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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완전 정복] 영미~ 부를 빗자루질 없어…더 정확한 투구 묘미

    [평창 완전 정복] 영미~ 부를 빗자루질 없어…더 정확한 투구 묘미

    스틱으로 스톤 굴리기도 허용 다른 선수가 휠체어 잡아 고정평창동계올림픽의 최고 히트 상품이었던 컬링 열기가 휠체어컬링으로 옮겨 붙고 있다.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은 휠체어컬링 입장권이 진작 매진됐지만 판매 문의가 빗발친다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양해를 얻어 기자석과 경기인석도 티켓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휠체어컬링은 장애인들도 컬링을 즐길 수 있도록 경기 규칙을 손질해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휠체어에 앉은 선수들이 화강암 재질의 20㎏짜리 스톤을 35m 거리의 지름 1.83m 표적(하우스)에 누가 더 가깝게 접근시키느냐로 실력을 겨룬다. 장애 유형이나 등급도 따지지 않아 누구나 휠체어를 이용하면 즐길 수 있다.한 팀이 4명에다 후보 한 명으로 구성되는 건 컬링과 같지만, 여자 선수를 1명 이상 반드시 포함하도록 한 게 이채롭다. 동계올림픽 컬링에선 남녀와 믹스더블(혼성) 등 금메달 3개가 걸렸지만 패럴림픽에서는 하나뿐이다. 리드(Lead)와 세컨드(Second), 서드(Third), 스킵(Skip) 순으로 스톤을 미는 것도 컬링과 같지만, 스위핑(빗자루질)을 하지 않는다. 이동에 제약이 따르고 부상 위험도 있어서다. 관전하는 재미가 떨어질 것 같지만 투구의 정확도를 높여야 해 오히려 보는 이를 더 안절부절못하게 만든다. 휠체어 한쪽을 붙잡은 채 손으로 스톤을 밀어도 괜찮으며 딜리버리 스틱(익스텐더 큐)으로 스톤을 굴릴 수도 있다. 스톤 손잡이의 홈에 스틱이나 큐를 끼워 투구 동작을 취한다. 또 정확하게 스톤을 놓을 수 있도록 다른 선수가 뒤에서 휠체어를 잡아 주는 동작도 허용된다. 아울러 10엔드로 진행되는 컬링과 달리 8엔드로 승부를 가린다. 팀당 68분의 투구 시간이 주어지며 1분씩 두 차례 작전타임을 부를 수 있다. 한 선수당 2개씩 8개의 스톤을 상대 팀과 번갈아 굴리면 한 엔드가 끝난다. ‘얼음 위의 체스’라 불릴 정도로 작전이 필요하다. 따라서 두뇌 회전과 상대 팀과의 심리전에서 오는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으며 팀워크가 필수다. 장애인들이 접하기 힘든 얼음 위에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가 좋아지고 2시간 30분쯤 이어지는 경기를 소화해야 해 체력과 추위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캐나다가 이번 대회 4연패를 노린다. 한국은 8년 전 밴쿠버 대회 결승에서 7-8로 분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던 설움을 털겠다고 벼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DB 정규리그 우승 이르면 오늘 결정?

    DB 정규리그 우승 이르면 오늘 결정?

    이르면 9일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이 결판 난다. 36승15패 선두로 세 경기를 남긴 DB는 2승만 더하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이날 원주 홈에서 KGC인삼공사를 누르면 매직 넘버를 ‘1’로 줄인다. 여기에다 같은 시간 2위 KCC가 꼴찌 kt에 발목을 잡히면 매직 넘버가 한번에 사라져 2011~12시즌 이후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DB가 37승째를 쌓으면 KCC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36승밖에 안 된다. 현대모비스와 SK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마찬가지다. 우선 DB가 인삼공사를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시즌 인삼공사에 2승3패로 뒤졌지만 인삼공사는 최근 오세근과 양희종, 큐제이 피터슨 모두 결장하고 있어서다. 인삼공사는 어차피 반 경기 뒤처진 6위 전자랜드와의 5위 다툼에 집중하는 게 우선인 상황이다.KCC는 더 복잡하다. DB를 추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위를 지켜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는 게 먼저여서 반드시 kt를 잡아야 한다. 시즌 맞대결 5전 전승인 KCC가 kt에 ‘고춧가루’를 뒤집어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8일 울산 동천체육관으로 불러들인 오리온과의 6라운드 대결에서 83-89로 발목을 잡혔다. 파죽의 9연승을 달리다 약체들에 뜻하지 않은 2연패를 당한 모비스는 LG를 101-90으로 제압한 SK에 3위를 내주고 한 계단 내려앉았다. SK는 2위 KCC에 한 경기 차로 따라붙어 2위 욕심을 내게 됐고, 모비스는 두 경기만 남은 상태에서 KCC에 1.5경기 뒤처져 2위 다툼에서 멀어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등 들어와도 金 못 받을 수 있다고?

    1등 들어와도 金 못 받을 수 있다고?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하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할 수도 있다.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니 있을 법한 일이다.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 다음날인 10일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선 알파인스키 첫 경기인 여자 활강 입식이 열리는데 보는 이들이 고개를 갸웃할 일이 적잖이 있을 수 있다. 결승선을 통과한 기록에다 장애 등급에 따른 가중치를 곱해 나온 최종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기 때문이다. 2017~18시즌 세계 장애인 알파인스키(WPAS) 핸디캡 시스템에 따라 가중치가 매겨진다.실제로 지난 7일 1차 공식 연습 기록과 순위를 비교해 보자. 세 차례 합계 1분42초96을 기록한 알라나 램지(캐나다)가 3위, 1분44초63을 기록한 안나 요쳄센(네덜란드)이 2위로 기록됐다. 4위는 몰리 젭센(캐나다)인데 1분38초65로 둘보다 훨씬 기록이 좋았다. 램지는 절단 장애 등급 LW 9-2로 활강 가중치 0.9522를 받는 반면, 젭센은 LW 8-2로 1.0, 요쳄센은 LW 2로 0.9267의 가중치를 받아 이런 결과를 낳았다. 알파인스키는 대회 여섯 종목에 걸린 금메달 80개 가운데 가장 많은 30개의 금메달이 배정된다. 남녀 모두 활강,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다섯 종목으로 나뉘고 또 시각장애(B1∼3),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좌식(LW10∼12), 절단 장애인의 입식(LW1∼9) 경기가 열려 제각각 메달이 주어진다. 시각장애 선수들은 코스를 안내하는 비장애인 가이드의 도움을 받는다. 가이드가 형광 조끼를 입고 먼저 출발하면 선수는 가이드로부터 무선 헤드셋을 통해 전달되는 신호나 목소리 안내에 따라 슬로프를 내려간다. 시각장애 선수가 메달을 따면 가이드도 함께 시상대에 오르고 메달도 받는다. 다만 가이드에게는 연금이 주어지지 않고 일회성으로 포상금만 주어진다. 입식 선수들은 비장애인처럼 스키화를 신고 폴을 사용하는 반면, 좌식 선수들은 휠체어 아래에 바퀴 대신 스키를 부착한 아웃트리거에 앉은 채 레이스에 임하는 점이 다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평창패럴림픽 남북 공동입장 무산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개회식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때처럼 남북이 공동 입장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8일 오전 10시부터 김문철 단장을 비롯한 북한장애자올림픽위원회 대표단,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과 협의한 결과 북측이 “자국에서 개최하는 대회에서 정치적 이유 때문에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하지 못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 우리의 국토를 표기하지 못하는 점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IP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강력한 파트너십이 구축된 상태에서 동계올림픽에 이미 쓰인 한반도기를 변경할 수 없다. 더이상 논쟁을 원치 않고 양측 주장을 존중해 개별 입장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이 남북 공동 입장 성사를 위해 2차 협의를 제안, 오후 5시부터 20분 동안 IPC가 빠진 상태에서 북측과 다시 논의를 벌였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만약 9일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 입장이 성사됐더라면 주요 국제대회 사상 11번째이며 패럴림픽에서는 사상 처음 이뤄지는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그러나 공동 입장 무산에도 불구하고 “민족 화합과 평화 패럴림픽을 위해 민족의 하나 된 모습을 원한다는 입장에 변함없지만 서로의 입장을 존중해 수용하고, 앞으로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양측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남북이 성화 봉송은 공동 진행하겠다고 IPC에 제안했으며 IPC와 평창조직위원회도 이를 적극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DB, 이르면 9일 정규리그 우승 확정, 삐끗하면 마지막 13일 결판

    DB, 이르면 9일 정규리그 우승 확정, 삐끗하면 마지막 13일 결판

    이르면 9일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이 결판 난다. 36승15패로 선두를 달리며 세 경기를 남긴 DB는 2승만 더하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으로 KGC인삼공사를 불러내 누르면 우승 매직 넘버를 ‘1’로 줄인다. 여기에다 같은 시간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2위 KCC가 꼴찌 kt에게 발목을 잡히면 매직 넘버 ‘2’가 한번에 사라져 DB는 2011~12시즌 이후 6년 만에 정규리그 왕좌를 탈환한다. DB가 37승째를 쌓으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KCC는 36승밖에 안 된다. 3위 현대모비스나 4위 SK가 8일 각각 오리온, LG와의 경기 등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역시 36승 밖에 되지 않는다. 우선 DB가 인삼공사를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시즌 인삼공사에 2승3패로 뒤졌지만 인삼공사는 최근 오세근과 양희종, 큐제이 피터슨 모두 결장하고 있어 절대 약세다. 인삼공사는 어차피 반 경기 뒤처진 6위 전자랜드와의 5위 다툼에 집중하는 게 우선인 상황이다.KCC는 더 복잡하다. DB를 추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위를 지켜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반드시 kt를 잡아야 한다. 3위 현대모비스와의 승차가 한 경기, 4위 SK와도 1.5경기에 불과해 우선 두 팀을 뿌리치는 게 급선무다. 시즌 맞대결 5전 전승으로 앞선 KCC가 kt의 ‘고춧가루’를 뒤집어쓸 가능성은 크지 않다. 9일 맞대결 후에도 간격을 유지하고 DB가 11일 SK를 꺾으면 다른 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한다. 하지만 DB가 두 경기 중 하나라도 놓치고 KCC가 9일 kt, 11일 삼성 등 이미 PO에서 탈락한 팀들을 연파하면 정규리그 마지막날인 13일에야 우승 팀이 가려진다. 역대 21시즌 가운데 두 팀이 승률이 같아 맞대결 전적으로 우승과 2위가 갈린 것은 모두 네 차례였다. 2002~03시즌 동양과 LG가 38승16패로 동률이었고, 2009~10시즌 모비스와 kt, 2013~14시즌 LG와 모비스가 40승14패로 마찬가지였다. 2015~16시즌에는 KCC와 모비스가 36승18패로 동률이었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선 KCC가 정규리그를 우승했다. 지난 시즌에도 우승한 인삼공사는 39승15패로 오리온(38승16패)을 간발의 차로 밀어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름이 WATT예요” 세 차례 말했는데 “WHAT”으로 듣고 레드카드 꺼낸 주심

    “이름이 WATT예요” 세 차례 말했는데 “WHAT”으로 듣고 레드카드 꺼낸 주심

    “너 이름이 뭐니?” 엘로카드를 꺼낸 주심이 카드 뒷장에 이름을 적는다며 물었다. “와트(Watt)요.” “왓(What)?” “와트(Watt)라고요!” 잉글랜드 프로축구 내셔널리그 사우스(6부 리그) 헤멜 헴스테드 타운에 임대된 산체스 와트(27)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트 서록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2-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레드 카드를 받았다. 세 차례나 자신의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한사코 “왓(What)”이라고만 잘못 알아들은 딘 흄 주심이 급기야 레드 카드를 내보인 것이다. 자신에게 대든다고 여긴 탓이었다. 물론 나중에 깜짝 놀란 와트가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다시 발음하고 설명하자 주심은 레드 카드를 철회해 경기를 무사히 마치긴 했다. 데이브 보긴스 헤멜 회장은 “인간적인 실수였다. 주심도 그걸 바로잡을 배짱이 있는 남자였다”며 “모든 사람이, 심지어 주심도 이 해프닝을 즐겁게 받아들였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또 주심이 경기 뒤 선수 대기실로 찾아와 자신이 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지 설명했으며 본인도 무척 재미있어 했다고 소개했다.와트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유스 출신으로 18세 때 리그컵 경기에 세 차례나 출전했던 선수다. 2009년 9월 22일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브롬과의 대회 3라운드에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챔피언십 리즈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웬즈데이, 사우스엔드, 크롤리, 콜체스터 등에도 몸담았다. 그는 이번 시즌 이스미언 리그(7부 리그) 빌레리케이 타운에서 헤멜 헴스테드로 임대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흥민 전반 39분 선제골에도 토트넘 유벤투스에 1-2 지며 탈락

    손흥민 전반 39분 선제골에도 토트넘 유벤투스에 1-2 지며 탈락

    손흥민(26)의 선제골에도 토트넘이 방심한 탓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다. 손흥민은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유벤투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 경기 전반 39분 선제골을 뽑아 시즌 16호 골을 기록했다. 세 경기 연속 골망을 연 그는 프로 통산 300경기를 자축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로치데일, 3일 허더즈필드와의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거푸 두 골을 넣은 데 세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 측면을 빠르게 침투해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던 손흥민은 전반 중반 날카로운 헤딩슛이 잔루이지 부폰의 품에 안긴 뒤 1분 전에도 오른쪽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흘러가는 절묘한 슈팅을 시도한 뒤 39분 키어런 트리피어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넘긴 공을 오른발로 툭 차 넣어 그물을 흔들었다. 오른발에 맞은 공이 자신의 왼발에 맞아 퉁기며 공에 엄청난 회전이 걸려 앞 수비수는 물론 부폰마저 공의 방향을 잃어 버린, 약간의 운이 작용했다.그는 유럽 챔스리그 네 번째 골을 기록한 채 후반에 세 경기 연속 멀티 득점에 나섰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1-1로 비기기만 해도 1차전 원정을 2-2로 비겼기 때문에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에 오르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집중력이 흐트러진 토트넘은 후반 중반 잇따라 두 골을 내줘 1-2로 오히려 역전당했다.유벤투스는 부상 선수가 워낙 많은 데다 곤살로 이과인과 파울로 디발라, 두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의 존재감은 미미하기만 했다. 하지만 막시말리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면서 완전히 경기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후반 19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방금 전 교체 투입된 스테판 리히슈타이너가 머리로 떨궈준 것을 곤살로 이과인이 득달 같이 달려들어 살짝 공의 방향을 돌려 휴고 요리스 골키퍼의 반대편인 오른쪽 골문 안에 넣었다. 2분 49초도 안돼 이과인은 중원에서 토트넘 중앙 수비진을 한 방에 무너뜨린 절묘한 패스를 건넸고 파울로 디발라가 페널티 지역까지 드리블해 요리스와 일대일 상황에 오른쪽 골문 위쪽에 꽂아 역전했다. 토트넘은 에릭 다이어 대신 에릭 라멜라를, 델리 알리 대신 페르난도 요렌터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손흥민은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감아차는 슈팅을 날렸지만 왼쪽 골대를 살짝 스쳐 지나갔다. 또 해리 케인이 종료 직전 헤딩슛이 골대를맞고 떨어진 뒤 골 라인을 타고 흐르는 것을 수비수가 걷어냈다. 결국 1-2로 패배한 토트넘은 4년 새 세 차례나 챔스리그 결승 진출을 노리는 유벤투스의 ‘관록’이 지닌 위력을 실감하고 말았다. 손흥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티하드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FC 바젤(스위스)에 1-2로 졌지만 1, 2차전 합계 5-2로 앞서 8강에 올랐다. 한편 이날 챔스리그 16강 2차전 모든 경기에 두 팀 선수들은 얼마 전 급사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피오렌티나의 센터백 다비데 아스토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검은 완장을 팔에 두른 채 경기에 나섰다. 킥오프 전에는 1분간 묵념을 올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2연패로 막 내린 KDB생명… 女농구 맥 끊기나

    인수 기업 없으면 5구단 체제 리그 소멸로 이어질까 불안감 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이 7일 경기 부천체육관을 찾아 벌인 KEB하나은행과의 마지막 경기마저 61-84로 졌다. 2010년 금호생명을 인수해 창단한 뒤 여덟 시즌의 영욕을 뒤로 한 채 마지막 핑크빛 유니폼을 입고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22연패로 구단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이슬(하나은행)이 이날 3점슛 8개를 더해 박정은(107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 시즌 101개를 기록했다. KDB생명은 2016~17시즌이 끝난 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2017~18시즌 이후 구단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송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공문을 보냈다. 양측은 팀 해체 및 리그 탈퇴에 관한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이다. 신선우 총재가 최경환 전 총재만큼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최악의 경우 WKBL은 다섯 구단으로 줄어든다. WKBL은 KDB생명을 인수할 기업을 찾을 때까지 위탁 관리할 업체부터 찾아야 한다. 리그를 탈퇴하는 구단은 한 시즌 운영비를 내도록 규정돼 있어 그 돈으로 2018~19시즌까지만 여섯 구단이 유지될 수 있다. 무엇보다 KDB생명의 모기업인 산업은행의 사정이 녹록치 않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임직원 230여명을 내보내고 점포를 절반 정도 감축하는 등 매각을 준비해 왔다. KDB생명은 농구단 운영에 매년 50억원가량 투입했지만 2016년 102억원의 당기 순손실에 이어 지난해 10월까지 500억여원의 누적 적자를 봐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경은(31)은 “이 팀에서 10년 이상 몸담아 더 아쉽다”며 “저희가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에 앞으로 잘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영진 감독대행은 “어느 것 하나 선수들에게 확실한 얘기를 못하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놓았다. WKBL 안팎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정치권, 금융권과 연이 닿은 총재가 모기업의 팔을 비틀어 리그를 운영해 온 한계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여자농구의 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7개월 딸과 함께… 美스노보더 허커비, ‘금메달만 10개’ 加크로스컨트리 매키버

    17개월 딸과 함께… 美스노보더 허커비, ‘금메달만 10개’ 加크로스컨트리 매키버

    61세 日아이스하키 골리 후쿠시마 사고 전 아마 축구 골키퍼로 활약17개월 딸을 데려오는 엄마 스노보더에 61세 아이스하키 골리(골키퍼), 메달을 13개나 수집한 터줏대감까지.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는 570명의 선수 모두 애달프거나 감동적인 사연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브레나 허커비(22·미국)는 단연 돋보인다. 일찍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화보에 장애인 선수로 처음 등장했다. 늘 월드컵 대회를 17개월 딸과 함께 도는데 좀처럼 보기 드문 보라색 머리로도 시선을 잡는다.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가 대회 예고편에 기용했고 주한 미국대사관에서도 그를 홍보 포인트로 삼았다. 패럴림픽은 생애 첫 출전이지만 두 차례 월드컵 금메달을 땄던 터라 2관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체조선수의 꿈을 키우다 14세 때 골육종에 걸려 왼쪽 다리를 잘라냈다. 정 붙일 운동을 부모와 함께 찾다가 스노보드가 눈에 들어왔고 의족을 찬 채 보드를 익혔다. 2015년 세계선수권을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뒤 이듬해 딸을 낳았다. ‘나비처럼 날아서 허커비(bee·벌)처럼 쏜다’를 좌우명으로 내세운다. 허커비는 “평창에서 금메달 2개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싶다”고 벼르고 있다. 일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후쿠시마 시노부는 올해 61세다. 20대 초반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기 전까지 아마추어 축구팀 골키퍼로 활약했다. 휠체어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1998년 아이스하키에 입문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부터 출전했다. 아들뻘 동료들은 후쿠시마를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따른다. 대회 ‘레전드’로 통하는 브라이언 매키버(39·캐나다)는 네 차례 패럴림픽에 참가해 메달을 13개(금 10, 은 2, 동메달 1개)나 수집했다. 크로스컨트리스키 10㎞ 클래식 5연패를 정조준한다. 세 살 때부터 스키를 탔으나 19세 때 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할 뻔했으나 막판에 석연찮은 이유로 매키버 대신 비장애인 선수를 선발하자 대표팀에 거센 비난이 쏟아졌던 일로 유명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스노보드 천재 소녀, 바비 인형 됐어요

    스노보드 천재 소녀, 바비 인형 됐어요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켜본 젊은 팬들 사이에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차지한 재미 교포 스노보더 클로이 김(18)이 바비 인형으로 변신했다.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16종의 새로운 바비 인형을 공개했는데 스노보드 차림에 모자를 살짝 눌러 쓴 클로이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경기 도중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말한 뒤 깔깔대는 자유분방함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클로이는 지난 5일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화제가 됐다. ‘스리 빌보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61)가 영화 ‘파고’에 이어 21년 만에 수상하는 소감을 밝히며 “클로이 김이 올림픽 하프파이프에서 1080도 회전을 한 뒤의 기분이 이런 거겠구나”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바비 인형은 과거 금발에 파란 눈, 백인 중심에서 벗어나 근래에는 다양한 머리색과 피부, 얼굴 생김새, 직업 등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클로이와 함께 스포츠 스타로는 영국 복서로 올림픽을 두 차례 제패한 니컬라 애덤스, 미국 여자체조 스타 개비 더글러스, 미국 펜싱 스타로 최초의 히잡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입티하지 무함마드가 포함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최빈국 동티모르, 호주와 해양경계선 설정으로 32조원 이득 챙겨

    최빈국 동티모르, 호주와 해양경계선 설정으로 32조원 이득 챙겨

    호주와 동티모르가 400억달러(약 43조원) 어치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두 나라 해안선의 중간선을 새 해양경계선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 조약은 먼저 상설중재재판소(PCA) 타협을 거친 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서명이 이뤄졌다. 안토니오 구티에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두 나라가 “비전과 결단력”을 보였다고 극찬했다. 2002년 인도네사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여전히 최빈국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동티모르는 이번 조약 체결로 300억달러(약 32조원)의 상당한 이득을 챙기게 됐다. 해당 광구 개발은 두 나라의 해양경계선 분쟁 때문에 상당 기간 중단돼 있었다. 동티모르에 정제 시설을 갖출지에 따라 개발 수익을 7-3 이나 8-2로 나누기로 했다. 두 나라는 그레이터 선라이즈 광구의 개발 수익을 5-5로 나누고, 50년 동안 티모르해 해양경계선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2006년 티모르해 조약(CMATS)의 적법성을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왔다.이 과정에 호주는 동티모르 정부청사를 도청해 불평등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몰고갔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동티모르가 해양경계선 분쟁과 관련해 PCA에 호주를 제소했을 때는 PCA가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가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PCA 판결을 무시한 중국과 같은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두 나라는 지난해 초 CMATS를 폐기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번 조약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국가 간 해양경계선 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첫 사례로도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8일 세계여성의 날, 스노보드 클로이 킴과 복서 애덤스 바비 인형으로

    8일 세계여성의 날, 스노보드 클로이 킴과 복서 애덤스 바비 인형으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복서 바비 인형’이 선보인다. 두 차례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영국 여자 복서 니콜라 애덤스의 모습을 본떠 바비 인형 제작사 마텔이 제작했다. 여성들을 고무하기 위해 바비 인형의 모티프로 기용하는 시리즈 ‘시로(Shero)’ 대열에 참가한 것은 애덤스가 처음이다. 영화 ‘셀마’를 연출한 아바 두버네이, 미국 여자 체조 스타 개비 더글러스, 미국 펜싱 스타로 최초의 히잡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입티하지 무함마드,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챔피언 클로이 킴 등과 함께 주인공이 됐다. 당연히 그녀는 “영국 최초이자 복서 최초로 바비 인형이 돼 매우 흥분되고 자랑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글러브를 끼고 독특한 헤어 스타일, 별명 ‘암사자’가 새겨진 기어 등이 표현된다. 그녀는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더 많은 이들이 마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나도 롤 모델들이 업었다면 오늘날의 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자라면서 가장 큰 롤모델은 어머니와 무함마드 알리였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여자 복서가 언론에 전혀 소개되지 않았다. 다른 여성이 복싱하는 모습을 봤더라면 내 열정을 조금 더 일찍 발견했을지 모른다. 차세대 아이들을 북돋는 일이야말로 내가 열정을 갖는 어떤 일이며 바비와 함께 내 얘기를 공유하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흔감해 했다.이번에 마텔 사는 여성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역사적 인물로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여성 비행 조종사 아멜리아 이어하트, 지난 2016년 영화 ‘히든 피겨스’에 소개된 세 명의 흑인 여성 수학 천재 중 한 명인 미국항공우주국(NASA) 수학자인 캐서린 존슨가 포함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오늘의 눈] 키 2m, 국내 선수 되고 용병 안 되고?/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오늘의 눈] 키 2m, 국내 선수 되고 용병 안 되고?/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키 199㎝인 애런 헤인즈(SK)는 2018~19시즌 국내 코트에서 뛸 수 있는 반면, 201㎝인 찰스 로드(KCC)는 뛸 수 없다. 2m를 넘는 외국인 선수는 한국농구연맹(KBL) 코트를 떠나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선수에게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KBL 이사회가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발 드래프트를 자유계약으로 바꾸면서 장신 외국인은 2m, 단신 외국인은 186㎝를 넘지 않게 제한하기로 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김영기 총재는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9월에 이미 10개 구단과 합의했지만, 시행 6개월 전 공표하는 게 맞다는 취지에 따라 이번에 발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센터 자원의 영입을 막아 국내 센터와 포워드 자원을 키우고 헤인즈와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199㎝) 등 빠른 테크니션들이 재미있고 빠른 농구를 앞장서게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유계약 시행에 따라 추첨으로 라틀리프를 데려가는 구단이 사실상 외국인을 셋 보유하는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려고 10년 만에 신장 제한을 도입했다고 보는 게 옳다. 잴 때마다 다른 게 키라는 지적에는 과거 드래프트 측정 때 2m 이하로 기록됐으면 그냥 통과시키기로 했다. 귀화해 태극마크까지 단 라틀리프가 뛰지 못할 가능성까지 차단한 것이다. 2m를 훌쩍 넘는 로드 벤슨(DB), 데이비드 사이먼(KGC인삼공사), 버논 맥클린(오리온)은 다음 시즌 다른 리그로 떠나게 됐다. KBL은 한번 시행한 뒤 문제가 생기면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외국인의 연봉 합계는 70만 달러로 책정했다. 라틀리프의 연봉은 제외돼 그를 데려가는 구단은 두 외국인 선발에 50~60%만 쓰게 만들 방침이다. 라틀리프는 국내 선수와 달리 1년 내내 월급을 받고, 대표팀 경기 수당도 챙긴다. 국내 선수도, 외국인도 아닌 일종의 ‘돌연변이’다. 특별 귀화한 선수 하나 때문에 외국인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면 리그의 존재 의미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KBL 수뇌부는 외국인 선수 선발 태스크포스(TF)의 목소리를 무시했으며 이들이 제안한 다른 방안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공언한다. 우리도 정말 수뇌부를 믿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근간을 흔드는 일은 최소화하는 게 맞다고 믿는다. bsnim@seoul.co.kr
  • ‘그럼프 할배’ 투오마스 퀴뢰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습니다”

    ‘그럼프 할배’ 투오마스 퀴뢰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습니다. 위대한 올림픽을 조직해줘 감사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남기고 번역 출간된 ‘한국에 온 괴짜노인 그럼프’의 저자 투오마스 퀴뢰(44·핀란드)가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대회 총평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퀴뢰는 까칠하기 이를 데 없으나 잔정 많은 괴짜 노인 그럼프 시리즈로 현재 핀란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작가다. 우리 사회처럼 세대간 극심한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 핀란드 사회를 극명하게 풍자해 세 권의 시리즈가 인구 520만명의 핀란드에서만 50만권 넘게 판매됐고, 2014년에는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번역본을 출간한 세종서적에 몸소 연락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다며 ‘한국에 온 괴짜노인 그럼프’를 제안했다. 서울 유학을 결심한 손녀를 말릴 겸 서울살이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살펴보려고 한국을 찾은 김에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 경기장 등을 돌아보고 안내를 맡은 한국인들과 많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소설의 뼈대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제라도 핵무기 발사 버튼을 누를 것 같은 분위기 속에 성공 개최가 의심됐던 평창동계올림픽이 큰 탈 없이 막을 내렸다. 폐막 다음날 이메일로 질문지를 보냈고 종합편성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낯익은 페트리 깔리올라가 핀란드어로 옮겨 작가에게 전하고 반대 과정을 통해 답변을 들었다. 마침 폐막에 즈음해 스키 여행 중이어서 답변이 지난 2일에야 도착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미루다 이제야 올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권력을 잡아 할배를 기분 나쁘게 만들었던 그 친구(김정은 위원장)가 평창 참가를 결정하면서 대회는 많은 질적, 양적 변화를 겪었다. 이런 숨가뿐 정세 변화를 멀리 핀란드에서 보면서 적잖이 당황했을 것 같은데. -원래 스포츠와 정치가 서로 혼동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림픽에서는 늘 그래 왔다. 선전 효과가 너무 커서 그렇다. 아돌프 히틀러는 베를린올림픽을 자신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미국은 냉전 시대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했고, 옛 소련은 그 보복으로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불참했다. 평창 대회도 목적은 평화를 조성하는 데 있었지만 선전적인 구석을 배제할 수 없었다. 북한 응원단은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매우 이상한 존재로 비쳤다. 북한 선수들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야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때 적어도 하늘에는 핵폭탄이 없었다. → 보수적인 할배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볼 것 같다. 하지만 평창 대회를 계기로 남북간 말과 뜻이 통하는 계기는 만들어졌다고 보는데. -사람과 사회, 국가 사이에는 항상 의사 소통이 필요하다. 그런 식으로만 우리는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협박은 유치하고 매우 위험한 일이다. 북한의 뚱뚱한 소년과 미국의 대걸레 머리를 한 양키 대통령이 핵무기의 크기를 측정하고 있을 때 내 마음은 비명을 질렀고, 둘을 다시 유치원에 보내고만 싶었다.→ 젊은 독재자의 여동생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개회식에, 젊은 독재자의 부하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폐회식에 나란히 앉은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이렇게 정치가 올림픽에 얽혀드는 것을 보며 어떤 느낌이었는지? 또 앞으로 남북이나 북미 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적어도 미국인을 당황하게 만드는 꼼꼼하고 계획적인 면모가 엿보였다. 그러나 이제 세계 정세는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스케치의 선처럼 보인다. 그렇게 끔찍하고 위험한 것만 아니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 → 이번 대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나 순간을 꼽는다면. -핀란드는 대회에서 적당히 성공했고, 오랫동안 금메달을 수상하지 못해 초조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마침내 이보 니스카넨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50㎞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땄다. 나도 그걸 보고서야 스키 여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 핀란드는 금 1, 은 1, 동메달 4개를 딴 반면 노르웨이는 모두 39개의 메달을 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도 금 7, 은 6, 동메달 1개로 핀란드보다 나았다. 어떤 차이가 이웃나라 간에 이런 차이를 불러오는지. -노르웨이는 오래 전부터 스키 종목에서 아주 강했다. 적시에 재능 있는 선수들을 찾아내고 훈련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노르웨이 동계스포츠는 무척 뿌리가 깊다. 스웨덴인들은 어려운 종목들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핀란드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는 그 반대였다. 아쉽게도 4위와 6위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슬프지 않다. 현실은 받아들여야 하니까.→ 평창 대회는 아시아에 동계 스포츠를 확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할배의 평가는. -쇼트트랙 스케이팅 선수들이 너무나 빨리 움직여 기뿐 나쁠 것 같다. 눈으로 계속 쫓아가기도 어렵고. 잠깐 딴데를 보게 되면 경기가 끝나 버린다. 그러나 아시아인들에게 동계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졌을 것이란 점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있을수록 경기는 더 좁은 공간에서 이뤄져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 할배는 ‘아시아인들이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느 정도 불식됐나.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조직과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 또 인간의 힘으로 제어하기 힘든 요소들과 맞닥뜨린다. 우리는 겨울 폭풍우가 몰아치면 거기에 적응해야만 한다. (알파인 스키의) 일부 변경은 있었지만 단 한 경기도 취소되지 않았다.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오늘날 아시아는 모든 측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곳이다. 그들에게는 의지와 재원, 성장하는 경제, 자신의 재능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반면 유럽은 ‘녹슨 노인’과 비슷하고, 또 그럼프 노인처럼 옛날이 더 좋다고만 여긴다. → 어떤 마음으로 한국 여행을 하고 책을 썼는지 궁금하다. 애초 기획 의도를 얼마나 관철했다고 보는가. -한국 말고는 자료를 찾기 위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을 여행한 적이 없다. 한국 여행은 재미있고 효과적이었다. 우리 팀은 며칠(지난해 8월 4박5일) 만에 좋은 결과를 얻었고, 핀란드대사관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왔다. 특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인 페트리 깔리올라가 아주 소중한 도움을 줬다. 난 2006년에도 서울을 방문했다.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웠고, 한국의 과거와 현재에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의 다른 소설들이 한국에서도 많이 번역돼 행복하다. 이런 소설들은 다른 문화와 사람의 생각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 역할을 할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이나 현재 열중하는 일은. -자수성가한 그럼프가 다시 고국을 떠나는 영화 대본을 쓰고 있다. 한국이 첫 번째 목적지였는데, 이번에는 자동차를 사기 위해 독일로 떠나는 상정이다. → 책에 실린 종이상자 사진은 무얼 의미하는지. -그럼프처럼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익숙한 무언가를 담는 데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럼프 할배는 수도에 있는 아들 집에 갈 때도 늘 물건을 종이상자에 넣어 간다. 우연히 골판지 상자가 눈에 띄었는데 그런 할배들의 집착을 상징하는 데 딱이었다. → 마지막으로 괴짜 노인 그럼프를 좋아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전할 말은. -위대한 올림픽을 조직해줘 감사하다. 핀란드는 현재 영하 25도인데 한국은 조금 더 따뜻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그럼프처럼 겨울용 모자를 기억하세요.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다친 상사 대신 하프마라톤 출전해 우승했는데 결국 실격

    다친 상사 대신 하프마라톤 출전해 우승했는데 결국 실격

    직장 상사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대신 출전한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맨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는데도 우승 메달을 받지 못했다면? 영국의 24세 청년 잭 그레이는 지난 4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 하프마라톤에 상사 앤드루 롤링스 대신 출전했다. 평소 5㎞ 정도를 달려온 그는 “사흘 전 롤링스가 전화를 걸어와 햄스트링을 다친 자기를 대신해 달릴 수 있겠느냐고 하길래 ‘왜 안되겠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곧바로 롤링스 대신 자신의 이름을 올리려고 주최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66분52초에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하자마자 방송에서 롤링스가 우승했다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뭔가를 묻기 시작했다. 주최측을 찾아가 이실직고했다. 물론 주최측과 접촉하려 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주최측은 눈 하나 깜짝 않고 그를 실격 처리했다. 67분11초에 두 번째로 들어온 셰필드 학생 윌리엄 마이크로프트를 우승자로 발표했다.그레이는 “적어도 과자 봉지 하나는 챙겼네요”라면서 “그저 낭비하려고 여기 이 자리에 왔다면 창피할 것 같아요. 하지만 난 지금 여기 동참해 자선 기부는 했어요”라고 기꺼워했다. 케임브리셔 출신인 마이크로프트는 “실질적인 우승을 했다는 점이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주최측의 코멘트를 듣고 싶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1년 만에 오스카 여우주연상 맥도먼드 트로피 도둑 맞을 뻔

    21년 만에 오스카 여우주연상 맥도먼드 트로피 도둑 맞을 뻔

    제9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먼드(61)가 4일(이하 현지시간) 시상식에 곧바로 이어진 축하 만찬 도중 트로피를 도둑맞을 뻔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테리 브라이언트란 47세 남성을 체포했으며 2만 달러의 보석금을 받고 풀어줬다고 5일 밝혔다. 맥도먼드는 수상작인 ‘스리 빌보드’의 배경이 되는 미주리주 지사가 주최한 축하 만찬 도중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미리 새겨놓아 어렵지 않게 되찾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이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다. 맥도먼드의 대변인은 “프랜과 오스카는 행복하게 재결합했으며 함께 인앤아웃 버거를 즐기고 있다”고 일간 USA 투데이에 장난스럽게 밝혔다. 브라이언트는 만찬에 입장권을 구입해 입장해 이같은 짓을 벌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맥도먼드는 성폭행 당한 뒤 불태워 살해된 딸의 복수를 벼르며 경찰 등과 대립하는 어머니를 열연해 21년 전 ‘파고’에 이어 두 번째로 오스카를 수상한 뒤 연설을 통해 모든 여성 수상 후보자들에게 일어서라고 요구한 뒤 “오늘밤 단 두 단어를 남기겠다. 인클루전 라이더(inclusion rider)”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인클루전 라이더는 배우들이 출연 계약을 할 때 출연진과 제작진 구성에 성별과 인종의 다양성을 요구하는 항목을 넣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녀는 무대 뒤에서 “캐스팅 뿐만아니라 제작진까지 적어도 50%의 다양성을 요청하거나(아니면 동시에 요구할 수 있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구글 검색에 이 단어가 폭발적으로 등장했다. 기립박수 소리 때문에 잘못 알아들은 이들은 ‘인클루전 라이터(inclusion writer)’ 검색량까지 급증했다.맥도먼드가 가장 최근에 이 단어를 언급한 것은 맞지만 사실 2016년에 이미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다. 미디어 연구자 스테이시 스미스가 TED 강연을 통해 스크린에 나타난 여성과 소수인종, 장애인들이 더 많이 나타나야 한다는 개념으로 제시하면서였다. 당장 그의 연설은 많은 이들이 따르겠다는 소셜미디어 반응으로 이어졌다. ‘룸’으로 오스카를 수상했고 곧 개봉하는 ‘캡틴 마블’에도 출연하는 브리 라슨은 “나도 인클루전 라이더를 해야겠다. 누가 나랑 할래?”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또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 영국 극작가 잭 손, 영화 ‘피치 퍼펙트’의 주연 엘리자베스 뱅크스 등이 동조의 뜻을 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과르디올라 “노랑 리본은 정치적 메시지, FA 징계 받아들이겠다”

    과르디올라 “노랑 리본은 정치적 메시지, FA 징계 받아들이겠다”

    그동안 노랑 리본을 착용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고 반박해 온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결국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FA가 “특히 노랑 리본이라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한 것”이어서 장비 및 광고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자신을 징계에 회부한 것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BBC가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라 청문회가 열리게 돼 곧 날짜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FA는 이미 두 차례나 공식 경고를 했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FA컵 경기 도중에도 리본을 착용했다. 앞서 아스널,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때는 리본을 옷깃으로 가린 채 나서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19일 위건과의 FA컵 5라운드 도중에는 옆줄 근처에서 경기를 지휘하면서도 리본을 착용했다. 청문회에서는 이것이 고의였는지, 아니면 그저 겉옷을 여미지 않아 일어난 일인지를 추궁하게 된다. 사실 FA는 경기 전후에는 어떤 복장 규제도 하지 않지만 90분 경기 중에는 정치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그가 노랑 리본을 처음 상의에 붙이고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 당시 그는 고향인 카탈루니아 독립을 위해 투쟁했고 한달 전 독립 투표를 주도한 혐의로 수감된 두 정치인의 석방을 위해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감옥에서의 하루는 이미 너무 많이 지내봤다. 지금 그들이 얼마나 거기 오래 있었나 한 번 보라”면서 “모두가 알듯이 조만간 리본을 다는 걸 멈출 수 있길 바란다. 감옥에 있는 모든 정치인들이 석방돼 집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처드 콘웨이 BBC 라디오 5 기자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과를 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일하고 있는 나라의 규칙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은 공격적이지만 않은 메시지를 담으면 정치적 상징을 부착하는 행위를 인정하고 있어 서 FA가 너무 고루한 규정을 들이댄다는 과르디올라와 맨시티 구단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코비 브라이언트 오스카 수상 연설 “입 다물고 드리블이나 하라고?”

    코비 브라이언트 오스카 수상 연설 “입 다물고 드리블이나 하라고?”

    결국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40)가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브라이언트는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여섯 차례나 팀을 우승으로 이끈 그가 2016년 은퇴하며 1년 전 써놓았던 농구란 종목에게 남긴 고별 편지를 5분짜리 애니메이션 영화 ‘디어 바스켓볼’에 담았는데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그는 수상 연설을 통해 그는 문화적, 정치적 삶에 미치는 선수들의 영향력을 옹호했다. 그는 “농구 선수로서 우리는 입 다물고 드리블이나 하라는 요구를 받곤 한다. 그러나 난 그보다 조금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고맙다. 아카데미 위원회, 이 놀라운 영예를 안겨줘서”라고 말했다.그의 연설은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 진행자인 로라 인그램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공연히 드러낸 케빈 듀랜트(골든스테이트)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를 공박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녀는 두 선수들은 “정치적 코멘터리와 거리를 두거나 누군가 말했듯이 닥치고 드리블이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트가 자신이 뒷돈을 댄 인터넷 웹사이트 플레이어스 트리분에 올려놓은 편지를 바탕으로 각본으로 가다듬고, 글렌 킨이 연출했다. 둘의 수상 포즈가 재미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청각장애 소녀에게 아카데미 수상 연설 수화로 들려준 여배우

    청각장애 소녀에게 아카데미 수상 연설 수화로 들려준 여배우

    침묵으로만 연기한 영국의 여섯 살 소녀에게 아카데미상 수상자가 수화로 수상 소감을 들려주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아 침묵의 세계에 갇혀 살다 사회활동가를 만나 수화를 배우며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네 살 소녀 리비를 다룬 ‘침묵의 아이(The Silent Child)’의 주인공 메이시 슬라이를 향해 각본을 쓰고 사회활동가를 연기한 래첼 셴턴이 수상 소감을 수화로 들려줬다. 셴텐은 1995년 영국 BBC 채널4 에서 인기 리에 방영된 드라마 ‘홀리오크스’에 출연했던 배우다. 같은 드라마에서 연을 맺은 약혼남 크리스 오버턴이 메가폰을 잡았다.오버턴과 셴턴은 실사 단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여주인공 슬라이를 할리우드로 데려갔다. 슬라이는 무대에 오르지 않고 객석에서 둘의 수상 장면을 지켜봤다. 셴턴은 자신의 수상 연설을 직접 수화로 옮겼다. 셴텐은 “난 우리 여섯 살 주연 여배우에게 수상 연설을 수화로 들려드리겠다고 약속했어요. 제 손이 약간 떨렸는데 용서해주세요”라고 엄살을 피웠다. 수화를 하면서도 그녀는 “우리 영화는 침묵의 세계에서 태어난 청각장애 소녀에 대한 얘기에요. 영화를 만들며 과장하지도 선정적으로 다루지도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다예요. 세계에는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침묵 속에 살며 커뮤니케이션 장애에 직면하고 있지요. 특히 교육 기회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고요”라고 덧붙였다. 또 “청각 장애는 침묵의 장애일 뿐이며 목숨을 위협하는 것도 아니다. 아카데미가 메인스트림 관객 앞에 우리 작품을 펼쳐 보이게 허락한 데 대해 무한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셴턴은 열두 살 때 수술을 받다 청력을 잃은 아버지 얘기에 영감을 얻어 영화 대본을 썼다. 영국 수화언어 통역협회 자격증을 땄고 영국청각장애아협회 홍보대사가 됐다. 오버턴은 수상 연설을 통해 “지난 12년 동안 열심히 애써줘 이 프로젝트가 진정 가능했다”며 약혼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나중에 객석에서 슬라이가 껑충껑충 뛰며 자신들의 수상을 좋아라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컵케이크를 만들어 영화 제작 기금을 모금하게 해준 부모들과 크라우드펀딩을 도와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영국 전역의 청각장애자 협회 등에 광고를 내 응모한 100명의 어린이들을 오디션해 전에 연기란 걸 해본 적이 없는 슬라이를 선발했다. 슬라이의 가족은 최근 플리머스에서 스윈던으로 이사해 슬라이는 청각 장애 어린이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수화로 오스카 수상 연설을 들려준 이는 그녀가 처음은 아니다. 1976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루이스 플레처가 처음이었고, 1979년 ‘귀향’으로 같은 상을 수상한 제인 폰다가 뒤를 따랐다. 그리고 1987년 ‘작은 신의 아이들’의 말리 마틀린이 역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수화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DB-현대모비스 6일 맞대결에 우승 갈려, KCC가 어부지리?

    DB-현대모비스 6일 맞대결에 우승 갈려, KCC가 어부지리?

    선두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굳힐까, 아니면 현대모비스가 대역전 드라마를 쓸까?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팀당 3∼4경기를 남긴 가운데 6일 두 팀이 우승 향배를 놓고 일전을 벌인다. DB는 울산을 찾아 9연승의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는 현대모비스와 부담스러운 경기를 벌인다. 이기면 승차를 3경기로 벌리며 KCC와의 격차도 2.5경기로 벌려 우승의 8부능선을 넘게 된다. 디온테 버튼이 득점은 곧잘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를 제맘대로만 풀려 해 자충수를 두곤 했는데 이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우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모비스가 DB를 제물로 10연승을 달성하면 승차는 한 경기로 줄어든다. 상대 전적에서 현대모비스가 4승2패로 앞서 동률만 돼도 현대모비스가 머리 꼭대기에 앉게 돼 한 계단 아래지만 되레 여유있게 따라붙을 수 있다. 시즌 전만 해도 엄살을 떨던 유재학 감독이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시나브로 우승 다툼을 바라볼 위치에까지 끌고 왔다. 8일 오리온, 10일 SK, 13일 전자랜드를 만나 그런대로 일정도 편하다.현대모비스와 공동 2위를 달리는 KCC에게도 희망은 있다. 지난 4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를 내줘 DB 추격에 차질을 빚었으나 7일 오세근과 양희종, 큐제이 피터슨이 빠져 헐거운 KGC인삼공사, 9일 kt, 11일 삼성과 만나 상대적으로 편한 일정이다. 4위 SK도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린다. 가드 김선형이 부상에서 복귀한 SK는 10일 현대모비스, 11일 DB, 13일 KCC를 만나 나흘 사이 세 경기에 체력을 얼마나 버거운 일정이지만 격파하면 곧바로 승차를 좁힐 수 있어 그만큼 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 따라서 정규리그 1위부터 4위까지가 리그 마지막날인 13일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역대 21시즌 가운데 두 팀이 승률이 같아 맞대결 전적으로 우승과 2위가 갈린 것은 모두 네 차례였다. 2002~03시즌 동양과 LG가 38승16패로 동률이었고, 2009~10시즌 모비스와 kt, 2013~14시즌 LG와 모비스가 40승14패로 마찬가지였다. 2015~16시즌에는 KCC와 모비스가 36승18패로 동률이었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선 KCC가 정규리그를 우승했다. 지난 시즌에도 우승한 인삼공사는 39승15패로 오리온(38승16패)을 간발의 차로 밀어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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