”고 밝혔다. 결과를 전해들은 김승현은 “결정이 났대요? 6억원으로? 말도 안 되는 결정이네요. 선수 얘기는 하나도 안들어준 것 같네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승현은 앞서 “언론의 추측보도로 많이 다쳐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다. ‘돈에 환장한 놈’이라고 쓴 네티즌 글도 봤다.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면서 “결코 7억 2000만원을 요구한 적이 없다. 내 뜻과 관계없이 구단에서 시간을 벌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은 이날 재정위원회에 출석, 1시간가량 소명을 했다. 문제는 KBL 관계자가 “김승현이 ‘기록 외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했다.”고 표현한 대목이다. 김승현과 KBL 모두 확인을 거부했지만 이면계약서로 추정된다. 그동안 농구계에는 김승현이 2006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재계약하면서 5년간 40억~50억원에 이르는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KBL 관계자는 “김승현이 제출한 ‘외적인 증빙서류’는 일단 판단 과정에서 배제됐다. 다만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KBL에서 보관하고 있다. 위법성 여부를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KBL 관계자는 “이면계약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구단엔 1000만~5000만원, 선수에겐 300만~1000만원의 제대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연봉조정안에 따라 1주일 안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선수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제재 방법은 명시돼 있지 않지만 김인양 사무처장은 “프로야구 등 다른 종목과 유사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에선 선수가 조정안을 거부할 경우 임의탈퇴로 공시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PB] 임창용 내년에도 야쿠르트서 뛴다

    ‘미스터 제로’ 임창용(33·야쿠르트 스왈로스)이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접어둔 채 내년에도 소속팀에 잔류할 전망이다.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7일 임창용이 다음 시즌에도 야쿠르트와 계약할 것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임창용은 이날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내년에도 남기로 큰 줄기에서 구단과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시즌 중 이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내년 진로에 대한 억측 보도를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지난해 삼성에서 야쿠르트로 이적하면서 ‘2+1’의 3년 계약을 맺었다. 2008년에는 기본 연봉 30만달러, 2009년에는 50만달러를 받고 2010년에는 구단과 임창용 측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지난달 일부 일본 언론에서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대리인을 찾아 나선 상태’라는 보도가 있었다. 또 ‘요미우리가 임창용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일본 진출 첫해인 지난해 33세이브(1승 5패)를 거둔 임창용이 올시즌 2승 19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으로 무결점 활약을 펼치면서 한껏 치솟은 주가를 드러낸 대목이다.한편 임창용은 이날 야쿠르트가 주니치에 1-12로 대패한 탓에 등판하지 않았다.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홈경기에 6번타자로 선발출전했지만 삼진 3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다. 타율은 .249까지 떨어졌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추성훈 “옥타곤은 진정한 내 무대”

    추성훈 “옥타곤은 진정한 내 무대”

    ‘풍운아’ 추성훈(34·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격투가의 운명을 건 도전에 나선다. 오는 12일(오전 9시 수퍼액션 생중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리는 ‘UFC 100’에서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 격인 UFC에 첫 발을 내디디는 것. 그가 링 위에 서는 것은 지난해 9월 토노오카 마사노리와의 경기 이후 처음이다. ●연예인? 격투가? 링 위의 모습보다 CF와 TV 예능프로그램 등 과외활동에 주력해온 추성훈으로선 변함없는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 격투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인기도 물거품이 될 터. 더군다나 UFC는 철저한 선수 관리로 정평이 난 곳이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지리멸렬하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 일본과 한국에선 거물이었지만 UFC에선 루키이다. ‘입맛에 맞는 쉬운 상대만 골라 싸운다.’는 꼬리표도 떼어야 한다. 추성훈은 2004년 말 종합격투기로 전향한 뒤 2005~06년 해마다 4~6경기를 치르며 톱클래스 파이터로 성장했다. ‘K-1 히어로즈’ 라이트헤비급 챔피언벨트도 차지했다. 하지만 ‘뜬’ 이후에는 출전 횟수가 확 줄었다. 지난해 단 2경기를 치렀다. 그나마 상대인 시바타 카츠요리와 마사노리는 격이 맞지 않는 선수. 둘 모두 1라운드에 끝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난 연말 빅이벤트인 K-1 ‘다이너마이트’ 상대로 거론됐던 아오키 신야가 경기가 무산된 뒤 “추성훈이 도망갔다.”고 쏘아 붙인 것도 이런 정서를 대변한다. ●옥타곤에서 살아남는 법 데뷔전 상대인 앨런 벨처(25·미국)는 데니스 강의 UFC 데뷔전 상대로 낯이 익다. 지난 1월 ‘UFC 93’에서 데니스 강을 길로틴 초크(목조르기)로 무너뜨렸다. 2006년 UFC로 이적한 뒤 5승3패. 전공인 그라운드 실력은 물론 타격도 만만치 않다. 벨처는 “추성훈은 위험한 선수다. 주짓수와 타격 모두 빼어난 거물”이라면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추성훈의 종합격투기 통산전적은 12승1패 2무효경기. 하지만 옥타곤(철망으로 싸인 8각의 링)에선 ‘초짜’다. 3분 3라운드인 K-1과 달리 5분 3라운드로 치러지는 것도 반갑지 않다. 더군다나 4각의 링(폭 6.4m)보다 옥타곤(폭 9.14m)에선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 반달레이 실바(브라질)와 미르코 크로캅(크로아티아) 등 일본에서 활약한 특급 선수들이 UFC에서 고전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초반에 타격전으로가야 유리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스태미나가 약한 추성훈으로선 1~2라운드 안에 타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유도선수 출신으로는 보기 드문 타격 센스는 그의 최대 강점. 태클로 쓰러뜨린 뒤 파운딩을 퍼붓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그래플링(레슬링) 실력이 벨처에 비해 약한 만큼 그라운드 상황은 불리하다. 이성호 엠파이트 편집장은 “벨처가 6대4로 유리하다. 케이지(철 그물) 경험이 많은 데다 체력이 탁월하다. 타격은 비슷하지만 그라운드에선 추성훈이 약하다. 3라운드까지 가면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추성훈이 이기려면 타격전으로 가야 한다. 순간 찬스를 포착해 몰아치는 능력은 놀라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추성훈은 누구 ●출생 1975년 7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재일교포 4세로 출생 ●일본이름 아키야마 요시히로(秋山成勳) ●가족관계 2009년 3월 모델 겸 배우 야노 시호와 결혼 ●체격조건 178㎝, 84㎏ ●학력(소속팀) 세이후고교-긴키대-부산시청 ●경력 2001년 몽골 아시아유도선수권 81㎏급 우승, 2001년 일본 귀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4년 종합격투기 전향, 2006년 10월 K-1 히어로즈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2006년 12월 사쿠라바 가즈시전 반칙(보온크림 사용)으로 무기한 출전정지, 2007년 10월 징계해제 ●종합격투기 전적 12승(5KO)1패 2무효경기
  • ‘코리안’ 애킨스·산드린 태극마크 꿈 무르익다

    ‘하프코리안’ 토니 애킨스(KCC)와 에릭 산드린(삼성)이 꿈을 이루게 됐다. 6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치러진 귀화 필기시험에서 기준 점수인 60점을 넘긴 데 이어 면접도 통과한 것. 7일 법무부 고시 이후 6개월 내 미국 국적 포기 절차를 끝내면 법적으로도 ‘한국인’이 된다.한국 국적 취득을 앞둔 이들에겐 또 하나의 꿈이 영글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나서는 것. 포인트가드 애킨스는 미국 농구 명문인 조지아공대 출신으로 러시아·프랑스·크로아티아 등 유럽 리그에서 활약했다. 현 국가대표인 이동준(오리온스)의 친형 산드린 역시 기량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감으로 손색이 없다. 물론 이들이 동시에 대표로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H 2.3.3)에 따르면 ‘16세 이후에 귀화한 선수들 가운데 국가별로 1명씩만 FIBA 주관 공식대회에서 뛸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애킨스와 산드린 모두 대표급 실력을 지녔지만 새달 6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은 불가능하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엔트리 마감에 맞춰 국적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5분대기 ‘믿을맨’ 있음에…

    [프로야구] 5분대기 ‘믿을맨’ 있음에…

    프로야구판에도 ‘5분대기조’가 있다. 흔히 불펜 투수로 통칭되는 이들이다. 선발투수가 흔들리거나 한계 투구수에 다다르면 감독의 지시에 따라 슬슬 몸을 푼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조기강판할 경우에는 딱히 몸도 못 풀고 마운드에 오르기도 한다. 중간계투진의 숙명이다. 화려한 선발승도 짜릿한 세이브도 없다. 2000년 ‘홀드’가 공식기록으로 인정받기 전에는 연봉고과 산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5일 잠실 두산전에서 LG 류택현(38)이 역대 첫 100홀드의 위업을 이뤘다. 홀드란 세이브 요건을 갖춰 다음 투수에게 공을 넘긴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이다. 94년 OB(현 두산)에 1차 지명된 류택현은 좌완으로는 빠른 140㎞ 중반의 구위를 지녔지만 제구력이 엉망인 데다 ‘새가슴’이었다. 데뷔 초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OB에서 5년 동안 6패 2세이브. 2000년 LG로 옮긴 뒤 2002년부터 본격 중간계투로 나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둘쭉날쭉하던 제구력을 가다듬고 슬로 커브를 연마한 덕분. 그렇다면 현역 최강의 ‘5분대기조’는 누굴까. 류택현은 여전히 건재를 뽐내고 있다. 9홀드로 이 부문 5위. 가장 많은 45경기에 출전해 2.81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김재박 감독에게는 최고의 ‘믿을맨’인 셈. 다만 경험과 제구로 버틴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터. 삼성의 필승계투조인 사이드암 정현욱(37경기 11홀드 평균자책점 2.55)과 좌완 권혁(41경기 16홀드 평균자책점 2.16)은 압도적인 구위로 군림하고 있다. 정현욱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빅리거들의 방망이를 동강냈던 ‘돌직구’는 물론 포크볼에도 능하다. 대표적인 파이어볼러 권혁 역시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가 강점이다. 선발진의 기복에도 삼성이 중위권 다툼을 이어가는 것은 오롯이 이들의 힘이다. KIA 유동훈(10홀드·36경기)은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는 통에 홀드 숫자가 적을 뿐 올시즌 최고의 불펜투수로 손색이 없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0.78로 장외 1위. 명품 싱커로 땅볼 타구를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기주가 밤마다 ‘불쇼’를 펼치는 터라 조범현 감독도 ‘마무리 유동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MLB] “추신수 당신은 인디언”

    추신수(27·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를 트래비스 해프너의 ‘땜질’ 4번 타자로 보는 시선은 사라졌다. 추신수는 5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서 좌중간 펜스를 두들기는 2루타를 때렸다. 클리블랜드의 5-2 승. 전날 데뷔 첫 연타석 홈런 포함, 4안타 7타점으로 폭발했던 타격감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5일 현재 타율 .301(292타수 88안타)에 12홈런 53타점으로 빅터 마르티네스(14홈런 57타점)에 이어 팀내 2위다. 장타율(.483)과 OPS(출루율+장타율 .890) 역시 마르티네스 다음. 1루수 마르티네스는 연봉 590만달러(약 74억 8000만원)를 받는 클리블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반면 추신수의 연봉은 42만 300달러(약 5억 3000만원)다. 타율은 아스드루발 카브레라(.305)와 마르티네스(.304)에 이어 3위. 도루(13개)는 팀내 1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야구 2009] 실수해도 역시 야신

    [프로야구 2009] 실수해도 역시 야신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롯데전. 리그 최고 투수인 SK 김광현이 3회 2아웃을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와 3분의2이닝 동안 38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고, 4피안타 1실점이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야신(野神)’ 김성근 SK 감독의 착각 때문. 3회 2사 1·3루 이대호 타석 때 김광현이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자 김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갔다. 문제는 앞서 첫 실점을 내준 뒤 가토 투수코치가 김광현을 다독이러 이미 마운드에 올라갔던 것. ‘코칭스태프가 같은 투수에게 한 이닝 두 번 마운드에 올라가면 교체해야 한다.’는 규정을 깜빡한 탓에 김광현은 울며 겨자먹기로 물러났다. 불펜에 준비된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하지만 급하게 투입된 왼손 전병두가 이대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롯데는 4회 무사 1·3루에서 카림 가르시아의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달아나지는 못했다. 위기를 거푸 넘긴 SK는 5회 1사 2·3루에서 나주환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6회 1점, 7회에는 4점을 뽑아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롯데는 9회말 3점을 몰아치며 추격전을 벌였지만 조금 늦었다. 선두 SK가 7-5로 승리, 7연승을 달렸다. ●한화 12연패 수렁에 3위 KIA는 대전에서 9-1로 승리, 꼴찌 한화를 12연패로 몰아넣었다. 김상현(KIA)은 5회 한화 선발 투수 최영필을 상대로 올 시즌 4번째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렸다. 99년 박재홍(SK·당시 현대)과 함께 한 시즌 개인 최다 만루홈런 타이. 최영필의 역투와 김태균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4회까지 한화가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5회 악몽이 시작됐다. KIA 타자 13명이 나와 7안타 3볼넷으로 9득점을 올린 것. 역대 9번째 한 이닝 선발 전원출루 및 전원득점의 진기록. ●LG 봉중근 평균자책점 1위 올라 잠실에서는 7위 LG가 ‘의사’ 봉중근의 역투와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 박경수의 데뷔 첫 만루홈런을 앞세워 2위 두산을 10-1로 눌렀다. 봉중근은 8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7승(8패)째를 챙겼다. 또 평균자책점은 2.66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6위 삼성은 홈런 3방으로 5위 히어로즈를 10-3으로 꺾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