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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프리뷰] ‘매직 마이크’

    [영화프리뷰] ‘매직 마이크’

    마이크(채닝 테이텀)는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엔 건설현장의 숙달된 일꾼이지만, 밤에는 여성전용 클럽의 에이스, ‘매직 마이크’란 애칭으로 춤을 춘다. 맞춤형 핸드메이드 가구점 사장을 꿈꾸는 그는 여자손님이 팁으로 준 축축히 젖은 달러를 알뜰하게 모으고 있다. 은행 대출만 받으면 스트립댄서는 그만둘 생각. 어느 날 건설현장에서 키드(알렉스 페티퍼)란 청년을 만난다. 키드는 마이크의 손에 이끌려 일자리를 얻었고, 스트립댄서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속성으로 비결을 전수받은 그에게 하룻밤 수백 달러의 팁과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식은 죽 먹기. 정작 마이크는 키드의 누나 브룩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낀다. 영화 ‘매직 마이크’는 주연·제작·각본을 겸한 채닝 테이텀을 빼고 말할 수 없는 영화다. ‘짐승남’ 몸매에 현란한 춤솜씨를 지닌 그는 데뷔 전 8개월 동안 클럽에서 스트리퍼로 일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인기 TV쇼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출연해 스트립 댄서 시절을 코미디 소재로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액션영화 ‘헤이와이어’를 찍으면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코드가 맞았다. 둘은 남성 스트리퍼란 펄떡거리는 소재를 영화화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지닌 작품을 화수분처럼 쏟아내는 할리우드의 유일무이한(크리스토퍼 놀런도 작품·상업성을 지녔지만 다작에 관한 한 소더버그의 적수가 못 된다. 소더버그는 2000년 이후 23편을 연출했다.) 존재인 소더버그는 남성 스트리퍼란 신선한 식재료를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요리한다. 초반부에 소더버그는 스트립 클럽의 무대를 화려한 성인 뮤지컬 공연처럼 공들여 세공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월드투어 안무가였던 앨리슨 폴크가 짠 남성 스트리퍼의 군무와 테이텀의 현란한 독무는 여성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찔하기는 한데 역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눈요깃거리만 늘어놓는다면 소더버그가 아니다. 중반 이후 마이크와 키드를 통해 섹스 비즈니스계의 이면을 까발리면서도 교훈극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밤의 세계를 미련 없이 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청춘도 있다. 하지만 소더버그는 옳고 그름을 드러내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 딱, 선택의 순간까지만 쿨하게 보여 준다. 미국에서 지난달 29일 먼저 개봉했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26일 현재 1억 3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제작비 700만 달러의 14.7배에 이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옷걸이’만 훌륭한 게 아니라 연기도 되는 배우란 걸 입증한 테이텀은 3편 연속 흥행수익 1억 달러를 돌파,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2005년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로 뽑히기도 했던 매튜 매커너히가 스트리퍼 출신 클럽 사장으로 나오는 데서는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새달 2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안젤라 게오르규 “미미가 순수한 인물? 천만의 말씀”

    안젤라 게오르규 “미미가 순수한 인물? 천만의 말씀”

    “처음 음악가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좌우명이 ‘내일이 오늘과도 같다면 나는 행복하다. 100% 만족한다’예요. 그리고 자신에게 계속 노력하라고 말하죠. 더 많은 것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계속 앞을 보고 갈 뿐입니다.” 오는 8~9월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 역을 맡은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47)를 25일 전화로 먼저 만났다. ●“정명훈 감독과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 게오르규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의 첫 공동작업, 프랑스 오랑주 야외오페라축제 프로덕션의 국내 첫 소개, 루돌포 역에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 캐스팅 등으로 오페라팬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페라의 여신 게오르규는 그동안 3차례 한국 공연을 했지만 오페라는 처음이다. 게오르규는 “한국에서는 콘서트만 했는데 오페라로 찾아뵙게 돼 너무 기쁘다. 게다가 올해는 ‘라보엠’ 데뷔 20주년을 맞는 터라 더 뜻 깊다.”고 말했다. 이어 “정명훈 감독은 데뷔할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은 분에게 깜짝 뉴스였던 것 같다.”면서 “내가 너무 호텔에만 머무르는 편이라 어쩌면 정 감독께서 서울 시내를 좀 둘러보고 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푸치니가 나를 위해 작곡해주는 꿈 꿔” ‘라보엠’은 1830년대 파리 뒷골목의 옥탑방을 배경으로 가난한 시인 루돌포와 미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특히, 폐병에 걸려 숨지는 미미를 사람들은 여리고 순수한 캐릭터의 대명사로 떠올린다. 하지만 오래도록 이 역할을 연구한 게오르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대부분 미미가 순수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미미가 (19세기 사교계에서 부유층 남성의 애인 역할을 하는 코르티잔이자 자유분방한) 무제타와 똑같은 성격이란 걸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원작 ‘보헤미안의 삶’을 자세히 읽어본다면 약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째 세계 최고의 디바로 군림하는 그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푸치니가 나를 위해 새로운 곡이나 오페라를 작곡해줘 노래하는 꿈을 꾼다. 또 바로크 음악도 시도해 보고 싶다.”며 깔깔깔 웃었다. 한편 ‘라보엠’은 새달 28일과 30일, 9월 1, 2일 열린다. 이 중 28일과 1일은 게오르규와 그리골로가, 30일과 2일은 피오렌자 체돌린스와 마르첼로 조르다니가 각각 미미와 루돌포를 연기한다. 3만~57만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티베트 문화 간직한 무스탕을 가다

    티베트 문화 간직한 무스탕을 가다

    무스탕 하면 고급 가죽 의류나 ‘머슬카’의 상징이 된 미국 포드사(社) 자동차를 떠올리는 게 보통일 터. 하지만 트레킹 마니아라면 또 다른 무스탕을 떠올릴 게다. 히말라야 설산의 신비로움이 지배하는 네팔 깊숙한 고원 무스탕 얘기다. 26일 밤 8시 50분 EBS의 ‘세계테마기행-은둔의 왕국, 무스탕’을 통해 은둔의 땅의 속살을 엿볼 수 있다. 18세기 네팔에 자치권을 뺏긴 후 금단의 땅이 된 무스탕은 칼리간다키강을 따라 티베트 남쪽 국경에서 가샤까지의 지역을 통칭한다. 북쪽 가장 깊은 곳을 관통하고, 오지 중의 오지라 험한 협곡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난 좁은 길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 1960년대 달라이 라마가 망명한 뒤로는 중국에 대항하는 게릴라 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네팔 당국은 1992년에야 비로소 고액의 허가비를 받고 외국인 트레커들에게 문을 열었다. 오랜 세월 교류가 없었던 이곳에는 척박한 땅과 거센 바람에 맞서 화석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떠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무스탕은 고대부터 전해 오는 독특한 역사와 순수한 티베트 문화가 그대로 보존돼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무스탕은 고고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지역이다. 히말라야는 한때 바다에 잠겨 고요한 세월을 보냈다. 7000만년 전 잠들어 있던 바다가 융기하기 시작했다. 그 흔적이 고스란히 디가온 지역에 남아 있다. 바다 밑에 있던 지층이 급속히 융기하면서 만들어진 히말라야의 지질학적 특이성을 지닌 칼리간다키강이 있다. 농사가 끝나면 사람들은 강에 모여 한 달 동안 많은 비에 쓸려 내려온 암모나이트를 캐러 다닌다. 모양새가 좋거나 독특한 나선형 모양의 암모나이트는 농사 외에 새로운 수입원이다. 주민들은 두 개의 망치를 들고 다니며 예쁜 모양의 암모나이트 화석을 캐려고 오늘도 허리를 숙인다. 무스탕의 지형적인 특성으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예술품이 ‘파이프 오르간 절벽’이다. 인간이 직접 수십, 수백년에 걸쳐 깎아 놓은 듯한 수많은 기둥이 어우러진 대협곡은 초자연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나리오만 좋다면 한국 신인감독 영화도 OK”

    “시나리오만 좋다면 한국 신인감독 영화도 OK”

    “영화 ‘도둑들’을 선택한 건 ‘두 마리 나비’(자신이 맡은 ‘첸’과 김해숙이 맡은 ‘씹던 껌’ 역할에 대한 비유)가 서로 소통이 안 된다는 점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언어가 달라서 생긴 불통(不通)이 로맨스로 발전하는 게 재밌었다. 인생은 낭만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소통이 안 돼도 마음으로 통하는 것이 또 다른 낭만이다. 하하하.” ●“소통 안돼도 마음으로 통하는 게 낭만” 셔츠 단추를 4개나 풀어 젖혀 다부진 근육과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자신만만한 미소까지 여전했다. 정의로운 경찰부터 냉혹한 암흑가 보스, 숙련된 소매치기까지 주연작만 140여 편에 이르는 배우 런다화(57·任達華)의 얘기다. 최동훈 감독의 신작 ‘도둑들’(25일 개봉)에서 중국 도둑 두목 첸 역할로 출연한 그를 24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2010년에도 홍콩 금상장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그는 여전히 주연배우다. 조연이 성에 차지 않을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메이요우(아니에요).”를 거듭했다. 이어 “영화는 혼자의 것이 아니고 모두의 것이다. 내가 영화에 들어가 좋은 그림,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 최 감독의 전작을 다 봤고 무척 좋아했다. 김해숙의 연기도 너무 훌륭했다. 내 비중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0여년 160여편 찍어… 주연만 140여편 데뷔 이후 30여년간 조연을 한 것까지 합치면 모두 160여 편을 찍었다. ‘다작 종결자’인 셈. 그는 “성격상 한 곳에 머무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영화에서 항상 새로운 걸 찾는다. ‘도둑들’이 아니었으면 일본어도 배우지 못했을 거다. 한동안 잠꼬대로 ‘하이! 하이!’(일본어로 ‘네’라는 뜻)를 반복할 만큼 열심히 했다.”며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좋은 배우의 요건을 묻자 “배우가 생각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감독의 마음속에 담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내가 전혀 모르는 한국 신인감독에게 출연 제안이 오더라도 시나리오만 좋다면 돈은 중요하지 않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람 살리던 손 캐릭터를 살리다

    사람 살리던 손 캐릭터를 살리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원제: Brave)은 북미에서 지난 6월 말에 개봉, 2억 274만 달러(약 2312억원)를 벌어들인 흥행대작이다. 한국 개봉이 추석 연휴인 9월 27일로 잡혀 있는 등 해외 개봉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본전(1억 8500만 달러)을 뽑았다. 운명을 개척하는 용감한 틴에이저 공주의 모험을 다룬 작품에 투입된 애니메이터는 90명에 육박한다. 그 가운데 한국인 김재형(39)씨도 있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 초대받은 김씨를 지난 22일 서울 중구 예장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그를 주목한 이유는 의사 출신이란 이력과 게임·애니메이션 업계의 강자인 블리자드와 픽사를 넘나든 경력 때문.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 1년차 과정을 밟다가 인생의 방향을 튼 몽상가다. 그는 “중·고교 때는 그냥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정도였다. 공부는 좀 했으니까 의대를 갔던 건데 정말 하고 싶던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뒤늦게 철이 들어 뭘 먹고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애니메이션 일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는 애를 먹었지만 의외로 아내는 선선히 지지했다. 전세금을 털어 2003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에 입학했다. 서른이 되고 시작했으니 늦깎이였다. 하지만 그만큼의 절실함과 열정 덕인지 2006년 졸업하면서 애니메이터의 로망인 픽사의 인턴으로 입사했다. 인턴이 끝나고서 참여한 첫 작품이 ‘라따뚜이’(2007)였다. 잘못된 부분을 잔손질하는 ‘픽스 애니메이터’가 그의 역할이었다. 계약이 끝나고 게임업체 블리자드로 옮겨 ‘스타크래프트 2’의 시네마틱 아티스트로 일했다. 게임 중간에 서너 차례 나오는 처절한 전투 장면이 그의 솜씨다.  1년 4개월쯤 일하다가 2006년 친정으로 유턴했다. “블리자드는 젊은 친구들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라면 픽사는 노련한 애니메이터들이 많다. 커리어의 후반부에 블리자드에 갔다면 젊고 재능 있는 친구들과 재밌게 일했겠지만, 갓 2~3년차에 불과했던 나로서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픽사를 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복귀 후 참여한 첫 작품 ‘업’(2009)의 엔딩크레디트에 그는 물론 딸의 이름도 올라 있다. ‘프러덕션 베이비’라고 해서 영화 제작 중 태어난 아이 이름을 남겨 주는 회사 측의 배려 덕분이다. ‘토이스토리 3’(2010)를 거쳐 ‘카2’부터 그는 숏(shot) 애니메이터로 승진했다. 숏 애니메이터란 인형극에서 실로 연결된 인형을 다루는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분업화된 컴퓨터 애니매이션 제작시스템에서는 캐릭터를 만드는 콘셉트 디자이너, 2D(평면) 상태인 캐릭터를 3D(입체)로 바꿔 놓는 사람, 옷과 피부·머리 색깔을 담당하는 사람까지 제각각이다. 캐릭터가 컴퓨터에 저장되면 스토리보드(영화의 촬영대본에 해당)와 레이아웃(컴퓨터상에서 카메라 앵글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보면서 감독 지시를 참고해 캐릭터의 포즈를 잡고 연기하도록 만드는 게 숏 애니메이터의 역할이다. 정해진 숏에 나오는 캐릭터 움직임을 모두 맡거나 특정 캐릭터의 연기를 숏에 관계없이 전담하기도 한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서 그는 메리다 공주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곰’의 연기를 도맡았다.  그는 “캐릭터의 이름이나 어떤 역할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 답답하고 죄송한데 개봉 전까지는 최대한 비밀을 유지하는 게 픽사의 정책”이라며 웃었다. 못내 아쉬웠는지 작품 자랑을 잊지 않았다. “메리다는 얌전 떠는 공주가 아니라 활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남성적 캐릭터이다. 엄마인 엘리노 여왕은 공주 역할을 기대하지만, 딸은 못마땅하게 여긴다. 배경은 스코틀랜드의 왕국이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엄마의 갈등이란 점에서 요즘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대 아이들과 부모가 같이 보면 좋을 영화인데 한국에서 애들 보는 만화영화쯤으로 알려진다면 속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장난감(‘토이스토리’ 1~3편)이나 로봇(‘월E’), 자동차(‘카’ 1~2편), 동물 혹은 곤충(‘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벅스라이프’), 유령(‘몬스터주식회사’) 등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처음으로 여주인공을 내세운 데다 리얼리티를 우선시했다. 때문에 숏 애니메이터만 60명, 군중신을 담당하는 군중 애니메이터와 픽스 애니메이터도 28명이 투입됐다. 그는 “사람이든 곰이든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건 물론 감성 표현에도 역점을 뒀다. 11개월 동안 꼬박 작업했는데 힘이 들었던 만큼 애착도 크다.”고 밝혔다.  그는 픽사의 2013년 최대 기대작인 ‘몬스터대학교’(‘몬스터주식회사’의 속편)에도 참가하고 있다. 야전에 뛰어든 지 6~7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굵직한 프로젝트에 전부 참가하고 있으니 실력을 짐작할 만하다. 돌잡이에 등장할 만큼 한국사회에서 선호하는 직업의 상징인 청진기를 내려놓은 지 10년이 흐른 지금, 선택에 후회가 없을지 궁금했다.  “한국에서 의사면허는 살아 있다. 하지만 다시 할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사람 목숨 다루는 일인데 나처럼 손을 뗐던 사람이 다시 하는 건 말도 안 될뿐더러 지금 내 일이 너무 재미있다. 픽사에는 월스트리트의 뱅커도 있고, 잘나가던 과학자도 있다. 난 그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라디오헤드 ‘크립’ 들려줘…스매싱펌킨스 90년대 재현해줘

    라디오헤드 ‘크립’ 들려줘…스매싱펌킨스 90년대 재현해줘

    ●지산밸리 올해 라인업은 역대 최고다. 1993년 1집 타이틀곡 ‘크립’으로 우뚝 선 라디오헤드는 줄곧 내한공연 섭외 0순위였다. 데뷔 이후 처음 타이완-한국(27일)-일본을 잇는 아시아투어에 나선다. 두 가지가 궁금하다. 보컬 겸 리더 톰 요크가 ‘아이디오테크’(Idioteque)에 맞춰 추는 ‘오징어춤’을 볼 수 있을지와 좀처럼 공연에서 부르지 않는 ‘크립’을 들을 수 있을지다. 28일 헤드라이너(그날 무대의 마지막에 서는 간판가수) 제임스 블레이크는 영국에서 가장 ‘핫한’ 프로듀서·싱어송라이터다. 솔(soul)과 일렉트로닉이 결합한 사운드에 내뱉듯 얹은 목소리가 일품이다. 일부는 라디오헤드가 아니라 스톤로지즈(29일)를 보러 지산에 간다고 말한다. 록과 댄스를 결합한 ‘맨체스터 사운드’를 만든 주인공이자 1990년대 브릿팝의 토대를 닦았다.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8월 3일 헤드라이너는 올해 그래미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니카 앨범 등 3개 부문을 석권한 로커 출신 DJ 스크릴렉스다.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장르이자 일렉트로닉의 헤비메탈로 불리는 ‘덥스텝’을 주류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올해 쉰 살인 DJ 칼 콕스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알파이자 오메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UMF에서 ‘칼 콕스와 친구들’이란 이름으로 하나의 무대를 독점하는 일렉트로닉의 제왕에게 한국에서도 4일 잠실 주경기장 주차장에 세워지는 무대를 통째 내줬다. 4일 헤드라이너 DJ 티에스토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막식 라이브 공연을 했다. 그의 지위는 일렉트로닉의 조용필쯤 된다. ●펜타포트 국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출신의 5인조 밴드 스노패트롤은 최근 유럽 페스티벌 무대의 단골 헤드라이너다. 27일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 기념공연에 나선 뒤 홍콩-싱가포르-필리핀-한국(새달 11일) 등 아시아투어에 돌입한다. 웨일즈 출신의 3인조 밴드 매닉스트리트프리처스(새달 12일)는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내한한다. ‘거리의 미친 전도사들’이란 과격한 이름에서 짐작하듯 초기 3장의 앨범에서 노동자 계급의 분노를 표출하면서 ‘좌파밴드’로 불렸다. 하지만, 1995년 기타리스트 리치 에드워즈의 실종 이후 3인조로 재편하면서 ‘날’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슈퍼소닉 1990년대 얼터너티브록 밴드 중 유일하게 현재진행형인 스매싱펌킨스가 14일의 헤드라이너다. 전 세계 3000만장의 판매고와 1996~1997년 그래미상 연속 수상 등 화려한 시절도 있었지만, 약물 복용과 팀내 시끌벅적한 연애 등으로 2000년에 해체했다. 2006년 재결성 이후 남은 원년 멤버는 리더 겸 보컬, 기타리스트 빌리 코건뿐. 하지만, 코건은 스매싱펌킨스의 독재자였던 만큼 이들의 실력에 의문을 품을 이유는 없다. 신디사이저를 활용한 ‘신스팝’ 장르의 선구자인 32년차 베테랑 뉴오더는 15일 무대를 책임진다. 영국 역사상 12인치 디스크로는 가장 많이 팔린 ‘블루먼데이’(1983)로 전설이 된 이들은 킬러스, 프란츠 퍼니난드 같은 후배 밴드의 추앙을 받는 존재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다크나이트 라이즈 극장가 ‘올킬’ 나흘 동안 240만명 배트맨 ‘홀릭’

    [주말 박스 오피스] 다크나이트 라이즈 극장가 ‘올킬’ 나흘 동안 240만명 배트맨 ‘홀릭’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배트맨시리즈 트릴로지(3부작) 완결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개봉 4일 만에 240만 관객을 동원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지난 20~22일 전국 1210개 스크린에서 199만 2255명(매출액 점유율 65.3%)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은 243만 4093명. 올해 개봉작 중 오프닝 최고기록이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169만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2주 연속 1위를 지켰던 김명민 주연의 ‘연가시’는 49만 5173명(15.7%)을 모아 한 계단 물러섰다.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11번째 스트라이커’가 19만 417명(5.4%)을 동원, 3위로 데뷔했다. 또 다른 슈퍼히어로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18만 9846명에 그쳐 4위로 추락했다. 가수 박진영이 주연한 ‘5백만불의 사나이’가 6만 3945명(2.0%)을 모아 5위로 데뷔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록페, 진화…3040, 록페

    록페, 진화…3040, 록페

    록페스티벌(이하 ‘록페’) 마니아에게 올여름은 축복이다. 지난해 6~8월에는 지산밸리·펜타포트록페스티벌 등 5개가 열렸지만, 올 들어 슈퍼소닉·울트라뮤직페스티벌 등 4개가 더 생겼다(록페는 더는 장르적 의미의 ‘록’과 상관없이 대중음악 축제의 통칭이다). 티켓 판매를 토대로 한 시장 규모도 지난해 189억원에서 올해 22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해까지 흑자인 록페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산밸리가 그나마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그런데도 2~3일 동안 30억~50억원이 들어가는 축제가 속속 열린다. 록페가 돈을 빨아먹는 까닭을 알아봤다. 지난해까지 록페 시장은 지산과 펜타포트의 양강구도였다. 지산은 펜타포트보다 3년 늦은 2009년 출범했지만, 펜타포트에서 외국가수 섭외를 도맡던 기획사 옐로우나인이 ‘공룡’ CJ와 손을 잡으면서 1위가 됐다. 지난해 관객은 9만 2000여명(연인원). 2010년(7만 9000명)보다 17% 늘었다. 지난해 40억여원이던 제작비는 올해 50억원을 훌쩍 웃돈다. 그래도 CJ E&M은 첫 흑자를 확신한다. 1위는 내줬지만, 지난해 펜타포트도 2010년보다 16% 늘어난 6만여 명을 모았다. 제작비 30억원 중 10억원과 장소협찬을 인천시에서 받는다. ●지산·펜타 양강구도 빅4로 재편될 듯 하지만, 양강구도는 곧 허물어질 조짐이다. 일본 섬머소닉 페스티벌과 출연진을 공유하는 슈퍼소닉, 세계적 지명도를 지닌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이 상륙했기 때문. 특히, ‘난타’로 유명한 PMC의 계열사 PMC네트웍스가 주관하는 슈퍼소닉은 태풍이 될지도 모른다. 올해 섬머소닉에 출연하는 그린데이, 리아나 등 거물급은 슈퍼소닉 출연자 명단에서는 빠졌다. 하지만, PMC와 섬머소닉의 제휴가 이뤄진 건 지난 2월. 출연진 선정이 전년도 11월부터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PMC 측에 시간이 없었던 셈이다. 내년부터 섬머소닉 출연가수를 고스란히 서울로 데려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은 무한하다.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의 대명사 UMF도 판도를 흔들 강자다. 199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된 UMF는 스페인·브라질·아르헨티나에서 연간 100만여 명을 모은다. 벌써 2만 5000여장의 티켓이 팔렸다. 주거지역 잠실에서 열리기 때문에 밤 12시 이후 공연을 못 하고, 클럽 분위기를 내려고 ‘19금(禁)’을 자청했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다. ●일본·중국 등 아시아로 확대할 수도 업계에서는 록페가 당장 돈벌이는 되지 않지만, 가능성을 본다. 록 마니아들의 야외공연 관람 행위에서 가족·친구·연인끼리 보내는 여름 휴가문화의 하나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관객 연령대도 넓어졌다. CJ E&M에 따르면 지난해 지산 관객 중 20대가 60%, 30~40대가 38%였다. 하지만, 올해 티켓 구입자를 보면 20대가 49.5%, 30~40대가 48.9%이다. 가족 관객이 늘어나는 방증이다. 록페의 수익구조 중 티켓 판매대금은 40~50% 정도다. 나머지 절반을 책임지는 협력업체의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식음료·주류·자동차·패션·정보통신 업체들은 최대 3억~5억원을 내고 협력사가 된다. 외부와 차단되기 때문에 집중 노출이 가능하고, 주요관객이 소비성향이 강한 20~30대란 점도 매력적이다. 올해 지산밸리의 협찬기업은 28개, 금액은 지난해보다 30%가 늘었다. 이진영 포춘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일본 섬머소닉이 이틀간 올리는 매출은 200억원가량인데 10년쯤 걸렸다.”면서 “아직 국내 록페는 초기 단계다. 5~10년을 내다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아시아로 시장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UMF는 전체 티켓 중 14%가 일본과 홍콩, 중국 등에서 팔렸다. 유진선 뉴벤처 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K팝공연뿐 아니라 페스티벌로도 아시아 관객을 끌 수 있다. 내년에는 관광, 숙박, 항공을 연계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콜로라도 총격의 다크나이트] “희망의 공간서 참사”… 佛·日 홍보방문 취소

    [콜로라도 총격의 다크나이트] “희망의 공간서 참사”… 佛·日 홍보방문 취소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콜로라도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범인에 대한 분노를 토로했다. 놀런 감독은 21일(현지시간) 공식성명서를 통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배우와 스태프를 대신해, 어이없는 비극으로 슬픔에 잠긴 오로라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는 위대한 예술의 한 형식으로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함께 보고 나누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이라고 믿고 있다. 영화관은 내게 집처럼 소중한 곳”이라면서 “순수하고 희망찬 공간을 누군가 참을 수 없이 야만적인 방식으로 짓밟았다는 사실이 엄청난 충격과 비탄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제작사 워너브라더스는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등에서 예정된 개봉기념 이벤트와 감독 기자회견을 모두 취소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놀런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3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앞서 놀런 감독은 ‘배트맨 비긴즈’(2005)와 ‘다크 나이트’(20 08)를 연출했고, 두 작품은 전세계에서 13억 7663만 달러(약 1조 5700억원)의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콜로라도 총격의 다크나이트] 韓 사흘에 171만 올 최대 흥행기록 美 관객집계 유보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개봉 첫주 올해 영화 중 최다 관객을 불러모았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북미 흥행에 변수가 생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침 7시·새벽 2시에도 상영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19~21일 전국 1198개 스크린에서 171만 2031명을 불러모았다. 개봉일인 19일 44만여명, 20일 50만여명에 이어 21일에는 76만여 명을 불러모았다. 올해 오프닝 스코어(개봉 첫주 목~일요일) 1위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169만여명을 목~토요일 상영만으로도 넘어섰다. 심영신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마케팅팀 차장은 “상영시간이 2시간 44분이나 되기 때문에 하루 5회차 상영도 힘들다고 봤다. 그런데 개봉 전부터 지난해 ‘트랜스포머 3’에 육박할 만큼 예매실적이 높았기 때문인지 극장들이 아침 7시, 새벽 2시에도 상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총격 사건과 관련, 영화 홈페이지에 제작진과 제작사에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힐 예정”이라면서 “광고는 이미 집행이 된 터라 축소 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올 최대작 포기할 수 없는데…” 한편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와 미국 극장들은 이 사건으로 난처한 처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극이 발생했으니 유가족을 위로하고 조의를 표명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올 최대 블록버스터의 흥행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워너브러더스 측은 일단 폭스 채널과 ESPN과 NBC 등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매일 집계하던 주말 관객수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월요일(23일)에 한꺼번에 공개할 예정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박근혜 5·16 발언 ‘시끌’ ‘전남대 납치’ 동영상 ‘광클’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박근혜 5·16 발언 ‘시끌’ ‘전남대 납치’ 동영상 ‘광클’

    박근혜 5·16 발언이 지난 한 주 누리꾼들을 가장 많이 자극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은 지난 16일 5·16 군사정변에 대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바른 역사의 길보다는 바르지 못한 아버지의 과거 유산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통합진보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성찰도 없고, 유신독재에 대한 뉘우침도 없다.”고 질타했다. 검색어 2위는 북한 중대발표다. 북한은 예고대로 지난 18일 정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원수’는 북한군에서 가장 높은 ‘대원수’ 바로 아래 계급이다. 지금까지 원수 이상 계급을 받은 사람은 김일성, 김정일을 포함해 김정은이 6번째다. 전남대 납치가 뒤를 이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전남대 후문 납치사건 목격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42초 분량 동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검은색 승용차 주변에 건장한 남성 2~3명이 여성 한 명을 차에 태우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경찰은 “부모가 딸을 종교로부터 떼어 놓으려 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4위에 오른 검색어는 인간광우병 의심환자다. 지난 16일 청주 흥덕 보건소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치매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이란 뇌에 구멍이 뚫려 기능을 잃는 치명적인 질병인데 광우병 소를 먹으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도전 첫 촬영도 있었다. 지난 18일 MBC ‘무한도전’이 파업 24주 만에 극비리에 촬영을 진행했다. 멤버들은 1시간가량 오프닝과 복귀 인사 등을 촬영했는데 가수 데프콘도 ‘형돈이와 대준이’ 복장으로 참여했다. 6위는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리영호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을 모든 직책에서 전격 해임했다고 밝혔다. 벤츠진상녀는 7위에 올랐다. 최근 인터넷에 네티즌 A씨가 지난 16일 왕복 8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벤츠’를 타고 다니는 20대 여성 B씨에게 해코지를 당했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제주 부자 성폭행이 8위를 차지했다. 지난 18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친딸이자 친동생인 C(12)양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A(47)씨와 B(16)군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9위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개봉일인 20일(현지시간) 벌어진 미국 영화관 총기 난사 사건이, 10위는 지난 20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세네갈전 (3대 0) 완승 소식이 차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음반] 내츄럴 컬러즈 (Natural Colors)

    [새음반] 내츄럴 컬러즈 (Natural Colors)

    ●내츄럴 컬러즈 (Natural Colors) ‘제2의 노라 존스’로 불리는 한국계 여성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28)이 친숙한 팝 명곡과 즐겨 부르던 일본 노래를 다시 부른 커버앨범을 내놓았다. EMI 뮤직 재팬에서 기획한 앨범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이미지송, ‘마녀 배달부 키키’의 엔딩 테마곡 ‘상냥함에 둘러싸인다면’,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 삽입된 전설적인 일본 록밴드 해피엔드의 ‘바람을 모아서’ 등 일본 노래와 비틀스의 명곡 ‘노르웨이의 숲’, 몽키스의 히트곡 ‘데이드림 빌리버’(Daydream Believer) 등 팝 명곡, 동일본 대지진 피해 난민을 위해 작곡한 ‘희망의 노래’ 등을 수록했다. 12곡 가운데 10곡은 커버곡인데도 남의 노래란 생각이 안 들만큼 프리실라 안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낸다. 약간의 비음이 곁들여진 청아하고 차분한 목소리는 여전히 듣는 이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다만 싱어송라이터로서 그의 탁월한 재능을 떠올린다면 기획앨범보다는 정규앨범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워너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총격신에 맞춰 탕… 탕… 관객들 “깜짝쇼로 착각”

    총격신에 맞춰 탕… 탕… 관객들 “깜짝쇼로 착각”

    영화 배트맨 시리즈 최신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일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인근의 한 상영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60여명이 사상하자 미국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한국계인 조승희가 2007년 저지른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32명 사망) 이후 최악의 총격사건이다. 사건은 이날 0시 30분쯤 덴버시 교외 오로라의 한 극장에서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 목격자 등에 따르면 방독면을 쓴 롱코트 차림의 남성이 스크린 앞에 나타나 최루탄 2개를 던진 뒤 10~20차례 총격을 가했다. 특히, 영화에서 총격전이 시작되는 장면에 맞춰 난사극을 벌이는 바람에 관객들은 영화의 일부분으로 오해했고 이 때문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폴 오터마트는 “한 남자가 (극장에) 들어오더니 최루탄 같은 것을 군중에 던져 깜짝쇼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을 향해 총질을 했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바닥에 떨어진 최루탄에서 가스가 뿜어져 나와 극장 안이 뿌옇게 변했다.”고 말했다. “극장 안에 들어와 처음에는 조용히 움직이더니 최루탄을 던지고 기다리다가 터진 뒤 총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댄 오아츠 오로라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최소 1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0시 39분에 첫 신고를 접수한 뒤 1~2분 만에 출동했으며, 24살의 제임스 홈스를 용의자로 인근 주차장에서 붙잡았다. 용의자는 체포 당시 방독면과 칼, 소총과 권총 각 1정씩을 소지하고 있었다. 프랭크 파니아 오로라 경찰서 대변인은 “범인은 체포되는 과정에서 싸우거나 저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극장 건물에는 소개령이 내려졌으며, 용의자의 아파트에도 부비트랩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 주민들도 한밤에 대피했다. 일부 언론은 이날 용의자가 2명이라고 보도했으나 경찰 측은 “다른 용의자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범행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와 연관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차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머물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아내인) 미셸과 나는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으로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면서 오로라 주민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는 성명을 내고 “총격사건으로 슬픔에 빠졌으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면서 20일 파리에서 예정됐던 레드카펫 행사와 감독 및 출연배우들의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연출한 ‘배트맨 트릴로지’(3부작) 중 완결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크리스천 베일)과 악당 베인(톰 하디)의 숙명적인 대결이 뼈대를 이룬다. 베인이란 캐릭터는 부패한 문명의 상징인 고담시(市) 파멸을 사명으로 여기는 급진적 무정부주의자이자 테러리스트다. 힘과 두뇌 등 모든 면에서 배트맨에 뒤지지 않는 최강의 적수로 묘사된다. 영화에서 그는 중무장한 부하들을 이끌고 가장 먼저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증권거래소를 습격한다. 또한 차세대 원자로를 탈취해 핵폭탄으로 설정을 바꾼 뒤 고담시를 통째로 날려 버리려고 한다. 유대근·임일영기자 dynamic@seoul.co.kr
  • “피에타, 모두에게 자비 베풀라는 뜻”

    “피에타, 모두에게 자비 베풀라는 뜻”

    김기덕(52) 감독이 4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8년 ‘비몽’ 촬영 중 여배우가 죽을 뻔한 사고를 겪은 데다, 조연출 출신인 장훈 감독이 ‘영화는 영화다’를 찍으면서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와 손을 잡은 데 충격을 받고 은둔생활을 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연출·각본·주연을 도맡은 다큐멘터리 ‘아리랑’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지만, 한국 언론과의 접촉은 피했다. 김 감독은 19일 서울 정동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신작 ‘피에타’의 제작보고회에 반백의 머리를 묶은 채 회색 개량한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18편을 찍는 동안 제작보고회를 가진 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인터뷰를 고사한 건 감독은 영화로 말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요즘 들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내 생각을 다른 분에게 100% 동의받고자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좀 부드럽게 살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자비를 베푸소서’란 제목을 애제자였던 장 감독과 연관짓는 질문에 대해 “결국 (그 질문을) 못 참으신다.”며 웃었다. 이어 “돈과 명예의 엉킴 속에서 불거지는 문제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계의 균열을 가져온다. 나 자신을 포함해 이 시대의 모든 분에게 (신께서) 자비를 베풀라는 의미”라면서 성장통은 인생 전반에 걸쳐 있다. 나 역시 성장통의 한 부분에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악마 같은 채권추심업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나 겪게 되는 혼란,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렸다. 8월말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감동… 극장서 느껴볼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감동… 극장서 느껴볼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클래식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로망이다. 1920년에 첫발을 내디뎠고 1950년대 명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총감독을 맡으면서 최고 수준의 음악축제로 거듭났다. 올해도 20일부터 9월 2일까지 6주간 매일같이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물론 실내악과 연극, 오페라까지 클래식의 성찬이 펼쳐진다. 하지만 연초부터 발품, 손품을 팔지 않았다면 그림의 떡이다. 국내 항공사나 여행사의 패키지로 가려면 1500만~2900만원대의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수가 생겼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 실황을 실시간 혹은 지연 중계로 복합상영관 메가박스를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영상물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가진 유니텔 클래시카 측은 총 232개의 공연 중 한국 내 인지도 등을 감안해 5개의 프로그램을 엄선했다. 우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터줏대감 격인 빈 필의 공연 두 차례가 생중계된다. 29일 오후 6시 ‘러시아 음악계의 차르(황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스트라빈스키의 시편교향곡과 무소르그스키의 ‘죽음의 춤과 노래’,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을 감상할 수 있다. 새달 5일에는 마리스 얀손스의 지휘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주앙과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집,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을 들을 수 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진행되는 오페라 3편은 당일 오후 7시에 극장에서 선보인다. 새달 2일에는 푸치니의 ‘라보엠’, 4일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낙소스 섬의 아드리아네’(연주 빈 필하모닉), 7일에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연주 콘체투스 무지쿠스 빈)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성악계의 슈퍼스타 안나 네트렙코가 여주인공 미미로 출연하는 ‘라보엠’은 놓치면 후회할 일이다. 페스티벌 실황은 서울 코엑스점과 센트럴점, 목동점, 부산 해운대점에서 3만원(청소년 2만 5000원)에 볼 수 있다. 유니텔 클래시카 한국지사가 운영하는 클래시카 채널을 통해 스카이라이프(128번), CJ헬로 TV(55번)와 올레TV(90번)에서도 만날 수 있다. 단, 오페라는 자막이 없어서 미리 내용을 익혀 두는 편이 좋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전설의 완결 ‘다크나이트 라이즈’ UP&DOWN

    전설의 완결 ‘다크나이트 라이즈’ UP&DOWN

    마블(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등)과 더불어 미국 코믹북 시장의 양대산맥인 DC코믹스의 간판 영웅 배트맨이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89년 팀 버턴 감독에 의해서다. ‘배트맨’은 제작비 3500만 달러의 10배가 넘는 4억 1134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버턴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엘 슈마허 감독은 시리즈의 품격을 망쳐 놨다. ‘배트맨 포에버’(1995)와 ‘배트맨과 로빈’(1997)은 혹평을 면치 못했고 흥행도 신통치 않았다. 그리고 8년 만에 배트맨이 부활했다. 당시로선 신출내기에 가까웠던 크리스토퍼 놀런은 태초로 돌아가 영웅 설화를 다시 썼다. 리부트 전략인 셈. ‘배트맨 비긴즈’(2005)로 몸 풀 듯 3억 7271만 달러를 벌어들이더니 ‘다크나이트’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놀런이 창조한 배트맨 트릴로지(3부작)의 완결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19일 개봉했다. 배트맨과 조커의 끔찍했던 대결 이후 8년이 흐른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전편에서 하비 덴트 검사를 영웅으로 만드는 대신 그의 죄를 뒤집어썼던 배트맨(브루스 웨인)은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간다. 그러나 악당 베인이 등장하면서 고담시는 지옥으로 변한다. 자신을 거부했던 고담 시민들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던 배트맨은 승패를 알 수 없는 마지막 전투를 시작한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장단점을 분석해봤다. 지금껏 그처럼 비장미(悲壯美)를 품은 영웅은 없었다. 그만큼 위엄 있는 슈퍼 히어로도 없었다. 억만장자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부모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봤다. 죽음의 문턱에서 스승을 만났고 고된 수련 끝에 고수가 됐다. 그러나 스승의 정체는 ‘어둠의 사도’. 문명을 파괴하려던 스승을 죽이는 것도 그의 운명이었다. 평생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버림받았다. 그녀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죽음이 두렵진 않지만 살아가야 할 이유도 없다. 아이언맨 같은 유머감각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아다니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그에게 끌리는 까닭은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고 쓰러지기를 되풀이하는 캐릭터에 대한 연민 때문일지도 모른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시리즈 내내 이어진 비극적 정서를 극대화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3편에 견줄 만큼 장엄하고 우아한 결말이다. 3부작 중 가장 긴 2시간 44분의 상영 시간조차 짧게만 느껴진다. ‘전설이 끝난다.’는 광고 문구가 과함이 없다. 러닝타임의 3분의2쯤을 브루스 웨인(혹은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의 절망과 고독, 재기와 실패를 담아내는 데 할애했다. 틈틈이 캣우먼(앤 해서웨이), 미란다 테이트(마리옹 코티야르), 신참 경찰 존 블레이크(조지프 고든 레빗) 등 조연들을 튀지 않게 녹여낸다. 특히 흉포한 테러리스트이면서도 물리적 힘과 두뇌 모두 배트맨 못지않은 악당 베인(톰 하디) 캐릭터를 공들여 직조한 덕에 영화는 164분 동안 흡입력을 잃지 않는다. 마지막 40여분은 베인의 군대가 점령한 고담시를 배트맨과 경찰들이 탈환하는 시가전. ‘컴퓨터 속임수’를 싫어하는 놀런은 1만여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군중 격투 장면을 연출했다. 베인이 핵 물리학자를 납치하는 도입부의 공중 납치 장면과 더불어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보통 사용하는 35㎜ 카메라보다 선명도가 뛰어나고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 아이맥스 숭배자인 놀런은 164분 가운데 72분을 아이맥스용 카메라로 찍었다.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봐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시즌 마지막으로 돌아온 영웅 배트맨은 해외 언론의 뜨거운 극찬과는 온도 차가 있었다. 아무리 고독한 슈퍼 히어로의 모습을 그렸다지만 전반적으로 어둡고 철학적인 분위기의 영화는 쉽고 화려한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가장 큰 단점은 긴 러닝타임과 초반의 지루한 전개를 꼽을 수 있다. 총 164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2시간 가까운 분량을 배트맨을 비롯한 등장 인물들의 성격 및 캐릭터 설명에 할애한다. 하지만 이 역시 1, 2편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동어반복과 같은 인상을 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배트맨과 악당 베인의 본격적인 대결은 40여분에 불과해 초반의 장황한 설명에 지나치게 힘을 뺀 듯하다. 전편 ‘다크나이트’의 조커(히스 레저)처럼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인상적인 캐릭터가 적다는 것도 단점. 악당으로 등장하는 베인(톰 하디)의 무게감이 덜해 극의 긴장감도 덜하고 발랄함을 강조한 캣우먼 셀리나 카일(앤 해서웨이)도 어두운 분위기에서 홀로 튀는 등 주변 인물들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고담시 폭발 장면이나 신무기의 등장이 눈길을 끌지만 액션 장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여타 블록버스터와 달리 화려한 전투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가운데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배트맨과 베인의 육탄전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고 만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 역시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고 일부에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의 반전”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코믹북 원작 영화들의 공통점이지만 전작인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공감대나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고해상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3D(3차원) 입체영상이 아닌 2D로 관람해야 하는 점도 아쉽다. 시즌 마지막이라는 점에 마케팅 포인트가 맞춰져 있지만 다소 열린 결말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스필버그표 SF드라마 ‘폴링 스카이2’

    스필버그표 SF드라마 ‘폴링 스카이2’

    미국드라마 채널 AXN은 20일 밤 11시 40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10부작 공상과학(SF) 드라마 ‘폴링 스카이’ 시즌 2를 처음 방송한다. ‘폴링 스카이’는 외계인 침공으로 황폐화된 지구에서 희망의 꽃을 피워내는 인간의 의지와 가족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동지애와 인류애를 다룬 드라마다. 여러모로 스필버그의 영화 ‘우주전쟁’(2005)을 떠오르게 한다. 외계인에게 가족과 집을 잃은 인간들은 200~300명 단위로 그룹을 이뤄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한다. 평범한 시민이던 탐 메이슨 교수도 매사추세츠 2연대의 부사령관이 되어 세 아들과 시민들을 보호하려고 싸운다. 거미처럼 여러 개의 다리가 달린 흉물스러운 스키터, 총과 미사일로 무장한 거대한 메크 등 외계인들은 어른을 죽이고 아이들만 잡아가서 노예로 부린다는 게 시즌 1의 얼개였다. 시즌 2에는 인기 드라마 ‘로스트’의 주인공 테리 오퀸, ‘킬링’의 주역 브랜든 제이 맥라렌이 새롭게 합세한다. 물론, 터줏대감인 탐 메이슨 역의 노아 와일, 앤 글래스 역의 문 블러드 굿, 위버 대장 역의 윌 패턴 등은 더 강렬한 캐릭터로 돌아온다. 메이슨과 글래스는 살아남으려면 싸워야만 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더욱 강해지려고 안간힘을 쓴다. 외계인에 납치당했다가 돌아온 메이슨의 둘째 아들 벤은 외계인을 죽이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잔인하게 변해간다. ‘미국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며 지난해 에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화제작 ‘킬링’의 시즌 2도 AXN에서 새달 4일 밤 10시 50분에 첫 방송을 한다. 로지 라슨이란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불거진 음모를 파헤치는 ‘킬링’ 시즌 2는 미국에서 지난 4월 방송되면서 뉴욕 타임스 등 주요 매체의 주목을 받은 기대작이다. 미국 수사드라마가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하나, 혹은 두 개의 사건을 매듭짓는 것과 달리 하나의 사건으로 시즌 2까지 끌어가는 진득함이 돋보인다. 손현주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 ‘추적자’와 여러모로 닮은꼴이라 미드팬 사이에 화제를 모았다. 시즌 2에서는 시즌 1에서 차마 밝히지 못한 정계 비리와 예상치 못한 범인의 베일이 벗겨진다. 거대한 음모에 빠져 범인과 자신들에 대한 신뢰마저 잃어버린 새라 린든과 스티븐 홀더 형사는 시즌 2에서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며 범인을 쫓는다. 하지만, 로지 랜슨 사건으로 비리를 드러낸 정치인들은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하고 가족들은 만신창이가 되어 뿔뿔이 흩어진다. 반전을 거듭하며 용의자를 좁혀가는 린든과 홀더는 모든 이들의 상처와 신뢰를 복구하고자 자신들을 사건에 내던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새먼 피싱 인 더 예멘’

    [영화프리뷰] ‘새먼 피싱 인 더 예멘’

    아프가니스탄에서 ‘반영(反英) 감정’이 치솟는다. ‘물타기’를 위해 중동과 영국의 우호관계를 포장할 뉴스거리를 눈에 불을 켜고 찾던 총리실 홍보책임자에게 흥미로운 얘기가 들려온다. 낚시광인 예멘의 실세 무하마드 왕자가 5000만 파어드를 들여 영국 연어 1만 마리를 모국 하천에 방류시키기를 원한다는 것. ●억지 웃음 NO… 영국판 로맨틱 코미디 왕자의 영국 자산을 관리하는 컨설턴트 해리엇을 통해 자문을 요청받은 농수산부의 연어전문가 프레드 박사는 “사막의 플판이피싱은 화성 유인탐사만큼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것”이라며 단칼에 자른다. 하지만 뉴스거리를 발견한 총리실 홍보책임자는 프레드에게 프로젝트를 돕도록 명령한다. 프레드는 처음엔 왕자의 취미생활을 위한 돌발행동 정도로 오해한다. 그러나 척박한 예멘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댐을 짓고, 덕분에 생태계가 살아났음을 알리는 상징으로 왕자가 연어 낚시를 원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동시에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해리엇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연어의 DNA에는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도록 프로그래밍이 돼 있다. 자연산이든 양식장에서 나고 자란 연어든 마찬가지다. ‘개 같은 내인생’(1985), ‘길버트 그레이프’(1993) 등으로 잘 알려진 스웨덴 출신 노 감독 라세 할스트롬은 ‘새먼 피싱 인 더 예멘’에서 연어뿐 아니라 사람 또한 때론 정해진 흐름을 거슬러 가는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묻는다. 한마디 상의 없이 출세를 위해 6개월짜리 파견직을 덜컥 자원한 아내이든, 프로젝트의 타당성에 관계없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영혼 없는 공무원이 되길 요구하는 총리실 고위 관계자이든 프레드가 고분고분 따르라고 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프레드는 깨닫는다. 종교이든, 신념이든, 믿음이든,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위해 때로는 모든 것을 내던질 필요가 있다는 걸. ●이완 맥그리거 등 英 배우들에 눈이 호강 그렇다고 ‘새먼 피싱 인 더 예멘’이 고리타분하고 엄숙한 영화는 아니다. 제법 긴 112분의 러닝타임이지만, 억지웃음이 아닌 드라마와 캐릭터에서 뽑아내는 영국 코미디 특유의 쏠쏠한 재미가 잘 담겨 있다. 냉소적인 프레드 역의 이완 맥그리거와 모든 일에 열정적인 해리엇 역의 에밀리 블런트, 총리실 홍보책임자로 나오는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등 연기 잘하는 영국 배우들을 보는 즐거움도 제법이다. 다만, 둘 다 짝이 있는 탓인지 해리엇과 프레드가 서로 감정을 확인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지루하고, 급반전이라고는 하지만 예측 가능했던 결말은 옥에 티. 또한, 낚시란 소재 때문에 ‘흐르는 강물처럼’(1992)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플라이피싱은 단순한 낚시 행위를 넘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면, ‘새먼 피싱 인 더 예멘’의 낚시는 코미디의 소재일 뿐이다. 외국에서는 지난 3월 개봉했다. 2961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거뒀다.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작품의 신선도를 68%로 평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연가시’ 300만명 돌파… 2주째 1위

    [주말 박스 오피스] ‘연가시’ 300만명 돌파… 2주째 1위

    인간을 숙주로 하는 변종 기생충 출현을 다룬 김명민 주연의 재난영화 ‘연가시’가 2주째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연가시’는 지난 13~15일 전국 734개 상영관에서 115만 1312명(매출액 점유율 43.6%)을 모아 1위에 올랐다. 개봉 11일 만에 누적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전 세계 흥행수익 5억 2000만 달러를 돌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68만 1323명(28.8%)에 그쳐 2위로 밀렸다. 누적관객 수는 439만 7896명. 박한별 주연의 공포영화 ‘두 개의 달’은 20만 5755명, 윤제문 주연의 코미디영화 ‘나는 공무원이다’는 12만 8081명(4.8%)을 불러모아 각각 3, 4위로 박스오피스에 데뷔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이 10만 9129명으로 5위에 올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佛 오랑주 페스티벌서 미리 본 정명훈 지휘 ‘라보엠’

    佛 오랑주 페스티벌서 미리 본 정명훈 지휘 ‘라보엠’

    한국 관객들은 야외오페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200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투란도트’는 유료관객 8만명의 성황을 이뤘지만, 무대 위 성악가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고 마이크로 증폭된 아리아는 기대 이하였다. 4개월 뒤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다’는 개선행진 장면에서 코끼리가 대변을 보면서 들어온 탓에 관객들은 추위는 물론 악취와도 싸워야 했다. 두 공연은 ‘운동장오페라’의 내리막길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새달 서울공연 성패 가늠할 시험무대 10년이 흘렀다.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연세대 노천극장(7000석)에서 프랑스 오랑주페스티벌 버전의 ‘라보엠’을 50억원을 들여 재현한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웃거렸다면 10년 전 기억 때문일 것이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그린 푸치니의 ‘라보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레퍼토리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고 세계 정상급 성악가인 안젤라 게오르규(미미역·소프라노), 비토리오 그리골로(로돌포역·테너)가 출연하니 여태껏 한국에선 보지 못한 올스타급 캐스팅이다. 관건은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시각적 쾌감을 전달하는 ‘아이다’, ‘투란도트’와 달리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명사인 ‘라보엠’을 야외 무대에서 얼마나 흡인력 있게 구현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파바로티 후계자’ 그리골로 절창 부족함 없어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오랑주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라보엠’은 서울공연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무대였다. 1세기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명으로 지어진 너비 70m, 폭 22m, 높이 30m의 원형극장 무대는 웬만한 전문공연장 못지않은 음향을 구현했다. 성악가들은 와이어리스(무선마이크)를 쓰지 않았지만, 소리가 뭉개지거나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13년째 호흡을 맞춘 정명훈 감독과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의 호흡도 무난했다. 특히 연세대 노천극장에도 서게 될 그리골로의 절창은 부족함이 없었다. 1막의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을 비롯, 4막에 이르기까지 ‘파바로티의 후계자’로 불릴 만큼 미성을 뽐낸 것은 물론 쇼맨십으로 여름밤 무대를 한껏 달궜다. ●한국관객 ‘야외오페라 트라우마’ 극복 가능성 무대 설계와 공간 활용도 흥미로웠다. 막과 막 사이 무대 전환이 불가능한 야외무대의 속성상 1~4막의 세트를 하나의 무대에 표현하는 게 야외오페라의 큰 어려움이다. 제작진은 연극무대 같은 간결한 세트에서 해법을 찾았다. 예컨대 건물 세트를 짓는 대신 무대 바닥에 구획을 표시하는 선을 그어놓고 문짝만 세워 놓는 식이다. 대신 조명을 이용해 막마다 공간을 이동하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켰다. 폭은 좁고 너비는 극단적으로 긴 원형극장 무대의 특성도 영리하게 이용했다. 크리스마스의 거리풍경을 보여 주는 2막에서는 140명 안팎의 합창단을 한꺼번에 올려 활력을 끌어냈다. 죽음을 앞둔 미미의 심경을 드러내는 3막에서는 소품마저 최소화해 황량함과 스산함을 극대화시켰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야외무대에 걸맞게 무대를 상징화, 간소화했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스펙터클한 볼거리보다는 사람 간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라보엠’의 느낌을 충실하게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미흡한 구석도 일부 띄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박사과정(오페라연출 전공)의 이설련씨는 “미미가 죽음에 이르는 4막에서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반 오페라극장과 달리 관객 눈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오케스트라석의 조명이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점도 되짚어볼 만하다. 오랑주(프랑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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