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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영
    202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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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상상’ 뉴미디어아트 한눈에

    2000년 한국에서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란 작은 축제가 첫 걸음을 뗄 때만 해도 비디오아트는 낯선 장르였다. 백남준(1932~2006) 작가와 맞물려 이름은 들어봤지만 여전히 생경한 것은 그대로일 터. 10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국제 경쟁 부문까지 덩치를 키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NeMaf·네마프)이 11회를 맞았다. 4일 개막해 14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 네마프는 ‘새로운 상상! 새로운 쓰임!’을 주제로 스마트폰·디지털카메라 등 뉴미디어 매체를 활용해 만든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 비디오아트, 미술 작품 210여편이 선보인다. 뉴미디어에 관심 있다면 12일 열리는 ‘이 작가를 보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주형(‘조우’), 박병래(‘고무줄놀이’), 늘샘(‘서울의 예수, 강변의 누이’), 레주파(‘레즈비언 보이스 커밍아웃’), 차지량(‘M.T=미드나잇 테러’) 등 6~8명의 작가가 ‘제한시간 10분’ 동안 자유롭게 발표한 뒤, 관객과 대담한다. 주최 측이 제공하는 맥주 한 캔과 다과를 먹으며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시간이다. 상영작 및 전시 정보는 홈페이지(www.nemaf.net)를 참조하면 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류승룡 “악역전문 아녜요. 코미디도 잘해요”

    류승룡 “악역전문 아녜요. 코미디도 잘해요”

    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눈빛과 말투다. 가식적인 표정, 불필요한 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드라지려 하지 않는데도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 속 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2007년 이후 16편을 찍었다. 대부분 조연이었지만 주연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올 여름 100억원 안팎의 제작비가 들어간 한국영화 ‘빅4’(퀵, 고지전, 7광구, 최종병기 활) 중 두 편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리운 류승룡(42)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만 관객을 돌파한 ‘고지전’에 이어 오는 10일 ‘최종병기 활’ 개봉을 앞둔 류승룡을 지난 3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정당성 있는 악역 만들어 극적 긴장감 고조시키죠”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최종병기 활’은 청나라에 납치당한 누이동생을 구하려는 조선 최고 신궁 남이(박해일)와 청나라 장군 주신타(류승룡)의 추격전이 뼈대를 이룬다. 굳이 가르자면 주신타는 악당이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남이의 숨통을 조인다. 그런데 미워할 수 없다. 임금에겐 맹장이요, 부하들에겐 덕장이다. 돌아보면 그가 연기한 ‘고지전’의 북한군 장교 현정윤도 비슷했다. 북쪽 사람일진대 우리 편보다 더 인간답고, 끌린다. 악역 캐릭터가 공감을 얻도록 숨결을 불어넣은 것은 류승룡이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어떤 기사에서 저를 악역의 제왕이라고 표현했던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뗐다. “영화 ‘퀴즈왕’ ‘된장’ ‘7급공무원’에서 코미디를 했고,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는 남자를 사랑하는 수줍은 재벌 2세 역할도 했다.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고 자부하는데 ‘시크릿’의 조폭 보스 같은 역할이 각인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긴장과 갈등을 극대화하려면 악역의 행동도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이유 없이 잔인하거나 사악한 캐릭터는 하지 않는다.”면서 “‘고지전’ ‘최종병기 활’의 인물들 역시 각자의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는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코미디나 우연한 사건에 휘말린 소시민의 이야기에 끌린다고 했다. 앨런 파커 감독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1978)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그런 소시민들을 괴롭히는 역할들을 많이 했는데 역할이 뒤바뀌면 갈등을 고조시키는 악역을 누가 할지 걱정되기도 한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최종병기 활’에서 류승룡의 모든 대사는 전세계를 통틀어 사용 인구가 몇십명밖에 되지 않는 사어(死語)인 만주어다. 운좋게 국내에서 전문가를 찾아 촬영 두달 전부터 ‘열공’했다. 그는 “어법, 발음, 단어 등을 하루 8시간씩 몇 차례에 걸쳐 지도받았다. 어순이 우리말과 같아 다행이었다.”면서 “독일어나 러시아어에서 들리는 ‘크흐~’ 같은 발음들이 많은 남성적인 언어라 잘 맞았다.”라고 털어놓았다. 간단한 회화는 가능한지 물었더니 “‘워이훈자파~’(산 채로 잡아라) 같은 구문들이라 만주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도 써먹기는 곤란할 것 같다.”며 웃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작품이 없을 텐데 ‘고지전’과 ‘최종병기 활’이 극장가에서 맞붙게 됐다. 나막신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부모의 마음과 비슷할까. 하지만 “‘퀵’과 ‘고지전’이 같은 날 개봉한 고창석(둘은 동갑내기 친구다)보다는 20여일 간격을 두고 개봉하는 내가 훨씬 낫다.”는 게 ‘쿨한’ 그의 답이다. ●“난타 1기로 전세계무대 샅샅이 훑었죠” 본격적으로 연기를 접한 건 경기 성남시 풍생고 1학년 때 연극반에 들어가면서다. ‘좀 노는 반장’이라 엇나갈 수도 있었지만, 연기가 그를 인도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연극이 없었다면 엄청나게 방황했을 텐데 연기를 하면서 치료가 되고 교화되는 걸 느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렇게 재밌고, 안 하면 미칠 것 같은 일을 평생 해야겠다는 계시를 받았다.” 영화판에 발을 디딘 건 2004년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단역 ‘강도 1’)를 통해서다. 서른 다섯 살 때였다. 꽤나 먼 길을 돌아온 셈. 서울예전(현 서울예술대) 연극과 출신인 그는 졸업 후 동랑레퍼토리극단에서 내공을 쌓았다. 인생의 첫 변곡점은 1997년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전위극 ‘두타’의 공연을 갔다가 ‘스톰프’와 ‘블루맨그룹’의 ‘튜브’ 같은 비언어극을 보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것. 마침 국내에서 ‘난타’ 1기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진행 중이었다. 이후 5년 동안 난타의 핵심 멤버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에든버러 등 전 세계를 샅샅이 훑었다. “국가대표 같은 보람을 느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마라톤 같은 연기생활 조급해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도 당시 그는 연극배우일 뿐. 한국영화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대학동기 황정민, 정재영을 보면 부러웠을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친구들보다 10년 정도 출발이 늦었다.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하는 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연기는 어차피 평생 해야 할 일이니까 마라톤처럼 가는 거다. (친구들의 성공이) 자극은 됐을지 몰라도 부럽거나 조급한 적은 없었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말로 하는 연기가 그리웠다. 연극·영화판을 넘나들며 재주꾼으로 이름을 날리던 대학 1년 선배 장진 감독을 떠올렸다. 인생의 두번째 터닝포인트였다. 장 감독의 연극 ‘웰컴 투 동막골’ ‘택시드리벌’로 감을 되찾은 그는 장 감독의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로 뒤늦게 충무로에 입성했다. 뒤처진 진도를 따라잡는 데는 6~7년으로 족했다. 꾹꾹 밟아 다진 연기력 덕에 지난 3~4년간 1주일 이상 쉰 적이 없을 만큼 시나리오가 꼬리를 물고 들어왔다. 해마다 4~5편씩 ‘다작’을 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을까. 연극배우 출신 중에는 짧은 시간에 이미지를 소진한 뒤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성장통’을 겪는 경우도 있기 때문. 그는 “나는 가장이고, 이것저것 고를 처지가 아니었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목마름도 강했다. 덕분에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배웠다. 물론 이제는 조금 숨 고르기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멘사’회원 9人의 광고맨 생존경쟁

    ‘멘사’회원 9人의 광고맨 생존경쟁

    연예인 지망생이 노래와 춤, 연기 대결을 펼치는 천편일률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물린 시청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방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상위 2% 천재들의 모임인 멘사(Mensa) 회원 중 신청자 150명을 서류심사 및 오디션으로 추린 임덕균(26·서강대), 황상윤(29·고려대), 이수민(24·연세대), 아나운서 전혜원(33), 한약사 김하나(32), 교사 조현구(28), 농부 퀴즈왕 박효열(40), 만년 고시준비생 최필구(30), 만능아빠 김기덕(38)씨 등 9명의 도전자가 8주간의 서바이벌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다. 최후의 1인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MBC라이프는 3일 오후 11시 ‘서바이벌! 천재적인 생활’의 첫 회 ‘천재, 광고회사에 가다’ 편을 방송한다. 지난 4월 파일럿(시험) 방송에서 프로그램의 반응이 고무적이었던 덕에 정규편성 자리를 꿰찬 것. 첫 회에서는 유명 광고 회사에 일일 신입사원으로 변신한 9명의 천재가 기발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재치를 선보인다. 야구장에서는 톱스타 여배우나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뽐내는 아나운서 김민아(28)가 MC를 맡았다. 야구 프로그램에 올인했던 그로서는 첫 번째 예능도전이다. 출연자 면면도 화려하다. 서강대 얼짱으로 유명한 임덕균씨는 젬베, 기타, 하모니카 등 악기연주와 감미로운 노래 실력은 물론 꽃미남 외모까지 겸비했다. 멘사 회원인 만큼 IQ가 156을 넘나든다. 노벨상을 꿈꾸는 물리학도이기도 하다. 가수 장기하를 쏙 빼닮은 외모로 여성 스태프 및 출연자들의 관심을 받은 황상윤씨는 IQ 168의 천재로 행정고시 3차를 남겨놓고 있다. 4차원 미술학도 이수민씨와 걸그룹 시크릿의 한선화를 쏙 닮은 외모로 파일럿 방송 당시 남성 시청자의 주목을 받은 9년차 아나운서 전혜원씨, ‘몸짱’ 초등학교 교사 조현구씨 등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천재들의 대결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주영·이어령 세례… 정용진·봉중근 주례

    고(故)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는 유명인사들과의 ‘인연’이 많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숨을 거두기 직전 세례를 해준 이가 고인이다. 무신론자를 자처하던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외치며 돌연 신자가 돼 나타났을 때도 2007년 7월 하 목사에게 세례를 받은 뒤였다. 이 전 장관은 2일 빈소를 찾아 “목사님은 돌아가셨지만 한 알의 밀알처럼 많은 생명을 살리셨다.”면서 “저도 그중 하나”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 슬럼프에 빠진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에게 힘을 준 일화도 유명하다. 훗날 박 선수는 “인생 마무리를 잘해야 하듯 야구인생도 끝마무리를 잘한다는 심정으로 공을 던지라.”는 하 목사의 조언을 듣고 다시 용기를 냈다고 고백했다. 고인의 주례사를 들으며 결혼한 인사들도 많다. 지난 5월 재혼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봉중근 프로야구 선수가 그 예다. 결혼식 주례는 서지 않았지만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와도 절친했다. 고인과 각별했던 연예인들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조의를 표시했다. 배우 한혜진씨는 “그 사랑 잊지 못할 겁니다.”라고 썼고, 작곡가 주영훈씨는 “마지막까지 설교하다가 떠나시고 싶다더니 주일 설교를 마치고 가셨네요. 벌써부터 그립습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음악 피서’ 어때요?

    ‘음악 피서’ 어때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모두가 피서를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도심 속 피서 축제가 마련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폭우 피해 잔해를 걷어내고 ‘가족음악축제 2011’을 오는 6일부터 21일까지 주말(14일 제외·15일 포함)마다 연다. 난해한 곡 대신 친숙한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축제의 막은 수원시향(지휘 정주영)이 올린다.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을 시작으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 등을 연주한다. ‘황제’는 200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 진출해 실력을 입증 받은 피아니스트 이미연이 들려준다. 7일에는 강남심포니(지휘 김홍식)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을 연주한다. 13일에는 예원학교 출신 실력파 연주자들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라이징 스타&유스오케스트라(지휘 이종기)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 클라리넷 파트에 한국인 최초로 합격했던 김상윤이 협연한다. 15일에는 프라임필하모닉(지휘 여자경)이 북구의 거장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와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등을 연주한다. 여자경은 2008년 러시아 프로코피예프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여성 최초로 수상(3등)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지휘자다. 20일은 원주시향(지휘 호세 페레이라 로보)이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등을 선물한다. 마지막 무대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이병욱)가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으로 장식한다. 클래식 마니아인 방송인 유정아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청소년 1만원, 성인 1만 5000원. (02)580-1300. 한여름 밤에 즐기는 야외 콘서트 ‘2011 열대야 페스티벌’도 있다.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6∼7일 열린다. 6일에는 밴드 강산에와 남성 4인조 록그룹 플래시큐브, 7일에는 밴드 부활과 장기하와얼굴들, BMK 등이 출연한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오션스’도 7일 상영된다. 무료. (02)2280-4115∼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록페 열풍 錢의 전쟁’

    ‘록페 열풍 錢의 전쟁’

    지난달 31일 경기 이천의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는 장관이 연출됐다. 폭우에 아랑곳하지 않고 3만여명의 관객들이 음악에 몸을 맡긴 것. 지산밸리 록페스티벌(록페)의 마지막 날이라 밤늦게까지 교통정체에 시달렸지만 축제 열기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3회째인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지난달 29~31일)에 9만 2000여명(연인원 기준)이 몰렸다는 게 주최 측의 추산이다. 지난해(7만 9000명)보다 17% 늘었다. 인원 추계에 ‘거품’이 끼어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6만명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주관사인 CJ E&M 측은 “악천후 속에서도 유료관객이 전년대비 30%, 협찬기업 수는 73%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양대 록페 ‘펜타포트’ 5일 개막 지산과 더불어 양대 ‘록페’로 꼽히는 펜타포트 록페스티벌도 오는 5일부터 인천 경서동 드림파크에서 사흘간 열린다. 펜타포트 홍보 담당 이진영 실장은 “2009년 (공동기획사인 옐로우나인이 지산밸리에 새 둥지를 틀고 나가는 등) 파행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유료티켓 판매는 지난해의 3배 수준”이라면서 “미국 밴드 ‘콘’을 비롯해 국내외 라인업이 워낙 탄탄한 만큼 유료관객은 지산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렇듯 록페가 여름의 대표적 문화콘텐츠로 떠오르면서 ‘록페의 경제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 측면에서 록페는 다른 콘텐츠를 앞세운 축제들을 월등히 앞선다. CJ E&M에 따르면 지난해 지산밸리의 입점 브랜드당 마케팅 효과는 20억원으로 추산된다. 개인사업자들이 운영하는 F&B(식음료) 점포도 40곳에서 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관객들이 사흘간 쓴 돈은 135억원에 이르렀다. 연인원을 행사 일수로 나눠 실제 방문자를 구하는 통상 셈법을 적용하면 숙박료, 교통비, 티켓값을 빼고도 1인당 하루에 6만원가량 쓴 셈이다. 올해의 경우에는 26개 협찬사의 마케팅·홍보 효과가 375억원에 이른다는 게 주최 측 추산이다. ●숙박·관람료 빼고도 1인당 6만원 소비 록페의 경제 효과가 유난히 큰 까닭은 무엇일까. 록페 현장은 사람에 떠밀려 다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북적댄다. 외부로 나가려면 2㎞쯤 걸어야 한다. 주류 및 캔음료 반입도 금지한다. 모든 소비 행위가 오롯이 현장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다. 지산의 협찬사로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록페는 집중적인 노출과 이벤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주된 관객층이 소비성향이 강한 20~30대라는 점도 기업들이 록페에 눈독 들이는 이유다. 단골 후원사가 자동차·패션·정보통신(IT)·쇼핑·주류·담배 업체인 점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오랜 역사를 지닌 해외 록페와 비교하면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다. 1970년 시작된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해마다 2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다. ‘글래스톤베리 2007 경제효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투입된 예산은 2100만 파운드(당시 환율 기준 380억원), 공연수입 2000만 파운드(360억원), 소비지출 5200만 파운드(940억원)이다. ●과도한 상업주의 경계 vs 불가피한 현상 일각에서는 과도한 상업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기업이 주최하거나 스폰서의 이름을 딴 무대가 만들어지면서 록의 본질인 저항 정신이 희석될 수 있다는 것. 반면, 최상의 출연진(라인업)을 꾸리려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계열 케이블방송과 연계한 무대 및 이벤트 등을 두고 CJ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근 록페스티벌은 근본적으로 상업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인기있는 해외뮤지션을 원한다면서 스폰서십(후원)에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외국의 유명 록페들은 ‘버드와이저 스테이지’ ‘AT&T 스테이지’ 등 후원기업에 아예 무대 이름을 빌려주기도 한다. 박씨는 “대중문화의 공룡이 되어 가는 CJ에 대한 복잡한 심경과 운영의 묘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주최 측의 미숙함이 어우러져 이런저런 잡음을 낳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CJ E&M의 이재향 대리는 “티켓 가격을 올렸다고 해도 여전히 해외 록페의 30~40% 수준”이라면서 “유료관객과 협찬기업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만큼 무대 시스템과 편의시설 등에 대한 투자비용도 늘어났다. 대기업이 록페를 상업화시킨다는 지적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짝퉁’ 벗은 3D 여름 극장가 돌풍

    ‘짝퉁’ 벗은 3D 여름 극장가 돌풍

    3차원(3D) 영화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주말(7월 29~31일) 흥행 순위에서 3D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트랜스포머 3’가 각각 3위와 7위를 기록했다. 국내 첫 3D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7광구’도 오는 4일 극장가에 합류한다. 3D 영화는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다. ‘무늬만 3D’ 논란을 일으킨 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역대 3D 영화 흥행순위 톱5 중 ‘아바타’를 제외한 나머지가 올해 개봉작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짝퉁’이 판치던 과도기는 끝나고 제대로 된 3D 영화가 나오는 순간이다. ●올 상반기 매출의 18%가 3D 영화 2009년 국내에서 개봉한 3D 영화는 불과 7편. 관객은 총 184만여명으로 전체의 1.2%에 그쳤다. 매출액도 23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2%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아바타’(총 1335만명)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았다. 2010년에 수입 개봉된 3D 영화만 26편. 관객도 1676만여명으로 전체의 11.4%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전체의 16.5%인 1898억원이었다. 불과 1년 새 관객은 9배, 매출은 8배 늘어난 것이다.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2010년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매출의 21%가 3D 영화에서 창출됐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에서 19편의 3D 영화가 개봉됐다. 동원 관객수는 825만명(12.1%), 매출액은 940억원(17.5%)이다. ‘아바타’가 맹위를 떨친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못하지만 ‘트랜스포머 3’ ‘해리포터’ 등이 포함될 연간 통계에서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3D가 대세” vs “필수 아닌 선택일 뿐” 향후 5~10년 내 3D가 대세가 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새 수익원에 목마른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트랜스포머 3’를 3D 상영관(4D 포함)에서 본 관객 비중은 52.8%. 하지만 매출 비중은 65.0%였다. ‘해리포터’는 3D 상영관의 관객 비중이 16.5%에 불과했지만, 매출 비중은 27.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3D 상영관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스크린 1133개 가운데 506개(44.7%)가 3D 상영관이다. 2009년에는 129개에 불과했다. 1년 새 290% 늘어난 셈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스크린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3D 전용 스크린은 2만 2060개. 전체 디지털 스크린의 60.5%에 이른다. 이 중 미국에 7837개가 몰려 있다. 할리우드가 끊임없이 3D 영화를 쏟아낼 수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현재로선 3D 영화가 앞으로도 ‘교양필수’보단 ‘전공선택’에 가깝다는 의견이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역대 흥행 기록을 보면 3D에 적합한 장르는 제한돼 있다. 북미와 한국 모두 역대 3D 영화 흥행 10위 안에 애니메이션이 5편 포함(표 참조)돼 있다. 애니메이션이 실사보다 3D 입체감을 드러내는 데 유리한 데다 실사영화에서는 당분간 ‘아바타’를 뛰어넘기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 어린이 관객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성인에 비해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공포와 액션, 공상과학(SF) 등 시각적 쾌감을 중시하는 장르도 3D와 어울린다. 물론 제작비가 문제다. “3D 영화는 대세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시각적인 볼거리를 요구하는 장르에 3D라는 매체는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JK필름 대표 윤제균 감독의 설명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 3D 영화 가능성은 순제작비 100억원,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최소 120억원이 투입된 ‘7광구’의 흥행 여부는 국내 3D 영화의 가능성을 판단할 리트머스지가 될 터. 영화 완성 전에 해외 46개국에 팔린 것은 청신호다. 국내 최대 스크린을 가진 CJ가 투자배급사라는 점도 흥행 위험을 더는 요인이다. 특수효과 구현에 불과 50억원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7광구’의 기술적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 3D 영화는 렌즈가 두 개 달린 카메라로 ‘의도적인 시각 차이’를 만드는 방식이다. 그런데 제작비가 일반(2D) 영화의 10배 정도 들기 때문에 일반 카메라로 찍은 화면을 3D로 변환한 컨버팅 방식도 널리 활용된다. 다만 컨버팅에 엄격한 국내에서는 ‘짝퉁 3D’란 꼬리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7광구’는 녹색 매트를 바탕으로 인물을 찍고 배경 컴퓨터그래픽(CG)에 미리 3D 입체감을 넣어 합성했다. 3D CG 합성이 전체의 70%, 3D로 변환한 분량이 30%를 차지한다. 특수효과를 담당한 장성호 모팩 대표는 “괴생명체 등 CG요소가 전체 화면의 70% 이상이기 때문에 3D로 찍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컨버팅을 부분 활용했지만, 최적의 길을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7광구’에 대한 평단 반응은 엇갈린다.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캐릭터와 서사의 완성도를 지적한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의 제작비와 기술수준을 좇아갈 수 없는데 충무로까지 3D 블록버스터를 찍어야 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숙제를 하듯 의무감으로 만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7광구’에서 부족한 건 3D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라면서 “캐릭터를 세공하고 서사에 신경을 쓴 것이 그동안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키운 원동력임을 되새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연주 기술자 아닌 사회와 소통하는 음악인 키워”

    “연주 기술자 아닌 사회와 소통하는 음악인 키워”

    7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잡았다. 전공인 비올라로 전향한 것은 15살 때. 이쯤 되면 늦깎이다. 그런데도 로스트로포비치(내셔널심포니), 오자와 세이지(보스턴심포니), 네빌 마리너(미네소타오케스트라) 같은 거장들이 그를 단원(혹은 수석)으로 선택했다. 미국 커티스음악원 총장까지 맡고 있다. 미국 주요 오케스트라 단원의 25%는 커티스 출신이란 말이 나올 만큼 철옹성을 구축한 엘리트 음악의 요람에 역대 최연소 총장으로 부임했다. 로베르토 디아즈(51) 총장이 주인공이다. 제8회 대관령국제음악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달 3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콘서트홀에서 만났다. ●이경숙 연세대 명예교수가 장모 대기실의 비올라 케이스는 온통 아내와 아홉 살짜리 딸 소피아의 사진으로 도배돼 있었다. 사진 속 얼굴이 묘하게 동양적이다. 아내 엘리사 리 콜조넨은 한국과 핀란드의 피가 반씩 섞였단다. 국내 1세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이경숙 연세대 명예교수가 그의 장모다.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처제다. 한국과는 각별한 인연인 셈이다. 그는 “불고기나 김치를 너무 좋아한다. 한식을 좋아하지 않으면 집에서 아내와 큰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보통 2년 전에 연주 스케줄이 결정되는 그가 빡빡한 여름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대관령을 처음 방문한 것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밴 결정이다. 디아즈 총장은 이번 축제에서 3번의 공연과 더불어 음악학교 교수진으로도 참여한다. 그는 “연주와 가르치는 일 모두 사랑스럽고 흥미로운데 대관령에선 두 가지 일을 모두 할 수 있어 아주 좋다.”면서 “물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상은 언제나 연주”라고 말했다. 1924년 세워진 커티스음악원은 교수진이 95명, 학생은 160명 안팎이다. 교수 한 명에 학생이 두 명 꼴도 채 안 된다. 모든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작곡과 피아노, 지휘전공 학생에게는 재학 중 명품 피아노 스타인웨이를 공짜로 빌려준다. 음악 영재들이 커티스를 선망하는 이유다. ●“음악은 동시대 환경의 산물” 물론 커티스 출신들이 잘나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연주만 잘하는 기술자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악보에 담기지 않은 시대적 공기까지 꿰뚫어 보도록 교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아즈 총장은 “단지 유명해지려고 하거나 세계적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갖추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음악은 동시대 환경의 산물이다. 베토벤이 살았던 시대를, 말러가 숨 쉬던 당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곡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고 미술과 시, 문학, 정치, 사회,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 가르칠 수 있는 건 행운” 커티스음악원 재학생 가운데 아시아 학생 비중은 10%를 웃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를 뺀 외국 출신 중 가장 많은 게 한국 학생이다. 디아즈 총장은 “(한국 학생이) 12~15명쯤 된다.”고 설명했다. 총정원이 12명인 비올라 부문에는 내년에 4명의 한국인 학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 학생들은 믿을 수 없는 재능들을 갖고 있다.”면서 “그들을 가르칠 수 있는 내가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음악 영재들이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각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관악기 파트가 부실한 것도 같은 이유일 터. 디아즈 총장은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연주자들이 노출되는 일이 많으니 어린 학생들이 선망하는 건 당연하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점점 작곡이나 지휘, 타악기 같은 분야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관령축제 예술감독(정명화, 정경화)이나 남동생(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도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자가 아니냐.”면서 “슈퍼스타들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부정적으로 볼 건 없다.”고 덧붙였다. 평창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고지전’ ‘퀵’ 나란히 1·2위

    [주말 박스 오피스] ‘고지전’ ‘퀵’ 나란히 1·2위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 미국 할리우드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를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고지전’은 지난달 29~31일 사흘간 전국 585개관에서 관객 47만 4439명(19.4%)을 모아 1위에 올랐다. ‘고지전’과 같은 날 개봉한 조범구 감독의 ‘퀵’은 46만 6845명(19.0%)으로 2위다. 두 영화의 관객수 경쟁이 치열하다. 2주간 1위를 지켰던 ‘해리포터’는 43만 4929명(17.7%)을 동원하는 데 그쳐 2계단 밀린 3위다. 누적관객수는 375만여명. 할리우드 액션물 ‘퍼스트 어벤져’는 4위, 오성윤 감독이 연출한 국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5위를 차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옐로우 몬스터즈 “아침형 몸빵밴드 진짜 빡센 괴물 될 겁니다”

    옐로우 몬스터즈 “아침형 몸빵밴드 진짜 빡센 괴물 될 겁니다”

    2010년 4월 16일. 서울 홍익대 앞 라이브클럽에서 잔뼈가 굵은 3명의 사내가 서교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델리스파이스의 최재혁(36·드럼), 마이앤트메리의 한진영(35·베이스), 검엑스의 이용원(31·기타 겸 보컬). 모두 1995년 홍대 라이브클럽 ‘드럭’에서 데뷔해 각자 ‘일가’를 이뤘다. 하지만 소속 밴드의 휴식기간이 길어지면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느꼈다. 그러던 차에 이용원이 먼저 한진영을 낚았고, 한진영은 최재혁을 불러냈다. ●밴드하려면 소주잔 전에 연주부터 부딪쳐야 다짜고짜 ‘일합’을 겨뤘다. 이용원이 만든 ‘디스트럭션’을 합주한 것. 한진영은 “밴드를 하려고 모인 사람들은 소주를 마시기 전에 연주부터 해봐야 한다. 미심쩍은 부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딱 한 곡을 맞춰보고는 깔끔하게 술 마시러 갔다.”고 설명했다. 맏형 최재혁은 “그 순간 뼈대가 탄탄한 철골 구조물을 본 느낌이었다. 안에 무엇을 채우든, 어떤 색을 칠하든 그건 나중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한국 펑크록 역사에 ‘괴물’(몬스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내친 김에 올드레코드라는 회사도 차렸다. 이용원이 대표이사, 다른 두 멤버는 이사를 맡았다. “눈치 안 보고 ‘빡세게’ 해보고 싶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최근 2집 앨범 ‘라이엇’(RIOT·폭동)을 발표한 옐로우 몬스터즈를 지난 27일 서울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일본의 펑크록 페스티벌 ‘빅피스펑카풀릭 2011’ 무대에 한국 밴드로는 유일하게 출연한 직후였다. ●아침형? 음악인도 9 to 5에 준하는 일 해야 막내 이용원이 올드레코드 대표이사인 까닭을 물었다. 이용원은 “집을 담보 잡히고 돈을 끌어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대화를 하다 보니 역할분담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용원은 팀 결성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작업을 할 때에도 강렬한 기타 리프(반복되는 악구)와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 코드 등 큰 뼈대를 설계한다. 최재혁이 딱 맞는 비트를 넣어 곡에 숨을 불어넣으면, 멤버 중 가장 입담이 좋은 한진영은 편곡을 한다. 한진영은 “용원이가 뼈대를 세우면 우리가 미장질한다.”며 웃었다. 마이앤트메리나 델리스파이스는 옐로우 몬스터즈에 비하면 말랑말랑한 색깔을 지닌 팀. 하지만 펑크에 대한 열정은 가슴 깊은 곳에 있었다. 한진영은 “음악을 시작한 곳이 모두 펑크클럽”이라면서 “이전 소속팀의 다른 멤버들은 모던하고 팝스러운 느낌을 좋아했는데 재혁이 형이나 나는 ‘빡센’ 음악을 하고 싶었다. 의붓아버지(모던록)와 자랐는데 알고 보니 친아버지는 펑크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밴드들이 야행성인 것과 달리 옐로우 몬스터즈는 ‘아침형’이다. 공연이 없는 날 하루 8시간쯤 연습한다. 팀 결성 이후 단 한 주도 공연을 거른 적이 없다. 심할 때는 하루에만 4곳에서 공연을 했다. 지난해 200회 공연을 소화했으니 아이돌 못지않은 살인적인 일정이다. 최재혁은 “밴드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음악을 만들어 최고의 라이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영은 “1집 때 하루 3~4시간씩밖에 안 잤더니 2집은 오히려 쉽게 갔다. 많은 밴드가 앨범을 너무 띄엄띄엄 낸다. 3~4개월 활동하고 2년을 쉰다. 이해가 안 간다. 한 달에 한 곡씩만 써도 1년에 12곡”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음악을 학력으로 하다니… 이용원도 “보통사람들은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한다. 음악 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해야 한다. 그런 밴드들이 많아져야 록 음악계가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으로 음악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머리로 음악하는 밴드들이 늘었다. 그러니 기획사들은 서울대 출신을 찾아 홍보수단으로 삼는다. 우리 같은 ‘몸빵’(몸으로 버티는) 밴드들이 점점 사라져 간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10월부터 일본 활동에 나선다. 일본 음반사 2~3곳과 최종협상 단계에 있다. 일본 진출을 결정한 까닭은 펑크록 마니아층이 워낙 두껍기 때문. 크라잉넛, 갤럭시익스프레스와 함께 지방 클럽을 도는 ‘다이너마이트 투어’로 내수를 살리는 한편,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한진영은 “1집 땐 알에서 깨어난 꼬마 괴물이었다면 지금은 완성된 괴물로 자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용원 역시 “10년이 훌쩍 넘도록 음악을 했지만, 지금이 한창이다. (조건들을) 재고 따지고 할 때가 아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오는 19일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2집 발매 기념공연을 갖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00억’ 한국戰 영화 만든다

    CJ E&M 영화사업 부문은 미국 제작사인 그레이프바인(Grapevine) 엔터테인먼트와 1억 달러(약 1050억원) 규모의 전쟁영화 ‘1950’(가제)을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분노의 질주’(2001)와 ‘미이라 3’(2008) 등 액션 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미국의 롭 코언(62)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리뷰] ‘퍼스트 어벤져’

    [영화리뷰] ‘퍼스트 어벤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천식과 류머티즘 병력이 있는 몸무게 40㎏의 왜소한 청년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번스)는 누구보다 간절히 입대를 원한다. 주소지를 바꿔가며 5번을 지원했지만, 번번이 낙방. 하지만 근성을 높게 산 에이브러햄 에스카인(스탠리 투치) 박사가 그를 ‘슈퍼솔저’ 프로젝트의 후보자로 받아들인다. 로저스는 비밀실험을 통해 파우더처럼 근육이 부풀어지면서 인간 한계를 초월한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그런데 실험이 성공하던 날, 독일 비밀과학부서 ‘히드라’의 우두머리 레드스컬(휴고 위빙)이 보낸 킬러가 에스카인 박사를 살해한다. DC코믹스와 더불어 미국 만화책 시장을 양분하는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중 맏형 뻘인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9개월 전인 1941년 탄생했다. 나치를 무찌르는 미군 소속 슈퍼솔저의 활약상을 그린 만화는 당시 100만부 이상 팔렸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 1960년대 등장한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이 영화로 만들어지더니 ‘캡틴 아메리카’도 스크린에 옮겨졌다. 북미에서는 개봉(7월 22일) 사흘 만에 6582만 달러를 벌어들여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를 끌어내리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반미 감정을 걱정한 제작사 파라마운트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에서는 부제인 ‘퍼스트 어벤져’를 전면에 내세웠다. 28일 국내 개봉한 영화는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 등에 비해 허점이 많아 보인다. 우선 캐릭터가 평면적이다. ‘퍼스트 어벤져’의 주인공은 슈퍼히어로들의 기본 ‘스펙’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나 어두운 과거에서 비롯된 분노 따윈 없다. 억만장자 사업가 겸 천재과학자이지만 아이 같은 구석이 많은 매력남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의 아들’ 토르, 실험 부작용의 ‘천형’(天刑)으로 고뇌하는 과학자 브루스 배너(헐크)와는 다르다. 연기파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나 에드워드 노튼(헐크), 원석의 매력을 지닌 크리스 햄스워스(토르)에 비하면, ‘퍼스트 어벤져’의 크리스 에번스의 연기도 밋밋하다. 소속사(마블) 동료들처럼 탁월한 화력이나 개인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퍼스트 어벤져’ 시리즈가 3편까지 예정된 만큼 파라마운트에서 신경을 쓸 대목이다. 물론 ‘퍼스트 어벤져’는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는 거대한 퍼즐의 일부로 접근해야 한다. 내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를 위한 마블코믹스의 오랜 준비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어벤져스’는 마블의 주요 슈퍼히어로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악당들과 맞서는 프로젝트다. 팀의 리더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최근 영화화된 마블 작품에 다른 슈퍼히어로물과의 연결고리가 숨겨져 있던 것과 달리 ‘퍼스트 어벤져’는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가 나오고, 말미에 슈퍼히어로들을 총괄하는 비밀조직 실드의 닉 퓨리(새뮤얼 잭슨) 국장이 출연한다. 마블 팬이라면 영화를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길고 긴 자막이 모두 올라가고서 ‘어벤져스’의 예고편이 기다린다. 하나의 프레임에 마블 영웅들이 모두 나온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느끼한 색소폰·방구쟁이 튜바… ‘인간 악기’와 떠나는 모험

    느끼한 색소폰·방구쟁이 튜바… ‘인간 악기’와 떠나는 모험

    게임을 제일 좋아하는 동훈이는 게임 캐릭터인 ‘크크크 대마왕’에게 납치된 엄마를 구하려고 게임 속 소리마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느끼한 색소폰, 새침데기 클라리넷, 방구쟁이 튜바, 잘난 척하는 트럼펫, 귀염둥이 호른, 의젓한 트롬본과 함께 엄마를 구출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다음 달 11~21일(16·17일 제외) 서울 필동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내 첫 창작 어린이 오페레타(Opereta) ‘부니부니’의 얼개다. 오페레타란 희극적 요소와 연극적 요소가 도드라진 ‘작은 오페라’를 뜻한다. 뮤지컬 ‘마리아마리아’와 연극 ‘친정엄마’의 제작사가 만든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예술의전당 초연 당시 90%의 객석점유율을 뽐냈다. 대부분의 어린이오페라가 성인용 작품을 각색한 것이었던 반면, ‘부니부니’는 제작 단계부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꾸몄다. 아이들이 클래식과 친해지기 쉽도록 트럼펫, 색소폰, 튜바 등 악기를 의인화한 것도 애니메이션과 친한 아이들을 배려한 설정. 오는 9월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오페라페스티벌에 초청된 작품이니 ‘애들이나 보는’ 작품쯤으로 여길 일은 아니다. 바리톤 장철유·최경훈, 소프라노 강현수·주혜림 등이 출연한다. 공연 1시간 전부터 관악기 체험교육 등이 마련된다. 4만~5만원. 다음 달 1일까지 예매한 가족관객에게는 최대 40% 할인해준다. (02)324-5551.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명훈 “더 수준 높은 무대 위해 후원 절실”

    정명훈 “더 수준 높은 무대 위해 후원 절실”

    정명훈(58)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최근 몇 달 새 부쩍 지친 듯 보였다. 한국에서 가장 바쁜 예술가 중 한 명이니 그럴 법도 하지만 최근에는 ‘과외일’까지 늘었다. 서울시향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면 취약한 파트의 연주자를 스카우트하는 한편, 해외 투어도 꾸준히 다녀야 한다. 하지만 자체 예산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기업 후원을 끌어내야 하니, 시향의 얼굴 격인 정 감독이 빠질 수 없다. 정 감독은 27일 “처음으로 스폰서를 찾으러 다니는데 그것처럼 싫은 일이 없다. 도와달라고 손 벌리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전 세계 오케스트라를 Ⅰ~Ⅳ의 네 레벨로 나눈다면 6년 전 (내가) 부임했을 때 서울시향은 가장 밑이었지만 지금은 레벨 Ⅱ까지 갔다. 아니면 유럽에서 초청을 받거나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앨범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 한 단계 더 올라서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향은 새달 19~27일 네덜란드(암스테르담), 오스트리아(그라페네크), 영국(에든버러), 독일(브레멘) 4개국 유럽 투어를 진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네덜란드의 로열 콘서트 헤바우(RCO) 같은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같은 무대에 선다. 정 감독은 “올해는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지난해보다 더 수준 높은 무대에 서게 됐다. 레코딩(음반 녹음)뿐만 아니라 투어도 시향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퍼토리를 여러번 반복하는 것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청중을 대상으로 연주하는 것은 시향 단원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새달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기념음악회에서 이례적으로 사인회까지 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진보한 프런코’ 네 번째 도전 시작된다

    ‘진보한 프런코’ 네 번째 도전 시작된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한다.’ 슈퍼모델 출신 진행자 이소라의 촌철살인 발언이 두고두고 회자됐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이하 프런코)의 네 번째 시즌이 제작된다. 패션디자이너 지망생들이 벌이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스타일채널 온스타일은 27일 “오늘부터 도전자 공개 모집을 시작으로 ‘프런코’ 시즌 4의 제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홉 번째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본고장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국가 중 네 번째 시즌까지 명맥을 이어가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시즌 2부터 온스타일이 서울시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통상진흥원과 공동으로 주관했다. 지난 4월 종영된 시즌 3는 목표 시청자층인 20~34세 여성시청률이 최고 2.95%까지 나왔다. 12주 방송 중 9차례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에게 ‘진부한’ 프로그램이 아닌 ‘진보한’ 프로그램으로 받아들여진다는 방증인 셈. 지원자격은 만 20세 이상으로 패션에 열정을 갖고, 의상 디자인과 제작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홈페이지(www. lifestyler.co. kr)에서 온라인 참가 신청서를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된다. 신청은 새달 21일 밤 12시에 마감된다. 우승자에게는 1억원의 브랜드 착수 지원금과 패션잡지 화보 촬영, 2012 F/W 서울패션위크 파이널 컬렉션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또 서울 패션 창작스튜디오의 입주 기회도 준다. 온스타일 김제현 팀장은 “지난 시즌들을 통해 배출된 디자이너들이 현재 국내외 패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시즌 4를 통해 실력 있는 예비 디자이너들이 날개를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K팝은 어느 나라에서나 환영받을 것”

    “K팝은 어느 나라에서나 환영받을 것”

    ●1977년 데뷔… 둘의 나이 합쳐 123세 러셀 히치콕(62·메인 보컬)과 그레이엄 러셀(61·기타 및 보컬). 둘의 나이를 합쳐 123세. 1977년 데뷔한 이후 34년이 흘렀다. ‘메이킹 러브 아웃 오브 나싱 앳 올’(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 ‘올 아웃 오브 러브’(All out of love), ‘굿바이’(Goodbye) 등 숱한 발라드 명곡들을 쏟아낸 호주의 슈퍼 듀오 에어서플라이를 두고 하는 얘기다. 에어서플라이가 새달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7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여성 소프라노를 부끄럽게 할 만큼 고음이 인상적인 히치콕과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러셀의 하모니가 여전할지가 팬들의 관심사다. 러셀은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월드투어가 계속 진행됐지만 최근 몇년간 한국 공연이 성사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히치콕 역시 “이전 공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라면서 “새로운 세션 구성원도 들어온 데다 레퍼토리도 훨씬 다양해졌다.”고 덧붙였다. ●“세션 구성원 새로… 레퍼토리 다양” 환갑을 넘긴 나이인데도 월드투어를 너끈히 소화하는 비결에 대해 러셀은 “매일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요가로 심신을 단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호주에서 일고 있는 K팝 바람과 관련, 러셀은 “호주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음악은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7만 7000~13만 2000원. (02)3143-51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타짜’ ‘놈놈놈’ 영화음악감독 장영규의 프로젝트 ‘들리는 빛’

    ‘타짜’ ‘놈놈놈’ 영화음악감독 장영규의 프로젝트 ‘들리는 빛’

    ‘복수는 나의 것’(2002), ‘타짜’(2006),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전우치’(2009), ‘황해’(20 10)의 공통점은 음악과 영화가 레고 블록의 요철처럼 꼭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특정 장면을 떠올리는 순간, 도돌이표처럼 음악이 재생된다. 영화감독들은 한 남자에게 빚을 진 셈. 작곡가 장영규(왼쪽·43)가 채권자다. 그가 벌여놓은 일은 영화음악뿐이 아니다. 1997년 전방위 아티스트 백현진과 뭉쳐 전위적 음악그룹 어어부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음악공동체 비빙, 안은미컴퍼니(무용단) 음악감독 등을 맡고 있다. 끊임없이 실험정신을 드러내온 그가 27~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IG아트홀에서 ‘장영규 프로젝트; 들리는 빛’을 통해 좀 더 특별한 시도를 펼쳐 보인다. 우선 영화를 한 편 보여준다. 27~28일에는 예술적 동지 백현진이 감독한 ‘영원한 농담’(오른쪽·40분)을, 29~30일에는 구자홍 감독의 ‘위험한 흥분’(110분)을 튼다. 백현진은 2009년 ‘디 엔드’에 이어 2년 만에, 구자홍 감독은 2004년 황정민과 양동근을 내세운 ‘마지막 늑대’ 이후 모처럼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가 끝난 뒤 아련한 잔상이 깔린 무대에서 음악공연이 이어진다. ‘영원한 농담’은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의 싱거운 농담에서 시작한다. 한때 시인이었던 남자1은 제주도에 내려가 살고 있다. 서울에 사는 남자2가 제주도로 내려와 모처럼 시답잖은 수다를 떤다. 하지만 둘은 어느새 상대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좇는다. 연기파 배우 오광록과 박해일이 출연했다. 음악공연에는 장영규, DJ 달파란, 주준영, 김선이 나선다. ‘위험한 흥분’은 마포구청의 10년차 7급 공무원 한대희가 주인공이다. 어떤 악질 민원인 앞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던 그가 홍대 앞에 소음 단속을 나갔다가 문제투성이 인디밴드 ‘삼삼은구’(3X3=9)를 만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다뤘다. ‘신스틸러’(명품 조연) 윤제문이 한대희 역을 맡았다. 전석 2만원. 1544-15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한국 애니 안 된다는 편견 확 깰 겁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의 가정집을 개조한 명필름 사무실. 곳곳에 ‘D-8’이란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개봉(27일)이 임박한 탓인지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2005년 황선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의 판권을 산 지 꼬박 6년. 난산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하지만 관객의 평가를 받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와 공동제작 및 연출을 맡은 오성윤 감독에게 치열했던 지난 6년을 들어봤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1963년생 동갑내기는 대화를 나눌수록 묘하게 어울렸다. ‘짝패’란 꼭 닮아야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1986년 서울극장 기획실에 몸담은 이후 충무로에서만 25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제작자 심 대표는 “명필름이 제작한 꼭 30번째 영화다. 그런데도 기자 대상 시사회 전날 잠이 안 오더라.”고 털어놨다. 어릴 때부터 그림이 너무 좋아 미대(서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더 끌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애니메이션 기획과 프로듀서로 활동하다가 20여년 만에 ‘입봉’한 오 감독은 “데뷔작이지만 마음은 심 대표와 똑같다.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요즘 설사를 많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당’을 먼저 발견한 건 오 감독이다. 심 대표는 “가족영화 소재를 찾던 터에 원작을 읽었다. 출판사에 확인해 보니 오 감독이 구두계약을 맺고 영화 기획에 돌입한 상태였다. 마침 남편(이은 명필름 대표)과 오 감독이 아는 사이인 데다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면 실사영화 경험이 많고 배급을 뚫을 수 있는 영화사가 필요했다. 0순위로 명필름을 올려놨는데, 외려 제안이 들어왔으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로덕션(실사영화 촬영 단계)에 돌입하기 전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심 대표는 “시나리오 작업만 3년이 걸렸다. 한번도 제작일정이나 개봉 시기가 계획과 어긋난 적이 없는데 ‘마당’은 1년이 늦어졌다. 긴 시간을 버티다 보니 자금을 동원하는 파이낸싱 작업도 힘들었다. 작품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나서야 했는데 다행히 올 초 롯데(롯데엔터테인먼트)와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장점은 수십명의 애니메이터들이 2년여 동안 ‘엉덩이로 그린’(업계에서 ‘애니메이션은 손이 아닌 엉덩이로 그린다’는 말이 있다) 12만장의 밑그림에서 얻은 아름다운 화면이 전부는 아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자유의지와 타인에 대한 배려·희생, 모성애 같은 묵직한 주제의식을 ‘잎싹’과 ‘초록’ 등 입체적인 캐릭터를 통해 녹여냈다. 가르치듯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도록 한다는 게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이다. 심 대표는 “암탉(잎싹)이란 미물이지만, 평범한 인간은 상상도 못할 존재다. (문)소리씨한테 ‘한국 영화 사상 가장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과 질서에 의구심을 갖고 왕따를 불사하면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잎싹의 삶은 미국 할리우드 만화에서 꿈을 이뤄가는 방식과 전혀 다르다.”고도 했다. 오 감독 역시 “사자(디즈니의 ‘라이온킹’)쯤 돼야 영웅의 면모가 나올 텐데 하찮은 암탉이 정체성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설정이야말로 평범한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선악 구도가 분명한 디즈니나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우리만의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당’의 순제작비는 31억원, 마케팅비용을 더하면 50억원에 육박한다. 150만명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 더군다나 올여름은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퀵’ ‘고지전’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까지 맞붙는 상황. 일단 첫번째 목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관객 기록을 보유한 ‘로보트 태권V’(2007·72만명)를 넘어서는 데 있다. 심 대표는 “100만명만 넘어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쓰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 그래야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없앨 수 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이어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가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한다. 물론 ‘애들 영화’가 아니라는 입소문이 나서 젊은 층도 많이 봤으면 한다. 그래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웃었다. 오 감독도 “20여년 만에 입봉한 작품인데 손익분기점만으로는 어림없다. 한을 풀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으니 또 뭉칠 법도 하다. 심 대표는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당’이 잘 되면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을 고민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오 감독은 “몇 작품이 될지 모르지만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장르로 자리잡기 전에는 영화사와의 공동작업이 필수다. 명필름과 계속하면 좋을 것 같은데…”라며 심 대표를 슬쩍 쳐다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마당을 나온 암탉 2000년 5월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가 넘게 팔린 황선미 작가의 동화를 애니메이션화했다. 알을 얻으려고 길러진 난용종 암탉 ‘잎싹’(목소리 연기 문소리)의 꿈은 한 번만이라도 알을 품어보는 것. 양계장을 탈출하던 날, 잎싹은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족제비를 만나 죽을 뻔 한다. 다행히 청둥오리 ‘나그네’(최민식)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 알을 품어 ‘초록’(유승호)을 아들로 얻는다. 하지만 초록이 클수록 엄마와는 다른 종(種)이라는 데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 ‘제2 윤이상’ 재독 작곡가 박 파안 영희 내한 회견

    ‘제2 윤이상’ 재독 작곡가 박 파안 영희 내한 회견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유럽음악계에서는 꽤 유명하다. 1977년 ‘만남’(Man-nam)으로 스위스 보스일 세계작곡제에서 1등을 차지한 박 파안 영희(66) 얘기다. 이 우승으로 “저작권료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 만큼” 명성을 쌓은 그는 올 3월 정년퇴직할 때까지 독일 브레멘국립예술대 교수를 지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을 통틀어 첫 여성 작곡과 교수다. 제2의 윤이상(1917~1995)으로도 불린다. 그의 대표작 ‘만남’과 ‘타령Ⅵ’이 오는 28일 개막하는 제8회 대관령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타령Ⅵ’은 아시아 초연이다. 디스크 탓에 두 지팡이에 의지해 걸음을 뗄 만큼 불편한 몸이지만, 정명화 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의 전화를 받고 흔쾌히 한국을 찾았다. 25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독특한 이름부터 설명했다. “박씨가 워낙 흔해 일종의 예명을 생각한 게 ‘파안’이다. 책상 위의 비파(琶案), 즉 음을 생각하는 작곡가란 의미와 함께 파안대소(破顔大笑)의 뜻도 있다.” 대학원(서울대 음대) 졸업 뒤 1974년 독일로 유학 떠나 “눌러앉았다.”는 그는 “중학교(청주여중) 때 ‘연대장’을 지내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니 이해해 달라.”며 80여분 동안 열변을 토했다. →대관령음악축제에 처음 참가하는데. -지난해 12월에 정명화 감독이 대관령축제를 위한 새 곡을 써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다. 새로 작곡하려면 4~5년이 걸린다. 그래서 작곡은 다음으로 미루고 기존에 써놓은 60여곡 중 몇 개를 추천해 드렸다. 두 곡이나 뽑혔으니 정말 브라보~다(웃음). →초연되는 ‘타령Ⅵ’에 대해 소개해 달라. -청주에서 자랐는데 정초에 지신밟기를 숱하게 봤다. 거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타악기(북, 종, 조개껍데기 등)와 함께 플루트, 클라리넷, 비올라, 바이올린, 첼로 등 6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이다. 실제 전통 타악기를 쓰는 건 아니고 우리의 장단을 쓴다(그는 손바닥으로 탁자를 두들기며 ‘덩덩더 쿵덕’ 장단을 시연해 보였다). →‘만남’에도 타악기가 쓰이나. -아니다. 대신 첼로가 장구 같은 역할을 한다.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어 시댁으로 가는 길에 강릉 친정엄마를 떠올리며 쓴 한시 ‘사친’(思親)에서 따온 작품이 ‘만남’이다. 보스일 콩쿠르 우승곡이니 이 곡 덕에 밥을 먹게 된 셈이다(웃음). →명성에 비해 한국에는 덜 알려졌다. -한국에서 왜 연주회를 하지 않느냐고들 하는데 중이 제 머리 깎을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고 내가 잘났는데 왜 초대를 안 해주냐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고…(웃음). →작품에 순우리말 제목이 유난히 많다. -딱히 애국을 하려는 건 아니다. 말에는 인간의 정서와 민족의 영혼이 담겨 있다. 어떤 분들은 37년이나 유럽에 살았는데 어떻게 한국말을 잘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못하는 게 이상하거나 머리가 나쁜 것 아닌가(웃음). →한국 정서를 모르는 서양인들이 작품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소해서 어렵다는 얘기는 한번도 못 들어봤다. 나는 한국전쟁을 직접 겪고 배고픔을 겪은 세대다. 내 또래의 한국여자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섬세하고 강한 개성을 표현한다. 가장 개성 있는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거꾸로 서양악기로 한국 장단을 만들어 내는 건 어렵지 않은가. -리듬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내 안에 있으니까. 어려운 건 기술이 아니라 정신이다. →한국 정서에 기반한 음악으로 현대 유럽음악 발전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했는데. -요새 컴퓨터 음악이 많아졌다. 몇 마디 작곡한 뒤 ‘복사’와 ‘붙이기’ 기능을 써서 30~40분짜리로 늘리는 작곡가들도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면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며칠 뚝딱 작업해 내놓는 건 청중을 우습게 여기는 행위다. 창작이 아닌 장사꾼이다. 난 한 곡 쓰려면 죽어라고 1~2년씩 하는데…. →한국에서는 유독 현대음악이 외면받는다. -심각한 문제다. 정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청중들이 선호하지 않아서 현대곡을 연주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건 난센스다. 학교 다닐 때 들을 기회가 없으니 청중들이 선호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교육이다. 어릴 때부터 국악도 가르치고, 현대음악도 가르쳐야 한다. 폴란드나 이탈리아에서는 택시 운전사도 자국 현대음악가들을 줄줄 꿴다. 한국에서는 쏠림현상이 너무 심하다. 잘못된 음악교육을 바로잡을수 있다면 한국에 돌아와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노숙자도 클래식 즐길 권리 있기에 무료공연 고수”

    “노숙자도 클래식 즐길 권리 있기에 무료공연 고수”

    자고 나면 몇 개씩 클래식 연주단체들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곳이 미국 뉴욕이다. 최소 3년 정도는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야 주(연방) 정부나 기업 후원을 기대할 수 있다. 신생단체가 주목받기는커녕, 생존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지난해 만들어진 뉴욕클래시컬플레이어스(이하 NYCP)에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100% 무료공연을 펼치면서도 10만 달러가량의 기부를 끌어내는 등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것. ‘무료공연’이라고 하면 아마추어들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NYCP는 다르다. 다쑨 장(더블베이스·텍사스주립대 교수) 등 실력파 연주자들은 물론 음악감독을 맡은 지휘자 김동민(39)이 중심을 잡고 있다. 뉴저지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을 24일 전화 인터뷰했다. 김 감독은 기억이 미치지 못하는 나이부터 음악을 듣고 자랐다. 현악기 장인 김현주(71)씨가 그의 아버지다. 국내 두 사람뿐인 바이올린 마이스터(독일 정부가 최고 기능인에게 주는 자격증) 김동인(42)씨가 형이다. 연세대에서 비올라를 전공한 김 감독은 인디애나주립대로 유학을 떠나 비올라와 지휘를 복수전공했다. NYCP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것은 2년 전. “인디애나의 공공도서관을 갔는데 홈리스(노숙자) 행색의 흑인 할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걱정을 초월한 듯 두 시간쯤 클래식 음악을 듣는 모습을 봤다. 이후로도 3일 연속 오더라. 당장 생계가 급할 텐데,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는 것이다. 처음으로 음악을 해야 하는 이유와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후 인터넷을 검색하다 교회나 학교 강당에서 무료공연을 하는 실내악단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씨줄과 날줄이 엮이는 순간이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뉴욕의 젊은 연주자들이 의기투합했다. 인디애나주립대 동문이자 10년 지기인 콘트라베이시스트 다쑨 장이 그랬다. 김 감독은 “음악을 접하는 데 어떤 이유로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자는 게 NYCP의 설립 취지다. 굳이 링컨센터나 카네기홀에 오지 않더라도, 혹은 갈 수 없는 사람도 음악을 즐길 권리가 있다. 통상 미국의 전문 연주단체는 연간 예산의 35%를 티켓 판매로 충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부분을 포기하고서라도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때문에 NYCP의 공연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옆 교회나 학교 강당 등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2011~2012시즌에는 도약을 꿈꾼다. 확정된 공연만 10회. 3회 정도 더 늘릴 계획이다. 미국 내 투어와 레코딩도 준비 중이다. 클래식 아이돌 ‘앙상블 디토’의 멤버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가 10월 1~2일 시즌 오프닝 공연에 협연자로 나선다. 고(故) 피천득 수필가의 손자로도 유명한 그는 2012~2013 시즌부터는 NYCP의 상임연주자로 연 1회 이상 함께 무대에 선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도 기회가 있다면 공연하고 싶지만, 막 걸음마를 뗀 상태라 NYCP의 인지도를 쌓아올리는 게 우선”이라면서 “섣불리 (한국에) 갔는데 아무도 안 찾아주면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농담 속에 진심을 내보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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